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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정윤회게이트” 정국 블랙홀 조짐

    野 “정윤회게이트” 정국 블랙홀 조짐

    정윤회(59)씨를 비롯한 현 정권 공식·비선라인의 국정 개입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살아 있는 숨은 권력’의 국정 농단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메가톤급 후폭풍이 온 나라를 뒤흔들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윤회 게이트’로 명명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여권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단 1일부터 시작될 검찰 수사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을 비롯해 문건에 등장하는 인사들의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수사하면서 그들의 국정 개입 및 권력 암투 사실관계 등도 자연스럽게 ‘진실규명 리스트’에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수사의뢰한 문건의 유출 경위 등도 명백히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문건 작성 및 유출자로 지목된 박모(48) 경정은 3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문건에 (내) 이름도 없는데 왜 자꾸 물어보느냐. 청와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면 될 것 아니냐”며 전면 부인하는 등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일단 공은 검찰로 넘어갔지만 수사 결과와는 무관하게 앞으로 상당기간 이 문제는 뜨거운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의 한정애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씨와 ‘문고리 권력’ 3인방 등 이른바 십상시의 국정개입 농단에 대해 박 대통령은 내일(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분명한 입장과 엄정한 처벌 대책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진실 규명의 열쇠는 이제 사법당국에 맡겨지게 됐다”면서 “야당은 정치적인 공세에서 벗어나 인내심을 갖고 수사 결과를 기다려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 박범계 의원을 단장으로 ‘비선실세 국정농단 조사단’을 출범시킨 새정치연합은 조만간 국정조사 실시 및 특별검사 도입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 권력지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청와대의 공직기강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비선라인의 국정농단 의혹에 휩싸인 박 대통령과 여권의 선택도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소문에 이어 ‘활화산’ 같은 문건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무작정 부인만 하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문민정부 시절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 DJ 정부 시절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 참여정부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핵심 측근 인사들, MB 정부 시절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영포회’ 등의 국정농단 의혹이 결국 사실로 드러나면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임박 “사자방 국조 빅딜설 무엇?”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임박 “사자방 국조 빅딜설 무엇?”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임박 “사자방 국조 빅딜설 무엇?” 새누리당은 1일 이번 정기국회가 끝난 뒤 가동될 여야 당대표·원내대표 연석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과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비리’ 국정조사 문제를 연계해 처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2일) 예정대로 예산안이 통과된다면 공무원연금 개혁문제가 여야 대표·원내대표 ‘2+2(연석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면서 “야당이 주장하는 이른바 사자방 국조에 대한 문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각에서 여야간 공무원연금 개혁과 ‘사자방 국조’ 빅딜설이 계속 제기되는 데 대해 “정치라는 게 딜 아닌가”라며 여야가 주고받기식으로 현안을 처리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처럼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과 사자방 국조 빅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여권이 역점을 두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조속히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야당인 새정치연합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국회 주도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야당의 참여와 협조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이 여당의 공무원연금개혁 추진을 ‘잘한 일’이라고 호평한 데 대해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에 대해 여야가 한 마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새정치연합은 하루빨리 대안을 마련해서 논의에 적극 참여해 주시길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 시절 마련했던 공무원연금개혁안과 현재 새누리당 개혁안이 상당부분 유사하다고 언급하며 “여야를 초월해서 지금까지 무려 20년간 미뤄온 공무원연금 개혁을 제대로 꼭 이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이들 현안의 연계 처리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부정적 기류가 강했던 여당이 최근 청와대의 ‘정윤회 동향보고’ 문건 보도로 시작된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이 확산하는 시점에 연계 처리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앞서 여야는 지난달 28일 예산안 처리 등에 대해 합의하면서 “이른바 사자방 국정조사, 공무원연금 개혁, 정치개혁특위의 구성과 운영에 대한 사안은 2014년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된 직후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연석회의에서 협의를 시작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잠수함 ‘장보고 III’, 유령이 될 수 있을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잠수함 ‘장보고 III’, 유령이 될 수 있을까?

    『유령이 침몰하는 것은 저 어뢰 때문이 아니야. 스스로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우리 자신 때문이야. 강하지 않으면 짓밟히며 살아갈 수밖에 없어. 오래전 일도 아니야. 우리의 역사가 온갖 굴욕을 버티며 살아온 것이.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나? 하루아침에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 언제까지 이렇게 치욕스럽게 살아갈 건가?』 지난 1999년 개봉해 이듬해 대종상영화제를 휩쓸었던 최민수・정우성 주연의 ‘유령’이라는 영화에서 침몰 직전 핵잠수함 부함장 최민수의 마지막 대사다. 영화에서 한국은 러시아로부터 경협차관 현물상환으로 구소련이 만들었던 최강의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인 바라쿠다(Project 945 Barracuda, NATO Code : Sierra) 잠수함을 극비리에 넘겨받지만, 이 잠수함의 존재를 눈치 챈 미국과 일본의 압력으로 인해 정부가 잠수함 함장에게 수중에서 자폭할 것을 명령하고, 이에 반항한 부함장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해 일본 잠수함에게 격침당한다는 내용이다. ▲핵잠수함이 얼마나 강력하기에 영화 속 부함장 ‘202’의 마지막 절규처럼 핵잠수함은 동북아시아 주변 강대국들 틈바구니 속에서 약자로 살아가는 한국에게 있어 주변국을 긴장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비대칭 전력 가운데 하나이지만, 이 때문에 주변 강대국들이 눈에 불을 켜고 한국을 감시하며 보유를 저지하고 있는 무기체계이기도 하다. 과거 참여정부는 지난 2003년 극비리에 원자력 잠수함 개발을 위한 사업단을 조직했지만, 이듬해 1월 모 일간지 기자가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던 사업 진행 상황 전반을 “中 ・日등 반발예상”이라는 부제를 달아 대서특필하면서 사업단은 해체됐고 이후 국방부는 ‘해프닝’이라며 진화를 시도했다. 기무사가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교롭게도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미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보도가 나갈때쯤 워싱턴에 가 있었다. 당시 사업이 좌초된 것이 미국정부가 의도한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그만큼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를 주변국이 얼마나 껄끄럽게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은 가능하다. 이러한 국제정치적 문제, 예산 문제와 기술력 부족 등 여러 요인 때문에 한국은 오래 전부터 꿈꾸던 원자력 잠수함을 손에 넣을 수 없었다. 원자력 잠수함은 사실상 ‘강대국의 전유물’이다. 공식적인 핵보유국인 UN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러시아로부터 ‘리스’한 잠수함을 가지고 있는 인도가 유일한 보유국이기 때문이다. 오직 강대국들만 보유가 가능한 것은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는데 있어 기술적 난이도가 워낙 높고 건조 비용도 천문학적인 이유도 있지만, 국제사회의 통제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원자력 잠수함은 말 그대로 동력기관으로 내연기관이 아닌 원자로를 사용하는 잠수함을 통칭하는 용어다.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공격용 잠수함을 공격원잠(SSN), 여기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탑재하면 전략원잠(SSBN), 토마호크와 같은 순항 미사일을 탑재하면 순항미사일원잠(SSGN)으로 부른다. 동력을 원자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별도의 연료를 탑재할 필요가 없고, 보급품과 무장, 승조원들의 체력 여유만 있다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잠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적으로부터 들킬 위험도 적다. 내부 공간의 여유가 있어 디젤 잠수함보다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고, 출력도 좋아 수중에서 더 빠른 속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디젤 잠수함이나 수상함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지속 잠항능력이 우수하고 무장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은 곧 원자력 잠수함 1척만으로도 적국의 주요 항로를 봉쇄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중에 매복하면서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가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잠수함을 잡아내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동북아시아 주변 바다는 잠수함이 활동하기에는 최적이면서 반대로 잠수함을 찾아내기에는 최악의 조건을 가진 것으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곳이기 때문에 각국은 경쟁적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내놓고 있고,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 획득 시도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자력 잠수함의 이러한 위협을 잘 알고 있는 일본은 냉전시절 소련 태평양함대의 원자력 잠수함으로부터 자국의 해상교통로를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잠수함 작전에 특화된 4개의 호위대군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평양으로 나가는 3대 해협(소야・쓰가루・대한)에 소련 잠수함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온 힘을 다했다. 소련 잠수함이 태평양으로 나오면 언제 어디서 해상교통로 차단을 당할지 모르고, 최악의 경우 핵심 동맹국 미국 본토 깊숙한 곳까지 SLBM 공격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이 없더라도 장기간 잠항이 가능한 원자력 잠수함이 도쿄만 인근이나 상하이 앞바다 수중에서 도쿄나 상하이 시내를 향해 잠대지 순항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가정해보자. 발사부터 명중까지 5분 이내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무리 중국과 일본이라도 불과 수km에 불과한 거리에서 발사된 순항 미사일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화 ‘유령’ 속 202의 절규처럼 원자력 잠수함은 유사시 주변국의 손발을 묶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보고-III, 유령을 향하여! 지난 27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3,0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III 건조를 위한 강재 절단식(Steel Cutting Ceremony)이 있었다. 장보고-III 사업은 지난 2005년 장기소요로 결정된 뒤 2007년 본격적인 체계개발에 착수해 6년에 걸쳐 설계 작업이 진행되었고, 최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산학연 및 군 전문가 150여 명으로 구성된 TF가 상세설계검토(CDR : Critical Design Review)를 통해 장보고-III의 설계 완성도가 실제 건조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방위사업청과 체결한 장보고-III 배치(Batch)-I 2척의 건조 계약 규모는 1조 6,700억 원이다. 일본의 소류(そうりゅう・4,200톤급)가 585억 엔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덩치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자 개발되는 중형 잠수함이며, 전략적 임무 수행을 위한 다양한 기능이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정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장보고-III의 성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현재 알려진 성능대로라면 동급 잠수함 중에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장보고-III의 설계상 수중배수량은 3,000톤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일본의 소류급이나 호주의 콜린스(Collins)보다 작지만, 성능은 대단히 강력하다. 고성능 연료전지를 이용한 AIP(Air-Independent Propulsion) 체계를 적용해 수중에서 최대 3주 이상 작전할 수 있고, 기존의 장보고급이나 손원일급보다 더 깊이 잠수할 수 있다. 선체 중앙에 6기의 수직발사관을 탑재해 사거리 1,500km에 달하는 천룡 함대지 순항 미사일이나 현재 개발 중인 초음속 대함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함수의 533mm 어뢰발사관을 통해 잠대함 미사일이나 어뢰 등도 운용할 수 있어 무장 능력은 소류급이나 콜린스급보다 대단히 뛰어나다. 강력한 무장능력만큼 주목할 만한 부분은 향후 개량사업을 통해 추진기관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는 원자로는 이미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되어 있다.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담수화 및 중소형도시 발전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소형 원자로인 SMART-P 원자로는 그 태생 자체가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용 원자로 제작사인 OKBM에 있다. 열출력이 65MwT수준이기 때문에 영국의 HMS 발리언트(Valiant, 4,200톤, 70MwT), 인도의 아리한트(INS Arihant, 6,000톤, 85MwT)와 비슷하며, 미국의 로스 엔젤리스(USS Los Angeles, 6,000톤급, 120MwT)의 절반 수준으로 3,000톤급 수준인 장보고-III의 추진기관으로 적합하다. 다만 사용되는 핵연료의 농축도가 20% 미만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보다 핵연료 교체 주기가 짧겠지만, 이러한 원자로를 장보고-III 개량형의 동력으로 삼을 경우 기존의 디젤 잠수함보다 압도적인 지속 잠항능력을 가질 수 있어 한국해군의 수중작전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 주변국의 해군력 군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2020년대 중반 이후 한국해군의 순항 미사일 탑재 원자력 잠수함의 존재는 주변국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해군은 오는 2030년까지 장보고-III 잠수함 9척을 배치할 계획이니 이 가운데 일부라도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건조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공직 파워 열전] 외교부 다자·경제외교조정관

