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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구팀 “기후 변화, 성층권에 에어로졸 뿌려 막을 것”

    美 연구팀 “기후 변화, 성층권에 에어로졸 뿌려 막을 것”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에 관한 대책으로 성층권에 화학물질을 뿌려 일부 태양 빛을 막는 방법에 경제성이 있으며 비밀리에 시행될 우려도 적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연구팀은 이른바 ‘태양 지구공학’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의 실용성과 비용을 조사해 국제학술지 ‘인바이런멘털 리서치 레터스’(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인 ‘성층권 에어로졸 분사’(SAI·stratospheric aerosol injection) 기술을 사용하면 지구 온난화의 비율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은 하부 성층권에 해당하는 고도 20㎞ 부근에 다량의 황산염 입자를 분사하는 것이다. 이는 특수 제작한 고고도 항공기나 열기구 등을 사용하면 가능하다. 또 연구팀은 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현재 적합한 기술이나 항공기는 없지만, 15년 뒤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황산염을 대량으로 실을 수 있는 신형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기술적으로 어렵거나 엄청나게 비싸지도 않다고 말했다. SAI 시스템의 초기 비용은 35억 달러(약 3조 9637억 원)이며 유지 비용은 연간 22억5000만 달러(약 2조 5481억 원)로 추산된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SAI의 타당성에 관한 어떤 판단도 하지 않는다. 단지 불확실하고 야심 찬 이 가상의 구축 프로그램이 기술적인 면에서 15년 뒤에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줄 뿐”이라면서 “이는 놀라울 만큼 경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연구팀은 이 프로젝트가 극단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북반구와 남반구에 있는 여러 국가 간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SAI 기술이 농업을 위태롭게 하거나 가뭄을 일으키고 또는 극심한 날씨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하버드대의 게르고트 와그너 박사는 “지구 온난화의 비율을 절반으로 줄이는 잠재적 이점을 고려하면 이런 수치는 태양 지구공학의 놀라운 경제성을 보여준다”면서 “수십 개국이 이런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으며 이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학자들도 있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의 기후변화 경제 전문가인 필리프 탈만은 이 시스템은 오히려 더 비싸며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시카코대의 데이비드 아처 지구물리과학부 교수도 “기후 조작은 본질적으로 지속하는 문제를 일시적으로 막는 반창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구 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것은 유혹적이지만,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인류는 결국 지구를 떠나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떠넘긴 문제를 미래 세대가 해결하지 못하면 그들은 한꺼번에 모든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송희수 시민권익담당관 ‘마라톤 111회 완주’

    서울시의회(의장 신원철)에 근무하는 송희수 시민권익담당관이 지난 11월 18일 개최된 전라북도 고창고인돌 마라톤대회에서 마라톤 풀코스(42.195km) 111번째 완주에 성공하였다. 송 담당관은 ‘포기는 실패다’라는 좌우명을 갖고 끝없이 연습하고 도전했기에 111번째 완주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송 담당관은 이전에 자매결연도시와 친선 축구경기중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은 후 재활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2004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하여 그해 11월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였고, 이어 올해 3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하여 잠실주경기장으로 골인하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100번째 완주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특히 2010년에는 건강히 급격히 나빠져서 1개월간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으나 꾸준한 달리기를 통해서 건강을 회복하였고, 2014년에는 한해에만 풀코스를 28회 완주하는 기염을 토하였다. 현재까지 하프코스를 포함하여 공식대회에서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거리는 총 7,112km로 서울에서 부산을 7.5회 왕복한 거리를 넘는다. 송희수 담당관은 “서울 시내를 달리는 마라톤대회의 경우 서울시 곳곳의 변해가는 모습을 뛰면서 눈으로 볼 수 있어서 특별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며 “마라톤은 개인 운동이기도 하지만 동호인들과 함께 활동하거나 마라톤대회에서 수천 명이 모여 같이 달리다 보면 서로 격려를 해 주면서 친근감을 느끼게 해 주는 운동이며, 특히 건강이 나빠질 수 있는 중장년기에 건강을 다지는 것은 물론 직장에서도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활력을 불어넣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남부경찰, 분실폰 해외 밀반출 조직 검거

    택시기사들로부터 분실 휴대전화 1000여 대를 사들여 중국으로 밀수출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장물취득 등 혐의로 휴대전화 밀수출 조직 총책 강모(33) 씨와 중간 매입책 김모(33)씨 등 6명을 구속하고 해외 운반책 유모(55)씨 등 1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손님들이 두고 내린 휴대전화를 김씨 등에게 팔아넘긴 박모(52)씨 등 택시기사 9명은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올 9월까지 서울·경기·인천에서 시가 10억원 상당의 휴대전화 1000여 대를 매입해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승객좌석에서 휴대전화를 발견하면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을 틈타 서울 합정역 등에서 김씨 등 중간 매입책들을 만나 5만∼10만원을 받고 넘겼다. 매입책들은 넘겨받은 휴대전화를 화단 수풀 등에 숨긴 뒤 공중전화로 총책 강씨와 접선 장소를 정해 10만∼15만원에 되팔았다. 강씨는 번호판을 뗀 오토바이로 휴대전화를 수거한 뒤 유심칩을 제거해 별도 창고에 보관했다가 유씨 등 해외 운반책을 통해 대당 40만∼50만원을 받고 중국에 밀수출했다. 해외 운반책 대부분은 중국인 여행객이나 보따리상들이었다. 중국 내 장물업자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고용돼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외로 넘어간 휴대전화가 회수될 수 있도록 공항 보안업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중국 현지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해외 운반책 수사 과정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8억 6000만원 상당의 외화를 중국으로 밀반출하려 한 박모(52)씨를 적발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하고 엔화와 홍콩달러 등을 압수했다. 박씨는 여행객 1인당 최대 미화 1만 달러까지 휴대가 가능한 점을 이용해 보따리상 79명을 고용해 외화를 몰래 반출하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자금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썸타는 사회의 인구학적 진실

