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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독 한국을 아낀 교황… 세월호 유가족 손잡고 “가슴 아프다”

    유독 한국을 아낀 교황… 세월호 유가족 손잡고 “가슴 아프다”

    즉위 이듬해 첫 亞 방문지로 선택분단·위안부·산불 등 자상한 관심한국인 추기경 2명 인선 등 배려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독 한국을 아낀 교황으로 꼽힌다. 한반도 평화 문제부터 최근 경북 일대 산불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세심하고 자상한 관심을 보였다. 즉위 후 첫 아시아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고, 2027년 세계청년대회(WYD) 개최지로 서울을 결정하면서 두 번째 방한을 약속하기도 했으나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 방한한 건 즉위 이듬해인 2014년 8월이다. 전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이후 약 25년 만에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와 위로, 화해의 메시지로 깊은 울림을 안겼다. 교황은 한국에 머무는 4박 5일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장애인 등 고통받는 이들을 보듬는 행보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검소하고 소탈한 모습이 우리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의전 차량으로 초대형 방탄차가 아닌 기아차의 1600㏄급 소형차 ‘쏘울’을 이용한 것도 깊은 인상을 안겼다. 방한 내내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의 상징인 금목걸이 대신 20년간 착용한 철제 십자가 목걸이를 했다. 낡은 구두를 신고 오래된 가죽 가방을 직접 들었다. 당시 교황청에서 사전 공문을 통해 환영 행사를 간소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박근혜 정부가 화동에 예포까지 쏘면서 성대한 환영식을 준비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남 서울공항 도착 직후 마중 나온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 4명의 손을 잡고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위로했다. 광복절에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때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받은 노란 리본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달았다. 방한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도 교황은 선물 받은 배지를 그대로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황은 당시 전세기 안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이분들은 이용당했고 노예가 됐고 그것은 잔혹한 일이었다”면서 “그들은 고통을 겪었음에도 인간적인 품위를 지니고 있었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충북 음성의 꽃동네를 찾아갔을 때는 의자에 앉으라는 거듭된 권유에도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50여분 내내 서 있었다. 당시 78세였던 교황은 체력적인 부담에도 장애인 한 명 한 명에게 따스한 눈길을 보내며 소통했다. 성직자 인선에서도 교황은 한국을 배려했다. 한국인 추기경은 그간 4명 배출됐는데 그중 2014년 염수정(82) 추기경, 2022년 유흥식(74) 추기경 2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했다. 특히 유 추기경은 2021년 6월에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되기도 했다. 교황은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도 염원했다.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직접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 ‘농약 살포기 방화’ 7명 사상 봉천동 참사, 층간소음 갈등 있었다

    ‘농약 살포기 방화’ 7명 사상 봉천동 참사, 층간소음 갈등 있었다

    2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분무식 농약 살포기’를 이용한 방화로 화재가 발생해 용의자인 60대 남성 A씨가 사망하고 아파트 4층 주민 등 6명이 다쳤다. 불이 난 아파트 3층에서 지난해 말까지 거주한 것으로 파악된 A씨는 같은 동 주민들과 수시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앙심을 품은 A씨가 방화를 계획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A씨는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관악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7분쯤 “검은 연기와 폭발음이 난다”는 신고를 받고 봉천동의 한 아파트로 출동한 소방은 1시간 40분 만인 9시 54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이번 화재에는 소방, 경찰 등 총 206명과 차량 63대가 동원됐다. 화재 현장에서는 용의자인 A씨가 아파트 4층 복도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4층 주민 최모(81)씨, 70대로 추정되는 여성 등 2명은 전신화상을 입고 4층에서 1층으로 추락했다.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한 50~80대 거주민 4명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농약 살포기는 팔뚝 정도 크기로 현장에서 발견됐고 시너가 들어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추락 당시 상황을 목격한 아파트 주민 김모(55)씨는 “‘살려 달라’고 소리치던 한 할머니가 4층에서 1층 화단에 떨어진 뒤 같은 층에 있던 다른 남성도 집에서 탈출하면서 소리를 질렀다”며 “이후 ‘펑’ 소리가 크게 난 후 불이 더 크게 번졌다”고 전했다. 불이 난 아파트의 해당 동은 임대 동인 탓에 특히 노인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농약 살포기로 불을 질렀던 4층 주민인 김덕임(73)씨는 “갑자기 화끈거릴 정도로 열기가 느껴져 바로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88)씨도 대피하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머리와 발목에 타박상을 입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4분쯤에는 불이 난 아파트로부터 1.4㎞ 떨어진 한 빌라에서 “봉천동에서 어떤 아저씨가 분사기로 주택에 불을 지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빌라 출입구가 일부 불에 타는 등 재산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날 오전 오토바이에 기름통과 농약 살포기 등을 준비한 이후 자신의 어머니가 거주하는 빌라 인근 주택가에서 일종의 ‘시험 가동’을 해 본 것으로 추정된다. 화염방사기 수준의 불을 내뿜는 살포기를 들고 빌라 3채와 쓰레기 더미에 불을 붙였다. 목격자인 박모(80)씨는 “아침에 나왔더니 옆 빌라에서 분무기 같은 도구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해당 빌라에서도 주민과 잦은 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A씨와 같은 건물에 거주 중인 신모(20)씨는 “분에 못 이겨 아침마다 집 앞에 침을 뱉고 욕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며 “인근 건물 공사장의 직원과 싸우다 다치게 해 벌금을 낸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10여분 뒤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이 살았던 아파트로 이동해 4층에서 같은 방식으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화재 직후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견된 오토바이와 기름통을 바탕으로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현장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된 변사체는 A씨와 지문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는 빌라에 딸을 향해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유서와 함께 어머니 병원비로 써 달라며 5만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5일 사고 아파트 3층에서 인근 빌라로 이사했다. 아파트 주민 이모(53)씨는 “A씨 집에서 서너 달 가까이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계속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며 “(A씨에게) 왜 당신 때문에 피해를 봐야 하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층간소음 피해자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가 보복을 위해 벽을 지속해 두들기면서 해당 동 전체가 소음에 시달렸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4층 거주 주민과 폭행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후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형사처벌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을 포함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한국주교회의, 교황 일대기 발표…“세상 끝에서 온 목자, 하느님 품으로”

