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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예산 밝은 EPB라인…둘 다 실무형이라 ‘약체 경제팀’ 우려

    기획·예산 밝은 EPB라인…둘 다 실무형이라 ‘약체 경제팀’ 우려

    새 정부의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이 내정되면서 ‘현오석 부총리-조원동 수석’이라는 박근혜 경제팀의 진용이 갖춰졌다. 경제팀의 두 기둥이 기획과 예산 등을 주력으로 하는 경제기획원(EPB)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현 정부에서 부상했던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가 지고 EPB가 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자녀에 대한 증여세 편법 경감과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을 받고 있는 현오석 후보자와 더불어 조원동 내정자 역시 과거 음주운전 경력과 부동산 투기 혐의가 있어 순항을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실무형인 것도 ‘약체 경제팀’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1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초기 경제팀은 이명박 정부 초기와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이다. 5년 전에는 강만수 재정부 장관이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모피아 시대를 열었다면 이번엔 참여정부 시절과 유사하게 EPB에서 잔뼈가 굵은 현 후보자와 조 내정자가 차기 정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EPB의 전성기가 시작된 셈이다. EPB 출신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 후보자와 조 내정자가 거시경제와 기획 부문의 최고 전문가라는 점에서 현 정부와는 (경제팀) 분위기가 좀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사람은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다. 현 후보자가 행정고시 14회, 조 내정자가 23회로 기수 차이는 상당하지만 1999년 경제정책국에서 국장과 정책조정심의관(부국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재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원톱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귀띔했다. 조 내정자는 기획력이 특히 강점으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세종시 원안론’을 고수할 때 수정론을 주장했음에도 수석으로 발탁됐다. 하지만 EPB가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기간이 오래가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새 정부가 옛 재무부 출신들이 장점을 갖는 가계부채 정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 당선인이 예전 경제 개발 연대에 대한 향수로 EPB 출신들을 중용하고 있지만 속도와 성과에 익숙한 모피아 출신 관료들에게 조만간 중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내정자가 과거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것도 꼬리표로 남아 있다. 조 내정자는 2006년 10월 재정부 인사 때 차관보 승진이 유력했지만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음주운전 경력이 발견돼 승진이 6개월 늦춰졌다. 정부 관계자는 “음주운전뿐 아니라 단속 당시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숨긴 것이 괘씸죄로 지목됐다”고 떠올렸다. 상대적으로 부동산이 많다는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무총리실 사무차장 시절인 2010년 고위 공직자 재산 신고 때 28억 683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고 이 중 22억원 가까이를 배우자 명의의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 3채와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등의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2007년에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재산이 6억 9635만원 증가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외교안보 ‘매파 3각체제’… 대북 강경대응 예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외교부,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함에 따라 ‘김장수-윤병세-김병관’ 3각 체제의 외교안보정책 ‘진용’이 윤곽을 드러냈다. 사실상 1차 조각(組閣) 발표인 이날 인선에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이 포함된 것은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인한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안보 우려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를 위해 외교 안보 인선부터 속도를 냈다는 것이다. 안보 중시 기조는 이날 발표된 외교부, 국방부 장관 인선에서도 드러났다. 인수위 측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군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고 확고한 안보관을 갖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비핵화를 대북 정책의 핵심 전제로 두는 보수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후보자는 안보를 중시하는 대표적인 강경파(매파)로 알려졌다. 이들 3각 안보 라인이 한·미 관계에 정통하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 국방장관 후보자는 참여정부 시절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재직하며 삐걱대던 한·미 관계 속에서 대미 군사 관계를 원활하게 이끌었고 윤 외교장관 후보자도 외무부 북미 1과장-심의관-주미 공사를 거친 ‘미국통’으로 분류된다. ‘안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김 국가안보실장 후보자의 강경 기조에 미국통인 외교-국방 라인이 결합해 보수 기조의 색채가 강하다고 평가된다. 박 당선인도 직접 나서 안보 중시 기조에 힘을 실어줬다. 박 당선인은 외교국방통일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유화정책이 아니며 기본적으로 강력한 억제에 기초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당선인은 안보 분야 공약의 철저한 이행을 강조한 뒤 북핵은 결코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할 수 있는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하는 박 당선인의 외교 안보 분야 공약이 북한 핵실험을 거치면서 ‘신뢰와 균형’보다는 ‘안보 중시’와 강경 대응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외교, 국방, 통일 등 외교 안보 3개 부처 인선에서 통일부 장관만 빠진 것을 놓고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 대화보다는 원칙론, 강경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져 당분간 통일부 장관의 역할이 부각되기 힘들어졌다. 이로 인해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에서 통일 분야를 담당했던 최대석 전 인수위원의 사퇴 이후 마땅한 인물을 찾기 힘들어 ‘구인난’이 가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에 설치한 북핵 태스크포스(TF)는 당장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이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

