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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부처 퇴출제 이후…] 관가 “확 바뀌었네”

    정부 부처의 공무원들이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서울 광화문의 정부 중앙청사는 물론 과천청사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행정자치부가 중앙부처에서는 처음으로 무능 공무원에 대한 ‘삼진 아웃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관가의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권오룡 중앙인사위원장이 “행자부의 퇴출제가 타 부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깔고 있다. 올 초 참여정부 임기 말 공직 감찰을 강화하겠다고 엄포를 놔도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퇴출풍(風)’에는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 청사 내 이발소의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한다.“간 큰 공무원들이나 대낮에 이발소에 간다.”는 농담마저 나올 정도다. 중앙 부처 한 공무원은 최근 점심 식사를 마치고 광화문 정부중앙청사내 지하 1층에 있는 이발소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 같으면 공무원들로 북적였는데 이날 머리를 염색하는 1시간 30여분 동안 자신 외에는 다른 손님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출근 시간인 오전 9시 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머리를 하는 이용객들은 많지만 근무 시간대에는 손님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발소측의 설명이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강금수씨는 “단속하는 것도 아닌데 퇴출 바람이 불자 몸조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근 시간을 보면 속된 말로 ‘칼 출근’으로 바뀌고 있다. 밤 늦게까지 근무하면 조금 늦게 출근해도 용인이 되는 게 종전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오전 9시 전후의 청사 주변에는 특별한 지침이 내려온 것도 아닌데 헐레벌떡 출근 시간을 맞추기 위해 뛰는 공무원들이 꽤 늘었다. 특히 청사가 아닌 외부 임대 사무실에 입주한 부처의 경우 출·퇴근 기록 카드가 있다 보니 ‘불리한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출근 시간이 더욱 빨라졌다는 후문이다. 업무 도중 잠깐 자리를 비우고 개인 업무를 보러 외부에 나가는 사례도 현저히 줄어 들고 있다고 한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16일 “과거 지각하던 사람들도 요즘에는 일찍 출근하고 있다.”며 “퇴출이 무섭긴 무섭다.”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도 “요즘 초과 근무자들이 너무 많아 이를 관리하는 업무에도 시달리고 있다.”면서도 “조직 내부에서 기피 인물이 되지 않으려고 다들 신경쓰는 눈치”라고 밝혔다. 이번 퇴출제 여파가 꼼꼼한 업무 처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경부의 경우 전반적으로 퇴출을 걱정하는 기류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보직을 박탈당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전과 같지는 않다. 재경부 관계자는 “보직을 받지 못한 고위직 공무원들이 스스로 관직을 떠나고 있다.”면서 “고위직 공무원 사이에 업무 중압감을 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행자부의 퇴출제가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주위를 환기시키는 효과를 톡톡히 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부처 종합
  • [시론] 범여권의 통합과 부활/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시론] 범여권의 통합과 부활/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정치역학구조의 복잡성은 다양한 정계개편 논의를 가능하게 하지만 뛰어 넘지 못할 가치의 벽도 있다. 한국정치에는 보수와 진보, 중도세력의 정치공간이 엄연히 존재하고 각 공간마다 정치주체와 해당 정책 그리고 지지계층이 실존하고 있다. 소위 중도개혁정치세력으로 분류되는 열린우리당·탈당파·민주당·손학규 전 경기지사·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 등이 범여권으로 지칭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중간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범여권이 정치적 공간을 넓히기 위해서는 보수를 더 오른쪽으로 밀치고 진보를 더 왼쪽으로 보낼 힘이 있어야 한다. 범여권의 정치적 힘은 ‘정책의 동질성’과 ‘인적 연대’에서 비롯된다. 정책은 범여권의 좌표로서 중도의 가치와 이념을 공유하는 정치적 동질성을 확인하면 되지 사사건건 똑같을 필요는 없다. 관건은 범여권의 연대문제다. 선거에 의한 평화적 정권교체 이후 대선 직전 집권세력이 지금처럼 분화와 분열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초유의 정치적 사태다. 이번 대선의 맞상대인 한나라당이 서바이벌게임의 경선 즉, 뺄셈의 경쟁을 잘 치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 범여권은 통합과 덧셈의 게임을 제도화할 난제를 안고 있다. 범여권은 국민참여 경선를 통하여 대통령후보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지금 범여권의 고민은 대선후보로 거명되는 인사들이 여러 곳에 그야말로 다양하게 분산되어 있는 현실이다. 통합신당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어쩌면 열린우리당의 분열로부터 시작되고 있는 범여권의 정치적 분화과정에 오히려 역행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 정치적 이해관계의 충돌이 볼썽사납게 재현될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할 수 있다.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자면 범여권의 통합과 부활의 길을 한국프로야구에 비유하면서 찾을 수 있다. 대선을 준비하는 후보가 프로야구팀의 수만큼이나 많고 각 구단의 팬과 연고지가 다른 것처럼 후보마다 지지계층과 거점지역이 각기 다르다. 한국프로야구가 각 구단의 노력 못지않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리더십에 크게 영향을 받듯이, 범여권의 대선단일후보 결정을 치밀하게 관리할 프로야구사무국과 같은 ‘정치권형 KBO’의 필요성이 절실하다.‘정치권형 KBO’는 각 정파(구단)에 속하지 않고 범여권에 대한 리더십과 권위를 갖는 원로·덕망가·전문가를 총집결하여야 한다. 이 기구가 범여권 후보선출의 정치적 흥행에서 성공하기 위해 아마추어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치세력을 과감하게 배제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진다면, 범여권의 연대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정치권형 KBO’를 통해서 범여권이 부활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러나 진정한 부활을 위하여 범여권은 보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자기부정을 먼저 단행해야 한다. 아직도 범여권내 정계개편 논의가 참여정파와 관여자의 정치생명 연장수단으로 활용되고, 국민적 관심이 전무한 신당타령만 무성할 뿐이다. 범여권의 진짜 위기는 보수의 강력함과 진보진영의 압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10년의 공과를 계승·발전시키고자 하는 역사적 사명감과 열정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범여권은 다양성과 통합욕구 그리고 역사성을 포용할 수 있는 ‘정치권형 KBO’라는 범여권 맞춤형 경선관리기구를 상정할 때 지금의 여권에 시급한 것은 통합과 부활을 위한 마지막 성찰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 ‘해결사’ 한총리

