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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 이름 ‘아돌프’라고 지은 영국 극우단체 조직원 부부 유죄 선고

    아기 이름 ‘아돌프’라고 지은 영국 극우단체 조직원 부부 유죄 선고

    영국의 한 부부가 아이의 이름에 독일 나치 독재자의 이름인 아돌프를 넣는 등 극우 활동을 펼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이 몸담아온 ‘내셔널 액션’은 영국 정부가 2016년 극우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활동을 금지한 조직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체포된 영국 창고경비원인 아담 토머스(22)와 포르투갈 출생 사진작가 클라우디아 파타타스(38·여) 부부는 이날 4명의 다른 조직원들과 함께 불법 극우단체 활동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버밍엄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이들 모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다음 달 안에 구체적인 형량이 정해질 예정이다. 토머스는 백인우월주의 ‘쿠 클럭스 클랜’(KKK)을 상징하는 가운을 입고 아기를 안고 있거나 클라우디아, 아기와 함께 나치 깃발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경찰은 이날 언론에 이 사진들을 공개했다. 또 부부는 히틀러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아이의 중간이름을 아돌프로 지었다. 내셔널 액션은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조 콕스 영국 노동당 의원을 살해한 극우주의자 토머스 메어를 찬양해 불법단체가 됐지만 지하로 스며들어 활동을 이어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문재인 정부 손에 넘겨진 ‘국민연금’ 폭탄, 이번에는?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문재인 정부 손에 넘겨진 ‘국민연금’ 폭탄, 이번에는?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후 복지부는 다음 달인 12월을 목표로 개편안 수정에 들어갔는데요. 국민연금은 돈을 벌 때 매 달 보험료를 내고 나이가 들어 기본적인 생활도 못하게 됐을 때 매달 돈을 돌려받는 ‘사회보장제도’입니다. 보통 가입 때부터 만 60세가 되기 직전까지 돈을 내고, 출생연도에 따라 다르긴 한데 만 61~65세부터 돈을 받기 시작하죠. 가입기간이 얼마나 오래 됐는지, 그리고 자신의 일생 소득에 따라 매달 받는 돈은 다릅니다. 그럼 국민연금이 왜 갑자기 이슈가 됐을까요. 국민연금법 시행령 11조를 보면 복지부는 5년마다 국민연금 운영 계획을 새롭게 짜야 합니다. 계획에는 국민연금 재정 전망 그러니까 언제 연금이 다 소진되고, 보험료를 얼마나 더 받아야 하는지 등이 포함되고요. 법에 따르면 이 내용을 9월 말까지 대통령 승인을 받아서 10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올해 2018년이 그 계획을 짜는 해이고 9월 말에서 시기는 좀 넘겼지만 대통령한테 절차에 따라 보고를 했는데 재검토하라고 지시가 내려온 거죠. 그렇게 자연스레 사람들 관심도 쏠린 겁니다. 복지부가 보고한 초안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 안은 최대한 쌀을 많이 거두고, 대신 미래에 국민들에게 돌려줄 쌀의 양은 줄이는 겁니다. 그럼 창고에 쌀이 자연스레 쌓이겠죠. 두 번째 안은 이것과 반대의 개념인데요. 쌀을 거두기는 거두되 적당량만 거두고, 미래에 국민들에게 돌려줄 쌀의 양은 최대한 늘리는 겁니다. 창고에 쌀은 아무래도 첫 번째 안보다 남아나지 않겠죠. 결국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화가 우선’이냐, ‘국민들의 노후소득 보장이 먼저’이냐 차이입니다. 복지부는 문 대통령에게 이 두 가지 안을 다 보고했는데 청와대는 “전반적으로 두 가지 안 모두 국민들에게 거두는 쌀의 양이 많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재검토 지시를 내린 겁니다. 국민들에게 최대한 부담을 안주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본거죠. 제가 쌀에 비유해 설명했지만 여기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입니다. 소득대체율은 노후에 매달 연금으로 받게 되는 액수를 뜻합니다. 소득대체율이 45%라면 우리가 직장 다닐 때 벌던 돈의 45%를 매달 연금으로 받게 된다는는 말이죠. 보험료율은 현재 9%의 적용해 설명해보면 직장인 가입자의 경우 월 3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있으면 회사가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니까 제외하고 월 13만원 5000원을 내는 겁니다. 앞에 제가 설명 드린 상황에 대입해보면 나중에 국민들이 받는 쌀의 양이 소득 대체율, 곳간에 쌓아놓은 쌀이 보험료율이 되겠죠. 현재 복지부가 내달 말을 목표로 부랴부랴 안을 다시 만들고 있지만 최근 연금 전문가이자 문재인 캠프에서 복지공약을 주도한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사회수석으로 임명된 것에 보다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 수석이 예전부터 계속 주장한 게 소득대체율은 현재 45%에서 50%까지 늘리자, 그런데 보험료율 인상은 최대한 자제하자는 거거든요. 청와대가 복지부의 안을 거부하며 제시한 방향과 비슷하죠. 보험료 인상이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청와대가 했잖아요. 국민연금이 출범한지 30년이 됐습니다. 3%로 시작한 보험료율은 1998년 9%로 오른 뒤 20년째 변화가 없습니다. 처음 70%였던 소득대체율도 지금까지 두 차례의 조정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만큼 다루기 어려운 문제라는 말이겠죠. 앞으로 국회에 제출될 정부안, 다양한 전문가안, 사회각계의 안을 놓고 제대로 개편논의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팟캐스트는 ‘팟빵’이나 ‘팟티’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 - 팟티 접속하기
  • 스마트 반지로 심장마비, 심근경색 미리 알아차린다

    스마트 반지로 심장마비, 심근경색 미리 알아차린다

    국내 연구진이 반지나 반창고 형태로 심장미바, 심근경색 등의 사전 징후를 미리 알아차릴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유승협, 유회준 교수 공동연구팀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유기포토다이오드(OPD)를 이용해 매우 적은 전력으로도 작동이 가능한 심박 및 산소포화도 센서를 만들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9일자(현지시간)에 실렸다. 심박이나 산소포화도 센서는 심장박동과 혈액 내 산소와 결합한 헤모글로빈 농도를 측정하는 기기로 건강상태를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생체 신호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LED와 포토다이오드를 이용해 만들어 병원용에서 운용하는 기기 뿐만 아니라 스마트 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에도 손쉽게 탑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소형화하면서 배터리 용량이 제한적이고 심박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강한 빛이 필요한데 이 역시 전력소모가 많아 장시간 모니터링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OPD가 OLED를 둥글게 감싸는 형태로 만들어 강한 빛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평균 소비전력은 0.03밀리와트(㎽)만으로도 작동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 같은 사용전력은 OLED와 OPD가 일렬로 배치된 기존 센서의 수 십 분의 1에 해당되는 것으로 24시간 작동시키더라도 1밀리와트시(㎽h)가 되지 않는다. 낮은 전력소모라는 장점 이외에도 유연하기 때문에 소형화가 가능해 스마트 워치는 물론 무선이어폰, 스마트반지, 인체 부착형 패치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구현시킬 수 있다.유승협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적은 전력으로 생체 신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건강 이상신호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건강보건 빅데이터와 연동시킬 경우 생체신호의 특정 패턴과 질병간 상호관계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여기는 중국] 中판 블랙프라이데이, 2분 만에 100억 위안 팔아