    [홍석경의 문화읽기] 썸타는 사회의 인구학적 진실

    요즘 결혼식 소식을 들으면 전보다 더 크게 축하하게 된다. 저 젊은이들은 어떻게 난관을 뚫고 결혼까지 도달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는 동시에 불경하게도 미래의 한국 국민을 생산할 가정이 하나 늘었다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청춘남녀 천지인 캠퍼스에 연애 소식이 줄었고, 학내 커플, 과 커플도 드물다. 그럼 요즘 젊은이들은 서로 사귀지 않고 뭘 할까? 애인이 감옥에 가거나 몇 개월씩 노동 현장으로 사라지던 시절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도 연애를 했고, 전쟁 중에도 아이를 낳았었는데. 온라인에서는 한편에 ‘진짜’ 페미니스트, ‘책 한 권 읽은’ 페미니스트와 ‘한남’, ‘여혐’ 집단이 있고, 다른 편에서 페미니스트, ‘메갈’, ‘김치녀’, ‘남혐’ 집단이 댓글로 전쟁을 한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는 연애 없는 썸을 탄다.오랜 외국 생활 끝에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랐던 일 가운데 하나가 이 썸이다. 한국의 연애와 썸의 가장 큰 차이는 서로에게 사귀자고 했는지의 여부와 그 사실을 주변에 알렸는지의 여부다. 즉 나와 너, 그리고 주위 친구들에게 공식화된 커플 관계인지의 여부일 뿐 그 사람들이 함께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스킨십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 동안 만났는지와는 상관이 없다. 이처럼 썸은 공개되지 않은 두 사람 사이의 친밀성의 문제로 제한되기 때문에 개인은 동시에 여러 썸을 탈 수 있다. 일종의 감정의 분산 투자인 셈이다. 가부장적 규범이 공고한 한국에서 연애란 행복한 결말이 단 하나, 즉 결혼이고 대부분이 불행한 결말을 맺게 되는 불행한 장르이다. 할 때는 행복하지만 오직 하나의 만남만 계속 행복할 뿐 나머지는 불행이 예고된 이야기인 연애, 그러므로 여기에 감정자본을 집중 투자하는 것은 회복도 재투자도 힘든 위험이 큰 사업이다. 그 결과 현명한 요즘 청년들은 분산 투자를 한다. 어느 자본이 잘 자라는지, 상대방의 집중 투자 정도도 감안하면서 나의 감정을 투자하는 썸을 동시에 여러 사람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노동시장은 갈수록 유동적이고 집값은 오른다. 미세먼지와 기온 상승은 자신의 DNA를 퍼뜨릴 지구마저 불안한 장소로 만든다. 남녀가 함께 살며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하부구조와 상부구조가 이처럼 불안한데, 정부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대학의 조기 졸업, 또는 전 국민이 누리는 어린이집 등을 해결책으로 내놓는다. 종양 위에 반창고 붙이는 격이다. 국가의 목적은 무엇인가? 국민이 있어야 국가가 지속되는데, 대한민국 국민이란 어떤 얼굴을 지녀야 하나? 국민을 확보하는 지속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연애의 행복한 결말이 결혼이라는 유일의 해결책이 아니고 길고 짧은, 또는 평생간의 동거 등 다양할 수 있고, 이 모든 관계에서 낳은 아이들이 국민의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제도를 정비한다면? 이민의 증가와 국제결혼의 증가는? 이미 14커플 중 한 커플이 외국인과의 결혼이라는데, 지금과 같이 한국의 청년들이 여혐과 남혐의 감정 속에 있다면 이 경향은 갈수록 강화될 것이다. 한국을 떠나자는 담론과 한류의 매력에 끌려서 온 외국인의 국내 거주 증가는 다문화 가족을 증가시킬 것이다. 질문 형식으로 이 두 가지 해결책을 제안했지만, 올해의 출산율이 1.0 밑으로 떨어질 것이 예상되는 현재 현실은 우리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을 것이다. 어느 부모가 성장한 자녀의 동거인을 무시할 수 있으며, 결혼을 하겠다는데 시시비비를 할 수 있는가? 이것은 이제 늦된 이데올로기의 온실인 텔레비전의 아침과 주말 드라마 속에나 있는 재현일 뿐이다. 백퍼센트 외국인 아동의 시골 초등학교, 절반 이상이 외국 국적인 도시 학교도 생기고 있다. 한국 청년들과 내적인 젠더 긴장 및 경쟁을 겪지 않는 다문화 커플들의 출산율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고, 이것은 다문화적 사회변화를 먼저 겪은 선진국의 사례가 말해 준다. 한국이 가부장적 결혼제도의 후퇴와 다문화의 문화적 쇼크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가 향후 매우 커다란 사회·정치·문화적인 화두가 될 것이다. 우리의 머리가 뒤처졌을 뿐 우리의 발은 이미 이 미래 속에 서 있다.
  • [금융 특집] 우리카드, 다양한 쇼핑 할인 혜택…‘카드의 정석’ 시리즈

    [금융 특집] 우리카드, 다양한 쇼핑 할인 혜택…‘카드의 정석’ 시리즈

    쇼핑에 특화된 신용카드를 찾는 고객이라면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눈여겨볼 만하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이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접 기획해 ‘사장님 카드’로 불리는 상품이다. 21일 우리카드에 따르면 ‘카드의 정석 디스카운트’와 ‘카드의 정석 쇼핑’을 판매 중이다. 지난 4월 내놓은 ‘카드의 정석 포인트’에 이은 두 번째 상품이다. 특히 카드의 정석 쇼핑은 쇼핑 업종 할인에 대한 고객들의 희망 사항을 담아냈다. 백화점, 대형 할인점, 프리미엄 아울렛,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10% 할인 혜택을 준다. 창고형 할인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VIC마켓, 이케아 등에서도 10%를 할인해 준다. 올리브영, 다이소 등에서도 10% 깎아 준다. 다만 전월 이용 금액이 30만원을 넘어야 한다. 온라인 쇼핑과 간편 결제 이용 고객을 위한 혜택도 담았다. 모든 온라인 쇼핑에 10% 할인 혜택이 기본 제공된다. 여기에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주요 간편 결제 서비스에 이 카드를 등록해 결제하면 5% 추가 할인 혜택이 적용돼 최대 15%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전월 실적 조건은 30만원 이상으로 같다. 4대 주유소(SK주유소,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에서 주말에 주유하면 리터당 60원을 할인해 준다. 스타벅스, 폴바셋 등 커피전문점에서 10%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은 1만원, 해외 겸용은 1만 2000원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고객들을 위해 가장 파격적인 혜택을 담아 만든 우리카드의 대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환경부·관세청 필리핀 불법 수출 폐기물 업체 수사

    환경부·관세청 필리핀 불법 수출 폐기물 업체 수사

    정부는 21일 필리핀에 불법으로 폐기물을 수출해 문제를 일으킨 국내 수출업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환경부·관세청은 지난 16일 합동으로 필리핀 세관에 적발돼 문제를 일으킨 평택시 포승읍에 위치한 폐기물 수출업체를 긴급 점검했다. 합동점검 결과 수출업체 사업장에서 정상적인 재활용공정을 거치지 않은 폐목재, 철제, 기타 쓰레기 등이 뒤섞인 플라스틱 폐기물이 적발됐다. 또, 인근 물류창고에서는 사업장에서 발견된 폐기물과 같은 상태의 폐기물이 대거 확인됐다. 모두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컨테이너에 선적 대기 중인 상태였다. 이에 환경부와 관세청은 해당 수출업체가 부당한 방법으로 수출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양국관계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우리 정부의 조치사항을 필리핀 정부에 전달하고 문제의 원활한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관계부처는 필리핀에 불법 수출된 폐기물을 신속히 반송해 국내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하고, 동일한 사안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공조를 지속할 계획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길섶에서] 아름다운 것들/황수정 논설위원

