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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건發 정계개편 태풍 시작되나

    고건發 정계개편 태풍 시작되나

    ‘기다림의 달인’, 고건 전 총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5·31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여권 참패를 지켜본 뒤 드디어 ‘정치 세력화’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7월 중 중도 실용주의 개혁세력의 폭넓은 연대를 목표로 ‘희망한국 국민연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이른바 고건발 ‘중도 통합론’의 기치를 내건 셈이다. 고 전 총리가 사실상의 정치 조직화를 선언함에 따라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로 촉발되고 있는 정계개편 논의가 보다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앞으로 중도실용주의 개혁세력의 폭넓은 연대와 통합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기 위해 사회 각분야의 일반 국민을 중심으로 시민운동 성격의 연대모임을 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덕봉 전 총리공보수석이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중 한사람으로 꼽혔던 고 전 총리가 마음 속의 ‘대권 청사진’의 첫 단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느슨한 연대·연합체 성격을 유지하며 정치권 분열 양상을 지켜보면서 빠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초쯤 신당 창당으로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 전 총리는 여당의 참패로 자신의 정치적 주가가 상승하는 시점에서 ‘중도 실용주의 개혁연대’ 카드를 던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중도세력’의 광범위한 기치 아래 열린우리당 내 일부 ‘반노·비노’ 세력과 호남 출신 의원들, 민주당, 그리고 한나라당의 일부 세력이 주요 연대 목표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 ‘고건발’ 정계개편이 여당내 친노·반노 그룹의 핵분열로 작용하고 장기적으로 ‘보수와 진보’라는 커다란 그림으로 정치지형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 등 기존 정치권은 고 전 총리의 사실상의 대권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복잡한 반응이다. 고 전총리를 중심으로 여권발 정계개편의 구심점과 새로운 동력이 생겼다는 의미를 주시한다. 반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의미를 축소하며 “남의 ‘불행’을 틈타 무임 승차를 노리는 ‘고건 정치’는 거품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반감도 적지 않다. 한 핵심 당직자는 “대통령 선거가 앞으로 1년 반이나 남은 상황에서 의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고 전총리의 거품이 꺼지지 않을 경우 수도권 일부와 호남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 동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대연합’을 고리로 정동영계와 김근태계는 고 전 총리와의 연대나 민주당 통합론에 다소 긍정적이다. 반면 친노그룹은 ‘지역구도의 복원’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커 당분간 ‘고건 변수’는 여당을 맴돌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전 총리와의 연대·연합에 가장 적극적이다. 현재로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고건 고리’를 통해 향후 정계개편의 ‘캐스팅 보트’를 쥐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與 연석회의 7일로 연기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정동영 의장이 물러난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각 계파들이 후임 지도체체 구성 문제를 놓고 잇따라 모임을 갖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조배숙 최고위원과 이종걸·정장선 의원 등 재선 의원들은 2일 아침 긴급 모임을 갖고 ‘김근태 승계론’과 ‘지도부 총사퇴’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내 계파간 완충지 역할을 하겠다며 중진 의원 등 40여명이 참여한 ‘소통과 화합의 광장(광장모임)’도 이날 저녁 모임을 가졌다. 김두관 최고위원과 이광철 의원 등이 소속된 참여정치실천연대는 3일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한다. 한편 당은 당초 5일 가질 예정이던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를 7일로 연기했다. 계파별 입장 조율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김근태 ‘長考’

    김근태 ‘長考’