    한국주교회의, 교황 일대기 발표…“세상 끝에서 온 목자, 하느님 품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21일 교황의 일생을 일대기 형식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세상 끝에서 온 목자,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다…1936.12.17. - 2025.4.21.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애로마 시각 2013년 3월 13일 저녁(로마 현지 시각)에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됐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었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 바로 우리가 추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는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17세 되던 해 성 마태오 복음사가 축일에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받던 중 하느님의 자비를 깊이 체험했고, 동시에 사제성소를 느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 표어인 ‘자비로이 부르시니(Miserando atque eligendo)’는 예수님께서 세리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신 복음서 기록에 관한 베다 성인의 강론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베르골료는 1958년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에 입회하여 1969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 수련장과 관구장, 산미겔 철학·신학 대학 학장 겸 산미겔 교구 파트리아르카 산호세 본당 주임 신부 등을 역임했다.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보좌주교로 주교품을 받았고, 1998년 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됐으며, 200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추기경으로 서임했다. 2005년부터 6년간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의장을 지내며 교황청 라틴아메리카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밖으로 나가는 교회, 세상을 향한 발걸음2013년 3월 13일, 베르골료 추기경은 로마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린 콘클라베(교황 선출 비밀 투표)를 통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저의 형제 추기경님들께서 [로마의] 주교를 찾으러 지구의 끝까지 가신 것 같습니다”(선출 직후 첫 강복 메시지)라는 소감처럼, 그레고리오 3세 교황(시리아) 이후 1282년 만의 비유럽 출신 교황 탄생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콘클라베를 위해 소집된 추기경 회의에서 그는 ‘밖으로 나가는 교회’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고 한다. 쿠바 출신 동료 추기경이 전한 그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신약성경 요한] 묵시록에서 예수님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신다고 전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 시대에 예수님은 안에 계시면서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고 문을 두드리신다고 생각한다. 자기중심적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 안에 가두고 그분이 밖으로 나가시지 못하게 한다.”(zenit.org, 2013.3.26.) 이는 그가 첫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2013년)에서 말한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받고 더럽혀진 교회”라는 표현과 맥을 같이 한다. 그가 선택한 교황명은 ‘프란치스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평화의 사도이자,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평생을 함께했다. 성인의 삶을 닮고자 했던 프란치스코는 즉위 직후부터 행동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즉위 후 9일 뒤 로마의 한 교도소에서 첫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봉헌하며 재소자들의 발을 씻겼다. 2013년 7월 람페두사에서 난민들의 죽음을 환기하며 “무관심의 세계화”를 질타하던 목소리, 2014년 한국 방문에서 보여준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연민, 2020년 3월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두려워 떠는 세상을 위해 기도하던 뒷모습은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교황은 또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관심을 제도화하여 ‘세계 가난한 이의 날(11월, 전례력 연중 제33주일)’과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7월 마지막 주일)’을 제정했다. ●복음의 기쁨 전하며 공의회 정신 계승프란치스코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 이하 ‘공의회’) 이후 사제품을 받은 첫 교황으로서, 가톨릭의 현대화(아조르나멘토)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공의회 정신의 계승에 심혈을 기울였다. 교황은 2015년 공의회 폐막 50주년 기념으로 거행된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 미사에서 교회와 우리 시대 모든 이의 만남, 복음의 기쁨과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선교 열정, 민족과 계층을 초월한 착한 사마리아인의 자비를 실천하자고 권고했다. 2022년에는 9년간 준비한 교황청 기구 개혁을 단행했다. 개혁안을 담은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2022.3.19. 반포, 6.5. 발효)는 개혁의 지향을 공의회의 쇄신 정신, 착한 사마리아인의 영성, 친교 안에서의 공동 책임, 주교들의 사명에 대한 봉사, 보편성의 표현, 부(富)의 축소 등으로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유럽인 성직자 중심으로 여겨지던 교황청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재위 기간에 걸쳐 미얀마,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동티모르, 라오스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주교들을 추기경으로 발탁했으며,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복음화부 장관 직무 대행, 필리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성직자성 장관, 대한민국) 등 아시아 성직자, 시모나 브람빌라 수녀(수도회부 장관), 파올로 루피니 박사(홍보부 장관), 막시마노 카바예로 레도 박사(재무원장) 등을 교황청 관료로 등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4편, 교황 권고 7편을 비롯해 자신이 반포한 공식 문헌들에서 기쁨, 자비, 생태적 회개, 형제애를 실천을 강조했다. 아울러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현대의 위험인 고립과 자아도취를 물리치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기쁨을 모두와 나누며(「복음의 기쁨」), 철저히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에 가득 찬 영으로 다른 이들을 비추자고 요청했다(「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2015년 자비의 특별 희년에 조명한 착한 사마리아인 정신은 「모든 형제들」(2020년)에서 구체화됐다. 교황은 「찬미받으소서」(2015년)를 통해 지구에 대한 인류의 관점을 쓰고 버리는 자원 창고가 아닌 ‘공동의 집’으로 전환시켰고, 창조 질서 수호를 위한 국제적 연대의 사명을 일깨웠다. 그는 정교회가 1989년부터 지내 온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2015년부터 가톨릭 교회 기념일로 지정해, 모든 그리스도인이 함께 기도하고 행동하는 날로 만들었다. 시노달리타스, 곧 모든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여정에 대한 꿈은 그가 교회에 남긴 귀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시노달리타스의 어근인 ‘시노드’는 의미상 ‘함께+길’의 합성어이면서 교회 회의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마무리하며 제정한 세계주교시노드가 지역 교회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하도록 힘을 실었다. 그가 소집한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는 가정(2015년 제14차), 청년(2018년 제15차) 등 현대 교회와 사회의 관심사를 짚으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를 주제로 한 제16차 정기총회는 2021년부터 햇수로 4년간 이어졌다. 교회 자체를 성찰과 쇄신의 대상으로 삼은 이 정기총회 여정은 풀뿌리 교회 조직인 본당에서부터 교구, 주교회의, 대륙을 거쳐 두 차례 로마 총회(제1회기 2023년 10월, 제2회기 2024년 10월)로 수렴되었고, 폐막 후에도 전 세계에서 ‘이행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희망과 평화의 사도한국인에게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잊지 못할 존재다. 2014년 8월, 재위 2년차 교황은 첫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제6회 아시아 청년 대회(AYD) 폐막 미사에서 “잠자고 있는 사람은 춤출 수 없다”는 말로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복 미사를 주례하면서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들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를 시복했으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국가 단위의 주교단이 교황에게 지역교회 현황을 직접 알리고 논의하는 ‘사도좌 정기 방문’(Visita ad limina)에서도 교황은 한국을 향한 사랑을 전했다. 2015년 방문 중에는 한국 주교들에게 한국 사회의 현안을 묻는 한편, 현지에서 봉헌된 124위 시복 감사 미사에 부쳐 “평신도에 의해 시작됐고 순교자들의 피와 땀으로 건설된 한국 교회가 안락한 신앙을 버리고 아시아 교회의 빛이 되”기를 당부했다. 2024년에는 “분단된 한국, 고통의 상황이 속히 개선되고 종결되도록 기도”할 것을 약속하며, “젊은이들에게 신뢰를 주는 교회, 열린 분위기의 교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독려했다. 교황은 재임 기간 내내 세계 평화를 위한 실천을 멈추지 않았다. 2013년 7월 브라질부터 2024년 12월 프랑스까지 70여 개국을 사목 방문했고, 전쟁 지역인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교황 특사를 파견했으며,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와 단식의 날’을 여러 번 선포했다. 교황은 2013년 9월 7일 시리아의 평화를 위해, 2018년에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수단, 2020년에는 레바논, 2021년에는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2023년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을 위해 전 세계 그리스도인의 기도와 연대를 청했다. 평화를 위한 교황의 기도는 병상에서도 계속되었다. 교황은 서면으로 발표한 2025년 2월 23일 주일 삼종기도 연설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언급하며,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중동, 미얀마, 수단 등 분쟁 지역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청했다. 병세가 완화된 24일에는 가자 지구의 본당신부에게 전화로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2025년 3월 23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한 뒤에도, 교황은 생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님의 양 떼인 신자들과 함께했다. 비록 휠체어에 의지한 모습이었지만, 교황은 퇴원하던 날에도, 4월 6일 병자와 의료 종사자를 위한 희년 행사 현장에도, 성주간의 첫날인 4월 13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도, 17일부터 이어진 파스카 성삼일과 20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도, 그를 위해 기도하는 신자들에게 직접 찾아가 인사를 건넸다. 즉위 직후 2013년 3월 28일(성주간 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 때 사제들에게 권고한 대로, 교황은 끝까지 주님의 양(羊=신자)들 가운데에 있었던 “양 냄새 나는 목자”였다. 2025년 가톨릭 교회의 정기 희년(25년 주기)을 선포하며 ‘희망’이라는 키워드를 세계인의 가슴에 새기고, 희년의 부활 대축일을 지낸 후 하느님 품으로 돌아간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은 최근에 발행된 자서전 「희망」(Spera)에서 그가 사목 방문 때마다 찾아가 기도했던 로마 성모 대성전(Basilica Papale di Santa Maria Maggiore)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 남북 분단부터 산불까지…살뜰하게 한국 챙긴 교황

