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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프리즘] 朴재정의 ‘가벼운 입’

    [경제 프리즘] 朴재정의 ‘가벼운 입’

    “부동산 투기가 거의 없어졌고 경착륙은 절대 없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생각이다. 경제 수장으로서 현 상황을 부정적으로 표현할 필요는 없지만 지나친 ‘단정’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朴 “부동산 투기·경착륙 절대 없다” 박 장관은 지난 8일 밤 KBS ‘뉴스라인’에 출연해 올해 세법개정안을 설명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상황이 많이 바뀌어 양도차익이 별로 생기지 않고 있다.”면서 “투기가 사실상 거의 없어진 상황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 장관은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라며 “경착륙은 없다.”고 단언했다. 투기는 없어진 것이 아니고 숨어 있을 뿐이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투기하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고 부동산 시장에서 이익이 생길 것이라 보이면 언제든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 마련에 참여했던 한 관료는 “부동산 대책은 이미지 게임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익이 생긴다고 보이면 언제든지 투기가 창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나친 단정 아니냐” 비판 고조 비사업용 토지의 양도세 중과세 폐지에 대해 벌써 보완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이 땅을 업무용으로 쓰지 않고 투자로 쓸 우려가 있으므로 정부가 비업무용 토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측도 양도세 중과 폐지에 대해 “건설사나 개발사업 시행사, 다주택자 등을 부추기는 투기 조장의 연장”이라고 비판했다.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연체율은 일부 은행의 경우 10%에 육박한다. 담보인정비율(LTV) 초과대출에 대한 공포도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경착륙이 없다.’고 장담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박 장관은 지난해 11월에도 취업자 증가폭(50만명)만 보고 “고용 대박”이라고 했다가 큰 ‘수모’를 겪었다. 전직 경제 고위관료는 “경제현상은 숫자만 봐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시장은 살아 움직인다. 시장의 방향성을 단언하는 것은, 고위 관료일수록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법무부, 검찰수사관 100명 증원 요청에 ‘시끌’

    법무부가 한꺼번에 검찰 수사관 100여명 증원을 요청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법무부는 “첨단화·지능화되는 인터넷 범죄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증원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검찰의 공룡화’라는 날 선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오는 12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감시하거나 침해할 우려가 높다는 비판도 거세다. 법무부가 지난달 초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검찰청 사무기구 직제개정 요구서’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대검찰청과 각 지검에 배치할 검찰 수사관 100여명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법무부는 증원 이유로 “과거와 달리 과학기술과 인터넷이 발달해 인터넷상의 범죄가 첨단화·지능화돼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또 검찰청 사무기구 직제개정 요구서를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기존 1, 2공안부 외에 ‘공공범죄수사부’ 추가를 요청했다. 공안부 추가에 대해서는 행안부·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가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검찰 수사관 100여명 증원에 대해서는 극히 부정적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안부를 하나 늘리는 것은 기존 정원에 포함된 검사나 수사관을 재배치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대규모 증원은 ‘작은 정부’라는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다.”면서 “법무부 요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극소수만 늘어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무리 정권 말이라고 해도 100여명을 한꺼번에 늘려 달라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면서 “업무 성격으로 봤을 때 검찰 수사관 100명을 늘리는 것은 경찰관 1000명을 늘리는 것만큼 큰 일”이라고 말했다. 100여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5220명인 검찰 사무직의 2% 정도다. 각계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검찰에 공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너무 지나쳐서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강력 범죄나 권력형 비리 범죄를 예방하고 단죄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검찰이 공안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것을 이해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서울변호사회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안부를 증설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그들만의 인선’… 대법관 밀실추천이 문제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시민단체와 재야 법조계가 25일 대법관 공백 사태와 관련한 연석 좌담회를 열었다. 참여연대 공동대표 이석태 변호사와 장주영 민변 회장 등이 참석한 이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밀실추천’으로 요약되는 대법관 인선 과정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과도한 사법행정 권한과 관료주의적 사법 행태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파동의 가장 큰 원인은 후보자 인선 과정이 투명하지 못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누가 추천을 받았는지, 왜 추천을 받았는지 국민은 알 수 없다.”면서 “심지어 추천을 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되면 심사에서 제외한다고 할 정도로 철저한 비공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석태 변호사는 “대법원장이 위촉한 사람들이 밀실에서 대법관 후보를 추천한다.”면서 “인사추천제도를 전면적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법관추천위원회에서 법무부 장관 등은 제외해야 하며, 관례적으로 포함시켜 왔던 검찰 몫 대법관 자리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볼 때”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대법관추천위원회는 대법원장의 의사를 반영할 가능성이 큰 사람으로 구성된다.”면서 “차라리 국회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다수로 하면 국민 의사를 더 충실히 반영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제시했다. 자질 논란을 일으킨 김병화(57·전 인천지검장) 대법관 후보에 대해서는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장 회장은 “부적격자가 임명돼 앞으로 6년간 판결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그분이 주심 대법관으로 판단한 판결에 대해 사건 당사자나 국민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법관 임명 지연으로 사건 처리가 늦어진다는 우려가 있지만, 대법관 임기가 6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사태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관 다양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특히 고위 법관 중심의 법원 내 ‘순혈주의’가 감춰진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정미화 변호사는 “대법원은 다양한 이해가 반영된 실질적 토론의 장이 돼야지 사건 처리를 위한 장이어서는 안 된다.”면서 “특정 대학과 경력 법관으로 이뤄진 형식적 구성으로는 권리구제 기관으로서의 대법원이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법관과 검찰만이 사법 엘리트는 아니다.”라며 “재야 법조인이 대법원 구성의 3분의1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투쟁에 취하셨군요 현실은 그대로인데

