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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여군 군종 목사 2명 탄생… 육군 장교 764명 임관

    첫 여군 군종 목사 2명 탄생… 육군 장교 764명 임관

    육군은 26일 충북 괴산 학생군사학교와 영동 종합행정학교에서 학사 장교, 단기 간부사관, 기술행정 준사관, 군종사관 통합임관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김요환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린 이번 임관식에서는 최초의 여군 군종 목사 2명이 탄생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신임 장교 764명이 배출됐다. 특히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는 군에서 선교 활동과 종교 행사를 주관하고 장병의 인격 지도 교관 역할을 맡을 신임 군종 장교 50명(기독교 22명, 천주교 14명, 불교 14명)이 임관했다. 이번 임관식에서는 정은해(왼쪽·35) 육군 대위와 남소연(오른쪽·32) 공군 중위가 최초의 여군 군종 목사가 됐다. 영남신학대를 졸업한 정 대위는 2011년 11월 목사 안수를 받았고 대구 신암교회에서 부목사로 재직했다. 남 중위는 올해 2월 백석신학대학원을 졸업해 지난 4월 목사 안수를 받았다. 정 대위는 “올해 처음 여자 군종 목사를 뽑는다는 말을 듣고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선교하겠다는 비전을 갖게 됐다”라면서 “병사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위로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밖에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학사 사관으로 임관된 변상미(27·여) 소위는 장교 선발 시험에 4번 도전한 끝에 임관되는 영예를 안았다. 김인승(29) 소위 등 5명은 병사와 부사관을 모두 거친 뒤 장교로 임관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美, 제2 한국전쟁 계획 실전 돌입”

    북한이 25일 6·25 전쟁 65주년을 맞아 “미국의 제2의 조선전쟁 계획이 실전단계에 들어갔다”며 반미투쟁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서울 개소도 거론하며 “말로 할 때는 지났다”고 위협했다. 이에 군 당국은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제2 조선전쟁 계획은 이미 실전단계에 진입한 상태”라면서 “우리의 전략 대상물을 타격하기 위한 ‘외과수술식 타격계획’으로부터 공화국 북반부의 전 지역을 강점하기 위한 여러 작전계획에 이르는 전면전쟁 각본이 오래전에 꾸며졌다”고 주장했다. 국방위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거족적 반미 투쟁이 새로운 높은 단계에 진입한다는 것을 온 세계에 공표한다”고 선언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이날 성명에서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괴뢰패당이 인권사무소라는 화근을 남조선 땅에 끌어들여 북남 관계는 더이상 만회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면서 “이제는 말로 할 때는 지나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북한의 입장은 지난 15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시사했지만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 등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고 국제사회의 인권 공세만 거세진 데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에 대한 불만을 강도 높게 표현한 것으로 남측이 적극적 행동을 보이지 않을 경우 군사적 무력시위도 할 수 있다는 대남 압박”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이 지난달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바다에 1m 이하 크기의 해상 부표 10여개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돼 군과 정보 당국이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이 NLL 일대를 정확히 관측할 수 있는 장비가 부족해 NLL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부표를 설치했을 수 있다”면서 “NLL 인근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기준점으로 삼고 우리 함정의 대비 태세를 떠보려는 의도일 수 있으나 NLL을 인정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리아의 즐거운 여름”vs”끔찍한 참모습”...SNS 전쟁

    “시리아의 즐거운 여름”vs”끔찍한 참모습”...SNS 전쟁

    국민과의 내전을 지속 중인 시리아 정부가 긍정적 국가이미지를 해외에 홍보하려는 SNS 캠페인을 벌였다가 분노한 자국 네티즌들에게 곤욕을 치르고 있다. 타임지 등 해외 언론들은 시리아의 정부 소유 뉴스 매체 ‘시리아 아랍 뉴스 에이전시’(SANA)가 시작한 대외선전용 온라인 캠페인이 반정부 운동가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SANA는 자신들의 영문 트위터 계정에 “여름이 다가오고 있으니 시리아에서 즐거운 여름을 보내며 찍은 사진을 올리고 ‘#SummerInSyria’ 해시태그를 달아 주세요”는 글을 업로드 했다. 그러나 4년간 지속된 내전의 참화로 만신창이가 된 시리아 국민들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정부 선전에 분노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해당 계정에는 평화로운 여름휴가의 광경 대신 정부군이 투하한 폭탄에 파괴된 마을, 피습으로 숨진 아이들, 화학무기에 여과 없이 노출된 피해자들의 참혹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가득 올라왔다. 마을 광장에 쌓여있는 벌거벗은 시신들을 찍은 사진 아래에 “선탠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라며 정부의 선전을 비웃듯 비난하는 설명을 붙인 네티즌도 있었다. 아사드 일가는 1971년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가 집권한 이래 2000년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가 정권을 물려받은 뒤 현재에 이르기까지 40년 넘게 시리아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평화적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 운동이 확산됐고 시리아의 국민들 또한 여기에 발맞춰 장기독재에 반대하는 소규모 평화 시위를 시작했다. 그러나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은 이를 잔혹하게 무력으로 진압, 결국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했다. UN 기록에 따르면 내전 발발 이후로 25만여 명이 사망했으며 시리아 전체 인구 중 과반수에 해당하는 2200만여 명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과격단체가 연일 이어지는 비상식적이고 잔인한 행보로 국제 뉴스의 헤드라인을 늘 장식해준 덕에 아사드 정권은 비교적 국제사회에 노출되지 않은 채 ‘조용히’ 국민들을 '진압'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홍보가 경제력 상실을 만회하려는 시리아 정부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한다. 전쟁 발발 이래로 시리아는 원유생산 감소, 인플레이션 심화, 통화가치 폭락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총 경제 규모는 절반으로 감소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는 “정부군 패배가 경제 붕괴를 가져올지, 아니면 경제체제가 먼저 무너지고 이에 따라 군대가 붕괴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리아가 처한 풍전등화의 상황을 진단한 바 있다. 사진=ⓒ트위터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열린세상] 메르스 사태가 한국사회에 던진 과제/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열린세상] 메르스 사태가 한국사회에 던진 과제/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어제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65주년이 되는 날이다. 전쟁의 참상은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이 얼마나 중요하며 국민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 줬다. 지난 65년간 대한민국은 다소 부침은 있었지만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욕되지 않을 정도의 국가 발전을 이뤄 냈다. 6·25의 잿더미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유일한 신생국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거듭난 나라, 한류를 꽃피우는 문화강국, 150만 외국인이 함께 사는 희망 사회로 나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얼마 전까지 이런 모습이 대한민국의 참모습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불만, 불신, 불안이라는 3불의 격랑 속에 외부 충격에 쉽게 좌초될 것 같은 난파선의 형국이다. 한국 사회에 대한 자긍심,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시민의식, 더불어 사는 공동체 정신은 실종되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운명공동체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각자도생(各自圖生)이란 단어가 난무하는 참담한 현실이다. 세월호에 이은 국민들의 3불 상처가 쉽게 치유될지 의문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그동안 숨겨져 있던 한국 사회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다음의 과제들을 남겼다. 첫째, 정부 불신은 국민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막연한 불안감은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 정부 불신을 증폭시킨다. 특히 위기 초기에 어떻게 정부가 대응하느냐는 위기극복 성패와 위기 전개 과정에서 결정적 영향을 준다. 위기 발생 초기에 어떻게 하면 국민 신뢰를 높이고 국민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와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둘째, 글로벌 시대에 국가 위험은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사회 전반에 상존한다. 최근 발생하는 국가 위험은 여러 분야가 얽히고설킨 복합계 양상을 띠고 있고 짧은 기간에 광범위한 지역에 전파되는 강력한 전염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위험 예방이 최선이지만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하에서 위험 발생만을 문제 삼으면 위기 대응보다는 축소, 은폐, 왜곡의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위기 발생의 불가피성에 대해 어느 정도의 사회적 관용성은 제고될 필요가 있다. 셋째, 다양한 형태의 복합적 위기에 대응하려면 역할과 책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사전에 마련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안보위험 외에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고 인구 밀도도 높다 보니 다양한 재난 위험, 경제·사회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국가 위험의 범주를 재검토해 안보 분야 외에 파급효과가 크고 복합적이며 위험한 사안은 사전에 국가 위험으로 명확히 분류하고, 위험 발생 즉시 청와대가 책임지고 초기 단계부터 개입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이 위험관리 성패의 관건이 된다. 넷째, 조직 확대, 예산 확충, 매뉴얼 마련 등 외형적인 개혁을 넘어 부처 간 실질적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진행 중인 정부3.0에 위기관리 협업 구축을 중점과제로 추가해 협업을 일상화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안전한국훈련, 을지훈련 등 기존 국가 위기훈련을 지역 특성과 결합된 맞춤형 훈련으로 전환하고 지역별 반복 순회 훈련을 강화해 전국 단위의 획일적·형식적 훈련을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언론과의 협력 관계 설정이다. 우리나라에는 인터넷신문을 포함해 1만 4000개가 넘는 언론매체가 취재 경쟁 중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오보와 과장 보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외신을 통한 국가 이미지 훼손이나 과장 보도를 줄일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끝으로 민간 전문가, 시민단체 등 사회적 역량이 제대로 활용되는 동시에 원활한 협조가 이뤄질 수 있는 거버넌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훼손된 공동체 의식과 시민정신을 복원하고 정부 불신을 불식하는 문제 또한 어렵지만 해결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 시마다 보여 줬던 국민들의 자랑스럽고 단합된 저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위기를 피하지 않고 기회로 승화시키는 위험지성이 우리 사회 전역에 만개해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로 촉발된 위기가 더 큰 대한민국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되길 기원한다.
  • [오늘 6·25 65주년] 반세기 만에… 노병, 다시 날아오르다