    남북 분단부터 산불까지…살뜰하게 한국 챙긴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독 한국을 아낀 교황으로 꼽힌다. 남북한 대립 문제부터 최근 빚어진 경북 일대 산불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세심하고 자상한 관심을 보였다. 즉위 후 첫 아시아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고, 2027년 ‘세계청년대회’(WYD)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하면서 두 번째 방한을 약속하기도 했다. ●유독 한국 아낀 프란치스코 교황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 방한한 건 교황 즉위 이듬해인 2014년이다. 1989년 10월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이후 약 25년 만인 2014년 8월 14일 8일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와 위로, 화해의 메시지로 깊은 울림을 안겼다. 교황은 한국에 머무는 4박 5일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장애인 등 고통받는 이들을 보듬는 행보로 일관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검소하고 소탈한 모습이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교황이 의전 차량으로 초대형 방탄차가 아닌 기아차의 1600㏄급 소형차 ‘쏘울’을 이용한 것도 깊은 인상을 안겼다. 방한 내내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의 상징인 금목걸이 대신 20년간 착용한 철제 십자가 목걸이를 했다. 낡은 구두를 신고 오래된 가죽 가방을 직접 들었다. 당시 교황청에서 사전 공문을 통해 환영 행사를 간소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박근혜 정부가 화동에 예포까지 쏘면서 성대한 환영식을 준비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남 서울공항 도착 직후, 마중 나온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 4명의 손을 잡고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위로했다. 광복절에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때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받은 노란 리본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달았다. 방한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도 교황은 선물 받은 배지를 그대로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황은 당시 전세기 안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분들은 이용당했고 노예가 됐고 그것은 잔혹한 일이었다”며 “그들은 고통을 겪었음에도 인간적인 품위를 지니고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충북 음성의 꽃동네를 찾아갔을 때는 의자에 앉으라는 거듭된 권유에도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50여분 내내 서 있었다. 당시 78세였던 교황은 체력적인 부담에도 장애인 한명 한명에게 따스한 눈길을 보내며 소통했다. 성직자 인선에서도 교황은 한국을 배려했다. 한국인 추기경은 그간 4명이 배출됐는데 2014년 염수정(82) 추기경, 2022년 유흥식(74) 추기경 2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했다. 특히 유 추기경은 2021년 6월에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되기도 했다. 교황은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도 염원했다.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직접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국내 교회엔 물질주의 멀리하라 충고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의 천주교회에 대해서도 부유한 자들의 이익에 영합하지 말고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돌봐야 한다며 매섭게 질책했다. 국내 천주교를 대표하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아니라 부자들을 위한 부유한 교회, 또는 잘사는 자들을 위한 중산층의 교회가 되려는 유혹을 경계하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아울러 “번영의 시기에 오는 위험, 유혹이 있다. 위험이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한낱 ‘사교 모임’이 되는 것”이라며 “‘번영의 신학’에 이르렀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저 그런 안일한 교회는 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물질주의의 함정도 언급했다. 대전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교황은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바란다”며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라”고 강조했다. 최근까지도 이어진 한국에 관한 관심교황이 한국에 보낸 위로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때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기도에서 “어젯밤 서울에서 갑작스러운 압사 사고로 인해 비극적으로 숨진 많은 희생자, 특히 젊은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지난해 12월 전남 무안의 제주항공 참사 때는 “비극적인 비행기 추락 사고로 슬퍼하는 한국의 많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생존한 사람, 그리고 세상을 떠난 사람을 위한 기도에 동참한다”고 전했다. 교황은 올봄 경북 일대를 강타한 역대 최악의 산불에 위로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한국 가톨릭교회와 행정 당국에 보낸 전보에서 “(교황은) 한국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하여 발생한 생명의 위협과 피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이 “희생자들의 영혼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시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했다”며 대한민국 공동체 전체에 위로와 치유, 그리고 굳셈의 축복을 주시기를 하느님께 간구하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 명동성당 찾은 신자들 “아버지 잃었다”…교황 선종에 눈물

