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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SA, 허블 능가하는 스파이 망원경 2개 ‘횡재’

    허블 우주망원경 보다 성능이 좋은 군사용 고성능 스파이 망원경 2개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 넘어간다. 4일(현지시간) 데일리 메일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찰국(NRO)은 군사시설 탐지 및 감시 임무에 쓰던 망원경을 나사로 넘겨 우주 연구에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국가 정찰국은 첩보위성을 제작 운용해 수집된 사진 등을 중앙정보국(CIA)이나 국가안보국(NSA)에 제공하는 극비기관이다. 이들 망원경은 허블과 유사한 크기의 렌즈를 가지고있지만 허블의 100배를 커버할 수 있으며 현재 뉴욕 로체스터의 창고에 보관중이다. 나사와 국가정찰국 모두 망원경의 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며 나사는 이들 망원경으로 낡은 허블망원경을 대체해 ‘암흑 에너지’와 우주팽창 등의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나사의 핵물리학 책임자 폴 헤르츠는 “나사도 비용문제만 해결되면 2024년 새 망원경을 발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 경기, 산사태 예방 매년 사방댐 100개 설치

    경기도는 올 장마철을 앞두고 산사태 예방을 위한 사방댐을 2018년까지 700개 추가 설치하기로 하는 등 수해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3일 도가 밝힌 수해 대책에 따르면 산사태 예방을 위해 그동안 매년 20여개씩 설치하던 사방댐을 매년 100개씩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06개였던 사방댐을 2018년까지 700개 추가 설치, 100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사방댐은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및 하천의 토사 침식을 막기 위해 하천 상류에 쌓는 소규모 댐이다. 도는 이와 함께 산사태 위험지역에 사는 8000여명의 주민을 위해 517개의 대피장소를 마련하고, SNS 등을 통해 산사태 상황을 도민에게 신속하게 알릴 방침이다. 도의 이 같은 대비책은 지난해 도내에서 발생한 수해로 인한 인명피해 39명 가운데 대부분이 산사태 때문이었다. 도는 이와 함께 2015년까지 5908억원을 들여 80개 지방하천 309㎞의 하천 폭을 늘리고, 호우 시 하천 범람의 원인으로 지적된 ‘용치’(하천 내 탱크 저지용 군사시설) 8곳을 올해 안에 철거하기로 했다. 임진강과 남한강, 주요 유원지 123곳에 대해 기상예보와 특보 시 재해 대피명령시스템을 즉각 가동하기로 했으며, 39곳인 구호물자 보관창고를 73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5000만원 이상 피해가 발생한 영세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피해금액 범위 내에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하고, 지원대상도 주류도매업과 담배소매업, 주점업, 식당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도는 그동안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재난본부로 이원화돼 신속한 재난 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을 받아 온 재난 보고 체계를 올해부터 현장 대응 등 초기 재난상황은 소방재난본부가, 응급복구와 지원상황 등은 재난안전대책본부가 보고를 담당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7월 26~28일 도내 동부 및 북부에 집중된 호우로 39명의 인명피해와 6102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해 입은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총 6102억원의 복구예산을 투입, 총 피해건 4595건 가운데 91%인 4178건의 복구를 완료했다. 도는 지난해 가장 많은 수해 피해를 입은 광주 곤지암천, 연천 신천, 가평 계곡천, 여주 기만천 등 4곳은 7월 말까지 복구를 완료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우기 전에 지난해와 같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대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최대 80% 할인” 신세계도 ‘땡처리’

    불황에는 역시 장사가 없다.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던 백화점 업계가 콧대를 낮추고 꽉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이다. 구두·핸드백과 원피스를 초특가로 내놓아 고객몰이에 성공한 롯데백화점에 이어 신세계백화점도 이례적인 행사를 기획하고 나섰다. 백화점 행사에 ‘땡처리’란 표현이 등장해 업계는 불편해하지만 쌓여 가는 재고를 털기 위해서는 이보다 좋은 ‘구호’는 없다. ●4일까지 본점 9층서 15개 브랜드 명품 재고 처분 경기 불황과 소비심리 위축에 따라 각 백화점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이 일주일가량 앞당겨 시즌 오프 행사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9층 행사장에서 1~4일 별도로 명품 재고 처분에 들어간다. 주로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직수입하는 브랜드들로 구성됐다. 디스퀘어드2, ‘닐바렛, 소니아리키엘, 막스마라, 모스키노, 엠포리오아르마니, 디젤 등 총 15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30~80% 할인 판매한다. 에스까다 티셔츠 9만원, 아르마니 진 데님 11만원대, 트루릴리전 데님 19만원대의 특가상품도 만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대전 행사는 1년에 단 두 차례만 진행된다. 백화점 관계자는 “규모가 작긴 하지만 번외로 명품 행사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발길을 단단히 붙들 심산으로 신세계카드(씨티, 삼성, 포인트)로 결제할 경우 구매 금액 기준 5%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사은행사도 동시에 진행한다. ●인천점서도 18개 브랜드 20억어치 공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서는 같은 기간 올봄·여름 핸드백 창고 공개전을 연다. 1층 중앙홀에 20억원어치가량의 물량을 펼친다. 닥스, 루이까또즈, 메트로시티, 만다리나덕 등 총 18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최대 50% 할인한다. 특히 행사 첫날인 1일 흥행을 위해 소노비, 앤클라인, 피에르가르뎅의 핸드백을 5만~7만원에 준비했다. 이와 더불어 스크래치 상품 균일가전(새 제품과 거의 동일하지만 제조과정이나 유통과정에서 흠집이 난 상품을 모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핸드백 행사장에서 20만원 이상 구매 시 신세계상품권 1만원 증정도 빼놓지 않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1300억 들인 全州소각자원센터 ‘낮잠’

    1300억 들인 全州소각자원센터 ‘낮잠’

