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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연녀 붙잡으려 처자식 넷 몰살”…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전국부 사건창고]

    “내연녀 붙잡으려 처자식 넷 몰살”…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전국부 사건창고]

    “펑, 와장창” 2005년 8월 18일 오후 11시쯤 대전 중구 문화동의 한 기와집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한밤중 폭발음에 깜짝 놀라 집 밖으로 나온 한 주민이 119에 신고했다. 불이 난 집에는 30대 부부와 아들 3명 등 일가족 5명이 세 들어 살고 있었다. 밤늦게 퇴근하듯 있던 이 집 가장 장기수(당시 35세)는 발을 동동 굴렀다. 장씨는 “집 안에 아내와 아들들이 있다”고 소리쳤다. “나만 살아서 뭐 하느냐”고 통곡했다. 이어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주민들이 뜯어말렸다. 불길이 거셌다. 소방차가 잇따라 달려와 진화작업을 벌였다. 완전 전소 후 집 안에 장씨의 아내 김모(당시 34세)씨와 당시 10세(초등 4년)·8세(초등 2년)·4세 등 아들 3명이 숨져 있었다. 남편을 제외한 일가족 4명이 사망한 것이다. 김씨는 막내아들을 품에 안고 거실에서, 큰아들과 둘째 아들은 방문과 현관 앞에서 각각 숨져 있었다. 밖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장씨는 경찰에서 “지은 지 25년 된 한옥이라 비 올 때마다 차단기가 내려갔는데 오늘도 전기 누전으로 불이 난 것 같다”고 진술했다. 그의 동생은 “형이 세 아들을 키우느라 밤낮없이 배달일을 했고, 형수도 보험회사에 다녔다”며 “매달 200여만원 벌어 연립주택을 샀는데 재건축이 늦어져 눌러살던 중이었다”고 했다. 전기 누전 등에 따른 안타까운 화재 참사로 끝날 뻔했던 이 사건은 부검이 이뤄지면서 반전을 맞는다. “나만 살아서 뭐 하느냐”부검 ‘청산가리’ 검출…반전 이 사건을 수사한 A 경찰관은 1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부검을 해보니 김씨와 아들 둘의 시신에서 청산가리가 검출되고, 막내아들의 사인은 질식사였다. 호흡했다는 흔적인 그을음도 없었다”면서 “시신의 형태도 불이 났을 때 출구 쪽으로 탈출하려는 본능과 다른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고 회고했다. 경찰은 여름인데도 창문이 닫혀 있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남편 장씨를 의심했다. 그러나 최초 발화 목격자가 없고, 집 주변에 폐쇄회로(CC)TV도 없어 장씨의 동선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었다. 탐문수사를 계속하던 중에 그가 일하는 배달업체 사무실의 컴퓨터에서 결정적인 증거들이 나왔다. 컴퓨터에 청산가리 구입 과정이 담겼고, 날씨를 검색한 흔적도 있었다. 디지털 수사를 담당했던 B 경찰관은 “요즘은 스마트폰이지만 그때는 기능과 활용이 제한적인 2G, 3G 피처폰을 써 많은 정보를 찾으려면 컴퓨터를 포렌식해야 했다”고 했다. 경찰은 장씨를 긴급 체포했다. 처음에 범행을 부인하다 증거를 들이밀자 자백했다. 체포 전까지 그는 사건 이전처럼 아무 일 없었던 듯 직장에 출퇴근하고 있었다.조사결과 장씨는 사건 당일 오전 8시쯤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따라 마셨다. 아내는 아침을 준비하고, 아들 셋은 안방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그는 아내가 못 보도록 돌아서 청산가리가 담긴 필름통을 바지 주머니에서 꺼내 물통에 쏟아부었다. 흔들어 녹인 뒤 식탁에 올려놨다. 아내와 아이들이 아침마다 인근 약수터에서 받아온 물을 마시는 습관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출근할게”라며 현관 쪽으로 가 동정을 살폈다. 아내는 평소 남편이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걸 알고 있어 이날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내는 평소처럼 식탁의 물통을 들어 컵 4개에 물을 따랐다. 곧이어 아내와 첫째·둘째 아들이 ‘컥컥’ 거리며 쓰러졌다. 장씨는 현관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10분쯤 지난 뒤 다시 들어온 그는 네 살배기 막내가 엄마와 형들이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광경과 부닥쳤다. 게으름을 피워 물을 마시지 않은 것이다. 그는 잠시 당황했지만 곧바로 다가가 두 손으로 막내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아내 시신 옆에서 막내 목 졸라직장 출근해 태연히 업무시신 형태 위장 후 시너로 방화 모두 숨진 걸 확인한 그는 문을 다 닫고 출근했다. 태연히 배달일을 하면서 오후 1시쯤 집에 들러 상황을 살피고 안경을 가지고 나왔다. 업무를 보면서 수차례 자기 휴대전화로 아내 휴대전화와 집에 전화를 걸었다. 못 받는 걸 알면서도 가족들이 불이 나기 전까지 모두 살아 있던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낮을 이렇게 보낸 그는 오후 7시 20분쯤 회사 선반에 뒀던 시너 담긴 병을 들고 퇴근했다. 집에 도착하자 시신 위치부터 바꿨다. 모성 본능을 보인 것처럼 아내가 막내를 감싸는 형태로 변형해 자연 발화인 것처럼 꾸몄다. 위장을 마친 그는 창문을 모두 닫고 가족의 시신, 거실, 빨래 등에 시너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마침 검색해온 예보대로 비가 내려 ‘누전 화재’를 주장하기도 안성맞춤이었다. 급히 밖으로 피한 그는 인근 PC방에 가 게임을 하다 밤 10시 40분쯤 집으로 돌아왔다. 불길이 활활 타오를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검은 연기만 조금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는 담을 넘어 현관 쪽으로 다가갔다. 그때 ‘펑’하고 유리창이 깨지고 불길이 치솟았다. 이웃이 몰렸고, 그는 참척의 아픔 ‘쇼’를 벌였다. A 경찰관은 “처자식을 살해한 것도 그렇지만 눈 뜨고 있는 막내를 죽인 게 가장 마음이 아팠다. 도저히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면서 “지금도 참혹했던 그 당시 기억이 선연하다”고 했다.내연녀 ‘경제력’ 거론하자아내 명의 보험 들고 범행‘자살 카페’서 청산염 구입 경찰 수사는 장씨가 왜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에 집중됐다. 범행 직전에 3억원짜리 재난 사망보험 두 개, 총 6억원의 보험을 든 것이 밝혀졌다. 명의는 아내, 수익자는 장씨였다. 매달 보험료는 28만원으로 수입을 볼 때 부담되는 돈이었다. 수사가 진행되며 보험에 악마의 목적이 있음이 드러났다. 내연녀다. 장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2년마다 직장을 옮겼고, 2000~2001년에는 경기 오산시 매형의 슈퍼마켓에서 일했다. ‘기러기 아빠’로 이곳에서 일할 때 이혼녀인 직원 C씨와 내연 관계를 맺었다. 이 관계는 장씨가 오산 생활을 접으면서 틀어졌다. 그는 2002년 모 음식점 청주지사를 운영했으나 빚만 지고 2005년 4월 양도했다. 이후 대전에서 월급 100만원 배달원으로 일하던 그는 C씨에게 다시 접근했다. 아내에게 청주지사 양도를 숨긴데다 오산에서 바람피운 게 들통나 부부 사이도 금이 가던 때다. 그는 내연녀에게 “다시 만나자”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C씨는 “당신 경제력이 안 좋은데 내 아이도 있다. 전 남편과 재결합했다”고 거부했다. 판결문에는 ‘이때 장씨가 자기 가족 살해를 마음먹었다’고 적혀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인터넷 ‘자살 카페’에 청산가리 구매 글을 올렸다. 이어 8월 15일 카페에서 안 3명과 함께 대구에서 청산염 25g을 100만원에 공동 구매했다. 4명이 6g 정도씩 나눴다. 청산가리는 0.15g만 먹어도 죽는다. 그는 청산가리를 필름통에 넣어 승용차 조수석 사물함에 보관하며 범행일을 기다렸다. 그리고 범행 하루 전인 17일 저녁때 집으로 가져갔다. 케이크를 사 들고 가 아이들과 촛불을 켜고 노래를 부르며 놀았다. 아내와 소주도 마셨다. 샤워할 때는 아내가 등을 밀어줬고, 사랑의 행위도 했다. 그 다음날 아침 장씨는 친구의 소개로 만나 7년간 연애하고 결혼한 아내와 아들 셋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1심 무기징역→항소심·대법원 ‘사형’“교화·개선의 여지 있는지 의심된다”내연녀 품 대신 이름처럼 감옥 장기수 판결문에 따르면 장씨는 “아내가 죽으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생각나 갑자기 범행했다” “보험 가입은 우연에 불과하다” “청산가리는 내가 자살하려고 구입했다” “일기예보 검색은 단순 습관일 뿐이다” “아이들까지 살해한 이유는 나도 모른다”고 뻔뻔하게 진술했다. 그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2006년 사형을 확정했다. 항소심을 진행한 대전고법(당시 재판장 강일원)은 2006년 4월 “장씨는 내연녀와 관계 복원을 위해 돈이 필요하고 처자식이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장씨의 범행 전후 치밀성과 냉혹성, 태연성은 몸서리쳐질 정도로 상상을 뛰어넘는다. 과연 그에게 교화,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사형을 선고했다. 이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처와 순진무구한 아이 3명의 생명을 빼앗은 일은 황금만능과 인명경시 풍조를 반영한 것으로 선량한 사람들에게 큰 슬픔과 분노를 일으켰다”며 “피고인에게 개선, 교화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목숨을 빼앗긴 가족의 고통과 배신감, 전 사회 구성원이 받은 충격, 유사 범죄 예방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1심의 무기징역은 가볍다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처자식을 몰살한 그는 내연녀의 품 대신 감옥에서 20년째 장기수로 살고 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
  • 한 달에 한 번씩 해외로, 법주사 주지의 도박 스캔들…스님은 어떻게 도박에 빠졌나[취중생]