    [공직 파워 열전] 외교부 다자·경제외교조정관

    외교부 본부 내 고위직을 의미하는 ‘G7’ 중에서도 다자외교조정관과 경제외교조정관은 유엔 등 다자 외교와 경제 실무를 총괄하는 차관보급 핵심 보직으로 꼽힌다. 다자외교조정관은 유엔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한국 외교와 군축 문제, 다자 안보 체계를 다루는 다자 외교의 실무 사령탑이다. 역대 다자외교조정관 상당수가 ‘다자외교의 꽃’으로 꼽히는 외교부 유엔 과장이나 국제기구국장을 거쳐 유엔 주재 유엔대표부 대사에 중용된 유엔 전문가들이다. 유엔 대사를 지낸 최영진 전 주미대사와 박인국 대사, 현 오준 유엔 대사 모두 다자외교조정관 출신으로 양자와 다자 외교에 탁월한 능력을 드러냈다. 특히 다자 외교의 경우 출중한 영어 실력과 유엔 무대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국제회의 주재 능력이 중시된다. 다자외교조정관으로는 초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주영국대사 등을 지낸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비서관이 눈에 띈다. 부산대 불어과 출신으로 외교부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입지전적인 외교관으로 평가받지만 능통한 영어 구사로 다자 외교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인 인물로 꼽힌다. 조현 주오스트리아 대사도 지난해 2월 현 정부 출범 후 2차관 물망에 오르는 등 인사 때마다 주목받았다. 합리적이면서 업무 효율성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후배 외교관의 신망이 두텁다. 오준 현 유엔 대사는 국제기구정책관과 주유엔 대표부 차석 대사 등 유엔 외교의 코스를 밟아온 실력파 외교관이다. 신동익 현 조정관은 친화력이 뛰어난 다자통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계보로 평가된다. 주유엔 차석대사를 역임한 후 본부의 다자조정관으로 중용됐다. 지난해 2월 통상 기능이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된 후 경제외교조정관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과 같은 다자 경제 외교와 양자 경제 협력과 에너지, 환경 문제 등 외교부 내 경제 현안의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로 위상이 굳어졌다. 역대 경제외교조정관 상당수가 통상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 출신들이 맡았다. 이시형 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대사는 통상교섭조정관(현 경제외교조정관)을 지낸 대표적 통상 전문가다. 그는 한덕수 전 총리, 권오규 전 재정경제부 장관,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 등 고위 경제 관료 출신 자리로 인식돼 온 OECD 대사에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처음 임명됐다. 조태열 현 외교부 2차관과 최고참 외교관 중에서 격조 있는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안호영 현 주미대사도 경제외교조정관 출신이다. 원래 외교부 내 통상 라인의 좌장인 안 대사는 참여정부 당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눈 밖에 나 고려대 겸임교수로 ‘유배’를 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를 담당하는 외교부 1차관으로 부활했고, 현 정부 초대 주미대사로 발탁되는 등 직업 외교관의 실력을 발휘한 사례로 평가된다. 지역통상국장을 거쳐 경제 외교에 밝은 안총기 현 조정관은 주미참사관과 상하이 총영사를 지내 대미·대중 업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씨줄날줄] 창문세 & 버핏세/구본영 논설고문

    가을이 깊어 가는 요즘 중앙정부와 지자체, 교육감들이 벌이는 ‘삼각 핑퐁게임’이 한창이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이란 ‘보편적 복지’의 재원 부담이 주 이슈다. 어제 노란 은행잎으로 뒤덮인 서울시의회 앞 대로변에서 이를 실감했다. “대통령 공약 보육비 5400억원 지출 초중고교 교육재정 파탄난다”는 새정치민주연합 명의의 현수막 구호를 보면서다. 어찌 보면 이런 사태는 올 것이 온 형국이다. 2010년 새정치연합의 전신 민주당이 교육감 선거에서 무상급식 공약으로 재미를 보고, 이에 놀란 현 여당이 이후 각종 선거에서 무상보육 카드로 맞불을 놓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란 점에서다. 보편적 복지를 마다할 사람은 없지만, 이를 감당할 재원도 결국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염출해야 한다. 여야가 이를 몰랐을 리는 만무하다. 다만 유권자의 ‘눔프 심리’를 의식해 애써 외면한 결과일 뿐이다. 여기서 눔프(Not Out Of My Pocket)란 복지 확대를 바라면서도 이에 필요한 비용은 부담하지 않으려는 현상을 가리킨다.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이 엊그제 복지 재원 충당용 증세론을 제기했다. 종전보다는 솔직한 태도다. 하지만 중산층을 포함한 국민의 조세저항을 각오하고 ‘보편적 증세’를 본격 논의하자는 건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소위 ‘부자 증세’만으론 현 수준의 보편적 복지 공약을 이행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인데도 말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말부터 부분적으론 고소득층과 대기업 등에 대한 증세가 이뤄져 왔다는 지적도 있다. 증세는 말이야 쉽지만, 동서고금을 통틀어 집권자에겐 늘 위험한 선택이었다. 프랑스대혁명이나 우리 역사 속 민란들이 다 가혹한 세금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조세저항보다 더 경계해야 할 대목은 증세로 인한 역설적 결과다. 1696년 영국왕 윌리엄 3세가 ‘창문세’를 신설했다. 소득이 높은 집일수록 창문 개수가 많을 것이라는 데 착안했다. 그러자 세금을 피하려고 창문을 막는 사람이 속출했다. 결국 대저택에 사는 귀족보다는 중산층 이하 계층이 햇볕도 포기해야 하는 블랙 코미디를 빚어낸 꼴이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참여정부 때 강남 아파트에 투하한 ‘세금폭탄’의 결과를 보라. 집값만 천정부지로 올려 무주택 서민이 가장 큰 피해자였다. 증세 없는 복지의 한계는 드러났다. 다만 소득세 최고세율 신설을 포함한 ‘한국형 버핏세’가 세수에 도움은 안 되고 투자만 위축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여야가 이왕 복지 파산을 막을 증세나 선별적 복지로의 전환을 놓고 논쟁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정략적 계산을 접고 서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전문적 토론을 하란 뜻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사설] 비리 몰아낼 방사청의 환골탈태를 기대한다