    1이 4개가 겹쳐 광군제(독신자의 날)로 불리는 슈앙스이(11월 11일) 행사가 시작된 지 불과 2분 5초 만에 100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이 행사는 지난해 100억 위안을 버는 데 3분 1초 걸렸던 시간은 1분 이상 단축한 것. 중국에서는 매년 11월 11일을 기념해 알리바바 그룹이 이끄는 대대적인 쇼핑 할인 행사가 진행된다. 톈마오(天苗), 타오바오(淘宝), 징둥(京东), 쑤닝(苏宁) 등 대표적인 온라인 업체와 18만여 곳의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따라서 이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도 부른다. 알리바바 그룹은 이날 자정을 기준으로 시작된 슈앙스이 행사가 시작된 지 4분 20초 만에 191억 위안의 판매액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해당 판매금액은 지난 2012년 실시했던 슈앙스이 기간의 총 판매액과 같다. 이들의 판매 수익금은 알리바바 본사가 소재한 항저우 일대의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집계된다. 해당 집계 금액은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서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확인할 수 있다. 또, 12분 14초 만에 362억 위안을 기록, 2013년 슈앙스이 행사 수익규모를 넘어섰다. 26분 03초 만에 500억 위안, 35분 17초 만에 571억 위안, 1시간 만에 672억 6천만 위안, 1시간 47분 만에 1천억 위안어치의 물건을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판매 성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점 등이 동시에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슈앙스이 행사에 참여한 국내외 브랜드의 수는 무려 18만 곳에 달한다. 하지만 불과 10년 전 슈앙스이가 처음 개최됐을 당시 27곳의 브랜드가 참여했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올해 슈앙스이 행사에 대해 ‘쇼핑 올림픽’이라고 지칭될 정도로 그 규모가 매우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행사가 시작되기 이전 71개 브랜드가 진행한 예약 판매 실적만 이미 1억 위안을 돌파했다. 해외 브랜드 참여도 올해 가장 높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 세계 75개국 1만9000개의 브랜드가 슈앙스이 온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했다. 알리바바 측은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외 거주 소비자를 위해서 올해 첫 국제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행사가 시작되기 이전 해외 창고 확보와 전용 항공기, 소형 항공기 등 19대의 항공기를 투입했으며 행사가 시작된 이후 러시아제 항공기 2대를 추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함께 올해 슈앙스이 행사 기간 중 몰리는 택배 물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리바바 측은 지난 10월쯤 물류 배송 직원 300만 명을 추가 고용했다. 또, 이들이 탑승할 택배 차량 20만 대와 물류 지점 20만 곳 등을 예약, 활용해 배송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몰린 주문 탓에 소비자들로부터 배송 지연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배송된 택배 건수는 13억 8000만 건으로 이 가운데 슈앙스이 기간 동안 발송된 택배 물량의 수는 8억 1200만 건에 달했다. 국가우정국 측은 올해 슈앙스이 기간 중 택배 물량은 18억 700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알리바바 측은 지난 2013년 총 판매액 350억 위안을 기록한 이래,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571억 위안, 912억 위안, 1207억 위안, 1682억 위안 등 가파른 성장을 달성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영등포 밀가루 공장, 82년만에 문화 공장으로

    영등포 밀가루 공장, 82년만에 문화 공장으로

    1936년 문을 연 뒤 82년간 서울 영등포역의 터줏대감이었던 밀가루 공장이 문화 공장으로 다시 태어난다.서울시는 1만 8963㎡(약 5700평) 규모의 문래동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도시재생 구상안을 6일 발표했다. 대선제분이 2013년 시설을 충남 아산으로 이전하고 나서 멈춰 있던 이 공장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당시 원형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 시는 공장의 상징적 시설물인 원통형 사일로(곡물 저장창고)와 대형창고 등 기존 건물을 최대한 유지·활용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할 예정이다. 우선 전체 23개 동 가운데 14개 동을 카페, 레스토랑, 상점, 역사박물관 등으로 만든다. 1936년 지어진 정미공장은 기획 전시장으로, 창고는 창업지원 공간과 공유사무실로 활용된다. 사무동은 제분 산업을 중심으로 서울 근·현대산업 역사를 기록하는 전시관으로 쓴다. 대형창고 건물에는 레스토랑과 갤러리 카페가 들어설 계획이다. 광장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행사와 문래동 예술인과 기술 장인이 참여하는 플리마켓, 공연이 열리게 된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 최초의 ‘민간주도형’ 도시재생사업이다. 대선제분 창업주 손자인 박상정 대표가 운영하는 아르고스가 사업비 전액을 부담해 재생계획 수립부터 리모델링, 준공 후 운영까지 맡는다. 시는 최소한의 도시재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보행·가로환경 등 주변 기반시설을 정비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이 산업화 유산의 원형을 살리고 문화의 가치를 덧입힌 서울시의 또 다른 도시재생 아이콘이자 문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뭍이 그리워 갯골 타고 온, 바다… 섬이 그리워 바다 물들인, 노을

