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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교육정책은 전봇대가 아니다/박정현 사회부장

    [데스크시각] 교육정책은 전봇대가 아니다/박정현 사회부장

    짐 로저스가 누구던가. 조지 소로스와 함께 1969년 퀀텀 펀드를 만들어 10년동안 420배라는 엄청난 수익을 거둔 전설적인 월가의 투자가다. 그런 로저스가 65세의 나이에 뉴욕을 떠나 정착한 곳이 싱가포르라는 국내 한 언론의 며칠전 인터뷰 기사가 눈길을 끈다. 로저스가 다섯살과 생후 두 달 된 두 딸, 부인과 함께 싱가포르로 오게 된 까닭이 흥미롭다. 두 딸에게 재산보다는 중국어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18∼19세기에 영국으로 건너가 정착한 사람은 정복국가의 국민으로서 지위를 누렸고,20세기 미국으로 건너간 사람들은 산업발전과 지구촌개발의 혜택을 누렸다. 이제 21세기에는 중국으로 건너간 사람들이 주인공이 될 것이고, 그래서 싱가포르행을 택했다는 게 로저스의 얘기다. 로저스의 말처럼 싱가포르는 중국어와 영어를 사용하고 있고, 교육과 문화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김병기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저서 ‘코리아 웨이’에서 싱가포르는 창의적인 교육으로 아시아의 교육허브로 만들고 있고, 문화 관광국으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콴유 전 총리는 “경제개발에 50년이 걸렸다면 문화개발에 50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리셴룽 총리는 “민중의 획일적 평등주의의 환상에 사로잡혀 엘리트 교육을 포기하고 교육의 평준화를 고집한다면 하향평준화를 초래해 결국은 망국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엘리트 교육을 강조했다. 국제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선진국 수준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게 리셴룽 총리의 생각이다. 싱가포르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우열반 수업을 실시해 엘리트 교육을 시키고 있다. 최근 들어 자녀를 싱가포르로 유학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현상은 싱가포르 교육제도의 매력을 반영한다. 싱가포르 같은 교육강국을 만들겠다는 게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다. 대입자율화·고교다양화·영어공교육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경쟁체제를 통해 엘리트를 양산하겠다는 거다. 싱가포르에 비춰보면 방향은 맞는 것 같지만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흔들리고 있다. 공교육 강화 정책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함께 서울광장에서 촛불의 대상이 됐다. 경쟁체제가 되면 아이들이 힘들어지고 사교육비를 줄이기는커녕 사교육비가 늘어나리라고 걱정한 학부모들이 서울광장에 나서지는 않았을 게다. 전국교직원노조가 반대하는 까닭은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지만 교총마저 이주호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등을 돌렸다. 왜 새 정부에 우호적인 교총이 교육정책에 반대할까. 문제는 교육정책의 방향이 아니라 교육정책 전환의 속도와 방법이다. 이주호 전 수석은 3개월 만에 급격한 변화를 시도했다. 마치 전광석화처럼 개혁을 하려고 했다. 공청회 같은 그 흔한 의견수렴 과정과 절차가 없었다. 교육의 주체는 학생·학부모·학교·교육단체다. 정부는 이런 교육의 주체들과 대화를 시도하기는커녕 짜여진 틀에 맞춰 따라오라는 식이었다. 소통이 없었다. 밀어붙이기 교육정책의 대표적인 사례가 3불 정책이 아니던가.3불정책이 뒤집어진 이유는 정부가 틀을 짜놓고 따라오라고 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새정부가 백지화해 버린 게 3불정책이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방법과 수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3불정책처럼 취지는 퇴색하기 마련이다. 이원희 교총 회장은 교육정책을 전봇대 뽑듯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싱가포르 같은 교육제도를 만드는 데 개혁하듯 해서는 안 된다. 설득과 소통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싱가포르는 경제개발에 50년, 문화개발에 50년을 쏟아붓는다. 박정현 사회부장 jhpark@seoul.co.kr
  • 조선일보-네티즌간 ‘말바꾸기’ 논란 2라운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과정에서 네티즌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빚어온 조선일보가 네티즌들을 향해 “각종 루머와 음해·비방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반박기사를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네티즌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조선일보가 궁지에 몰리자 상황을 모면하려는 변명만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27일 오후 ‘네티즌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조선일보가 미국 쇠고기의 위험성에 대해 노무현 정부 때와 이명박 정부 때 말을 바꿨다.’는 네티즌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광고주 탄압 사태로 말미암아 본사가 일부 네티즌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최근 본사를 향한 질타와 비난이 적지 않게 쏟아지는 것을 알고 있지만,이는 조선일보에 대한 선입견이나 오해 또는 악의적 왜곡에서 비롯된 부분이 대부분”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정권에 따라 조선일보의 논조가 180도 바뀌었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에 대해 조선일보는 참여정부 시절의 광우병 관련 기사를 소개하며 ▲광우병 위험에 대해 감정적 대응보다는 과학적이고 국제적인 기준을 적용해야 하고 ▲‘미국 쇠고기=광우병 쇠고기’라는 일부 세력의 반(反)FTA 선동을 경계해야 하며 ▲세계에서 쇠고기 가격이 가장 비싼 한국에서 미국 쇠고기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장점이 있다는 논조를 일관되게 취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주장이든,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는 언론의 기본 신조를 지키려 했다.”고 밝힌 조선일보는 “각각의 논지가 논리적·과학적으로 잘못됐음을 비판하는 것이라면 몰라도,정권에 따라 논조를 바꾸었다는 비난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편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언론들을 빗대어 “조선일보가 ‘국민의 건강을 무시하는 신문’이라는 낙인이 찍혀 무차별적인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면,이는 미국의 주저앉는 소(downer)는 거의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보도한 어느 방송사만큼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한 탓인가.아니면 ‘오뎅국물이나 라면스프만 먹어도,감기약만 먹어도,수돗물만 마셔도,숨만 쉬어도 광우병에 걸려 다 죽는다.’는 루머가 횡행할 때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고지식하게 고집을 피운 죄인가.”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조선일보가 참여정부 시절 ‘(미국산 쇠고기가)99.99% 안전해도 정부는 나머지 0.01%의 위험관리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는 믿음을 못주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는 네티즌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조선일보가 말을 바꾼 결정적 증거를 찾아낸 듯 자랑하지만 그날은 미국에서 광우병 쇠고기가 발견된 날이다.그때의 불안감과 지금의 불안감이 같은 종류인가.”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조선일보가 정권교체 후 극단적인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는 포털의 댓글에 충격을 받아 과거 조선일보의 사설을 찾아봤더니,이들의 주장과 달리 조선일보의 논지에 변함이 없었다는 사실에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조선일보 독자의 칼럼을 소개했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조선일보의 해명기사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다음 등 포털사이트 해당기사에서 “대국민 사죄하고 반성해도 부족한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라벤더),“또 짜집기를 시작했다.”(yoho86),“도저히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KDS07) 등의 댓글을 달며 조선일보의 해명 기사가 무의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일부 네티즌들은 “기사쓴 사람과 조선일보 관계자는 부끄럽지도 않나.”(밤사냥꾼),“볼 것도 없다.무조건 폐간”(후손을 생각하며),“쓰레기 신문은 쓰레기일 뿐”(해산)이라는 등 여전히 격앙된 반응을 드러내 보였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공기업 개혁 멈춘 감사원