    통영함 등 방산 비리에 연루되면서 방위사업청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용걸 방사청장이 며칠 전 회견에서 “방위사업 반부패 혁신추진단을 만들어 지금의 무기획득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만시지탄이지만 당연한 귀결이다. 차제에 국민 혈세를 좀먹는 군(軍)피아 비리가 발을 못 붙이도록 방사청의 조직과 기능 모두를 원점에서 대수술하기 바란다. 방사청은 참여정부 때인 2006년 비리의 모종밭 격이었던 무기획득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개청했다. 하지만 제 구실을 다하긴커녕 외려 비리 커넥션의 한 축을 이루면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통영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사실뿐만 아니라 전력증강 사업의 관리 부실이 지난번 국정감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면서다. 정부·여당 일각에서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긴 게 아니냐 하는 의문과 함께 방사청 폐지론까지 거론되는 까닭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예산 전문가인 이용걸 청장을 임명한 까닭이 무엇이었겠나. 최대한 효율적으로 무기획득 사업을 수행하면서 예산이 줄줄 새는 비리를 막으란 취지였을 게다. 최근 불거진 방사청 비리를 막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청장의 방사청 대개혁 약속이 빈말에 그쳐선 안 될 이유다. 방산 비리는 국민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차원에서 반역 행위나 다름없다. 납품 비리로 얼룩진 해군 구조함 통영함이 세월호 참사 때 아무런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사실이 이를 말한다. 박 대통령이 얼마 전 방산 비리를 이적행위로 규정한 배경이다. 하지만 방산 비리를 싹 틔우는 뿌리는 얽히고설켜 근절이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현역 군간부 때는 돈을 받고 방산업체의 뒤를 봐준 뒤 전역 후엔 업체 쪽 브로커로 나서 거꾸로 현역 후배를 구워 삼는, 음습한 관행이 만연한 탓이다. 국방부 검찰단은 얼마 전 2008년 2월부터 올 6월까지 31개 방위력 개선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국내외 업체에 누설한 커넥션을 적발했다. 돈과 향응에 눈이 먼 현역 장교들이 업계에 재취업한 예비역 장교들과 결탁한 적폐였다. 이런 적폐를 도려내지 않고는 방위력 증강도, 효율적 예산 집행도 공염불이다. 지금의 방사청 시스템으로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될 전략증강 사업인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구축 사업인들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 군과 방사청이 결연한 의지로 내부 감찰과 기강 확립에 나서야겠지만 방산 비리를 근절할 급소부터 짚어야 한다. 군피아 비리 사슬을 끊어 내는 게 급선무다. 현재 방사청 직원 중 공무원 대 군인 비율이 5대5다. 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방사청의 문민화 비율을 높여 군피아가 서식하는 토양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
  • [세수펑크 비상] 부가세율 1%P 올리면 세수 年 6조… 서민 증세 반발이 부담

    [세수펑크 비상] 부가세율 1%P 올리면 세수 年 6조… 서민 증세 반발이 부담

    정부가 부가가치세 감면 범위를 축소하려는 것은 다른 주요국에 비해 부가세 실적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부가세 등 소비 관련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기준 8.1%다. 영국(11.5%), 프랑스(10.9%), 독일(10.8%) 등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0%와 비교할 때 격차가 상당하다. 현재 10%인 부가세율은 1977년 부가세가 처음 도입된 뒤 37년간 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스웨덴·덴마크(25.0%), 핀란드(23.0%), 영국·이탈리아(20.0%)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OECD 평균(2010년 기준)도 18.7%로 우리보다 높다. 부가세는 상품의 거래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얻는 이윤에 대해 물리는 세금을 말한다. 부과 방식은 생산자의 공급액에 부가세율 10%를 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부가세 면세 항목은 비가공식료품과 수돗물, 연탄, 의료서비스 등이다. 박물관 등의 입장료도 부가세를 내지 않는 항목이다. 생활필수품 등 국민 생활 안정에 직결되는 품목이 주 대상이다. 학계에서는 부가세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최근 펴낸 ‘일본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재정규율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일본이 증세 없이 국채 발행 등을 통해 복지 정책을 강화한 결과 재정 위기에 빠진 만큼 우리는 부가세 인상으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럽 등 복지국가들의 공통점은 세수 중 부가세 비중과 부가세율이 높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역시 복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부가세 세수 규모를 키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제라는 뜻이다. 최근 1%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역시 정부로서는 호재다. 부가세를 부과하는 품목이 늘면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이 뛴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부가세 감면 축소에 따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평소보다 작다는 얘기다. 부가세율 인상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단행되고 있다. OECD 회원국 중 17개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부가세율을 평균 1% 정도 올렸다. 일본도 올해 4월 5%에서 8%로 높인 데 이어 2015년에는 10%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가세 부과 확대는 녹록하지 않다. 영리교육용역 항목에 부가세가 부과되면 학원비 등의 인상이 불가피하다. 도서, 신문에 대한 과세는 대중의 문화 향유 기회를 줄인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부가세율 인상 역시 ‘양날의 칼’이다. 1% 포인트 정도의 세율 인상만으로도 해마다 6조원 가까운 세금이 추가로 걷혀 ‘4년 연속 세수 펑크 사태’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대신 정권의 안위가 흔들릴 수 있다. 부가세 도입 이듬해인 1978년 제1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시 집권당이던 공화당은 참패했다. 참여정부 말기에도 정부가 부가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여론의 반발로 없던 일이 됐다. 막대한 통일 비용을 감안하면 훗날의 통일 재원으로 ‘저축’해 둬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하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가세 인상은 일반 서민들에게 세 부담이 전가되는 부작용이 크다”면서 “국가재정 확충을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낮췄던 법인세율을 환원하거나 실효세율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집단이익에 매몰되면 나라 미래는 어둡다

    당정청이 한목소리를 내며 공무원연금 개혁 작업에 속도를 붙이자 공무원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엊그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공무원들의 연금개혁 반대 집회에는 9만 5000여명(경찰 추산)의 공무원과 교원들이 참석해 “이해 당사자를 배제하고 밀실에서 강행하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정부를 성토했다. 1960년 처음 만들어진 공무원연금은 퇴직자가 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1993년 이후 20여년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2조 5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는 예산으로 보전해 줘야 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정부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1995년, 2000년, 2009년 세 차례에 걸쳐 공무원연금제도를 고쳤지만 공무원들의 반발에 부딪쳐 개혁이라고도 할 수 없는 용두사미식 ‘찔끔 개혁’에 그치고 말았다. 집단 반발을 극복하지 못하고 더 내고 덜 받는 본질적인 개혁을 도외시한 까닭이다. 이번에야말로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또다시 후회하지 않을 개혁다운 개혁을 해야 한다. 민간 부문에 비해 공무원의 보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공무원직을 선호하는 이유도 있다. 공채 경쟁률이 수백 대 1이 넘는 것은 국민연금보다 훨씬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공무원직의 매력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개혁은 국가 차원에서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자는 시도다. 이익을 침해받는 데 가만히 있을 사람들은 없겠지만 국민 여론을 거슬러 집단 반발하는 모습은 이미 세 차례 겪은 저항과 다를 것이 조금도 없다. 사사건건 다투던 진보와 보수 공무원 단체들이 연금 개혁에는 한 배를 타는 것을 집단이기주의라고 비난한다고 대꾸할 말이나 있는가. 공무원연금 개혁에 진보,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진보, 보수를 따질 이유도 없다. 개혁이라면 더 앞장서야 할 진보단체들이 노조에 동조하고 개혁 저항세력에 동참해 집단이기주의를 부추기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발목을 잡을 게 아니라 여당과 협심해 개혁 작업을 진척시키는 게 마땅하다. 야당도 참여정부 시절 연금 개혁에 나선 적이 있으니 당위성은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여든, 야든 공무원들의 표를 의식해 눈치를 보고 주춤거린다면 마지막 기회를 놓치는, 돌이킬 수 없는 우(愚)를 범하게 될 것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그만큼 중차대한 시점이다.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투쟁본부 측은 개혁안 논의 과정에 공무원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해 당사자인 공무원들이 개혁 논의에 참여한다면 국민과 정부가 요구하고 바라는 강도 높은 개혁은 불가능할 것임은 당연지사다. 다만, 정부와 여당은 시간에 쫓겨 개혁안이 졸속으로 처리되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하후상박을 좀 더 강화하고 공무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안은 없는지 지혜를 짜내야 한다. 당장 지금은 조금 고통스럽더라도 미래의 후손들이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의 희생에 고마워할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지금 배불리 먹고 자식 세대에 너무 큰 부담을 물려주어서 그들이 힘에 겨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겠는가.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
  • [공직 파워 열전] 국토부 도로국장