    뭍이 그리워 갯골 타고 온, 바다… 섬이 그리워 바다 물들인, 노을

    바닷물이 갯골을 타고 육지를 드나듭니다. 갯벌 위로 게가 기어다닙니다. 서해 어느 해안가의 모습이 아닙니다. 경기 시흥 도심에 자리한 갯골생태공원이 보여 주는 풍경입니다. 잠깐, 갯벌이 아니라 갯골입니다. 갯골은 갯벌 사이를 뚫고 난 물고랑을 말합니다. 서해 바닷물은 하루 두 번, 갯골을 따라 시흥 땅을 적십니다. 바다가 땅을 그리워한 나머지 땅으로 향하는 길을 낸 것만 같습니다. 밀물과 썰물이 드나드는 갯골에는 농게, 방게, 흰뺨검둥오리, 칠면초가 어울려 살아갑니다. 겨울이 오면 도요물떼새를 비롯해 수많은 철새가 이곳에서 먹이를 찾고 숨을 돌리겠죠. 갈대의 황금빛, 물 빠진 갯골의 회색빛, 칠면초의 불그스름한 빛. 자연이 풀어놓은 물감에 눈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소금기 머금은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곳, 갯골생태공원에서 생동하는 갯골을 보았습니다.#도심에 난 바닷길, 갯골생태공원 갯골생태공원이 어떤 곳인지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시흥갯골을 이해하는 게 먼저다. 시흥갯골은 서해에서 밀려온 바닷물이 시흥 육지를 파고들며 낸 물길이다. 바닷물이 들어왔다 빠져나가기를 수천수만 번. 물이 쓸고 간 곳은 움푹 팼고 양옆에는 진흙이 쌓여 굽이굽이 급경사를 이뤘다. 이곳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내륙 깊숙이 들어와 있는 내만갯벌이기도 하다. 갯골생태공원은 갯골이 감싸 안은 공원이다. 염전체험장, 소금창고, 갯골생태학습장, 탐조대, 사구식물원 등 볼거리가 다채롭다. 사람이 쉬어 가는 공원은 게, 염생식물, 철새 등 다양한 동식물의 보금자리다. 시흥갯골 일대는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국가 해양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갯골생태공원에 우리가 보고 알고 지켜야 할 풍경이 있다. 생태공원은 부지가 넓지만 탐방코스가 나뉘어 있어 일정에 맞춰 움직이기 편하다. 흔들전망대, 염전체험장처럼 공원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을 추린 30분 코스부터 공원 인근의 자전거다리까지 다녀오는 3시간 코스까지 다양하다. 물론 갯골을 따라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며 풍경을 완상하는 것이 제일이다.#천일염 만들어 보는 염전체험장 생태공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염전체험장이다. 시흥시 내만으로 흘러드는 바닷물은 예부터 이 지역에 염전이 발달한 이유다. 1934년, 시흥갯골이 있는 경기만 일대에 우리나라 최대 규모 염전 중 하나인 소래염전이 만들어졌다. 148만㎡(약 45만평) 규모의 염전은 한때 우리나라 소금 생산량의 30%를 도맡았다. 일제의 야욕은 우리 땅에서 난 소금을 우리가 맛보지 못하게 했다. 일제는 소래염전에서 생산한 소금을 수인선과 경부선 열차로 부산항에 옮긴 후 일본으로 실어 갔다. 해방 이후에는 염전의 운영 주체가 국가에서 민간으로 바뀌었다가 소금이 과잉 생산되며 1996년 폐염전이 됐다.생태공원에는 80여년 역사의 소금창고 2채와 체험에 쓰이는 염전이 남아 있다. 염전체험장에서는 햇빛에 증발한 소금을 모아 천일염을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소금이 수북한 염전 체험장에 아이들이 둥그렇게 둘러서 있다. 밀대를 손에 쥐고 흩어진 소금을 한가운데로 그러모은다. 맨발로 소금도 밟아 본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느껴보지 못한 감각, 경험하기 드문 체험이다. #자연과 마주하는 갯골생태학습장 소금창고 뒤편, 갯골생태학습장은 갯골생태공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공간이다. 갯벌 위 나무 데크 관찰로를 따라 갯골에 사는 생물과 눈을 맞출 수 있다. 농게, 방게 같은 게 종류가 있는가 하면 칠면초, 퉁퉁마디처럼 소금기 있는 땅에서 자라는 염생식물 군락도 있다. 갯벌에서 먹이를 찾는 철새들도 해마다 시흥갯골에 들른다. 갯골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의 훌륭한 먹이터이자, 남반구에서 겨울을 나고 북반구에서 번식하려 매년 1만 5000㎞가 넘는 거리를 비행하는 도요물떼새에게 중요한 중간 기착지다.크고 붉은 집게발을 가진 농게 수컷이 갯벌 ‘구멍’에서 나타나자 아이들은 게 설명문을 절로 읽는다. 책이나 영상 콘텐츠가 따라잡지 못하는 생생한 자연 학습이다. 갯벌에 있는 크고 작은 구멍은 게와 지렁이 같은 저서생물이 사는 집, 서식굴이다. 갯골에 밀물이 차면 굴속에 들어가 있다가 썰물이 돼 물이 빠지면 굴 밖으로 나와 먹이활동을 한단다. 풀에도 단풍이 든 걸까. 1년에 7번 색깔이 바뀌어 칠면초라고 불리는 염생식물은 가을이면 붉은 자줏빛을 뽐낸다. 진흙투성이 갯벌에서 어쩜 이리 고운 물이 들었을까 너도나도 감탄한다. 사람 키만 한 갈대도 무성하다. 가을바람에 자기들끼리 부대끼는 소리가 시골에서 듣던 싸리 빗자루 소리 같다. 갯골생태학습장을 내딛는 걸음걸음에 가을이 따라붙는다.#바람 불면 흔들… 22m 높이 흔들전망대 공원의 랜드마크는 22m 높이의 흔들전망대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게 설계돼 흔들전망대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구조적으로는 안전하다. 전망대는 갯골 바람이 휘돌아 오르는 느낌을 나타내고자 나선형의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계단을 빙글빙글 돌아 6층에 오른다. 꼭대기에 이르자 도심에서 볼 수 있으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이 펼쳐진다. 자연과 사람이 스스럼없이 어울린 풍광이다. 물 빠진 갯골이 공원을 휘감아 돌고, 사람들은 억새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다. 아이들이 잔디밭에서 숨차게 뛰어노는 동안, 왜가리와 청둥오리는 갯골에 무리 지어 쉰다. 동식물에게 살 곳을 내어주고 사람을 불러 모으는 갯골. 갯골생태공원에 살아 숨 쉬는 자연이 있다.#신석기시대로 떠나는… 오이도 선사유적공원 1960년부터 오이도 곳곳에서 패총이 발견됐다. 안말패총, 소래벌배총, 신포동패총 등 오이도 전역 6개 지점에서 총 12곳이 발견됐으니 섬 전체를 유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총은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가 무덤처럼 쌓인 유적을 말한다. 그뿐 아니다. 신석기인들의 집터, 빗살무늬토기, 돌을 그물에 매달아 물속에 가라앉게 해 물고기를 잡는 데 사용한 어망추, 식기 등의 유물도 발굴됐다. 신석기시대부터 오이도에 사람이 살았다는 증거다. 이로써 시흥 오이도 유적은 중부 서해안에서 신석기시대 패총을 대표하는 유적이 돼 2002년 사적 제441호로 지정됐다.까마득한 선사시대 생활상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오이도 뒤편에 자리한 시흥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이다. 공원은 43만㎡(약 13만평) 규모의 선사유적지 부지를 단장해 올해 4월 문을 열었다. 얕은 구릉을 오르내리며 패총전시관, 억새길, 선사체험마을, 야영마을 등을 산책하듯 둘러볼 수 있다. 공원의 하이라이트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재현한 선사체험마을이다. 잔디밭에 갈대로 엮은 움집 여러 채가 늘어서 있는데 원뿔형의 무주식 움집부터 시흥 능곡동 움집까지 당시 주거 형태를 완성도 있게 재현했다. 밭을 갈아 농사짓는 사람, 빗살무늬토기를 굽는 사람, 움집에서 사냥한 고기를 손질하는 사람도 생생한 조형물로 되살아났다.#해·바다· 갈매기·바다냄새· 낙조… 일몰 명소 오이도 시흥 서남쪽의 섬이었던 오이도가 육지가 된 지 100년이 다 돼 간다. 때는 일제강점기인 1922년, 염전 개발을 위해 오이도와 안산시 사이에 제방을 쌓으며 오이도는 육지가 됐다. 누군가는 오이도에 볼 것이 뭐가 있냐고 한다. 그럼에도 오이도가 서울 근교의 당일치기 여행지로 끊임없이 거론되는 건 바다와 낙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글 이수린(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가는 길 :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나 제3경인고속화도로를 이용한다. 서해안고속도로 도리터널로 들어가 제3경인고속화도로를 따라가다 연성IC에서 ‘신천동, 시흥시청’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하중교차로에서 ‘부천, 시흥IC’ 방면으로 우회전하고 하중교차로에서 좌회전하면 갯골생태공원이다. →맛집 : 오이도 ‘빨강등대’에서 함상전망대로 가는 길가에 활어회,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 등을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조개포차(010-7338-7338)는 모차렐라치즈가 듬뿍 올라간 조개구이를 무한으로 낸다. 자연석돌판생오겹살(507-6670)에서는 돌판에 오겹살, 오리훈제고기, 전복, 새우, 주꾸미를 한데 구워 먹을 수 있다. →잘 곳 : 갯골생태공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갯골캠핑장(488-6998)이 있다. 부티크호텔K 오이도점(319-9598)은 서울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 용산의 오래된 골목엔 그들이 있었네

