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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 요양병원 화재] 병실 출입문 없어 유독가스 순식간에 퍼져… 환자 질식 무방비

    [장성 요양병원 화재] 병실 출입문 없어 유독가스 순식간에 퍼져… 환자 질식 무방비

    전남 장성군 효실천사랑나눔병원(이하 효사랑병원) 참사는 병원 측의 허술한 환자 관리, 화재에 취약한 병실 구조, 방화시설 미비 등의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됐다. 불이 난 별관은 연면적 4656㎡,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 건물(5000㎡ 이상)은 아니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집단 수용된 만큼 병원 측은 이런 요소를 고려해 방화 시설물을 갖춰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환자 대부분이 잠들어 있었고 갑자기 발생한 불로 거동이 불편한 70~80대 고령자들이 신속히 탈출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층 환자 34명 가운데 5명은 사실상 거동이 불가능한 ‘와상 환자’(누워서 생활해야 하는 환자)였으며 25명은 치매 환자 및 알코올 중독 환자, 4명은 노인성 질환자로 대부분 자력 탈출이 어려웠다. 입원실에 배치된 담당자는 여성 간호조무사 김귀남(53·여)씨 1명뿐이었다. 비상시에 환자를 대피시킬 인력이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김씨는 불이 나자 자체 소화전으로 불을 끄기 위해 3006호실로 접근했다가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병실 구조도 피해를 키웠다. 별관 2층은 복도를 중심으로 양편에 3개씩 7개(1개는 불이 난 다용도실)의 병실이 있었지만 각 병실엔 출입문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삽시간에 연기가 복도와 병실로 스며들었고 이를 들이마신 고령의 환자들은 곧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독가스 차단막 역할을 해야 할 출입문 등이 설치되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실제로 불이 난 2층 계단을 따라 복도에 들어서니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각 병실에는 5~6개의 침대가 뒤섞여 있었고 담요와 매트리스는 바닥에 나뒹굴었다. 병실은 출입문이 없이 모두 개방된 상태였다. 검은 그을음이 복도와 각 병실의 벽면 천장에까지 시커멓게 쌓여 있었다. 그을음의 두께로 볼 때 화재 당시 강한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발화 지점인 3006호의 알루미늄 창틀은 불에 녹아내렸고 천장 쪽에서는 배수관이 터져 복도와 병실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복도 바닥에는 환자들이 우왕좌왕한 흔적인 듯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경찰은 이날 치매 환자인 김모(81)씨를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가 불나기 1분 전인 이날 0시 26분 다용도실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 김씨는 “내가 불을 지르지 않았다”면서 “잠이 오지 않아 다용도실에 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효사랑병원 관계자는 “김씨는 6·25 참전용사로 보훈 대상자인 걸로 안다”면서 “사회에 불만이 많지 않았는데 워낙 중증 치매였다”고 말했다. 이어 “가끔 ‘내가 보훈 대상자야’라며 악을 쓰고 난리를 피우기는 했다”고 덧붙였다. 김씨와 잘 알고 지냈다는 한 생존자는 “김씨 자식들이 면회도 자주 오고 올 때마다 아버지 드실 음식도 냉장고에 채워 놓고 갔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불에 타다 남은 일회용 라이터가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방화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또 이철구 전남지방경찰청 2부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꾸리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병원 측의 과실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화재 현장을 정밀 감식하는 등 원인 규명에 나섰다. 장성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미국인에게 추모는 일상이었다

    [World 특파원 블로그] 미국인에게 추모는 일상이었다

    “집 근처에 전쟁 영웅 등을 기리는 국립묘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답니다.” 미국 최대 공휴일로 꼽히는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인 26일 오후(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만난 한 가족의 가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면서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할아버지 묘를 찾는 일은 가족의 일상이 됐다고 했다. 수많은 인파를 따라 들어선 알링턴 국립묘지는 입구에서부터 장미꽃과 가족사진 등으로 둘러싸인 묘비들로 가득했다. 주로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넓은 묘역 사이를 거닐며 사진을 찍고 영웅들을 기렸다. 국립묘지 관리소 관계자는 “무료 입장이라서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평소보다 방문객들이 훨씬 많이 왔다”며 “특히 올해는 알링턴 국립묘지가 문을 연 지 150주년 되는 해라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독립전쟁부터 제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등 미 건국 이후 각종 전쟁에서 사망한 병사들과 대통령, 우주비행사 등 국민 영웅들까지 40만명 이상이 잠들어 있다. 이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가족 묘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이름과 부인 재클린 케네디 이름이 새겨져 있는 석판형 묘비와 그 뒤편에서 타오르는 ‘영원의 불꽃’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비탈길을 따라 걸으니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무명 용사의 묘’가 나타났다. 이곳에는 두 번의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등에서 전사한 신원 미상의 병사들이 매장돼 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 묘는 지하에 있어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오는 순간 옆에 있는 작은 벤치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전쟁 명상의 벤치’라고 명명된 벤치는 큰 나무 앞에 혼자 덩그라니 놓여 있어 쓸쓸해 보였다. 등을 대는 쪽에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미국인들을 기억하며’라고 새겨져 있었다. 지나가는 방문객에게 벤치에 대해 물었더니 “이곳에 한국전쟁 기념물이 있는지 몰랐다. 더 잘 보이는 곳에 두면 좋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곳에서 열린 메모리얼 데이 행사에 참석, 한국전쟁에서 실종됐다가 지난해 12월 유해로 귀환한 조지프 갠트 중사와 클래라 갠트(96) 부부의 ‘러브 스토리’<서울신문 2013년 12월 23일자>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클래라는 63년간 수절하며 남편을 기다리다 고향으로 돌아온 남편의 유해를 눈물로 맞이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국전 참전한 미군 유해 63년 만에 어머니 곁으로

