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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보 1호 불타도 책임지는 者 없는 사회

    국보 1호 불타도 책임지는 者 없는 사회

    국보 1호가 불타 버렸는 데도 책임지려는 이는 찾아볼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서로 네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정부 내에서 인책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상대 기관에 뒤집어 씌우기 식이어서 국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그래서 국민 성금으로 숭례문을 복원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지만 책임 소재를 따진 뒤에 공론화할 일이라는 국민들의 싸늘한 반응이 돌아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과 책임소재를 가리기로 했다. ●검찰 “떠넘기기 책임 묻겠다” 소방방재청은 화재진압이 늦어진 데 대해 문화재청의 판단 지연 탓으로 돌리고 있다. 소방방재청 고위관계자는 12일 “도의적인 책임은 느낀다.”면서도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잘못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고 희한한 논리를 폈다. 그는 “우리는 전국의 소방본부를 총괄하기 때문에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에서 하는 것까지 관할할 수 없다.”면서 관리 책임은 중구청에 있고 소방은 서울시가 책임져야 한다고 떠넘겼다. 문화재청은 소방방재청의 주장에 대해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11일밤 9시에 서울시와 중구청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문화재가 완전 소실되는 것보다 훼손되는 게 나으니 지붕을 해체하여 진화하도록 조치하라.”고 통보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5시간에 걸친 진화작업에도 불구하고 허무하게 숭례문을 전소시킨데 따른 소방방재청의 책임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고 본다.”고 소방방재청의 인책론을 제기했다. 중구청은 “소방당국이 문화재청의 지휘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지연돼 화재초기 진압에 실패했다.”고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 탓을 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스프링클러 설치 등 화재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제안하면 (문화재청은)예산 부족으로 손사래를 치고, 시어머니처럼 온갖 간섭을 다하더니 지금은 지도·감독 기능만 갖고 있을 뿐 관리는 지자체에 있다고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경비업체인 KT텔레캅은 화재감지기 설치는 중구청이 결정할 사항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남대문서 “경비할 곳 아니다” 정부 기관의 면피행각에 경찰도 예외는 아니다. 숭례문을 관할하는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이 지키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이 전혀 없다.”면서 “유관기관 수사는 현장확인을 하고 있으며, 사설경비업체의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반(반장 조주태 부장검사)은 숭례문의 관리부실과 진화 과정의 과실 등을 본격 수사하기로 했다. 특히 관계기관들의 책임 떠넘기기 행태에 대해 사건의 근본 원인을 가려내고 불법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이날 숭례문 화재 책임을 지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시했지만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임기를 불과 12일 남겨 놓은 시점의 사퇴는 책임지는 자세라기보다는 ‘정치적 쇼’에 가깝다는 지적들이다. 정부 관계자는 “참여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기관장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사후수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숭례문 복원에 자발적으로 국민성금을 내겠다는 움직임에는 바람직스럽게 여기면서도, 정부 측에서 내놓는 성금 모금 아이디어에는 누리꾼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성금에 앞서 참화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백히 따져야 하고, 자발적이어야 할 국민성금을 정부가 의도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들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혁신 유죄?/우득정 논설위원

    마케팅 이론에서 브랜드는 ‘자식’에 비유된다. 그래서 잘 키운 브랜드 하나는 열 자식 부럽지 않다고 한다. 브랜드, 다시 말하면 이름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이름도 주인을 잘못 만나면 한순간 ‘뺑덕어미’가 되고 중국 전국시대 제1의 추녀 ‘무염녀’가 되기도 한다. 이름을 오·남용해 민족문화의 가치를 훼손한 주범을 꼽으라면 단연 한국담배인삼공사(KT&G의 전신)가 될 것 같다. 지금은 외국산 담배의 공세에 맞서 품질과 디자인 등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과거 담배인삼공사의 마케팅 전략은 애국심밖에 없었다. 그래서 국산 담배 이름에 ‘청자’‘한강’‘한산도’‘거북선’‘새마을’ 등 민족의 자존과 관련된 최고의 단어를 갖다 붙였다. 그러나 가격 인상의 방편으로 수시로 품질을 떨어뜨리며 새로운 이름의 담배를 내놓다 보니 최고의 문화유산인 ‘청자’는 군인에게 무료로 나눠 주는 싸구려의 대명사로 전락했다. YS정부와 DJ정부가 애용한 ‘개혁’이나 참여정부가 최고의 가치로 삼은 ‘혁신’도 마찬가지다.YS·DJ정부 시절 개혁은 내편, 네편을 가르는 잣대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누군가 ‘반개혁적’이라고 매도해 버리면 그날로 끝장이었다. 당사자에게는 무엇이 반개혁적인지 항변하거나 반론을 제기할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YS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첫 국빈방문에서 외교관례상 융숭한 대우를 받았음에도 문민정부의 개혁성에 그 나라가 탄복한 것이라고 YS의 한 측근은 읊조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혁신 전도사’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참여정부에서 고관대작을 지낸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김병준, 오영교, 이용섭, 윤성식, 변양균…. 노무현 대통령이 2004년 새해 벽두에 ‘혁신의 교주’임을 선포한 뒤 ‘혁신’을 밑천 삼아 한자리씩 한 인물들이다. 하긴 대통령이 자다가 ‘혁신’ 단어만 들어도 벌떡 일어난다고 했으니 어느 누구 수저를 들고 덤벼들지 않았겠나. 정부 각 부처가 ‘노무현 색깔 지우기’ 경쟁에 나선 가운데 ‘혁신’ 단어를 놓고 고민하는 모양이다.‘혁신’조차 어느 정권의 전유물로 치부되는 현실이 부끄럽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사설] ‘국민세금 1원도 소중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국민의 세금 1원도 소중하다’는 제목의 예산절감 지침서를 발간했다. 감사원이 지적한 참여정부의 예산낭비 사례 8000여건 가운데 공통·반복적으로 발생한 200여건을 추려 예산낭비 사례와 원인, 이를 방지하기 위한 체크포인트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이 책에 소개된 예산낭비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인수위가 분석해 정리한 예산낭비 유형은 사업타당성 검토 잘못, 중복·과잉 투자, 계약 및 공사관리 잘못, 예산의 목적외 사용, 국고보조금·출연금 및 기금 관리 잘못, 선심성·과시성 행사, 불합리한 제도, 도덕적 해이 및 부정 등이다. 유형별로 소개된 낭비사례들을 보면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 책에 소개된 사례들만 모두 취합해도 예산낭비 금액이 무려 10조 6754억원이나 된다고 하니 세금을 낸 국민들 입장에서는 정말 어이가 없다.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의무다. 세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교육과 복지재정의 요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공공부문의 예산 절감 노력은 어느 때보다 절실한 과제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각 기관의 업무영역 및 권한을 확대 고수하려는 기관이기주의, 공직자들의 안이한 사고와 그릇된 행태, 그리고 이를 견제할 제도와 예산절감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족한 점이 복합돼 있다. 예산낭비를 없애려면 예산 편성부터 집행, 사후관리 등 단계별로 낭비 요인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하는 예산운용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국민의 세금은 한 푼이라도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한다면 ‘10% 예산 절감’은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 [서울광장] 참여정부의 회광반조( 回光返照 )/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참여정부의 회광반조( 回光返照 )/육철수 논설위원