    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을 맡고 있으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외교 안보 브레인’으로 평가받는다.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외교안보그룹 일원으로 대북 정책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입안했다. 외무고시 출신인 윤 후보자는 2004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실장,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거쳐 참여정부 마지막까지 외교안보수석을 지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외교 안보통 역할을 했다. 2009년 서강대 초빙교수 시절 외교 안보 분야를 조언하다 박 당선인과 인연을 맺었다. 참여정부에 깊이 관여했던 윤 후보자에 대해 박 당선인은 “정책에도 이념이 있는가. 상관없다”며 새 정부의 첫 외교 수장으로 중용했다는 후문이다. ▲서울(60·외시 10회) ▲경기고 ▲서울대 법대 ▲외무부 북미1과장 ▲주미국 공사 ▲외교통상부 차관보 ▲대통령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30년 가까이 교육부에서 일한 정통 교육행정 관료다. 1979년 문교부 사무관으로 입문해 대학학무과장, 교육정책기획관, 대학지원국장, 서울대 사무국장 등을 거치며 대학업무 전문가 및 정책통으로 인정받았다. 고위 공직자가 된 이후에는 1999년 경기도 부교육감,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등을 거쳤다. 2007년 참여정부의 마지막 교육차관을 지냈고 2008년 퇴직 이후에는 경인교대 교육대학원 석좌교수, 홍익대 초빙교수 등을 맡았다. 지난해 9월에는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경북 경주의 위덕대에 개교 이래 첫 공모를 통해 총장으로 취임, 개혁과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공무원 재직 당시 ‘일을 많이 하고 많이 시키는 관료’라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 풍부한 아이디어와 과감한 추진력을 갖춘 것이 장점이다. ▲서울(61·행시 22회) ▲서울고 ▲서울대 철학과 ▲교육부 대학학무과장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위덕대 총장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한·미 군사 관계에 정통하다. 참여정부 당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시절 미국의 버웰 벨 연합사령관과 강한 신뢰 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장관 내정이 한·미 동맹까지 고려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대 화공과를 중퇴한 뒤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해 졸업했다. 손자병법을 300회 이상 정독한 뒤 부하들의 교육 훈련에 접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역사에도 조예가 깊으며 한반도의 ‘미래전’과 무기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대선 전 예비역 장성 82명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지지 선언에 동참했다. 당시 ‘북방한계선(NLL) 논란’에 대해 대북 강경 입장을 취하는 등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남 김해(65) ▲경기고 ▲육사 28기 ▲육군대학 교수부장 ▲2사단장 ▲합참 전력기획부장 ▲7군단장 ▲제1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겸 지상구성군사령관
  • [6개 부처 장관 후보 발표] 유진룡 문화부 장관 후보자

    20년간 문화 행정으로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이다. 2006년 8월 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당시 청와대(참여정부)의 인사 청탁을 거절했다가 6개월 만에 경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 사태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마음고생이 컸다. 온화한 성품에 원칙을 매우 중시한다. 문화부 재직 시 부내 인기투표 때마다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 문화부 과장 시절엔 직원들과 연구모임을 운영하는 등 문화예술 관련 정책 개발에 열정을 보였다. 문화산업국장 재직 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한국방송영상진흥원 설립을 주도하는 등 강력한 추진력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다. 이명박 정부 들어 청와대 홍보수석을 제의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57·행시 22회) ▲서울고 ▲서울대 무역학과 ▲문화부 국제교류과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 ▲국립국어연구원 어문자료연구부장 ▲문화부 차관 ▲을지대 부총장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
  • [서울광장] 민주당, 미얀마에 길을 물어라/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민주당, 미얀마에 길을 물어라/구본영 논설실장