    한국전 참전한 미군 유해 63년 만에 어머니 곁으로

    미국 ‘메모리얼 데이’(한국의 현충일)를 이틀 앞두고 6·25 전쟁 때 숨진 미 병사의 유해가 6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묻혔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오하이오 지역신문 톨레도 블레이드에 따르면 1950년 11월 29일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의 포격을 받아 24번째 생일을 앞두고 사망한 해럴드 리드 상병의 유해가 이날 디트로이트 공항을 거쳐 오하이오 톨레도에 도착했다. 리드 상병의 유해는 해병대 제복으로 봉안되고 관 위에 성조기가 덮였으며 훈장으로 장식됐다. 그의 유해는 장례 절차를 거쳐 어머니가 묻힌 오타와 힐스 메모리얼 파크에 안장됐다. 리드 상병의 유해는 전장 부근 개천 주변에 가매장됐다가 이후 하와이 호놀룰루로 옮겨져 이름 모를 수백 명의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 함께 펀치볼 국립묘지에 묻혀 있었다. 그의 유해를 찾은 사람은 매형인 빌리 파워(81)였다. 1975년 별세한 리드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을 꼭 내 옆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이 계기가 됐다. 파워는 수년 전 군 당국에 리드 상병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면서 신원 확인을 요청했고, 과학수사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신원 불명이었던 그의 유해를 찾게 됐다. 특히 일반 유전자(DNA) 검사로 신원 확인이 어렵게 되자 흉부 방사선 검사가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파워는 “하늘에 있는 장모님과 리드 상병의 자매들이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무라야마 前총리 “해석 개헌 안 돼… 평화헌법 지켜야”

    무라야마 前총리 “해석 개헌 안 돼… 평화헌법 지켜야”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1995년에 발표했던 무라야마 도미이치(90) 전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추진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 인식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25일 도쿄 메이지대학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모임’ 주최로 열린 특강에서 “발표 당시 무라야마 담화는 당연한 얘기였는데, 일본이 지금 이렇게 (우경화) 된 원인은 아베 총리”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개헌 대신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려 하는 데 대해 무라야마 전 총리는 “해석 개헌은 안 된다. 헌법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비판한 뒤 청중을 향해 “일본의 주권자는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중에 헌법 개정을 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현행 헌법상) 중·참 양원의원 각 3분의2가 발의하지 않으면 여러분에게 (국민투표에서 결정할) 개헌안이 주어지지 않는다”며 헌법 개정 절차를 엄격하게 정해 놓은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이 정말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뒤 “베트남전쟁, 걸프전쟁 등이 있었지만 일본은 평화헌법이 있어서 참전할 수 없다고 해왔고, 결국 평화를 지켰다”고 말했다. 자신이 발표한 담화에 대해 무라야마 전 총리는 “개인의 담화가 아니었다.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거친 내각의 담화였다”고 강조하며 담화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담화에 대해 한국, 동남아, 유럽,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중·일 양국이 ‘전략적 호혜관계’를 구축하는 바탕이 됐다고 자평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신이 총리로 취임한 후 한국, 중국, 동남아 등을 방문했을 때 경제발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과거 전쟁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데 대해 불신감을 갖고 있음을 느꼈다고 소개하고 “한국, 중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을 위해 전쟁 책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강연장 밖에서는 우익단체 회원 수십명이 ‘무라야마 담화 분쇄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든 채 무라야마 담화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회당(현 사민당) 출신인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민·사회당 연립정권 아래에서 1994년 6월부터 1996년 1월까지 총리를 지냈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무라야마 전 총리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을 위한 것인데...”

    무라야마 전 총리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을 위한 것인데...”

    무라야마 도미이치(90) 전 일본 총리는 25일 자신이 1995년 발표한 무라야마담화에 대해 “한국, 중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을 위해 전쟁 책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도쿄 메이지대학에서 ‘무라야마담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모임’ 주최로 열린 특강에서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을 인정하고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의 작성 경위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취임한 뒤 한국, 중국, 동남아 등을 방문했을 때 일부 경제발전 등에 대해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과거 전쟁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데 대해 불신감을 갖고 있음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불신감을 불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담화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이 총리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하지 못했다고 밝힌 뒤 총리가 된 이상 전후 50주년을 맞아 자신에게 맡겨진 역사적 과제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고 부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또 “무라야마 담화는 개인의 담화가 아니었다”며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거친 내각의 담화였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담화에 대해 한국, 동남아, 유럽,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중일 양국이 ‘전략적 호혜관계’를 구축한 바탕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베 신조 총리가 개헌 대신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려 하는 데 대해 “해석 개헌은 안 된다. 헌법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비판했다. 청중을 향해 “일본의 주권자는 여러분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이 정말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한 뒤 “베트남전쟁, 걸프전쟁 등이 있었지만, 일본은 평화헌법이 있어서 참전할 수 없다고 해왔고, 평화를 지켰다”고 말했다. 강연장에는 300명 가까운 청중과 취재진이 자리했다. 강연장 건물 밖에는 우익단체 회원 수십명이 ‘무라야마 담화 분쇄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든채 무라야마 담화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회당(현 사민당) 출신인 무라야마 전 총리는 자민·사회당 연립정권 아래에서 1994년 6월부터 1996년 1월까지 총리를 역임했다. 총리 재임 중인 1995년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을 인정하고 사죄한 무라야마담화를 발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상상 그 이상으로 돌아온 돌연변이들