    전주권 소각자원센터가 고가 장비 방치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 30일 전북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권 소각자원센터는 2006년 1300억원이 투입돼 상림동 일대에 조성됐다. ●재활용쓰레기 선별시설 가동 ‘0’ 그러나 막대한 혈세를 들여 건설한 각종 시설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각자원센터 지하에 들어선 재활용 쓰레기 선별시설은 한 차례도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0억원을 들여 만든 이 시설은 재활용 쓰레기와 폐기물 관리법에서 소각을 금지하는 석면 등 각종 쓰레기를 분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방치되고 있다. 생활 쓰레기를 진공 상태에서 압축시킨 ‘베일 쓰레기’에서 타이어, 금속류 등을 선별하는 파봉기도 사용되지 않고 있다. 파봉기를 가동할 경우 생활 쓰레기를 처리하는 장비의 활동 공간이 좁아지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특히 재활용선별시설과 파봉기 방치로 각종 이물질이 포함된 쓰레기가 소각로로 들어가는 바람에 잦은 고장을 일으켜 가동 중단과 보수에 따른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각자원센터 내 음식물처리시설장은 당초 설계에 포함돼 건설됐으나 주민들이 악취 발생 등을 이유로 사용을 반대하자 창고로 설계 변경해 6년째 비워두고 있다. 주민 편익 시설인 롤러스케이트장은 각종 안전 사고 발생과 부실 시공으로 하자 보수에 들어갔으나 이용자가 극소수여서 철거하고 풋살 경기장으로 바꿨다. 사우나 시설 옥상에 설치된 주민 휴게실 역시 사용되지 않고 있다. ●감사원, 문제점 확인·조사중 이에 대해 이형원 시 자원위생과장은 “재활용선별시설은 필요하다고 판단돼 설치했으나 사실상 처리할 물량이 없어 가동하지 않고 있으며 파봉기는 설치된 위치가 적절하지 않아 사용을 못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롤러스케이트장은 소각장 인근 주민협의체의 요구에 따라 풋살경기장으로 바꾸었고 주민 휴게실은 찾는 사람이 매우 적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 21일부터 전주권 소각자원센터의 각종 문제점을 확인하고 소각장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학교가 타건 말건…졸업식 촬영에 빠진 中학생들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최근 중국의 한 대학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에도 꿋꿋하게 졸업 사진을 촬영한 일부 대학생들의 모습이 해외 언론에도 소개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 중국 랴오닝성에 있는 다롄이공대학의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부 졸업생들이 대피 도중 졸업사진 촬영을 감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은 다음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퍼졌고 2시간 만에 3000번 이상 전달될 만큼 급속도로 이목을 끌었고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됐다. 공갠된 사진을 보면 일부 졸업생들이 기존의 졸업 사진처럼 화재가 발생한 학교 건물을 배경으로 학사모를 던지고 있어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한다. 이에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불이 났는데 제정신이냐?”, “대륙의 스케일은 다르네”, “포토샵(합성)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추가 사진을 보면 당시 촬영된 사진은 조작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당시 졸업사진 속 학생들은 촬영 이후 가까운 숙박시설로 피난했고 화재 역시 부상자 없이 진압됐다고 알려졌다. 학교 측은 논란이 일자 호스를 사용해 필사적으로 불을 진압하고 있는 학생들의 사진을 학교 웹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들이야말로 대학의 진정한 정신을 보여준다. 학생들은 결코 모교가 훼손되는 것을 좋아하거나 방자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보였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팔당상수원보호구역 편법 호화주택 난립

    팔당상수원보호구역 편법 호화주택 난립

    팔당상수원보호구역에서 편법으로 연면적을 늘린 별장형 주택이 난립하고 있다. 28일 경기 남양주시에 따르면 상수원보호구역에서는 수도법(상수원관리규칙)에 의해 연면적 100㎡ 이하인 농가주택 등만 지을 수 있다. 사실상 1층짜리 중·소형 주택만 신축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하층과 건물내 부설주차장, 그리고 발코니 데크 등은 건축 연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허점을 이용해 사실상 지상 2~3층, 연면적 100㎡를 넘는 편법 호화주택이 팔당상수원 인근에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팔당상수원인 북한강이 보이는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 한눈에 봐도 농가주택으로 보기 어려운 고급 주택 1채가 준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뒤편에는 2채가 신축 중이다. 북한강 조망이 쉽도록 3채 모두 석축을 쌓아 지반을 인위적으로 높였으며, 1층은 필로티를 세워 실내 부설 주차장으로 꾸몄다. 특히 뒤편 2채의 필로티 높이는 어림잡아 지상 3층과 맞먹는다. 앞 집에 가려 북한강이 잘 보이지 않게 되자, ‘원두막형’ 주택으로 설계했다. 1층에서 옥탑까지 10.6m가 넘는다. 지하에는 부대 창고를 넣고 지상 2층 주택공간은 70.62㎡로 설계했지만, ‘H형 설계’라 발코니와 데크를 거실로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 1층 계단과 옥탑 계단실을 포함해 연면적이 100㎡를 넘지 않도록 했지만 외형적으로는 훨씬 넓어 보인다. 지난해 6월 인근 조안면 능내리에서는 개인이 농산물 창고로 허가받아 2층 필로티형 주택을 신축하자, 인근 주민들이 시청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이자, 개발제한구역(GB)이라 일반인들은 사소한 위반 사항만 적발돼도 계고장을 보내고 철거한다.”면서 “이러한 편법 주택이 유행처럼 확산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 GB민원팀 신영호 팀장은 “건축허가 당시 꼼꼼하게 점검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수원보호구역 등 경치가 좋은 지역에서는 관련 법규에 저촉되지 않도록 교묘하게 설계를 하는데다, 위장 전입을 해서 허가를 받더라도 ‘실거주’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편법 주택 난립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역 주택 건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양평, 광주 등 팔당상수원 부근에서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필로티를 세우는 경우는 더러 있으나 필로티를 높게 세워 ‘원두막형’ 주택을 짓는 것은 좀 심하다.”고 지적한 뒤 “손쉽게 불법 확장이 가능한 데크나 베란다, 지하창고 등을 건축 연면적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 사진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독도 해양연구기지 애물단지 되나

    독도 해양연구기지 애물단지 되나

    독도지키기 종합 대책의 하나로 100억원이 훨씬 넘는 예산을 투입해 신축 중인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조감도)가 준공을 앞두고 운영비 등을 확보하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24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울릉도·독도 해역의 해양 생태 자원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보전하기 위해 지난 2008년부터 국비 70억원 등 총 150억원을 투입해 울릉군 북면 현포리 일대 부지 2만 8600㎡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이하 해양기지)를 신축하고 있다. 오는 7월 준공 예정인 해양기지의 현재 공정률은 90% 정도다. 해양기지는 앞으로 울릉도·독도 해양자원 조사·연구 지원과 독도 바다사자 서식환경 연구, 해양 심층수를 이용한 식음료와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하는 일도 한다. 더구나 대학과 연구 관련 기관들의 공동 연구 공간으로 활용, 울릉도와 독도 해역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준공을 앞두고 필수시설이지만 설계 과정에서 누락된 기지 내 해수인입 및 폐수처리 시설, 각종 장비 보관 및 육상실험을 위한 창고동 등이 없어 ‘반쪽 준공’이 불가피하다. 이런 시설 확보를 위해 도는 16억원 정도의 추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해양기지의 운영 주체(방식)도 결정되지 않은 데다 연말까지 운영비 10억원마저 확보하지 못했다. 자칫하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는 2008년 해양기지 건립 후 운영비(연간 25억원 추정)를 경북도 등에 지원하지 않는 조건으로 신축 예산을 교부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특정 시설에 대해 매년 운영비를 지원할 경우 다른 자치단체와의 형평성뿐만 아니라 보조금 지원 관련 법에도 위배되기 때문이라는 것. 경북도와 울릉군은 지방재정 여건상 자체 확보가 어렵다며 정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정부는 독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 등 국가 사무를 수행할 해양기지의 운영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울릉군 관계자는 “해양기지는 운영비 또한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운영비 지원이 없을 경우 해양연구기지를 놀릴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운영 주체 선정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한국해양연구원에 운영을 맡길 예정이지만 정작 해양연구원은 운영비 전액을 국비 또는 지방비로 지원하지 않을 경우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비자금 설립 회사 찾으려다… 노태우 조카상대 소송 각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비자금으로 설립한 ㈜오로라씨에스 실소유주가 자신이라며 조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수원지법 제9민사부는 22일 노 전 대통령이 낸 소송에 대해 “원고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가 제기한 소는 부적합하다.”며 각하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이 동생 재우씨에게 맡길 때 금원을 잘 보존하고 있다가 원고가 요구하면 이를 반환하라고 해석할 수 있을 뿐, 이 금원으로 회사를 설립·운영하는 것을 위임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회사의 실질 소유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당초 노 전 대통령은 “후대를 위한 기업체를 만들라.”며 지난 1991년과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120억원을 친동생 재우씨에게 맡겼고, 재우씨는 이 돈으로 냉동창고업체 오로라씨에스를 설립했다. 이후 재우씨는 아들 호준씨에게 회사 대표이사직을 넘겨줬으며, 호준씨는 노 전 대통령이 법원으로부터 “120억원을 국가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자 추징을 피하기 위해 2004년 이 회사의 부동산을 자신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시티유통에 헐값에 매각했다. 이후 호준씨는 2008년 2월 회사에 손실을 입힌 혐의(배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되던 중 이듬해 2월 오로라씨에스와 시티유통을 전격 합병했다. 이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오로라씨에스의 실질 주주로, 실 주주가 빠진 주주총회 결의는 무효라며 호준씨를 상대로 합병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가 이번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사설] 호화 의원회관 걸맞게 의정 수준도 높여라

