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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윤조 “日 과거사 문제 선택이 한·일협력 장래 결정”

    심윤조 “日 과거사 문제 선택이 한·일협력 장래 결정”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과거사 문제는 한·일 양국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일본 자신과 국제사회간의 문제”라면서 일본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심 의원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다’ 특별초청강연에서 한·일 관계 발전의 발목을 잡아온 원인으로 과거사 문제를 들면서 “과거의 질곡에서 헤어나오기 위한 일본의 선택이 한·일 협력의 장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자고 역설해 왔지만 결국 기대와 다른 상황으로 진행돼 왔다”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도 집권 초기에는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의욕을 보였지만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 때문에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지난달 4일 아베 일본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특사를 보내 관계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과 관련, “출발은 역대 정부와 다를 바 없지만 또 다시 역사 문제의 덫에 걸리지 않을 지 걱정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역대 어느 총리보다 우익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취임 이후 위안부 문제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의 문제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진정성 측면에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높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의 국제 정세는 격변의 시기”라면서 “세계 주요국가들의 지도부가 교체되는가 하면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 등 국제질서의 새로운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하면서 자칫 잘못하면 조그마한 갈등이 커다란 대립, 물리적 충돌로 비화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두 나라 지도자가 한·미·일, 한·중·일, 역내 다자안보 협력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고노 요헤이 “한·일 상호간 존중·존경이 중요”

    고노 요헤이 “한·일 상호간 존중·존경이 중요”

    “한일 양국이 안보와 경제 문제에 있어서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그 바탕에는 서로 존경하고 존중하는 관계가 확실하게 구축돼 있어야 한다.”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 ‘2013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에서 “북한 문제 대처는 물론,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향후 중미 관계를 고려할 때 한일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게 유익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고노 전 의장은 1977년 후쿠다 다케오 일본 총리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제시한 ‘후쿠다 독트린’이 오늘 날에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에 있어서 안보와 경제적 이익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서로 대등한 협력자로서 존중하고 사회·문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진정한 친구로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상호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일간 신뢰 관계가 구축되기 위해서 일본이,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국을 식민지화하고 일본식 가치관을 강요했던 역사적 사실을 진지하게 직시하고 확실하게 반성하는 게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965년 한일 기본조약과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 선언이 그나마 한일 상호 신뢰 관계의 기초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한일파트너십 공동 선언까지 일본이 식민지 지배에 대해 명문화한 사죄를 하지 않았던 것은 부당한 처사였다고 돌이켰다. 1998년에야 ‘인의’라는 바탕에 한일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는 이야기다. 고노 전 의장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되풀이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누구나 참배할 수 있는 새로운 국립 위령시설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일본 정부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인의에 반하는 처사”라며 약속 이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끝으로 “일본이 역사 문제를 진지하게 마주하고 반성해야 할 점을 반성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진정한 친구로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매우 유리한 관계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노 전 의장은 강연 말미에 일본 유학중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 사람을 구하다 숨진 고(故) 이수현씨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2년 전 외무대신을 지낼 당시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이수현 사건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수현은 많은 일본 사람의 마음에 남았고, 일본 사람들은 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청년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갖게 된 근거가 됐을 정도로 대단히 큰 사건이었다”며 “양국이 진정한 친구로서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답을 찾는 것이 한국과 일본 젊은 세대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원로 정치인으로 관방장관, 자민당 총재, 외무대신 등을 거친 고노 전 의장은 관방장관 시절이던 1993년 8월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와 반성의 뜻을 담은 이른바 ‘고노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日, 8월까지 우경화 스케줄… “양국 미래 위해 대화 계속해야”

    [한·일 미래의 길을 묻는다] 日, 8월까지 우경화 스케줄… “양국 미래 위해 대화 계속해야”

