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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공개 거부 어떻게 썼기에…

    “A의원은 정책개발비를 받자마자 유명 정치 컨설턴트 B한테 통째로 보냈다는군. 알아서 ‘정책’을 ‘개발’해 달라는 거지.”,“C의원은 특급 호텔에서 세미나를 열었는데 밥값으로만 1000만원이 넘게 들었다지?” 국회가 지난해 여야 국회의원 295명에게 지원한 정책개발비 94억 2756만 4000원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의원 1인당 평균 3217만원씩 배정된 돈으로 착실하게 정책을 만든 경우도 있지만 형식적인 토론회를 열거나 흥청망청 써버린 의원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검증절차는 아예 없다. 국회 스스로 ‘떡값 논란’을 부른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국회측에 정보공개 청구권을 행사해 6월16일자로 의원들의 ‘외유성 의원외교’ 실태를 낱낱이 파헤친 바 있다. 당시 이 보도는 정치권 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면서 정보공개 청구권 제도를 안착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서울신문은 이에 따라 지난 1월9일 국회에 ‘2005년 국회의원 정책개발비에도 집행현황과 영수증 사본’을 공개해 달라고 청구했다.“모든 국민은 공공기관에 행정정보를 공개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사안은 ‘국가 이익을 해치거나,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 등에 제한된다. 따라서 본지의 정보공개 청구는 이런 사유에 해당되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국회측은 부당하게 거부했다. 국회는 일단 “1번 4632만원,2…3…295번 348만 860원’ 하는 식으로 의원 이름도 적히지 않은 정책개발비 총액 리스트만 공개했다. 누가 얼마나 어떻게 어떤 정책을 만드는 데 썼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정보공개법에 따라 이의신청을 했더니 이번에는 “선거에 악용될 소지가 많다.”며 공개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국회 이재록 회계과장은 다음처럼 말했다. “실제로는 정책개발 차원으로 밥집에서 100만원어치 밥을 먹었는데 술집에서 여자를 끼고 100만원어치 술을 먹었다고 보도되면 큰일 아니냐.(기자가)제대로 보도하면 되는데 왜곡할 것이다. 국회의원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공개가 불가능하다. 우리가 공개하지 않겠다면 그만이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정책개발비를 사용한 영수증은 열람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의 이상한 ‘비밀주의’에 대해 참여연대 맑은사회만들기본부의 이경미 간사는 “공공기관 가운에 국회가 정보공개에 있어 가장 후진적”이라면서 “제도의 맹점을 자의적으로 악용해 혈세를 펑펑 쓰고도 검증조차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책개발 지원 인력을 확충해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참여연대 3년만에 두산주총 참여

    참여연대가 3년만에 두산그룹 정기주총에 참여한다. 참여연대는 6일 성명을 통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박용만 전 두산그룹 부회장의 ㈜두산 이사후보 선임과 박용현씨의 두산산업개발 이사 선임은 두산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기만행위임을 증명한 것”이라면서 “17일 ㈜두산 주주총회에 참석해 박용만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을 반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 “등기이사만 회장을 할 수 있던 규정을 등기이사가 아닌 사람도 회장이 될 수 있도록 한 것도 박용성 전 회장이나 지배주주 일가가 ㈜두산의 회장으로 남을 수 있게 배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두산측은 “박용만 부회장은 이미 그룹 부회장직에서 사퇴했고 두산산업개발, 삼화왕관, 오리콤의 등기이사에서도 물러난다.”면서 “㈜두산은 임기가 만료돼 재선임 절차를 밟는 것일 뿐이며 박용현씨는 경영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KT·한전등 4곳 출총제 제외

