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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서 수집 38년… 세월 품은 기록의 소중함 알리고 싶어”

    “고서 수집 38년… 세월 품은 기록의 소중함 알리고 싶어”

    18세기 자료 등 책만 2만권 넘게 소장 “집 몇 채 값 들어갔지만 멈출 수 없어”9일 충북 청주시 운천동 한국공예관 2층 전시실. 청주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의 하나로 마련된 ‘나는 수집왕 시민기록전’이 한창이다. 안으로 들어가자 오랜 세월을 품은 수많은 고서와 자료가 눈에 들어왔다. 1758년 임금이 신하에게 준 임명장부터 1913년판 훈몽자회, 1935년 제작된 조선중부지방지도, 1982년 영화 ‘만추’ 포스터 등 650점이다. 시간의 침식으로 빛이 바랬지만 조용히 숨을 쉬는 것 같다. 역사를 마주하게 하는 책들과 자료는 청주시청 공무원으로 퇴직한 남요섭(68)씨 소장품이다. “충북 증평군에 컨테이너 박스 두 개와 가건물 창고가 하나 있는데 책만 2만권이 넘어요. 일부를 골라 기록전을 열고 있습니다.” 그가 수집을 시작한 것은 1980년부터다. 책읽기를 좋아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헌책방을 다니다 1958년판 김소월 시집을 구매했다. 언젠가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때부터 그의 ‘과거사냥’이 시작됐다. 고서, 신문과 잡지 창간호, 지도, 담뱃갑, 영화 포스터, 오래된 사진 등 옛것이면 물불 가리지 않고 모았다. “청주시내 헌책방은 물론 서울 청계천 등 전국을 다녔습니다. 일본도 몇 차례 다녀왔죠. 희귀한 자료를 만나면 희열을 느껴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2005년 남씨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명하는 ‘초등지리서부도’를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조선총독부가 1934년 만든 지리교과서용 부도다. ‘중부조선’ 편을 보면 울릉도 옆 독도가 죽도(竹島)로 표시됐다. 이 책에 수록된 일본지도에는 독도가 등장하지 않는다. 수집은 남씨 인생의 전부다. “아파트 몇 채 값은 들어갔을 겁니다. 한 달치 월급을 주고 산 책도 있어요. 책값을 마련하기 위해 자동차도 사지 않았죠. 고서 수집가들은 대부분 차가 없더라고요.” 남씨는 지금도 얼마 남지 않은 헌책방을 찾아다니며 수집을 계속하고 있다. 6·25전쟁 자료에 꽂혀 있다. “지자체 등이 전시공간을 마련해 주면 무상 기증할 생각입니다. 제 자료들이 기록의 소중함을 알리며 옛 문화를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21일까지 진행된다. 남씨는 전시회장을 지키며 방문객들의 추억여행을 돕고 있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작은 일에도 ‘소명의식’ 갖는 발달장애인 모습에 감동”

    “작은 일에도 ‘소명의식’ 갖는 발달장애인 모습에 감동”

    “처음 발달장애인 직원을 채용했을 때만 해도 걱정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의 역할에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요즘에는 비장애인 직원들이 감동을 받고 있어요.”고용노동부로부터 ‘장애인 고용 우수사업주’로 선정된 이랜드월드의 유연한(37) 스파오 인사팀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 팀장은 “당초 취지와 달리 (발달장애인에게) 실패감만 줄까 봐 우려가 컸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이들이 잘 적응해 되레 비장애인 직원들이 자극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고용법이 규정한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9%다. 하지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대 기업 가운데 이를 지키는 기업은 한 곳도 없다. 과거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랜드지만 핵심 계열사인 이랜드월드는 상시근로자 2083명 가운데 장애인이 51명(중증 장애인 49명)이나 된다. 중증 장애인 채용은 2배수로 간주하는 법 규정에 따라 이랜드월드의 장애인 고용률은 4.8%(2083명 중 100명)다. 이랜드월드는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 매장을 관리한다. 유 팀장을 비롯한 인사팀 직원들이 매장에서 직접 일하며 논의한 결과 매일 쏟아지는 의류를 정리하는 일이 장애인들에게 제일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옷을 사이즈별로 분류하고 도난방지 태그를 달고 고객이 입었던 옷을 다시 정리하는 일은 단순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그는 “발달장애인들은 이 일에 ‘소명의식’을 갖고 재미를 붙여 일한다”면서 “일부 직원들은 창고에서 옷 정리만 하는 게 아니라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일에도 욕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인사관리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발달장애의 특성상 오랜 시간 하나의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 유 팀장의 설명이다. 결국 이들의 근무 시간을 다소 줄여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발달장애인 직원 부모들이 급여가 줄어들 것을 염려해 반발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우리 아이의 근무를 줄여도 괜찮다. 대신 다른 발달장애인을 더 채용해 달라. 우리 아이가 느끼는 행복을 다른 발달장애인들도 맛보게 해주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전국 스파오 매장마다 장애인 직원을 최소 1명씩 두는 게 목표”라면서 “정부도 기업에 장애인 고용을 강제하기에 앞서 직무 개발 컨설팅이나 상담센터 운영 등으로 의미 있는 장애인 고용 모델을 제시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글 사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기술 사업화로 기업이 성장해야 일자리도 만들어집니다”

    “기술 사업화로 기업이 성장해야 일자리도 만들어집니다”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제조업 분야에서 끊임없이 기술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판단하에 매년 대규모 연구개발(R&D) 예산을 조성해 기술혁신의 주체인 산업계와 학계, 그리고 연구분야의 기술개발을 지원해 왔다. 공공·민간 분야의 R&D가 활발해져야 기술 경쟁력이 높아지고, 나아가 경제의 성장 엔진에도 활력이 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학도(56)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은 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기술센터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R&D 예산이 올해 약 20조원인데 기술사업화 관련 예산은 6000억원으로 3%밖에 안 된다”면서 “기초기술도 중요하지만 시장과 연계된 R&D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을 사업화해서 기업이 성장을 해야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정책관을 지내면서 FTA 협상 수석대표로 세계 각국과 협상했던 경험을 KIAT의 국제기술협력 사업에 접목시키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정책들은. -혁신성장을 하는 주체는 기업이다. KIAT는 기업이 기술을 창업해 제품에 적용하기까지 사업화, R&D,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마케팅, 해외 수출까지 모든 부문을 지원한다. 지역의 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혁신성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9월 기업 주도 혁신성장 마스터플랜을 발표해 사업화 혁신, 인프라 혁신, 인재 혁신, 글로벌 혁신 등 4대 부문을 지원하는 5년간의 로드맵을 마련했다. →정부에 산업정책이 없다는 비판이 있다. -산업 정책이 없다는 비판은 산업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대변할 곳이 없다는 말로 축약할 수 있다. 규제 방안을 갖고 있는 정부 부처가 기업을 대변해 애로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으로 보인다. 자동차, 조선, 반도체, 전자 등 기존 7대 주력산업들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위기에 봉착했는데 사후적으로 금융 측면에서 산업을 이끌어 간 것이 문제다. 따라서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혁신성장이 필요하다. →주력산업의 위기 극복과 신산업 창출을 위해 진행 중인 사업은. -추가경정예산(추경) 가운데 총 980억원의 예산을 인력 전환, 재취업 지원, 사업 구조조정을 위한 R&D 등에 투입해 자동차·조선 등의 위기 극복 지원을 돕고 있다. 올해 추경은 3000억원 규모의 내년 본예산에도 반영됐다. 또한 위기업종과 위기지역을 미리 감지하고 충격 발생 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산업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혁신 가운데 미진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예를 들어 원격의료 분야가 규제에 막히면 외딴섬 등에 사는 노인들이나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이 약을 받으러 나올 수 없다. 그런데 기득권 세력인 의사들이 반대하기 때문에 규제가 풀리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규제를 개선한 사례가 배 선착장에서 보세창고까지 물건을 옮기는 역할을 하는 트럭 트랙터다. 운반하는 물건이 깨질 것을 걱정해 천천히 가도록 만든 기존 트랙터에 트럭을 연결해 개조한 것이 트럭트랙터인데, 3년 동안 규제에 막혀 있다가 최근에 풀렸다. 새로운 산업을 제도가 못 따라가는 부분을 개선해 투자를 위한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 →최근 고용지표가 상당히 안 좋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 -일자리 정부를 표방해도 부처와 현장 간의 간극이 크다 보니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다. KIAT는 중소·중견기업과 취업자 간의 미스매치를 메우기 위한 홍보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5월 발표한 ‘일자리전략 로드맵 2020’에 KIAT 사업이 선정돼 사업 지원을 받아 생기는 일자리에는 청년을 우선 채용하도록 유도하고, 2020년까지 창출될 신규 고용 중 만 15~29세 이하 청년 비중을 약 48%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기업에 10억원을 지원하면 평균 15명 정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제기술협력 사업의 현황은. -국제기술협력은 신남방, 신북방, 유럽연합(EU)·미주, 중남미·아프리카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맞춤형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EU·미주권은 기술협력 프로그램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도록 지원하고 있고, 신남방 지역은 기술 이전, 신북방 지역은 이전 기관과 공동으로 기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중남미와 아프리카권은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상생형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들을 하고 있다. →기술사업화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기술사업화는 기술이 제품, 서비스 형태로 전환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기술사업화가 잘돼야 매출이 늘어나고 기업이 성장하고 고용도 창출돼 선순환 구조를 통한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그런데 정부 예산 약 20조원 가운데 기술사업화 예산은 3%(6000억원) 정도밖에 안 된다. 중소기업들은 R&D를 하더라도 현장에서 테스트하고 인증기관에서 인증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 예산과 역할이 미미하고 아직 많이 부족한 상태다. 민간투자펀드만으로는 안 되고 정부에서 사업화 단계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기업 현장을 자주 간다고 들었다. 현장에서 느낀 기업의 애로 사항이나 개선점이 있다면. -지난 4일 리비콘이라는 디스플레이 신제품 개발 기업에 다녀왔다. 전원을 켜면 빛을 통과시켜 투명한 상태가 되는 액정 디스플레이(PDLC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이다. 그런데 신제품 개발 후 본격 양산을 위한 자금이 부족하고, 핵심원천기술 보호를 위한 지적 재산권 보호 전략이 없었다. 이에 KIAT에서 후속 사업화 지원을 검토 중이다. →지역산업 성장을 위한 사업이 있다면. -지난달 21일에 균형발전특별법이 개정됐는데, KIAT가 균형발전위원회와 15개 시도별지역혁신협의회를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행령이 개정됐다. KIAT 내부에 지역혁신센터를 만들어 지역사업들을 홍보, 평가, 투자협약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맡게 됐다. 혁신성장과 지역사업을 연계 지원할 수 있게 된 만큼 지역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하겠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나포한 中어선 태풍 피해 막아라”… 2~3m 파도 뚫고 ‘작전’