    ‘우경화 행보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거나, 혹은 과거를 치유하며 관계 복원을 시도하거나….’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와 지난해 말 집권 여당이 된 아베 신조 정부 간의 올해 한·일 관계 전망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이렇다. 그동안 얼음장 같던 양국 관계에 기회와 위기 요인이 모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극단적인 대립 구도로 가면 양국 관계는 ‘양패구상’(兩敗俱傷·서로 싸우다 양쪽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상처만 입음)격이 될 수 있다. 일본의 올해 국내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양국 관계는 특히 아베 총리의 ‘우익 본능’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첫 1년의 한·일 관계는 한·일 국교정상화를 이룬 한·일 기본조약(1965년) 체결 50주년인 2015년 박근혜 임기 중반까지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은 자서전인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다른 어느 나라와의 관계보다 인내심이 더 필요한 게 일본과의 외교이고, 양국 모두 서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일본과 진심을 털어놓는 대화를 계속한다면 조금씩 풀려갈 것으로 믿는다”고도 했다. 역사와의 화해를 위해서는 독도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첫 변수로는 22일 일본 시마네현이 여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 수위가 꼽힌다. 아베 총리 등 주요 각료들이 불참을 표명했지만 자민당은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승격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실행하려는 기류가 짙다. 일본 정부는 독도 등 자국의 영토분쟁 전담 부서인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신설하며 우익·보수 세력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총리 산하에 조직을 신설한 건, 독도 문제 등을 정권 차원의 핵심 과제로 격상시켰다는 의미인 동시에 아베 내각이 우익 공약 실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한다. 3월에는 독도 영유권 기술 및 과거사 왜곡을 강화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는 일본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된다. 곧 이어 아베 총리가 4월에 열리는 야스쿠니신사 춘계 예대제에 참배할지도 주목된다. 자민당과 2차 세계대전 전몰자 유족 모임인 일본유족회는 아베의 참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첫 집권 때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지 않았지만 자민당 총재였던 지난해 10월 참배한 후 “임기 중 야스쿠니 참배를 못한 게 통한의 극한”이라고 밝힌 바 있다. 4~5월에는 일본 외교정책 기조인 외교청서가 발간된다. 7월 참의원 선거와 8월 이내 발표되는 방위백서는 양국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마저 승리할 경우 아베의 우익 기조도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12일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때까지는 경기 부양 등 내치에 집중하며 대외 강경 정책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선거에 승리하면 아베 기조를 본격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는 임기 중 일본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격상하고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여 왔다. 참의원 선거 결과와 맞물려 방위백서가 우경화 전략을 어떤 식으로 드러낼지 주목된다. 일본 정부의 경제 기조인 ‘엔저 정책’도 변수로 여겨진다. 한국 경제의 체감 피해가 확대되면 반일 기류가 퍼질 수도 있다. 환율 효과가 국내 경제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 우리 주력 산업의 수출에 현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양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지만 한·일 관계뿐 아니라 중·일 관계와 미·일 관계 속에서 일본의 유동성이 커 한·일 양국의 새로운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엔저 문제는 우리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보디 블로’(Body Blow·몸통 공격)로 한국 경제가 일본 때문에 더 힘들어진다는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긴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우경화 흐름에 대화를 차단하거나 협력을 기피하는 건 우리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제언하고 있다. 역내 안정을 위해서도 양국 간 갈등을 관리하며, 내실 있는 조용한 외교를 통한 신뢰 회복에 양국이 힘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광주와 ‘버마’의 우애 공고히 유지할 것”

    “광주와 ‘버마’의 우애 공고히 유지할 것”

    “민주화운동 헌신한 한국 젊은이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젊은이들의 이상과 열정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광주를 방문한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는 31일 “광주의 자유·인권을 향한 욕망에 감동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치 여사는 강운태 광주시장과의 간담회에서 “인간으로서 자유·인권을 원하는 것은 비슷한 것 같다”며 “광주와 버마 민주화운동의 끈이 강하게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이날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헌화·참배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당시 계엄군에 의한 최초로 희생된 김경철(1952~1980), 만삭의 몸으로 숨진 최미애(1952~1980), 전남대 총학생회장으로 반독재투쟁을 했던 박관현(1953~1982) 열사의 묘를 둘러본 수치 여사는 열사들의 나이를 묻는 등 죽음에 관심을 보였다. 이후 외국인 최초로 5·18묘지에 기념식수를 했다. 수치 여사는 광주시청 방문에 이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해 광주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또 2004년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가택연금으로 실제 수상하지 못했던 광주인권상도 5·18기념재단으로부터 받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광주시민들이 오랫동안 보여준 우애에 감사한다”며 “광주와 조국 버마의 강력한 우호관계를 공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서울로 올라온 수치 여사는 국회 의장실에서 강창희 국회의장과 만났다. 강 의장은 “한국이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병행해 국가 발전을 이룩하는 데 40~50년 가까이 걸렸다”면서 “이제 막 개방을 시작한 미얀마가 한국의 발전 경험을 토대로 더 빠르게 압축 성장하길 바라고 이 과정에서 한국이 미얀마의 경제성장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감사의 뜻을 표했다. 수치 여사는 이날 밤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배우 이영애, 안재욱, 송일국, 김효진, 채정안 등 한류 스타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한편 이날 수치 여사는 자신의 이름을 원래 발음과 비슷한 ‘아웅산 수지’로 정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버마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는 독재자가 임의로 바꾼 국명인 ‘미얀마’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버마’로 국명을 표기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외래어 표기법상 ‘수치’가 맞지만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해 오면 재심의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주화 도시’ 광주 간 수치여사…평창만큼 방문 원했다

    ‘민주화 도시’ 광주 간 수치여사…평창만큼 방문 원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68) 여사가 30일 광주를 찾았다. 오후 7시 20분쯤 비행기편으로 광주에 도착한 수치 여사는 공식 일정 없이 곧바로 숙소로 이동, 휴식을 취했다. 수치 여사는 이번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초청을 받아들여 방한을 결정하면서 ‘광주 방문’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5·18기념재단은 “수치 여사가 방한 기간 빡빡한 서울 일정에도 불구하고 ‘1박2일’을 할애해 광주를 찾았다”며 “이는 동남아 등지에 민주와 인권의 도시로 잘 알려진 광주를 직접 와 정서적 공감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치 여사는 2004년 ‘광주 인권상’ 수상자로 결정되고도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터라 광주를 방문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수치 여사가 여러 차례 광주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주위에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이번 방한 기간에 광주 방문 일정을 잡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31일 오전 9시 30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다. 이어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기념식수를 한다. 광주시는 기념식수 수종으로 소나무를, 장소는 추념문 부근으로 결정했다. 이날 묘지 방문에는 민족민주동맹(NLD) 관계자와 국내 거주 미얀마인 40명, 5·18청소년평화대사 20여명이 동행한다. 수치 여사는 이후 광주시청에서 강운태 시장을 만나 광주시와 미얀마의 상호 우호교류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눈다. 오후에는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주관으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관단체장·시민사회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환영행사에 참석한다. 그는 시와 5·18기념재단으로부터 명예시민증과 ‘2004년 광주인권상 메달’을 각각 받는다. 수치 여사는 2004년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가택연금 상태여서 상을 받지 못했다. 그는 메달을 받은 뒤 광주 방문 소감을 밝힐 계획이다. 한편 미얀마 다큐멘터리 영화 ‘물 위의 토마토-인레 호수의 위기’(2010년)가 30일 오후 7시 시청 1층 영상관에서 상영됐다. 광주국제영화제와 광주영화사랑 모임이 그의 광주 방문을 기념해 준비했다. 미얀마 출신 영화감독 민틴 꼬꼬 기가 연출했으며 2010년 아세안다큐멘터리국제영화제에서 은상을 받았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수치 여사는 누구