    KT·한전등 4곳 출총제 제외

    ‘총수 없는 기업집단’은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출자기관이 30% 이상의 지분을 가진 기업을 살 때에는 출총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열린우리당은 2일 당정협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합의했다. ●‘알짜기업’ 인수에 대기업 참여 기회 확대 개정안은 먼저 총수 없는 기업집단에 대해서도 현재 출총제 졸업기준인 ‘소유지배 괴리도 25%포인트 및 의결권 승수 3배 이하’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출총제의 적용을 받고 있는 KT와 철도공사, 다음달부터 출총제 적용을 받게 될 예정이었던 한국전력과 포스코 등 모두 4개 기업집단이 출총제에서 제외된다. 또 산업은행이나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정부출자기관이 3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출총제의 적용을 배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미 출총제를 적용받는 기업집단들도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쌍용건설, 대우일렉트로닉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정밀 등 6개사 인수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졸업기준 가운데 하나인 지배구조 모범기준과 관련, 내부거래위원회 구성 요건을 현행 ‘4인 이상, 전원 사외이사’에서 ‘3인 이상,3분 2이상 사외이사’로 완화했다. 내부거래위의 심사 대상도 현행 10억원 이상의 내부거래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지주회사 설립 요건 완화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추가검토 뒤 협의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이 다음달 1일 출총제 대상 지정에 반영된다면 대상 기업집단은 현행 11개에서 13개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총액 6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26개 기업집단 가운데 기존 졸업기준을 충족시키는 9개에다 한전 등 4개가 추가로 빠지기 때문이다. ●재계·시민단체 상반된 반응 그동안 재계에서는 줄곧 출총제 폐지 또는 요건 완화를 주장해왔으며 이날 개정안은 요구를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재계에서는 자금력이 있는 그룹들이 출총제에 묶여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알짜기업들이 인수할 수 없게 됨으로써 국내자본과 외국자본간 역차별이 있다고 지적해왔다. 내부거래위 구성요건 완화도 지난달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건의한 내용과 같다. 공정위 채규하 기업집단팀장은 “지난해 4월 졸업기준을 만들어 1년 동안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총제의 기본틀을 흔들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에 대해 이해당사자인 재계와 시민단체의 반응은 엇갈린다. 재계는 예상보다 완화 수준이 낮았다는 불만을 보이고 있는 반면 시민단체에서는 이제 출총제는 사실상 유명무실화됐다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 양세영 기업정책팀장은 “일부 재계의 의견이 수용된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쉽다.”면서 “졸업기준을 다양화해 현행보다 쉽게 기업들이 출총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도록 건의했는데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은 “한마디로 이제 공정거래법에 의한 재벌규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다.”면서 “누구나 출총제가 폐지되거나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도 이 기준을 지키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윤리특위 실효성 또 도마에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으로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2일 윤리특위가 예정돼 있기는 하지만 관련 법규상 최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경고하거나 의원직을 사퇴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국회의 윤리감독 기능을 독립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김원웅 윤리특별위원장은 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최 의원에 대한 제소는 징계안이 아닌 윤리심사안이기 때문에 윤리위반 여부만 심사해 피제소자에게 통보하게 된다.”면서 “공개 경고나 사과요구도 안 되며 출석정지는 물론 제명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의 지적은 국회법의 제도적 맹점을 짚은 것이다. 윤리특위가 처리하는 안건은 ‘윤리심사안’과 ‘징계안’ 두 가지다. 징계안은 본회의장에서 질서를 문란하게 했거나 비공개 회의 내용을 공개하는 등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하다가 국회의 품위를 훼손한 경우에 해당된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공개경고 ▲공개사과 ▲30일 출석정지 ▲제명으로 징계할 수 있다. 그러나 최 의원의 경우는 의정활동 도중에 일어난 일이 아니어서 징계안 심사대상이 아니다. 그는 국회의원윤리강령을 위반했는지 여부만 따지는 ‘윤리심사’를 받을 뿐이다. 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결론이 나도 해당 의원은 그 사실을 ‘통보’만 받기에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 그나마도 17대 국회에서 윤리강령 위반여부를 통보받은 사례는 4번에 그친다. 맥주병을 던지고 술을 끼얹으며 난동을 부려도 잠시 여론의 뭇매만 맞으면 될 뿐이었다. 이에 대해 윤리특위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윤리특위 회의가 참 가관”이라면서 “국회의 품위를 훼손한 의원이 기껏 ‘같은 동료끼리 감싸줘야지 헌병대 역할을 하면 되느냐.’며 화를 내더라.”며 특위 운영의 문제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최근 8개월 동안은 윤리특위가 여야 의견차로 공전되는 바람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대구 술자리 추태’ 등 윤리심사안 11건이 논의조차 해보지 못하고 심사기한을 넘겨 자동 폐기됐다. 이에 참여연대는 지난달 28일 논평을 내고 “독립적인 외부 인사로 구성된 윤리조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해 공정한 조사·엄격한 처벌이 가능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리조사위원은 검찰 역할을 담당하되, 징계와 처벌은 공개청문회를 거쳐 윤리위와 본회의가 결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미국처럼 500쪽에 걸친 ‘윤리기준 매뉴얼’까지는 안 되더라도 애매하고 빈틈이 많은 현행 윤리실천규범을 대폭 보완할 것도 제안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삼성카드 이사회의장·대표이사 첫 분리

    삼성카드 이사회의장·대표이사 첫 분리

    삼성전자,LG필립스LCD, 태광산업, 태평양 등 35개사가 28일 일제히 정기주총을 열고 지난해 결산실적 승인과 신규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마다 주총장에서 문제 제기를 했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이날 주총장에 불참하면서 이번 주총은 예년과 달리 주주들의 우호적인 발언 속에서 일사천리로 마무리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불과 80분 만에 5개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빨리 끝내는 주총 신기록을 낳았다. ●이건희회장등 4명 사내이사 재선임 삼성카드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인 원정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했다. 삼성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과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등 임기가 만료된 4명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또 박오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3명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정귀호 바른법률 법무법인 고문변호사와 황재성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등은 연임됐다. ●삼성카드 사외이사가 과반수 넘어 삼성카드는 삼성그룹이 지난 7일 금융계열사의 이사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힌 이후 금융계열사로는 처음으로 이사회의 틀을 바꿨다. 삼성카드는 전용수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노한성 파라다이스 감사, 원정연 한양대 교수, 홍기택 중앙대 교수 등 기존 3명의 사외이사를 유임했다. 올해 이사 임기가 만료된 유석렬 사장도 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로써 삼성카드 이사회는 이들 사외이사 4명을 비롯해 유석렬 대표이사 등 7명으로 구성돼 삼성이 밝힌 대로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넘게 됐다.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정기주총은 주주들의 ‘릴레이 칭찬’속에 80분 만에 원안대로 통과돼 눈길을 끌었다. 1998년 삼성자동차 출자와 관련해 13시간이 걸린 ‘마라톤 주총’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올 주총에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불참키로 함에 따라 ‘조용한 주총’이 어느 정도는 예견됐었다. 이날 주총장인 호암아트홀 입구엔 지난해 경영 실적과 언론 보도내용 등을 담은 각종 전시물과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제품들을 전시해 축제 분위기를 돋웠다. ●LPL ‘파주공장 주총’ 눈길 LG필립스LCD(LPL)는 경기도 파주 LCD(액정표시장치)공장에서 주총을 열어 관심을 모았다. 대기업이 자사 공장에서 주총을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LPL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번 ‘파주 이벤트’에 대해 주주들이 재미있어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앞으로도 정기주총은 파주에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기도 주총을 열어 김시형 전 동력자원부(현 산업자원부) 차관과 송정호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삼성SDI도 김순택 사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3명을 재선임하고,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생각나눔] 고대 경영대 他단대보다 앞서 ‘홀로 졸업식’