    ‘해결사’ 한총리

    한덕수 총리가 취임하자마자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며 임기 말 참여정부의 현안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국회에서 부결된 국민연금법안 재입법 불 지피기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대책 마련이 행보의 핵심이다. 12일에만 오전 7시30분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주재를 시작으로, 한·일 경제인회의 일측 대표단 접견, 정진석 추기경 및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예방, 김영삼 전 대통령 예방, 한·미FTA 2차 워크숍 참석 등 7건의 굵직한 일정을 차례로 치러냈다. 거의 매일 4건 이상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총리의 공식 일정이 통상 두 세건이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정도다. 일정 하나하나의 무게감도 달라졌다.“개성공단, 빌트인 방식 아니다.”“FTA 협정 전문 공개”“기초노령연금법안 대통령 거부권 건의 검토” 등 중량급 발언을 쏟아냈다. 외빈 접견 때도 마찬가지다. 김석환 총리 공보수석비서관이 이날 급히 기자실을 찾은 것도 이 때문. 김 수석은 “통상적으로 외빈 접견시엔 의례적 내용을 주고 받을 때가 많은데, 오늘 여러가지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올라왔다.”고 밝혔다. 김 수석에 따르면 한 총리는 한·일 경제인회의 일측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일 FTA 협상은 양국이 농업과 제조업 경쟁력에서 균형을 이루기까지는 협상을 해 나가기 어렵다.”고 했다. 이이지마 히데타네 한·일 경제협회 일본측 회장이 한·일 FTA 협상의 조기 착수를 희망한다는 발언에 대한 답변이었다. 앞서 열린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서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되지 않으면 기초노령연금법 개정안의 재의 요구를 건의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를 압박했다.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 임기 말에 지렛대 역할을 자임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실무형 총리로서 대국회 설득 등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며 “두 현안의 처리 성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회·교육 대정부질문 공방