    29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아웅산 수치(68) 여사는 미얀마 독립운동 영웅인 아웅산(1915~1947) 장군의 딸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지도자로 활동해 왔다. 15살 때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1962년 독재자 네윈 장군에 대항해 망명 생활을 했다. 1988년 어머니 킨치 여사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병간호를 위해 귀국했다가 그해 8월 8일 경찰의 대학생 구타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888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자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민주화 투사로 변신한 수치 여사는 그해 8월 26일 미얀마 수도 양곤의 한 공원에서 50여만명의 시위 군중이 모인 집회에서 “아버지의 딸로서 나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무관심한 채로 있을 수 없다”는 연설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렸다. 이어 야당 세력을 망라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창설해 의장이 됐다. 수치 여사의 활동으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은 다시 불이 붙었지만 미얀마 군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철권통치를 이어갔다. 군부정권은 1989년 수치 여사를 내란죄 혐의로 가택 연금했으며, 1990년 서방의 압력에 의해 치러진 총선에서 수치 여사의 NLD가 승리를 거두자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NLD 당원들을 탄압했다. 수치 여사는 1991년 민주화 운동의 공적을 인정받아 연금 상태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어 1995년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가택 연금에서 풀려났다가 2000년 2차 연금을 당하는 등 2010년 11월 연금에서 완전히 풀려나기까지 수차례 구금을 당했다. 수치 여사는 지난해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하원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그가 이끄는 NLD도 재보선 대상 45석 가운데 43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며 제도권 정치에 진입했다. 수치 여사는 한국과도 인연이 적지 않다. 1983년 10월 9일 미얀마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 대통령과 수행원들에게 북한 공작원이 폭탄 테러를 가했던 역사적인 현장이 수치 여사의 아버지인 아웅산 장군의 유해가 안치된 아웅산 국립묘지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미얀마를 방문, 수치 여사를 만난 뒤 아웅산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수치 여사는 또 2004년 4월 ‘5·18 기념재단’이 수여하는 ‘제5회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수치 여사 “인권과 스페셜올림픽 정신은 하나”

    수치 여사 “인권과 스페셜올림픽 정신은 하나”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68) 여사가 28일 한국을 찾았다. 수치 여사의 방한은 처음이다.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참석을 위해 방한한 수치 여사는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나경원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장과 20분가량 환담을 나누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수치 여사는 나 위원장에게 “인권에 대한 내 생각과 스페셜올림픽의 정신이 같다”면서 “내가 여기에 온 것 자체가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9일 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뒤 30일 올림픽 부대행사로 열리는 ‘글로벌 개발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번 서밋에서는 국내외 각계 지도자 300여명이 참석해 지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각종 현안을 논의한다. 수치 여사는 2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 이명박 대통령, 강창희 국회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이희호 여사 등과 만날 예정이다. 31일에는 광주를 찾아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2004년 수상자로 결정되고도 가택연금으로 직접 수상하지 못한 광주인권상을 받는다. 이날 서울에서 배우 안재욱씨 등 한류스타와의 만찬 일정도 잡혀 있어 눈길을 끈다. 수치 여사는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뒤 다음 달 1일 출국할 예정이다. 미얀마 독립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15세 때부터 30여년간 외국에서 학자이자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1988년 어머니 킨치 여사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병간호를 위해 귀국했다가 그해 8월 8일에 일어난 ‘8888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그러나 군부정권에 의해 1989년부터 여러 차례 가택연금에 처해졌고 마지막 가택연금에 처해진 지 7년 만인 2010년 11월 13일 연금에서 풀려났다. 199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지만, 남편인 마이클 아리스 옥스퍼드대 교수가 대리수상해야 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퇴계 17대 종손, 할아버지 철학 연구로 박사된다

