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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이름으로 몸풀기 나서는 친노 이광재

    노무현 이름으로 몸풀기 나서는 친노 이광재

    킹메이커 거부한 친노 이광재‘노무현이 옳았다’는 저서를 출간한 친노(노무현)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3일 “대한민국의 설계도를 만들겠다”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최근 민주당에서 ‘제3의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다. 이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킹메이커를 하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아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한 남자만 열심히 사랑하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킹메이킹 역할은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탄생으로 충분하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킹메이커를 하지 않으면 직접 뛰는 것이냐’라는 잇따른 질문에는 “부족한 게 많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한국 정치의 가장 본질적 위기는 설계도 없이 집을 짓는 것인데 저는 대한민국의 설계도를 만들어서 이것을 공유하고 새로운 사회를 한번 만들어보자, 그런 역할을 해 보려고 한다”고 가능성 열어뒀다. 이 의원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이낙연 이재명 외 여권에서 제3, 제4의 후보도 준비해야 된다’라는 지적에 “정세균 총리도 꿈을 꾸고 계실 것이고 좋은 분들이 나와서 새로운 미래에 대해 더 다양한 경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그는 “사실 마음속에 김경수 지사를 도우려고 많은 생각을 했고 2~3년 전부터 둘이서 얘기를 많이 했다”며 “좀 더 우리 사회가 진화돼 나가기를 바라고 그랬는데. 김경수 재판이 이렇게 돼서 너무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노무현이 옳았다’의 의미가 “노무현 대통령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은 “오늘날 남남 내전 수준의 분열을 보게 되면 왜 이렇게 노 대통령이 연장을 통합을 강조했는지 절실하게 느낀다”며 “다시 우리가 숙제를 해야 될 때가 아닌가”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람 치려다 역풍’, 제도 통한 검찰개혁 물거품되나

    ‘사람 치려다 역풍’, 제도 통한 검찰개혁 물거품되나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작업이 최대 고비를 맞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만 부각되고 검찰개혁이란 본질은 잊혀지면서 여권에서도 “이제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왜 싸우는지 잊을 지경”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오는 상황이다. 최우선 순위 국정 과제인 검찰개혁이 ‘윤석열 찍어내기’ 프레임에 갇혀 버리면서 그간 이뤄 낸 제도 개혁의 성과까지 빛이 바랬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에 이어 출범 당시부터 강력한 검찰개혁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제시한 개혁안에 따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상당한 수준까지 이뤄 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위한 법적 근거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본인 및 가족 수사 등으로 조 전 장관이 물러나고 올 초 추 장관이 취임하면서 검찰개혁 이슈는 추·윤 갈등으로 급격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여당에서는 추·윤 갈등이 검찰개혁의 부수적 부분이라고 설명했지만 양측 갈등은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등 폭발력이 큰 이슈로 여론의 관심을 독점했다. 3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 합동 12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3.1% 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추·윤 갈등에 대해 ‘추 장관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38%, ‘윤 총장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18%, ‘둘 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35%로 집계됐다. 검찰개혁 작업이란 본질보다는 추 장관·정부 대 윤 총장·검찰의 갈등 구도만 남은 것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개혁은 제도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추 장관의 검찰개혁 방향성이 검찰총장이라는 특정 지위에 있는 사람을 내치는 목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지금과 같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 국면을 돌파할 유일한 방법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제도적 개혁’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게 제도적 검찰개혁을 완비하는 것 말고 무엇이 있겠느냐”며 “저쪽(추 장관과 윤 총장) 싸움이 거세질수록 오히려 남은 시간은 많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거세지는 추·윤 갈등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당장 추 장관을 교체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본질적인 제도적 개혁을 위해서도 추 장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내 지도부는 통화에서 “양쪽 싸움에 국민들이 지쳐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당내에도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양측의 갈등이 극단적으로 흘러가면서 검찰개혁을 완수하더라도 본래 목표로 했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공수처 역시 여당의 일방적 입법을 통해 출범할 경우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윤 총장과 법무부의 갈등을 보면 절차적 흠이 있는 상태에서 (법무부가) 밀어붙이고 있어 검찰개혁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상황인지 의문”이라며 “그렇다면 나중에 공수처가 만들어졌을 때 그게 비단 이번 정권이 아니더라도 이런 수사를 하지 말라는 법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참여정부때 첫 공식 검토… 2011년에도 백지화 수모

    참여정부때 첫 공식 검토… 2011년에도 백지화 수모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의는 2002년 4월 15일 중국 민항기가 김해 돗대산에 충돌해 129명의 사망자를 낸 사고를 계기로 시작됐다. 참여정부 출범 후 대구·부산·울산·경북·경남 등 영남권 5개 단체장이 협의체를 구성해 신공항 건설을 정부에 건의했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공식 검토를 지시했다. 이듬해엔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신공항 건설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1단계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들고나왔다. 하지만 2011년 평가위원회 평가에서 가덕도와 밀양 두 지역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돼 백지화됐다. 이후 박근혜 후보도 2012년 대선에서 신공항을 공약으로 걸었다. 하지만 2016년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이라고 결론 냈다. 경남 밀양이 2순위, 가덕도는 3순위로 도출됐다. 정부도 김해공항 확장을 김해신공항이라고 이름 붙이고 ADPi의 결론을 받아들이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다시 이슈로 부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동남권 관문공항’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어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한자리에 모여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2월 부산 지역 경제인을 만난 자리에서 “(신공항 검증 주체를) 국무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논의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김해신공항 재검토를 시사했다. 총리실은 지난해 12월 검증위를 출범시키고 김해신공항 타당성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였고, 17일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각에선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부산 민심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기존 김해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에 힘을 싣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발음 어색하더니… 문대통령 최근 ‘발치’

    발음 어색하더니… 문대통령 최근 ‘발치’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발치’를 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들어보면 일부 단어의 발음이 다소 어색하거나, 침이 고이거나 혀가 굳은 듯한 소리가 들리는 데 지난 주말쯤 치과 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공지 메시지를 보내 “대통령께서 최근 치과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발치 여부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신상과 건강에 관한 정보는 일종의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구체적 설명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신경치료나 스케일링 등 간단한 치과 진료가 발음에까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 대변인이 밝힌 ‘치과 치료’는 발치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이 워낙 꼼꼼하고 워커홀릭이어서 서류 더미를 관저로 들고가 업무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한데다 코로나19와 경제 회복, 미국 대선과 맞물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등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현안들이 이어지면서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쌓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번 일이 ‘건강이상설’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민정수석 시절에도 격무로 치아 10개 정도가 빠져 임플란트를 해 넣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펴낸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서 청와대 근무 시절을 떠올리며 “특히 첫 1년 동안 건강이 많이 상했다”면서 “첫 1년 동안 치아를 10개쯤 뽑았다”고 털어놓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어? 발음이…참여정부때 10개 ‘발치’했던 文대통령 격무에 또?