    투쟁에 취하셨군요 현실은 그대로인데

    막스 베버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대전 사이 독일 정치의 혼란상을 보고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내놨다. 여기서 카리스마적 지도자와 그 지도자를 뒷받침해 주는 지지층, 즉 ‘머신’으로서의 정당을 강조해 뒀다. 책임윤리니 신념윤리니 하는 어려운 얘기가 있지만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결과로 말하라”다. 일자리 늘리고 복지 확충하고 평화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아름다운 얘기는 보수나 진보 가릴 것 없이 누구나 다 하는 얘기다. 관건은 현실에서 어떻게 관철시키느냐다. 현실 정치에 이 문제를 깊숙이 끌고 들어온 사람이 김종인이다. 오늘날 시장원리주의자들이 이를 갈아 마지않는, 흔히 경제 민주화 조항이라 불리는 헌법 119조 2항을 만든 개혁적 경제 관료 출신이다. 경제에 대한 생각은 ‘산업 생태계’ 문제에 대해 꾸준히 발언해 온 안철수와 맞닿아 있을 법도 한데 김종인은 오히려 박근혜를 도우면서 안철수를 비판했다. 아무런 조직도 사람도 경험도 없이 “그런 분이 정치한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수준의 대중적 인기 좀 얻었다고 정치판을 뭘 어쩔 수 있다는 생각 따위는 버리라는 게 안철수를 비판하는 이유다.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성과를 남기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박근혜 지지 이유는 거꾸로다. 어디에 빚지지 않았고 보수라서 이념 논쟁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반복적으로 선거장에 나와 직접 표를 던져 주는 명확한 지지 계층이 존재한다는 거다. 대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실제로 정책을 구상해서 운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본 것이다. 하기야 요즘 한창 말 많은 경제 민주화 이슈만 해도 만약 박근혜가 반대 노선을 탔다면 지금쯤 보수진영은 주폭 대신 빨갱이 사냥에 한창일 가능성이 높다. 김종인은 이런저런 한국 사회의 여러 조건을 감안할 때 박근혜가 안철수보다 낫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물론 김종인의 선택이 옳았다고 대답하긴 이르다. ‘줄푸세의 박근혜’를 ‘경제 민주화와 복지의 박근혜’로 180도 돌려놓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180도의 변신이란 게 뚜렷한 해명도 없이 불과 몇년 만에 급작스레 이뤄진 데다 “두 가지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어정쩡한 대답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행동으로 증명하지 않는 이상 박근혜로서는 자기 변신의 진정성을 비판받고 의심받아도 할 말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김종인 역시 구체적 성과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경제 민주화를 외치다가 왜 박근혜에게 갔는지 모를 일이라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국의 진보를 비판한다’(김기원 지음, 창비 펴냄)는 이런 맥락에서 흥미롭게 읽힌다. 진보진영에다 베버의 잣대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온갖 아름다운 말의 성찬은 사회과학 책 몇 권 읽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말들이다. 문제는 대중의 지지를 어떻게 결집해 어떤 정치적 성과를 낳을 것이냐다. 이 전제 아래 참여연대에서 활동하기도 한 진보적 인사임에도 저자는 진보라면 당연히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을 몹시 불편하게 할 만한 주제를 다뤘다. 제목이 약간 구태의연하기는 한데 비판이 구체적인 데다 장하준, 최장집, 손호철 등 실명까지 거론하고 있어 흥미를 자아낼 구석이 여럿 있다. 대표적인 예가 ‘희망버스’로 널리 알려진 한진중공업 사태다. 저자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선의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김진숙의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그 구조조정이 어느 수준까지인지 등을 두고 타협의 여지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대우차 사태, 쌍용차 사태 등에서 보듯 한진중공업 사태에서의 승리라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예외적 사태였음을 지적한다. “희망버스라는 대중의 압력으로 시장의 힘을 일시 저지할 수 있으나 시장의 논리를 영원히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진짜 진보의 실력은 영웅적 투쟁으로 노동자들을 구해 냈다는 한때의 승리보다 적극적인 정치적 참여와 협상, 타협을 통해 시장을 제어하고 보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데서 드러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신자유주의 반대” 같은 원론적 구호나 외치고 “김대중,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다 신자유주의자”라는 선언적 비판에만 열 올리지는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대중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이슈 몇 가지에 힘을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의 경험에서 짐작할 수 있듯 어차피 진보진영은 집권하는 순간 보수진영의 총공세를 각오해야 한다. 이를 뚫고 전진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과감한 개혁 과제 한두 가지에 집중하되 나머지는 그다음 과제로 남겨 두는 전략적 사고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사례를 든다. 무상급식이라는 대중적으로 지지받기 쉬운 이슈를 선점한 뒤 여세를 몰아 인권조례 같은 개혁적 과제를 따냈다는 것이다. 만약 처음에 인권조례 같은 얘기를 꺼냈다가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뒀다. 결국 한국 대선판에 막스 베버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는 셈인데 누가 그 꿈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을는지 궁금해진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설문에 참여한 오피니언 리더 50인(가나다 순)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고성국 정치평론가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김재준 한국거래소 상무 김종배 시사평론가 김춘식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남상만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회장 류성곤 한국거래소 상무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박재식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박종길 태릉선수촌장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국가 청렴위원회 위원) 심재명 명필름 대표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 오성진 현대증권리서치 센터장 유원 ㈜LG 상무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낙연 민주통합당 의원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대한화학회장)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 이수화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사회학과 학장)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 이철 연세대학교의료원장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 장승헌 무용기획사 MCT 대표 장주영 변호사 전진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 최영조 한화그룹 상무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 기타(6명) 삼성·현대건설·KT·LG·LG유플러스·SK그룹(익명 희망)
  • [‘소통의 장’ 광장의 10년 명암] “특정이념, 권력 독점 못해… 정상국가로 가는 과정”