    정치권의 이목이 김근태(얼굴)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에게 쏟아지고 있다. 정동영 의장이 사퇴한 뒤 의장직 승계를 놓고 당사자인 김 최고위원은 장고에 들어갔다. 언론과 정치권과는 접촉을 피하고 있다. 사회원로와 민주화운동 시절 동지들의 의견을 듣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의 고민의 실체는 당 의장 승계 문제 그 자체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김 최고위원은 선거결과를 보고 “내 인생에서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날이다. 역사의 중죄인이 된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선거 결과를 청와대와 여당, 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심판으로 본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지도부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결심을 굳혔고 2일 현재까지도 여전히 이 결심은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측근은 “물러난 뒤 개인 김근태로서 여당의 통합과 재편을 강조하는 담론을 끊임없이 쏟아낼 계획이었다. 지금은 구상이 꼬인 상태”라며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했다. 향후 정계개편을 구상하기 위해서라도 열린우리당 옷(의장)을 입고 있는 것보다 한 계파의 수장으로 남는 게 훨씬 선택의 폭이 넓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의 고민의 깊이와는 별개로 여당내 다수의 요구는 오로지 의장 승계로 모아지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김 최고위원이 살아온 방식대로라면 (의장직이)꽃가마라면 안 타도 되지만 십자가라면 질 수밖에 없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으로서는 의장직이 맡기도, 맡지 않기도 어려운 계륵이다. 맡으면 당장 7월 재보궐선거의 책임을 져야 할 판이다. 만에 하나 참패하면 대권구도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 지도부 구성논의의 큰 흐름도 계파간의 동상이몽 성격이 짙다. 결국 땜질용 의장이 될 공산이 크다. 맡지 않는다면 ‘소의를 위해 대의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한편 김혁규·조배숙 최고위원이 사퇴 결심을 굳히고 이르면 4일 공식 사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김 최고위원의 고민이 저절로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두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앞서 물러난 정동영 전 의장을 포함해 현직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사퇴하게 된다. 이 경우 당헌·당규상 최고위원단은 자동해산되며 비상대책위 구성을 통한 임시지도체제가 당 운영을 맡게 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우려스런 집권세력의 리더십 붕괴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여권의 모양새가 엉망이다. 열린우리당은 사퇴한 정동영 의장의 후임 지도체제를 놓고 내부 갈등이 심각하다. 여당과 청와대간에는 민심 수습책을 둘러싼 견해차가 드러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는 20개월이 남았다. 벌써 집권세력이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빨리 리더십을 회복해 국정 전반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후임 지도체제와 관련, 김근태 최고위원이 승계하는 방안과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대립이 심해지자 지도체제를 논의할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를 7일로 연기했다.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국민들은 여당 지도부가 현 체제에서 승계되든, 비대위로 가든 큰 관심이 없다. 여당이 서민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만들어 실천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선거과정에서의 계파간 감정싸움을 연장시켜서야 되겠는가. 향후 세대결까지 바탕에 깔려 있으니 “아직 정신 못 차렸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노 대통령이 엊그제 밝힌 선거평가도 미흡했다. 민심의 흐름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또 주된 책임을 여당에 미룬다는 느낌을 주었다. 여권 인사들은 이번 선거결과를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탄핵’이라고 탄식했다. 노 대통령은 탄핵을 받은 집권세력의 책임자로서 구체적인 반성과 각오를 피력하는 게 옳았다. 여당이 정체성·노선 대립으로 어수선할 때 노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해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우리는 여당 참패의 근본 원인을 ‘말로만 개혁’때문이라고 본다. 많은 이들을 수구·보수로 몰아 기분을 상하게 했지만 실제 개혁성과는 지지부진했다. 특히 양극화 심화로 서민경제가 어려워졌다. 입으로만 개혁을 외치지 말고, 치밀하게 실천함으로써 개혁의 수혜자를 늘리는 것이 여권이 수렁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정책로드맵을 재점검하고, 능력있는 인재들을 널리 찾아 등용해야 한다.
  • [사설] ‘고건 신당’ 움직임을 보는 눈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고건 전 국무총리가 정치세력 결집을 선언했다. 다음달 ‘희망한국국민연대’라는 이름으로 ‘실용개혁’을 지향하는 정치결사체를 만들겠다고 밝힌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참패 속에 유력한 대선주자인 그의 신당 추진은 정치권을 개편의 격랑으로 몰고가기에 충분하다. 이미 민주당은 고 전 총리 영입 의사를 공식화했고, 구심점을 잃은 열린우리당에서도 그를 중심으로 한 연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론 지지도에서 선두다툼을 벌이는 그가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선 것을 탓할 수는 없다. 아니 대권에 뜻을 두고 있다면 마땅히 정치권에 뛰어들어 국민의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당의 참패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새로운 정치세력의 깃발을 뽑아든 행태는 유감이다. 총리 퇴임 후 그간 물밑으로 정치기반을 넓히며 때를 기다려 온 행보를 감안할 때 다분히 기회주의적으로 비쳐지는 것이다. 고 전 총리는 “정당을 만들 생각은 없으며 중도 실용주의 개혁을 같이할 사람은 누구와도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최대한 몸집을 가볍게 해 정계개편에 능동적으로 임하겠다는 속내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에 참패를 안겨준 민의는 정치판을 새로 짜라는 명령이 아니다. 그간의 실정을 반성하고 남은 기간 국정을 올바로 이끌라는 채찍이다. 참여정부 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처지에서 집권세력의 위기를 자신의 입지 확대의 발판으로 삼는 것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 중도개혁연대라는 모호한 정체성을 내세워 퇴행적 지역연합을 꾀하려 한다면 더더욱 안 될 일이다. 정치상황에 맞춰 운신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자신의 정치이념과 비전을 제시하고 세를 쌓아가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 [데스크시각] 여당은 국민과 불화 해소해야/구본영 정치부장