    [공직 파워 열전] 국토부 도로국장

    행정 부처에 국회의원들이 로비하는 자리가 있다. 그만큼 ‘힘 있는 자리’라는 뜻이다. 국토교통부 도로국장 자리가 그렇다. 도로국은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 민자도로를 건설하고 유지·관리하는 일을 한다.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호남고속도로 등을 건설하면서 주목받은 부서다. 국토부 하면 떠오르는 건설 이미지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부서이기도 하다. 국토부 안에서도 가장 많은 예산을 쥐고 있다. 최근 들어 도로 건설 물량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게 도로건설 분야다. 내년 예산안을 기준으로 도로 관련 예산은 8조 7918억원이나 된다. 국토부 전체 예산(22조 7049억원)의 38.7%에 이른다. 철도예산보다는 무려 10배 이상 많다. 지금처럼 전국 도로망이 잘 갖춰지지 않았을 때는 도로국장의 파워는 대단했다. 그의 손에 따라 국도 신설이나 확·포장 우선순위가 결정됐기 때문에 늘 지역구 의원들로부터 예산 청탁을 받곤 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도 도로국장을 무시하지 못한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도로국장 자리는 여전히 누구나 부러워하는 자리다. 국토부 기술직 공무원, 특히 토목직이면 꼭 거치고 싶어 한다. 토목직으로 실장급 이상 승진하기 위해서는 도로국장을 거쳐야 한다는 불문율도 있다. 도로국장은 정부 출범 초기부터 국토부(옛 건설부)의 핵심 국장이었다. 정권에 따라 직제가 조금씩 바뀌었지만 업무는 바뀌지 않았다. 참여정부시절 국토부 조직도 실장 체제로 바뀌면서 2005년 9월부터는 실장 아래 도로기획관으로 바뀌었고, 2008년에는 다시 도로정책관으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그러나 이번 정부 들어서는 도로국을 실장 밑에서 때어내 2차관 직속의 독립 국으로 승격시켰다. 도로국장을 거친 공무원은 승진가도를 달렸다. 대부분 1급 실장까지 승진했고, 참여정부 이후 차관(급)까지 승진한 경우도 3명이나 된다. 기술직인 만큼 출신별로는 행정고시보다 기술고시 출신이 조금 더 많다. 남인희 전 행복도시건설청장은 국토부 토목직 공무원의 대부로 불린다. 기반시설본부장과 차관보, 행복도시건설청장까지 승진했다. 기술고시 같은 동기(13회)인 권진봉 전 감정원장도 도로국장을 거쳐 건설수자원실장까지 올랐다. 서울국토관리청장을 지낸 김명국 국장도 동기였다. 김형렬 대변인도 도로국장을 거쳤다. 행시 출신으로 도로국장을 지낸 인물도 있다.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도로국장을 발판으로 물류혁신본부장과 교통정책실장까지 승진했다. 이재홍 파주시장도 도로국장을 거쳐 청와대 비서관, 기획실장, 행복도시건설청장까지 올랐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파주시장에 당선됐다. 이 시장과 행시 동기인 박기풍 전 1차관도 도로국장,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한 뒤 차관으로 승진했다. 이승호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과 고속 승진의 대표 주자였던 도태호 전 기획관리실장도 도로국장 출신이다. 최근에는 기술직이 다시 바통을 이어받았다. 교육 중인 권병윤 국장은 대변인과 서울지방청장을 지낸 뒤 도로국장을 역임했다. 김일평 현 도로국장은 익산국토관리청장과 도시정책관을 거쳐 올초부터 도로국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민자고속도로의 과도한 이익 챙기기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민자사업자의 출자자 변경을 통한 금리인하로 통행료를 낮추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월호 3법 타결] 유족이 진상조사위원장 선출… 자료요구·동행명령 등 조사권도

    [세월호 3법 타결] 유족이 진상조사위원장 선출… 자료요구·동행명령 등 조사권도

    여야가 31일 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유병언법) 등 이른바 세월호 3법에 합의하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피해배상 작업이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여야가 오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개정 법안을 처리하면, 세월호 참사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선출과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작업이 시작된다. 그러나 세월호법이 본회의를 통과해도 핵심 역할을 할 특별조사위(진상조사위) 구성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진상조사 개시까지는 두 달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특별법에 따른 진상규명 및 관련자 처벌 활동은 최장 18개월 동안의 진상조사위원회 조사와 최장 6개월 동안의 특별검사 수사 등 투 트랙으로 병행된다. 지난 9월 30일 3차 합의안을 이뤄낸 뒤 여야는 한 달 동안 진상조사위와 특검 구성에 유가족 의사 반영 방안을 늘리고, 조사 강제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진상조사위를 이끄는 위원장은 세월호 유가족대표회의에서 선출하는 상임위원이 맡게 됐다. 진상조사위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장소나 시설에서 자료와 물건을 조사할 수 있는 실지조사권을 부여받았다. 진상조사위 출석 요구를 두 차례 이상 거부하면, 진상조사위가 동행명령장을 부여할 수 있다. 동행명령장을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세월호 특검 후보군 추천에 참여하겠다던 유가족 의견은 양당이 특검 후보군 추천 과정에서 유가족과 상의하는 절차를 넣는 방식으로 반영됐다. 해양경찰청을 해체, 신설되는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변경하는 후속작업도 진행된다. 정부조직법 협상에서는 야당이 주로 양보하는 측에 섰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합의문 발표 전 “여전히 유감이 많지만, (협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합의했다”면서 “정부는 개정될 정부조직법에 따라 조직을 잘 정비해 국민을 안심시키기를 기대한다”며 ‘뼈 있는 덕담’을 건넸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중 야당 의견이 반영된 대목은 당초 정부 발표 당시 ‘국가안전처’였던 신설 기관의 명칭을 ‘국민안전처’로 바꾼 정도다. 새정치연합은 “국민안전처를 총리실 산하가 아닌 대통령 산하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총리실 산하에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되 대통령비서실에 재난안전비서관을 신설하자는 새누리당의 수정안이 결정됐다. 새정치연합은 또 “참여정부 시절처럼 중앙인사위원회를 두자”고 제안했지만, 국무총리 산하 차관급 인사혁신처를 두는 당초 정부안으로 결론이 났다. 범죄에 연루됐는 줄 모른 채 상속·증여받은 재산을 추징할 수 있게 한 유병언법은 세월호 참사와 같이 다중인명 피해사고에 책임있는 자에 한정해 적용하는 방식으로 위헌 논란을 비켜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공무원연금 개혁안 확정] 개악이냐 히든카드냐

    공무원 정년연장 방안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중 하나의 대안으로 여러 차례 제시됐었다. 정년을 65세로 연장해 공무원연금 수급 연령을 늦추고 33년으로 정해진 연금 납입 기간을 없애 연금 기여금을 확충하자는 것이었다. 이 경우 정년연장 동안 연금을 받지 않고 오히려 기여금을 내면서 연금 재정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새누리당도 조만간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정년연장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 이한구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금 재정 악화 원인에 대해 “당초 설계보다 생존 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정년연장은 새누리당과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악화된 공직사회의 여론을 반전시킬 대안으로 거론된다. 앞서 참여정부 시절에도 공무원 연금 지급 시기를 늦추는 방안이 한 차례 시도됐으나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반발에 부딪혀 법안을 국회에 제출조차 하지 못했었다. 결국 조만간 발표될 공무원 사기 진작책에는 공무원 정년연장과 보수 인상, 퇴직수당 현실화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또 다른 ‘철밥통’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새누리당에서도 공무원 정년연장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수 인상과 퇴직수당 현실화의 경우 연금에서 손해 보는 부분을 보수와 퇴직수당으로 보충해 주는 것이어서 재정 적자를 줄이는 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년연장은 고령화 시대에 맞춰 정부가 정책적으로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다른 대안에 비해 비판 여론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령화 시대를 맞아 외국에서도 연금 재정을 메우기 위해 공무원 정년연장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60세인 공무원 정년을 2016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가 공무원제도 개혁 관련 법안 수정안을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정식 합의했다. 국가공무원의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이 단계적으로 65세로 상향 조정되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 호주, 브라질의 일반직 공무원은 정년이 없으며 캐나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최대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핀란드는 63~68세가 되면 공무원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68세 이후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를 더 높일 예정이다. 핀란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68세 이후에 연금을 받으면 연금 액수가 훨씬 더 많아지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한구 “공무원연금 개혁 더 세게 해야”

    22일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개혁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임명된 이한구 의원이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정부안보다 더 센 개혁안이 당에서 나와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정부안은 재정 개선 효과에 있어선 연금학회안보다 떨어진다”며 “우리가 안을 낼 때는 정부안보다 재정 개선이 더 많이 되도록 크게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가 아니라 지금 당장 공무원연금 개혁을 해도 늦었다”며 이같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안은 납입액 41% 인상, 수급액 34% 삭감이 골자다. 이 의원의 소신대로 ‘더 센 개혁안’이 여당에서 나오면 공무원 사회의 반발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날 강기정 의원을 단장으로 공무원연금 개혁 태스크포스를 꾸렸지만 TF는 국정감사 이후인 이달 말부터 본격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17일 공개된 정부안에 대한 입장도 그때쯤 정리된다. 새정치연합은 정부안에 대해 아직 가타부타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공무원 표’를 신경 써야 하는 2016년 총선 일정을 감안, 내년 상반기까지 연금 개편을 완료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다급함을 보이는 여권과 다른 기류다. 전국공무원노조가 정부안에 반발, 총파업 엄포를 놓은 상황 역시 새정치연합의 느긋함 내지 방관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정부, 새누리당이 연금 당사자인 공무원 설득을 어느 정도 마친 뒤에야 국회에서의 여야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강 의원은 이날 “현 시점에서 (공무원연금 개편안) 연말 처리를 운운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기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TF에서는 공적연금 전반의 문제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참여정부 시절 국민연금 개편에 18개월 이상 걸렸는데 청와대가 연내 처리 방침을 내걸고 논란이 큰 정부안을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무성 개헌론 파장]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6일 선호를 밝힌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혼합한 형태를 말한다. 러시아 푸틴 총리가 한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한 데에서 보듯이 대통령과 총리를 함께 선출하는 국가는 드물지 않다. 대통령제적 요소와 내각제적 요소 중 강한 쪽에 따라 그리스식(내각제에 대통령제적 요소를 다소 가미), 프랑스식(대통령제에 내각제적 요소를 다소 가미), 오스트리아식(대통령제적 요소에 내각제 요소를 강하게 가미)으로 구분된다.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에서 대통령은 조약체결, 국방통수권, 국회해산, 정당해산 제소, 계엄선포, 긴급명령권을 갖는다. 총리는 행정부 통할, 법률안 제출권, 예산편성권, 행정입법권 등을 행사한다. 참여정부 이후 한때 실현됐거나 강조된 책임총리제 역시 ‘대통령-총리 분담 모델’이지만,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내각제적 요인을 중심으로 한 모델인 셈이다. 내각제 자체는 개헌 헌법 논의 당시부터 꾸준히 제안된 방식이었고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반발로 지지 여론도 꾸준했다. 그러나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이념 차이가 크지 않고 당선 목적으로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국내 정치 풍토에서 내각제 요소를 강화한 이원집정부제를 추진하면, 불안한 내각 구성 반복 현상을 부를 수 있단 우려도 제기돼 왔다. 개헌은 재적 과반(150명) 이상 발의, 재적 3분의2(200명) 이상 찬성일 때 가능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중앙vs지방 재정갈등 출구 없나] 지방재정 상생방안 전문가 좌담