    다음 달 5일 개원하는 19대 국회가 집들이를 크게 한다. 의원 사무실용으로 활용되는 제2 의원회관이 오늘 개관한다. 의원 300명과 보좌진 2700명 등 최대 3000명이 상주하지만, 공무원 1만명이 근무하는 서울시 청사와 맞먹는 2213억원이 투입됐다. 집을 크게 지어서 그런지 개원 비용만 18대 국회의 16억원보다 3배 많은 48억원이 들어간다. 의원들이 제 돈을 들였으면 이렇게 큰 집을 지었을까 싶다. 혈세가 들어간 호화 의원회관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씁쓸하다. 제2 의원회관의 개원으로 19대 의원들은 82.64㎡(25평)의 소형 아파트에서 148.76㎡(45평)의 대형 아파트로 옮겨 사는 셈이 됐다. 대형 아파트를 장만함에 따라 의원 집무실은 36.0㎡(10.9평)에서 40.6㎡(12.3평)로 넓어졌고, 비서진이 머무는 보좌관실은 35.3㎡(10.7평)에서 76.2㎡(23.1평)로 두배 이상 커졌다. 회의실(17.8㎡), 창고(2.64㎡)도 새로 마련됐다. 190명의 의원들이 이곳에 입주하고 나머지 110명은 구의원회관을 사용한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구의원회관의 의원 사무실 면적은 165.29㎡에 이르러 그들이 평소 목이 터지게 외치던 장관 집무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의원들의 호사와 낭비벽, 특권의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회는 경치 좋은 강원도 고성에 500억원을 들여 의정연수원을 짓고 있다. 기존의 의원연수원이 지방 의원들의 연수에까지 이용되고 헌정회도 사용해 비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강의실 외에 수영장, 체력단련실도 갖춘다고 하니 연수시설이라기보다는 휴양시설에 가깝다. 의원들은 또 해외출국 시 출국수속 면제, KTX·선박·항공기 무료이용 등 200여 가지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 기름값이 가장 비싼 국회 앞 주유소는 주유하려는 의원들 차량으로 늘 문전성시다. 의원회관이나 의정연수원이나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제 의원들이 시설을 잘 활용해 의정활동의 생산성을 높여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알맹이 없는 호통만 칠 게 아니라 입법활동과 대정부 견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정당과 정파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한 국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더 이상 후진 국회로 남는다면 국민의 혈세가 너무 아깝지 않겠는가.
  • 고인돌·우포늪 함께 숨 쉬는 땅 창녕

    고인돌·우포늪 함께 숨 쉬는 땅 창녕

    경남 창녕은 역사와 자연이 숨 쉬는 곳이다. 낙동강을 자양분으로 문화와 경제가 번성했고, 국내 최대의 자연늪인 우포늪과 천년고찰 관룡사를 품은 화왕산이 있다. 신석기시대 유적과 청동기시대 고인돌 유적, 창녕읍·계성면·영산면 등에 있는 고분군, 고려시대 불교문화, 향교와 서원 등 중요한 문화유적이 즐비해 역사가 살아 있는 땅이기도 하다. EBS ‘한국기행’은 21일부터 25일까지 매일 오후 9시 30분에 생태관광도시로 유명한 창녕을 따라간다. 21일 1부에서는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 생태계의 고문서 등으로 일컬어지는 우포를 조명하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다, 우포’를 방송한다. 소벌(우포), 나무벌(목포), 모래벌(사지포), 쪽지벌 등 네 개의 늪으로 이루어진 우포는 231만㎡에 이르는 지역에 1500여 종에 이르는 생명체가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이곳 생태계 역사를 1억 4000만 년으로 짐작하고 있으니 어쩌면 이곳에서 인간은 가장 늦게 발을 디딘 생명체일지도 모른다. 30년째 우포에서 고기를 잡아 온 소목 마을의 어부 노기열 할아버지부터 29세에 시집 와서 지금까지 논우렁이를 잡는 우포 해녀 임봉순 아주머니까지 우포늪을 “생명의 창고이자 금고”라고 추앙하는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2부 ‘화왕산, 붉게 타오르다’(22일)에서는 한때 화산활동이 활발해 불뫼, 큰불뫼로 불렸던 화왕산을 찾는다. 창녕읍과 고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757m인 화왕산은 봄에는 진달래로, 가을에는 억새로 뒤덮인다. 진달래 향기와 풍경에 취해 오르는 길에는 화산활동으로 생긴 분화구, 둘레 2600m짜리 화왕산성, 배바위 등을 볼 수 있다. 화왕산의 절 관룡사 용선대에서 석조여래좌상의 미소와 창녕시의 절경을 만날 수 있다. 화왕산 자락 아래에 있는 옥천마을에서는 진달래 화전을 맛보며, 고암면 감리 마을에서는 화왕산의 맑은 물로 자라는 미나리 향기를 맡으며, 봄 풍경을 만끽한다. 3부 ‘개비리길을 따라 낙동강은 흐르네’(23일)에서는 낙동강을 끼고 펼쳐진 아름다운 벼랑길 ‘개비리길’과 남지읍의 영아지와 용산리를 잇는 ‘남지개비리길’을 만난다. 장수 마을로 꼽힌다는 상길 마을에서는 건강비결이라는 땅두릅 예찬론도 들을 수 있다. 이어 4부 ‘연당리의 봄’(24일)에서는 자연이 만드는 여유와 신명을 즐긴다. 연당리는 창녕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산골 마을. 5월에는 배꽃이 활짝 피어 마을 곳곳이 흰색으로 물든다. 고사리, 두릅, 취나물 등을 산나물을 채취하고 비슬산 계곡에서는 메기를 잡으며 여유를 찾기도 한다. 5부 ‘우(牛)직함을 만나다’(25일)에서는 부곡에서 생활하는 영화배우 남포동씨를 만나 창녕 5일장과 창녕 우시장의 활기찬 모습을 따라가본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울산 서비스업 종사자 12년만에 제조업 추월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를 이끈 울산에서 최근 몇 년 새 3차 서비스산업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3차산업 종사자는 1998년 광역시 승격 이후 12년 만에 제조업 종사자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조선·자동차·석유화학 중심의 울산 산업구조도 3차산업 중심으로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강영훈 실장은 16일 발간된 ‘울산 경제사회 브리프’(울산, 광역시 승격 후 3차산업 급성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제 브리프에 따르면 울산 지역 취업자 수는 1998년 광역시 승격 당시 42만 5000명에서 2010년 53만 4000명으로 25%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사회간접자본 및 서비스업 분야(3차산업)가 36만 6000여명으로 가장 많이 늘어났다. 산업 분야별 종사자 수는 사업·개인·공공 서비스 분야가 17만 90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15만 7000여명, 도소매·음식숙박업 10만 5000여명, 전기·운수·창고·금융 4만 2000여명, 건설업 4만여명, 농림어업 1만여명 등의 순을 보였다. 특히 울산의 주력업종인 제조업(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분야 종사자는 1998년 16만 7000명에서 2010년 15만 7000명으로 줄어든 반면, 사업·개인·공공 서비스 분야는 1998년 8만 1000명에서 2010년 17만 90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 제조업을 추월했다. 강영훈 실장은 “울산 지역은 부가가치 측면에서 여전히 제조업 중심 도시의 특성을 보여주지만, 종사자 수로 볼 때 이미 산업구조가 3차산업 중심으로 고도화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울산 지역 제조업 종사자 수는 1998년 16만 7000명에서 2007년 18만 5000명으로 늘어나 정점을 이룬 뒤 2010년 15만 7000명으로 98년 대비 6%가량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체 수는 2002년 2390개에서 지난해 3294개로 증가했다. 강 실장은 이런 현상을 20인 미만의 소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용 없는 성장’을 반증하는 사례라는 것이다. 강 실장은 “제조업 분야에서 고용 없는 성장은 산업의 고도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 및 서비스업을 포함한 서비스 분야 종사자 동향을 고려해 서비스산업의 부가가치를 증가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또… 원전 비리