    5·31지방선거 며칠전의 출근길. 한 지하철역 출구 앞에서 펼쳐지는 꼭짓점 댄스를 발걸음 멈추고 지켜봤다. 어느 여당 후보의 선거 이벤트였다. 역대 선거에서 보지 못했던 이채로운 풍경이었지만, 기자는 정작 이 ‘군무(群舞)’를 소가 닭 보듯이 쳐다보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에 오히려 놀랐다. 이른 아침에 춤사위로 시선을 끌려는 젊은 남녀들이 외려 측은하게 보였다. 꼭짓점 댄스 등 온갖 신종 유세기법을 선보였음에도 이번에도 투표율은 여전히 낮았다. 더욱이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사상 최악의 패배를 기록했다. 한나라당이 단체장·지방의원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다. 물론 꼭짓점 댄스로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려던 그 후보도 낙선했다. 문제는 여당이 선거전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 참패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굳이 꼭짓점 댄스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여권은 선거전에 최선을 다했다. 현직 장관급 5명을 줄줄이 출마시키는 총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던가.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막판 72시간 불면(不眠) 유세도 눈물겨웠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한때 과반수 의석을 가졌던 여당이 이번엔 광역단체장을 단 1곳밖에 얻지 못했다. 탄핵파동 때 오만해 보여 자멸했던 야권보다 이번에 여당이 더 철저히 침몰했다.“백성은 물로, 배(군주나 지도자)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는 치세의 고전 ‘정관정요’의 경구 그대로였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이같은 경보음이 울리자 여당 지도부는 대체로 여당이 개혁여당으로서 정체성을 상실, 정책추진의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개혁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읍소작전을 폈지만, 별무효과였다. 이는 여권이 국민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진짜 이유가 다른데 있음을 웅변한다. 요컨대 개혁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거나, 개혁 프로그램 자체가 부실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3년반동안 갖가지 개혁 프로그램을 쏟아부었지만, 표심은 싸늘하지 않았는가. 한마디로 그런 융단폭격식 개혁이 선의로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오폭’(誤爆)이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권을 지지했던 사람들까지 등을 돌린 이번 선거 결과를 설명할 길이 없다. “세금폭탄 아직 멀었다.”며 양극화 해소를 외쳤지만, 현정부 들어 상위층 일부가 중산층으로, 중산층 일부가 빈곤층으로 내려앉았다는 통계를 보라. 중산층·서민이라는 지지기반을 스스로 걷어찬 오폭 사례가 아닐까 싶다. 오폭은 영어로 ‘friendly fire’라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번역된다. 적이 아닌 친구를 쏜다는 얘기다. 생업에 묵묵히 종사해 온 사람들까지 화나게 만든 일부 여권인사들의 ‘말 폭탄’도 오폭 사례가 아닐까 싶다.“미국사람보다 더 친미적인”,“비리의 온상인 사학재단 손봐야”등의 언사가 그런 범주다. 한·미동맹을 중시하지만, 딱히 권위주의 정권에서 득 본 것도 없는 사람들, 사재를 털어 건전사학을 육성해 온 이들마저 도매금으로 반개혁의 낙인을 찍어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차원에서다. 미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도 일종의 오폭의 결과일 것이다. 수많은 이라크인을 사지로 내몰았던 후세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이라크인 다수의 마음을 사는데는 실패했다는 뜻이다. 미국이 스마트폭탄으로 후세인만 제거하는 일은 애당초 무리수였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여당이 다시 일어서는 길은 개혁의 우선순위를 새로 짜는 데서 출발해야만 할 것이다. 국민과의 불화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 없이 정계개편론 등 국면전환 카드부터 빼든다면 또 다른 자충수가 되기 십상이다. 야당일 때는 말 풍선으로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유권자의 마음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진 여당은 일자리 창출, 소득 향상, 장애인 취업률 제고 등 구체적 실적으로 말해야 한다. 그러려면 총론이 아닌 각론에 강한 여당이 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5·31 표심과 정국](2)노대통령의 선택은

    [5·31 표심과 정국](2)노대통령의 선택은

    노무현 대통령은 1일 지방선거 결과가 여당 참패로 나오자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 과제들은 충실히 최선을 다해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정 운영의 기조나 방식에 대한 ‘갑작스러운’ 변화는 없다는 얘기로 들린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멀리 보고 준비하며 인내할 줄 아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당부했다. 논평은 간결하지만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노 대통령의 속내만큼이나 복잡다단해 보인다. 지난해 4·30 재·보선과 10·26 재선거에서 전패했을 때도 노 대통령은 전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터였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입을 뗐다. 정권의 심판으로 비쳐진 이번 선거 결과를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논평에 담긴 내용은 노 대통령이 현시점에서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청와대측의 입장이다. 민심의 흐름을 받아들이면서도 정책의 기조를 바꿀 수 없는 노 대통령의 현 처지를 보여준 셈이다. 당장엔 국면을 타개할 ‘묘수’도 없다는 얘기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국정 운영의 기조와 스타일은 앞으로 진행될 정치 상황과 맞물려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당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태호 대변인 역시 “선거 결과는 총체적으로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서 수용한다는 뜻”이라면서 “현 시점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정책들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바뀌었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처지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한나라당은 물론 집권 여당 내부에서조차 대통령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결국 집권 후반기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변화는 불가피하다.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이탈을 되돌리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노 대통령이 써온 ‘폭탄성 발언’과 같은 국면전환용 직설화법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분위기다. 오히려 권력누수 현상만 재촉할 뿐이다. 여당 탈당카드도 마찬가지다. 가시화될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노 대통령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지지기반마저 더 허약하게 만들 가능성이 큰 까닭에서다. 국정과제 추진과정에서 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고 탈당은 역발상을 중시하는 노 대통령으로서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다. 노 대통령은 논평에서 “위기에 처했을 때 당의 참모습이 나오는 법이고 국민들은 그 모습을 오래 기억할 것”이라며 당의 ‘초심’을 주문했다. 여당에 대한 일종의 애정 표시로도 들린다. 노 대통령은 이미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나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대해서도 “당은 멀리 보고 가야 한다.”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결국 노 대통령은 나름대로의 ‘정공법’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정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개각 카드’가 그런 맥락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사람들로 채워질 경우, 야당과의 대립각만 첨예해져 적잖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관료 출신들의 입각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양극화 해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국정과제는 궤도 이탈 없이 계속 추진될 전망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참패 쇼크’ 與 진로 갈등