    “종북세력을 척결하지 않고서는 국가 안정을 얻을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가 이 땅에 뿌리내리도록 기도하자.” 지난달 2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지키기 6·25 국민대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명예회장인 조용기 목사가 “종북 척결”을 외치자 2만여명(경찰 추산)의 참석자들은 ‘종북 정당 몰아내자’는 손팻말을 흔들며 환호했다. 이날 행사는 한기총과 애국단체총협의회, 호국보훈안보단체협의회 등 보수단체들이 주관해 열렸다. 보수단체의 목소리가 광장을 채우고 있다. 서울신문이 사용료 징수가 시작된 2004년부터 2012년 6월까지 서울광장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북한 정권 규탄’, ‘무상급식 반대’ 등을 주제로 한 보수성향의 집회가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진보단체들의 전유물이었던 광장에서 보수단체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2004년의 경우 보수단체는 서울광장에서 단 두 차례만 집회를 가졌다. 10월 4일 노무현 대통령 규탄과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등을 주제로 열린 ‘국민대회조직위원회’ 행사 등이 그것이다. 2005년에도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행사 등 2건, 2006년 2건, 2007년 0건, 2008년 2건, 2009년 0건, 2010년 1건으로 보수단체의 집회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2011년을 기점으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과 2011년 무상급식 이슈의 영향을 받아 보수단체의 집회는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의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서명’ 등 17건에 달했다. 이러한 모습은 올해도 그대로 이어져 6월 말까지 6건의 보수단체 관련 행사가 열렸다. 이재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은 “2010년 서울광장 사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면서 보수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관변행사가 대부분이지만 광장이 개방돼 누구든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보수단체들은 “사회가 좌편향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북한 인권과 ‘종북’ 문제가 이슈가 되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면서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확실히 추구하는 정당이 집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장에서 보수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민주화에 따라 특정 이념이 더 이상 독점적으로 정치권력을 잡지 못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군사정권에서 국가가 하던 일을 보수단체가 대행하고 있다.”면서 “국가가 어느 정도 중립성을 갖추고 ‘정상국가’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민주화로 인해 보수단체들도 의사 표현을 하지 않고서는 자신들의 요구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또 정치이념보다 경제가 더 주요한 화두로 사회에 자리 잡은 것도 보수단체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학부 교수는 “경제문제가 중요해질수록 이념의 영향은 줄어들게 된다.”면서 “때문에 이념을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단체의 불만이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소통의 장’ 광장의 10년 명암] 억압에 체념·단절… 촛불 꺼지자 ‘소통의 場’ 사라졌다

    [‘소통의 장’ 광장의 10년 명암] 억압에 체념·단절… 촛불 꺼지자 ‘소통의 場’ 사라졌다

    광장이 사라지고 있다. 1987년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반영해 분노한 시민들로 넘쳐났던 광장은 2002년 월드컵과 미선이·효순이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축제의 공간이자 소통의 마당으로 새옷을 갈아입었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는 축제와 소통의 마당으로서 광장의 모습을 보여 줬다. 2002년 광장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 지 어언 10년. 지금 우리에게 광장은 무엇이며, 어떤 모습인지 살펴봤다.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2008년 촛불 이후에 겁이 좀 많아졌죠.” 평범한 은행원인 강형석(46·가명)씨는 2008년 촛불시위에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정부 정책이 있어도 입을 꾹 다물고 산다. 강씨는 “권위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이들에게 소통하자고 광장에서 소리쳐 봐야 소용이 없다.”면서 “문화와 공연을 위한 광장이 아닌 소통을 위한 광장은 이제 없다고 본다.”고 털어놨다. 물리적 공간으로서 광장은 활짝 열렸지만 그곳에 시민은 보이지 않는다. 2002년 월드컵과 미선이·효순이 사건 등은 ‘축제와 소통’이라는 키워드의 광장문화를 형성했다. 특히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은 사회적으로 주요 이슈가 생길 때마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주요 무대가 됐다. 이는 2008년 절정을 이뤄 같은 해 6월 10일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100만 촛불 대행진’에 40만명(경찰추산 10만 5000명)의 시민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촛불이 꺼지자 광장에 섰던 시민들에게는 경찰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통지서가 날아들었다. 시민들은 더 이상 광장에 서기를 꺼려 했다. 서울에서 벌어지는 집회와 시위는 증가했지만 시민들은 모이지 않았다. 2008년 5만 3235건이던 서울 지역의 집회는 2009년 5만 6449건, 2010년 6만 8624건, 지난해에는 8만 5972건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5000명 이상의 대규모 집회는 2008년을 기점으로 크게 줄었다. 2008년 49건이던 참가 인원 5000명 이상 집회는 2009년 33건, 2010년 20건, 지난해에는 14건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국민적인 관심을 모은 반값등록금 집회가 열린 6월 10일 참가 인원은 3만여명(경찰추산 3500여명)이다. 적은 수는 아니지만 당시 국민적 관심을 감안하면 직접 광장의 정치에 참여하려는 시민의 숫자가 예전보다 감소했다는 게 중론이다. 4대강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도 트위터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지만 실제 행동하는 시민들은 적었다. 2008년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직장인 박모(39)씨는 “지난해 반값등록금 집회의 취지에도 100% 공감했지만 2008년 촛불집회 이후에 일반 시민들에게도 경찰조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집회나 시위를 통해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면서 “주변 사람들도 과거에 비해 사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내는 공간으로서 서울광장의 의미도 많이 퇴색됐다. 잔디밭으로 새롭게 단장한 2004년 5월 1일 이후 서울광장의 집회 신청·허가 건수를 살펴보면 2005년에는 104건의 집회가 신청됐고 이 중 단 1건만이 허가를 받지 못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는 공간으로서 광장이 건재했던 것이다. 하지만 차츰 불허 건수가 늘어나면서 소통의 물리적 기반을 제공하던 광장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2008년 촛불 이후 서울광장에서 집회불허 건수는 급속하게 증가했다. 2009년 117건의 집회 신청 중 12건(10.2%)이 불허되더니 2010년에는 23건의 신청 중 14건(60.9%)이 거부됐고, 지난해에는 신청된 60건 중 21건(35.0%)이 허가를 받지 못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2008년 촛불 이후 서울시와 경찰이 집회를 위해 서울광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면서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연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토론과 소통의 장으로서 광장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2년 이후 형성된 ‘문화를 향유하는 놀이마당’으로서 광장은 여전히 의미를 갖지만 시민들의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하는 ‘소통의 장’으로서 광장은 날로 쇠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현·배경헌기자 moses@seoul.co.kr
  • “수익에 눈먼 금융권도 가계부채 책임 커”

