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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주 덕후’, 한국 전통주 소믈리에 더스틴 웨사

    ‘전통주 덕후’, 한국 전통주 소믈리에 더스틴 웨사

    “오늘은 40여 가지나 되는 술을 뽑아내야 돼서 밤을 새워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지난 11일 종로구 효자동 한옥집에서 만난 미국인 더스틴 웨사(38)씨가 취재진을 보자 준비하고 있던 술 증류 장비를 점검하며 내뱉었다. 그는 위스키나 와인보다 막걸리를 더 사랑하는 한국 전통주 소믈리에로 전통주를 연구하고 홍보하는 일에 오랜 시간을 바쳤다. 여러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지난 9월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신기루 식당’에서 홀팀을 맞아 전통주 추천은 물론 다양한 술과 음식의 찰떡궁합을 선보였다. 그는 또한 전국의 산과 들, 바다로 직접 나가 토종 식재료를 채집하고 즉석에서 요리하는 팝업 레스토랑 ‘야생 식탁’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미식가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전 입맛이 조금은 까다로운 편이에요. 몇몇 분들이 직접 만든 술을 맛봐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만든 술이 어떤 음식과 어울리겠느냐”라고 물어보기도 해요. 물론 기본적으로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음식과 어울릴 수 있겠다’라고는 얘기는 해드리지만 제 입맛에 맞지 않는 술은 다른 분들께 절대로 추천하지 않아요.” 그가 말하는 한국 전통주의 매력은 무엇일까. 전국 양조장을 찾아다니면서 고된 발품을 팔면서까지 찾고자 하는, 그가 추구하고 찾고자 하는 전통주는 어떤 맛일까. 다음은 더스틴 웨사씨와의 일문일답(Q) 한국에서 생활한 지는한국에 온 지 15년 정도 됐다. 내 인생에서 한 곳에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곳이 서울이다. 그만큼 한국을 빼놓고 나의 인생을 생각할 수 없다. 지금은 한국 전통주 역사와 술 만드는 과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주를 맛보고 연구하면서 전통주 소믈리에란 직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 삼겹살엔 소주, 파전엔 막걸리처럼 우리가 기본적으로 잘 알고 있는 전통적인 페어링보다 좀 더 다양한 음식에 맞는 술을 매칭해 주는 일도 하고 있다. 올 한 해 코로나가 심각했지만 지방에 계신 유명 양조 명인 밑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개인적으론 운이 좋았던 거 같다. (Q) 전통주 소믈리에를 유명 레스토랑에서 VIP 대접하는 이유많은 음식이 와인과 페어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어떤 요리가 어떤 와인과 잘 어울리는지, 제공된 음식의 격을 높여줄 수 있는 와인은 어떤 건지. 한국음식뿐만 아니라, 북유럽, 중국, 프랑스 음식과 어떤 술이 잘 어울리는지 찾아내고 추천하고 있다. 그런 일이 너무 재밌다. 물론 무료로 맛있는 거 먹을 수 있는 건 덤이다. (Q) 한국 전통주에 빠지게 된 계기이렇게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원래는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공부하러 왔는데 한국말이 너무 어려웠고 한국어 시험 볼 때마다 매번 떨어졌다. 그래서 포기했다. 미국에서 생활할 때 음식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한국 발효문화에 대해 공부하는 게 재미있었다. 그냥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것보단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게 더 좋았다. 결국 한국 발효음식과 전통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공부하게 됐다.(Q) 여러 종류의 전통주 자격증 보유자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 증류주 마스터 자격증 등 여러 가지를 가지고 있다. 전통주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전통주에 대해 관심만 가지고 있다면 자격증을 따놓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한국에서 전통주 자격증 따는 게 크게 어렵진 않은 거 같다. 내 스스로 전통주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잘났다’, ‘대단한 사람이다’라는 건 아니지만 전통주에 대해 나 스스로 ‘시작했다’란 표시다. 이걸 가지고 ‘과연 내가 어디까지 갈 건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Q) 외국인이 만든 전통주를 맛 본 주변 분들의 반응오랫동안 이태원 경리단에 살고 있다. 이곳에 계신 토박이 분들께선 저를 이십 대 초반에 봤기 때문에 외국 사람으로 신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다.