    사회·교육 대정부질문 공방

    여야는 11일 국회 교육·사회·문화부문 대정부 질문을 갖고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인 3불 정책과 국민연금법 개정 재추진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과 통합신당은 참여정부가 추진해 온 기여입학·본고사·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3불 정책이 실패한 만큼 폐지 또는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은 “3불 정책이 엄연히 존속하고 있음에도 공교육은 죽어가고 사교육은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3불 정책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신당모임의 노웅래 의원도 “정부의 입시정책 따로, 대학 선발제도 따로는 한참 잘못된 제도”라며 “대학 측이 요구하는 학생선발 자율권을 3불 정책의 기조 하에서 수용할 여지는 없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지병문 의원은 “3불 정책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마지노선”이라며 “서울대가 국립대의 본분을 망각하고 3불 정책 폐지를 주장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같은 당 정봉주 의원도 “3불 정책은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축적된 제도”라며 “한나라당이 참여정부의 실패한 정책인양 호도해 정권을 획득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대학에 학생선발의 자율권이 있지만 고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방해할 권리는 없다.”며 “대학의 난데없는 주장에 정부도 당황스럽다.”고 답했다. 국민연금법 개정 재추진에 대해서도 공방은 치열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모두 4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점에서 입장을 같이하지만 한나라당이 기초연금제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양당 이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상조 의원은 “국민연금법을 부결시킨 한나라당과 일부 정당들의 책임도 있다.”면서도 “이를 이유로 기초노령연금법에 대해 거부권을 운운하는 정부도 옳지 않다.”고 양비론을 폈다. 이어 이 의원은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은 재원의 구조와 성격이 다른 만큼 거부권 행사 없이 국민연금법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기초연금만이 장애인, 노인, 가정주부 등 사각지대를 보호하고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할 수 있다.”며 기초연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기고] 양도소득세를 위한 변/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일부 언론의 보도를 보면 주택 관련 세금정책은 ‘나쁜 정책’의 표본이고 이런 정부와 같이 사는 국민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보도된 것처럼 “집을 갖고 있자니 보유세 부담이요, 팔자니 양도세 부담” “세금폭탄으로 진퇴양난과 고립무원”이어서 국민 대다수가 부동산세금 때문에 고통을 받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양도세 부담을 지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우선 실거래 가격이 6억원 이하인 주택을 보유한 대다수 1가구 1주택자에는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주택을 소유한 가구 중 양도세를 내야 하는 경우는 4% 안팎에 불과하다. 또한 전국 1777만 가구의 45%인 806만 가구가 무주택인 점을 감안하면 양도세를 부담하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2%에 지나지 않는다. 둘째 양도세가 집값 상승에 비해 과도한가.6억원을 넘는 집을 소유한 1가구 1주택자도 실질 양도세 부담률은 양도차익의 6∼7% 수준이다.1주택자의 경우 판 가격에서 6억원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에만 과세하는데다, 장기 보유시 최대 양도차익의 45%까지 공제해 주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 강남권의 A아파트를 2억 9000만원에 사서 15년간 보유한 뒤 10억 7000만원에 팔았다고 하자. 이 경우 실제 양도차익은 7억 8000만원이다. 하지만 1주택자의 경우 매도가(10억 7000만원) 대비 6억원을 넘는 양도차익(4억 7000만원)만큼의 비율인 44%만큼만 과세한다. 따라서 1차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3억 4200만원이다. 여기에 15년 보유에 따라 양도차익의 45%를 특별공제해주므로 최종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1억 8810만원으로 준다. 따라서 실제 납부할 양도세액은 9∼36%의 세율을 적용한 5470만원이다. 결국 양도차익 대비 세금의 비율인 ‘양도세 실효세율’은 7% 정도 된다. 즉 15년간 주택을 보유하다 양도차익을 7억 8000만원 남겼지만 양도세는 5500만원도 안된다. 셋째,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다른 세금에 비해 턱없이 높은가. 근로자나 자영업자의 소득세 부담수준과 비교할 때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신고된 자영업자의 소득세 실효세율은 13.4%, 근로자의 소득세 실효세율은 6.2%이다. 따라서 실효세율이 6∼7% 수준인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집값이 올라 얻은 양도소득을 자영업자나 근로자처럼 열심히 일해서 번 소득과 동일한 가치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5년까지 강남 3구에 새로 공급된 주택 100채 가운데 85채 꼴로 이미 집이 있는 사람이 투기목적으로 새집을 샀다. 또한 강남구와 서초구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초과해 가구 수보다 주택이 각각 852채와 4600채가 남는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들여다 보면 1차적으로 실수요를 제외한 투기수요에는 세금을 무겁게 물려 수요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안정시키려 한다. 동시에 실거래가 과세제도를 도입, 부동산시장을 투명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이런 부분에는 올바른 평가가 필요하다. 물론 급작스런러운 정책추진이나 섣부른 홍보 때문에 본래의 정책의지가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시장에서 혼선을 부른 책임을 정부는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한정된 국토에서 온 국민이 더불어 살아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부동산정책은 소수의 권익보호만을 위한 게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의 편익을 증진시키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경제는 복지사회와 시장경제가 상생하는 선진국으로 가게 될 것이다. 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 정부가 밝히는 FTA가 손실이 아닌 몇가지 이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지만 반대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협상 결과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정부가 FTA 효과를 과대평가,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참여정부가 주목한 양극화 문제가 악화되고 농촌사회는 붕괴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들은 FTA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1. ‘준비된 개방’… IMF땐 강제개방 정부 관계자는 8일 “한·미 FTA 반대론자의 기본적 인식은 반미(反美)에서 출발한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반대론자들은 경쟁을 바탕으로 한 미국식 경제시스템이 도입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확산되고 미국내 글로벌 기업들만 혜택을 볼 것으로 주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외환위기 이후의 중산층 몰락 등 부작용을 밑바탕에 깐 것으로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한·미 FTA 반대론의 허와 실’이라는 보고서에서 “외환위기가 ‘준비되지 않은 개방’이었다면 이번 한·미 FTA는 산업구조 고도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능동적 개방’이며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계화나 개방이 양극화의 원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화를 추진한 개도국은 2002년 기준으로 1인당 소득증가율이 5%이지만 세계화가 지연된 개도국은 1% 감소했다는 것. 2. UR뒤 한우값 2배·생산 50%↑ 농업의 피해는 확실시된다. 미국도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의 FTA협상 기준이 ‘농업’이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그 피해가 농촌사회를 붕괴시키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지난 5일 “농업의 관세철폐 기간이 대부분 10년 이상이어서 피해액이 당초 10년을 전제로 한 1조 2000억∼1조 8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됐을 때 축산농가는 도산하고 농촌은 붕괴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1993년 ㎏당 7395원 하던 쇠고기 가격은 2005년에 1만 8637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한우 생산량은 품질 고급화에 힘입어 같은 기간 99만t에서 152만t으로 증가했다. 돼지고기도 ㎏당 2269원에서 7444원으로 뛰었다. 물론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농촌에 130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도·농간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도시가구소득 대비 농가소득의 비율은 95년 0.95에서 2005년 0.78로 악화됐다. 하지만 개방 때문이 아니라 예산 지원이 농업의 구조적 개선보다 시혜성 사업에만 치우친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었다. 3. 고관세 의류 비중높아 수출2억弗↑ 단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하고 실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대미 수출도 2004년 미국의 평균 관세율 4.9%와 한국 11.9% 등을 감안하면 혜택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대미 섬유수출의 핵심인 의류가 세계 시장가격보다 1.8배 높은 상황에서 미국의 섬유 관세율 10%가 5년 내에 철폐돼도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럼에도 섬유산업협회는 스웨터 등 관세가 15%가 넘는 품목의 대미수출 비중이 13%나 돼 당장 이 부문에서만 2억달러 수출증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한총리 “노령연금법 거부권 건의”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일 국회에서 통과된 기초노령연금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라고 6일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 모두 발언에서 “정당간 이견으로 국민연금법이 부결됐는데, 기초노령연금법은 국민연금법과 한 짝이 돼 집행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기초노령연금법은 국민연금법이 시행되면서 발생하는 노인에 대한 사각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논의된 것”이라며 “기초노령연금법만 운영하면 연금 재정에 미치는 압박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여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기초노령연금법안은 국회로 되돌아가 재의에 회부된다.회부된 법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법률로 확정된다. 빠르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지만, 시일이 촉박해 5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거부권 건의 검토는 부결된 국민연금법이 재통과되도록 국회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의 고위 관계자는 “(거부권 건의가) 총리 본인의 의지에 의한 것이지만, 청와대와도 일정 부분 교감이 있는 걸로 안다.”며 “청와대 전문가 그룹과 보건복지부에도 국회가 빨리 국민연금법 수정안을 마련, 기초노령연금법과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은 “총리가 건의해 온다면 그때 봐서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참여정부 국회 통과 법률안에 국회 재의를 요구하는 거부권 행사는 모두 다섯 번으로 늘어난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씨줄날줄] FTA 대연정/이목희 논설위원