    명동성당 찾은 신자들 “아버지 잃었다”…교황 선종에 눈물

    “성당에서 교황님 건강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길 늘 기도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21일(현지시간)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는 비보를 접한 천주교 신자들이 눈시울을 붉힌 채 모여들었다. 한참 말을 잇지 못하던 이요나(62)씨는 “자비로우시고 성실하신 저희의 지주가 떠나셨다”며 교황을 추모했다. 이날 오후 6시 미사에는 200여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미사 도중 신자들은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거나 훌쩍였다. 소식을 접하고 바로 성당으로 달려왔다는 최다은(49)씨는 “인종과 직업, 성적 지향에 상관없이 부모님처럼 저희를 품어 주신 분이다. 아버지를 잃은 것 같다”고 했다. 매주 성당을 찾는다는 황채민(41)씨는 “평소보다 많은 신도분이 모여서 교황님을 위해 기도했다”며 “마음이 뒤숭숭하지만 교황님을 위해 미사를 드리며 조금씩 삼켜냈다”고 했다. 신자가 아닌 시민들도 소외된 사람에게 관심을 쏟은 교황의 행보를 되새겼다. 2014년 8월 방한 당시 교황이 직접 만나 위로를 전했던 세월호 참사 유족들도 “교황께서 다녀가신 뒤 세계 언론들이 세월호 문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교황을 추억했다. 종교계도 한 마음으로 추모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인류와 함께 애도한다”며 “교황께서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겸손과 자비로 인류의 고통을 함께 나누신 분이었다”고 했다.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왕산 성도종 종법사는 “종교 간의 경계를 넘어 상호 존중과 대화, 연대의 길을 열어주신 그 숭고한 행적은 전 세계 신앙인들에게 깊은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며 “한국을 방문하시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신 모습, 그리고 종교 지도자들에게 평화와 비폭력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하신 말씀을 원불교는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에게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전 세계 천주교인들과 함께 슬픔을 같이하며 진심 어린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는 조전을 보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소셜미디어(SNS)에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해주셨던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교황을 기렸다.
  • “아름답게 하느님 품으로”…국내 천주교 지도자 애도 메시지

    “아름답게 하느님 품으로”…국내 천주교 지도자 애도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깊은 슬픔에 잠긴 국내 천주교계가 잇달아 애도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희망으로 가득하였음을 고백하며, 주님 안에서 영원한 안식과 평화 누리시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상 생활의 마지막 여정을 하느님 섭리에 오롯이 내맡기시면서도 끝까지 세상에 관심을 두시며 전쟁과 반목이 없는 온전한 평화를 염원하셨다”며 “이로써 교황님께서는 아름답게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시는 모범을 온 세계에 보여 주셨다”고 애도했다. 그는 이어 “교황님께서는 선조들이 직접 하느님 말씀을 만나 뿌리내리게 된 한국 천주교회의 특별한 전통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셨다”며 “한국 천주교회가 남과 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와 전 세계에 희망과 평화 지킴이로서 수행할 책무가 있음을 강조하시고, 이를 위하여 무엇보다 먼저 가난한 이들을 비롯한 소외된 이들에게 우선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하셨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아울러 “교황님은 우리나라에서 여러 끔찍한 사회적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마음 아파하시며, 희생자는 물론 유가족과 더 넓게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를 위로하셨다”며 “이러한 연대로써 인류의 죄악을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셨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도 이날 애도 메시지를 냈다. 정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신 이후, 신앙과 사랑의 길을 몸소 실천하며 우리 모두에게 깊은 영적 가르침을 주셨다”면서 “특히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몸소 실천하셨다”고 애도했다. 정 대주교는 이어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 청년대회를 앞두고, 교황님께서 청년들에게 남기신 사랑과 격려의 말씀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더욱 깊이 살아 숨 쉬길 희망한다”며 “이제 우리는 그분을 떠나보내지만, 복음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데스크 시각]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

    [데스크 시각]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

    # 4월 16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는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추모 도서 전시가 열렸다. 희생자를 기리는 글, 유가족의 에세이부터 참사 기록과 진실 규명, 미래 사회 안전·책임을 다룬 도서까지 세월호에 관한 수많은 책이 1층 중앙홀 한가운데 전시돼 있었다. 그 책들 사이로 노란색종이로 접은 종이배가 떠다녔다. 12·3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등 대한민국을 뒤흔든 큰 사건들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열한 번째 봄은 그렇게 우리 옆에 와 있었다. 잠시 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곳을 찾았다.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노란 리본을 왼쪽 상의에 단 우 의장은 방명록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1로 하는 나라. 기억은 힘이 셉니다”라고 적은 뒤 전시된 책을 둘러봤다. 같은 시간 바로 밑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한 대선 주자의 싱크탱크 출범식에는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었는데 이곳은 참으로 조용했다. # 16일 오후 3시. 우 의장은 경기 안산에서 열린 11주기 기억식에 참석했다.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맨 우 의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 적힌 의자 바로 왼쪽에 앉았다. 그는 추도식에서 “여전히 아프고 기막히고 억울하고 화나는 마음, 한없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듯한 그 모든 마음이 오늘 우리가 겪는 세월호”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억은 힘이 세다”며 오전에 방명록에 남긴 기억의 힘을 언급했다. 우 의장은 안전에 관한 모든 사람의 권리와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확히 하는 ‘생명안전기본법’의 조속한 제정도 약속했다. 우 의장이 21대 국회에서 발의했다 폐기된 법안으로 지난달 동료 의원 77명이 재발의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도자의 중요성을 우리는 절절히 실감했다.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한다는, 그 당연한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도 우리는 알게 됐다. 그래서 이번 11주기는 특별했다. 열한 번째 봄은 계엄과 탄핵이라는 비극을 겪은 뒤 맞은 첫 번째 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주기에 이어 이번에도 맨 앞줄 가운데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그 자리의 주인은 어디에 있었나. 한 대행은 이날 오후 울산 조선소에 갔다. 국회 대정부질문이 사흘째 이어지는 와중에도 본회의장 대신 이틀 연속 광주에 이어 울산을 찾은 건 국회의원들의 곤혹스러운 질문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왜 이날이어야만 했을까. # 16일 오후 6시. 헌법재판소는 한 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했다. 지난 8일 후보자 지명 당시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했지만 헌재 결정에 대해선 가타부타 말이 없다. ‘대선 출마설’에 대해 침묵하는 것처럼. 속내를 알 길이 없지만, 확실한 건 그날 그는 기억식 대신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조선소를 찾았다는 것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리는 걸 모를 리 없다. 일정도, 의상도 메시지다. 그의 의중과 달리 실체 없는 대망론이 여의도를 떠돈다면 6·3 대선 관리의 총책임자로서 딱 한마디만 하면 된다. 우 의장은 차기 대선 출마설이 제기되자 지난 2월 “여론조사 기관과 언론에서 후보로 거론되지 않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지도자다. 지도자 복이 지지리 없는 우리가 그런 지도자를 찾는 건 과분한 걸까. 기억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지사는 추도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유가족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눈물 흘려 주고 위로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새 대통령이 저 맨 앞자리 가운데 앉아 우리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함께했으면 좋겠다.” 김헌주 정치부 차장
  • 천주교 부활절 미사 “어둠 넘어 희망 필요”

    천주교 부활절 미사 “어둠 넘어 희망 필요”