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 전통주를 만든다는 건 신기해하고, 과연 어떤 맛일까, 외국인의 손맛은 어떤 걸까 하는 궁금증은 있다. 반응은 좋은 편이다. 전통주 맛은 달고, 새콤달콤, 신맛, 톡 쏘는 맛, 드라이한 맛 등 다양하다. 저희 동네 사시는 분들은 단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제가 만든 술은 원주에 가까워 18도 이상 나오니깐 독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주변에 직접 술을 만든 경험이 많은 바텐더 하는 친구들은 맛보고 한 단어로 ‘크리미’라고 얘기한다. 걸쭉하면서 향은 좀 달고 부드러운 느낌이라고 할까. (Q) 대부분의 단맛이 나는 전통주와 달리 본인이 지향하는 맛은전통주의 맛을 말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맛을 제일 많이 표현한다. 제가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문헌 속 ‘가마’, ‘동’ 등 전통적인 계량법에 의한 전통주 제조법을 당시 쓰였던 재료들을 리터, 킬로로 똑같은 비율로 환산해서 40여 가지의 술을 담궜다. 옛날 사람들은 어떤 입맛을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술이 인기가 많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단맛보다 신맛, 드라이한 맛을 내는 술이 굉장히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이 얘기는 옛날 사람들도 쌀, 누룩, 물, 온도 등의 다양한 비율을 통해서 단맛을 내는 술도, 톡 쏘는 맛을 내는 술도, 드라이한 술도 원하는 맛은 다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의 입맛이 모두 제 각각이지만, 전 단 것보다는 드라이한 맛을 더 좋아한다. 단 거는 많이 마시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잘 땡기는 술은 수제맥주처럼 쌉싸름하고 시원하면서 드라이한 맛이 아닐까.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입맛도 많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맛의 술이 음식과 함께 할 때 더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Q) ‘걸쭉한’, ‘아릿아릿한’ 등 놀라운 한국어 능력가끔씩 술맛을 설명할 때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쓸 때도 있다.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아 우회적으로 돌리면서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명인들과의 대화에서 그분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표현들이 머릿속에 흡수돼 자동적으로 나오기도 한다. ‘꽐라’, ‘진상’ 같은 단어들도 주위 젊은 한국 친구들을 통해 쉽게 익히게 된 거 같다. 물론 저는 술이 약해 아직까지 ‘진상’ 된 적은 없다. 수업 시간에 레시피를 적을 때도 한국말로 적는다. 영어로 적으면 한국말을 머릿속에서 번역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문법이나 철자가 틀려도 일단 적어놓는다. 내가 적은 거 나만 알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서다. (Q) 고추장도 직접 만들어 본다는 데한두 번 정도 만들었는데 잘 나올 때는 꽤 맛있다. 실패했다고 생각했을 때는 사서 먹는데, 솔직히 말해 사서 먹는 게 두말할 나위 없이 훨씬 맛있다. 전통주 소믈리에로 발효에 대해서 공부를 계속하다보니깐 김치, 간장, 된장과 같은 발효음식에도 관심이 생겨 고추장을 만들기 시작한 거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이것저것 다 해보는 중이다. (Q) 한국 음식(반찬)의 매력이라면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은 한국 음식을 말할 때 삼겹살, 무침, 브라운 수프, 레드 수프 등으로 크게 구분해서 이해하고 있는 거 같다. 아마도 탕이 갈색과 빨간색으로 나눠져서 그런 말을 하는 거 같고 삼겹살은 워낙 외국인에게 유명한 음식이고. 하지만 한국 음식은 정말 다양하다. 해산물만 보더라도 다른 나라에서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개불도 참기름에 찍어 먹는다. 또한 바다 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식감도 좋은 굉장히 특별한 재료들이 많다. 한국 사람들은 바닷속 바닥에 있는 ‘청각’으로 어떻게 동치미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자주 해봤다. 요리는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고 이것저것 만들어 보는 거를 좋아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김치나 여러 반찬 만드는 법을 알고 싶어서 요리책 몇 권 사서 뭔지도 모르는 ‘명란젓찜’ 같은 것도 시도해봤다. 뭔가를 배우고 있다는 느낌, 음식이 완성되어 가는 느낌이 좋았다.(Q) 전통주 관련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는데유튜브 콘텐츠들 대부분은 한국 전통주와 문화에 대한 거다. 