    [오늘 6·25 65주년] 반세기 만에… 노병, 다시 날아오르다

    6·25전쟁 당시 100회 이상 출격한 전투기 조종사 출신 노병이 반세기 만에 다시 조종간을 잡았다. 그 주인공은 김두만(88) 전 공군참모총장(예비역 대장). 공군은 김 전 총장이 지난 23일 강원 원주 기지에서 후배 조종사 한성우(37) 소령과 함께 국산 경공격기 FA50을 타고 50여분간 충북, 경기 일대 상공을 비행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김 전 총장은 지난 5월 12일 충북 청주 항공우주의료원에서 젊은이들도 힘들어하는 중력가속도 내성훈련(G 테스트)을 무사히 마쳤다. 김 전 총장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0월 미국제 F51 프로펠러 전투기를 타고 첫 출격한 이래 1952년 1월 11일 공군 최초로 100회 출격 기록을 세웠다. 6·25 전쟁 동안 모두 102회 출격한 그는 이후 전투비행단장, 작전사령관을 거쳐 1971년 참모총장을 마지막으로 군을 떠났다. 이날 비행장구를 착용하고 FA50기 후방석에 탑승한 김 전 총장은 잠시 지난날을 회상했다. 1952년 1월 12일 당시 25세의 편대장(소령)이던 김 전 총장은 평양 동쪽 10㎞ 지점의 승호리 철교를 파괴하기 위해 F51 전투기 6대를 이끌고 출격했다. 북한군의 주요 보급로인 승호리 철교는 앞서 미국 공군이 폭격을 시도했으나 북한의 대공포 공격 때문에 실패했던 곳이었다. 한국 공군은 이날 첫 공격에 실패했으나 사흘 뒤인 1월 15일 북한군의 치열한 대공포화망을 뚫고 450m 고도까지 급강하해 폭탄을 투하하고 철교를 파괴했다. 당시 미 공군은 정찰기가 승호리 철교의 사진을 찍어 올 때까지 한국군의 작전 성공을 믿지 않았다. 1949년 10월 창설된 한국 공군은 1950년 6·25 개전 초기 당시 20대의 연락기만을 보유했고 전투기는 1대도 없었다. 같은 해 7월 미국으로부터 F51 전투기 10대를 지원받아 전투에 참가할 수 있었다. 공군은 현재 F15K 전투기와 국산 FA50 경공격기를 비롯해 75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김 전 총장은 “당시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현대화된 비행단 시설과 전투기가 자랑스럽다”면서 “최고의 실력을 구비한 정예 조종사가 될 수 있도록 자기 계발에 힘써 달라”고 후배 조종사들에게 당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것이 시리아 참모습”…정부 홍보, 국민들 분노에 ‘혼쭐’

    “이것이 시리아 참모습”…정부 홍보, 국민들 분노에 ‘혼쭐’

    국민과의 내전을 지속 중인 시리아 정부가 긍정적 국가이미지를 해외에 홍보하려는 SNS 캠페인을 벌였다가 분노한 자국 네티즌들의 훼방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타임지 등 해외 언론들은 시리아의 정부 소유 뉴스 매체 ‘시리아 아랍 뉴스 에이전시’(SANA)가 시작한 대외선전용 온라인 캠페인이 반정부 운동가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SANA는 자신들의 영문 트위터 계정에 “여름이 다가오고 있으니 시리아에서 즐거운 여름을 보내며 찍은 사진을 올리고 ‘#SummerInSyria’ 해시태그를 달아 주세요”는 글을 업로드 했다. 그러나 4년간 지속된 내전의 참화로 만신창이가 된 시리아 국민들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정부 선전에 분노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해당 계정에는 평화로운 여름휴가의 광경 대신 정부군이 투하한 폭탄에 파괴된 마을, 피습으로 숨진 아이들, 화학무기에 여과 없이 노출된 피해자들의 참혹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가득 올라왔다. 마을 광장에 쌓여있는 벌거벗은 시신들을 찍은 사진 아래에 “선탠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라며 정부의 선전을 비웃듯 비난하는 설명을 붙인 네티즌도 있었다. 아사드 일가는 1971년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가 집권한 이래 2000년 아들 바샤르 알 아사드가 정권을 물려받은 뒤 현재에 이르기까지 40년 넘게 시리아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평화적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 운동이 확산됐고 시리아의 국민들 또한 여기에 발맞춰 장기독재에 반대하는 소규모 평화 시위를 시작했다. 그러나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은 이를 잔혹하게 무력으로 진압, 결국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했다. UN 기록에 따르면 내전 발발 이후로 25만여 명이 사망했으며 시리아 전체 인구 중 과반수에 해당하는 2200만여 명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과격단체가 연일 이어지는 비상식적이고 잔인한 행보로 국제 뉴스의 헤드라인을 늘 장식해준 덕에 아사드 정권은 비교적 국제사회에 노출되지 않은 채 ‘조용히’ 국민들을 '진압'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홍보가 경제력 상실을 만회하려는 시리아 정부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한다. 전쟁 발발 이래로 시리아는 원유생산 감소, 인플레이션 심화, 통화가치 폭락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총 경제 규모는 절반으로 감소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는 “정부군 패배가 경제 붕괴를 가져올지, 아니면 경제체제가 먼저 무너지고 이에 따라 군대가 붕괴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리아가 처한 풍전등화의 상황을 진단한 바 있다. 사진=ⓒ트위터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해상작전헬기 선정 개입 김양 전 보훈처장 영장