    ‘참패 쇼크’ 與 진로 갈등

    ‘5·31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악의 결과를 맞본 여권이 참패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긴급 소집하는 등 내부 수습과 전열 정비에 나섰지만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번 선거의 총사령탑인 정동영 의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의장의 사퇴에 따른 후임 지도체제와 당 수습방안을 놓고 심각한 이견을 노출한 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당규에 따른 김근태 최고위원 후임 의장 선출 ▲당 지도부 총사퇴 후 비상 대책위 구성 방안 등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후임 지도체제를 둘러싼 최고위원들 간의 이견은 ‘포스트 정동영’ 체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당내 노선·권력투쟁의 성격이 가미된 형국이다. 특히 향후 진로와 관련,‘민주개혁세력 대연합’을 둘러싸고 계파간 대립과 분열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을 경우 극심한 내홍에 빠져들 개연성이 적지 않다. 김두관 최고위원 등 친노그룹들은 호남을 중심으로 한 ‘서부 벨트 구축 전략’이 지역주의 회귀와 개혁 정체성 상실로 이어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고위원들이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오는 5일 오후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의 고위 관계자는 “후임 지도체제를 놓고 각 계파간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으며 김 최고위원의 의장직 승계가 현재로선 당 수습 차원에서 가장 현실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전날 밤 김근태 최고위원을 단독으로 만나 의장직을 맡아줄 것을 권유한 데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동의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 친노·영남그룹의 김혁규 최고위원과 조배숙 최고위원은 “선거에 참패한 당의 지도부가 그대로 눌러 앉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또 하나의 과오”라며 “지도부 전원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즉각 반발하는 등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병완 비서실장으로부터 선거결과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과제를 충실히 최선을 다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에서는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 총사퇴와 근본적인 당의 변화를 위한 비상대책위 구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수도권, 광주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에 위기 타개책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어 ‘선거 문책론’과 당 쇄신 방안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의 경우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12곳에서 압승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의 초강세가 이어져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를 석권하는 등 230개 선거구 가운데 155곳(67.4%)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당시 기초단체장 232곳 중 140곳에서 승리해 60.3%의 점유율을 얻은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한 사상 최고의 성적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5·31 이후] “말만 서민정당…노점상도 부자당 찍어”

    5·31 지방선거에 참패한 여당에 대해 시민들은 드러난 ‘표심’만큼이나 냉담했다. 민심이 등 돌린 이유로 사회양극화 심화, 장기불황, 청년실업, 부동산정책 실패, 정권의 오만함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귀결점은 현 정권의 ‘무능(無能)’이었다. ●“먹고 살게는 해야 되지 않나” “한나라당은 ‘부자당’이라고 하지만 내가 아는 노점상들도 다 한나라당 찍었어. 사람이 먹고 살게는 해줘야지. 말로만 서민 타령이지 실제로는 영 아니야.” 서울 영등포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영철(37)씨는 여당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는 “먹고살 걱정 안 하게 해주면 서민들은 정부에 등 안 돌린다는 걸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뇌병변 1급 장애인 오영철(35)씨도 “여당의 정책이 사탕발림처럼 이상적이고 두루뭉술해서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게 가장 큰 잘못”이라면서 “안일한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한 것으로 한나라당도 잘한 것은 없지만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도시빈민운동가 가재웅(50)씨는 “색깔이 불분명하고 어정쩡한 개혁을 해온 것이 지지층마저 등 돌리게 한 원인”이라면서 “서민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노력했는지 여당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능한 것보다는 부패가 낫다”는 말도 대통령 책임론도 나왔다. 정부 출연 기관 이호규(39)씨는 “한나라당이 압승하는 데 최고 수훈갑은 노무현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 자리에 과반수 의석까지 얻고도 3년간 아무것도 못한 무능함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2004년 탄핵정국에서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다는 한국 외국어대 한송이(23)씨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표를 던졌다고 했다. 그는 “2년 전만 해도 일할 기회는 줘보고 탄핵이든 뭐든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지만 막상 시켜 보니 제대로 해놓은 게 하나도 없다. 어차피 부패한 정치판이라면 그나마 일이라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나라당을 찍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태홍(25)씨는 “우리들에게 제일 중요한 건 취업인데 정부가 보여준 성과가 없지 않으냐. 게다가 열린우리당은 비교적 깨끗하고 소신있는 정당이란 이미지가 있었는데 최근 그마저 잃어버리니 지지층이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시민단체 “한나라당 승리는 반사이익” 시민단체들은 이념성향을 떠나 모두 ‘여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국 28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06지방선거시민연대는 1일 논평을 내고 “국회 공전과 공천 비리 등 악재 속에서도 한나라당이 승리한 것은 여권에 대한 실망에 기인한 반사이익”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김준석 윤설영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與, 등돌린 민심 제대로 읽어야

    5·31 지방선거 결과는 집권여당을 향한 국민의 엄중 경고가 핵심이라고 본다. 열린우리당의 성적표는 예상했던 대로 참담했다. 한나라당이 영남은 물론 수도권 지역 선거를 휩쓸었다. 특히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간의 표차가 엄청났다. 헌정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여당 참패였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패배와는 차원이 다른 국면이다. 진정한 자기반성으로 환골탈태하지 못하면 여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지경에 이르렀다.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여권은 미리 분열양상을 노출했다. 정계개편론을 들먹이며 선거 후 입지를 겨냥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를 비난하는 측 역시 앞으로 격화할 여권내 세대결을 염두에 두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일각에서는 전면개각이나 개헌을 통해 국면을 바꾸자는 견해가 나왔다. 이같은 정치게임으로 난국을 풀려 해서는 근본 해법을 찾기 힘들 것이다. 국민이 등을 돌린 원인을 제대로 분석해 행동으로 바뀐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경기침체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부·여당이 서민경제를 회생시키지 못하니 기존 지지층이 빠져나갔다. 참여정부는 능력보다 코드를 중시한 인사로 아마추어 정권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에 더해 정체성을 상실하고 오락가락함으로써 국민에게 외면당했다고 생각한다. 개혁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선거 참패에도 불구, 집권당이며 원내 1당이다. 이제부터라도 경제회생과 개혁마무리에 진력한다면 지지도가 다시 오를 여지는 남아 있다. 여당은 당장 지도부 사퇴론으로 흔들리고 있다. 원구성 지연 등 정국 불안이 우려된다. 대부분 지역에서 한나라당 독식체제가 이뤄짐으로써 지방행정의 견제·균형이 무너진 점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한나라당은 스스로가 잘해서 얻은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앙정권 심판론이 지방정부 교체론을 앞섰을 뿐이다. 구태에서 벗어나 국정과 지방행정의 정상화에 앞장서야 한다.
  • [2006 독일월드컵] 내일 새벽 2시 스위스·프랑스 모의고사 노르웨이전

