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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산 관광객 피격 파장] ‘질병사’로 靑보고 경위

    금강산에서 북한 초병의 총격으로 숨진 박왕자씨의 사인을 ‘질병사’로 청와대에 보고, 정부의 초기 대응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합동참모본부가 14일 청와대 보고경위를 시간대별로 해명했다. 합참에 따르면 통일부는 박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지 6시 35분 만인 지난 11일 오전 11시25분 강원도 동해선 출입사무소(CIQ) 군사상황실로 “환자로 인한 긴급 입경”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을 접수한 CIQ의 상황장교(소령)는 공문에 첨부돼야 하는 환자진단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남방한계선의 통문으로 긴급히 이송해야 할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진단서를 첨부하는 것이 관례다.CIQ 상황장교는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환자진단서가 첨부되지 않았음을 알리고 환자의 상태를 문의했다고 한다. 이에 현대아산 간부는 “환자가 아니고 죽은 것 같다. 병명은 모르고 전화도 안된다.”고 답변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북측 금강산 담당기관인 명승지개발지도국이 같은 날 오전 9시20분 현대아산에 이번 사건을 통보하고 ‘현장을 확인하고 시신을 인수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취했던 점에 비춰보면 이 간부의 답변은 석연치 않다. 그러나 당시 박씨 사정을 전혀 몰랐던 CIQ 상황장교는 오전 11시37분 북측 CIQ 군사상황실로 “사망자로 인한 긴급 입경” 통지문을 발송했다. 긴급 후송자가 있어 남쪽 통문을 개방하려고 하니 북쪽 통문도 열어달라는 통보인 것이다. 오전 11시40분 CIQ 상황장교는 합참 군사상황실의 상황장교(중령)에게 그간 발생한 일을 최초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합참 상황장교는 “사망원인은 무엇이냐.”고 물었고 CIQ 상황장교는 “질병인지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10분 뒤인 오전 11시50분 청와대 통일비서관실의 실무자가 합참 상황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특이사항 없느냐. 금강산지역의 특이사항 없느냐.”고 문의했다. 이 전화를 받은 합참 상황장교는 “관광객 사망이 질병에 의한 사고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동해선 CIQ 근무자로부터) 들었으니 확인해서 알려주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합참은 오전 11시55분 국방부로부터 ‘피격에 의한 사망’ 사실을 인지했지만 청와대도 관련 사실을 당연히 보고받았을 줄 알고 정정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금강산 관광객 피격 파장] ‘피격’ 접수 → 대통령 보고 105분 ‘거북이 청와대’

    금강산 피격사건과 관련해 청와대의 위기대응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늑장 보고와 판단 착오 여부가 핵심 논점이다. ●李대통령 “시스템 개선하라” 진노 11일 오전 5시쯤 발생한 금강산 피격사건이 8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1시 30분에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과정은 그야말로 ‘거북이 보고’의 연속이었다. 현대아산으로부터 건네받은 북측의 일방적 통보내용 외에 아무런 정보도 손에 넣지 못한 정부 관계자들은 사건의 갈피를 잡지 못해 허둥지둥했고, 상부 보고는 단계마다 지체됐다. 현대아산-통일부를 거쳐 청와대가 처음 피격사건을 인지한 시점부터 따져도 이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1시간 45분이나 걸렸다. 이튿날인 13일 이 대통령은 진노했다. 관계부처장관회의에서 “통일부로부터 청와대 관련 비서관을 통해 내게 보고되는데 무려 두 시간 이상 걸린 것은 정부 위기대응시스템에 중대한 문제가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위기대응 시스템의 개선방안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정부의 위기대응시스템에 구멍이 뚫렸음을 인정한 것이다. ●靑 “합참, 최초 질병사로 보고해 혼선 빚어” 청와대 관계자는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보고된 건강이상에 따른 사망설로 인해 한때 혼선이 빚어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참은 “군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판단을 내릴 수 있겠느냐. 우리가 청와대에 따로 그런 보고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해 양측이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화제의´ 연설문 수정놓고 수석간 논쟁 보고 지연과 빈약한 정보는 결국 이 대통령의 상황 판단에 영향을 미쳤고, 아무 일 없는 듯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이 대통령의 국회 연설로 이어졌다. 청와대는 피격사건을 보고받은 뒤 이 대통령의 국회 연설문에 담긴 대북 대화제의를 그대로 둘 것인지, 뺄 것인지를 놓고 맹형규 정무수석과 박형준 홍보기획관, 이동관 대변인이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이들 중 2명은 삭제 또는 표현 완화를 주장했으나 1명이 그대로 갈 것을 주장해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변인은 13일 기자브리핑에서 “남북대화 제의는 큰 틀에서 남북관계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이번 돌발사건과는 별개라는 판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이스라엘 “이란 선제공격” 경고