    정부의 공기업 개혁 작업이 ‘촛불정국’으로 주춤하자, 선봉에서 ‘칼날’을 번뜩이던 감사원이 허탈해하고 있다. 감사원은 그동안 대대적인 공기업 감사를 통해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정지작업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발단이 돼 성난 민심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공기업 구조조정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듯하자, 아쉽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공기업 감사는 새 정부의 ‘코드 감사’라는 비난 속에서도 애써 해온 작업이기 때문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현재 공기업 사장을 공모 중인데 과거 전례를 보면 개혁적인 사장들도 결국 노조에 밀려 개혁 없이 물러났다.”면서 “이번에도 공기업 개혁이 물건너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일부에서 코드감사를 한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지난 참여정부 때도 금융·건설 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벌인 바 있다.”면서 “사실 집권 초기 아니면 공기업 개혁은 이루기 어렵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3월24일부터 4월18일까지 한국전력공사와 산업은행 등 31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1단계 감사를 벌였다.이어 지난 5월6일부터 6월4일까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70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2단계 감사도 완료했다. 투입된 인력만 300명이 넘을 정도로 감사원은 공기업 감사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균형발전→ 선별 지역개발 전환을”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균형발전정책 대신 국가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지역개발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포이즌필, 황금주 등 경영권 보호장치 도입 역시 재검토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재정·사회개발연구부장)은 23일 KDI에서 열린 ‘2008∼2012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총괄·총량분야 토론회’에 주제발표자로 나서 ‘성장능력 제고를 위한 재정정책방향’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고 위원은 “참여정부는 수도권 집중 해소와 전국의 균형있는 발전을 목표로 모든 지역을 도와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선별지원을 통해 전체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지역개발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위원은 이어 “기업의 투자 유인 제고를 위해 법인세율 인하와 함께 비과세·감면을 축소, 세수 손실을 최소화하되 기업경영권 보호장치 등 투자촉진 효과가 의문시되는 조치들은 재검토돼야 한다.”면서 “미국은 보호장치 없이도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등 경영권 보호장치와 기업투자 활성화는 논리적으로 인과관계가 없고, 경영권 위협이 있어야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금제도 개편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고 위원은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DC형(운용수익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확정기여형) 도입 등 연금제도의 근본적 개혁 논의를 시작하고, 건강보험공단 재정책임성 확보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 위원은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성장과 분배 모두를 위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안정적인 물가 관리와 더불어 환율은 신축적으로 관리하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게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용정부가 정권 초반의 성장 일변도 대신 안정에도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건국 60년의 경제는 한마디로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이적인 기록은 한국 경제의 저력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압축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 경제는 또다른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 도전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다.60년간 우리 경제의 변천과 산업현장의 주역들인 기업의 눈부신 업적 등을 되돌아 보고 글로벌의 파고를 넘는 ‘60년의 미래’를 짚어본다. ■ 소비자물가·경제규모로 본 과거 60년 달걀 1개면 서울시내에서 버스를 5.5번 탈 수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달걀이 아주 귀했던 1948년 건국 시절의 얘기다. 당시 달걀 1개의 가격은 24.8원(圓)으로 서울 시내버스 요금 4.5원(圓)의 5.5배였다. 건국 60년을 맞은 2008년은 어떨까. 2008년에는 거꾸로 달걀을 5.5개를 모아야만 서울서 버스 한번 탈 수 있다. 달걀 한개 가격이 2008년 현재 163원, 서울시내 버스비는 900원으로 역전됐기 때문이다. 달걀은 60년 전에 비해 6572배(두 차례 화폐개혁 반영해 2008년 가격×1000)가 올랐지만, 서울시내 버스비는 달걀 상승분보다 3배 이상 더 올라 20만 배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신문이 19일 한국은행에 요청해 1948년 건국 이후 60년 간의 생필품 가격변동을 살펴본 결과다. 한은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60년 동안 1만 121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5만 2920배·쌀 1만 7943배 올라 상품별로 쇠고기(500g)는 255.8원(圓)에서 5만 2920배가 오른 1만 3537원이다. 돼지고기는 237.5원(圓)에서 8458원으로 올라 3만 5612배가 뛰었다. 쇠고기가 돼지고기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오른 것이다. 한은 물가통계국은 “1945년에는 쇠고기는 15.8원인 반면 돼지고기는 21.7원으로 더 비쌌다.”면서 “일하는 소가 먹는 소로 인식이 바뀌면서 1948년부터 가격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소주는 83원에서 942원으로 1만 1349배, 밀가루는 102.1원에서 1454원으로 1만 4241배,80㎏ 쌀은 8875원에서 15만 9242원으로 1만 7943배 올랐다. 금 1g은 1401.6원에서 3만 1489원으로 2만 2466배 올랐다. 특히 광복부터 건국까지 3년간은 주요 생필품이 약 11배(1000%)가 올라, 살인적인 물가상승으로 고통받았던 서민들의 애환을 짐작할 수 있다. 주식인 쌀은 3년간 286.5원에서 8875원으로 약 31배가 상승했고, 서울시내 버스요금도 0.16원에서 4.5원으로 28배가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로 살펴보면 1945년부터 ‘광복 60년’간 소비자물가는 약 11만배 상승했지만,1948년부터 ‘건국 60년’은 1만 2000배로 대폭 축소된다. 이 역시 건국 직전 3년간의 인플레이션을 짐작하게 한다. ●1인당 국민소득 1만9053배로 확대 건국이후 60년간 경제규모는 1만 9053배(달러 기준으로는 746배)로 확대됐다.6·25 전쟁이 끝난 해이자 통계작성 시점인 1953년 473억원(13억달러)에 불과하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07년에 901조 1886억원(9699억달러)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1인당 국민소득도 1953년 67달러에서 1995년 1만달러를 돌파했고,2007년에는 12년 만에 2만달러를 돌파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됐다. 경제성장률은 1954년 5.6%였고 2007년에는 5.0%였다. 자동차 총보유대수는 2008년 5월 현재 1667만대로 1945년의 7326대와 비교해 2200배가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 대수는 1955년 7대에서 2007년 408만 6308대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선박 건조량은 1만 8955대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교수가 보는 미래 60년 지역마다 고부가가치 산업 분산 통해 4만달러 시대로 “우리나라 휴대전화가 세계 ‘넘버 원’인 것은 국내의 소비자들이 가장 깐깐하기 때문입니다. 시민과 업체가 끊임없이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찾은 결과죠. 이는 집중을 통해 ‘2만달러 시대’를 맞이했다면 다양한 목소리들의 분산을 통해 4만달러 시대로 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모든 유행어는 시대의 조류를 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88만원 세대’라는 표현이 유행어로 떠오른 것은 20대 비정규직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는 전직 말지 기자인 박권일씨와 함께 저서 ‘88만원 세대’를 내놓으면서 시대의 화두를 던진 경제학자다. 우 교수는 지난 60년의 한국 경제를 ‘압축성장’이라는 단어로 정리한다‘한강의 기적’이라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지만 경제적인 불균형이란 부작용을 낳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회적 불균형을 푸는 게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라고 우 교수는 지적한다. 이는 유럽의 예와 같이 국가도, 시장도 아닌 ‘시민’이 경제 활동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크게 국가가 운영하는 경제와 시장 중심 경제로 구분한다면 스위스나 덴마크 등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은 협동조합 등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회적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4만달러 시대’를 맞았습니다. 자원투입형 경제는 이미 ‘과거의 유산’이라는 뜻이죠.”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에서,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한국 경제의 수준을 감안했을 때 물량을 투입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기존의 구조는 불가능하다는 게 우 교수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우 교수는 기존의 양을 늘리는 ‘집합의 경제’가 아닌 질을 높이기 위한 ‘분산의 경제’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좋은 국민경제’의 틀을 갖추는 것은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분산의 경제는 구나 동 등이 실제로 한 단위가 돼 경제 활동을 펼치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 경제가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 분야에 충분한 사회적 투자가 진행돼야 하죠. 그러나 부동산 투기로 3∼4년 만에 몇 배의 이윤을 챙길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투자하고 연구하겠습니까. 결국 독점과 투기를 줄이지 않고서는 좋은 국민경제를 만들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규모를 키워 2만달러 시대를 맞았다면 사회를 더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의사소통을 활발히 진행시켜야 4만달러 시대로 갈 수 있습니다.” 우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조언한다.90년대 초부터 10년 동안의 헤이세이 공황을 겪었지만 교토 등 지역 경제는 중앙과 달리 탄탄하게 유지됐다. 그래서 다시 안정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역이 중심이 된 분산의 경제는 자연스레 대규모 공장 대신 경쟁력 있는 소규모 공장 체제로 재편된다. 이때의 자원은 석유가 아닌 지식과 문화다. 우 교수는 “우리는 훌륭한 전통을 물려받은 문화국가인 데다 지난 30년 동안 공업을 발전시켜 본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스위스의 시계브랜드인 스와치 등과 같이 지역에 맞는 정밀기계나 소재, 정밀화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킨다면 전 국토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성장 중시<60·70년대>→세계화·IMF체제<90년대 초·중반>→분배<2000년대 전후> 경제 패러다임 변화 ‘성장, 분배, 그리고 세계화.’ 