    [2006 독일월드컵] 내일 새벽 2시 스위스·프랑스 모의고사 노르웨이전

    ‘유럽 원정 징크스를 탈출하라.’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6월2일 새벽 2시(한국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유럽의 강호 노르웨이대표팀과 맞붙는다. 독일월드컵 본선 G조 조별리그 상대 프랑스와 스위스 등 유럽팀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마지막 ‘모의고사’인 셈이다. 특히 아드보카트 감독은 부임 이후 첫 유럽 원정 경기인 만큼 필승 의지가 강하다. 한국팀을 맡은 뒤 15차례의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에서 9승3무3패(홈 4승2무, 원정 5승1무3패)를 기록했지만 유럽팀에는 4승2무1패(홈 2승1무, 원정 2승1무1패). 유럽징크스 탈출 기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유럽팀을 상대로, 유럽에서 치른 경기는 아직 한 경기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속단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한국의 유럽 원정 징크스는 역대 월드컵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유럽지역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은 1무5패의 참담한 기록을 남겼다. 처음 참가한 1954년 스위스대회에서 헝가리와 터키에 각각 0-9,0-7의 대패를 당했고,1998년 프랑스대회에서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에 0-5의 참패를 당하면서 유럽팀은 공포의 대상이 됐다. 따라서 노르웨이전은 ‘경험쌓기’나 ‘모의고사’ 차원을 넘어 자신감 회복 여부가 달린 중요한 결전이 될 전망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필승 카드로 변화된 공격조합을 들고 나왔다. 설기현(좌)-안정환(중앙)-이천수(우)의 기존 포메이션을 변경, 박주영(좌)-안정환(중앙)-설기현(우) 조합을 선발로 내세운다. 교체멤버에서 선발진에 합류한 박주영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박주영에게 “어떤 상황에서든 슛을 날릴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특명을 내리는 등 해결사 역할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원이 다소 부담스럽다. 소위 ‘월드컵 삼총사’로 불리는 박지성, 이을용, 김남일이 모두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그러나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는 박지성의 부상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교체멤버로 출장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중앙정치 예속화…지방자치 후퇴 우려”

    ●김형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부소장 현 정부의 지난 3년간에 대한 평가가 폭발했다. 여론조사 결과 이번 선거의 의미에 대해 유권자들은 노무현 대통령 책임 34%, 정동영 의장 책임 7%라고 답했다. 열린우리당 광역단체장 후보만 보더라도 강금실·진대제·이재용·오거돈 전 장관 등 노무현 정부와 관련있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온 국민이 분노한 것이다. 강금실 후보가 인물로 봤을 때 이렇게 질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투표율에서도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욕구가 그만큼 컸다고 봐야 한다. 지나친 중앙정치의 예속화가 우려된다. 일꾼이 아닌 참여정부 평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지방자치가 후퇴할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 ●김윤재(국제변호사 겸 정치평론가) 격차가 커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분석이 필요하다. 열린우리당이 과도한 매를 맞았다는 부분에 대한 자성이 더 필요하다. 한나라당의 중앙정부 심판론에 지방권력 교체론으로 컨셉트를 잡았는데 잘못됐다. 자신들의 잘못과 무능을 심판받겠다고 했는데 민심 앞에 수그리는 자세가 아니라 역으로 민심을 가르치려고 했다. 역풍을 맞았다. 열린우리당은 반성한다고 해놓고 한나라당 부패를 공격했다. 싹쓸이 막아달라고 호소하다가 싹쓸이하면 어찌된다는 식으로 협박했다. 그것뿐인가. 이원영 의원,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 발언과 공천과정의 잡음 등이 이어졌다. 정동영 의장도 잘못했다고 하다가 정계개편 발언도 했다. 선거국면에 되는 건 다 써보겠다는 식으로 술수를 부렸다. 2일 전 적극 투표층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통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이 유리하지만 이번엔 격차가 더 커졌다. 여당을 심판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았지만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외면한 결과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 지방선거판이 원래 토호정치의 독무대라는 게 다시 확인됐다. 이번에는 집권 여당과 참여정부의 무능력이 곁들여진 데다 박 대표 피습사건이 추가되면서 민심 이반 정도가 더 심하게 드러났다. 인물 선거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다. 일종의 ‘묻지마 투표’였다. 당대 당 구조가 철저히 지켜졌다. 어느 선거나 정도의 차는 있지만 국정운영과 정치적 활동 평가라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대선 전초전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해 지방선거 본연의 의미가 실종됐다. ●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수석연구위원 정당 지지율 격차가 컸고 중·노년층 투표율이 높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표율이 높았던 것도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투표를 많이 한 결과다. 주목할 점은 수도권 기초단체장 여당 후보가 전멸한 것이다. 표차도 더블 스코어였다. 광역단체장은 전략적인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 관례라 하더라도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 이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정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고건 “여당완패…새정치 패러다임 절실”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고건 전총리가 여당의 참패로 끝난 ‘5·31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새로운 정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 전총리는 31일 이례적으로 논평을 내고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의 승리라기보다 여당의 완패”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주민자치의 실종, 지역주의 편승 등으로 귀결된 이번 지방선거는 나에게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근본적으로 고민케 만든다.”고 의미심장한 말도 던졌다. 고 전총리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화살을 돌려 “역대 지방선거를 통해 (야당이) 여당에 이처럼 참패를 안겨준 적은 없다. 집권 여당의 자성이 요구된다.”며 강도높은 비판을 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민주 민노 국중 군소정당 앞날은

