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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동강 난 7550억짜리 ‘미군의 눈’ 조기경보기 포착…美 부상자도 속출 [핫이슈]

    두 동강 난 7550억짜리 ‘미군의 눈’ 조기경보기 포착…美 부상자도 속출 [핫이슈]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군 주둔 공군기지를 공습해 미군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더불어 ‘하늘의 눈’으로 불리는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파손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격 능력이 크게 저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미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들었다”면서 “이란은 탄도미사일 6발, 드론 29대를 발사했고 이 과정에서 미군 병사 최소 15명이 부상하고 이 중 5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이란 전쟁에서 부상한 미군 병사 수는 300명을 넘어섰다. 군사 전문 매체인 밀리터리워치는 공격받은 프린스 술탄 기지에 배치돼 있던 KC-135 공중급유기 3대와 E-3 센트리 AWACS 최소 1대가 이란의 공격으로 크게 파손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E-3 센트리 AWACS의 파괴는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약 5억 달러(한화 7545억원)에 달하는 이 항공기는 미 공군에서 가장 고가의 전략 자산 중 하나”라고 전했다.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하늘 위에서 지휘 통제센터 역할을 하는 미군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공중에서 수백 ㎞ 밖의 적을 탐지하고 전투기를 지휘하는 레이더 지휘기다. 단 한 대만으로도 목표 수백 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어 미군의 ‘눈과 두뇌’ 역할을 한다. E-3 센트리 AWACS 손실이 의미하는 것군사·국제정세 OSINT 엑스 계정에는 파괴된 E-3 센트리의 처참한 모습이 공개됐다. 꼬리와 몸통 부위가 두 동강 나 있으며 시커멓게 그을린 자국과 파손 여부로 보아 수리가 완전히 불가능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이란 국영 프레스TV 등이 전파 중인 파손 기체 사진은 인공지능(AI) 생성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함께 공개된 위성사진을 보면 프린스 술탄 공군 기지 건물 지붕에 지난 2월 사진에서는 볼 수 없는 타격 흔적이 선명하다. 퇴역 공군 대령인 존 베너블은 월스트리트저널에 “E-3 센트리가 파괴된 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걸프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상황 인식을 유지하는 미군의 능력에 타격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공군이 보유한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기체 수가 제한적이어서 대체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군은 3월 중순부터 E-3 센트리의 작전 강도를 대폭 끌어올려 요르단과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되는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을 탐지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 수가 많지 않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손실은 이란의 공격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다. 밀리터리워치는 “이란이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할 때마다 레이더 시스템 파괴를 시도해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공격 성공률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면서 이번 손실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방공 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 미사일, 아직 많이 남았다…미·이스라엘 상황은?미군의 눈과 두뇌 역할을 해 온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손실은 이란에 매우 유리한 전황을 가져다줄 수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결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역량 약화를 위해 한 달간 공세를 벌였지만, 실제로 파괴된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무기고는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미·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은 현 수준의 소모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일부 핵심 무기가 한 달 내 소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이스라엘이 파괴하는 이란의 미사일 역량보다 파괴되는 자국 방공망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5일 유예에서 10일 추가 유예로 변경하면서 이란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은 다급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7일 이란 중부에 있는 실험용 중수로 시설과 우라늄 가공 시설을 공격했다. 또 같은 날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에도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이 사실상 미국과는 다른 전쟁 목표로 향하는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 트럼프, 결국 ‘불바다’ 못 막았다…후티 반군 미사일, 이스라엘 상공서 포착 [핫이슈]

    트럼프, 결국 ‘불바다’ 못 막았다…후티 반군 미사일, 이스라엘 상공서 포착 [핫이슈]

    예멘의 친이란 단체인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향해 미사일을 쏟아냈다.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사실상 이란 전쟁은 또다시 기로에 섰다. 후티 반군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참전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시작된 뒤 후티 반군이 직접 무력 행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가디언은 예멘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이 밝은 불빛을 뿜으며 이동하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예멘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후티 반군은 이내 2차 공습을 감행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주요 군사 시설을 겨냥한 2차 순항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과 침략을 중단할 때까지 향후 며칠 동안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하던 후티 반군이 움직이기 시작한 배경후티 반군은 개전 한 달이 다 되도록 사실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나 본격적으로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중동 전역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후티 반군이 현재 시점에 참전을 결정한 배경 중 하나는 역시 확전 리스크 관리다. 만약 개전 초반 후티 반군이 가세했다면 미국과 이스라엘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까지 예멘 본토를 타격할 명분을 줄 수 있었다. 후티 반군은 예멘 내 본거지 타격을 피하기 위해 전황을 관망하다가, 이스라엘의 이란 및 레바논 타격이 거세지자 결국 전쟁에 발을 들이기로 결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방공망 재고가 줄어드는 시점에 타격해 타격률을 높이기 위해 참전 시기를 저울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상 전쟁에 늦게 들어간 것이 아니라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순간에 개입했다는 의미다. 후티 반군의 참전 결정이 의미하는 것후티 반군의 참전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이번 전쟁이 확전으로 가느냐 마느냐의 중대한 기로를 의미한다. 후티 반군의 개입이 단순한 전술적 대응을 넘어 전쟁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략적 변수’로 평가되는 이유는 이란이 통제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이 공격 중인 걸프 지역을 넘어 전선이 홍해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파레아 알무슬리미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예멘 전문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후티의 참전은 심각하고 깊이 우려되는 확전”이라고 규정하며 “이미 불안정한 전쟁을 더 넓히고 지역 안정성은 물론 글로벌 무역과 인도주의 상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 핵심 해상 항로에 미칠 영향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해 막히는 순간 참전 고민해야 하는 사우디후티 반군의 참전 결정은 현재 이란의 무차별적 공습에 시달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국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등 걸프국은 이란의 일방적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큰 피해를 보면서도 경제적 파급력을 고려해 군사 대응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특히 사우디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에 대비해 홍해를 통한 우회 수출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후티가 홍해 항로까지 위협한다면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과거 후티와 직접 전쟁을 치렀던 당사국인 만큼 홍해 항로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후티가 홍해 공격을 본격화하며 통제에 나선다면 사우디 등 주변국이 대응에 나서면서 중동 전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 [포착] 美 지상군 벌써 중동 도착했는데…부통령 “이란서 곧 철수”, 진실은?