    “수익에 눈먼 금융권도 가계부채 책임 커”

    “돈 갚을 능력은 따지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대출한 금융권도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책임이 크죠. 그렇다면 채무자들만 죄인으로 몰아붙일 게 아니라 금융권도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빚을 깎아 줘야 합니다.” 채무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시민단체 ‘빚을 갚고 싶은 사람들’의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제윤경(41·여) 희망살림 상임이사는 13일 “은행들이 채무자들의 빚을 깎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보다 행복을 위한 가계운영을 설파해 ‘우리집 재무주치의’로 잘 알려진 그는 지난달 저소득층 채무변제 지원을 위한 시민단체 ‘희망살림’을 설립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과 함께 시민단체 ‘빚갚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우리나라에 채무자 권익보호 단체가 만들어지기는 처음이다. 그는 먼저 금융권의 약탈적인 대출 행태가 국민들을 빚의 나락으로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제 이사는 “상환 능력이 안 되면 대출을 해 주지 말아야 하는데 금융권은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들에게 무차별 대출을 해 줬다.”면서 “결국 은행들이 고금리에 눈이 멀어 위험을 택한 것이 현재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비판했다. 금융권이 무리한 대출로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키웠다는 것이다. 제 이사는 “그럼에도 금융권은 절대 손실을 보려고 하지 않고 있다.”면서 “고금리로 이자를 꼬박꼬박 받아 놓고도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바로 채권자의 자산을 경매로 넘겨 경제적·사회적으로 회생이 불가능하게 만들고 만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이 수익에 눈이 멀어 ‘채권자의 윤리’를 저버린 ‘샤일록’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채무자들이 연대해 금융권이 빚을 감해 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 이사는 “가계부채 문제를 이대로 놔두면 빚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결국 금융은 물론 국민들의 삶도 파괴될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권이 사회에 기여하라는 말이 아니라 무분별한 대출로 파생된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빚갚사는 출범과 함께 집단 파산운동과 개인회생제도 개선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그는 “현재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3~8년간 최저생계비의 150%를 제하고 모든 수입을 빚에 털어넣어 사실상 빚 갚는 노예가 된다.”면서 “하지만 금융권은 원금을 모두 회수해 사실상 손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가계부채 문제에서 자유로운 국민은 극소수”라면서 “정부가 나서서 부채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빈곤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몰락하는 끔찍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커버스토리-대한민국은 휴가 스트레스] 88만원 세대 “무급휴가 처리… 넉넉한 휴가? 파산해요”

    [커버스토리-대한민국은 휴가 스트레스] 88만원 세대 “무급휴가 처리… 넉넉한 휴가? 파산해요”

