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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리터리 인사이드] F-16D에 참패했다는 ‘F-35A’를 위한 변명

    [밀리터리 인사이드] F-16D에 참패했다는 ‘F-35A’를 위한 변명

    록히드마틴 보고서를 둘러싼 논란 들여다보니 지난주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전투기로 불리는 ‘F-35A’가 큰 화제가 됐습니다. 아니, 화제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습니다. 록히드마틴의 내부 보고서를 인용한 일부 국내외 언론은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대당 1200억원이나 하는 5세대 전투기가 4세대 전투기 F-16D와의 근접전(dogfighting·도그파이팅)에서 무참히 패배하다니. 특히 우리가 한국형 차기 전투기(KF-X) 개발 과정에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하기로 한 바로 그 전투기가 1980년대부터 보급된 ‘구닥다리’에게 패했으니 충격이 컸을 겁니다. ‘참패’와 ‘전멸’이라는 극한 표현이 난무했습니다. 록히드마틴에서 직접 만든 보고서라 변명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우리 군도 크게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해명하는 대신 침묵을 지켰습니다. 국민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비난여론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정반대의 반응도 많이 나왔습니다. 평소 군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았던 다수의 남성들이 F-35A 도입을 비난하기는 커녕 옹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밀리터리 마니아 등 군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은 “뭘 알고 비판하는 건가”, “이런 기사 쓰지 마라”며 언론에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과연 비싸기만 한 F-35A를 잘못 구입하는 것인가, 아니면 뭔가 다른 팩트가 있진 않을까. 차근차근 되짚어봤습니다. 우선 시점을 2013년 11월로 돌리겠습니다. 국방부 발표입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차기전투기(F-X)로 스텔스 기능을 갖춘 미국 F-35A를 선정했다. 전시 작전목표 달성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주변국 스텔스기 확보 등에 따른 안보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기 전투기 60대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고성능 스텔스 전투기는 지원전력이 불필요하며, 최소한의 전력으로 은밀하게 침투해 주요 표적을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킬체인의 핵심 전력이다.” ●홍길동의 1차 목표는? 관군 아닌 곳간 털기 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 겁니다. 그럼 여러분이 잘 아는 ‘홍길동전’과 비교해볼까요. 홍길동은 도적의 소굴로 들어가 우두머리가 됩니다. 허수아비 일곱개를 만들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국 팔도를 누비며 못된 벼슬아치와 양반들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에게 나누어줍니다. 흉년에는 관아를 털어 굶주린 백성을 살렸습니다. 여기서 홍길동의 1차 목표는 ‘곳간 털기’입니다. 부자와 관아의 곳간을 털어 재물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 것이 목적이지, 관군을 모조리 때려눕히려고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F-35A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의 촘촘한 방공망을 뚫고 핵시설 등 핵심표적을 정밀 타격한 뒤 무사히 복귀하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북한 전투기를 가까운 곳에서 만나 격파하는 이른바 ‘근접전’을 하려고 도입하는 전투기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많은 네티즌이 이런 내용을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력이 뛰어난 저격수를 50m 이내에서 돌격병과 맞붙여 놓고 졌다고 실망하는 꼴”이라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이번엔 시간을 좀 더 뒤로 돌려보겠습니다. 같은 해 9월입니다.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미국 보잉의 F-15SE를 차기 전투기로 결정하는 안을 상정했지만 심의 결과 부결됐습니다. 보잉은 록히드마틴 등 다른 경쟁사와 달리 유일하게 F-X 총사업비 8조 3000억원 이내로 가격을 써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탈락. 핵심 이유는 ‘스텔스’ 기능이 미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군 전문가와 대다수 언론이 핵심 요건으로 ‘뛰어난 스텔스 기능’을 거론했고, 특수도료를 발라 스텔스 기능을 갖추겠다는 F-15SE가 끼어들 여지는 없었습니다. 역대 공군참모총장 15명이 F-15SE 불가론을 담은 건의문까지 냈습니다. F-15SE는 웬만한 폭격기 수준의 최대 13t의 무기를 실을 수 있지만 공중전 능력은 유로파이터에 밀렸고, 스텔스 기능은 F-35A에 밀렸습니다. 결국 F-35A가 낙점됐고, 여론의 떠받들림 속에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제외하면 단점이 거의 없는 ‘무적의 전투기’ 반열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세상에 ‘완벽한 전투기’는 없습니다. ●F-35A ‘스텔스 디자인’에 숨겨진 비밀 F-35A는 전통적인 전투기의 디자인과는 사뭇 다른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각지고 둔해보이는 외형이 특징인데요. 일본과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스텔스기도 대부분 이런 모양을 채택했습니다. 이유가 있겠죠. 각진 형상은 레이더에서 쏜 전파가 동체에 부딪힌 뒤 되돌아갈 기회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 전파 반사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장과 연료통, 전자기기를 모두 내부로 밀어넣다보니 매우 ‘뚱뚱한’ 모양을 갖게 된 것이죠. 그런데 이런 디자인은 근접전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날렵하지 않은 몸체 때문에 기민성 측면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장점이 많습니다. F-35A의 장점은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에 집약돼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닙니다. 기체에 장착하는 ‘AN/APG-81 레이더’는 단순히 한 방향으로 전파를 쏘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전파를 수많은 방향으로 쏘기 때문에 정확도는 물론 탐지 거리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입니다. 멀리 있는 지상과 공중의 적, 날아오는 미사일까지 포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의 전자정찰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F-35A는 정찰과 공격을 모두 수행할 수 있고 다른 기체와 표적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4세대 전투기의 기계식 레이더가 ‘486 컴퓨터’라면 이 레이더는 ‘슈퍼컴퓨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에 스텔스 기능을 더했으니 선제공격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겠죠. 지상의 목표를 원거리에서 타격하기 위한 핵심 기능입니다. 마침 록히드마틴이 비교대상으로 삼은 F-16D도 이 회사가 개발한 ‘형제 전투기’입니다. 짧은 작전반경과 빠른 속도 때문에 고속 기동에 강점이 많은,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기체입니다. 1980년대에 처음 도입됐다고 하더라도 꾸준한 성능 개량이 이뤄졌습니다. 사실상 현재 상용화된 전투기 중 공중 근접전에서는 최강자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겁니다. 따라서 F-35A와는 성격이 다르고, 구닥다리 기체도 아닙니다. ●스텔스 기능 뺀 시제기, 왜 근접전에 나섰나 록히드마틴은 물리적으로 5세대 전투기 F-35A와 4세대 전투기 F-16D를 직접 맞붙여 승자를 가려보기로 했습니다. ‘AF-2’라는 F-35A 시제기를 동원했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AF-2에 스텔스 기능을 뺐습니다. 먼 거리의 적기를 탐지할 수 있는 센서도 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파일럿이 고개만 살짝 돌려서 적기를 포착, 무장을 사용하는 화기관제장치도 제외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인데요. 사실상 파일럿이 적기 근처로 직접 전투기를 몰아 눈으로 보고 기관포를 쏘고 성능을 다퉈보라는 지시였습니다. ”F-16D는 보조연료탱크를 달아 더 무거웠다”는 지적은 전투기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해프닝으로 보입니다. F-35A는 작전반경이 1000km 수준이지만 F-16D는 500km에 불과해 동등한 조건을 만들려면 보조연료탱크를 달아야 하기 때문이죠. 결과는 F-35A의 패배였습니다만, 공중전과 근접전에 특화된 전투기와 스텔스 기능과 레이더를 뺀 스텔스기의 근접 대결을 ‘참패’라고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근본적인 문제인 공기역학 측면에서의 단점과 기민성을 보완하기 위한 시험 비행이라고 해야 옳겠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돌리기 어려운 5억원짜리 대형 헬멧에 대한 문제 지적도 있었는데, F-35A 조종사는 사실 고개를 완전히 뒤로 돌려 적기를 직접 관찰할 필요가 없습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5세대 전투기는 항공기를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프로그래밍에 의해서 움직인다”면서 “근접전에 우수한 기체와 맞붙는 극한 상황을 만들어 어떤 데이터를 뽑으려고 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F-16D가 ‘구닥다리’라는 보도도 나왔는데, 사실 이 기체는 선회각이 짧고 기민성이 가장 뛰어난 전투기로 현재는 성능을 따라갈 전투기가 없다”면서 “물리적으로 극한 상황을 설정해 수동으로 기체를 조작하는 조종사의 어려움도 참고하고 프로그래밍을 보완하기 위한 작업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제기가 아닌 컴퓨터를 활용한 모의 전투비행에서는 4대의 F-35A 편대가 F-16D 편대를 완벽하게 제압했습니다. 스텔스 기능과 원거리 공격 무기를 모두 적용한 결과입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KF-16은 3개의 편대, 즉 12대가 함께 움직여야 하지만 F-35A는 1개 편대나 2대만으로도 단독 작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스텔스 전쟁’ 어떤 분은 F-35A에 대해 현존하는 최강의 공격기인 F-22의 ‘보급형 기체’라고 깎아내리기도 합니다. F-22는 잘 아시다시피 미국에서 판매 금지 무기로 지정돼 있죠. 하지만 두 전투기는 각자 강점이 있고 앞으로 가야 할 미래가 다릅니다. F-22는 공중전의 최강자인 반면 폭격용 무기는 빈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F-35A는 최대 2000파운드급 폭탄을 장착할 수 있어 지상 목표 타격 능력이 남다릅니다. 양욱 위원은 “현대전은 정밀 폭격이 가능한 지에 따라 대세가 갈리는데 적의 지휘부를 완벽하게 부수려면 2000파운드 이상의 무기가 꼭 필요하다”면서 “F-35A는 F-22에서 탑재할 수 없는 GBU-31이나 JSOW와 같은 2000파운드급 폭탄을 내부 폭탄창에 수납할 수 있어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4세대 전투기와의 대결 결과가 아닙니다. 주변국들이 스텔스기 개발을 완료했을 때 우리가 과연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일본은 신신(心神), 중국은 J-20과 J31, 러시아는 수호이 T-50(PAK FA)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5세대 전투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적기를 제압하는 전투기이다. 4세대 전투기와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곳에서 만날 가능성도 없을 뿐더러 4세대 전투기와 동등한 근접전 기능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신 대표는 다만 “모든 주변국이 스텔스기를 개발완료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면서 “스텔스기가 맞붙으면 서로를 식별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근접전에 돌입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또 “이럴 경우 전술적 우위를 위해 적기 위로 솟구쳐 아래로 미사일을 내리꽂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만큼 향후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에서는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개발 지연과 가격 상승 우려도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등 세계 각국이 이 기체를 구매할 계획이지만 개발완료 시점이 계속 늦춰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조차 속이 타는 상황입니다. 미 국방부는 3911억 달러(약 439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모두 2443대의 F-35기종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아직 완벽한 기체가 나오지 않았죠. 양욱 위원은 “애초에 해군과 공군에서 너무 많은 부분을 요구했다가 감당이 안되니 기능을 많이 줄였고 결국 미국 정부까지 나섰다”면서 “지금 미국이 가장 속 타는 상황이고, 일정 기능 이상은 하지마라고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밀리터리 인사이드는 핫한 아이템을 가지고 매주 화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아래 리스트를 보세요. (10)이순신 장군만 아는 당신을 위한 전쟁영웅 이야기 (11)‘태국의 원빈도’ 못 피한 軍입대 제비뽑기 (12)왜 한국 병사의 월급은 왜 ‘세계 최하위’인가 (13)전투복 교체 돌고 돌아 6년…장병복지를 논하다 (14)6·25 전쟁 때 쓰던 수통 지금도 쓰고 있을까
  • [사설] 여야 계파정치, 성난 민심 직시하라