    “경영대는 우리 학교가 아니라고 생각해요.”“솔직히 얄밉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네요.” 고려대 경영대학의 ‘독자노선’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업 등에서 들어오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영대는 23일과 24일 각각 대학원과 학부의 졸업식을 가졌다. 학교 전체 졸업식은 25일이지만 날짜를 따로 잡았다.24일 교내 LG포스코관에서 열린 학부 졸업식에서는 교수들이 가운을 입은 졸업생 363명을 한사람 한사람 식장으로 안내해 학위수여증을 주는 좀체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23일),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24일) 등 명사들이 나와 축사를 하기도 했다. ●졸업생 한사람씩 불러 학위증 전달 장하성 경영대학장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해외 명문대학일수록 화려한 졸업식을 한다.”면서 “졸업식을 장중하게 치름으로써 학생들이 자긍심을 갖고 사회에 진출하도록 도우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같은 학교에서 너무 따로 노는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다른 단과대학의 학생과 교수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특히 고려대의 학교문화가 다소 보수적인 터라 더욱 그렇다. 인문대의 한 학생은 “경영대는 고대가 아니라는 말까지 돈다.”면서 “능력이 되니 튀는 졸업식도 하고 해외연수도 보내고 하는 것이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윤종용 삼성부회장 등 명사들 축사도 특히 장하성 학장이 과거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으로서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어왔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최근 행보를 더욱 의외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정경대의 한 학생은 “경영대의 위상을 높인 것은 잘한 일이지만 참여연대 출신으로 학생들에게 국내기업에 대한 냉정한 시각을 길러줄 줄 알았는데 너무 친(親)기업 일변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영대 독자노선의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기업들이 우수인재 확보 차원에서 지원하는 기부금이다. 인문대의 한 교수는 “개교 100주년 때에도 기부금이 경영대학 등에만 몰렸다. 외부 기부금을 교내에서 골고루 나눠쓰면 좋은데 쓸 곳을 미리 지정하는 기부문화 때문에 우리 같은 순수학문 쪽에 돌아올 몫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공익재단 이냐, 삼성기금 이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한 8000억원의 관리 주체, 사용처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가 과정과 절차를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용도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 정도로 좁힌 데 이어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에서 “(관리방안에 대해) 실무적으로 알아보는 단계”라고 답변, 정부가 검토중인 운영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획처 등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삼성이 헌납키로 한 8000억원의 관리방안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 용도가 지정되지 않고 세외(稅外)수입으로 편입하는 기부금처럼 세외수입으로 처리해 예산에 포함시켜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방안이지만 시민단체들의 지적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어 채택 가능성은 거의 없다. 둘째는 공익재단을 설립해 운영토록 하는 방안이다. 과학재단처럼 특수공익재단으로 만들어 정부·국회의 감독 아래 둘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공익재단을 만들 경우 사회의 명망있는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 이들이 독자적으로 운영토록 하는 방안이다. 보건복지부 등 기존의 공익재단에 기금을 편입시킬 수도 있지만 여론이 좋지 않아 이보다는 새로운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방안 쪽에 무게가 실린다. 마지막으로 ‘삼성 기금’을 설립하는 방안이다. 기금을 설립할 경우 공익재단보다 정부의 감독 기능이 강화된다. 이럴 경우 별도의 기금설치법을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어떤 방안이 됐든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이 모든 것을 일임한 터라 정부는 서둘러 추진할 필요가 없고 용처와 관리 주체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양극화 해소나 장학재단, 이웃돕기 등 어디에 사용하든, 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하든 삼성은 사회적 합의가 내려지면 그 결정에 무조건 따를 것”이라면서 “그러나 8000억원을 관리할 조직에 참여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편 참여연대는 23일 “금융지주회사법 등 법률 개정 사안 등에서 삼성 문제 처리의 당사자인 정부가 삼성이 헌납한 8000억원을 처리하는 데 개입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삼성도 기금운용에 대해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김균미 김경두기자 kmkim@seoul.co.kr
  • 기억을 둘러 싼 투쟁으로서의 역사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E.H. 카)는 역사에게 너무 태평스런 정의일 지 모른다. 홀로코스트를 부인했다는 혐의로 역사학자를 처벌한 유럽이 정작 마호메트 풍자는 표현의 자유라 부른다. 멀리 갈 것 없이 중국은 동북공정에, 일본은 역사왜곡에 힘쏟더니 한국에는 뉴라이트 바람이 분다. 그래서 ‘대화’보다 ‘기억을 둘러싼 투쟁’으로서의 역사가 더 설득력있을 법하다. 봄을 앞두고 출간되는 학술지들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낸 반년간지 ‘시민과 세계’는 ‘해방60년, 다시 대한민국을 묻는다’라는, 다소 포괄적인 기획을 내놨다. 식민지배와 해방, 냉전, 분단, 전쟁을 겪은 남북이 지난 60년간 어떤 길을 걸어왔고, 또 형편이 낫다는 남이 어떻게 북을 껴안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살핀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의 권두논문을 비롯, 진보성향 학자가 쓴 20편의 논문이 실렸다. 계간지 ‘황해문화’ 역시 ‘대한민국의 상처와 희망’을 주제로 한국인 원폭피해, 친일파 문제, 군 의문사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동성애와 황우석사태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고 이기백 서울대 교수가 실증주의 사학을 내걸고 창간한 반년간지 ‘한국사시민강좌’는 반대편에 서 있다.8편의 관련 논문을 실은 38집의 특집주제는 ‘대한민국 건국사의 새로운 이해’.‘건국자’로서의 이승만을 조명해보겠다는, 뉴라이트적인 설정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시장개혁 로드맵’ 종결 앞두고 출총제 다시 논란