    상상 그 이상으로 돌아온 돌연변이들

    2000년 ‘엑스맨’으로 시작된 엑스맨 시리즈는 뮤턴트(돌연변이)와 인간의 대결 구도에 소수자와 인종차별이라는 주제의식을 녹여 마블 히어로 영화 열풍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다소 삐걱거리기도 했다. ‘엑스맨’(2000)과 ‘엑스맨2:엑스투’(2003)의 메가폰을 잡았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잠시 떠난 뒤 ‘엑스맨:최후의 전쟁’(2006)과 스핀오프(번외편)인 울버린 시리즈가 작품성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 것. 그러나 엑스맨들의 과거(1960년대) 이야기를 꺼내 든 ‘엑스맨:퍼스트 클래스’(2011)는 미국의 현대사와 SF 액션을 결합해 호평을 얻어 냈다. 이어 프리퀄(전편보다 앞선 시간대의 이야기를 보여 주는 속편) 시리즈의 두 번째인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싱어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에서 엑스맨 마니아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엑스맨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 개성과 능력이 제각각인 뮤턴트들의 활약을 보는 것이라면,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그 정점을 찍는다. 싱어 감독은 기존 엑스맨 시리즈와 ‘엑스맨:퍼스트 클래스’의 캐릭터들을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모았다. 기존 시리즈의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는 ‘퍼스트 클래스’에서 그려진 젊은 시절의 자신들과 함께 등장한다. 기존 시리즈의 울버린과 비스트, 하복, 토드, 미스틱, 스톰, 키티, 콜로서스, 아이스맨은 물론 퀵실버, 비숍, 선스팟, 블링크, 워패스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추가됐다. 수많은 캐릭터를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 감독이 꺼내 든 장치는 미래와 과거 간의 시간 이동이다. 과학자 트라스크가 뮤턴트들에 맞서기 위해 발명한 로봇 ‘센티넬’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미래(2023년)에 프로페서X(패트릭 스튜어트)와 매그니토(이안 매켈런)는 울버린(휴 잭맨)의 의식을 과거(1973년)로 보낸다. 울버린은 과거의 프로페서X(제임스 맥어보이)와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 비스트(니컬러스 홀트)를 만나 트라스크 박사의 센티넬 개발을 저지하며, 미래에서는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 스톰(핼리 베리), 키티(엘런 페이지), 아이스맨(숀 애슈모어), 블링크(판빙빙) 등이 센티넬과 전투를 벌인다. 미래와 과거라는 ‘교통정리’가 완료되자 영화는 인간과 뮤턴트의 공존이란 엑스맨 시리즈의 세계관에 천착한다. 미래는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센티넬과의 전투 장면으로 압축한 대신 과거에선 ‘퍼스트 클래스’를 잇는 스토리텔링과 인물들의 고뇌에 집중한 것이다. 트라스크 박사는 뮤턴트들이 인류의 위협이 될 것이라며 센티넬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뮤턴트들을 실험에 이용한다. 미스틱(제니퍼 로런스)은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 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트라스크에 맞서지만, 이들과의 공존을 꿈꾸는 프로페서X의 설득에 시시각각 흔들린다. 인간들과의 공존이냐, 뮤턴트의 지배냐를 놓고 이어진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의 대립이 식상해질 때쯤 감독은 미스틱이라는 캐릭터를 끄집어내 엑스맨 시리즈를 관통해 온 주제의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던진다. 다양한 뮤턴트가 등장하는 만큼 이들이 제각각 보여 주는 액션신도 볼거리로 가득하다. 과거에서 뮤턴트들이 만나는 데 결정적인 조력자 역할을 하는 퀵실버는 초음속으로 움직일 수 있다. 울버린과 프로페서X, 매그니토 앞에 수십 발의 총알이 날아오는 사이 벽을 타고 달리며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에서는 10대 뮤턴트다운 위트가 가득하다. 블링크가 가상의 구멍을 열어 뮤턴트들의 순간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장면은 영화 초반 전투 신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다. 4만 피트 상공에 떠올라 금속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매그니토의 무게감은 더 강해졌다. 12세 이상 관람가.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6·25 때 처음 참전 美부대 기념공원 오산에 조성 추진”

    “6·25 때 처음 참전 美부대 기념공원 오산에 조성 추진”

    경기 오산시에 6·25 전쟁에 처음으로 참전한 미군부대를 기리는 기념공원이 조성될 전망이다. 사단법인 미래한미재단 이사장인 김창준(75)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단에 보낸 자료에서 “경기 오산시에 6·25 전쟁에 처음으로 참전한 미군부대인 제24보병사단 스미스 부대를 기리는 기념공원을 만들 것”이라며 “오산시와 구체적인 설치 계획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군 제24보병사단은 6·25 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4일 오산 북방의 옛 죽미령에서 북한군 제4사단 및 제107전차연대와 맞서 싸웠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경주 감포해안에 바다놀이터 만든다

    전국 유일의 바다놀이터가 경북 경주시 감포읍 해안가에 조성된다. 경주시는 바다놀이터 조성을 위한 민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투자 업체인 와바다다㈜는 오는 6월까지 총 10억원을 투입해 감포읍 연동어촌체험마을에 해양체험장인 바다놀이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바다놀이터는 이달 공사에 들어가 공중하강 체험시설인 아라나비를 비롯해 나카나비, 투명카누, 스노클링, 슬랙라인 등을 갖춘다. 전국 일부 해안가에서 피서철에 한해 수상안전교육과 해양레저체험을 겸비한 바다놀이터가 운영되지만, 관광객들을 위해 연중 운영 계획으로 종합 놀이시설이 마련되기는 처음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쪽 지주대에 와이어가 설치된 아라나비는 체험객이 안전띠와 도르래를 이용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하강하며 바다를 감상하는 신종 레저 시설이다. 또 이곳에 2016년까지 투명카누, 스노클링 등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다양한 친환경 체험시설을 설치하는 등 어촌관광과 먹거리, 휴양, 치유 등을 연계한 바다놀이터를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바다놀이터가 운영되면 인근의 고아라 해변, 오류캠핑장 등과 연계돼 연간 3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감포항에서 북쪽으로 약 5㎞ 지점에 있는 경주 연동체험마을에서는 대표 수산물인 참전복을 비롯해 오징어 맨손잡기와 돌미역 따기, 낚시, 스킨스쿠버, 누드카누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전국에는 어촌체험마을이 130여곳이 있지만 대부분 빈약한 체험 프로그램과 놀이시설로 유명무실한 것으로 안다”면서 “연동어촌마을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한 해양 체험시설이 들어서면 청소년 해양 교육과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개장한 오류캠핑장(경주 감포읍 오류리 해변)은 1만 6000㎡의 소나무 숲 속에 18대의 캐러밴과 35면의 캠핑사이트, 세척장, 그릴, 놀이터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다. 특히 캐러밴은 6인승으로 실내에서 삼림욕을 체험할 수 있도록 벽면 전체를 향나무 원목으로 만들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中, 북한 접경 선양군구 긴급출동 훈련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유사시 투입되는 중국군 주력 부대인 인민해방군 선양군구(瀋陽軍區) 산하 39집단군(군단)이 ‘긴급출동’ 강화 훈련을 실시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지난 26일 보도했다. CCTV에 따르면 39집단군은 탱크와 공격용 헬리콥터를 총동원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방송은 특히 모 기갑부대 통신병이 군장을 메고 무기와 무전기를 수령한 뒤 정찰 차량에 지휘 통신망을 설치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이번 훈련으로 20~30분 걸리던 긴급 출동 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됐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7대 군구 중 하나인 선양군구는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하는 부대다. 이들의 훈련은 북한의 급변사태나 대규모 탈북자 유입 등에 대비한 것일 수 있어 주목을 받는다. 그중 6·25 전쟁 때도 참전한 39집단군은 장성택 처형이 이뤄진 지난해 12월에도 3000여명을 동원해 백두산 일대에서 혹한기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중국이 선양군구의 ‘긴급출동’ 훈련을 상세히 보도한 것은 관련국들을 향해 자제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CCTV는 중국 해군도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보하이(渤海)만과 서해 일대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 23일과 25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핵실험장의 남쪽 정문과 주(主)지원 구역에서 특정한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북한이 수일 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지난 23일 밝힌 것과 유사한 주장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오바마, 단원고에 백악관 목련 기증 “봄마다 피는 부활 의미”

