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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잃은 도시 난민들의 외침 “사는 것 아닌 사는 곳 보장을”

    집 잃은 도시 난민들의 외침 “사는 것 아닌 사는 곳 보장을”

    세계 주거의 날, 靑까지 달팽이 행진 “집도 인권...편안하게 누릴 주거권을” “재개발 강제 철거로 집을 잃은 저는 ‘도시난민’입니다.”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이 마련한 컨테이너에서 살고 있는 ‘도시난민’ 이희성(35)씨는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8 세계 주거의 날, 집 없는 사람들의 달팽이 행진’에 참가해 이렇게 말했다. 의류 전문가의 꿈을 꾸고 서울로 상경했던 이씨는 2015년 서울 성동구 재개발에 따른 강제 철거로 집을 잃었다. 집이 없는 그는 주민등록이 말소돼 거주불명자로 분류된다.이씨와 같은 주거 빈곤을 막고자 빈곤사회연대·홈리스행동·참여연대 등 24개 시민단체는 이날 국민의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집은 ‘사는 곳’이 아니라 부동산 상품인 ‘사는 것’으로 변질돼 주거가 권리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혜민 스님은 “집을 포기하는 서민들이 슬프고, 집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아프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집 없는 서민이 우대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내놓은 주거 정책을 보면 서민을 위한 정책인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가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 20명은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양 팔꿈치와 무릎, 이마 등 몸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도록 절하는 오체투지를 진행했다.오체투지 행렬 뒤로는 집을 짊어지고 사는 달팽이 모양의 상자를 멘 참가자 100여명이 엎드린 채 뒤를 따랐다. 주최 측은 “땅과 집을 둘러싼 탐욕에 맞서 달팽이처럼 온몸을 땅바닥에 붙이며 천천히 주거권 보장을 위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참가자들은 행진이 끝난 뒤 청와대 민원실에 요구안을 냈다. 요구안에는 전·월세 상한제,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주거 취약계층 주거 지원 확대, 강제 퇴거 금지 등이 담겼다. ‘세계 주거의 날’은 국제연합(UN)에서 주거가 기본 인권임을 널리 인식시키고자 1986년 제정한 국제 기념일로,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국회는 왜 업무추진비 공개 안 하나”… 비난 여론 부메랑 맞나

    시민단체 “靑과 똑같은 잣대로 공개를” “심재철 의원부터 6억 사용 내역 밝혀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공개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자, 국회는 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심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으로 활동하며 업무추진비를 받아 쓴 만큼 본인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는 현재 업무추진비의 총액만 밝히고 집행 내역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추진비 집행 건마다 집행 일자와 장소, 인원, 금액, 목적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8년 예산안에는 국회 업무추진비가 약 103억원으로 책정됐다. 20대 국회 전반기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 예비비 지출 내역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3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심 의원이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분석해 공개했는데 이 기준은 국회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19대 국회 민간인불법사찰 국정조사 특별위 시절 위원장인 심 의원은 단 두 번 회의를 열고 활동비를 9000만원 받은 후 비난 여론에 반납했다”면서 “(심 의원이) 국회부의장 2년간 받아간 6억원에 대해 지금 청와대에 들이대는 잣대로 스스로 검증할 의지는 없는가”라고 몰아세웠다. 앞서 하 대표 등은 국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20대 국회 전반기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 예비비의 집행 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7월 19일 승소했지만, 국회가 지난달 9일 항소하며 공개를 거부했다. 20대 국회 전반기 업무추진비 등 정보공개청구 항소심은 오는 11월 8일 변론을 종결하고 12월 초쯤 판결이 선고될 전망이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 5월 18~19대 국회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라고 판결한 만큼, 업무추진비 정보도 공개하라고 판결할 가능성이 높다. 하 대표는 “국회가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는다면 올해 연말까지는 자료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심 의원이 입수해서 공개하고 있는 청와대 업무추진비 자료에는 목욕비 5500원까지 집행 내역이 상세하게 나와 있는데, 국회도 그 정도의 집행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지자체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것처럼 청와대가 앞서 투명하게 공개했으면 이런 정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심 의원과 한국당도 아니면 말고 식의 문제 제기를 하기보다는 제도 개선을 통해 청와대와 국회 모두 업무추진비 자료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 의원이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중 일부가 부당하게 집행됐다고 단정하면서 관련 근거를 내놓고 있지만 사실과 부합하지 않거나 과장된 측면이 있어 정치적 공방과 사회적 혼란만 불러오고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라오스 댐 붕괴사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슈화”

    “댐이 무너지면서 농작물뿐 아니라 동물들도 모두 죽었습니다. 모든 길과 다리, 학교, 병원,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한 주민은 넘치는 물을 피해 헤엄치다가 뱀에 물려 죽기도 했습니다.”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유관 기업들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고자 방한한 태국·캄보디아 시민단체 방한단이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0일 귀국길에 올랐다. 방한단은 출국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댐 붕괴 피해 지역의 실상을 전했다. 댐 붕괴로 피해를 본 캄보디아 시암팡 지역의 주민인 꽁른은 “붕괴와 범람으로 마을이 처참히 망가졌다”면서 “댐이 무너져 물이 불어나면서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잇는 다리가 붕괴했고, 이 때문에 라오스로 갈 길이 막혔다. 이번 일은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너무나 불공평한 일”이라고 호소했다. 메콩 생태에너지 네트워크의 위뚠 페름뽕싸짜런 대표는 “(댐 시공사인) SK건설이 기업의 이미지 때문에 이 사건을 잘못된 시공 때문이 아닌 자연재해라고 말하는 것 같다”면서 “회사의 신용을 생각하고 먼 미래를 생각해 다른 나라에 책임을 돌리지 말고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다음 달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국회에 협력을 구하거나 계속 이 문제를 이슈화하겠다”면서 “SK건설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서서 이번 사고를 해명하고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입국한 방한단은 다음 날인 18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면담했다. 19일에는 서강대에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 무엇이 문제인가: 메콩의 목소리와 한국’을 주제로 포럼을 열어 현지의 피해 상황을 알리고 정부와 유관 기업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전·현직 250명 참석…‘법원의 날’ 지정한 양승태는 불참