    손빨래를 주물럭거릴 때마다 나는 머릿속 여행을 떠난다. 지난봄 남도 여행길에 시골 장터에서 폐식용유로 만든 빨랫비누를 서너 장 샀다. 볼품없는 빨랫비누를 고무대야 가득 쟁여 놓고 땡볕에 쪼그려 앉아 있던 할머니가 눈에 선하다. 팔순의 강마른 몸피에 손가락 마디마디 반창고를 바르고는 못생긴 빨랫비누 좌판 하나로 그렇게 득의에 찬 눈빛이었는지. 쨍한 그 기운에 나는 지금도 정신이 번쩍 난다. 어느 심산의 천년 은행나무를 보고 오는 길에도 뜻밖의 저녁 풍경은 오래 고여 있다. 산길 아래 문득 들른 길가의 작은 동네. 모두 떠난 빈집들 속에 혼자 대문이 열린 마당에서 장대보다 더 마른 팔뚝으로 감을 털고 굽은 등허리로 하염없이 줍고 있던 노부부. 달리던 시간은 그 자리에서 멈추어, 삼십년 됐다는 마당의 감나무가 천년 은행나무보다 품이 더 깊고 넓었다. 천년을 보러 갔다가 수수만년 영원을 알아차렸고. 삶의 고삐를 풀 때 거짓말처럼 마주치는 것들이 있다. 일상의 그늘 뒤에 돌아앉아 숨어버린 아름다운 것들. 어느 모퉁이에서 이마를 부딪히더라도 알아볼 수 있게 내가 먼저 기다려야지. 마음을 헤실헤실 풀어, 삐거덕거리는 마음의 줄을 고르면서. sjh@seoul.co.kr
  • 한국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 건설 징발피해 기록한 공문서 발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필요

    한국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 건설 징발피해 기록한 공문서 발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필요

    한국전쟁 당시 거제포로수용소 설치에 따른 강제 징발 피해에 대해 정부에 보상을 요청한 공문서가 발견됐다. 이 공문서에 따르면 당시 거제포로수용소 강제징발 피해액은 당시 돈으로 11억 3311만여환으로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약 1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경남 거제시는 20일 경남도 기록원에 보낼 기록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거제군수가 1955년 12월 20일 경남도 내무국장에게 보낸 ‘군 징발관계 서류철-피징발자 피해 조서’라는 공문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유엔군 포로수용소 설치에 따른 피징발자의 피해를 보상해 줄 것을 요청한 공문서 자료다. 서류철은 1955년 10월 29일 내무부 차관의 재조사 지침에 따라 읍·면별로 공공과 민간 소유로 나누어 피징발자들의 성명·주소·피해규모 등을 자세히 조사해 기록한 조서를 묶어놓은 것으로 모두 2권 583쪽 분량이다.피해 조서에는 1차 1951년 1월부터 6월까지 유엔군 제1포로수용소를 비롯해 2차 1952년 5월 말부터 8월까지 500명 단위의 수용동 확장 건설, 3차 1952년 6월부터 9월까지 제1A 저구리포로수용소 건설 등 시기별 징발피해 조사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고현동(중앙계곡 구역)을 비롯해 수월동(동쪽 계곡 구역), 장평동(보급 및 병참시설, 비행장), 남부면 저구리, 연초면 송정리 포로공동묘지 일대 토지·동산·가옥 등 미군이 강제 징발해 수용소를 건설한 지역에 관한 내용도 기록돼 있다. 문서 기록을 보면 건물은 학교 교사 13동(5925평), 공공시설 7동(344평), 주택 3279동(5만 1081평), 창고 7동(240평)으로 모두 3306동(5만 7,527평)이다.토지는 논 191만 7938평, 밭 44만 5900평, 대지 17만 4161평, 임야 496만 5641평, 죽림 3230평 등 모두 750만 6870평이다. 동산은 1198건이다. 건물과 토지, 동산의 전체 피해규모는 756만 5595평으로 피해금액은 모두 11억 3311만 4096환이다. 시는 지금 돈으로는 계산하면 1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전갑생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은 “이 문서는 한국전쟁 때 포로수용소 전체 규모와 설치 장소, 징발품목, 물가상황 등 당시 포로수용소 현황과 주민 피해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거제시에서 추진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목록 등재와 함께 국가지정 근대기록물로도 등재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시는 징발관계 서류철 문서를 다음달 4일 거제시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공동주최하는 ‘한국전쟁기 미 발굴 사진영상전’에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전쟁 당시 거제도포로수용소는 1950년 12월 부지를 확정하고 1951년 1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1953년 4월과 9월 두 차례 포로교환 이후 단계적으로 폐쇄를 진행한 가운데 1954년 8월 5일 유엔군사령부가 국방부에 모든 소유권을 이양했다. 1954년 국방부는 수용동 건물 885동 가운데 172동을 상이군인자활입주용으로 제공하기로 사회부와 협약을 했다. 석조건물 46동과 토조(土造) 건물 126동 등 수용동 172동은 모두 농민복귀정착사업용으로 사용됐다. 거제시에 따르면 수용소 건설 과정에서 강제 소개된 주민들은 1954년 7월말부터 ‘소개난민복구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와 협상을 벌여 ‘농민복귀정착사업용’건물 172동과 보상금 1억 1000만환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도대체 내 물건은 어디에…‘ 中 물류센터의 엄청난 박스들

    ‘도대체 내 물건은 어디에…‘ 中 물류센터의 엄청난 박스들

    면적 950만㎢ 세계 4위, 인구 14억 세계 1위, 국내총생산(GDP) 13조 4천억 달러로 세계 2위인 중국. 중국 내에서 운송되는 물류의 양 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일 터.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짧은 영상 하나가 모든 걸 설명해주는 ‘객관적 사실’을 지난 20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이 전했다. 중국 내 어느 지역 물류창고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영상 속엔 발 디딜 틈 없이 수북히 쌓여있는 택배용 박스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놀라움을 넘어 탄성까지 자아내게 한다. 아래쪽 직원들은 쌓여진 물건을 분류하기에 여념없지만 택배용 물건들은 계속해 날아와 쌓이기만 한다. 영상을 보면서 ‘이 많은 물건들을 언제 다 분류하고 배달할 수 있을까’라는 소심한 걱정을 잠시 해보지만, 중국이란 나라에서 이런 일들이 일상이려니 생각하니 ‘정말 대단하긴 대단하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사진 영상=BTMG/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SPC삼립 ‘삼립호빵’, 찬바람 불면 생각나… 온가족 함께 ‘호호호’

    SPC삼립 ‘삼립호빵’, 찬바람 불면 생각나… 온가족 함께 ‘호호호’