    해상작전헬기 선정 개입 김양 전 보훈처장 영장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4일 해군의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비리와 관련, 알선수재 혐의로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은 김 전 처장이 2011년부터 영국·이탈리아 합작 방산업체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10억여원을 받고 기종 선정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실제 활동 여부와 관계없이 알선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면 죄가 성립된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고 설명했다. 전날 합수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김 전 처장은 정당하게 고문료를 받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구스타웨스트랜드 측도 “김 전 처장은 한국 내 영업 활동과 관련한 조언만 했고 한국법을 준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처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으로 광복군을 창설한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다. 이명박 정부 때 보훈처장을 지냈다. 부친은 김신(93) 전 공군참모총장이며 형 김진(66)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은 공군 병장으로, 김 전 처장은 공군 장교로 복무했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10여년 동안 유럽 방산업체에 근무해 현지 인맥이 상당히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일드캣은 대함·대잠 작전 능력을 강화한 해군의 최신형 해상작전 헬기로 미국산 ‘시호크’(MH60R)와 경합 끝에 2013년 1월 사업기종으로 선정됐다. 합수단은 해군이 실물 평가 규정을 어기면서 와일드캣을 사업 기종으로 선정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해 왔다. 현재까지 현역 소장을 포함해 전·현직 군인 7명이 구속기소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서울광장] 세월호는 유병언, 메르스는 삼성 탓인가/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세월호는 유병언, 메르스는 삼성 탓인가/김성수 논설위원

    페이스북에 개설된 ‘박근혜 번역기’라는 게 화제다. 박 대통령의 ‘해석불가’ 발언들을 한국어(?)로 알기 쉽게 번역해 주는 서비스다. 페이지 첫 화면엔 박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패러디한 ‘내 말을 잘 알아듣는 나라’라고 적혀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사람은 부인했지만 조롱과 비아냥의 뜻을 담고 있다. 주어, 술어가 일치하지 않고 무슨 뜻인지 도통 알 수 없는 발언을 이렇게 많이 했다는 게 사실 놀랍긴 하다. 하지만 대통령의 워딩이 문법에 맞지 않는다고 탓할 일만은 아니다. 구어체를 글로 풀어 쓰면 비문(非文)이 많아진다. 뜻도 모호해진다. 아무리 달변인 사람이라도 마찬가지다. 정도의 차이만 있다. 중요한 건 말에 어떤 내용을 담느냐지 형식은 아니다. 대통령의 발언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는 것도 내용 때문이다. 국민들의 상식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유체이탈 화법’이다. ‘성완종 리스트’가 나오자 박 대통령은 남미 순방길에 오르기 전 “이번 일을 부정부패를 확실하게 뿌리 뽑는 정치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예상했던 사과는 한마디도 없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관련한 첫 언급(6월 1일)에서도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남의 얘기하듯 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찾아갔을 때(6월 16일)는 “정부는 더욱 적극적으로 선제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심각한 것은 빨리 국민께 알려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대통령은 별개라는 뜻으로 읽혔다. 지난 17일엔 충북 오송 국립보건연구원으로 불러 내린 삼성서울병원장에게 “사태가 종식되도록 책임 있게 대처해 달라”고 질책했다. 대통령 앞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쩔쩔매던 병원장은 “대통령과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재확산의 책임이 큰 건 사실이다. 하지만 민간 병원장이 다 책임질 일은 아니다.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는 모양새는 더더욱 이상하다. 메르스 사태의 원죄는 정부에 있다. 국민들은 다 그렇게 보고 있다. 어제까지 175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27명이 숨졌다. 교도소도 아닌데 환자들은 ‘번호’로 불린다. 메르스로 숨진 분들은 가족들의 품속에서 제대로 장례도 못 치른다. 화장터에서까지 외면을 당한다. 이 지경까지 됐다면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진작에 사과를 해야 했다.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든 대국민 담화를 하든 형식은 중요치 않다. “초기 대응이 미흡해 죄송하다. 철저한 방역 대책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 나가겠다.” 이 정도의 사과라도 나와야 했다. 하지만 총리가 대신 사과를 했다. 신임 총리는 대통령이 사과를 하라는 요구에 대해 “제가 건의하는 것이 괜찮은 일인지 판단해 보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사과를 할 ‘골든타임’도 이미 놓친 것 같다. 청와대 참모들도 국민을 분노케 하는 자충수만 거듭했다. 동대문 시장을 찾은 박 대통령을 보고 “대통령 최고!”라고 시민들이 외쳤다는 자화자찬식 홍보를 하지 않나, 메르스와 관련해 부정적인 기사를 쓴 종합지 한 곳에만 정부 광고를 안 주는 치졸한 보복을 했다. 역대 청와대의 대통령 메시지 관리가 이처럼 허술한 적이 있었을까 싶다. “아몰랑(‘아, 몰라’라는 인터넷 용어) 미국 갈 거야’라는 조롱이 왜 인터넷에서 유행어가 됐는지를 사람들은 다 아는데 정작 청와대만 모르는 것 같다. 박근혜 정부는 메르스 공포에 떨고 있는 민심을 전혀 읽지 못했다. 메르스 환자가 어느 병원에서 발생했고 어떤 병원을 거쳐 갔는지 등 충분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때 주지 않았다. 국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거꾸로 괴담 유포자는 처벌하겠다며 겁박만 했다. 전문가들에게 맡기겠다고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우왕좌왕했다. 선제적인 조치를 내놓은 건 하나도 없었다. 매번 한발씩 늦게 대응했다. 책임 회피성 발언이 이어진 것도 세월호 참사 때와 꼭 닮은꼴이다. 시간이 지나면 메르스는 종식되겠지만 위기가 끝난 건 아니다. 남은 2년 8개월간 어떤 위기가 다시 닥칠지 모른다. 대통령이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흔들리지 않는다. 위기 때마다 핑곗거리를 대고 희생양만 찾아서는 안 된다. ‘세월호는 유병언 탓이고 메르스는 삼성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네 탓이오”만 외치는 정권에 미래는 없다. sskim@seoul.co.kr
  • 한·미, 北 핵·미사일 도발 억제 방안 논의

    한·미, 北 핵·미사일 도발 억제 방안 논의

    미국의 핵전력과 미사일방어(MD) 체계를 총괄하는 세실 헤이니 미국 전략사령관(해군 대장)이 23일 최윤희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만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 헤이니 사령관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고 군은 밝혔다. 하지만 이번 방한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의 일환임을 밝혀 향후 사드를 포함한 미군 전력을 큰 틀에서 재배치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양국은 핵·미사일 및 사이버 위협을 포함한 북한의 다양한 위협을 평가하고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유사시 미국의 전략 자산을 전개하는 등 공동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이번 예방은 미 전략사령관의 요청에 의한 것이나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헤이니 사령관은 24일에는 일본을 방문해 가와노 가쓰토시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한·미 군 당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부지와 비용의 일정 부분을 분담하는 문제를 고려해 논의를 자제하고 시간을 최대한 끌려는 입장이다. 특히 미 전략사령부에 따르면 헤이니 사령관은 이번 순방에 대해 “잠재적 적대 세력을 억제하고 우주와 사이버 공간의 정보 공유를 증진하기 위한 의지를 한국과 일본에 재확인시키는 기회”라면서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말했듯 미국의 미래는 아시아태평양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 전략사령부는 “이번 순방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중국을 염두에 둔 것임을 밝혔다.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4월 주한 미군 장병들에게 “스텔스 전투기와 폭격기 등 새로운 전력을 아시아태평양에 투입할 것”이라면서 “가장 위험한 곳들 중 하나가 이곳 한반도”라고 말해 전력 배치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미국이 한국에 고정적으로 주둔하던 주한 미군 2사단 전투 병력을 9개월마다 순환 배치하는 등 미군 자체를 기동성 있는 신속 대응군, 해·공군 위주로 개편한다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미군 전력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현장 블로그] 방산비리 수사 7개월, 윗선·범행동기 규명 언제쯤…