    “여름휴가요. 딴 세상 이야기죠.” A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강모(27)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여름에도 휴가를 포기했다. 비정규직인 강씨도 비록 3일이지만 여름휴가를 쓸 수 있다. 문제는 휴가가 유급이 아닌 무급이라는 점이다. 휴가를 쓰면 3일간의 급료가 빠지는 것이다. 강씨는 “휴가를 안 가고 출근하면 하루에 7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는데 3일간 휴가를 가면 21만원이 날아간다.”면서 “월급이 130만원인 상황에서 21만원은 상당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또 “가까운 곳이라도 움직이면 돈을 쓸 수밖에 없는데 받는 돈은 없으면서 쓸 곳만 생기는 휴가라면 가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털어놓았다. ●휴가도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 심화 20~30대 비정규직인 이른바 ‘88만원 세대’에 휴가는 사치다. ‘빈곤한 휴가’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들은 “어느 항공사 광고처럼 어디까지 가봤다가는 개인파산을 신청해야 할 형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뚜렷한 양극화 현실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도 제도적으로는 휴가가 보장돼 있다. 게다가 무급이 아닌 유급휴가다. 2007년 7월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동일 노동을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과 근로시간, 연차유급휴가, 출산휴가 등에 대한 차별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현장은 다르다. 통계청이 실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유급휴가를 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은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유급휴가 수혜율은 2004년 24.6%(정규직 58.2%)였지만 2005년 22.7%까지 떨어졌다. 올 3월 현재 32.3%로 다소 높아졌지만 정규직 69.0%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실정이다. 정규직처럼 휴가를 즐기면 가뜩이나 적은 임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탓에 비정규직에게 휴가는 꿈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차별을 시정해 달라는 신고를 피해 당사자가 직접 해야해 실제 신고는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현재 정규직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비정규직의 유급휴가 수혜율을 잘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알바생 “두달 꼬박 일해야 등록금 마련” 유급휴가 개념 자체가 없는 아르바이트생의 사정은 더 나쁘다.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 준비를 하는 한모(23·여)씨는 “시간당 돈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휴가를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올 3월 현재 시간제 근로자의 유급휴가 수혜율은 6.3%에 불과했다. 100명 중 6명만이 급료를 받으며 휴가를 갈 수 있었다는 얘기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선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H대 3학년 김모(24)씨는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물건 나르는 일을 하는데 점심값을 포함해 일당 7만원을 받고 있다. 김씨는 “하루 6시간씩 두 달을 꼬박 일해야 2학기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어 먼 여행은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면서 “모 항공사 광고에 나온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카피 문구를 보면서 나는 ‘물류창고까지 와 봤다’는 자조 섞인 농담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등학생 과외도 한다. 김씨는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의 경우 과외비는 생활비로 들어가기 때문에 등록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친구들은 방학 때 추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필수”라고 전했다.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관계자는 “현실이 워낙 열악하다 보니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도 유급휴가와 관련된 차별을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는 일로 감내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고용주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법으로 정해진 유급휴가를 쓸 수 있는 권리를 적극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김동현기자 sayho@seoul.co.kr
  • 문재인·손학규·김두관 등 민주 대선주자들 정책행보

    문재인·손학규·김두관 등 민주 대선주자들 정책행보

    문재인·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민주통합당 주요 대선 주자들은 12일 정책 행보를 이어 가며 실력 있는 지도자 이미지 부각에 힘을 기울였다. 특히 문 고문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초선 의원으로서 데뷔 질의를 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 경쟁 상대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文, 박재완 재정부장관 추궁 문재인 상임고문은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초선 의원으로서의 첫 질문이다.”라며 경제민주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재벌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문 고문은 “순환출자 때문에 떡볶이 등 골목상권까지 재벌이 넘보는 실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이미 이뤄져 있는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는가.”라고 순환출자 해소 방안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박 장관은 “균형 있게, 신중하게 해야 한다. 머리를 맞대고 심층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만 답변했다. 문 고문은 이어 오후에는 민주당 대학생 청년자문단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청년 일자리, 등록금 등 대학 교육 문제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문 고문 측은 현장에서 이해 당사자들과 소통해 정책 공약을 다듬어 가는 ‘동행’ 행보의 하나로 대학생 상대 강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13일에는 전북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孫, 대학생들과 ‘토크배틀’ 손학규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사회정책포럼 창립식에 참석해 가계 부채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손 고문은 “가계 부채가 통계상으로만 900조원이 넘는다. 어느 정도 부채 탕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중간 결론”이라면서 “통합도산법을 개정해 균형 잡힌 채무 조정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이어 “빚을 갚을 수 있는 경제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채무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정책이 아닌, 대출 자체를 책임 없이 하는 일이 없도록 DTI(총부채상환비율) 등을 얘기하는 것처럼 약탈적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손 고문은 오전에는 영등포구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를 방문해 전날 성폭력 범죄 친고죄 전면 폐지 등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권리 보장책을 밝힌 것과 관련한 행보를 이어 갔다. 그는 저녁에는 자신이 교수로 재직했던 서강대에서 젊은이들과 ‘토크배틀’을 갖고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해 토론했으며 취업과 등록금 문제 등 젊은이들의 고충을 들었다. ●金 “박근혜 방탄투표 사과하라”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광화문에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주최한 방송통신위원회 직무유기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 기자회견장을 지지 방문하고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논란과 관련해 망 중립성의 원칙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통신비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민사회와의 소통에 주력했다. 김 전 지사는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한 특권 버리기 약속을 저버린 것일 뿐 아니라 대선 자금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 투표”라고 주장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전국의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주자 다자 대결 여론조사(95% 신뢰도에 오차 ±2.5% 포인트)에 따르면 문 고문의 지지율은 18.3%로 안 원장(16.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새누리당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은 38.8%로 여전히 1위였다. 지난 8일 출마 선언을 한 김 전 지사는 5%대 지지율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주목된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김 전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 6일만 해도 2.7%로 손 고문(3.9%)에게 뒤졌지만 9일 4.7%, 10일 5.5%, 11일 5.5%로 손 고문을 앞섰다. 손 고문의 지지율은 9일 3.3%, 10일 2.6%, 11일 3.5%였다. 이춘규 선임기자·송수연기자 taein@seoul.co.kr
  • 지자체 비정규직 월급, 정규직의 절반

