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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 참사서 38명 잃고도… 또 노동자 앗아간 ‘물류창고 비극’

    이천 참사서 38명 잃고도… 또 노동자 앗아간 ‘물류창고 비극’

    지하 4층서 ‘펑’… 순식간에 불길 번져밀폐공간 유독가스 확산이 사인인 듯“소화기도 안 보여 벽 잡고 겨우 탈출”화재 대비 안전장치·탈출장치 전무“이천 참사 겪고도 대책 제자리걸음”“‘펑’ 소리와 함께 삽시간에 검은 연기가 퍼졌어요. 숨이 막히고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벽을 잡고 간신히 탈출했어요.”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한 지 석 달도 안 된 21일 경기 용인 물류창고 화재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천에서 용인으로 사고의 장소만 옮겨졌을 뿐 ‘닮은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류창고 특성상 공간이 밀폐된 데다 발화성 물질이 많아 불이 삽시간에 번졌지만 화재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탈출장비도 없었기 때문이다.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9분쯤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의 SLC 물류센터 지하 4층에서 시작된 화재로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생존자 등의 증언을 종합하면 당시 지하 4층에선 냉동식품을 화물차에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화물차 옆에서 ‘펑’ 소리와 함께 불길이 일며 삽시간에 검은 유독성 연기가 번져 나갔다.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작업자 김모(35)씨는 “작업 중에 차량 경적 소리가 계속 들려 무슨 일인가 봤더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며 “그나마 빨리 화재 사실을 알게 돼 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자 B씨는 “갑자기 어디선가 폭발음이 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사방으로 치솟았다”면서 “주변에서 소화기 등 아무런 화재 진압 장비도 보지 못했다. 정말 간신히 살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사망자는 모두 지하 4층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사망자 대부분이 환기가 안 되는 지하에서 시작된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에 희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이천 화재와의 단순 비교는 무리지만 물류창고란 특성과 초 단위로 퍼지는 유독가스가 사망의 원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천 화재 참사에도 물류창고의 화재 대책은 제자리걸음을 한다는 방증이다. 이에 관리·감독을 책임진 정부와 지자체에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용인의 한 시민은 “3개월 전에 엄청난 참사가 났음에도 해당 업체뿐 아니라 관리·감독을 하는 정부와 경기도 등이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애꿎은 5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라며 “이제라도 소방규정을 강화한 대책을 마련해 물류창고 화재로 인한 희생자가 더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망자 2명이 안치된 처인구 용인서울병원 장례식장은 고인들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한 유가족의 절규로 가득 찼다. 사망자 A씨의 어머니는 “아이고, 내 자식 불쌍해서 어떡하느냐”며 울부짖었다. A씨의 삼촌(63)은 “사고 한 번 친 적 없는 조카가 춥고 열악한 시설에서도 열심히 지게차를 운전하며 지냈는데 너무 안타깝다”면서 “이번 화재는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인재’(人災)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사진설명] 21일 오전 8시 29분쯤 화재가 발생한 경기…

    21일 오전 8시 29분쯤 화재가 발생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SLC 물류센터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지하 4층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이날 화재로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용인 연합뉴스
  • [사진설명]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화…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한 지 석 달도 안 돼 물류창고에서 또다시 대형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21일 경기 용인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SLC 물류센터가 화재로 연기에 휩싸인 가운데 직원들이 오열하고 있다.▶기사 10면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정 총리, 용인 물류센터 화재에 “신속하게 원인 규명”

    정 총리, 용인 물류센터 화재에 “신속하게 원인 규명”

    정세균 국무총리가 용인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 “이천 물류창고 화재의 상흔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화재가 발생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21일 오후 정 총리는 SNS를 통해 “돌아가신 다섯 분의 명복을 빌고, 다치신 분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며 이같이 적었다. 앞서 이날 오전 용인 SLC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근로자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물류센터 지하 4층 팔레트 적치장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인명피해도 모두 지하 4층에서 발생했다. 220억원 상당 재산피해를 낸 군포 물류센터 화재(4월21일), 38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천 물류센터 화재 참사(4월29일)에 이어 석 달 만에 발생한 참사다. 정 총리는 “이런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원인규명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고 꼼꼼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화물차에서 펑!” 용인 물류센터 화재 사망 5명, 지하 4층서 발견(종합3보)

    “화물차에서 펑!” 용인 물류센터 화재 사망 5명, 지하 4층서 발견(종합3보)