    용산의 오래된 골목엔 그들이 있었네

    서울 용산구가 조선 시대 얼음 창고가 있던 서빙고동의 오래된 골목과 그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사람들을 기록한 사진전을 연다. 사진전은 녹사평역 광장(3일까지)을 시작으로 서빙고동주민센터(5~9일), 청파동 카페 ‘마다가스카르’(21~25일),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아트비전 갤러리’(27일~12월 7일)에서 한 달여간 이어진다.이는 일종의 ‘마을 아카이빙’으로, 낡으면 낡은 대로 정감이 살아 있는 마을을 기록해 우리 시대의 삶을 전하려는 의도다. ‘공유·공감·공생’을 주제로 하는 전시에는 서빙고동 거리 사진 15점과 지역 어르신 화보 15점이 나온다. 국내 1세대 여행 사진작가인 신미식씨의 재능기부로 촬영됐다. 모델은 원로 영화배우이자 여성 발명가인 하상남(91)씨, 애국지사의 딸 양옥모(77)씨, 국제이발관 이발사 이상오(71)씨 등이다. 이현직 서빙고동장은 “지역의 오래된 거리와 어르신들 이야기를 담은 사진전을 통해 세대 간 기억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빙고동은 일부가 한남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을 앞뒀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韓 음식문화의 뿌리 ‘장 담그기’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韓 음식문화의 뿌리 ‘장 담그기’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콩을 사용해 메주를 쑤고 이를 된장과 간장으로 만드는 과정인 ‘장(醬) 담그기’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한국 음식문화의 뿌리인 ‘장 담그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고대부터 오랫동안 장을 담가 먹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점, 우리나라 음식 조리법이나 식문화에 관한 연구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한국의 주거문화·세시풍속·기복신앙·전통과학적 요소 등을 복합적으로 지니고 있는 점, 세대 간에 전승되어 모든 한국인이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각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전승하는 생활 관습이자 문화라는 점에서 김치 담그기(국가무형문화재 제133호), 제염(국가무형문화재 제134호)과 마찬가지로 특정 보유자나 단체는 인정하지 않는다.우리나라는 콩을 발효해 먹는 두장(豆醬) 문화권에 속한다. 삼국 시대부터 장을 만들어서 먹은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장을 따로 보관하는 창고인 장고(醬庫)와 직접 장을 담그고 관리하는 상궁인 ‘장고마마’를 두었다. 메주를 띄우는 과정을 거친 후 된장과 간장 두 가지를 만드는 점, 전년도에 쓰고 남은 씨간장을 이용하는 겹장 형식을 거친다는 점도 한국 ‘장 담그기’의 독창적인 부분이다. 문화재청은 30일 이상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선농단 향나무는 기억한다 풍년 기원하는 왕의 손길을 빼앗긴 봄 암울했던 세월을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선농단 향나무는 기억한다 풍년 기원하는 왕의 손길을 빼앗긴 봄 암울했던 세월을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6회 청량리(약령시의 기억) 편이 지난 27일 동대문구 휘경동·전농동·청량리동·제기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가을이 농익은 서울시립대에서 낙엽이 흩날리는 캠퍼스의 낭만을 만끽했다. 또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청량리 수산시장, 동부청과시장, 청량리 재래시장, 청과물도매시장, 서울약령시(경동시장) 등 끝도 없이 이어지는 5개 개별시장이 뭉친 슈퍼시장의 위용을 체감했다. 때마침 26일부터 이날까지 ‘제24회 서울약령시 서울한방문화축제’ 기간이어서 흥겨운 한방축제 분위기에 젖었고, 한방박물관 무료관람 혜택도 누렸다.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1호선 회기역에 집결한 투어단은 의병장 허위 장군의 호를 딴 왕산로를 따라 내려오다 110년 전통의 시조사를 보고 동광대장간을 들렀다. 떡 파는 가게가 즐비했던 떡전교를 지나 서울시립대에서 경농관과 자작마루를 둘러봤다. 사도세자의 능이 있던 배봉산은 건물과 아파트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청량리 육교 위에서 수십 갈래로 쪼개지는 철길의 행렬을 지켜본 뒤 청량리역~금강헤어라인~청량리청과물시장~서울약령시~제기동성당의 순서로 2시간 20분간의 바쁜 일정을 마무리했다. 해설을 맡은 김은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철저한 사전답사와 준비를 통해 만족스러운 투어를 선사했다. 서울시립대는 자작마루의 문을 열어줬고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동광대장간, 금강헤어라인의 장인으로부터 자부심 어린 뒷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곡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같은 아리아가 흐른 10월의 마지막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였다.청량리는 조선시대 한성부 동부 인창방 청량리계에 속하는 고요한 성 밖 동네였다. 1911년 경기도 경성부 인창면 청량리, 1914년 경기도 고양군 숭인면 청량리를 거쳐 1946년에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으로 자리잡았다. 서울과 경기도를 들락날락한 동쪽 교외(동교)였다. 겸재 정선이 남긴 ‘동문조도’(東門祖道)라는 진경산수화에 300년 전 동대문 밖 풍경이 등장하는데 낙산과 동망봉, 안암, 용마산 아래 동묘와 청량리 일대가 펼쳐져 있다. 조도란 길 떠나는 사람을 송별한다는 뜻이니 동대문 밖 청량리가 서울을 벗어난 첫 지점이라는 장소성이 내재돼 있다. 그러나 용두동·제기동·전농동 등 이른바 청량리 일대는 왕이 몸소 농사를 짓는 친경(적전)을 두고 제사를 모신 점에서 여타 교외 지역과는 격을 달리했다. 적전은 한성과 개성 2곳에 뒀는데 한성의 적전을 동적전, 개성의 적전을 서적전이라고 지칭했다. 김정호의 경조오부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고지도에 동적전을 안암천(성북천)과 정릉천 사이에 표시하고 있고 동적전의 관리청인 필분각이 있던 텃골과 곡식을 저장하던 창고마을인 창마을(倉村)이 오늘의 서울시립대 앞 전농로에 있었다. 선농단의 친농의례는 종묘제와 사직제, 환구제의 대사(大祀)에 이어 중사(中祀)의 위상을 가졌다. 조선 성종 6년(1475)에 적전의례가 처음 실행된 뒤 연산군, 중종, 명종, 선조, 광해군 때 1회씩 거행됐으며 이후 영조와 고종, 순종 때 자주 거행됐다. 선농대제가 끝난 뒤 소를 잡아서 참가자들에게 나눠 준 게 설렁탕(설롱탕)의 유래가 됐다. 청량리(淸凉里)는 신라 고찰 청량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청량이란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청량산에서 따왔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삼각산(북한산)에 청량사가 있다고 적었다. 또 고려 예종 12년(1117) 왕이 남경(서울)에 행차하면서 청량사에 머문 사실도 전한다. 세종 5년(1423) “태조의 공신은 청량사에, 태종의 공신은 승가사에서 주상의 탄신일에 장수를 기원하자는 재를 열자”는 세종실록의 기록으로 보아 조선 초 청량사의 격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청량사는 1897년 명성황후가 홍릉에 들면서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대한제국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선농단 일대는 참담한 변화를 겪는다. 고종은 영조 이후 100년 넘게 거행하지 않던 친경례를 부흥시켰고, 순종은 1909년과 1910년 두 차례 친경례를 행했지만 1908년 개정된 제사제도 칙령에 의해 선농단의 위패는 사직단으로 옮긴 뒤여서 사실상 폐지된 것과 다름없었다. 일제는 선농단 터에 느닷없이 잠업기술 및 기술자를 양성하는 잠업시험소의 전신 원잠종제조소를 설치했다. 또 1934년 경성여자사범학교 부지로 제공, 기숙사를 짓는 과정에서 원형을 잃었다. 일제강점기 선농단은 청량대(淸凉臺)라는 공원으로 훼손됐다.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책동이었다. 지금도 청량대라고 새겨진 빗돌 하나가 누워 있다. 광복 후 주민들이 넘어뜨려 울분을 달랬다고 안내문에 적혀 있다.선농단은 1950~60년대 서울사대부고나 서울사범대생들에게 개나리와 벚나무, 측백나무가 우거진 뒷동산으로 기억되고 있다. 선농단 터라는 사실은 알지 못하고 왕이 농사를 지은 장소 정도로 알았다. 휴식과 축제 장소로 사용했다. 대학신문 1961년 4월 27일자 ‘청량대 새 단장’이라는 기사에서 “왕이 백성들의 농사하는 모습을 살피려고 올라서곤 했던 청량대 비석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도록 그 위치를 옮긴다. 가장 큰 나무인 향나무에 중점을 두고 주위의 다른 나무들은 제거 혹은 이식시킨다”고 적혀 있다. 선농단 터는 제기동에 속하지만 1970년대까지는 제기동과 용두동 경계에 걸쳐 있었다. 이후 116개의 필지로 분할됐다. 우뚝 솟은 향나무 한 그루가 선농단의 존재를 말없이 증언하고 서 있다. 천연기념물 제240호로 지정된 높이 10m, 줄기의 둘레 2m에 이르는 600년 묵은 이 노거수는 다른 향나무처럼 휘어지지 않고 위로 곧게 자란 게 특징이다. 청량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청량리역, 588 집창촌, 서울약령시로 이름을 바꾼 경동시장 등이다. 주민의 삶이 아니라 외부인의 시각이다. 청량리의 두드러진 정체성은 철도이다. 청량리역은 1950~60년대 철도교통의 발달에 따른 도시적 확장 과정의 산물이다. 근대교통기관인 전차가 1899년 처음으로 홍릉까지 왕래했고, 수송의 중심이 전차에서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1968년 70여년간의 전차운행이 중단될 때까지 전차노선의 중심이었다. 1911년 경원선 철도가 일부 개통됐고 1939년에는 경춘선이 성동역(제기역)을 기점으로 운행된 데 이어 중앙선까지 연결되면서 청량리는 물자 유통과 여객 수송의 요충지이자 철도 중심지로 명맥을 이었다. 1974년 개통된 지하철 1호선이 근대 전차의 첫 목적지였던 청량리 궤도를 여전히 달리고 있다. 관사주택과 부흥주택, 도시 한옥, 시민아파트에 이르기까지 도심주변부 근대도시 주거지의 역할을 해냈다.서울약령시는 1000여 한의약 관련 전문 업소가 모여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약재 전문시장으로 전국 한의약 약재의 70%가 거래되고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서울의 문학3(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일시 : 11월 3일(토) 오전 10시~12시 ●집결장소 : 지하철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 앞 ●신청·안내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 개발 규제 오락가락… 기업 투자 길을 잃다