    [포착] 美 지상군 벌써 중동 도착했는데…부통령 “이란서 곧 철수”, 진실은?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상황에서 미 부통령이 미군 철수를 언급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팟캐스트 ‘더 베니쇼’에 출연해 이란 전쟁은 단기적인 충돌이며 미국이 곧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군사적 목표의 대부분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내 생각에도 우리가 군사적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고 주장해도 무방하다”면서 “우리는 곧 그곳에서 철수할 것이고 유가도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미군이 철수한 이후에도 이란이 다시 이런 일을 벌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이란 군사작전을 조금 더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군 “지상전 준비, 해병대 병력 중동 도착”미국이 이미 군사적 목표를 모두 달성했으며 곧 이란에서 미군이 철수할 것이라는 밴스 부통령의 발언은 현재 미군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온도 차를 보인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같은 날 X를 통해 “미 해군과 해병대가 탑승한 트리폴리(LHA-7) 함이 27일 중부사령부 작전 책임 구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에 도착한 아메리카급 상륙함은 해군·해병대 약 3500명과 수송기, 전투기, 상륙 작전·전술 자산으로 구성된 트리폴리 상륙준비단(ARG)·제31 해병 기동부대(MEU)의 기함 역할을 맡는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이란 인근에 이미 배치를 명령한 해병대 5000명과 제82공수사단 소속 병력 2000명을 포함해 총 1만 7000명 규모의 지상군 파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8일 보도에서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이란에서 수 주간에 걸친 지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방부가 고려하고 있는 지상 작전은 전면적인 침공 수준은 아니지만, 특수부대와 일반 보병 부대가 합동으로 수행하는 기습 작전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상군이 전선에서 전투를 시작하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의 주장대로 곧바로 미군을 철수시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란은 미국과의 지상전에 대비해 100만명 이상을 조직했으며 예멘 후티 반군도 참전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지난 26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지상전을 위해 100만명 이상을 조직한 것 외에도 최근 며칠간 바시즈 민병대, 이슬람혁명수비대, 정규군(아르테시) 센터엔 참전하겠다는 이란 청년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이 말한 100만명의 지상 병력은 혁명수비대, 정규군 병력에 바시즈 민병대의 예비군 등을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 자한샤히 육군 사령관은 이날 국경을 방문해 “지상전은 적에게 더 위험할 것이며 회복하지 못할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국경에서 적들의 모든 동태는 매 순간 정확히 감시되고 있고 우리 군은 어느 시나리오에도 준비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개시된 이후 이란 육군 사령관이 언론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한샤히 사령관은 “육군은 이란 국경의 모든 곳에서 적과 대면할 각오가 됐다”며 “적들을 지상에서 함정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군 희생 피할 수 없는 지상전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지상군 전면 투입을 공식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의 지상전에서 필연적으로 미군 희생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마이클 아이젠스타트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군사·안보연구프로그램 책임자는 28일 워싱턴포스트에 “미군의 하르그섬 점령 작전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며 “이란이 드론에 더해 포병까지 쏟아부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좁은 공간에 갇혀 있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퇴역 고위 장교는 “31해병원정대는 상당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부대이나, 추가 보급 없이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기간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SNS에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발전소 파괴의 기간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로 열흘 중지(pause)한다는 것을 알린다”고 밝혔다. 새로 설정된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4월 6일까지다. 이는 공격 유예 시한 만료 하루 전에 재차 시한을 연장한 것으로, 협상을 통해 종전을 모색할 ‘외교의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당초 설정했던 ‘4∼6주’의 전쟁 기간 내에 이란에 합의를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해석된다.
  • “한미 관계, 동맹 원칙 중요… AI 시대 대미 투자·인재 양성 나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한미 관계, 동맹 원칙 중요… AI 시대 대미 투자·인재 양성 나서야” [김미경의 다른 시선]