    이란이 잇달아 미사일 발사로 시위를 벌인 가운데 이스라엘도 선제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은 이스라엘 보호를 거듭 천명하면서도 전쟁 확률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따라서 3개국 알력이 군사적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기론보다는 ‘벼랑끝 전술’ 때문이라는 정황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이란, 미사일 성능 부풀렸다” 이란이 미사일 시험발사 사진을 조작하고 무기의 성능을 과장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란은 지난 9일 이스라엘을 사정권에 둔 ‘샤하브-3’ 등 미사일 9기를 발사했다면서 혁명수비대 웹사이트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국방분석 위원은 “사진 속 미사일 4기 가운데 1기는 가짜”라면서 “이란이 미사일 1기의 발사 실패를 감추려고 사진을 조작한 게 분명하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간) AFP에 말했다.AFP통신이 이란 혁명수비대 언론 매체인 세파뉴스에서 제공받아 전세계로 전송한 사진들이다.BBC방송 사진 편집 담당자인 필 쿰스 또한 “미사일 발사 때 피어오르는 연기 자욱과 배경을 짜깁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미 국방부 고위관리는 이란이 10일 발사한 미사일은 1기에 그쳤다며, 이 미사일이 전날 실패한 것이라고 위기감을 누그러뜨렸다. 이와 관련, 외교정책 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미국 카네기 재단 국제평화 기금 연구원의 말을 빌려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란 전문가인 카림 새자드포어는 이란이 미사일 발사 전 미국과 이스라엘에 외교적 해결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점을 떠올리며 “그런데도 변화가 보이지 않자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이니 등은 압박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적 보복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미국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11월 이후 정세도 감안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란, 압박 불복 보이려 강수?곧 대선 결과가 나오는 바에야 미국이 세계적 파장을 몰고 올 군사적 행동을 쉽게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밑바탕에 깔렸다는 얘기다. 새자드포어는 2006년 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긴 점으로 미뤄 대선에서 대화를 중시하는 버락 오바마 후보가 승리하리라고 이란이 내다본다고도 했다. 그러나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0일 다른 선택이 없다면 이란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그는 텔 아비브에서 “그러나 다른 수단이 동원되기 전까지는 외교적 해결책이 앞서야 한다.”며 유화 제스처도 함께 보였다. 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도 이같은 발언을 확인하면서 노동당 당수인 바라크 장관이 당내 회의에서 “우리가 매우 강한 국가라는 사실은 역사에서 입증됐다.”며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이 오면 이스라엘은 망설이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런 발언은 이란이 10일에도 다양한 중·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참모총장 출신으로,1999∼2001년 노동당 정부의 총리를 거쳤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최신예 전투기 F-15K “작전 명 받았습니다”

    최신예 전투기 F-15K “작전 명 받았습니다”

    우리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F-15K가 2년여에 걸친 시험비행을 완료하고 10일부터 초계임무 등 정식작전에 투입됐다. 지난 2005년 10월부터 순차적으로 33대가 도입된 F-15K는 그간 조종사 양성훈련과 실무장 사격훈련, 항공기 성능 점검, 작전계획에 부합하는 전술훈련 등을 해왔다. ●지하시설 파괴용 JDAM 장착 공군은 “F-15K의 작전 가능 인원과 무기체계 편성이 완료됐고 무기 및 정비지원체계가 완비됐다.”며 “지하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합동정밀직격탄(JDAM) 실무장 발사훈련과 한·미연합훈련 등을 통해 정상작전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작전반경이 1800㎞에 이르는 F-15K는 한번 기름을 넣으면 3시간가량 체공할 수 있어 독도와 마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서 작전수행이 가능하며 10t이 넘는 무장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JDAM 외에도 적의 지상기지나 대형함정을 파괴할 수 있는 SLAM-ER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과 적외선 유도방식의 AIM-9X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등을 장착할 수 있다. ●한반도 전역 작전권… 3시간 체공 공군은 이날 대구기지에서 김은기 참모총장과 참전유공자회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F-15K 전력화에 따른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념행사장에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최첨단 장비와 작전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F-15K는 우리나라 영공방위의 새로운 핵심전력이자 한반도 전역에서 작전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수호 의지의 강력한 표상”이라며 “첨단과학군으로서 항공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 온 우리 공군이 앞으로 항공우주군으로 성장해 가며 국가전략사업인 우주산업에도 큰 기여를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F-15K는 다음달 미국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공군훈련인 ‘레드 플래그’에 참가할 계획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원희룡 “개각, 너무 미흡…다시 검토해야”

    원희룡 “개각, 너무 미흡…다시 검토해야”

    한나라당내 소장파의 얼굴 격인 원희룡 의원이 10일 정부의 개각 인사와 관련,“정국을 수습하는 계기로서의 인사 쇄신 치고는 너무 미흡해서 후유증이 남을 것”이라고 지적한 뒤 “내각 인사에 대한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원 의원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유임에 대해 “너무 미흡한 결과”라고 평가한 뒤 “(강 장관이)환율정책 실패에 책임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차관만 경질한 것은 누가 봐도 궁색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의 강만수 경제팀 해임안 발의에 대해 “한나라당 내에서도 강 장관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하면서 “인사 결정은 이명박 대통령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청와대가 지금 제기되고 있는 비판들을 무시한다면 시장의 신뢰 회복과 국정 수행에 필요한 동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의원은 장관 교체가 3명에 그친 것에 대해 “내각 전체가 사표를 낼 때는 촛불시위가 최고조에 달해 내각의 전면 쇄신이 없이는 돌파가 어렵겠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는데,상황이 진정되는 듯 보이자 이 대통령이 다시 고민한 것 같다.”며 “위기 국면이 고조되면 개각 폭이 커지고 국면이 진정되면 폭이 작아지는 일관성 없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청수 경찰청장의 파면 요구에 대해서도 “종교계까지 들고 일어난 쇠고기 파동에서 대화 국면으로 끌어가기는 커녕 공안정국으로 역주행했다는 비판이 있다.”며 “이 대통령도 각계각층과 대화화고 쇄신하는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공안 책임자들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청와대는 인사 쇄신을 포함한 정책 쇄신을 통해 국민과 시장의 신뢰 회복이 가능한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청와대는 ‘사람이 없다.’는 말보다 국민의 신뢰 회복 없이는 모든 정책 수행이 어렵다는 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모든 것을 다시 검토해주기 바란다.”며 강력한 인사쇄신을 거듭 주문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촛불을 들지 않는 것은 정부에 대해 반쯤 포기하고 반쯤 봐준 것에 불과하다.”며 “이 상황을 (소강 상태인양)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쓴소리를 내놓았다. 한편 박희태 대표 선출에 대해 ‘거수기 정당으로의 전락’이라고 비판하는 당내 일각의 의견에 대해 “그렇다.”라며 동조한 원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가 쇠고기 파동 내내 민심읽기에 실패하고 뒷북만 치는 동안 한나라당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반문한 뒤 “당이 청와대 심기만 살피면서 따라간다면 차라리 청와대 참모로 흡수되는 것이 낫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軍 기동·함정 훈련 대폭 축소