    미얀마(버마) 민주화의 ‘아이콘’ 아웅산 수치여사.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참석차 이달초까지 한국에 머문 그의 행보는 퍽 뜻밖이었다. 야당투사답지 않게 교민들을 만났을 때조차 자국의 민주화 구상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대신 어느 곳에서나 미얀마의 경제 발전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한국은 민주화와 경제성장 모두를 이뤄낸 국가”라고 부러워했다. 의례적 공치사는 아닌 듯했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의 형편이 미얀마와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회택·차범근이 최고인 줄 알았던 축구 팬들은 이따금 한국팀이 버마팀에 속절없이 무너지던 장면을 지켜보지 않았는가. 미얀마의 내리막길은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부가 버마식 사회주의와 폐쇄정책을 고수하면서 비롯됐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수치가 이끈 민주화 운동으로 맞은 짧은 ‘양곤의 봄’은 친위 쿠데타로 끝났다. 이후 국제적 고립의 심화로 미얀마는 아시아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그러던 미얀마는 2011년 역사적 전기를 맞는다. 군 출신이지만 선거로 집권한 테인 세인 대통령이 확실한 개혁·개방의 깃발을 들면서다. 그는 정치범 석방을 단행하고 노조를 인정했다. 특히 “수치의 집권 기회를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가택 연금도 해제했다. 한국을 찾은 수치가 굳이 민주화 일정을 입에 올릴 까닭도 없었던 셈이다. 대선 패배 후 민주통합당이 ‘멘붕’(멘털 붕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선 “친노 후보인 문재인의 한계 때문이라느니, 안철수가 흔쾌히 도와주지 않은 탓이라느니”하는, ‘네 탓’ 공방만 무성하다. 하지만 대선 패배의 원인을 둘러싼 ‘친노 대 비노’의 공방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고 있는 느낌이다.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변양균의 진단이 외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는 “민주당이 이념의 틀에 갇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용주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프로젝트를 뒤엎어 다수 국민을 실망시켰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전부터 한·미 FTA 발효 중단에 당운을 걸었다. 지도부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함께 우르르 미국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종주먹을 들이대기도 했다. 총선 후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패인임을 정확히 꼬집었다. 즉,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국민들이) ‘당신들은 반대하는 것 잘하니 야당이나 하라’고 한 것 아니겠느냐”는 힐난이었다. 민주당은 최 교수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집권하려면 민주 대 반민주 구호에만 기대지 말고 대안정부로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충정에 공감했어야 했다. 설마 우리의 민주화 수준이 미얀마보다 낮다고 착각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얼마 전 수치는 김대중도서관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자국 교민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집권 후) 미얀마도 (한국처럼)경제 발전을 이룩하면서 고유 문화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였다. 쇄국으로 인한 미얀마의 ‘잃어버린 50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하기야 멀리 볼 것도 없다. 우리의 반쪽인 북한도 미얀마처럼 문을 닫아 걸어 주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지 않았는가. 개방 이후 아연 활기를 띠고 있는 미얀마 경제를 보면 한·미 FTA 등 우리가 선택한 세계화 노선에 대해 회의를 품어야 할 이유는 없다. 민주당이 ‘불임(不姙)정당’의 처지에서 벗어나려면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우선 자아도취적인 선악 이분법에 매몰돼 습관적 반대는 일삼지 말아야 한다. 자원은 없고 사람은 넘쳐나는 대한민국의 활로를 열 진취적 대안도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민주당은 5년 후에도 ‘제2의 안철수’에게 기대는 신세일는지도 모르겠다. kby7@seoul.co.kr
  • [씨줄날줄] 7급 공무원/정기홍 논설위원

    7급 공무원이 연일 화제다. 4년 전 국가정보원 7급 요원을 내세운 영화 ‘7급공무원’이 큰 인기를 끌더니 요즘 한 지상파 방송에선 같은 타이틀과 내용의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제 부산시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1명씩을 7급으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은 폐지된 행정고시 제도로 뽑던 5급 직급은 고사하고 주무관인 7급으로 임용한다니 세간에 화제를 몰고 온 것은 당연하겠다 싶다. “왜 7급인가”에 대해서는 해석의 차는 있겠지만 이 직급이 대부분 대학 졸업자가 지원하는 등 시대가 요구하는 ‘중간 지대’란 점이 감안된 것이 아닐까. 공직사회에 7급 변호사, 회계사 시대를 연 이면에는 학력 인플레와 한해 2000명을 뽑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십수년 전만 해도 이들은 각종 고시 출신 수준의 대우를 받으며 5급 사무관으로 특채되곤 했다. 법무 및 회계법인에서 일하며 고소득을 올리는 특수 직종의 값어치를 쳐준 것이다. 그러던 것이 대우 수준이 떨어져 6급과 7급까지 채용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들은 경력에 따라 5~7급으로 차별화해 채용된다. 부산시의 경우도 경력을 감안해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변호사의 7급 공채를 충격으로 받아들여 논란이 큰 모양이다. 옛날 하위직 공무원의 벼슬은 참으로 상당했다. 세무 및 산림공무원은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둘러 이들이 시골 동네에 뜨면 공포의 대상이 되곤 했다. 7급 바로 위의 자리인 ‘6급 주사’(주무관)의 경우 지자체에서는 대단한 끗발로 권한을 행사했던 적이 있었다. 조직의 단맛 쓴맛을 다 보면서 몸에 익힌 현장업무 경험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측면이 컸다. 또한 7급과 9급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장·차관과 자치단체장 자리에 오른 신화적인 인물도 많다. 고시 출신의 공직 인사 관행을 깨겠다는 참여정부 시절에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지자체 공무원 중에는 이의근 경북지사, 이원종 충북 지사, 김태환 제주지사 등이 9급 고졸 출신이다. 풍찬노숙의 설움을 겪으면서 그 자리에 오른 이들이다. 부산시는 지원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지원자들 입장에서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듯해 보인다. 변호사, 회계사들의 말을 빌리면 공직사회에서 수년간 업무를 익힌 뒤 일반기업체 등에 나가면 법무·회계법인 이상의 대우가 뒤따른다. 공직사회에도 이젠 전문 분야의 인력이 많이 요구되는 시대다. 부산시의 결정이 지방 공직사회에서 전문 직종이 자리잡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사설] 제주 민·관 복합 관광미항 논란 이젠 끝내야