    한 달에 한 번씩 해외로, 법주사 주지의 도박 스캔들…스님은 어떻게 도박에 빠졌나[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한 달에 한 번씩 나간다고 하더라고. 아무리 그래도 승려로서 그렇게 중독될 수 있나 싶어.” 충북 보은군 법주사의 차기 주지 스님 선거를 3개월여 앞둔 2019년 12월. 전 법주사 승려였던 이들이 당시 법주사 주지 스님 A씨를 거론하며 나눈 대화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우려와는 달리 이듬해인 2020년 3월 A씨는 다시 주지 스님을 맡게 됐습니다. 2021년 경찰은 A씨의 해외 원정 도박, 도박 방조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청주지검은 지난해 12월 A씨를 도박 및 도박 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수행을 이어가야 할 스님은 어떻게 도박에 빠졌을까요. 관련자들 말에 담긴 주지스님의 도박력 1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청주지검 형사1부(부장 이승훈)는 법주사 주지 스님인 A씨 사건과 관련해 해외 원정 도박 의혹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승려들의 녹취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전 법주사 소속 승려들인 B·C씨가 2019년 12월 통화로 나눈 대화에 따르면 A씨에 대해 “전과가 있는 데도 여전히 한 달에 한 번씩 (해외에) 나가고 있다”면서 “조사하면 다 나오는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종파 내 후보 역량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올 것을 우려하면서 “사실이니까 할 말도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다른 스님의 도박 행위도 언급합니다. “D스님은 평소에는 엄청나게 짜고 돈을 잘 안 쓰는데 도박할 때만 되면, 어디서 돈을 가지고 오는지 100만원이고 1000만원이고 있는 대로 그냥 막 가지고 옵니다”고 말하자 “1억이고 가져온다”고 맞장구치기도 합니다. 물론 이들 역시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력이 있습니다. 청주지검은 2015년 5월~2019년 9월 마카오 등 해외 카지노에서 수십 회에 걸쳐 슬롯 등 도박을 하고 사찰 내 다른 승려들의 도박을 방조한 혐의로 A씨를 지난달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검찰 수사는 A씨에 대한 국제사법공조가 이뤄질 때까지 시한부 기소 중지 처분으로 ‘일시 멈춤’ 상태였지만, 최근 관련 자료를 확보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청주지법 형사6단독 조현선 부장판사는 다음달 14일 A씨의 도박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열 예정입니다. 검찰은 향후 재판에서 녹취록과 A씨가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해외 카지노 멤버십 운용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종교계도 빠진 노름…‘자정’ 노력 시급해 법주사 승려들의 상습 도박과 주지 스님이었던 A씨의 방조,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은 2020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한 불자가 2018년 승려 7명이 최소 10차례 법주사와 인근 숙박업소와 선원에서 도박했다는 내용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법주사 승려 7명의 상습 도박 혐의를 약식기소했습니다. 법원은 이들이 많게는 2000만원 상당의 판돈을 걸고 도박한 사실 등을 유죄로 보고, 각각 300만~700만원 사이 벌금형 약식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중 통화 녹취록의 한 당사자인 B씨만 벌금 300만원에 대한 확정판결을 받았고, 나머지 6명은 혐의를 부인하며 정식재판을 청구해 현재 진행 중입니다. 불자의 고발 이후 수사가 진행되던 2021년 조계종은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과 불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참회드린다”며 “관련자들에 대해 종헌종법에 입각해 엄중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는 4월 법주사 주지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A씨는 차기 주지 후보에는 출마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스님과 도박.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철저하게 분리하려면 조계종 내에서 보다 강력한 재발 방지와 자정을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 [백종우의 마음 의학] 자살로 내몰지 않는 사회/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의 마음 의학] 자살로 내몰지 않는 사회/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지난해 말 많은 사랑을 받아 온 한 배우가 자살로 사망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남겨진 유가족의 고통이 먼저 걱정된다. 지인들 또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고인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이라도, 특히 위기에 처한 사람이라면 고통이 전염될 수 있다. 뉴스를 보지 않더라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서는 이런 유명인의 자살 소식을 환자들을 통해 실시간으로 듣는다. “남 일 같지 않아요.” “저런 분도 죽는데 나 같은 사람이 살아서 뭐 하겠어요.” 이런 날은 진료를 정시에 마치기 어렵다. 1998년부터 정신과에서 일했지만 전공이 기분장애와 트라우마여서 마약 환자를 만날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는 마약으로 입원한 환자가 그간 입원했던 마약 관련 환자보다 많았다. 마약 문제는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의사가 그들을 신고할 의무는 없다. 마약 문제가 반복됐던 한 명을 제외하고는 경찰서에 가지 않았다. 물론 재발하거나 법적으로 조치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자수를 권하기도 한다. 퇴원한 환자들은 외래 치료를 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 마약 복용은 분명 범죄다. 동시에 마약중독은 치료와 재활이 가능한 질환이다. 물론 이를 스스로 시작하긴 어렵다. 마약중독 치료에 전념해 온 참사랑병원 천영훈 원장의 표현처럼 판도라의 상자를 연 사람은 스스로 주워 담기 어렵다. 치료와 재활을 지원하는 사회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에서도 마약중독 치료자의 3분의2 이상은 법이 의무화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치료와 재활을 우선하지 않고 ‘범죄’로만 보는 시각은 매우 위험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대중의 사랑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공개적 수준의 수사와 개인정보 유출이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가 됐을 것이다. 물론 그런 일도 없이 궁지에 몰렸다면 더 억울했을 것이다. 검찰에서 발주한 자살 예방 연구 용역에 참여한 적이 있다. 수사 과정에서의 자살은 해외에서도 발생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본인의 신념을 주장하기 위해,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때로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피의자는 자살을 생각한다. ‘죄를 부인하는 사람은 자살하지 않는다. 억울해서 자살하겠다는 사람은 말뿐이고 실제 자살 가능성은 작다. 자백하는 사람은 자살 위험성이 없다.’ 이 모두가 대표적 편견이었다.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수사는 분명 자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필요하면 정신건강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시스템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제 마약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 그 대상은 마약 산업으로 이득을 보는 조직과 개인이어야 할 것이다. 마약 복용도 범죄이므로 수사는 엄정히 하더라도 인권을 보장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일본의 자살예방법 1조는 ‘자살로 내몰지 않는 사회’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우리 모두에게 자살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책임이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물며 우리가 그들을 자살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
  • 전신화상에도 대피 도왔다…평창 LPG폭발 사고 의인 ‘위독’