    미국 중간선거는 결국 경제가 좌우트럼프 ‘유가 못 잡으면 패배’ 알아이란과 어느 선에서 타협 가능성도한미 관계, 힘들어도 동맹 역할 해야자주국방, 북한 핵 대응 전략이 핵심전략적 다변화·전략적 자율성 필요김정은, 쉽게 협상 테이블 안 나올 것관세 따른 대미 투자 긍정적 측면도 AI 협력·수출 통해 기업 실적 좋아져인적자원부 만들어 AI 인재 키워야“트럼프 정부가 예측 불가하고 요구 사항이 많아지고 있지만 한미 관계는 기본적으로 동맹이라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은 ‘안미경중’을 보다 세분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미 투자 및 인력 양성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신기욱(66)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 겸 아태연구센터 넥스트아시아폴리시랩 소장은 지난 17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한 단독인터뷰에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2기와 한미 관계, 북미 관계, 미중 관계 등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내놨다. 아태연구센터 한국포럼 참석차 방한한 신 소장은 지난 20년간 아태연구센터 소장을 지내는 등 한미 관계 강화를 위해 힘써 온 국제관계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이어 이란 전쟁이 발발했다. 복잡한 글로벌 정세 속 갈등이 커지는데.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가 왔다. 언론 등에서 ‘신냉전’ 얘기를 하는데 냉전 시대에는 적군과 아군의 구도가 명백했는데 지금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냉전은 나름의 질서가 있어 한국도 고민이 적었다. 트럼프의 정책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신고립주의 얘기를 하는데 지금 트럼프의 행동을 보면 모순이 있다. 분명한 국제질서가 없고 글로벌 리더십도 없는 상태에서 신냉전이 아니라 각자도생이다. 오히려 시진핑이나 푸틴, 모디 등이 권위주의적이지만 리더십을 더 보인다. 이런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 같아 한국 같은 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트럼프는 돈로주의(신고립주의)라더니 베네수엘라의 마두로를 축출했고 이란을 공격했는데. “마가의 원칙은 소위 신고립주의인데 현 상황은 상당히 상충한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 때 후세인을 죽였고 지상군까지 들어갔으니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런데 차이는, 이라크 전쟁 때는 9·11테러라는 명분이 있었다. 부시가 혼자 들어간 게 아니라 유엔을 통했고 한국 등 국제사회 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거 없이 협상하다 갑자기 그냥 때려 버렸다. 또 동맹이나 국제사회 지원을 받고 시작한 게 아니라 일단 해 놓고 ‘너네 안 도와주면 나중에 두고 볼 거다’라는 식이다. 이라크전 때 레짐 체인지에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이란의 위험 제거, 권위주의적 지도자 축출 정도로 선을 그은 거 같다. 문제는 이게 미국 마음대로 되느냐 하는 것인데 대안 세력 없이 아들로 승계돼 트럼프도 고심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에게 넘어간 면도 있어 보인다. 이란에 대한 동정 여론까지 생기는 건 안타깝다.” -이란 전쟁에 관세 전쟁까지 정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11월 미 중간선거 전망은. “미 중간선거는 원래 여당이 불리하다. 지금 추세로는 상황이 더 안 좋다. 부시는 9·11테러로 미국민이 분노할 때 이라크전을 일으켜 인기가 올라갔다. 보통 전쟁을 하면 지지율이 올라가는데 지금은 원래도 지지율이 낮고 명분도 약하다. 중간선거는 전쟁도 전쟁이지만 경제가 좌우한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등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트럼프가 러시아 제재 해제 등 여러 방법을 쓰는 것이다. 결국 유가를 못 잡으면 선거에서 진다는 것을 아니까 어떻게 해서라도 유가, 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에 집중할 것이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 전쟁이 아주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어느 선에서 타협할 것이다. 물론 전면전 상태는 멈춰도 전쟁 후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란 전쟁으로 주한미군 자산 차출에 호르무즈 함정 파병 요청도 있다. 트럼프 2기 한미동맹은. “일이 꼬이거나 힘들면 결국 원칙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있는데 원칙을 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는 잘못하면 임기응변이 될 수가 있다. 동맹 문제는 고민하더라도 원칙적인 선에서 하는 게 맞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라크 파병 시 지지층을 잃으면서도 원칙대로 하지 않았나. 미국에서는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문제를 많이 얘기한다. 이럴 경우 한국은 더 곤혹스러울 수 있다. 동북아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파장이 훨씬 크다. 중국을 상대해야 하고 북한이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국이 여기저기 눈치 보면 굉장히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원칙대로 가는 게 맞고 동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은 대미 의존도가 높으니 유럽 등과 상황이 다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속 이재명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 등 자주국방을 강조하는데. “트럼프와 마가들은 한국, 일본 등이 잘살게 됐으니 국방을 더 감당해야 하고 미군은 좀더 유연성 있게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자주국방이 ‘우리 힘으로 다 하겠다’라는 거라면 위험하다. 자주국방이 정말 제대로 되려면 핵을 가진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핵심이다. 미군도 다 내보내고 ‘그냥 우리끼리 알아서 하겠다’가 아니라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떻게 살아갈 건지가 자주국방의 핵심이 돼야 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전략적 다변화’나 ‘전략적 자율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전작권을 가져오고 그런 거보다 한국이 어떻게 전략을 갖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란 전쟁은 북한에도 메시지를 줬을 텐데 북미 관계, 남북 관계 향방은. “부시가 말한 ‘악의 축’이 이라크, 이란, 북한인데 이제 북한만 남은 셈이니 김정은이 신경 쓰일 것이다. 북한이 경제적으론 중국과, 군사적으론 러시아와 밀착해 레버리지를 강화했고 핵·미사일 증강에 러우 전쟁 참전으로 테스트도 많이 했다. 자신감이 커져 쉽게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 같지 않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는 레토릭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보는 거 같다. 트럼프 1기 때 ‘하노이 노딜’ 후 북한은 미국보다 문재인 정부를 더 비난했다. 신뢰를 잃은 만큼 이재명 정부에 쉽게 응대하지 않을 것 같다. 북미 관계는 트럼프가 재선됐을 때 다시 만나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 트럼프가 지금 현안이 너무 많아 바쁘다. 관세도, 전쟁도 본인이 다 하니 1기 때처럼 북한에 신경 쓸 만한 여력이 없어 보인다. 북한도 빨리 안 하려고 할 것이나 그래도 얻을 수 있는 게 트럼프가 제일 값이 크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지금은 반반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 내 북한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고 트럼프가 이란 핵시설은 폭파하면서 북한과는 핵을 용인하는 듯한 협상에 나선다면 모순적이고 명분이 없다.” -이란 전쟁 여파로 미중 정상회담이 미뤄지는 상황이다. 미중 관계 전망은. “트럼프가 중국을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희토류 문제도 있고 쉽지 않다. 게다가 전쟁 등으로 너무 바쁘다. 일각에서 트럼피즘을 ‘적과는 잘 지내고 친구들은 때려서 뭔가 얻어내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트럼프가 시진핑, 푸틴과는 잘 지내면서 만만한 한국, 일본, 유럽에는 관세도, 방위비도 더 내라고 한다. 미중 간에는 중국이 대만 문제를 어떻게 하지 않는 한 한동안 큰일은 없을 것 같다. 호르무즈 함정 파병에 중국도 언급한 건 원칙보다 ‘너네도 지나가는데 협조하라’는 이해관계에 따른 거래적 접근이다.” -이 대통령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취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그렇게 언급해 다소 놀랐는데 이 대통령에 대한 미측의 ‘친중파 의심’을 의식한 발언 아니었나 싶다. 안미경중은 끝난 거라지만 경제가 안보화하니 이를 더 세분화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안보는 어차피 미국과 가는 거고 경제에서도 안보와 관계된 건 미국과 갈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가 모두 안보 관련은 아니니 관광, 소비재, 제조업 등은 중국과 같이 갈 수 있으니 더 세분화하면 된다. 하이테크 쪽은 미중 간 디커플링이 되지만 제조업은 공급망이 얽혀 있어 분리가 어려울 거다.” -미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에도 트럼프의 관세 때리기는 이어지는데. “트럼프 2기에 관세를 완전히 돌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만약 중간선거에서 지면 힘이 빠질 것이다. 한국은 인내심을 갖고 원칙을 천명하며 시간을 버는 게 낫다. 관세 협상에 따른 대미 투자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 중국이 반도체 등에서 많이 따라왔는데 미국의 대중 견제로 한국이 시간을 버는 측면이 있다. 특히 AI 관련 한미 협력과 수출 덕에 삼성, 하이닉스 등의 실적이 좋다. 이들 기업의 대미 투자는 자연스럽고 필요하다. 손해 보는 게 아니다. 트럼프 정책으로 한국이 반도체, 방산 등에서 이득을 본다. 삼성, SK, 현대차 등이 잘나가니 한국이 버티는 거다. 실용외교 차원에서 냉철하게 봐야 한다.” -AI 시대를 맞아 인재 육성 및 쟁탈전이 거세다. 한국에 제언한다면. “한국 학생들이 공대에 안 가고 의대로 몰려간다니 안타깝다. 서울대 교수 수십 명이 해외로 떠났다는 뉴스에도 놀랐다. 2023년 아시아의 떠오르는 도전을 연구하는 랩을 만들어 처음 펴낸 책이 일본, 호주, 중국, 인도가 어떤 인재 전략으로 경제 발전을 이뤘느냐에 관한 것이다. AI도 결국 인재 문제다. 한국은 인구학적 위기가 심각해 인력풀이 줄어든다. 학생들이 의대가 아니라 공대에 가야 삼성, SK, 현대차 등이 유지될 텐데 그게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니 이민 정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데 미국과 유럽이 겪은 이민 문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싱가포르처럼 인적자원부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신기욱 소장은 누구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을 지낸 정치사회학자. 2001년 한국학 프로그램을, 2024년 대만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장을 맡고 있다. 민주주의, 민족주의, 이민, 국제관계 등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 왔다. ‘하나의 동맹, 두 개의 시각’, ‘북한의 수수께끼’,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등 20여권의 책을 썼다. 2023년 넥스트아시아폴리시랩을 설립해 인재 개발, 민족주의·인종차별, 미·아시아 관계, 민주주의 위기와 개혁 등 아시아의 떠오르는 사회, 문화, 경제, 정치적 도전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2018~2019년 북미 정상회담 때 물밑 조력도 했다. 트럼프 1기 때에 이어 지난해 7월 한국이 대북 정책에서 ‘페이스 메이커’가 돼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김미경 논설위원
  • [씨줄날줄] 난공불락 페르시아

