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감 감시는 국민권리
16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다.그러나 13개 상임위 가운데 방청을 허용한 상임위는 1개에 불과해서,국정감사에 대한 감시활동을 둘러싸고 시민단체와 국회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경실련,참여연대,언론개혁시민연대 등 4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감연대’는 17일 “국정감사 모니터링작업이 국회의 조직적인 방해로 중단될 기로에 직면하고 있다”며 “국회는 즉각 국감현장을 개방하라”고 주장했다.16대 국회에 대해 뭔가 좀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지난해 15대 국회 마지막 국감 때 벌어졌던 일이 또다시 되풀이되는 것을 보며 허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국감연대는 지난해 활동과정에서 제기됐던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가 교수,변호사,회계사 등 전문가 250명으로 ‘국감 평가단’을 구성했다.국감연대는 또 지난해 도입했다가 졸속의 문제점이 지적됐던 ‘베스트·워스트 국감의원 일일 발표제’를 폐지하고,국감이 끝나갈 무렵에 ‘국감과정에서 가장 돋보였거나 불성실했던 의원을 일괄 발표하겠다’고 미리 밝혀 놓은 마당이다.그럼에도 어떤 상임위의 경우는 국감평가단 구성원의 이력서,의정활동 불간여 각서,평가지표 설명서,‘상위-하위의원 발표’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 등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핵심은 국회의원들이 시민단체의 평가를 받지 않겠다는 데 있다.
그러나 따져보자.현행 헌법은 제50조에서 ‘국회 회의의 공개’를원칙으로 선언하고 있다.같은 취지에 따라 ‘국정감사와 조사에 관한 법률’에서도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비공개를 예외적으로 인정하고있다.그러나 상임위의 경우 ‘예외’를 원칙으로 적용하고 있는 데문제가 있다.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국정감사권은 국민의 이름으로 국정을 통제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국민을 힘의 원천으로 하고 있는 국회가 국감에서 국민을 배제하려는 것은원초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국민이 국정감사 활동을 직접 ‘지켜보는 것’은 지난 1년 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수행한 업무 전반을 파악하는 데도 그 뜻이있겠지만,국감에 임하는 국회의원개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가까이서보고 판단하겠다는 목적도 있다.다시 말하면,국민이 국감현장을 ‘방청’하는 것은 국정감시와 함께 의정감시의 일환인 것이다.따라서 의원들이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국회라면 국감에 대한 국민감시를 봉쇄하기는 커녕,오히려 국민의 참여를 ‘촉구’해야 옳다.거듭 강조하거니와,국감에 대한 감시는 국민의 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