    지난해 11월 방위사업 비리 정부 합동수사단 출범 이후 7개월째 수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기철(58) 전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20명에 가까운 전·현직 영관급 이상 고위 장교들을 철창에 가두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23일엔 해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와 관련해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반쪽짜리’ 수사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가 수호를 맹세한 군인들이 도대체 왜 국방력을 떨어뜨리는 일을 저질렀는지 범행 동기가 제대로 밝혀진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조(兆) 단위 사업인 와일드캣 도입 비리 수사 과정에서 현역 소장 박모(57)씨 등 전·현직 군인 7명이 구속됐지만 혐의는 모두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였습니다. 이들이 뒷돈이나 승진 약속을 받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구속자만 50명을 넘어섰고, 영장 기각은 단 두 건에 그칠 정도로 법원도 협조적인 점을 고려하면 범행 동기 규명에 진척이 없는 점은 따로 설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합수단 안팎에선 군 특유의 조직 문화를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평소 선후배 간 끈끈한 유대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전역한 선배가 부탁하면 대가가 없더라도 무리해서 부탁을 들어주고, 자기만 처벌받고 말지 선후배는 끝까지 지켜 주려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군에서는 군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는 반발도 나온다고 합니다.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사업을 먼저 진행하고 약간의 장비 결함은 나중에 처리하는 게 ‘관행’을 넘어 ‘제도’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하지만 얼마나 상황이 심각하면 검찰이 주도하는 합수단이 꾸려졌는지 군 스스로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합수단도 지금까지의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국력을 좀먹는 방산 비리가 발붙일 곳이 없어질 것 같습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英왕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여왕부터 전원 군복무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英왕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여왕부터 전원 군복무

    ▲ 여왕도 군용트럭 몬 수송장교 영국 왕실의 왕위 계승 서열 5위인 해리 왕자(Henry Charles Albert David Windsor)가 19일(현지시간) 10여 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했다고 영국 왕실이 밝혔다. 해리 왕자가 군 복무를 마치면서 영국 왕실에는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가문이라는 칭송이 쏟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왕은 물론 왕실 남성 모두가 군 복무를 했으며, 대부분 최전선에 자원해 전투에 참가했던 경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엘리자베스 2세(Elizabeth II) 여왕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송보급장교로 근무하며 직접 군용트럭을 운전했고, 아들인 찰스 왕세자(Prince of Wales) 역시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해 6년간 해군장교로 복무했다. 찰스 왕세자의 동생인 요크 공작 앤드루 왕자(Andrew Albert Christian Edward) 역시 1979년 소위로 임관해 2001년 해군중령으로 전역하였고, 복무기간 중 포클랜드 전쟁에 참전해 최전선에서 헬기 조종사로 활약했으며, 해리 왕자의 형인 케임브리지 공작 윌리엄(William Windsor) 역시 영국 공군에서 근무하고 전역했기 때문이었다. 왕실 인사 대부분이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군 복무를 했다면, 이번에 전역한 해리 왕자는 진심으로 군대가 좋아서 군복을 입었던 특이한 케이스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군복을 입고 장난감 총을 들고 뛰어노는 것을 좋아했으며, 유난히 군대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진짜 장군 계급장을 달겠다”...아프간 파병 자원 영국 최고의 사립 명문 이튼 칼리지(Eton College)를 졸업한 그는 곧바로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Royal Military College, Sandhurst)에 입학했다. 그는 사관학교 입학 전에는 누드파티 파문과 대마초 흡연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샌드허스트 입학 이후에도 파키스탄에서 유학 온 교환생도에게 ‘파키'(Paki)라는 비하 표현을 사용해 징계를 받기도 하는 등 잦은 구설에 시달렸다. 그러나 사관학교 졸업 후 육군소위로 임관하면서부터는 철이 든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는 자대 배치를 영국 육군 내에서도 최정예 부대로 손꼽히는 근위대, 그 중에서도 400년 전통의 블루스 앤 로열스(Blues and Royals) 근위기병연대에 배치 받았는데, 부대에 짐을 풀자마자 지휘관을 찾아가 이라크 파병 부대에 차출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왕실이 극구 반대하면서 해리 왕자의 이라크 파병은 좌절되었지만, 그는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자원했고 할머니와 아버지를 설득해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Helmand) 지역으로 파병되었다. 탈레반 거점이었던 이 지역에서 해리 왕자는 적진 한복판에 침투해 전투기나 공격헬기의 공중 공격을 유도하는 합동최종공격통제관(JTAC : Joint Terminal Attack Controller)로 활약하며 실전을 겪었다. 해리 왕자가 이 부대에 배치되었다는 것은 비밀이었으나, 미국의 한 폭로 전문지가 해리 왕자의 임무수행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면서 탈레반은 눈에 불을 켜고 해리 왕자를 찾아 나섰고, 결국 당시 왕위계승 서열 3위의 왕세손의 안전을 우려한 국방부는 해리 왕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본토에 있는 부대로 전출 명령을 내렸다. 그는 본토 복귀 이후 지휘관과 국방부에 “전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끈질기게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전장에 파병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와중에 헬기 조종사가 되면 파병이 가능할 것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항공장교에 지원해 합격했다. 대위로 진급한 그는 2011년 공격용 헬기인 아파치 AH Mk.I(AH-64D)의 조종사(Pilot) 및 사수(Co-pilot gunner) 자격을 취득했는데, 그는 교육 수료식에서 최우수 특등 사수(Best co-pilot gunner) 상을 수상하고 곧바로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지원했다. 그는 2012년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되어 실전에 투입됐는데, 실제 전투에 나가 적지 않은 탈레반 병사들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 아프가니스탄 파병 임무를 마치고 영국에 복귀했을 때 “사람을 사살한 일이 있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빼앗았다”면서 아프가니스탄군과 NATO 치안유지군 부상자 구출 작전에 투입되어 상당한 수의 탈레반을 사살한 사실을 시인했다. 해리 왕자는 2013년 영국 본토로 돌아온 뒤 제3항공연대에서 지휘관 및 참모로 근무했으며, 2015년 1월 영관장교 자격시험에 통과, 소령 진급 대상자가 되었다. 그는 자격시험 통과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징적인 계급이 아닌, 진짜 군 복무를 통해 장군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결국 5개월 만에 군복을 벗었다. 그가 전역을 결심한 배경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생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와 더불어 위험한 전장을 선호하는 해리 왕자를 걱정한 찰스 왕세자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 왕자는 전역 후 3개월 일정으로 아프리카를 찾아 환경보전 활동에 나설 예정이며, 추후 상이군경들을 대상으로 한 복지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 노블리스 오블리제 : 권리와 책무 영국 왕실 인사들은 모두 명예계급을 가지고 있다. 여왕의 남편이자 윌리엄·해리 왕자의 할아버지인 에든버러 공작 필립(The Duke of Edinburgh, Philip Mountbatten)은 영국 육·해·공군 명예원수 계급을, 대위로 전역한 윌리엄 왕세자 역시 육·해·공군 명예원수 계급을 가지고 있으며, 중령으로 전역한 앤드루 왕자 역시 명예 해군소장 계급을 가지고 있다. 비록 의전을 위한 상징적인 명예계급이지만, 이들은 모두 실제 군에서 복무했고, 실전에 참가하기도 했던 경험이 있다. 영국 왕실이 병역에 엄격한 것은 지도층으로서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함이다. 해리 왕자의 가문인 윈저(Windsor) 왕가는 해리 왕자의 고조할아버지인 조지 5세(George V)부터 병역 명문가(?)였다. 조지 5세는 12세라는 어린 나이에 당시 영국 해군 최강의 전함이었던 1급 전열함(1st rate ship of the line) HMS 브리타니아(Britannia)에서 견습 생도로 해군 생활을 했으며, 그 아들인 조지 6세(George VI) 역시 해군장교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 포술장교로 활약해 훈장을 받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런던 대공습 작전을 벌여 런던 곳곳에 초토화되었을 때 조지 6세는 아내인 메리 왕비와 함께 폐허가 된 런던 시내를 누비며 장병과 시민들을 격려하고 구조 및 복구 작업을 진두지휘했으며, 딸인 엘리자베스 2세를 군에 입대시키며 솔선수범을 마다하지 않았다. 입헌군주제인 영국에서 영국인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60~70% 이상의 지지율로 군주제 유지를 지지하는 것은 그동안 영국 왕실이 보여주었던 노블리스 오블리제였다. 다이애나비 사건부터 앤드루 왕자 불륜 사건,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의 마약 및 퇴폐 파티 사건 등 온갖 추문이 끊이지 않고 일어났던 왕실이지만, 왕실 구성원들은 스스로 군복을 입고 자청해서 전장에 나가 일반 병사들과 똑같이 생활하며 전장을 누볐고, 이러한 모습 때문에 영국 국민들은 왕실 인사들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것이다. 부와 권력, 명예를 가진 자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공동체 구성원들의 화합과 단결, 이를 통한 공동체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군복을 입고 전장에 나가는 자에게만 시민의 자격을 부여했고, 공화정 당시 로마에서는 의회를 구성하는 귀족들은 물론 귀족들 가운데 선거를 통해 선출된 최고 권력자인 집정관(Consul)들 사이에서 자신의 재산을 털어 공공시설이나 도로를 신축하거나 보수하는 일은 명예롭고 자랑스러운 일로 여겨졌으며, 전쟁이 벌어지면 이들은 앞다투어 로마군의 선봉에 서서 싸우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제2차 포에니 전쟁 당시 16년간의 전쟁에서 사망한 집정관의 수는 무려 13명에 달했다. 사회 지도층이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목숨과 재산, 명예를 기꺼이 내놓는 전통이 있는 나라는 혼란이 있더라도 빠르게 사회통합을 이루어 위기를 극복했고, 대개의 경우 강대국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는 부정부패와 사회분열을 거듭하다가 식민지로 전락하거나 망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가 보여주는 불문율이다. 이러한 불문율에 비추어 볼 때 대한민국의 앞날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사회 저명인사나 부유층은 병역을 기피하는 것은 물론 기부나 봉사활동에 대단히 인색하다.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정치인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병역을 이행하지 않았고, 자녀의 병역비리에 관여하거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갑질’을 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자녀에게는 수억대의 최고급 외제차를 선물하고 매달 여가생활에만 일반 봉급자의 몇 배에 달하는 돈을 쓰면서도 길거리의 자선냄비에 천 원짜리 지폐 한 장 넣는 데에는 대단히 인색하다. 부와 권력, 명예에는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 해리 왕자도 그랬고, 미국의 주요 대권주자나 유력 정치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군복을 입고 전장을 누볐거나 심지어 포로수용소 생활을 했던 인사도 적지 않다.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할 줄 아는 자가 사회지도층이 되어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 나가니 여기에 국민들도 호응하여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역시 OECD 가입,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진입을 논하기에 앞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지도층의 인식부터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서울광장] 자식꽃이 지겨울 수 있는가/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자식꽃이 지겨울 수 있는가/황수정 논설위원