기관과 일할 때도 있고, 일반 기업이랑 일할 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전통주의 맛과 매력을 알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했으면 한다. 저보다 경험도 많고 대단한 술을 만드는 전국의 전통주 명인들의 양조장을 소개하고 그분들의 제작 노하우를 홍보하기도 한다. 혹자는 ‘더스틴 양조장’ 하나 만들어 보는 게 어때라고 말을 하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나만의 양조장을 지금으로서는 만들 생각 없다. 가끔 친한 명인들께서 함께 콜라보레이션 해보자는 말씀은 하신다. (Q) 채널에 소개하는 양조장 선택 기준이 있다면맛은 어떤지, 어떤 음식이랑 잘 어울리는지 봐달라고 술을 보내주는 곳도 있다. 고마운 마음으로 맛보고 나의 느낌을 전달해 드린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입맛이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라 내 입맛에 맞지 않는 술은 어떤 음식이랑 어울릴 거 같다는 정도의 조언은 해드리지만,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추천은 하지 않는다. 어떤 전통주를 맛보고 관심이 생기면 만드신 명인을 직접 찾아가 자세히 물어보고 작업의 비밀을 조금이라도 얻어 집에서 만들어 보기도 한다. 입이 무거운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명인들께선 노하우를 알려주신다. (Q) 유튜브 찍을 때 술맛을 설명하는 게 어렵지 않은지술맛 보면서 단도, 산미, 도수, 찹쌀을 썼는지 멥쌀을 썼는지, 단양주인지 이양주인지 혹은 삼양주인지, 밀누룩인지, 쌀누룩인지, 전통누룩인지 아닌지 등에 대한 베이스를 깔고 질문을 돌린다. 그리고 이후에 뿌리야채를 넣었는지 등도 물어보고 풀 향기가 나면 어떤 풀인지도 물어본다. 사과 맛이 난다든가 하면 덜 익은 아오리인지, 부사인지 등도 물어보기도 한다. 때론 시인이 표현하는 것처럼 맛과 풍미를 느끼면서 자동적으로 말이 나온다. (Q) 전통주 매력을 젊은이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안한국 젊은 분들이 전통주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유는 전통주를 많이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전통주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단지 전통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여러 방법으로 관심을 갖도록 해준다면 문제될 게 없다. 나도 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아는 거다. ‘이 술은 유기농 쌀로 만들었고, 몇 백 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술’, ‘우리 고유의 역사가 농축된 술 맛’ 등의 접근 방법은 나이 드신 분들께는 어필될 수 있겠지만 젊은 분들에겐 호기심이 전혀 안 생길 거다. 병 디자인도 예쁘게 만들고 젊은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접근해야만 가능하다. (Q) 전통주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쌀, 누룩, 물 이 세 가지다. 깊이 공부하기 전에는 레시피가 몇 개 없었다. 찹쌀 80%, 멥쌀 20% 아니면 반대로 찹쌀 20%, 멥쌀 80%로 만든 거 외엔 없었다. 거기에 단호박을 넣으면 단호박 막걸리, 야생 영지버섯을 넣으면 쓴맛의 막걸리 이런 식이었다. 하지만 이젠 관심이 바뀌었다. 향을 넣어서 술을 만드는 것보다는 쌀, 누룩, 물 세 가지만 가지고 술을 뽑아내는 거다. 이 세 가지의 기본 재료를 조금씩 건들면서 비율과 숙성시간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나오게 하는 거다. 또한 이들의 다양한 배합을 통해 내 입맛에 맞는, 내가 원하는 술을 만들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Q) 계획과 소망한국 전통주가 충분히 알려질 때까지 방송 등을 이용해서 계속 홍보하고 싶다. 한국에서 기반을 잘 다지고 나서 뉴욕, 싱가포르, 파리 등 해외로 많이 소개하는 중심에 서고 싶다. 그런 마음 자제로 한국 전통주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할 계획이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 톡 쏘는 너, 확 끌린다

    톡 쏘는 너, 확 끌린다

    톡 쏘는 맛에 목과 코가 펑 뚫릴 정도의 특유한 냄새가 나는 홍어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의 대표 특산물이다. 전남 서남해안 지방에서는 잔치 음식에 삭힌 홍어가 꼭 나온다. 하지만 ‘먹는 사람과 안 먹는 사람만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선호도가 극과 극인 음식의 대표이다. 특히 잘 삭힌 홍어는 누구에게는 기막힌 별식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암모니아 냄새 때문에 코를 움켜쥐고 달아날 만큼 혐오의 대상일 뿐이다. 삭힌 홍어라는 말만으로 혐오를 불러일으킬 정도다. 남쪽 지방에서 주로 먹던 음식이지만 이제는 전국에서 즐긴다. 흑산도 홍어는 5㎏ 한 마리에 20만~30만원 정도로 비싸지만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다. 