    전신화상에도 대피 도왔다…평창 LPG폭발 사고 의인 ‘위독’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에서 발생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폭발 사고 현장에서 60대 남성이 전신화상을 입고도 다른 시민들의 대피를 도운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사연의 주인공은 이모(62)씨다. 지난 10일 G1방송에 따르면 그는 사고 당시 차를 타고 충전소 앞을 지나다 가스 폭발로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이씨는 고통 속에서도 한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당시 숙박업소에 머물던 이 가족은 폭발 현장에서 건물 뒤편으로 황급히 빠져나왔지만 어디로 대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씨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도움으로 현장에서 탈출한 A씨는 G1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씨가) 이쪽으로 피하라고 먼저 알려주셨다. 저희가 폭발 장소가 정확히 뭔지(어딘지) 인지를 잘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씨는 서울의 화상전문병원에서 수술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고 있지만 전신 화상으로 위독한 상태라고 알려졌다. 참사 현장의 의인은 또 있었다. 최초 신고자 김태철씨 역시 신속한 대응으로 더 큰 사고를 막았다. 충전소와 20m 거리에서 살고 있는 김씨는 가스가 새기 시작하자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리고 112와 119에 신고했다. 주민 최대철씨는 “우리가 나가고 2분 있다가 100m 정도 벗어났는데 (폭발이) 터지더라”며 “그 사람들 아니었으면 우리는 죽었을 것”이라고 매체에 말했다.앞서 지난 1일 오후 8시 37분쯤 LPG 충전소에서 벌어진 가스 누출에 이어 26분 뒤 오후 9시 3분쯤 발생한 폭발 사고로 5명의 중경상 인명피해와 28명의 이재민 발생 등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누출된 LP가스는 불과 10초 만에 인근 도로를 뒤덮었고, 1분여만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모텔 주변을 온통 에워쌌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주민들이 대피하기 시작한 지 불과 10여분 뒤에 시골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폭발 참사가 발생했다. 신속한 대피로 인명피해는 줄일 수 있었지만, 피해 주민 중 상당수는 사고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사고는 ‘사회재난’으로 인정됐다. 평창군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4일 피해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이번 사고를 사회재난으로 인정하는 심의를 의결했다. 사회재난으로 인정되면 구호 및 복구 사업에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에서 부담하거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보조한다. 평창군은 11일까지 피해 주민으로부터 사회재난 피해 신고서를 받는다. 평창군은 현장 조사와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심의 의결을 거쳐 구호금, 생계비, 교육비, 소상공인 구호 및 생계지원, 주거비, 복구비 등을 지원한다.
  • [사설] 野 핼러윈특조위 강행, 또 ‘재난의 정쟁화’인가

    더불어민주당이 그제 단독 강행한 ‘이태원참사특별법’이 총선 정국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이 특별법은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 처벌을 위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설치, 최장 1년 6개월간 사건의 진상을 다시 조사한다는 것이다. 용산경찰서장, 용산구청장 등 현장 지휘 책임자들이 기소돼 재판 중인 마당이다. 무엇을 더 밝히겠다는 것인지 답답하게 지켜보는 시선들이 많다. 핼러윈 참사는 좁은 골목에 한꺼번에 인파가 몰려 빚어진 사고였다. 안타까운 참사였으나 감춰진 진실이 따로 있다는 의혹이 없다. 미흡한 현장 관리와 대처로 서울경찰청장, 용산경찰서장, 용산구청장 등 23명이 이미 사법 처리 중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사유로 민주당의 탄핵 소추까지 받았으나 헌법재판소가 전원 일치로 기각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래도 모자라 국회가 55일간 국정조사를 벌였지만 새로 밝혀진 내용이 없었다. 뒤집어 털다시피 하고도 민주당이 또 이러는 것은 총선 정국에서 재난마저 유리한 포석으로 삼겠다는 정략적 발상이라고밖에는 보기 어렵다. 비판 여론을 피해 법 시행은 총선 뒤로 미뤘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 자체를 비판의 소재로 삼을 게 분명하다. 세월호 사건도 지난해까지 8년간 아홉 차례나 수사와 조사를 반복했다. 그러고도 새로 의혹은 밝혀내지 못했고 700억원의 세금을 들였다. 민주당이 추진한 법안대로 특조위가 구성되면 2년간 96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특조위 조사위원 11명 중 7명을 야당 위주로 추천하게 돼 있어 공정한 조사가 이뤄질지부터 회의적이다. 성과 없이 정쟁에만 끌려다녔던 세월호 특조위에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호소했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서울 on] DJ 정신과 여야 상생/이범수 정치부 기자