    군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유류 소모가 많은 교육훈련 시간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7일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육·해·공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등과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초고유가 대응 군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육군의 경우 전차 등 유류 소모량이 많은 야외 기동훈련은 기동장비 3분의1 수준만 동원해 실시하기로 했다. 전력 소모가 많은 전방부대 및 탄약고의 경계등도 취약지역 위주로 점등하고 나머지 지역은 야간감시장비(TOD)를 적극 활용토록 했다. 공군은 조종사 1인당 연간 비행훈련 시간을 현행보다 2시간 축소할 계획이다. 대신 부족한 비행훈련은 지상 시뮬레이션 장비를 이용토록 했다. 프로펠러가 4개인 C-130 수송기는 지상 활주로 이동시 2개의 프로펠러만 가동키로 했다. 해군도 함정을 동원한 교육훈련 횟수를 27%가량 줄이기로 했다. 또 국방부와 각 군에서 관용 및 개인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관용차량 운행을 30%가량 줄이는 한편, 온수를 이용한 장병 목욕도 주 1회로 제한키로 했다. 국방부 및 충남 계룡대의 육·해·공군본부 청사 등의 승강기는 4층 이하는 운행하지 않고 5층 이상은 격층으로 운행키로 했다. 일몰 후부터 다음날 해가 뜰 때까지 야근자는 스탠드 전등을 사용하고 청사 밖 경관 조명등은 모두 끄기로 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부시 하늘에서 62회 생일

    부시 하늘에서 62회 생일

    조지 부시(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이 62회 생일을 맞아 전용 비행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로라(오른쪽) 여사와 백악관 직원들이 마련한 깜짝 선물을 받았다. 6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선진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날아가던 6일 에어포스 원에서 생일을 맞았다. 로라 여사와 백악관 참모들은 이날 밤 비행기 안에 있는 회의실로 옮겨 조명을 어둡게 한 채 부시를 불렀다고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회의실엔 “부시 대통령님,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새긴 코코넛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촛불은 큰 것 하나만 켰다. 부시 대통령이 회의실에 들어서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죠?(Surprise!)”라며 ‘생일 축하합니다’란 노래를 합창했다. 부시는 “일부러라도 놀란 척 해야겠군.”이라고 받아넘기며 촛불을 입으로 불어 껐다고 페리노 대변인은 덧붙였다. 그리고는 케이크를 잘라 참석자들에게 나눠줬다. 부시 대통령은 건강을 걱정해 케이크를 입에 대는 정도로만 먹었다고 한다. 페리노 대변인은 대통령 가족들이 어떤 선물을 건넸는지 모르지만 이날 부시 대통령은 처음 보는 틸(teal·녹색 빛을 띤 파란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고 말했다. 참모들은 부시에게 건강을 비는 편지를 나무로 된 작은 통에 넣어 선물했다. 뚜껑엔 대통령 이니셜을 새겼다. 이 통은 텍사스에 있는 목재 조각가의 작품으로,1892년 벤저민 헤리슨 대통령 때 백악관 뜰에 심은 참나무로 만들었다는 말도 곁들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뉴스 분석] ‘3.5개각’ 감질난 쇄신

    이명박 대통령이 고심 끝에 7일 장관 3명과 차관 1명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 카드를 집어들었다. 지난달 10일 쇠고기 파동의 책임을 지고 한승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전원이 총사의를 표명한 지 27일 만이다. 이로써 지난 5월2일 청계광장에 촛불이 처음 켜진 이후 7일까지 67일간 이어져 온 쇠고기 파동 정국은 대통령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 대폭 교체와 정부부처 장관 소폭 교체라는 인적 개편을 고비로 또 하나의 분수령을 넘게 됐다. 차관 1명을 포함해 ‘3.5명 교체’로 불리는 이번 개각은 국정의 새로운 출발이라고 불리기에는 다소 초라하다. 지난달 20일 이동관 대변인을 빼고 청와대 참모진 전원이 교체될 때만 해도 이 대통령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 의지가 가시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쇄신 대신 안정을, 국정의 변화보다는 국정의 연속을 택했다. 고유가 행진과 원자재난, 고환율 등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대규모 개각은 자칫 국정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랐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쇠고기 파동의 총체적 책임을 묻는 대신 거꾸로 권한과 위상을 강화하고 실질적 내각통할 기능을 부여키로 한 것은 ‘바꾸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는 이 대통령의 인사철학을 대변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만간 총리 주재 정책조정회의를 정례화하고 정부합동점검반을 부활시키는 등 국무총리의 권한과 위상을 강화, 실질적 통할기능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7·7개각이 이 대통령으로 하여금 쇠고기 정국을 깨끗히 갈무리하고 새로운 국정을 열어 나가도록 하는 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정부의 개각 발표에 대해 일제히 비난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대통령의 오만함이 엿보이는 오만한 개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원내부대표도 “이명박 정부는 여지없이 국민의 최소한의 기대마저도 묵살해 버렸다.”고 혹평했다.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광우병 대책회의 측은 “개각이 주된 요구사항은 아니었지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이다.”라며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종교계가 촛불집회 참여를 잠정 중단하고, 대책회의측도 이날부터 평일 촛불집회는 각 단체에 맡기고 주말에만 집회를 주관키로 해 7·7개각에 따른 이같은 비판여론이 촛불을 되지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길회 윤설영 장형우기자 snow0@seoul.co.kr
  • “법치 넘어서면 단호 대처”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4일 “법의 범위 내에서는 어떤 목소리도 존중하겠지만 국가의 존립기반인 법치의 기준을 넘어서면 단호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기획관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부의 ‘보수·진보 편가르기’지적에 대해서도 “편가르기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법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박 기획관은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참모진 가운데 처음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안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촛불집회에 대해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지는 것에 대해서는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야간 거리시위와 도로점거는 그 자체가 불법”이라면서 “그동안 평화적인 시위를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이를 일부 용인했는데 폭력을 행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 질서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면서 엄정 대응방침을 밝혔다.박 기획관은 최근 인터넷 공간의 여론형성 문제에 대해서도 ‘법치’를 강조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이 법의 경계를 넘어선 방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인터넷에서 합리적 비판공간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법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성숙한 제어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기획관은 특히 검찰이 ‘광우병 괴담’과 관련한 전담수사팀을 꾸린 것에 대해 “고소가 제기됐기 때문에 수사를 하는 것이지 검찰이 자의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면서 “인터넷에서의 작은 사실왜곡이 엄청난 국가 불이익과 국민 손해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자정기능이 필요하고 때로는 제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단독]“한국 촛불은 민주주의 성장통”