    현재 진행 중인 여야의 계파 갈등은 우리 정치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과거 한나라당 시절부터 계속되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세력 싸움과 통합민주당 시절부터 지속되고 있는 친노(친노무현), 비노(비노무현) 간의 당권 투쟁은 집권당과 제1야당의 수준을 형편없는 삼류 정치로 자리매김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촉발된 ‘유승민 정국’을 통해 친박과 비박의 치졸한 계파정치를 그대로 노출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국회법 개정안에 많은 친박 의원들이 찬성해 놓고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배신의 정치’로 몰아세우자 부랴부랴 사퇴 촉구에 앞장선 것은 계파정치의 창피한 민낯이다. 국회법 개정안 논란이 마무리될 오늘 친박계가 다시 사퇴 압박에 나설 게 확실해 보이지만 비박계가 사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어 내홍은 한동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홍위병 역할을 하는 친박계와 이를 저지하려는 비박계의 충돌은 결국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면서 집권당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집권당 내부의 화합과 통합에 나서야 할 박 대통령이 반대편의 목소리를 힘으로 제압하려 하는 등 당의 분열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분열은 더욱 심한 지경이다.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계파 청산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문재인 대표의 약속은 이미 공수표가 된 지 오래다. 어렵사리 출범한 ‘김상곤 혁신위원회’는 당내에서조차 친노 친위대란 소리를 들으며 좌초 위기에 있고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싼 계파 싸움은 지지자들의 희망마저 빼앗은 상태다. 이종걸 원내대표의 당무 거부 파동이 일단 봉합됐지만 당내 분란은 언제 재연될지 모를 불씨로 남아 있다. 비노 분당설이 끊이지 않고 호남에 기반을 둔 정당 창당설이 보다 구체화되는 것도 지리멸멸한 야당의 분열상이 주요 원인이다. 최근 정치권의 대립과 분열의 핵심에는 국민과 국가의 이익보다는 계파 이익을 앞세우는 파벌정치가 있다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다 아는 사실이다. 내년 4·13 총선에서 공천권을 쥐려는 여야 내부의 파워게임에 민생 정치가 뒷전으로 밀리는 현실에 국민적 분노는 이미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에 버젓이 국민의 이름을 도용하며 민의를 왜곡하는 여야의 계파정치에 넌더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파벌정치는 공당보다 계파를, 국민과 국익보다는 패거리 진영을, 민생보다는 패권을 우선시함으로써 국정 마비를 초래하는 한편 국가와 정당의 공공성을 위협하는 ‘암적’ 존재나 다름없다. 사사건건 친박과 비박이니, 친노와 비노니 하면서 패거리를 지어 벌이는 멱살잡이 수준의 한심한 정치에서 더이상 집권당이나 제1야당의 비전과 희망은 찾기 어려워졌다. 여야가 성난 민심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 채 현재와 같이 계파 싸움에 골몰한다면 결국 내년 총선에서 ‘민심의 쓰나미’가 정치권을 심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권자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 인천상륙작전 성공 하고도…맥아더 해임된 결정적 이유는