    고리원전이 1발전소에서 사용한 폐기 대상 중고 터빈밸브작동기를 납품 비리를 저지른 납품업체에 반출했던 것으로 드러나 또 다른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고리원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고리 1·2호기를 담당하는 1발전소가 터빈밸브작동기를 신형으로 교체하면서 폐기 대상 물품인 구형 터빈밸브작동기 27대를 보관해 달라고 H사에 공문을 보냈다. 고리원전 측은 “당시 보관 의뢰를 한 것은 21대이며 나중에 추가로 의뢰할 것을 포함해 협조 공문에 27대로 기재했으며 21대 모두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원전반대단체 등은 폐기해야 할 구형 장비를 항온항습시설이 있는 자재 창고에 보관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만큼 H사는 1발전소에서 맡긴 중고 장비를 이용해 새 제품인 것처럼 납품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리원전 측은 “중고 장비를 폐기할 수도 있지만 재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항온항습시설이 있는 협력 업체 창고에 보관을 의뢰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재판장 최석문)는 중고 부품을 조립해 터빈밸브작동기를 고리원전 2발전소에 납품해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H사 대표 황모(54)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산시성 1경-몐산…살아숨쉬는 중국 사적지 山西

    산시성 1경-몐산…살아숨쉬는 중국 사적지 山西

    우리나라 국적기가 이륙을 앞둔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국제공항. 허름한 철조망 너머로 삼삼오오 주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비행기를 배경 삼아 아이의 사진을 찍어 주는 엄마, 트럭 위에 걸터 앉아 낄낄대는 남성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서 있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와 그 나라에서 날아온 비행기가 자못 신기했나 봅니다. 그만큼 우리를 포함한 외지와의 교류가 많지 않았다는 방증이겠지요. 하지만 품고 있는 문물은 눈부셨습니다. ‘천공의 도시’ 몐산(綿山)과 명·청대 건물들이 늘어선 핑야오구청 등 수많은 유적들이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건네 왔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그 유적들이 여전히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는 점이었습니다. 박제되지 않은 중국의 문물과 마주할 수 있는 곳, ‘5000년 중국 역사를 보려면 산시로 가라’는 헌사가 전해져 오는 것도 그런 까닭이겠지요. ●빼어난 자연과 고도(古都)의 숨결을 찾는 여정  비행기가 요동친다. 착륙을 앞두고 기체가 흔들리는 일상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말끔한 고속도로가 아닌, 허름한 시골 마을의 비포장길을 덜덜거리며 날고 있는 듯하다. 부기장이 안내 방송을 통해 친절하게 일러 준다. 봄철 황토 고원 특유의 황사바람 때문이라고. 비행기 수천m 아래로는 산자락을 층층이 깎아 조성한 계단식 밭들이 누런 황토를 뒤집어쓴 채 ‘끝·없·이’ 펼쳐져 있다. 수많은 농부들이 오랜 세월 한땀 한땀 만든 설치미술 작품을 보는 듯 경이롭기까지 하다.  예가 어딘가. 산시성(山西省)이다. 이웃한 산시성(陝西省)과 함께 해마다 봄이면 우리나라에 황사를 날려 보내는 진원지 가운데 한 곳이다. 두 성은 중국어 발음이 같다. 로마자 표기도 똑같다.  비슷한 점은 또 있다. 산시성(陝西省)이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것에 견줘 산시성(山西省)은 국수가 생겨나 전파된, 이른바 ‘누들로드’(Noodle Road)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세계의 국수는 중국에 있고, 중국의 국수는 산시에 있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게다. 현지 가이드 최원성씨에 따르면 산시성에 전해지는 면의 종류만 270여종에 달한다.  여기에 빼어난 자연 경관과 역사의 숨결 오롯한 고도(古都)들도 즐비하다. 호사가들이 ‘중국의 지하 문화재는 산시(陝西)에, 지상 문화재는 산시(山西)에 있다.’고 상찬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겠다. 산시성(陝西省)의 지하 문화재란 병마용, 한양릉 등을 염두에 둔 표현일 터. 그렇다면 산시성(山西省)으로의 여행은 불교와 도교의 성지 몐산과 누대를 이어온 핑야오구청(平遙古城) 등 지상의 문화재를 찾아가는 여정이라 봐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 ●한식의 기원 품어…신라시대 최치원 흔적도  산시성의 성도 타이위안(太原)에서 남쪽으로 3시간 가까이 내려가면 몐산에 닿는다. 한식(寒食)의 기원이 된 개자추(介子推)의 고사가 어린 산이다. 높이는 약 2567m. 산둥성과 산시성을 가르는 타이항(太行) 산맥의 한 갈래다. 몐산의 겉모습은 유순하다. 하지만 안쪽은 험하기 짝이 없다. 사방이 죄다 절벽이다. 석회암 협곡을 따라 구불구불 산허리를 오르다 보면 천길단애 사이사이에 불교와 도교 사원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이처럼 몐산의 문화유산은 대개 해발 2000m 언저리에 세워져 있다. 그야말로 ‘천공(天空)의 도시’다.  건물과 건물을 잇는 벼랑길은 ‘놀이 기구의 종결자’다. 몐산 초입부터 직벽을 따라 16㎞나 이어져 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겁난다. 절정의 스릴을 맛보려면 오를 땐 버스 오른편, 내려올 땐 반대편에 앉으시라. 단언컨대 오금이 저릴 게다.  몐산을 개발한 이는 염길영이라는 석탄 부호로 알려져 있다. 석탄 광산으로 떼돈을 번 그는 1996년 말부터 몐산 개발에 나섰고, 2005년 5월에 처음 개방했다. 몐산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풍경은 도교사원 다뤄궁(大羅宮)이다. 도교에서 최고의 숫자로 여기는 ‘13’층짜리 건물이다. 내부엔 신라시대 최치원이 다녀간 흔적도 남아 있다.  다뤄궁에서 벼랑길을 몇 굽이 돌면 ‘스자이’(石寨)다. 5호16국 시대, 노예에서 후조의 초대 황제에 등극한 석륵이 지은 군사 요새다. 스자이와 연결된 하늘다리 ‘톈차오’(天橋)의 자태도 웅장하다.  1400년 전 개창했다는 고찰 윈펑스(雲峰寺)는 몐산의 아이콘이다. 몐산 절벽엔 모두 200여개의 동굴이 있는데, 윈펑스는 그 가운데 포복암이라 불리는 높이 60m, 깊이 50m의 동굴 속에 지어졌다. 윈펑스 위 절벽에는 붉은색 천을 단 등과 종들이 매달려 있다. 소원을 비는 사람이 먼저 등을 단 뒤, 소원이 이뤄지면 종으로 바꿔 단다고 한다. 절벽 틈새엔 이쑤시개와 면봉 등이 빼곡히 꽂혀 있다. 