    지자체 비정규직 월급, 정규직의 절반

    전국 광역자치단체들이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고용을 꾸준하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도 심각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모범을 보여야 할 지자체들이 오히려 비정규직 문제를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16개 광역 자치단체에 정보 공개를 청구해 받은 2007~2012년 광역자치단체 고용 형태와 근로조건 현황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실태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분석 결과 전체 광역단체의 정규직 비중은 2007년 90.0%에서 2011년 87.9%로 2.1% 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파견·용역 등 비정규직 비중은 10.0%에서 12.2%로 2.2% 포인트 증가했다. 광역단체들이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채용에 열을 올렸다는 뜻이다. 최근 5년간 광역단체에서 정규직은 4.6%(4092명) 늘어난 데 비해 무기계약직은 11.7%(519명), 기간제는 36.1%(1569명), 파견·용역은 86.2%(939명)나 증가했다. 새로 고용한 7119명 중 42.5%인 3027명을 비정규직으로 뽑은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기간제로 고용된 근로자들의 처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834명이던 기간제의 무기계약직 전환 규모는 2010년 349명, 2011년 324명으로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특히 울산은 지난 6년간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대전과 인천 역시 5명만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기간제와 파견·용역 형태의 고용이 계속해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광역지자체들이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도 문제였다. 올 3월 현재 정규직은 월평균 396만원의 임금을 받았지만 무기계약직은 198만원, 기간제는 116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의 절반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무기계약직 전환 비율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16개 광역지자체의 비정규직은 모두 1만 664명으로, 전체(10만 3749명)의 10.3%를 차지하고 있다.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21.2%)였으며, 전북(20.3%), 경기(17.2%), 강원(17.1%), 경남(16.2%) 등이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낮은 광역단체는 충남(7.1%)이었다. 참여연대는 “공공부문은 민간부문의 무분별한 비정규직 확대를 억제할 책임이 있다.”면서 “비정규직 관리체계 정비와 총액인건비제 개선, 무기계약 전환 대상 선정기준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민주, 재벌개혁·부자증세 ‘칼’ 뽑다

    야권이 대선 핵심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논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민주통합당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종걸 최고위원과 유승희 의원을 공동대표로 하는 국회 ‘경제민주화포럼’ 창립식을 가졌다. 포럼에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통합진보당 심상정·노회찬·박원석 의원도 참석해 범야권 대선 공약 정책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 손학규 상임고문도 참석해 힘을 실었다. 행사에는 20여명의 의원과 각계 인사 등 100여명이 자리했다. 새누리당에서도 이노근 의원이 참석했다. 포럼에 가입한 의원 수는 34명이다. 경제민주화포럼은 민주노총·참여연대 등 22개 단체와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협약식을 갖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은 “군부 독재를 몰아내니 재벌독재가 웬 말이냐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높다.”면서 “경제민주화 실현을 대선 공약으로 만들어 다음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을 지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경제민주화가 시대정신’이란 특강을 통해 “‘자연산’ 경제민주화와 ‘성형’ 경제민주화를 구분해야 한다.”면서 “그 사람의 삶과 철학, 정치적 행위와 미래 비전에 일관되게 경제민주화가 녹아 있는 게 ‘자연산’이고, 경제민주화를 바라는 민심을 사기 위해 갖다 붙인 건 ‘성형’ 경제민주화”라며 새누리당을 겨냥했다. 유 교수는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위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을 영입한 데 대해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일관된 입장을 보여 준 김 전 위원에게 새누리당이 자리를 내준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민주당이 왜 경제민주화를 선점하지 못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두 대선 주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문 고문은 “재벌에 무소불위의 시장권력을 주는 ‘줄·푸·세’ 공약이야말로 경제민주화의 적으로, 지금도 ‘줄푸세’를 고수하면서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건 언어도단”이라며 2007년 대선 공약으로 ‘줄푸세를 내세웠던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했다. 손 고문은 “경제민주화는 시대적인 흐름이며 대기업이 골목까지 파고들어 모든 것을 독차지하려 하면 안 된다.”면서 “경제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분배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이용섭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소득 상위 1% 과세를 강화하는 ‘한국형 버핏세’인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38%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3억원에서 1억 5000만원 초과로 확대해 기존 상위 0.16%(3만 1000명)에 불과했던 과세 대상자를 0.73%(13만 9000명)로 늘리는 법안이다. 이 의원은 “사회양극화 해소와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 원래 취지를 살려 1% 부자에 대한 증세가 필요하다.”면서 “제대로 된 부자증세를 통해 부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법안이 통과되면 세수가 6359억원에서 1조 150억원으로 두 배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중소상인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 만들라”

    중소상인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 만들라”

    대형 마트의 영업 제한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에 중소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중소유통상인협회와 참여연대 등은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이마트 천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적법한 행정절차를 거쳐 영업제한 처분을 다시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법원의 판결은 행정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판단일 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취지는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조례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국가장학금이 달랑 1만원?

    국가장학금이 달랑 1만원?

    정부가 ‘반값등록금’의 대책으로 올해부터 시행하는 국가장학금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하대에서는 소득수준에 따른 국가장학금 지급과정에서 우선 순위에서 밀린 학생들이 1만원을 받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등록금넷 “국가장학금 개선해야”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는 등록금넷은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반값등록금 1인 시위 3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장학금 제도 개선과 반값등록금법안 제정을 요구했다. 정부에서 직접 지급하는 국가장학금 1유형은 비교적 제대로 집행되고 있지만 정부와 대학이 매칭펀드 형식으로 지급하는 2유형은 대학들이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신청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인하대의 경우, 소득수준 2~3분위 학생들에게 2유형 명목으로 달랑 1만원만 지급했다. 인하대의 소득수준 2~3분위 학생은 28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인하대 관계자는 “소득수준 0분위와 1분위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 혜택을 주려다보니 상대적으로 2~3분위 학생들에게 적은 몫이 돌아갔다.”면서 “그러나 다른 명목으로 장학금을 지급, 총액이 1만원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학생들의 항의가 잇따라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국가장학금 2유형에 배정된 금액의 70%정도만 수령했다. 때문에 2~3분위 학생들에게 2유형 명목으로 1만원이 지급된 것은 인하대의 등록금 인하율과 장학금 확충률이 낮아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국가장학금 2유형을 위해 750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놓았음에도 불구, 100% 다 받아간 곳은 전국 대학의 42.7%에 불과하다. 배정 금액의 절반도 못 받은 대학도 56곳에 달했다. 이선희 참여연대 간사는 “학교들이 등록금 인하나 장학금 확충 등 자구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교과부 “인하대에 시정요구” 국가장학금 수혜 대상 선정 기준도 도마에 올랐다. 등록금넷 관계자는 “소득분위에 따라 신청을 받으면서 빚이 많은 가구의 학생이 혜택을 못 받는 반면 고소득 자영업자의 자녀가 장학금을 받는 불합리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또 B학점 이상의 성적을 요구하는 것도 아르바이트를 2~3개씩하며 생활비를 마련하는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는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와 관련, “인하대의 경우 국가장학금 지급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시정을 요구했다.”면서 “2유형의 경우 다른 학교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현재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새누리 ‘국회의원 겸직금지’ 추진 어떻게