    [단독]“한국 촛불은 민주주의 성장통”

    |프랑크푸르트(독일) 박건형특파원|“한국의 촛불시위는 젊은 민주주의가 겪을 수 있는 수많은 과정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조금 격해졌다고 해서 정부가 국민들의 진심을 과대 해석하거나 흥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랄트 뮐러(60)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2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헤센평화문제연구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의 상황을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다며 “촛불시위는 민주주의가 성숙해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뮐러 교수는 사뮈엘 헌팅턴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문명의 충돌’이란 저서에서 제기한 ‘이분법적 시각’(예컨대, 세계 전쟁의 50% 이상이 문명의 갈등에서 초래됐다는 것과 같은 주장)에 반기를 든 학계의 대표 주자이다. 사회갈등과 국제정치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헤센평화문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유럽의 흔치 않는 지한파(知韓派) 석학으로,1998년에 출간한 베스트셀러 ‘문명의 공존’에서 한국이 이뤄낸 상향식 민주주의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는 “해외의 TV뉴스와 신문이 한국의 시위를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된 먹거리 문제로 국한해 보고 있지만, 촛불시위로 대표되는 이같은 움직임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결코 한국만의 독특한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이 길거리에서 민주주의적 견해를 표출하는 것에 대해 배후를 의심하거나, 어떤 편협된 시각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뮐러 교수는 60∼70년대 독일 사회의 변혁을 이끌어낸 68세대의 대표주자로 한국의 촛불시위에 대해 많은 동질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특히 일각에서 지적하는 시위대의 폭력성에 대해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던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의사를 표명하다 폭력화되는 현상은 100여년 가까이 민주주의가 성숙한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다.”면서 “지난 3년 사이에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학생, 사회단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폭력성을 띤 시위는 수없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촛불시위의 확산이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부 한국내 학자들의 견해 대해서는 “현상을 과대 해석하는 것으로 매우 우스운 일”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한국인은 자신들의 민주주의 저력에 대해 의심하지 말라.”며 여전히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뮐러 교수는 이번 시위의 해결법으로 ‘흥분하지 않는 적당한 공권력’과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정부가 시민들의 행동에 흥분해 대응한다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와 국민 모두 조바심을 내지 말고, 수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시민들의 요구를 대화로 수용할 수 있게 된다면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의 젊은 민주주의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itsch@seoul.co.kr ■ 하랄트 뮐러는 누구 “인류에게 절실하고 유용한 것은 여러 문명의 공통점과 공감대를 찾는 대화와 협력”이라며 문명 간 공존을 주장하는 대표적 학자다.1949년 프랑크푸르트 출생으로 프랑크푸르트대에서 독문학과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1981년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안보정책, 군비통제 및 축소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1999년에는 유엔 사무총장의 군비축소 참모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 禪詩로 읽는 한국선사들의 참모습

    ‘풍류가 되지 않는 곳에 오히려 풍류가 있다.’(不風流處也風流, 벽암록)/‘한 말 한 획의 모든 마음이 부처와 조사의 근원에서 흘러나왔다.’(片言隻字皆流出佛祖之淵源, 종용록). 1000여년의 역사를 갖는 선시(禪詩)는 시라는 문학적 장르보다는, 선(禪)의 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차용된 방편으로 봐야 한다. ‘호흡지간에도 법을 설하고 일거수일투족이 진리에 닿는다.’는 선사들이 무명 중생의 눈을 뜨게 토하는 진리의 노래인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선시는 적어도 한국 불교계에는 깨달음의 세계가 표출된 지극한 사랑으로 전해진다. 중흥조 경허부터 이어진 선사들의 울림들은 한국 선불교를 크게 장엄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선사들의 삶과 수행 핵심을 선시로 보여주는 역작이 나왔다. 현대 문단 속에서 선시의 이론적 틀을 제공한 인물로 평가받는 송준영 시인이 펴낸 ‘황금털 사자의 미미소(微微笑)1’(여시아문 펴냄). 경허부터 용성, 학명, 만공, 한암, 만해, 효봉, 혜암, 동산, 경봉, 고암 등 한국 선불교의 기라성같은 선지식들의 진면목이 흥미진진한 선시로 풀어진다. ‘황금털 사자’란 인간 본래의 면목을 부르는 알듯말듯한 이름격. 선시에서 흔히 보이는 ‘무영탑’‘토끼풀’‘진흙소’‘돌사람(石人)’‘나무까치’와 같은 표현이다. 말 할 수 없는 무한실상인 화엄법계라고나 할까. 저자는 역시 “선지식들이 간절하게 우리에게 흘려보내는 자비심 실상의 다른 이름”이라고 책 제목을 설명한다. 이름 그대로 책에는 “너무 가볍고 작아서 보이지 않지만 간절하기만 한” 선사들의 면목을 솔직하거나 반어적으로 드러낸 대목들이 진진하다. ‘머리를 숙이고 항시 조는 일, 조는 일 말고는 무슨 일이 또 있단 말인가. 조는 일 말고는 다시 일이 없어 머리를 숙인 채 항시 졸고만 있네’(경허 스님의 ‘졸음’)/‘여러분의 깊은 맘 진정 감사하오. 먼 길 오셨는데 정말 좋은 봄이구료. 세간법과 출세간법 나는 알지 못하오. 심산에 오래 몸을 감추어 참괴할 뿐이오’(한암스님의 ‘장도환에게 주다’)/‘싸늘한 창문, 불빛 물로 흐르는 밤, 등 그림자 바라보며 누워있어요. 불빛도 불그림자도 닫지 못하는 그곳, 아직도 선승이란 행색 부끄러워요’(만해 스님의 ‘등불 그림자를 보며’)…. “선사들의 자취가 풍문으로 구전되다가 뒤섞여 구분조차 힘든 실상이 안타까워 정리 차원에서 작업했다.”는 저자의 소박한 변과는 달리 책은 아주 알차다. 선사들의 게송은 물론 상당법어나 소참법문, 직접 쓴 서문이나 서간문, 투고 글, 대담, 선의 법맥, 선화로 본 행장, 연보가 소상하다. 선사들의 문도회가 만든 어록과 법어, 학자들이 발굴한 자료들이 대부분이지만 직접 발품을 팔아 받은 구술내용도 적지않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美 CIA 망신