    한·미 FTA 협상 타결 이후 노무현 대통령과 보수진영간 대연정 비슷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착시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일시적 정책동조는 가능할지 몰라도 대선까지 이어지는 연정, 연대는 불가능하다. 설령 노 대통령이 큰 그림을 그리더라도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받아들일 리 없다. 그보다는 중도를 향한 수싸움이 깔렸다고 분석하는 게 옳다.2002년 대선에서 경제는 큰 이슈가 아니었다. 때문에 노 대통령이 반미(反美)로 진보와 함께 중도표 일부를 흡수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경제를 떼놓고 중도를 설득하기 어렵다. 경제개발을 앞세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중도를 넘어 진보표까지 잠식하고 있다. 한·미 FTA 이니셔티브는 한나라당의 중도 독점을 깰 단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다운스는 산토끼·집토끼 이론을 실증적으로 정리했다. 정권교체가 빈번한 민주국가에서 중간좌표에 머물고 있는 유권자를 누가 더 잡느냐에 따라 선거 승패가 결판난다. 좌·우, 진보·보수 정당의 정책이 결국 비슷해지곤 하는 이유가 된다. 집토끼는 어차피 찍게 마련이니까, 집에 가까이 있는 산토끼를 끌어들여야 승산이 있다는 논리다.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변신도 산토끼용이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FTA에 반대하는 범여권 후보들에 비해 한수 위라고 본다. 정동영·김근태·천정배씨는 정보와 승부사 감각에서 대통령을 따라가지 못한다. 한·미 FTA의 후유증이 있더라도 그것은 다음 정권의 얘기다. 기대를 부풀린다면 범여권에게 꽃놀이패가 된다. 참여정부를 경제파탄의 주범이라고 몰아붙이기 힘든 국면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유력 주자간 중도표를 둘러싼 머리싸움이 치열해질 것이고, 대통령의 심중에 올라타는 이가 범여권의 대표주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기회에는 위기가 따르는 법. 노 대통령이 중도·보수로 과도하게 기울면 집토끼가 도망간다. 청와대가 어제 개헌 발의 방침을 강조한 것은 집토끼 단속용이다. 큰 방향성을 지키며 중도를 잠식하는 정치기술이 필요하다. 최고 정치고수를 가리는 본무대가 드디어 펼쳐지고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종교·문화재 플러스] 20일 한기총 ‘북한선교’ 간담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20일 오후 2시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최근 남북 관계와 관련해 북한에서의 선교방향을 논의하는 ‘2007 통일선교정책 간담회’를 개최한다.‘북핵 6자회담 후 전망과 한국교회 통일선교의 방향’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는 참여정부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교수와 박완신 한기총 통일선교정책연구원장이 강사로 나선다.(02)745-0191.
  • 나랏빚 282조… 1년새 34조↑

    나랏빚 282조… 1년새 34조↑

    지난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합친 나랏빚이 282조 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을 넘는 33.4%를 기록했다. 국민 1인당으로는 600만원에 육박했다. 실질적인 나라살림은 10조원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2006 회계연도 정부결산을 의결했다.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가채무는 1년전 248조원보다 30.7%(34조 8000억원) 늘었다.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05년 말 30.7%보다 2.7% 포인트나 올라갔다. 특히 우리나라 추계인구 4829만 7000명으로 나눈 1인당 국가채무는 585만 5000원으로 1년전(513만원)보다 14%나 증가했다. 국민이 세금으로 갚아야 할 적자성 채무만 따지더라도 1인당 248만 2500원에 이른다. 연도별 국가채무는 ▲2002년 133조 6000억원 ▲2003년 165조 7000억원 ▲2004년 203조 1000억원 ▲2005년 248조원 ▲2006년 282조원으로 4년만에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재경부는 그러나 “참여정부 4년 동안 국가채무가 149조 2000억원 늘었지만 자체상환이 가능한 금융성 채무의 비율(57.6%)은 국민 세금으로 부담할 적자성 채무의 비율(42.4%)보다 높아 전체적으로는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자산은 474조 6000억원으로 국가채무보다 191조 8000억원 많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6.9%나 유럽연합(EU) 기준의 60%보다 낮다고 강조했다. 강계두 재경부 국고국장은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를 11조 5000억원 발행하고 공적자금 국채전환 및 이자지급 10조 8000억원과 일반회계 적자보전용으로 8조원을 쓰는 등 나랏빚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경부는 공적자금의 국채전환이 지난해 완료됨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부터 점차 감소해 중·장기적으로는 30%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앙정부의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흑자분을 제외하고 공적자금 상환금을 더한 실질적인 나라살림인 관리대상수지는 10조 8000억원 적자를 봤다.2005년보다 2조 6000억원 늘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노대통령 지지층 역전은 ‘시한부’?