우리나라 경제의 60년을 농축하고 있는 키워드다. 1960년대 경제 개발은 성장을 위한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였다고 볼 수 있다.1·2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은 경제도약의 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1970년대는 중화학공업과 수출 중심의 정책이 추진됐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새마을운동이 도입된 것도 이 때다. 매달 대통령의 수출확대회의 주재,10대 종합상사 설립 등 전폭적 지지로 10년간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46%였다. 지난 77년에는 수출 100억달러의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한 수출지상주의는 대기업이 재벌로 성장하는 토대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성장이 이데올로기화되면서 정치·사회발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고,1·2차 석유파동과 만성적인 물가상승 등으로 ‘복부인’이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10·26사태 직후인 1980년 경제성장률은 -2.1%,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8.7%였다. 자연스레 안정성장에 초점이 맞춰졌고, 연 평균 물가성장률을 5%의 틀로 만든 것도 이때부터였다.80년대에는 북방외교 추진, 과거 공산권 국가와의 교류 및 교역확대, 해외투자 증가 등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무리한 성장정책과 노동력 착취 등은 노사분규를 태동시키는 요인이 됐다. 1993년 등장한 문민정부는 ‘세계화’의 흐름이 경제정책을 주도했다.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고 우리나라는 다음해인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이에 따른 외환규제 완화는 외환위기를 부르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외환위기는 경제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확 바꿨다. 전면적 구조개혁이 이어졌고 무리한 성장정책은 안정적인 성장으로, 한편으로는 ‘성장의 그늘’로 여겨진 소외계층에 대한 분배정책이 경제정책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분배정책에 치중했던 참여정부는 2003년 경제성장률이 3.1%로 뚝 떨어지면서 저성장 논란에 휩싸였다. 동시에 성장과 분배, 그리고 세계화가 서로 맞물리면서 정책적 우선순위를 놓고 적잖은 논쟁을 불러왔다. 분배중심의 경제정책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성장과 글로벌 경제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연평균 7% 경제성장,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7대 경제강국을 의미하는 ‘747공약’도 이런 토대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섬유·가전으로 성장…반도체·車로 글로벌 기업 배출 80년대 이후 수출 효자 ‘선박’ 대표기업 수출품 변천사 1980년대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한 식당 주인에게서 변상 요구를 받았다. 세탁기가 막혔으니 물어내라는 요구였다. 서비스팀이 출동해 조사해보니 배수관에 감자 껍질이 무수히 쌓여 있었다. 세탁기에 감자를 넣고 돌리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는 경험담이 입소문을 타면서 식당 주인들이 너도나도 감자를 ‘빤’ 것이다. 처음엔 “황당한 요구”라며 실소하던 삼성전자는 그러나 결국 세탁기를 고쳐줘야 했다. 제품 설명서에 ‘빨랫감 외에는 넣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년 뒤 미국에서 애완고양이를 목욕시킨 뒤 털을 말리려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가 고양이를 잃은 할머니에게 이 전자레인지를 수출한 일본 가전업체가 수억달러를 물어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역시 ‘음식물 외에는 넣지 말라.’는 경고를 빠뜨린 탓이었다. 일련의 이 사건들은 삼성을 비롯해 앞만 보고 내달리던 국내 기업들에 ‘소비자의 권익’을 의식하게 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사회 책임’을 고민하게 했다. ●철광석·포목·오징어로 버텼던 ‘기업 태동기’ 한국 기업의 역사는 1896년 서울 배오개 고개에 둥지를 틀고 옷감 등을 내다팔던 박승직상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의 두산그룹 효시다. 구인회상점(1931년,LG 모태), 삼성상회(1938년, 삼성 모태), 현대토건사(1947년, 현대 모태), 선경직물(1953년,SK 모태) 등도 잇따라 태동했다. 하지만 근대 기업이 본격적으로 뿌리내린 것은 1950년대 중반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다. 미국 달러화에 의지한 ‘원조 경제’ 시대였다. 김성수 경희대 교수는 이 시기 경제의 특징을 “돈벌이 자체에 집착한 천민형 자본주의”라고 정의했다. 주된 수출품도 가공하지 않은 원재료였다. 지식경제부 통계에 따르면 1961년 수출 1,2위 상품은 철광석(530만달러)과 중석(510만달러)이었다. 오징어(5위)와 활선어(6위)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섬유·가발·가전 꽃피운 ‘고도성장기’ 70년대 들어 한국 경제는 질적으로 도약했다. 중공업 비중이 1975년 처음으로 경공업과 같아지더니 이내 역전했다.‘국산 1호’ 타이틀을 건 치약, 라디오, 전화기, 흑백TV, 세탁기, 자동차 등이 줄줄이 쏟아졌다. 중동 특수가 일면서 건설업도 급성장했다.70년대가 LG(당시 금성)의 시대였다면 80년대는 현대의 전성기였다. 그래도 수출 저변은 섬유·의류산업이 떠받쳤다. 1970년 섬유는 단일품목으로 무려 3억달러 이상을 수출하며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그 유명한 가발(3위) 수출도 이 때 이뤄졌다. 정부 주도 ‘계획경제’의 빛과 그림자가 심화된 것도 이 무렵이다. ●반도체·자동차·선박 앞세운 ‘글로벌 성장기’ 80년대 말의 3저(低) 호황과 88서울올림픽 개최에 힘입어 정부와 기업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노사분규도 급증했지만 ‘고도성장’에 묻혔다.1995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매출 증가율(27.7%)과 영업이익률(11.3%)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최고 기록이다. 산업구조에도 또 한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반도체, 선박, 컴퓨터, 철강 등이 수출 주력상품으로 전면 부상했다. 반도체는 1992년 수출 1위 품목(68억달러)으로 처음 올라선 뒤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동차도 ‘포니 신화’를 연 지 20년 만인 1995년, 연간 100만대 수출을 돌파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듯이’ 1997년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경제가 크게 휘청댔다. 재계 판도도 바뀌었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서열 1위(자산 기준)는 현대(54조원)였다. 삼성은 52조원으로 2위였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올 4월, 삼성(144조원)은 현대차(74조원)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혔다. 롯데가 ‘빅5’로 올라선 것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해서다. 반면, 대우, 한라, 진로, 고합, 해태 등 10개가 넘는 재벌그룹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벤처 버블 붕괴’의 고통도 뒤따랐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해외 현지생산 확대 등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주주 자본주의가 뿌리내린 것은 이 시기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IT 경쟁력으로 中 추격 막아야” 미래 성장모델은 “회사가 10년,20년 후에 뭘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다.”(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5년 전에는 미래를 준비할 시간으로 10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5년간을 여러분(임직원)이 그냥 까먹었다. 이대로 가면 5년 안에 망한다.”(최태원 SK그룹 회장) “해외 진출과 인수합병(M&A)에 대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실행역량을 강화하라.”(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미래를 걱정하는 대기업 총수들의 발언에는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냉혹한 ‘비즈니스 정글’의 생존명제가 녹아있다. 멈추는 순간 쓰러지고마는 굴렁쇠처럼 진화의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 기업은 언제건 과거의 영화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변화·혁신 없인 지속적 성장 어려워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55년 국내 100대 기업에 들었던 곳 가운데 50년이 흐른 2005년에도 순위에 들어있는 곳(상호변경 포함)은 CJ,LG화학, 현대해상, 한진중공업, 대림산업, 한화, 한국전력 등 7개에 불과했다. 기업집단으로 따지면 64년 10대그룹 중 지금도 10대그룹인 곳은 삼성과 LG뿐이다. 변화와 혁신은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특히 앞으로는 한국기업 고유의 성장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따라 배울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았다. 미국식이나 일본 또는 유럽식 경영모델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해 따라가면 됐다. 실제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런 벤치마킹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다르다. 김신(경희대 교수) 한국기업경영학회장은 국내기업에 특징적으로 부과된 과제를 ▲소유와 경영에서 어떠한 기업행태를 만들어 내느냐 ▲한국기업이 처한 기업지배구조를 어떠한 방식으로 선진화하느냐 ▲초일류 기업으로서 어떠한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하느냐 ▲이제까지 세계가 보지 못했던 혁신 제품을 어떻게 개발하느냐 ▲선도기업으로서 국제가격과 기술주도권을 어떻게 획득하느냐 ▲한국형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로 요약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발전상을 앞으로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기업의 장점과 단점,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여기에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변수들을 집어넣어 우리만의 새로운 기업모형과 경영이론을 창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활용도에 미래경쟁력 달려 이와 함께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첫머리에 꼽는 것이 세계의 공장 중국의 활용이다. 거의 모든 산업부문에서 중국의 맹추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버릴 것과 살릴 것을 명확히 구분해 강점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재단 전망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이동통신장비, 디지털TV, 냉연강판 등은 2010년 중국 우위로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MP3플레이어 등에서는 이미 2004년을 전후로 중국에 역전을 허용한 상태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지칭하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을 필두로 베트남·인도네시아·터키·멕시코 등이 꼽힌다.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비상하고 있는 중동 등 산유국도 국내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쟁취해야 하는 주력시장이다. ●규모 큰 세계시장에 집중 투자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높고 세계시장 규모가 큰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도 중요하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제품·서비스와 정보기술(IT)·생명공학(BT) 등의 결합·융합 부문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IT 분야의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에너지, 헬스케어, 환경 등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연료전지 등을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산업, 건강과 장수의 꿈을 실현하는 생명산업, 개인과 기업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부티크·투자은행 등이 유망분야로 꼽힌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최장집 교수 20일 ‘마지막 수업’