    퇴계 17대 종손, 할아버지 철학 연구로 박사된다

    “종손이란 자리가 어릴 때는 무거운 짐이었지만 이제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입니다.” 다음 달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이치억(38)씨는 차분히 웃는 입가와 가느다란 눈매가 1000원권 지폐에 담긴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을 닮았다. 그는 퇴계의 17대 종손이다. 1528년 성균관에 유생으로 들어가 1552년 대사성(정3품·현 총장)을 지낸 퇴계의 뒤를 이어 그도 곧 성균관대에서 학위를 받는다. 경북 안동 도산서원 인근 종가에서 태어난 이씨는 종손이란 이유로 남들과 다른 유년 시절을 보내야 했다. 할아버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의관을 갖추고 사당 참배를 한 후에야 아침 식사를 했고 사당에 제를 올린 후 외출을 할 정도였다. 친구들과 똑같은 장난을 쳐도 가장 많이 꾸지람을 들었다. 숨이 막혔다. 부담감을 못 이겨 이씨는 고향을 떠났다. 일본 메지로대학에서 아시아 지역문화를 공부했다.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택한 유학이었다. 이씨가 유교에 마음을 연 것은 2001년 안동에서 열린 ‘퇴계 탄신 500주년’ 기념 행사 때였다. “세계 석학들이 유학자 퇴계에 대한 발표를 했는데 종손으로서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로소 유학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 알게 됐죠.” 이듬해 이씨는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석사 과정에 입학했고 2005년 학위를 받은 후 바로 박사 과정에 들어갔다. 박사논문 주제는 ‘퇴계의 주리철학’. 하지만 아버지 이근필(82)씨는 아들이 택한 화두에 반대했다. 논문을 쓰려면 비판이 필요한데 굳이 선조의 사상을 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당대의 대학자가 40여년을 공부하고 50세가 넘어서야 ‘이제 어렴풋이 알 것 같다’고 했던 철학을, 겨우 10년 남짓 공부한 제가 논한다는 것이 죄송하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런 마음을 채찍 삼아 더욱 배움에 정진하려 합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동묘를 기억하라/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열린세상] 동묘를 기억하라/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서울의 동대문 밖에 여느 고궁과는 달리 어딘지 낯설고 초라한 느낌을 주는 유적이 있다. 최근 보수공사가 진행되기 전 찾아보았을 때 이곳은 퇴락한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건물은 허물어지다시피 서 있고 더러운 도시의 때가 켜켜이 쌓여 있으며 담장도 없는 경내에는 방뇨의 냄새가 코를 찔렀고 군데군데 노숙자들이 누워 있거나 배회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중고품 시장이 개설되어 하루종일 시끌벅적하였고 점포의 낡은 물품들은 오히려 이곳의 황량한 풍정을 대변하는 듯하였다. 바로 이곳이 한·중 간의 깊은 우호를 상징하는 유적인 동묘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동묘는 중국 촉한의 장군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다. 주지하듯이 관우는 촉한의 선주 유비의 결의형제로서 한실 부흥을 위해 진력하였으나 오의 지장 여몽에게 패사한 후 충의의 화신으로 민간에서 숭배되었다. 그는 처음에는 군신이 되었다가 나중에는 재신을 겸하게 되어 더욱 광범위하게 숭배되었는데 마침내 중국의 토착종교인 도교에서 관성제군이라는 큰 신격으로 좌정하기에 이르렀다. 관우가 우리나라와 깊은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은 임진왜란 때부터이다. 왜군이 파죽지세로 북상하여 한양·평양이 속속 함락되고 선조가 압록강변의 의주까지 몽진하여 여차하면 중국으로 망명할 태세인 위기 상황에서 명의 장군 이여송이 구원병을 이끌고 조선으로 오게 된다. 이여송의 명군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평양을 탈환함으로써 조선을 망국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였고 일거에 전쟁 국면을 전환시켰다. 조선이 명의 파병에 감사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오죽하면 “나라를 다시 만들어준 은혜(再造之恩·재조지은)”라고 까지 표현했겠는가. 물론 명의 파병 의도와 이후 명군의 소극적인 참전 태도 등은 정치적 차원에서 달리 읽을 여지가 있겠으나 당시 아니 그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조선과 명의 관계는 단순한 이해관계를 넘어선 신뢰와 인정의 차원에 기반하고 있었다. 그 증거로 명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강국 청과 패할 것이 뻔한 전쟁을 해서 비극을 초래한 병자호란을 들 수 있다. 여하튼 조선 조야의 명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명군이 숭배하는 군신 관우의 사당을 각지에 건립하는 행위로 표현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이여송이 평양을 탈환할 때 관우가 현몽하여 승리의 전술을 계시하였다고도 한다. 동묘는 그때 건립된 여러 사당 중의 하나로 지금까지 존속해온 것이다. 선조 이후 조선 말기까지 관우의 사당인 동묘는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정중하고 융숭하게 관리되어 왔다. 중국의 사신들 역시 내한할 때 이곳을 참배하여 한·중 간의 관계를 음미하며 감회의 시문을 남겼다. 그러나 근대 이후 한국과 중국이 역사의 격랑에 휩쓸리면서 이곳은 버려졌고 냉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돌보는 이 없이 황폐해졌을 뿐만 아니라 유적이 지닌 본래의 의미조차 망각되어 갔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다시 돌고 돌아 한국과 중국은 이제 과거의 빈번했던 교류와 밀접했던 정치적· 경제적 협력관계를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안타까운 것은 해마다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아오지만 대부분 관광지와 상가를 배회할 뿐 자신들의 문화와 깊은 관계가 있는 동묘를 방문하는 이는 드물다는 점이다. 더구나 동묘가 지닌 역사적 의미에 대해 음미해보는 이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물론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바야흐로 한국과 중국의 인터넷 상에서는 이른바 역사전쟁, 문화전쟁이 한참 진행 중이다. 동북공정의 획책으로 인해 촉발된 역사전쟁, 강릉 단오제에 대한 오해로 인해 야기된 문화전쟁은 모두 상대방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편견과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 시점에서 우리는 동묘가 지녔던 따뜻한 우호의 정신을 회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퇴락한 동묘의 겉모습을 보수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내재적 의미를 밝히 드러내고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오늘의 한·중 관계를 신뢰와 우의의 토대 위에 구축하는 역사적 근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민주, PK 쓴소리에 ‘사죄 3拜’