    [서울 on] DJ 정신과 여야 상생/이범수 정치부 기자

    “싸우지 말고,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면서 안전과 평화와 번영의 나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지난 6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린 행사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한 DJ가 무대에 깜짝 등장해 언급한 말이다. DJ는 자신을 사지(死地)로 내몬 이들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전두환 신군부의 ‘내란 음모 조작 사건’으로 고문까지 받았던 DJ는 대선에서 승리한 뒤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발표했다. 정치권은 여야 가리지 않고 DJ의 정신을 기리겠다고 했지만 국회가 거듭될수록 상생의 정신은 사라져 왔다. 상대 당을 악마화하고 적으로 규정해 강성 지지자에 기대는 정치가 일상화됐다. 선거라는 게 내가 이기기 위해 상대를 쓰러뜨려야 하는 쟁투(爭鬪)적 속성이 어느 정도 있을 수밖에 없지만 국민은 적당히 좀 하라고 외치는 게 현실이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등 거대 야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정치권은 전날 이태원참사특별법을 놓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최근 만난 한 정치권 원로는 “요즘에는 여야 의원들이 밥도 술도 따로 먹고, 출장을 가도 각각 모여 논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상생과 관련해 떠오르는 장면이 없는 건 아니다. 2013년 1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의원과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박기춘 의원이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둘러싼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에 손발을 맞춰 나간 게 대표적이다. 사상 최장기 철도 파업이 해결된 데는 산파 역할을 맡은 두 의원의 돈독한 신뢰 관계가 역할을 했다는 평이 나왔다. 당시 김 의원은 “박 의원과 저는 오랜 기간 쌓은 신뢰 관계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4년 12월 국회가 새해 예산안을 법정 기한 내에 처리한 것도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다. 1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처음 시행된 국회 선진화법의 위력이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 타협을 끌어낸 이완구·우윤근 여야 원내대표는 호평받았다. 지난 2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을 계기로 의원들 사이에 자성론이 나오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에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장 결정적 징후는 상대방에 대한 관용의 정치가 실종되는 것”이라며 “자기와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을 악마화하는 데 정치인들이 앞장서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여야 모두 독버섯처럼 자라난 증오 정치가 국민께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 정치 문화를 혁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다. 탈무드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하라는 뜻”이라고 이를 풀이한다. 인간은 보통 1분에 약 150개 낱말을 말할 수 있지만 1분에 600개 정도 단어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정치권도 말하기보다 듣기에 집중하고, DJ의 말을 본받아 행동을 실천에 옮기는 건 어떨까.
  • 한동훈 “제2부속실 설치 필요”…‘김구 폭탄’ 논란엔 “표현 공감 못해”

    한동훈 “제2부속실 설치 필요”…‘김구 폭탄’ 논란엔 “표현 공감 못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논란과 관련해 10일 “제2부속실 설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야당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은 이미 존재하는 제도이니 국회에서 추천하면 된다. 문재인 정권은 내내 추천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당은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민주당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2부속실 설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실이 깊이 있게 검토한다고 했으니 지켜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는 당내 여론에 대해 그는 “다양한 생각을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히 환영받을 일”이라며 “잘 듣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설명을 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이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한편 야당이 단독 처리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관련해 한 위원장은 “조사위(특별조사위원회)를 야당이 장악하고, 압수수색·출국금지·동행명령까지도 할 수 있다”면서 “야당 주도의 조사위가 사실상 검찰 수준의 그런 조사를 1년 반 동안 한다면 국론이 분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특별법 자체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국론 분열이 안 되고 피해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하고 보상을 강화할 특별법을 원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특별법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지에 대해선 “원내에서 여러 가지로 신중하게 논의해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현직 부장검사 등의 총선 출마 사례가 잇따르는 것에 대해선 “현직 검사장도 나온다고 하지 않나. 이성윤 검사장”이라며 “‘황운하법’ 이후 많은 게 흐트러졌다. 대법원 판례에 의해 그것 자체는 본인 권리”라고 말했다. 이성윤 검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을 거쳐 박범계 법무부 장관 하에서 서울고검 검사장에 임명됐다. 검찰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과 대척점에 서 있던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최근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위원장이 언급한 판례는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현직 경찰 신분으로 당선됐지만 이후 대법원이 ‘공직 사퇴 기한 내에 사직서를 냈다면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더라도 출마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의원직을 유지한 것을 말한다. 한 위원장은 다만 “우려 지점은 우리도 알고 있다”며 “그런 것을 포함해 우리가 후보를 선택할 때 감안할 것”이라고 밝혔다.한 위원장은 박은식 비대위원이 과거 백범 김구 선생을 “폭탄 던지던 분”이라고 말해 비판받는 것과 관련, “그 표현에 대해선 저도 공감 못 한다”며 “공인이 됐기에 더 언행에 신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총선 영입 인재인 박상수 변호사와 관련해 ‘여성 혐오’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선 “만약 그것이 본인의 철학이라고 하면 같이 갈 수 없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은 재판 중인 국회의원이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재판 기간의 세비를 전액 반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방탄으로 재판 지연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겠다”며 당 차원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민주당 반대로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총선 공천 신청 시 우리 당의 후보가 되길 원하면 이 약속을 지킨다는 서약서를 받겠다”고 말했다.한 위원장은 경남 당원들에게 “과거 3·15 의거 등 역사의 중요한 장면에서 경남은 대한민국의 해결책을 늘 제시해온 곳”이라며 “그런 경남의 정신으로 이 나라의 난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둔 곳이 경남의 바다 노량이었다. 충무공의 23전 전승 신화 중에 20승이 바로 경남 바다에서 해낸 것”이라며 “충무공의 위대한 애국심과 인품을 흠모하고 억지로라도 흉내 내며 동료 시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제 모든 것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창원 국립 3·15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지켜낸 3·15 의거 정신을 본받아 좋은 정치 하겠다”고 적었다.
  • 박수빈 서울시의원 “경전철 안전요원, 안전 예산으로 공식 편성해야”

    박수빈 서울시의원 “경전철 안전요원, 안전 예산으로 공식 편성해야”

    우이신설선·신림선 등 경전철의 극심한 혼잡도로 안전사고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수빈 의원(더불어민주당·강북구 제4선거구·행정자치위원회)은 불안정한 ‘경전철 안전요원’ 운영 방식을 문제 삼았다. 서울시는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김포골드라인 승객 실신 사고 등 지하철 혼잡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 가중으로 경전철 혼잡역사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경전철의 경우 무인 역사로 운영하기 때문에 혼잡 관리가 어려워 안전요원 배치가 필수다. 당시 안전요원 운영은 한시 사업으로, 도시교통실 잔여 예산과 동행 일자리 사업예산으로 집행했다. 문제는 올해 운영 방식이다. 서울시는 2024년 경전철 안전요원 운영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고, 박 의원이 이를 지적하자 뒤늦게 올해도 경전철 안전요원을 전년도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계획하지 않았던 탓인지 소관부서에서는 동행 일자리 사업 신청 시기를 놓쳐 1분기에는 전년도 잔여 예산으로만 사업비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3월, 동행 일자리 사업 참여를 계획하고는 있으나 사업 참여 불발 가능성도 있어 결과는 미지수다. 박수빈 의원은 “서울시는 표면적으로는 안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안전 예산을 살펴보면 계속해서 허점이 드러난다”라며, “부서에서 쓰고 남는 돈, 타 부서 돈으로 얼렁뚱땅 운영비를 쓰게 되면 결국 임시방편이라는 한계에 그칠 수밖에 없어, 경전철 안전요원은 경전철 이용 승객의 안전 예산으로 신규 편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의정광장] 3불 원칙이 새로 쓴 ‘서울 예산의 법칙’/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의정광장] 3불 원칙이 새로 쓴 ‘서울 예산의 법칙’/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몇 가지 결심과 다짐을 하게 된다. 그중 빠지지 않는 것이 다이어트와 운동이다. 많은 이가 다이어트로 덕지덕지한 군살을 빼고 운동으로 건강한 근육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안고 새해의 출발선에 선다. 한 계절 먼저 새해를 준비하는 서울시의회의 각오도 다르지 않았다. 정책의 연료인 예산의 군더더기를 덜어 내고 체력을 키우는 것이 의회의 최우선 목표였다. 13년간 ‘슈퍼예산’ 타이틀을 달고 꾸준히 몸집을 불려 왔던 ‘서울 살림’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뺄셈 예산심사’로 시작해 삶의 기초체력이 되는 민생·안전·미래 예산을 더하는 ‘덧셈 예산심사’까지 예산심사만 한 달 가까이 진행했다. 녹록지 않은 여정이 이어졌다. 예산을 다뤄 본 사람은 안다. 늘리기는 쉬워도 줄이는 건 어렵다. 상당한 저항이 뒤따른다. 관성에 휩싸여 달리는 수레를 멈춰 세우려면 곱절의 힘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예산의 총량은 줄어든 상태에서 약자 복지를 비롯한 필수예산의 비중을 키우는 건 더욱 간단치 않은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회는 서울시청 46조원, 서울교육청 11조원 합계 ‘57조 규모’의 2024년도 서울 예산을 확정했다. 서울시와 시교육청 예산을 전년보다 1조 4000억원, 1조 7000억원씩 줄인 대신 민생·안전·미래 예산은 일부 증액까지 해 가며 꼼꼼히 챙겼다. 무엇보다 여야 간 원만한 합의를 통해 법정 기한을 준수할 수 있게 돼 의회주의를 지향하는 의장으로서 매우 큰 보람을 느낀다. 서울시의회가 ‘긴축 예산’이라는 현실과 ‘민생과 안전, 미래 투자’라는 이상 사이에서 길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은 하나다. 제11대 의회 출범 이후 타협 없이 지켜 온 ‘3불 원칙’으로 교통정리를 했기 때문이다. 110명의 여야 의원 모두는 용도가 불요불급하고 집행 목적이 불분명하며 사업 효과가 불투명한 예산에 과감히 메스를 가하는 3불 원칙에 깊이 공감했고 기꺼이 동참했다. 대표적으로 시대적 용도를 다한 TBS의 지원금은 편성하지 않았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흐름에 편승해 효과 검증 없이 편성됐던 서울시의 메타버스 예산과 시교육청의 디벗 예산은 과감히 삭감했다. 그렇게 확장재정을 ‘절대 선’으로 규정하며 돈 풀기에 주력하던 과거의 예산 법칙을 새로 썼다. 반면 고물가 시대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 줄 새로운 대중교통 실험인 ‘기후동행카드’ 예산은 온전히 확보했다. 제2의 이태원 참사를 예방할 지능형 폐쇄회로(CC)TV 사업 예산 등 안전 예산은 대폭 증액했다. 세운지구 정비 예산 등 낙후된 도심의 활력을 되찾게 할 중장기 미래 투자 예산도 확보했다. 10년 넘게 봉인돼 온 성장판을 다시 연 것이다. 새해 다이어트와 새해 서울 예산의 공통점은 여기까지. 실패 확률이 높은 다이어트와는 다르게 올해 확정된 예산이 끝까지 잘 쓰일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는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기겠다.
  • 대통령실 “강행 처리 유감”… 거부권 행사 전망