    전·현직 250명 참석…‘법원의 날’ 지정한 양승태는 불참

    ‘사법농단’ 질타 시민들 영상으로 시작 1세대 인권변호사 한승헌에 무궁화장“사법농단·재판거래 의혹에 충격받았다.” “국민은 큰 게 아니라 상식적인 재판을 바랄 뿐이다.” “만인을 위한 사법부가 돼 달라.”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상영된 ‘국민의 목소리’ 영상은 최근 사법농단 사태를 질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시작됐다. 대법원 중앙홀에 설치된 단상 바로 위엔 ‘정의의 여신’ 디케 동상이 배치돼 있고 시민들의 육성이 나오는 스크린 위로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라는 홀로그램 문구가 선명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사법부와 유관기관 관계자 250여명은 “정의롭고 투명한 재판을 해야 한다”는 호소에 집중했다.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 임기를 시작한 9월 13일을 ‘법원의 날’로 2015년 지정한 당사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박병대·고영한·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 등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법농단 사태로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대법원 바깥에선 참여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으로 구성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법원은 수사 방해를 중단하고 관련 판사들을 탄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뒤 출범한 사법발전위원회 위원장인 이홍훈 전 대법관과 윤관·최종영·이용훈 전 대법원장 등은 참석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최재형 감사원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정성진 양형위원장,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김현 대한변협회장, 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장 등도 기념식을 지켰다. 문재인 대통령은 ‘1세대 인권변호사’인 한승헌 전 감사원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1976년 긴급조치 위반 사건 때 유일하게 무죄 판결을 선고한 고 이영구 판사와 여성인권 신장에 힘쓴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26년 동안 법원 공무원을 지낸 뒤 퇴임 뒤에도 민원 업무를 하는 이홍용 서울중앙지법 민원상담위원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했다. 사법농단 수사가 진행 중임을 의식해 간소하게 진행된 기념식은 서울법원청사합창단의 합창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당초 대법원은 강당에서 기념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대법정 앞인 중앙홀에서 하자는 청와대 측 제안을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결과적으로 영화 ‘국가대표’ 주제가 ‘버터플라이’ 합창 선율이 청사 전체로 퍼지는 효과가 발휘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침묵 깬 대법원장 “사법농단 수사 협조”… 구체적 방법은 없었다

    침묵 깬 대법원장 “사법농단 수사 협조”… 구체적 방법은 없었다

    영장 기각 ‘제 식구 감싸기’ 비판 진화 나서 “사법행정내 더 적극 수사 협조” 해석 갈려 “영장 우회 협조 신호” “자료 더 주라는 것” “통렬한 반성없이 기존 입장 되풀이 수준” 대통령까지 규명 촉구… 수사 탄력 전망‘사법농단’ 수사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놓인 사법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며 개혁을 강조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세 번째 대국민 사과를 하며 검찰 수사 협조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정부 시절 사법농단과 재판거래 의혹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의혹은 반드시 규명돼야 하며 잘못이 있었다면 사법부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의 재판거래 의혹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3권분립을 감안해 언급을 자제했지만, 사법부가 처한 최대 위기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법원장 또한 기념사에서 “최근 사법부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여러 현안들은 매우 참담한 사건”이라면서 “통렬히 반성하고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사법농단 관련 벌써 세 번째 사과다. 김 대법원장은 이어 “사법부가 지난 시절의 과오와 완전히 절연하기 위해서는 현안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생각”이라며 “사법행정 영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이 지난 6월 대국민 담화에 이어 90일 만에 재차 수사 협조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정작 법원은 주요 증거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잇따라 기각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대법원장이 수사 협조 방안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대법원장이 비장하게 수사에 협조한다고 밝힌 만큼 법원 차원에서도 앞으로 진상 규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 같다”면서 “사건에 얽혔거나 영장을 맡은 법관들에게도 우회적으로 협조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고 풀이했다. 반면 서울의 한 고위 법관은 “‘사법행정의 영역에서’라는 것은 법원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낼 수 있는 자료 정도를 더 주라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던 임지봉(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장)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슨 뜻인지 해석해야 할 만큼 대법원장의 메시지가 간명하게 전달되지 못한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전임 대법원장 시절의 문제라 하더라도 너무 충격적이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법농단이 자행된 데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에 쌓여 온 폐단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법개혁 의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사법행정권의 재판개입 여지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법원행정처의 전면적·구조적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대법원과 행정처의 인적·물적 분리, 윤리감사관 외부 개방직화, 판결문의 투명한 공개, 법관인사 이원화 등을 곧바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국회와 행정부 등 외부기관이나 단체가 함께 개혁에 참여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판사의, 판사에 의한, 판사를 위한… 도 넘은 ‘방탄 법원’