    48년간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겨울철 대표 제품인 ‘삼립호빵’의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SPC삼립은 10월 한 달간 삼립호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상승했다고 밝혔다. 판매 성장 비결은 유통채널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 구성, 소비자 트렌드를 고려한 다양한 신제품 출시,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추위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 시즌 창고형 매장을 통한 호빵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70% 상승했다. 얇은 피에 꽉 찬 소를 넣고, 먹기 편리하도록 1개씩 개별 포장해 대용량으로 구성한 ‘만찐두빵’을 창고형 매장 전용 제품으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식사 대용으로 손색없는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호호바오 새우만빵’과 ‘호호바오 고기만빵’은 큼지막한 새우와 고기를 넣어 든든하게 즐길 수 있어 편의점 시장에서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햄버거를 연상시키는 ‘버거 호빵’,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을 넣은 계란 모양의 ‘골든에그 호빵’, 고소한 견과류를 넣은 ‘꿀씨앗 호빵’ 등은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스테디셀러인 단팥, 야채, 피자 호빵은 전통의 맛은 살리고 제품의 품질은 향상시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SPC삼립 관계자는 “호빵의 본격적인 성수기가 12월부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 시즌 호빵 매출이 역대 최대인 1000억원(소매 기준)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순천시 도시건설국, “양수기 작동은 내손안에 있소이다”

    순천시 도시건설국, “양수기 작동은 내손안에 있소이다”

    “빨리빨리 뛰어. 조립 다했으면 손잡이 당겨 당겨” 지난 17일 오전 11시 순천시 도사동 대숯골농원 잔디밭에 시청 직원 170여명이 모여 힘찬 응원전을 펼쳤다. 선수들에게 힘을 내라고 발을 동동구르기도 했다. 바로 앞에는 도시건설국 소속 6개과 대표들이 양수기를 빨리 설치하기 위해 서로 경쟁을 하고 있었다. “으쌰 으쌰. 얼릉 얼릉.” 순천시 도시건설국 소속 직원들이 이색적인 화합 한마당 행사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도시건설국은 이날 직원 들간 소통과 화합을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자연재난시 신속대응을 위해 양수기 설치 가동 경진대회를 가졌다. 실제상황을 가정해 창고에 보관된 양수기 세트의 이동과 조립, 배수까지 일련의 진행과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팀이 우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명이 한조로 총 6개팀이 자웅을 겨뤘다.이들은 모두 10분안에 임무를 마쳤다. 5분만에 물을 가장 먼저 뿜어 낸 건축과 박춘규 팀이 우승해 상금 30만원을 챙겼다. 2등은 도로과, 3등은 건설과였다. 이외에도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보물찾기, 부서별 족구 게임, 윷놀이 등 다양한 놀이로 진행돼 바쁜 업무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직원 간 마음의 벽을 허무는 시간을 보냈다. 장형수 도시건설국장은 “건설 분야 공무원들은 시민들의 안녕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한다”며 “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도시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에서는 지난 8월 도시건설국 6개 과·소 직원 20명으로 구성된 재난대응 ‘배수작전 기동팀’을 별도로 구성, 상시 운영하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풀 한 포기에도 4·3은 있었다”

    “풀 한 포기에도 4·3은 있었다”

    세 번째 시집 ‘난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아요’30년 터전 제주 재발견… 일상 시로 노래“슬픈 봄이지만 그래도 새 봄이 오면…”“뚱뚱한 시인은 첨 봐요.” 술 한 잔을 기울인 감독의 첫 마디는 그것이었다. 자고로 시인이란 김수영처럼 마르거나 기형도처럼 날카로운 느낌이 아니었던가. 시인은 가방에서 자기 시집을 꺼내들었다. “게임 좋아하고 식탐 있고, 한 달에 30만원 버는데 시는 한없이 서정적이고…. 캐릭터가 재밌다면서 일주일 만에 시나리오 초고를 써왔더라고요.” 지난해 9월 개봉해 1만 관객을 동원한 김양희 감독의 영화 ‘시인의 사랑’은 이렇게 탄생했다. 김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뚱뚱한 시인’ 현택훈(44)씨가 세 번째 시집 ‘난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아요’(걷는사람)를 냈다. 전작 ‘남방큰돌고래’(2013)에 이어 또 제주도 얘기다. 시인은 늦깎이로 대학에 들어갔던 20대 중반 이후 십여년을 제외하곤 나고 자란 섬 제주를 떠나지 않았다. “제주 바다와 한라산이 저한테 ‘난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길어야 백년 살다 가는데, 저 산이나 바다는 아무 데도 가지 않잖아요. 계속 계속 그 자리를 지키면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17일 그날도 제주에 있어 전화로 만난 시인이 하는 말이다. 천혜의 관광지 제주에서, 그는 시 쓰는 사람이기 이전에 생활인이다. 그의 시는 유명 관광지 대신, 소소하고 사소한 제주의 일상을 환기시킨다. 그의 눈에 제주는 ‘송사리 같은 아이들/슬리퍼 신고 내달리다/한 짝이 벗겨져도 좋은 길’(시 ‘솜반천길’)이 있으며, ‘제대하고 고향에 와서 백수일 때 다니던 회사 거래처 공업사에 나를 취직시켜주며 집에만 있지 말고 일하면서 시 쓰라’(시 ‘성환星渙’)던 친구가 묻힌 곳이다. “잘 알던 감귤 창고도 막상 가보면 낯설 때가 많더라고요. ‘내가 알고 있는 제주도가 다가 아니구나’ 했어요. 숨어 있는 찻집이라든지 극장 있던 자리 같은 소소한 것들이 일종의 사물화가 된 거 같아요. 풍경이 아니고 하나의 도구처럼.” 시집을 구상할 당시에는 ‘4·3 사건’으로 전부를 채우고 싶은 바람이 있었단다. 2013년 시 ‘곤을동’으로 제1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한 것도 그런 책임감에 한몫 했다. 막상 해를 거듭하고, 시집을 묶을 때가 돼서 보니 겉으로 드러나게 ‘4·3’인 시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제주에서 나무 하나, 풀 한 포기 ‘4·3’과 무관한 게 없다는 게 시인의 설명이다. 낭만적인 프러포즈에나 어울릴 법한 시 ‘조수리의 봄’도 그렇다. ‘날 따뜻해지면 우리 결혼하자/너의 일기장을 훔쳐 읽을 거야/내가 몰랐던 시절의 너를 다 알아낼 거야’ 조수리 하동은 4·3 당시 40여가구가 모여 살다 1948년 12월 토벌대의 방화로 ‘잃어버린 마을’이 됐다. “죽음으로 인해 알지 못하는 이와의 영혼 결혼식 같은 느낌을 바탕으로 했어요. 그것을 슬프게만 그리지 않고 희망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슬픈 봄이지만 그래도 새 봄이 오면….” 다시 만난 고향에서 국수공장에도 다니고, 영화에서처럼 초등학교의 방과후 교사도 하던 시인. 지금은 낮에는 도서관 사서로, 저녁에는 서점 주인장으로 지낸다. 그는 지난해 4월 제주시 아라동에서 시 전문 서점인 ‘시옷서점’을 열었다. “서울에 가보니 시 전문 서점은 있는데 보통 유명한 시인들 책 위주더라고요. 시옷서점에서는 유명 시인 아니어도, 무명이어도 괜찮아요.” 화장실 포함해 10평 정도 되는 공간에 시집 500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동네 시인들의 사랑방 역할도 한다. 아무 데도 안 가는 제주처럼 시인도 정말 아무 곳에도 가지 않는 걸까. 물었더니 의외의 말이 돌아왔다. “저는 시간을 다시 돌린다면, 서울에서 살고 싶은 생각도 많아요. 서울에 잠깐 갔을 때 제일 좋았던 게 ‘익명성’이었어요. 제주도에서는 큰 길가에만 잠깐 서 있어도 아는 사람이 몇 명 지나가거든요. 서울에서는 모든 게 다 낯설고, 다 모르는 사람이고 해서, 그 느낌이 좋았어요. 낯설고 외로워질 때 시가 잘 나와서요.” ‘30년 터전’이 낯설어 시로 노래한 그가 언제 다른 낯선 곳을 찾아 떠나게 될지 궁금해졌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벤트 업체 창고 불로 3억원 피해