    [씨줄날줄] 난공불락 페르시아

    지금이야 이란의 국력이 미국에 한참 떨어지지만, 그 옛날 페르시아(이란)제국은 로마제국과 라이벌이라 할 만큼 막강했다. 양측은 기원전 1세기부터 무려 700년 동안 전쟁을 치르며 일진일퇴를 거듭했으나 끝내 서로를 정복하지 못했다. 로마는 기원전 53년 페르시아를 침공했다가 카레 전투에서 역사적인 참패를 당했고, 서기 260년에는 로마 황제 발레리아누스가 에데사 전투에서 포로로 잡히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로마군이 고전했던 이유는 고원과 사막으로 이뤄진 페르시아의 험준한 지형, 강한 귀족 세력으로 인한 권력 중심의 다원화, 보병 중심인 로마군에 비해 기병 위주로 치고 빠지는 페르시아군의 전술 등이다. 묘하게도 지금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고전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전쟁 첫날부터 미국의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정권 수뇌부가 줄줄이 제거됐음에도 이란은 굴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가공할 공습에 괴멸된 줄 알았던 이란군은 감춰 뒀던 탄도미사일과 집속탄 등을 발사하며 미국을 괴롭히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더 큰 피해를 우려해 지상군 투입을 망설인다. 설상가상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폭등하면서 미국 내 반전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예상보다 만만치 않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순식간에 체포해 뉴욕으로 ‘새벽 배송’했을 때의 여유는 온데간데없이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은 물론 중국에까지 참전해 달라며 손을 벌리고 있다. 1400년 전 로마와 페르시아는 700년에 걸친 전쟁으로 둘 다 국력이 고갈됐고, 그 틈을 타 발호한 이슬람제국에 치명타를 입는다. 로마는 많은 영토를 빼앗기고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페르시아는 멸망했다. 지금 이란 전쟁을 먼발치에서 구경하며 화장실에서 웃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모두가 참전?…네타냐후 총리 “대이란 전쟁에 전 세계가 동참하자” [핫이슈]

    모두가 참전?…네타냐후 총리 “대이란 전쟁에 전 세계가 동참하자” [핫이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에는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대이란 전쟁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이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참여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로 파괴된 아라드 주거 현장을 방문해 기자들 앞에서 이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언급하며 “이란의 위협이 이스라엘과 중동을 넘어 유럽 깊숙한 곳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서 “모두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이 전 세계를 위협한다는 증거를 원한다면 지난 48시간이 이를 증명한다”면서 “이제 다른 나라 지도자들도 동참해야 할 때다. 일부 국가들이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란 공격에 대한 대응 질문에 그는 “우리는 강력한 무력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1일 밤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와 아라드 주거 지역에 이란의 탄도 미사일이 떨어져 약 200명에 달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라드 지역의 민간 건물 피해 상황을 직접 보여주며 이란을 비난했다. 그간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중동 전체, 나아가 전 세계를 지키고 있다며 이번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세계정세를 불안에 빠뜨린 장본인이 바로 네타냐후 총리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하마스 침공 당시의 안보 실패에 대한 책임과 자신의 부패 혐의 재판을 피하기 위해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1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매일 밤 방공호에서 보내는 이스라엘 국민조차 ‘네타냐후가 홀로코스트 이후 최대의 재앙’이라 말한다”고 비판했다.
  • [정은귀의 시선] 거짓말, 거짓말

    [정은귀의 시선] 거짓말, 거짓말

    우리는 늙은 거지처럼 구부정하게 자루를 메고 쿨럭이며 진창을 걸었다 따라오는 섬광을 등지고 절뚝이며 먼 쉼터를 향해 힘겹게 걸어갔다 졸며 행군했다 군화도 없이. 피 묻은 발로 절뚝이며, 모두 눈먼 절름발이 피로에 취해 뒤에서 조용히 떨어지는 가스탄 소리도 못 들었다. 가스다! 가스다! 서둘러! 허둥지둥 황홀경, 서툰 방독면을 겨우 쓰는데 (중략) 희미한 창문 너머 짙은 초록빛 초록바다 속인 듯 그가 익사하는 걸 봤다 -W 오언, ‘Dulce et Decorum Est’ 중 영국 시인 윌프레드 오언의 시다. 오언은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시를 많이 썼는데 부상에서 복귀한 후 프랑스 전선에서 사망한다. 그의 나이 스물다섯. 1차 세계대전이 휴전협정을 맺기 1주일 전이었다. 오언의 어머니는 아들 사망 소식과 전쟁 종식 소식을 같은 날 받는다. 참호전이 벌어지던 당시 전장의 분위기를 실감나게 전해 주는 시를 읽어 본다. 졸며 행군하다 염소가스 공격을 받은 병사들, 서둘러 방독면을 쓰지만 치명적인 독가스는 이미 폐에 심각한 출혈을 일으켰다. 시 말미에 시인은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선전가에게 말을 건넨다. 당신이 전장의 현장을 보고 들어보면 젊은이들에게 ‘그 오래된 거짓말’을 못할 거라고. 시인은 호라티우스의 시 구절을 라틴어 그대로 인용해 제목으로 삼는다. “조국을 위해 죽는 것은 달콤하고 명예롭다”라는 뜻. 오언이 이 시를 어머니께 편지에 동봉해 보내고 세상을 떠났기에 전장의 참상은 이렇게 기적적으로 세상에 남아 전해진다. 전쟁을 미화하는 목소리 속에서 전쟁은 미치광이들의 오래된 거짓말이라고 시인은 비스듬히 폭로한다. 애국적인 수사는 죽은 이의 사후에 덧씌워지는 것이니 믿지 말라고. 우리가 잊고 있던 전쟁의 고통스러운 감각을 선명하게 보여 주는 시를 아프게 읽으며 지금의 전쟁을 바라본다. 비디오게임처럼 인공지능(AI)이 타격점을 맞히는 현대의 전쟁은 고통스러운 감각이 소거되었다. 현실은 이미지로 축소된다. 사람들은 죽어 가지만 고통스러운 몸은 재현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죽음은 공감과 연대의 가능성을 지운다. 오늘날 전쟁의 언어는 경험에서 감각을 지운다. 군사작전 중 희생된 무고한 민간인이 ‘부수적 피해’라니, 개인의 고통은 입력되지 않는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AI라는 기술에 의지해 드론과 원격 타격 중심으로 돌아가는 전쟁은 누가 어떻게 죽였는지 그 책임소재를 분산시킨다. 알고리즘을 설계한 사람인지, 공격 명령을 내린 사람인지, 알고리즘 자체인지, 추적 불가능한 구조 안에서 책임과 윤리의 자리는 증발한다. 사람들은 계속 죽어 가는데도 고통이 입력되지 않는 기이한 시절에 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오언을 다시 읽는 것은 그런 이유다. 지워진 감각을 호출하면서 보이지 않는 죽음, 들리지 않는 비명, 기록되지 않는 시간을 일깨우는 일. 오언이 그 옛날, 질척이는 참호에서 피를 토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쓴 이 시는 전쟁을 부추기는 ‘오래된 거짓말’을 폭로했다. 오늘의 시인은 기술적으로 완곡하게 표현되는 기만의 언어를 해체하고 감각을 일깨우는 시를 써야 한다. 누가 죽였고 왜 죽어야 하는지, 인간이라면 마땅히 져야 하는 책임의 자리를 다시 묻고 기입하고 숫자와 알고리즘에 가려진 고통의 감각을 되살려야 한다. 감각이 둔해지면 쉽게 잊는다. 지워진 진실을 복원하는 문학의 자리, 상실의 고통을 몸으로 앓는 시의 언어는 그래서 지금 더 절실하다. 죽음과 데이터 사이, 타격과 성공률 사이, 인간과 공격 목표 사이, 연산으로 소거되지 않는 이 세계의 구체적인 몸을 응시하는 일, 시의 언어는 거기서 나와야 한다. 곧 열리는 DMZ세계문학페스타에 초대된 한 작가의 여정을 그려 본다.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을 나와 포탄 떨어지는 오만공항과 두바이공항을 거쳐 그녀가 우리 곁에 무사히 올 수 있을까. 우리가 만나 고통의 감각을 나누며 평화와 희망의 연대를 이야기할 수 있기를, 그때쯤엔 거짓말처럼 전쟁이 끝나 있길 바라 본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사설] 美 “북핵 중대 위협”에도 비핵화 뺀 공존, 꿈보다 해몽인가