    자주 단원고 앞길이 궁금하다. 현탁이가 없는 현탁이네 세탁소는 날마다 문을 열고 있을까. 수백m 꼬리를 물던 합동분향소 옆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동네 꼬마들이 축구를 차고 놀까. 낡은 연립주택 담장의 그 줄장미들은 어쩌고 있을까. 세상이 다 피어야 한다고 아우성이니 꿋꿋한 척 잘 피었겠지. 세월호는 일년 만에 금기어가 돼 있다. 우리 모두의 자발적 금기어다.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으니 발설하는 일이 무겁다. 그 납덩이가 누구한테도 납덩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말해지지 못하는 어떤 것’이 됐다. 불문(不問)의 예의다. 메르스로 온 나라가 열병을 앓는다. ‘밤새 안녕’을 물으며 서로의 호흡을 견제하는 묘한 시간이다. 리허설이라도 한 듯 이번 사태가 세월호 때와 닮은꼴이라는 성토가 꼬리를 문다. 국민의 기본적 생존권을 지켜 주지 못하는 이것이 국가인지, 그때와 똑같이 묻기를 반복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이 기시감 앞에서 이런 생각이 든다. 세월호가 우리 앞에 메르스를 데려다 놓은 것은 아닌가. 해소되지 않은 불신, 해갈되지 않은 믿음을 다시 확인하고 눈을 뜨라는 주문은 아니었을까. 모두 접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했던 서로의 독려는 섣불렀다. 그 사실을 메르스가 뒤통수를 치며 알려줬다. 덕분에 우린 지금 정신이 번쩍 들어 있다. 출퇴근길이면 광화문 광장을 지나야 한다. 횡단보도를 비켜난 광장의 중간 지점에 세월호 분향소가 차려져 있다. 언제든 분향할 수 있게 국화 다발도 놓였다. 작은 공간이어서 사람들은 잘 모르고 지나친다. 분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세월호 유족들이 광장을 전세 내고 있다는 말은 실상 틀리진 않다. 유족인 엄마 서넛은 땡볕에서 서명을 받고 있다. 세월호특별법 관련 특별조사위원회의 개정안을 수용해 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다. 신호등을 놓치면서 서명을 하는 쪽은 주로 엄마들이다. 유족 엄마들이 서명 볼펜을 놓는 엄마들에게 감사 인사와 나란히 건네는 건 소독약이다. 메르스는 그렇게 세월호와 함께 있다. 일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현실을 복기해야 하는 것은 고통이다. 정부의 무능력은 들먹일 가치조차 없다. 정말 답답한 까닭은 지난해 그 혹독했던 시련에도 학습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대통령의 문제적 공감 능력이다. 형식적 매뉴얼이나마 기억했다 귀띔해 준 측근이 이번에도 없었다. 제구실하는 참모를 두지 못한 대통령의 불운은 언제나 우리의 불운이 된다. 여론을 의식한 뒤늦은 현장 행보가 오히려 안타깝다. 박자를 놓쳐 스텝이 꼬여 버린 무대에 관객은 박수를 보내지 못한다. 재래시장에 모시는 대국민 코스프레를 연출한 뒤 “대통령의 인기가 높아 경호원들이 땀을 뻘뻘 흘렸다”고 홍보한 ‘하수’ 참모들을 대통령은 꼭 챙겨 보시라. 국민은 그들이 얕보는 만큼 모자라지 않다. 국가의 역할을 묻게 된다는 대목에서 메르스와 세월호는 동의어다. 메르스에 대응하는 정부의 무능에 국민 분노가 몇 배 덩치를 불린 배경은 회복되지 못한 세월호 트라우마다. 그냥 두면 세월호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우리에게 어쩌면 무한대다. 실기(失機)의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그럴 의지가 있다면 정부는 타이밍을 놓친 채 세월만 보내고 있는 세월호도 챙겨야 한다. 전문가들은 곧 태풍이 닥치고 두어 달 뒤면 다시 수온이 떨어져 인양 작업이 힘들 것이라고 걱정한다. 특조위 활동도 빨리 시동을 걸어야 한다. 재난급 폭탄을 연례행사로 맞아 정신이 없는 국민들은 여야의 꼬투리 물기 싸움에 신물 난다. 특조위의 발목을 잡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는 진상규명국 조사 1과장 자리가 도대체 무슨 대수냐고 묻는다. 그 자리에 공무원을 앉혀선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없다는 의혹이 나온다. 그렇다면 그 불씨는 애초에 없애는 게 옳지 않은가. 한쪽이 물러서야 끝나는 줄다리기라면 여당이 크게 한번 양보해도 훌륭하지 않겠나. 승기 잡기 싸움을 두고 보기엔 광화문 광장에 흐르는 시간이 너무 애가 탄다. 사람의 본성에 곡진하게 응대해 주는 것보다 더 힘센 정치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가라앉은 배 한 척의 이야기는 지겹다. 이것은 봉오리가 꺾인 사람꽃의 이야기다. 자식꽃이 어떻게 지겨울 수 있는가. sjh@seoul.co.kr
  • 인천상륙작전 성공 하고도…맥아더 해임된 결정적 이유는