    5·31 지방선거 결과는 군소정당의 정치 명운과 밀접한 함수관계를 가질 전망이다.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에서 나름대로 챙긴 실리와 명분을 자산으로 향후 정계개편과 대선가도에서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호남과 충청 등 연고지의 승패를 관건 삼아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정치 상황에 따라서는 여권내 정계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정치 행보에 ‘의미있는’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 민주노동당은 ‘전국 15% 지지,300만표 획득’이라는 자체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진보적 대안세력으로서 입지를 계속 굳혀 나간다는 생각이다. ‘포스트 5·31’을 바라보는 눈높이도 3개 정당 모두 정계개편과 차기 대선의 역할론에 맞춰져 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헤쳐 모여식’의 정계개편과 정권재창출의 중심세력이 될 것이라는 당위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내 민주개혁세력 통합론자와 큰 정치를 바라는 호남지역의 정서가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상열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여당 참패의 근본 원인은 분당과 민주개혁 세력의 분열”이라면서 “민주개혁세력이 재결집하는 정계개편 과정에서 민주당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열린우리당내 한자릿수 지지율 후보들로는 안되며, 고건 전 총리와 같은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분을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6월 중순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당을 재정비하고 대선체제로 전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간판을 내건 대선 후보가 20%를 넘는 득표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당의 재정비가 선결과제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박용진 대변인은 “지역주의를 뛰어넘는 고른 지지를 바탕으로,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 얘기도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대선후보 도전 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힌 권영길·노회찬 의원 등을 중심으로 ‘대선 장정’에 불을 붙이겠다는 복안이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은 “정계개편과 관련해 당론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국민의 뜻에 따라 민심이 원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선거패배에 따른 책임론과 향후 동선을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찬구 황장석기자 ckpark@seoul.co.kr
  • ‘책임론’ 기로에 선 정동영

    “민심을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인다. 크든 작든 모든 책임을 질 것이다.” 31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밝힌 선거 결과에 대한 소감이다.‘참패’ 앞에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정 의장은 침통한 얼굴로 “향후 대책은 1일 당 공식기구를 통해 밝히겠다.”며 서둘러 당사를 떠났다. 이제 당 안팎의 초점은 정 의장의 거취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출구조사를 지켜보기 위해 당사로 나오기 전 정 의장은 측근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긴 회동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있었던 한 측근은 “선거 상황을 지켜봤다. 고독해보였다.”고 전했다. 거취 문제와 당의 진로까지 거론한 무거운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직후 “나름대로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데 실패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의장 취임 3개월, 정치 인생 10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정 의장의 소회를 거취 문제에만 국한시킨다면 일단 당 의장 사퇴로 좁혀진다. 의원과 당직자 등 핵심 측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팽팽하다.‘조건없는’ 사퇴만이 국민을 보고 정치했다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입장이 한 축이다. 한 관계자는 “사퇴하는 것이 맞다. 거취 문제는 국민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온 만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사퇴 쪽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사퇴 불가론’도 만만치않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지난 30일 긴급회동을 갖고 “당 의장이 물러난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전당대회 이후 전략적인 잘못이 있다면 책임져야 하지만 이번 결과가 지난 2년에 대한 종합평가라면 의장에게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많이 고민했고 결정은 내가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정 의장이 7월 재보선에서 서울 성북을에 출마해 정치 재개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은 듯하다. 핵심 측근은 “어떤 선택을 하든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마당에 개인의 재생을 위해 출마한다는 것은 몰상식한 일”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향후 정치적 입지를 세우려면 모든 프리미엄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당내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라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미래세력 연대’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1일 정 의장이 어떤 수습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외신들도 ‘5·31선거’ 야당압승 부각

    |도쿄 이춘규특파원|외신들은 5·31 지방선거의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이를 인용해 야당의 압승을 부각시켰다. 일본 교도통신은 31일 내년 대통령 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할 이번 선거결과로 정계 재편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노 정권의 강경한 대일정책은 오는 9월 고이즈미 총리의 퇴진 때까지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요미우리신문은 인터넷판에서 “지지율 저하가 계속되고 있는 노 정권의 구심력이 한층 저하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는 정세”라며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내년 대통령선거를 위한 체제 재구축 등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환경운동가인 변호사가 서울시장이 됐다고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특히 한나라당의 승리에는 박근혜 대표의 피습에 대한 동정과 현 정권에 대한 실망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선거는 북한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는데 보수적인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남북 관계가 경색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민주 조선일보를 인용해 북한 정부는 한국인들에게 친미정책을 고수하는 한나라당을 찍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은 지난주 정치적 불안정을 이유 가운데 하나로 들어 열차 시험운행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여당의 선거 참패가 열린우리당의 분열과 함께 앞으로 18개월 남은 노무현 정권에 레임덕 현상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대선 이전에 열린우리당은 분해되고 새로운 정당이 탄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연세대 김성호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노무현 정부는 중산층과 서민의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문제없다는 말을 반복해 유권자들을 화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taein@seoul.co.kr
  • ‘민주통합·親盧신당’ 與분화 위기