    전북 전주시 이벤트업체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3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17일 오후 7시 3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장동 한 이벤트업체 창고에서 불이 나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창고 건물 3동(1000㎡)과 무대 장치 등이 불에 타 3억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LED 전광판 등 고가의 무대 장치가 불에 타 재산피해가 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아마존은 대마불사가 아니다. 언젠가는 망할 것이다”

    “아마존은 대마불사가 아니다. 언젠가는 망할 것이다”

    “아마존은 결코 ‘대마불사’(too big to fail)가 아니다. 언젠가는 망할 것이다. 망할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에서 열린 전체 회의시간, 한 직원이 아마존의 미래에 대해 묻자 제프 베조스 창업자겸 CEO(최고경영자)는 이 같이 대답했다. 미 경제전문 방송 CNBC는 베조스 CEO의 예상치 못한 답변에 직원들이 깜짝 놀랐다고 15일 전했다. 질문을 던진 직원은 ‘20세기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대표 백화점 시어스가 파산하고, 세계 최대 장난감 유통업체 토이저러스가 폐업한 것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 지에 대한 답변을 듣고자 했는데 베조스 CEO가 의외의 대답을 내놓은 것이다. 베조스 CEO는 “대기업들의 생애 주기는 100년이 아니라 30년을 조금 넘는 정도”라며 “매우 흥미로운 사실은 100년이 넘는 회사들은 대부분 주류 회사인데, 이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고객 대신 스스로에게만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 그것은 종말의 시작”이라면서 “항상 경계심을 갖고 고객들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베조스의 이런 경계성 발언은 회사가 전례 없이 탄탄대로의 성공 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아마존의 소매업은 계속 성장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e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아마존은 미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 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43%를 기록했다. 다른 조사업체인 시너지리서치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의 AWS 서비스가 미국의 전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34%를 점유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음성비서로 개발한 알렉사도 가정에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이 덕분에 아마존 임직원 수는 지난 8년 간 20배나 늘어 60만명이 됐고, 2013년 이후 주가는 4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아마존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만큼 견제도 거세지고 있다. 창고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에 노동문화가 기업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 악덕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마존이 세금은 거의 내지 않으면서 미국 우편 서비스에 무임승차해 거대 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주에는 아마존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아마존의 제2 본사 선정 과정에서도 아마존이 유치전을 미끼로 신청서를 낸 도시들의 정보를 빼내는 ‘유인 상술’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아마존은 13일 제2본사(HQ2) 입지로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 북부 알링턴 인근 내셔널랜딩(National Landing)을 선정하면서 이들 2개 HQ2에 50억 달러(약 5조 6700억원)를 투자하고, 모두 5만명을 신규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NBC는 “아마존 내부에서 회사의 외연 확장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정부의 규제와 반독점법 위반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바다 위의 보급창고 ‘군수지원함’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바다 위의 보급창고 ‘군수지원함’

    군수지원함은 해상작전세력의 지속적인 임무수행 지원을 위한 유류, 청수, 탄약, 식량에 대한 신속한 군수지원 임무를 수행한다. 전면에 나서 전투를 수행하는 함정은 아니지만 각각의 전투함에 중요 군수물자를 보급하기 때문에 아군의 사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세계 각국은 앞다투어 대형 군수지원함을 건조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해외에 군수지원함을 수출하는 국가이기도 하다.6.25 전쟁 이후 우리 해군은 소수의 급유함만을 운용하고 있었다. 일본 상선을 인수한 뒤 급유함으로 개조한 청평함과 1982년에 미국으로부터 영구임대 형식으로 들여온 소양함을 운용했다. 하지만 이들 급유함들은 우리 해군이 추진하는 신형 함정들에 보급을 하기 위해서는 역량이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1980년에 신형 군수지원함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1985년 12월 국내건조를 통해 획득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었다. 1988년부터 건조에 들어간 신형 군수지원함은 이후 함 특성을 고려해, 담수량이 큰 호수이름을 사용하기로 했고 백두산의 '천지'가 붙여진다. 1990년에 취역한 천지함은 취역과 함께 신기록을 세운다. 천지함은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이 취역하기 전까지 해군에서 가장 큰 함선이었다. 또한 가장 오랫동안 항해할 수 있는 함선이었다. 연료 및 청수 4천2백톤(t)을 탑재한 천지함은 재급유 없이 지구를 5바퀴 반 돌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98년까지 천지함을 포함 3척이 건조되었고 초도함외에 나머지 2척은 길이가 1m 정도 늘어났다.지난 2016년 11월 29일, 우리 해군의 신형 군수지원함인 소양함이 진수되었다. 국내 호수 중 최대 저수량을 자랑하는 소양호의 이름을 딴 신형 군수지원함은 이전의 천지함에 비해 2배 이상 크기가 커졌다. 1만톤급 신형 군수지원함 소양함은 길이 190미터, 너비 25미터의 크기에 최대 속력 24노트(시속 44km)이며 연료유, 탄약, 주부식 등 보급물자 1만1천여 톤을 적재할 수 있어 기존 천지함에 비해 적재능력이 2.3배 이상 향상되었다. 또한 보급물자를 채운 컨테이너를 선체에 직접 실을 수 있어 보급물자 적재 속도가 향상되었으며, 헬기를 이용한 수직보급 및 인원이송이 가능하도록 비행갑판과 헬기 격납고를 갖췄다. 또 소양함의 추진체계는 전기모터와 디젤엔진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체계를 적용해 천지급에 비해 함정 방사소음이 작고 연료를 덜 소모하며, 근접방어무기체계와 대유도탄기만체계를 장착하고 소화방수 체계 보강ㆍ이중선체 적용 등을 통해 함정 생존성이 향상되었다.우리나라는 1988년 군수지원함을 자체 건조해 뉴질랜드에 수출한바 있다. 지난 2001년에는 1만톤급 군수지원함 시우다드 볼리바르호를 베네수엘라 해군에 인도했다. 2012년에는 2만5천톤급 군수지원함 4척을 건조하는 영국 국방부의 마즈(MARS) 사업 대상자로 우리 조선업체가 선정되었다. 우리 조선소가 전통적인 해양 강국인 영국에 군함을 수출하게 됨으로써, 우리의 방산 수출 시장을 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 다변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사업 규모는 4억 5천만 파운드 당시 환율로 한화 약 8천억 원에 달했다. 지난 2013년에는 다시 한번 우리 조선소가 노르웨이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함을 수주했다. 60여년전 한국전쟁 당시 우리에게 병원선을 지원해줬던 노르웨이에 이번에는 우리가 군수지원함을 수출하게 된 것이다. 이번 수주는 노르웨이가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병원선과 의료진을 파견해 도움을 줬던 것과 반대로, 한국측이 노르웨이에 병원선 기능을 지원하는 군수지원함을 수출하게 됐다는 의미도 있었다. 차기 군수지원함 소양함 제원 (출처 방위사업청) 톤수/길이/폭 1만톤 / 190미터 / 25미터 / 적재능력 11050톤 / 최대속력 24노트(약 44km/h) / 승조원 140여명 / 주요무장 근접방어무기체계 1문, 대함유도탄기만체계 / 추진기관 디젤+전기(하이브리드)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미래유산 톡톡] 4년간 20여번 철거 버텨…랜드마크가 된 한신옹기