    기세등등하던 참여정부가 어느덧 조락(凋落)을 맞고 있다. 대통령 선거 전후로 일부 청와대 참모와 장·차관, 직계 국회의원들은 총선이다 뭐다해서 뿔뿔이 흩어졌다. 지난 5년 동안 수족처럼 부리던 공무원들은 인수위의 위세 앞에 우왕좌왕이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잘잘못은 역사가 가리겠지만, 당장 국민의 신망을 잃고 임기가 끝날 날만 기다리는 정권을 지켜 보는 심정은 참으로 착잡하다. 연초에 접한 국무회의 풍경은 권력의 무상을 실감나게 보여 줬다.1월9일 열린 노 대통령 주재 ‘2008년 경제점검회의’에서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올해 경제운용방향 얘기해 봤자 말짱 헛방 아니냐.”며 말문을 열었다. 곧이어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브리핑을 하려 하자 대통령은 거듭 “전망을 내가 들으면 뭐하느냐.”고 했다. 그는 또 “안 하려니까 사보타주하고 게으름을 부리는 것 같고, 하려니까 계속 정책을 안 할 사람이 보고받는 것 같아 좀 이상하다. 공부나 하자.”고 해서 회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의 무기력은 그날 극에 이른 듯했다. 물러날 때까지 국정의 끈을 놓지 않겠다던 노 대통령의 열정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대통령 중임제 개헌안을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던 그다. 임기 6개월을 남기고선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으로 기자실에 ‘대못질’을 하며 언론과 일전을 불사한 그다. 혁신도시에 ‘말뚝’을 박으며 참여정부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실천에 옮겼던 그다. 대선을 앞두고 우군이 하나하나 등을 돌려도 눈 하나 깜빡 않던 그다. 그런 노 대통령이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인 것은 의외였다. 너무 솔직한 건지, 대통령의 책무를 잠시 잊은 건지는 속을 들여다 보지 않아 헤아릴 길은 없다. ‘레임덕이 이런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 즈음, 이번엔 ‘레임덕? 웃기네.’하는 일이 연이어 터졌다. 방북대화록을 유출한 김만복 국정원장을 사의표명 27일 만인 어제 물러나게 하고, 로스쿨 혼선을 야기한 김신일 교육부총리에 대해선 즉각 사표를 처리한 게 그 사례다. 김 원장의 경우 정보책임자로서 본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겠다는데 한달 가까이 미적거린 이유가 석연치 않다. 로스쿨을 대통령의 뜻과 달리 처리했다며 임기 20일을 남기고 교육부총리를 경질한 것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다 끝난 정부라고 여겼더니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물론 노 대통령이 아직은 인사권을 꽉 쥐고 있으니 대놓고 뭐라 하기는 어렵다. 총선에 나가겠다는 장관들을 끝까지 붙들고 있다가 막판에 놓아준 일은 노 대통령이 아니면 못했을 것이다.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안에 거부권을 예고한 대목도 앞뒤 눈치 안 보는 그이기에 가능했다. 마치 “정권은 시퍼렇게 살아 있다.”고 시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기야 살아 있는 권력의 당연한 권한이라고 주장하면 할 말은 없다. 임기말에 벌어지는 희한한 일들을 보면서 ‘회광반조’(回光返照)를 떠올려 본다. 촛불은 다 타기 직전에 일순간 불꽃이 커지는데, 참여정부는 지금 그와 너무 닮았다. 하지만 회광반조는 불꽃이 이내 사그라질 때가 됐음을 의미한다. 곧 떠날 정부가 상식을 벗어나고 종잡을 수 없는 일은 그만 뒀으면 좋겠다. 이제 참여정부는 열이틀 남았다. 국정을 잘 마무리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게 5년 전 정권을 맡겼던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이기도 할 것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미분양 주택 11만가구 넘어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만가구를 넘어섰다. 10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11만 2254가구로 집계됐다.1998년 8월(11만 4405가구) 이후 가장 많다.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1만 754가구가 늘어났다. 집을 다 지을 때까지 분양되지 않은 주택도 1581가구(10.0%) 늘어 지난해 말 현재 1만 7395가구나 됐다. 미분양 아파트는 계속 늘고 있지만 전반적인 집값 상승으로 1억원 이하의 서민형 아파트는 갈수록 줄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더욱 힘겨워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수도권에서 서민형 주택인 1억원 미만(상한가 기준) 아파트는 모두 16만 7276가구로 집계됐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2월(40만 7847가구)보다 59%(24만 571가구)가 줄었다. 특히 서울에서 1억원 미만 아파트가 가장 많이 줄었다. 참여정부 출범 초 3만 4464가구였으나 2008년 2월 현재 2733가구로 92.1%(3만 1731가구)나 감소했다. 강북·강서·광진·동대문·마포·서초·영등포·중구 등 8개구에는 5년 동안 집값이 오르면서 1억원 미만 아파트가 자취를 감췄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한나라 공천 신청 살펴보니…3선 이상 33명중 31명 도전장