    제주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에 대해 정부와 제주도가 그제 합동으로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 15만t급 크루즈선 두 척이 동시에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시뮬레이션에는 정부와 제주도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따로 추천한 전문가·연구원·도선사 등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했다고 한다. 그러나 강정마을 일부 주민과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 전국대책회’는 기지의 설계 오류와 졸속검증을 주장하며 또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야당 국회의원들도 “(정부가) 답을 정해 놓고 사전에 기획한 꼼수”라며 공사를 막겠다고 한다. 국가안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책사업이 반대세력의 생트집에 번번이 발목을 잡히니 갑갑한 일이다. 이런 식으로 하나를 매듭지으면 또 다른 구실을 들이대며 공사를 가로막으면 언제쯤 완공하겠는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은 참여정부 때인 6년 전에 확정됐다. 순조롭게 진행됐으면 벌써 다 짓고도 남았다. 숱한 논란 끝에 대법원이 지난해 해군기지 사업에 대해 적법 판결을 내렸고, 이제 정부와 제주도 공동검증단이 시뮬레이션까지 다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이런저런 구실을 달아 반대를 고집하면 대체 어쩌자는 건가. 당초 해군기지는 강정마을 다수 주민들의 찬성으로 입지가 선정됐다. 그러나 2011년부터 일부 시민단체들이 개입하면서 정치·이념적인 사안으로 변질된 게 온갖 갈등을 빚으면서 공사를 지연시킨 주요인이었다. 민주통합당과 진보정의당 국회의원들도 국익 차원에서 냉정해져야 한다. 국정을 넓은 시야로 보고 다루어야 할 의원들마저 반대세력에 동조해 이미 30%나 진척된 국책사업을 지체시키면 어느 정권인들 일을 제대로 하겠는가. 여야 합의 등에 문제가 있으면 의사당에서 따지면 될 일이다. 굳이 현장에 의원들이 우르르 찾아가 공사 중단을 공공연히 주장하면 갈등만 더 키울 뿐이다. 이제는 소모적 논란을 끝내고 군항과 관광미항을 만드는 데 정파와 이념을 넘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정부도 국회의 협조를 얻어 예산을 차질없이 집행해야 한다. 제주도와 협의해 지역 발전을 더 고민하고, 반대 주민을 다독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 경호실 15년만에 장관급으로… “권위주의 시대 회귀” 비판

    경호실 15년만에 장관급으로… “권위주의 시대 회귀” 비판

    청와대 경호실이 15년 만에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된다. 과거 권력자의 지근거리에서 무소불위를 휘둘렀던 경호실에 대한 국민적 비판 때문에 지속적으로 역할과 규모를 축소해 오다가 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확대 개편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밝힌 ‘작은 청와대 구상’이 뒷걸음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21일 1차 청와대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현재 청와대의 6개 기획관을 모두 없애 ‘2실 9수석비서관’ 체제로 축소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이번에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경호실장을 모두 장관급으로 격상시켜 ‘큰 청와대’의 골격을 최종 완성했다. 경호실장의 장관급 격상은 권위주의 시대 체제의 회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권위주의 시대 체제에서는 경호실장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김영삼 정부 때까지 장관급으로 운영되던 경호실은 김대중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는 차관급을 경호실장으로 임명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경호실과 대통령 비서실을 대통령실로 통합하고 차관급으로 운영했다. 경호실의 ‘월권’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인수위는 경호처의 승격 배경으로 독립성 확보와 과중한 업무부담 완화, 사기 진작 등을 꼽았다.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25일 청와대 경호처 승격에 대해 “경호처는 상당히 독립성이 있고 경호처의 업무 과중에 대한 요구 사항을 당선인이 수용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다만 경호실 인력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박 당선인이 특임장관을 없애고 청와대 기능과 권한을 축소한다고 해 놓고, 경호처장을 장관급인 실장으로 격상시킨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호실 기능이 비대화될 뿐 아니라 경호실과 경찰청이 수직적인 관계가 돼 무소불위의 경호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수위 측은 “경호실은 대통령의 경호, 경찰은 국민의 치안을 담당하기 때문에 분명히 역할이 다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조직개편안은 2인자를 두지 않는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서실장 등에게 과도한 권력을 몰아주지 않고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경호실장 등 3명의 장관급들에게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맡겼다는 것이다. 반면 현재 청와대 내 장관급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것은 1차 청와대 조직개편 때 밝혔던 슬림화·간결화 기조에 어긋난다. 장관급 아래 보좌진이 필요해 인원이 늘어나고 조직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안전엔 동의… 식품산업 발전엔 회의적”

    전문가들은 식품안전을 공약으로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방향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식품·수산 분야가 분리되는 것은 규제 위주 정책의 강화를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향후 ‘처’로 승격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생산에서 유통, 소비까지 복잡하게 얽힌 식품 정책을 원활하게 조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도 나타났다. 김용휘 세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식품안전에 대한 통일적·효과적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이번 조직개편을 평가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식약처는 규제와 안전 위주의 정책을 펼칠 텐데, 식품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농업과 수산업이 1차산업이라면 식품은 2차, 3차 산업인데, 이에 대한 정책이 없다”고 밝혔다. 또 과거 참여정부에서 추진됐던 식품안전처와 달리 의약품 안전 정책이 분리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식약청은 약대 출신 등 약학전문가들이 전통적으로 힘을 가진 조직”이라고 말했다.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도 식품안전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찬성했다. 하지만 식약청의 ‘처’ 승격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식약청은 식품 생산 단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실무적 경험이 없다”면서 “자칫 비전문가들이 행정적인 논리로 식품안전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정책은 정책적 측면과 정치적 측면 등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면서 “식약청은 식품안전과 위험 등의 문제를 평가·진단할 수는 있어도 전체적으로 관리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식약처의 대안으로 ‘국가식품위원회’와 같은 위원회 형태를 제시했다. 그는 “전체를 총괄하는 기능은 필요하다”면서 “각 부처가 현재의 역할을 하도록 놔두고 정치적 관점에서 진흥과 안전을 조율할 수 있는 위원회를 총리실 산하에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농업 정책이 소홀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송종태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농업과 식품을 합쳐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방향을 갖고 있었지만, 새 정부의 방향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차산업의 중요성이 기본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식량안보 문제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인사 공정성에 초점 위원간 협의체 성격