    “나포한 中어선 태풍 피해 막아라”… 2~3m 파도 뚫고 ‘작전’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로 접근하던 지난 5일 낮 12시. 전남 목포항에 자리잡은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전남 목포 인근 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다 단속된 중국 어선들이 태풍에 전복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해서다. 서해어업관리단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 23호의 이규철(54) 선장은 배에 있던 대원들을 조타실로 불러 모았다. 2~3m의 높은 파고가 이는 바다에 대원들을 보내야 하는 이 선장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굳게 먹고 나포한 중국 어선들을 정리하고자 출동 지시를 내렸다.기자를 포함한 대원 8명은 재빠르게 고속단정에 올랐다. 태풍이 오기 직전이어서인지 빗방울이 내내 쏟아지는 바다를 시속 40노트(약 74㎞)의 속도로 내달렸다. 보호막이라고는 운전대 앞 플라스틱 유리뿐인 배에 몸을 맡긴 대원들의 얼굴에선 웃음기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5분쯤 지나자 나포된 중국 어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원들은 고속단정을 중국 어선 가까이 붙여 배 안으로 들어갔다. 중국 어선에 오른 대원들은 조타실과 어창(물고기를 넣는 창고) 등으로 흩어져 수색에 나섰다. 동행한 박정균 서해어업관리단 서무계장은 “이들은 선장이 벌금(3억원)을 내지 않아 폐기 처분하기로 한 배”라면서 “언론에도 많이 거론됐듯 최근 들어 강력한 단속에 불안을 느낀 중국 어선들이 격하게 반응해 서해 지역은 그야말로 ‘전쟁터’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서해어업관리단은 백령도 북방한계선(NLL)에서 전남 여수까지 16만 1368㎢의 해역을 관할한다. 우리나라 전체 해역의 31%에 해당되지만, 서해어업관리단이 보유한 어업지도선은 단 11척뿐이다. 배 한 척당 경기도의 두 배 가까운 면적을 책임진다. 배나 인원 모두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럼에도 배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력이라고 대원들은 입을 모은다.한 대원은 “해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한다”면서 “부족한 인력 때문에 2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됐고 상당수가 허리나 무릎에 부상을 달고 산다”고 안타까워했다. 해수부 훈령 제129호에 명시된 관공선 승무원 정원 기준상 1000t급 어업지도선의 정원은 최대 24명이지만 실제 이곳에서는 18~19명 정도에 불과하다. 500t급은 기준 정원이 21명이지만 13~15명 정도만 일하는 게 현실이다. 이 선장은 “중국 어선에 척당 10~20명의 선원이 탑승해 있기 때문에 본선에 있는 고속단정 2척(한 척당 8명 탑승)을 모두 출동시켜야 불법 중국 어선을 제압할 수 있지만 대원이 워낙 적어 한 척만 내보내고 있다”면서 “상황이 급박할 때는 본선 필수요원까지 다 중국 어선에 보내고 조타실을 혼자 지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옥식 서해어업관리단장은 “최근 어업지도선 승무 인력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실제 근무 여건은 여전히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인력 충원을 요청했다. 목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인천항 붉은불개미 방역… “여왕개미는 발견 안돼”

    인천항 붉은불개미 방역… “여왕개미는 발견 안돼”

    붉은불개미 5900마리가 발견돼 방역을 마친 경기 안산 물류창고 컨테이너에서 9일 검역당국 관계자들이 붉은불개미가 남아 있는지 수색하고 있다. 이곳에선 붉은불개미(일개미)가 모두 죽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자체 번식이 가능한 여왕개미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붉은불개미가 나온 컨테이너가 한 달가량 머물렀던 인천신항 한진컨테이너터미널에선 이날도 붉은불개미 55마리가 추가로 발견돼 검역당국이 방역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중국 불법 어선 날로 흉포화...인력충원 절실”

    “중국 불법 어선 날로 흉포화...인력충원 절실”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로 접근하던 지난 5일 낮 12시. 전남 목포항에 자리잡은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전남 목포 인근 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다 단속된 중국 어선들이 태풍에 전복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해서다. 서해어업관리단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 23호의 이규철(54) 선장은 배에 있던 대원들을 조타실로 불러 모았다. 2~3m의 높은 파고가 이는 바다에 대원들을 보내야 하는 이 선장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굳게 먹고 나포한 중국 어선들을 정리하고자 출동 지시를 내렸다. 기자를 포함한 대원 8명은 재빠르게 고속단정에 올랐다. 태풍이 오기 직전이어서인지 빗방울이 내내 쏟아지는 바다를 시속 40노트(약 74㎞)의 속도로 내달렸다. 보호막이라고는 운전대 앞 플라스틱 유리뿐인 배에 몸을 맡긴 대원들의 얼굴에선 웃음기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5분쯤 지나자 나포된 중국 어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원들은 고속단정을 중국 어선 가까이 붙여 배 안으로 들어갔다. 중국 어선에 오른 대원들은 조타실과 어창(물고기를 넣는 창고) 등으로 흩어져 수색을 시작했다. 취재에 동행한 박정균 서해어업관리단 서무계장은 “이들은 선장이 벌금(3억원)을 내지 않아 폐기 처분하기로 한 배”라면서 “언론에도 많이 거론됐듯 최근 들어 강력한 단속에 불안을 느낀 중국 어선들이 격하게 반응해 서해 지역은 그야말로 ‘전쟁터’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서해어업관리단은 백령도 북방한계선(NLL)에서 전남 여수까지 16만 1368㎢의 해역을 관할한다. 우리나라 전체 해역의 31%에 해당되지만, 서해어업관리단이 보유한 어업지도선은 단 11척뿐이다. 배 한 척당 경기도의 두 배 가까운 면적을 책임진다. 배나 인원 모두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럼에도 배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력이라고 대원들은 입을 모은다.한 대원은 “해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한다”면서 “부족한 인력 때문에 2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됐고 상당수가 허리나 무릎 부상을 달고 산다”고 안타까워했다. 해수부 훈령 제129호에 명시된 관공선 승무원 정원 기준상 1000t급 어업지도선의 정원은 최대 24명이지만 실제 이곳에서는 18~19명 정도에 불과하다. 500t급은 기준 정원이 21명이지만 13~15명 정도만 일하는 게 현실이다. 이 선장은 “중국 어선에 척당 10~20명의 선원이 탑승해 있기 때문에 본선에 있는 고속단정 2척(한 척당 8명 탑승)을 모두 출동시켜야 불법 중국 어선을 제압할 수 있지만 대원이 워낙 적어 한 척만 내보낸다”면서 “상황이 급박할 때는 본선 필수요원까지 다 중국 어선에 보내고 조타실을 혼자 지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옥식 서해어업관리단장은 “최근 어업지도선 승무 인력이 다소 늘기는 했지만 실제 근무 여건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인력 충원을 요청했다. 목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화로 거듭난 공간] 흉물이었지… ‘문화놀이터’로 8만 시민 사랑받기 전엔