    한나라 공천 신청 살펴보니…3선 이상 33명중 31명 도전장

    한나라당 공천이 새해 정치권의 첫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나라당은 243개 지역구에 1177명이 공천을 신청해 창당 이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부적격자 4명을 빼고 공천심사 작업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4.82대1의 경쟁률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은평갑이 16대1로 가장 높았고,41명이 ‘단독 신청’의 행운을 잡았다. 한나라당은 신청자가 없었던 전남 무안·신안 1곳을 제외하고 242개 지역구에서 공천을 하게 됐다. ●기업인 283명 신청…4분의1 육박 대선 넉 달 뒤 치러지는 총선답게 공천 신청자 명단 곳곳에서는 ‘이명박 효과’가 나타났다.‘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그의 구호에 걸맞게 기업인 출신들의 공천 신청이 유독 늘었다. 공천 심사에 오른 1173명 가운데 기업인 출신은 283명으로 24.1%에 달했다. 대기업 출신도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친동생인 김호연 빙그레그룹 회장이 충남 천안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회장의 큰아버지인 고 김종철 의원이 6선 의원을 지낸 지역이다. 대선 때 이 당선인을 도운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박상은 전 대한제당 대표는 인천 중·동구·옹진에, 이학봉 화신폴리텍 대표는 서울 중구에 공천을 신청했다. ●언론·뉴라이트 공천 쇄도 이 당선인 캠프 안팎에서 활동한 뉴라이트 출신과 언론인 출신도 명단에 자주 나타난다. 중앙 일간지와 방송사 출신 30여명이 공천 신청을 했고, 뉴라이트 활동을 한 공천 신청자 수도 비슷한 수준이다. 경기 용인갑에서 배한진 전 조선일보 기자와 정찬민 전 중앙일보 기자가, 서울 관악을에서 박선규 전 KBS 기자와 박종진 전 MBN 기자가 맞붙기도 한다. ●희비 엇갈린 친이-친박 이 당선인 핵심 측근 지역구들은 평균 5대1에 육박한 경쟁률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서울 은평을(이재오), 서대문을(정두언)을 비롯해 이 당선인 측근 의원이 포진한 6개 지역에서 단독 공천 신청이 실현됐다.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친이 의원 지역 등 9곳이 단수 후보지역이 됐다. 비슷한 현상은 영남에서도 나타났다. 반면 친박(親朴)은 공천 단계부터 도전을 감내해야 할 상황이다. 대구 동을(유승민)과 부산 남구을(김무성) 공천 신청자는 각각 6명이다. ●무안 빼고 전국에서 신청 한나라당 열세 지역인 호남에서 단 1명이 신청한 지역은 13곳이다. 하지만 무안·신안을 제외한 전 지역구에서 공천 신청이 들어와 호남에서도 달라진 한나라당의 위상을 확인시켰다. ●신청자 한나라당 사상 최다 높은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 교체 바람이 불지는 미지수다. 이 당선인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총선 출마선언 뒤 당내 현역 의원 교체 요구가 잦아들고 있다. 실제로 3선 이상 중진 의원 33명 가운데 김용갑·김광원 의원 2명을 뺀 31명이 전원 공천을 신청했다. 최고령자는 경기 김포 김두섭 전 의원으로 77세이고, 최연소자는 경기 양주·동두천 지역 권우호 경기도당 청년위 부위원장으로 29세다. 이밖에도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이색 신청자들이 공천 과정에서 관전의 재미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동작갑에서는 배우 남궁원씨 아들인 홍정욱 헤럴드미디어 회장과 유정현 전 SBS 아나운서가 경쟁하게 됐다. 서울 구로을에 출사표를 던진 조은희 인수위 전문위원은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문화관광 비서관을 지냈다. 경기도 오산 김영준씨는 ‘빠떼루 아저씨’로 인기를 끌었던 레슬링 해설가 출신이고, 부산 사하갑 하형주 동아대 교수는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다. ●참여정부 장·차관도 도전 노무현 정부에서 장·차관을 지낸 몇몇 인사들도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을 냈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박성범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중구에 공천을 신청했다. 그는 2005년 시위 농민 사망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안양 동안갑 지역에 공천을 신청, 비례대표 송영선 의원과 맞붙게 됐다. 이밖에 김희상 전 청와대 국방 보좌관이 경남 산청·함양·거창에, 허범도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부산 사하갑에, 이현재 전 중소기업청장이 경기 하남에 공천을 신청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단독]인수위, 장관후보 개인과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국무총리와 새 정부의 각료 후보자 및 장관급 인사들을 위한 ‘인사청문회 TF’를 구성, 가동 중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실시되는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인수위 차원에서 체계적인 뒷받침을 한다는 방침이다. 정권교체에 따라 인사청문회 준비 주체가 불명확해지자 인수위가 발벗고 나선 것이다. 재산, 병역, 납세 등 개인신상에 관련된 사항은 후보자 본인과 해당부처가 대응할 수 있으나 새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대응체계가 미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인수위는 장관 후보자들에게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기조를 학습시킨다는 방침을 정했다. 인수위는 장관 후보자들이 이명박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후보자로 지명되면, 이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어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과 정책에 대해 학습시킨다는 계획이다. 워크숍은 장관 후보자 전체 또는 경제·사회·외교안보 등 분야별로 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위는 또 워크숍과 별도로 장관 후보자들에게 해당 부처의 업무보고도 할 예정이다. 인수위가 새 정부 예비장관들 ‘개인교습’에 나선 셈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인사청문회 대상자는 국무총리와 헌법재판관·대법관 등의 헌법기관과 검찰총장·경찰청장·국정원장·국세청장 등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핵심 권력 기관장들만이 인사청문회 대상이었다. 하지만 2005년 6월 전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확대하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새 장관들의 인사청문회가 동시에 열리는 것이다. 새 정부의 국무총리 ‘인사청문회TF’의 경우 한승수 유엔기후변화특사가 국무총리로 지명된 지난달 28일보다 2주 앞서 ‘인사청문회 TF’를 구성,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인사청문회 TF’는 인수위 해당 분과 내에 존재한다.TF팀장은 해당 부처에서 인수위에 파견된 전문위원들이 맡는다.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라 통폐합되는 부서는 업무관련 비중이 높은 부처를 중심으로 TF를 구성한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설] 정부조직 개편 총선용 흥정 경계한다