    21일 발표된 청와대 조직 개편안에 따라 신설되는 인사위원회는 인사의 공정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탕평, 공정 인사의 실현을 위해서는 인사 시스템의 대혁신이 필요하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청와대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인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분과 간사도 “청와대 인사위가 설치됨으로써 대통령 인사는 지금보다 훨씬 더 공정성이 담보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인사를 위해 공식적인 위원회를 둔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간사는 “대통령이 가진 인사권에 있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게 기본 시각”이라며 “인사위는 철저하게 청와대 내에서 이뤄지는 비서실 업무”라고 설명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 때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현 정부는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추천회의를 둬 인사수석이 후보군을 추천하면 추천회의의 협의 과정을 거쳐 2~3배수로 압축한 뒤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에 대해 유 간사는 “참여정부 때는 인사수석 밑에 비서관, 행정관이 있는 위계적인 구조였다”면서 “반면 이번 인사위원회는 위원장과 위원이 있는 합의체, 협의체적 성격을 지녀 당시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인사위 구성에 대해서는 “인사위 위원을 누구로 구성할지가 공개되면 인사 문제를 사회적으로 더 어렵게 만들 소지가 있어 내부 구성을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현재 수석 가운데 관계되는 분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에서 만들어진 각종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대부분 사라질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기존의 지역발전위원회를 개선, 발전시키는 것 외에 기타 위원회 조직은 ‘폐지’가 원칙”이라고 밝혔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미래기획위원회, 국가브랜드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등 이명박 정부에서 만들어진 20개 위원회는 대부분 폐지될 전망이다. 반면 인수위의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는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 신설된다. 현재 지역발전위원회도 현재의 기능을 개선, 발전시키기로 했다. 박 당선인이 복지 분야 컨트롤 타워로 제시한 사회보장위원회는 국무총리 산하 신설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방송통신위원회도 행정위원회이기 때문에 존치된다고 설명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대통령 권력 분산·정책집행 효율화 기대”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청와대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 큰 틀에서 후한 점수를 줬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고 정책 집행은 좀 더 효율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 향후 국정을 운영하며 발생할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 정교하게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그동안 각부 장관과 공무원들이 청와대와 총리실 양쪽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불만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청와대 조직 개편을 통해 대통령은 국정 과제에 더욱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순 시사평론가도 “이번 개편은 ‘작은 청와대’를 지향하는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며 “비서실장을 정점으로 한 단일 수직 체계를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정책실 폐지는 부처에 책임을 맡기겠다는 의미”라며 “국정기획수석과 미래전략수석의 부활 및 신설은 국정 전반은 청와대가 맡고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가안보실 신설은 참여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부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외교안보정책의 일관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 교수는 청와대에 정무 기능이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임장관이 폐지되고 정무수석이 그대로 존치됐기 때문에 정무 기능이 청와대에 집중될 수 있고 당·청 관계도 청와대에 종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도 “대국회 관계 등 청와대의 정무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국정 운영자들 간에 세부적인 권한 조정이 없다면 혼선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교수는 “청와대가 행정부를 사전·사후 점검하고 각 부처에 새로운 국정 의제를 전하는 과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 때문에 청와대 수석들도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청와대 수석들의 권한이 국무총리, 장관과 중첩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으면 결국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를 놓고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청와대 조직이 확대와 축소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최종적인 평가는 정권이 출범한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황 시사평론가는 “이번 조직 개편의 단점은 향후 조직 확대 개편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도 “청와대의 슬림화 여부는 역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부서 숫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를 유보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열린세상] 박근혜 당선인, 성공한 대통령 되려면/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 당선인, 성공한 대통령 되려면/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팍타 순트 세르반다(pacta sunt servanda)!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라틴어 법률 격언이다. 신의성실의 원칙(bona fide)의 터전이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이 있지만, 국민들이 약속이나 사회질서를 잘 지키는 것은 핵심 가운데 핵심이다. 민주법치주의는 약속을 지키기로 하고 체결한 사회계약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명한 경제 사학자들도 약속을 유인책으로 여기는 중국은 국민성의 한계로 높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초일류 선진국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렇듯 약속은 소중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그 어떤 정치인보다도 약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통령 당선 후에도 국민께 드린 공약을 잘 지켜서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다. 그렇다면 선거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일까? 약속은 거울의 법칙(Mirror Image Rule)에 따라서 청약자와 승낙자 사이에 한 치도 어긋남이 없는 의사의 합치이다. 반면에 선거공약은 유권자에게 자신의 미래 비전을 개괄적으로 제시한 일방적인 의사표시일 뿐이다. 인류에게 자유와 이성의 소중함을 알려준 이마누엘 칸트의 도덕법칙을 배우는 시간에 논의되는 사례이다. 대통령이 진실을 말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아주 커다란 고통을 가져온다. 예컨대 국가재정이 거덜났다거나, 어제 동맹국이 우리에 대한 지지를 포기했다거나…. 그럴 경우 거짓말을 하거나 침묵하는 기만이 국민 대다수의 고통을 회피할 수 있는 길임에도, 그래도 대통령은 국민에게 진실만을 말해야 할까? 선거공약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주권자에 대한 도리로 소중하다. 하지만 공약 이행에만 집착하고, 신뢰의 상징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순간에 대통령으로서는 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단순한 국내정치를 상대하던 국회의원 신분과는 달리, 청와대에 입성하여 글로벌 무한경쟁 환경에 대한 정보보고를 듣고 복잡한 대외관계에 맞닥뜨리는 순간, 공약 집착만으로는 대한민국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불가피한 경우에는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또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음을 납득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도 사정변경의 원칙에 의해서 변동될 수 있음을 이해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국정지표를 참여정부라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대한민국을 지역, 구획(강남, 강북), 세대, 빈부 등으로 더욱 분열시켜 그 약속은 지키지도 않았다. 국민들은 그분이 평범한 필부와 같이 내뱉는 투정 섞인 말투에 현혹되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을 기억도 못한다. 이명박 현 대통령은 선거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대외적인 실적과 경제 살리기로 만회하면 국민들이 알아서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하고 소통에 소홀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극명한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는 ’박근혜 대통령’ 시대의 성공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대통령이 신뢰를 주는 것은 소중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최고통수권자로서의 지도력이다. 지도력은 변화를 읽는 선견력, 넓은 도량과 사회통합능력, 새로운 추세나 외부충격을 해석하는 세계관,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깊은 인식능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변신과 적응력 등이다. 오늘날 한반도는 물론이고 우리 기업과 국민이 진출한 전 세계에는 대한민국을 향한 협박이 소위 초국가적 안보위협세력이라는 이름으로 지천에 널려 있다. 대통령은 국내적으로는 치안질서를 확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경쟁세력으로부터 국가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책무이다. 이를 위해 단순한 과거의 경험자가 아니라 그 분야를 충분히 연구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서 현재의 매우 비효율적인 수사체계와 정보체계를 통합적으로 재편, 국가안보 체계를 혁신하는 것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대통령이 행복해지는 것이 바로 국민 행복의 길이다!
  • [박근혜 정부 조직 개편] 작은 정부·큰 정부 왕복… 조직 계속 불어