    민주, PK 쓴소리에 ‘사죄 3拜’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부산·경남(PK)을 찾았다. 전날 광주·전남에 이어 두 번째 ‘회초리 민생현장 방문’ 차원에서다. PK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대선에서 야풍(野風)이 불었던 만큼 아쉬움이 더 큰 지역이다. 대선 이후 잇따른 노동자의 자살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계의 ‘쓴소리’도 경청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부산 영도구의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씨의 빈소와 천막 농성장을 찾아 노조 관계자들에게 호된 질책을 들었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노동자가 죽어가기까지 정치권에서 과연 무얼 했는가. 정리해고, 비정규직법, 복수노조법 여야가 다 합의했다”면서 “빈소에 어떤 마음으로 오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죽음에 책임져라. 309일을 왜 크레인에 있어야 되고 35살 젊은이가 왜 죽어야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참담한 심정이다.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서럽고 괴로운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정치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현장을 보면서 회한과 반성, 참회의 생각을 갖게 된다”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 비대위는 창원 경남도당에서 두 번째 비대위 회의를 갖고 봉하마을로 이동해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노무현 정신은 어디로 갔는지, 남은 우리는 친노니 비노니 반노니 이렇게 싸우고 있다. 죄송하다. 저희가 잘못했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지금부터 뼈를 깎는 자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비대위원들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비대위원들은 또 부산 민주화항쟁의 성지인 부산민주공원을 방문해 참배하고 사죄의 ‘3배’를 올렸다. 이들은 부산 민중항쟁 기념사업회와의 간담회에서도 ‘쓴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선 수개표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당 지지자를 ‘행사 진행에 방해가 된다’며 기념사업회와의 간담회장에 못 들어가게 막아 국민의 쓴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기도 했다. 창원·부산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텃밭 광주, 野 민생투어에서 제대로 ‘회초리’ 들었다는데…

    텃밭 광주, 野 민생투어에서 제대로 ‘회초리’ 들었다는데…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5일 ‘회초리 민생현장 방문’의 첫 일정으로 호남 지역을 찾았다. 민주당을 지지해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쓴소리를 듣고 당을 ‘재건축’하는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예상대로 혼쭐이 났다. 민주당 비대위원들과 지역 의원 50여명은 5·18 민주묘지를 먼저 찾아 헌화, 참배했다. 이어 ´광주전남 시도민께 드리는 삼배’를 올렸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를 지고 말았다. 열화와 같은 광주시민들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며 “살려달라,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텃밭’으로 부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냉담한 기운이 느껴졌다. 비대위원들의 첫 방문지였던 광주 YMCA 간담회에는 당의 원로들과 당원들 외에 시민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마저도 전체 100석 자리 가운데 30여명도 채 안 되는 인원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를 ‘봇물’ 터진 듯 쏟아냈다. 송희성 한국여성지도자연합 광주전남회장은 “태어나서 두번 울었는데, 한번은 1987년 DJ가 떨어졌을 때였고 또 한 번은 이번이다”면서 “전부 나서서 똘똘 뭉쳐도 이길까 말까 하는데, 대통령 경선에서 떨어진 분들이 똘똘 뭉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안성래 전 5월 어린이집 원장은 “(울먹거리며) 우리가 논밭 다 팔아서 민주당 만들었다”면서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나날이 자살하는 분들, 크레인 위의 그 분들을 위해 뭘 하겠다는 성명서라도 내라”고 지적했다. 이창 유네스코 협회장은 “문재인 후보가 대선 패배 후 감사와 참회의 민생투어를 하기를 기대했다”면서 “정치쇼로 보일지언정 봉사하고 독거노인 찾아가는 등 민생을 살펴야 민주당에 대한 연민이라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는 문 비대위원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계파 정치의 폐해도 지적됐다. 대선 광주 지역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무진 스님은 “매번 위급한 상황이 올 때마다 계파정치 안 한다고 하더니, 꼭 선거 때마다 계파정치 되더라”면서 “민주당은 친노, 친손 세력이니 하는 계파를 우선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천 과정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송 회장은 “왜 꼭 새누리당보다 공천을 늦게 해 선거운동 출발이 늦어지나”라고 꼬집었다. 박종택 상임고문은 “권리당원을 등한시하는데, 내년 6월 지방선거 때는 납득할 수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현장 첫 방문지는 광주 양동시장이었다.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매질’은 계속됐다. 한 상인은 “민주당에서 정책다운 정책을 내놓은 게 없었다. 정말 한심스럽다”면서 “선거 때만 되면 호남, 광주를 볼모로 삼아서 광주 시민들에게 해준 게 뭐 있나. 상처만 많이 받았다”고 질타했다. 일반 시민들도 민주당을 호되게 비판했다. 광주 서구에 사는 나병수(56)씨는 “왜 선거만 지면 5·18 묘지에 오나. 정치인들은 하루만 인사하고 당선되면 끝이다”면서 “민주당은 호남 사람들을 그만 좀 이용해라”고 다그쳤다. 또 다른 시민인 정익주(72)씨도 “선거 때 친노니 비노니 하는 얘기는 정말 듣기 싫다”면서 “제발 줄 잘 서서 공천 얻고 이런 것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함평의 한 노인정을 방문해 어르신과의 간담회를 끝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16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비대위 2차 회의를 연 뒤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부산 민주공원 참배 등의 일정을 이어간다. 광주·함평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24년 만에 스승 수치 여사 만날 생각에 미얀마인 네 툰 나잉은 요즘 밤잠 설친다