    [경제정책 돋보기] ‘시장개혁 로드맵’ 종결 앞두고 출총제 다시 논란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가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9일 연 기업투자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 이어 10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15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각계각층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공정위의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이 올해 안에 끝나는 것을 염두에 둔 기싸움 형국이다. 경제계는 출총제를 폐지하거나 요건 완화를 요구하는 반면, 시민단체는 더 강력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 7개 기업집단 추가 포함될 듯 출총제는 기업집단 총수가 ‘순환출자’를 통해 적은 자본으로 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열사가 다른 국내 회사의 주식을 순자산의 25% 이상 갖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자산합계 6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이 대상이다. 적용후 일정 요건(졸업 기준)을 갖춘 기업집단은 제외해준다. 공정위는 오는 4월 자산을 재평가하고 졸업기준 해당 여부를 따져 출총제 적용 대상기업을 조정할 예정이다. 올해는 7개 정도 기업집단이 새로 출총제에 포함될 것으로 재계는 본다. 기존의 졸업기준 가운데 ‘부채비율 100% 이하’ 조항이 폐지되면서 삼성, 포스코, 롯데, 한국전력이 편입되고 자산 6조원을 돌파한 CJ,LS, 대림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위해 완화 vs 실효성 없어 강화 재계에선 적용기준인 자산 6조원이 너무 낮고, 졸업기준은 너무 엄격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상의는 16일 정책건의를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1%(7조 8000억원)나 2%(15조 6000억원) 정도가 적용기준으로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또 졸업기준 완화 요구와 함께 공적자금 투입기업에 대한 출자는 출총제 적용기준 산정에서 제외해야 외국자본의 인수합병(M&A)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환익 차장은 “기업들은 출자를 투자의 한 방법으로 보는데 출총제가 출자를 제한해 투자가 줄어든다.”면서 “폐지가 바람직하지만 적어도 졸업기준을 다양화하거나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는 출자 제한과 투자 감소는 상관이 없으며, 지금도 출총제 예외조항이 너무 많아 실효성이 없는데 이를 더 완화하면 현 정부가 재벌개혁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의영(군산대 교수) 경실련 부위원장는 “출총제가 투자를 가로막는다는 것은 재계에서 겉으로 내세우는 논리일 뿐”이라며 “실제로는 총수의 경영권 방어에 출총제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며 소버린이 SK㈜ 경영권을 위협한 사건 이후 더욱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출총제가 폐지됐던 1998년부터 2000년 사이 30대 대기업의 자산은 3배 이상 늘었지만 현물 투자는 제자리 수준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김상조(한성대 교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도 “지금도 출총제는 실효성이 낮지만 아쉬운 대로 당분간 더 유지·강화돼야 하는데 이미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진 것 같다.”며 정부의 개혁의지를 비판했다. ●“올해 기준 변경 없을 것” 전문가들은 이처럼 출총제에 대한 논의가 불붙은 것은 2004∼2006년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이 끝나고 내년부터 대기업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논의가 본격화되기에 앞서 재계의 목소리를 보다 많이 반영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인하대 김진방 교수는 “재계에서 출총제를 이슈화하고 있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임영재 연구위원도 “사실 출총제 때문에 제약을 받고 있는 대기업은 별로 없다.”면서 “지금 재계가 공세를 취하는 것은 ‘기싸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올해 안에 출총제 규정을 바꿀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강철규 위원장은 지난 13일 “출총제 졸업기준 기본 틀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로드맵이 차질없이 끝난 뒤 출총제 문제를 새로 구성될 ‘시장경제선진화 T/F’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클릭 이슈] ‘유전무죄’ 사법불신 사라지나

    “거액의 사기대출을 받는 것이 당시 관행적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불법행위를 인정하는 이유는 될 수 없으며, 부실 대출한 금융기관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점을 감안해 책임을 엄격히 물어야 한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이 분식회계로 금융기관 3곳에서 4148억원의 사기대출과 8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불구속 기소된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밝힌 말이다. 사법부가 정치인·공무원·금융인·기업인 등이 관련된 뇌물·횡령·회계부정 등의 형사사건을 일컫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범죄’를 엄단하기 위해 재벌 사건과 중요기업의 사건을 부패전담재판부에 맡기는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이런 저런 이유로 결국은 감형…‘유전무죄 무전유죄’ 불러 법원은 그동안 일반 형사범죄는 엄단하면서도 재벌, 정치인 등 화이트칼라 범죄에는 ‘솜방망이 판결’을 내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사법 불신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달 초 두산그룹 총수 일가는 회삿돈으로 300억원대의 비자금을 만들어 생활비와 세금납부 등에 사용했지만 1심에서 모두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검찰의 불구속 기소 결정 때 일었던 ‘재벌 봐주기’ 논란이 또 한번 일어나기도 했다. 1심에서 1000억원의 비자금 조성과 탈세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4년에 벌금 300억원을 선고받았던 조양호 전 대한항공 회장은 2심에서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성실히 일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와 벌금 150억원을 선고받았다. 또 4200억원의 사기대출과 회삿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김성필 전 성원토건 회장도 “외환위기 전 서민을 위한 임대아파트를 건설하고, 유치원 목욕탕 등 공익시설을 기부했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1심에 비해 절반이 줄어든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정치인 등도 예외가 아니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지난해 11월 지난 2002년 불법대선자금에 연관된 정치인 17명의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의 1·2심 선고형량을 분석했다. 참여연대는 법원이 이 가운데 4건만 실형을 선고하고 10건은 집행유예,3건은 벌금형을 선고했다며 “신망받는 법조인으로 사회에 이바지했다거나 순수한 마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감형하는 등 법원은 선처사유 제조기”라고 꼬집었다.●전담재판부 배당 등 구체적 해결책 모색 중 이런 관행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창원지법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구체적인 ‘양형(量刑) 기준’을 마련하고 오는 27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재판부별로 들쭉날쭉한 판결을 통일해서 온당한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다. 대법원도 재벌 비리 등을 부패전담 재판부가 맡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2003년 처음 설치돼 전국 모든 고등·지방법원에 설치된 부패전담 재판부는 뇌물, 알선수재,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의 범죄를 주로 처리해 왔다. 부패전담 재판부는 정기적으로 재판장 회의를 열어 통일된 양형을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어떤 범죄를 포함시킬지 등 구체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사법부의 변화에는 이용훈 대법원장이 중심에 있다. 이 대법원장은 지난 9일 서울 한남동 공관에서 고법 부장판사 승진자들과 만찬을 하면서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화이트칼라 범죄를 엄정하게 판결해야 한다. 오늘 신문을 보라. 화이트칼라에 대한 처벌 여론은 높은데, 이렇게 판결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게 요원해지지 않겠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 총수일가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진 다음날이었다. 이 대법원장은 대법원장 인사청문회 등에서도 사회 지도층인사,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처리를 강조해 왔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도 “돈과 권력을 가진 범죄자들에게 법원이 지나치게 관대하다. 횡령·배임은 자유시장경제 질서를 교란하는 사범이기 때문에 좀더 분명한 단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기업 수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앞으로 돈과 권력 앞에 ‘무딘’ 칼날과 ‘가벼운’ 방망이가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주총시즌…사외이사 누굴 미나