    인천상륙작전 성공 하고도…맥아더 해임된 결정적 이유는

    6·25전쟁은 ‘잊혀진 전쟁’이라 한다. 16개국에서 전투부대를 파견한 국제전이었던 이 전쟁은 결코 잊지 못할 전쟁임에도 정치, 이념적 시선에 따라 판이하게 평가된다. 우리 민족에겐 여전히 상흔이 씻기지 않는 최대의 비극이다. 6·25전쟁 발발일을 즈음해 관련 서적들이 봇물을 이룬다. 논란이 분분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담아 주목된다. 이 가운데 ‘맥아더’(플래닛 미디어), ‘6·25전쟁과 미국’(청미디어)은 한국전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더글러스 맥아더(1880~1964)와 미국 수뇌부 동향을 집중 분석했다. 미국의 전쟁전문가 리처드 B 프랭크가 쓴 맥아더 평전 ‘맥아더’는 당시 유엔군사령관 맥아더의 진짜 얼굴이 도드라진다. 책 속의 맥아더는 ‘최고의 업적과 최악의 실패가 공존하는, 매우 복잡한 인물’이다. 한국전쟁은 특히 그에겐 ‘최고 영광과 최악 수모를 함께 안겨 준 사건’이다. ‘5000대1 확률’의 도박 같은 인천상륙을 감행, 전세를 역전시키고도 중공군 개입을 불렀다. 합동참모본부 명령과 반대로 국경 근처까지 돌진해 중국을 자극한 것이다. 맥아더는 제3차 세계대전 확산을 우려한 트루먼 대통령을 공개 비난하고 맞서 해임됐다. 책에서 그 해임 사건은 “너무나 분명하게 그리고 공개적으로 국가 정책에서 벗어나 해임당한 것이며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된다.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군 731부대장이 전후 전범재판서 무죄받는 조건으로 미국에 실험자료를 건넨 거래에 맥아더가 개입됐다는 내용도 흥미롭다. 언론인 출신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의 ‘6·25전쟁과 미국’도 맥아더 행적을 촘촘하게 추적하고 있다. 트루먼 대통령, 애치슨 국무장관과 비교한 맥아더의 전쟁 수행 과정이 도드라진다. 트루먼 행정부가 전략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군사력으로 방어할 대상 국가에서 제외한 한국에 지상군까지 파병하기로 결정한 과정이 명쾌하다. 당초 38선 이북으로의 북한군 격퇴를 목적으로 했던 유엔군 작전 목표를 북진통일로 바꾼 과정, 북한 완전 점령을 눈앞에 둔 크리스마스 공세가 중공군 개입으로 참패한 원인도 흥미롭다. 맥아더 해임을 놓고는 “맥아더의 아시아 중시주의에 대한 트루먼과 애치슨의 유럽 중시주의의 승리”라고 잘라 말한다. 트루먼, 애치슨이 전략적으로 유럽을 중시하고 한반도에 깊게 발을 들여놓지 않으려고 한 반면 맥아더는 공산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한반도를 굳게 지켜야 한다고 믿었으며 그 차이가 6·25전쟁 당시 한반도에 대한 미국 정책에 혼선을 불렀다고 본다. 전쟁 전 태평양 방어선에서 한국을 빼는 애치슨 발언이나 트루먼이 1951년 4월 맥아더를 해임하고 휴전으로 나아간 것도 유럽 중심주의 때문이다. 반면 맥아더는 공산주의 척결을 위해 북진 당시 평양∼원산 라인에서 방어선을 치고 중국 참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무시한 채 압록강까지 진격해 패했다는 주장이다. 트루먼, 애치슨, 맥아더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다면 맥아더 해임 사태가 없었을 것이며 6·25전쟁도 다르게 전개됐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6·25전쟁 당시 외국 군대의 개입 배경과 전쟁 실상을 추적한 책들도 눈길을 끈다. ‘그을린 대지와 검은 눈’(책미래 펴냄)은 영국군과 오스트레일리아 지상군을 조명하고 있다. 영국인 저널리스트 앤드루 새먼이 50여명의 생존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책에서 저자는 놀랍게도 이렇게 말한다. “한국전쟁은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치른 전쟁 중 가장 인명 피해가 크고 잔인했다. 그럼에도 당시는 물론 지금도 영국인들은 그 전쟁을 모르고 있다.” 전쟁에서 영국군은 포클랜드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전사자를 모두 합친 수(783명)보다도 더 많은 1087명이 전사했다. 영국 제27여단과 41코만도 부대, 그리고 왕립오스트레일리아연대의 참전기를 통해 전황이 가장 격렬했던 1950년 마지막 몇 개월의 최전선 상황이 생생하다. 특히 불과 1주일 전에 출발 명령을 받아 무기나 보급품도 제대로 없는 상태로 파병된 영국군의 부산 방어선 전투와 인천상륙작전, 장진호 전투, 흥남철수 작전 수행 등 극적인 순간들이 소개된다. 박실 전 의원이 쓴 ‘6·25전쟁과 중공군’(청미디어 펴냄)은 1990년대 이후 풀리기 시작한 공산권 공문서·자료를 통해 전쟁 시기 중공군의 움직임을 집중 추적했다. 북한 인민군의 주력이 된 팔로군의 조선인들, 전쟁을 앞두고 김일성이 40여 차례나 스탈린을 조른 이야기, 마오쩌둥의 아들까지 참전한 배경, 마오쩌둥의 지구전 방침, 38선 경계를 둘러싼 줄다리기 과정이 실감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터키, 대통령제 전환 제동… 집권당 단독 과반 실패

    터키, 대통령제 전환 제동… 집권당 단독 과반 실패

    ‘강력한 대통령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하려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7일 치러진 총선에서 그가 속한 집권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했다. AFP 등에 따르면 이슬람주의 성향의 AKP는 41%의 득표율을 기록해 의회 550석 가운데 과반(276석)에 못 미치는 258석을 얻어 13년 만에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번 총선은 사실상 에르도안의 ‘강력한 대통령제’ 계획에 대한 신임 투표였다. 에르도안과 AKP는 정부의 효율성을 주장하며 현행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헌법 개정을 공약했지만, 야당은 헌법 개정은 에르도안의 독재정치로 나가는 길이라고 맞섰다. 권위주의 통치 강화를 우려한 표심은 세속주의 성향의 공화인민당(CHP), 우익 성향의 민족주의행동당(MHP), 소수민족인 쿠르드계 인민민주당(HDP) 등 야당으로 쏠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터키 국민은 강력한 대통령제 대신에 견제와 균형이 유지되는 연립 정치를 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AKP의 연립 정부 구성은 험로가 예상된다. 3곳의 야당은 이미 AKP와의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AKP 관계자는 “AKP가 소수당 단독정부를 세운 뒤 조기 총선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선 3차례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했던 AKP의 참패 요인으로는 HDP의 약진이 꼽힌다. HDP는 13%의 득표율로 80석을 확보하면서 처음으로 원내 진출을 이뤘다. 터키의 선거제도는 비례대표제로 득표율 10% 이상을 받은 정당에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한다. HDP는 에르도안의 권위적 통치에 염증을 느낀 세속주의·자유주의 유권자들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공격에 소극적인 터키 정부에 실망한 쿠르드족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계 정당의 첫 의회 입성으로 터키 정부와 쿠르드 무장반군 간 평화 협상이 진전을 이룰 것이란 희망도 무르익고 있다. 수감 중인 쿠르드 무장반군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의 측근인 HDP의 시리 쉬레야 온데르 의원은 총선 전인 지난 4일 “평화 협상 재개를 위해 누구와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공자, 서양에 혁명을 선물하다