    21일 경기 용인의 물류센터에서 난 화재로 근로자 5명이 참변을 당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8시 29분쯤 처음 신고됐다. 불이 난 곳은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소재 SLC 물류센터였다. 사망자 5명 모두 지하 4층서 발견 신고 접수 10분 뒤인 오전 8시 39분에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가 발령됐다. 이어 지하층에 고립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소방당국은 오전 9시 9분 경보령을 인근 5∼9곳의 소방서 인력을 동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불은 오전 10시 30분쯤 초진(불길을 통제할 수 있고 연소 확대 우려가 없는 단계)됐다. 그러나 건물 안은 여전히 연기로 가득 찼다. 소방당국의 1차 인명 수색 결과 물류센터에서 당시 근무 중이던 69명 중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지하 4층에서 발견됐다고 소방 관계자가 전했다. 부상자는 8명으로 중상 1명, 경상 7명으로 파악됐다.“지하 4층 화물차 ‘펑’ 소리와 함께 불길” 진술 확보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지하 4층의 화물차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날 이곳 지하 4층에서는 냉동식품을 화물차에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러던 중 화물차에서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번져 나갔고, 불길이 일어났다는 것이 당시 현장 근로자의 진술이다.연합뉴스에 따르면 화재 당시 지하 4층에서 작업 중이던 작업자 A(38)씨는 “갑자기 ‘꽝’ 하는 소리가 나더니 삽시간에 검은 연기가 퍼져 앞이 잘 안 보였다”면서 화재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갑자기 어디선가 폭발음이 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사방으로 치솟았다”며 “앞이 보이지 않아 벽을 더듬으면서 겨우 탈출했다”고 말했다. 다른 생존자 B(35) 씨는 “작업 중에 차량 경적이 계속 들려 무슨 일인가 봤더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며 “그나마 빨리 화재 사실을 알게 돼 생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이곳 물류센터에는 대부분 불길이 잡혔음에도 여전히 옅은 연기가 계속 피어올랐다. 불길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된 좌·우측 진출입로 부근은 검은 연기로 인해 지상 4층 높이의 건물 꼭대기 부근까지 검게 그을렸고, 불이 시작된 지하 쪽과 이어진 외부 환풍구는 솟구친 열기로 덮개 부분이 완전히 녹아내렸다. 내부에 검은 연기 가득…“사망자들 갑작스런 사고에 못 빠져나온 듯” 불이 난 SLC 물류센터는 지상 4층, 지하 5층의 연면적 11만 5000여㎡ 규모이다. 지상 1층에는 이마트와 제이오피엔피(JOPNP)가, 지하 1층에는 오뚜기가 각각 입점해 있다. 지하 2층은 출하대이고, 지하 3∼4층은 오뚜기와 JOPNP의 저온창고가 위치한다.69명의 근무자 대부분 지하 4층에서 일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워낙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재가 발생해 일부 근로자들이 미처 현장을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아래층인 지하 5층은 기계실로 당시 근로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나면 빠른 속도로 연기가 치솟는 데다 아래쪽인 지상 1층으로의 탈출이 어려워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층부인 지상 2∼4층은 공실 상태여서 이들 층에서는 피해자가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불길은 대부분 잡혔지만, 아직 내부에 연기가 차 있어 정확한 화재 경위 조사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련 기관들과 합동 감식을 해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화물차 옆서 ‘펑’ 소리와 불길”…용인 물류창고 불 5명 참변, 8명 부상

    “화물차 옆서 ‘펑’ 소리와 불길”…용인 물류창고 불 5명 참변, 8명 부상

    5명의 생명을 앗아간 경기 용인시 양지SLC 물류센터 화재 당시 지하 4층의 화물차 옆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이 나왔다. 2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9분쯤 불이 난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소재 SLC 물류센터 지하 4층에서는 냉동식품을 화물차에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소방당국은 화물차 옆에서 ‘펑’소리와 함께 연기가 번져나가면서 불길이 일어났다는 당시 현장 근로자의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작업자 A(38)씨는 “갑자기 ‘꽝’ 하는 소리가 나더니 삽시간에 검은 연기가 퍼져 앞이 잘 안 보였다.” 며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 듯 상기된 모습이었다. 화재 당시 지하 4층에서 작업 중이던 그는 “갑자기 어디선가 폭발음이 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사방으로 치솟았다”며 “앞이 보이지 않아 벽을 더듬으면서 겨우 탈출했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생존자 B(35)씨는 “작업 중에 차량 경적이 계속 들려 무슨 일인가 봤더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며 “그나마 빨리 화재 사실을 알게 돼 생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물류센터의 근무자는 총 69명으로, 대부분 지하 4층에서 일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다수는 대피에 성공했으나, A(27)씨 등 5명이 숨지고 B(66)씨 등 8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1명은 중상이다. 사망자 시신은 모두 지하 4층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워낙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들이 미처 현장을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아래층인 지하 5층은 기계실로 당시 근로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이 나면 빠른 속도로 연기가 치솟는 데다 아래쪽인 지상 1층으로의 탈출이 어려워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층부인 지상 2∼4층은 공실 상태여서 피해자가 없었다.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사는 C(59)씨 부부는 “이날 오전 텔레비전에서 화재 뉴스를 보고, 양지동 물류센터로 일하러 간 아들 D(35)씨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도 보냈지만 4시간째 소식이 없어 현장으로 달려왔다”며 “사고대책본부에서 확인한 결과 사망자와 부상자 명단에 아들의 이름이 없어 안도는 되는데 4시간째 연락이 안닫는다”며 발을 동동 굴렸다. C씨 부부는 앉아서 기다릴 수가 없다면 아들이 타고온 승용차라도 찾아본다며 사고현장 주변을 헤매고 다녔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후 오전 8시 39분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또 인력 190여명, 펌프11대 등 76대를 동원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어 지하층에 고립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소방당국은 오전 9시 9분 경보령을 인근 5∼9곳의 소방서 인력을 동원하고,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불이 난 SLC 물류센터는 지상 4층, 지하 5층의 연면적 11만 5000 여㎡ 규모이다. 지상 1층에는 이마트와 제이오피엔피(JOPNP)가, 지하 1층에는 오뚜기가 각각 입점해 있다. 지하 2층은 출하대이고, 지하 3∼4층은 오뚜기와 JOPNP의 저온창고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아직도 내부에 연기가 많이 차 있어서 어렵게 인명 검색을 계속하고 있다”며 “검색을 마치는 대로 화재 경위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화물차 ‘펑!’ 불길”…용인 물류센터 화재로 5명 사망(종합2보)

    “화물차 ‘펑!’ 불길”…용인 물류센터 화재로 5명 사망(종합2보)