    어? 발음이…참여정부때 10개 ‘발치’했던 文대통령 격무에 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발치’를 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들어보면 일부 단어의 발음이 다소 어색하거나, 혀가 굳은 듯한 소리가 들리는 데 지난 주말 쯤 치과 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와 관련,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최근 치과 치료를 받으셨다”면서도 “발치 여부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신상과 건강에 관한 정보는 일종의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구체적 설명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또다른 관계자는 “(치아를 제외하면) 대통령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번 일이 ‘건강이상설’로 번지는 것을 경계했다. 문 대통령이 워낙 꼼꼼하고 워커홀릭이어서 서류 더미를 관저로 들고가 업무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한데다 코로나19와 경제 회복, 미국 대선과 맞물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등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현안들이 이어지면서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쌓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민정수석 시절에도 격무로 치아 10개 정도가 빠져 임플란트를 해 넣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펴낸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서 “특히 첫 1년 동안 건강이 많이 상했다”면서 “첫 1년 동안 치아를 10개쯤 뽑았다”고 털어놓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유명희 딜레마와 한국외교

    [이해영의 쿠이 보노] 유명희 딜레마와 한국외교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자리를 노렸다. 처음 그 소식을 접했을 때 과거 반기문 참여정부 당시 외교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할 당시와 비교해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임기 내 친미적 입장으로 일관했던 반 전 장관이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반감으로 가득 찬 당시 유엔 사무총장으로 적격인지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당시에도 있었다. 특히나 유엔 사무총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미국의 지지가 절대적인데 이 과정에서 우리의 핵심국익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아무튼 참여정부 외교안보라인은 물론이고 실로 거국적인 지원에 힘입어 반기문은 당선됐고 이후 10년의 임기를 마친 뒤 현 정부에서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의 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나로선 그의 임기 동안 유엔이 무슨 개혁을 했다든지, 당면한 글로벌 현안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말을 들은 것이 별로 없다. 그를 ‘왕관료’라고 불렀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시피 그저 국내의 관료주의를 글로벌화한 거 말고 뭐가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반 전 총장이 업적으로 내세우는 파리기후변화협약조차도 반기문을 밀었던 미국,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훼방으로 작동불능에 들어간 지 오래다. 당사자에겐 ‘가문의 영광’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우리의 소위 ‘국익’과 국가 위신이 뭐 크게 변했을지도 글쎄다. 한 가지는 교훈으로 삼을 만하지 않나 싶다. 어떤 개인이 국제기구의 수장이 된다고 해서 국익에 뭐 그리 특별한 일은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유명희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 없을 게다. 그가 빈사상태에 빠진 WTO에, 그것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인 미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을 받아 사무총장에 나선 것부터가 네모진 세모 같은 형용모순이다. 지난 20년 가까이 우리 정부의 통상정책이란 게 자유무역협정(FTA) 말고는 내놓을 게 없는 수준인데, 유명희 본인도 이 흐름 곧 자유무역협정에 올라타 입신에 성공했다. 그래서 보자면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워 WTO를 형해화시킨 트럼프 행정부가 유명희를 지지하는 조건에서, 또 지금과 같은 군사안보는 물론이고 관세, 통화, 지식재산권 등 전 분야에 걸친 미중 갈등 상황에서 미국을 등에 업은 유명희가 당선되더라도 이를 묵과할 리 만무한 중국을 생각해 보면 그가 문제해결에 무슨 기여를 할 수 있을지도 매우 불확실하다. WTO의 사실상 모든 권한은 2년마다 소집되는 각료회의와 회원국 정부 대표로 구성된 상설 일반이사회가 가지고 있다. 한국인이 사무총장이 된다고 해서 그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이익이 배타적으로 관철되는 그런 구조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유명희의 당선에 정부가 외교력을 총동원하디시피 하는 것은 또 다른 적폐 아닐지 자문해 본다. 이후 전개된 상황은 익히 알려진 대로다. 유명희와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재무장관이 결선에 올랐다. 유럽연합, 아프리카, 중남미, 일본 그리고 중국이 그를 지지했고, 선호도상으로도 크게 앞섰다. 지난달 28일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그를 호명했을 때 판은 사실상 정리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진상짓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미 대선을 며칠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놓고 유명희를 지지하면서 상황이 시계제로로 들어선 것이다. 당시 흘러나온 소식에 따르면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를 비토한 속내가 가관이다. 그가 부시 행정부 시절 무역대표부 대사를 지낸 로버트 졸릭 같은 친자유무역론자와 너무 가깝다는 것이다. 그리 보면 유명희가 자유무역론자가 아니라서 지지를 했다는 말인데, 국제정치란 게 이렇듯 초논리의 세계라는 것을 실증해 준 희대의 궤변 아닌가 싶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미 대세가 기울었음에도 혹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요행수 때문에 유명희는 오도 가도 못하는 인질이 돼 버렸다. 미국 눈치를 보느라 사퇴하고 싶어도 못 하는 그런 갈팡질팡 상황 말이다. 나는 여기서 한국외교가 다시 저 고질병 ‘미국바라기’ 혹은 ‘공미(恐美)증’이 재발한 것 아닌지 우려한다. 스스로 사퇴도 못 한다는 건 도무지 우리의 글로벌 체급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트럼프가 쓰다 버린 카드를 바이든이 다시 집을 가능성이 전무하니만큼 자칫 바이든에게 찍히기(?) 전에 신속히 마무리하는 것이 그나마 상책이다. 미국 눈치만 볼 게 아니라 WTO 다수 회원국 눈치도 좀 보자.
  • [서울광장] 검찰개혁 훼방꾼, 누구인가/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찰개혁 훼방꾼, 누구인가/박홍환 논설위원