    대통령실 “강행 처리 유감”… 거부권 행사 전망

    대통령실은 9일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 ‘이태원특별법’(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이 거대 야당 주도로 통과된 것과 관련, “여야 합의 없이 또다시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당과 관련 부처의 의견을 종합해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태원특별법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런 입장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헌법 가치에 어긋나거나 여야 합의 없이 처리된 경우, 법에 따라 오히려 갈등이 조장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논란의 법안’들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특히 양곡관리법을 시작으로 간호법, 방송3법, 노란봉투법, 쌍특검법 등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들은 모두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실이 야당 주도로 법안이 통과된 것에 유감을 나타내며 이태원특별법도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적으론 지난 5일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거부권을 행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거부권 정국에 휘말리는 것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법안이라는 점에 거부권 행사 때 여론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은 여야 협상과 여론 상황 등을 좀더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당과 부처 입장을 종합하겠다”고 밝힌 점에서 법안의 정부 이송 후 시간을 두고 거부권이 행사될 수도 있다. 쌍특검법은 국회 통과 후 8일 만에, 정부 이송 후 단 하루 만에 거부권이 행사됐지만 그 외에 거부권 행사한 다른 법안들은 모두 여론 수렴 등을 이유로 숙려 기간을 뒀다.
  • 巨野 ‘이태원 특별법’도 단독 처리

    巨野 ‘이태원 특별법’도 단독 처리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태원특별법)을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참사 발생 후 1년 2개월여가 지나 진상 규명 및 유가족 피해 구제의 길이 열렸지만,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에 따른 여야 간 막판 협상은 결렬됐다. 대통령실은 이태원특별법 통과에 유감을 표했고,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처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열린 ‘12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이자 새해 들어 처음 열린 본회의에서 이태원특별법 수정안은 재적의원 298명 중 여당이 퇴장한 가운데 재석의원 177명 중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다만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쌍특검법 표결에 이어 이번에도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야권이 이날 단독 처리한 이태원특별법 수정안은 김 의장의 중재안을 대부분 반영했다.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설치하는 대신 특별 검사를 임명하는 조항을 없앴고, 법 시행 시기를 ‘공포 후 3개월 경과한 날’에서 총선이 실시되는 ‘4월 10일’로 조정했다. 정치 쟁점화의 우려를 불식하자는 취지다. 특조위가 조사 대상자에게 자료 제출과 동행을 명령하고 이를 거부하면 검사에게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는 권한이 과도하다는 여당의 지적에, 영장 청구 요건을 ‘정당한 이유 없이 2회 이상 거부할 때’로 구체화했다. 특조위 활동기간은 원안과 같이 1년을 유지했지만 필요시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는 추가 활동기간을 최대 9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했다. 또 특조위 구성이 민주당에 편향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11명의 위원을 ‘국회의장이 유가족 등 관련 단체 등과 협의해 추천하는 3명, 여당 추천 4명, 야당 추천 4명’으로 수정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에게 직접 추천권은 없지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원안에는 국회의장(민주당 출신)이 1명, 국민의힘 4명, 민주당 4명, 유가족단체가 2명을 각각 추천하도록 해 사실상 여당 측 4명, 야당 측 7명의 구조였다. 수정안을 대표 발의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우리 당은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의 고민과 노력도 반영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수정안 역시 공정성과 중립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막판까지 특조위 구성에 대한 여러 방안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여당에서 특조위 위원장을 지명하는 방안, 변호사협회 등에서 위원을 추천받는 방안, 여야 추천 위원들이 협의해 나머지 위원을 구성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 위원을 추천해선 안 된다는 게 골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재난의 정쟁화 중단하라’, ‘편파악법 결사반대’라고 쓰인 손피켓을 들고 이태원특별법 강행 처리와 쌍특검법 재표결 지연을 비난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세금 낭비가 자명한 특조위 구성 등 독소조항을 고집하는데 이태원 참사마저 총선 국면에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속내”라고 비판했다. 특조위를 둘러싼 표면적인 공방의 이면에는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여당이 당시처럼 특조위 자체를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야당이 책임규명 및 수습이 아니라 총선에 이용하려 이태원 참사를 정쟁화시킨다고 본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두 번이나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윤 원내대표는 “(법안이) 단독으로 통과된 이후라도 협상한 사례가 있다”면서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 뒀다. 또 거부권 행사를 대통령실에 건의하냐는 질문에 “조금 지켜봐 주기 바란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쌍특검법 재표결은 국민의힘의 요구를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쌍특검법 재의요구와 관련해 이날 ‘의사일정 변경동의의 건’을 제출하고 재투표를 시도했으나 의석수에 밀려 부결됐다. 민주당의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재표결 시기에 대해 “언제 할지 정확한 날짜는 당분간 기약할 수 없다”고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윤 원내대표는 “자기들 유리한 시기에 맞추겠다는 자세 자체가 이 법이 정략적이고 악의적인 총선 민심 교란용 악법이란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가능하면 오는 25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의결 표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열린 국민의힘 중진연석회의에서는 3선 이상 중진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의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여론 악화를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용어 클릭] ●이태원 특별법 10·29 이태원 참사의 발생 원인, 수습 과정에 대한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의 진상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위원 11명으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심의위원 9명으로 구성된 이태원참사피해구제심의위원회 등을 둔다. 심의위원회는 피해구제 신청을 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피해자 인정 여부, 지원금 등을 결정한다. 생활지원금, 의료지원금, 심리상담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대통령실, ‘이태원특별법’에 “일방 강행처리 유감”