    최장집 교수 20일 ‘마지막 수업’

    최장집(65) 고려대 교수가 ‘마지막 수업’을 한다. 정치외교학과 정년퇴임 전 마지막 강의다. 최 교수는 이번 학기를 끝으로 현역 교수로서의 삶을 마무리한다. 강의는 20일 오후 3시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공개강좌 형태로 열린다. 강의제목은 ‘한국의 정치와 나의 정치학’이다. 최 교수가 40여년간 연구해온 정치학과 현재 한국의 정치상황, 자신의 학문역정 등에 대한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최 교수가 일군 가장 큰 학문적 업적은 한국 민주주의의 난맥상을 정당정치의 실패로 해석해 냈다는 데 있다. 그의 이론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의 병목현상에 대한 마땅한 설명틀을 갖지 못하던 학계에 ‘시원한 통찰´을 제공했다. 최근 들어 진보진영 내에서도 그의 견해를 놓고 다양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의 탁견은 한국 민주주의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데 튼실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이후로는 반독재 민주화가 사회경제적 민주화로 진전되지 못하는 데 대한 민주화세력의 무능을 질타하며 진보학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퇴임 후 최 교수는 내년과 내후년 각각 미국 스탠퍼드대와 컬럼비아대에서 한 학기씩 한국 정치에 관한 강의를 하기로 예정돼 있다. 최 교수는 “귀국 후엔 민주주의와 정당정치를 탐구하는 연구소를 만들어 제자들과 공부하고 토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명예교수로서의 활동도 계속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문화마당] 입,그리고 주둥이/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

    [문화마당] 입,그리고 주둥이/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

    문화예술진흥이라는 명분으로 일반 대중의 생활과는 별 관계없는 현대미술 혹은 전위 미술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도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적은 없다. 왜냐하면 자연생태계가 그렇듯 문화도 종(種)이 다양해짐으로써 한층 안정과 풍요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연과 인간의 살림에 중요한 ‘종 다양성’이 최근 들어 부쩍 파괴되고 있으나 아무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해 우려스럽다. 최근 한 개그우먼이 방송 중 ‘개념 없는 말’ 한마디 했다가 모든 방송에서 중도 하차하는 일을 겪었다. 물론 눈치 없이 세상 돌아가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도 모르고 이런 이야기를 함부로 한 죄(?)는 크다 할 것이다. 하지만 그도 우리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다. 우리 사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없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렇게 말할 권리, 개인의 언론의 자유가 ‘질식’당해야 하는 것이 우리가 저 6·10항쟁 당시 거리로 뛰쳐나가 목 놓아 외쳤던 ‘민주화’의 성과란 말인가. 그 개그우먼은 말 한마디로 인해 자신의 생업이라 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해야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은 곧 ‘밥숟가락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기에 당사자가 입을 상처는 얼마나 쓰리고 아플까. 우리는 어떤 자격으로 무슨 권리로 그를 비난하고 생업에서까지 끌어내릴 수 있을까. 이런 사실에 대해 누구 하나 변변하게 이야기하고 지적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민주투사로, 통일역군으로, 환경운동가로 톨레랑스, 통섭을 외치던 식자연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자신들의 의견에 반하는 발언을 했기에 모른 척하는 것일까. 여기서 그들이 전매특허처럼 사용했던 ‘민주화’라는 용어의 실체에 대해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사람,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주화라는 말을 차용하지 않았던가 하는 혐의 말이다. 오늘도 자신들의 의견에 반하는 말을 하면 ‘개념 없는 인간’으로 전락하고, 일부 네티즌들의 의견에 부합하는 의견을 내면 ‘개념 있는 인간’이 되는 세태를 보면서 어떻게 이처럼 획일적이고 비민주적인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입으로는 용서와 화해를 말하면서 단지 다른 의견 또는 한발 더 나아간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사지(死地)로, 광장으로 끌어내 치도곤을 안길 수 있을까. 이는 분명 민주화된 사회라 할 수 없다. 언제나 잣대는 명확해야 한다. 기준은 같아야 한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내 편에는 좀 더 넉넉하게, 남에게는 그리도 엄격하게 고무줄식 잣대를 적용한다면 누가 승복하겠는가. 설혹 잘못이 있다 해도 오히려 억울할 따름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예술기관 단체장 교체설이 나왔을 때 임기는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을 주장했던 사람들은 왜 참여정부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땐 함구로 일관했을까. 현 정부가 불편부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왜 참여정부 당시엔 정치적·이념적인 이유로 옷을 벗어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을 때 지금처럼 원칙과 법을 내세우지 않았을까.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다를 뿐이다. 이것이 바로 종 다양성을 추구하는 이유다. 그리고 다른 것에는 내가 몰랐던 많은 가치와 배울 것들이 있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서는 진정 민주화된 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 내 생각과 다른 ‘개념 없는 말’을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입이 ‘주둥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사람의 입은 ‘입’이어야 한다. 인간의 입이 주둥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구현된 사회요 성숙한 문화국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
  • [교육감 선거제-심층진단 (2)] 시·도 공교육 예산 집행·인사권 가진 ‘교육 대통령’