    오바마, 단원고에 백악관 목련 기증 “봄마다 피는 부활 의미”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5일 정상회담은 세월호 침몰 참사에 대한 위로와 추모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진행됐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슬픔에 잠긴 우리 국민에게 성조기와 백악관 목련 묘목을 선물하는 등 ‘위로 외교’의 진수를 보여 줬다. 회담에서도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제의하는 등 한국 국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 안산 단원고에 전달한 목련 묘목은 ‘잭슨 목련’으로도 불린다. 미국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재임 기간 1829~1837년)이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을 기려 집에서 가져온 싹을 백악관에 심은 이래 180여년간 백악관 잔디밭을 장식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장에 들어선 뒤 인사말을 통해 “오늘 만남을 사고 희생자, 그리고 실종자와 사망자들을 기리는 시간으로 시작했으면 한다. 이들을 위해 잠깐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한국 국민들이 깊은 비탄에 빠진 시기에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지금은 미국 국민을 대표해 이런 사고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양국 정상을 비롯한 회담 참석자들은 30초간 고개를 숙여 묵념한 뒤 자리에 앉아 회담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난 9·11 테러 후에 미국 국민이 모두 힘을 모아 그 힘든 과정을 극복해 냈듯이 한국 국민들도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낼 것으로 믿고 있다”며 사의를 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전달한 삼각 나무케이스에 담긴 성조기에 대해 “미국에는 군인이나 참전용사가 목숨을 잃었을 때 그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국기를 증정하는 전통이 있다”며 “우리의 깊은 애도의 뜻과 어려운 시기에 함께하는 우리의 마음, 그리고 한국을 동맹국이자 우방으로 부르는 미국의 자긍심을 나타내는 그런 국기”라고 설명했다. 해당 성조기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백악관에 내걸렸던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나는 두 딸을 가진 아버지이고 우리 딸들의 나이가 희생당한 학생들과 거의 비슷하다”며 “지금 그 부모님들의 마음이 어떨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위로했다. 또 단원고에 기증할 백악관 남쪽 정원의 목련 묘목을 소개한 뒤 “이 목련은 아름다움을 뜻하고 또 봄마다 새로 피는 부활을 의미한다”면서 “그들의 아름다운 생명과 양국의 우정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낮 전용기 편으로 경기 평택시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바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아 6·25전쟁 때 전사한 미군 장병을 추모하는 것으로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전쟁기념관 외부 복도에는 주별로 구분된 미군 전사자 명비(名碑)가 설치돼 있다. 하와이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 출신 전몰 미군의 이름이 있는 명비에 헌화했다. 이어 경복궁을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박상미 한국외국어대 교수의 안내로 25분가량 근정전, 경회루 등을 관람했다. 애초 한국 전통문화 체험 행사 등을 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세월호 참사를 감안해 차분하게 관람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복궁 사정전에서 박 교수로부터 “조선 임금은 오전 5시부터 신하를 접견해야 할 정도로 근면하게 일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미국 대통령 자리도 바로 그렇다”고 맞장구쳤다. 미국 대통령이 경복궁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배석한 가운데 6·25전쟁 참전 미군이 불법으로 반출해 간 ‘황제지보’(皇帝之寶),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 등 우리 문화재 9점을 인수하는 행사를 가졌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 소정원에서 함께 산책함으로써 우의를 과시했다. 회담이 늦어져 어둑어둑했으나 박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미국 방문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백악관 내 로즈가든 옆 복도를 산책한 데 대한 ‘화답’ 성격이다. 일본 국빈 방문을 마치고 이날 정오쯤 네 번째 방한을 위해 입국한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양국 경제인 초청 행사와 한미연합사 방문 등 1박 2일(24시간가량 체류)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음 기착지인 말레이시아로 떠난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좌·우 사이 실용주의 ‘제3의 길’ 가다