    인천상륙작전 성공 하고도…맥아더 해임된 결정적 이유는

    6·25전쟁은 ‘잊혀진 전쟁’이라 한다. 16개국에서 전투부대를 파견한 국제전이었던 이 전쟁은 결코 잊지 못할 전쟁임에도 정치, 이념적 시선에 따라 판이하게 평가된다. 우리 민족에겐 여전히 상흔이 씻기지 않는 최대의 비극이다. 6·25전쟁 발발일을 즈음해 관련 서적들이 봇물을 이룬다. 논란이 분분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담아 주목된다. 이 가운데 ‘맥아더’(플래닛 미디어), ‘6·25전쟁과 미국’(청미디어)은 한국전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더글러스 맥아더(1880~1964)와 미국 수뇌부 동향을 집중 분석했다. 미국의 전쟁전문가 리처드 B 프랭크가 쓴 맥아더 평전 ‘맥아더’는 당시 유엔군사령관 맥아더의 진짜 얼굴이 도드라진다. 책 속의 맥아더는 ‘최고의 업적과 최악의 실패가 공존하는, 매우 복잡한 인물’이다. 한국전쟁은 특히 그에겐 ‘최고 영광과 최악 수모를 함께 안겨 준 사건’이다. ‘5000대1 확률’의 도박 같은 인천상륙을 감행, 전세를 역전시키고도 중공군 개입을 불렀다. 합동참모본부 명령과 반대로 국경 근처까지 돌진해 중국을 자극한 것이다. 맥아더는 제3차 세계대전 확산을 우려한 트루먼 대통령을 공개 비난하고 맞서 해임됐다. 책에서 그 해임 사건은 “너무나 분명하게 그리고 공개적으로 국가 정책에서 벗어나 해임당한 것이며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된다.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군 731부대장이 전후 전범재판서 무죄받는 조건으로 미국에 실험자료를 건넨 거래에 맥아더가 개입됐다는 내용도 흥미롭다. 언론인 출신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의 ‘6·25전쟁과 미국’도 맥아더 행적을 촘촘하게 추적하고 있다. 트루먼 대통령, 애치슨 국무장관과 비교한 맥아더의 전쟁 수행 과정이 도드라진다. 트루먼 행정부가 전략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군사력으로 방어할 대상 국가에서 제외한 한국에 지상군까지 파병하기로 결정한 과정이 명쾌하다. 당초 38선 이북으로의 북한군 격퇴를 목적으로 했던 유엔군 작전 목표를 북진통일로 바꾼 과정, 북한 완전 점령을 눈앞에 둔 크리스마스 공세가 중공군 개입으로 참패한 원인도 흥미롭다. 맥아더 해임을 놓고는 “맥아더의 아시아 중시주의에 대한 트루먼과 애치슨의 유럽 중시주의의 승리”라고 잘라 말한다. 트루먼, 애치슨이 전략적으로 유럽을 중시하고 한반도에 깊게 발을 들여놓지 않으려고 한 반면 맥아더는 공산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한반도를 굳게 지켜야 한다고 믿었으며 그 차이가 6·25전쟁 당시 한반도에 대한 미국 정책에 혼선을 불렀다고 본다. 전쟁 전 태평양 방어선에서 한국을 빼는 애치슨 발언이나 트루먼이 1951년 4월 맥아더를 해임하고 휴전으로 나아간 것도 유럽 중심주의 때문이다. 반면 맥아더는 공산주의 척결을 위해 북진 당시 평양∼원산 라인에서 방어선을 치고 중국 참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무시한 채 압록강까지 진격해 패했다는 주장이다. 트루먼, 애치슨, 맥아더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다면 맥아더 해임 사태가 없었을 것이며 6·25전쟁도 다르게 전개됐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6·25전쟁 당시 외국 군대의 개입 배경과 전쟁 실상을 추적한 책들도 눈길을 끈다. ‘그을린 대지와 검은 눈’(책미래 펴냄)은 영국군과 오스트레일리아 지상군을 조명하고 있다. 영국인 저널리스트 앤드루 새먼이 50여명의 생존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책에서 저자는 놀랍게도 이렇게 말한다. “한국전쟁은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치른 전쟁 중 가장 인명 피해가 크고 잔인했다. 그럼에도 당시는 물론 지금도 영국인들은 그 전쟁을 모르고 있다.” 전쟁에서 영국군은 포클랜드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전사자를 모두 합친 수(783명)보다도 더 많은 1087명이 전사했다. 영국 제27여단과 41코만도 부대, 그리고 왕립오스트레일리아연대의 참전기를 통해 전황이 가장 격렬했던 1950년 마지막 몇 개월의 최전선 상황이 생생하다. 특히 불과 1주일 전에 출발 명령을 받아 무기나 보급품도 제대로 없는 상태로 파병된 영국군의 부산 방어선 전투와 인천상륙작전, 장진호 전투, 흥남철수 작전 수행 등 극적인 순간들이 소개된다. 박실 전 의원이 쓴 ‘6·25전쟁과 중공군’(청미디어 펴냄)은 1990년대 이후 풀리기 시작한 공산권 공문서·자료를 통해 전쟁 시기 중공군의 움직임을 집중 추적했다. 북한 인민군의 주력이 된 팔로군의 조선인들, 전쟁을 앞두고 김일성이 40여 차례나 스탈린을 조른 이야기, 마오쩌둥의 아들까지 참전한 배경, 마오쩌둥의 지구전 방침, 38선 경계를 둘러싼 줄다리기 과정이 실감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메르스 한 달-허술한 정부] “당국, 문 꼭꼭 걸어놓고 낙관론만 전파… 재앙 키웠다”

    [메르스 한 달-허술한 정부] “당국, 문 꼭꼭 걸어놓고 낙관론만 전파… 재앙 키웠다”