    판사의, 판사에 의한, 판사를 위한… 도 넘은 ‘방탄 법원’

    재판거래 등 영장 기각·증거 인멸 논란 “재판 못할 지경” 법원 내부서도 불만 “법관 탄핵” 등 국민들 사법불신 목소리사법부 70주년을 맞이한 법원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착잡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 거래 의혹이 전방위적으로 터져 나오고 법관들은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사실상 수사 의뢰를 했으면서도 실제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넘어 수사를 교착상태에 빠뜨리고 있다는 오명까지 받고 있다. 안팎에서 날 선 비판이 쏟아지는데 김 대법원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법원은 13일 오전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1948년 가인 김병로 선생이 초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9월 13일을 3년 전 양 전 대법원장이 ‘대한민국 법원의 날’로 지정하며 기념하게 됐는데, 기념일을 앞두고 전·현직 대법원장은 물론 사법부 전체가 총체적인 위기에 놓인 것이다. 급기야 국회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국회가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12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 약속이 실종된 지 오래인 지금 국회가 더는 침묵해선 안 된다”면서 “국정조사는 물론이고 적폐 법관의 탄핵을 발의해야 하고 특별영장전담법관과 특별재판부를 구성하는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 역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 대법원장의 침묵이 너무 길다”면서 “책임지고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이 ‘사면초가’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사 협조를 약속하긴 했지만 현재 상황에서 법원의 자료 제출이나 영장 심사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또 다른 재판 개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도 줄곧 “영장 발부는 영장전담판사의 독립된 권한이어서 이에 대한 언급이 곧 재판 개입이자 법관의 독립성 침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판사들은 “수사가 언제까지, 어디까지 가겠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한 언급은 꺼리는 분위기다. 당연히 사법부 신뢰 회복 방안이나 혁신안 등에 대한 논의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일부 판사들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법관들과 재판의 본질이 침해될 상황이 뻔히 예견됐는데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일선 판사들이 어떻게 재판을 하겠느냐”며 김 대법원장 책임론도 주장하고 있다. 사법농단에 대한 반성과 부끄러움보다는 수사 과정에서 상처 입은 법원의 위상에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법원 내 주요 자문기구인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법원행정처 폐지, 법원장 이원화 선출 등 다양한 개혁 방안이 제시되기는 했지만 법관들의 인사제도에만 집중됐다는 지적도 있다. 사법부의 신뢰 추락은 곧바로 판결에 대한 불신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강제추행 실형 선고 사건과 ‘이영학 사건’ 항소심 판결 등을 문제 삼으며 해당 재판장을 징계 또는 탄핵하라는 요구가 연일 올라오고 있다.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한 법관 탄핵 요구도 잇따른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이 대법원장에게 바라는 것은 사법부 70주년 기념사가 아니라 석고대죄”라면서 “올해가 사법부 70주년이 아니라 사법 원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과세 강화’ 종부세법 입법에 힘 싣는 시민단체들

    시민사회단체들이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함께 종합부동산세의 누진적 과세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데 힘을 실었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민달팽이유니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종부세법 개정안의 내용을 공개했다. 개정안에는 주택에 대한 과세표준 구간을 6개 구간으로 나눠 0.5∼3.0%의 종부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안에 없던 6억∼9억원 과표구간을 신설하고, 최고 구간인 94억원 초과에는 3.0%의 세율을 적용토록 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종합합산 과세대상 토지에 대해서는 97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4.0%의 종부세를 부과하고, 별도합산 과세대상 토지에 대해서도 최고 1.6%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밖에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 비율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아예 폐지해 공시가격이 100% 반영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심 의원은 “종부세 세율을 노무현 정부 당시 수준으로 맞췄고, 공정시장가액을 폐지해 부자 감세를 없앴다”면서 “이후 공시가격을 현실화해 나간다면 일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공공주택을 지어 반값 아파트를 만들고, 청년이나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토지 임대 분양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이석태 청문회···“특정단체 출신 사법 십상시”VS“엄혹한 시절 맡은 사건 존경받을 일”

    이석태 청문회···“특정단체 출신 사법 십상시”VS“엄혹한 시절 맡은 사건 존경받을 일”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이석태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나타전을 벌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석태 후보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고, 노무현정부에서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도 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 후보자는 노무현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다. 당시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인데, 정작 후보자 지명은 대법원장이 했다”면서 인사거래 의혹을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가석방을 주장하며 (탄원서에) 서명했다”며 “이 전 의원이 내란선동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내란선동 혐의도 가석방 대상인가. 이 전 의원이 양심수인가”라고 비판했다.정갑윤 의원은 “이 후보자는 이적단체인 한총련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 국가보안법 폐지 시국 농성을 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를 했고, 천안함 폭침 재조사 요구를 했다”며 “헌법재판관이 아니라 국민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주광덕 의원은 조국 민정수석·김형연 법무비서관·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김명수 대법원장·박정화 대법관·김선수 대법관·노정희 대법관·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사법 권력 십상시’로 지목하며 “특정 단체 출신으로 사법기관을 채우는 것은 인사 전횡”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각종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르겠다”고 답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역대급 유체이탈”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다양한 견해를 가진 분이 재판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와대 비서관, 민변 회장 등으로 활동해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는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인사거래 의혹에 대해 “대법원에서 헌법재판관 추천위원회를 꾸린 뒤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방어했고, 김종민 의원 역시 “과거 정부 내에서 특정 업무에 종사했거나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고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고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옹호했다.이춘석 의원은 “후보자 이력을 보면 엄혹한 시절 아무도 안 맡는 사건을 맡았다”며 “평생 소수자를 위해 살아왔는데 이것은 존경받을 일이지 조롱받을 일이 아니다”라며 이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이 후보자가 소신을 굽히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이 마음을 아프게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우려는 있을 수 있지만 우려가 기우로 끝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사정을 잘 아는 만큼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만 바라보고 권력에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 질서를 확보하며,헌법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文정부 임명 공공기관 임원 22%가 낙하산”