    노대통령 지지층 역전은 ‘시한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가 연일 화제다. 두 가지 점에서다. 한 달 만에 10%포인트 이상 반등한 여론조사 결과가 그 하나다. 그러나 더 큰 관심은 ‘지지층 전이현상’에 쏠려 있다. 진보에서 보수로 지지층이 바뀐 ‘역설’이다. 그래서 (보수층과의)‘FTA 대연정’이라는 해석이 나돌 정도다. 청와대측은 어쨌든 “나쁘지 않다.”고 총평한다. 그러나 지지도 반등에 대해서는 ‘반짝 지지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부동산값 안정추세로 두 달 전 20%대 벽을 뚫었고, 한반도 평화무드가 조성되는 시점에 25%대를 돌파했다고 한다. 다만 FTA 체결과정에서 보였던 노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책 추진력이 30%대 조기 돌파의 동력이라는 설명을 곁들인다.4일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한·미 FTA보도, 대통령의 원칙과 소신을 왜곡하지 말라’라는 제목의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지지도 상승은)대통령의 원칙과 소신이 만든 성과에 대한 재평가”라고 밝혔다. 정책 집행성과에 국민의 추인이 반영된 ‘안정된’ 지지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같은 상승추세는 국정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유지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그렇다면 지지층 전이현상에 대한 해석이 분명해진다.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의 쏟아지는 격찬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보수진영의 우호적 반응은)일주일도 못 간다.”고 단언했다. 타결내용을 따지고 들어갈수록 보수진영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 자명하다는 논리다. 심지어 보수진영의 박수는 이번 기회에 국내정치는 손 끊고 한·미동맹 등 외교에만 신경쓰라는 주문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보수층과의 ‘한시적 제휴’란 분석은 예고된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더해진다. 다음주면 개헌 발의 국면이다. 노 대통령은 오는 10일쯤 예정대로 개헌안을 발의하면서 국회 연설도 병행할 계획이다. 여기엔 한나라당이 동의할 수 없다. 한·미 FTA와 개헌만 놓고 보면 찬반계층이 상충된다. 여론조사 전문가 진영에서는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20%대일 때부터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층과 교집합 현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능력과 안정적 리더십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진영은 곧바로 깎아내리기에 들어갈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일시적 밀월’에 불과하다고 손을 내젓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보수석실은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은 국민의 경제적 실익을 위해 한·미 FTA를 추진했다. 정치적 고려는 없다.”며 타결 이후 보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지지층에 등 돌리고 보수세력과 손잡았다.’는 해석에 대해 “참여정부의 노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왜곡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참여정부에 대한 지지는 이념이 아니라 노 대통령의 원칙과 소신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인권 존중하는 검사 되세요”

    정상명 검찰총장이 3일 법무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신임검사 58명을 대검찰청으로 초대, 집무실 등을 공개했다. 그동안 신임검사 교육의 일환으로 대검 견학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총장 집무실과 회의실까지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총장은 검찰의 최고참 선배로서 “인권과 정의가 살아있는, 인권을 존중하는 검사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신임검사들에게 외부 강사 강연모음집인 ‘검찰 혁신 아카데미’와 성공적 자기경영기술로 유명한 지그 지글러의 책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를 선물하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부단히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 총장은 15층 회의실 한쪽벽을 차지하고 있는 역대 검찰총장의 사진을 소개하면서 “검찰은 항상 정치권과 접점에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 총장은 “총장 임기제가 88년 22대 김기춘 총장부터 시작됐지만 임기를 못 마친 총장들이 많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들어서도 송광수 총장은 임기를 마쳤지만 후임 김종빈 총장은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구속 여부를 놓고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빚어진 사태로 6개월만에 물러났다. 정 총장은 “조직에 입문했으면 최고의 자리까지 가봐야겠다는 포부나 비전을 갖고 생활하라는 의미에서 사진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나중에 여러분들 중 여성 총장이 나올 수도 있다.”고 격려했다. 이번에 방문한 신임검사 중에는 여성검사 23명이 포함됐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경제동맹/진경호 논설위원