    “정보가 부족한 전염병일수록 당국은 모든 걸 공개하고 국민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꼭꼭 문을 걸어 잠가놓은 채 낙관론만 전파하다가 재앙을 키웠다.” 메르스 사태 발생 30일째인 18일, 김춘진(새정치민주연합)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건 공포심이란 말은 맞다”면서도 “정책 집행자는 늘 최악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데 메르스 사태에서 당국은 그 점을 간과했다. 근거 없는 낙관론보단 차라리 ‘과잉대응’이 절실했다”고 지적했다. 보건학 박사인 김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 출신으로 17대부터 내리 3선(전북 고창·부안)을 했다. 현재 국회 메르스대책특별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 대응의 가장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첫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역학조사를 철저히 하고, 과학적 데이터를 공개해서 근거 중심 방역을 해야 하는 데 미흡했다. 적군이 불시에 상륙했는데 어떤 적인지 파악하지 모른 채 허둥거리다 시간을 흘려보낸 셈이다. 보건당국은 중동지역에서 1인당 0.6~0.7명을 감염시켰다는 사실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다인실 중심의 우리나라 병원의 특수성과 응급실 상황, 병문안 문화 등을 감안하지 않았다. 보건당국이 ‘쉬쉬’하기만 하고 정보공개를 늦춘 것도 패착이다. 적극 공개해 국민 협조를 구했어야 했다. 첫 확진 환자의 동선 등을 빨리 알렸더라면 이 정도까지 퍼지지는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물론, 청와대의 판단이 안이했다는 지적도 많은데. -애초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같다. 처음부터 문형표 장관은 “믿고 지켜 봐달라. 이번 주가 고비일 것”이란 얘기만 반복했다. 보건복지부나 참모들도 대통령에게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것 같다. 정책당국자에게 금기인 근거 없는 낙관론이었다. 안일한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의료진에게는 당연히 마스크와 방호복을 우선 공급했어야 하는데 복지부는 손 놓고 있었다. 의사협회에서 내게 호소를 해 그나마 공급이 이뤄졌다. →문책도 불가피하겠지만, 향후 유사사태 대비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할 텐데. -신종 전염병이 외국에서 발생하면 바이러스를 분양받고 학술 논문을 들여와서 선제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해야 한다. 연구를 어느 정도 끝내놓은 상태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그때부터는 한국에서 해당 바이러스의 전염력은 어떻게 다른지, 변이는 없는지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의 위상은 어떻게 재정립해야 하는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처럼 예산과 인사, 조직 모두 복지부에서 독립시켜야 한다. 질본이 자체 인사권을 가져야 전문가 양성도 가능하다. 지금 질본에는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대응 경험을 가진 감염학 전문가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처우가 열악하다 보니 대부분 민간으로 나가버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단독] 美 전략사령관 내주 방한…사드 배치 본격 압박할 듯

    [단독] 美 전략사령관 내주 방한…사드 배치 본격 압박할 듯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를 총괄하는 세실 헤이니(해군 대장) 전략사령관이 다음주 방한해 우리 측 국방당국 고위 인사들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정부가 지난달 사드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요청이 오면 안보상 이익 등을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사드를 총괄하는 책임자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협의를 요청하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헤이니 사령관이 오는 21~24일 방한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최윤희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군 수뇌부를 연이어 만날 예정”이라면서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 등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주로 논의하고 사드 배치 문제도 제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 전략사령부(USSTRATCOM)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전략 핵무기를 관리하고 사드를 포함한 MD를 담당하는 부대다. 북한이 한국에 핵,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때 이를 방어하는 임무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미 전략사령관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2년 6월 이후 3년 만으로 헤이니 사령관은 2013년 11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군 안팎에서는 헤이니 사령관이 이번 방한을 통해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3 NO’(요청, 협의, 결정 없음) 입장을 고수해 온 우리 정부에 본격적으로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그는 지난 3월 미 국방부 브리핑에서 “한국에 무엇이 필요한지는 한국이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그들은 우리와 다차원적 협력을 해 온 훌륭한 파트너”라고 사드 배치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양 前보훈처장도 ‘해군 헬기 도입 비리’ 연루 정황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이 해상작전 헬기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와일드캣’(AW159) 도입 비리 수사 과정에서 김 전 처장이 해당 기종 제작사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와 유착한 정황을 포착했다. 합수단은 김 전 처장이 우리 해군의 해상작전 헬기로 와일드캣이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발휘하고 거액의 금품을 받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합수단은 조만간 김 전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 전 처장은 1990년대 초부터 10년가량 유럽우주항공방산회사(EADS) 등 유럽 방산업체에서 근무하며 현지 업계에서 상당한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로 이명박 정부 때 국가보훈처장을 지냈다. 부친은 1960~62년 제6대 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김신 장군이다. 합수단은 또 해군 ‘장보고-Ⅱ’ 잠수함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운전을 면제토록 한 혐의로 방위사업청 사업평가팀장을 지낸 이모 전 대령을 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전 대령은 2008년 11월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최신예 214급 잠수함 3척에서 위성통신 안테나 등의 결함이 발견됐는데도 방사청이 이 잠수함들을 시운전 없이 인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이 전 대령과 현대중공업 사이에 대가성 거래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대령은 또 잠수함 연료전지 결함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구타 불만” 北 병사 1명 GP로 귀순

    “구타 불만” 北 병사 1명 GP로 귀순

    북한군 병사 1명이 15일 강원도 화천 인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군에 귀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군 하전사(병사) 1명이 오전 8시쯤 중동부 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MDL을 넘어 우리 측 경계초소(GP)로 귀순했다”면서 “귀순 병사의 나이는 19세인 것으로 보이며 국정원이 주도하는 합동심문조에서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하전사는 북한군 병사 중 가장 낮은 계급에 속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 결과 이 병사는 군에서 상습 구타를 당해 북한 현실에 불만을 품고 귀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며 “구체적인 귀순 경위와 병사의 소속 등에 대해서는 현장 검증 등을 거쳐 추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북한 병사는 도보로 MDL을 넘어 우리 측 GP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순 과정에서 대치 중이던 남북 양측 간에 한때 긴장 수위가 높아졌지만 총격전과 같은 무력 충돌은 없었다. 북한군의 특이 동향도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군인이 MDL을 넘어 귀순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2012년 10월 2일 북한 병사 1명이 강원도 고성에서 남쪽으로 넘어온 ‘노크 귀순’ 사건에 이어 같은 달 6일 다른 북한 병사 1명이 상관 2명을 사살하고 경의선 남북관리구역으로 넘어온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당시 고성으로 귀순한 북한 병사는 우리 군 최전방 경계선을 뚫고 들어와 병사들의 일반전초(GOP) 생활관 문을 두드려 책임자들이 줄줄이 문책당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DMZ 안에서 귀순을 막기 위한 지뢰 매설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귀순이 북한의 불안정한 내부 정세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재료의 예술, 감동을 조각하다