    대통령실, ‘이태원특별법’에 “일방 강행처리 유감”

    “법안 송부되면 당·부처 의견 종합할것”쌍특검법 이어 거부권 행사시 부담도 대통령실은 9일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 ‘이태원 특별법’(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이 9일 거대 야당 주도로 통과된 것과 관련, “여야 합의 없이 또다시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당과 관련 부처의 의견을 종합하여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태원 특별법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런 입장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헌법 가치에 어긋나거나 여야 합의 없이 처리된 경우, 법에 따라 오히려 갈등이 조장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논란의 법안’들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특히 양곡관리법을 시작으로 간호법, 방송3법, 노란봉투법, 쌍특검법 등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들은 모두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실이 야당 주도로 법안이 통과된 것에 유감을 나타내며 이태원 특별법도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적으론 지난 5일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거부권을 행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거부권 정국에 휘말리는 것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법안이라는 점에 거부권 행사 때 여론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은 여야 협상과 여론 상황 등을 좀더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당과 부처 입장을 종합하겠다”고 밝힌 점에서 법안의 정부 이송 후 시간을 두고 거부권이 행사될 수도 있다. 쌍특검법은 국회 통과 후 8일 만에, 정부 이송 후 단 하루 만에 거부권이 행사됐지만 그 외에 거부권 행사한 다른 법안들은 모두 여론 수렴 등을 이유로 숙려 기간을 뒀다.
  • 野 ‘이태원 특별법’도 단독 처리…與 “총선 국면에 정쟁 이용”

    野 ‘이태원 특별법’도 단독 처리…與 “총선 국면에 정쟁 이용”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10·29 이태원참사특별법을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 속에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참사 발생 후 1년 2개월여가 지나 진상규명 및 유가족 피해 구제의 길이 열렸지만,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에 따른 여야 간 막판 협상은 결렬됐다.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처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여전히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전망이 교차했다. 이날 열린 ‘12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이자 새해 들어 처음 열린 본회의에서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 수정안은 재적의원 298명 중 여당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재석의원 177중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 간 막판협상 결렬에 대해 “정부·여당이 과거 세월호 참사 때와 같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자체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여러 수정 제안을 반복 제안하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간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수정안을 대표 발의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여야 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우리 당은 김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의 고민과 노력도 반영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야권이 이날 단독 처리한 이태원특별법 수정안은 김 의장의 중재안을 대부분 반영했다.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대신 특별 검사을 임명하는 조항을 없앴고, 법 시행 시기를 ‘공포후 3개월 경과한 날’에서 총선이 실시되는 ‘4월 10일’로 조정했다. 정치 쟁점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시기를 조정하자는 김 의장의 의견을 수용했다. 국민의힘은 특조위가 조사 대상자에게 자료 제출과 동행을 명령할 수 있고, 이를 거부하면 검사에게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것도 과도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민주당은 영장청구 요건을 ‘정당한 이유없이 2회 이상 거부할 때’로 구체화했고 조사위원회 활동기간은 1년으로 그대로 둔 대신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는 추가 활동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또 특조위 구성이 민주당에 편향돼 있다는 여당의 비판을 수용해 11명의 위원 가운데 국회의장이 관련 단체 등과 협의해 추천하는 3명, 여당 추천 4명, 야당 추천하는 4명으로 구성하도록 수정했다. 원안에는 국회의장이 1명, 국민의힘 4명, 더불어민주당 4명, 유가족단체가 2명을 각각 추천하도록 해 사실상 여당 측 4명, 야당 측 7명의 구조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날 수정안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미 수사와 재판을 통해 책임자 파악과 처벌이,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 규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연단에서 “특조위의 편파적 구성으로 편향적 운영이 우려된다”고 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민주당은 세금낭비가 자명한 특조위 구성을 비롯한 독소조항을 고집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마저 총선 국면에 정치적 이용하려는 속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로텐더 홀에서 ‘재난의 정쟁화 중단하라’, ‘편파악법 결사반대’라고 쓰인 손피켓을 들고 이태원특별법 강행 처리와 쌍특검 표결 지연을 비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태원특별법을) 단독으로 통과시킨것은 국민의 안전이 아니라 정쟁과 갈등을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연 데 이어 본회의 직전에도 한 번 더 의원들을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윤 원내대표는 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대통령실에 건의할 것인냐는 질문에 “오늘 그 얘기를 할 시기는 아니고 조금 지켜봐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국회로 돌아온 쌍특검법 재표결은 국민의힘의 요구를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쌍특검법 재의요구와 관련해 이날 ‘의사일정 변경동의의 건’을 제출하고 재투표를 시도했으나 의석수에 밀려 부결됐다. 민주당의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언제 할지 정확한 날짜는 당분간 기약할 수 없다”고 재표결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 가족을 위한 방탄 거부권을 국회가 거수기처럼 수용할 이유가 없다”며 “권한쟁의심판, 이해충돌방지법과의 충돌 문제 등을 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 원내대표는 “원칙과 상식이란 관례를 깨고 굳이 총선 민심 교란하고자 시기를 이렇게 자기들 유리한 시기에 맞추겠다는 자세 자체가 이 법의 정략적이고 악의적인 총선 민심 교란용 악법이란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될 수 있는 대로 오는 25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의결 표결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 野, ‘이태원 특별법’ 단독 처리…국힘 표결 불참

    野, ‘이태원 특별법’ 단독 처리…국힘 표결 불참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재조사를 위해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9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로 상정된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을 총 투표수 177표 중 찬성 177표로 의결했다. 다만 표결에는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만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강행 처리에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여야는 그동안 특별법 협상을 진행해 특조위 설치에 일부 공감대를 이뤘지만, 위원 구성 등 세부 사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막판 결렬됐다. 이에 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일부 반영한 수정안을 제출해 본회의 표결에 부쳤다.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특별법은 이태원 참사 진상 재조사를 위한 특조위를 구성하는 것이 골자다. 특조위는 상임위원 3명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된다. 특조위원은 국회의장이 유가족 등 관련 단체와 협의해 3명을 추천하고, 여당(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됐던 정당)이 4명, 야당이 4명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상임위원은 국회의장과 여당, 야당이 각 1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위원장은 상임위원 중에서 특조위 의결로 선출한다. 특조위 직원 정원은 60명이며, 필요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공무원 파견을 요청할 수 있다. 활동기간은 1년 이내이지만 필요시 3개월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최대 1년 6개월간 활동이 가능하다. 민주당 원안에 있던 특조위의 특별검사(특검) 요구 권한은 삭제됐고, 시행 시기도 ‘공포 후 3개월 경과한 날’에서 ‘올해 4월 10일’로 수정됐다. 김 의장의 중재안을 일부 반영한 결과다.
  • 수출 회복에도 ‘내수 부진’ 경고음… “정부, 과감한 부양책 써야” [뉴스 분석]

    수출 회복에도 ‘내수 부진’ 경고음… “정부, 과감한 부양책 써야” [뉴스 분석]