허리가 아픈 사람들이 이쑤시개 등을 꽂아 두면 낫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몐산엔 모두 14존의 등신불(等身佛)이 있다. 불교 성인은 10존, 도교는 4존이다. 윈펑스에 1, 산자락 너머 정궈스(正果寺)에 13존이 각각 모셔져 있다. 윈펑스에서 정궈스까지 트레킹로가 조성돼 있다. 길이는 3㎞ 남짓. 윈펑스 위쪽의 몐산 능선을 따라 간다. 윈펑스에서 절벽에 붙은 폭 1m쯤의 계단을 타고 오를 때 다소 숨이 찰 뿐 이후로는 대체로 평탄하다. 몸이 불편한 사람은 호텔 윈펑수위안(雲峰墅苑)에서 벼랑길을 따라 걷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궈스로 오르는 방법도 있다.  ‘중국의 절개’ 개자추를 빼고 몐산을 말할 수는 없다. 개자추는 춘추시대 진나라 문공이 19년간 전국을 떠돌아 다니는 동안 자신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 먹이며(割肉救主) 곁을 지킨 신하다. 훗날 왕이 된 문공이 몐산에 은거한 개자추를 불러내기 위해 산에 불을 지르지만 개자추는 “신하들이 벼슬을 놓고 다투는 게 부끄럽다.”며 끝내 나오지 않고 3일 뒤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된다. 한식(寒食)은 불타 숨진 개자추를 기리며 3일 동안 찬 음식을 먹었던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몐산 1800여m 능선에 개자추의 무덤이, 바로 아래엔 그를 기리는 사당이 있다. 관광 곤돌라를 타고 오르면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산은 서현곡 쪽으로 내려온다. 몐산에 불이 났을 때 개자추가 어머니를 업고 힘겹게 올랐다는 계곡으로, 그의 효성을 체험하라는 뜻에서 계곡 바위벽에 설치한 철제 계단을 딛고 내려온다. ●‘민간의 자금성’ 왕자다위안  몐산에서 차로 1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왕자다위안(王家大院)이란 대저택이 있다. 청나라 때 링스(靈石) 지역에 정착한 왕씨 형제가 두부 장사로 시작해 큰 돈을 벌어 1796년 완성한 집이다. 원래 25㎢에 달하는 주택군이지만, 현재는 ‘불과’ 4.5㎢만 개방하고 있다. 방은 모두 1118칸, 정원은 113개에 달한다. ‘민간의 자금성’이란 표현이 무색하지 않은 대목이다.  왕자다위안엔 ‘형만 한 아우’가 있다. 약 30m 길이의 다리를 경계로 형과 아우의 집이 나뉘는데, 아우의 집이 월등히 크다. 저택은 ‘왕’(王)자 형태를 하고 있다. 골목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명∙청 시대의 부조와 조각, 건축 양식도 엿볼 수 있다. 현재는 정부에서 관광지로 관리하고 있다.  왕자다위안에서 잊지 말고 살펴야 할 게 주변의 ‘동굴집’이다. 동굴집은 산시성의 일반적인 주택 양식이다. 황토 고원인 만큼 주민들이 동네 뒤편의 야트막한 동산을 판 뒤 주택이나 창고 등으로 이용한다.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동굴집에서 살고 있다. 왕자다위안의 32m 담벼락에 서면 그네들 삶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글·사진 타이위안·핑야오·제슈(중국)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종로구, 봉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서울 종로구와 기업, 주민이 전통적으로 수도권 섬유 및 원단 집결지로 유명한 종로5·6가동을 중심으로 봉제업 일자리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힘을 합쳤다. 구는 종로5·6가동 자치회관에 봉제 배우기 프로그램 ‘춤추는 재봉실’을 신설하고 16일 오후 2시 개강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3층 회의실을 개조한 봉제교실에서 4개월 과정으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2회 강의하게 된다. 외면받고 있는 제조 분야에 많은 일자리가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가계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취미활동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특히 종로5·6가동에는 원단판매 종합상가, 원단창고, 소규모 봉제공장이 많아 교육자재 확보와 일자리 알선이 편리한 편이다. 과거 이 지역 주민들은 원단자재 운송을 위해 오가는 오토바이·화물차로 인한 소음과 도로 무단점유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관내 기업인 현대상선주식회사가 공장용 최신 재봉틀을 지원하고 교육자재인 섬유원단을 주민자치위원들이 지원하기로 하자 반기기 시작했다. 봉제기술을 배우면서 일자리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뱃속의 아기를 위해 배냇저고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새댁부터 재취업을 바라는 중년 여성에 이르기까지 불만은 희망으로 바뀌었다. 더욱이 지역에서 40여년간 종사한 전문가가 봉제수업에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자청해 민·관·기업이 똘똘 뭉쳤다. 김영종 구청장은 “지역 여건에 맞춰 주민과 행정기관이 직접 일자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세계5대습지 ‘순천만’ 보러 왔어요

    세계5대습지 ‘순천만’ 보러 왔어요

    세계5대 연안 습지의 하나로 람사르협약에 가입된 순천만을 보기 위해 외국의 저명 인사들이 잇따라 방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유엔환경계획(UNEP) 아미나 무함마드 사무차장보 등 4명이 순천만과 정원박람회 조성 현장을 둘러봤다. 이들은 순천만을 보존하기 위해 정원박람회장을 조성한 것에 대해 감명을 받았으며 정원이 조성되면 꼭 와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에는 아프리카 세이셸공화국 대통령 등 일행 12명이 순천만과 선암사를 찾았다. 이들은 순천만과 정원박람회 조성 현장, 선암사, 야생차체험관 등을 둘러봤다. 세이셸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1700㎞ 떨어진 인도양에 115개 섬으로 구성된 인구 9만명의 나라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자연유산 두 곳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날에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가 방문해 “자연의 모습을 온전히 보전하고 있는 순천시가 아주 아름답다.”며 “내년 정원박람회 때 다시 한 번 찾고 싶다.”고 말했다. 순천만은 매년 2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생태계의 보물 창고로 불린다. 22.4㎢의 갯벌, 5.6㎢의 갈대 군락지, 220여종의 철새, 갯벌에서 살아가는 120여종의 식물을 자랑한다.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경쟁의 르네상스