    [사설] 美 “북핵 중대 위협”에도 비핵화 뺀 공존, 꿈보다 해몽인가

    정부가 ‘북한 비핵화’는 빼고 ‘남북 간 평화 공존 제도화’를 골자로 한 제5차 남북관계발전계획을 마련했다. 윤석열 정부의 제4차 기본계획(2023~2027)을 조기 폐기하고 대북 정책의 나침반을 새로 만든 셈이다. 북핵 문제 해결보다는 북한이 주장한 ‘적대적 두 국가’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로 전환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중동전쟁 속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점증하는 가운데 정부 내부에서는 물론 한미 간 엇박자가 이어져 가뜩이나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불안해진 안보 현실을 외면한 대책 없는 낙관에 대북 안보 태세가 흔들리지나 않을지 걱정이 더 커진다. 정부의 계획안은 ‘한반도 평화 공존 및 공동 성장’을 비전으로 북한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 행위 불추진, 호혜적 교류협력 추진 등을 앞세웠다. 북핵 관련해서는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등 원론적 수준의 수사로 채워졌다. 북한 비핵화와 인권 문제 해결 등이 모두 빠졌다. 중동전쟁 와중에 북한의 미사일·방사포 발사 등 도발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 국가정보국(DNI)은 그제 ‘2026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미사일과 핵탄두를 포함한 전략무기 프로그램을 확대함으로써 미국과 한국, 일본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드론 등 ‘귀중한 전투 경험’을 쌓았다는 대목을 의미 있게 짚었다. 중러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한이 도발 수위를 더 높일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핵화가 더이상 현실성이 없다는 사실을 여러 번 언급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북핵 해결 없는 평화 공존 역시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어제 끝난 한미연합훈련에서 ‘미국판 아이언돔’ 간접화력방어체계(IFPC) 운용이 처음 공개됐고, 해체하려던 드론작전사령부가 존치된 것은 다행스럽다. 안보당국 간 엇박자 없이 정책을 조율하고 대북 억지력은 꾸준히 강화돼야만 한다.
  • [임혁백 칼럼] 트럼프의 전쟁과 한국 안보 레버리지 대전환

    [임혁백 칼럼] 트럼프의 전쟁과 한국 안보 레버리지 대전환

    지난 2월 2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지휘부 제거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원인과 목표가 모호한 전쟁이었다. 이란 전쟁의 원인으로 핵무기 개발과 엡스타인 게이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정치폭력 등 미국 내 정치 리스크를 덮기 위한 꼬리 흔들기를 들 수 있으나 어느 한 원인도 지배적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의 목표로 지도부 제거, 정권교체, 핵 개발 능력 파괴 등을 들었다. 그러나 수시로 목표를 바꿈으로써 전쟁을 일관되게 수행할 수 없었다. 트럼프는 지도부를 참수하면 이란 국민이 봉기해 정권을 교체시킬 것이라고 오판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손쉽게 체포한 데서 얻은 과도한 자신감이 그를 오판하게 했다. 미군이 이란 지도부를 통으로 폭사시켜 하메네이를 순교자로 만들자 이슬람 신정독재체제에 저항하던 이란 국민들은 반정부 봉기를 하지 않고 새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중심으로 단결했다. 이제 “4주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던 트럼프의 공언은 지켜지기 어렵게 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에너지 공급망의 대혼란이 일어났고, 국제유가가 폭등했다. 해협 봉쇄 해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분열하고 있다. 이란 전쟁은 국내외에서 트럼프와 미국의 위신과 신뢰를 떨어뜨렸다. 트럼프의 돈로주의 대외전략은 미국의 무력 개입을 서반구와 동아시아로 한정하고 다른 지역에는 개입을 자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트럼프는 해군력을 중동에서 인도태평양으로 이동시키는 오바마의 ‘아시아로의 회귀’를 발전적으로 계승했다. 그런데 트럼프가 다시 중동으로 귀환해 이란과의 전쟁에 나서자 미국 우선주의를 신봉하고 해외 개입을 반대하는 마가(MAGA) 지지층이 반발하고 있다. 유럽을 소멸될 문명이라고 조롱하다가 전쟁이 터지자 나토 동맹국들의 조력을 받겠다는 트럼프에게 스페인, 프랑스, 영국은 공군 기지 사용을 거부하거나 지연시켰다. 이란 전쟁에 대한 대내외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트럼프는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추진력과 정당성을 상실한 채 ‘이란의 늪’에 빠지고 있다. 이란 전쟁은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심각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이 미국의 다음 공격 목표는 북한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북한은 이란이 아니며, 북한은 미국의 공격을 견딜 수 있는 내구력과 체제 생존 능력이 있다. 첫째, 이란과 달리 북한은 핵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선제공격하기 힘들다. 둘째,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지정학적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와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공격을 받을 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셋째,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 시 가장 먼저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전쟁에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은 핵무기가 체제를 지켜줄 것이란 북한의 ‘핵 보검론’을 더욱 강화시켰다. 김정은은 미 본토를 겨냥한 핵능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방공자산 고도화, 지하 방공요새망 구축, 드론 방어 능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로부터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한다. 김정은은 ‘두 국가 전략’으로 한국과는 단절하면서도 트럼프와의 대화의 문은 열어 두고 있다. 이란 전쟁은 한국에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전략자산의 소모가 극심해지자 미국은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체와 같은 주한미군의 전략자산을 중동으로 이동시켰다. 더 나아가서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전략자산의 중동 반출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증대시켜 북한의 전술핵에 대한 한국 방어를 어렵게 할 것이다. 군함을 파견하면 이란 전쟁에 참전하는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한미동맹 전력의 ‘중동으로의 이동’이 일어나면서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압력으로부터 숨 쉴 공간을 얻게 된 반면 한국에서는 안보 공백이 일어나 북한의 전략자산에 대한 억제력이 약화됐다. 정부는 전략자산의 반환을 지렛대로 군함 파견 협상에서 국익을 최대화하는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한다.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 트럼프 삐쳤는데…‘호르무즈 연합군’ 동참한 유일한 나라 어디? [핫이슈]