    ‘민주통합·親盧신당’ 與분화 위기

    ‘5·31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이 요동칠 기세다. 열린우리당은 ‘참패 책임론’이 ‘정계 개편론’과 맞물리면서 빅뱅 가능성에 노출된 상황이다. 승기를 잡은 한나라당 역시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부와 소장파, 주요 대선주자 사이의 ‘기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여야 모두 ‘정계개편 쓰나미’에 휘말릴 공산이 적지 않다. ●대연합론과 동서 통합론의 격돌 열린우리당 내부는 “현재의 여당 체제로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김두관 최고위원 등 친노(親盧) 그룹을 중심으로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될 경우 극심한 내홍에 빠질 가능성이 상존한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개혁세력 대연합’이 뇌관이다. 정 의장은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호남 등 전통적 지지층의 복원을 노리는 ‘대연합론’ 추진 의사를 포기하지 않는 한 영남권에 기반을 둔 친노 세력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힘든 상황이다. 친노세력들은 호남에 국한시키는 ‘서부 벨트구축 전략’이 지역주의 구도극복에 한계가 있고, 개혁 정체성 상실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연장선상에서 ‘동서 연합론’의 독자 노선을 모색할 경우 친노세력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제3후보 앞세운 신당창당 가능성 서울시장 강금실 후보나 경기도지사 진대제 후보 등 참신한 인물군들을 대거 수혈하는 ‘새판짜기’ 시나리오도 흘러나온다. 정치권에선 정운찬 서울대 총장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이윈컴(정치컨설팅회사) 김능구 대표는 “노 대통령이 민심을 받아들인다는 명분으로 제3의 후보를 앞세워 이번 지방선거에 나선 강금실·진대제 후보 등의 친위세력과 함께 탈당, 신당 창당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친노세력의 동서 연합론이 향후 한나라당내 일부 ‘진보세력’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정치권 빅뱅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또다른 배경이다. ●고건의 중도세력 대연합론 변수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전남·광주가 정치적 기반인 민주당의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고건 전 총리의 ‘몸값’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선거 기간 ‘열린우리당의 해체’를 주장해 온 민주당은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고 전 총리와의 ‘연합’을 고리로 열린우리당을 향한 파상적인 공세 가능성이 크다. 고 전 총리는 특정 정파에 편입되기보다 ‘중도실용세력 대연합론’을 앞세워 정계개편의 ‘주역’이 되길 원한다.‘범국민 운동조직’을 모색할 경우 열린우리당·민주당 등 일부 세력의 합세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나라당의 ‘정치 지형’도 간단치는 않다.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가 박근혜 대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피습사건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예비 대선주자 지지도 1위에 올라섰고 당내 위상도 수직 상승했다. 박 대표가 대표직을 그만두는 6월 중순과 이명박 서울시장·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임기가 끝나는 6월 말 이후 3자간 ‘전면전’이 불가피하다. 오일만 황장석기자 oilman@seoul.co.kr
  • 與 최악참패 정치권 ‘소용돌이’

    與 최악참패 정치권 ‘소용돌이’

    ‘풀뿌리 일꾼’을 뽑는 제4회 동시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고, 한나라당은 ‘5·31대첩’에 환호했다. 열린우리당이 집권당 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참패를 당했고, 한나라당은 호남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압승했다. 이날 밤 12시18분 현재 16명을 뽑는 광역단체장의 경우 69.7%의 개표율을 보인 가운데 한나라당은 11곳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대전에서 4.2%포인트 정도 앞서는 등 12곳에서 선두를 유지했다. ●한나라 기초단체장도 휩쓸어 한나라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곳은 물론 영남지역 5곳과 강원, 충남·북 등에서 열린우리당에 무려 2∼3배 안팎으로 앞서는 압도적인 표차로 싹쓸이했다. 제주에서는 현명관 후보가 무소속 김태환 후보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등 마지막까지 예측키 어려운 혼전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12∼13곳을 석권하게 됐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가장 많은 광역단체장을 확보한 정당은 역시 한나라당으로 지난 2002년 11곳에서 당선됐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겨우 전북 1곳에서만 1위를 차지하고 기대를 걸었던 대전마저 한나라당에 추월당해 지지 기반이 거의 붕괴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한나라당의 독주는 기초단체장에서도 이어져 같은 시간 기준으로 한나라당은 전체 230곳 가운데 153곳에서 1위를 달렸다. 열린우리당이 1위를 기록한 곳은 21곳에 불과해 22곳에서 선두를 달린 민주당보다 1곳이 더 적었다. 광역 비례대표의원을 뽑는 정당 지지율에서도 한나라당은 55.4%로 절반을 넘었다. 열린우리당은 20.7%에 그쳤으며, 이어 민주노동당 11.6%, 민주당 9.2%, 국민중심당 2.7% 등의 순이었다. 이번 선거로 인해 무엇보다 여권은 거대한 민심 이반을 선거 결과로 확인함으로써 향후 정국 운영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우리당 ‘집안싸움´ 가열될 듯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지역기반이 전북 등에 국한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는 위기에 놓이게 돼 향후 정국에 엄청난 소용돌이를 예고하고 있다. 정동영 의장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사퇴할 뜻을 시사했으나 참패 책임론 등을 둘러싸고 여권 내 대립과 분열이 심화될 공산이 적지 않다. 정 의장을 중심으로 선거 종반 제기한 ‘민주세력 대연합론’을 계속 시도할 경우 친노(親盧)세력의 거센 반발로 걷잡을 수 없는 내홍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흉기 피습에도 ‘부상투혼’을 발휘한 박근혜 대표가 위상을 더 굳히고,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6월 말 광역단체장에서 물러나면 본격적인 당내 대선 경쟁이 예상된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마감 결과 유권자 3706만 4282명 가운데 1900만 91명이 투표해 51.3%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박찬구·전광삼·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기초 150여곳도 한나라 석권