    [장태평 징검다리] 경쟁의 르네상스

    얼마 전 로버트 프랭크의 ‘경쟁의 종말’이라는 책이 인기리에 읽힌 적이 있다. 그는 무한경쟁만 추구하는 지금의 시장경제가 수컷 말코손바닥사슴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한다. 그들은 크고 멋진 뿔을 가질수록 암컷을 차지하기 쉽고, 그래서 점점 뿔은 크게 진화한다. 그러나 거대한 뿔은 번식을 위한 경쟁에 필요하지 외적을 막는 무기가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이렇게 경쟁적으로 진화한 결과,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히기 쉬운 종족이 된다. 개인은 좋으나 전체는 심한 경쟁을 통해 나쁘게 된다는 말이다. 프랭크는 승리한 1등이 모든 부를 독차지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이와 같다고 하면서 이 사슴의 사례를 들었다. 전통적 경제이론이 굳건히 믿었던 ‘보이지 않는 손’은 상대적 능력에 따른 보상, 특히 능력의 차이만큼 비례하여 주어지지 않고 너무 많은 몫을 차지할 수 있게 하여 경쟁의 치명적 결함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는 미래의 경제 질서로 경쟁이 아닌 ‘분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의 종말이다. 그는 더 이상 경제 문제를 ‘보이지 않는 손’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렇다. 경쟁에 비용과 에너지가 필요 이상으로 낭비되고 경쟁에서 우위에 서면 부와 권력이 편중되는 일이 발생한다. 또 개개인의 이익이 집단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절대적 손해를 끼치는 경우도 보아왔다. 그러나 경쟁이 무조건 나쁜 것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생물은 나름대로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되었다. 무스사슴의 뿔처럼 불리하게 진화된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몇 가지의 사례를 일반적인 진화의 흐름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큰 흐름은 “경쟁을 통해서 진화한다.”는 것이다. 경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본성에 기초하여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이고 속성이다. 마찬가지로 경쟁은 사회적 현상의 속성이기도 하다. 이는 국가나 기업의 흥망을 보면 알 수 있다. 조선은 일본보다 앞섰으나 근세에 쇄국정책 때문에 뒤떨어지게 되었다. 인도와 중국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때문에 2차대전 이후 뒤졌다가 최근 개방과 경쟁을 통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북한과 남한의 발전 격차가 어디에서 온 것인가? 경쟁이 없는 사회는 생명력이 없다. 경쟁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산소와 같고 빛과 같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국가로 발전하게 된 것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가능했다. 자본주의에 문제가 있다면, 경쟁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경쟁에 있다. 아니, 오히려 모든 문제는 탐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완전경쟁을 통하여 우월한 자는 강자가 되고, 강자가 된 자는 모든 것을 독점하게 된다. 종족에 불리하거나 세상이 무너져도 개별적인 탐욕은 계속된다. 강자가 독점화하면서 경쟁이 소멸하게 된다. 대기업은 시장을 지배하고, 하청 중소기업을 지배한다. 여러 수단을 통해서 경쟁을 제한하고 시장을 왜곡시킨다. 이미 강자가 된 기득권 세력은 여러 수단을 통해서 참입을 제한한다. 산업의 문을 닫고 나라의 문을 닫는다. 이는 무자비한 경쟁의 결과로 보이지만, 실상은 어느 순간 경쟁이 소멸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착한 경쟁의 시스템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경쟁과 분배는 대칭의 개념이 아니다. 분배는 경쟁의 목적이고, 잘 분배하는 것은 좋은 경쟁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전제가 된다. 공산체제하의 소련에서는 감자가 온 국민이 다 먹고 남을 만큼 생산됐으나 배급과정을 통해 만성적으로 공급이 부족하였다고 한다. 분배방식에 경쟁이 없었기 때문이다. 창고에서 잠자고, 운반되면서 멸실되고, 시스템이 경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경쟁은 사람들의 일할 의욕과 성취 동기를 높이고, 자신이 가진 자원의 효용을 극대화하여 보다 나은 성과를 내도록 독려하며, 조직에 있어서도 상승작용을 일으켜 혁신을 이루게 한다. 착한 경쟁, 따뜻한 경쟁, 통합의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방식의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경쟁의 종말을 고할 것이 아니라 경쟁의 르네상스를 일으킬 때다. 한국마사회장
  • 부안 갯벌 봄 조개로 차린 향토음식

    부안 갯벌 봄 조개로 차린 향토음식

    10일 오후 7시 30분 방영되는 KBS1TV 한국인의 밥상은 ‘봄갯벌의 짭조름한 유혹-부안 조개’편을 방영한다. 우리에게 갯벌은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별스럽지 않은 풍경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갯벌을 품은 해안은 5%에 불과하다. 그만큼 희귀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지구상 5대 갯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북 부안은 이 갯벌이 주는 보물, 조개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부안은 예부터 어염시초(魚鹽柴草)해서 생거부안(生巨扶安)하다는 말을 들어왔다. 물고기, 소금 같은 물산이 풍부해 사람이 살기 좋은 땅이라는 뜻이다. 부안의 갯벌은 강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염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먹이 생물이 풍부하다 보니 다양한 조개가 살고 있다. 취재진은 1회 부안마을 축제가 열린 변산반도 갯벌을 찾아갔다. 갯벌에서 조개 캐는 체험 프로그램과 다양한 조개를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넘쳐난다. 두포부녀회에서는 바지락탕을 무료로 나눠 주고, 백합죽 할머니라 불리는 토박이 이화자씨는 향토음식 백합죽을 선보인다. 소격마을 송형섭 이장에게 바다는 보물 창고 같은 곳이다. 어업이 주업은 아니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언제나 농사일이 끝나면 호미와 삽을 들고 바다로 나섰다. 조개와 낙지를 부지런히 잡아다 팔아서 생계를 꾸려나갔다. 송 이장의 아들은 이제 맛조개를 캐는 데 도가 텄다. 맛소금을 뿌려 캐는 보통 방식 대신 철사를 화살표 모양으로 만든 써개라는 도구를 이용해 맛조개를 캔다. 이들 부자가 선보이는 맛조개구이, 해방조개무침, 바지락칼국수 같은 음식들을 만나 본다. 합구마을에 사는 김효곤씨네 부부는 어전(漁箭) 방식을 고수한다. 어전이란 대나무로 울타리를 쳐 놓고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고기를 대나무 울타리 안에 가둬 잡는 방식이다. 이들에게 최고의 반찬은 백합조개다. 백합조개찜, 백합전통찜, 학꽁치구이, 졸복매운탕처럼 이름만 들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바다의 밥상을 선보인다. 갯벌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바지락. 격포리의 할머니들은 갯벌로 바지락을 캐러 나선다. 격포의 갯벌이 특히 좋은 점은 갯벌에 돌이 많이 섞여 있다는 것. 반대로 개흙은 적게 들어가 있어 격포 갯벌에서 캐는 바지락은 부드럽고 깨끗하다. 이 바지락으로 만든 바지락잡채, 바지락죽, 바지락부침에서는 비릿한 삶의 체취마저 느껴진다. 고단한 삶을 살아왔을 것만 같은데 할머니들은 입을 모아 외친다. “호미하고 바구니만 있으면 돈이 생겨. 여기 사람들은 돈 걱정할 일 없어.” “바다가 생금(生)밭이여.”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1 밤 11시 40분) 해월종택의 13대 종손 황의석옹은 80세가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 그의 어머니는 100년을 넘게 살아 왔다. 그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날 수밖에 없다. 매일 산소를 보며 절을 하고 한없이 바라만 본다. 그리고 13대 종부 이정숙씨는 집안일을 도맡아서 하는데…. ●적도의 남자(KBS2 밤 9시 55분) 장일은 용배가 경필을 죽인 범인이 아니냐는 선우의 말에 애써 두려움을 감춘다. 협박 편지 사본에 잡아떼던 광춘은 여전히 장일에게 미련을 두고 있는 수미를 막기 위해 진술을 약속한다. 한편 선우는 노식에게도 협박 편지를 보여 주고, 일말의 동요도 없는 노식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뺏어 버리겠다고 공언한다. ●더킹 투하츠(MBC 밤 9시 55분) 한마음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남북 단일팀. 미국팀의 추격을 받던 강석은 먼 곳까지 그들을 유인하고, 항아는 미국팀과의 협상을 주도한다. 그 사이 재하는 미국팀의 통신소와 보급창고에 잠입해 임무를 수행한다. 한편 재신은 시경에게 존 마이어가 재강을 죽인 인물이 맞냐고 묻는다. 그리고 재신은 치료를 받아 기억을 되찾겠다고 말한다. ●옥탑방왕세자(SBS 밤 9시 55분) 왕세자 이각과 박하(한지민)는 한강 둔치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하며 데이트를 즐긴다. 하지만 이 모습을 용술과 치산, 그리고 만보에게 들키고 만다. 한편 세나와 태무는 장 회장이 세나를 딸이라 믿게 만드는 등 본격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이각도 본격적으로 세자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 나간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0분) 제철을 맞은 제주 자리돔 잡이에 어민들의 손이 분주해진다. 본선을 중심으로 부속선 2대와 운반선까지 4대의 배에 나눠 탄 선원 7명이 한 팀을 이뤄 본격적인 자리돔 잡이를 시작한다. 본선의 어군 탐지기에 자리돔 떼가 나타나자 어선들은 빠르게 자리돔 떼를 쫓는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이들은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어로 작업을 시작한다. ●미스터리 세계를 가다(OBS 밤 10시) 해양 먹이사슬의 가장 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적의 해양 포식자 백상아리. 하지만 그런 백상아리도 벌벌 떨게 하는 포식자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페럴론 제도’에서 살고 있는 범고래다. 과연 백상아리를 제압할 수 있는 범고래의 능력과 기술은 무엇일까. 프로그램에서는 전 세계 바다를 지배하고 있는 그들의 비밀을 밝힌다.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통영 충렬사 앞 여황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통영 충렬사 앞 여황로