    한나라당·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 신여권과 대통합민주신당이 동수로 참여한 6인 협상에서 통일부를 없애지 않고,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독립기구로 남기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인수위의 당초 안에서 한발짝 후퇴한 것이긴 하지만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의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무조건 밀어붙이기식이 아니라 여론을 수렴해 절충안을 내놓은 한나라당의 접근방식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신당 측이 한나라당이 제시한 양보안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고 있어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라고 한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국민들이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던 ‘작고 실용적인’ 정부의 출범이 물거품이 되고 마는 것이다. 통일부 존치에 만족하지 않고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 과학기술부, 농촌진흥청 등도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신당 측은 협상 전선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해수부의 경우 부산과 여수, 인천 등 항만·어촌지역 출신 의원들이 강경론을 펼치면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이 지역을 표밭으로 공략하도록 당 지도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한다. 참여정부 5년 동안 공무원 6만 6000여명을 늘리며 ‘큰 정부’를 만든 장본인들이 시일이 촉박하다는 새 정부의 약점을 잡고 흥정을 벌이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개편안은 누더기가 되고 말 것이다. 결국 이번에도 조직개편에 실패해 말로만 작은 정부가 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작고 실용적인’ 정부를 꾸리겠다는 이명박 당선인의 공약에 국민들이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신당은 정략적으로 흥정을 하며 새 정부의 발목을 잡은 것이 총선에서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사설] 새정부 청와대 참모들이 명심할 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어제 새 정부 대통령실 수석 인선을 확정했다. 분야별로 전문가라는 평가를 듣는 이들을 뽑았고, 연령도 40∼60대 사이를 두루 포진시켰다. 하지만 대부분이 교수 출신이고, 특정 학교·특정 지역 출신이 밀집해 있는 것은 새 정부 청와대에 어려운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이 당선인은 실용주의 인사를 강조하고 있다. 코드, 출신 지역과 학교를 떠나 일 잘 하는 인사를 쓰겠다는 것이다. 이번의 청와대 참모진 인선이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출신이 문제될 게 없지만 이 당선인 스스로 밝혔듯이 일부 부족한 면도 발견된다. 이 당선인은 “(수석진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앞으로 일을 해나가면서 이번 인선이 ‘베스트’였음을 입증할 책무가 신임 수석진에게 주어진 셈이다. 교수 출신 수석들은 관료주의를 혁파하고 내각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행정업무 집행 현장을 무시한 탁상공론으로 내각과 마찰만 빚는다면 국정 혼란이 가중될 뿐이다. 새 정부 청와대 참모들이 전자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부단히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의욕을 앞세우다가 일부 비난을 자초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국정경험이 미숙한 ‘386’ 중심으로 청와대를 구성했다가 시행착오를 거듭한 참여정부에서도 교훈을 얻어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지 말아야 한다. 이 당선인의 부지런함과 추진력을 감안할 때 새 정부 청와대 참모진은 어느 정부보다 바쁜 동시에 힘도 붙을 것으로 본다. 그럴수록 내각과 국민에 군림하는 자세를 경계하고, 그림자 보좌를 해야 한다. 이 당선인이 코드 인사 배격을 내건 만큼 청와대 안에 ‘그들만의 소집단’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역사에 남는 ‘좋은 청와대’는 대통령과 참모진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 [李 정부 청와대 수석 발표] 靑 수석비서관 내정자 면면

    10일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으로 내정된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 이명박 당선인의 각종 공약과 정책을 꿰뚫고 있는 핵심 정책 브레인이다.‘MB 노믹스’의 전도사로 불린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 금산분리 완화, 산업은행 민영화, 각종 중소기업 정책 등이 그의 손길을 거쳤다. 부친이 현대그룹에서 이 당선인과 함께 일한 계열사 사장 출신이란 인연도 있다.2002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이명박호(號)’에 승선해 호흡을 맞춰 왔다. 곽 내정자는 학자답지 않게 휴대전화 컬러링과 노래방 애창곡을 최신 팝송과 히트가요로 수시로 바꾸는 등 신세대적 취향을 지녔다. 일본의 이종격투기 K-1에 심취한 나머지 국내 이종격투기 선수와 겨뤄 30초 만에 기권패한 경험도 있다. 박재완 정무수석 내정자는 관료를 거쳐 행정학 교수를 지낸 ‘정책통’ 초선 의원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작업을 주도하면서 이명박 당선인의 신임을 얻었다. 대선 후보 경선후에는 대입 3단계 자율화 공약 등의 골격을 잡으면서 한번 더 인정을 받았다. 박 내정자는 이날 “당초 국정기획이나 사회정책수석인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 당선인은 “일찌감치 마음에 두고 있었다.”고 정무수석으로 기용했다. 미국 하버드대 정책학 박사 출신으로 94년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겨 교단에 섰고, 이 시기 ‘국가혁신의 비전과 전략’,‘작지만 유능하고 투명한 정부’ 등 정부혁신에 관련된 저서 및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국회 의원회관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는 의원으로 손꼽힐 정도로 의정활동에서 성실성을 인정받은 ‘열공파’다. 이종찬 민정수석 내정자는 ‘특수수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검찰 특수수사통으로 검찰의 핵심요직을 두루 거쳤다. 문민정부 출범 후 대검 중수1과장과 수사기획관을 맡아 ‘율곡비리 사건’ 등 사정수사 실무를 담당했고 국민의 정부에서는 대검 중수부장으로 집권2기 사정을 잠시 맡기도 했다. 미국 FBI를 모델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창설해 12·12,5·18 사건을 지휘하면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수사했다. 고집스러운 개성을 지니고 있으나 잔정도 많다는 평을 듣는다. 교육과학문화수석에 내정된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은 초선이면서도 자타가 인정하는 당내 교육통이다.17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진출한 뒤 줄곧 교육위에서 상임위 활동을 했다. 대통령직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를 맡아 이 당선인의 대입 3단계 자율화 공약,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 사교육비 절감방안 등 주요 교육정책의 골격도 그가 잡았다고 한다. 4월 총선에서 대구 중·남구 출마를 희망했지만 그를 곁에 두려는 이 당선인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김중수 경제수석 내정자는 한림대 총장으로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초대 공사를 지낸 거시경제 전문가다. 대외 개방과 시장 자율, 규제철폐, 경쟁 등을 중시하는 점에서 ‘MB노믹스’를 추진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이다. 고건 전 총리의 자문조직인 ‘미래와 경제’의 정책개발위원장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KDI 원장 때 직원들의 나이 등도 기억할 정도로 기억력이 탁월하다. 박미석 사회정책수석 내정자는 복지정책 전문가다. 이 당선인의 서울시장 당선 후 시장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사랑 나누미’ 봉사활동을 주도했다.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 캠프에서 보건복지·여성·보육분야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의 이른바 ‘소망교회 인맥’으로도 알려져 있다. 온화한 이미지이나 업무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다는 평이다. 남편이 이두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여서 이른바 ‘신KS’(고려대·소망교회) 인맥과 연결되는 셈이다.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내정자는 미국통이다. 동아일보 창업자인 인촌(仁村) 김성수 선생 동생의 손자로 미국에서 고교와 대학을 졸업해 현지 인맥이 두텁다. 청와대 대변인에 내정된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정치부 기자 출신이다.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명박 후보 진영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원만한 대인관계와 정치 감각으로 이 당선인의 신뢰를 받았다는 후문이다.4월 총선에서 서울 도봉갑 출마를 희망했으나 이 당선인이 일찌감치 대변인으로 낙점했다고 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김신일 교육 사의 표명…靑 즉각 수리