    [박근혜 정부 조직 개편] 작은 정부·큰 정부 왕복… 조직 계속 불어

    ‘11부4처(1948년 초대 정부)→…→2원14부5처14청(문민정부)→18부4처16청(국민의 정부)→18부4처18청(참여정부)→15부2처18청(MB정부)→17부3처17청(박근혜정부). 정부조직 개편사는 큰 정부와 작은 정부 사이를 오가면서 사실상 몸집을 키운 역사다. 나라가 커지면서 공공분야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철학과 입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지만,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한 번 불린 몸집은 쉽사리 줄이기 어려운 탓이다. 권위주의적이었던 3공화국, 5공화국 시절은 개발독재를 꾀한 국가주도형 정부조직이었다. 1993년 2월 출범한 김영삼 정부가 ‘작은 정부’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문화부와 체육청소년부를 문화체육부로, 상공부와 동력자원부를 상공자원부로 각각 통합했다. 1년 남짓 뒤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재정경제원으로 합쳐 ‘모피아’라는 공룡 경제부처를 낳았다. 체신부는 정보통신부로 변경됐고, 환경처는 환경부로 격상됐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18부4처16청 조직을 남겼다. 재정경제원을 재정경제부로 바꾸고, 기획예산처를 신설해 정부개혁 및 규제개혁 역할을 맡겼다. 외무부에 통상교섭본부를 신설해 외교통상부로 변경했으며, 내무부와 총무처를 통합해 행정자치부를 만들었다. 중앙인사위원회·해양수산부·여성부는 국민의 정부에서 처음 태어났다. 정부조직에서 기능을 중시했던 노무현 정부는 18부4처18청 조직을 차기 정부에 넘겨줬다. 소방방재청·방위사업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이때 탄생했다. ‘작고 유능한 정부’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는 일단 여러 부처를 통폐합했다. 15부2처18청을 만들기 위해 경제·교육·과학기술 부총리제를 폐지했고,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기획재정부로 통합했으며,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를 각각 없앴다. 과학기술 정책을 교육에 결합해 교육과학기술부로 바꿨다.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를 합쳐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들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19) 국토해양부