    주총시즌…사외이사 누굴 미나

    본격적인 주총 시즌에 들어가면서 상장·등록사들의 사외이사 후보 면면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기업들이 투명 경영과 이사회 독립 경영의 ‘창(窓)’으로 사외이사들을 영입하는 만큼 후보에 오른 대다수는 전문성을 갖춘 사회적 명망가들이다. 그럼에도 올해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들을 살펴 보면 예년과 달리 몇가지 흥미로운 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논란’의 후보들 ‘후보=사외이사’임을 의미하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논란’을 빚고 있는 후보들의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다. 주총 표대결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이는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운 KT&G의 사외이사 후보들. 경영권 간섭을 선언한 미국계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측(지분 6.59%)은 워렌지 리히텐슈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와 하워드 엠 로버 벡터그룹 대표, 스티븐 올로스키 뉴욕주 변호사 연합 임원 등 3명을 추천했다. 이 가운데 하워드 엠 로버는 미국의 담배 제조업체인 벡터그룹의 최고경영자(CEO)로 경쟁업체 임직원은 사외이사를 맡을 수 없다는 규정에 위반돼 논란이 일고 있다. KT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표대결도 3년 연속 이어진다. 노조는 60만 9572주(지분 1.28%)를 위임받아 사외이사 후보로 송덕용씨를 추천했다. 송씨는 노동정책연구소 연구원과 울산 참여연대 설립위원, 이정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등을 거쳤으며 현재는 한울회계법인 이사, 녹생병원 감사, 민노당 부산시당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노조는 지난 2년연속 이병훈 중앙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주총 표대결에서 졌다. ●‘의외’의 인사 소버린자산운용과 2년간 경영권 분쟁을 치른 SK㈜가 사외이사 후보로 헤지펀드의 대부격인 소로스펀드와 함께 일한 전문경영인을 추천해 매우 의외라는 평이다.SK㈜가 소버린과 싸우면서 투기펀드에 대해 느낀 점을 감안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돈다. 또 젊고, 증권계 업무에 정통한 점도 영입 배경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강찬수(44) 서울증권 회장. 강 회장은 하버드대 경제학과,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1999년 소로스펀드의 서류회사(페이퍼컴퍼니)인 ‘QE인터내셔날’을 통해 서울증권 주식 732만주(주당 6670원)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되면서 CEO가 됐다. 강 회장은 2001년 회장으로 승진해 서울증권을 이끌면서 주식 1318만 8083주(5.02%)를 보유하고 있다. ●거물급·법조인은 여전히 상종가 사외이사 ‘단골손님’인 관계의 거물급 인사와 법조인들은 올해도 ‘귀하신 몸’이다. 포스코는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과 허성관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허 교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으며, 해양수산부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다. 삼성전자는 김&장 법률사무소 출신 2명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대전고검 차장 검사 출신인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황재성 김&장 상임고문은 재추천됐다. 정귀호 법무법인 바른법률 고문 변호사도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됐지만 재추천됐다. 정 변호사는 대법원 대법관 출신이며, 황 고문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외국자본 ‘경영권 위협’ 학계 시각