    24년 만에 스승 수치 여사 만날 생각에 미얀마인 네 툰 나잉은 요즘 밤잠 설친다

    19년째 한국에 체류 중인 미얀마인 네 툰 나잉(왼쪽·44)은 24년 만인 스승과의 상봉을 앞두고 요즘 잠 못 드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미얀마의 명문 양곤대의 학생이었던 그가 스승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1989년 고향 에이메에서 민주화 운동을 이끌 때였다. 대학 졸업 뒤인 1994년 군부정권의 탄압을 피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민주주의는 지도자 혼자 이룰 수 없다. 모두가 힘을 합칠 때 선물처럼 다가온다”는 스승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미얀마 제1야당인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장으로 조국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했다. 2010년 그의 스승은 15년간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지난해 국회의원이 됐다. 바로 미얀마 민주화의 영웅 아웅산 수치(오른쪽·68) 여사다. “수치 여사님은 저에게 민주화 운동을 일깨우고 가르쳐 주신 고마운 스승입니다.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 한시도 잊지 못했던 저의 영웅입니다. 보름 정도 후면 만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수치 여사는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의 ‘글로벌서밋’ 행사에 초청돼 오는 28일 한국에 온다. 4박 5일 동안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접견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마지막 날인 2월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김대중도서관에서 망명인사, 이주노동자 등 200~300명의 자국민들과 만난다. 미얀마인들은 수치 여사에게 한복을 선물할 예정이다. 만남의 장소로 김대중도서관이 선정된 것은 국내 미얀마인들의 요청 때문이다. 나잉은 “김 전 대통령은 생전 버마(군부통치 전 미얀마의 옛 이름) 민주화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던 분”이라면서 “수치 여사님을 이곳에서 만나면 의미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같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였던 수치 여사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반독재 투쟁 과정에서 무려 55차례의 가택연금을 당했던 그는 연금됐던 수치 여사를 돕기 위해 1994년 아·태 민주지도자 회의를 창설했고 대통령 재임 때는 미얀마 군부 정권에 수치 여사 등 야당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퇴임 뒤인 2007년에는 미얀마 민주화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미얀마 방문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서거하자 집에 갇혀 있던 수치 여사는 조화를 보내 애끓는 마음을 전달했다. 나잉은 “일본의 식민지배, 군부독재 등 한국과 닮은 역사를 가진 버마 민주화 인사들은 한국 민주화를 이끈 김 전 대통령에 대해 특별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문희상 ‘문재인 역할론’ 긍정적… 계파갈등 재연 소지

    민주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의 진용을 갖추고 당 쇄신과 변화 행보에 본격 나선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문재인 역할론’에 대해 비대위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비대위는 14일부터 대선 패배를 사과하는 의미의 전국 민생 버스투어에 나서기로 했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도 본인이 원하면 함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13일 비대위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버스투어는) 주로 비대위원들이 가는 것이지만, 원하는 사람은 다 태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문 전 후보가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에게 사과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오보라며 진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문재인 역할론’에는 긍정적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안철수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치의 기대감들이 농축돼 있다”면서 “긍정적 에너지를 배제하고 가는 것은 아쉽고 아까운 일이며, 그것을 이용할 일이 있으면 꼭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문 전 후보와 연락도 자주 하고 있다. 그는 “문 전 후보가 내일(14일) 현충원 참배에 왔으면 했다”면서 “전화로 정중히 요청했는데 지방에 내려가 있고, 자숙할 때라서 아직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문제는 ‘문재인 역할론’이 꾸준히 제기되면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대선 패배의 원인과 책임 규명이 시급하지만, 차기 당권을 위한 계파 간 권력다툼에 가려 대선평가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비대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비대위원은 “(문 전 후보가) 국민들과 만나면서 사과도 하고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비대위 관계자는 “선거 책임은 무조건 후보가 지는 것”이라면서 “당과 후보는 따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대표의 임기 문제도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지였던 한명숙 전 대표의 잔여 임기를 채우느냐 아니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새 임기 2년을 보장해 주느냐의 문제다. 이는 당의 안정적인 혁신과도 맞물려 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전대에서 뽑히는 새 대표의 임기는 한 전 대표의 임기를 채우는 것이 낫다고 본다”면서도 “비대위에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강북 4·19 국민문화제委 출범

