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성부, 반쪽의 출발
여성특별위원회가 폐지되고 여성부가 공식 출범하게 되었다.이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그러나 여성부는 앞으로 많은 어려운 일을 수행하고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 여성부는 차별개선국을 제외하고는 기존의 여성특위의 기능을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이러한 한계는 보건복지부,행정자치부,노동부 등 관계부처의 여성관련 주요 업무인 영유아보육,모자보건 및 복지,남녀고용평등,가족복지,아동학대예방 업무 등을 이관받지못한 채 기존 여성특위가 수행하던 기능에 일부 기능만을 추가하여부처를 신설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다.이는 관련 부처들에 속한 여성관련 국 또는 과를 여성부로 이관하는 형태의 직제 개편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탓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 여성부의 기능과 관련하여,과거 여성특위가 관련 부처 차관들이당연직 위원으로 구성됨으로써 여성정책에 관한 일부 조정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음에 반하여,여성정책실이 이같은 업무를 담당하게 됨에따라 앞으로 타 부처에 속한 여성 관련 업무에 관하여 여성정책들을어떻게 조정하고 구현할 수 있을지도 염려된다. 또한,성 인지적인 관점을 관철하고 진정한 남녀평등을 구현하기 위한 정책 기능을 수행하고자 한다면,호주제도 폐지와 친권제도,혼인 및 부부재산제도 등 가족제도 전반과 관련한 민법 개정 등 보다 근본적인 법 제도개선 과제들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가부장적 사회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전제로서 여성의 경제적인 독립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이를 위하여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및 의료보호제도를 포함한 공공부조와 관련하여 독거여성 및 모자가정 등이 독립된 보호,보장을 받을수 있도록 하는 등 복지적인 관점에서의 다양한 정책 개발 및 구현을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뿐만아니라 국민연금,의료보험,고용보험및 산재보험 등 사회보험과 사회복지서비스와 관련한 불평등한 분야의 제도개선 과제 및 친여성적인 제도 신설 과제를 종합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아울러 이런 일을 풀어나가기 위해 여성부 관련 부서 담당 공무원들이 보편적인 사회정책과 보건복지 분야에 대한전문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뿐 아니라 현장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여성사회단체들과의 다양한 형태의 교류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여성부 가족들이 책상물림의 근무 자세를버리고 모두 발로 뛰는 자세로 사명감을 갖고 관련 부처와의 조정 및협의 과정에 나서 여성정책을 관철시키는데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여성부가 국가 정책에서 여성정책의 주류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기울임으로써 조속한 시일 내에 타부처들에 속한 여성관련 부서들을이관받기를 기대한다.
이찬진 변호사 참여연대 인권·법제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