    [문화로 거듭난 공간] 흉물이었지… ‘문화놀이터’로 8만 시민 사랑받기 전엔

    연초 제조창에서 쓰는 담뱃잎 보관 장소 2004년 공장 폐쇄 뒤 아파트 건설 추진 문체부·청주시 69억원 투입해 리모델링 공연연습·생활문화센터·갤러리 등 활용 이달부터 일대 문화복합시설 사업 진행“쓱~툭, 쓱~툭툭.” 대패 홈에서 나온 동글동글한 대팻밥이 바닥으로 연이어 떨어진다. 충북 청주 동부창고 6동에서 열린 ‘젓가락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초등학교 4학년 예원이와 2학년 영찬이가 연신 구슬땀을 흘린다. 나무 틀에 호두나무 막대를 넣고 젓가락이 될 때까지 열심히 밀어 본다. 처음 해 본 대패질이 어려웠을까. 지켜보던 아빠 김희종(43)씨가 결국 대패를 넘겨받는다. “아빠가 하는 걸 봐. 이렇게 하는 거야.” 힘찬 대패질에 대팻밥이 우수수 떨어지자 아이들이 감탄의 눈길을 보낸다.청주 율량동에 사는 김씨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행사가 많이 열려 동부창고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옛 창고 모습을 그대로 살려 운치가 있다. 천장이 특히 멋지다”고 위를 가리켰다. 천장은 직사각형 나무를 삼각형으로 맞대고, 철물 볼트로 지탱했다. 서양에서 목조주택의 지붕을 짤 때 사용하는 방식인 트러스 구조로 지었다. 큼직한 소나무가 맞닿은 천장은 묵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붉은 벽돌로 지은 창고 외벽은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진다. 벽이 삼각형 지붕과 맞닿으면서 독특한 오각형 모양을 만든다.충북 청주 청원구 덕벌로에 있는 연초 제조창을 지나 언덕을 조금만 더 올라가면 동부창고에 다다른다. 1960년부터 만든 7개 창고 시설로, 연면적이 7508㎡(약 2300평) 정도다. 주차장을 기준으로 오른편에 34·35·36동, 왼편에 6·8·37·38동이 있다. 이 창고들은 연초제조창에서 쓰는 담뱃잎을 보관하던 곳이다. 1946년 설립된 연초 제조창은 솔, 라일락, 장미 등 연간 100억 개비의 내수용 담배를 만들었다. 한때 3000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했는데, 월급날이면 공장 앞에 장터가 들어설 정도로 붐볐다. 그러나 1999년 공장을 통폐합하면서 기계 소리가 잦아들고, 2004년 완전히 문을 닫았다. 청주 원도심에서 인구가 급속히 빠져나가는 공동화 현상마저 이어지며 주변은 황량해졌다. 방치된 연초 제조창과 동부창고는 흉물로 남았다. 청주시 측은 KT&G 부지였던 이곳을 2004년 사들였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역 예술인들이 “문화적 보존 가치가 높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전기를 맞았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에 7개 동 가운데 34·35·36동이 선정됐다. 이들 3개 동은 리모델링을 거쳐 2015년 10월 새 모습을 선보였다. 문체부와 청주시가 절반씩 돈을 내 모두 69억원을 투입했다. 34동은 다목적홀, 갤러리실, 목공예실, 푸드랩실 등 6개 공간으로 나눠 대관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 다목적홀에서 충북학원연합회가 주최한 어린이 그림대회가 한창이었다. 100여명이 한꺼번에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규모지만, 하루 대여료는 18만원에 불과하다. 전동일(50) 청주미술협의회장은 “규모가 적당한 데다가 접근성이 좋고 주차 시설이 넓어 4년째 이곳에서 대회를 열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기업인 디랜드협동조합 목공교실을 운영하는 성유경(55) 이사장은 “문화예술공간이 적은 청주에 적합한 곳이다. 청주 지역 문화예술에 활력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35동은 공연예술연습공간으로 활용된다. 대·중·소 연습실 각 1곳이 있다. 특히 164평(약 540㎡) 규모 대연습실은 주요 공연 리허설장으로 쓰거나 결혼식장으로 활용된다. 36동은 생활문화센터다. 동아리 활동과 교육 공간으로 사용된다. 기자가 찾은 날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꿈다락문화학교 일환으로 ‘폐차 그뤠잇´ 막바지 수업이 한창이었다. 폐자원을 조형물로 만드는 수업으로, 중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수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신수정(45) 공작플러스 대표는 “사용료가 저렴하고 부대시설이 훌륭해 자주 찾는다”고 설명했다. 36동 입구 오른쪽에는 청주 독립서점 4곳을 지정해 책을 전시하는 ‘책 골목길’을 조성했다. 좀더 들어가면 삼각형 모양의 트러스 구조에 유리문을 낸 ‘빛내림홀’이 자리한다. 빛바랜 창고 풍경 속에 빛이 바닥까지 내려앉은 모습이 인상적이다.동부창고 6·8동은 지난해 문체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대상지로 추가 선정돼 내년부터 정식으로 시민들을 맞는다. 예술가와 함께하는 이벤트 장소, 또는 각종 장터가 열리는 곳으로 조성한다. 앞서 ‘2017 스타일마켓’, ‘2018 스프링마켓’, ‘2018 베스트셀러마켓’ 등의 이벤트가 진행됐다.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 장소로 쓰였던 8동은 시민 커뮤니티 카페, 아트숍 등으로 꾸며진다. 37동은 영화 군함도, 프리즌, 덕혜옹주 등의 촬영장소로 이용됐다. 앞으로도 영화 촬영지나 초·중·고교 학생을 위한 방과후학교 공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38동은 동부창고와 연초 제조창의 역사를 보여 주는 곳으로 만든다. 아파트가 들어설 뻔했던 동부창고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 이제 매년 8만명의 시민을 맞는다. 20년 가까이 거주한 김남기(67)씨는 “아파트를 지었어도 공동화 현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겠느냐”며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드니 주변 분위기도 좋아지고 사람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했다. 동부창고 주변은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문체부와 국토교통부가 이번 달부터 2019년 1월까지 연초 제조창 일대에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 무려 297억원이 투자된다. 연초 제조창은 시민예술촌, 국립현대미술관, 업무·숙박 단지 등 대단위 문화 복합시설로 거듭난다. 흉물이었던 동부창고가 연초 제조창과 함께 다시 시민들을 부른다. 청주 글 사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화로 거듭난 공간] “쓰임새가 모두 다른 7개동… 점유 아닌 공유 공간으로 운영”

    [문화로 거듭난 공간] “쓰임새가 모두 다른 7개동… 점유 아닌 공유 공간으로 운영”

    동부창고 7개 동은 쓰임새가 모두 다르다. 그러나 ‘시민을 향한다’는 지향점만은 같다. 운영을 총괄 담당하는 박종명(31)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지역문화재생팀 연구원에게 동부창고 운영 원칙을 물었다.→1960년대 창고 분위기를 잘 살렸다. -공간이 지닌 매력을 잘 보존하면서 여러 문화예술 행사를 할 수 있게 했다. 될 수 있으면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자 천장의 금강송 목조 트러스 구조를 최대한 살렸다. 건물 외벽은 원래 적벽돌이었는데, 안전 문제 때문에 표면을 재시공했다. 시민들은 동부창고의 역사와 변화 과정을 잘 모를 수 있다. 이를 알려주고자 지난해 개장 당시 예술가들이 동부창고를 보고 감정을 표현한 전시회와 동부창고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등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운영 원칙이 있다면. -동부창고는 점유가 아닌, 공유 개념으로 운영한다는 게 제1원칙이다. 특정 예술인이나 단체가 점유하는 곳이 아니란 뜻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동마다 성격을 조금 달리했다. 34동은 커뮤니티 플랫폼, 35동은 공연예술연습공간, 36동은 생활문화센터로 운영한다. →운영상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각 동마다 다른 용도로 쓰는데, 전체적으로는 균형 있는 공간을 만들려 노력한다. 공유 개념을 내세우지만, 전문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런 접점을 어떻게 잇느냐를 고민한다. 월 1회 유명 밴드의 콘서트를 비롯해 클래식·아카펠라 공연, 여러 행사를 기획한다. 평일은 시민들이 사용하고, 주말에는 시민들이 즐기는 콘셉트로 보면 된다.→대관료가 저렴해 수입이 적겠다. -6·34동 대관율이 70% 수준, 35동이 80% 수준이다. 월 160만~400만원 정도 수입을 낸다. 갤러리와 장기 대관 등을 합하면 1년에 7000만원 정도다. 이런 규모 시설에서 이 정도 수익이면 사실상 운영에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러나 수익을 바랐다면 동부창고에 원래대로 아파트를 짓는 게 나았을 거다. 동부창고가 가진 역사적인 가치, 청주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생각해 보라. 지난해 동부창고를 찾은 시민이 8만명 수준임을 고려하면, 그 이익은 따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동부창고는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나. -6·8동은 올 하반기 공사를 거쳐 내년 6월 정식 오픈한다. 창고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리모델링한다. 6동은 이벤트, 8동은 지역 커뮤니티 카페나 아트숍으로 활용한다. 38동은 지난 역사를 담은 박물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다만 보존 과정에서 기계가 없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초 제조기계 등은 KT&G가 공장 통폐합 때 가져갔다. 현재로선 담뱃잎 나르던 수레나 기록, 소품들만 남았다. 남은 자료를 최대한 모아 구성해야 한다. 동부창고뿐 아니라 전국 폐산업시설이 개발에 밀리면서 옛 역사를 잃어버린 점이 아쉽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붉은 불개미, 국내 상륙 1년 만에 정착했나