    강북 4·19 국민문화제委 출범

    8일 강북구청 앞에서 열린 4·19민주혁명국민문화제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원들이 현판 제막식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박겸수 구청장 등 위원 14명은 이 자리에서 이기택(왼쪽) 전 민주당 총재를 위원장으로 호선했으며 현판식을 마친 뒤 국립4·19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류창 인도 거부는 조약 무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 법원의 야스쿠니 방화범 인도 거부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아베 총리는 4일 미에현 이세시에서 취재진에게 “사실상 조약을 무시한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며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연말연시 연휴를 끝낸 뒤 일본 신사인 이세 신궁에 참배하러 갔다가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응답했다. 이와 관련, 일본 외무성의 가와이 지카오 사무차관은 이날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가와이 사무차관은 “야스쿠니 방화 시도는 범죄인 인도조약상 인도 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의한 뒤 한국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 전날 법원 결정 직후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항의 수위를 한 단계 높인 것으로 추가 조치 여부가 주목된다. 가이에다 반리 민주당 대표도 오전 이세 신궁 참배길에 취재진에게 “정치범은 정치적인 사상·신념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을 가리킨다”며 “(야스쿠니 방화범은) 정치범과 달리 방화라는 형사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느냐”며 한국 측 결정을 비판했다. 일본 언론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아사히·마이니치·도쿄신문 등 진보 성향 매체들은 한국 법원의 판결을 담담하게 보도하거나 양국 정부의 외교 전략 수정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와 산케이신문 등은 한국 정부와 법원을 강력 비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정부에는 당초 ‘(류창의 범죄가) 한·일 범죄인 인도조약의 대상인 만큼 일본 측에 신병을 넘겨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7월 중국의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이 한국을 방문해 중국 송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을 계기로 태도가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한국이 중국의 경제 보복을 우려한 반면 일본에 류창을 넘겨줘도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산케이신문도 “한국과 일본이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했고, 류창이 엄연한 형법상 피의자인데도 한국 정부나 법원이 반일 단체 주장에 휩쓸렸다”면서 “헌법재판소가 2011년 8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외교 노력을 촉구하는 판단을 내리는 등 한국 사법부가 ‘반일 무죄’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억지주장했다. 반면 도쿄신문은 “한국 법원의 결정으로 한·중·일 간에 새로운 응어리가 생겼다”며 “한·일 간에 상호 불신이 더욱 고조될 경우 양국 정권이 외교 전략을 수정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朴, 日 아베총리 특사단 접견… “역사 직시하면서 미래로 가야”

    朴, 日 아베총리 특사단 접견… “역사 직시하면서 미래로 가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단을 접견하며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박 당선인은 오는 10일 중국 정부 특사인 장즈쥔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만날 계획이다. 미국 하원의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신임 외교위원장도 이달 말 우리나라를 방문해 박 당선인과의 면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하원 외교정책을 총괄하게 된 로이스 위원장은 미 의회 내 대표적 지한파이자 대북 강경론자로 분류된다. 이날 특사단 접견은 당선인 신분으로 이뤄진 첫 번째 외교 행보이자,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가진 첫 공식 업무였다. 새해 첫날 현충원 참배와 새누리당 신년인사회 참석 이후 외부 일정을 삼간 채 대통령직 인수위 인선 작업에 몰두해오다 사흘 만에 공식 일정을 재개한 것이기도 하다. 박 당선인은 오후 집무실에서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 의원연맹 간사장 등 자민당 소속 의원 3명과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 등 특사단 4명의 예방을 받고 면담했다. 당선인 측에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김태환·심윤조 의원, 윤병세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조윤선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이번 특사단 접견은 지난달 20일 박 당선인이 벳쇼 대사와 만났을 때 일본 측의 공식 요청에 따라 성사된 것이다. 누카가 특사는 박 당선인에게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한·일 양국의 새 정부 출범이 양국 관계에 좋은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 박 당선인은 “역사를 직시하면서 화해와 협력의 미래를 지향하고, 이를 위해 양국 간에 꾸준히 신뢰를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성세대가 의지를 갖고 상처를 치유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길을 열어주는 데 기성세대가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동북아와 세계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갈 동반자로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동북아 경제공동체 비전 실현의 구심적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누카가 특사는 “아베 총리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박 당선인을 만나뵙기를 희망한다”면서 일본 방문을 공식 초청했고, 이에 박 당선인은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일본 특사단은 또 이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야스쿠니 신사 방화범 류창에 대한 한국 법원의 범죄인 인도 청구 거절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다음 달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를 기다리고 있는 한·일 관계는 한반도 주변 상황과 맞물려 유동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다 동북아시아에서의 영토 분쟁과 과거사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일본 아베 정권이 자위대 해외 파병 상시화 등 우경화 정책을 밀어붙일 경우 한·일 관계는 또다시 경색될 수 있다. 올해 한·미 동맹 60주년이 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3각 동맹에도 미묘한 균열이 커질 수 있다. 박 당선인이 미국과 중국, 일본과 실용적이면서도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접근에도 불구하고,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아베 정권 인식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 게다가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과 미·일 동맹이 강화될수록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증폭된다. 김 장관이 이날 한국외교협회 신년하례식에서 올해 외교 분야의 큰 과제로 일본과의 관계를 적시한 점도 그만큼 한·일 관계에 험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이 꼬일 수 있는 난관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셈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청년세대 간극 좁혀야 한·일 우호 미래 있다