    트럼프 삐쳤는데…‘호르무즈 연합군’ 동참한 유일한 나라 어디? [핫이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등 동맹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안전을 위한 군함 파견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이겠다고 나선 국가가 있다.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외교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적 노력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 국무부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이 이란의 무차별적인 UAE 공격으로 사망한 이들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면서 “UAE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한국, 나토 도움 필요없다”UAE의 입장과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맹국들에 분노와 실망을 표출하며 “도움은 필요 없다”고 일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미국은 대부분의 나토 동맹국으로부터 테러리스트 정권인 이란에 대한 우리의 군사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특히 필요한 시점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대이란 군사작전이 상당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나토 회원국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 우리는 (도움을) 필요로 한 적이 없다. 일본, 호주나 한국에게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 합중국의 대통령으로서 말하건대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부연했다. 나토와 일본, 호주, 한국을 언급하며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강조한 점으로 볼 때 트럼프 행정부의 ‘호르무즈 연합’ 구상에 변동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동맹국의 협조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강압적으로 호르무즈 연합 구성을 밀어붙이기보다는, 다른 방식의 지원 제공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이란, 이스라엘보다 UAE 더 세게 때리는 이유한편 UAE는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이후 이란의 보복 공격이 시작된 뒤에 걸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국가로 꼽힌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 분석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UAE에 쏟아진 이란의 미사일·드론은 1936기에 이르며 이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쏜 발사체보다 훨씬 큰 규모로 확인됐다. UAE 국방부는 이란발 발사체의 90% 이상을 요격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날까지 8명이 사망하고 140여 명이 부상해 걸프국 중 가장 큰 인명피해를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이란이 UAE 내 미군 기지나 미국 관련 시설뿐 아니라 금융 허브인 두바이금융지구(DIFC), 항공 중심지 두바이국제공항, 푸자이라의 석유 수출 터미널, 두바이 제벨알리 항구, 아부다비의 유전, 두바이 고급 호텔 등을 공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물적 피해 규모와 범위가 급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이스라엘보다 UAE를 더 세게 공격하는 배경으로 ‘불안 효과’ 극대화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UAE는 상업 허브와 고가치 군사 자산이 밀집해 이란이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혼란을 야기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장소”라고 분석했다. 중동의 교통, 금융, 물류 중심지이자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명성으로 투자자와 관광객을 끌어모았던 UAE를 타격함으로써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이 중동 전체의 안보·경제를 파괴할 수 있다는 가장 뚜렷한 사례를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UAE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연합 동참 의사를 밝힌 배경 역시 이러한 분석과 무관하지 않은 가운데,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걸프국들에 참전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사우디 같은 동맹국들을 미국이 왜 방어해 줘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이들 나라가 전쟁을 돕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 [사설] 더 거친 호르무즈 참전 압박, 국회 동의 거쳐 국론 모으길

    [사설] 더 거친 호르무즈 참전 압박, 국회 동의 거쳐 국론 모으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주한미군 숫자까지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 동참을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지키지 않는 국가들을 왜 계속 지켜야 하는지 물을 예정”이라면서 ‘안보 무임승차론’으로 동맹국들의 참전을 압박했다. 전날 “누가 우리를 도왔는지 기억할 것”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아예 노골적으로 협박하는 셈이다. 이란과의 전쟁이 뜻대로 가닥이 잡히지 않자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미국의 안보 지원은 받으면서 군사적 협력에는 발을 뺀다며 대놓고 불만을 표시한다. 이런 지적은 주한미군 등 한미동맹의 장래에 당장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다. 독일·영국·프랑스 등 다른 동맹국들은 참전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지만, 안보·경제 면에서 직접적 영향이 불가피한 우리는 처지가 다르다. 중동산 원유의 90% 이상, LNG의 30%를 수송하는 항로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에겐 반드시 지켜야 할 생명선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란의 공격과 전투 개입 가능성이 큰 지역에 파병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와 함께 헌법 및 법률적 제약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어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함정이 파병된다고 하더라도, 가는 함정의 임무에 따라 (참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우리 선박과 선원을 안전하게 호위하고 무사히 빠져나오게 하는 것 자체는 참전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주 내에 ‘호르무즈 해상 호위 연합’을 띄운다는 구상을 흘리며 다국적군 참여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2020년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를 ‘독자 파견’ 형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 배치함으로써 이란과의 충돌을 피해 갔던 전례를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란이 해협에 깔아 놓은 기뢰들로 자칫 막대한 인명 피해가 빚어질 우려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요청을 거부하지 않으면서 우리 장병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단계적 접근 전략이 절실하다. 먼저 인근 청해부대의 드론 방어 능력 보강을 전제로 상선 호송 지원활동 영역을 확대한 뒤 통합방공 능력이 뛰어난 이지스함의 추가 파견을 검토할 수 있다. 이어 기뢰 제거를 위한 소해 전력을 갖춘 기뢰탐색함과 소해함 전력의 추가 파병을 제안하는 등 한미동맹 확장 방안을 능동적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물론 충분한 준비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 모든 방안들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국민의 지지와 공감을 바탕으로 국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 주한미군 숫자 부풀린 트럼프… “감사해야” 보은 파병 재촉

    주한미군 숫자 부풀린 트럼프… “감사해야” 보은 파병 재촉

    “한국에 4만 5000명 병력 있어” 언급불참 땐 미군 감축 등 거론 가능성日, 자위대 파견 ‘집중 검토’ 착수 한국 등에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 동참을 촉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대이란 전쟁의 성패가 달리게 되자 한국 등 동맹을 향한 참전 요구가 더욱 노골화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연합군 추진과 관련해 “우리는 일본과 한국에 각각 4만 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독일에도 4만 5000~5만명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일본과 한국, 독일에 대규모 해외 주둔군을 배치해 안보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작전에 동참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해외 주둔군 규모는 실제와 차이가 있다. 주일미군은 5만명, 주한미군은 2만 8500명, 주독미군은 3만 5000명 규모다. 그는 과거에도 주한미군을 4만 5000여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해야 하고 우리를 도와야 한다”면서 “놀라운 것은 그들이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몇몇 나라가 있는데, 곧 이름이 발표될 것이다. (반면) 앞장서 나선 나라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우리와 함께 빠르게, 열정적으로 관여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촉구했다. ‘바라건대’라며 동참을 요구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가 지날 때마다 발언 수위를 높여 가면서 더욱 강하게 관련국들을 압박하고 있다. 나아가 주한미군까지 언급함에 따라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작전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향후 주한미군 감축 문제 등을 거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기 시절과 2024년 대선 당시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다만 미 국방부의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국방수권법(NDAA)에는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등 일방적인 감축을 견제하는 장치가 미국 내에도 마련돼 있다. 한국과 함께 ‘호르무즈 참전’을 요구받고 있는 일본도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과 관련해 자위대를 보낼 수 있는지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번 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 이전에 방향성을 결정하려는 것으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자위대 파견 가능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 “이란군 사망자 6000명 이상”…‘예상 밖’ 미군 사상자 규모 공개 [핫이슈]