    [미래유산 톡톡] 4년간 20여번 철거 버텨…랜드마크가 된 한신옹기

    지난 10일 투어단은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된 유현목 감독의 영화 ‘오발탄’의 공간적 배경이 됐던 해방촌을 중심으로 한신옹기, 해방촌 성당, 해방 예배당, 신흥시장을 둘러봤다.미군 부대 담벼락에 설치미술처럼 옹기를 줄줄이 쌓아 놓고 있어서 멀리서도 눈에 띌 정도의 한신옹기는 남편의 성 ‘한’씨와 자신의 성 ‘신’씨를 하나씩 따서 ‘한신옹기’라는 점포명을 지었다고 한다. 50년 세월을 꿋꿋이 지킨 신연근(81) 할머니는 끼니도 두부 반 모로 때우고, 국수 한 그릇도 사 먹지 못해 곯은 배를 쥐고서 10년을 모은 뒤에야 가게를 열 수 있었다. 4년 동안 스무 번이 넘는 철거를 당할 정도로 해방촌에서의 삶은 어렵고 힘겨웠지만 양질의 옹기만을 고집한 끝에 지금은 해방촌의 랜드마크가 됐다. 입소문을 타고 블로그 등을 보고 많이들 찾으며, 미군들이 귀국하기 전 부랴부랴 사 가지고 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해방 이후 월남한 사람들과 피난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해방촌 성당’과 ‘해방촌 예배당(교회)’을 떼 놓고 해방촌을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해방촌 성당은 1955년 성당 신축이 시작되어 11월 완공됐으나 교세 확장에 따라 1983년 현재 성당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해방 예배당 역시 ‘영락교회’에 다니던 실향민들이 세웠다. 지금의 해방 예배당은 평안북도 선천 사람들이 북적이던 당시 해방교회 느낌이 사라진 지는 오래다. 1949년에 건축했고, 현 건물은 1991년 신축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해방촌 성당과 해방교회는 종교적 기능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교육과 복지에 많은 기여를 했으며 오랫동안 해방촌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다.해방촌오거리에서 주된 생활가로에 접해 있는 신흥시장은 대부분 3층 건물, 좁은 건물 폭에 가파른 계단으로 형성돼 있고, 1층은 점포, 2~3층은 창고나 주택으로 사용되는 구조이다. 1960년대부터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보여 줬던 ‘스웨터 편직사업’이 성행했고, 1990년대까지 번성했다. 2000년대 초 시장기능의 대부분을 상실, 공간들은 주택으로 개조돼 임대되거나 방치됐다가 최근 해방촌의 옛 역사와 기억을 보전하기 위한 도시재생이 시도되고 있다.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광양제철소, 컨사인먼트 창고 새단장

    포스코 광양자재지원섹션이 최근 ‘광양제철소 컨사인먼트 자재 창고 통합 및 재배치’ 작업을 마치고 5S 인증서 수여식을 가졌다. 광양제철소는 보관자재류에 대해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 수준을 항목별로 진단해 일정 수준에 도달한 경우 인증서를 발급해 지속적으로 유지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14일 광양제철소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추진해 온 컨사인먼트 자재 창고는 공급사가 일정 수준 이상 재고를 상시 보관함으로써 필요한 물건을 언제든지 신속히 납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앙 창고에 설치한 위탁 창고다. 그동안 광양제철소는 공장 증설에도 중앙 창고 규모는 변동이 없어 저장 공간이 부족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광양자재지원섹션은 2곳으로 분산 운영되던 자재 창고를 통합하고 적치대를 설치해 저장 공간을 늘리는 등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펼쳤다. 광양제철소는 수천개에 달하는 제품들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자재 관련 정보와 이미지를 시각화해 각 적치대에 부착하는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완료한 창고 통합과 재배치 작업을 통해 광양제철소는 자재 배송 시간을 대폭 줄였으며 더 많은 품목을 보관할 수 있게 됐다. 광양자재지원섹션은 앞으로도 사용 부서 요구에 맞는 컨사인먼트 자재를 발굴하고 중앙 창고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활동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여주 고구마 저장창고서 불…상자 1만5천 소실

    14일 오후 2시 40분쯤 경기 여주시 대신면의 한 고구마 저장 창고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3시간여 만에 꺼졌다. 이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창고 4개 동 중 2개 동과 비닐하우스 1개 동이 불타 보관 중이던 고구마 1만5000여 상자가 불탔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고려 라마탑형 사리함만 보면 가슴이 벌렁벌렁…빨리 환수해야지요”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고려 라마탑형 사리함만 보면 가슴이 벌렁벌렁…빨리 환수해야지요”