    “0교시 수업 여부는 개별 학교에서 알아서 하도록 하고 학원 영업시간은 늘리겠다. 외국어고 등 특목고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많으면 추가설치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A교육감 후보) “서열화 정책이나 다름없는 학교선택제는 백지화하겠다. 입시명문학교로 변질된 외고, 국제고는 일반고로 바꾸겠다. 학부모회를 법제화해 학교자치 발전을 도모하겠다.”(B교육감 후보) ‘미래’라는 가상도시의 교육감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두 후보의 상반된 공약이다. 공약이 그대로 실천된다면 누가 되든 미래시의 교육은 변할 수밖에 없다. ●서울교육감 연간 예산 6조 집행 교육감은 해당 시·도의 초·중등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 대통령’이나 다름없다. 초·중·고교생은 물론 유아나 노인에 이르기까지 초·중·고교나 학원, 평생교육기관 등 대학교육을 제외한 각종 교육활동에 필요한 예산 집행과 인사권을 행사한다. 서울 교육감은 10만명의 교직원 인사권과 6조 1000억원대의 예산을, 부산교육청은 2만 4000여명의 교직원 인사권과 2조 4000억원대 예산을 각각 다룬다. 담임 교사나 학교장의 교육철학과 비전에 따라 그 반과 학교 전체 이미지가 바뀌듯 교육감의 철학에 따라 해당 시·도의 교육방향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유인종 전 서울시교육감이 인성교육을 강조했다면, 공정택 현 서울시교육감은 학력신장을 강조하면서 서울 교육은 형평성보다는 자율성을 중시하는 기조로 바뀐 상태다.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궁금해할 만한 사항을 중심으로 교육감 자리의 중요성을 살펴본다. ●고교 신입생 배정·외고 추가설치 권한 고교 신입생 배정방식은 교육감에게 있다. 권역별 배정, 선지원 후추첨, 선발고사 방식 등 어떤 방식도 교육감 권한이다. 따라서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외국어고 추가설치 여부도 교육감 의지가 관건이다. 외고 설치권한은 원래 교육감에게 있었으나 참여정부 때 교육부 장관과 협의하는 허가제로 바뀌었다. 교육감들이 일부 학부모들의 자율화 열기에 편승해 잇따라 설치방침을 밝히면서 사회문제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발표된 학교 자율화 조치로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설치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0교시 수업실시 여부 개별 학교장에 달려 있다. 하지만 학교장 인사권을 지닌 교육감의 지침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현재는 전국 시·도 부교육감 협의회에서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 상태다. 방과후 수업을 위한 학원 강사의 학교 진출 여부도 교육감에게 결정권한이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 국가차원에서 실시하지만 그 평가결과에 따른 활용방안은 교육감이 정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개별 학교에 대한 인센티브, 페널티 등의 차별화 정책을 펼 수 있다. 울산시교육감은 지난 3월6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중 1학년 학력진단평가에서 울산이 꼴찌로 나오자 향후 평가에서 성적 우수학교를 선정, 포상금을 지원하고 보충수업 관리수당을 학교장에게 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시·도 조례에 따른 학원의 영업시간 제한도 교육감 의지가 중요하다. 서울시 교육청은 오후 10시로 1시간 단축했던 학원영업시간을 오후 11시로 환원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가 시의회에서 삭감된 상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염주영 칼럼] 제2의 김재익을 기다리며

    [염주영 칼럼] 제2의 김재익을 기다리며

    우리 경제가 악순환의 함정에 빠졌다. 고물가-고임금과 저생산-저고용의 악순환이 겹쳤다. 외부환경의 악화가 주된 요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좀더 주의 깊게 대처했더라면 상황이 이처럼 꼬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제환경 악화가 정권교체기와 맞물리면서 어! 하는 사이에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인재 찾기다. 필자는 이대통령이 과감한 발상의 전환으로 새 인물 찾기에 나서라고 권하고 싶다.MB는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다. 국내외 경제현장의 구석구석을 그만큼 잘 아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이 점이 강점이 아니라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왜냐하면 경제에 관하여 그가 입을 열면 주위의 어떤 경제전문가라도 입을 닫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스로 경제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던져버려야 한다. 그 대신 경제전문가의 역할을 해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5공화국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용인술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당시 경제기획원 기획국장으로 있던 42세의 김재익을 경제가정교사에 이어 경제수석으로 맞이했다.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권위주의 정부의 수장과 안정·자율·개방의 가치를 믿는 경제전략가의 결합? 어디에도 어울리는 구석이 안 보인다. 하지만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했다. 김재익은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사이에 야기된 총체적 경제위기를 안정화 시책으로 극복해낸 주인공이다. 당시는 정부의 무리한 중화학투자 정책이 실패한 데다 오일쇼크와 수출부진이 겹쳐 1997년의 외환위기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안정화 시책을 설계하고 실천했다. 그 결과 한국역사상 최초로 3%대 물가를 실현했다. 연률 20~30%에 이르던 만성 인플레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것이 오늘날 한국의 눈부신 경제적 성공을 가능하게 한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용인술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쓰는 것이다. 과거 참여정부에서 5년 내내 코드인사를 했다. 생각이 같아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부분 참담했다. 왜 그런가. 어려운 문제가 닥쳤다고 상정해 보자.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해법을 찾기보다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뒤섞여 해법을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이명박 정부가 용인술에서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성공신화 창조의 주역이며 ‘성장 지상주의’를 신봉하는 이 대통령이 결여되기 쉬운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 대통령이 중시하는 가치는 성장·경쟁·효율 등이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에게는 안정과 배려, 형평을 중시하는 경제철학을 지닌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을 경제수석으로 발탁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집권 3개월여만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어디에서 탈출구를 찾아야 할까. 경제다.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렵다.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면 지지율은 차차 회복될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경제전문가 대열에서 은퇴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지만 신뢰할 수 있는 경제전문가를 찾는 일이다. 그리고 그에게 경제를 믿고 맡기는 것이다.MB와 코드는 달라도 궁합이 맞는 제2의 김재익은 누구일까. 염주영 이사대우·멀티미디어 본부장 yeomjs@seoul.co.kr
  • 靑 국정상황실 또 만든다?