    “이란군 사망자 6000명 이상”…‘예상 밖’ 미군 사상자 규모 공개 [핫이슈]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시작된 뒤 이란 측 사망자가 6000명 이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방위군(IDF) 정보를 인용해 “이번 작전으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원 6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1만 50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고위 간부들은 내부 인사들로부터 추적당하고 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엑스에 올린 게시물을 삭제하는 간부들도 있다”면서 “이는 정치 지도부와 현장 실무자들(혁명수비대) 사이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도 이번 군사작전 개시 이후 이란군 사망자가 최소 50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정부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은 “최근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이란 보안군이 최소 5000명 사망하고 1만 50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면서 “이란군은 미사일과 드론 공습으로 많이 사망했고, 혁명수비대와 바시지군, 진압 경찰부대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 정부는 군 사상자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경찰과 군부대에서는 탈영 등 이탈 인원이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미군 측 피해도 상당…“부상자 대다수는 경상”대이란 군사작전을 진행 중인 미군 측에서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팀 호킨스 대변인(대위)은 16일 “지금까지 미군 200여 명이 부상했다”면서 “부상자 대다수는 경미하게 다쳤고, 10명은 중상, 180명 이상은 이미 임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바레인, 이라크, 이스라엘, 요르단,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7개국에서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개전 이후 현재까지 중동에서 사망한 미군은 13명에 달한다. 민간인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 CNN은 이번 전쟁이 보름을 넘기면서 이란, 레바논,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같은 중동 전역에서 숨진 각국 군인, 민간인이 3000명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먼저 미국과 이스라엘의 집중적 공습을 받는 이란에서 2400여 명이 숨져 인명 피해가 집중됐다. 이란 다음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레바논에서 사망자가 800명 넘게 발생했다. 전쟁을 일으킨 미국의 민간인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에서는 이란 드론과 미사일 일부가 아이언돔 방공망을 뚫고 주거지역에 떨어지면서 민간인 포함 15명이 사망했다. 미국, 이스라엘, 이란과 이들 국가를 둘러싼 주변국 어느 하나도 먼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민간인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격 가능성 내비치는 걸프 국가들이란의 거센 보복을 받고 있는 걸프국들은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하나둘 반격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13일 이란과 인접한 바레인에서 미사일 두 발이 이란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개전 이후 걸프국에서 이란을 공격한 첫 번째 사례로 분석된다. 영상만으로는 미사일 발사 주체가 미국인지 바레인인지 불분명하고 바레인 정부 역시 공격 작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자국 영토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을 허용했는지를 묻자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일부 인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로이터는 16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걸프국들이 미국에 이란이 또다시 역내 경제를 위협할 여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전쟁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걸프연구센터의 압둘아지즈 사게르 회장은 “걸프국들은 처음에 이란을 옹호하고 전쟁에 반대했지만 이제는 적으로 간주한다”며 “미국이 이란을 확실히 끝내지 않고 중간에 발을 뺀다면 남은 나라들이 이란의 위협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 역시 걸프국들에 참전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사우디 같은 동맹국들을 미국이 왜 방어해 줘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이들 나라가 전쟁을 돕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걸프국 6개국(바레인, 쿠웨이트, UAE, 카타르, 사우디, 오만) 중 어느 나라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참전할 가능성은 작다. 참전한 나라가 이란의 집중적인 보복을 받을 수 있단 우려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 中 ‘美 무역법 조사 항의’ 신경전… 日 “자위대 파견 고려 안 해” 신중

    이달 중 연이어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중국과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호르무즈 참전 압박’이라는 공통의 난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중동 정세를 미중·미일 정상회담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압박하며 오는 31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프랑스 파리에서 미중 고위급 회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은 이날 고위급 회동에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와 강제노동 조사에 항의하는 등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였다. ●中 “트럼프 방중 계속 소통 유지” 중국으로서는 이란과의 전략적 관계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전쟁 참전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각국은 군사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면서도 정상회담 연기에 대해서는 “미중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문제와 관련해 계속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좌를 불과 사흘 앞두고 있는 일본의 고심은 더욱 크다. 오는 19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면전에서 ‘호르무즈 참전’을 직접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다카이치 만나 요구할 듯 일본의 입장은 여전히 신중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에 대해 “일본 법률의 범위 내에서 일본 관련 선박과 승무원의 생명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무엇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현시점에서 자위대 파견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2019년 호르무즈 해협 상선 보호를 위한 ‘호위 연합’을 결성했을 때 일본이 직접 참여 대신 ‘우회 전략’을 택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에도 비슷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일본은 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보내 정보 수집 활동을 벌였다.
  • “호르무즈 연합 7개국 참여 여부 기억할 것”

    “호르무즈 연합 7개국 참여 여부 기억할 것”

    트럼프 “미중 정상회담 연기할 수도”… 나토엔 ‘나쁜 미래’ 경고 한국 등에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전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며 더욱 노골적인 압박에 나섰다. 이르면 이번 주 연합함대 구성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다른 국가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국적군 결성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7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며 “지지를 받든 못 받든,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들에게도 말했다. 우리는 이 일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한국과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거론한 것에서 2개국이 늘었으며, 동참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 같은 불이익이 관세 협상과 같은 경제·통상 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고심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석유 생산국인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필요하지 않다며 파견을 요구받은 국가들이 ‘자신들의 영토’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등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가 봉쇄 사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군함 파견 요구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국가도, 관여하기를 꺼리는 국가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을 향해서도 폭언이나 다름없는 경고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토를 거론하며 “응답이 없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 나토 미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토를 지원한 것을 강조하며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울지 지켜볼 차례”라고 했다. 아울러 유럽 등 동맹국이 기뢰 제거함을 보내야 한다고 요구하고 “(이란) 해안을 따라 활동하는 ‘불량배’를 제거할 사람들도 원한다”고 촉구했다. 특수부대 등 다른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필요한 모든 지원”이라고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도 군함 파견을 압박하며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중국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의 90%를 수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까지 중국 측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전날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한다”고만 밝히고 군함 파견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직 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무역 전쟁’을 벌였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회담하고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을 펼칠 연합군 구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른바 ‘호르무즈 연합’을 구성하겠다는 것으로, 미군과 연합군이 호위 작전을 이란 전쟁 종식 전에 시작할지, 전쟁이 끝난 후에 전개할지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 상품에 의존하고 있다. 목록의 가장 위에 중국이 있고 일본, 한국, 아시아 모든 국가가 있다”며 “각국이 연합해 해협을 열고자 힘을 모으는 것은 논리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 “감히 이스라엘을 도와?”…이란, 우크라 향해 ‘선전포고’급 경고한 이유 [핫이슈]

    “감히 이스라엘을 도와?”…이란, 우크라 향해 ‘선전포고’급 경고한 이유 [핫이슈]