    공자, 서양에 혁명을 선물하다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황태연·김종록 지음/김영사/368쪽/1만 4800원 “공자는 선지자가 아니고, 조금도 계시적인 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의 도덕은 순수하고 엄격하며 동시에 인간적이기도 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존경할 만 한 시대는 바로 사람들이 공자의 도를 따르는 시대였다.” 유럽의 근대를 연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1694~1778)가 ‘국민의 도덕과 정신에 관한 평론’(1756)에서 밝힌 내용이다. 새 책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에 따르면 공자철학은 계몽주의의 토대가 됐으며, 동양 선비문화의 복사판인 로코코 문화를 꽃피운 원동력이었다. 공자가 18세기 ‘유럽 계몽주의의 수호성인’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시민혁명을 촉발시켰다는 것을 서구맹종주의자들은 도무지 납득하지 못하겠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실증사료들과 철학 교류 이야기들이 책에 펼쳐진다. 책은 공자를 중심에 놓고 세계철학사를 재해석한 황태연 교수(동국대 정치외교학과)의 ‘공자와 세계’(전 5권)를 김종록 문화국가연구소장이 한 권으로 요약한 것이다. 프로이센제국의 왕립 할레 대학에서 총장을 맡았던 크리스티안 볼프는 1721년 이임식 연설에서 “공자의 언행은 그리스 철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도덕철학의 보고다. 공자는 그리스도가 유럽에서 받는 것과 똑같은 대우를 중국에서 받는다”며 공자의 무신론적 도덕철학을 높이 칭송했다. 종교계의 미움을 산 볼프는 조국에서 쫓겨나야 했지만 이 연설문은 해적판으로 인쇄돼 도처에서 활발한 토론의 주제가 된다. 이 밖에 라이프니츠, 루소, 흄, 애덤 스미스 등 우리가 아는 18세기 유럽의 최고 지식인들은 공자를 추앙하고 숭배했다.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중농주의 자유경제론의 창시자 프랑수아 케네의 사상적 모태 역시 공맹, 노자의 무위이치, 민본주의, 농본주의, 자유상업론이었다. 이처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태동에 공자는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공자 열풍은 최초로 중국에 가톨릭을 전파한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리치 이래 공자철학을 가톨릭 사상과 유사한 것으로 해석했던 예수회선교사들의 시도에 의해 촉발됐다고 책은 전한다. 유럽 선교사들은 중국에 기독교를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중국 문화를 배워야 했다. 그러다 만난 공자의 매력에 절로 빠져들었고 거꾸로 유럽에 열렬히 전파하기에 이르렀다. 17세기 후반부터 예수회 신부들을 통해 공자의 저작들이 쏟아져 나왔다. 계몽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영국 명예혁명 이전에 유교의 사서(四書), 즉 논어, 맹자, 대학, 중용과 주역, 효경, 소학이 라틴어 등으로 번역된 상태였다. 공자의 철학과 사상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젖어 있던 유럽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급기야 유럽사회에 공자 열풍이 불었고, 유럽의 경험주의자들은 공자철학의 지원을 받아 스콜라철학과 그리스합리주의를 분쇄하는 사상투쟁을 벌인다. 프랑스대혁명은 그 산물이었다. 이랬던 동아시아가 왜 서구 열강에 참패했는지에 대해 저자들은 ”18세기 중국과 조선은 부족할 것 없이 두루 갖춰져 있어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어느 문명이건 정체는 곧 퇴보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반면 16~18세기 유럽은 동양과 여타 세계에 많은 관심을 두고 세계 각지로 진출하며 도처에서 문물을 받아들였고 서구문명을 꽃피웠다. 하지만 19세기 유럽은 제국주의로 옷을 갈아입고 문명개화라는 명목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약탈했다. 책은 “공자철학은 이성보다 감성을, 추리보다 경험을 앞세우고 천성적 욕망과 감정을 선하게 여기며 인의(仁義)의 덕성을 지식보다 중시한다”면서 “서구 경험론과 굳게 연대한 공자철학이야말로 인류의 새 삶을 디자인할 확실한 대안철학”이라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재보선 최대 패인은 야권 분열… 친노 프레임도 패착”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내홍까지 겹치면서 벼랑 끝에 몰렸던 새정치민주연합이 2일부터 경기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단결과 변화, 민생총력국회 의원 워크숍’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에서 중도 이탈은 물론, 외출·외박을 금지해 소속의원 130명 중 110여명이 참석한 워크숍에서는 4·29 재·보선 패배에 대한 자성의 시간과 함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재·보선 패인 분석이었다. 당 지도부는 워크숍을 앞두고 4곳의 여론조사 기관에 재·보선지역 선거구 결과 분석 및 평가를 의뢰했다. 기관들은 대부분 야권 분열을 최대 패인으로 꼽았으며 전략공천 배제 등 공천 전략 실패를 지적했다. 또 정권심판론을 부각시킨 것도 패착이었다고 지적됐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여론분석센터장은 위크숍에 참석하며 “재·보선 패배원인 가운데 하나는 성완종 특사 논란 등에 대한 ‘참여정부 무오류론’을 내세운 당의 대응”이라며 ‘친노(친노무현) 프레임’을 패인으로 지적했다. 윤 센터장은 “친노 프레임은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야당을 분열시킨다”며 “공세에 대한 야당의 대응이 매우 취약한 프레임”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표가 이어지자 문재인 대표의 표정은 밝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성준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재·보선 평가 분석과 관련, “4개 선거구 대부분이 낙후지역으로서 지역개발 욕구가 강하고, 따라서 ‘지역일꾼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혁신기구 운영 및 향후 로드맵에 대한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발표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다시 한번 밝히며 “여러분도 여러 기득권을 내려놓고 집단 이기적 방식이 아닌 함께 만드는 방식으로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워크숍 기조발제자로 나선 이종걸 원내대표는 “경제정당, 안보정당 등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 전략보다는 절대다수 국민 삶의 문제, 경제 민주화 담론과 노동 담론을 치밀하게 다룸으로써 보수적 중산층과 서민층의 민심을 얻을 필요가 있다”면서 보육 분야에서 보편적 복지가 아닌 ‘맞춤형 보육’으로 재편하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워크숍에 불참한 안철수 의원은 TBS라디오에 출연해 “2017년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며 즉답을 피하다 질문이 거듭되자 “그럼요”라고 답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당신은 한국영화 역사입니다, 힘내시오

    당신은 한국영화 역사입니다, 힘내시오

    데뷔작 ‘꼬방동네 사람들’ 이후 ‘고래사냥’ ‘기쁜 우리 젊은 날’ 등 연이은 영화 히트작을 내놓으며 1980년대 최고의 ‘흥행 보증 카드’로 꼽혔던 배창호(62) 감독이 1일 오전 5시 58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티역 승강장에서 철로로 추락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주변에는 다른 사람이 없었고 배 감독이 홀로 서 있다가 떨어졌다”며 투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서 구조대도 “CCTV상으로도 배 감독이 열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뛰어내린 모습이 보인다”고 진술했다. 곧바로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배 감독은 머리에 일부 출혈이 있고 코뼈를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신한 배 감독의 몸 위로 열차가 한량 반 정도 지나간 후 급정거했다. 경찰은 차체 하부와 선로 바닥 사이의 공간이 배 감독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춘을 상징하는 영화 작품으로 지난 35년간 영화계 거장이었던 그는 이날 정신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였다. 배 감독은 응급실에 온 후에도 계속 누군가의 이름을 외치며 두서없는 말을 내뱉기도 했다. 배 감독 가족 측은 “시나리오 작업을 하느라 몇 개월 동안 수면 장애를 겪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예민하고 힘든 상황인 줄 몰랐다”고 밝혔다. 종합상사 주재원이었던 배 감독을 1980년 ‘바람불어 좋은 날’ 조감독으로 발탁하며 영화판으로 이끈 이장호(70) 감독은 이날 응급실을 찾아 “배 감독이 최근 쓰는 종교 관련 작품의 시나리오에 완전히 미쳐 있었다”며 “최근에 만났을 때 살이 쪽 빠지고 힘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는 과민하며 작품에 빠지면 미치는 기질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 감독의 대표작인 고래사냥 등 상당수 영화에 출연해 배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영화배우 안성기씨와 박중훈씨도 그를 찾아 위로했다. 배 감독은 1990년대 들어 감독뿐 아니라 배우로 카메라 앞에 서기도 섰다. 자신이 연출한 영화 ‘러브스토리’ ‘길’은 물론이고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에도 출연했다. 그러나 2001년 제작비 40여억원을 투입한 대작 ‘흑수선’의 흥행 참패로 고통을 겪었다. 이후 충무로 제작사 중심의 영화업계가 대기업 자본인 투자배급사와 멀티플렉스 체제로 바뀌면서 작품성을 중시하던 원로 감독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배 감독의 가장 최근 영화 작업은 올해 1월 개봉한 ‘워킹걸’에 단역 배우로 출연한 것이 전부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날 1980~90년대 ‘겨울나그네’ ‘젊은 날의 초상’ 등을 히트시킨 곽지균 감독의 죽음을 반추하기도 했다. 곽 감독은 2010년 “일이 없어 괴롭고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예술가들의 경우 감성적이기 때문에 우울증 위험이 높다”며 “명성이 있던 예술가는 단순히 주목을 못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좌절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경우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데 배 감독 역시 그런 부분 때문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설] 새정치연합, 당내 계파주의 청산 실천으로 보여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들이 어제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내 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이란 표현을 써가면서 당의 혁신을 약속했고 탕평·쇄신인사도 다짐했다. 문 대표는 내년 총선에 이어 종국적으로는 집권을 위해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말을 수차례나 강조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 역시 첫 기자회견을 갖고 “오로지 혁신의 길로 나아갈 것이며 그 앞길을 가로막는 그 어떤 세력이나 개인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계파 모임 중지도 요구했다. 그는 당내 패권주의와 계파주의 종식만이 당이 살길이라는 점을 역설하면서 강력한 혁신과 쇄신 의지를 밝혔다. 충격적인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계파 간 갈등과 내홍으로 국민들에게 극도의 실망감을 안겼던 새정치연합이 모처럼 스스로 ‘수술대’에 올라 제1야당으로서 활로를 모색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고질병으로 자리잡았던 계파주의 청산을 위해 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한 대목이나 당의 무능력과 무기력, 무책임을 질타한 것에서 그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이런 자성의 목소리에 반신반의하는 것도 사실이다. 당의 명칭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제1야당이 이런 혁신위를 구성한 것은 2009년 이후 일곱 번째다. 각종 선거에서 패배한 뒤 언제나 뼈를 깎는 자성과 고질적인 계파주의를 청산하겠다고 입술이 닳을 정도로 외쳤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거의 없었다. 그럴듯한 현란한 말로 위기의 순간을 모면한 뒤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계파 간 자리 다툼과 공천 다툼에 골몰한 것이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이번만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당장 국민들은 두 가지 관점에서 새정치연합을 지켜볼 것이다. 하나는 내달 초에 발표될 혁신위 구성이다. 또다시 계파 나눠 먹기식으로 혁신위를 구성한다면 새정치연합은 영원히 희망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벌써부터 당 일각에서는 ‘물갈이론’이나 ‘중진 용퇴론’ 등의 소문이 나돌면서 혁신위에 제동을 거는 분위기다. 혁신위가 내놓을 개혁안이 과거처럼 계파 반발로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있다. 혁신위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의미다. 혁신위 구성 직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당직 개편이 중요하다. 문 대표가 약속한 것처럼 쇄신 인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탕평이란 이름으로 친노(친노무현) 계파에게 은근슬쩍 자리를 주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 이번 기회에 아예 그동안 문 대표를 비판했던 인사들을 모두 당직자로 임명해 화합의 길로 유도하는 역발상도 필요하다.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도 국회의원이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 계파나 개인의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가경영에 임한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국정의 한 축인 제1야당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건전한 대안세력으로서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추기 바란다.
  • [프로야구] 두산 < 삼성 < SK < 두산… 물고 물린 천적 사슬