    부활절인 20일 천주교와 개신교가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를 올리고, 계엄과 탄핵으로 혼란스러운 한국 사회가 다시 안정을 되찾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길 기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정오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주님 부활 대축일 낮 미사’를 봉헌했다. 정 대주교는 “계엄 선포로 시작된 깊은 혼돈과 정치적 혼란은 국회의 계엄 해제 선언,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선고 과정을 이어 가면서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어둠을 넘어서는 희망과 확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내놨다.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는 국내 개신교 약 70개 교단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열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날이 장애인의 날이기도 한 점을 고려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부활의 기쁨을 누리고자 서울 중구 구세군서울제일영문에서 ‘한국 기독교 부활절맞이 감사와 소망의 밤’을 진행했다. 참사 유가족, 쪽방촌 주민, 해고 노동자 등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도 이어졌다.
  • “안 입는 중고 옷 21%…파티에서 ‘힙하게’ 다시 입어요”

    “안 입는 중고 옷 21%…파티에서 ‘힙하게’ 다시 입어요”

    매일 수많은 옷들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팔리고, 또 버려진다. 이런 ‘패스트 패션’은 매립, 소각 등 처리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한다. 정주연(50)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생산하고 버리는 패션업계의 관행을 바꿔 나가기 위해 매년 파티를 연다. ‘멀쩡하지만 입지 않는 옷이 21%나 된다’는 자체 조사 결과에서 착안한 ‘21%파티’로 누구든지 안 입는 옷을 가져와 교환하는 행사다. 정 대표는 20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중고 의류를 입는 행동에 대해 ‘힙하다’(멋지다)는 인식이 퍼지도록 파티처럼 기획한다”며 “서울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서울·대전·광주·부산·제주·강원 등에서 28개 팀이 주최해 지역에 따라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옷에는 가격표 대신 기부자가 남긴 ‘옷에 얽힌 이야기’가 적혀 있고 디제잉과 댄스 공연도 즐길 수 있다. 매년 참가자가 늘어 지난해에는 총 1136명이 방문해 2710벌을 바꿔 갔고 교환율도 2023년 77%, 지난해 79.6%로 상승세다. 행사를 기획한 다시입다연구소는 정 대표를 주축으로 2020년 설립된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대사관 등에서 일했던 정 대표는 유럽의 정책이 환경을 우선 고려해 수립되는 과정을 가까이서 접했다. 예컨대 프랑스의 경우 패스트 패션 광고를 금지하고 기업에 환경 부담금을 부과한다. 정 대표는 “환경을 가장 오염시키는 산업 2위가 패션”이라며 “프랑스는 의류 수선비를 국가에서 지원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과잉 생산과 소비는 사회적인 문제도 초래한다. 저렴한 옷을 빠르게 생산, 유통하려면 노동력이 과도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어서다.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 1134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나플라자 붕괴 사고’가 대표적이다. ‘21%파티’는 이 사고를 기억하기 위해 매년 4월 24일 주간에 열린다. “참사 이후에도 패션업계는 그대로입니다. 기업은 생산량과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노동자가 임금을 얼마나 받는지도 알 수 없어요. 한국 기업도 생산부터 재고 처리까지 구체적인 과정이 불투명합니다.” 정 대표는 “의류 재고 소각·매립을 금지하는 ‘재고 폐기 금지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옷장 속 잠자는 옷, 5벌 중 1벌…“안 사고 나눠 입는 게 힙한거죠”

    옷장 속 잠자는 옷, 5벌 중 1벌…“안 사고 나눠 입는 게 힙한거죠”

    매일 수많은 옷들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팔리고, 또 버려진다. 이런 ‘패스트 패션’은 생산부터 매립, 소각 등 처리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한다. 정주연(50)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이렇게 필요 이상으로 생산하고 버리는 패션업계 관행을 바꿔나가기 위해 매년 ‘파티’를 연다. ‘멀쩡하지만 입지 않는 옷이 21%나 된다’는 자체 조사결과에 착안한 ‘21%파티’로 누구든지 안 입는 옷을 가져와 교환하는 행사다. 정 대표는 20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중고 의류를 입는 행동에 대해 ‘힙하다’(멋지다)는 인식이 퍼지도록 파티처럼 기획한다”며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1%파티 위크’는 서울·대전·광주·부산·제주·강원 등에서 28개 팀이 주최해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옷에는 가격표 대신 기부자가 남긴 ‘옷에 얽힌 이야기’가 적혀있고, 디제잉과 댄스 공연도 즐길 수 있다. 매년 참가자가 늘어 지난해 총 1136명이 방문해 2710벌을 바꿔갔다. 교환율은 2023년 77%, 지난해 79.6%로 상승세다. 다시 입고 바꿔 입는 것 외에 고쳐입는 문화까지 확산하기 위해 수선 워크숍과 전시회도 연다. 정 대표는 “옷을 구매하지 않은지 2년 됐다, 중고 의류를 입는 게 멋진 거라고 말해주는 분들이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행사를 기획한 다시입다연구소는 정 대표를 주축으로 2020년 설립된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대사관 등에서 일했던 정 대표는 유럽의 정책이 환경을 우선 고려해 수립되는 과정을 가까이서 접했다. 예컨대 프랑스의 경우 패스트 패션 광고를 금지하고 기업에 환경 부담금을 부과한다. 정 대표는 “환경을 가장 오염시키는 산업 2위가 패션”이라며 “프랑스는 의류 수선비를 국가에서 지원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과잉 생산과 소비는 사회적인 문제도 초래한다. 저렴한 옷을 빠르게 생산, 유통하려면 노동력이 과도하게 사용될 수밖에 없어서다.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 1134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나플라자 붕괴 사고’가 대표적이다. ‘21%파티’는 이 사고를 기억하기 위해 매년 4월 24일 주간에 열린다. “참사 이후에도 패션업계는 그대로입니다. 기업은 생산량과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노동자가 임금을 얼마나 받는지도 알 수 없어요. 한국 기업도 생산부터 재고 처리까지 구체적인 과정이 불투명합니다.” 정 대표는 “의류 재고 소각·매립을 금지하는 ‘재고 폐기 금지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사격장서 웃음소리만”…총기 사고에 경찰 내부서도 자성 목소리[취중생]