    손에 ‘피’를 많이 묻혀서일까? 이른바 ‘특수통’ 검사들의 운명은 대체로 평범하지 않다. 채동욱은 혼외자 파문으로 검찰총장에서 물러났고, 홍만표는 검사복을 벗은 뒤 법조비리로 쇠고랑을 찼다. 우병우는 ‘박근혜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으로 전권을 휘두르다 국정농단의 조력자로 지목됐다. 대법관까지 지낸 안대희는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전관예우 고액수임료가 논란이 돼 낙마했다. 역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실시된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각각 21.5%를 거둔 여권의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17.2%를 기록해 차기 대선주자 ‘3강’에 올랐다. 윤 총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정치 참여 계획을 시사했다며 야권 지지층의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는 등의 거침없는 국감 발언 이후 대검찰청에 쇄도한 수많은 보수단체의 격려화환이 그 증거다. 세간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는 그가 진짜 정계에 투신해 대권에 도전할지는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윤 총장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커 버렸다는 사실이다. 저명한 뇌공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나를 키운 8할은 ‘과학콘서트’”라고 했는데 윤 총장을 이렇게 거물로 키운 것은 무엇일까. 8할이 아닌 9할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여권의 검찰개혁 강경론자들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추 장관은 올 초 취임 직후부터 ‘윤석열 배제’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사로 윤석열 라인을 좌천시키고, 대검 참모진을 송두리째 바꿔 윤 총장을 철저히 고립시켰다. 지난해 조 전 장관 수사 이후 윤 총장을 검찰개혁의 장애물로 여기고 여권 지지층을 동원한 사퇴 압박도 계속 이어 갔다. 두 차례의 수사지휘로 윤 총장의 백기투항을 은연중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수는 결국 패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법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라임 로비와 관련된 야권 정치인 수사를 뭉개고,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편중수사를 지휘한 의혹이 있다며 수사배제 지휘했다. 또한 초유의 검찰총장 감찰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노무현 정부 때는 그렇지 않았다. 참여정부 출범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집권당 대표의 뇌물수수 첩보가 입수됐다. 서울지검 특수2부의 당시 채동욱 부장검사는 서영제 지검장에게 이를 즉각 보고했고, 서 지검장은 그 자리에서 “수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요즘 검찰이 간덩이가 부었나?”라는 청와대 및 여권의 노골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가 마무리됐다. 당시 강금실 법무장관은 외풍을 철저히 막아 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에도 검찰개혁·사법개혁은 핵심 국정과제로 꼽혔다. 추 장관을 비롯한 검찰개혁 강경론자들은 검찰개혁 방향과 수사지휘권·감찰권 발동을 비판하는 일선 검사를 “커밍아웃했다”고 조롱하며 여권 지지층에 ‘좌표’를 찍어 줬고, 이에 평검사들이 대거 반기를 들고 있다. 대략 300명 정도의 검사들이 댓글로 동조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여권 내 일각에서는 “모두 사표를 받으면 된다”며 노골적인 반감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윤 총장을 몰아붙여 그를 대선주자로 키운 것도 모자라 검사집단을 모두 적으로 돌려세울 요량이 아니라면 이래선 안 된다. 검찰개혁은 기소독점이라든지, 선별수사라든지, 어떤 통제도 받지 않던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을 분산하는 게 핵심이다. 인적 쇄신 못지않게 법적·제도적 정비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마음이 통하거나 입맛 맞는 사람들로만 채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수사지휘권 폐지에 이어 기소권에 대한 통제장치 등을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당한 국민은 윤 총장에 대한 압박이 ‘살아 있는 권력’ 수사를 저지하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 시각이 확산되면 검찰개혁의 취지와 당위성조차 퇴색될 수밖에 없다. 검찰개혁을 주창하며 선봉에서 윤 총장을 키우고 있는 검찰개혁 강경론자들이 오히려 검찰개혁을 막는 ‘엑스맨’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진정한 검찰개혁을 하려면 사람을 타깃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 stinger@seoul.co.kr
  • “그게 왜 모순입니까!” 증언모순 지적에…조국 ‘버럭’(종합)

    “그게 왜 모순입니까!” 증언모순 지적에…조국 ‘버럭’(종합)

    ‘유재수 감찰 무마’ 증인신문…검찰과 날선 신경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감찰 건이 아주 작은 사안에 불과해 깊은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감찰 무마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장관은 증언이 모순이라고 지적하는 검찰에 “그게 왜 모순이냐”고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공동 피고인인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받았다. 그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2017년 말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할 당시 옛 참여정부 인사들로부터 이른바 ‘구명 운동’이 벌어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박형철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여권 인사들의 압박이 있다고 자신에게 보고했고, 이에 백원우 전 비서관에게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당시 유 전 부시장의 구명을 요청한 옛 참여정부 인사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백 전 비서관이) 내게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검찰이 왜 ‘구명 요청’ 인사를 확인하지 않았는지 묻자, 조 전 장관은 “지금 현미경처럼 확대해보면서 질문하는데 유재수 사건은 당시 100분의 1 또는 그 이하의 비중을 가진 사건이라 그 문제를 집중해서 볼 상황이 아니었다”며 “수많은 사안을 제가 보고받고 지시하는 상황이고 개인적 업무와 경찰·검찰·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을 대통령께 보고하는 일이라 유재수 자체를 두고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증언모순 지적에…조국 “왜 모순입니까” 버럭 검찰이 유 전 부시장 사건이 업무에서 비중이 작았다는 주장과 구명 운동이 일어나 백 전 비서관에게 진상 파악을 주문했다는 진술이 서로 모순이라고 지적하자 조 전 장관은 “그게 왜 모순입니까!”라고 큰 소리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모순이라고 하는데, 이는 의도적 혼동”이라며 “유재수 사건에 백 전 비서관을 개입시킨 것은 통상적인 감찰과 달리 이 사람(유재수)이 참여정부 때 특수관계인에 해당하고 구명 운동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부당하게 중단시켰다고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조 전 장관은 혐의를 부인해왔다. 조 전 장관은 당시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을 마무리한 이유에 대해 “정무적인 판단이 있었다”며 “백 전 비서관이 사표 처리하자는 의견을 냈을 때 주된 근거로 ‘공무원을 무조건 형사처벌 하면 집권 세력으로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저한테 제기했다. 그게 정무 판단이었고 상당 부분 공감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구명 운동을 고려한 결정은 아니었다”면서도 “더 강한 조치를 선택했더라면 이런 일 자체가 없었겠구나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감찰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경수 경남지사와 통화했지만, 서로 안부를 묻거나 업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을 뿐 유 전 부시장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자신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모든 질문에 답변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모든 질문 답변 조국 “참여정부 차원 ‘구명 운동’ 보고받아”