    우크라이나가 이란제 드론 정보와 요격 드론 제공 카드로 ‘몸값’을 높이자 이란이 날을 세우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이란이 우크라이나를 합법적인 공격 목표로 선언했다고 전했다. 실제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은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전쟁에 참전했다”면서 “이스라엘 정권에 드론을 제공함으로써 자국 영토 전체를 이란의 합법적인 공격 목표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아지지 위원장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으며 실제 우크라이나가 공식적으로 이스라엘에 드론을 제공한 기록은 없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우크라이나가 드론 관련 기술과 요격 노하우를 이스라엘에 전수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사전 경고로 풀이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주재 이란 대사인 샤리아르 아무제가르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조롱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중동에서 드론 공격에 대해 취하는 조치는 사실상 우스갯소리이자 허세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깎아내렸다. 이란은 우크라이나의 대(對)중동 드론 지원을 강력히 경고하면서도 이와 반대로 실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이란 전쟁을 계기로 그간 수세에 몰려왔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모처럼 존재감을 과시하며 몸값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0일 영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데 있어 세계 최고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의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을 파견해 방어 기술을 전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미국의 요청을 받아 요격 드론과 전문가팀을 즉각 급파했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지금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먼저 우리의 방어, 특히 방공망 강화에 계속해서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드론 방어와 관련한 노하우를 얻고 싶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내놓으라는 의미로, 외신들은 패트리엇(Patriot) 등 첨단 방공 시스템이 그 대가라고 보도했다.
  • [사설] 군함 보내라는 트럼프… 동맹 비용·국익 사이 절묘한 균형을

    [사설] 군함 보내라는 트럼프… 동맹 비용·국익 사이 절묘한 균형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석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은 직접 항로를 책임져야 한다”며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군함을 파견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이 공식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동맹국인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에 국익이 걸려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참전은 간단한 문제일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에 이란은 어제 곧바로 “분쟁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삼가라”고 엄포를 놓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기였던 2020년에도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당시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한 직후 해협 안정화 작전에 한국의 동참을 요구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임무 구역을 확장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상선의 호위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미국 요구를 수용, 이란의 위협을 피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미국이 다국적군 형식의 파병을 요구할 경우 ‘독자 파견’ 방식의 우회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별도의 국회 비준 동의까지 필요할 수 있다. 더욱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적으로 정당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크다. 그런 데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며 통행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어 위험 부담은 훨씬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그제 동해상으로 1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주한미군 기지에서 패트리엇 미사일과 사드 일부가 중동으로 빠져나가며 대북 억제 능력의 손실이 걱정되는 시점이다. 이번 전쟁이 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거라는 전망이 미국 내에서도 제기된다. 그렇다고 파병을 거부하면 한미 관세협상 후속 합의, 방위비 분담금 등 군사안보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국제 해상교통로 안전과 항행의 자유는 모든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법의 보호 대상이란 점에서 거부 명분도 마땅치 않다. 두부모 자르듯 성급한 결론을 짓지 말고 중동 정세와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의 대응을 지켜보며 평화유지군 방식의 참여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미국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JD 밴스 미 부통령과 만나 핵추진잠수함·원자력 등 안보 분야 합의 사항의 조속한 이행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미 간 정상회담 후속 협의와 함께 조선업·방산 등 한미 상호 간 경제안보의 실질적 협력 기반 확대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 李, 與초선 만찬서 “소리 없는 개혁” 강조

    李, 與초선 만찬서 “소리 없는 개혁” 강조

    “개혁 과하면 불필요한 반발 생겨”‘과유불급’ 언급 당정 협력 당부공소취소·김어준 관련 언급 안 해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에서 “소리 없는 개혁”을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과유불급’이란 표현도 썼다고 한다. 검찰개혁 문제로 여권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의원들에게 직접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협력을 당부한 것이다.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저녁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이 대통령과 민주당 초선 의원 만찬 회동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진짜 잘해주고 있다”며 “초심을 지켜 진정한 의미의 개혁을 완수하고 이를 통해 평가받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말씀을 나눴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16일까지 이틀간 민주당 초선의원 67명과 국정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 첫날인 이날 참석한 34명 의원 모두에게 의견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만찬에서 특히 정교하고 치밀하게 개혁 과제를 처리하자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이 과유불급이란 말씀을 하셨다. 개혁이 너무 과하면 불필요한 반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말로 국민이 바라는 개혁을 해야 하고 그런 개혁은 소리 없이 하는 개혁이 맞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당내 진통이 계속되고 있는 공소취소 거래설이나 유튜버 김어준씨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다만 주말 사이 여당에선 김씨 비토론이 줄줄이 쏟아졌다. 청와대가 “가짜뉴스”라며 논란에 참전하며 공세는 더 격해진 모습이다. 특히 의혹 제기로 여권이 큰 혼란에 빠졌는데도 김씨가 사과마저 거부하자 ‘손절’ 움직임까지 구체화됐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김씨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그간 공론의 장에서 책임지지 않는 태도를 계속 보여 왔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당 밖에 있는 한 사람의 목소리가 너무 큰 건 이상한 게 아닌가”라면서 “민주당을 위해 역할을 하는 건 좋은데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너무 과대하게 쓰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발하면 무고로 걸겠다”며 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여론이 악화되며 ‘친여 스피커’들의 세력 재편 양상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윤석열 정권 조작 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 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향해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에 즉각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여야 의원 20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윤석열 정권 당시 조작기소 의혹 사건들을 들여다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번 거래설로 인해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사실이 아니라면 (이 대통령이) 당장 당에 공소 취소 작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하라”고 했다.
  • 中 “美, 적대 행위 당장 멈춰라”…日·英·佛 군함 파견 신중 모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안보 강화를 위해 사실상 참전을 요구한 국가들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참전을 요구받은 한국 등 5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과 비동맹 관계인 중국은 군함 파견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류펑위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해군 전력 배치 계획과 관련해 “중국은 즉각적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며 “모든 당사국은 안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혈맹’인 영국은 다양한 반응을 논의하고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BBC는 영국 국방부가 “우리는 현재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해당 지역의 해상 운송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전쟁 개시 후 군사기지 활용 등을 두고 영국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 상황 악화를 더는 지켜볼 수 없는 만큼 영국이 미국의 호르무즈 안보 강화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지속적인 순찰 등에 경험이 많은 국가로 평가된다. 일본 NHK 방송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19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때 함정 파견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만으로 일본이 즉시 해군 함정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본은 자체적인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며, 독립적인 판단이 기본”이라고 NHK에 밝혔다. 프랑스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 글이 올라온 지 몇시간 뒤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외교부는 항공모함과 함대는 동부 지중해에 계속 주둔하며 방어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레바논 대통령과 만난 이후 이스라엘의 폭격 중단을 요청했다.
  • “군함 보내라”… 트럼프, 한국 콕 집었다

    “군함 보내라”… 트럼프, 한국 콕 집었다

    이란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등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로서는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지만 군함 파견 시 참전으로 비칠 수 있어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며 “바라건대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아닌 제3국에 대이란 군사작전 동참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4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다. 이 같은 발언은 대이란 공습을 지속하는 동안 한국 등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호위 등의 임무를 맡아 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국적군을 구성해 미군의 위험을 분산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라건대’라는 단어를 쓰며 요청 형식을 취했지만,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이 요구에 응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는 모든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법의 보호 대상으로 이에 기반해 글로벌 해상 물류망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중동 정세와 관련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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