    “사격장서 웃음소리만”…총기 사고에 경찰 내부서도 자성 목소리[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사격장 통제 요원을 하다 보면 현장에 긴장감이 하나도 없다. 하하 호호 웃고 떠들기 바쁘다.” 지난 16일 부산 강서구 경찰 기동대 사격장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로 A 순경이 숨졌습니다. A 순경은 사격장 내 20개 사로 중에 19번 사로에서 사격하다 머리 부위를 다쳤습니다. 당시 A 순경은 갑자기 팔을 구부려 권총의 약실 부위를 살펴보는 동작을 했고, 그 직후에 쓰러졌다고 합니다.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사격 훈련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다”, “막내급이 통제 요원을 맡다 보니 통제가 안 된다”, “웃고 떠드는 분위기다”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번 사고 경위와는 별개로 안일한 사격 훈련의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자칫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엄격한 통제와 긴장감 있는 훈련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경찰은 “계장급은 마이크로 지시만 하고, 현장 실무는 매번 각 과의 막내들만 동원되는데, 순경이나 경장급으로 통제가 제대로 되겠냐”며 “직원들이 오랜만에 모여서인지 훈련 중인 사격장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데 더 주력한다”고 말했습니다. 익명 커뮤니티에도 이런 글이 여럿 올라와 있는데, 댓글에는 ‘언젠가 사고 날 줄 알았다’, ‘사격 훈련 분위기가 바뀌긴 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많습니다. 사격 훈련 때 한 사로에서 하나의 총만 계속해서 돌려 쓰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총기에 많은 열이 가해져 방아쇠를 누르지 않아도 격발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사격훈련에 임했던 경찰들은 전했습니다. 서울 지역의 한 경찰은 “1조부터 20조까지 돌아가면서 사격훈련을 하는데 1인당 35발씩 쏴도 총은 그대로”라며 “하루에 700발을 쏘는 것인데 망가질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사격훈련장에 사격 지휘관, 탄약관리 통제관, 사격 교관 등 주요 업무별 담당자를 지정해 통제한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격 훈련 때는 지휘관이 현장에 투입되는 안전요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필수로 진행한다”며 “안전요원은 다섯사로당 한 명씩 배치하고 있고, 안전 관리를 위한 메뉴얼도 매번 보완해 내려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경찰서나 기동대 자체적으로 별다른 기준 없이 안전요원 등을 배치할 것이 아니라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기계적인 결함을 바로 확인하고, 빠른 조치가 가능한 경험 많은 경력자에게 사격 교관이나 안전요원의 업무를 맡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임기 내 단원·공연 횟수 늘리며 성장 발판 마련할 것”

    “임기 내 단원·공연 횟수 늘리며 성장 발판 마련할 것”

    “임기 동안 단원 증원, 공연 횟수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단원들과도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데이비드 이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지난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0주년을 앞둔 강남심포니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7년 창단한 강남심포니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초자치단체 소속 교향악단이라는 ‘상징성’을 지녔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 출신인 이 감독은 강남심포니의 4대 예술감독으로 지난 1월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날 그는 최근 새단장한 강남구청 1층 로비에서 열린 정오 음악회를 마치고 인터뷰에 응했다. 연주회를 보고 나서 ‘언제 또 연주회를 하느냐’고 묻는 구민도 있었다며 “음악가들은 공연 때 그 순간의 공기를 느낄 수 있는데 오늘 관객의 집중도가 대단했다”고 귀띔했다. 올해 강남심포니는 국내 교향악단들의 최대 이벤트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 2년 만에 복귀했다. 또 정기연주회 시즌 패키지 티켓을 처음 도입했다. 시즌 패키지 티켓은 이 감독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그는 “1년의 프로그램을 관객에게 먼저 보여 드리는 것은 일종의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가 미래 계획을 철저히 하고 책임감을 갖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향 시절 첫 지휘가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 무대이기도 했던 이 감독은 “음악가들은 관객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밖에 없다. 장르는 ‘오픈’돼야 한다”며 대중성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6월 파크콘서트를 기획하고 있다며 “편안한 클래식과 영화음악 등 대중적인 음악회를 열려고 한다”고 했다. 강남심포니는 오는 12월 30일 모차르트 ‘레퀴엠’까지 올해 4번의 정기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연말연시에 어울리는 ‘합창’, ‘박쥐’ 같은 작품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반대로 좀더 차분하게 지난 일들을 뒤돌아보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콘셉트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무안 제주항공 참사 1주기와 맞물리게 되는 강남심포니의 ‘레퀴엠’은 의미 그대로 ‘진혼’(鎭魂)의 메시지를 가득 담는 연주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김영록 지사, 12·29 여객기 참사 특별법 국회 통과 환영

    김영록 지사, 12·29 여객기 참사 특별법 국회 통과 환영

    김영록 전남지사가 17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국회 통과를 환영하고 유가족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특별법 제정 환영문을 통해 “참사 100여 일 만에, 역대 유사 법안 중 가장 신속하게 제정된 데다 유가족 등이 요구했던 내용을 담고 있어 의미가 깊다”며 “가족을 잃은 깊은 슬픔과 상실감 속에서도 사고 수습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헌신한 유가족들의 용기와 의지가 특별법 제정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특별법은 피해자 생활지원금 지급과 추모사업, 재단·사단법인 지원, 상처받은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피해자에게 생활・의료지원금이 지급되고, 15세 미만 희생자에게 도민안전공제보험 수준의 특별지원금이 지원된다. 희생자 자녀의 경우 영유아부터 대학 졸업 시까지의 교육비와 최대 1년간의 치유 휴직 보장, 일상생활 돌봄서비스 등도 제공돼 유가족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와 유가족협의회에서 건의한 추모사업과 재단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돼 추모공원과 추모기념관, 추모비 등 추모시설 조성에 대한 국가 지원과 179분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공간 조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 재단법인과 유가족으로 구성된 사단법인에 10년간 운영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피해지역으로 지정된 전남과 광주지역 문화・관광 등 경제 활성화와 참사에 따른 영업활동 제한 등의 피해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 특별지원방안도 시행된다. 철저한 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유가족단체와 12·29 여객기 참사 피해자 지원 및 희생자 추모위원회가 관계기관에 사고조사 자료를 요청하고 조사 과정에 의견을 개진할 권리도 갖게 됐다. 전남도는 심리상담과 치료에 대한 국가 지원 의무가 법제화된 만큼 나주시에 있는 호남권 트라우마센터의 기능을 보강해 보다 내실 있는 지원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김영록 지사는 “특별법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중앙정부와 국회, 관계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유가족 의견이 정책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별법 제정이 단순한 피해 보상을 넘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여수 시민단체, 여수산단 오염물질 측정 조작 대책 촉구