    340개 기관 365명 대선캠프 등 출신 기관장엔 전직 국회의원 다수 포함 금융기관 35명 중 21명은 ‘비전문가’ 문재인 정부에서 정권과 인연이 있는 인물이 공공기관 임원으로 임명되는 ‘낙하산 인사’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부 출범 이후 매일 1명씩 낙하산 인사가 임명된 꼴이었다.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가 4일 발표한 ‘공공기관 친문 백서’에 따르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 4개월간 340개 공공기관에서 임명된 1651명 중 365명(22%)이 대선캠프·시민단체 경력이 있거나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캠코더’ 인사였다. 또 365명 중 94명은 기관장으로 임명됐다. 기관장에는 전직 국회의원이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김성주 전 의원, 한국마사회 회장에 김낙순 전 의원,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에 이미경 전 의원 등이 있다.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과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은 20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자다. 특히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새로 임명된 35명 중 21명이 캠코더 인사로 분류됐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 경호처 경호본부장이었던 조용순 수출입은행 감사, 민주당 대전시당 유세지원본부 공동단장을 맡았던 곽성열 한국조폐공사 비상임이사 등은 전문성과 관계없는 인사로 지적된다. 바른미래당은 관치 금융정책을 관철하려는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낙하산 인사 현상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명박 정부 취임 첫해 새로 임명된 공공기관장 180명 중 최소 58명(32%)을 낙하산 인사로 분류했다.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에선 출범 이후 4년간 공공기관 임원 임명자 1658명 중 303명(18.3%)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 마찬가지로 능력과 무관하게 정치권 인사를 주요 기관장 임원으로 내세워 신적폐를 쌓고 있다”며 “공공기관 혁신의 핵심은 전문가를 보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청주 1번가·울산 신문고… 전국은 ‘소통’ 중

    청주, 온라인서 의견 받아 정책 반영 울산, 시민 고충 구제할 위원회 구성 부산시의회는 의전차량 다목적 지원 국민청원 게시판을 운영하고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을 추진하는 등 청와대에서 부는 ‘소통 바람’이 지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민선 7기가 시작되자 자치단체와 의회 등이 소통 정책 마련에 나섰다. 충북 청주시는 온라인 시민소통창구인 ‘청주1번가’의 운영을 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청주1번가 홈페이지(idea.cheongju.go.kr)에 마련된 코너는 시민생각 이슈토크, 상상발전제안, 한범덕공약상자 등이다. 핵심은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는 이슈토크다. 이슈 선정은 시민단체나 개인, 시청 담당부서 등 누구나 할 수 있다. 시는 이곳에 올라온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공약상자는 한범덕 청주시장의 공약 이행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다. 시는 시민들이 참석하는 행사 시작 30분 전에 한 시장이 방문해 시민들과 격의 없는 토론을 갖는 ‘오프라인 청주1번가’도 운영하기로 했다. 김종선 정책기획과 팀장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쌍방향 정책 수립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지난달 27일부터 시민이나 기업의 권리가 침해되는 고충을 공정하게 구제할 수 있는 ‘시민신문고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위원회 구성을 지시할 정도로 소통을 강조한다. 시장 직속인 위원회는 위원장과 위원 8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주요 기능은 ▲시민감사 청구에 관한 사항 ▲고충민원의 조사·처리 및 조정·중재에 관한 사항 등이다. 부산시의회는 의장 전용 차량인 에쿠스와 카니발 리무진을 각종 상임위원회 현장 방문과 내·외빈 초청 등에 다목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박인영 의장은 출퇴근 때 자신의 소형 승용차를 이용한다. 의전차량은 공식 의정 행사에만 사용한다. 시의회는 활용도가 낮은 의장 접견실을 다목적 회의, 토론, 고충 민원 상담 장소 등으로 변경해 의장 주최 및 각 위원회 간담회 장소 등으로 사용키로 했다. 충북도교육청은 홈페이지에 ‘충북교육청원광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충북교육과 관련된 청원이라면 학생을 포함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30일 이내에 3000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은 김병우 교육감이 30일 안에 영상이나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답변하게 된다. 김혜란 충북참여연대 생활자치팀장은 “시민들의 제안을 기관들이 수용해 정책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며 “‘참고하겠다’는 등의 형식적인 답변에 그치면 시민들이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국회 특활비 없애고 운영비 증액 ‘꼼수’