    좌·우 사이 실용주의 ‘제3의 길’ 가다

    토니 블레어의 여정/토니 블레어 지음 유지연 옮김/알에이치코리아/1051쪽/4만 5000원 2010년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화제작 ‘토니 블레어의 여정’(원제:A JOURNEY)이 국내에서 번역 출간됐다. 이 회고록은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3년간 공들여 쓴 책으로 460만 파운드(약 80억원)라는 높은 선인세에 팔리는 등 출간 전부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책에는 자신이 총리가 되기 전의 정치 성장기와 재임 기간 등이 주로 그려져 있으며 그 과정에 솔직한 고백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블레어의 정치 업적에 대해서는 평가가 상반된다. 그는 산업의 국유화를 명시한 노동당 당헌 4조를 삭제하고 ‘시장과 기업 경쟁’을 강조했다. 또 노동당은 특정 계급의 대표가 아니라 국민 정당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시장과 기업의 힘을 키워 권력과 재산의 불평등을 심화시켰고 시장주의 맹신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영국 역사가 에릭 홉스봄은 블레어를 “바지를 입은 대처”라고 혹평했다. 총리 재임 기간 중 이라크전에 참전하는 등 다섯 차례나 영국을 전쟁에 참가하게 해 ‘전범’으로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경제발전 없이는 어떤 이데올로기도 무력하다”고 주장하며 실용주의 노선을 택했다. 재임 기간 지속적인 경제 성장, 고용 확대, 공공 서비스 개혁, 북아일랜드 분쟁 종식 등의 성과를 일궜다. 특히 노인과 아동 빈곤을 줄이고 교육, 보건, 사회보장에 대한 정부 지출을 확대해 최하위층의 상대적 지위를 개선하기도 했다. 소득세와 법인세를 낮추어 중간 계급과 기업의 지지도 확보했다. 이들이 1997년 총선에서 압승하며 집권하고 2001·2005년 총선에서도 승리하며 10년간 장수한 비결이다. 블레어는 노동당의 이념을 과감히 수정해 이른바 제3의 길을 걸었다. 제3의 길은 좌파와 우파의 이념 대립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고 실용주의를 추구한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모델은 영국이다. 노무현 정부가 경제와 복지의 동반 성장을 언급하면서 사회투자 정책을 도입하려고 노력했던 점은 제3의 길 정치와 유사한 점이 많다. 김대중 정부는 생산적 복지를 제시하고 실업자의 자활지원과 실업급여의 조건부 수급제를 강조했다. 이는 제3의 길이 제시한 ‘일자리를 향한 복지’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에드 밀리밴드 영국 노동당 대표, 헬레 토르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 등은 ‘제3의 길’로 대표되는 토니 블레어 정치 철학의 계승자들이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 하나. 블레어는 총리직으로 가는 필수 코스인 노동당 대표직과 총리직 연임을 놓고는 잠재적·현시적 경쟁자들을 빈틈없이 견제하거나 주저앉혔다. 재임 시절 정치적 동지였던 고든 브라운에게 대표직을 양보하거나 총리직 이양을 진지하게 고려한다고 밝혔으나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양보나 이양은 레토릭에 불과했다. 그가 물러난 건 브라운의 정치적 쿠데타 때문이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템스강에 한·영 새 역사를 세우자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템스강에 한·영 새 역사를 세우자

    지난주 영국의 이른바 스마트 복지 정책을 취재하러 런던에 다녀왔다. 원조 복지국가로 과잉복지가 사회문제인 영국과 과소복지에서 점차 복지를 늘려가고 있는 한국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천문학적인 복지예산의 누수를 최대한 막아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원이 필요한, 상대적으로 어려운 계층에 도움을 집중한다는 정책적 목표에는 맞닿아 있었다.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인 국가의료서비스(NHS)에 대해 보건부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나오는데 현지 가이드가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세워질 곳을 가리켰다. 런던 시내 국방부 청사 뒤편의 강변에 위치한 빅토리아 엠뱅크먼트 공원이었다. 템스강 너머로 런던의 상징인 대관람차 ‘런던 아이’ (London Eye)가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이었다. 날이 풀리면서 부지 기초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한·영 수교 130주년과 정전 60주년을 맞아 영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윌리엄 왕세손이 기공식에 함께 참석했던 장면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기념비는 약 5m 높이의 포틀랜드석으로 된 오벨리스크 앞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겨울 군복 차림의 영국 군인이 동료 전우의 묘 앞에서 군모를 벗은 채 마지막 인사를 하는 청동 동상이다. 엘리자베스 여왕 모후의 동상과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전 감독 동상을 제작했던 영국의 유명 조각가 필립 잭슨이 동상 제작을 맡았다. 영국은 한국전쟁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5만 6000여명을 파병해 1000여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한국에는 각별한 나라다. 영국군의 주력부대 중 하나였던 글로스터 연대 병사 750명은 1951년 4월 22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도 파주 적성면 설마리에서 벌어진 임진강 전투에서 중공군 3개 사단 병력 2만 7000여명에 맞서 싸우다 59명이 전사하고 526명이 포로로 잡혔다. 겨우 67명만 전장에서 살아나왔다고 한다. 해외 참전군인들에 대한 영국 정부와 국민의 존경이 남다른 것에 비춰볼 때 수도 런던에 기념비가 없다는 것은 의외였다. 그만큼 한국전쟁은 영국인에게도 ‘잊혀진 전쟁’이었던 셈이다. 우리 정부는 2011년 초 뒤늦게 한국전 참전 기념비 건립을 추진해 지난해 박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웨스트민스터시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당시 시의 기록(2013년 10월 15일)에는 ‘기념비 포화 지구’에 한국전 참전 기념비의 건립을 예외적으로 허가한 이유를 밝히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전쟁이 영국군이 참전했던 대규모 분쟁이면서도 아직까지 런던에 영구적인 기념비가 없다는 점, 더욱이 참전 국가 중 유일하게 수도에 기념비가 없다는 점, 1000여명의 병사가 희생된 유엔 창설 이후 처음으로 유엔 정신에 따라 이뤄진 국제적인 군사행동이라는 점 등을 강조했다. 한국전이 갖는 의미다. 어렵게 첫 삽을 뜬 기념비는 올 연말 완공이 목표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예상 총공사비 100만 파운드(약 17억 4000만원) 중 60만 파운드(약 10억 4000만원)는 우리 정부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40만 파운드(약 7억원)는 모금과 기업 후원금 등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기념비 건립을 적극 지원한 영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와 로더미어재단이 교민과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모두 십시일반으로 보태고 있다. 매년 수천만명의 영국인과 외국 관광객이 런던을 찾는다고 한다. 이들은 템스강변을 거닐면서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게 될 것이고, 지친 영국 군인 동상과 기념비에 새겨진 문구들을 통해 한국과 영국의 특별한 관계를 되새기게 될 것이다. 한국전에서 희생된 영국 군인들과 영국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고마움의 징표를 기억할 것이다. 템스강변에 세워질 한국전 참전 기념비는 단순한 새로운 명소가 아니라 한·영 두 나라 관계를 더욱 든든한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 한 단계 격상시키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템스강에 새 역사를 세우자.
  • 현대미술 ‘원로 베스트 11’과의 만남