    새누리당이 국회의원들의 겸직을 사실상 원천 봉쇄하는 방향으로 관련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새누리당의 국회의원 특권포기 6대 쇄신 태스크포스(TF) 중 하나인 ‘국회의원 겸직 금지’ TF(이하 겸직금지 TF)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사익 추구를 위한 겸직을 원천 금지키로 합의했다. TF팀장인 여상규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현행법과 달리 국회의원의 겸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허용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거의 전면적 겸직 금지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국회의원 겸직 관련 규정은 원칙적으로 겸직을 허용하되 예외적으로 금지하는 ‘네거티브 리스트’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포지티브 리스트’로 법안을 개정해 국회의원의 사익 추구를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현재 겸직이 허용된 변호사, 대표이사, 기업체 감사, 교수 등이 모두 겸직 금지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 여 의원은 “회사의 대표이사나 감사는 무보수라 해도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로 보고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체육단체장이나 공익재단 이사의 경우에는 겸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수는 금지되지만 특강은 공익 목적의 업무로 보고 허용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보수는 받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겸직금지 TF는 20일 대한변호사협회, 대한의사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참여연대 등과 공동으로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열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어 25일 입법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27일 국회에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속보] 뇌물받은 女교육감, 혐의 부인하다…

    [속보] 뇌물받은 女교육감, 혐의 부인하다…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의 ‘옷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경찰청은 17일 임 교육감을 뇌물 수수 혐의로 형사입건한 데 이어 옷을 건넨 부산 S유치원 H모 원장(63) 등 2명을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임 교육감은 지난해 4월 16일 광주의 D의상실에서 유치원장 2명으로부터 원피스, 재킷 등 180만원 상당의 옷 3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소환한 이 유치원 원장들에 대한 조사에서 한 명으로부터 “옷을 건넨 이후 대가성이 이뤄졌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증거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6일 임 교육감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다 옷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자 형사 입건한 뒤 피의자 신분으로 바꿔 진술조서를 받았다. 경찰은 임 교육감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는 없다면서도 진행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임 교육이 ‘옷 로비’를 받은 것 외에 인사 비리 등과 관련해 다른 추가적인 금품 수수가 있는지 보강조사를 거쳐 이번 주중에 사법 처리 수순을 최종 결정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한편 ‘임혜경 교육감 원스트라이크 아웃 촉구 부산시민대책위원회’(공동대책위원장 곽선희, 유영란)는 이날 오전 10시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언행 불일치, 비리 교육감 임혜경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임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대책위는 부산 지역 교육단체 모임인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와 경실련,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YMCA, 전국공무원노조,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 부산 지역 30여개 시민, 교육단체들로 구성됐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끝나지 않은 항쟁… 마르지 않는 눈물

    끝나지 않은 항쟁… 마르지 않는 눈물

    610명의 시민들이 ‘6·10항쟁’ 기념 무대를 장엄한 하모니로 채웠다. 1987년 6월 10일,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외쳤던 것처럼 이날도 시민들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나서 ‘끝나지 않은 항쟁’을 노래했다. 6월 민주항쟁 25주년을 맞은 10일 서울 도심에서는 각종 기념 행사가 열렸다. 특히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민대합창 공연이 눈길을 끌었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피맺힌 그 기다림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전국에서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시민 610명이 한목소리로 열창하자 광장에 모인 민주화 운동 관계자와 정·관계 인사, 시민 등 수천명이 마치 그날의 그 현장에 선 듯 노래를 따라 불렀다. 6월 항쟁 당시 불렸던 ‘우리 승리하리라’, ‘철망 앞에서’ 등의 노래가 잇따라 울려 퍼졌다. 그날의 뜨거웠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되새기는 40~50대가 있는가 하면, 아직도 미완의 시민운동이라는 회한 때문에 눈시울을 붉힌 반백의 노인도 있었다.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을 지낸 정은숙 성신여대 음대 석좌교수가 공연단장을 맡았고, 작곡가 류형선씨가 지휘봉을 들었다. 이날 서울광장에 마련된 40개 희망 부스에는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와 청년유니온,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등 다양한 계층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참여해 공론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 앞서 시민대합창을 기획한 6월항쟁25주년행사국민추진위원회는 행정안전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공동 주최로 이날 오전 10시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6월 항쟁 25주년 기념식을 가진 뒤 무대를 서울광장으로 옮겨 만민공동회, 범국민추모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또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한국 민주화 과정에서 천주교회의 활동을 정리하기 위한 기념미사와 기록물 전시회, 학술대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수구 탓 언제까지… 신뢰회복이 관건”