    美 CIA 망신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은 문재인? 정책실장은 변양균?”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참모진 명단을 엉터리로 소개했다.CIA로서도, 한국정부로서도 민망한 상황이다.CIA는 지난 27일 새소식란에 외국 정부 수반·각료들의 최신 명단을 소개했다. 여기엔 한국도 포함돼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한승수 총리, 조중표 국무총리 실장 등 조각 당시 각료들은 정확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 명단은 오류 투성이였다. 청와대 비서실장에는 문재인, 정책실장은 변양균, 외교안보실장은 백종천 등 노무현 정부 당시 참모진의 직함·성명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감사원장 전윤철, 방송위원장 노성대, 국가인권위원장 김창국 등도 ‘과거명단’이다. 부패방지위원회 조직명도 그대로 게재돼 있었다. 부방위는 국가청렴위를 거쳐 현재 국민권익위원회로 명칭이 바뀐 상태다. 또 CIA 홈페이지는 정성진 전 법무장관을 부방위 위원장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정 전 법무장관은 2004년 8월 부방위원장에 임명돼 이후 3년간 국가청렴위를 이끌었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법무장관을 지냈다. 주미 한국대사관과 외교부, 국정원 등의 무관심과 직무 태만속에 CIA 홈페이지를 찾는 외국인들은 잘못된 한국관련 정보를 얻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변혁의 중동을 가다](상) 이란은 ‘이슬람 혁명 중’

    [변혁의 중동을 가다](상) 이란은 ‘이슬람 혁명 중’