    KDI “고금리에 소비·투자 둔화”11월 신규 취업 한 달 새 7만명 ‘뚝’12월 물가 3.2%로 내림세 이어가기업 시설투자 세제 혜택 올해까지영세사업자 부가세 납부 두 달 연장 최근 반도체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 경제에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내수의 두 축인 소비와 투자가 둔화하고 있어 웃을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까지 물가를 자극할까 봐 펴지 못했던 경기 부양책에 시동을 걸 태세다. 국민의 닫힌 지갑을 열고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유도하지 못한다면 온전한 경기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경제동향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다소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경기 부진의 완화를 언급했지만 “고금리 기조로 소비와 투자가 모두 둔화하는 모습”이란 평가를 유지했다. KDI가 ‘내수 둔화’란 표현을 쓴 것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다. KDI는 “상품 소비가 감소세를 지속하고 서비스 소비도 낮은 증가세에 머물렀다”면서 “설비투자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건설 수주의 누적된 감소가 반영되며 건설투자 증가세도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10월 -4.5%에서 11월 -0.3%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율이 축소됐다. 하지만 KDI는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소비가 위축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올해 각종 할인행사의 영향으로 인한 일시적인 축소”라고 분석했다. 수치는 개선됐지만 추세적 흐름이 바뀔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기업이 건물·기계 등에 투자하는 설비투자액은 지난해 10월 -9.9%, 11월 -11.9% 등 부진을 이어 갔다. 정부가 인센티브 성격의 ‘시설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지난해 한시 도입했지만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했던 셈이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 제도를 올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내수 둔화의 여파는 노동시장으로 번졌다. 11월 신규 취업자 수는 27만 7000명으로 전월 34만 6000명에서 1개월 새 6만 9000명 줄었다. 특히 내수 둔화의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5만 2000명에서 7000명으로, 정보통신업은 7만 5000명에서 5만 4000명으로 증가폭이 쪼그라들었다. 고물가 탓에 소비가 급감하면서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악화한 것이다. 이에 국세청은 중소 건설·제조업자 20만명과 영세 음식·소매·숙박업자 108만명을 대상으로 부가가치세 납부 기한을 3월 25일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매출이 감소한 사업자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기 위해서다. 다만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세는 완만하게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 이후 11월 3.3%, 12월 3.2%로 내림세를 이었다. 정부는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진입하는 시점을 경기 부양에 본격적으로 나설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정부의 새해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내수 진작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내수 둔화가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물가보다는 부양책을 과감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카드 추가 사용액 소득공제, 노후차 교체 지원은 국민 다수에게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물가를 자극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밑바닥 서민 경제가 살아나도록, 중산층이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방향으로 그들의 주머니를 채워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 여야, 이태원법 의견 접근…9일 본회의 전까지 막판 절충

    여야, 이태원법 의견 접근…9일 본회의 전까지 막판 절충

    여야 원내대표가 8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둘러싼 추가 협상을 통해 쟁점 사항을 놓고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9일 본회의를 앞두고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시내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김 의장의 중재안을 놓고 조율을 시도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 의장의 중재안은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되,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 조항을 빼고 법 시행 시기도 4월 총선 이후로 미루자’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특조위 절대 불가’ 입장을 바꿔 특조위를 수용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에 물꼬가 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야는 특조위를 설치하자는 데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특조위의 지위와 운영 방향 등 세부 사항을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특조위 설치를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수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특조위 설치 관련 문안이 여러 개이다 보니 그 부분에서 일부 이견이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일 본회의까지 추가적인 협상을 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면서 “마지막까지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협의에 임하겠다”고 말했다.원내 과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은 9일 본회의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 ‘데드라인’이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본회의 전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처리하고, 합의가 안 되면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원안을 단독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만약 오늘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회동에서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엔 단독 처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국회가 오는 15일부터 다시 소집되고 본회의가 25일과 다음달 1일에 예정돼 있는만큼 처리가 9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국판 항공우주국(NASA)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 설치 법안이 이날 오전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우주항공청설립운영특별법(우주항공청법) 제정안과 우주개발 진흥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지난해 4월 특별법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9개월 만이다. 제정안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우주항공청은 올해 5∼6월께 경남 사천에 설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은 공포 후 4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제정안은 우주항공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으로 설치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우주위원회에서 감독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 쌍특검 거부에 野 권한쟁의 청구 검토… ‘재표결’ 2월로 미뤄지나[뉴스 분석]

    쌍특검 거부에 野 권한쟁의 청구 검토… ‘재표결’ 2월로 미뤄지나[뉴스 분석]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이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오면서 여야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은 조속한 처리로 법안을 폐기하고자 하지만 야당은 국민적 관심이 총선에 집중되는 설 연휴까지 특검법 정국을 이어 가려고 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쌍특검법’을 9일 본회의에서 직권상정할 가능성이 작아 재표결 시점이 다음달 이후로 미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쌍특검법을 9일 본회의에 상정해 법안을 폐기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이 정권 심판론과 직결된다고 판단하고 재표결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의결 땐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중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야권 성향 180명이 전원 출석해 찬성해도 여권 이탈표 19표를 가져와야 해서 재의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배우자 관련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해 충돌에 해당한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일에는 비공개 전문가 간담회가 열린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9일 처리는 여당에서 일방적으로 얘기한 것일 뿐 우리는 급하게 처리할 이유가 없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한두 차례 들어 보고 권한쟁의심판 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시간을 끈다고 비판했다. 정희용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다른 이유로 지연한다면 총선을 겨냥한 정쟁용 꼼수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령 대변인도 논평에서 “권한쟁의 심판 결과까지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민주당도 알 텐데 총선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겠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이 여야 합의 없이 재표결안을 직권 상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쌍특검법 재표결은 2월 임시국회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가 끝난 후 다시 임시국회를 열려면 설 연휴 이후인 2월 중순은 넘어야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통상 2월에 총선 후보 공천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때 표결하면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 의장 측 관계자는 “그동안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건을 올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며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의사일정에 반대하면 처리될 수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정부는 윤 대통령 명의의 재의요구서에서 “우리 헌정사에서 특별검사 법률을 도입할 경우 다수당의 전횡을 막기 위해 항상 여야 합의로 처리해 온 것은 삼권분립 원칙을 존중한 관례”라고 밝혔다. 여야 합의 없이 쌍특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9일 본회의에 상정될 ‘이태원 참사 특별법’도 뇌관이다. 민주당은 이번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진상 조사보다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 尹 ‘쌍특검’ 거부권에 野 권한쟁의심판 맞대응…재표결 2월로 미뤄지나

    尹 ‘쌍특검’ 거부권에 野 권한쟁의심판 맞대응…재표결 2월로 미뤄지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이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오면서 여야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은 조속한 처리로 법안을 폐기하고자 하지만, 야당은 국민적 관심이 총선에 집중되는 설 연휴까지 특검법 정국을 이어가려고 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쌍특검법’을 9일 본회의에서 직권상정할 가능성이 작아 재표결 시점이 다음달 이후로 미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쌍특검법을 9일 본회의에 상정해 법안을 폐기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이 정권 심판론과 직결된다고 판단하고 재표결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의결 땐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야권 성향 180명이 전원 출석해 찬성해도 여권 이탈표 19표를 가져와야 해서 재의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배우자 관련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해 충돌에 해당한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일에는 비공개 전문가 간담회가 열린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9일 처리는 여당에서 일방적으로 얘기한 것일 뿐 우리는 급하게 처리할 이유가 없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한두 차례 들어보고 권한쟁의심판 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시간을 끈다고 비판했다. 정희용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다른 이유로 지연한다면 총선을 겨냥한 정쟁용 꼼수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령 대변인도 논평에서 “권한쟁의 심판 결과까지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민주당도 알 텐데 총선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겠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없이 재표결안을 직권 상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쌍특검법 재표결은 2월 임시국회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가 끝난 후 다시 임시국회를 열려면 설 연휴 이후인 2월 중순은 넘어야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통상 2월에 총선 후보 공천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이때 표결하면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 의장 측 관계자는 “그동안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건을 올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라며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의사일정에 반대하면 처리될 수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정부는 윤 대통령 명의의 재의요구서에서 “우리 헌정사에서 특별검사 법률을 도입할 경우 다수당의 전횡을 막기 위해 항상 여야 합의로 처리해온 것은 삼권분립 원칙을 존중한 관례”라며 “불문 헌법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헌법적 관행”이라고 밝혔다. 여야 합의 없이 쌍특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9일 본회의에 상정될 ‘이태원 참사 특별법’도 뇌관이다. 민주당은 이번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진상 조사보다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 서해 포사격 훈련에 “이제 겨우 정상화됐는데”… 접경지 관광 촉각