    기초 150여곳도 한나라 석권

    230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역시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31일 자정 현재 서울·수도권 66개 선거구에서 서울 25개 구청장과 인천 10곳을 싹쓸이했다. 경기도에서도 31곳 가운데 무소속 가평 등 1∼2곳을 제외하면 완승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는 150여곳을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서울 사상초유의 싹쓸이 선거 초기만 해도 서울에서는 한나라당의 압승 분위기 속에서도 공천관련 잡음이 일었던 곳과 현역 구청장이 출마했던 곳을 포함, 4∼5곳은 위험하다는 전망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현역 프리미엄이나 공천잡음도 이번 선거에는 맥을 추지 못했다. 한나라당으로 출마한 구청장들은 모두 당선됐지만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추재엽 양천구청장과 유영 강서구청장, 이기재 노원구청장 등 3명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말을 바꿔타고 출마한 이유택 송파구청장도 결국 당의 열세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당선 유력으로 전망됐던 민주당 김희철 관악구청장도 아깝게 탈락했다. 이번 선거에도 서울시장에 당선된 당이 구청장 선거마저 ‘싹쓸이’한다는 속설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과거 조순(민주당) 시장이 당선됐을 때는 25개 구 중 23개 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고건(국민회의) 시장이 당선된 1998년에는 국민회의가 19개 구를 휩쓸었다. 이명박 시장이 당선된 2002년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23곳의 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대전이어 공주·연기서도 패배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서는 공주 등지에서 패배한 것도 여당에는 충격이다. 행복도시 건설은 참여정부가 공을 들여온 야심작이다. 그만큼 충청권에 거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기대를 걸었던 대전시장 선거에서 패배한데 이어 공주와 연기 등에서도 패배했다. 물론 서천군 등 충남·북 일부 지역에서 당선자를 내기는 했지만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뼈아픈 참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호남은 무소속 득세 영남과 호남에서 의외로 무소속 당선자가 많이 나온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물론 영남은 한나라당, 호남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등식이 깨진 것은 아니지만 공천에 탈락했거나 여당 후보로 출마에 부담을 느낀 유력후보들이 무소속을 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남의 함양과 경북의 의성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돼 주목을 끌었다. 김성곤 조현석기자 sunggone@seoul.co.kr
  • ‘정권 심판론’ 표심 싹쓸이

    2년전 총선 당시 탄핵바람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권에 뼈아픈 역풍으로 되돌아왔다. 전통적으로 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방선거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집권 여당의 유례없는 몰락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굳이 정치공학적 전망에 기대지 않더라도,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피할 수 없는 명제로 떠오를 정도다. ●먹혀든 ‘정권 심판론’ 여당 참패의 원인 진단은 종적·횡적으로 다양할 수 있다. 민주당의 분당으로 인한 호남표의 분산, 지지부진한 남북관계,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인되고 있는 국민의 보수성향화, 불안한 경제지표, 탄핵사태 이후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했던 여당에 대한 여론의 견제 심리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정권 심판론’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참여정부의 오만과 독선, 때로는 무능과 미숙함이 유권자들을 실망시키는 수준을 넘어 등을 돌리게 할 정도라는 것이다. 반대파를 포용하지 못하는 독단적인 개혁 지상주의, 여권내 386 참모들의 비현실적 아마추어리즘, 입으로는 분배와 서민을 외치면서도, 몸은 신자유주의에 맡기는 이념과 정책의 모호성, 노동문제나 복지 정책에서의 일관성있는 정체성 부재, 정치꼼수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략적 태도 등이 집권 여당을 냉혹한 심판대에 세웠다는 해석이다. 여권 내부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참패 원인을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악재나 정치적 함수관계가 아니라 ‘근본’의 실종에서 찾아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당이 교훈을 살릴 수 있을까 열린우리당의 자체 진단에서도 이같은 인식이 드러난다. 우리당은 지난 25일 대국민 호소문에서 “아집을 버리지 않으면 국민이 우리를 버린다는 냉엄한 현실”,“여론이 차가운 적이 된 것은 우리당의 잘못”이라는 표현으로 ‘뒤늦게’ 자성했다. 여권 관계자는 “진정성은 있지만 묵직함이 없는 대통령,‘나홀로’ 잘난 체하는 ‘탄돌이’(탄핵사태로 배지를 손쉽게 단 여당의원)에게 염증을 느껴온 여론이 이번 선거를 정점으로 분출된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의 분석도 다르지 않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강풍의 출발점은 정권 심판론”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민생을 돌보지 않는 참여정부 3년의 ‘중간평가’로 몰고간 전략이 들어맞았다는 것이다. 선거전 종반에 터진 박근혜 대표의 피습에 따른 부동층의 동정표 유발과 지지층의 결집 심화 효과도 막판 굳히기에 한몫했다는 자평이다. 성공회대 조효제 교수의 표현대로 “여당의 살길은 ‘처음처럼’ 중도개혁 노선과 남북관계 발전에 매진하는 것밖에 없다.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인식을 현실 정치와 정책으로 실현시키지 못한다면, 집권여당의 몰락은 ‘지금부터 시작’일 수도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박찬구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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