    여수 시민단체, 여수산단 오염물질 측정 조작 대책 촉구

    전남 여수지역 시민단체들이 여수산단 업체들의 대기 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사건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민관협력 거버넌스위원회의 권고안 실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7일 성명을 통해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사건 발생 6년이 지났지만 대책위원회인 ‘민관협력 거버넌스위원회’의 9개 권고안은 여전히 실행되지 않고 있다”며 “권고안 이행의 책임 주체인 전남도는 여수산단 환경관리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협력 거버넌스위원회 9개 권고안을 즉각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2019년 4월 여수 국가산단 다수 기업이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수년간 조작한 환경 범죄 행위가 드러나 민관 대책협의체인 거버넌스위원회가 2021년 2월, 환경오염 실태조사 및 건강역학조사 등 9개 권고안을 도촐했다”며 “권고안 도출 3년이 지나도록 전남도 등은 여전히 검토와 관계기관 협의 등을 이유로 이행을 지연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연대회의는 또 “측정값 조작이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시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 범죄로 기업·기관 유착과 행정 무능이 만들어낸 구조적 참사였다”며 “권고안 지역 역시 또 하나의 환경 범죄 방조와 직무 유기로, 민관협력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수산단 기업들은 2019년 대기 오염 물질이 실제보다 적게 나온 것처럼 측정값을 수년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관계자 수십명이 기소됐다.
  • 키즈카페 화재로 20명 대피…비번 날 운동하던 소방관, 참사 막았다

    키즈카페 화재로 20명 대피…비번 날 운동하던 소방관, 참사 막았다

    강원 원주에서 한 소방관이 운동 중에 키즈카페에서 발생한 화재를 목격하고 초기 진화에 나서 큰 피해를 막은 사실이 알려졌다. 17일 원주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8분쯤 원주시 반곡동 한 상가건물 5층 키즈카페에서 불이 났다. 당시 비번 날 같은 건물 4층에서 운동을 하던 원주소방서 학성119안전센터 유상문(36) 소방교는 건물 안이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찬 모습을 보고 본능적으로 불이 난 지점을 찾기 시작했다. 화재는 키즈카페 카운터에서 충전 중이던 배터리가 과열되면서 시작됐다. 이에 유 소방교는 곧장 119에 신고한 뒤 어린이 등 이용객 약 20명을 신속히 대피시키고 옥내소화전을 이용해 카운터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했다. 불은 10여분 만에 꺼졌으며 곧이어 소방대원들도 현장에 도착해 배연 작업을 벌였다.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화재로 5층 내부 10㎡가 불에 타 소방 당국 추산 약 6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유 소방교는 “어린아이들이 이용하는 키즈카페에서 발생한 화재로 자칫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다”며 “마침 옥내소화전이 주변에 있어서 초기 화재진압에 나설 수 있었다”고 전했다.
  •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 제45주년 5·18 전야제 준비 돌입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 제45주년 5·18 전야제 준비 돌입

    올해로 45돌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민간 단체 주도의 행사가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올해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전야제가 11년만에 주말인 토요일에 열리는 데다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기간과도 맞물리면서 대규모 인파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제45주년 5·18 민중항쟁행사위원회(이하 행사위)는 17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5·18 전야제와 부대행사 개요를 설명하는 언론간담회를 열었다. 행사위에 따르면, 전야제는 다음 달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이라는 주제로 3부에 걸쳐 진행된다 45년 전 시민군이 항쟁을 벌였던 금남로·중앙로 곳곳을 풍물패가 누비며 오월길맞이굿으로 행사를 시작, 80년 가두행진을 재현하는 민주평화대행진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전야제는 대행진이 끝난 뒤 집결했던 5·18 민주광장 인근 전일빌딩 245 앞 금남로 1~2가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금남로공원 앞 금남로4가역 교차로 일대로 주무대를 변경했다. 5·18을 배경으로 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5·18정신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막아낸 주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행사위는 또, 지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전야제가 주말인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어서 전국 각지에서 온 행사 참여자들을 위한 텐트 500동을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하기로 했다. 전야제에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12·29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도 참여해 오월 어머니들과 함께 가족을 잃은 아픔을 달랠 예정이다. 5·18 단체들도 행사위 공식 참가 단체로 활동하지는 않지만 전야제에는 참여, 민주 열사들을 기리기로 했다. 오병윤 행사위원장은 “다가오는 45주년 5·18 민중항쟁기념행사에 오월 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5·18 단체가 다시 참가 단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 참석...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 참석...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더민주, 시흥3)은 16일 오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억식은 4.16재단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피해자 가족 및 일반 시민,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민근 안산시장 등 2천여 명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묵념하며 진정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진경 의장은 방명록을 통해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라는 추모의 글을 남겼다. 김 의장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생명, 특히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희생은 우리 모두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아픔”이라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끝까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기도의회는 앞으로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각종 의정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민식의 알 수 없어요] 녹색나라 대한민국, 산으로 오라