    서해 포사격 훈련에 “이제 겨우 정상화됐는데”… 접경지 관광 촉각

    갑작스런 북한군의 서해 해안포 사격훈련과 우리 군의 대응으로 서해 5도를 항해하는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고,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자 접경지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종료후 모처럼 관광객 발길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간 긴장이 또 다시 관광객 감소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옹진군은 5일 오전 11시18분쯤 해병대사령부로 부터 북한 해안포 사격에 따른 주민 대피 방송준비 요청을 받고 이날 낮 12시13분 부터 총 15회에 걸쳐 안내 방송을 하며 주민들에게 가까운 대피소로 이동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인천시도 오후 1시 21분 “완충구역 북 해안포 사격으로 우리 군은 오늘 오후에 해상 사격 예정입니다. 서해5도 주민께서는 만일의 사태에 유의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보냈다.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연평도에서는 주민 2085명 중 508명(24.3%)이 대피소 8곳으로 나눠 대피했다. 백령도에서도 주민 4875명 가운데 269명(9.3%)이 대피소 29곳으로 각각 대피했고,대청도에서는 1422명 중 36명(2.5%)이 대피했다. 갑작스러운 대피령으로 연평중고 학생들 역시 급식 시간에 학교 지하로 대피했다가 인근 1호 대피소로 다시 피신했다. 인천과 연평도·백령도를 오갈 예정이었던 여객선 3척의 운항도 모두 통제됐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76명을 태우고 백령도로 출항한 코리아프린스호는 50분 뒤 인천항으로 회항했다. 운항 통제된 나머지 여객선 2척의 매표 인원도 272명에 달했다. “세월호 참사, 코로나19 이후 오랫만에 회복세”서해5도민들 “인구 감소세 남북 모두 고려해야” 사정이 이렇자, 일부 섬 관광지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와 코로나19 등 각종 악재로 침체됐다가 지난 해 초 부터 모처럼 회복중인 섬 지역경제가 다시 나빠지는 것 아나냐”며 우려했다. 대이작도에서 펜션업을 운영중인 조동식(61)씨는 “비수기라 관광객 감소 등 아직 아무런 영향이 없지만 우리 군의 지나친 대응이나 언론의 과잉 보도가 불안감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령도 장태헌 선주협회장은 “연말연시는 대부분 휴어기이고, 2월 중순 까지는 2~3척만 조업을 해 어민생계에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남북 모두 인구가 줄고 있는 서해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파주 임진각에서는 6~7일 이틀간 평소 보다 관광객 수가 절반 가량 줄어든 한산한 모습을 보이자, 원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한 상인은 “토요일인 6일 매출이 평소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며 “남북간 긴장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반면, 파주시 관계자는 “서해 포 사격훈련후에도 비무장지대(DMZ)관광은 중단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매표 예약 취소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래 12~1월은 과거에도 관광객 방문 수가 1일 600~1000명 내외로 평소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비수기이다”며 “포 사격 훈련 후 주말 이틀간 관광객 수에서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 언제까지 병사만 ‘까까머리’… 병사·간부 두발 차별 고민하겠다는 군, 2년째 빈말만[취중생]

    언제까지 병사만 ‘까까머리’… 병사·간부 두발 차별 고민하겠다는 군, 2년째 빈말만[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머리 길이와 나라 지키는 건 관련 없잖아요. 머리 길다고 전투력 떨어진다는 과학적 근거도 없지 않나요.” 올해 예비군 6년 차를 맞은 이모(29)씨는 군대 내 두발규정이 늘 이해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다른 예비군 홍모(29)씨 역시 “군에 복무할 때 외박 나갈 때마다 한줄로 세워놓고 머리 길이 검사를 하는 게 너무 폭력적으로 느껴졌다”면서 “머리를 조금 기를 수 있게 해달라고 간부에게 많이 항의했지만 한번도 의견이 받아들여진 적은 없었다”고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병사에게만 짧은 머리를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는 문제 제기가 많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도 2021년 군 간부와 병사에게 다르게 적용되는 두발 규정을 시정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두발규정 개정을 논의하겠다는 국방부는 2년째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병사는 ‘스포츠형’만…해외선 두발 차별 안해 2021년 인권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모든 군에서 간부에게는 ‘스포츠형’ 또는 ‘간부표준형’ 두발을 선택할 수 있지만 병사에게는 스포츠형만 강제하는 규정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조사에 앞서 인권위에는 ‘병사와 간부들에게 다른 두발규정을 둔 것은 차별’이라는 취지의 진정이 제기됐습니다. 인권위 관계자에 따르면 2020~2023년 사이 인권위에 ‘군대 내 두발규정’ 관련 진정이 제기된 건은 최소 34건입니다. 4년 전부터 꾸준히 병사의 두발규정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는 셈입니다. 당시 각 군은 두발규정의 차등 적용 이유로 ▲병영 단체생활 ▲신속한 응급처치 및 2차 감염 방지 ▲헬멧 등 보호장구 착용 ▲병사 이발을 위한 부대 내 전문인력 부족 ▲병사 간 두발 유형 차이로 인한 위화감 조성 방지 등을 꼽았습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도 군 두발규정에 차등이 있는 사례는 드뭅니다. 인권위가 해외 사례를 살펴본 결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모병제 국가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같은 징병제 국가인 이스라엘에서도 신분에 따라 군에서 두발규정을 다르게 적용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별 시정하라” 권고에도 2년째 묵묵부답 인권위는 2021년 12월 현재 운용하는 군 두발규정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인 만큼 시정하는 방향으로 두발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듬해 7월 두발규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지난해에도 국방부는 각 군에서 추가 논의를 통해 개정안을 검토하겠다면서도 2년 넘게 확정된 개정안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는 지난 4일 “국방부가 2년에 걸쳐서 두발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직접적인 권고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검토 중’ 또는 ‘미확정’이라고 반복 답한 것은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하려는 노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이어 “국방부가 인권위의 권고 수용을 지체하면서 여전히 군에서는 기존 두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고, 인권침해를 호소하는 병사들의 진정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군인권단체 등 게시판에도 두발규정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현재 국방부의 부대관리훈령에 따르면 용모나 두발에 대해 ‘항상 깨끗하고 단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군 내 기강을 다잡는 조건으로 머리 길이보다는 ‘단정한 관리’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입니다. 병사 머리 길이에 대한 차등 기준을 고집하는 것보다 개별 군인에게 최소한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자발적인 기강 확립을 꾀하려는 고민이 보다 생산적이라는 지적을 국방부가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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