    외국자본 ‘경영권 위협’ 학계 시각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다.13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올해 주총에서는 외국 기업사냥꾼들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는 것이 최대 화두다. 칼 아이칸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KT&G는 물론 외국인 지분이 절반이 넘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국내 대표기업들도 외국인 주주들의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이 투기자본의 ‘사냥’에 속수무책인 현 상황을 보는 국내의 시각은 엇갈린다. 국민경제를 중시하는 층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무분별한 지배구조 개선이 투기자본의 ‘기업사냥’을 불렀다며 금융자본에 대한 유럽식 규제를 주장한다. 반면 글로벌 경제를 중시하는 층과 참여연대는 주주권익을 무시한 방만한 경영이 적대적 인수·합병의 빌미가 됐다며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기업가치 제고를 역설한다. ■ “미국식 지배구조가 M&A 불러” 정승일 국민대 교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를 노리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KT&G의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1997년의 외환위기가 재벌과 공기업, 은행 등의 잘못된 지배구조 때문에 발생했다는 왜곡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한창 시행되고 있다.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결합된 개혁의 목표는 ‘글로벌 스탠더드’로서의 미국 모델이다. 그것은 소유지분 분산과 소액주주권 강화, 경영권 방어제도의 폐지 등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아이칸이 KT&G 공격의 무기로 삼는 집중투표제와 사외이사 선임권이 소액주주운동의 성과라는 점은 상식이다. ‘주식시장에 의한 기업지배’를 이상(理想)으로 간주하는 미국 시카고학파 재무이론(대리인이론)에 따르면 소액주주권 강화와 적대적 인수·합병(M&A) 활성화는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효과를 준다. 소버린과 아이칸의 사례에서 보듯 경영권 인수 위협은 그 성공 여부를 떠나 위협 자체만으로도 주가를 폭등시키는 까닭에 건전한 투자자들도 그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적대적 M&A에 노출된 것은 KT&G만이 아니다. 유력한 대주주가 없는 포스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외국인지분제한(49%) 폐지를 요구받고 있는 KT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총수의 지분이 적어 계열사 지분으로 간신히 그룹구조를 유지하는 재벌도 계열사 의결권 제한, 출자총액제한 등으로 위협을 받을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부는 삼성 등에 대한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며, 그것은 편법 상속을 정당화하려는 재벌의 억지 주장이라고 말한다. 단 비난을 받았던 소버린의 SK 공격은 예외라고 한다. 시카고학파 재무이론의 신봉자인 이들은 공정거래법 강화를 통해 적대적 M&A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재벌의 도덕적 해이를 억제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한다. 즉 이들은 적대적 M&A의 활성화를 위해 온갖 규제완화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삼성 등 특정 재벌에 대한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니 염려하지 말라며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 재벌의 편법상속 문제는 분명히 단죄되고 경영 투명성도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개방된 자본시장과 미국식 기업지배구조가 정착되는 현실이 적대적 M&A를 부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칸이 매각을 요구하는 한국인삼공사는 KT&G의 미래사업이다. 그런데도 적대적 M&A가 과연 국민경제에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나. 이는 향후 논쟁의 포인트다. 참여연대 김우찬 교수 등은 이미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발언했다.KT&G, 삼성 사태를 맞아 우리 사회와 학계는 더 이상 이 논쟁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 “주주중시 경영·우호세력 영입을” 선우석호 홍익대 교수 칼 아이칸, 그는 누구인가?아이칸은 1979년부터 다양한 적대적 M&A 방식을 창안하며 M&A 교과서를 장식한 인물이다. 자산매각, 주당 수익증대, 자사주 매입, 배당 증대 등의 수단을 주로 사용한다. 그가 KT&G에 3명의 사외이사 임명을 요구한 이유는 KT&G의 주가가 자산가치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KT&G가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을 하면 주가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KT&G는 전세계 담배회사 중에서도 매출총이익률이 40∼60%대로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다. 매각 가능한 알짜 자산도 많이 갖고 있다. 인삼 부문의 상장이익뿐 아니라 보유 부동산의 개발이익도 상당할 것이다. 이같은 구조에선 M&A 전문가들이 LBO(차입으로 100% 지분매수)와 같은 손쉬운 방식으로 기업을 매수해도 자산매각을 통해 조기에 부채를 갚을 수 있다. 지분구조도 외국인 지분율이 61.78%에 달해 그 일부와 연합하면 경영진의 대거 교체도 가능하다. 아이칸이 진행중인 ‘타임워너 결전’도 마찬가지다. 지분 3%를 매집한 아이칸은 회사를 4개로 분할하고 200억달러(2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주가치가 400억달러(40조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가는 50% 상승한다는 것이다. 아이칸은 파슨스 회장 등 현 경영진이 비전도 없이 재벌체제에 안주하면서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비난하고 있다. 결국 경영진이 압력에 굴복해 출판사업부를 매각하자 주가는 정말 올랐다. 우량 자산을 다량 보유했음에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이 적대적 M&A의 대상이다.M&A 압력은 방만한 경영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다. 엔론 회계 부정사태 이후 세계는 강력한 최고경영인(CEO)보다 강력한 이사회를 선호하고 있다. 이사회는 주주이익에 문호를 개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관투자가협회, 연금기관, 헤지펀드 등이 이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유능한 경영진을 선임하고, 높은 주가를 실현하는 주주중시 경영을 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이 활력을 찾도록 해야 한다. 재벌은 독립경영, 중립적 이사회 구축으로 수익성 제고 및 주주 권익보호를 추구해야 한다. 경영권 방어전략으로 기관투자가 등을 우호세력으로 영입해야 한다. 이것이 적대적 M&A 압력을 이겨내는 정공법일 것이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전국 병원 항생제 처방률…아산병원 ‘최저’ 춘천성심 ‘최고’

    전국 병원 항생제 처방률…아산병원 ‘최저’ 춘천성심 ‘최고’

    항생제를 많이 처방한 전국 의료기관의 명단이 공개됐다. 보건복지부는 1차로 전국 병·의원의 2005년 3분기의 급성상기도감염(목감기, 인후염 등) 항생제 처방률을 9일 공개했다.2002∼2004년 급성상기도감염 질환에 항생제를 많이 처방한 상위 4%와 하위 4%에 해당하는 요양기관 명단도 함께 공개했다. ☞ 2005년 3분기 전국 병·의원 항생제 처방률 현황 바로가기 ☞ 보건복지부 뉴스페이지(mohw.news.go.kr)·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 참여연대의 소송에 따른 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2002∼2004년 중 처방률이 높은 기관 4%의 의료기관 종별 평균 항생제 처방률은 의원 95.34∼96.72%, 병원 83.73∼87.19%, 종합병원 79.47∼82.88%, 종합전문병원 68.61∼78.51% 등이었다. 이는 처방률이 낮은 4%의 평균 처방률보다 최고 92.93%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지난해 3분기의 기관별 항생제 처방률을 보면 종합전문병원(대학병원) 중에서는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원광대 부속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연세대 원주기독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길병원, 인제대 백병원, 영남대병원, 경상대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등이 79.92∼57.08%의 비교적 높은 처방률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이대 목동병원, 삼성서울병원, 인하대부속병원, 전남대병원, 한강성심병원,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전북대병원 등은 18.55∼38.44%로 낮아 대조를 이웠다. 종합병원은 철원 길병원, 제성병원, 창원 동하한마음병원, 홍천아산병원, 대전한국병원, 부산 대동병원, 영광종합병원, 의정부 신천병원, 화성중앙병원, 원광대 산본병원 등의 처방률이 71.97∼81.94%로 높았다. 한성병원, 우리들병원, 일신기독병원, 충주의료원, 서울보훈병원, 부민병원, 국립암센터, 부산보훈병원, 영남병원, 대전보훈병원 등은 4.81∼20.98%로 낮았다. 병원 중에서는 서울 한마음병원, 김포 나리병원, 청주 소아병원, 목포 그린병원, 부산자모병원, 파주 광탄병원, 보라매성모병원 등이 85.64∼90.85%의 높은 처방률을 보였다. 의원 중 일반의는 대전 성수병원, 울산의원, 인천 베드로의원 등이, 내과는 영등포 연세내과의원, 고양 푸른내과의원, 수원 연세하버드내과의원이, 소아과에서는 부천 연세소아과의원, 마산 이병환 소아과의원, 제주 임소아과의원, 부산 정한영 소아과의원 등이 96.68∼99.12%의 높은 처방률을 보였다. 또 이비인후과에서는 부산 김동원이비인후과의원, 성남 이상호이비인후과의원, 대전 마리아이비인후과 등이, 가정의학과에서는 고양 한사랑가정의학과의원, 포항 김익가정의학과의원, 인천 조태민가정의학과의원 등의 처방률도 94.83∼99.25%이나 됐다. 급성상기도감염에 대한 외국의 항생제 처방률은 미국 43%, 네덜란드 16%, 말레이시아 26%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크게 낮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두산 4형제’ 모두 집유