    김신일 교육 사의 표명…靑 즉각 수리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예비인가 과정에서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노 대통령은 만 하루가 안된 5일 이를 바로 수리했다. 참여정부의 임기를 20일 남겨 놓은 시점에서 김 부총리의 사표가 수리됨으로써 청와대는 새 부총리를 지명하지 않을 전망이다. 대신 교육부는 서남수 차관의 장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김 부총리의 사퇴는 지난 2006년 9월20일 취임한 지 1년 4개월여 만이다. 김 부총리는 4일 저녁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25곳 선정 결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을 가진 직후 로스쿨 선정 결과 발표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 책임을 지고 청와대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데 이어 사표를 제출했다. 김 부총리는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선정 결과를 놓고 관련 대학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청와대가 요구한 ‘1개 광역단체 최소 1개 로스쿨’ 배정 원칙을 반영하지 못한 데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사의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5일 김 부총리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천 대변인은 “교육부의 로스쿨 예비인가 발표 직후 김 부총리가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명하고 사표를 전달해 왔다.”면서 “로스쿨 선정과정을 원만하게 처리하지 못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책임지고 사임하고자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서울대 교수 출신의 김 부총리는 지난해에 ‘3불 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 학생부 반영비율 확대, 특목고 존폐 논란 등으로 일선 교육현장과 끊임없이 충돌했고 특히 규제 위주의 대학입시, 특목고 정책 등 때문에 학자로서의 소신을 잃고 청와대 ‘코드’에 맞춘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기고] 실용 정부에 걸맞은 보훈처의 위상/김병진 경희대 사회과학부 교수 ·전 한국정책학회 회장

    [기고] 실용 정부에 걸맞은 보훈처의 위상/김병진 경희대 사회과학부 교수 ·전 한국정책학회 회장

    대통령직 인수위가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은 현행 18부4처에서 13부2처로 정부 조직을 대폭 축소·통폐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 이후 참여 정부에 이르기까지 방만과 비효율로 운영되어온 정부조직을 개편해 작고 효율적인 정부로 탈바꿈시킴으로써 국민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도 국가경쟁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선진적인 국가시스템을 만들려는 이명박 당선인의 철학을 담은 개편안이라고 한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은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통합신당과 민노당 등 수적으로 우세한 야당의 공세로 다소간의 진통과 변화가 예상되지만, 대체로 큰 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여기서는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 가운데 옥에 티라고 할 수 있는 보훈처의 차관급 격하 문제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한다. 먼저, 보훈처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들을 예우하고 국민에 대한 선양교육을 통해서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등 국민통합과 국민의 사기앙양을 주목적으로 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국가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훈처의 장이 차관이기보다는 장관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매우 설득력 있다. 예를 들어 유공자 등 보훈인사들의 경우 차관보다는 장관으로부터 포상을 받는 것이 더 품격있게 예우를 받았다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보훈처는 지난 30년 이상을 장관급 기관이었으나, 오직 국민의 정부 시절에만 일시적으로 차관급 기관으로 격하되었다가 참여정부 들어서 장관급으로 원상회복된 바 있다. 둘째로, 보훈처에는 유공자들을 예우하는 기능 외에 최근 들어 제대군인들의 안정적인 사회정착 유도라는 새롭고도 중요한 기능이 추가됨으로써 그 기능과 역할이 장관급 조직으로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 외국의 경우 국가 보훈이 모두 ‘부’에서 다뤄지고 있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 보훈처의 산하기관 가운데 독립기념관장은 차관급이며 한국보훈복지공단이사장은 대통령 임명직이다. 따라서 보훈처장을 차관급으로 할 경우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될 수 없음이 자명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넷째로, 보훈처를 차관급으로 격하시킬 경우 예산만 연 2000만원이 감축될 뿐이며, 인력의 감축이나 기능조절의 효과가 아주 미미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처장을 장관에서 차관으로, 차장을 차관에서 1급으로, 그리고 실장을 1급에서 2급으로 낮추는 등 3인의 직급을 하향조정시키는 데 따른 예산감축이 연 2000만원 정도인데 비해서 인력감축이나 기능조정의 효과는 거의 없다는 지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국가경쟁력의 제고는 경제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통합 등 국민의 사기앙양을 통해서 이뤄지는 부분도 매우 크다는 점에서 보훈처의 위상정립은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다. 이상에서 검토한 내용들을 요약해 볼 때, 보훈처를 차관급으로 격하시키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점에서 실용주의를 모토로 하는 새 정부의 방향과 맞지 않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서 작고 효율적인 조직을 통해서 대국민 서비스를 향상시키려는 새 정부의 조직개편의 목적과도 상당한 거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김병진 경희대 사회과학부 교수 ·전 한국정책학회 회장
  • ‘로스쿨 항명’ 정치적 책임 물은 듯