    [공직 파워우먼] (19) 국토해양부

    국토해양부는 건설·교통·해양 업무를 다루는 매머드 부처지만 다른 부처에 비해 여성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특히 4급 이상 여성 간부는 14명으로 전체 4급 이상 공무원(452명)의 3%에 불과하다. 여성 공무원이 적은 것은 부처 색깔이 딱딱한 데다 기술직이 많아 여성 공무원들이 기피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성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으로 풀어야 할 정책도 많다는 점에서 여성 공무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여성 공무원 중 고위 공무원단에 속한 이는 김진숙 항만정책관과 이화순 기술안전정책관뿐이다. 이 국장은 경기도와의 인사 교류 차원에서 국토부에 진입했기 때문에 국토부 출신 고위 공무원은 김 국장이 유일하다. 김 국장은 국토부는 물론 전 부처 기술직 여성 공무원들의 대모(代母) 역할을 하고 있다. 김 국장 인사에는 늘 ‘최초’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국토부 최초 여성 고시(기술고시 23회) 합격자, 최초 여성 서기관·과장·국장 승진 타이틀을 달고 있다. 전공(인하대 건축학과)을 살려 주로 건설 기술·안전 분야를 다뤘다. 김 국장의 능력은 국토부 직원 모두가 인정한다. 권도엽 장관도 “건설교통 업무와 해양 업무의 유기적 화합을 위해 유능한 공무원을 골라 항만정책관에 앉힌 것”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다. 그의 능력은 부임하자마자 발휘됐다. 기획·조정 능력을 발휘해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던 부산 북항 재개발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세대 우먼 파워 주자로는 김효정(행시 44회) 주거복지기획과장과 미국 교육 훈련 중인 김혜정(행시 42회) 서기관, 이정희(행시 44회) 부동산산업과 서기관 등이 꼽힌다. 김 과장은 각 국장이 탐내는 ‘똑순이’ 과장. 주택정책과 사무관 시절 수시로 쏟아진 부동산 투기 대책 브리핑이 끝나고 나면 기자들이 단골로 찾았던 실무자 가운데 한 명이다. 복잡한 각종 대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문답으로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때 주택업무 전반에 걸쳐 발휘했던 전문성을 인정받아 주거복지기획과장에 올랐다. 김 서기관은 주로 해양수산 업무를 다뤘다. 국외 훈련 직전 부산항만청에서 선원해사안전과장 보직을 맡았다. 국토부에 ‘여풍’(女風)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03년 행시 45회 출신이 들어오면서부터다. 이소영 총리실 세종시지원단 이주지원과장(파견) 등 6명이 그들이다. 김인경 해운정책과 서기관은 46회 선발 주자로 꼽힌다. 국토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신입 사무관의 절반 정도가 여성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 행정도시 이전 확정 이후 세종시 근무를 기피하면서 인기가 사그라졌다. 최근에는 신입 여성 사무관 4~5명이 들어와 전체 신입 사무관의 20% 안팎을 차지한다. 비고시 출신으로는 김옥희 고객만족센터장, 라영순 수도권정책과 서기관, 김월선 정보화통계담당관실 서기관이 있다. 김 과장은 운영지원과와 홍보담당관실을 거쳤다. 세종시에 새로 마련된 고객만족센터를 편안하고 아늑하게 꾸민 주인공이다. 라 서기관은 빈틈없는 업무 처리와 부드러운 대인 관계로 여성 공무원의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뉴스&분석] 朴, 안보·中企 살리기 ‘국정 우선순위’로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오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정부 부처의 첫 업무보고 대상으로 국방부와 중소기업청을 택했다. 업무보고의 순서는 새 정부의 철학을 드러내거나 시급한 현안을 파악해야 하는 부처별로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방부가 첫 보고 부처로 낙점된 것은 최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제3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불확실한 한반도 안보 상황을 먼저 챙기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뜻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5년 전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는 참여정부와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첫날 업무보고 대상으로 교육부를 찍었다. ‘이해찬 세대’를 만든 참여정부의 교육 정책을 뒤집겠다는 상징적 의미의 퍼포먼스였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8일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정부 업무보고는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경제와 비경제 분과위로 나눠 주말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목표를 국민에게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짰다”고 말했다. 특히 중기청이 첫날 업무보고 대상으로 선택된 것은 과거 인수위에선 없었던 일이다. 그만큼 중소기업 살리기에 대한 박 당선인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박 당선인은 18대 대선 이후 경제 5단체 중 가장 먼저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가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며 ‘중소기업 프렌들리’를 천명했다. 인수위 첫 번째 전체회의에서도 “중소기업을 살리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중소기업중앙회 분들이 계속하는 이야기가 이런저런 정책보다 손톱 끝에 박힌 가시 하나를 빼 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전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기업 규제 완화의 상징으로 ‘전봇대’를 언급했다면,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 살리기의 일환으로 ‘손톱 끝에 박힌 가시’를 말한 셈이다. 이른바 ‘근혜노믹스’의 뼈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이 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박 당선인의 의지가 중소기업 육성에 쏠리면서 인수위 내에서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들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가는 제도적인 것을 점검해 실제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수위는 효율적인 업무보고를 진행하기 위해 7대 업무보고 지침을 마련했다. 7대 지침으로는 부처 일반 현황과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한 평가, 주요 현안 정책, 당선인 공약 이행 세부계획, 예산절감 추진 계획, 산하 공공기관 합리화 계획,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 계획 등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법무부, 검찰총장 추천위 가동… 朴당선인 측과 교감 이뤄진 듯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3일 한상대 전 총장의 사퇴로 공석인 검찰총장 인선에 나섰다. 법무부는 7일 신임 검찰총장 인선을 위한 ‘검찰총장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구성, 8일부터 총장 후보자를 천거받는다고 밝혔다. 검찰총장 후보자 추천위는 검찰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1년 9월 개정 시행된 검찰청법에 따라 도입됐으며 지난해 10월 국무회의에서 운영 규정이 마련됐다. 위원장에는 참여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성진(72) 전 국민대 총장이 위촉됐다. 정 위원장은 위원회의 비당연직 위원(검사장급 이상 검찰 경력자 1명 및 변호사 자격이 없는 각계 전문가 3명) 자격으로 위원회에 참여한다. 정 위원장 외에 비당연직 위원으로는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과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신성호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위촉됐다. 천거 기간은 8일부터 14일까지이며, 피천거자는 법조 경력 15년 이상이어야 한다. 추천위는 심사 대상자의 적격 여부를 판단해 검찰총장 후보자로 3명 이상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장관은 추천 내용을 존중해 대통령에게 총장 후보자를 임명제청한다. 법령 상 임명제청 후보자 수에 대한 제한은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천거 기간이 1주일 필요하고 검증 기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추천위 첫 회의는 빨라도 이달 말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검찰총장 추천위 구성 및 향후 절차 진행과 관련해서는 박근혜 당선인 측과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검찰총장은 추천위의 추천 및 심사 기간 등을 고려할 때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총장 후보군으로는 지난해 12월 취임해 ‘검란’(檢亂)사태를 수습 중인 김진태(60·사법연수원 14기) 대검 차장과 채동욱(53·14기) 서울고검장, 김홍일(56·15기) 부산고검장, 소병철(54·15기) 대구고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MB정부 대북 지원금 16억 8000만달러