    미국서 우리 문화재 추적하는 김정광 이사장이 말하는 환수 운동 “부처님 세 분과 고승 두 분 사리, 한 사리함 모신 聖物”미술관 측 “사리만 반환”…韓정부 “전부 반환”에 무산“문정왕후 어보 환수 위해 美정계 실력자에 편지 전달”“알렌 후손 찾아다녀…15일 알렌 콜렉션 서울시 기증”“미국내 문화재 전수조사 위해 정부 차원 지원 필요”“미국 보스턴미술관에 있는 라마탑 모양의 고려 사리함 반환이 아직도 해결 못한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걸 보면 가슴이 벌렁벌렁 뜁니다. 나이가 들고 교포라서 한국 유물을 보니 벅찬 감정도 있겠지만 티베트 양식의 불탑에 3명의 부처와 2명의 고승 사리를 한 자리에 안치한 사리탑은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특이합니다. 한국 불교에서는 성물(聖物) 중에 성물입니다. 꼭 찾아서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하는 게 제 과제입니다.” 미국에서 우리 문화재 환수 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정광(75) 한국문화유산보존재단 이사장은 “‘고려 라마탑형 사리함’은 생각만해도 흥분된다”고 말한다. 32년째 미국에서 생활하는 그가 모처럼 귀국한 터에 지난 10일 만나 인터뷰를 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돌아온 문정왕후 어보 환수와 알렌 콜렉션 환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에서 제법 성공한 사업가로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법한 그에게 문화재 환수운동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1987년 사업 때문에 미국으로 건너가 팔리새이즈 파크(Palisades Park)에 살고 있다. “이 사리함은 특이합니다. 큰 사리탑에 5개의 작은 사리탑이 들어있습니다. 다섯 명의 사리가 들어있지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 과거 부처님인 정광불과 연등불, 인도 왕자 출신으로 당나라를 거쳐 고려에서 포교활동을 한 지공선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네”라는 시를 남긴 나옹선사의 사리지요. 한국 불교의 법맥입니다. 큰 사리함이 높이 22.5cm로 금은제입니다. 이 미술관은 한국관 한 가운데 전시하고 있지요. 가서 보면 가슴이 뛰고 벌렁거리지만 한편으론 약 오릅니다.”이 라마탑형 고려 사리함은 일본인이 개성의 화장사 또는 양주의 회암사에서 불법으로 도굴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스턴미술관은 이를 1939년 일본인으로부터 매입했다. 두 절은 모두 고려시대의 고승 지공선사(?~1363)와 나옹선사(1320~1376)가 주석한 곳이다. 고려 왕실과 관련있는 화장사는 비무장지대(DMZ)에 있어 지금은 폐허가 됐고, 양주 회암사에는 지공선사와 나옹선사, 무학대사(1327~1405)의 부도탑이 같이 있다. 조선 건국에 많은 역할을 한 무학대사가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처님과 지공·나옹 선사로 이어지는 불교 법통을 무학대사가 자신이 이어받았다는 증표로서 부도탑을 한 자리에 모은 것으로 보인다. - 문화재 환수 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2008년쯤 뉴욕주 한국불교신도회장을 지내고 있을 때였지요. 그때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문화재 관계로 뉴욕을 방문했는데 그때 만나서 이야기하고, 미국에서 유랑하는 우리 문화재를 보고 충격을 받았지요. 당시 조계종 중앙신도회 사무총장으로 왔던 이상근씨(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를 만났지요. 7명이 왔는데 용비어천가 2권을 소장한 컬럼비아대 도서관과 고려 사리함을 갖고 있는 보스턴미술관을 안내하면서 우리 문화재가 처한 현실을 보게 됐습니다. 환수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 미국에서 하던 수출, 수입 비즈니스도 다 닫고 난 다음이니깐 그렇게 바쁘지도 않았고. - 라마탑형 사리함, 그동안의 환수 추진 과정을 설명하면.☞ 이것에 대해 보스턴미술관이 “사리는 한국에 반환하겠다. 그리고 사리함은 한국에 6개월 또는 상당기간 대여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대여 기간에 한국이 똑같은 모형을 만들고나서 돌려달라는 뜻이었지요. 한국 정부의 승인과 보증이 필요하다고 해서 이런 메시지를 문화재청에 전달하니 당시 이건무 청장이 안된다고 잘라버렸습니다. “사리함 전체를 반환해야지 일부 반환은 안된다”는 것이 이건무 청장의 논지였지요. 음미해 볼 대목은 있지만 해외 유물 가운데 일부만 반환된 사례들도 많습니다. 그 후 미술관 측은 한국 정부가 반대했으니 시민단체는 반환 요청을 할 권리가 없다는 허망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해((遺骸)’인 사리도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도 계속 반환요청을 하며, 이를 위해 불법 유출을 입증할 사료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미술관을 상대로 소송을 하자고 하지만 불법으로 취득했다는 입증 자료가 없어서 저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소송 비용도 만만찮고. “큰 박물관에서 장물아비처럼 절도품을 보관해서야 되겠나”며 여론의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 사리함이 어떻게 보스턴까지 갔을까.☞ 이게 화장사 것인지, 회암사 것인지는 학계에서 밝혀야 할 사안입니다. 보스턴미술관 토미타 고지로 보고서를 보면 일본인이 이 두 절에서 불법 도굴한 것들을 보스턴미술관이 1939년 매입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시기는 일본의 조선 골동품 판매회사인 야마나카 상회가 보스턴, 파리 등에 지점을 내고 우리 공예품을 대량으로 팔아치우던 시기죠. 5명의 작은 사리함 가운데 3명은 실존 인물이어서 사리가 들어있고, 정광불과 연등불 사리함에는 사리 대신 구슬이 들어 있었습니다. 사실, 사리는 시신의 일부 내지 인체의 연장으로서 국제법상 매매가 금지돼 있다는 것을 보스턴미술관 측에 계속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 그러면 지난해 문정왕후 어보는 어떻게 환수됐나.☞ 이 때문에 저는 뉴욕에서 어보를 소장한 LA 카운티 박물관(LACMA·라크마)까지 몇차례 왔다갔다 했습니다. 매릴랜드에 있는 미국 국립아카이브(NARA)도 수차례 가서 마이크로필름을 뒤지며 기초작업을 했지요. 제가 사는 곳인 뉴저지주 상원의원이자 친한파 외교분과위원장인 로버트 메넨데스 의원에게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전달해달라며 반환을 요청하는 편지를 써서 주자, 그는 편지를 4통이나 더 썼더라구요. LA 상원의원 2명, 국토안전부 장관, 존 케리 당시 국무장관에게 전달한 것입니다. 미국 정계 실력자로 상원 외교분과위원장인 그의 편지가 주효했다고 믿습니다. 민간 차원의 운동을 넘어 미국 조야 차원으로 확대된 것이지요.이 건은 혜문스님이 2009년 뉴욕공립도서관에서 우연히 찾아낸 비밀문서 ‘아델리아 홀 레코드’를 열어보면서 시작됐습니다. 6·25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서울을 수복한 미 해병대 1시단 병사들이 요충지인 중앙청·경복궁·방송국 등에 대해 경계근무를 서면서 종묘에서 조선왕실 어보 47개를 호주머니에 넣어 가져갔고, 당시 양유찬(1897~1975) 주미 한국대사가 미국 국무부에 분실신고를 한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거죠. 이것을 라크마가 소장하고 있었던 거예요. 어보 옆에 쓰인 ‘6실 대왕대비(六室 大王大妃)’가 종묘 6실(중종의 방)에서 나온 것을 입증한 것이지요. 미국 병사의 절도품이란 것인데, 우리 정부가 되찾기 위한 노력으로 양유찬 대사가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기사 1953년 11월 17일자에 실렸던거죠. 그 기사를 40달러를 주고 샀습니다. 그리고 2016년까지 환수운동이 이었졌고, 도난품이라는 것이 입증되니 미국이 돌려준 거죠. - 오바마 대통령도 국새와 어보 등 9가지 문화재를 돌려줬다.☞ 미국에서 2008년부터 민간 차원의 문화재환수운동이 시작됐고, 문정왕후 어보 사진과 환수 캠페인이 현지 신문에 조그맣게 실렸습니다. 미국 정부가 우리 캠페인을 눈여겨 보던 차에 한 미국인이 “우리집에 어보처럼 생긴 것이 있다”고 신고했고, 그게 다시 보도되니 “옆집에도 보니 그런 게 있더라”는 제보도 나왔습니다. 이런 것들을 미국의 국토안보부가 압수해 보관하고 있다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4년 4월 한국을 방문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반환한 것이지요. 미국은 불법 문화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숨기는 대신 반환을 하지요. 큰 결정입니다.- 알렌 콜렉션 반환에도 큰 역할을 했다.☞ 외교관과 선교사 등을 지냈던 호러스 뉴턴 알렌(1858~1932)의 후손을 찾아낸 거지요. 그가 고종의 주치의를 지냈던 만큼 좋은 문화재를 많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알렌 후손을 찾아보자고 결심했지만 막연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10여년 전 그의 후손을 초청했다는 짧은 기사 한줄을 단서로 더듬어갔지요. 초청자를 찾아보니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의료활동을 하는 허정 박사였습니다.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허정 박사와 통화에 성공했고, 그분이 10여년째 해마다 한번씩 후손들을 초청해 만찬을 베푸시더라고요. ‘그 만찬에 저도 참석해도 되느냐’고 하니 오라고 해서 비행기 2시간 타고가서 후손들과 안면을 텄지요. 후손들을 설득해 매입도 했지요. 알렌과 그 후손들이 어렵게 사는 바람에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등에 많이 팔아버렸던 거죠. 왕권의 상징인 부채인 ‘화조도접선’과 사진, 편지, 일기 등 30여점을 가져와 15일 서울시청서 기증식을 갖는다. 사실 알렌 증소녀보다는 그 사돈이 더 많이, 더 좋은 문화재를 갖고 있는 것을 파악했는데, 기증하지 않고 팔려고 해서…. 언젠가는 돌아와야 할 문화재입니다. - 문화재청은 미국 124곳에 우리 문화재 4만 4000여점이 있다고 기록했다.☞ 허허, 아무리 적게 잡아도 그 두 배는 될 것입니다. 정부가 미국에서 현장조사한 곳은 6곳 뿐입니다. 하버드대 옌칭도서관에 소장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보러가면서 박물관 사서에게 물어보니 한국 고서 1만 2000여권 있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문화재청은 여기에 5000권이 있다고 기록했지만 배가 넘지요. 브루클린박물관의 도록을 문화재청이 지원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박물관 창고에 들어갈 흔치 않는 기회가 생겨서 가보니 그 안에는 우리 문화재가 수두룩했고, 투구와 갑옷도 있었습니다. 발톱이 3개인 투구로 미루어 왕족의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도록에는 없는 것들이었죠. 박물관 측도 아직 정리조차 못하고 있는데, 그런 것이 무척 많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개인이 소장한 것은 전혀 파악을 못하고 있지요.- 우리 문화재의 소재 파악과 유출 경로 조사가 시급하다.☞ 먼저 이런 것을 제안합니다. 미국 공영방송 PBS가 하는 ‘앤틱 로드쇼’처럼 우리 교민을 상대로 하는 문화재나 유물의 가치에 대해 설명해주고 감정 가격도 평가해 주는 겁니다. 교민들이 미국에 이민오면서 가져온 가보나 유물을 조사해 파악하는 것이지요. 고위 관리를 지냈던 가문에는 이런 게 많을 겁니다. 교민들에게 한국 문화재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해 주고, 대학이나 박물관 등에서 본 한국 문화재를 제보하게 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겁니다. 그 다음엔 미국의 큰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를 전수조사하는 것입니다. 큰 프로젝트이니만큼 수년에 걸쳐 정부 차원의 예산과 전문가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도록도 만들어고 해야 하니 우리 정부와 해당 박물관과의 교섭도 필요할 것입니다. 하버드대도서관이나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은 이런 제안에 구두로 “오케이”한 상태입니다. 그는 “부처님과 전생 부처님 둘, 두 명의 고승의 사리가 한 자리에 모여있는 것이 신기하지 않나요. 한국 불교 최고의 성물입니다”라며 “이 사리함을 들여와야 하는데…”라고 되뇌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여기는 중국] 땔감으로 쓰던 나무, 알고보니 억대 최고급 목재