    ‘로스쿨 항명’ 정치적 책임 물은 듯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자발적으로 물러나는 형식을 띠었지만 경질의 성격이 짙다. 청와대도 이를 굳이 감추지 않는다. 김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지 반나절도 채 안돼 노무현 대통령은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참여정부에서 장관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적이 적지 않지만 청와대가 곧바로 수리하지 않고 시간을 끌어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면담록 유출’ 파문을 일으킨 김만복 국정원장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 15일 사의를 표시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노 대통령은 아직까지 수리하지 않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은 김 부총리의 사표를 수리키로 한 이유에 대해 “부총리가 업무를 잘 수행해 온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최종단계에서 지역간 균형을 더 충실히 반영하라는 대통령의 뜻을 이행하는 데 있어서 미흡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선정과정에서 청와대의 불만이 컸다는 방증이다.‘항명’으로 비쳐진 데 대한 정치적인 책임을 물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외견상 청와대가 먼저 사의 표시를 종용하지는 않은 듯하다. 노 대통령의 임기를 불과 19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장관 교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실익도 없기 때문이다. 천 대변인은 “청와대가 김 부총리에게 사표를 요구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1개 광역 시·도에 1개 로스쿨’ 배정 원칙을 제시했는데도 김 부총리가 지난달 31일 일방적으로 예비인가 심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배수진’을 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 끝에 청와대의 체면을 세우는 정도의 절충안이 나왔지만 청와대의 위신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김 부총리도 이미 이때부터 물러나겠다는 뜻을 굳히고 사표를 품속에 지니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4일 오후 5시 로스쿨 예비인가 최종안을 발표한 직후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밝혔다. 이어 부총리 비서실장이 이날 저녁 사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다음날인 5일 오전 사표를 곧바로 수리했다. 교육부총리의 전격교체로 이어진 로스쿨 파동은 차관 대행체제의 교육부 운영이라는 파행을 몰고 왔다. 하지만 로스쿨 파장은 계속될 것 같다. 김성수 구혜영기자 sskim@seoul.co.kr
  • ‘무주공산’ 지역구에 문전성시

    ‘무주공산’ 지역구에 문전성시

    한나라당 공천 신청이 5일 마감되면서 현역의원의 불출마 선언이나 의원직 상실 등으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한나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영남 지역에서 비어 있는 지역구는 공천경쟁이 더욱 뜨겁다. 통합신당의 거물급 인사를 저격하기 위한 한나라당 정치 신인들의 도전장도 줄을 이었다. ●“영남 낙점은 곧 당선” 지난해 대선 당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를 지지하면서 한나라당을 탈당한 곽성문 의원과 동반 탈당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김병호 전 의원의 지역구에는 한나라당 공천 신청자들이 대거 몰려 10대1의 경쟁률을 훌쩍 넘겼다. 곽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에는 무려 15명 이상의 공천 신청자가 접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자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과 남병직 뉴라이트 대구연합 대표 등이 포함돼 있다. 박 총괄팀장의 공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김 전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진갑도 한나라당 공천 신청자가 15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이 확실시되는 유력 주자는 없지만 경쟁은 어느 곳보다 치열하다. 이경훈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 허원제 전 SBS 이사, 최재범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부회장, 신현기 당 정책위 부위원장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70세의 고령으로 3선을 지낸 박종근 의원의 대구 달성갑에도 11명의 공천신청자들이 모여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SBS ‘출발 모닝와이드’의 진행자로 잘 알려진 홍지만 앵커도 이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선진당으로 당을 옮긴 박상돈 의원의 지역구(천안을)에도 14명 이상의 공천 신청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친동생인 김호연 빙그레회장과 윤종남 전 수원지검장, 장상운 백석대 부총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불모지를 개척하라” 서울 은평·구로·금천·강서 등 한나라당의 전통적 불모지로 꼽히는 지역구에도 공천 신청자들이 대거 몰렸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텃밭인 이들 지역에서도 한나라당 지지율이 50%를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신당의 이미경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은평갑에는 김영일 전 MBC 보도제작국장 등 11명이 넘는 한나라당 공천신청자들이 몰려들었다. 같은 당의 이목희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금천에도 한나라당 문희(비례대표) 의원을 포함,11명 이상의 공천 신청자들이 한나라당 간판을 놓고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통합신당 한광원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중·동·옹진에도 박상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상임위원을 비롯해 10여명의 공천 신청자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으로 경남 지역에 유일한 통합신당 지역구였던 김해을에도 한나라당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공천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이 지역에는 김영일 전 한나라당 당사무총장을 비롯한 10여명이 공천 접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김영덕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의령·함안·합천에는 동아일보 기자출신의 김충근 전 이인제 대선후보 대변인이 공천 신청했다. ●“통합신당 거물 잡아라” 한편 통합신당 간판 정치인들을 비롯한 정치 거물들의 지역구에도 한나라당 정치 지망생들의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내리 3선을 했던 서울 도봉갑에는 양경자 전 국회의원과 뉴라이트의 선봉격인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권중길 당 중앙위 환경부위원장 등이 도전장을 던졌다. 참여정부 총리를 지내고 통합신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에도 출마했던 한명숙 총리의 지역구인 일산갑에는 이 당선인 측근과 당 간부들이 대거 몰려 공천 낙점을 기다리고 있다. 정군기 이명박 대통령후보 언론특보와 당선인의 최측근인 백성운 인수위 행정실장 등이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신당 중진인 문희상 의원의 지역구인 의정부갑에도 한나라당 신진인사들의 도전이 거세다. 김남성 당협위원장과 김춘식 전 방송위 방송정책실장, 이건식 연화복지의원 행정원장 등이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한편 통합신당을 탈당하고 고향인 대구에서 출마 의지를 밝힌 유시민 의원도 이명박 당선인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과 대구 수성을에서 맞붙을 예정이어서 친노(親盧)와 친이(親李)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로스쿨 예비인가 확정] 추가배정 등 차기정부로 ‘공’ 떠넘겨