    “부족한 부분 특활비로 충당… 늘려야” 여야 반응은 ‘조심’… 우려가 현실로 비판 국회 상임위원장 몫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기로 한 국회가 상임위원장에게 업무추진비 및 기관운영비 명목으로 매달 3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국회가 특활비를 없애는 대신 업무추진비를 증액하는 식으로 꼼수를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이날 “상임위 운영비가 부족했던 부분을 특활비로 충당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운영비를 따로 올리지 않아도 상임위가 문제없이 유지됐던 것”이라면서 “특활비를 없앤 만큼 상임위가 운영되려면 최소한의 운영비는 늘려야 하기에 18개 상임위원장에게 월 3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의사국장이 각 당에 설명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상임위원장은 매달 600만원의 특활비를 받았다. 그렇지만 상임위원장 몫의 특활비가 없어지면서 국회는 업무추진비 200만원과 기관운영비 100만원을 특활비 대신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국회의장단 특활비 일부만 남기고 상임위원장 몫의 특활비는 전액 삭감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특활비 예산 31억원 중 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반납기로 했다. 또 다른 국회관계자는 “상임위원장이 쓸 수 있는 업무추진비가 많지 않아 그걸 국회가 마련해주려는 것”이라며 “상임위원장은 내심 그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경로를 통해 의사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필요한 돈은 아낀 예비비 등으로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야 상임위원장은 업무추진비 증액 움직임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상임위원장은 “특활비를 없앤 것이 결과적으로 업무추진비를 늘리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특활비 폐지가 국회 투명성을 개선하는 선택이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상임위원장은 “아직까지 국회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바 없다”면서 “특활비 폐지는 이미 결정됐으니 나머지는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반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인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은 지난 24일 “특활비 대안으로 업무추진비를 증액하려 한다는 제안을 받았는데 거절했다”고 말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업무추진비가 더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상임위원장, 교섭단체 대표에게 기존 특활비를 전달하던 방식으로 업무추진비를 주려는 건 꼼수로 읽히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혹시나 했더니…” 국회 상임위원장, 특활비 폐지 대신 업무추진비 증액 꼼수

    “혹시나 했더니…” 국회 상임위원장, 특활비 폐지 대신 업무추진비 증액 꼼수

    국회 상임위원장 몫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기로 한 국회가 상임위원장에게 업무추진비 및 기관운영비 명목으로 매달 3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국회가 특활비를 없애는 대신 업무추진비를 증액하는 식으로 꼼수를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이날 “상임위 운영비가 부족했던 부분을 특활비로 충당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운영비를 따로 올리지 않아도 상임위가 문제없이 유지됐던 것”이라면서 “특활비를 없앤 만큼 상임위가 운영되려면 최소한의 운영비는 늘려야 하기에 18개 상임위원장에게 월 3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의사국장이 각 당에 설명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상임위원장은 매달 600만원의 특활비를 받았다. 그렇지만 상임위원장 몫의 특활비가 없어지면서 국회는 업무추진비 200만원과 기관운영비 100만원을 특활비 대신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국회의장단 특활비 일부만 남기고 상임위원장 몫의 특활비는 전액 삭감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특활비 예산 31억원 중 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반납기로 했다. 또 다른 국회관계자는 “상임위원장이 쓸 수 있는 업무추진비가 많지 않아 그걸 국회가 마련해주려는 것”이라며 “상임위원장은 내심 그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경로를 통해 의사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필요한 돈은 아낀 예비비 등으로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야 상임위원장은 업무추진비 증액 움직임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상임위원장은 “특활비를 없앤 것이 결과적으로 업무추진비를 늘리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특활비 폐지가 국회 투명성을 개선하는 선택이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상임위원장은 “아직까지 국회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바 없다”면서 “특활비 폐지는 이미 결정됐으니 나머지는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반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인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은 지난 24일 “특활비 대안으로 업무추진비를 증액하려 한다는 제안을 받았는데 거절했다”고 말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업무추진비가 더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상임위원장, 교섭단체 대표에게 기존 특활비를 전달하던 방식으로 업무추진비를 주려는 건 꼼수로 읽히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거리의 변호사’ 초선 박주민 의원, 민주당 최고위원이 되기까지

    ‘거리의 변호사’ 초선 박주민 의원, 민주당 최고위원이 되기까지

    ‘거리의 변호사’, ‘거지 갑’, ‘박주발의’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이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박 신임 최고위원은 전날인 25일 열린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총 득표율 1위(21.28%)로 당 지도부에 입성했다. 대의원 투표 2위, 권리당원·국민여론조사·당원 여론조사 1위로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았다. 박 최고위원은 당선 직후 “여러분들의 지지와 성원으로 너무나 감사한 결실을 맺었습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앞으로 얼마나 열심히 해야 할까, 또 어떻게 하면 잘할까, 가슴이 무겁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렸던 말, 여러분들이 저에게 해주셨던 말을 허투루 버리지 않는 최고의 최고위원이 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이 되기 전까지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2012년부터 4년 동안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을 지냈고, 2015년부터는 참여연대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10여년 동안 쌍용차 노동자 해고사태부터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와 유가족의 곁을 지키며 ‘거리의 변호사’로 불렸다. 그는 국회의원 당선 직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사법시험을 볼 생각이 없었다. 학생운동만 했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 희열을 느끼게 됐다”면서 “로펌에서 돈은 많이 벌었다. 그런데 원하는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거리로 나섰다”고 밝혔다. 특히 박 최고위원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세월호 피해자 가족협의회 법률대리인을 맡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현장에서 함께 투쟁하며 법률 지원을 한 일이다. 그는 2016년 9월 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식장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다 탁자 위에서 힘겹게 잠을 청한 사진으로 ‘거지갑’이란 별명을 얻었다. 또 지난해 4월 MBC ‘무한도전’ 방송해 출연해 ‘박주발의’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지금까지 100건이 넘는 법안을 발의했다. 특히 지난 정부의 방해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종료돼 중단됐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움직임을 ‘사회적 참사법안’(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이후 국회 통과)해 재개시켰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종학살’ 로힝야 1년...“살인·성폭력 뒤 남은 건 무관심뿐”