    현대미술 ‘원로 베스트 11’과의 만남

    역사문화지구로 지정된 성북동은 미술과도 깊은 인연을 지녔다. 조선 말기를 주름잡은 장승업(1843~1897)과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미술사학자이자 평론가 최순우(1916~1984)의 옛집도 있다.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부부 작가 운보 김기창(1913~2001)과 우향 박래현(1920~1976)의 자택을 미술관으로 꾸민 운우미술관과 장승업, 정선(1676~1759), 김홍도(1745~1806), 신윤복(1758~?) 등 조선 시대 천재 화가들의 걸작을 보유한 국내 최초 사립 미술관인 간송미술관도 있다. 서울에서 유일한 구립미술관으로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중심으로 한 기획 전시를 주도해 온 성북구립미술관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서 국내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개관 5주년을 기념해 ‘한국 현대미술 11인전’을 열고 있는 것. 오는 6월 22일까지 진행된다. 한국 미술계의 격동과 변화를 품은 근대 미술 작가이자 현대 미술의 시작을 이끈 원로 작가 11명의 작품이 망라됐다. 김창열, 김흥수, 문학진, 서세옥, 오승우, 유희영, 이준 등 회화 작가 7인과 백문기, 전뢰진, 최만린, 최종태 등 조각가 4인의 유화, 아크릴화, 수묵화, 추상화, 조각 등이 전시된다. 작가 인터뷰와 아틀리에 사진이 담긴 영상도 함께 소개된다. 1919~1940년 태어난 이들은 현대 화단에 등장한 뒤 줄곧 미술계 중심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개척하는 한편 후학 양성에 힘써 왔다. 몇몇 작가들은 6·25전쟁 와중에 종군화가단 등으로 참전하면서도 미술가라는 본업을 잊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개막식에서 김영배 구청장은 “성북동 전체를 시와 그림, 음악이 있는 하나의 뮤지엄으로, 특히 일부는 접근성을 높여 거리 미술관으로 만들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성북에서 탄생된 작품이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도록 작가들의 많은 도움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수묵 추상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서세옥 작가는 “작가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줘 고맙다”며 “앞으로도 박력 넘치게 문화예술의 터전 마련을 위해 힘써 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정청래 “무인기 서체가 왜 우리 한글…” 황우여 “책임있는 조치 취해라”

    정청래 “무인기 서체가 왜 우리 한글…” 황우여 “책임있는 조치 취해라”

    정청래 “무인기 서체가 왜 우리 한글…” 황우여 “책임있는 조치 취해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4일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최근 북한 무인기 논란과 관련, “북한에서 보낸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 데 대해 새정치연합의 분명한 입장 표명과 함께 정 의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소행이 명백한 무인기 영공침입 사건에 대해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의원께서 ‘북한 소행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의 ‘무인기 자작극’ 주장이 국론분열과 사회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과거 천안함 사건을 비롯해 국가안보 사건이 있을 때마다 야권은 앞장서 음모론을 제기했다”면서 “더이상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행동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새정치연합은 최근 창당 때 천안함 참전용사 추모행사에 참석했는데 이것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해당 의원의 북한 무인기 발언에 대한 당의 입장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앞서 지난 11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에 적힌 ‘서체’를 거론, “북한 무인기라는데 왜 우리의 아래아 한글 서체가 붙어 있느냐”며 북한무인기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황 대표는 이어 일본 총무상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논란과 관련, “16일로 예정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국장급 회담을 앞두고 아베 내각의 총무상이 또다시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심각한 도발행위”라면서 “심각한 유감을 다시 한번 표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시대] 미묘한 북·중관계 ‘영원한 우방국’일까/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글로벌 시대] 미묘한 북·중관계 ‘영원한 우방국’일까/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냉전시기 한국군의 베트남 전쟁에서 전투병 참전은 1965년 2월 존슨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인 군사개입으로 시작됐다. 당시 미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공산화 방지’ 즉 ‘도미노 이론’에 입각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공산주의 세력 팽창을 저지하기 위해 우방국의 참전을 요청했다. 미국의 외교적 노력과 한국정부의 참전의사에 의해 한국군은 1965년 9월부터 휴전협정이 조인된 1973년 7월까지 해병 청룡부대, 육군 맹호부대와 백마부대가 파병됐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은 약 32만여명(평균 주둔 약 5만명)의 병력을 파병했지만, 1976년 7월 초 베트남에는 사회주의공화국이 탄생했다. 그 후 1992년 4월 양국은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현재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지난해 9월 초 박근혜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 방문 중에 ‘세일즈 외교’에 주력했다. 탈냉전기 양국은 과거에 얽매이지 현재와 미래를 위해 다각적 관계 모색과 국익 증진에 주력 중이다. 이렇게 변화된 한·베트남의 협력 관계를 보면 19세기 영국 외교사를 주름잡은 파머스턴 경이 남긴 유명한 말이 떠오른다. 그는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우방(友邦)도 없고, 영원한 적(敵)도 없고, 오로지 우리의 국익만 있다”고 했다. 이는 국제관계가 국익을 추구하면서 끊임없이 변화되고 동태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허츠(F Hertz) 교수는 국익을 ‘국가적 번영, 국가안전보장, 국가 위신’의 3대 요소로 규정했는데, 대부분 국가들이 영토보전, 경제번영 등 국익 증진에 주력하고, 특정 사안에 대해 협상과 타협의 여지가 거의 없으면, 필요 시 군사적 제재의 사용까지도 가능한 사활적 국익 보전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1970년대 초 ‘긴장완화’(데탕트)를 개막했던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적절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오늘날 미·중의 협력과 경쟁 관계는 ‘차이메리카’(Chimerica)로 불린다. 요즘 전통적인 우방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북·중 간에도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는 것 같다. 평양소식통에 따르면 장성택 숙청 이후 2인자였던 최룡해와 김정은의 최측근 실세로 부상한 김원홍 보위부장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작년 말 “장성택 잔존 세력들을 금년 3월 내에 색출 및 처단하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산 수산물 가공 등 중국과 합자를 주도한 북측 담당자들을 거의 모두 조사하는 등 장성택의 하부라인까지 숙청을 담당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자신이 기대했던 성과에 미치지 못하자 그에게 갖은 욕설과 질책을 가했다. 북한에서 숙청에 앞장섰던 인물들이 무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인데, 그는 김정은의 다음 숙청 타깃이며 심지어 이판사판이라 판단해서 망명할 수 있다는 소문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는 “이젠 우리 공화국도 좀 바뀌어야 해”라고 토로했단다. 과거 김정일은 총으로 위협하는 수준에서 통치를 유지했지만, 김정은은 마음에 안 들면 총으로 숙청하는 공포정치를 통해 기반을 구축 중이다.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고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과 심지어 소형 무인기 등으로 동북아와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고, 인권탄압과 측근들의 무차별 숙청을 일삼고 있다. 이런 북한에 대해 과연 중국이 언제까지 영원한 우방으로 존재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중국 역시 북한 때문에 자칫 자국의 사활적 국익과 안보를 위협하는 핵심적 국익이 침해를 받는다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선택을 할 것이다.
  • 분단의 아픔 안고 하늘로