홍어는 겨울철에 제맛이 나며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주로 잡는다. 연안에서 잡히는 홍어가 군산·인천 근해보다 육질이 입에 착 달라붙을 정도로 차지고 맛이 더 좋다.●故김대중 전 대통령도 즐겨 먹던 찰진 맛 홍어에는 신안이 고향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1993년 어느날 한 남자가 목포의 어물전을 찾았다. 그는 당시 45만원짜리 고가 홍어를 골라 “고급 종이에 싸 달라”고 주문하면서 “이번에 영국 관광 가는데 케임브리지에 들러 선상님 드릴라 안카요”라고 했다. 어물전 주인이 “선상님”이라는 말에 놀라 남자가 고른 홍어를 내려놓으며 “이건 칠레산인데 잠깐만 기다리라”고 한 뒤 진짜 흑산도 홍어를 포장해 줬고 돈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의 측근 김옥두 전 의원이 전한 얘기다. 이처럼 국내산 홍어가 귀해지면서 칠레산, 아르헨티나, 중국산 등 수입산 홍어가 시중에 나온다. 예전에는 홍어잡이가 성했으나 이제는 신안군에서 지원을 받은 어선들이 흑산도와 홍도에서 홍어를 잡는다. 홍어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형 어선이 6척이었지만 올해 7척으로 한 척 늘었고 소형어선까지 포함하면 12척이 홍어잡이에 나선다. 홍어는 다니는 길목을 그물로 막아 이 그물을 피해 다른 그물로 들어오도록 유도해 살아 있는 채로 잡거나, 그물의 아래깃이 바다 밑바닥에 닿도록 해 어선으로 끌어서 잡는다. 낚시로도 잡는다. 연간 최대 283t의 어획량을 자랑하는 흑산도 홍어는 올해 223t이 생산돼 위판고 40억원을 올렸다.●겨울철 제맛… 찹쌀떡 같은 암치, 시루떡 같은 수치 홍어의 섬 흑산도의 새벽 수협위판장에서는 수협직원들이 홍어를 일일이 확인한다. 경매 전 제일 먼저 암치와 수치를 구분한다. ‘암치가 헤비급이면 수치는 기껏해야 밴텀급 정도 될 것’이라며 암치와 수치의 육질은 찹쌀떡과 시루떡의 차이로 비유할 만큼 차이가 많이 난다. 수치는 모든 게 부족하다 보니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애를 겪는다. 홍어는 다양하게 먹는다. 육지 사람들은 홍어를 무조건 삭혀 먹어야 한다고 여기지만 흑산도 주민들은 싱싱한 회를 선호한다. 삭힌 홍어에 돼지고기와 묵은지를 곁들인 삼합이 제격이라면 싱싱한 흑산 홍어는 홍어애(홍어간)와 회를 참기름장으로 찍어 김치에 싸 먹는 것을 최고 맛으로 여긴다. 초고추장이나 겨자를 넣은 간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양념을 묻혀 굽기도 한다. 막걸리와 같이 먹는 홍탁 등도 있다. 겨울철에 푸르게 자란 보리싹과 홍어 내장을 넣어 끓인 앳국도 있다. 날것을 옹기그릇에 며칠간 담아 놨다가 삭혀서 먹기도 한다.●고려때 왜구 피해 간 나주 영산포에 ‘홍어의 거리’ 전남 나주시 영산동에 전통음식문화거리인 홍어의 거리가 있다. 옛 영산포구 자리로 40여곳의 홍어음식점과 도매상이 들어서 있다. 흑산도 홍어가 영산포를 대표하는 음식이 된 것은 고려 때 왜구의 침입과 관련이 있다. 공민왕 때 왜구가 흑산도에 침략해 피해가 잦자, 섬을 비워 두는 정책을 펴서 주민들을 영산강 하류의 영산포로 강제 이주시켰다. 이때 흑산도 주민들을 따라 홍어도 유입됐다고 전해진다. 과거에는 흑산도에서 영산포까지 뱃길로 5일 이상 걸리고 냉동보관 기술도 없었다. 더운 날이면 다른 생선은 썩어서 버릴 수밖에 없지만 홍어만은 먹어도 아무런 탈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삭힌 홍어는 영산포의 특산물이 됐다. 조선 후기의 학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나주인들은 삭힌 홍어를 즐겨 먹는데, 탁주 안주로 곁들여 먹는다”고 기록돼 있다. ●비타민C 많은 활홍어… 위염·관절염에 좋은 삭힌 홍어 활홍어와 삭힌 홍어는 영양가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전남대 교육대학원 교육학과 황은주씨의 논문 ‘홍어 숙성 중 영양성분 변화’에 따르면 비타민C는 활홍어에서 100g당 0.52㎎으로 가장 높았다. 숙성 7일째부터 감소하다가 14일째는 검출되지 않았다. 비타민E도 숙성과정에서 모두 사라졌다. 유기산과 유리당 함량은 숙성하지 않은 홍어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대신 인체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측면에서는 숙성 14일째 삭힌 홍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숙성된 홍어는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산성체질을 약알칼리성 체질로 바꿔 줄 뿐 아니라 위산을 중화시켜 위염을 억제한다. 뮤코다당 단백질인 황산 콘드로이틴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관절염이나 류머티즘에 효과가 있다. 꾸준히 먹으면 피부가 고와지고 주름살도 펴지며 화장도 잘 받는다고 한다. 고단백, 저지방의 알칼리성 영양식품으로 다이어트에도 좋고 거담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손 소독제 없나요… ‘깜깜이 감염’ 노출된 ATM

    손 소독제 없나요… ‘깜깜이 감염’ 노출된 ATM