    21일 경기 용인의 물류센터에서 난 불로 근로자 5명이 참변을 당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8시 29분쯤 처음 신고됐다. 불이 난 곳은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소재 SLC 물류센터였다. 사망자 5명 모두 지하 4층서 발견 신고 접수 10분 뒤인 오전 8시 39분에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가 발령됐다. 이어 지하층에 고립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소방당국은 오전 9시 9분 경보령을 인근 5∼9곳의 소방서 인력을 동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불은 오전 10시 30분쯤 초진(불길을 통제할 수 있고 연소 확대 우려가 없는 단계)됐다. 그러나 건물 안은 여전히 연기로 가득 찼다. 소방당국의 1차 인명 수색 결과 물류센터에서 당시 근무 중이던 69명 중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지하 4층에서 발견됐다고 소방 관계자가 전했다. 부상자는 8명으로 중상 1명, 경상 7명으로 파악됐다.“지하 4층 화물차 ‘펑’ 소리와 함께 불길” 진술 확보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지하 4층의 화물차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날 이곳 지하 4층에서는 냉동식품을 화물차에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러던 중 화물차에서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번져 나갔고, 불길이 일어났다는 것이 당시 현장 근로자의 진술이다. 불이 난 SLC 물류센터는 지상 4층, 지하 5층의 연면적 11만 5000여㎡ 규모이다. 지상 1층에는 이마트와 제이오피엔피(JOPNP)가, 지하 1층에는 오뚜기가 각각 입점해 있다. 지하 2층은 출하대이고, 지하 3∼4층은 오뚜기와 JOPNP의 저온창고가 위치한다. 69명의 근무자 대부분 지하 4층에서 일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소방당국은 워낙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재가 발생해 일부 근로자들이 미처 현장을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아래층인 지하 5층은 기계실로 당시 근로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나면 빠른 속도로 연기가 치솟는 데다 아래쪽인 지상 1층으로의 탈출이 어려워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층부인 지상 2∼4층은 공실 상태여서 이들 층에서는 피해자가 없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아직도 내부에 연기가 많이 차 있어서 인명 검색을 계속하고 있다”며 “검색을 마치는 대로 화재 경위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3명 사망” 양지물류센터 화재…구조대원 지하층 진입(종합)

    “3명 사망” 양지물류센터 화재…구조대원 지하층 진입(종합)

    용인 물류센터서 큰불…3명 사망 경기도 용인 SLC 물류센터서 불이 나 진화작업 중이다. 21일 오전 8시 29분쯤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소재 SLC 물류센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8시 39분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오전 9시 9분 경보령을 인근 5∼9곳의 소방서 인력을 동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이 화재로 물류창고에서 일하던 직원 3명이 사망했다. 또 5명이 실종됐다. 이날 불이 난 SLC 물류센터는 지하 5층에 지상 4층, 연면적 11만 5천여㎡ 규모로, 2018년 12월 준공됐다. 이마트24, 오뚜기 물류 등이 입점해 있으며, 250여 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불길을 잡는 대로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진영 행안부 장관 “모든 행정력 동원하라” 21일 양지물류센터 화재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기도, 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소방·경찰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소방대원의 안전확보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행안부는 김계조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오전 9시에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고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부상자 발생에 대비해 신속한 이송 준비를 지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파라과이 축구 팬클럽, 알고보니 전쟁 무기 공급 조직

    [여기는 남미] 파라과이 축구 팬클럽, 알고보니 전쟁 무기 공급 조직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인접국의 범죄조직에 전쟁용 무기를 공급해온 파라과이 밀수조직이 적발됐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라과이 검찰은 루케 지역에서 17곳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실시, 전쟁용 무기가 보관돼 있는 창고를 발견했다. 압수수색에서 검찰은 루케의 공무원 출신으로 축구 팬클럽 조직을 이끌고 있는 안토니오 베니테스 등 용의자 14명을 검거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이 주로 취급한 건 전쟁용 무기와 마약"이라면서 "조직이 최소 월 100만 달러(약 12억원) 규모로 무기와 마약을 공급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직은 파라과이의 축구클럽 스포르티보 루케뇨의 팬클럽으로 위장, 조직을 유지하면서 무기와 마약을 거래했다. 남미축구의 팬클럽은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필요하면 폭력도 불사하는 훌리건 조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의 조직은 팬클럽으로 위장해 활동하면서 뒤로는 무기와 마약을 거래했다. 파라과이 지하시장에서 무기와 마약을 팔면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인접국 범죄조직과도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루케에 연락책을 둔 브라질의 범죄조직들이 이번에 검거된 조직을 통해 전쟁용 무기를 공급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이 밀매한 전쟁용 무기는 군과 경찰에서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검찰은 17곳 압수수색이 진행된 루케지역에서 현직 군인 2명과 전직 경찰 등 4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들은 무기를 빼돌려 조직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루케 지역은 아르헨티나 국경으로부터 약 40km 떨어진 인구 30만의 지방도시로 1800년대 파라과이의 수도였던 곳이다. 국경과 인접한 지리적 입지 때문에 루케는 언젠가부터 이른바 '마약루트'의 주요 포인트로 전락했다. 현지 언론은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3개국을 연결하는 '코카인 루트'에서 루케가 주요 포인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약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루트는 무기 밀거래의 채널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파라과이 검찰은 아르헨티나에서 파라과이 루케, 브라질로 이어지는 무기밀매 채널을 가동해온 조직을 적발한 바 있다. 검찰은 "루케의 지하시장에서 소규모로 이뤄지던 무기밀매가 국제화하고 있는 게 최근의 추세"라면서 "인접국 범죄조직과의 연관성 등을 놓고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파라과이 검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이번엔 대전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 상수도본부 “조사 중”