    [김민식의 알 수 없어요] 녹색나라 대한민국, 산으로 오라

    영남 지역 산불이 안동, 부산, 지리산까지도 덮을 기세였다. 피해 면적 4만 8000여 헥타르. 전례 없던 괴물 산불이었다. 3월 초 일본 혼슈 북부 지역 이와테현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현지 제재소가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했는데 지난해 가을 끝 무렵부터 내가 선별한 산벚나무, 엄나무가 이와테현의 모리오카에 야적돼 있었다. 믿기지 않았던 것이 나는 산불 발생 열흘 전쯤에도 눈 덮인 이와테현의 산길을 헤치고 다녔다. 이렇게 산불이 급증하는 것은 지구의 기후변화가 주원인일까? 무언가, 나는 대형 산불의 큰 원인을 역설적이지만 풍성한 산림에도 그 이유가 있다고 본다. 국민학교 때 소풍을 가던 생각이 난다. 근교의 야산은 헐벗어 온통 흙바닥, 어디에도 아름드리나무는 없었다. 꼬챙이 같은, 겨우 조림한 지 몇 해밖에 지나지 않은 소나무, 아카시아, 강가의 포플러. 가난한 나라의 길은 늘 흙먼지투성이였고 그 시절 이어령의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처럼 산은 온통 민둥산이었다. 어린 시절 정월 보름달이 뜨면 동네 아이들은 떼 지어 불놀이를 했다. 한국 최초 서정시로 간주되는 주요한의 ‘불놀이’도 4월 초파일 평양 대동강가 불놀이 모습을 그린 시다. 1980년대 가수 홍서범도 목청 높여 ‘불놀이야’를 불렀으니, 아무도 산에서 큰불이 난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나무 없는 흙산 돌산에 불이 날까 누가 우려했겠는가? 이랬던 대한민국이 이제 여름 장마 기간을 잠시 제외하고는 붉은 깃발의 산불 대비 차량이 봄가을 겨울 쉼 없이 마을을 누빈다.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국토 대비 산림면적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핀란드(73.7%), 다음으로 스웨덴(68.7%), 일본(68.4%), 한국(62.6%) 순서다. 어떤가, 나는 국가별 산림면적 통계를 보며 멍하여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나에게 우리 산하는 늘 붉은 산, 흙 속에 저 바람 속이지 않았던가. 그런 대한민국이 어느새 핀란드, 스웨덴 못지않은 세계의 산림 국가가 됐다. 요술이거나 기적이다. 흔히들 민족 오천년 역사에서 성취한 최고의 업적으로 개발연대 초고속 경제성장을 내세우지만, 나는 붉은 산을 푸른 숲으로 가꾼 일보다 더 위대한 일은 없다고 주저 없이 말한다. 산하가 푸르러졌다. 산에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자 국가적 재난 산불 이슈도 따라왔다. 그런데 산림청의 화재 진압 전문인력이 104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번 참사로 알려졌다. 국토의 63%를 태연히 산림청에 맡겨 두고 우리는 산불 앞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산림 대국이 됐지만 정부와 시민 심지어 환경단체마저 국토가 온통 붉을 때의 시각에 머물러 있을 뿐. 푸른 산에 산길이 없다. 소방도로 없는 도시를 상상할 수 없듯이 산과 골짜기에는 산길이 있어야 한다. 산에도 소방차가 필요하다. “자연보호”를 명분으로 길 없이 산림을 지키자는 것은 바로 연목구어(緣木求魚·푸른 나무에서 물고기를 찾는 것)가 아닌가? 샅샅이 거미줄처럼 산길이 있어야 산림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그뿐인가. 길이 생기면 길에는 크고 작은 녹색사업도 시작될 것이다. 홋카이도의 다양한 청정사업, 이탈리아 북쪽 피에몬테 제냐 가문의 산길 프로젝트, 스위스 외딴 골짜기의 리조트에는 구석구석 길이 있더라. 길 없는 우리 산하의 산, 굽이굽이 준령을 보며 “이 보석을 어이할꼬?”. 아, 우리 상상력이 턱없이 부족하구나. 산길을 만들어 도심의 젊은이들을 산으로 부르자. 길 따라 녹색산업을 부추기고 K예술을 더 다듬자. 캄캄한 숲에서 단테는 불후의 ‘신곡’ 첫 장을 시작했고, 숲에 길이 있어 프로스트는 시 ‘가지 않은 길’을 남겼다. 젊은이들아 산으로 오너라. 들어 보시게, 국립산림과학원에 의하면 2020년 우리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260조원. 대한민국은 핀란드, 스웨덴에 버금가는 천혜의 산림 국가다. 헐벗고 굶주리던 세월, 불과 한두 세대 만에 맨손으로 완성한 푸른 국토, 이 기적의 산림은 고스란히 그대들의 소유다. 강원도 외딴곳의 작은 목공소에 세계의 건축가, 디자이너, 기업인들이 원목 건축과 가구 작업 아카이브를 구하고자 찾아온단다. 헬조선 원망을 접고 눈을 들어 푸른 산을 보게나. 김민식 내촌목공소 고문
  • 이재명, 500명 매머드 싱크탱크 출범… ‘성장론자’도 다수 포진

    이재명, 500명 매머드 싱크탱크 출범… ‘성장론자’도 다수 포진

    학자·전직 관료·현장 전문가 구성유종일·허민 교수 상임 공동대표1인당 국민소득 5만弗 비전 제시일부 1가구 2주택자 면세 구상도후원금 하루 만에 법정 한도 채워 6만여명 참여… 99%가 소액 후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이 16일 출범식에서 경제 성장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핵심 정책이었던 기본소득엔 거리를 두면서 일부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면세 구상도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을 지낸 유종일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첨단 과학기술과 주력 산업 분야에서 정부와 기업이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해 경제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면 경제위기 극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대표 정책 중 하나로 꼽혔던 기본소득과 관련해선 “지금은 조세를 기반으로 하는 기본소득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고, 우선순위로 봐도 이를 먼저 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완전히 하지 않겠다기보다는 기초생활보장을 위한 정책을 보완해 가며 충실하게 (기본소득이 추구하는 이념을) 구현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과 통합은 2030년까지 3% 잠재성장률, 세계 4대 수출 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3·4·5 성장전략’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제조업의 인공지능(AI) 대전환, 에너지 공급망 혁신, 전략적 첨단산업 육성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할 정책 분야로 꼽았다. 창립 회원수는 500여명이다. 총 34개 분과 위원회에는 관료와 교수 등 각계 전문가를 대거 배치했는데 기본소득 등 분배 정책을 주장해 온 인사보다는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둔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 정책을 조언하는 경제정책분과 공동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와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성장전략분과 공동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상임공동대표인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가구 2주택 면세를 뼈대로 하는 ‘국민 제2주소지제’ 구상을 공개했다. 이 교수는 “읍이나 리 단위 시골에 가면 아버님이 돌아가셔도 그 집을 매각하거나 살지 않으면 1가구 2주택 문제가 생긴다”며 “1가구 2주택에 대해 면세를 하고, (지방에) 거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조기 대선에서 논란을 최소화하는 조용한 경선을 치르는 분위기다. 1강 체제로 치러지는 당내 경선 구도에서 실수나 설화를 줄이는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정권 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자칫 국민에게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이 전 대표 대선 예비후보 후원회는 이날 하루 만에 법정 한도인 29억 4000여만원을 모두 채웠다고 밝혔다. 6만 3000여명이 후원에 참여했고, 이 중 99%가 10만원 미만의 소액 후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 보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안전 정책을 강조했다.
  • 대구 찾은 한동훈 “계엄 막은 후보 나 뿐…비토하는 사람 설득할 것”

    대구 찾은 한동훈 “계엄 막은 후보 나 뿐…비토하는 사람 설득할 것”

    제21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대구를 찾아 “계엄을 막은 후보는 나 뿐”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수성구 한 식당에서 대구 청년 기업인 경청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은 계엄에 관한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선거이며,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계엄 옹호 세력이라고 공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는 제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경선 예비후보 등록 이후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 대구를 찾은 데 대해 “처음이 어디냐가 중요했다”며 “우리에게 대구는 승리의 기억이고 적에게 이 땅을 내주지 않고 끝까지 지켰던 애국심의 상징”이라고 답했다. 한 전 대표는 ‘배신자 프레임’ 등 보수 지지층 일각의 부정적 여론에 대해서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저를 비토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그분들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만나 왜 제가(후보가) 돼야 하는지 설명하겠다. 빙빙 돌려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당연히 많은 분, 좋은 분들과 만나고 싶다”며 “오 시장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정치 해온 분이고 저하고 방향이 많이 닿아 있어 함께 좋은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수 빅텐트론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경선에 집중할 때이고, 연대 문제는 그다음”이라며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면 대의가 흩어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서 경선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한 전 대표는 앞서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사에 마련된 기억공간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한 전 대표는 “2003년 2월 18일은 우리 대구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날”이라며 “꽤 오랜 시간이 지나 국민들은 잊으셨겠지만, 대구시민들은 지하철 참사를 잘 기억하고 계시고, 그 이후 철도안전법이 새로 만들어지는 등 대한민국 안전 수준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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