    길은,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삶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졌다. 대처로 떠나는 자식의 발걸음이 잠시 떨리며 머뭇거렸음을, 옷고름 사이로 떨어진 어미의 눈물방울이 짭짜름했음을 동구밖 길은 아주 오래 기억했다. 동네 사이마다 아로새겨진 길이 2014년부터 우리네 삶의 새로운 주소로 본격 쓰인다. 우리네 삶이 그렇듯 잠시 낯설더라도 이내 편안해질 것임을 믿는다. 동네를 감아 도는 길에는 감칠맛 나면서도 예쁜 이름이 오롯이 붙어 있다. 서울신문은 매주 그 길의 결마다 숨겨진 기억을 더듬어보고, 지금 여기에 남겨진 의미를 되새겨본다. 1930년대 중반 그 봄, 충렬사 돌층계에 주저앉으면 통영 앞바다가 훤히 펼쳐졌을 게다. 여황산자락 아래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이어진 집들을 지난 눈 속에는 쉴 새 없이 고깃배가 오갔고, 부푼 꿈을 안고 오는 이, 또 다른 꿈을 이고 타향으로 떠나는 이가 엇갈리는 낡은 선창이 비쳤을 테다. 하지만 사랑을 잃은 사내에게는 아름다운 통영의 풍경도 오롯이 아름답기 어려웠으리라. 한참 나중에 호사가들이 통영을 일컬어 ‘한국의 베니스’ 운운하며 아름다운 풍광을 칭송했지만, 스물넷 평안도 출신의 청년시인 백석(1912~1995)에게는 실연의 상처가 훨씬 컸을 수밖에 없었다. 백석은 사랑을 위해 멀리 남쪽 바다까지 헛걸음을 반복해야 했다. 한 번은 사랑을 이루기 위해, 다른 두 번은 사랑을 기억하며 가슴 먹먹함을 달래기 위해 찾았다. 그러나 한 번 떠난 사랑이 돌아올 리는 없는 법. 통영을 다녀왔던 길은 그의 작품 속 중요한 지역의 하나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으로 갈무리됐다. ●삼도수군통제영 복판 여황산 끼고 돌아 백석의 발길로부터 80년 가까이 흐른 5월에 통영을 찾았다. 그가 시 ‘통영1’에서 묘사한 것처럼 통영 여황로에는 마침 ‘김 냄새 나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차들은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고, 타관의 학생들을 실은 수학여행 버스들은 줄을 지어 여황로 길을 지나고 있었다. 여황로는 174m의 야트막한 여황산(艅山)에서 비롯된 이름의 길이다. ‘여황’은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임금이 아끼던 화려한 배로, 훌륭한 군세를 갖춘 큰 전선을 상징했다. 통영항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산세를 펼치고 있는 삼도수군통제영의 복판에 자리잡은 산이니 딱 걸맞은 이름이다. 도로명 새주소를 만들기 전까지 통영 사람들은 그저 산복도로라고만 불렀으나 이름을 붙인다고 했을 때 여황로라는 이름을 다는 것에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 통영시 북쪽 여황산 아래쪽으로 4113m 이어지며 문화동, 북신동, 명정동 등을 감싸고 돈다. 통영은 현대문화예술의 보물창고와도 같다. 특히 여황로 하면 일단 백석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여황로 251번 충렬사 앞에는 백석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통영2’라는 시다. 편의상 ‘통영1’, ‘통영2’라고 했지만 발표 당시 원래 제목은 모두 ‘통영’이었다. ‘통영2’는 그가 통영에 대해 쓴 시편 중 가장 길고 유려하며 음율을 잘 살렸다. 그는 ‘통영2’에서 이곳을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또 ‘난()이라는 이는 명정(明井)골에 산다는데/…/내가 좋아하는 그이는 푸른 가지 붉게붉게 동백꽃 피는 철에 타관 시집을 갈 것만 같은데’라고 노래했다. 사랑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여황로 길가에 앉아 한껏 달떠서 혼자 히죽거리는 백석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곧 깨지고 말 단꿈이었지만. 여기에 원체 아름다운 통영의 풍광까지 한눈에 들어왔으니 시인의 시심이 절로 우러났을 것임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백석 시비 앞 명정샘 박경리가 소설에 써 ‘난’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백석의 고향은 평안북도 정주다. 막 문청을 벗고 등단해 시인이 된 그는 한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통영 출신의 이화고녀 졸업반이던 박경련을 만나고, 첫눈에 반해 사귄다. ‘난’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그는 박경련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통영을 찾았지만 걸음이 엇갈려 만남이 어긋나게 됐다. 난의 집이 충렬사 근처인 명정동이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 사이 그의 직장(조선일보) 동료이자 친구였던 이가 난과 결혼을 해 버리고 말았다. 사랑과 친구를 함께 잃은 아픔 탓이었을까. 그는 그해 조선일보를 그만뒀다. 그리고 기생 자야(子夜·본명 김영한·역시 백석이 붙여준 애칭이다)를 만나 불 같은 사랑을 나눴고, 고향집 부모님의 성화에 다른 여인과 혼례를 치렀지만 다시 자야에게 돌아갔다. 1940년 자야마저도 떠나 고향땅인 신의주, 정주로 갔다. 그가 통영에 대해 직접 남긴 작품은 ‘통영 1, 2’ 외에 ‘남행시초2-통영’ 등 모두 세 편이다. 특히 ‘남행시초2-통영’ 시편 마지막에는 난의 외사촌 오빠인 ‘서병직씨에게’라고 적었다. 그를 통해 통영 장터며 선창 등을 둘러봤음을 알게 해준다. 백석이 들여다본 ‘푸르른 감로 같은 물이 솟는’ 명정골 명정샘은 지금도 여황로 시비 앞에 있었다. 충렬사 문화해설사인 옥복주(47)씨는 “일(日)정과 월(月)정 두 개의 샘이 있어 명정(日+月=明井)이 됐다.”면서 “1670년 만든 이후 몇 년 전까지 330년 넘도록 식수로 썼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은 여전히 맑지만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통영2’ 중)을 찾을 수는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명정골은 통영이 고향인 박경리(1926~2008)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문장 속에도 그 흔적을 흩뿌려 놓았다. 박경리는 명정골에 대해 ‘고을 안의 젊은 각시, 처녀들이 정화수를 길어내느라고 밤이 지새도록 지분내음을 풍기며 득실거린다.’고 했다. 박경리의 생가는 여황로 충렬사 주차장 맞은편 바로 곁의 좁은 골목길인 ‘토영 이야길’을 따라가면 있다. 새주소로는 충렬1길 76-38이다. 하지만 현재 다른 이가 살고 있어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표지판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남편과 사별한 시조시인 이영도(1916~1976)에게 2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무려 5000통의 연서를 보냈던 유부남 청마 유치환(1908~1967)의 사연이 남겨진 곳도 그리 멀지 않다. 유치환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보이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행복’ 중)고 노래했던 통영중앙우체국(세병로 5)은 여황로에서 서문로를 따라 7~8분 남짓 내려오다가 세병로(청마거리) 오른쪽으로 접어든 뒤 3~4분쯤 걸어가면 있으니 그리 멀지 않다. ●지긋한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읊어 이른 아침 여황로 어귀에서 만난, 통영에서 나고 자랐다는 늙수그레한 중년의 김모(58)씨는 “그 사람들이야 먹고살만 하니까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썼겠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뭐….”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하면서도 유치환, 이영도의 ‘아름다운 불륜’이며, 시인 김춘수, 화가 김용주,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박경리 등 통영 출신 예술가의 이름들을 줄줄이 들먹였다. 흔히 돈을 잘 버는 동네에서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들 하는데, 통영이라면 ‘중늙은이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소설 한 토막쯤 읊조린다.’는 말이 좋이 쓰일 법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후딱 오른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통영시내 쪽으로는 강구안길이며, 여황산이 보이고, 다도해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한산도, 매물도, 그리고 멀리 대마도까지 한눈에 푹 안긴다.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과분할 만큼의 통영이다. 이곳의 길 위에서 시집 한 권, 소설 한 권 옆구리에 끼고 그 옛 기억과 향취까지 가져간다면 더욱 어울릴 법하다. 글 사진 통영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역사의 보고 통영의 길들 동피랑·서문까꾸막… 토박이말 길이름 천국 통영은 바다의 왜적들과의 싸움, 그리고 평화에 대한 바람으로 다져진 곳이다. 통영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그 역사의 현장으로 뚜벅뚜벅 들어감을 의미한다. 임진왜란 직후인 1604년(선조 37)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옮겨 세운 뒤 ‘통영’이라는 지명이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통제영의 약칭에서 따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사당인 충렬사와 통제영의 일종의 객사 역할을 했던 세병관(洗兵館·세병로 27), 그리고 북포루(北樓) 등은 통영 출신 학생들의 단골 소풍 장소이고, 다른 지역 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 필수 방문지다. 길 이름 역시 이러한 역사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리 없다. 세병로, 충렬로 등은 물론이고 통제영을 굳게 지키던 문들도 이름을 남겼다. 동문로(東門路)와 서문로(西門路)는 모두 옛 통영성의 4대문 가운데 하나였던 동문과 서문의 이름을 그대로 땄다. 두 문 모두 고갯마루의 정상쯤에 위치해 있었으니, 통영 토박이들의 말로 ‘동문까꾸막’(동문고개), ‘서문까꾸막’(서문고개)이라고 불렀던 길들이다. 북신로(北新路) 역시 통영성 북문 바깥에 새로 만들어진 마을길이라는 뜻이다. 또한 세병로와 여황로 사이를 잇는 갈림길인 운주길은 옛 통제영의 관아였던 운주당(運籌堂)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남해안대로에서 갈래져 나온 원문마을길은 통제영 입구였던 원문성(轅門城)에서 따온 마을 이름을 달았다. 이 밖에 통영을 찾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동피랑길은 정겨운 마을 벽화로 유명하다. ‘피랑’은 벼랑을 일컫는 통영 말이다. 통영시의 동쪽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배기로 통영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한다. 통영성과 동포루(東樓)의 유적이 있다. 이는 서피랑길 역시 마찬가지. 서쪽 벼랑 즈음에 있으며 통영성과 서포루의 유적이 복원 과정에 있다. 통영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내연男과 싸운 40대女, 112신고 뒤 시신으로…