    이번엔 대전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 상수도본부 “조사 중”

    인천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잇따르던 ‘수돗물 유충’ 신고가 대전에서도 접수돼 대전 상수도사업본부가 조사에 나섰다. 20일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서구 괴정동 다가구 주택 부엌 싱크대에서 수돗물 유충으로 추정되는 벌레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상수도사업본부에 접수됐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수질관리과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수질 검사와 환경 조사를 진행한데 이어 유충과 수돗물 표본을 수거해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서구 괴정동 다가구 주택 부엌 싱크대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수질검사 등을 진행했다”면서 “다른 곳에서 추가로 신고 접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수돗물이 아닌 하수구나 채소 등 음식물에서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흥·화성 등 경기 ‘수돗물 유충’ 94건“나방파리 유충 확인” 오후 8시 현재 경기지역 신고현황 한편 이날 경기도는 인천에 이어 시흥·화성 등 도내 곳곳에서도 지금까지 ‘수돗물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94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도는 각 시군 및 한국수자원공사와 정수장·배수지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까지 경기도 시군에 접수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는 21개 시군 94건이다. 시흥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성 12건, 부천 10건, 안산 7건, 수원 6건, 용인 6건, 광명 5건, 파주 5건, 고양 4건, 광주 4건, 성남 3건, 안양 3건, 남양주 3건, 평택 2건, 군포 2건, 하남 2건, 여주 2건, 과천 1건, 연천 1건, 포천 1건, 의정부 1건이다. 하지만 이날까지 정수장에서 가정집 수도로 유충이 배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없다고 지자체들은 밝혔다.“정수장→가정집 수도, 유충 배출 사례 없다”“나방파리, 화장실·하수도 등 서식하다 유입” 화성·시흥 등 나방파리 유충 확인“나방파리, 잔류염소서 살 수 없어”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된 각 지역의 상수도 사업본부는 정수 생산이나 공급 과정에서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보다는 아파트 저수조, 가정 물탱크나 하수구·배수구 등지에서 유충이 유입됐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 나방파리는 주로 화장실이나 보일러실, 하수도 주변, 창고 등의 구석지고 습한 장소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화성(3건)·시흥(1건)·하남(2건)·파주(3건)·여주(2건)에서 일부 채취된 유충 샘플에 대해 국립생물자원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나방파리 유충으로 확인됐다”면서 “나방파리 유충은 수돗물 잔류 염소에서 서식할 수 없어 하수구 등지에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도는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도내 생활용수 정수장 53곳 및 배수지 수질 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운영하는 광역정수장 11곳은 수공이, 나머지 지자체가 운영하는 정수장은 지자체별로 점검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수무책 경기 ‘수돗물 유충’ 94건…“나방파리 유충 확인, 하수구서 유입”(종합)

    속수무책 경기 ‘수돗물 유충’ 94건…“나방파리 유충 확인, 하수구서 유입”(종합)

    화성·시흥 등 나방파리 유충 확인“나방파리, 잔류염소서 살 수 없어”도 “15~22일 정수장 53곳·배수지 점검”“정수장서 유입 추정 사례 아직 없어”‘수돗물 유충’ 발견 사태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는 인천에 이어 시흥·화성 등 도내 곳곳에서도 지금까지 ‘수돗물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94건 접수됐다고 20일 밝혔다. 도는 각 시군 및 한국수자원공사와 정수장·배수지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까지 경기도 시군에 접수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는 21개 시군 94건이다. 시흥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성 12건, 부천 10건, 안산 7건, 수원 6건, 용인 6건, 광명 5건, 파주 5건, 고양 4건, 광주 4건, 성남 3건, 안양 3건, 남양주 3건, 평택 2건, 군포 2건, 하남 2건, 여주 2건, 과천 1건, 연천 1건, 포천 1건, 의정부 1건이다. 하지만 이날까지 정수장에서 가정집 수도로 유충이 배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없다고 지자체들은 밝혔다.“정수장→가정집 수도, 유충 배출 사례 없다”“나방파리, 화장실·하수도 등 서식하다 유입”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된 각 지역의 상수도 사업본부는 정수 생산이나 공급 과정에서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보다는 아파트 저수조, 가정 물탱크나 하수구·배수구 등지에서 유충이 유입됐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 나방파리는 주로 화장실이나 보일러실, 하수도 주변, 창고 등의 구석지고 습한 장소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화성(3건)·시흥(1건)·하남(2건)·파주(3건)·여주(2건)에서 일부 채취된 유충 샘플에 대해 국립생물자원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나방파리 유충으로 확인됐다”면서 “나방파리 유충은 수돗물 잔류 염소에서 서식할 수 없어 하수구 등지에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도는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도내 생활용수 정수장 53곳 및 배수지 수질 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운영하는 광역정수장 11곳은 수공이, 나머지 지자체가 운영하는 정수장은 지자체별로 점검한다. 점검 대상은 취수원 오염 행위, 정수시설 청소 상태, 운영 실태, 소독 설비 등이며, 문제점이 발견되면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검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책임자 9명·시공사 법인 기소