    [로스쿨 예비인가 확정] 추가배정 등 차기정부로 ‘공’ 떠넘겨

    교육인적자원부가 4일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추가 선정 가능성을 열어 놓음으로써 예비인가를 둘러싼 청와대와의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1개 시·도에 1개 로스쿨’ 원칙을 내세운 청와대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 하지만 막판에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한 데다 교육부 역시 참여정부에서 시작한 로스쿨 정책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추가 배정 등 껄끄러운 난제는 모두 차기 정부로 떠넘겼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교육부의 추가 선정 방안은 이미 로스쿨로 선정된 대학에 결격사유가 발생해 정원이 줄어드는 만큼의 정원을 활용하거나, 총정원을 늘리는 두 가지다.9월까지 경남 등의 지역에서 추가로 로스쿨이 선정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교육부로서는 법학교육위원회가 마련한 잠정안을 크게 훼손하지 않게 됐다. 그러나 당초의 선정기준에 대해 대학들이 반발하고 있는 데다 추가선정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선정기준이 오락가락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예비선정 기준도 41개 신청 대학을 대부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교육부와 청와대의 갈등이 해소된 것 같지만 오히려 대학과의 갈등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추가 선정되는 대학이 일부분일수록 나머지 대학들은 강력하게 저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잠정안을 만든 법학교육위원회가 심사기준을 애매하게 적용한 것도 반발의 빌미를 제공해 왔던 터다. 심사기준을 공개하라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교육부도 일단 평가점수를 공개하겠다고는 했지만, 어느 선까지 밝힐지는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지역에서 탈락한 사립대의 한 법대학장은 “단순히 총점이나 순위를 공개해서는 의미가 없다.”면서 “‘5년간 사시합격자 수’ 등 정량적 기준은 우리도 알 수 있는 만큼 배점은 높지만, 심사위원의 자의적 판단이 작용할 수 있는 ‘정성적 평가항목’까지 모조리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비인가가 사실상 본인가로 인식되는 만큼 본인가에서 탈락하는 대학이나 감축되는 인원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정원 역시 차기 정부에서 결정할 일이긴 하지만 법조계의 거센 반대 등을 고려할 때 증원이 쉽지는 않다. 차기 정부에서 새로운 논의를 거쳐 총정원이 늘어난다 해도 다시 이번에 탈락한 대학을 중심으로 너도나도 추가 선정을 노릴 게 뻔하기 때문에 교육부로서는 똑같은 홍역을 또 치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최종안에서 부가조항으로 경남지역을 비롯, 이번에 떨어진 지역의 대학을 우선 배려하겠다고 밝힌 것도 사실상 ‘추가배정’을 약속한 것으로 서울의 탈락 대학들이나 다른 지역 대학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분권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분권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1991년 지방의회 재개에 이어 95년 지자체장의 주민 직선과 함께 시작된 지방자치제도는 그동안 중앙집권적인 논리에 희생된 민주화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탄생했다. 정치·행정사에 매우 의미 있는 전환기적 사건이었다. 군사정권에 의해 말살된 민주정치의 원혼은 국민들의 가슴 속에 지펴져 우리 대표를 우리 손으로 직접 선출하는 것만이 민주정치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임을 항변했다. 임명 자치단체장을 두고 지방의원만 주민들의 직선으로 선출하는 지방자치제는 ‘반쪽 지방자치’라며 자치단체장의 주민 직선을 강력하게 요구했던 배경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주민 직선에 의해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한다고 해서 우리가 염원하던 민주주의가 완성될 수 없다는 교훈을 체득하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참여정부는 2003년 지방분권특별법을 제정하고 2004년 주민투표,2005년 주민소송,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도입, 지난해 주민소환제와 총액인건비제를 도입하는 등 분권국가의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지방분권의 참된 성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이 준비돼 있지 않은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참여정부에서 추진해오던 지방분권 개혁의 문제점을 진단해 국가개혁을 바르게 추진해야 할 과제가 이명박 정부로 넘어갔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좌파정부가 추진해온 지방분권 개혁을 넘겨받은 자크 시라크와 니콜라 사르코지의 우파정부 경험이 소중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한 사람은 좀더 지방분권화를 가속화시키기 위해 헌법을 개정했고 한 사람은 보다 더 발전적인 분권정책으로 국가개혁을 모색하고 있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이명박 우파정부도 지방발전과 균형발전을 지속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실용지향적인 지방분권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본다. 먼저 국정통합을 이끌 수 있는 지방분권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하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를 내치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조정해 통치권의 정치적 부담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필요성 때문이다. 지방의 행·재정 등을 총괄적으로 지원 관리해 국정과 지방행정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와 소속 정당을 달리하는 자치단체장 출현시 예상되는 국정 표류를 차단하고 국가 주요 정책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에 합당한 중앙 및 지방정부간 바람직한 관계 설정도 절실하다. 즉 국가와 지자체와의 관계가 국가의 통일성 내에서 유기적인 협조와 연계성 있는 분권화를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지배논리가 너무 강해서도 안 되지만 지방의 독립적 논리가 너무 강해서도 안 된다. 바꿔 말하면 국가와 동떨어져 지방행정을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의 문제가 국가의 문제가 될 수 있고 국가 문제가 지방의 문제가 될 수 있는 현실에서 서로 통합의 논리에서 분권화를 조명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논의됐던 시·도지사가 국무회의에 참석해 함께 국정을 협의하는 제도는 긍정적이다. 한걸음 더 나가 정치적인 연계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방의회가 국회와 연계성을 가지면서 지방행정을 펼쳐나갈 수 있는 제도적 보완도 고민해 봐야 한다. 이를 통해 생산적인 지방자치, 통합적인 국정관리, 고품질 주민서비스를 통한 저비용 고효율의 지방자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증진시켜 지방과 국가의 발전이 선순환하는 실천적이고 효율적인 지방자치 틀을 만들어가는 것도 여기에 있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 [단독]“장관 정책보좌관 구조조정”

    장관 정책보좌관의 숫자와 직급이 대폭 구조조정될 전망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정부조직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는 모두 19개 부처 41명인 정책보좌관 수를 30명 안팎으로 25%가량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정책보좌관들의 직급도 기존 2∼4급에서 사실상 4급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4일 “당초 장관 정책보좌관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었으나, 상당수 부처가 통폐합되는 만큼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전면 폐지보다는 숫자와 직급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장관 정책보좌관제도는 민간전문가의 국정 참여를 촉진하고, 각 부처 장관의 정책 수립을 돕는다는 취지에서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4월 도입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국회의원 보좌관·비서관 등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대선 기여도에 따른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행자부 관계자는 “현재 정책보좌관은 일반직·별정직·계약직 등으로 다양하게 채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문계약직으로만 제한할 것”이라면서 “전문계약직 가운데 가장 높은 ‘가’급은 일반직 4급에 해당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직급 조정도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장관 정책보좌관을 비롯,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부부처 내 ‘자리’는 상당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인수위가 마련한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장·차관 등 정무직 수는 기존 142개에서 120개 안팎으로 15% 가까이 줄어든다. 현재 부처별로 진행되고 있는 세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될 수 있는 본부장·실장·국장 등 고위직 수도 5∼10%가량 축소될 것으로 점쳐진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무늬만 합의제” 비판 봇물