    미국이 가장 먼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는 이스라엘이다.1985년, 즉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의 일이다. 이어 9년 뒤엔 캐나다·멕시코 등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는다. 이후 한동안 지지부진하다 부시 대통령 등장과 9·11테러 발생 이후 미국의 FTA체결은 가속도가 붙는다.2002년 요르단을 필두로 칠레, 싱가포르, 중미 5개국, 호주, 모로코, 도미니카, 바레인, 오만 등과 잇따라 FTA를 맺었다. 사실 요르단이나 모로코, 바레인, 도미니카 등은 경제규모로 치면 미국에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그러나 가치는 따로 있다. 지정학·지경학적으로 미국의 국익에 직결돼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요르단은 중동지역의 전통우방으로 이란·이라크 등 적대국을 견제할 거점이고, 호주는 일본과 함께 서태평양의 새로운 3각동맹의 한 축을 떠맡고 있다.FTA를 통해 기존의 군사동맹보다 한 차원 높은 경제동맹이라는 새로운 안보체제를 엮어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도 FTA가 지닌 경제안보동맹 기능을 숨기지 않는다. 로버트 졸릭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의 무역정책은 대테러전쟁의 일부”라고 했다. 롭 포트먼 현 대표도 “이번 한·미 FTA가 양국 동맹을 강화하고, 미국이 아시아 문제에 아직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다.”고 했다. 미국이 한·미 FTA 후속작으로 중동자유무역지대(MEFTA) 구축이나 아세안과의 FTA 등에 적극 나선 것도 미국 중심의 새로운 경제안보질서를 구축하는 작업인 셈이다. 한·미 FTA 반대론자들이 “경제동맹이 아니라 경제종속이며, 한국이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미국의 신안보전략의 틀 속에서 중국 견제의 거점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미국의 FTA 정책에서 엿보이는 안보전략에 근거를 둔다. 사실 참여정부 출범 후 많은 대립에도 불구, 미국은 주한미군 이전과 전시작전권 이양,FTA체결 등 자신들이 주장하고 추구했던 대부분을 한반도에서 이룬 게 현실이다. 동맹과 종속의 경계를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중, 한·일 FTA에 적극 나서는 것도 미국 일방의 FTA체제에서 벗어나는 방안일 것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한나라, 피해대책특위 구성 검토

    정치권은 3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내용에 대해 정당별로 엇갈린 평가를 내리는 한편 그에 따른 후속 대응방안 마련에 부심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원칙 찬성’ 기조 속에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노동당은 각각 청문회 개최와 규탄대회를 준비하는 등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협상 타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의약품 등 취약분야 당사자들과의 간담회 개최와 소득보전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후속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피해계층에 대한 국가적, 제도적 보완대책이 있는지 면밀히 따져보고,FTA 평가단이나 피해대책특위 구성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은 확대정책회의를 열어 당내 FTA 평가위를 중심으로 손익계산과 보완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4일 협상단의 종합보고를 청취한 뒤 상임위별로 관계부처와 공동토론회를 벌여나가기로 했다. 정세균 의장은 “국민의 입장에서 철저히 따지고 국민여론을 감안해 5번이든,10번이든 의총을 열어 당의 입장을 정하겠다.”며 “정부가 피해계층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통합신당모임은 이날 집행회의에서 이번 협상결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면서 FTA 청문회 개최를 재차 주장했다. 최용규 원내대표는 “협상내용을 검증해 경제적 손익을 따지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도 국회 본청 앞에서 FTA 타결 규탄대회를 갖는 한편 한·미 FTA를 추진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성토했다.전광삼 김상연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연금개혁 무산시킨 무책임 정치

    국회가 정부·여권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낸 수정동의안도 무산시켰다. 서로 자기 당의 안을 고집하다가 결국 두 법안 모두 물거품이 된 것이다. 참으로 무책임하고 개탄스러운 작태다. 나라살림이야 거덜나건 말건 당리당략에 눈먼 소아적 발상이나 다름없다. 개혁이 다급한 연금법은 제쳐두고 새로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기초노령연금법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일사불란하게 제정한 것은 노인 표를 겨냥한 얄팍한 속셈이 아니고 뭔가. 국민연금은 이대로 가면 오는 2047년에 바닥난다. 하루에도 800억원씩 잠재부채가 늘어나 고스란히 미래세대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그래서 촌각을 다투는 법안인데 어쩌자고 이렇게 미적거리는지 답답하다. 정부 개정안은 보험료율을 9%에서 12.9%로 올리고 받는 돈은 소득의 60%에서 50%로 내리자는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과 민노당의 안은 보험료율을 그대로 두고 소득의 40%를 주자는 것이다. 둘 다 ‘반쪽 개혁’이긴 하나, 정부안이 현실성이 있어 우리는 이 안을 지지했다. 그런데 이마저 못하겠다면 나라의 장래는 누가 책임질 것이며, 후세에게 어떻게 낯을 들 것인가. 연금개혁은 역대 정부가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인기 없는 정책이라 외면해 왔다. 참여정부는 이를 무릅쓰고 3년여 공을 들여 이나마 진전시켰는데 막판에 무산되고 말았다. 연금법안은 여권과 야당이 따로 법안을 상정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정치권의 의견조율이 덜된 상태에서 표결했으니 상대 당의 법안이 먹혀들 리가 없었던 것이다. 연금개혁은 올해를 넘기면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렵다. 정치권은 우선 법안부터 통일해야 한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 역사적 책무를 더 이상 방기하지 말기 바란다.
  • [생각나눔 NEWS] 노대통령 ‘이념적 우군’ 바뀌나