    ‘인종학살’ 로힝야 1년...“살인·성폭력 뒤 남은 건 무관심뿐”

    2017년 8월 25일 새벽 1시쯤. 무장한 괴한 수백명이 미얀마 서부 라타인주의 경찰초소와 군기지를 덮쳤다. 이 괴한 부대의 정체는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핍박을 받으며 살아온 로힝야족을 돕겠다며 나선 반군단체였다. 이날 군경 12명이 살해됐다. 반군단체의 돌발 행동이었지만, 불똥은 미얀마 로힝야 민간인에게 튀었다. 이 사건을 빌미로 미얀마군은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했고 이들은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방화, 성폭행, 고문 등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된 로힝야족은 70만명이다.로힝야 사태 1주년을 맞은 24일 독일, 캐나다, 아일랜드 등 세계 각국에서는 이들을 기억하고 연대하는 행사 “Rohingya Genocide Remembrance Day(로힝야 학살 연대의 날)”가 열렸다. 한국 시민단체들도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 대사관에 로힝야 난민 사태 책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제출했다. 참여연대, 민변 국제연대위원회,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 공익법센터 어필 등 32개 시민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을 인정하고, 이들이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년 전 로힝야 학살로 약 2만 5000명의 민간인이 집단살해, 강간, 구타, 재산 약탈을 당했다”면서 “그럼에도 미얀마 정부는 여전히 이를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한다”고 비판했다.로힝야 난민 캠프를 오가며 난민들을 인터뷰한 김기남 인권 변호사는 이날 발언에서 “로힝야 난민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과정에서 군인에게 끌려다니며 수차례 강간을 당했던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군인이 칼로 목을 따버린 이야기도 들려왔다”고 눈물을 훔쳤다. 김 변호사는 “과거 한국 국내의 잔혹한 일에서도 국제 사회의 개입이 큰 도움이 됐듯 우리도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또한 단순히 다른 나라의 누군가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의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잃은 사람들을 인식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로힝야 사태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미얀마 정부에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잇따랐다. 유엔난민기구와 국제 엠네스티 등은 이들의 인권문제를 들어 미얀마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미얀마의 국가자문을 맡고 있는 인권운동가 아웅산 수치에 대한 국제 사회의 압박이 이어졌다. 지난 22일 영국 에든버러시는 아웅산 수치에게 2005년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공로로 수여한 에든버러 명예시민권을 박탈했다. 미국 홀로코스트 박물관도 2012년 수여한 엘리 위젤 상을 철회했다. 지난해에는 영국 옥스퍼드시와 아일랜드 더블린시가 각각 명예 시민권을 박탈했다. 아웅산 수치는 우리나라 5·18 민주화 운동을 기념해 만든 인권상 수상자이자 광주 명예시민이다.아웅산 수치는 지난 21일 싱가포르 방문 중 진행한 강연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귀환자들은 방글라데시에서 보내줘야 돌아올 수 있다. 우리는 국경에서 그들을 환영할 수 있을 뿐”이라면서 “방글라데시는 난민 송환 절차를 언제까지 마무리할지에 대해서도 시급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유혈사태를 피해 피신한 로힝야족 난민의 송환의 책임이 방글라데시에 있다는 듯한 말이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서울시 비영리단체지원센터에서는 로힝야 학살 1주기 추모행사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열린다. 이 행사에서는 로힝야 난민 다큐, 현장 사진전, 전문가들의 좌담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새 헌법재판관 후보, 이석태…세월호와 인연 깊은 ‘평생 인권변호사’

    새 헌법재판관 후보, 이석태…세월호와 인연 깊은 ‘평생 인권변호사’

    저명한 인권변호사이자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이석태 변호사가 새 헌법재판관으로 내정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0일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의 후임 재판관으로 이석태 변호사를 지명 내정했다. 김창종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은애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석태 변호사가 임명되면 법원이나 검찰 출신이 아닌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의 헌법재판관이 사상 처음으로 탄생하게 된다.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이석태 변호사는 검찰이나 법원에 몸 담지 않고 현재까지 약 33년간 재야의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이석태 변호사는 변호사의 길을 걷는 동안 내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대변해왔다. 경찰의 고문 등으로 사망한 고 박종철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사건을 맡아 국가 배상 책임을 이끌어내면서 시민에 대한 국가 폭력의 부당함을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매향리 미군 공군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음 피해 손해배상 사건도 맡아 피해 주민들의 권리를 되찾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강기훈씨 유서 대필 사건 재심 사건을 맡아 진실을 밝히고 강기훈씨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줬다. 헌법 재판 사건도 다수 맡아 국민의 기본권 신장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민법상의 동성동본 금혼 규정과 호주제에 대한 위헌 소송을 대리해 헌법상의 평등권과 혼인에 대한 기본권 확장에도 힘을 보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부작위 위헌’ 확인 사건도 맡았다. 긴급조치 위헌 소송 사건을 맡아 과거 긴급조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사람들이 재심을 통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기도 했다. 2000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 2004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2011년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는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 사회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2015년에는 세월호특조위 위원장을 맡아 진상 규명을 지휘했다. ▲충남 서산 ▲경복고 ▲서울대 법대 ▲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 ▲한겨레신문 사외이사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 ▲민변 회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 ▲참여연대 공동대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우리도 깎았으니 너희도 깎아라”… 정부 특활비 삭감 벼르는 국회