    검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책임자 9명·시공사 법인 기소

    38명의 생명을 앗아간 경기 이천시 한익스프레스물류창고 건설 현장 화재참사의 책임자등 9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여주지청 형사부(부장검사 한기식)는 20일 업무상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시공사 건우의 현장소장 A(46) 등 3명,감리단 2명,협력업체 3명 등 총 8명을 구속기소 했다. 또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 관계자 1명과 건우 법인을 불구속기소 했다. A씨 등은 지난 4월 29일 이천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참사와 관련, 화재 예방에 대한 주의 의무를 게을리해 근로자 38명을 숨지게 하고,10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화재는 지하 2층 천장에 설치된 냉동·냉장 설비의 일종인 유니트쿨러(실내기)에 배관에 대한 산소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천장 벽면 속에 도포돼 있던 우레탄폼에 붙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이에 앞서 사전작업계획은 물론 별다른 방호조치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에게는 또 화재감시자 미배치,임시 소방시설 미설치,비상구 폐쇄, 방호조치 미실시 등 총체적 안전 부실 등 과실이 확인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구속된 협력업체 관계자 1명에게는 국토교통부에 등록하지 않은 상태로 냉동기 설치 및 배관 연결 공사를 하도급받고,이를 재하도급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도 적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물류창고 건설 현장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공사관계자들의 안전불감증,하도급 관계 등이 결합해 중대한 인명피해를 낸 인재(人災)”라며 “경찰에서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추후 화재 책임자를 추가로 송치받아 기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천 한익스프레스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는 지난 4월29일 오후 1시30분쯤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5시간 만인 오후 6시42분 불을 껐지만 현장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속보] ‘파주 수돗물 유충’ 5건 중 3건은 ‘파리 유충’

    [속보] ‘파주 수돗물 유충’ 5건 중 3건은 ‘파리 유충’

    경기 파주시내 아파트 2곳에서 신고된 ‘수돗물 유충’은 나방파리의 유충인 것으로 확인됐다. 파주시는 20일 오후 국립생물자원관으로부터 전날 의뢰한 유충이 ‘나방파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나방파리는 주로 화장실이나 보일러실, 하수도 주변, 창고 등의 구석지고 습한 장소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전 11시쯤 파주 금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오후 4시 30분쯤에는 와동동 운정신도시 한 아파트 세면대에서 각각 움직이는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파주시에 접수됐다. 파주시는 발견된 유충을 수거, 종류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에 검사를 의뢰했었다. 3곳의 유충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금촌동 아파트의 유충은 ‘집파릿과 유충’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곳은 현재 조사 중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무더위에 맨홀에서 소리 없이 쓰러지는 노동자들

    무더위에 맨홀에서 소리 없이 쓰러지는 노동자들

    지난 6월에만 맨홀 등 밀폐공간에서 일하던 노동자 4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보호장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일하는데다 날씨까지 무더워 질식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오폐수처리장, 맨홀 등에서 질식사고 발생 위험이 증가해 ‘밀폐공간 질식 재해 예방대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10년(2010~2019년)간 밀폐공간 질식사고는 모두 193건 발생했으며 166명이 사망했다. 이중 오폐수처리장, 맨홀, 분뇨처리시설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가 59명, 약 36%에 이른다. 올해 들어선 1월 1건, 5월 1건, 6월 3건이 발생했고, 모두 6명이 숨졌다. 해마다 2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밀폐 공간에서 작업을 하다 숨지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아 유해가스가 배출되는 속도가 빠르다. 질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지난달 27일 대구의 한 자원재활용 업체 지하창고에선 노동자 4명이 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난 지하창고는 폐지 찌꺼기를 모아두는 곳으로, 소방대원이 현장 가스를 측정해보니 황화수소는 허용농도보다 14배, 포스핀은 30배 넘게 나왔다. 박영만 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밀폐공간 질식재해는 작업 전 산소·가스 농도 측정, 환기 조치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준수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재해”라며 “사전통보 없이 사업장을 감독해 기본적인 수칙조차 지키지 않는 곳은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폐수 배출시설 등 밀폐공간이 있는 사업장의 실태를 조사해 위험수준을 ‘고·중·저’ 3단계로 나누고 밀착 관리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상하수도 발주공사, 오폐수처리 위탁업체에 대해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불량 사업장은 순찰(패트롤) 점검을 하는 동시에 노동부가 직접 감독에 나서기로 했다. 또 7~8월 중 여름철 질식사고 취약사업장을 사전 통보 없이 감독해 밀폐공간 출입금지 조치, 질식예방 장비 보유·비치,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 수립·시행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트럼프, 빌 클린턴·아들 부시 초상화 ‘창고’ 보내고 대신 불러온 것

    트럼프, 빌 클린턴·아들 부시 초상화 ‘창고’ 보내고 대신 불러온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비인 그랜드 포이어에 걸려 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창고로 ‘귀양’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이들의 초상화를 오찬장인 ‘올드 패밀리 다이닝 룸’으로 옮겼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은 2015년 미셸 오바마 영부인이 백악관역사협회의 지원을 받아 개조해 처음으로 대중에 개방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을 3년째 창고로 쓰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아들 부시의 초상화는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만날 때만 해도 그랜드 포이어에 걸려 있었다. 하지만 CNN은 익명의 백악관 보좌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두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잘 사용하지 않는 공간’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있던 공간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들어왔고,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윌리엄 맥킨리 전 대통령의 초상화로 대체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해왔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버지 부시(조지 HW부시)와 아들 부시 전 대통령부자를 모두 경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경쟁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남편이기도 한 클린턴 전 대통령을 형편없는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으로 약 100년 전에 대통령을 지낸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맥킨리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자연사박물관이 지난달 21일 박물관 입구에 있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기마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하자 “어처구니없다. 하지 마라”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 개막식을 열지 않았다. 1989년 이후 백악관에는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첫 번째 임기를 마치기 전에 전직 대통령 부부를 이스트룸에 초청해 초상화를 공개하는 전통이 있었는데 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읽고, 보고, 듣는 ‘도시 부산’…부산비엔날레의 특별한 시도