    정치권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후폭풍´이 일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념적 우군´이 일부 변화·교체될 조짐이다. 협상 결과에 대한 각 정파간 찬반 입장이 뒤죽박죽 얽히면서부터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이 한·미 FTA 체결 이후 시험대에 올랐다. 참여정부 초기 노 대통령의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했던 진보세력들이 대거 반FTA 기류에 편승하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지지층의 붕괴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범여권 의원들도 농촌 출신, 지역특성, 정파 이해관계에 따라 비준거부운동에 적극 뛰어들 태세여서 진보진영 내에서 노 대통령의 고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26일간 단식농성을 해온 문성현 민노당 대표는 지난 2일 “더 이상 노 대통령을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타결은 싸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싸움의 시작”이라며 ‘청와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반면 노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반대 입장에 섰던 한나라당과 보수 세력들은 노 대통령의 결단력에 연일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한·미 FTA 이후 노 대통령의 이념적 지지기반이 달라질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마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마치 ‘FTA 대연정’이라도 이뤄질 듯한 태세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3일 전날의 노 대통령 담화를 보고 “어제 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봤더니 정말 대통령답더라. 참 잘했다.”고 호평했다. 전여옥 최고위원도 “한·미 FTA의 물꼬는 노 대통령이 텄지만, 국회 비준까지 그 완성은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을 도와주고 격려하면서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의 주역’으로까지 불리며 노 대통령과 날카로운 각을 세워온 민주당 조순형 의원도 “노 대통령은 지지 세력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장래를 위해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하고 소신을 갖고 추진하고 결단을 내렸다.”며 “한·미 FTA 협상타결 과정에서 보여준 대통령의 소신과 결단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극찬했다. 이처럼 한·미 FTA 타결을 계기로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평가가 혼재되는 양상에 청와대도 짐짓 어리둥절해하는 눈치다. 윤승용 홍보수석은 3일 일부 보수 언론들의 보도를 언급하며 “한·미 FTA가 우호적으로 보도된 데 대해 어리둥절하다. 시차적응이 안 된다. 고맙다.”는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결국 노 대통령은 앞으로 ‘FTA 정국’이 전개되면서 지지층의 추가이탈로 인한 심각한 권력누수를 겪거나, 야당의 지원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등 전직 대통령들이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정치실험을 겪게 됐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정치권 FTA입장차 극명

    정치권 FTA입장차 극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대책 마련에 강조점을 뒀지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인 민생정치준비모임 등은 무효화 투쟁과 국회 비준 거부 의사까지 밝혔다. 민주당과 민노당, 국민중심당 등은 ‘FTA 국회청문회’를 추진키로 했다. 대선예비주자들의 입장은 크게 한나라당과 범여권으로 나뉘었다. 한나라당 ‘빅2’는 한목소리로 반겼다. 박근혜 전 대표는 2일 협상 타결 직후 “국익 차원에서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개성공단 원산지 표시 문제, 섬유문제 등에서 미흡한 점이 없지 않지만 국가 미래를 생각한다면 개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협상 타결을 계기로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동북아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미 FTA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범여권 대선예비주자들은 비판적이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이는 엄청난 대국민 사기극으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오는 6월 양국 정부간 협정체결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정당 및 사회단체간 연석회의를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은 “참여정부가 ‘4·2 조공협상’으로 경제주권을 넘겨주고 민생을 포기했다.”면서 “범국민적 항쟁을 통해 협상을 무효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협상의 미흡함을 지적하면서도 “아쉽지만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 인정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정당·정파별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이 긍정 평가를 내렸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양국이)국제화시대의 동반자로서 상호 협력·공존하기 위한 협상이 됐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피해 분야에 대한 대비책이 제대로 마련되었는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협상단이 고생했지만 무조건 (국회 비준)통과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국익에 도움되는 협상이었다고 생각하면 비준 동의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협상 내용을 따져보고 국익과 민생에 도움이 안 된다면 비준 거부 운동까지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김형탁 대변인은 “지도부와 소속 의원이 몸을 던져 한·미 FTA 체결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FTA 시대-향후 절차·협상 주역들] 야전사령관 김종훈·커틀러 ‘골격’ 만들어

    [FTA 시대-향후 절차·협상 주역들] 야전사령관 김종훈·커틀러 ‘골격’ 만들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우리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 여기에 이혜민 한·미 FTA기획단장 등은 지난 14개월 동안 한·미 FTA협상을 이끌어온 주역들이다. 각자가 맡은 역할은 조금씩 달랐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협상을 책임졌다. ●김현종 vs 바티아 김현종(48)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39) 미 USTR 부대표는 미국 컬럼비아 법대 동문으로 변호사와 대학교수를 지냈다. 김 본부장은 비(非)고시·비(非)관료 출신으로 참여정부의 대외통상정책을 총괄한다. 컬럼비아대학에서 국제정치학 학·석사학위를 받은 뒤 같은 대학 법대를 졸업,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1985년부터 미국 월가의 로펌에서 활동하다 1989년 귀국, 국내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1993년 홍익대 무역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정부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 외교통상부 ‘WTO 분쟁해결 대책반’ 고문변호사로 위촉되면서부터. 이후 세계무역기구(WTO)에서 4년간 수석법률자문관으로 활동했다. 대통령 인수위 시절 통상현안 보고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눈에 띄어 2003년 5월 통상교섭조정관(1급)으로 발탁됐으며 2004년 7월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노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FTA 협상 개시 승인을 받아낸 산파역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바티아 부대표는 부시 행정부에서 최고위직에 오른 인도계 미국인이다. 프린스턴대학과 런던 정경대, 컬럼비아 법대를 졸업한 엘리트다. 2001년 부시 행정부에 들어오기 전까지 워싱턴 유수의 로펌에서 국제항공·국방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변호사였다. 상무부를 거쳐 교통부에서 차관보로 일하면서 중국·인도 등 20여개국과 항공협정을 성공적으로 타결지어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종훈 vs 커틀러 한·미 FTA협상의 야전사령관인 김종훈(55) 대사와 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1년 넘게 협상 상대로 일하면서 인간적 신뢰도 두텁게 쌓았다. 반백의 바짝 마른 김종훈 수석대표는 외모에서부터 강인하고 솔직하다는 인상을 풍긴다. 협상 원칙과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했으며 말을 극도로 아낀다. 협상을 씨름과 등산 등에 비유하는 특유의 어법으로 화제다. 외무고시 출신으로 외교통상부 지역통상국장을 지냈으며 2005년 부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실무를 담당한 고위관리회의 의장을 역임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1983∼88년 상무부에서 근무하다 1988년 무역대표부로 자리를 옮긴 뒤 20년간 통상교섭 업무를 담당해온 베테랑이다.2004년 6월부터 한국과 아시아 등 APEC 소속 21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IT와 통신, 투명성, 반도체 양자 협상으로 잔뼈가 굵었다.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냉철한 협상가와 9살짜리 아들을 둔 어머니의 따뜻한 면모를 꾸밈없이 보여줘 인상적이었다. ●협상단의 ‘입’ 이혜민 단장 이혜민(50) FTA기획단장은 상품분과장으로 김종훈 수석대표를 도와 협상단을 이끌어왔다. 협상단의 ‘입’으로 대외창구 역할을 전담해왔다. 북미통상과장과 OECD 공사참사관·지역통상협력관을 지냈다.1998년 한·미투자협정(BIT)과 99년 쇠고기협상, 유럽연합(EU)과의 지적재산권,APEC 무역투자 협상 등에 참여했던 외교통상부내 대표적인 통상전문가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덕수 총리 임명동의안 통과