    개발 규제 오락가락… 기업 투자 길을 잃다

    자치단체가 오락가락하거나 경직된 행정을 펼쳐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31일 경기 파주 D업체에 따르면 파주시는 2016년 9월 운정역~능안리 간 도로 확장·포장 구역을 결정 고시했다. D사는 공장 일부가 도로구역에 포함되고 파주시로부터 보상금 수령 안내문까지 받자 공장 이전을 위해 인근 고양시 설문동에 대체용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파주시는 지난해 12월 갑자기 설계 변경돼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통보해 D사는 불필요한 비용 50억원을 지출하면서 경영 위기를 맞았다. 하남시는 같은 지역에서 3건의 지목 변경 허가를 내주면서 다른 잣대를 적용했다. 지난해 3월 A산업이 신청한 천현동 434의 18 일대 그린벨트 임야 1950㎡를 관련 부서 협의 없이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지목 변경을 해줬다. 같은 해 8월에는 바로 옆 B씨의 그린벨트 임야 3278㎡도 같은 방법으로 잡종지로 바꿔줬다. 두 곳 모두 땅값이 급등했다. 반면 지난해 9월 C씨가 인접 토지에 신청한 지목 변경 신청은 “관련 부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민원인으로선 같은 인·허가 업무일지 모르지만 지역과 상황에 따라 환경이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경직된 행정도 문제다. 고양시는 보전 가치 유무 등을 살피지 않고 도로를 50m 이상 연장하는 개발행위 허가는 무조건 도시계획심의를 받도록 했다. 보전할 임야나 시설이 없어도 심의를 받느라 비용과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 고양시 식사동 동국대 일산병원 앞 토지주 15명은 3년 전 용지를 조성했지만 단지 내 도로가 50m 이상이라는 이유로 토지 이용에 제약을 받아 빈땅으로 놔두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체들은 진입로 길이를 50m가 안 되도록 분할 개발하는 편법을 쓰기도 한다. 주변에 문화재가 있어도 진입로 길이가 50m 미만이면 쉽게 허가를 내주는 문제도 발생한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5월 지침(훈령)으로 폭 4m 이상 도로 또는 인공 수로와 접한 땅에 건물을 지을 경우 2m 이상 완충공간을 확보하도록 하되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그냥 허가를 내주도록 했다. 하지만 고양시는 구산동 1276 일대 등에 농업용 창고 신축 허가를 내주면서 이 훈령을 ‘의무사항’으로 따르게 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공무원의 재량권 행사는 특혜나 권한 남용으로 비칠 수 있어 훈령을 현장에서 적용하기란 쉽지 않아 웬만한 인·허가 사항은 담당 부서에서 판단하지 않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로 넘긴다”고 밝혔다. 파주의 한 인·허가 대행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7월 공공 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통해 재량권이 많은 분야에서 공무원들의 갑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단속을 공언했지만 공무원들 행태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순천시, 제8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대통령상’ 수상

    순천시, 제8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대통령상’ 수상

    전남 순천시가 30일 제8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전체 응모기관 176개 중 최고의 성적이다. 지방자치단체 생산성대상은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사업이다. 전국 226개 지자체 중 자율 응모 기관을 대상으로 행정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측정해 고득점 순으로 시상한다. 시는 지역경제·문화복지·정주환경·행정관리 분야 16개 지표에서 S등급 8개, A등급 5개를 받았다. 시정의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전국 최고 행정력을 입증했다.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한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육성·지원 시책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회 경제 생태계 조성 지표 외에도 재정역량 부문인 채무 상환율 및 지방세 징수율 지표에서도 최상위 S등급으로 선정됐다. 특히 지난 3월 지역혁신 우수사례로 대통령에 보고된 청춘창고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통해 1400여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취업자 증가율 부분에서도 A등급을 받았다. 허석 시장은 “우리 시가 지닌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경제, 환경, 문화, 복지 등에 걸쳐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하겠다”며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순천이 되도록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의정 포커스] “여야 따로 없는 현장중심 의회로”

    [의정 포커스] “여야 따로 없는 현장중심 의회로”

    “이번 지방선거에선 자유한국당이 참패했죠. 하지만 다음 선거에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제4대(2002~2006년)를 시작으로 6·7대까지 12년을 구의원으로 일한, 말 그대로 지방자치의 산 역사라고 할 서울 강북구의회 이백균(더불어민주당·수유 1동, 우이동, 인수동) 의장은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랜 의정경험을 ‘무서운 민심’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에서 전반적으로 참패했던 기억을 요즘도 자주 떠올린다”고 되뇌었다. 이어 “일을 제대로 못하면 민심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런 차원에서 “지역 발전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현장 중심의, 구민과 함께하는 강북구의회를 만들겠다”고 되뇌었다. ‘구의회 내부와 구민 양방향의 소통’을 실현하려는 의지다. 이 의장은 “구의회 내부에서 소통을 못 이루면 구의회 자체가 원활하지 않다. 결국 구민들에게 제대로 봉사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현재까진 구의원들이 소속 정당을 떠나 화합하고 단합해서 구의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최근 강원 속초시로 비교시찰을 다녀왔는데 구의회 14명 전원이 참석했다. 구의회 역사상 처음이었다. 구의회 역량도 강화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중요한 과제인 예산안 심의에서도 강북 발전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려 한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현재 강북구의회는 민주당 9명, 한국당 4명, 무소속 1명으로 돼 있다.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여대야소’다. 이런 구성은 이 의장에게도 낯설다. 이 의장은 “강북구 발전을 위해서는 자체세입을 늘리고, 국비와 시비를 더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면서 구의회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양동 거리 개발 문제를 비롯해 북한산 주변 고도제한 완화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면서 “낡은 데다 공간도 협소한 구청을 신축하는 문제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역구 숙제에 대해선 “수유동 자재창고와 통일연수원, 인수동 영어마을 등 이전과 그에 따른 대체공간 모색 등 민관 협력으로 풀어야 할 게 쌓였다”면서 “북한산 도선사 입구에 30억원을 들여 200m짜리 출렁다리를 만드는 공사를 내년부터 시작한다. 하나씩 강북구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려 한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유통 맞수 롯데·신세계, 경기 동남권서 ‘쇼핑몰 대전’

    롯데, 새달 용인 기흥에 프리미엄 아울렛… 가족과 함께 자연 속 쇼핑 테마파크형 신세계, 12월 스타필드시티 위례 문열어… 실속 있는 도심형 아울렛으로 차별화 유통업계 최대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올해 하반기 경기 동남부 지역에 나란히 쇼핑몰을 열고 또 한번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롯데는 다음달 용인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신세계는 12월 위례에 이마트 전문점을 한데 모은 ‘스타필드시티 위례’를 개장한다. 롯데는 테마파크 같은 쇼퍼테인먼트형 아울렛, 신세계는 실속 있는 도심형 아울렛으로 각각 차별화에 나서면서 어느 쪽이 성공적으로 상권 확장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다음달 말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의 15만㎡ 규모 부지에 연면적 18만㎡, 영업면적 4만 9600㎡ 규모로 프리미엄 아울렛 용인점을 연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용인점은 기존의 상업형 아울렛과 달리 가족과 함께하는 자연 속 쇼핑 테마파크를 표방했다. 그 일환으로 20억원을 투자한 470㎡ 규모의 실내 서핑 체험장 ‘플로우하우’와 약 2000㎡에 달해 아시아 최대 규모인 나이키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이케아가 입점해 가족 단위 고객을 공략한다. 숲속 정원을 재현한 ‘가드닝 카페’와 아이들의 신체 발달과 근육 향상에 도움이 되는 운동형 놀이기구 테마파크인 ‘닥터밸런스’ 등도 선보인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오는 12월 중순 경기 하남시 학암동 위례신도시에 ‘스타필드시티 위례’를 개장한다. 스타필드시티 위례는 지하 6층~지상 10층으로 구성돼 1만 8000㎡ 부지에 영업면적 4만 4500㎡, 연면적 16만㎡ 규모로 건립된다. 연면적이 46만㎡에 달하는 스타필드 하남이나 36만㎡인 스타필드 고양 등 초대형 복합쇼핑몰 대비 절반 이하의 규모다. 매장 규모를 줄이는 대신 실속을 높여 도심형 상권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곳에는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15호점을 비롯해 프리미엄 식품 매장인 PK마켓, 일렉트로마트, 부츠, 몰리스펫샵 등 이마트의 각종 전문점이 들어선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유치한 패션·식음료 브랜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상권으로 급부상한 경기 동남권에 두 유통 공룡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로 자동차를 이용해 방문하는 아울렛이나 복합쇼핑몰의 특성상 넓은 범위의 상권을 흡수해 소비층이 겹칠 수밖에 없다. 두 쇼핑몰은 직선거리로 약 28㎞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울렛이나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의 경우 통상 30㎞ 상권으로 보기 때문에 두 쇼핑몰이 각자 상권 확대에 나서는 과정에서 맞부딪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각의 콘셉트가 확실한 만큼 보다 확실한 고객 유인 효과가 있는 쪽이 승기를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한·일 문화교류 상징 조선통신사선… 200여년 만에 역사적인 항해