    읽고, 보고, 듣는 ‘도시 부산’…부산비엔날레의 특별한 시도

    ‘탐정 야콥’. 지난 1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0 부산비엔날레’ 기자회견에 영상통화로 참석한 덴마크 출신 전시감독 야콥 파브리시우스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라는 전시 주제도 낯선 데 난데없이 탐정이라니.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리는 부산비엔날레는 여러모로 주목할 만하다. 우선 코로나19사태로 국내외 대다수 국제미술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된 가운데 예정된 일정대로 행사를 진행하는 드문 사례다. 특히 광주비엔날레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내년으로 일정을 미루면서 국내 3대 비엔날레 가운데 유일하게 관객을 맞는다. 김성연 집행위원장은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상황 아래서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예술적 시도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예술의 새로운 사례가 되도록 행사 준비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전시 주제와 구성은 더 특별하다. 국내외 10명의 소설가와 1명의 시인에게 부산에 대한 신작을 의뢰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각예술가와 음악가의 작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독특한 구조를 취했다. 이야기와 시가 시각예술, 음악으로 확장되는 아이디어는 19세기 러시아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륵스키가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가 남긴 그림을 보고 10개의 피아노곡과 5개의 간주곡으로 표현한 ‘전람회의 그림’에서 따왔다. 배수아, 김금희, 김숨, 안드레스 솔라노 등 소설가 10명이 지은 짧은 이야기들과 시인 김혜순이 쓴 5편의 시는 문집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로 먼저 출간됐다. 서용선, 노원희, 멘디 엘사예 등 시각예술가 68명, 최태현·아스트리드 존느 등 음악가 11명은 이를 각자의 언어로 번역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파브리시우스는 “인체에 비유하자면 문학은 뼈대, 시각예술은 뇌와 장기, 음악은 근육과 조직”이라며 “그렇지만 전시를 보기 위해 책을 먼저 읽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아무 준비없이 전시를 관람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집은 부산 시민들이 참여하는 오디오북으로 제작돼 전시 기간 관객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다만 관객은 전시장에 걸린 작품을 그저 감상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부산의 역사와 거리, 문화를 탐험하는 적극적인 탐정의 역할을 요구받는다. 주 전시장인 부산현대미술관 외에 원도심 일대, 영도 항구의 창고 등 34개국의 예술가 90명이 도시 곳곳에 남긴 단서와 흔적을 좇는 여정은 낯설지만 흥미를 자극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코로나19 장기화 속 불안정 재활용업계 지원

    코로나19 장기화 속 불안정 재활용업계 지원

    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내 재활용시장 불안정 완화를 위해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16일 환경부에 따르면 재활용품 수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1월과 6월의 가격 및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수거업체가 선별업체에 판매하는 1㎏ 가격이 1월 108.8원에서 6월 88.9원으로 19.9원 하락했다. 코로나19 영향 및 유가 하락 등으로 적체 우려가 높아진 폐플라스틱 재생원료 중 페트(PET)는 630원, PP는 674원, PE는 80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PET 850원, PP 751원, PE 974원과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재활용업체는 선별업체에, 선별업체는 수거업체에 매입단가 인하를 통보하고, 수거업체는 혼합플라스틱 등 수익성이 없는 재생원료 수거를 거부하는 등 불안정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가격연동제’(수거업체가 공동주택에 지불하는 재활용품 가격이 시장 상황을 반영해 변동되도록 하는 제도)를 확대 적용해 재활용 수거비용을 낮추기로 했다. 또 공동주택(아파트) 분리배출 인력을 지원해 잔재물을 최소화하는 한편 공공·민간선별장에 자원관리도우미를 지원한다. 또 페트병 외 페트류 플라스틱에 대한 선별 비용 지원을 확대한다. 900억원 규모의 융자 및 공공비축 창고 3개소를 확보해 공공비축도 확대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현재 공동주택 31.9%에 적용된 가격연동제를 모든 공동주택으로 확대시 지난 1월 수준으로 수거업체의 수익이 회복될 것으로 추정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단가조정 등을 독려하기로 했다. 특히 일부 업체의 수거거부·담합 등 국민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문화마당] 여름이 좋은 이유/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여름이 좋은 이유/송정림 드라마 작가