    “우리도 깎았으니 너희도 깎아라”… 정부 특활비 삭감 벼르는 국회

    국회가 특수활동비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한 가운데 야권을 중심으로 ‘정부 특활비 삭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2017회계연도 결산 심사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국회발 특활비 개혁바람이 행정부와 사법부 등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도 정부 예산안에 목적 외 사용되는 특활비의 대폭적인 삭감 편성을 촉구한다”며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회 심사 과정에서 철저히 따져 불요불급한 예산은 전액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정부 부처에 편성된 특활비 예산 7917억원 중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미사용분은 반납하는 게 도리”라고 덧붙였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같은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8월 임시국회 뿐만 아니라 올해 정기국회를 ‘특활비 폐지 국회’로 삼겠다”며 “정부 각 부처에서 깜깜이로 사용했던 특활비에 대해 이번 결산부터 현미경 심사를 하고 내년도 본 예산심사에서도 불필요한 특활비는 대폭 삭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부여당에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이번만큼은 한국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특활비 100% 전면 폐지, 여기에 정부와 공공기관 특활비 100% 폐지를 당의 결의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국회 특활비·공공기관 특활비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19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정부, 공공기관 특활비도 원칙적으로 완전 삭감해야 한다는 게 정의당의 입장”이라면서 “만약 특활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가 그 필요성을 직접 증명해야 하며, 사용 후에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특활비 폐지에 동참한 여당은 야권의 칼끝이 정부를 향하자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을 통해 “행정부는 기획부서라 할 수 있는 입법부와 달리 정책을 집행하는 집행기관으로, 외교·안보·정보·수사 등 사용처가 분명하기 때문에 국회 특활비 전면 폐지와 같은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민단체 등은 정부도 특권 폐지라는 국민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특활비를 통해 예산을 낭비하는 정부 기관들도 많기 때문에 일반 행정부나 사법부, 대법원 등의 특활비는 없애도 된다고 본다”며 “정치권에 있던 불필요한 예산들이 많이 감액 됐으니 앞으로 국회가 정부의 특활비를 유심히 들여다 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으로서 이번에 스스로 특활비를 폐지했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행정부도 경찰 등을 제외하고는 전면적으로 특활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국회의장 ‘금일봉’ 포기 못한 국회… 생색만 낸 ‘특활비 폐지쇼’

    국회의장 ‘금일봉’ 포기 못한 국회… 생색만 낸 ‘특활비 폐지쇼’

    용처 못 밝히는 ‘국회의장 몫’ 의문 남겨 정의당 “결정 재고를”… 참여연대 “유감”국회가 끝내 국회 특수활동비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되찾을 마지막 기회를 결국 외면한 것이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오늘부로 외교·안보·통상 등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한 교섭단체 및 상임위 운영지원비, 국외 활동 장도비, 목적이 불분명한 식사비 등의 모든 특활비를 폐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도 특활비는 본연의 목적에 합당한 최소한의 경비만을 집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납한다”며 “2019년도 예산도 이에 준해 대폭 감축 편성한다”고 밝혔다. 유 사무총장이 폐지하지 않고 남겨두겠다고 밝힌 ‘최소한의 특활비’는 국회의장 몫을 의미한다고 국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결국 전체 국회 특활비 중 교섭단체 몫과 상임위원장 몫의 특활비는 폐지하되 의장 몫은 폐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에 따라 국회는 약 31억원인 올해 하반기 특활비 중 70~80%를 삭감해 반납하기로 했다. 반면 남는 20~30%(약 5억~6억원)는 의장단 몫으로 계속 쓰게 된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의장 몫의 특활비 용처를 묻는 질문에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과 관련된 특활비 사용처는 외교 상대국과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날 국회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각종 금일봉을 줘야 하기 때문에 특활비가 필요하다”고 서울신문에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국민 세금으로 왜 국회의장이 생색을 내느냐”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금일봉은 기밀 유지가 필요한 특수활동과 관계가 없다”며 “몇억원씩 책정되는 특활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설명도 없이 일부를 남긴 건 매우 유감이고, 결국 앞으로 남은 부분에 대한 폐지 요구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그렇게 큰 비판을 받았는 데도 의장단 특활비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은 유감으로, 최후의 최후까지 특권의 흔적이라도 남기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며 “의장단의 특활비를 남기겠다는 결정을 재고하기 바란다”고 했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라고 왜 특활비 쓸 일이 하나도 없겠나. 그거 조금 쓴다고 미적대니 어쩌니 그런 엉터리 기사는 쓰지 말아 주길 부탁한다”고 취재진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文의장, 쾌거 운운하며 국민 속였다”… 역풍 맞는 특활비 폐지쇼