    한·일 문화교류 상징 조선통신사선… 200여년 만에 역사적인 항해

    조선은 선조 40년(1607년)부터 순조 11년(1811년)까지 12회에 걸쳐 일본에 사신단을 파견했다. 한 번 파견될 때마다 300~500명에 이르는 대규모의 사신들이 일본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머무르다 돌아왔다. 조선의 수준 높은 문화와 예술을 일본에 전파한 조선통신사들이 탔던 배가 200여년 만에 역사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6일 전남 목포 앞바다에서 조선시대 한일 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선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공개했다. 2015년 6월 기초설계에 착수한 지 3년 만에 완성한 배다. 조선통신사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한·일 공동 등재 1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날 진수식에서는 현판 제막식을 비롯해 뱃고사, 국악관현악 공연, 시승식 등이 진행됐다. 그에 앞서 배 내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귀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조선통신사선은 국왕을 대신해 일본에 가는 사신이 타는 배이기 때문에 고품격으로 지었다”면서 “왕이 사는 공간을 장식했던 단청으로 배를 꾸민 것 역시 배가 지닌 그러한 상징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1억원을 들여 완성한 이 배는 사신의 우두머리인 정사(正使)가 타고 간 ‘정사기선’을 재현했다. 뱃머리, 판옥, 취사 공간, 창고, 조타실로 구성돼 있고 판옥 아래에는 배에 짐을 싣거나 사공을 도왔던 격군(格軍)들이 머무른 널찍한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선체는 길이 34m, 너비 9.3m, 높이 3m, 돛대 높이 22m, 총 무게 149t으로 72명이 승선할 수 있다. 홍순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신안선(1976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원나라 무역선)의 길이가 32m이고 거북선이 28m인 점을 고려하면 조선통신사선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배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선박의 목재는 강원 삼척과 홍천, 태백 등지에서 벌채한 수령 70~150년에 이르는 금강송 900그루를 사용했다. 홍 연구사는 “나무 직경은 최소 45㎝에서 최대 90㎝이며 최고 길이는 13.5m”라며 “구조별로 선수와 배밑, 외판에는 수령이 100~150년된 나무를, 배 내부와 격벽, 선미판 등에는 70~100년된 나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다양한 문헌과 그림을 참고해 조선통신사선을 재현했다. 선박 운항 실태를 기록한 ‘계미수사록’(1763), 조선통신사선의 주요 치수를 기록한 ‘증정교린지’(1802), 선박 전개도와 평면도가 있는 ‘헌성유고’(1822) 같은 자료다. 그림은 ‘조선통신사선견비전주선행렬도’(1748), ‘조선통신사선도’(1811), ‘근강명소도회 조선빙사’(1811) 등 일본 회화를 주로 참고했다. 홍 연구사는 “‘조선통신사선도’ 등을 통해 파도가 배로 넘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파도막이 구조가 조선통신사선에 있음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조선통신사선 재현선은 현재 계류된 장소에서 작은 전시장이나 선상 박물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배 내부 공간이 충분히 크기 때문에 시 낭송회나 워크숍, 학술·예술 행사 등에 사용하거나 연안 지역이나 항구에서 진행되는 문화 축제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이 배로 일본에 가는 방안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목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월드 Zoom in] “검열 기능 있어도 바이두보다 ‘드래건플라이’가 낫다”

    [월드 Zoom in] “검열 기능 있어도 바이두보다 ‘드래건플라이’가 낫다”

    인권·종교 등 단어 원천 차단 비난에도 피차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정보 제공”전 세계 인터넷 인구의 20%를 보유한 중국 검색시장에 구글의 재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중국의 검열 정책에 맞춘 새로운 검색 엔진 ‘드래건플라이’ 개발 프로젝트가 알려진 이후인 지난 15일 공개적으로 중국 재진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피차이는 정보통신 전문 잡지 ‘와이어드’ 창간 25주년 행사에서 “모든 사람에게 정보를 얻을 기회를 제공한다는 구글의 사명을 이루기에 중국은 적합하며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를 무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이 중국에 진출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우리는 정보의 자유와 이용자의 사생활을 존중하며 모든 국가의 법과 규칙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권, 종교, 평화 시위 등의 단어를 원천 차단한 중국용 검색 엔진 ‘드래건플라이’ 프로젝트는 회사 내부는 물론 미국 의회의 반발도 사고 있다. 특히 ‘드래건플라이’에 반대하며 지난 8월 회사를 떠난 구글 전 직원 잭 폴슨은 중국용 검색엔진에서는 검색 기록이 개인 전화번호와 연동되고 중국 협력사는 개인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다고 폭로했다. 구글의 중국용 검색 엔진은 당국의 요구에 충실하게 따르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와 다를 바가 없다는 비판을 받지만 중국인들은 구글 재진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바이통둥(白東) 중국 푸단대 교수는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검열 기능이 추가된 구글도 바이두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바이두에서 아이스크림 제조사를 검색하면 바이두 백과사전, 바이두 원쿠(문서창고) 등 바이두가 선정한 결과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구글이 실제 아이스크림 제조회사와 제조법을 소개한 책을 검색 결과로 제시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바이두의 검색결과에 따라 암 치료를 받은 젊은 대학생이 사망하는 사건도 2년 전 발생했다. 희귀 육종암을 앓던 청년은 바이두 검색결과를 참고해 치료법을 선택했고 20만 위안(약 3400만원)의 치료비를 바이두가 첫 번째로 제시한 병원에 쏟아부었지만 결국 죽음을 맞았다. 바이 교수는 돈만 내면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수 있는 바이두 때문에 젊은 생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두의 창업자 리옌훙(李彦宏) 회장은 지난 8월 “구글은 후발주자인 바이두의 시장 점유율이 70%가 넘어가자 중국을 떠난 것”이라며 “구글이 다시 중국에 진출해도 또 이겨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바이 교수는 “중국 네티즌들은 구글의 철수가 바이두와의 공정한 경쟁에서 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구글의 철수로 시장 독점 지위를 차지하게 된 바이두는 돈을 주고 산 광고만이 검색되는 데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서울 도심에 ‘라쿤’ 출현, 어웨어 “생태계 교란 적색경보”

    서울 도심에 ‘라쿤’ 출현, 어웨어 “생태계 교란 적색경보”

    서울 시내 한복판에 외래종인 라쿤(북미너구리)이 돌아다니는 장면이 포착됐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와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은 마포구 서교동의 음식점 테라스에서 라쿤이 배회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9일 촬영된 해당 영상 속 라쿤은 테라스 바닥과 식탁을 코로 훑으며 먹이를 찾는 행동을 보였다. 해당 음식점 관계자에 따르면, 10월 초부터 수차례 테라스에 나타난 라쿤은 창고에서 과자 봉지를 뜯어 먹었다. 라쿤이 발견된 서교동 일대는 라쿤카페가 밀집된 지역이다. 이에 어웨어는 “해당 라쿤이 개인이 기르다가 유기했거나 라쿤카페에서 탈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기된 라쿤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용득 의원실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남에서는 올해 7월, 제주에서는 올해 9월과 지난해 11월 유기된 라쿤이 구조됐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의해 구조된 라쿤은 서울대공원으로 이첩되었지만, 제주에서 발견된 라쿤은 두 마리 모두 보호를 받다가 안락사를 당했다. 어웨이는 “유기된 라쿤이 번식할 경우,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예상된다”며 “일본에서는 1970년대 애완용으로 도입됐던 라쿤이 유기된 뒤 야생화 되면서 농작물 및 목조건물 등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일본에서 라쿤은 침입외래생물법에 의해 특정외래생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이용득 의원은 카페, 음식점 등 동물원이나 수족관으로 등록되지 않은 시설에서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에 속하는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는 일명 ‘라쿤카페 금지법(「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라쿤과 사람의 무분별한 접촉은 라쿤회충 등 인수공통전염병을 일으킬 우려가 있고, 심각한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라쿤 유기가 증가하는 것은 우리나라 생태계에 적색경보가 들어온 것”이라며 “국회는 하루빨리 ‘라쿤카페 금지법’을 통과시키고, 개인이 사육할 수 있는 야생동물 종을 법으로 지정해 라쿤 같은 생태계 교란 위험 종은 애완용 사육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현장 행정] 순균씨, 통장과 행복한 데이트… 4년 후 강남지도 변화 보여주다