    분단의 아픔 안고 하늘로

    지난 2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건강 악화로 구급차에서 북녘 가족을 만났던 김섬경(왼쪽·91) 할아버지가 지난 5일 숨을 거뒀다. 2월 20일 금강산에서 딸 춘순(68), 아들 진천(65)씨와 재회한 지 44일 만이다. 김 할아버지의 남쪽 아들 진황(52)씨는 8일 대한적십자사 관계자에게 부친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진황씨는 “금강산에서 북녘 자식을 보시고 그리움의 한을 놓으신 것 같다”면서 “자식 된 도리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이 소식이 알려져 통일에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할아버지는 당시 의료진이 방북을 만류했지만 “죽더라도 금강산에서 죽겠다”며 구급차에 실려 금강산 이산가족상봉장을 찾았고 상봉 첫날 북의 자녀들과도 구급차 속 침대에서 만났다. 건강 악화를 이유로 상봉 이튿날 조기 귀환한 뒤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진황씨는 “통일이 되면 유골은 북녘 형제들에게 보내려고 한다”면서 “형제들에게 아버지가 운명했다는 소식을 전할 길이 없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6·25전쟁 참전 군인으로 국립이천호국원에 안장됐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폐쇄적 조직·소명의식 부족… 군기빠진 육사

    폐쇄적 조직·소명의식 부족… 군기빠진 육사

    육군사관학교가 지난해 생도들의 성폭행, 미성년자 성매매 등 잇따라 불거진 ‘성(性) 스캔들’에 이어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교수의 연구비 횡령 의혹이 제기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잇따르고 있는 육사의 문제는 조직의 폐쇄성과 기강 해이, 소명 의식 부족이 빚어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수 연구비 횡령… 개교 이래 처음 8일 육군 등에 따르면 육군본부 검찰부는 육사 A 교수와 B 교수가 2010년을 전후로 기업체나 연구소로부터 받은 위탁 과제 연구비 수천만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육사 교수의 횡령 의혹이 불거진 것은 1946년 개교 이래 처음이다. ‘육사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지난해 5월 22일 육사 축제에서 폭탄주를 마신 4학년 남생도가 술에 취해 2학년 여생도를 생활관에서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육사 교장이 전역 조치를 당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8월 6·25전쟁 참전국인 태국에서 해외봉사활동 중이던 육사 3학년 생도 9명이 숙소를 무단 이탈해 술을 마시고 마사지 업소를 찾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어 같은 달 4학년 육사 생도 조모(23)씨가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중학교 3학년 B(17)양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제도·문화 혁신’ 방안 실효성 적어 이후 육사는 규율 강화를 골자로 하는 ‘육사 제도·문화 혁신’ 추진 방안을 내놓았지만, 통제 강화책뿐이어서 실효성이 적고 일탈을 음성화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잇따라 발생한 육사의 성추문 사건과 비리 문제는 조직의 폐쇄성과 소명의식 부족이 부른 참사라고 꼬집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최근 육사 생도 가운데 군인의 소명을 생각하며 육사에 지원하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 “교수의 연구비 횡령은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기강이 해이해진) 풍토가 만연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대 맞춰 비현실적 규정 바꿔야” 임태훈 군인권센터 대표는 “(성추문 사건 발생에) 육사의 폐쇄적 문화가 일조했다”면서 “육사는 외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무소불위의 성역 안에 있다”고 말했다. 또 “육사 생도는 앞으로 군을 이끌 핵심 간부가 될 사람들로 이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횡령을 저지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육사 내 조직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윤도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는 “육사가 너무 과거 생각에 얽매여 규제를 적용하다 보니 (생도들이 이를)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다”면서 “육사도 시대에 맞춰 비현실적인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눈길 끄는 출마 예상자]권기일 동구청장 예비 후보

    [눈길 끄는 출마 예상자]권기일 동구청장 예비 후보

    권기일 동구청장 예비 후보는 ‘처음’이란 단어와 인연이 깊다. 그는 대구 덕원고 1회 졸업생이다. 또 대구경북경제구역청조합회 초대 의장을 지냈다. 대구시의회 예결위가 상설화된 뒤 첫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당시 시 예산을 처음 부결시켰다. 그는 8년간의 의정 활동 동안 성실하다는 평가와 함께 전문성도 인정받았다. 특히 서민 정책 제시에 노력했고 규제 철폐에 관심을 기울였다. 공공단체 투명성 확보와 중소기업 지원 정책 강화에 힘썼다. 그 결과 비정상적인 규제였던 개인택시 차고지 증명제 폐지를 실현했고 참전 유공자에게 보훈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달구벌 명인제도를 도입해 지역 기능장의 자긍심을 높였다. 출자출연 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조례 제정으로 최우수 조례상을 받았다. 그는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건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등으로 동구가 대구의 중심이 된다”면서 “더 나은 동구를 위해 봉사한다는 심정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美 10년 전쟁의 그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총격 사건 용의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었습니까?” “그가 뇌손상 가능성을 보고했으며 PTSD인지 판단하기 위한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 육군기지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현지 군 당국의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용의자 이반 로페스 상병이 PTSD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었는지에 집중됐다. 2011년 이라크에 4개월간 파병됐다가 복귀한 로페스 상병이 불안, 우울증으로 약물 치료를 받는 등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아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쟁 등 심각한 사건 이후 겪는 PTSD가 사회 문제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3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군 당국은 로페스 상병이 이라크전에서 돌아온 뒤 뇌손상 증상을 호소했고 지난달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 등을 고려할 때 PTSD 증상에 따른 스트레스 등의 정신 장애가 이번 총격 사건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는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폭력성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10년 이상 파병돼 전장에 다녀온 군인들이 겪는 PTSD 증상이 미국 사회의 암울한 그늘로 자리 잡았다. 정신과 의사들은 “전쟁터에서 생명에 위협을 받고 동료가 죽거나 크게 다친 것을 지켜본 군인 상당수가 중증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으며 이들 중 15~20%가 PTSD 진단을 받는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의 PTSD 연구에 동참한 조셉 캘러브리즈 박사는 MSNBC에서 “PTSD는 우울증, 불안장애 등과 함께 온다”며 “우울증과 절망감에 빠진 군인은 자살 충동을 느끼고 약물 남용은 이런 경향을 부추긴다”고 밝혔다. USA투데이가 전한 미 보훈청 자료에 따르면 매주 참전 군인 1000명이 PTSD 진단을, 800명 이상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살도 늘고 있어 후유증이 심각하다. 특히 참전을 겪은 베테랑 군인들이 정신적 문제로 군을 떠나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이 PTSD를 우려해 군인 출신을 고용하는 걸 기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새삼스러운 말, ‘안철수’는 갔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새삼스러운 말, ‘안철수’는 갔다/진경호 논설위원