    청와대 인적쇄신과 함께 조직 개편도 슬슬 윤곽을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내 국정상황실 기능을 부활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각 부처로부터 올라오는 정보보고를 취합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각 수석비서관실간의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해왔다. 현 청와대에서는 기획조정비서관실이 이 업무를 담당해 왔다. 그러나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사실상 기획조정비서관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청와대는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전체적인 상황을 스크린하고 종합적인 판단을 하는 기능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최종적으로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정상황실을 새로 두기보다는 현 기획조정비서관실의 인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청와대 조직 개편의 전체적인 윤곽도 큰 틀이 잡혀가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홍보기능 강화 ▲시민사회와의 소통 강화라는 측면에서 조직 개편이 큰 줄거리는 잡혔다.”면서 “이에 대한 보완대책 등이 조직으로서 편제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급(조정)이 아니라 비서관실 수준의 실무급 조정이 약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수석비서관급의 직급 신설은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홍보기능은 대변인실의 언론1·2비서관을 홍보특보 밑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경우 대변인실은 순수 공보기능만 담당하게 된다. 또 정무수석실에서 시민사회를 전담하는 비서관을 두는 방안은 거의 확정적이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단독]靑 별정직 정권 바뀌면 자동퇴임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근무하는 별정직 공무원에 대해 정권이나 총리가 교체될 경우 자동 퇴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행정안전부는 17일 이같은 내용으로 대통령령인 ‘별정직 공무원 인사 규정’을 개정하기로 하고 의견수렴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기관장이 신규 임용한 별정직에 한해 기관장 교체시 자동 퇴임하는 단서 조항을 추가한다는 내용이다. 각 부처 장관과 ‘진퇴’를 같이하는 전문계약직인 장관정책보좌관처럼 운영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별정직 116명 중 106명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도 사표를 제출하지 않아 출근도 하지 않은 채 월급을 받았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대통령실 직제 규정에 따르면 ‘직전 정부 청와대 직원이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경우 별정직은 3개월간 월급을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비서관 등 별정직 전원은 대통령(정권)이 바뀔 때 자동 퇴임해야 한다. 현재 청와대 전체 직원 460여명 중 별정직은 200여명이다. 또 총리가 신규 임용한 고위 별정직도 총리 교체시 자동 퇴임된다. 이 경우 총리실 소속 별정직 26명 중 한승수 총리가 기용한 고위공무원단 소속 가급(옛 1급) 실장 2명과 다∼라급(옛 2급) 비서관 3명 등 5명 정도가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새 규정을 시행하려면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등의 절차가 남은 만큼 지난 10일 내각 일괄사의 표명에 따라 한 총리가 교체되더라도 별정직에 대한 자동 퇴임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각 부처 장관이 뽑은 장관 비서실 소속 별정직 비서 등도 대상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최광숙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지방시대] 어떻게 만들어낸 민주주의인가/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지방시대] 어떻게 만들어낸 민주주의인가/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정말, 정말 어떻게 만들어낸 민주주의인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서 일구어낸 민주주의인가. 얼마 동안 민족적 자존과 긍지, 통일의 그날에 대비코자 쑥물만을 삼키는 듯한 고통의 나날을 보냈던가. 아, 그래서 우리는 기억한다. 할머니가 켜 둔 등잔불 혹은 촛불 밑에서 제발 이 나라가 평화스럽기를, 사람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를 빌고 빌지 않았던가. 일제 강점기에 징용으로 끌려가 돌아오지 않은 할아버지,‘히로히토 천황군’ 징병으로 태평양 전쟁터에까지 끌려가서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들의 쓰라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빌면서, 우리는 어느덧 이렇게도, 키가 훌쩍 커버리지 않았던가. 국군과 공산군의 몸이 무더기로 묻혀, 함께 썩어간 이 땅 삼천리 한반도…. 한국전쟁 직후, 무밥과 해초밥만을 먹고 자란 어린 시절부터 나는 이 땅 삼천리 한반도가 제발 폭력과 총소리가 없는 날이 계속되기를 천지신명께 빌지 않았던가. 너무나 빠른 나이에 목숨을 잃은 고향사람들의 무덤 위에서 철없이 뛰놀던 우리들의 유년시대(the Age of Korean Boys), 전후 반공시대의 흑막 속에서 수많은 정치가들이 암살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에미애비도 없던 우리들의 슬픈 유년’은 코밑 수염이 시커먼 청년기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우리들은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떠났던 것이다. “아아 잘있거라 부산 항구야/미스 김도 잘 있거라 미스 리도 안녕히….” 그렇게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면서 베트남으로 떠나갔던 10년 동안 연병력 55만여명의 따이한 병사들, 이들이 바로 우리들이 아니었던가.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대가로 250억달러를 벌어와 1960,70년대의 한국근대화의 밑거름이 된 아아 그 시절의 안타까운 젊은 영혼들! 그리고 살아서 돌아온 병사들의 두 손에 묻은 붉은 피의 냄새들! 그랬다. 베트남전쟁에서 별을 달고 돌아온 일부 장군들은 1980년 5월, 자신들의 조국―한반도의 남녘땅 광주에서 선량한 시민들을 총소리, 총소리 속으로 몰아넣었다. 잿밥(정치)에 눈이 어두워 지키라는 최전방(DMZ)을 뒤로하고 후방인 ‘빛고을 광주’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의 끈을 결코 놓을 수 없었던 광주시민들과 전체 국민들의 함성이 모아진 1987년 6월항쟁 등을 통해 대한민국은 비로소 ‘정치민주주의’의 길로 들어섰던 것 아닌가. 신군부 출신 전두환·노태우를 ‘세기의 재판’을 통해 단죄코자 한 김영삼의 문민의 정부→6·15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낸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권위주의를 불식시키려 했지만 ‘경제민주주의’의 코드를 찾아내지 못한 가운데서 연약한 생명을 유지하다가 CEO 출신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에게 대권의 바통을 넘긴 참여정부의 노무현-. 아 그런데 2008년 6월, 이른바 ‘이명박호(號)’는 어떤가. 과연 항해가 순조로운가. 우리가 볼 때는 아직 출항 직전인 것 같다. 아직 항로가 불투명하고 안개 속인 것 같다. 아니 어둠보다 더 걱정스러운 안개 속에서 좌초 직전에 놓인 듯이 보인다.“이래서는, 저래서는 안되는데….”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촛불’을 켜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 나라의 정체성을 비하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고 하다니! 그 발상부터가 틀리다는 것을 어서 빨리 알아차리고 애당초 잘못 끼운 첫 단추를 다시 끼운 다음, 새로운 출항의 자세로 ‘민주주의의 항로’를 계속하길 바란다. 민주정치와 민주경제는 동전의 앞뒤처럼 같다는 것을, 달리는 열차로 말하면 두 레일이라는 것을 빨리 깨닫길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 님께서도 세종로에 나와, 촛불 앞에 앉아 ‘하늘을 우러러’ 자신을 돌이켜보길 부탁드린다. 이 땅의 구성원들 모두를 ‘ 끝끝내 보낼 수 없는 님’으로 손잡아주면서 함께 일어서주길 바란다. 김준태 조선대 교수·시인
  • [단독]‘금품·향응 수수’ 70% 넘어