    [여기는 중국] 땔감으로 쓰던 나무, 알고보니 억대 최고급 목재

    중국의 한 공원에서 죽은 나무 2그루가 우리 돈으로 23억3300만 원에 팔려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중국 파즈완바오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하이난성 하이커우시 인민공원에서 벌채된 죽은 나무 2그루가 1428만2000위안(23억330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현지에서 고급 가구나 악기, 조각품 제작에 쓰이는 최고급 목재였기 때문. 하이난 황화리(黃花梨)로 불리는 이들 나무의 희소성을 몰랐던 인근 주민들 중 한 여성은 “벌채하기 전에도 땅에 떨어져 있던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종종 땔감으로 써 버렸다”고 밝히며 큰돈을 놓쳐 아쉬움을 드러냈다. 공원 측은 이미 오래전에 죽어버린 두 나무를 지난해 6월 벌채한 뒤 총 91개의 통나무로 분리해 창고에 보관해 왔고 1년이 지난 11월 2일 온라인 경매를 통해 일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입찰 개시 가격은 515만2000위안(약 8억4100만 원)이었지만, 나무의 희소성을 아는 사람들이 몰려 그 가격은 3배에 달하는 1428만2000위안에 최종 낙찰된 것이었다. 하이난 황화리는 하이난성이 원산지이긴 하지만, 그 대안으로 광둥성 일대에도 심어지기 시작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워싱턴조약에 따라 국제적 상거래는 금지돼 있다. 중국에서도 국가 2급 중점보호야생식물로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향단(학명 Dalbergia odorifera T. Chen.)으로 불리며 주로 약재로 쓰인다. 하이난 황화리의 가격 급등은 비교적 최근 일로, 한 여성은 “예전에 남편이 가구 만드는 일을 했는데 하이난 황화리도 자주 사용했다. 뿌리 부분이나 끝부분은 사용하지 않았고 이웃 주민이 땔감으로 쓴다고 해서 그냥 준 적도 있다”면서 “지금처럼 이렇게 비싸질 줄은 아무도 몰랐으니까”라고 회상했다.현재 하이커우시 인민공원에는 하이난 황화리가 12그루 남아 있는데 공원 측은 불법으로 이들 나무를 베어가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이들 나무 주위에 철제 구조물이 세우고 24시간 체제로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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