    이명박 정부 들어 5년간 대북 지원 및 경협 규모가 노무현 정부에 비해 38%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특히 ‘퍼주기’로 무마했던 과거 정권과 달리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선의에 의존하는 ‘굴욕적 평화’에서 한반도 평화 결정권과 남북관계 주도권을 회복하며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추진했다고 자평했다. 청와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명박 정부 국정성과’를 7개 분야에서 40대 과제로 선정, 발표했다. 청와대는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성과로 꼽으며 참여정부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데 안보정책의 역점을 두고 현금 15억 7000만 달러를 포함해 모두 44억 7000만 달러 상당의 대북지원을 제공했지만, 북한은 1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40차례나 침범해 무조건적인 대북지원이 북한의 도발을 막는 데 무용함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현금 9억 7000만 달러를 포함해 5년간 참여정부의 38%에 불과한 16억 800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지만 현 정권에서 벌어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 발사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 분양가 상한제 폐지·취득세 감면 카드로 거래 살린다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살릴 대책이 나올까.’ ‘민생 정부’의 첫 출발은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지 않고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등의 민생 관련 대책들이 땜질 처방에 그칠 공산이 큰 데다 부동산 경기가 건설 등 내수경기 활성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 당선인의 대선 공약으로 올 1월부터 적용하기로 한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이 불발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긴급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과감한 부동산 대책 카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당선인의 부동산 관련 대선 공약이 주로 ‘연명 대책’에 불과해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타개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해 1월 임시 국회를 열어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거론되는 대책으로는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투기 대책의 하나로 마련된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꼽힌다. 박 당선인도 대선을 앞두고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이 뛸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며 민간 주택의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민주통합당이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박 당선인과 여당의 정치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현재 ‘분양가 자율화’ 관련 법안은 국회 국토해양위에 계류되어 있어 여야 합의만 이뤄지면 새 정부 출범 전에도 가능해 보인다. 건축물 연면적을 대지 면적으로 나눈 비율인 ‘용적률’ 완화 대책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워낙 커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지만 비상 상황임을 감안하면 법 테두리 안에서 자율성 부여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3일 “1~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용적률이 각각 최대 200%, 250%, 300%에 이르지만 지자체에 따라 실제 적용이 이보다 50%씩 낮고, 특히 서울시는 평균 70%가량 낮게 인가한다”면서 “지자체가 이해 관계가 큰 용적률을 편의주의적으로 적용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수요자 측면에서 보호 장치를 연구하고 있다”면서 “지자체 도시계획위원회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지자체와 수요자가 대등한 자격으로 협의할 수 있는 틀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득세 감면 혜택 연장도 1~2월 에 소급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월 임시국회를 열어 취득세 감면 연장의 적용 시점을 소급 적용하면 부동산 시장에 혼란은 없을 것”이라면서 곧 입법화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취득세율은 원래 주택 가격과 관계 없이 4%였지만 정부는 지난해 9~12월 한시적으로 9억원 이하 주택의 취득세는 주택 가격의 1%, 9억∼12억원 2%, 12억원을 초과할 때 3% 등으로 취득세율 감면 혜택을 줬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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