    [중앙vs지방 재정갈등 출구 없나] 지방재정 상생방안 전문가 좌담

    서울신문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재정갈등을 풀기 위해 원인과 해법을 모색했다. 재조정이 필요한 지방재정조정제도<10월 1일자 27면>와, 분권교부세로 인해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역(逆)전용’ 현상<10월 3일자 19면>, 지방재정 악화의 주범이자 특혜와 로비의 대상이 된 지방세 비과세·감면 제도의 현실<10월 7일 25면>을 짚어봤다. 해법 차원에서 제구실 못 하는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10월 14일자 25면>의 문제점을 살펴봤고, 마무리로 정부와 학계, 사회단체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을 초청해 중앙과 지방의 상생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영진 교수 지방재정이 꽤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는 ‘복지 디폴트’ 가능성이 언급됐고, 교육청에선 ‘누리과정’ 예산편성 거부가 거론됐다. 그런데 중앙정부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계획 대비 8조원가량 부족했고, 올해는 부족액이 1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다시 지방재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 문제로 인한 추가 재정수요도 만만찮은 과제다. 중앙과 지방의 재정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진다. 지방재정 악화 주장은 과연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과장은 없는지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임성일 선임연구위원 2008년 이후 지방재정이 압박을 받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세계금융위기 여파가 한국 재정에 충격을 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또 하나는 사회복지예산이 급증하는 것이다. 도로나 상수도와 달리 사회복지는 법으로 정한 ‘사람대상 사업’이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축소할 수가 없다. 지자체는 불리한 국고보조율로 한 차례, 또 복지 확대로 또 한 차례 손해를 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상태를 재정위기라고 규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재정 압박을 받는 단계’라고 본다. 다만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총체적인 위기 국면이 닥칠 수 있다. 정창수 소장 지방재정위기론에 대해선 ‘절반의 진실, 절반의 과장’으로 표현하고 싶다. 세입 감소와 사회복지예산 증가는 맞다. 다만 과장이라고 보는 것은, 지역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는 걸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역지자체만 해도 시와 도가 다르고, 시·군·구도 천차만별이다. 구는 어렵지만 군도 그러한지 따져봐야 한다. 도와 군에서는 결산 기준으로 보면 복지비중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토건예산 비중이 줄지도 않았다. 김현기 정책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재정자주도와 재정자립도 모두 감소하는데 세출은 증가하고 있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측면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2011년 기준으로 지방예산 증가율이 5%가량인데 지방비 부담 증가율은 8%가량이다. 지자체로선 예산 증가보다 비용부담 증가 폭이 더 크다는 건데, 이것이 바로 지방재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윤 교수 지방재정 운영에서도 그렇고 중앙·지방 갈등 유발도 그렇고, 국고보조사업에 대해서는 진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참여정부에서 2005년 국고보조사업 대폭 조정을 했는데 이명박(MB) 정부 이후 다시 급증하고 있다. 대구시를 예로 든다면, 정책 효과도 떨어지는 사업이 국고보조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선순위를 차지하면서 발생하는 낭비와 도덕적 해이가 심하다. 무상보육과 기초연금만 해도 국가사무가 맞고, 비용도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 게 맞는데도 국고보조사업으로 시행하면서 갈등이 자꾸 불거지는 것 아닌가 싶다. 정 소장 기본적으로 전국공통 업무라면 국가사무라는 게 상식이다. 무상보육이나 기초연금은 거주지와 상관없이 영·유아 혹은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일단 대상이 된다는 점만 봐도 국가사무가 분명하다. 이런 사업은 대통령이 공약에서도 밝혔듯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당장 예산이 부족하다고 국고보조사업으로 하는 것은 재정운용 원칙에도 위배된다. 임 위원 국고보조사업 개혁은 ‘국가개조’의 한 축을 이루는 중요한 과제다. 국가가 책임지고 주도하는 사업은 재원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국고보조사업 중 상당수는 시대적 사명을 완료했거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 정부와 국회, 지자체 3자가 암묵적 담합으로 진행하는 국고보조사업은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1000개 가까이 되는 국고보조사업 전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김 정책관 지자체 상황을 보면, 예산 증가율보다 국고보조사업비 증가율이 더 크다. 이는 중앙정부가 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 지방예산까지 끌어다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고보조사업은 중앙과 지방 갈등의 핵심이 된 지 오래다. 이를 개선하면 지방재정 문제의 상당 부분은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본다. 윤 교수 MB 정부 감세정책이 지방재정에 끼친 악영향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소득세·법인세 감세로 인한 국세 감소는 고스란히 지방교부세 감소로 이어진데다, 전액 지자체에 배분하던 부동산교부세가 무력해지면서 또 한번 타격을 받았다. 그 후유증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 세입확보를 위한 방안으로는 지방세 인상을 강조하는 자주재원주의와 지방교부세 인상을 강조하는 일반재원주의 논쟁이 있다. 학계에서는 자주재원주의가 다수설이다. 현재 지자체에선 지방세 인상과 지방교부세 인상을 동시에 요구하지 않나 싶은데, 그런 방식으론 중앙정부와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임 위원 감세정책으로 인한 후유증 주장에 동의한다. 지방자치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의 자율적 재정수단인 지방세 강화가 필요하다. 지역 간 불균형 문제는 지방교부세 배분으로 조정할 문제다. 다만 전 세계에서 한국이나 일본만큼 지자체가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 없다는 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대2인데 실제 지출로 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이 4대6으로 역전된다. 영국만 해도 지자체에선 사회복지와 주택 업무만 담당한다. 정 소장 지방세 인상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현 단계에서 지방세 인상이 지방재정 해법은 아니라고 본다. 수도권 집중을 비롯해 지역 간 격차가 너무 큰 상황에서 지방세 비중을 늘리면 수도권은 세입이 더 늘고 비수도권은 세입이 더 줄면서 양극화만 심해질 수 있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여건에 따라 배분해주는 지방교부세 비율을 조정하는 게 지역 간 형평화 기능에 더 유리하다. 윤 교수 주민세와 담뱃값 인상 등 지방세제 개편은 시동이 걸린 상태다. 특히 담뱃값 인상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임 위원 향후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정부가 지방소비세를 5%에서 11%로 인상했지만 이는 취득세 영구감면 조치로 인한 세입 감소를 보전해주는 차원이었다. 정부는 지방소비세 5%를 도입할 당시 약속했던 ‘2013년부터 지방소비세 5% 포인트 추가인상’을 지키지 않았다. 아울러 보유세는 낮고 거래세는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를 ‘낮은 거래세와 높은 보유세’ 구조로 바꿔야 한다. 지방자치와 조세 원리에도 부합하고 지방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 소장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일부 군에 가면 자동차세가 재산세보다도 많은 곳도 있더라. 재산세 비중이 턱없이 낮다. 다만 아쉬운 건, 지방세 비과세감면이 16조원이나 된다는 점이다. 국고보조사업과 지방세 비과세·감면은 모두 지방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중앙정부가 지자체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방세 비과세감면에 대해서는 지자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지방세 비과세감면 규모를 몇조원만 줄여도 지자체로선 재정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조세지출보고서에 지방세 비과세감면도 포함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김 정책관 지방소비세 약속은 아직 이행을 못 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정부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첨언한다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은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던 것을 정상화시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윤 교수 담뱃값 인상을 비롯해 주민세와 자동차세 모두 ‘서민증세’ 논쟁으로 번졌다. 시민들을 설득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다. 증세에는 동의한다. 관건은 MB 정부에서 강행했던 ‘부자감세’를 원상복귀시키면서, ‘부유층도 세금 부담이 이만큼 늘어나니 서민들도 더 부담해달라’는 정공법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데 있다. 정부가 자꾸 편법으로 접근하니까 국민 반발만 부른다. 정 소장 지금에선 증세를 꼭 해야 한다. 서민부담이 늘어나는 문제는 세금을 깎아주는 게 아니라, 거둔 세금으로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지출을 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간접세라고 꼭 나쁜 것으로 볼 이유도 없다. 임 위원 원칙적으로 주민세나 자동차세는 현실화가 필요하다. 그건 ‘비정상의 정상화’다. 왜 지금이냐 하는 논란은 있겠지만, 더 큰 틀에서 세출구조조정을 전제로 본격적인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 윤 교수 지방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건 분명한 추세라는데 참석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일부 지자체는 상당한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저성장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재정운용이 필요하다. 그런 속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국민까지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정 소장 중앙정부와 지자체 재정운용 방식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전체적인 그림 없이 개별적으로 중구난방이 되다 보니 지자체에선 불만이 쌓이고 일부에선 도덕적 해이도 발생한다. 방만한 재정운용을 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파산제’와 같은 방식보다는 강력한 납세자소송 혹은 국민소송제도가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중앙정부가 지자체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방만한 재정운용’을 탓하면서도 정작 납세자소송에 대해서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김 정책관 중앙정부에선 지방재정이 방만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진 않다. 방만하게 쓸 돈도 없는 수준이다. 지자체 부채만 해도 거의 없다. 광역시 일부일 뿐인데 그것도 대부분 지하철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지방재정이 방만하다는 인식은 현실과 다르다고 본다. 다만 꼭 관리해야 할 곳은 우발부채나 통합부채관리 등으로 관리제도를 강화하는 중이다. 임 위원 전 세계 선진국 가운데 지자체 파산제를 규정한 곳은 미국밖에 없다. 그것도 채무에 대한 파산인데다, 연방법원이 지자체 파산을 선고하면 비로소 채무탕감도 가능하다. 이건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다. 물론 거시적으로 지자체 재정을 관리하는 건 필요하겠지만, 지자체 재정악화 원인이 단체장 책임인지, 중앙정부 정책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분명한 진단이 먼저다. 지자체 파산제만 자꾸 거론하는 것은 자칫 지자체 재정악화 책임을 지자체 탓으로만 돌려버리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중앙·지방 재정갈등을 악화시키는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4인의 프로필 ■윤영진 교수 ▲서울대 행정학 박사 ▲전 한국지방재정학회 회장 ▲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 ▲전 함께하는시민행동 공동대표 ■김현기 지방재정정책관 ▲경북대 행정학과 ▲전 행정안전부 재정정책과장 ▲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 ▲전 행정안전부 지방세제관 ■임성일 선임연구위원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 박사 ▲전 한국지방재정학회 부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정책자문위원 ■정창수 소장 ▲경희대 행정학 박사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예산감시부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서울시 희망서울 정책자문위원
  • [공직 파워 열전]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