    중동은 세계 분쟁의 최전선이다. 이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자살폭탄 테러,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공습, 헤즈볼라의 로켓포 반격 등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이렇게 중동을 분쟁지역으로 만든 것은 서구 열강들이 인위적으로 국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분쟁의 시간은 아주 짧고 문명의 시간은 길었다. 기름진 초승달이란 뜻의 중동은 고대문명과 종교의 발상지였으며 문명의 교차로, 교통의 요충지였다. 중동의 대표적인 적대 국가인 이란과 이스라엘, 그리고 국제자본의 블랙홀인 두바이를 넘어서려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인 아부다비를 돌아봤다. |테헤란·콤 최종찬특파원|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자 여성들은 서둘러 루사리(머리카락을 가리는 히잡)를 쓰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젊은 아가씨들도 자유분방 모드에서 엄숙 모드로 전환했다. 이처럼 여성들이 군기가 든 것은 신법국가인 이란 땅을 밟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는 이슬람법에 따라 여성들의 옷차림이 규제를 받는다. 공공장소에서 얼굴 외에는 신체를 드러내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루사리를 쓰고 망토를 걸친다. 차도르(온몸을 가리는 검은색 통옷)를 입기도 한다. 이런 옷차림은 이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여성들은 옷차림 외에 다른 제약도 받는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남성과 신체접촉을 못 하게 되어 있다. 대중버스를 탈 때도 지정된 여성 칸을 이용해야 한다. 수영장과 헬스장은 이용 시간과 요일을 다르게 해서 남성과의 접촉을 막는다. 이것은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이렇게 얼핏 보면 이란은 여성인권을 억압하고 1979년 이슬람혁명이전의 상황에 멈춰 있는 정체된 나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서방의 시각이란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페르시아제국의 후예로, 시아파의 나라로 1906년 중동 최초로 입헌혁명을 일궈내고 중동 역사를 사실상 주도해온 이란의 참모습이 들어온다. 먼저 여성들의 옷차림 규제만 해도 그렇다. 여성들은 이를 인권을 탄압하는 상징으로 더 이상 여기지 않는다. 테헤란 파스다란거리에서 만난 마하즈 샤할리자드(27)는 “문화적인 의무 때문에 차도르를 입는 것은 아니다.”라며 “입기 편하고 덥지도 않고 색깔도 다양해 좋다.”고 말했다.1980년대엔 타파해야 할 대상이었지만 2001년 9·11테러 이후는 패션코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색깔의 루사리도 자신들의 미를 부각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테헤란 북부에 가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란의 부유층들이 몰려 사는 이곳에는 고급아파트와 고층빌딩도 많고 영화관, 백화점, 쇼핑몰이 밀집돼 있다. 테헤란판 압구정동인 타즈리시거리는 이란의 ‘날나리’ 신세대들의 아지트이다. 진한 화장에 머리 염색은 기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머리카락은 모두 노출돼 있다. 심지어는 머리를 고슴도치처럼 만들어 루사리가 고목의 매미처럼 달려 있는 여성도 있다. 힙합바지를 입은 남자들도 보인다. 이슬람율법의 해방구처럼 보인다. 테헤란대학 한국어과 객원교수인 최인화(37)씨는 “루사리의 색상과 착용방법이 해마다 달라진다.”며 “몸에 착 달라붙는 망토와 실루엣을 강조한 옷들이 최근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도 다른 중동국가들보다 휠씬 높다. 혁명 후 여성의 참여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덕분이다. 대학생의 60%, 공무원의 40%가 여성이며 올 총선에서도 강경 보수파의 테헤란 공천후보 가운데 20%가 여성이었다.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사우디와는 달리 여성운전자도 자주 눈에 띈다. 모피드대 부총장 아마드 자데히(45)는 “팔레비 정권 때보다 정치와 경제가 발전한 것은 물론이고 여성의 사회참여도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일반서민들의 생활은 서방의 예상과 달리 큰 고통을 받고 있지 않다. 식료품이나 공공요금을 정부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주식인 빵은 정부보조금을 받는 빵집에서 일반서민들에게 아주 싼 가격으로 판다. 우리돈으로 300원(3000리알)을 내면 4인 가족의 하루치를 준다. 또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싼 가격에 공급한다. 세계4위 산유국답게 기름값도 싸다. 최근 올라서 1ℓ에 1000리알이다. 더불어 서민들을 위한 대중교통수단도 잘 발달돼 있다. 도로체계도 뛰어나고 동네 어귀의 작은 골목 하나하나에도 표지판이 걸려 있어 길을 찾기가 수월하다. 버스노선이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 1500리알을 내면 번화가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서방엔 눈엣가시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은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청렴결백한 생활로 유명하다. 남부의 빈민가에서 생활하며 20년 된 차를 몰고 다니며 매달 소외지역을 방문한다. 이슬람혁명 후 가장 강력한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런 지지를 바탕으로 반미 전선의 선봉에 서 있다. 테헤란 남부 페르도시호텔 벨보이인 하산 지아리안(32)은 “아마디네자드는 서민들의 살림을 나아지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지도자”라며 치켜세웠다. 물론 이란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란핵을 둘러싸고 서방의 경제제재로 경제 상황이 어려운 점도 사실이다. 물가가 올 들어 25%나 뛰었다. 특히 집값은 가파르게 올라 10년 새 무려 6배가 올랐다. 테헤란 북부의 고급아파트는 140㎡의 방 2개짜리가 4억∼5억원을 호가한다. 문맹률과 실업률이 40%에 달하고 공식 마약중독자만 전 인구의 15%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현정부의 반미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고고학박물관에서 일하는 질라 노힘네자드(37)는 “세계가 다 미국의 눈치를 보는데 우리만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다.”며 “반미정책으로 국민들의 고통만 가중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금의 시련은 이슬람혁명의 완성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테헤란대 정치학과 교수인 알리 모흐세니(48)와 “지금은 진보와 개혁을 위해 전통과 근대를 결합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는 모피드대 정치학과 교수인 샤피에이(40)의 말 속에 이란의 현상황을 이해하는 단서가 들어 있다. siinjc@seoul.co.kr
  • [美쇠고기 고시 이후] 정정길 실장 “경제난이 촛불 확산 불러”

    [美쇠고기 고시 이후] 정정길 실장 “경제난이 촛불 확산 불러”

    청와대 2기 참모진을 이끌 정정길 신임 대통령실장이 총리 중심의 국정 운영을 강조했다. 정 실장은 26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국정은 총리와 각 부처 장관이 책임을 지고 해나가는 게 옳다.”면서 “앞으로 국정의 전면에 총리와 내각이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신문 6월21일자 1면 참조) 대통령리더십이 전공인 정 실장은 그러면서 청와대 비서진에 대해 ‘그림자론’을 내놓았다. “청와대 수석이 말하는 것은 곧 대통령의 뜻으로 여겨지는데 수석은 책임을 지지 않는 자리이고, 그래서 인사청문회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면서 “말 그대로 대통령 비서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쇠고기 파동을 맞아)워낙 경황이 없다보니 ‘빨리 모여라, 대책을 세우자.’고 하면서 이 대통령이 자주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면서 “그러나 원래는 총리가 나서는 게 맞고 앞으로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정국 이후 이 대통령의 노출 빈도가 지금까지보다 줄어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촛불 시위의 확산 배경과 관련, 정 실장은 “경제적 어려움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 물가는 오르고,50대 이상은 구조조정으로,20대는 취업난으로 이 사회에 대한 불만들이 각자 잠재돼 있다.”면서 “쇠고기 문제가 터지면서 그동안 바닥에 팽배해 있던 이런 사회적 불만요인들이 한꺼번에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정 실장은 “솔직히 경제가 쉽지 않고,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이같은 사회적 불안요소에 따라 언제든 제2, 제3의 쇠고기 파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정 실장은 소통도 강조했다.“청와대 수석들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얘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면서 “저도 앞으로 기자들과도 자주 만나고 등산도 하는 등 소통을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6·3시위 때 처음 알았으나 한동안 보지 못하다 80년대 이후 6·3동지회 모임을 하면서 1년에 한두차례씩 만났다.”면서 “모임에 나와서도 이 대통령은 2차까지 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대부분 ‘바빠서 먼저 가야 한다.’며 자리를 뜨곤 했다.”고 소개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李대통령 “민생 최우선 국정과제로”

    李대통령 “민생 최우선 국정과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고유가 등으로 서민 생활이 어느 때보다 힘든 만큼 민생 챙기기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일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기 청와대 참모진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화물연대 파업도 일이 벌어지고 난 뒤 대책을 세우는 사후약방문식보다 근본 대책을 세워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일각에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가 개혁에서 안정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개혁과제를 한꺼번에 밀고 나가는 것은 무리와 부담이 따르는 만큼 전략적으로 우선 과제를 정해 치밀하게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개혁의 후퇴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2期 청와대 ‘소통’ 모드로 전환