    환경부는 8일 경기 안산의 청소기 제작업체 물류 창고 컨테이너 내부와 해당 컨테이너가 적재된 인천항에서 붉은불개미 5900여마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붉은불개미의 개체수는 역대 최대다. 항만이 아닌 내륙에서 발견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또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된 이래 여덟 번째다. 컨테이너는 지난달 8일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출발해 같은 달 11일 오후 인천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경기 안산 반월공단에 위치한 한 청소기 전문 제작업체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환경부는 해당업체의 물류 창고 관계자가 붉은불개미 의심 개체를 발견해 환경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환경부의 의뢰를 받은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날 오후 해당 개체를 붉은불개미로 최종 확인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안산시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붉은불개미 발견 현장에서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뉴스 in] ‘문화’로 부활한 청주 동부창고

    [뉴스 in] ‘문화’로 부활한 청주 동부창고

    원래의 쓰임새를 다하고 방치된 산업시설은 지방자치단체의 골칫거리다. 정부와 지자체가 2014년부터 이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꾸는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을 벌이고 있다. 벌써 전국 25곳이 활력을 되찾았다. 흉물로 전락했던 소각장, 병원, 창고 등이 시민들에게 문화의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서울신문이 그 현장을 찾았다. 첫 회는 충북 청주의 동부창고다.
  • 붉은불개미, 국내 정착했나…항만 벗어나 안산·대구서 잇따라 발견

    붉은불개미, 국내 정착했나…항만 벗어나 안산·대구서 잇따라 발견

    대구 아파트 건설현장서 830마리지난해 9월 이후 항만 등서 7차례 정부 “국내 생태계 확산은 아냐”독성은 말벌보다 약하고 꿀벌과 비슷국내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충인 붉은불개미 1000여 마리가 경기 안산 물류창고에서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에는 대구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번식 능력을 가진 여왕개미 등 붉은불개미 군체가 확인됐다. 붉은불개미가 주된 유입경로인 부산항, 인천항 등 항만을 벗어나 이미 전국으로 퍼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부산항에서 국내 처음 붉은불개미를 확인한 이후 최근까지 주요 항만을 중심으로 예찰·방역 활동을 강화했지만 생존력과 번식에 강한 해충의 확산세를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8일 안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안산 단원구 반월공단의 스팀청소기 전문 제작 업체의 물류창고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안산시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과 현장 조사를 한 결과 붉은불개미로 확인됐다. 개체 수는 약 1000마리다.개미들은 이 업체가 중국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제작해 들여온 무선청소기를 적재한 컨테이너 안에서 발견됐다. 해당 컨테이너는 지난달 8일 중국 광둥에서 출발해 같은달 10일 인천항에 도착한 뒤 이날 오전 6시 20분쯤 안산 물류창고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긴급 방제에 나서는 한편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대구 북구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 보관 중이던 조경용 중국산 석재에서 붉은불개미 군체가 발견됐다. 신고 당시는 일개미 7마리만 보였지만 국립생태원,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10명의 전문가가 조사한 결과, 여왕개미 1마리, 공주개미 2마리, 수개미 30마리, 번데기 27마리, 일개미 770마리 등 약 830마리 규모의 대량 군체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붉은 불개미가 물류차량 등을 통해 전국에 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붉은불개미의 여왕개미는 하루에 알을 1500개까지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식환경이 좋으면 25만 마리 규모의 군체로 커질 수도 있다.그러나 정부는 붉은불개미가 국내 생태계로 확산되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18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행정안전부, 관세청 등 6개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정부는 “항구, 보세창고 등 국경지역 외부에서 여왕개미를 포함한 대량 군체가 발견된 것은 우려스럽지만 하역 후 개미가 발견된 장소로 이동된 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비행(여왕개미와 수개미의 짝짓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부는 부산항, 인천항, 평택항, 광양항 등 중국, 미국 등 불개미 분포지역의 화물이 주로 수입되는 10개 항만을 집중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예찰과 방역을 강화해왔다. 국내에서 붉은불개미가 관찰된 것은 지난해 9월 28일이었다. 부산항 감만부두 야적장 시멘트 틈새에서 1000여 마리 규모의 군체가 발견됐다. 지난 2월 19일에는 인천항 보세창고에 보관 중이던 수입 고무나무묘목에서 1마리의 붉은불개미 일개미가 발견됐다. 당국은 중국 푸젠성에서 유입된 개체라고 파악했다.지난 5월 30일 부산항 허치슨부두에 수입 대나무를 적재한 컨테이너 내부에서도 중국 푸젠성에서 유입된 붉은불개미 2마리가 발견됐다. 지난 6월 18일에는 평택항 컨테이너부두의 야적장 시멘트 틈새에서 붉은불개미 700여 마리가 발견됐으며 이틀 뒤인 20일에는 부산항 허치슨부두 야적장 시멘트 틈새에서 정착을 시도하는 3000여 마리의 대량 군체가 발견됐다. 지난 7월 6일에는 인천항 컨테이너터미널 부두의 야적장 시멘트 틈새에서도 770여 마리 1개 군체가 확인됐다. 3~6mm 크기의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의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으로 지정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월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곤충이다. 남미가 원산지이나 미국, 호주, 뉴질랜드, 대만, 필리핀, 중국 등으로 퍼져 나갔다. 붉은불개미 엉덩이 침은 솔레놉신 성분이 있어 피부에 쏘이면 불에 데인 것처럼 통증이 있고 가렵다.침의 독성은 말벌(이하 슈미트 독성지수·3.0~4.0)보다 낮고 꿀벌(1.0)보다는 높은 1.2 정도로 평가된다. 다만 사람에 따라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수 있어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소, 돼지 등 가축에 피해를 주거나 전선을 갉아먹는 등 산업시설도 훼손한다. 무엇보다 농작물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하여 수확량을 감소시킨다. 정부는 붉은불개미 확산 방지에 총력 대응을 할 방침이다. 공항, 항만 등 국경지역에서 발견될 경우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관세청이, 주택가나 도심지에서 발견되면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대응하되 부처간 긴밀하게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붉은불개미 의심개체를 발견했다면 전화 044-201-7242 또는 054-912-0616으로 신고하면 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제46회 범음악제, 10/6~10/13 대구·전주·제주·서울서 개최