    개막 두 달을 맞은 KBO리그는 역대 어느 시즌보다 혼전 양상이다. 1위 두산과 8위 KIA의 승차가 4.5경기에 불과하며 8개 팀이 5할 승률을 기록 중이다. 10구단 kt를 제외하고는 각 팀의 전력이 평준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특정 팀에 강하거나 약한 천적 관계는 올 시즌에도 반복되고 있다. 선두 두산은 2위 삼성에 4전 전패를 당하며 ‘곰’다운 뚝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달 1일 첫 대결에서 4-12로 참패하더니 20일 치른 시즌 3차전에서는 6-25의 기록적인 패배를 당했다. 34이닝 동안 46자책을 허용, 무려 12.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삼성은 크게 약한 모습을 보인 팀은 없으나 또 다른 선두권 경쟁자인 4위 SK에는 2승 3패로 열세다. 투수진은 43이닝 동안 3.5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잘 던졌지만, 타선이 .223의 빈타에 허덕였다. 팀 타율 .282에 한창 못 미친다. SK와의 5경기에서 낸 득점이 17점에 불과, 평균 3점을 겨우 넘겼다. SK는 두산에 1승 4패로 기를 펴지 못했다. 지난 20일 1위까지 올라서며 상승세를 탔으나 22~24일 두산에 싹쓸이 3연패를 당하는 바람에 4위로 주저앉았다. 두산과 삼성, SK가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넥센은 3위 NC에 4전 전패를 당한 게 타격이 컸다. 넥센은 지난해에도 NC에 5승 11패 열세였는데, 아직 천적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다. 7위 한화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모든 구단과의 상대 전적이 고른 편이다. SK와 기록한 4승 2패가 가장 좋은 상대 전적이고, 열세를 보인 팀인 두산과 넥센에도 2승 3패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10구단 kt와 3승 3패로 호각세를 이룬 게 아쉽다. 다른 팀처럼 kt를 상대로 좀 더 승수를 쌓았다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5할 승률에 턱걸이 중인 KIA는 NC, 넥센에 각각 1승 5패로 고전했다. 그러나 kt에 6전 전승을 거둬 잃었던 승수를 만회했다. 또 지난 5년간 한 차례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전통적인 천적 삼성에도 3승3패로 맞서며 관계 청산에 나섰다. kt는 1할대 승률에 허덕이고 있지만, LG에는 2승1패로 유일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26~28일 잠실에서 LG와 벌이는 주초 3연전에서 다시 한번 힘을 쓸지 주목된다. kt는 두산, 삼성, 롯데, KIA를 상대로는 아직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그라운드의 神, 끝은 달랐다

    그라운드의 神, 끝은 달랐다

    한쪽은 왕의 행진처럼, 다른 쪽은 씁쓸하고 초라하게…. 25일 새벽 일제히 막을 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2014~2015시즌 마지막 38라운드는 그라운드를 주름잡았던 세 명의 스타플레이어가 팬들과 작별하는 무대였다. 디디에 드로그바(37·첼시)는 이날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경기를 통해 ‘푸른빛 유니폼’과 이별을 고했다. 3년 만에 그를 다시 첼시로 불러들였던 조제 무리뉴 감독은 이날 그를 주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 대신 선발로 출전시켜 그동안의 수고를 위로했다.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첼시는 3-1로 승리하며 기분좋게 드로그바를 환송했다. 전반 30분 코스타와 교체되자 동료들은 손가마를 만들어 그를 태웠으며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홈 관중은 기립 박수로, 선덜랜드 선수들은 악수를 건네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2004년 첼시 유니폼을 입은 드로그바는 여덟 시즌 동안 100여골을 넣었고 2011~20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코트디부아르 출신인 드로그바는 2006년 독일월드컵 예선 수단전을 앞두고 중계 카메라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전쟁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해 실제로 일주일 동안 조국에서 총성을 멈추게 한 기적을 이뤄냈다. 그리고 축구팬들의 뇌리에 ‘검은 예수’로 각인됐다. 드로그바는 첼시와의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은퇴하지 않고 다른 팀을 알아볼 예정이다. 그러나 EPL을 대표하는 ‘원클럽 맨’ 스티븐 제라드(35·리버풀)의 퇴장은 달곰쌉쌀했다. 리버풀은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스토크시티와의 38라운드를 1-6 참패로 끝내며 리그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수비 붕괴 탓에 0-5로 뒤진 후반 26분 직접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팀은 다시 한 골을 내줘 주저앉았다. 제라드는 다음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갤럭시에서 뛴다. MLS 뉴욕 시티로 이적했다가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로 임대된 프랭크 램퍼드(37) 역시 사우샘프턴과의 마지막 경기 전반 31분 선제골을 뽑아 2-0 완승에 힘을 보탰다. 한편 우승이나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못지않게 관심을 끌었던 강등권 탈출 경쟁은 뉴캐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헐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0-0으로 비겼지만 뉴캐슬이 웨스트햄을 2-0으로 제압하는 바람에 18위를 확정,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김상곤 혁신위원장에게 큰 숙제 안긴 노무현 추도식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위기에 빠진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을 환골탈태시키는 막중한 역할을 맡기로 했다. 어제 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문재인 대표의 요청을 공식 수락한 김 전 교육감은 이제 본격적으로 당 쇄신의 칼자루를 휘두르게 될 것이다. 그가 어떤 식으로 쇄신 작업을 진행하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둔 새정치민주연합의 진로가 결정나게 된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극심한 내분에 휩싸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가 그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혁신위원장은 일단 “반드시 혁신을 이루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실 지난 재·보선 이후 “이 사람들이 과연 같은 당 사람들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심한 당 내분에 휩싸여 있다. 친노(親)와 비노(非)로 나뉘어 서로 경원시하며 물어뜯는 사생결단의 싸움판이 벌어지고 있다. 최고위원들도 계파가 엇갈려 서로 말 섞기조차 꺼린다고 한다. 그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는 그 분열상이 그대로 노출됐다. 김한길 전 대표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비노 인사들은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물세례까지 받았다. 오죽했으면 문 대표가 나서서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제발 분열의 수단으로 삼지 말아 달라”고까지 말했을까. 친노와 비노는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에도 ‘난닝구’ ‘빽바지’ 등으로 험담하며 위태로울 정도로 분열·반목했고, 이후에도 공천 등 중요한 결단의 순간 등에서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제대로 된 개혁과 쇄신을 이루지 못한 전력이 있다. 이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일부 인사들이 개별적으로 탈당하긴 했지만 분당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 제1야당의 정통성마저 폐기 처분해서는 안 된다는 당위성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혁신위원장으로서는 노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을 통해 어떻게 당을 쇄신해야 할지 깨닫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도저히 한식구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 어떤 혁신안을 내놓아도 공염불이자 구두선에 그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계파 갈등을 끝장내는 것이 김 혁신위원장에게 주어진 첫 번째 숙제이자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도 필요하다면 뼈와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견뎌내야 한다. 사사건건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운동권 친노’든, 밥그릇 지키기에만 급급하는 ‘원로 비노’든, 당을 위해서는 내칠 수 있어야 한다. 문 대표가 전권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한 만큼 김 혁신위원장이 현역 의원 등의 저항을 물리치고 기득권에 과감히 철퇴를 내리면서 고강도 쇄신의 칼을 휘두르길 기대한다. 과감한 인적 쇄신만이 당을 새롭게 변신시킬 수 있다. 그러자면 마땅히 무소불위의 강력한 권한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과거에도 각종 혁신안들이 실천 없이 먼지만 쌓인 채 사라져 간 전례를 많이 지켜봤다. ‘김상곤 혁신위’가 이제는 진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국민, 당원의 염원을 모아 희망의 혁신안을 만들어 내길 기원한다. 그것이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 사는 길이다.
  • “IS 이라크 공격 이틀 전 이라크군 특전사 철수 준비” 당나라 군대?