    시중은행들이 하루 수백 명 고객이 이용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부스의 방역을 제대로 하지 않아 코로나19 ‘깜깜이’ 확산의 한 원인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17일 수도권 대부분의 은행공용 ATM과 시중은행 영업점 밖 ATM 부스에는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지 않았다. 시중은행들은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창구에는 손소독제를 준비해 놓았지만, 영업점 밖 ATM 방역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모란역 인근의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ATM, 광명시 철산동 철산역 입구의 수협은행 ATM, 하안동 C아파트의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등의 ATM 등 대부분의 은행 부스에 손소독제가 없었다. ATM의 화면 조작부, 인터폰 등은 불특정 다수의 손이 닿는 만큼 코로나19의 감염에 노출돼 있다. 이에 대해 해마다 수백억원씩 수익을 내는 은행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무관심하다는 비판이다. 성남의 모란시장에서 참기름 가게를 운영하는 A(61)씨는 “좁은 공간에서 하루에 수백 명이 돈을 보내고 찾는 ATM을 이용할 때는 장갑을 꼭 낀다”면서 “은행들이 돈을 버는 데만 신경을 쓰지 말고, 고객의 안전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ATM의 소독과 손소독제 비치, ATM 설치 공간의 환기 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하안동 아파트 상가에 있는 ATM에서 송금을 마친 주부 B(45)씨도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데 소독은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입출금을 할 때마다 손을 닦을 수 있는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지점 밖의 ATM이나 은행 공용 ATM은 외부 하청업체에서 관리를 하기 때문에 방역 작업만 하고 알코올 소독제가 제대로 비치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글·사진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은행ATM에 손 소독제 비치 전무…코로나19 깜깜이 전파 우려

    은행ATM에 손 소독제 비치 전무…코로나19 깜깜이 전파 우려

    시중은행들이 하루에 수백명의 고객들이 이용하는 ATM 등 자동화기기 부스에 코로나19 방역을 제대로 하지않아 깜깜이감염 우려가 크다. 연일 1000명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17일 수도권 대부부의 시중은행 영업점 밖 ATM과 은행공용 ATM 부스에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지 않았다. ATM은 현금자동입출금기, 또는 자동금융거래단말기로 고객이 영업점의 창구를 통할 수 없을 때와 영업외 시간 또는 휴일에도 금융업무를 볼 수 있는 무인자동화기기다. 인터넷이나 모바일뱅킹을 이용하지 못하는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하고 고객과 은행직원의 감염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수도권 은행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창구에 손 소독제를 준비해 놓았지만, 영업점 밖 ATM 방역엔 신경을 쓰지않는 실정이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모란역 인근의 우리은행 ATM와 국민은행 ATM, 광명시 철산동 철산역 입구의 수협은행 ATM, 하안동 C아파트 상가의 신한은행, 우리은행 ATM, 하안동 E아파트 상가의 우리은행, 기업은행의 ATM과 은행공용 ATM 등 대부분의 은행 자동화기기 부스에 손 소독제가 없었다. 고객들의 접촉이 많은 ATM은 화면조작부, 인터폰 등에 불특정 다수의 여러 사람들이 손을 사용하는 만큼 세균 번식과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 사람들이 돈을 셀 때 습관적으로 손가락에 침을 묻히는 행동하기 때문에 돈을 센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닦아야 한다. 이에 대해 해마다 수백억씩 수익을 내는 은행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무관심하다는 여론이다. 모란시장 기름골목에서 참기름 가게를 운영하는 A(61)씨는 “좁은 공간에서 하루에 수백명이 돈을 보내고 찾는데 불안하기 짝이 없다”면서 “코로나19 감염 예방 등 고객 안전을 위해 알콜 소독제를 반드시 비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안동 아파트 상가에 있는 ATM에서 송금을 마친 주부 B(45)씨도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데 소독은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면서 “입출금을 할 때마다 손을 닦을 수 있는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는 투명 칸막이 설치, 손소독제 비치, 체온 측정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지점 밖의 ATM이나 은행공용 ATM은 외부 하청업체에서 관리를 하기 때문에 방역작업만 하고 알콜 소독제가 제대로 비치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을 했다. 글·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내가 쓴 플라스틱 인증 #비닐도 줄여봐요