    “수구 탓 언제까지… 신뢰회복이 관건”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가 8일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진보당 리셋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정치권에 휘몰아친 ‘종북 논란’을 털어 내고 해묵은 당내 폐해로 지적돼 온 ‘정파주의’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시민사회 인사들은 통진당 재건을 위해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타파하는 게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이헌욱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은 “국민들에게 ‘나는 종북 문제 없다’, ‘왜 우리를 괴롭히느냐’며 보수 언론과 수구세력을 탓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 “이래서는 국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랄 것이 아니라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구심을 통진당이 분명하게 해소시켜 주지 못하면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토론 등을 통해 국민들을 분명하게 납득시키고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파주의에 대한 고민도 드러냈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자신이 겪은 사례를 설명하며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심상정 후보를 우리 당 대선 후보로 하고 권영길 후보를 선대본부장으로 해야 민주노동당이 산다’고 말했다가 진짜 욕 많이 먹었다.”면서 “(구 당권파는)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당내 흐름이나 세를 만드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후 당내에서 이야기할 수 없는 사실에 충격받아 그동안 문제를 등한시해 왔다.”고 말했다. 토론회가 마무리 될 즈음 문제를 위한 해법은 하나로 좁혀졌다. 황순식 새로나기 특별위원회 위원은 “해법은 간단하다.”면서 “모두가 공론장으로 나와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바꿀 것은 바꿔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말하지 않는 정치 집단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다양성 역행”

    대법관 제청에 대한 각계 반응은 갈렸다. 법원은 ‘무난한 인사’라고 자평했지만, 변호사단체는 ‘사법 민주화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야권과 시민단체도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현직 판사 출신 인사 3명 모두 이견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분들”이라면서 “향판까지 두루 기용하는 등 사법부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오욱환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변호사나 학계 인사가 없는 등 이번 인사는 대법원의 다양화에 역행하는 처사”라면서 “애초 13명 추천할 때부터 판사 위주였던 점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주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도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대법원을 구성해야 하는데 현직 법관들 일색으로 제청한 것은 잘못됐다.”면서 “법원에서 오랫동안 판사 생활한 사람들은 가치관의 다양화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19대 국회 원구성이 되면 청문회를 통해 4명 후보자들의 자질을 꼼꼼히 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영우 대변인은 “앞으로 후보자들에 대한 합당한 절차를 밟아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참여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후보 발표 직전, 기자회견을 갖고 “대법관 후보 추천을 반대한다.”면서 “과거 기준으로 퇴보한 것은 비민주적 후보추천 절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민영·허백윤기자 min@seoul.co.kr
  • “外資 조세회피 차단, 포괄적 혜택 제한 필요”

    “外資 조세회피 차단, 포괄적 혜택 제한 필요”

    사모펀드 론스타와 같은 투기성 외국자본의 조세 회피로 우리나라가 정당한 과세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어 합리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세 회피를 예방하기 위해 포괄적 혜택 제한 조항 등을 도입하거나 투자금융상품의 과세자료 공유, 조세 경감 등을 수반한 상품의 등록제 도입, 조세 회피 조장자 제재, 원천징수 특례 범위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30일 ‘외국자본의 조세 회피 방지를 위한 합리적 과세방안’ 보고서를 통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유입된 투기성 외국자본은 자금 회수 과정에서 국내 세법의 허점을 이용하거나 조세조약을 남용해서 세금을 회피했다. 막대한 투자 이익을 거두고도 조세를 회피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론스타 펀드와 뉴브리지 캐피털이 있다. 론스타 펀드는 스타타워 빌딩 인수과정에서 2개의 자회사를 통해 부동산 소유 법인의 주식을 취득해 세금을 회피했다. 론스타는 지난 9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 대금의 10%인 3915억원을 양도소득세로 내는 바람에 매각 대금이 줄었다며 세금 환급을 국세청에 요청하기도 했다. 뉴브리지 캐피털은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조세조약에 따라 유가증권의 양도소득은 거주지 국가에서만 세금이 매겨진다는 점을 이용해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자회사를 세워 2000년 제일은행을 사들였다. 라부안은 2006년 기획재정부가 원천징수 특례적용 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조세조약에 따른 혜택이 남용되는 것을 막고자 원천징수 특례적용지역으로 재정부가 지정한 곳은 라부안이 유일하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는 이를 고려해 원천징수 특례적용 대상지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례적용지역으로 지정되면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의 세금도 우선 징수 뒤에 적정성을 판단하고 나서 환급해 주게 된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양도소득세의 환급을 요청한 근거로 외환은행을 경영했던 주체가 벨기에에 세운 자회사였으며, 2008년 4월 론스타코리아를 철수시켜 한국에 사업장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벨기에는 국내법인이 외국에서 주식을 팔아서 생긴 이득이나 배당금에 대한 면세제도가 있어 법인 소득세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론스타는 이러한 점을 이용해 지난 2004년 1000억원에 산 스타타워빌딩을 3511억원에 팔았지만, 양도소득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벨기에에 스타홀딩스란 법인을 세워 건물이 아니라 스타타워 주식을 판 것이란 게 론스타 측 주장이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론스타가 한국에 고정사업장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주된 의사결정이 한국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대법원의 판단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타타워 매각과 관련해서 론스타에 대한 세금 부과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지난 1월에 이뤄질 정도로 국내에서 소송이 진행되면 2~3년씩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미국계 투자은행이 신세이은행을 샀다 팔면서 2배의 시세 차익을 거뒀지만 세금을 전혀 부담하지 않자 미국과 조세조약을 개정할 때 포괄적 혜택제한 조항을 도입한 일본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론스타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 외환은행 주주대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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