    제46회 범음악제, 10/6~10/13 대구·전주·제주·서울서 개최

    제46회 범음악제(Pan Music Festival)가 10월 6일 대구, 전주 공연을 시작으로 13일 서울 공연까지 7일 간 국내 4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한국위원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및 해외 작곡가의 작품과 위촉 작곡가의 작품 등 총 31 개 작품이 소개된다. 이와 함께 지난 7월부터 9주간 진행되었던 어린이 창작음악 프로젝트 OPUS1 음악회를 통해 미래의 작곡가를 꿈꾸는 어린이들의 작품이 발표된다.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번 음악제의 무대는 전국 규모의 음악제로 10월 6일은 대구콘서트하우스와 전주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음악회를 개최하며, 7일 제주대학교 콘서트홀,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 동안 3회의 공연이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게 된다. 특히 올해는 독일의 청소년현대음악연주단체인 ‘LJNM Thühringen’을 초청하여 음악회를 개최하고, 어린이 창작음악 프로젝트 OPUS1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등 클래식 창작음악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각별한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국제교류의 일환으로 진행된, 일본작곡가협회의 작품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곡가 3인의 작품이 음악제 기간에 연주된다. P.부르디외가 ‘음악’을 대표 사례로 든 사회적 차별의 ‘구별짓기’ 즉, 교육, 특권, 계급화 이론은 여전히 문화와 정치, 경제관계를 다루는 이론분석에 대부분 인용되고 있고 현대음악 역시 고전음악과 더불어 지식층 차별화로 비판받아왔다. 그러나 20세기말부터 ‘음악잡식성(R.피터슨)’ 즉, 팝, 힙합, 클래식, 현대음악을 다양하게 소비하는 지식인의 음악소비양태로 인하여 음악의 ‘구별짓기’가 곧 사회적 차별이라는 등식이 무너지는 ‘계급적 전도’가 주목되면서 단지 음악계 뿐 아니라 사회학 등 기존 지식체계에도 충격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2010년대에 접어들어 양극단적 혐오, 분노가 노골화되는 사회현상의 분석, 대안을 찾지 못하자 급기야 감정이 직접 표출되는 세상에 대해 인식이 아닌 ‘감정’에서 사유의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노력, 특히 ‘음악’적 사유를 비음악적 사회이론 전반에 도입해야 한다는 시도가 영국, 독일 등에서 시작되고 있다. ‘세계질서가 붕괴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질서를 고찰하기 시작한다’는 울리히 벡의 말이 현실이 되고만 것이다. 항상 우리 곁에 유령처럼 붙어 다니고 집단행사의 첫머리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음악이라는 감정양식은 ‘구별짓기’ 특권이 아닌 감정사회의 대안을 찾아가는 첫 실마리로서 사회학, 인류학 등 학문과 지식창고를 개방하는 임무가 눈앞에 와 있다. ‘음악숭배’(P.라쿠라바르트)라는 음악의 매혹과 그 일면의 음악상품화라는 이중구속의 심화 속에서 창작음악은 정말 사회이론적 대안 찾기를 횡단하고 강박적으로 물화되어가는 삶을 극복하는 필수영양소가 되어줄 수 있을까? 백승우(가천대 교수) 범음악제 운영위원장은 “범음악제는 매년 실험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시도를 통해 사회적 차별을 넘어선 남다른 음악제를 지향해왔습니다. 올해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다양한 편성의 창작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음악제를 기획하였습니다. 국내 4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음악제인 만큼 서로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중이 음악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함께 느끼고 소통하는 것이 이번 범음악제이기도 합니다.”라며 기획 방향을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헬무트 페터 랑(Helmut Peter Lang), 지오다노 브루노 도 나시멘토(Giordano Bruno do Nascimento), 요하네스 힐데브란트(Johannes Hildebrandt), 마코토 시노하라(Makoto Shinohara), 신 하시모토(Shin Hashimoto), 사토루 이케다(Satoru Ikeda), 데이비드 래퍼티(David F. Rafferty) 등의 해외 작곡가를 비롯하여 김광희, 김수호, 김영, 구자만, 박은경, 박정양, 백승우, 염미희, 이경우, 이문석, 이은화, 이일주, 이정연, 이재홍, 이한신, 이해미, 임승혁, 지성민, 정미선, 정승재, 최원석 등의 중견 작곡가 그리고 강상언, 박세종, 주은혜 등 신진 작곡가들의 작품이 연주된다. 또한 트리오 콘 스피리토, 화음챔버오케스트라, LJNM Thüringen, 대구 뉴 뮤직 앙상블, 앙상블 스턴 등 국내외 최고 연주단체가 함께하여 어린이 작곡가부터 국내외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창작 음악을 연주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참여적인 공감의 무대를 선사한다. 범음악제에 대한 자세한 공연정보는 국제현대음악협회 한국위원회 홈페이지(www.iscm.or.kr)와 범음악제 페이스북(panmusicfestival)를 통해 알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동 착취’ 논란 아마존, 최저임금 15달러로 인상

    ‘노동 착취’ 논란 아마존, 최저임금 15달러로 인상

    ‘노동 착취’ 논란에 휩싸였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다음달 1일부터 미국 내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약 1만 6800원)로 인상한다. 시가총액이 1조 달러에 육박한 세계 2위 기업이 ‘최고경영자(CEO)의 배만 불린다’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 CEO는 2일(현지시간) “우리는 비판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 경쟁자들도 (임금 인상에) 동참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아마존 직원의 최저임금은 그동안 근무지에 따라 11~12달러 수준이었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창고에서 일하는 정규직은 시간당 최저임금이 12.25달러, 위스콘신주 매디슨은 11달러다. 이번 조치로 미국 내 정규직 25만명과 임시직 10만명이 혜택을 보게 됐다. 베조스의 재산은 지난 7월 1500억 달러(약 168조원)를 돌파해 세계 1위 부자로 등극했다. 그러나 전 세계 아마존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소득은 열악한 작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WSJ가 지난 4월 평가한 아마존 직원의 중위 임금(전체 근로자를 급여 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값)은 연 2만 8446달러였다. 이는 S&P500지수를 구성하는 미국 기업 379개사의 평균인 6만 9205달러에 훨씬 못 미친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5일 베조스 CEO를 겨냥해 500명 이상 직원을 보유한 기업의 근로자가 생계를 위해 정부 복지 혜택을 받는 경우 그 금액에 상응하는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지원금 삭감으로 나쁜 고용주를 저지하는 법’(일명 베조스 저지법)을 발의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폭염·태풍 선제 대응… 마포구에 서울 첫 재난안전센터 만들 것”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폭염·태풍 선제 대응… 마포구에 서울 첫 재난안전센터 만들 것”