    “무늬만 합의제” 비판 봇물

    한나라당이 지난달 21일 국회에 제출한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무늬만 합의제’라는 지적이 일면서 독임제적 요소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방통위를 합의제로 할 것인지 독임제로 할 것인지의 문제는 방송 독립성과 관련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직전까지 무수한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다. 인수위의 합의제 방통위안 발표 직후 환영 입장을 밝힌 언론단체들은 한나라당의 방통위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직후부터는 입장을 바꿔 반대 성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독임제적 요소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여당의 방송장악 제도적으로 막자” 논란의 일차 요인으로 지목된 것은 방통위의 대통령 직속기구화 문제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임위원 구성 및 방통위장 선임방식 ▲정책결정의 투명성 보장 ▲외부 간섭 가능성 등에 대한 지적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우선 상임위원 5명 중 위원장을 포함한 2명을 대통령이 지명하고 3명을 국회가 추천토록 한 방통위법 5조 2항이 상임위 구성의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당이 국회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할 경우 최대 4명까지 여당측 상임위원으로 채워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참여정부가 방통위원 전원을 사실상 대통령이 임명토록 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을 때도 이와 같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처럼 특정 정당에서 3인 이상의 상임위원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법제화할 것을 주문한다. 인수위는 방통위 모델로 FCC를 거론하지만,FCC는 상임위원 구성방식에서뿐 아니라 무소속 독립기구의 위상을 갖는다는 점에서 방통위와는 차이가 있다.‘방통위=한국판 FCC’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방통위원 독립성, 방송위원만 못하다” 방통위원장을 위원들간 호선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한나라당안엔 위원장 선임방식에 대한 언급이 없다.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합의제를 표명했다면 합의제 성격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면서 “위원들간의 호선으로 위원장을 선출해야 독임제적 요소를 제거하고 순수합의제 모양을 갖출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고 말했다. ‘위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외부의 부당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 8조 2항도 보완대상으로 거론된다.‘부당한 지시나 간섭’의 기준이 명확치 않아 자칫 외부의 입김을 정당화할 수 있는 자의적 해석의 여지를 둔다는 얘기다.‘외부의 어떠한 지시나 간섭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한 현행 방송법 제26조에 비해서도 오히려 퇴보했다는 지적이다. ●“방통위원 의견 모두 공개해야” 13조 4항은 위원회 운영의 투명성과 관련된 조항으로,‘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위원회 회의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감한 사안마다 회의를 비공개해 ‘밀실 논의’란 비판을 받아온 현 방송위의 관행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법률과 시행령으로 정하지 않은 모든 회의를 공개하되, 상임위원의 의견을 홈페이지에 올려 책임성을 높이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편다.FCC도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FCC의 경우 상임위원 개인이 특정 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개별적으로 밝혀야 한다.”면서 “그동안 투명하지 못한 운영으로 비판받아온 방송위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보완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설] 국민연금운용위 독립 상설화 옳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국민연금 운용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선방향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금융통화위원회처럼 국민연금운용위원회를 독립기구화하고 위원 중 일부를 상근화하는 등 공무원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의 개편을 수차 권고한 바 있다. 전국민의 노후 생계 보험금인 국민연금이 재정정책의 보조수단으로 전락하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수위의 국민연금 운용 독립성 강화방안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참여정부도 지난해 이같은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었다. 하지만 관련부처 의견수렴 과정에서 느닷없이 ‘책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민연금운용위의 소속이 대통령 직속으로 바뀌었다.200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감안할 때 정부가 손 놓고 있을 수 없지 않으냐는 논리였다. 관치(官治)에 중독된 공무원들이 국민연금 운용 논란의 핵심이었던 ‘독립성’과 ‘투명성’,‘수익성’에다 ‘책임성’이라는 새 용어를 덧칠한 것이다. 얼마 전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여파로 국내 증시가 출렁이자 재경부 차관이 국민연금 동원 필요성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 정부는 인수위의 권고대로 국민연금 운용에서 공무원의 입김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법제화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재정의 부족분을 메워주는 탄약창고가 아니다. 지금 국민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인 공무원연금의 개혁을 원하고 있다.
  • 교육부, 로스쿨 본인가前 증원 검토

    교육부, 로스쿨 본인가前 증원 검토

    교육인적자원부는 4일 현재 2000명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정원을 오는 9월까지 증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증원 등을 통해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지방대를 최우선적으로 추가로 선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추가선정은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갔으며, 차기 정부가 참여정부의 지역균형 정책을 계승할지는 미지수다.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절충안을 포함한 로스쿨 예비인가 선정결과를 확정해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당초 법학교육위원회가 밝힌 잠정안대로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은 25곳, 총정원은 2000명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다만 지역균형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고려, 오는 9월 로스쿨 본인가를 할 때까지 이행상황 부진에 따른 정원감축 또는 인가취소로 예비인가 대학에서 잉여정원이 발생하는 경우 또는 관련 법률의 절차에 따라 총입학정원을 증원하는 경우 지역균형발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이번 예비인가에서 제외된 지역에 법학전문대학원을 추가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기 차관보는 “잉여정원 충원과 총정원 증원을 동시에 고려하겠다.”면서 “총정원을 늘리는 문제는 법조계, 국회 등 사회적 합의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로스쿨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16개 대학 가운데 일부 대학이 추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발표에 앞서 청와대와의 협의를 거쳐 이같은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교육부와 가진 협의에서 탈락한 지방대학이 반드시 추가선정될 수 있도록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교육부는 ‘의무 규정’으로 못박을 경우 로스쿨 선정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들어 상징적인 선에서 발표문안을 정리하자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학들은 교육부의 발표에 대해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교육부는 대학들의 반발과 로스쿨 선정과정에서의 정치적 압력설 등 공정성 시비가 확산되자 법학교육위원회가 심의한 예비인가 대학 평가점수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청와대는 교육부 발표에 대해 “법학교육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앞으로 지역간 균형의 취지를 최대한 살려나가겠다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성수 구혜영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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