    재료의 예술, 감동을 조각하다

    조각을 흔히 ‘재료의 예술’이라고 한다. 조각가는 돌, 나무, 흙, 섬유, 종이, 금속, 도자, 유리 등 다양한 소재를 깎고 붙이고 다듬어 입체 조형물을 만든다. 조각이란 재료가 품고 있는 고유의 에너지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조각 작품은 2차원 평면에 물감으로 색채의 변화를 주면서 이미지를 표현한 회화작품과는 또 다른 예술적 감동을 안겨준다. ■ 남미의 나무와 사랑에 빠지다 김윤신 화업 60년 기념전 조각가 김윤신(80)은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났다가 남미의 태양과 바람을 맞고 자란 나무들에 매혹돼 그곳에 눌러앉았다. 32년 전의 일이다. 한국 여성 조각가 1세대로 화단에 명성을 떨치며 상명대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아르헨티나에 도착해 거대한 나무들을 보는 순간 사로잡혔다. 미대 교수와 예술가 중에서 선택해야 했지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예술가의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홍익대 조소과를 나와 프랑스 파리의 국립미술학교에서 조각과 석판화를 전공하고 1969년 귀국한 그는 70년대 중반 이후 다양한 실험 끝에 한국의 적송 등 나무를 소재로 작업했었다. 항상 재료에 곤궁했던 그에게 아르헨티나에서 발견한 나무와 신기한 재료들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고 했다. 인디언들에게 거처와 식량, 가구 재료를 제공했던 붉은색 알가보로 나무를 비롯해 단단하고 벌레가 먹지 않는 팔로산토, 팜파스에서 자라는 갈렌 등 생명력 넘치는 나무들이 지천에 깔린 아르헨티나에서 그의 창작열은 활활 타올랐다. 한국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크고 단단한 나무들을 만나러 눈만 뜨면 신들린듯 작업장으로 달려갔다. 나무 외에도 멕시코의 오닉스, 브라질의 콰르츠 아주르 등 귀한 돌을 오브제로 사용해 생명과 영혼의 울림을 표현한 작품들로 현지에서 확고한 명성을 쌓은 그는 2008년엔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에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도 열었다. 전기톱으로 형태를 만들고 끌로 다듬어 석고사포로 문질러서 마무리하는 힘든 작업을 혼자서 하지만 그는 열정의 끈을 놓지 않는다. 서울 서초동 한원미술관에서 그의 화업 60년을 기념하는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영혼의 노래’ 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에는 나무, 돌, 준보석을 이용한 조각과 설치, 회화에 이르기까지 70여점의 작품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조망한다. 전시는 7월 8일까지 이어진다. ■ 철 잔해물·백자…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다 성동훈 개인전 조각가 성동훈(48)은 이질적인 재료를 이용한 실험적인 작품과 유목민적 사유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해 왔다. 2009년 이후 대만, 중국, 인도 등지에서 작업하며 외국 미술관의 프로젝트형 초대 개인전을 이어 온 그는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5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에서 더욱 다양한 재료에 대한 실험이 어우러져 재료적 한계를 뛰어넘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용광로에서 나온 철 잔해물(슬래그)을 이용한 작품에서는 작가 성동훈의 철학과 확장된 작업방식, 앞으로의 작업 방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지난해 대만의 주밍미술관 주관작가로 선정돼 동호철강의 예술재단에서 50t의 철 잔해물을 후원받았다. 철 슬래그라고 부르는 잔해물은 소재가 거칠고 단단해 절단하거나 용접 등의 가공이 어려워 조각재료로 사용할 수 없다고 여겨졌지만 그는 오랜 연구 끝에 최초로 조각의 재료로 사용했다. 이번 전시 작품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또 하나의 재료는 청화백자다. 그는 청화백자에 문양을 그려 넣고 세 번을 구워서 볼록한 단추 모양을 만들고 스테인리스 프레임에 접착했다. 작가로서 정체성을 알린 작품 ‘돈키호테’처럼 그는 초현실적이고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통해 현재를 비판하고 풍자해 왔다. ‘가짜왕국’이라는 타이틀을 단 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모순과 위장이 난무하는 상황을 풍자한다. 코뿔소에 사람이 올라탄 모양을 한 작품 ‘코뿔소의 가짜왕국’은 재료와 형상이 생물과 무생물을 넘나든다. 사람의 몸통은 추락한 비행기 잔해로 만들어졌고, 머리는 구름형상을 하고 반짝이는 구슬을 달았다. 그가 타고 앉은 코뿔소의 몸통은 용광로의 철로 만들었고 코뿔소의 머리와 사람의 심장은 청화백자로 이루어진 형태다. 가슴 한가운데에는 백자를 심었다. 그런가 하면 오른손은 개미, 왼손은 황소 모양의 철 조각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철 슬래그의 원초적인 에너지, 고도로 정갈하고 아날로그적인 청화백자, 인공적이고 모조를 상징하는 구슬, 과학의 결정체이지만 현실에서 생명을 다한 비행기 잔해들을 한데 끌어들여 역설적인 가짜 왕국을 그려봤다”고 설명했다. 상반된 물성의 혼합은 작품에 강한 에너지를 부여한다. 작품 ‘백색 왕국’은 스테인리스로 사슴 모양의 틀을 만들고 청화백자를 붙였다. 세상에 대한 관조를 나타내면서 이질적인 재료의 조합을 통해 전통과 현재, 현실과 비현실, 진실과 사실이 혼재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을 표현한다. 전시에는 형식과 재료, 관념에서 고정틀을 깨는 작품들 17점과 25년간의 작업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영상자료, 작품모형, 작품집, 오브제 등 아카이브도 함께 공개한다. 7월 12일까지. ■ 고목에서 나의 분신을 찾아내다 송진화 개인전 여인인지 소녀인지 모르게 짧게 깎은 머리에 동글동글한 얼굴, 섬세한 손과 손끝, 발가락 끝까지 힘을 준 다리를 구부리고 앉아서 우는지 웃는지 분간하기 힘든 표정으로 말한다(작품 ‘얘기해 봐’). 흰 원피스를 입은 소녀는 고개를 약간 삐딱하게 세우고 도도한 표정으로 서 있다( 작품 ‘삐뚤어질테다!’)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선보이고 있는 조각가 송진화(53)의 나무조각들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자꾸 들여다 보게 된다. 귀엽기도 하지만 처연하기도 하고, 아무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들 하나하나가 나무 둥치에서 나온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섬세하고, 따뜻한 온기마저 느껴진다. 작가는 “나무를 보면 자연스럽게 작품이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나무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옹이, 트임, 벌레먹은 흔적까지 그대로 살려서 작품을 한다”고 말했다. 섬세한 표현을 하기 위해 그는 주로 톱과 끌을 사용한다. 미대 회화과를 나와 입시학원을 하다가 마흔 즈음에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끄적끄적 그림을 그리다가 강원도에 나무를 많이 쌓아놓고 있는 지인의 도움으로 우연히 나무조각을 시작했다. “그림보다는 몸을 써서 하는 조각 작업이 더 적성에 맞았다”는 그는 자기를 꼭 빼닮은 것 같은 여인의 형상들에 자기의 마음을 담았다. 작가는 “나는 참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인데 그동안 너무 강한 척하면서 살아온 것 같았다. 이제는 좀 더 내 참모습을 찾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전시회의 제목을 ‘너에게로 가는 길’이라고 붙였다”고 말했다. 7월 8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새정치연의 혁신 키워드는 불출마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기득권 타파’를 첫 번째 혁신 과제로 삼으면서 향후 당내외 주요 인사들의 자발적 총선 불출마가 혁신의 키워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상곤 혁신위원장부터 제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혁신위원들의 솔선수범적 ‘기득권 내려놓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혁신위원들은 원외 지역위원장과 현역 의원을 제외하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말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총선 불출마를 약속한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주변 참모진에게도 ‘기득권 포기’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임미애 혁신위 대변인은 15일 라디오에서 “‘친노(친노무현) 프레임’이 늘 따라다니는 시기에 문 대표 주변에서 먼저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며 “주변 의원들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표 측은 “문 대표와 참모들은 당연히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자발적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득권 내려놓기 요구는 주요 정무직 당직자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표가 범주류 인사인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내정한 것을 두고 비주류 진영에서 반발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좌우할 사무총장직에 임명하기 전 불출마를 확실하게 전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 의원은 제18대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력이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막말 논란을 계기로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자 “막말과 분열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게는 공직후보자 선출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며 기강 잡기에 나섰다. 그는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의 ‘비노 세작’ 및 박지원 의원의 ‘분당, 창당 준비’ 발언 등을 겨냥, “혁신의 장애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행위에 책임을 물을 잣대를 세우고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北, 단거리미사일 3발 동해상으로 발사

    북한이 14일 오후 원산 인근 동해상으로 KN01 단거리 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미사일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험 발사로 분석하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오후 4시 21분부터 47분까지 원산 호도반도 부근에서 북동쪽인 마양도 방향으로 KN01 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다”면서 “100여㎞를 비행한 이번 미사일 발사의 목적은 정확도를 개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월 6일과 5월 9일에 이어 이날까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KN01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중국제 실크웜 지대함미사일을 개조한 KN01은 길이 5.8m, 지름 7.6m, 무게 2.3t가량에 사거리는 120㎞로 지대함과 함대함 미사일로 모두 운용할 수 있다. 북한이 유사시 한·미 연합군 상륙부대와 미국 항공모함 전단에 대항하는 상황을 염두에 둬 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북한군은 두 달째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근처에서 군사표식물을 재정비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측 민간단체가 대북 전단을 살포할 때 북한군이 이를 사격할 수 있도록 MDL의 정확한 위치를 재확인하고, 남쪽으로 탈영병이 귀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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