    모든 질문 답변 조국 “참여정부 차원 ‘구명 운동’ 보고받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감찰 건이 아주 작은 사안에 불과해 깊은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감찰 무마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공동 피고인인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증인 신문을 받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2017년 말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할 당시 옛 참여정부 인사들로부터 이른바 ‘구명 운동’이 벌어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박형철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여권 인사들의 압박이 있다고 조 전 장관에게 보고했고, 이에 조 전 장관이 백원우 전 비서관에게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은 당시 유 전 부시장의 구명을 요청한 옛 참여정부 인사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백 전 비서관이) 내게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검찰이 왜 ‘구명 요청’ 인사를 확인하지 않았는지 묻자, 조 전 장관은 “지금 현미경처럼 확대해보면서 질문하는데 유재수 사건은 당시 100분의 1 또는 그 이하의 비중을 가진 사건이라 그 문제를 집중해서 볼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사안을 제가 보고받고 지시하는 상황이고 개인적 업무와 경찰·검찰·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을 대통령께 보고하는 일이라 유재수 자체를 두고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부당하게 중단시켰다고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조 전 장관은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장관은 아울러 감찰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경수 경남지사와 통화했지만, 서로 안부를 묻거나 업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을 뿐 유 전 부시장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 지사와 저는 서로 대학 선후배인데 평소 서로 말을 높인다”며 “사적인 연을 맺거나 공적인 활동을 함께한 사이가 아니라서 서로 조심스럽다”고 부연했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대 82학번이며 김 경남지사는 서울대 인류학과 86학번이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자신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모든 질문에 꼬박꼬박 답변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물러난 국토부 차관… 김현미 대신 책임? 가족땅 괘씸죄?

    물러난 국토부 차관… 김현미 대신 책임? 가족땅 괘씸죄?

    청와대가 1일 단행한 차관급 인사에서 박선호(54·행시 32회) 국토교통부 1차관을 윤성원(55·행시 34회) 전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교체한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 혼란으로 들끓는 민심을 달래고 정부 내 분위기 환기를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많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을 희석하기 위해 박 전 차관을 내보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박 전 차관이 최근 가족 명의 부동산으로 구설에 오른 것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2018년 12월 국토부 1차관에 오른 박 전 차관은 주택정책과장,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 주택정책관, 주택토지실장 등을 역임한 국토부 내 대표적인 ‘주택통’이다. 참여정부 시절엔 주택도시과장 등을 맡은 부동산 정책 핵심 실무자였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고위공직자로서 주요 부동산 정책을 입안했다. 결과는 집값 폭등과 전세 대란이다. 다만 박 전 차관이 오롯이 책임질 일은 아니다. 박 전 차관은 최근 서울의 대표적 준공업지역인 강서구 등촌동 일대 공장 건물과 땅을 형과 누나, 부인이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치렀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5월 주택 공급을 위해 준공업지역 규제를 푸는 대책을 발표했는데, 이 대책의 혜택이 박 전 차관 가족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에 박 전 차관은 직접 입장문을 내고 “이 대책은 대규모 공장 이전 부지에 대한 것으로 가족의 (소규모) 공장에는 해당하지 않는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차관은 이전에도 경기 과천에 보유하고 있는 토지가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 대상 지역에 포함된 것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일각에선 박 전 차관이 정권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는 만큼 잠시 재야에 머무르다 재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차관급 인사] 윤성원 신임 국토부 1차관…文정부 3년 ‘정책 조율’

    [차관급 인사] 윤성원 신임 국토부 1차관…文정부 3년 ‘정책 조율’

    윤성원(55·행시 34회) 신임 국토교통부 1차관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로 파견돼 올 7월까지 3년간 주요 부동산 관련 정책을 조율했다. 부산 동천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와 199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국토부에서 기획과 국토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았다. 참여정부 때인 2003~05년에 청와대에 파견돼 빈부격차·차별시정기획단 주거복지팀장을 맡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서 도시재생 뉴딜의 기초 개념을 정립하고 8·2대책과 9·13대책, 12·16대책 등 주요 부동산 대책에 관여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중한 스타일로 좋은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가공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부산(55) ▲부산 동천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국토부 국토정책과장 ▲기획담당관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실 ▲도시정책관 ▲국토정책관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양호·이헌재에 채동욱까지…‘옵티머스 고문단’ 로비 의혹

    양호·이헌재에 채동욱까지…‘옵티머스 고문단’ 로비 의혹

    검찰의 옵티머스자산운용의 1조원대 ‘펀드사기’ 수사가 정·관계 로비로 번진 가운데 옵티머스 자문단으로 활동한 인사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위 경제관료 출신과 법조인 출신들로 채워진 자문단이 옵티머스의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지난 5월 10일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는 회사가 고비를 넘기는 데 고문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고문단에는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양호 전 나라은행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이 포함됐다. 양호 전 행장은 옵티머스가 2017년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 시정조치 적용 유예’ 결정을 받는 과정에서 중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자본 총계가 최소 영업자본액에 미달해 적기 시정 조치를 받을 위기에 처했던 옵티머스는 급히 자본금 확충안을 마련해 유예 결정을 받았다. 문건에 따르면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딜소싱(투자처 발굴)을 도와주도록 당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상상인 증권) 유모 투자센터장과 이모 대부업체 대표를 김 대표에게 소개한 것으로 나온다. 이 전 총리는 2018년 옵티머스가 투자한 성지건설의 매출채권 일부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 서울남부지검에 수사가 의뢰되자 법무법인 서평의 채동욱 전 총장을 소개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후 법무법인 서평이 매출채권 검토를 담당하다 비용 문제로 채 전 총장이 지정한 법무법인 한송이 매출채권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고 문건에 기록돼 있다.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간 경기도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 채 전 총장이 지난 5월 이재명 경기지사를 면담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또 이 전 총리가 추천한 모 발전소 프로젝트에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모씨가 투자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과 이 전 총리의 제안으로 인프라 펀드를 진행한다는 내용도 기재돼 있다. 하지만 채 전 총장이 속한 법무법인 서평은 입장문을 통해 “당 법인이 매출채권 검토를 맡았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며, 한송이란 법무법인을 전혀 알지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봉현물류단지와 관련해선 “5월경 몇몇 분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해당 단체장을 처음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물류단지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나 인허가 등에 관해서는 그 어떤 말을 꺼낸 사실조차 없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서평은 옵티머스 사건이 터진 직후인 지난 6월 자문 계약을 해지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 고문단이 옵티머스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로비 목적으로 고문 활동을 했거나 그 과정에 뒷돈이 오갔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문건을 확보한 검찰은 옵티머스 관련자들을 상대로 문건의 진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진보교육, 질적 체질 개선 시급”

    “진보교육, 질적 체질 개선 시급”