    거액의 회사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두산그룹 총수 일가와 전·현직 임원에게 모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형 경제 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다시 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강형주)는 8일 회사 돈 286억원을 횡령하고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두산그룹 전 회장 박용오씨와 박용성씨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원씩을 선고했다. 또 박용만 전 부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원,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공범으로 기소된 전·현직 임원 10명도 범행 내용과 가담 경위 등에 따라 징역 8개월∼2년6개월에 집행유예 2∼4년이 함께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회사 돈 횡령과 비자금 조성에 있어 모두 불법영득 의사나 범죄의도가 있었다고 판단돼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지만, 횡령금을 모두 변제한 점 등을 참작해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박씨 형제 4명은 협력업체와 외주 공사비를 과다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법 등으로 1995년부터 최근까지 두산산업개발(옛 두산건설)과 위장계열사인 동현엔지니어링 등을 통해 286억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두산산업개발의 공사 진행률을 허위로 높여 매출액을 과대계상하는 방법으로 약 2838억원을 분식회계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았다. 이날 판결에 대해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명분 없는 재벌 봐주기식 판결은 국민들의 사법 불신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건전한 시장경제질서의 확립을 통한 경제발전에도 결정적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3년간 고대 초빙교수로

    고려대 경영대학은 7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3년간 이 대학 초빙교수로 임용한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이번 학기부터 `바른경영 가치경영’이라는 과목을 맡아 학부와 경영대학원에서 각각 강의를 하게 된다. 이 과목은 윤 부회장뿐만 아니라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박원순 변호사가 번갈아가며 강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고대 경영대 장하성 학장은 “윤 부회장이 참여연대나 내가 제기했던 문제가 삼성전자의 걸림돌이 됐다기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고 나 역시 윤 부회장이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뜻이 맞았다.”고 초빙 취지를 설명했다. 장 학장은 2001년 9월까지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을 맡으면서 1999년 삼성전자 주총에 참여해 8시간30분 동안 공방을 벌이는 등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한 재벌 소유 구조 개혁에 앞장서왔다.연합뉴스
  • 삼성 이건희회장 일가 사재 8000억 사회헌납

    삼성 이건희회장 일가 사재 8000억 사회헌납

    삼성이 정부와 대립 관계를 해소하고 국민 정서에 따르기로 하는 등 반(反) 삼성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았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7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재 8000억원을 조건없이 사회에 헌납하고,SDS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443억원의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과 공정거래법 일부 조항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을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날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불법 대선자금 제공, 에버랜드 전환사채(CB)편법 배정, 안기부 ‘X파일’파문 등에 따른 물의에 대해 사과하면서 이와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이 본부장은 정치권의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건희 회장과 삼성의 경영진은 지난날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반성과 함께 그동안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와 국민들께서 지적해 왔던 삼성의 여러 현안에 대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이같은 방안들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8000억원의 사회기금 헌납과 관련,“에버랜드 CB 등 증여문제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깊이 사과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에 헌납될 금액은 이 회장 일가와 삼성계열사들이 설립한 장학재단 기금 4500억원과 지난해 사망한 이 회장의 막내딸 윤형씨의 재산 등 이 회장 일가의 추가출연액 3500억원 등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정부·시민단체 공익 재단 설립

    정부·시민단체 공익 재단 설립

    ‘삼성공화국 논란 불식될까.’ 이건희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8000억원의 사재 출연 등으로 반(反)삼성 분위기가 가라앉을지 주목된다. 8000억원의 재원은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 기금 4500억원과 이 회장의 세 자녀가 계열사 주식 취득으로 발생한 추정 이득(1300억원), 고 이윤형씨의 상속재산(2200억원) 등을 합친 3500억원이다.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은 “사회기금의 운영 주체와 운영 방안은 정부가 시민단체와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장학재단도 국가나 사회가 맡아 사회가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정관이나 사업 내용을 바꿔 운영해 달라.”고 말했다. 삼성이 내놓는 사회기금의 운영 방식과 계획은 아직 구체적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으나 향후 정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재단 설립 등의 방식으로 공익사업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이같은 조건없는 사회 환원으로 ‘안티 삼성’ 여론의 빌미가 됐던 ‘세금 없는 경영권 상속’과 삼성의 일방적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인 ‘삼성공화국’ 논란이 종식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이 회장의 혁신 조치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도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는 않고 있다. 이 회장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모습에 박수를 치면서도 법 개정과 검찰 수사는 원칙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김상조 경제개혁센터장은 “삼성의 과거 모습에 비춰보면 이 회장의 사과와 개선 약속은 삼성그룹의 향후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긍정적”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혁신 조치에서 지배구조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던 것에서 드러나듯이 변화의 길은 아직도 멀고 길다.”고 평가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자식들의 부당 이득을 일부나마 사회에 환원한 것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뿐 아니라 반삼성 정서를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일부에선 형사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이거나 이재용 상무의 경영권 승계를 인정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삼성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앞으로는 기업 본연의 역할에 돌아가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대에 매진하기를 기대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국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이번 결단은 반 삼성 분위기뿐 아니라 반기업 정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검찰, 삼성수사 전면확대