    [공직 파워 열전]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

    주택정책관(주택국장)은 국토교통부에서 가장 바쁜 공무원 중 한 사람이다. 굵직한 대책만도 1년에 서너 번씩 내놓는다. 그의 손에 따라 주택시장이 요동을 치기도 한다. 참여정부 출범 이전까지는 주택도시국장이 주택과 도시업무를 관장했다. 참여정부에서는 주택국으로 분리된 데 이어 중반부터는 주택국장을 주거복지본부장으로 격상시키고 직할 과장을 두도록 했다. 이명박 정부부터는 1급 주택토지실장을 두고 주택정책관 등 3명의 국장급을 두게 했다. 주택국의 업무 중요도가 올라가는 동시에 이 자리를 거친 공무원들은 출세가도를 달렸다. 국민의 정부 이후 국토부(건교부) 장·차관만 6명을 배출했다. 주요 라인은 추병직·최재덕·이춘희·권도엽·서종대·한만희·도태호 등으로 이어졌다. 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은 국민의 정부 시절 주택도시국장을 지냈고 참여정부 들어서는 장관까지 올랐다. 2기 신도시 개발과 함께 사실상 제대로 된 공공임대주택으로 평가받는 국민임대주택 공급을 진두지휘했다. 최재덕(전 건교부 차관) 해외건설협회장 역시 주택도시국장과 차관으로 주택정책에 깊이 관여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차관 승진과 함께 주택 투기 문제를 막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국민의 정부 시절 주택도시국장을 맡으면서 떠올랐고 능력을 인정받아 참여정부에서는 차관과 행정복합도시건설청장으로 승진했다. 행복도시 밑그림을 그린 주역이기도 하다. 정창수 전 차관은 참여정부 들어 직제가 개편되면서 초대 주택국장 자리에 올랐다. 10개월간 재직하는 동안 2003년에만 5·23대책, 9·5대책, 10·29대책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주택공급 정책도 포함됐지만 투기를 막기 위한 수요 억제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들이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권도엽 전 국토부 장관은 참여정부 첫해 쏟아낸 정책을 기반으로 투기억제에 매달려야 했다. 그 뒤 기획조정실장을 끝으로 국토부를 떠났으나 도로공사 사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장관으로 화려하게 복귀, 값싼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펼치면서 집값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주택라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서종대 한국감정원장이다.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추진력도 남달랐다. 주택국장을 불과 4개월밖에 채우지 않고 건설선진화본부장으로 승진한다. 이어 주거복지본부장으로 돌아와 1년 넘게 주택정책을 주물렀다. 이후 주택금융공사 사장을 지낸 뒤 감정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뒤를 이은 강팔문 국장은 주거복지본부장까지 더해 1년 5개월을 역임했다. 투기를 막기 위한 각종 ‘대못’ 규제정책이 이때 양산됐다. 2005년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강화, 2주택자 양도세 중과, 실거래가 등기부 기재 등을 담은 ‘8·31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해에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투기지역 총부채상환비율 강화 등을 담은 ‘3·30대책’을 잇따라 마련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주택토지실(1급)을 만들면서 아래에 주택정책관실을 두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초대 주택정책관은 도태호 국장이다. 추진력이 강하고 일처리도 매끄러워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 부단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는 주택토지실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최근 부적절한 비위사실이 드러나 안타까움을 줬던 인물이다. 이원재 주중대사관 참사관은 2년 넘게 주택정책관을 지낸 최장수 국장이다. 보금자리주택공급에 모든 것을 걸었던 시절이다. 박선호 국토정책관은 이명박 정부 마지막 국장으로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함께 침체된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한 출구전략을 마련한 인물이다. 현 정부 들어 임명된 김재정 주택정책관은 대못을 빼고 시장을 회복시키는 정책에 파묻혀 있다. 지난해 ‘4·1대책’을 비롯해 올해는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담은 ‘9·1대책’을 마련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