    교육평론가 이범씨는 대치동 과학 일타강사로 명성을 떨치다 손주은 대표와 함께 메가스터디를 창업했고, 무료 강의인 강남구청 인터넷 강의를 열었다. 서울시교육청 정책보좌관,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하는 등 사교육과 공교육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 전문가다. 진보 교육계에 몸담았다가 여의도 정치권을 경험했던 그는 스스로 교육계에 있었으나 교사나 교육학자가 아니었고, 정치권에 있었으나 정치인이 될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강남 좌파’인 이씨가 쓴 신간 ‘에듀폴리틱스’는 진보교육이 진보할 수 있도록 채찍질을 휘두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 출간을 앞두고 이씨를 직접 만나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와 과제를 들어 보았다. -내부자로서 본 진보교육의 민낯이 있다면. “기본 전제가 보수 쪽의 교육은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조직력, 정책, 테마, 연구활동 아무것도 없다. 볼수록 실망이다. 보수 교육의 ‘끝판왕’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였고 보수 학자 대부분이 참여했다가 스스로 먹물을 뒤집어썼다. 진보교육 개선이 관건인데, 양적으로는 주류가 됐는데 질적으로는 주류의 문턱에 도달하지 못했다. 대입 논쟁에 대한 태도나 국립대 통합을 주장하는 것, 영어교육에 대한 입장에서 주류의 자격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언뜻언뜻 드러난다. 철저하게 이미 양적으로 주류가 된 진보를 개선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3년 교육정책을 평가한다면. “3년 연속으로 대학입시 관련 논쟁이 엄청나게 벌어졌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입시에 비교과활동 반영이 완전히 배제됐다. 2025년 실시 예정인 고교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는 패키지다. 내신 절대평가는 전국에 작은 ‘강남’이 곳곳에 있어 박근혜 정부서도 강남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하려다 안 한 것이다. 특수목적고의 일반고 전환은 다음 정부로 넘어갔는데 과감하게 단행했으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할 수 있는 교육개혁은 무엇인가. “코로나19의 장기화가 뻔히 보인다. 온라인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첫 돌을 놓는 것은 문 정부가 할 수 있는 당면과제다. 온라인 교육 개혁은 대선을 앞두고 있다 해서 동력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온라인 학점 취득제를 하고, 빨리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율을 높여야 한다. 공립초와 쌍방향 수업을 하는 사립초의 차이가 너무 심하다.” -부동산 문제와 교육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참여정부에서 모두 실패한 것이다. 교육과 주택에서 실수를 반복 않으려는 치밀한 정책이 있어야 하는데 청와대나 더불어민주당에서 너무 쉽게 외주화했다. 김수현 전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에게 사내 하청을 해버렸는데, 민주당이 이 두 문제는 꾸준히 역량을 쌓지 못하고 체계적 검토와 토론도 거치지 못했다.” -한국의 학부모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교육경쟁에 참여하는 학부모를 탓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교육경쟁에 뛰어든 학부모가 부도덕하거나 불합리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의 말처럼 장기판의 말을 탓해서 무엇을 하겠는가.”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美 협조 없이 핵 잠수함 도입 가능할까 “미국 도움 없이 불가” “제3국 연료 수입”

    美 협조 없이 핵 잠수함 도입 가능할까 “미국 도움 없이 불가” “제3국 연료 수입”

    정부가 연일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시사하는 가운데 미국의 협조 없이 도입이 가능한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원자력 협정 등으로 미국이 막는다면 제3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6일 한 언론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달 16~20일 미국 방문 당시 핵추진 잠수함에 사용되는 핵연료를 미국으로부터 공급받고 싶다고 제의했으나 미국이 난색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익에 관한 일이니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협조 없이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한미 간 합의로 미국산 우라늄을 20% 미만으로만 저농축해야 하고 그마저도 군사적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사적 목적’을 두고 다른 주장도 나온다. 참여정부 당시 핵추진 잠수함 사업단장을 지낸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20% 미만의 저농축 핵연료로도 핵추진 잠수함 운영은 가능하다”며 “잠수함 운용에 핵을 연료로 사용할 뿐 핵무기는 아니기 때문에 군사적 목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국이 아닌 프랑스나 영국, 러시아 등 제3국에서 연료를 수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핵추진 잠수함 추가 건조를 계획하는 나라와 공동으로 건조 작업에 참여해 핵연료를 얻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3국의 핵연료를 도입하려면 별도의 협정이나 합의가 필요하고, 미국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자체적으로 핵연료를 추출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현실성은 낮다. 현재 한국은 저농축 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농축 시설이 없다. 시설을 만드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또 저농축 기술 확보는 고농축과 바로 연계돼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를 가지려 한다는 견제를 받을 수 있다. 90% 이상의 고농축이면 핵무기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0.2g의 시험용 농축우라늄을 추출한 사실이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로 드러나 국제사회가 한국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낸 바 있다. 문 교수는 “20% 미만의 저농축으로는 핵무기를 절대 만들 수 없다는 점과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것을 미국에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며 4000t급 차기 잠수함 도입 계획을 공개해 핵추진 잠수함을 시사한 것 아니냔 분석이 나왔다. 군은 2030년대 초까지 3000~4000t급 잠수함 9척을 전력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1~6번함은 디젤엔진 등 재래식 추진으로 결정됐지만 7~9번함(4000t급)은 아직 추진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 핵추진 잠수함이 도입되면 북한에 비해 양적으로 열세인 잠수함 전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추진 잠수함은 평균 시속이 37~47㎞로 디젤 잠수함에 비해 속력이 2~3배 빠르고 무제한 잠수 작전이 가능하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재차 떠오르는 핵추진 잠수함 논란…美 협조 없이 가능할까