    [현장 행정] 순균씨, 통장과 행복한 데이트… 4년 후 강남지도 변화 보여주다

    “4~5년 뒤 영동대로 복합개발을 마치면 철도 중심이 서울·용산역에서 강남으로 바뀔 겁니다. 핵 문제가 잘 해결돼 북·미, 남북 평화공존 체제가 뿌리를 내리면, 강남이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가는 출발점이 될 겁니다.”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이 구정 청사진을 제시했다.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16일 오후 4시, 구청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순균C와 통장과의 행복한 데이트’에서다. 지난 7월 1일 취임 이후 가진 ‘주민과의 현장 데이트’ 이후 두 번째 현장소통 시간이다. 정 구청장은 “앞으로 4~5년 사이에 천지개벽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즐비하다”며 사업비 17조 3130억원을 투입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작은 신도시를 만들 ‘수서발고속열차(SR) 역세권 복합개발’, ‘구룡마을 도시개발’ 등도 예로 들었다. 이번 미래상 제시는 첫 번째와 비슷한 내용인데도 취임 초보다 더 강한 설득력을 앞세워 주민들에게 다가갔다. 취임 뒤 100일간 이뤄낸 ‘기분 좋은 변화’가 그의 말에 신빙성을 더한 덕분이다. 정 구청장은 취임 이후 “강남은 대한민국 얼굴”이라며, ‘강남답지 않은 강남 모습’ 개선에 주력했다. 22개 동 주민센터 민원실·주차장·창고에 쌓인 쓰레기, 흉물스럽게 패인 가로수, 지저분한 플래카드와 공사장 가림막, 훼손된 자전거보관함 등 강남의 깨끗한 이미지를 해치는 것들부터 말끔하게 새로 단장했다. 전문가들과 함께 관광 선진 도시와 거리와 먼 간선·이면도로 하수구 악취 해소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잘못된 구시대적 근무 행태도 바로잡았다. 주민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청원경찰 제복, 직원들을 몰래 감시하는 암행감찰, 구청장 의전을 없앴다. 나아가 형식적 보고 지양, 종이 없는 회의 도입 등 내부 혁신을 단행했다. 정 구청장은 “2016년 기준 강남구 지역 국세 분담률이 6.2%(14조 6300억원)로, 서울·경기·부산 다음으로 많다. 경제적으로도 큰 역할을 차지하는데, 1등 도시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 너무 많다. ‘기분 좋은 변화, 품격 있는 강남’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강남다운 강남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데이트엔 대치4동, 개포1·2·4동, 일원1동 등 통장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 통장은 “주민들 입장에 지난 100일은 앞으로 4년간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구청장 간 보는 기간이었는데, ‘100일의 기적’을 이뤄냈다”며 “기분 좋은 작은 변화들이 구정에 대한 신뢰를 다졌다”고 활짝 웃었다. 통장과의 대화는 다음달 6일까지 권역별로 돌아가며 진행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여기는 중국] 中 대표 편의점 ‘폭망’…36만 곳 적자 운영

    [여기는 중국] 中 대표 편의점 ‘폭망’…36만 곳 적자 운영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업체 ‘징둥(京东)’의 편의점에 최근 잇따라 폐점 소식을 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23일 중국 과학전문지 과기일보(科技日報)는 ‘징둥의 오프라인 편의점 개설 전략이 ‘폭망’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지난해 7월 징둥 창립자 류창둥 CEO(이하 회장)는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00만 곳의 오프라인 편의점을 개설, 운영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류창둥 회장의 일명 ‘100만 징둥 편의점 프로젝트’가 공개된 직후 실제로 같은 해에만 약 45만 곳의 편의점이 개설, 온라인 유통 업체 ‘징둥’의 오프라인 진출이 일찍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잇따른 바 있다. 특히 올 4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 인터넷+디지털경제정상회의’에 참석한 류 회장은 “올 한해 동안 매주 평균 1000여 곳 씩 오프라인 편의점이 문을 열 것”이라면서 “이 가운데 절반은 농촌 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3~4선 도시 이하의 농촌을 겨냥해 문을 열 것”이라고 청사진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지 불과 반 년이 지난 10월 현재 전국에 소재한 징둥 편의점 가운데 약 36만 5000여 곳이 적자 운영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일부 오프라인 매장은 ‘징둥’ 측이 요구하는 브랜드 제휴비용의 과다 등을 이유로 폐점을 선언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징둥 편의점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당기 상품 교환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온라인 유통 업체에 잔뼈가 굵은 ‘징둥’은 오프라인 유통업에 필수적인 당기 상품 교환을 위한 일체의 창고 상품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매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로 유통 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교환, 환불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유무가 꼽힌다. 하지만 징둥 편의점주의 경우 유통 기한이 지난 상품을 교환, 환불할 수 없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상품을 버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는 셈이다. 버려지는 물건에 대한 부담은 전적으로 편의점주가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또, 판매되는 모든 상품은 징둥 본사에서 채택한 제품으로 진열해야 한다는 점에서 3~4선 도시 이하의 농촌 거주민의 기호에 적합하지 않은 것들도 상당하다는 비판이다. 뿐만 아니라 매장 개업 전 인테리어 비용 및 징둥에 지불해야 하는 편의점 가입비 명목의 보증금 등도 점주가 100%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한편, 징둥 측도 이 같은 오프라인 편의점의 부진에 대해 책임자 문책 등을 이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앞서 지난 6월 징둥의 100만 편의점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두솽 유통사업부 부회장이 징둥으로부터 퇴사 통보를 받은 사건이 외부로 알려진 바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징둥 관계자는 ‘올해 안에 55만 곳 이상의 추가 신규 편의점 개업에 대한 내부적인 압박이 컸다”면서 “실적을 채우지 못한 문책성 성격이 짙은 퇴사”라고 지적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인터뷰 플러스] “한국은 바이오물류 시작 단계… 세계화 이끌 것”

    [인터뷰 플러스] “한국은 바이오물류 시작 단계… 세계화 이끌 것”