    #내가 쓴 플라스틱 인증 #비닐도 줄여봐요

    액상형 주방세제 대신 고체로 된 설거지 비누를 쓰기로 한 최현지(31)씨는 그동안 사용했던 세제용 플라스틱통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했다. 지난 6일에는 배달 음식으로 주문한 초밥을 먹고 초밥과 샐러드, 국이 담겨 있던 빈 플라스틱 용기들을 인증사진으로 올렸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각보다 많이 나와 최씨는 놀랐다고 했다. 이렇게 최씨는 일상 생활에서 사용한 플라스틱 사진을 ‘#플라스틱일기’ 해시태그 문구를 달아 SNS에 올리고 있다. 최씨는 “일기를 쓰면서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조금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 깊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년 전세계 바다에 유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800만t에 달하고 30초마다 해양생물이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폐사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보호의 일환으로 생활 속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자는 ‘플라스틱일기’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16일~30일 이 캠페인 참여자를 모집했는데 총 4596명이 참여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10일 “본인이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사진으로 기록해 각 개인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는지 직접 확인하고 이를 통해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이 캠페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하루 평균 플라스틱류 폐기물 발생량(848t)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 늘었다. 윤모(31)씨는 “예전에 재활용도 안 되는 폐기물이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우리나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또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를 동물들이 먹거나 입에 걸린 고리 모양의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돌고래가 입을 벌리지 못하고 음식을 먹지 못해 결국 죽은 사실을 접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캠페인에 참여한 이유를 말했다.인터뷰에 응한 캠페인 참여자들이 평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종류는 투명 재질의 페트(PET)였다. 윤씨는 “정수기를 쓰니까 플라스틱 페트가 많이 안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도시락 김이나 빵, 떡갈비 등 식품을 담은 용기가 모두 플라스틱 페트여서 놀랐다. 식품 포장용기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니까 예전에 플라스틱이 없을 때는 도대체 어디에 음식을 보관했을까 싶을 정도”라며 “마트에서 물건을 고를 때 플라스틱 쓰레기가 덜 나오게 신경 써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 못지않게 분리 배출을 제대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굴소스병, 참기름병과 같이 일부 제품은 유리로 된 병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뚜껑을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또 플라스틱 쓰레기를 종류별로 버릴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최씨는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재질인 OTHER(두 개 이상의 플라스틱 재질이 혼합됐거나 플라스틱 재질에 금속 등 다른 재질이 접합된 플라스틱)라도 다른 플라스틱과 구별돼 따로 배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각종 플라스틱 용기에 붙은 스티커도 잘 떨어지게 제작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플라스틱만큼 많이 쓰이는 것이 비닐류다.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비닐류 폐기물 배출량(951t)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1% 증가했다. 참여자들은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비닐 사용도 줄이려고 노력했다. 