    “IS 이라크 공격 이틀 전 이라크군 특전사 철수 준비” 당나라 군대?

    ‘IS 이라크’ IS 이라크 라마디 정부청사 단지 공격 이틀 전 이들과 맞서야 할 주력인 이라크군 특전사가 이미 철수를 준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라크군의 최정예 부대면서도 IS와 제대로 싸워 보지도 않고 라마디에서 내뺄 생각만 했다는 것이다. IS는 17일(현지시간) 안바르주 주도 라마디 점령을 공식 선언했다. 라마디에서 이라크군과 함께 IS와 전투를 벌인 쿠르드 민병대 페쉬메르가의 한 사령관급 장교는 24일 현지 매체 루다우에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장교는 “(특전사의) 충격스러운 배신으로 라마디가 함락됐다”고 이라크군의 ‘라마디 참패’를 요약했다. 그는 “ISIS(IS의 옛이름)의 공격 이틀 전 라마디를 지키는 이라크군 특전사가 짐을 싸서 기지를 버렸다는 정확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특전사가 도주하기 직전 군용차 수백대가 모인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해 이라크 총리실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정보를 입수한 이라크 총리실에서도 긴급히 라마디에 도착해 이를 확인했으나 특전사의 철수를 막지 못했다고 이 장교는 덧붙였다. 이들은 IS가 퇴로를 막기 직전인 17일 새벽 4시 군용차 200여대를 타고 라마디를 모두 빠져나갔다. 그는 “이라크군 특전사가 누리 알말리키 전 총리 때 조직돼 현 정부가 통제력이 없다”며 “이들은 현 정부의 입지를 흔들기 위해 라마디를 의도적으로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일반 병사가 갖지 못한 최신 무기와 장비로 무장했지만 이를 모두 버리고 도망치는 바람에 IS에 손에 고스란히 들어가게 됐다고 이 장교는 전했다. 이라크군과 합세해 안바르주를 지켜야 할 경찰 조직도 엉망이었다. 이 장교는 “안바르주에 등록된 경찰은 2만 9000여명이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실제 근무한 인원은 500여명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안전한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피해 월급만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ISIS에 대한 작전과 공습이 효과가 없다고 본다”며 “ISIS는 작년에 없던 무기를 보유했고 점점 강해지고 있어 이들이 장악한 지역을 되찾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S 이라크 공격 이틀 전 이라크군 특전사 철수 준비” 무너진 이라크군

    “IS 이라크 공격 이틀 전 이라크군 특전사 철수 준비” 무너진 이라크군

    ‘IS 이라크’ IS 이라크 라마디 정부청사 단지 공격 이틀 전 이들과 맞서야 할 주력인 이라크군 특전사가 이미 철수를 준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라크군의 최정예 부대면서도 IS와 제대로 싸워 보지도 않고 라마디에서 내뺄 생각만 했다는 것이다. IS는 17일(현지시간) 안바르주 주도 라마디 점령을 공식 선언했다. 라마디에서 이라크군과 함께 IS와 전투를 벌인 쿠르드 민병대 페쉬메르가의 한 사령관급 장교는 24일 현지 매체 루다우에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장교는 “(특전사의) 충격스러운 배신으로 라마디가 함락됐다”고 이라크군의 ‘라마디 참패’를 요약했다. 그는 “ISIS(IS의 옛이름)의 공격 이틀 전 라마디를 지키는 이라크군 특전사가 짐을 싸서 기지를 버렸다는 정확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특전사가 도주하기 직전 군용차 수백대가 모인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해 이라크 총리실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정보를 입수한 이라크 총리실에서도 긴급히 라마디에 도착해 이를 확인했으나 특전사의 철수를 막지 못했다고 이 장교는 덧붙였다. 이들은 IS가 퇴로를 막기 직전인 17일 새벽 4시 군용차 200여대를 타고 라마디를 모두 빠져나갔다. 그는 “이라크군 특전사가 누리 알말리키 전 총리 때 조직돼 현 정부가 통제력이 없다”며 “이들은 현 정부의 입지를 흔들기 위해 라마디를 의도적으로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일반 병사가 갖지 못한 최신 무기와 장비로 무장했지만 이를 모두 버리고 도망치는 바람에 IS에 손에 고스란히 들어가게 됐다고 이 장교는 전했다. 이라크군과 합세해 안바르주를 지켜야 할 경찰 조직도 엉망이었다. 이 장교는 “안바르주에 등록된 경찰은 2만 9000여명이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실제 근무한 인원은 500여명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안전한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피해 월급만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ISIS에 대한 작전과 공습이 효과가 없다고 본다”며 “ISIS는 작년에 없던 무기를 보유했고 점점 강해지고 있어 이들이 장악한 지역을 되찾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총리공백 한달] 총리 없어도 굴러간다?… 국정 시스템 무너져 개혁 실종