    [단독]‘금품·향응 수수’ 70% 넘어

    참여정부 당시 공무원 300명당 1명 꼴로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비리 공무원 10명 중 7명꼴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리 공무원의 절반 이상은 경고나 주의 같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16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국민권익위원회의 ‘2007 청렴백서’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상반기 각급 행정기관이 처리한 ‘공직자 행동강령’ 위반자는 모두 283명. 이 중 금품·향응 수수가 178명으로, 전체의 62.9%를 차지했다. 이어 예산의 목적외 사용 46명(16.2%), 알선·청탁·이권 개입 11명(3.9%) 등의 순이다. 직무 관련 정보를 거래에 악용한 공무원도 3명이나 적발됐다. 특히 2003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4년간 비리 공무원은 3107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공무원 수가 96만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참여정부 5년간 300명당 1명꼴로 비리를 저지른 셈이다. 이중 71.7%인 2228명은 금품·향응 수수자였다. 예산의 목적외 사용 370명(11.9%), 알선·청탁·이권 개입 136명(4.4%), 정부재산인 개인용도 사용 131명(4.2%)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비리 공무원에 대한 처벌은 대부분이 경징계에 그쳤다. 경고·주의 987명, 견책 472명, 감봉 390명 등 전체의 59.2%인 1839명은 비리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정직·해임·파면 등 중징계 대상자는 전체의 24.7%인 769명에 불과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업무추진비로 경조사비나 식사비 등 개인 용도로 유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면서 “특히 명절·휴가철 등에 금품·향응 수수나 이권 개입 등이 은밀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속적인 단속 방침을 밝혔다. 장세훈 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단독]“盧, 주요인물 40만명 파일 가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청와대 업무전산망이던 e-지원 시스템에서 자신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가져간 200만건의 내부자료 가운데에는 40만명에 달하는 방대한 ‘인사파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인사파일에는 고위 공무원 4000명을 포함한 공직 인사 2만 5000여명과 기자 700명을 비롯해 기업임원, 학계인사, 시민단체 등 민간 인사 35만여명 등이 들어 있다. 여권 관계자는 1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로 가져간 자료 200만건에는 국가의 기밀까지 총망라돼 있다.”면서 “이중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비서관실이 작성한 총리와 장·차관 후보자 등 2만 5000여명에 이르는 ‘존안 파일’을 비롯해 기업임원, 언론인 등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주요 인물들의 인사 파일까지도 가져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부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 의원들이 질의한 후보자의 비리 등은 언론의 검증 작업에서 나온 것도 있지만, 국가기관이 접근하지 않으면 확보하기 어려운 중요한 자료들도 많았다.”고 말해 과거 정부의 존안파일 유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 전 대통령측이 자료를 별도 장소에 옮겼다고 하지만 200만건의 자료에는 FTA협상, 쇠고기 협상 등 주요 기밀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다른 나라는 물론 국내외 기업 등에서도 과거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해킹을 시도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노 전 대통령 측에 자료의 조속한 반환과 훼손 방지를 위한 보안 강화를 공식 요청했지만, 전직 대통령의 신분이다 보니 사안의 중대성에도 조사 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자료 유출 여부는 수사기관을 통해서만 밝혀질 수 있는 내용이 아니냐.”고 말해 검찰의 수사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밖에 유출된 자료 가운데는 대운하와 관련된 검토 보고서 등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추진할 주요 정책 전반에 대한 내용이 상당수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6·15 8주년 3색 표정] 靑은 ‘6·15 침묵’

    6·15 남북 공동선언 8주년인 15일 청와대는 이와 관련한 논평도 없이 침묵을 지켰다. 청와대 관계자는 “쇠고기 문제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의 회동 등 다른 현안 때문에 공식 논평은 내지 않았다.”면서 “이명박 대통령도 별다른 언급은 없으셨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는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이 매년 6·15를 기념해 축사를 하고 정치적인 의미까지 부여했던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하도록 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현 정부는 6·15 공동선언과 지난해 2차 남북정상회담의 산물인 10·4선언보다는 남북기본합의서,7·4공동성명 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6·15 역시 조용히 지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식 반응이 없다고 해서 무관심하다거나 6·15의 의미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청와대는 지난 12일 열린 6·15 공동선언 8주년 기념식에도 김하중 통일부 장관과 박재완 정무수석만 참석하도록 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靑, 내부자료 유출 5월에 인지 봉하마을에 2차례 회수 요청

    참여정부의 청와대 자료 유출 의혹과 관련, 청와대가 지난 5월 말 자료 일부가 봉하마을로 유출된 것을 인지하고 실무부서인 국가기록원을 통해 지난 4일과 13일 두차례에 걸쳐 자료 회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13일 “5월 말 청와대 자료의 상당수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에 있다는 청와대 류우익 대통령실장 명의의 공문을 받았다.”면서 “공문에 따라 지난 4일 자료를 회수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전 대통령 측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물의 입수 경위와 시점, 규모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국가기록원은 이날 오전에도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격인 문용욱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재차 팩스 공문을 보내 ‘e-지원(知園)’시스템의 보안조치와 기록물 반환을 두번째로 요구했다. 국가기록원은 공문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사저에 있는 대통령 기록물의 외부 무단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보안 조치(외부 전산망과의 차단 등)를 강구해 줄 것 ▲노 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기록물에 대해 원상반환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는 e-지원 시스템에 보관돼 있는 대통령 기록물이 외부 전산망과 연결될 경우 해킹을 통해 국가 중요자료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회고록 집필 등의 목적으로 열람하고자 하면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18조 편의제공의 규정에 따라 불편함이 없이 최대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또 그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쇠고기 파동으로 어수선한 시점에서 이번 사태가 벌어져 곤혹스럽다.”면서 “이번 사태의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노 전 대통령 측은 관련법에 따라 퇴임 후에도 기록물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경수 공보비서관은 “퇴임 이후에도 기록물을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아직 제공되지 않아 잠정적으로 전자 사본을 가지고 와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현 청와대가)협의를 해오다가 지금 와서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답답하고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재임시 생산한 기록물에 대해 열람의 편의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열람이 가능하며, 비밀이 아닌 사실에 대해서만 복사 등 유출이 가능하다. 법에 따르면 기록물을 은닉, 유출, 손상, 멸실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 수 있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기록물의 내용이나 규모를 포함해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구혜영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봉하마을로 유입 조사

    새 정부 출범 직전인 올해 초 참여정부 직원들이 청와대 업무전산망을 통해 내부자료 수백만건을 불법 유출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5일부터 닷새간 내부 온라인 업무관리시스템인 ‘위민(爲民)’의 가동을 중단하고 방문자 기록을 분석한 결과, 올초 내부자료 약 200만건이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청와대 측은 특히 유출된 자료의 일부가 대통령기록관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봉하마을로 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참여정부 말기 청와대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자료를 유출했다는 정황도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6·15선언’ 8주년 韓·美·日 석학 강연 주요내용