김세미(26)씨는 “음식점에서 닭강정을 포장해 줄 때 상자에 담아 주고 그 상자를 비닐봉지에 넣어 주려고 하면 비닐봉지는 필요 없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식당에서도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해 손님들이 들고 온 개인 용기에 음식을 담아주고 있다. 최씨는 “식당에서 파는 탕이나 찌개, 비빔밥, 치킨을 냄비에 담아오곤 한다. 처음에는 식당 사장님들이 당황해하셨는데 지금은 사장님들도 익숙한 분위기”라면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겠다고 집에 있던 반찬그릇을 들고 음식점에 가거나 소창(이불의 안감으로 쓰는 천)으로 만든 주머니를 챙겨서 장을 보러 갔을 때 주변 사람들이 유별나게 봐서 마음이 쓰였다. 그런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김씨는 “가끔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떡볶이나 치킨 같은 음식을 주문할 때 ‘일회용 수저나 포크는 주지 않아도 된다’는 체크박스에 항상 체크를 한다. 그래도 일회용품이 같이 도착할 때가 많다”면서 “개인 용기에 음식을 담아가는 문화가 지금보다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생활 속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실천을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씨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보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게 더 좋다고 하는데, 마트에서 플라스틱 용기에 안 담긴 물건을 사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며 “마트에서도 플라스틱을 적게 쓴 물건을 홍보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중, 삼중으로 포장돼 있는 제품들을 많이 본다”고 했다. 마트에서 봉지라면 4~5개를 비닐로 다시 포장해 한 묶음으로 팔거나 우유 두 개를 한 비닐에 넣어 파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김씨는 “최근 콜라겐 성분이 들어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샀는데 커다란 알류미늄통 안에 낱개로 들어있을 줄 알았던 막대형 봉지가 10개씩 한 묶음으로 비닐류로 포장돼 있었다”면서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밝혔다. 최씨는 “얼마 전에 대형마트를 방문했는데 세제가 묻은 용기, 칫솔 등을 수거해서 재활용을 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면서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에서 자사제품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법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길섶에서] 난로와 고타쓰/이종락 논설위원

    겨울철로 접어들면 늘 생각나는 추억거리가 있다. 손을 호호 불면서 등교하면 따뜻하게 반겼던 연탄난로다. 당번이 조개탄을 받아 와서 난로에 불을 지펴 놓으면 교실문을 열자마자 빠알갛게 얼어붙었던 얼굴이 스르르 녹기 시작한다. 혹시 당번의 등교가 늦어 교실에 냉기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기라도 하면 학생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양은 도시락 안에 계란프라이를 담고 참기름을 잔뜩 발라 난로 위에 올려놓으면 1교시부터 퍼지는 고소한 냄새에 절로 군침이 돌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7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김장철을 알리는 글과 함께 난방기구 ‘고타쓰’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고타쓰는 나무로 만든 상 아래에 화덕이나 난로를 둔 뒤 이불이나 담요를 덮어 열을 유지하는 일본식 난방기구다. 그림에는 탁상 아래에 엎드려서 그림을 그리거나 탁상에서 책을 보고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네티즌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농식품부는 당일 저녁에 문제의 이미지를 내리고 김장이 들어간 다른 이미지로 교체했다. “겨울을 준비하는 의미 있는 날(입동)에 저희의 부족으로 불쾌함을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의 글도 올렸다. 문명의 편리함에 너무 쉽게 빠져 역사도 추억도 도외시한 실수다. jrlee@seoul.co.kr
  •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회 1층 로비에서 개성공단 전시판매전 개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회 1층 로비에서 개성공단 전시판매전 개최