    [총리공백 한달] 총리 없어도 굴러간다?… 국정 시스템 무너져 개혁 실종

    새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이 늦어질수록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역대 정부에서도 총리 직무대행 상황에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적합한 새 총리를 찾는 데 고심한 전례가 있었다. 특히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정운찬 총리의 사퇴 이후가 눈에 띈다. 19일 총리 비서실 등에 따르면 서울대 총장을 지냈던 충남 공주 출신의 정 전 총리는 앞서 부여 출신의 김종필 전 총리, 청양의 이해찬 전 총리 등에 이은 충청권 총리이자 취임과 동시에 차기 대선 주자 물망에 오른 인물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장 전입, 자식의 국적·병역 문제 등이 불거졌지만 가까스로 야당의 동의를 얻어 총리에 올랐다. 그러나 전임 노무현 정부의 세종시 개발에 맞선 정부 수정안을 대변하면서 정치권과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이는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는 빌미가 됐다. 정 전 총리는 취임 10개월 만에 “모든 책임과 허물을 짊어진다”며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는 궁지에 몰린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전면적 개각설을 공식화했으나 당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직무대행 체제는 무려 51일 동안이나 이어졌다. 역대 총리 공백 기간 가운데 최장 기록이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김황식 당시 감사원장을 총리로 지명했고 김 전 총리는 이후 2년 2개월 동안 비교적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총리로 남게 된다. 전남 장성 출신의 김 전 총리는 최초의 전남 출신 총리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총리를 박근혜 정부의 세 번째 총리 후보로도 거론하고 있다. 총리 부재로 단 하루라도 국정 공백이 발생한 과거 사례는 모두 6차례다. 김대중 정부는 박태준 전 총리와 장상 전 총리서리의 퇴진으로 총리 부재 사태를 두 차례 겪었다. 이때 각각 이헌재,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의 직무대행 체제가 그나마 국정 공백을 최소화했고 후임 이한동 전 총리와 김석수 전 총리도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무현 정부 당시는 총리 수난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5월부터 2007년 4월까지 3년 가까이 고건,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가 3대에 걸쳐 연이어 직무대행 체제를 겪었다. 고 전 총리는 행정을 잘 알고 별다른 잡음도 없었으나 앞서 국회로부터 탄핵당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신한 권한대행 임무가 종료돼 2004년 박수를 받으며 스스로 물러난 케이스다. 36일간의 국정 혼란을 메우기 위한 당시 노 대통령의 선택은 5선 국회의원 출신의 실세인 이 전 총리였다. 이 전 총리는 재임 1년 8개월 동안 ‘책임 총리’로서의 권한을 십분 활용했다. 다만 야당 의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던 처지에서 2006년 ‘3·1절 골프 파문’이 빌미가 돼 물러났다. 뒤이은 선택은 최초의 여성 총리였다. 그러나 한 전 총리는 2007년 정치자금 수뢰 등 여러 구설에 휘말려 퇴진했다. 이 전 총리나 한 전 총리는 모두 국정 공백기에 나온 뜻밖의 ‘한 수’였다. 그러나 그들마저 논란 속에 퇴진하자 혼란을 가라앉힐 인물로 두 시기에 모두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가 지목됐다. 경제, 산업, 외교통상 등의 공직과 여러 기관장을 두루 섭렵했고 무난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는 당시 국론 안정화에 기여했고 그 덕분에 현 정국에서도 다시 총리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달에 걸친 총리 부재로 이미 일부에서는 국정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연계 문제로 난관에 봉착한 현 상황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정부 측을 대변하며 갈등 해결을 모색해야 할 총리가 갑자기 빠지면서 수습이 원활치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판정에 당했다

    전북이 석연치 않은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프로축구 전북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인 베이징 궈안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김기희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후반 40분 바탈라에게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원정 다득점으로 8강 진출 팀을 가리기 때문에 전북은 오는 26일 원정 2차전에서 2-2 무승부 이상 거두면 8강에 오를 수 있다. 이동국(전북)과 데얀(베이징 궈안)이 선발 대결을 펼쳤으나 이동국이 후반 6분 에두와 교체되면서 그라운드를 빠져나와 둘의 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데얀은 최전방에 고립돼 발끝에 공을 대기가 어려웠다. 전북이 전반 13분 선제골을 뽑았다. 레오나르도가 올려준 프리킥 크로스를 수비수 김기희가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머리에 맞혀 골문을 갈랐다. 전북은 전반에만 다섯 차례 결정적인 슛 장면을 연출했지만 추가 골을 얻지 못했다. 전북은 FC서울에서 뛰었던 하대성을 앞세운 베이징 궈안의 반격에 시달렸다. 후반 9분 에두의 발리슛이 빗나가고 24분 에닝요가 일대일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전북이 5분여만 견디면 되는 상황, 페널티 지역 안에서 페줄라후가 후방의 동료에게 패스를 돌리려 하자 이재명이 발을 갖다 댔다. 결정적인 슛 기회도 아니었는데 경기 내내 상대 파울에 관대하던 주심이 휘슬을 불어 페널티킥을 선언하며 전북의 꿈은 무너졌다. 한편 수원은 ‘빅버드’로 불러들인 가시와 레이솔에 2-3 역전패를 당하며 2년 전 조별리그에서의 2-6 참패 악몽을 곱씹었다. 염기훈이 전반 2분 선제골, 정대세가 후반 14분 만회 골을 넣었지만 레안드로의 2골 1도움 활약에 당하고 말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내홍·식어버린 민심… 文 침울한 취임100일

    새정치민주연합이 계파 갈등으로 극심한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18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하지만 100일을 기념하는 행사는 찾아볼 수 없다. 문 대표는 이날 광주를 방문해 5·18 기념식에 참석했으나 냉랭해진 호남 민심만 확인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문재인호(號)’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문 대표는 2·8전당대회 직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며 파격적인 통합 행보를 보였다. 이어 ‘유능한 경제정당의 길’을 앞세워 수권정당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또한 친노(친노무현) 인사를 당직에서 배제시키는 탕평 인사를 통해 당내 화합에 힘썼다. 그 결과 당 지지율은 10%대 초반에서 30%대로 급등하는 등 문 대표의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굳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나머지 50일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했다.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호재가 아니라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민생 문제 대신 정권심판론을 내세워 여당 지지자들을 오히려 결집시키는 우를 범했다. 게다가 여권의 ‘성완종 특별사면 특혜 논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결국 야권 분열에 대한 전략 부재로 무기력하게 재·보선 4곳 전패를 당했다. 재·보선 전패 이후 당은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주승용 최고위원의 ‘친노 패권주의 청산’ 요구에 정청래 최고위원이 ‘공갈’ 발언으로 응수하면서 계파 갈등은 골이 더 깊게 패었다. 문 대표는 당내외 인사를 망라한 초계파적 혁신기구를 이번 주 내로 출범시키기로 약속했지만 계파 갈등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문 대표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과감한 혁신안이라도 내놔야 하는데, 20일간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나가다가 어제 내놓은 쇄신기구 구성은 굉장히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광주·전남 의원단의 오찬 회동 자리에서 박혜자 의원은 혁신기구와 관련해 “호남의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싸늘하게 식어 버린 민심 앞에서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주 최고위원은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문 대표를 만나 사퇴 철회와 복귀를 권유받았지만 제 뜻은 변함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K리그 4龍,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향한 출사표

    K리그 4龍,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향한 출사표

    프로축구 전북의 이동국(35)과 에두(34)가 중국 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뛰고 있는 데얀(34)을 상대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전북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베이징을 불러들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벌인다. 베이징의 공격 선봉에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K리그 득점왕을 호령한 데얀이 선다. 이동국은 2009년 데얀을 밀어내며 득점왕을 차지했지만 2011년과 이듬해 연거푸 데얀에게 득점왕을 넘기고 2인자로 만족해야 했다. 이동국은 지난 16일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서 리그 통산 170호 골을 꽂아 변치 않는 감각을 뽐냈다. 이동국과 데얀 못지않은 관심을 끄는 것은 2008년 치열하게 득점왕을 다퉜던 에두와 데얀의 대결이다. 2010년 에두가 유럽으로 떠나면서, 올 시즌을 앞두고 데얀이 베이징으로 떠나면서 둘의 라이벌 대결을 못 보나 싶었는데 5년 만에 다시 대결이 성사됐다. 에두는 “데얀을 다시 만나니 설레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고, 데얀은 “적으로 다시 만났는데 잘 준비해 좋은 경기를 치르는 것이 서로에 대한 예의이고 서로가 더 기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최근 축구협회(FA)컵 32강에서 탈락한 수원은 가시와 레이솔을 상대한다.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과 ‘인민 루니’ 정대세가 득점 욕심보다 특급 도우미로 변신해 기대를 부풀린다. 염기훈은 시즌 6골 6도움으로 공격포인트(골+도움) 1위를 달리고 있다. 도움 1위이고, 득점은 레오나르도, 에두와 같지만 출전시간이 많아 3위에 올랐다. 또 골 욕심을 줄이고 팀플레이를 공약한 정대세는 2골 4도움으로 도움 2위, 공격포인트 공동 4위다. 수원은 특히 2013년 대회 조별리그에서 가시와에 2-6 참패의 수모를 당한 적이 있어 설욕을 벼른다. 한편 시민구단 최초로 대회 16강에 오른 성남FC는 20일 ‘슈퍼 클럽’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맞붙는다. K리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다 최근 살아나고 있는 FC서울은 같은 날 감바 오사카와 격돌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엑스맨 ‘매그니토’가 스티브 잡스로…얼마나 닮았나?