    세계로 뻗어 나가는 대한민국 바이오(BIO)물류의 개척자가 있다. 한명수 세중해운㈜ 대표가 주인공이다. 한 대표는 27년 전 무역상사 영업사원으로 해운물류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 후 2002년 4월 현재의 세중해운㈜ 대표이사 취임, 2011년 글로벌종합물류회사인 CXL 론칭하였고, 2017년 바이오물류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청년의 열정으로 청춘을 해운물류에 받친 베테랑이다. 한 대표가 ‘CXL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해 충북 오송에 바이오물류 R&D(연구개발)센터 설립을 비롯해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한 것은 대한민국 바이오물류의 세계화를 위해서다. R&D센터는 바이오물류업계에서 세계 최초다. “세계 선진국은 역사적으로 30년 전부터 바이오물류를 시작”했다. 반면 “한국은 이제 시작”이다. 그 시작점의 정중앙이 한 대표이다. 한 대표는 특히 ‘2018년은 남북정상회담의 해’로서 한반도에 평화가 새롭게 시작된 것과 관련 “남북 간 경제통합을 위한 길에서 해운물류의 통합도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남쪽이 하지 못하는 부가가치사업, 즉 오가닉(무농약) 등 바이오사업으로 북측의 특화발전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때는 바이오물류도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 논리를 앞세운 ‘값싼 노동력’이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사람이 근본이다’는 인본사상을 인생 철학으로, ‘늘 처음처럼’을 생활수칙으로 삼아 삶의 중심을 지키며 나라와 민족의 새날을 향해 나간다는 한 대표. 글로벌 SCM 기업을 향한 대한민국 바이오물류 개척자인 그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편집자 주→‘2018년은 남북정상회담의 한 해’로서 한반도 평화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남북경제협력도 도로와 철도, 항만을 통한 남북물류통합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보시는가요. -10년 전 ‘남북 경제협력과 항만배후물류시설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남측 위원의 한사람으로 참여해 북한 고위당국자와 1년 6개월간 활동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당시 미국이 북한의 개방을 허용하면 인천항과 부산항을 거점으로 삼고, 원산항과 남포항 등은 중개 항으로 개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중단하라고 해서 그만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책연구기관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보니 ‘남북철도와 대륙횡단철도와 연계한 항만개발로 ‘한반도 물류통합’을 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물류통합을 할 경우 그래도 한반도 물류의 허브는 부산항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한반도 물류통합시대를 대비한 대표님만의 실행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선진물류가 먼저 북한에 들어가야 합니다. 남쪽은 하지 못하는 사업이면서 동시에 고부가가치사업을 북한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바이오와 오가닉(무농약)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이때 선진물류가 함께 가는 거죠. 그래서 지금 오가닉 제품을 북한에서 재배, 유통 물류하는 방안을 연구 개발 중입니다. 특허를 획득해서 갈 겁니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일부를 북한에 가져갈 수 있습니다. 연구는 남한에서 하고, 바이오 단지 등의 실행은 북한이 하는 협력시스템입니다. 앞서 말한 ‘무농약 재배의 오가닉 제품 생산’은 남한은 어렵지만 북한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북한이 대단위 바이오 단지를 조성하면 가격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 ‘바이오물류’가 돼야 하는 거죠. →바이오물류의 국내현황은 어떻습니까. -외국계 글로벌 물류회사가 9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몇 개 기업이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만 국산화는 전무한 셈이죠. 그런데 바이오물류는 미래 성장성이 아주 큽니다. 국민의식 수준이 높아질수록 ‘안전한 먹거리, 안전한 보건위생과 의료’의 요구 또한 비례적입니다. 과거에는 허용됐던 것들이 미래로 갈수록 어렵게 될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통기한’과 ‘온도’로서 물류와 보관, 창고와 관리시스템입니다. 국민들이 실상을 잘 모릅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주사액을 2℃에서 8℃로 보관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병원의 실내온도는 20℃를 넘어가기 일쑵니다. 범부처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착수해야 합니다. 국민건강과 신산업육성의 시작과 끝이 바로 바이오물류입니다. 바이오물류비는 일반물류비보다 40배 비쌉니다.→바이오물류가 고부가가치산업이군요.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인가 봅니다. -고부가가치의 고수익 산업이다 보니 바이오물류 시스템을 구축하자면 막대한 투자비용이 소요됩니다. 국내 바이오물류는 매년 20% 이상씩 성장하는 데 반해 선진물류 국가에 30년 정도 뒤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외국계 물류회사가 우리나라 바이오물류 시장을 선점한 상황입니다. 세중해운이 중소물류 기업이지만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2011년 CXL 브랜드를 론칭한 데 이어 2016년부터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 내에 150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세계 최초로 ‘BIO물류 R&D센터’를 설립을 추진해 내년 공식 오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이오물류 R&D센터 설립이 ‘세계 최초’라고요. 그간 R&D실적은 있습니까. -물류 회사들은 용역으로 R&D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직접 하지 않는 거죠. 바이오물류는 더욱 직접 R&D 하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하게 된 이유입니다. 누구도 하지 않으니까 제가 먼저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과제는 할랄(무결점) 물류 연구 중으로 아직은 시작단계입니다. 다만, 말레이시아 정부와 논의로 ‘할랄(무결점) 추적장치(센서)’를 개발 중입니다. 내년부터 양산하려 합니다. 또 국내 S기업의 제안에 따라 제가 국내 처음으로 ‘바이오물류 운송차량’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한번 해볼 겁니다. 응원해 주세요.→바이오물류를 먼저 시작한 글로벌 물류회사와 경쟁인데요. 자신 있습니까. -역사적으로는 30년 뒤졌습니다. 국내는 이제 시작이다 보니까 정부로부터 업계까지 인식과 개념의 정립이 낮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통합성’에서 선진국입니다. IT와 임상실험은 세계 상위국인 데다 우수한 연구인력이 많고 또 저렴한 편입니다. 다른 나라 10년이면 우리나라는 2년쯤이면 됩니다. 30년은 숫자이고 5~6년이면 따라잡고, 수출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물류통합시대’로 가면 북한이 바이오와 할랄, 오가닉 등 새로운 부가가치산업으로 일어서게 도울 수 있습니다. →바이오물류, 특히 CXL 바이오의 물류시스템을 소개한다면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각국의 규제기관은 바이오 의약품을 포함한 제약 및 바이오산업의 품질시스템과 데이터 인증, 무결성 보증요구가 더욱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생물학적 제제, 백신, 혈장분획제제, 희귀의약품,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들은 보관이 잘못되면 역가의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죠. 유통과 물류 단계에서부터 콜드체인을 통해 최적 상태로 온도제어 환경이 필요한데요. 특히 의약품의 원부자재 투입부터 제조, 운반(국내와 해외), 통관, 보관, 취급, 사용까지 전 주기에 걸쳐 엄격히 보관·관리해야 합니다. 저희 CXL 바이오도 이 물류시스템에 따라 바이오 의약품 운송 차량에 대해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와 GDP(우수유통물류관리기준)에 적합한 검증을 통해 품질을 구현한 차량준비를 완료해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좌우명 내지는 소신, 인생 철학은 무엇인가요. -‘늘 처음처럼’입니다. 세일즈 프리랜서로 일할 때 한 달 수입이 4000만~5000만원이었습니다. 사람이 돈으로 보였습니다. 돈의 노예가 돼 가고 있었습니다. 2001년 충북 괴산 선영에 잠들어 계신 아버님을 뵈러 가는 길의 휴게소에서 ‘늘 처음처럼’ 글귀의 액자를 샀습니다. 내 가슴에는 먼저 자리한 인본주의가 있는데, 자본주의에 내어 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돈을 뒤따르는 삶을 버리고 미래를 향해 나가자며 바로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2002년도에 현재의 세중해운을 인수해 독립했습니다. 바이오물류 TF팀을 꾸렸을 때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해 주기 위해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게 물류란 ‘사람을 위한 기부이자 봉사 나눔’입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주요프로필 학력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EMBA 졸업 세종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인천대건고등학교 졸업 경력 세종대학교 총학생회장(전대협 3기) 위너스해운항공㈜ 미주팀장 푸단대학교 경제·경영대학원 총동문회 회장 현) 세중해운그룹 CEO 현) 세중해운㈜ 세중통운㈜ 대표이사
  • [시론] 사람 중심 도시, ‘입체도시 개발’로 실현된다/양광식 순천향대 교수

    [시론] 사람 중심 도시, ‘입체도시 개발’로 실현된다/양광식 순천향대 교수

    융합의 시대이다. 클래식음악과 대중음악의 만남은 ‘크로스오버’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고 어디서든 퓨전요리를 손쉽게 맛볼 수 있는 세상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융합은 가능하며 융합이 가져올 결과는 상상할수록 흥미롭고 신선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저성장, 양극화, 불평등의 문제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융합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기술과 지식을 잘 융합하면 우리는 지금보다 편리하고 품격 높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공간에서 융합은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 도시의 시설과 공간을 연계하여 입체적으로 도시를 개발하는 것이다.외국에서는 도시의 역사성을 회복하기 위해 도로로 분리된 공간을 연결시키고 도로로 인해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강변을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주기 위해 강변도로와 주변지역을 입체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또한, 철도역과 주변지역을 입체적으로 연결하여 혁신적인 도시공간을 만들어 내고 도시를 통과하는 고속도로의 상부공간을 덮어 대규모의 선형 녹지대를 만들어 공원 면적을 확보하고 기존 공원은 주택이나 업무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 더 나아가 민간기업이 도로와 같은 국유재산의 상부공간을 매수하여 권리를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여 도시에 필요한 시설을 공급하는 나라도 있다. 이렇듯 많은 도시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도시의 시설과 공간을 융합하여 도시의 성장을 촉진하고 도시의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새로운 도시공간을 창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여전히 한강의 양변은 도로로 단절되어 주변지역에서 걸어서 접근하기 어렵고 민간이 철도의 상부공간을 개발하거나 하천과 주변지역을 연결하는 보행교를 건설하려면 국유재산의 점용허가와 지겨운 씨름을 해야 한다. 주택 가격의 상승을 막기 위해 교통이 편리한 도심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여 직주근접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그린벨트를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기 위한 ‘토지창고’로 생각하면서 국민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도시는 도시공간에서 ‘토지의 효율적 이용원칙’에는 동의하면서 정작 ‘국유재산에 사권을 설정하지 못한다‘는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여 고질적인 도시문제는 물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변화하는 도시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기술 발달에 따라 도시공간 활용 방법은 계속 진화하고 있으므로 이제는 도시에서 시설과 공간을 융합하는 데 필요한 제도를 마련하고 규제를 완화하여야 한다. 먼저 외국에서와 같이 하천, 철도, 도로와 같은 국유재산에 사업시행자가 사권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도시개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의 국유재산 점용허가 방법보다는 더욱 유연하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여 국유재산의 상하부 공간을 활용한 혁신적 도시성장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공이 주도하여 입체개발을 통해 발생되는 개발이익을 주변지역의 기반시설의 정비와 확충에 다시 투자하는 건강한 사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원주민이 정착하지 못하고 임대료 부담으로 전통적인 상권문화가 사라진 지난 도시개발의 경험을 고려할 때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지 않는 입체도시 개발은 성공하기 힘들다. 따라서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 사업의 추진과정과 관련하여 발생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도시개발의 노하우가 있는 사업시행자가 입체도시 개발을 위한 계획, 개발, 관리를 전부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사업시행자가 개발하여 개인에게 분양하고 공공시설의 관리는 지자체에 이전시키는 무책임한 도시개발에서 책임성 있는 도시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 개선과 함께 입체도시 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유재산을 관리하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기반시설을 운영하는 관리기관은 사업시행자와 협력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각자의 권리, 이익에만 집착하지 않고 시설과 공간의 융합을 위해 함께 더 크고 좋은 ‘공간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통해서만 입체도시 개발은 성공할 수 있다. 시대적 과제이자 소명인 ‘사람 중심의 도시’를 입체도시 개발을 통해 실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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