    에세이집 ‘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을 펴낸 후 제목 때문인지 기자가 물었다. “사계절 중에 봄을 가장 좋아하시나 봐요.” 사실 봄은 어머니가 좋아하셨고, 나는 가을을 좋아한다고 했다. 왜냐는 물음에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의 작별 인사가 좋고, 우주가 듬성듬성 비어 가는 여백의 느낌이 좋다고. 거리 곳곳이 멜로드라마 촬영장이 되고 바흐의 무반주 첼로가 OST처럼 흐르는 느낌이 좋다고. 태어나는 계절은 택할 수 없었지만 저 세상으로 돌아가는 날을 고르라고 한다면 11월을 꼽고 싶다. 홀연히 지는 낙엽처럼 떠나고 싶어서. 다음으로는 겨울이 좋다. 겨울밤에는 길가의 편의점 조명마저 난로처럼 따뜻해진다. 서로 축복하는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그의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걸을 수 있어서 좋다. 성에 낀 창 사이로 뿌옇게 내려다보이는 거리가 좋다. 눈에 덮인 집들, 빨간 우체통, 눈 내리는 숲을 달리는 기차…. 세상과 시간 속에서는 사라지지만 마음에는 흔적을 남기는 눈이 내려서, 어느 행성에서 보내오는 쪽지가 그토록 하얗게 내려서, 그래서 겨울이 좋다. 세 번째 좋아하는 계절이 봄이다. 명령이라도 받은 것처럼 일제히 자기 빛깔을 내며 피어나는 꽃들, 꽃폭탄 맞은 마음이 울렁거리면서 그리운 이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벚꽃잎 흩어지는 길을 걸으면 영혼에 꽃잎 지문이 새겨진다. “내 생에 이제 몇 번의 봄이 남은 것일까?” 꽃이 진 후에 피는 연두꽃을 가장 좋아하셨던 어머니는 올봄이 인생의 마지막 봄인 것처럼 고맙고 순간순간이 다 간절하다고 하셨다. 꽃이 등불처럼 피어나 마음을 치유해 주는 봄날은 어머니 등에 업혀 걸어가는 그 느낌과 참 많이 닮아 있다. 포근하고 향기롭고 편안하니까. 여름은 사계절 중에 내가 가장 덜 좋아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 여름이 좋은 이유가 탄성처럼 터져 나왔다. 어지러운 꿈에서 깨어난 아침에 후배의 문자가 와 있었다. “선배. 현관문 열어 보세요.” 문을 열어 보니 수국 한 다발이 놓여 있었다. 새벽 꽃시장에 갔다가 선배 생각이 나서 샀노라는 카드 글에 뭉클해지며 꽃다발을 안아 들었다. 그래! 여름은 수국의 계절이잖아! 얼마나 좋아! 여름을 예보하듯 피어나는 꽃, 어릴 때 집 마당에 피어 있던 수국. 갑자기 소나기가 오면 수국을 머리에 쓰고 뛰기도 했는데 비는 다 맞아도 수국 향기에 까르르 웃음이 났다. 작은 꽃들이 모여 큰 꽃을 이루는 꽃, 화려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은 파스텔 색상이 옅었다가 짙었다가 그러데이션되며 조화를 이루는 꽃, 수국이 피는 계절이 좋다. 여름이 좋다! 수국 덕에 여름이 한결 반가워진 김에 여름이 좋은 이유를 더 꼽아 본다. 수박을 쩍 하고 쪼갠 후에 그 빨간 육즙에 스며든 까만 씨를 볼 때, 한 조각 먹어 보니 그 맛이 꿀처럼 달콤할 때. 병에 서리가 앉을 만큼 시원한 맥주를 한 컵 따라서 운동 후에 마실 때. 더위에 지치고 에어컨 바람도 싫어서 넋 놓고 앉아 있는데 갑자기 쏴아 소리를 내면서 소나기가 쏟아질 때. 폭풍 독서의 여름휴가를 계획할 때. 얼마나 행복한가! 여름은 추억의 창고 같은 계절이기도 하다. 갑작스런 소나기를 피해서 처마 밑으로 뛰어가던 기억, 텅 빈 집에서 낮잠을 자다 깨어 보니 어느새 땀과 한 몸이 돼 있던 기억, 바다에서 헤엄치다가 허우적대던 기억, 양산을 쓴 어머니 손잡고 뜨거운 햇살 아래 과수원 길을 걸어가던 기억…. 왜 여름은 유난히 어린 시절의 기억이 많은 걸까. 한 해에 고작해야 계절이 네 개다. 그런데 한 계절을 싫어해 버리면 올해의 4분의1을 행복하지 않게 보내야 한다. 싫어하면 나만 손해. 여름이 좋은 이유를 찾아 누리면 이 순간도 꿈같은 시간이다.
  • [여기는 중국] 최악 홍수로 물에 잠긴 의약품, 세탁해 판매한 업자들 적발