    112 신고를 했던 40대 여성이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내연남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남자도 치료 중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일 오전 4시 5분쯤 전남 해남군 황산면 이모(54)씨의 창고 겸 주택에서 불이 나 함께 있던 문모(45·여)씨가 숨졌다. 중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던 이씨도 6일 아침 7시쯤 병원에서 숨졌다. 불은 건물 190여㎡ 가운데 100여㎡와 집기 등을 모두 태워 소방서 추산 18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해남소방서는 20여분 만에 불을 진화했으며 잔불 진화 중 건물 입구 쪽에서 문씨를 발견했다. 문씨는 숨지기 직전 해남경찰서 112 상황실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씨는 내연남인 이씨와 말다툼 등을 벌이다 경찰에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문씨와 이날 오전 3시 42분쯤 18초간 통화했으며 문씨가 “교동 바위천국으로 와 달라, 바위천국이다.”라는 말을 하고 끊었다고 밝혔다. 상황실 지령을 받은 황산지구대 순찰차는 7분 뒤인 3시 50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조경석 공원에서 신고 여성을 찾지 못해 입구에서 100여m 떨어진 민가 한곳을 탐문하고 이동하던 중 길 건너 1㎞가량 떨어진 곳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지 14~15분 뒤 불이 난 것으로 추정돼 정확한 위치 파악과 함께 조기에 사고 현장을 찾았다면 사건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숨진 문씨는 해남읍에서 거주했으며 이씨와는 내연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는 이날 새벽까지 이씨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이마를 다쳐 오전 2시쯤 해남읍의 한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이씨가 병원 이송 도중 홧김에 불을 질렀다는 말을 한 점으로 미뤄 방화로 보고 있다. 경찰은 1차 검안 결과 문씨 시신의 머리 뒷부분에 외상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화재로 숨졌는지 아니면 그 이전에 다른 원인으로 숨졌는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해남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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