    재차 떠오르는 핵추진 잠수함 논란…美 협조 없이 가능할까

    정부가 연일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시사하는 가운데 미국의 협조 없이 도입이 가능한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원자력 협정 등으로 미국이 막는다면 제3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6일 한 언론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달 16~20일 미국 방문 당시 핵추진 잠수함에 사용되는 핵연료를 미국으로부터 공급받고 싶다고 제의했으나 미국이 난색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익에 관한 일이니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협조 없이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한미 간 합의로 미국산 우라늄을 20% 미만으로만 저농축해야 하고 그마저도 군사적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사적 목적’을 두고 다른 주장도 나온다. 참여정부 당시 핵추진 잠수함 사업단장을 지낸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20% 미만의 저농축 핵연료로도 핵추진 잠수함 운영은 가능하다”며 “잠수함 운용에 핵을 연료로 사용할 뿐 핵무기는 아니기 때문에 군사적 목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국이 아닌 프랑스나 영국, 러시아 등 제3국에서 연료를 수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핵추진 잠수함 추가 건조를 계획하는 나라와 공동으로 건조 작업에 참여해 핵연료를 얻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3국의 핵연료를 도입하려면 별도의 협정이나 합의가 필요하고, 미국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자체적으로 핵연료를 추출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현실성은 낮다. 현재 한국은 저농축 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농축 시설이 없다. 시설을 만드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또 저농축 기술 확보는 고농축과 바로 연계돼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를 가지려 한다는 견제를 받을 수 있다. 90% 이상의 고농축이면 핵무기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0.2g의 시험용 농축우라늄을 추출한 사실이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로 드러나 국제사회가 한국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낸 바 있다. 문 교수는 “20% 미만의 저농축으로는 핵무기를 절대 만들 수 없다는 점과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것을 미국에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며 4000t급 차기 잠수함 도입 계획을 공개해 핵추진 잠수함을 시사한 것 아니냔 분석이 나왔다. 군은 2030년대 초까지 3000~4000t급 잠수함 9척을 전력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1~6번함은 디젤엔진 등 재래식 추진으로 결정됐지만 7~9번함(4000t급)은 아직 추진 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 핵추진 잠수함이 도입되면 북한에 비해 양적으로 열세인 잠수함 전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추진 잠수함은 평균 시속이 37~47㎞로 디젤 잠수함에 비해 속력이 2~3배 빠르고 무제한 잠수 작전이 가능하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문 대통령 “K방역 이끄는 질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

    문 대통령 “K방역 이끄는 질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

    문재인 대통령은 8일 “K-방역을 훌륭하게 이끄는 질본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기대한다”면서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을 의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제45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과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 직제개편안을 의결했다. 문 대통령은 “온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고 있는 질병관리본부는 참여정부 당시 국립보건원이 확대 개편되면서 만들어졌고, 메르스 사태 이후 차관급으로 격상되면서 역량을 더욱 키워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본은 이번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세계의 모범이 된 K-방역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오늘 독립된 행정기관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됨으로써 독립성과 전문성이 대폭 강화된 감염병 총괄기구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청은 앞으로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감염병 감시부터 조사분석, 위기대응과 예방까지 유기적이며 촘촘한 대응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라며 “또한 질병관리청 소속 국립보건연구원 아래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신설함으로써 감염병 바이러스와 임상연구, 백신개발 지원 등을 통해 감염병에 대한 전 주기 연구개발체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지역의 감염병 대응체계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라며 “다섯 개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를 설치하여 지자체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지자체들의 감염병 대응능력을 크게 높여주고, 지역사회 방역을 보다 탄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했다. 보건 분야 전담 차관에 대해 “이번 코로나 위기에서 보듯이 보건위기가 상시화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공공보건의료 역량을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여나가는 것과 함께 공공의료 인력 수급과 보건의료 인력의 처우개선 기능도 보강되고,최근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는 정신건강에 대한 정책도 강화될 것”이라며 “미래신성장 동력으로써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보건의료 산업을 키우는 정책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우리의 감염병 대응체계와 보건의료 역량이 한 차원 더 높게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승격되는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감염병 대응력을 한층 더 강화해 주기 바란다”라며 “당장은 코로나 재확산의 중대고비를 잘 넘기고 빠른 시일 안에 코로나를 안정적으로, 확실히 통제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보건차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특히 코로나가 안정되는 대로 우리의 보건의료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속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2심서 유죄 선고

    [속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2심서 유죄 선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허위사실을 주장해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71)이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최한돈)는 27일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 전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고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고 전 이사장은 18대 대선 직후인 2013년 1월4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면서 검사장 인사와 관련해 불이익을 줬고, 부림사건의 변호인으로서 공산주의자’라는 취지로 허위 발언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됐다. 부림사건은 1981년 9월 공안당국이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고문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허위자백을 받아내 기소했고, 이후 2014년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다. 고 전 이사장은 부림사건 당시 부산지검 공안부 수사검사였다. 문 대통령은 고 전 이사장의 주장과 같이 1981년 부림사건을 맡은 변호인이 아니라, 2014년 재심사건의 변호인이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제2, 제3의 최숙현 나오지 않도록 이제 우리가 피해자 곁에 있을 것”

    “제2, 제3의 최숙현 나오지 않도록 이제 우리가 피해자 곁에 있을 것”