    [공직 파워 열전]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

    1991년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교육도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그해 제정된 ‘지방 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은 지자체가 관장하던 교육·학예 업무를 분리해 시·도 교육청으로 귀속시켰다. 교육 정책 수립과 집행 기능을 가진 시·도 교육청이 탄생한 것도 이때다. 이런 교육청의 제1 조력자가 바로 교육부의 지방교육지원국이다. 지방교육 제도 운용과 재정지원이 주된 업무 영역이다. 가장 중요한 업무는 초·중등분야 지방교육 재정지원이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한 해 예산은 54조원에 이른다. 이와 별도로 교육부가 40조원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17개 교육청에 내려보낸다. 이를 두고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간의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시·도 교육청이 교부금을 더 지원해 달라고 아우성인 반면 교육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요청만큼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면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두고 잡음을 내는 진원지이다. 유아와 특수교육 정책에 대한 지원도 중요한 업무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더불어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부로 분리되면서 지방교육지원국의 권한과 책임이 상대적으로 강화됐다. 반면 시·도 교육청은 총액 인건비 제도를 도입하면서 조직·정원의 자율성이 크게 확대됐다. 교육청의 자율성이 강화되면서 지방교육지원국과의 갈등 소지가 훨씬 많아졌다. 머리 아픈 현안이 많다는 의미다. 이에 교육부에서 전통적으로 ‘기피 부서’로 꼽히지만 유능한 직원들이 오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곳을 거쳐 간 한 국장급 인사는 “다들 오고 싶어 하지 않아 인사부에 부탁해 특별히 능력 있는 직원으로 보내달라 한다”고 귀띔했다. 물론 가장 크게 보는 것은 조정 능력이다. 시·도 교육청에서 근무했던 경험은 갈등 해결에 중요한 밑거름이어서 높이 평가된다. 국장으로는 교육부에서도 초중등 교육에 정통한 이들이 거쳐 갔다. 시·도 교육청과의 소통·협력 관계 유지에 탁월해야 한다. 조직, 인사, 재정 관리 등 ‘종합 행정’에 능통한 핵심 두뇌들이 거쳐 가는 자리다. 이곳을 거쳐 차관 등으로 발탁된 이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정기 위덕대 총장은 2004년 교육인적자원부 시절 이곳을 거쳐 2007년 차관보까지 지냈다. 위기관리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 2012년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위덕대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주변에서는 업무에 몰입하는 자세가 남달랐다는 평가다. 우형식 전 금오공대 총장은 2006년 참여정부 때 교육인적자원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을 거쳤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에 발탁된 바 있다. 금오공대 총장 시절 재정지원 사업 액수를 늘려 대학에서는 환영을 받았지만 ‘관피아’의 오명도 함께 받았다. 이상진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2009년 지방교육지원국장을 거쳐 2012년 교육부 차관을 했다. ‘누리과정’ 도입을 추진하고 마무리했다. 교과별로 특성화된 교실에서 수업하는 ‘교과교실제’ 도입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현직인 박융수 지방교육지원국장은 고위공무원단 도입 후 5년 동안 행정부 모든 고위공무원 중 역량평가 1위를 받아 화제가 됐었다. 뛰어난 기획력과 판단력을 갖췄다는 이야기가 많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기간에 해결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공직 파워 열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북핵 외교의 컨트롤타워인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북한 비핵화 전략 수립과 6자회담 협상, 한반도 평화체제 전략과 탈북자에 대한 외교적 지원까지 정부 내 ‘한반도 대북 외교 구도’를 그리고 전략 및 협상 실무를 집행하는 중추 조직이다. 2006년 3월 한시 조직(3년 유효)으로 출범한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북핵 사태가 심화되면서 5년 만인 2011년 정규 조직으로 전환됐다. 차관급인 본부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임하고 산하에 두 개의 기획단(북핵외교기획단·평화외교기획단)이 보좌하는 외교부 내 핵심 요직으로 꼽힌다. 출범 이후 역사가 짧아 장관급까지 배출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주요국 대사(유엔·러시아·영국), 1차관 등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고위직으로 향하는 ‘예약석’으로 인식된다. 역대 본부장 대부분은 북미국에서 잔뼈가 굵은 ‘워싱턴 스쿨’ 출신으로, 외교부 족보로는 순수 북미 라인과 북핵 라인의 계보를 모두 아우르는 한국 외교의 좌장급들이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초대 본부장으로, 김숙 전 유엔 대사와 위성락 현 주러시아 대사, 임성남 현 주영국 대사, 조태용 제1차관, 황준국 현 본부장까지 6명의 본부장이 나왔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는 이수혁 전 외교부 차관보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1, 2대 시조 격이다. 천 전 본부장 시절부터 6자 수석대표를 겸임했다. 6자회담 수석대표로서는 이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재임 기간이 만 2년으로 가장 길었던 초대 본부장인 천 전 수석과 후임인 김 전 대사는 북핵 협상을 주도했지만 위성락·임성남·조태용 전 본부장은 재임 중 단 1차례도 6자회담을 하지 못한 수석대표로 기록된다. 천 전 수석은 서울대 출신 일색의 외교부에서 지방 국립대 출신으로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입지전적인 외교관으로 통한다. 그는 한직을 돌다 1999년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파견을 통해 북핵 라인으로 인생 경로가 바뀌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수석을 거치며 이명박 정부의 보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김 전 대사는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인 2008년 6자회담 수석대표로 중용된 후 이듬해 2월 국가정보원 1차장으로 발탁됐다. 2009년 10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싱가포르 비밀 접촉을 했고, 2010년 평양을 비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각별한 관계인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정원장 등 고위직 물망에 올랐다. 위 대사는 2003년 북미국장 시절부터 북핵 업무를 맡았고 참여정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관 등을 거친 자타가 인정하는 북핵 전략가로 통한다. 임 대사는 미·중 양국에서 모두 일해 본 ‘하이브리드 외교관’답게 영어와 중국어·일본어에 능통하다. 협상의 달인으로 평가됐지만 교착 국면이 굳어진 6자회담의 돌파구를 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 1차관은 2004년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 초대 단장에 이어 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 당시 6자회담 차석대표, 2006년 북미국장 등을 역임해 북·미 양국에 대한 전략적 이해가 깊다. 외유내강형의 전략가 스타일로 평가된다. 황 본부장은 지난 1월 타결된 한·미 방위비분담 협정 협상의 우리 측 수석대표를 맡았고 박 대통령이 그의 협상력을 높이 평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황 본부장은 유엔과장 및 주유엔대표부 참사관 등 다자외교 분야를 거쳐 2008년 북핵외교기획단장으로 우리 측 6자회담 차석대표, 주미공사를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우리 측 북핵 대화 구상인 ‘코리안 포뮬러’를 돌파구로 북핵 고도화 차단 프로세스 마련에 중점을 기울이고 있다. 외교부 내에서는 이 포뮬러를 ‘황준국 포뮬러’로 부른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소주 한 잔·담배 한 모금’ 팍팍한 살림 달랬다

    ‘소주 한 잔·담배 한 모금’ 팍팍한 살림 달랬다

    서민들은 살림살이가 팍팍할 때 소주 한 잔과 담배 한 모금으로 시름을 달랜다. 2005년 참여정부가 담뱃세 인상을 추진할 때 당시 한나라당이 “서민들이 하루 종일 일하고 난 뒤 즐기는 소주와 담배 맛을 정권 고위직들은 알리 없다”고 일갈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높을 때는 담배 판매량은 떨어지지만 경기가 나쁠 땐 담배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담뱃세 인상만이 아니라 금연정책 강화나 경기 활성화도 흡연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15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최근 18년간(1994~2012년) 지방세통계연감의 담배 판매량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를 분석해 보니 담배 판매량은 성장률과 대체로 반비례하는 추세를 보였다. 18년간 담배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해는 1997년으로 53억갑을 기록했다. 1997년은 외환위기가 시작돼 전 국민이 고통받던 시기였다. 성장률은 전년보다 1.4% 포인트나 떨어졌다.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감률로 따지면 성장률과의 연관성이 더욱 명확해진다.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가 벌어졌던 2004년(4억갑 증가)을 제외하고 증가 폭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07년과 2009년이다. 각각 4억갑과 5억갑이 늘어난 43억갑, 49억갑을 기록했다. 2008년 역시 1억갑 늘어난 44억갑이 팔렸다. 2007년에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다. 2008년은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고, 2009년은 금융위기가 실물 위기로 번지면서 ‘제2의 환란’의 우려가 팽배한 시기였다. 당시 GDP 성장률은 각각 5.1%, 2.3%, 0.3% 등으로 수직 낙하했다. 반대로 담뱃세가 인상된 2002년과 2005년을 제외하고는 성장률이 높을 때 담배 판매가 저조했다. 전년 대비 5억갑이나 판매가 감소한 1999년은 외환위기의 그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며 7.2%의 고성장을 회복한 해다. 2010년 역시 전해 ‘제로성장’에서 6.3%의 성장률로 반등하면서 담배 소비는 3억갑이 줄었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는 “담배 판매량은 가격보다는 경제 상황에 따른 국민들의 심리에 따라 오르내렸다”면서 “지금처럼 정부가 가격 위주로 금연 정책을 펼치면 일시적으로 소비는 하락할 수는 있어도 흡연율 자체는 떨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

    [공직 파워 열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관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정책관(국장급)은 ‘실물경제의 브레인’들이 거쳐 가는 부처 내 요직 중의 요직으로 꼽힌다. 산업부는 박근혜 정부 들어 자유무역협정(FTA)을 주관하는 통상업무를 되찾아오면서 산업, 통상, 에너지 사무를 관장하는 명실상부한 실물경제 주무부처로 자리를 굳혔다. 그중 산업정책국은 장관의 오른팔이자 ‘별동대’라 불리는 주무부서로 산업부 브레인의 집합소로 평가받는다. 보통의 부처들은 총괄업무를 기획조정실이 담당하지만 산업부에서는 산업정책국이 맡고 있다. 장관이 정책을 구상할 수 있도록 주요 정책들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산업부 내 리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산업정책국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다른 부처와의 접점이 많고 기업, 경제인들과 부처 간 갈등을 중재하거나 규제의 절충점을 찾아 풀어 주는 선봉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처 일각으로부터 ‘업계 이익을 대변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산업정책관은 빠른 두뇌 회전과 치밀한 분석력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연성과 사교성을 갖춰야 하는 자리다.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도 깊어야 한다. 산업정책관 출신 가운데 경제계를 주름잡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회장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상공부 시절인 1990~1992년 산업정책국장을 지냈다. 한 회장은 “상공부가 산업을 발전시키는 부처로 거듭나려면 규제 권한을 가지고 살아서는 안 된다”며 조선, 철강, 전자, 기계 등 업종별로 나뉜 7개 개별법을 공업발전법(향후 산업발전법으로 바뀜)으로 통합해 없애버렸다. 당시 조선 등 해당 규제 관련 부서에서는 법을 없애는 데 강력히 반발했지만 그 덕분에 조선업계 등은 개별법 규제에서 벗어나 ‘활황의 시대’를 열게 됐다. 산업정책국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다.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오영교 한국산업기술미디어문화재단 이사장은 통상산업부 때 산업정책국장으로 있었으며 행시 동기인 이희범 LG상사 고문이 뒤를 이어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을 맡았다. 산자부 장관 출신인 이 고문은 무역협회와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으로도 활약했다. 산업부 장·차관은 산업정책관 출신이 대세다. 산업정책과장, 산업정책관을 역임하면 최소한 차관까지 올라간다는 말이 나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지식경제부 시절인 2009년 당시 산업경제정책관을 지낸 인물이다. 윤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대책을 만들고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을 지내며 지금의 동반성장위원회를 탄생시켰다.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이관섭 산업부 1차관은 2012년 전남 영광 원전의 가동이 중단됐을 때 영광 지역에 9차례나 내려가 주민들을 설득하고 재가동 동의를 받아낸 뚝심의 소유자다. 한국지멘스 대표이사회장인 김종갑 전 산자부 1차관은 정부 산하기관이 아닌 민간업체 하이닉스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어려움에 처했던 하이닉스를 SK와 합쳐 회생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 참여정부 마지막 정보통신부 장관이었던 유영환 한국투자증권 부회장도 산업정책국장 출신이다. 박원주 현 산업부 대변인은 2년 2개월간 최장기 산업정책관을 지냈다. 재작년 대형마트의 자율휴무를 이끌어낸 유통산업연합회와 유통산업발전법을 만든 1등 공신이기도 하다. 현 강성천 산업정책관은 권위적이지 않으면서도 탁월한 방향 제시를 해 주는 문제 해결 능력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상 초유의 ‘전투기 부족 대란’이 다가온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상 초유의 ‘전투기 부족 대란’이 다가온다