    최악의 홍수로 물에 잠긴 의약품을 세탁해 재판매한 업자들이 적발됐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구(广西壮族自治区) 류저우시(柳州市)의 먀오족 자치현 시장감독관리국은 불어난 물에 침수된 의약품을 재판매하려 한 혐의로 이 일대 의약품 판매 및 유통 업체 15곳을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 의약품 유통 업체와 약국 운영자들이 세탁 후 재판매를 시도한 약품은 시중가 약 200만 위안(약 3억5000만원) 어치에 달한다. 이번에 적발된 의약품 유통업체 및 약국 15곳의 업체들도 지난 달 29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쏟아진 홍수로 침수됐던 의약품을 씻어낸 뒤 재포장해 판매하려한 혐의다. 현장에 파견된 시장감독관리국은 이번에 적발된 의약품 유통 업체 창고에서 흙탕물에 젖은 약품을 물에 씻은 후 창고에 말려 재포장한 흔적을 발견했다. 또, 일부 약국 운영자들은 상점 진열장에 침수된 약품을 재포장, 판매한 혐의다. 시장감독관리국이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최소 2~3만 위안(약 350~530만 원)부터 최대 70만 위안(약 1억 2000만 원)까지 손실을 입은 의약품 유통업체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시장감독관리국은 침수된 의약품과 닭고기 오리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 육류는 재판매 금지 품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폭우로 침수된 의약품 및 식품의 경우 세척 및 건조 후에도 오염된 물로 인한 2차 감염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시장감독관리국은 14일 오후 기준 이 일대 의약품 유통업체와 약국 내부에 진열됐던 침수 의약품 200만 위안 어치를 일제히 수거, 집중 소각했다. 또, 일부 침수된 식품 중 세탁과 건조 과정을 거친 뒤 새 제품으로 둔각, 대형 식당과 학교 급식 업체, 군부대 등으로 불법 유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않고 전수 조사 후 소각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사건이 상당수 의약품 유통 업체들이 침수 의약품의 재판매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에서 기인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감독관리국 관계자는 “일부 의약품유통 업체 측이 침수된 의약품의 재사용 및 투약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문제가 상당하다”면서 “물로 씻은 뒤 햇볕에 말린 의약품일지라도 침수 시 각종 세균 감염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는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로 빠르면 이번 주 내에 시장감독관리국 측은 이 지역 약국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침수된 의약품의 재판매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등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모든 약국 운영자 및 의약품 유통 업체를 대상으로 침수된 의약품의 재판매 행위의 위험성 및 불법 유통 혐의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것. 시장감독관리국 관계자는 “이번 홍수로 전국 22개 하천이 경계 수위를 넘어서는 등 역사상 가장 심각한 피해 수준”이라면서 “대홍수가 있었던 1998년 같은 기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중국 남부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중국 전역에서 총 3800만 명의 이재민과 약 14조 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입는 등 추가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 [열린세상] 장애인 ‘노예’가 소비되는 방법/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장애인 ‘노예’가 소비되는 방법/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13년이 넘게 농장에서 중노동을 해야 했던 지적장애인 A씨의 피해액이 고작 220만원으로 선고됐다는 소식에 경악해 다급히 법률 지원을 한 사건이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220만원이 나왔나. 사건 기록을 찬찬히 살펴보니 근로감독관과 경찰이 작성한 범죄 일람표 때문이었다. 지적장애로 진술이 어려운 피해자의 호소는 아랑곳없이 가해자의 변명에 따라 산출된 표였다. 가해자는 A씨가 지적장애인이라 일을 할 줄 모른다며 봄·가을 농번기에 며칠만 일을 도왔다고 했다. 그러나 A씨가 가해자 부부를 위해 도와야 했던 농지는 서울광장의 4배 크기였다. 별도로 소도 10마리나 키웠다. A씨의 온몸에는 오래 이어 온 고된 노동으로 나타나는 질병과 상처가 짙게 남아 있었지만, 수사기관도 법원도 A씨의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았다. 2014년 1월 전남 신안 신의도의 염전에서 일하던 김모씨의 편지로 세상에 드러난 사건은 지금까지 ‘염전노예사건’으로 불리고 있다. 편지를 썼던 당사자는 지적장애와 시각장애가 있었고, 그 일대 염전에서 구출된 노동착취 피해자는 60명이 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언론은 노동력 착취 사건에 ‘노예사건’이라는 고유명사를 부여했다. 잊을 만하면 시리즈처럼 ‘○○노예’ 사건이 터졌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우르르 분노하다 스르르 관심을 거두었다. 불과 일주일 전 19년간 통영의 한 섬에 있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한 39살의 지적장애인 B씨 이야기가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가로 6m, 세로 3m 크기의 컨테이너에서 쪽잠을 자며 물고기 사료 관리 등의 일을 해 왔으나, 19년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업주의 폭행과 폭언 속에 괴로워했다는 B씨의 뉴스는 역시나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으며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렇게 우리는 ‘노예를 소비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염전노예를 시작으로 창고노예, 타이어노예, 원양어선노예 등 수많은 노동착취 피해자들이 노예라는 단어로 명명돼 포털 사이트를 오르내리다 기억에서 사라진다. 왜 이들이 ‘노예’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왜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지(어떤 가해자는 40년 6개월 동안 지적장애인의 노동력을 착취했지만 고작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노예’라는 표현은 과연 괜찮은 건지 묻지 않는다. 사건으로 만나는 장애인 피해자들은 대체로 장년을 넘어 중년이다. 피해 기간이 최소 10년이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예전 유사 피해 기간까지 합치면 30년이 넘는 분도 적지 않다. 성인이 되면서부터 피해가 시작되는데, 곪아 터질 때까지 도움 청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집에만 있는 성인 장애인과 함께 사는 가족들은 점점 지치고 절망한다. 나고 자란 고향에서 함께 자라 온 가족들에게 짐짝처럼 여겨지는 것이 싫어서 “혼자 살겠다”며 자립해 보지만, “(장애인인) 네가 어찌 혼자 사냐”며 펄쩍 뛰는 가족들이 자신의 독립 의지에 아무 보탬이 되지 못함을 직감한다. 결국 이상하거나 위험한 방식의 독립을 감행하게 되면서 사건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력 착취 사건은 엄밀히 보면 ‘인신매매’형 범죄와 거의 같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사건은 최저임금법 위반 또는 임금체불 사건 정도로만 치부되고 있다. 가족에게 책임이 일임돼 있는 사회에서 ‘장애인 인신매매성 노동력 착취’ 사건이 사실상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느슨한 사회의 방관 아래 발생하는 피해자들을 ‘노예’라 부르며 대상화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가해다. 이런 일을 ‘나와 전혀 관계없는 누군가’가 겪는 ‘몹시 드문’ 일이라 인식하게 함으로써 지금도 주변에 얼마든지 존재하는 노동력 착취 피해자에 무관심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지하철 옆자리에 한 중년의 남성분이 앉았다. 다운증후군이었는데, 위아래 멋지게 한 벌 맞춰 입으시고 편안한 얼굴로 싱긋 웃고 계셨다. 왜 그 모습이 그리도 반가웠을까. 아직도 자신의 모습 그대로 존중받으며 살아가는 발달장애인의 삶은 그저 ‘행운’으로만 여겨진다. 이제 이 ‘당연’한 삶이 더이상 행운이 아닌 일상이 되도록 법과 제도가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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