    취임 일성으로 어깨가 무거워 잠을 잘 못 자고 있다던 이숙진(56) 스포츠윤리센터 초대 이사장은 요즘도 잠을 줄여 가며 ‘시간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는 “본격적인 신고 상담 업무를 9월 중으로 앞당기고자 어제도 밤 12시에 퇴근했다”며 “통상 3~6개월 이상이 걸리는 준비 기간을 한 달로 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은 새벽 2, 3시에도 퇴근한다”며 “야근을 계속하고 있는데 초창기니까 미안하지만 조금만 참아 달라고 직원들을 달래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1월 조재범 사건이 알려지자 당시 여성가족부 차관이었던 이 이사장은 체육계 성폭력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7차례 스포츠 인권 정책을 권고한 민관 합동기구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은 지난해 5월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을 골자로 한 1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문 위원장은 당시 “체육계와 완전히 독립된 인사가 운영하는 독립성과 전문성·신뢰성을 갖춘 별도의 스포츠 인권기구 설립 방안을 권고했다”며 “(스포츠윤리센터는) 기존의 체육계 내부 절차로부터 독립된 구제 절차를 마련해 어떤 경우에도 피해자를 우선으로 하는 든든한 장치”라고 말했다. 철인 3종 선수였던 고(故) 최숙현씨는 생전 여섯 곳의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등졌다. 최 선수를 외면했던 스포츠 인권기구와는 확실히 달라야 한다는 국민 기대가 한껏 팽배해 있지만 스포츠윤리센터는 법인 등기도 마치지 못한 상태로 일단 출범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5일 첫 출근을 한 뒤 지난 12일 법인 등기를 완료했고 13일 사업자등록번호를 받았다”고 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최숙현 청문회를 비롯해 수차례 국회에 출석해 스포츠윤리센터를 제2, 제3의 최숙현 방지책으로 앞세웠다. 스포츠 미투 촉발 이후 첫 정부 대책 발표의 물꼬를 텄던 이 이사장에게 다시 배턴이 넘어온 것이다. 스포츠윤리센터가 높아진 국민 눈높이를 만족시키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 배정받은 예산은 22억 9100만원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의 0.18%에 불과하다. 경찰 등 공무원 파견권을 부여하는 등 스포츠윤리센터의 법적 권한을 대폭 강화한 ‘최숙현법’은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해 내년 법 시행까지는 시일이 남았다. 스포츠윤리센터에 직접 수사권을 부여하는 특별사법경찰관 제도와 관련된 법률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가해자에 대한 징계권은 여전히 대한체육회와 체육회 산하 종목 단체에 있다. 이 이사장은 ‘스포츠윤리센터가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스포츠계 모든 문제가 윤리센터 출범으로 단번에 해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 우리의 역할은 스포츠계 성폭력·폭력 피해자가 신고한 사건을 상담·조사하는 것에서 출발해 스포츠 인권에 관한 정책 개선안이 나오도록 견인하는 데까지”라고 범위를 좁혔다. 서울신문은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빌딩 9층에 있는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스포츠윤리센터가 해결할 1호 사건에 주목하고 있다. “1호 사건이란 개념은 없다. 모든 사건을 소중하고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기존 스포츠 인권기구들에서 사건을 이관받아 매뉴얼에 맞게 절차를 밟을 것이다. 9월부터 직접 조사 사건도 챙겨야 한다. 직권조사 사안은 이사회 심의를 받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스포츠 인권을 향상시키는 일이 엘리트 스포츠를 위축시킬 거라고 걱정한다. 폭력을 성적 향상을 위한 필요악으로 여기는 생각이 뿌리 깊다. “인권을 강조하는 건 오히려 엘리트 스포츠 선수의 사기와 의욕을 고취시킨다. 다른 영역에서는 인권 침해를 성적 향상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제는 스포츠계도 폭력보다 나은 방식으로 성적을 올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왜 스포츠만 인권 침해가 훈련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30년 넘게 여성과 인권 분야에 투신하고 천착해 온 이유는. “대학 때 학보사 기자로 일하면서 여성노동자와 빈민 가정이 겪는 어려움을 집중 취재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뿌리 깊은 차별이 성차별이라고 생각했다. 그 뒤 성차별의 문제를 현장과 정책 연구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스포츠계 역시 많은 어린 선수가 뿌리 깊은 성차별의 희생양으로 남아 있다. 한 우물을 파고 살아도 맑은 물을 못 보는 상황이다. 아직도 멀었다. 한 영역에서 제대로 된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데 내 역할에 스스로가 만족스럽지 않다. 현장에 발 닿은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뿌리 깊은 성차별 관행에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 -‘스포츠를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한 반감을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스포츠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스포츠윤리센터에는 스포츠를 잘 아는 사람이 너무 많다. 스포츠윤리센터 수장인 제가 체육 단체에 몸담은 적이 없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스포츠를 모른다’, ‘체육계를 잘 모른다’는 말과는 전혀 다른 의미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매우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일을 해야 하는데 체육계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지 않은 제가 오히려 운신의 폭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다.” -체육계 성폭력·폭력 사건과 일반적인 성폭력·폭력 사건의 차이점과 공통점은. “체육계 폭력은 훈련과 체벌을 명분으로 이뤄진다. 비교적 폐쇄적인 공간에서 특정한 관계에 있는 지도자와 선수 혹은 선수 간 신체 접촉에서 출발한다. 다른 영역에서의 성폭력과 마찬가지로 위계적인 관계에서 일어난다.” -최 선수가 제때 도움을 받지 못했던 기관과 차별화되는 스포츠윤리센터만의 프로세스는. “프로세스는 지금 만들고 있다. 상담 신고 매뉴얼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해 보고 있고 비리 조사와 관련된 부분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최 선수가 도움을 요청한 6개 기관이 절차와 매뉴얼이 없어 구체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게 아니다. 문제는 선수가 처한 상황을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였냐다. 저희는 최 선수가 6개 기관에 실망했던 것과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스포츠윤리센터의 한계는 무엇인가. “스포츠윤리센터는 징계 요구밖에 할 수 없다. 특수 법인이기는 하지만 국가 기관은 아니다. 벌칙 조항은 없다. 결국 행정기관처럼 과태료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 체육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문체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박 장관도 ‘스포츠윤리센터는 거의 준사법기구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하긴 했다. 또 징계 정보 시스템은 아직 구축도 안 돼 있는 상태다. 저희는 수사권이 없고 조사권만 있어 행정적 조치만 할 수 있다. 범죄 혐의가 있는 아주 심각한 사안을 저희가 다루고자 특별사법경찰관 관리법 개정안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그 단계가 돼야 실효적 처벌이 가능해진다. 잘 통과됐으면 좋겠다. 당장 특사경 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내년부터 파견 경찰을 통해 추진하려 한다. 경찰 지휘를 받아 수사하는 것과 실제로 문체부 공무원이 수사권을 갖는 것은 (신속성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스포츠윤리센터 예산은 지금보다 늘어나야 할 것 같다. “문체부에서 많이 노력하고 있다. 저도 요구하고 있다. 기금 변경을 통해서 이번 주 정도에 내년 추가 직원 채용이나 추가 사업비가 확보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 8월 출범했으니 내년에 단순 2배로 늘어나는 정도는 아닐 것 같다. 지난번 이사회에서 ‘200억원은 돼야 하지 않냐’는 얘기가 나왔다.”-지방 체육인과 장애인 체육인에 대한 접근성은 어떻게 늘려 갈 계획인가. “지방에 권역별 스포츠윤리센터를 만들어 해당 지역 사건 당사자의 접근성 부분을 강화하자는 구상이 있다. 헤드쿼터 역할을 하는 우리의 역할과 기능이 정립되고 난 다음에 물리적 확대를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조직 키우기만 한다는 비판은 받기 싫다. 작지만 강한 조직이 되고 싶다.” -스포츠 인권기구 사이의 교통정리는 어떻게 되나. “문체부 주관하에 계속 만나서 회의하고 있다.” -지금도 남 몰래 고통받는 피해자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스포츠윤리센터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옆에 있겠다. 용기를 내 주셨으면 한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이숙진 스포츠윤리센터 초대 이사장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이화여대 여성학 석·박사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제도개선비서관실 행정관,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비서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문재인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차관
  • “행정수도 이전 핵심은 청와대… 국민 설득할 수 있어야”

    “행정수도 이전 핵심은 청와대… 국민 설득할 수 있어야”