    검찰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뿐 아니라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서울통신기술 CB 편법인수,e삼성 배임 혐의 등에 대해서도 본격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7일 확인됐다. 모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재용씨가 연루된 사건들이다. 특히 e삼성 사건에는 재용씨가 피고발인으로 포함돼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정동민)는 이날 재용씨의 서울통신기술 CB 인수와 관련, 참여연대측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12월 회계법인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재용씨의 서울통신기술 CB 및 삼성SDS BW 취득과 관련된 회계자료를 확보,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재용씨의 CB·BW 취득 시기나 방식 등이 에버랜드 사건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서울통신기술은 1996년 11월 주당 5000원에 주식 전환이 가능한 CB 20억원어치를 발행, 재용씨에게 15억 2000만원어치를 넘겨줬다. 재용씨는 한달 뒤 CB를 모두 주식으로 바꿔 지분 50.7%(30만 4000주)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재용씨가 에버랜드 CB를 인수하기 일주일전의 일이다. 이즈음 삼성전자는 서울통신기술 임직원 5명으로부터 주당 1만 9000원에 서울통신기술 주식 20만주를 매입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0월 이 사건과 삼성SDS BW 헐값매각 사건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e삼성 사건’에 대해서도 지난달 중순 고발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e삼성 사건’은 재용씨의 인터넷 사업인 e삼성이 엄청난 적자 끝에 실패하자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지분매입 방식으로 손실을 떠안았다며 참여연대가 재용씨와 삼성 계열사 관계자들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다. 한편 검찰은 삼성이 8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결정에 대해 “검찰 수사는 에버랜드 CB증여 과정에서의 불법성 등을 따지는 것으로 삼성가의 사재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미리보는 올 주총] KT&G-아이칸 ‘표대결’ 관심

    [미리보는 올 주총] KT&G-아이칸 ‘표대결’ 관심

    올해 정기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뭘까. 상장·등록사들이 오는 13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총 시즌에 들어간다. 지난해에는 참여연대의 맹활약과 SK㈜-소버린자산운용의 주총 표대결이 눈길을 끌었지만 올해는 KT&G와 세계적 기업사냥꾼인 칼 아이칸의 주총 승부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참여연대가 주요 대기업의 주총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일부 기관 투자가들은 이번 주총에서 거수기 역할 대신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조용한 주총(?) 올해 주총은 예년에 비해 조용할 것 같다. 참여연대가 지배구조와 오너가(家)에 문제가 있거나 소액주주를 무시한 대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아 주총장에서 해마다 ‘시시비비’를 따졌지만 올해는 ‘법’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최근 삼성전자와 두산, 현대자동차,SK㈜ 등의 주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올해 새로운 이슈가 제기된 것이 없고 지배구조나 대선 비자금 등 다른 문제는 이미 다 알려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주총 참석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면서 “그러나 이사 재선임 문제 등에 대해서는 고발과 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2004년과 지난해 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해 삼성카드 증자 참여와 불법 대선자금 문제 등을 제기하며 경영진을 비판했다. 반면 기관 투자가들은 주총장에서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내비치고 있다. 배당에 만족하며 거수기 역할에 그쳤던 예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래에셋과 한국투신 등은 주주가치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밝혔으며, 국민연금 등도 주주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KT&G VS 칼 아이칸 올 주총시즌의 관전 하이라이트는 단연 KT&G. 최근 경영참여를 선언한 칼 아이칸측은 6일 KT&G에 사외이사 후보 3명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사외이사 9명 가운데 3분의1을 내 사람으로 심겠다는 것이다.KT&G측은 이와 관련,“대주주인 칼 아이칸의 요구는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요건을 고려하면 아이칸측의 경영 참여 시도가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한다.KT&G의 지분구조가 표면적으로 취약해 보이지만 경영권을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자사주(9.6%)를 포함한 KT&G의 우호지분은 30% 안팎이다. 한편 넥센타이어는 정기주총 시간을 앞당기며 7년 연속 주총 1위를 사수했다. 넥센타이어는 오는 13일 오전 9시30분에 개최 예정이던 주총을 30분 앞당겨 9시에 연다고 이날 정정 공시했다. 이유는 넥센타이어보다 30분 앞서 주총을 열겠다는 기업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상장·등록된 1000여개 12월 결산법인들 가운데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오너家 총수들 이사 재선임될까

    주총 시즌이 다가오면서 오너가(家)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의 등기이사 재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또 이사회 독립경영의 ‘바로미터’인 신규 사외이사 면면에도 눈길이 간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열릴 정기주총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해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등 4명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그동안 이사선임에 적지 않은 문제를 제기했던 참여연대가 이번 주총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혀 ‘조용한 주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장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주총 표 대결보다 고발과 소송이 훨씬 효과적”이라면서 “이번 주총 시즌에는 예전처럼 주총장에서 문제 제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와 박오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윤 변호사는 대전고검 차장 검사 출신이다. 정귀호 법무법인 바른법률 고문 변호사와 황재성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은 임기가 만료됐지만 재추천했다. 정 변호사는 대법원 대법관 출신이며, 황 고문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냈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INI스틸, 현대파워텍의 등기이사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다음달 기아차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돼 정기주총에서 재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아버지와 함께 기아차 주총에서 재선임을 앞두고 있다. 정 사장은 2003년 기아차 등기이사로 새로 선임됐고 지난해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2005년 등기이사로 재선임됐기 때문에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다. ‘분가설’이 계속 나도는 SK그룹에서는 최신원 SKC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재신임 절차를 밟는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소버린자산운용과의 표대결에서 승리해 등기이사 재선임에 성공했다.4개의 대표이사직과 3개의 등기이사직을 맡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도 이번 주총 시즌에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 금호산업, 아시아나레저 등 4개 계열사에서 등기이사 재선임에 나설 예정이다.류길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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