    9월은 공군에게 특별한 달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무기도입사업이라는 차기 전투기(FX) 3차 사업 계약과 FX-3의 규모를 넘어서 총사업규모 15조원을 넘어설 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입찰공고가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이번 달 계획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공군은 오는 2018년부터 미국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의 F-35A 전투기 40대를 순차적으로 전력화하고, 오는 2025년까지 한국형 전투기 개발을 완료해 생산에 들어갈 것이다. 차기 전투기 사업과 한국형 전투기 사업을 통해 공군이 획득 예정인 전투기 숫자는 160대이며, 두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만 해도 25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그런데, 이 예산을 쏟아 부어도 오는 2019년이면 공군은 사상 초유의 전투기 부족 대란을 겪을 전망이다. 왜 그럴까? ◆1990년대 국방비 대폭 삭감...’폭탄 돌리기’의 시작 당초 공군의 꿈과 이상은 창대했다. 급속한 경제력 성장에 힘입어 1980년대 중반부터 공군력 현대화 구상에 착수한 국방부는 KFP 사업을 통해 한국형 전투기로 선정된 KF-16 전투기 120대를 1990년대 말까지 전력화하고,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F-15급 고성능 쌍발 전투기 120대를 도입해 노후화된 F-4 전투기를 대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994년 KF-16 1호기가 납품될 때까지만 해도 사업은 순탄했다. 하지만 1997년 IMF 사태가 터지면서 문제는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국방비는 대폭 삭감됐고, 사업은 축소·연기됐다. 당초 120대 규모로 시작되었던 차기 전투기 사업은 80대로 줄어들었다가 다시 60대, 40대로 내려앉았고 전체적인 사업 일정도 10년 가까이 지연되어 결국 2005년에 이르러서야 첫 번째 기체가 공군에 인도될 수 있었다. 당초 이 사업이 예정대로 1990년대 후반부터 진행되었더라면, 공군은 2010년 이전에 120대의 하이급 전투기 전력화를 마무리 짓고 노후한 F-5 계열 전투기 200여대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전투기 도입 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군이 2010년 이전에 전력화를 끝내려던 하이급 전투기 도입 사업은 4차례로 나뉘어 약 2024년경에 가서야 전력화가 완료될 판국이다. 1990년대 후반의 잘못된 의사결정 때문에 공군의 전투기 도입 사업에 약 15년의 지연이 발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당시 IMF의 권고로 인해 국민의정부가 긴축재정을 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국방예산이 삭감됐고, 이로 인해 전투기 도입 사업이 지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당시 통합재정규모 연평균 증가율은 5%를 상회했고 복지예산과 대북지원 예산은 대폭 증액되었으나 경제와 국방예산은 삭감된 통계자료를 근거로, 햇볕정책을 위한 과도한 국방예산 삭감과 사업 축소 및 연기 결정이 공군의 전투기 대란을 불러온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 F-15K급 사업 거듭 연기· 축소...비용 ‘19조원+a’로 눈덩이 1990년대 중반부터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더라면 당시 대당 800억 원 수준이었던 F-15K급 전투기 120대를 10조원 미만의 예산으로 전력화할 수 있었지만, 거듭된 사업 연기 및 축소로 인해 이 120대가 4차례로 쪼개지면서 전체 사업비용은 ‘19조원+a’로 치솟았다. 문제는 이후 참여정부와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를 거치는 동안 그 어떤 정부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국방부와 국책연구기관에서 2010년대 후반 심각한 전투기 전력 공백을 수차례 경고했지만, 수 조원에 달하는 사업예산은 역대 대통령들의 결단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국민의정부에서 시작된 ‘폭탄 돌리기’는 누군가가 해결했어야 할 심각한 문제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았고, 그 결과 공군은 전투기 부족 대란이라는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해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이른바 ‘방위 충분성 전력’으로 규정한 전투기 보유량의 하한선은 430대다. 방위 충분성 전력이란 현재의 안보 상황과 한반도 전장 환경을 고려하여 작성한 작전계획을 무리 없이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을 말한다. ◆ 2019년에 전투기 140대 부족사태...안보 구멍 공군의 모든 전투기는 기계획공중임무명령서(Pre-ATO : Prepositioned Air Tasking Order)에 따라 전쟁 발발 직후 모든 스케줄이 사전에 지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11전투비행단의 F-15K는 전쟁 발발 직후 H-아워가 선포되면 H+1시간까지 □□표적을 공습하고, 20전투비행단의 KF-16은 H+2시간이 되면 △△표적을 공격하게 사전에 모든 계획이 짜여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은 북한의 전쟁 전투기와 전차, 장사정포 등 군사력과 작전계획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 이후 작성되는 작전계획 5027의 일부이다. 즉, 이 작전계획을 원활하게 수행하여 북한의 남침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는 최소 430대의 전투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2019년이 되면 우리 공군의 전투기 전력은 300대 수준으로 급감한다. F-4E와 F-5E/F 전투기가 대체기 없이 모두 퇴역하기 때문이다. 공군은 KFX 사업을 통해 한국형 전투기가 생산될 때까지 이들 전력을 운용하려 했지만, 이 전투기들의 기령이 40년에 육박하고, 심각한 노후화로 인해 추락 사고가 빈발하자 불가피하게 퇴역을 결정했다. F-4E와 F-5E/F가 모두 퇴역하고 나면 우리 공군에 제대로 된 전투기는 F-15K 60여대와 F-16 170여대 등 230여대 수준에 불과하다. 경공격기 수준인 FA-50을 전투기 전력에 포함시켰을 때는 290대 수준이다. 여기에 2018년부터 40여대의 F-35A 전투기가 순차적으로 도입되지만, 새로 도입된 전투기가 완전한 작전능력(FOC : Full Operational Capability)을 갖추는데 최소 2년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전쟁에 투입한 전투기 전력은 290여대, 즉 합참이 요구한 방위 충분성 전력 대비 67%에 불과하며 140여대의 전투기가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수준의 전투기 전력 공백이 발생하면 당장 전쟁 수행 능력에 큰 지장이 온다. ‘서울 불바다’ 운운하며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와 신형 방사포, 스커드 미사일 발사대 등을 타격하는 것도 공군 전투기의 임무고, 떼를 지어 남하하는 북한의 대규모 기계화부대를 저지하는 것도 전투기가 수행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북한에 비해 병력과 장비가 수가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부족한 숫자를 공군의 화력으로 메워야 하는데 이런 임무에 투입할 전투기가 없다면 유사시 대단히 우려된다. ◆ 대안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미래 합참 관계자는 공군의 심각한 전투기 부족 문제에 대해 “한미연합전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중급유기 전력화를 통해 체공시간을 늘려 전투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미군의 가용 전투기 전력도 점차 감소 추세에 있고, 공중급유를 통해 체공시간을 늘리더라도 각각의 임무에 필요한 소티 수가 늘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가장 확실한 답은 전투기를 사오는 것이다. 그러나 20여 년 전 우리가 대당 400억 안팎에 사왔던 F-16 전투기는 대당 900억 안팎까지 올랐고, F-15K나 F-35A와 같은 고성능 전투기는 대당 1,500억을 훌쩍 넘는 상황에서 140대의 부족한 전투기를 도입하려면 적게는 12.6조원에서 많게는 21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 그 어느 정권이나 어느 국민도 이 같은 천문학적인 예산 소요는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공군은 F-4와 F-5를 대체하기 위해 KFX 전투기 120대를 전력화하겠다고 밝혔지만, KFX가 2025년 개발 완료 후 매년 10대씩 양산되더라도 120대 전력화가 완료되는 시점은 2037년이다. 이 때는 F-16 170여대 전량이 퇴역하고 F-15K도 도입 후 30년이 경과해 퇴역시켜야 할 시점이다. 120대 전력화하고 230대를 퇴역시켜야 하기 때문에 110대의 전력공백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존에 공군이 담당하던 적 장사정포와 미사일기지 등의 핵심 표적 타격 임무를 육군의 지대지 미사일과 해군의 함대지 순항 미사일에 넘기고 방위 충분성 전력 전투기 하한선을 300여대 안팎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방위 충분성 전력은 필요에 의해 산출된 최소한의 요구전력이기 때문에 당장 전투기가 없다고 전투기 보유량 하한선을 낮추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격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누군가의 오판에 의해 시작된 폭탄 돌리기의 심지가 다 타들어 들어가기까지 정확히 4년이 남았다. 폭탄 돌리기가 끝나는 4년 후 공군 전투기 전력은 역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이며, 대한민국 영공 안보는 곳곳에 구멍이 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심지는 타들어 가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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