    2期 청와대 ‘소통’ 모드로 전환

    24일 단행된 청와대 조직개편의 핵심은 정무·홍보 기능 강화다. 지난 20일 이뤄진 대통령실장과 수석 전면교체에 이어 국민과의 소통을 넓혀 나가려는 조치다. ‘소통’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이날 박형준 전 한나라당 의원이 청와대에 입성했다.‘홍보기획관’이라는 임명장을 받아들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이전 청와대의 홍보수석에 해당하는 자리다.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없앴다가 쇠고기 민심에 화들짝 놀란 이 대통령이 다시 부활시켰다. 홍보기획관 신설로 청와대에서 언론과 홍보를 담당하는 비서관은 모두 8명으로 늘었다. 홍보기획관과 대변인실이 각각 4명의 비서관을 두게 됐다. 홍보수석이 대변인을 겸했던 노무현 정부 청와대의 6명보다 2명 많다. 지금 이 대통령이 얼마나 국민과의 소통에 부심하는지를 말해 준다. 그만큼 새로 투입된 박형준 홍보기획관의 역할이 막중하다. 구원투수인 셈이다. 박 기획관은 “우선 쇠고기 파동을 거치면서 불거진 민의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민심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정책홍보의 출발점이라는 얘기다.“그동안 국정홍보의 큰 그림을 기획하는 곳이 없었는데 그런 부분을 채우고 보완하는 한편 정부 부처 대변인들과 긴밀히 협의해 정부 정책을 알리는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1기 참모진의 문제점이 무엇이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늘 업무를 시작하는 처지에 1기 참모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박 기획관은 여권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대선 때 11차례 이뤄진 이 대통령의 TV연설 원고가 모두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과 박 기획관에 의해 쓰여졌다. 대선 전엔 이명박 캠프 대변인과 당 대변인으로 그의 입이 됐고, 대선 후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 분과위원을 맡아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 철학의 밑그림을 짰다. 이 대통령의 머릿속을 읽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류 전 실장이 이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면 박 기획관은 독심(讀心) 그 이상은 된다는 평가다. 박 기획관은 이 대통령 측근 가운데 학생운동권(고려대 교지 편집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2기 청와대에 균형감을 갖춰줄 인물로 평가된다. 진보진영으로부터 ‘변절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나마 이 대통령 주변에서 진보진영을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신문 기자와 방송 시사토론 진행자,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 등을 지내며 쌓은 다양한 경험도 이 대통령의 소통에 도움을 줄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박 기획관 기용으로 청와대의 홍보기능은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로 이원화됐다. 대변인실은 현안을 중심으로 한 공보기능을 담당하고, 홍보기획관실은 한 발 물러나 중장기 정책홍보전략을 수립, 각 부처 홍보정책 전반을 조율하게 된다.PI(President Identity·최고책임자 이미지)를 관리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민심의 소재를 파악하는 기능도 맡는다. 청와대 홍보기능 강화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와 국민간 쌍방향 소통보다 정부 일방의 주장과 논리를 강화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일방의 주장만 펴다 쇠고기 파동이 터진 것 아니냐.”면서 “쌍방향 소통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한국전쟁 개전, 고려인 유성철이 명령”

    6·25전쟁 때 남침을 시작하는 개전 명령은 소련 국적의 고려인이면서 참전한 유성철 북한 인민군 작전국장이 내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1945년 소련군 장교로 김일성 부대와 함께 북한으로 들어가 6·25전쟁에 참전한 정상진(90·문학평론가)씨는 24일 카자흐스탄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유씨로부터 말을 직접 들었다고 전했다. 연해주에서 태어난 정씨는 “김일성이 1949년초 모스크바를 방문해 스탈린에게 남침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이듬해 4월 다시 소련을 비공식 방문, 끈질긴 설득 끝에 승인을 받아 냈다.”고 말했다. 전쟁이 끝난 뒤 소련파 숙청으로 쫓겨간 정씨는 “북한은 평화통일을 외치면서도 1946년부터 소련군의 지원을 받으며 착실히 남침을 준비했고, 남한의 이승만 정부도 공공연하게 무력통일을 외치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1950년 전쟁이 발발하자 북한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승만 도당이 북침해 인민군이 2시간 만에 격퇴한 것으로 선전했다.”고 털어 놨다. 한반도에서 일제를 몰아 내야 한다는 부친의 영향을 받아 소련군에 자원입대했다는 정씨는 “6·25전쟁 직전에 자신은 김일성종합대학 러시아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었으나, 전쟁이 터지자 러시아어에 능통하다는 이유로 인민군 병기총국 부국장(여단장급)으로 임명돼 참전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1952년 12월초 김일성이 불러 찾아갔더니 “전쟁이 거의 끝났으니 문화선전성 제1부상(차관급)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선전성 부상에 임명된 직후 고려인 동료인 유 인민군 총부참모장 겸 작전국장(중장)이 평양의 한 술집에서 ‘전쟁은 북한이 시작했으며, 내가 6월25일 오전 4시 (공격개시를 위한) 신호탄을 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후 자신과 유씨를 포함해 소련국적 고려인 428명이 숙청을 당했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 [2008 美 대선]“우리 캠프는 남탕 아닙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표의 향배가 판세를 좌우할 변수로 전망되면서 여성표를 놓고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간에 벌써부터 뜨거운 경쟁이 시작됐다. 오바마는 최근 선거 캠프내에서 선거전략 수립과 여론조사, 대외접촉 등의 업무에 여성들을 잇따라 영입했다. 선거전략을 짜고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직접 선거 캠프를 운영하는 자리에는 여성이 한명도 없다. 그래서 외부에서는 오바마 캠프를 ‘남성 전용 클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TV기자 출신인 린다 더글러스를 대변인으로 영입했다. 지난주에는 힐러리 선거캠프에서 캠페인 매니저로 일했던 패티 솔리스 도일과 2004년 대선 당시 존 케리 후보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였던 스테파니 커터, 존 에드워드 전 상원의원의 아이오아주 현장 책임자였던 젠 오말리 딜론 등 세명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패티 솔리스 도일은 앞으로 확정될 부통령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스테파니 커너는 오바마의 부인인 미셸의 핵심 참모로 일하면서 선거 자문으로, 젠 오말리 딜론은 격전주들의 현장 책임자로 각각 일하게 된다.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는 러닝 메이트로 고령과 남성이라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줄 상대들을 고려하고 있다. 때문에 정치와 기업에서 경험이 많은 전문직 여성들이 후보군에 자연스럽게 가세하고 있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알래스카 주지사 사라 팰린(44)과 휼렛패커드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칼리 피오리나와 케이 베일리 허친슨 상원의원(텍사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오바마와 힐러리는 27일 뉴햄프셔주 유니티(화합)시에서 공동 유세를 시작한다. 이름이 보여주듯 이번 합동유세는 두 사람과 민주당 내에 존재했던 갈등을 해소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또 지난 1월8일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두 후보가 107표씩을 득표해 무승부를 기록했던 곳이기도 하다. kmkim@seoul.co.kr
  • 孫대표 ‘살갑게’… 元원내 ‘까칠하게’