    “文의장, 쾌거 운운하며 국민 속였다”… 역풍 맞는 특활비 폐지쇼

    “盧의 비서실장이던 문 의장이 특권 옹호” 국회 “의원 외교위해 불가피” 반대 고수 일각 “이미 업무추진비 등에 예산 300억”“의정사에 남을 쾌거를 결단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3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단과 국회 특수활동비 완전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하지만 ‘완전 폐지’라는 이들의 발표는 하루도 안 돼 ‘거짓말’로 드러났다. 알고 보니 교섭단체 몫 특활비만 폐지하고,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몫 특활비는 금액을 절반가량 삭감하는 선에서 존치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입법부 수장인 문 의장이 “쾌거” 운운하며 국민의 눈을 가린 데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14일 “국민들 앞에서 대단히 부끄러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더욱이 문 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지지층의 실망이 크다. 노 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위해 정치인생을 바쳤는데, 정작 그의 비서실장 출신은 특권을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 문 의장은 앞서 법원의 국회 특활비 지출내역 공개 결정에 항소했고, 피감기관 지원으로 외유를 다녀온 국회의원 38명에 대한 조사도 뭉개 여론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촛불혁명’으로 확인된 국민의 눈높이를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인터넷 공간 등에서 나온다. 아이디(ID) flor는 “문희상 의장님, 특활비 폐지 안 된다고 하시면 국회의장 자리에서 내려오세요”라고 했다. 그럼에도 국회 관계자는 “의장단 특활비가 의원 외교에 불가피하게 쓰이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폐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외교 활동을 위한 비용이라면 교통비, 체류비, 행사 비용, 선물 비용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여비나 업무추진비 예산에서 지급된다”며 “지난해 국회 예산에서 업무추진비 및 특정업무경비가 300억원이나 되는데, 특활비를 없앤다고 의원 외교가 위축된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문 의장이 영수증 없이 쓸 수 있는 억대의 현찰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올해 특활비 62억원 중 교섭단체 몫은 15억원,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몫은 47억원이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특활비가 비판받는 것은 사용처를 모르는 쌈짓돈처럼 집행됐기 때문”이라며 “의장단·상임위원장단의 특활비도 폐지돼야 한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특활비는) 국회의 조직 이기주의가 여전히 강고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입법부 수장이 자신조차 예외로 두지 않는 담대한 개혁을 해야 한다”고 했다. 16일 발표되는 국회 특활비 개선안에 문 의장의 생각이 어떻게 담길지 주목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국회 ‘특활비 폐지 쇼’… 의장단·상임위는 절반 삭감 ‘꼼수’

    국회 ‘특활비 폐지 쇼’… 의장단·상임위는 절반 삭감 ‘꼼수’

    국회 “국익 위해 안 쓸 수 없다” 강조 업무추진비 늘려 특활비 대신할 수도 국회의장 논의 뒤 16일 구체안 발표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주례회동을 갖고 국회 특수활동비를 완전히 폐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거대 양당 지도부가 영수증을 첨부하는 식으로 특활비를 유지하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폐지키로 한 모양새다. 하지만 교섭단체 특활비만 완전 폐지할 뿐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몫은 부분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비난이 일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선언한 것처럼 ‘완전 폐지’가 아닌 셈이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오늘 특활비 폐지 발표는 교섭단체 특활비에 해당한다”며 “의장단, 상임위에서 사용하는 특활비는 국회의장이 논의를 주도해 16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몫의 특활비를 절반만 삭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교섭단체를 제외하고는 특활비를 최소한 절반 정도 삭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임위 특활비는 원활한 위원회 운영을 위해 쓰는 돈인데 이걸 완전히 없애면 상임위 활동이 위축되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의장단의 경우에도 외교와 같이 국익을 위한 활동을 하며 돈을 아예 안 쓸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 발표 내용은 말장난과 같다”며 “원내대표들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의 반발이 두려워 협소하게 교섭단체 특활비에 대해서만 폐지를 결정하겠다는 건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만큼 특활비 폐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의장단을 포함한 전체의 의견을 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의장단, 상임위원장단의 특활비까지 포함해 국회 특활비 전체를 폐지하더라도 업무추진비 등 다른 항목 예산을 늘려 사실상 특활비를 전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꼼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 김 원내대표는 특활비 폐지 대신 업무추진비를 늘릴 방안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교섭단체 간에 의견을 주고받지 않았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업무추진비를 다시 늘리자고 하는 것은 특활비는 없애지만, 특활비로 받아 왔던 돈은 그대로 수령해 가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며 “거기에 얼마가 더 증액돼야 하는지를 납득시키기 위해선 그간 사용됐던 특활비가 정당하게 사용됐는가를 밝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국회가 업무추진비, 특정업무 경비 등을 먼저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양당은 이날 올해분 특활비를 반납하겠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올해 남은 특활비는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질문에 “(회동에서) 그런 얘기는 전혀 안 했다”며 “일단 우리는 (현재 특활비) 수령을 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특활비 폐지 이후 필수 비용은 어떻게 조달하나

    특활비 폐지 이후 필수 비용은 어떻게 조달하나

    여야가 13일 연간 60억원 가량의 국회 특수활동비(특활비)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모두발언을 통해 “특활비 문제에 여야 간 완전히 폐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특활비 폐지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제도의 일면을 걷어낼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특활비는 통상 의정 지원, 위원회 운영 지원, 의회 외교, 국회사무처 기본 경비 등 4개 항목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최근 참여연대가 공개한 2011∼2013년 국회 특활비 지출 현황을 살펴보면 의원들 대부분이 특활비를 밥값·격려비·출장비 등으로 써온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특활비는 증빙자료와 사용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때문에 의원들의 ‘쌈짓돈’으로 쓰이기 일쑤다. 앞서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특활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냈다. 특활비를 유지하되 영수증 처리를 전제로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올해 특활비로 책정된 약 62억 가운데 영수증 없이 사용하는 특활비는 폐지하고, 내년부터 특활비를 업무추진비, 일반수용비, 기타운영비, 특수목적 경비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잘못된 판단’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전면 폐지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다만 국회가 국익을 위해 필수적으로 소요하는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았다. 이는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 오는 16일 개선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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