    1차 때보다 더 많은 공공기관 이전공공금융기관 이제 안 간다고 못해법인·상속세 인하로 기업 이전 유도청와대와 여당에서 각각 2차 공공기관 이전과 행정수도 완성을 잇따라 화두로 던지면서 참여정부 이후 10여년 만에 떠오른 국가균형발전 로드맵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153개 공공기관이 1차 지방 이전을 마무리한 가운데 추가 이전 대상이 되는 수도권 공공기관은 모두 346개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김사열 위원장은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차 때보다 더 많은 공공기관이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수도와 관련해서는 “행정부의 수반인 청와대가 가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과 방향성은. “아직 발표가 안 된 상황이라 조심스럽다. 1차 이전 때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다. 1차 이후에 지정된 공공기관이 100개가 넘고, 1차 때 가지 않은 기관들도 많다. 그 기관들 중에 꼭 수도권에 남아야 할 사정이 아니라면 대부분 간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서울대·KBS·국책은행 등이 거론됐는데 그중에서 서울대는 쉽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다른 기관들은 어떤가. “대학은 다른 기관과 달리 자율성을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너무 쉽게 옮기겠다고 해서 그러면 안 된다는 차원에서 말한 거다. 공공금융기관의 경우 1차 땐 서울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만든다고 해서 빠졌던 건데, 그게 안 됐기 때문에 안 간다고 말할 수 없게 됐다.” -위원회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혁신도시 시즌2의 핵심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아니라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보완 작업과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다. 아울러 국가균형위원회가 일을 제대로 하려면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에서 행정기관으로 개편돼야 한다. 우리가 힘들게 법을 바꾸고 예산을 따도 집행력이 없기 때문에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지방에 기업들을 끌어들이려면 어떤 유인책이 필요한가. “LG나 삼성, SK 같은 기업들이 가면 좋지만, 강제로 보낼 순 없다. 기업은 이해관계가 맞으면 얼마든지 갈 거라고 본다. 그걸 넘어서는 수준의 혜택을 줘야 한다. 우선 수도권에서 먼 지역으로 갈수록 법인세를 낮춰 주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줄 경우 지역으로 가면 상속세를 낮춰 주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직장을 따라 지방에 가더라도 가족은 여전히 수도권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한다든가, 보육 및 교육, 의료, 문화 시설을 공단 가까이 가족들이 생활하는 곳에 만들어 줘야 한다. 예를 들어 대구 혁신도시에는 고등학교가 없다. 가족 입장에서 얼마나 고통스럽겠나.” -1차 공공기관 이전과 정착에 대한 평가는. “균형 발전 차원에서 도움이 된 것은 맞지만,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서는 부족하다. 예컨대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전남 나주, 경남 진주 같은 도시에는 한국전력과 LH가 가면서 다른 기관들이 함께 정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고, 지역 청년들에게도 일자리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전국의 혁신도시들을 보면 성장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아직 미흡하다.” -행정수도 이전은 어떻게 추진돼야 하나. “행정수도는 정치인들이 꺼낸 카드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이를 다루고 있진 않다. 다만 행정수도가 안 된 것은 행정부의 수반인 청와대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안 가니까 외교부, 국방부 등 관련 중요 부처들도 가지 못했다. 청와대를 옮기든 분원을 내든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김사열 균형발전위원장 “1차 때보다 더 많은 공공기관 내려가야”

    김사열 균형발전위원장 “1차 때보다 더 많은 공공기관 내려가야”

    “법인세 인하 등 기업들 원하는 혜택 줘야” “행정수도 완성은 청와대가 내려가야” 청와대와 여당에서 각각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행정수도 완성을 잇따라 화두로 던지면서 참여정부 이후 10여년 만에 떠오른 국가균형발전 로드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153개 공공기관이 1차 지방 이전을 마무리한 가운데 추가 이전 대상이 되는 수도권 공공기관은 모두 346개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김사열 위원장은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차 때보다 더 많은 공공기관이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수도와 관련해서는 “행정부의 수반인 청와대가 가야 한다”고 밝혔다.-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과 방향성은. “아직 발표가 안 된 상황이라 조심스럽다. 1차 이전 때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다. 1차 이후에 지정된 공공기관이 100개가 넘고, 1차 때 가지 않은 기관들도 많다. 그 기관들 중에 꼭 수도권에 남아야 할 사정이 아니라면 대부분 간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서울대·KBS·국책은행 등이 거론됐는데 그중에서 서울대는 쉽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다른 기관들은 어떤가. “대학은 다른 기관과 달리 자율성을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너무 쉽게 옮기겠다고 해서 그러면 안 된다는 차원에서 말한 거다. 공공금융기관의 경우 1차 땐 서울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만든다고 해서 빠졌던 건데, 그게 안 됐기 때문에 이제는 안 간다고 말할 수 없게 됐다.” -위원회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혁신도시 시즌2의 핵심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아니라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보완 작업과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다. 아울러 국가균형위원회가 일을 제대로 하려면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에서 행정기관으로 개편돼야 한다. 우리가 힘들게 법을 바꾸고 예산을 따도 집행력이 없기 때문에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일본이나 프랑스는 국가 기관으로 지정하고 있다.”-지방에 기업들을 끌어들이려면 어떤 유인책이 필요한가. “LG나 삼성, SK 같은 기업들이 가면 좋지만, 강제로 보낼 순 없다. 기업은 이해관계가 맞으면 얼마든지 갈 거라고 본다. 그걸 넘어서는 수준의 혜택을 줘야 한다. 우선 수도권에서 먼 지역으로 갈수록 법인세를 낮춰 주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줄 경우 지역으로 가면 상속세를 낮춰 주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직장을 따라 지방에 가더라도 가족은 여전히 수도권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한다든가, 보육 및 교육, 의료, 문화 시설을 공단 가까이 가족들이 생활하는 곳에 만들어 줘야 한다. 예를 들어 대구 혁신도시에는 고등학교가 없다. 가족 입장에서 얼마나 고통스럽겠나. 기업에 알아서 하라고 할 게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1차 공공기관 이전과 정착에 대한 평가는. “균형 발전 차원에서 도움이 된 것은 맞지만,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서는 부족하다. 예컨대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전남 나주, 경남 진주 같은 도시에는 한국전력과 LH가 가면서 다른 기관들이 함께 정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고, 지역 청년들에게도 일자리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전국의 혁신도시들을 보면 성장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아직 미흡하다.” -행정수도 이전은 어떻게 추진돼야 하나. “행정수도는 정치인들이 꺼낸 카드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이를 다루고 있진 않다. 다만 행정수도가 안 된 것은 행정부의 수반인 청와대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안 가니까 외교부, 국방부 등 관련 중요 부처들도 가지 못했다. 청와대를 옮기든 분원을 내든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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