    孫대표 ‘살갑게’… 元원내 ‘까칠하게’

    청와대의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은 24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를 각각 예방했다. 이날 손 대표는 ‘소통’을 주제로 화기애애한 대화를 이끌었지만 원 원내대표는 전면적인 내각 쇄신을 요구하는 등 ‘까칠한’ 발언을 주로 하는 묘한 대조를 이뤘다. 손 대표는 정 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소통이라는 건 말로만 소통이 아니라 실제로 관계가 소통하도록 기능이 작동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힘을 갖고 있는 것이 정부 여당이고 소통이 막힌데 나사를 풀어 주는 것도 정부 여당”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비서실장은 “내부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바깥에 나와서 만나겠다.”고 화답했다. 그동안 청와대 인사들이 예방을 했을 때 신경전을 벌였던 것과 달리 이날 손 대표는 정 실장과 맹 수석 등 청와대 2기 참모진에 대한 덕담을 주로 건넸다. 또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의 자기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그는 “경기도지사 시절 교육정책을 펼 때 특별위원회 위원장이었다.”며 인연을 소개한 뒤 “교수를 지낸 사람들은 그런 문제(중복 게재)가 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실장은 “예전에는 그런 걸 문제 삼지 않았는데….”라고 답했다. 30분 후에 이뤄진 원 원내대표와 청와대 예방팀과의 대화 분위기는 달랐다. 원 원내대표는 웃으면서 축하를 건넨 뒤 작심한 듯 정 실장에게 주문 사항을 쏟아 냈다. 그는 “대통령께서 국민께 사과하고 청와대 보좌진을 전면 개편한 상태에서 장관 고시를 강행하면 ‘대통령과 정부가 달라진 게 뭔가.’라며 국민이 신뢰할 수 없다.”면서 “장관 고시 문제가 신중하게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전면적인 쇄신 의지는 내각 전면 개편으로 보여 줘야 한다.”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대폭적인 내각 물갈이를 촉구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여 “전면 개각을” 청 “총리감 없다”

    여 “전면 개각을” 청 “총리감 없다”

    내각 쇄신의 폭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청와대는 쇠고기 민심이 다소 진정되는 듯한 기미가 보이자 총리 유임 및 장관 2∼3명 교체 수준의 소폭 개각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당 일각에서는 청와대 참모진에 이어 내각도 전면 개각 수준의 대폭 쇄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청와대는 청와대 참모진을 대폭 교체한 만큼, 내각의 교체 폭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도 비슷한 입장이다. ●靑 “총리 제외한 중·소폭 검토” 일단 청와대와 내각의 쇄신 시기에 시차를 둠에 따라 국정공백은 최소화했지만 여전히 청와대는 총리를 포함한 쇄신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운 눈치다. 관건은 총리 교체 여부다. 청와대는 한승수 국무총리만 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기존에 거론되던 강현욱 전 전북도지사, 이원종 전 충북도지사는 지역 대표성에서나 업무능력에서나 한 총리보다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마땅한 총리 후보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실 한 총리가 잘못했다기보다는 권한이 적었던 탓이 더 큰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일단 청와대는 국회 개원시기를 보고 쇄신의 폭에 대해 당과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회가 개원해야 내각 개편의 폭과 시기가 정리될 것”이라면서 “속된 말로 아직은 쿠킹(Cooking)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쪽에서는 “청와대처럼 내각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면서 강도 높은 쇄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일각 “쇄신의지 확실히 보여야” 친이측 한 의원은 “청와대 수석들의 물갈이로 국민들의 인적쇄신에 대한 기대가 커졌는데 소폭 개각으로 국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겠냐.”면서 “이번 인적쇄신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총리를 포함한 대폭적인 개각을 통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인적쇄신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당권 주자들도 공개적으로 내각 전면 개편을 주장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중·소폭 개각은 어감이 별로 좋지 않다.”면서 “거국내각이란 기분이 들게 했으면 좋겠다.”며 전면 개각을 강조했다. 친박(친 박근혜)측의 허태열 의원은 평화방송에 출연,2∼3명 장관 소폭 교체설이 흘러나오는 데 대해 “그런 게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쇠고기 문제가 진정되어 또 옛날 식으로 돌아간다면 대통령이 사과한 것에 의심을 갖게 되고 민심을 다시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내각도 전면적인 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설영 구동회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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