    “자연재해와 사회재난은 우리 삶을 위협하는 주요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행정의 예방기능을 100% 발휘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종합 컨트롤타워인 재난안전센터를 마포구가 서울 25개 자치구 최초로 구축하겠습니다.”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은 오는 8일 취임 100일을 앞두고 지난 27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상황과 재난이 발생했을 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사전 예방활동으로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재난안전센터를 임기 내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구청장 취임 100일 소감은. -구의원, 시의원으로 지내면서 마포구 공무원들을 많이 알고 있다. 좋은 분이 많음에도 혹여 복지부동적인 행태가 있을까 우려했는데 함께 일해 보니 대체로 적극적이고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많다. 외부적으로는 민원을 좀 더 빠르고 편하게 처리하려 하고 있는데 주민 평가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스럽다. 무엇보다 지난여름 유례없는 폭염과 태풍, 폭우 등으로 주민이 큰 불편을 겪는 것을 보면서 임기 내 재난·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재난·재해에 대한 선제적 대응 체제란. -행정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예방이다. 폭염, 태풍, 호우 등 자연재해와 화재, 폭발, 붕괴 등 사회재난은 우리 생활을 위협하는 최대 문제이다. 이에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재난대응센터와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사전 교육을 해 주는 안전체험관으로 구성된 재난안전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센터에는 각종 재난을 종합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재난안전상황실과 긴급구호물자를 비축하는 창고, 그리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재민이 임시로 지낼 수 있는 상설 이재민구호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평상시 관리 감독 업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가장 힘들거나 보람을 느낀 때는. -힘든 일은 아직 없다. 마포구민을 위해 구상한 일들을 공무원들과 함께 추진하고 실현할 때 가장 기쁘다. 선거 공약인 무상교복 제도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마포구가 내년부터 최초로 실시하는 게 대표적이다.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무상교복을 주기 위한 예산을 배정했다. 이는 구에서 선도해 전국으로 확산되는 국가사업이 될 것으로 본다. 시행 후 추이를 지켜본 뒤 내년 이후에는 고등학교 입학생들에게도 제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다른 역점사업은. -남북협력사업 지원이다. 마포구는 2013년 조례를 만들어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연 5000만원씩 적립해왔는데 이번 추경을 통해 내년 기금 예산을 늘려 총액을 5억원 정도로 확보하려고 한다. 그래야 남북화해 시대에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 수 있다. →구의원, 시의원을 지낸 바 있는데 의회와의 관계 정립 방향은. -의회는 존재 자체로 집행부인 구청을 견제하는 기능이 있다. 의회에서 예산 편성 제안이 들어오는 경우에도 구청은 타당성을 검토해 수용한다. 실제로 이번 추경에서 의원발의 예산이 7건 정도 있었는데 모두 수용했다.→마포는 구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데.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행정을 펴는 지방정부는 구민의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고 소통해야 한다. 구민이 원하는 것을 행정에 반영하고 바라는 것을 해결해 주는 게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민선 7기의 핵심 키워드를 소통과 혁신으로 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취임 후 마포구민 정책 소통 플랫폼인 ‘마포1번가’를 운영하고 있다. 마포1번가에 접수된 내용을 보면 재난상황 대비를 위해 시민안전체험관을 만들어 달라거나 홍대를 젊은층과 중장년층이 공감할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들어달라는 요청까지 내용이 다양하다. 소통 플랫품을 더욱 활성화시켜 정책 전반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서울시에 바라는 점은. -마포구가 추진하는 사업의 경우, 구민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지만 자치구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시비 등이 충분히 지원되면 구민을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 마포구에 맞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특별 교부금을 많이 주길 바란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최근 주민이 직접 조례 제·개정안과 폐지안을 제출할 수 있게 하는 등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도 표방해 왔듯이 지방분권의 핵심인 재정분권이 보장돼 지방의 자생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구체화되길 바란다. →향후 각오는. -행정은 무형의 가치를 유형으로 구체화해 주민 삶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주민이 바라는 것을 실현시키는 마포구의 ‘꿈 배달부’가 되려고 한다. 민선 7기 ‘소통과 혁신으로 더 크고 행복한 마포’를 실현하기 위해 저와 1500여 명의 마포 공무원들은 ‘따뜻한 가슴을 가진 행정가’로서 주민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월급쟁이 출신’ 성만기 원장이 말하는 수목원 40년“오늘 우리 한국 사람은 너무 바쁘게 급하게 삽니다. 오늘 일을 하면 내일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3년이나 5년 계획을 ‘장기 계획’이라고 우깁니다. 조급증 환자같이 살다 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키우니, 수목원을 하다 보니 시간의 의미를 체험합니다. 수목원은 최소 100년, 어쩌면 한 300년쯤 지나야 제대로 된 멋과 품격을 풍깁니다.” 수목원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 재벌도 기업가도 아닌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이 수목원을 멋있게 가꾸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3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소담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따라 향했지만 길가에 촘촘하게 선 전봇대와 얼기설기 걸린 전선이 눈에 거슬렸다. 수목원에 들어서 엔진을 끄자마자 성만기(73) 수목원장이 나왔다. 조성한 지 올해로 40년째인 이 수목원 앞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옥빛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름 그대로 작고 아담했다. 그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숲을 걸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나뭇잎은 여름 그대로였다. “저기 저 나무가 스트로보 잣나무입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 이 나무를 보고 반했지. 나무 대신 씨앗을 가져와 심었는데 저렇게 자랐습니다. 한 40년 자랐을까, 대한민국에서 아마 유일할 겁니다. ‘이스턴 화이트’라고도 해” 설명을 듣고보니 경기도나 강원도에서 보던 잣나무보다는 흰색이 강했고, 가지들이 피라미드처럼 층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다. “스트로보 잣나무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우리 생물자원이 풍부하다는 겁니다. 저건, 로보참나무야. 독일에선 ‘할아버지가 로보참나무를 심으면 손자가 벤츠를 탄다’는 말이 있지. 그만큼 목재 가치가 높거든.”국내 유일한 잣나무, 국내 최대 참나무 보유 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한 나무 앞에서 그가 걸음을 멈췄다. “이건 핀오크 참나무야. 국내에선 제일 클 겁니다. 손기정(1912~2002) 선생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하면서 받은 월계관이 사실은 이 핀오크 참나무 가지로 만든 거야. 손기정 선생을 기념해 서울 양정고등학교에도 저런 핀오크 참나무가 자라고 있지.” 이 나무 높이가 25m쯤 돼 보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뭇잎이 다른 참나무와는 달리 단풍나무처럼 들쭉날쭉 길게 갈라져 있었다. 그는 핀오크를 대왕참나무로 부른다며 그 유래를 설명했다. “1990년 중반 핀오크 참나무를 조달청에 우리말로 등재하기 위해 고민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국립수목원 조무연 박사와 의논했지요. 참나무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생각에 대왕 참나무로 명명했습니다. 목재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가을 단풍도 정말 아름답지요.” “대왕 참나무 이름도 지어···생물자원 풍요”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73년 대한항공에 공채로 입사했다. 승무직으로 4년가량 일하다 그만두고 나와 건축업과 자동차 딜러 등 개인 사업을 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황으로 1년여 만에 모두 ‘까먹고’ 1979년 대한항공에 재입사했다. 대한항공 재입사 1호다. 수석 사무장 15년과 객실이사(현재의 상무)를 지낸 그의 비행시간은 약 3만 시간에 이른다. 지구를 300바퀴쯤 돌았다. 전 세계 곳곳의 좋다는 곳은 다 가봤다. 2000년 퇴직하고 수목원을 가꾸고 있다. 왜 수목원을 할까. “두 발을 땅에 딛지 않고 하늘에서 승무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그만큼 깎아먹는 시간입니다.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 일하는 나의 시간, 나의 ‘우주’를 갖자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시간, 사색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국의 유명 식물원과 정원을 찾았습니다. 캐나다의 부차드가든, 영국의 큐식물원, 호주의 닐슨파크 등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지요. 그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소피스트 로드)’에서 영감을 얻고 수목원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철학자의 거리를 자양분 삼은 문인과 철학자가 많이 나면서 독일의 지적 수준을 높였지만, 하이델베르크보다 더 풍광이 좋은 제 고향 이곳은 궁색한 시골이었습니다. 이를 바꿔보고 싶었거든요.”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서 영감···고향 바꾸고 싶어서“수목원을 하는 데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자란 그의 개인적 특성도 작용했다. “씨앗을 지배해야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려 세계 곳곳에서 씨앗을 사 들였다. 소담수목원도 어린나무를 심는 게 아니라 씨앗을 발아시켜 성장시킨다. 수목원을 가꾸는데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린다. “요즘 길가 화단을 보면 꽃이 잘 핀 화초를 심는데 이건 1회용이예요. 1회용. 꽃이 시들면 파내 버리고 다른 화초로 갈아 끼우고···, 화초엔 인간의 이기심이랄까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도시의 욕망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그의 비판이 신랄하다. “한번은 뉴욕 외곽의 종묘상에 갔는데 파산으로 ‘땡처리’를 하는 거예요. 평소 400달러 하던 씨앗을 40달러에 팔기에 무작정 종류대로 사들였지요. 한 1330여종이 됩니다. 국내엔 없는 희귀 종자들이 많이 있었지요. 종자를 사기는 했는데, 어떻게 발아시키는지 몰랐고, 당시엔 발아시킬 곳도 없어서 1976년 경기도 광릉임업시험장(현재 광릉수목원)에 그대로 기증했습니다. 당시 내가 가진 재산의 전부였죠.” 지금도 국립수목원 종자표본실에는 ‘기증자 성만기’의 이름이 내걸려 있다. 외국 수종실을 만든 이로 기록돼 있다. 희귀종자 등 외국 씨앗 1330여종 국가기증 성 원장은 오솔길의 호젓함을 달래주는 새소리를 따라 걸으며 계속 설명해줬다.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평양 백화원초대소 앞에 심은 모감주나무”, “이건, 열매를 깨서 하천에 던지면 미꾸라지와 가재가 배를 뒤집고 뜬다는 때죽나무”, “이건, 밤에 잎이 오므라드는 자귀나무”, “이건, 6·25때 숲으로 피신한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준 돌배나무” 등등 숲 해설사처럼 들려줬다. “저기 보이는 저 참나무, 줄기에 검은빛이 도는 나무가 루브라참나무고, 그 옆에 저 잣나무는 변종이야. 학계에서 아직 이름을 붙여주지 못하고 있어요.”그의 수목원 프로젝트는 아들이 태어나던 1978년 시작됐다. “처음엔 고향 아버지의 밭뙈기 한쪽에 나무 씨앗을 뿌렸지요. ‘쓰잘데 없는 일한다’고 핀잔도 많이 받았습니다.” 할아버지대부터 살던 이곳 3만 5000평을 샀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외딴 오지여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땅값이 말 그대로 ‘껌 값’이었다. “여기에 수목원 한다고 땅을 사니 가까운 사람들이 저보고 ‘돌았다’고 했습니다. 땅을 더 살 작정이었는데 그만 1995년쯤 마산 진전면에서 여기까지 다리를 놓는다는 계획이 덜컥 나오더라고요. 땅값이 너무 뛰어서 수목원을 더 확장할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그때 다리(동진대교)만 놓지 않았더라도 이곳이 확 변했을 겁니다.” 고향 땅 사서 일궈···주말마다 나무 심어 주중에는 승무원으로 세계를 누비고 주말에는 스튜어디스였던 부인과 함께 내려와 종자를 뿌리고, 어린나무를 옮겨심고, 잡초도 맸다. 부부가 항공사 승무원이었으니 사천공항이나 김해공항을 통해 내려오기가 한결 수월했으리라 짐작된다. “가능하면 자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만 살리고 모두 베어낼 수는 없잖아요. 원래 이곳에 터를 잡았던 소나무, 밤나무, 물푸레나무, 칡덩굴 등등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4계절 다 아름다우면서도 주위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그런 수목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봄에 벚꽃 하나만 피면 좀 유치해 보이잖아요. 현재도 수목원을 한창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한 50~60년쯤 뒤에는 수목원다운 풍모를 보일 겁니다.” 현재 이 수목원에서 자라는 나무만 300여종이란다. 식물은 1000종 이상 심었다. “여기 수목원의 고성의 기후와 토양에 따라 어떤 식물이 가장 계절을 잘 나타내주느냐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명이고 정체성입니다.” 성 원장은 산책길을 따라 심은 어린 핀오크 참나무를 만지며 “아까 그 핀오크의 씨앗이 발아한 2세예요. 이네들은 고성이 ‘네이티브’인 핀오크입니다. 돈이 급할 때 내다 팔려고 길가에 심었습니다만···. 어릴 때는 볼품 없지만 크면 클수록 똑바로 서서 자랍니다. 나무에 기품이 있지요.” 이 수목원에 성 원장 부부의 전 재산이 다 들어갔다. 그러나 수목원이 미완성이니 아직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국내 유일이거나 국내 최고의 나무가 있는 수목원이 한편으론 경남의 얼굴이고 고성의 작품이지만 모두 고개를 돌렸다. 자연적 문화공간에 정부 돈은 1원도 들어가지 않았다. 부인 이상숙씨가 카페를 운영하며,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거든다. 수목원을 산책하다 카폐에서 마시는 차 한 잔에도 여유가 묻어났다.고향의 얼굴인데도 지원 없어···카페도 운영 “캐나다 부차드가든은 한 개인이 만들었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전세계에서 관람객들이 옵니다. 반면 우리나라 천리포수목원은 전세계 목련을 모았고 세계적인 작품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돈달라는 것도 아닌데 국가에서 이런 자원을 이용해 국익을 위해 활용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도 내가 죽고 나서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관심을 두고, 관리에 참여하면 지역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가 이 말을 하면서 목에 힘이 들어갔다. “형편상 사람을 데리고 쓸 수가 없어 제가 다 합니다. 요즘도 하루 평균 4~5시간 잡초를 속고, 씨앗을 거두고, 나무를 심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좋습니다. 카페가 문 여는 오전 10시30분 이전에 다 마칩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열정 이외는 식물과는 인연이 없다. “식물 공부, 책으로 혼자 했지요. 조경회사 만수원의 고 김명원씨, 천리포수목원을 세운 ‘미스터 밀러’(고 민병갈 원장), 충북 진천에 있는 영주농장 이영주 대표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한 창고에는 식물과 관련된 책으로 가득했다. 초창기엔 씨앗만 보고 어떤 특징을 지닌 나무인지 모르니 움이 트더라도 숱하게 죽었으리라. “멘토로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삼았습니다. 그 눈빛만 봐도 힘이 났습니다.” 그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멘토를 이야기할 때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느꼈을 벽, 고독과 고난 등이 묻어났다. 킹 목사가 멘토···“그 눈빛만 봐도 힘 솟아”성 원장은 산책 도중 중간에 칡덩굴 숲 옆에 서며 “아침이면 굴뚝새 수백 마리가 날아오릅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정글을 이룬 칡덩굴이 나무를 휘휘 감고 넘실거리고 있다. “이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생태계로 작은 우주입니다.” 몇 걸음 더 가다 “이게 백화등이라고, 담쟁이처럼 나무를 감고 올라가 5월이면 아주 향기로운 하얀 꽃을 피웁니다. 어떤 향수보다 더 달콤하고 향긋합니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선생님, 이게 나무를 휘감아 죽이는 것 같아 베어냈습니다’고 말해요. 몇 년 동안 정성 들여 팔뚝 굵기로 키웠는데, 너무나 안타깝지만, 기왕 베어낸 것, 제가 말을 못합니다. 들어와서 보는 것은 좋은데 제발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목원의 가치요? ‘종자 전쟁’이나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지구에 재앙이 닥쳤을 때 씨앗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씨앗저장소가 대표적이다.)는 아니지만 수목원은 훼손된 자연의 복원과 치유입니다. 오늘 일하고 내일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조급한 세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수목원에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될 것입니다. 수목원은 시간이 갈수록 진가가 발휘되죠. 그게 느리게 산다는 것, 여유롭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만족합니다.” 산책하던 성 원장이 엎드려 작은 루브라참나무 옆에 우거진 잡초를 손으로 뽑아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이지만 한 자리에 우뚝 서서 수백년을 지키는 거목같은 수목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고성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中 문화혁명 때 파괴된 삼학사비, 복제비마저 잡목에 묻힌다