    한덕수 총리 임명동의안 통과

    국회는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논란 속에서 본회의를 열고 ‘국무총리 한덕수 임명동의안’을 압도적인 찬성표로 통과시켰다. 한 총리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은 국회의원 270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210표, 반대 51표, 무효 9표로 가결됐다. 한 총리는 고건·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등 역대 참여정부 총리들 가운데 최다득표로 제4대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한 총리는 취임 후 극심한 진통이 예상되는 한·미 FTA에 대한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 중책을 떠안게 됐다. 이날 한 총리 인준안에 던져진 반대 51표는 ‘한·미 FTA 졸속 타결을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한 의원 숫자와 같았다. 한편 국회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장 보궐선거도 치러 지난 2월초 김한길 의원의 사퇴 이후 공석 상태였던 운영위원장에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열린세상] 용수철 개혁과 서울시 3% 퇴출제/최병대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용수철은 평상시에는 본래 모습으로 있다가 힘이 가해지면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그 힘이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본래의 모습으로 회귀한다. 우리의 공직사회를 지칭할 때 자주 용수철이론에 적용시켜 보곤 한다. 중앙정부이건 지방정부이건 지도자가 바뀔 때마다 개혁이다, 혁신이다 하며 요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으로 이어지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혁이란 미명하에 각종 제도와 위원회를 양산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정권말기에는 하나같이 시작할 때의 그 의지는 온데간데없고 국민들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노 대통령은 이전의 어느 대통령보다도 정부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아무리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혁신관련 회의나 행사에는 만사를 제쳐두고 참석하여 혁신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민들은 노 대통령의 혁신의지가 체감되지 않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참여정부 혁신의 전도사로 불리고 있는 오영교 동국대총장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사람에 의한 개혁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개혁체제를 구축하여 좋은 평가를 받은 공로가 인정되어 청와대 정부혁신특보와 행자부장관으로 발탁되었다. 작년에 공기업옴부즈맨제도 도입과 관련하여 KOTRA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혁신적이며 역동적인 모습은 별로 체감되지 않았다. 이즈음 KOTRA는 공기업평가 때 고객만족도조사결과를 실제보다 부풀려 이미 지급받은 성과급을 되돌려 주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오영교 사장 재직시에 혁신의 선도기관으로 칭송받던 기관이 비판의 대상으로 추락한 데에는 공공기관이 조금이라도 혁신에 대한 틈새를 보이면 용수철과 같은 회귀본능이 발동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와 별로 다르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요란스럽게 새로운 구호와 정책들이 쏟아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이후 줄곧 서울을 세계 10위권의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창의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창의시정’을 표방했다. 최근에는 부서마다 획일적으로 3%의 무능·불성실 공무원을 ‘현장시정추진단’에 편입시켜 철밥통 공무원의 퇴출을 유도한다고 하여 서울시가 소란스럽다. 열심히 일하며 창의적인 공무원을 우대하고 무능하고 나태한 공무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퇴출시키고자 하는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 제도가 성공하려면 조직 안팎으로부터 공감을 얻어야 한다. 우선 획일적으로 3%의 공무원을 부서별로 일시에 차출하려는 방법의 부적절성이다. 만약 공직사회에서 생산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장애요소가 된다면 3%가 아니라 30%라도 퇴출시켜야 한다. 부서별로 일시에, 일률적으로 3%라는 방식은 공감하기 어렵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누적된 자료를 토대로 무사안일한 공무원이 더 이상 머무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일시에 획일적인 3% 방식을 적용하여 인사교류 대상자에게 1∼5순위 희망부서를 신청하도록 하고, 선택받지 못하면 퇴출 대상자로 전락시킬 경우, 최대의 피해자는 정년을 목전에 둔 자, 동료애의 발로가 어려운 전산직 같은 소수직렬이나 힘없는 기능직으로 쏠릴 것은 불문가지이다.‘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냉소주의가 만연하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원점에서 제도 본래의 취지를 살리는 지혜를 모으고 용수철 같은 개혁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최병대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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