    ‘호랑이 굴에 들어가 보니 호랑이가 없더라’고 한, 참 ‘안철수’답지 않았던 그 말이 불안했던 이유가 패닉 상태로 접어든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실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방선거 보이콧 주장에서부터 당 해산론에 이르기까지 우악스럽게 터져 나오는 아비규환 너머로 그의 책사 윤여준이 진작 우려했던 ‘호랑이 굴에 들어간 사슴’이 어른댄다. 지난 한 달 사이 정치인 안철수의 변신과 변심에 대한 갖은 비판이나 환호는 이미 차고 넘친 터, 다 각설하고 하나만 짚겠다. 지방선거와 ‘안철수’의 상관관계다. 먼저 지방선거를 자기 정치의 승부처로 삼은 정치인 안철수의 선택은 치명적이고 부당한 오류다. 그의 정치적 운명이 아니라 지방자치를 기준으로 하는 말이다.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내 고장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금배지들의 정치가 아니라 주민들의 자치를 위한 선거다. 이 나라 정치를 확 바꾸겠다며 ‘새 정치’라는 주소를 들고 지방선거의 문을 두드린 건 그래서 ‘검은 백마를 타겠다’고 우기는 것만큼이나 형용모순이다. 이런 자가당착으로 그는 지방자치의 중앙정치 예속이라는 고질을 더 키웠다. 정치철학의 빈곤, 그리고 나라보다 자신을 앞에 둔 사고체계가 아니고는 설명되지 않는 선택이다. 새 정치가 아니라 내 정치를 택했다. 그의 ‘지방선거 참전’이 없었다면 여당 공천, 야당 무공천이라는 초유의 비대칭 기초선거는 단언컨대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 단추라도 옳게 꿸 수는 결코 없는 까닭일까. 내 정치를 위한 그의 선택도 잘못됐다. 잘못 짚은 문일지언정 두드렸다면 열었어야 했다. 단기필마라 해도 제3의 길을 걷겠다고, ‘헌 정치’와의 연대는 없다고 다짐했다면 그 길을 갔어야 했다. 준척조차 낚지 못한 인재영입과 오합지졸의 조직력이라 해도 사즉생을 믿었어야 했다. 그래야 내 정치라도 한다. 한데 정치인 안철수는 옆집 문이 슬며시 열리자 냉큼 몸을 틀었다. 민주당이 던진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미끼를 덥석 물었다. 마땅한 내부 논의조차 없었다. ‘새 정치’의 이웃 말로 통했던 ‘안철수’라는 자산을 헐값에 ‘낡은 정치’에 팔아넘겼다. 세 번째 단추도 바로 꿸 듯싶지 않다. 당대당 통합이라는 정치공학으로 갓 1년 된 국회의원 안철수를 거대야당 대표로 앉히자마자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 ‘홀로 무공천’에 반발해 ‘선거 거부’(민병두)와 ‘당 해산’(신경민)을 주장하며 흔들기 시작했다. ‘안철수’라는 브랜드의 효용가치가 다했음을 뜻한다. “무공천 약속을 뒤집어 안철수는 죽고 당과 3000명의 후보들을 살리는 게 훗날 칭송 받을 대의”라고 한 강경파 정청래의 말은 충정보다 조롱에 가깝다. 당 저변에선 이미 새정치연합 후보임을 알릴 계책들이 춤을 춘다. 선거 때면 출몰하는 한 정치교수는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1명씩 각 지역에 보내 하위정당을 만들고 이를 통해 당 후보들이 ‘기호 5번’을 부여받도록 하자는, 머리가 아까운 아이디어를 냈다. 중앙당이 각 시·도당에 공문을 보내 선거홍보물과 유니폼 등에 새정치연합 후보임을 알릴 표식을 담는 방안을 주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어디까지가 공천이고 무공천인지 경계마저 흐릿해지고 있다. 김기식 의원 말처럼 ‘주화입마’(走火入魔) 지경이다. 너무 열심히 무공을 연마하다 마귀가 들어 몸이 망가졌다. 그런데도 “무공천이 새 정치”라는 ‘바지 사장’은 못 본 척, 못 들은 척 대통령만 찾는다. 새정치연합의 분란이 어디로 향하든, 이도 저도 아닌 봉합에서부터 친노·비노 세력 결별까지의 시나리오 가운데 무엇이 안철수 앞에 펼쳐지든, 6·4지방선거는 이미 희대의 정치 코미디가 됐다. 선거까지의 혼란과 그 뒤의 후유증을 예약해 놨다. 한때의 새 정치 아이콘이 주인공인 웃지 못할 코미디다. 약속을 저버린 새누리당은 그냥 놔두고, 나만 비난하느냐 물을 텐가. 번복과 기망(欺罔)의 차이 때문이다. 인재 영입을 자신했던 지난해 8월만 해도 기초단체장 무공천은 시기상조라 했던 그다. 기울어진 운동장은 그의 가세로 더 기울었다. ‘안철수’는 갔다. 아니 없었다. 오지 않는 고도가 없었던 것처럼.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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