    엑스맨 ‘매그니토’가 스티브 잡스로…얼마나 닮았나?

    영화 ‘엑스맨’에서 ‘매그니토’역으로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배우 마이클 패스밴더의 신작 ‘스티브 잡스’의 예고편이 첫 공개됐다. 마이클 패스밴더는 영화 ‘스티브 잡스’에서 애플의 전 CEO이자 전 세계 IT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故스티브 잡스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예고편에서는 스티브 잡스로 분한 마이클 패스밴더가 신제품 발표회장에 서서 수많은 플래시 세례를 받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장면에서 마이클 패스밴더는 일명 ‘스티브 잡스 스타일’을 똑같이 재현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헐렁한 청바지와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안경을 쓴 마이클 패스밴더는 스티브 잡스 그 자체였다. 숱이 없는 헤어스타일과 미소까지 완벽하게 복제한 듯한 마이클 패스밴더에, 그의 연기변신을 기대하는 팬뿐만 아니라 스티브 잡스의 팬들까지도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영화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을 받은 대니 보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촬영이 시작되기 전, 스티브 잡스 역을 두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크리스천 베일 등 쟁쟁한 배우들이 물망에 오른 바 있지만 결국 마이클 패스밴더가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이번 영화 이전에는 애쉬튼 커쳐가 스티브 잡스 역할을 맡은 영화 ‘잡스’(2013)가 개봉했지만 작품성과 흥행면에도 모두 참패한 바 있다. 한편 영화 ‘스티브 잡스’에는 마이클 패스밴더 외에도 케이트 윈즐릿, 제프 대니얼스, 세스로건 등이 출연하며, 2016년 개봉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태동 鐘樓에서] 리더십 부재와 불임의 한국정치

    [이태동 鐘樓에서] 리더십 부재와 불임의 한국정치

    한국 정치의 후진성에서 비롯되는 희비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4·29 재·보궐선거 후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 여야 합의 카르텔” 그리고 뒤이어 일어난 “눈물의 65분”을 포함한 일련의 정치 싸움에서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보여 준 지리멸렬한 모습은 그들의 자질을 심각하게 의심케 할 만큼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 자체였다. 지금 나라 안팎이 이렇게 어려운데 국회는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혼란 속에서 정치 싸움만 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 국민은 묻고 있다. 국회가 민주주의적 의사 결정에 위배되는 국회선진화법을 이용해서 박근혜 정부를 3년이 가깝도록 불임(不姙) 정부로 만드는 것은 국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정파적인 이익을 위한 것인가. 우리는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정치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일은 물론 혼란과 분쟁을 조정하는 정치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무런 조화와 화합을 이룩하지 못하고 질시반목(嫉視反目)으로 사분오열해서 상호 간에 정치적인 이익만을 주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정치가 이렇게 국민들의 눈에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정치인들의 자질 부족과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란 소리가 높다. 집권 여당의 대표인 김무성 의원은 자기가 속해 있는 당과 보수 진영 내에서조차 정치의 기본인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당 안팎으로 불협화음을 노정시켜 많은 국민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는가 하면 4·29 재·보선의 승리에 “도취한” 결과 때문인지 국정개혁 과제 제1순위인 공무원연금법 개정 문제를 두고도 야당과의 협상과정에서 정부는 물론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과거 그의 정치적 이력만큼이나 불투명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야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개악(改惡)으로 만든 것은 “무책임의 카르텔,” 즉 양당 대표가 공히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며,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결코 쉽게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당파적인 이기주의로 인한 “정치적 실책이 기백만(幾百萬)의 국민을 불행과 참극에 빠뜨려 괴롭히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5월의 혼돈 국회에서 드러난 심각한 문제는 공무원연금법 개혁안을 누더기 개악 법안으로 만든 것, 이것만이 아니다. 그것 못지않게 우리 국민을 실망시킨 것은 이 실패한 개혁법안의 결과를 두고 구차한 변명을 하며 논란을 벌였던 사실이다. 정부와 청와대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는 문제와 연계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하는 반면 김무성 대표는 뒤에 말을 바꿨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누추한 모습을 보였다. 만일 당청(黨靑) 간에 소통 부족으로 간극이 생겼다면, 대통령은 물론 여당 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집권 여당 대표와 정부가 국가의 장래를 결정하는 중대 사안에 뜻을 같이하지 못했다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역시 이번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두고 “무책임의 카르텔”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리는 것”처럼 “리더십 부재”를 어김없이 드러냈다.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원인은 “정권심판”과 같은 낡은 선거 전략과 패권주의적 공천 문제로 인한 당내 갈등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그것을 박근혜 정부의 탓으로 돌리며 국가의 재정문제 해결에 빗장을 지르는 듯, 또다시 노년층의 표만을 의식해서 포퓰리즘을 자극하는 선동적인 언행만 되풀이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천민자본주의는 물론 미성숙한 민주주의와 싸워야 하는 엄중한 시점에 봉착해 있기 때문에 그 어느 시대보다 건강하고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당쟁의 늪에 빠져 뒷걸음치는 지금의 한국 정치는 올바른 참된 정치가 아니다. 우드로 윌슨 전 미국 대통령은 “정치란 국가에 봉사하는 강력한 지성과 철저한 헌신에서 나오는 고귀하고 명확하고 일관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단호하고 치열한 전진을 가리킨다”고 했다.
  • 공무원연금 개혁 이종걸안 놓고 새정치 당내 의견 분분

    공무원연금 개혁 이종걸안 놓고 새정치 당내 의견 분분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의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기초연금 강화’를 제안했지만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이 같은 이견이 조속히 절충되지 않을 경우 이종걸 원내대표의 의견은 여야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한 채 개인적 의견에 그치게 되고 여야 협상은 더욱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강경파들은 지난 2일 여야 대표의 합의 이행을 거듭 촉구하고 있는 반면 온건파들은 이종걸 원내대표의 의견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인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18일 “지난 2일 여야 합의를 기초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만들어지면 다룰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논의될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옳고 그름, 적정성 여부를 떠나 적절하지 않은 주장이다. 한발 앞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의 정리된 원칙, 입장이 있기 때문에 이종걸 원내대표의 이야기를 새 협상카드로 제안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종걸 원내대표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인 김성주 의원 역시 이번 제안에 대해 “조율되거나 합의된 의견이 아닌 개인적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50% 명기 원칙을 양보하자는 것은 여당의 합의 파기를 받아주자는 이야기로 보인다”며 “지금으로선 50% 명기 원칙이 빠진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건복지위원장인 김춘진 의원은 “합의 준수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합의를 지키지 못할 상황이 오면 거기에 대해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이종걸 원내대표의 의견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50% 명기 원칙이라는 것이 보장성 강화인데, 거기에 따라서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원내대표가 제의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당의 총의를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당내 의견이 엇갈리자 문재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대신 당내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내용이라고 설명한 뒤 “많은 생각과 논의들을 함께 모아 우리 당의 입장을 정립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기정, 김성주 의원 등은 이날 5·18 기념식 행사가 끝나는 대로 이종걸 원내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등 의견 조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입장차는 일단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는 현실적 인식과 함께 합의 파기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게 우선이라는 원칙적 입장이 엇갈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야당의 ‘발목잡기’라는 여론의 역풍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반대로 여당의 합의파기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견제심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함께 지난 4·29 재보선 참패 이후 계속되는 극심한 내홍 역시 당의 입장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의 노골적인 가이드라인 제시와 여당의 합의 파기로 인해 모든 논의가 꼬인 상황”이라며 “야당의 대안 모색도 중요하지만 여당이 우선 문제를 풀기 위한 성의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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