    中 문화혁명 때 파괴된 삼학사비, 복제비마저 잡목에 묻힌다

    우리 민족 최대 치욕 중 하나를 꼽는다면 ‘삼배구고두’(3번 절하고 9번 머리를 조아리는 항복 의식)로 불리는 1636년 병자호란 때 인조의 남한산성 항복이다. 이때 침략국 청나라에 항복하거나 청과 화의를 맺는 것을 끝까지 반대하다 중국 선양(瀋陽)으로 끌려가 처형된 세 신하 오달제·홍익한·윤집이 있었다. 이들의 충절 및 절개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삼학사비’가 선양 외곽 한 창고와 풀숲에 방치돼 잊혀 가고 있다. 역사를 망각하면 미래가 없다고 한다. 선양에 방치된 삼학사비를 지난 22일 찾아봤다.●요녕발해대학 설립자 천문갑 학장 숨져 폐교 아스팔트 도로를 벗어난 택시는 덜컹거리며 10분여 인적이 끊긴 선양시 허핑구 경진로 재개발지역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왼쪽으로 폭 6m 철문이 나타났다. 그 너머로 예쁘장한 5층짜리 건물이 보였으나, 가까이 다가설수록 손질이 많이 필요해 보였다. 조선족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중국 내 유일한 ‘요녕발해대학’ 본관이다. 설립자인 천문갑(조선족 과학자) 학장이 2009년 지병으로 숨지면서 문을 닫았다. 철문 안으로 들어서자 50대 후반 남성이 본관 안으로 안내했다. 쇠사슬로 잠금장치를 한 낡은 여닫이 쌍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은 복도가 나왔다. 복도 양쪽 가득 종이 상자가 쌓여 있다. 왼쪽은 매점이다. 상자를 치워 가며 복도 끝 오른쪽 방문 앞에 이르자, 비로소 ‘전시실’이란 푯말이 보였다. ●발견된 비신은 요녕발해대학 전시실에 보관 잠기지 않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벽면 가득 사진과 설명문이 붙어 있다. 그 한가운데 비스듬히 깨져 나간 육중한 비석이 붉은 테이블보 위 유리관 안에 누워 있다. 삼학사비다. ‘비두’라 불리는 머리 부분은 중국 문화대혁명기(1966~1976년) 때 훈허강변에 버려진 뒤 발견되지 않고 있고, 몸체 격인 ‘비신’만 발견돼 보관 중이다. 13년 전 사비를 털어 이 전시실을 꾸민 김용규(60) 전 요녕발해대학후원회 비서실장이 전등을 켜고 삼학사비 앞에 서서 한참을 묵념했다. 착잡한 그의 표정에서 삼학사가 느꼈을 망국의 설움이 보이는 듯했다.건물 밖으로 나와 왼쪽 풀숲을 더듬거리며 들어가 보니 거대한 비석이 나타났다. 높이 390㎝, 가로 83㎝, 두께 26㎝의 삼학사비 복제비이다. 2005년 허창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와 계룡건설 도움으로 2개의 복제비를 만들었다. 1기는 그해 6월 국내로 옮겨져 8월 31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큰마당’에 세웠으며 다른 1기는 지금의 위치에 자리잡았다. 농가의 주춧돌로 사용될 뻔했던 원비(비신)는 앞서 봤던 요녕발해대학 내 전시실 유리관 안에 보관하고 있다. 복제비가 세워진 곳은 13년 전 깔끔했던 공원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아카시아 등 잡목과 사람 키보다 높게 자란 잡초로 뒤덮여 있다. 정문 경비원이나 학교 관리원이 한 시간이면 정리정돈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 대학 설립자 유가족들이 삼학사와 삼학사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청태종은 1636년 조선을 침략해 2개월 만에 남한산성 삼전도에서 인조의 항복을 받아냈다. 철군할 때 약 60만명의 우리 백성을 포로 또는 노예로 끌고 갔다. 당시 조선 인구는 200만명 내외로 추정된다. 소현세자 부부와 봉림대군 부부, 항복하거나 화친을 반대한 오달제·홍익한·윤집 등 신하 셋(삼학사)도 선양으로 끌려갔다. 신하가 되라며 고문하고 회유하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처형했다. 청태종은 그러나 삼학사의 굳은 충절과 절개에 감동해 ‘삼한산두’(三韓山斗)라는 휘호를 내리고 비와 사당을 세워 매년 제를 지내 삼학사의 넋을 위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한’은 조선을 의미하고 ‘산두’는 삼학사의 정신이 태산처럼 크고 북두칠성처럼 변함없이 빛난다는 뜻이다. 청태종이 세운 비는 세월이 흘러 청이 멸망하면서 사라졌다가 일제강점기인 1933년 오달제 선생 후손 등에 의해 머리 부분이 발견돼 1935년 10월 항일운동의 한 방법으로 다시 중건됐다. 이후 모택동 집권 후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다시 파괴돼 선양을 가로지르는 훈허강에 버려진 것으로 전해진다.●3년치 급여 털어 비신 구입… 재중건 뜻 못이뤄 한동안 잊혔던 비는 1990년 비신 부분이 중국 농민에 의해 발견됐다. 중국인이 밭갈이하다 발견한 바위를 주춧돌로 사용하려다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알고 문밖에 내놨다. 중국 에서는 글이 새겨진 돌은 집 안에 두지 않는다. 길을 지나던 조선족 교원이 비문을 보고 중국 당국에 보관해 달라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학사가 중국의 역사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절됐다. 다행히 당시 랴오닝대학 교수이자, 중국 조선족과학자협회 천문갑 부이사장이 3년치 급여를 들여 구입해 보관해 오다 1992년 요녕발해대학을 설립하면서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천 학장은 선양 일대 동포 유지들을 모아 삼학사비 재중건 등을 위해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주변 도움으로 복제비 2개만 만드는 데 그쳤다. 김 전 비서실장은 “순국열사들의 행적을 찾고 기억하는 것은 후손들의 마땅한 책무”라며 안타까워했다. 글 사진 선양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8) 백화점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현대백화점그룹 경영인들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8) 백화점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현대백화점그룹 경영인들