    한국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본 국민 10명 중 6명은 한국인의 그런 인식을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서울신문이 일본 도쿄신문과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20~23일 양국 국민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일 신년 공동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양국 국민 간에 흐르는 냉랭한 기류는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한·일 관계의 앞날을 생각하면 걱정스럽다. 특히 양국 국민들의 감정이 과거보다 더 나빠진 사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반성이 미흡하다고 응답한 이들이 94.1%로 2005년보다 9.8%포인트 높아졌다. 일본인 역시 한국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이 지난 2005년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과거사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불협화음을 내던 때보다 더 높아졌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일왕 사과 요구, 위안부 문제 제기 등 일련의 대일 강공책과 일본 정부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맞대응 등으로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래의 한·일관계를 바라보는 전망도 어둡게 나왔다고 한다. 두 나라 국민들의 감정이 나빠지는 것도 문제지만 독도 해법 등을 둘러싸고 보여준 일본 20대들의 태도가 더욱 우려된다. 독도 해법으로 국제사법재판소( IJC) 해결을 주장하는 등 강경한 목소리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30대 미만의 젊은이들이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과는 완전 딴판이다. 아베 정권 출범을 즈음해 일본 사회 전체가 우경화하고 있는 것도 큰 일인데 새파란 젊은이들에게까지 국수주의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니 안타깝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올해로 47년이 지났다. 그동안 두 나라는 과거사 문제와 독도 영유권 등의 문제에 발목이 잡혀 한 걸음 전진하는가 싶으면 두 걸음 뒤로 후퇴하는 양상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두 나라가 이렇듯 과거의 역사에만 매달려 계속 반목과 질시로 지낼 수는 없다. 무엇보다 일본이 과거 역사를 보다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때 한·일 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양국 지도자, 특히 일본 정치인들은 역사 문제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도 경제 성장과 한류 확산 등으로 다소 우쭐해진 마음으로 일본을 비하하는 감정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양국이 보다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려면 우선 문화 교류 등 다양한 교류를 통해 청년 세대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두 나라를 이끌어갈 청년 세대 간 상호 신뢰를 탄탄하게 다져놓지 않는다면 양국 간 불행한 역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文 잇단 대외 행보에 따가운 눈초리

    ‘양산 자택 칩거’에 들어갔다던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최근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이면서 정치 일선에 복귀하려는 것 아니냐는 당내외 눈초리가 따갑다. 문 전 후보의 행보가 당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에 앞서 주류, 비주류 간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문 전 후보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자리에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성경륭·변양균 전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도 함께했다. 이를 두고 ‘친노(친노무현) 세력 과시용’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당내에서는 문 전 후보의 최근 행보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일 당의 중진 의원은 “친노 세력 쪽에서 마땅한 구심점이 없으니 문 전 후보를 전면에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이미지로 가면 나중에 크게 심판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문 전 후보가) 대선 패배 후 자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하면서 “트위터로 할 말은 하면서 의원총회에는 불참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 전 후보의 행보는 과거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들과도 확연히 다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2년 14대 대선 패배 후 바로 다음 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2007년 17대 대선 패배 후 이듬해 초까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두 번이나 대선에서 패배한 이회창 전 후보는 첫 패배 후 책임론을 정면 돌파했지만 두 번째 대선에서 거푸 패배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당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논의는 다시 원점이다. 박기춘 원내대표가 합의 추대에 방점을 찍고 3일부터 공개적인 의견 수렴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세력 간 합의는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새로 뽑힐 비대위원장이 대선 패배 평가와 당 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의 ‘멘토’인 법륜 스님은 이날 PBC 라디오에 출연해 “(안 전 후보의 향후 행보는) 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朴 “미래·변화 위해 힘 모으자”

    朴 “미래·변화 위해 힘 모으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신년 화두로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제시했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등 당직자들은 정치쇄신과 겸손한 자세를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당 신년인사회에 참석, “이제 지나간 과거의 모든 것들은 털어버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창출해 나가기를 염원한다”면서 “새로운 미래와 새로운 변화를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박 당선인은 새해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국민 열망에 부응한 새 희망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오전 8시 30분쯤 현충원에 도착한 그는 현충탑에 헌화·분향한 뒤 묵념을 하며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넋을 기린 데 이어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날 당 신년인사회에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 정재철 상임고문, 안응모 국책자문위원장, 황 대표, 한광옥 대통령직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 서병수 사무총장, 권영세 전 대선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 주요 당직자와 당료 100여명이 참석했다. 황 대표는 당이 해야 할 과제로 정치쇄신을 꼽으면서 “꾸준히 쇄신하는 저희 자세가 국민이 바라고 기다리는 모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옆에 서 있으니 가슴이 뿌듯하다. 새누리당이 당선인을 중심으로 단합해 겸손하고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역사에 남는 위대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각오를 다지는 한 해가 되자”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추가 인선을 위해 오후에는 다른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씨줄날줄] 참배정치/함혜리 논설위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007년 4월 유럽연합(EU) 순번의장 자격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했을 당시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기념관을 찾았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국기가 달린 조화를 바치고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한 뒤 방명록에 “인간성은 과거를 책임지는 것에서 싹튼다”고 적었다. 가해국인 독일의 지도자로서 진정한 참회와 함께 향후 외교정책 방향을 모두 내포하는 이 글은 국제사회에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정치 지도자들의 참배는 장소와 시간에 따라 파장이 크게 달라진다. 누가 누구의 묘역을 참배했는지, 그곳에서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조문을 했는지에 따라 정치적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이 종전기념일이나 새해에 태평양 전쟁 때 A급 전범들이 일반 전몰자들과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것이 참배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정치인들은 참배라는 의식을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른바 ‘참배정치’다. 대통령선거라는 메가톤급 이벤트가 있었던 지난해 참배정치가 자주 화제가 됐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의 행보와 메시지가 극명하게 엇갈렸기 때문이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박근혜 후보는 국립현충원의 이승만·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한 데 이어 경남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했다. 대선후보로서 공식일정의 하나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를 아는지라 국민대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동일하게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경우 현충원을 찾았지만 김대중 묘역만을 참배한 채 이승만·박정희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고 “가해자 측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이 끝나고 계사년 새해는 밝았다. 1일 첫 일정으로, 박 당선인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엔 “국민 열망에 부응한 새 희망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새해 첫날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런 엇갈린 행보로는 진정한 화해와 통합이 힘들어 보인다. 국민들은 이 기시감을 언제까지 느껴야 할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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