    ‘6·15선언’ 8주년 韓·美·日 석학 강연 주요내용

    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 공동선언’ 8주년 기념행사에서는 한·미·일 석학들의 특별 강연이 이어졌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의 강연 내용을 요약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남북정상 첫 통일방안 합의 큰 의미 6·15공동선언 발표 여덟 돌을 앞둔 오늘 남북관계는 또 한번의 고비를 맞고 있다. 출범 초기의 이명박 정부는 6·15선언과 10·4선언으로 이어져온 남북 정상 간의 합의를 평가절하하고 나아가 그 역사적 정당성마저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최근 남쪽 정부와 사회의 일부 인사들 사이에는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를 유독 강조하면서 6·15선언을 폄하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7·4공동성명에서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을 거쳐 6·15선언,10·4선언으로 이어지는 남북간의 공식 합의는 하나같이 소중하며 그 내용도 상충하지 않는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6·15선언의 독보적인 의미는 분단 이래 남과 북이 처음으로 통일방안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한반도 고유의 방식으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통일과정을 밟기로 정상 간에 공식 합의를 이룬 것이다.‘한반도식 통일’은 결국 세계 역사상 유례가 드문 창의적이고 축제적인 대중참여의 과정이 될 것이다. 참여정부가 늦게라도 정상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했을 경우 6·15정신이 얼마나 힘을 잃었을까를 상상한다면 그것만으로도 10·4선언의 의의는 지대하다. 새 정부도 최근에는 남북관계를 전향적으로 풀어보려는 의지를 드러내는 듯하다. 한반도 정세의 대국(大局)을 보건, 실용을 중시하겠다는 정권측의 대국민약속을 보건, 국민을 무시하고는 견디기 힘든 이 나라 시민의식의 수준을 보건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앞으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더욱 확실히 존중함으로써 상생·공영의 남북관계 발전을 이룩할 것을 기대한다.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대북 강경정책은 현실 직시 못한 탓 중요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5년 동안 미국의 압력과 비판·독설 속에서 북한 포용정책을 견지해왔고, 결국 부시 정부가 180도 태도를 전환하면서 포용정책을 수용함에 따라 그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새 정부는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부시 대통령조차도 강경 노선을 포기해버린 지금, 대북 강경 정책을 취하면서 미국 정부를 염두에 둔 듯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떤 정치 지도자는 현실을 직시하지만 어떤 정치 지도자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된다. 역사학자로서 저는 서울이 그 어떤 곳보다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는 큰 위협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과 미국의 어떤 대통령보다 대북 정책에 많은 변화를 이루어냈다고 판단한다.1998년 6월 미국 방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는 한국 최초로 미국의 대북 경제 봉쇄 정책 철폐를 요구했다. 김 대통령은 또 오랜 연구 끝에 북한이 붕괴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다루어야 한다는 인지에서 햇볕 정책을 태동시켰다. 2007년 정상회담에서 노무현·김정일 두 정상은 막대한 영향을 미칠 눈에 띄게 중요한 경제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정상회담에 대한 대부분의 논평에서 놓친 부분이다. 첫 정상회담에서 더 나아가 정치, 경제를 기반으로 동북아로 나아가고 있으며 21세기에 더 나아갈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北·日 국교정상화 협정 연내 맺어야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에서 새로운 남북관계를 열었을 뿐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협력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는 일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6·15 남북공동선언은 2002년 9·17 평양선언의 기반을 닦았다. 그동안 일본은 평양 선언문의 현실화를 위한 노력도,6자회담에 대한 기여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일본에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마치무라 관방장관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미사일 문제에 있어서 변화가 일어난다면, 경제제재는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폐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이 6자회담 제2단계 이행에 대한 최종 합의에 이르면, 일본은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북한에 100만t의 중유를 지원하는 계획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면 북·일관계 정상화에 대한 대화 역시 재개될 수 있고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 역시 가능할 것이다. 국교정상화와 관련, 다가오는 협상에서는 일본인 납치문제가 논의돼야 하지만 식민 통치 당시의 개별적인 희생자에 대한 대책 역시 논의되어야 하고 이는 국교정상화 조약이 마무리되기 전에 이행돼야 한다. 2010년까지는 한·일 양국 국민들의 관계가 청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0년은 북·일 국교 정상화에 대한 대화가 시작된지 20년 되는 해이다. 북·일 양국 관계의 정상화에 대한 협정이 올해 안에 맺어져야 한다. 동시에, 한·일관계에 있어 중요한 발전이 필요하다.2010년까지 독도-다케시마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일본은 일제 치하에서 한국인들이 겪은 상처와 고통에 대해 사과한 것을 기억하며, 한국의 독도 소유권을 인정해야 한다.
  • 신자유주의 시대 여성의 역할, 그리고 제언

    먹거리 문제부터 교육, 육아, 건강, 연금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여성학회가 14일 고려대에서 개최하는 제24차 춘계학술대회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당면한 다양한 이슈들을 다룬다. 주제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젠더·계층·세대의 정치학’.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페모크라트(femocrat, 국가관료조직 안에서 일하는 여성주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된다. 정부의 정책 활동에 참여했던 여성운동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페모크라트들이 어떻게 국가와 여성계 사이에서 바람직한 소통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살펴 보는 자리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으로 일했던 조현옥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초빙교수는 ‘페모크라트, 첩자인가 배신자인가’라는 글에서 당시의 경험과 실상을 이렇게 밝힌다. 조 교수는 “각 부처의 힘은 겉으로는 대단했지만 실제로는 결정적인 일은 하나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마이너 역할이었고 관료사회였기 때문에 상관인 수석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구조였다.”고 주장한다. 상명대 행정학과 김영미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여성 인력 개발을 위한 정책 제언을 내놓는다. 이밖에 조장은 명지대 사회학과 교수의 ‘홍대 여성 클러버들의 새로운 하이퍼 섹슈얼리티’, 이화여대 여성학과 강사인 민가영씨의 ‘신자유주의 시대 신빈곤층 10대 여성’ 등 다양한 주제의 논문이 발표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석연 법제처장 ‘쇠고기 고시 위헌’ 발언 놓고 찬반 논란

    ‘쇠고기 장관 고시’에 헌법적 문제가 있다는 이석연 법제처장의 9일 발언(서울신문 10일자 1면 보도)과 관련, 학계 등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헌법학자인 경희대 정태호 교수는 10일 “근본적 문제는 쇠고기 협상이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조약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양해각서 형식으로 교환한 데서 출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쇠고기 협상은 검역주권이나 국민건강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 의무와 충돌한다.”면서 헌법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민변 송호창 변호사는 “법제처장의 발언은 정확히 맞는 이야기이고 그러한 취지로 민변이 국민의 뜻을 모아 헌법소원을 했다.”며 “현 시국에 대한 입장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발언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사법개혁 비서관을 지낸 김선수 변호사도 “민변과 이 법제처장이 지적했듯이 이번 장관고시는 위헌성이 짙다.”면서 “헌재 결정 전에 대통령이나 정부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국민의 뜻을 수용해 재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임종훈 홍익대 교수는 “법제처장의 발언에 동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 6조1항에 따라 조약은 국내법적으로 효력을 가진다. 별도 이행법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시는 쇠고기 협상 등에 대해 알리고자 하는 의미를 지닌다.”면서 “법령이나 대통령령으로 정했어도 협상 내용은 달라질 수 없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한 관계자는 “법제처는 법령을 정비하는 부서이지 판단을 하는 부서는 아니기 때문에 법제처장이 아닌 개인적인 입장에서 소견을 피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창용 홍성규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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