    ‘기획통’ 이동호 그룹 부회장은 정지선 회장의 최측근‘재무통’ 장호진 그룹 기조본 사장, 계열사간 ‘조정자 역할’‘영업통’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 신규사업확장에 진력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을 보좌하는 전문 경영인들이 각 계열사 대표를 맡는 책임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들어 본업인 백화점을 넘어 패션·가구·랜털 등 신성장 동력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이동호(62)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광주제일고와 조선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입사 이래 줄곧 기획과 재무 관련 업무를 맡아온 기획·재무통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기획조정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했으며, 지난해 그룹 부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합리적인 판단력을 바탕으로 ‘선(先)안정 후(後)성장’ 기조 아래 추진되고 있는 M&A 전략과 조직문화 혁신 등 정지선 회장의 경영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측근이다.  장호진(56)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장(사장)은 부산 동인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현대백화점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관리통이다. 현대홈쇼핑 관리담당 이사,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 기획조정본부 부본장 등을 거쳤으며, 지난해 기획조정본부장에 올라 현재 계열사간의 조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진주고와 부산대 사회학과를 거친 박동운(60) 현대백화점 사장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영업통이다. 목동점장, 무역센터점장, 압구정본점장, 상품본부장을 맡은 뒤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으며, 백화점·아울렛 증축 및 신규 출점 등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찬석(57) 현대홈쇼핑 사장은 이천고와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백화점 사업개발팀장과 기획담당 상무를 거쳐 지난 2011년 현대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영업본부장과 공동대표(부사장)를 맡았으며,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홍진(54) 현대그린푸드 사장은 경북고-서울대 농경제학과-서울대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그룹내 ‘엘리트’다.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무역센터점장, 영업본부장을 맡았으며, 지난 2015년 현대그린푸드로 옮겨 공동대표직(부사장)을 수행했다.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현재 케어푸드 사업 확대 등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에 힘쓰고 있다.  김화응(59) 현대리바트 사장은 대성고와 숭실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현대H&S 법인사업부장과 현대H&S 대표 등을 거쳐 지난 2013년부터 현대리바트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인 ‘윌리엄스 소노마(WSI)’ 브랜드를 국내에 처음 도입하는 등 현대리바트의 고급화와 B2C 중심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015년 설립된 현대렌탈케어 대표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김형종(58) 한섬 사장은 명지고와 국민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잠, 상품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2년 한섬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국내 브랜드 고급화와 온라인 사업 강화 등 유통채널 다각화에 힘쓰고 있는 중이다.  유정석(56) 현대HCN 대표(부사장)는 거창고-영남대 경영학과-연세대 대학원 방송영상학 석사학위를 거쳤다. 10년 넘게 HCN에서 일한 정통 케이블맨으로, HCN 경영지원실장, 전략기획실장, 영업본부장, 공동대표 등을 거쳐 2015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프리미엄 원희캐슬 고덕신도시’ 상업시설 희소성·입지·차별화 고루 갖춰 ‘눈길’

    ‘프리미엄 원희캐슬 고덕신도시’ 상업시설 희소성·입지·차별화 고루 갖춰 ‘눈길’

    금리인상 및 대출규제 등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한 기류에도 불구하고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이 가운데 지식산업센터 내 상업시설에 대한 인기가 눈에 띈다. 지식산업센터 내 상업시설은 입주기업 및 인근의 근로자 수요를 독점으로 누릴 수 있다는 점과 희소성이 장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식산업센터 내 상업시설은 일반 도심에 위치한 불특정 다수의 수요가 아닌 구매력 높은 기업체 관계자들이 주요 고객층이어서 상권 활성화가 쉽다. 또한 지식산업센터 내 상업용지비율은 전체 연면적의 10% 내외로 낮은 편이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내부 업종도 편의점이나 식당, 문구점, 카페 등 업무와 연관되는 업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업종이 겹치지 않도록 MD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 독점성도 일정 이상 보장돼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상업용지비율뿐만 아니라 지식산업센터 자체가 들어서기 힘든 입지라면, 그 어느 곳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부동산 투자전문가는 “지식산업센터의 입지여건과 상업시설의 특화 여부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현저할 수 있으니 기업체 밀집 지역이나 상업시설의 규모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에 평택 고덕신도시에 공급 예정인 ‘프리미엄 원희캐슬 고덕신도시’의 상업시설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를 지을 수 있는 지원시설용지 비율이 4%로 낮은 고덕신도시 1단계 개발용지에 들어선다는 ‘희소성’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인접한 ‘입지여건’ 그리고 상업시설의 ‘차별화’가 골고루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총 120만평 규모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도보 3분 거리(300m)에 위치해 있고 바로 옆에는 삼성전자 협력사인 ‘도쿄일렉트론코리아’ 사옥이 건설될 예정이어서 이들의 배후수요를 독점할 수 있다. 또 평균적인 지식산업센터 연면적 대비 상업시설 비율 비교 시, ‘프리미엄 원희캐슬 고덕신도시’의 상업용지비율은 약 11.7%에 달해 희소성과 프리미엄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수요자들을 사로잡는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실사용에 효율적인 다양한 면적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내·외부 이용 고객의 이동 동선을 고려한 배치로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내부 광장, 데크 설치 및 단지 내 출입구 바로 앞에 내측 최대 폭 7.2m의 스트리트형 상가가 배치되며, 지상 1층 상업시설 전면에는 테라스를 제공한다. 또 선큰광장을 조성하여 외부인구를 자연스럽게 내부로 유도할 수 있도록 했고, 지하층의 접근성을 개선하여 전반적인 상업시설의 가치 상승을 꾀했다. 교통환경도 눈에 띈다. SRT 지제역, 1호선 서정리역과 가깝고, 지제역 이용 시 두 정거장만으로 서울로 오갈 수 있다. 또 경부고속도로 안성IC, 평택제천고속도로 등도 인접해 있어 풍부한 유동인구의 흡수도 가능하다. 고덕신도시 지원 3-1-2BL에 들어서는 ‘프리미엄 원희캐슬 고덕신도시’는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식산업센터와 업무시설, 상업시설, 창고 등을 함께 갖춰 공급될 예정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소형 평형부터 중형 평형까지 다양한 면적으로 구성되며,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발코니, 회의실 등 특화설계 또한 함께 적용될 예정이다. ‘프리미엄 원희캐슬 고덕신도시’의 홍보관은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 동탄대로에 위치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말다툼 중 “입 닫게 해주마”…휘발유 뿌리고 불지른 60대

    말다툼 중 “입 닫게 해주마”…휘발유 뿌리고 불지른 60대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26일 식당에서 옆 자리 손님과 말다툼을 하다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상)로 A(62)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8시 45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던 중 옆자리에 있던 손님과 시비가 붙어 말다툼을 하다 ‘입을 닫게 해주겠다’며 자신의 집 창고에 있던 휘발유 20ℓ를 식당에 들고 와 뿌린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불이 번지면서 A씨와 식당에 있던 손님 3명 등 모두 4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식당안이 모두 불에 탔다. 당시 식당안에는 주인과 손님 등 1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신고를 받고 소방대와 119 구급차 등이 급히 출동해 화상을 입은 사람들을 병원으로 옮기고 10분여만에 불을 껐다.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마성의 기쁨’ 이호원-이주연, ‘쌈’에서 ‘썸’으로 “이상 기류 포착”

    ‘마성의 기쁨’ 이호원-이주연, ‘쌈’에서 ‘썸’으로 “이상 기류 포착”

    “그러다 정든다!” ‘마성의 기쁨’의 애청자들이 성기준(이호원 분)과 이하임(이주연 분)의 관계 발전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연일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드라맥스, MBN 수목드라마 ‘마성의 기쁨’ (극본 최지연, 연출 김가람, 제작 IHQ, 골든썸)에서 성기준과 이하임은, ‘공주 커플’이라 불리는 공마성(최진혁 분)과 주기쁨(송하윤 분)을 잇는 또 하나의 축이다.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으르렁댄다. 허세에 찬 이하임은 자신의 눈에는 무명에 가까운 성기준은 관심 밖이다. 반면 자신감을 똘똘 뭉친 성기준은 허당기 가득한 이하임이 높은 콧대가 우습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런 생각과는 달리 ‘이상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상류층 모임인 오드볼 파티에 간 두 사람은 뜻하지 않게 와인 창고에 함께 갇히고 만다. 서로를 탓하며 투덜대던 두 사람. 하지만 성기준은 와인 창고의 냉기 때문에 추워하는 이하임을 위해 상의 재킷을 벗어서 건넸다. 그리고 와인을 진탕 마시고 취한 두 사람은 다음날 포개 잠든 채 매니저들에게 발견된다. 두 사람은 각각 주기쁨과 공마성을 향한 남다른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주기쁨과 공마성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키워가고 있어, 성기준과 이하임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기대할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 사이에 과연 핑크빛 무드가 흐를 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성의 기쁨’은 신데렐라 기억장애를 앓는 남자 ‘공마성’(최진혁 분)과 누명을 쓰고 나락으로 떨어진 톱스타 ‘주기쁨’(송하윤 분)의 황당하지만 설레고, 낯설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마성의 기쁨’ 7회는 내일(26일) 저녁 11시, 드라맥스와 MBN에서 동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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