    남북관계 고착화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위한 물품 전시·판매전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열린다. 경기도의회 교섭단체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박근철·의왕1)은 3일 경기도의회 로비에서 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과 함께 개성공단 입주기업 물품 전시·판매전을 연다. 이번 개성공단 입주기업 물품 전시·판매전은 개성공단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지원하고, 남북화해 분위기를 복원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성공단 재개를 염원하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이날 개막식과 함께 시작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물품 전시·판매전은 4일 오후 6시까지 열린다. 물품판매전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생산한 속옷세트, 남·여 신발, 생활용품 세트, 양말세트, 참기름 선물세트 등 다양한 제품이 선보인다. 이날 판매되는 물품들은 좋은 품질에 5천원에서 2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박근철 대표의원은 “개성공단사업은 남과 북이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면서 경제사업을 통해 ‘작은 통일’을 이루어갔던 의미있는 곳”이라며 “ 입주기업 물품 전시·판매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우리 입주기업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평화경제와 민족공동체 의식을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다를 통째로…매력만점·영양만점 ‘성게알’ 요리

    바다를 통째로…매력만점·영양만점 ‘성게알’ 요리

    성게알 요리는 10년 전만 해도 일본 수출로 고급 일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을 정도로 귀했다. 일본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내려 대중화되고 있다. 성게알은 비빔밥, 미역국, 초밥, 우동, 덮밥, 계란찜, 파스타, 전, 김밥 등 모든 요리에 쓴다. 쓴맛과 고소한 맛이 함께 있어 호불호가 갈리지만 독특한 맛 때문에 마니아들이 많다.[서식] 성게는 둥근 공 모양에 가시가 많은 극피동물이다. 주로 해조류나 바위에 붙어사는 수생 동물을 잡아먹는다. 암수가 구별되고 일정한 겉모습을 가진 정형류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다른 부정형류로 나뉜다. 정형류는 보라성게, 부정형류는 염통성게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연안에 30종가량 서식하고 세계적으로는 900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연안에서는 주로 보라성게·분홍성게·말똥성게 등이 잡힌다. 성게는 알만 먹는다. 흔히 먹는 보라성게는 4월부터 6월까지만 알이 나온다. 이때는 물때에 관계없이 늘 알이 차 있다. 싱싱한 성게알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기다. 요즘은 냉장 시설이 좋아 성게알을 발라내 냉동보관해 뒀다가 필요할 때 요리한다. 생으로 술안주를 하거나 초밥에 얹어 먹기도 하고 미역국, 죽, 비빔밥 등에 많이 사용된다. 이외에도 성게국, 성게알젓 또는 말리거나 가공식품 등으로 이용된다. 성게알을 손질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가시에 독이 있어 찔리면 고통이 오래간다. 성게 입부터 제거하고 가위나 칼로 성게알이 다치지 않게 껍질을 두 조각으로 나눈다. 찻숟가락을 사용해 하나씩 성게알을 꺼낸다. 바닷물로 깨끗하게 씻으며 내장을 제거하면 알이 탱글탱글해지고 단맛도 강해진다. 절대 민물에 씻어선 안 된다. [효능] 성게알은 부드러운 식감에 특유의 향과 고소함을 자랑한다. 종류나 시기에 따라 쓴맛도 난다. 성게알은 맛뿐 아니라 영양성분과 효능도 뛰어나다. 성게알 100g에는 약 15g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고 세포를 구성하고 대사과정을 조절하는 아연이 풍부하다. 지방도 불포화지방산이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오메가3는 혈압을 낮추고 심장 질환의 위험을 줄여 준다고 한다. 또 성게알에 풍부한 비타민 B1은 당질의 대사를 촉진해 주고 신경·근육이 활동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B2 성분은 안구건조증과 구순염을 예방하고 지루성 피부염의 발병을 막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은 “성게는 영양학적으로 산모의 산후 회복과 알코올 해독에 좋은 아연이 함유된 강장식”이라며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향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으나 대부분 향이 강한 음식들처럼 이내 익숙해지고 어느새 성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리] 제주에서는 성게를 ‘구살’이라고 한다. 구살을 미역, 오분자기 등과 함께 끓이면 ‘구살국’이 된다. 모자반으로 끓이는 몸국과 함께 경조사에 내놓는 제주의 대표 음식이다. 성게알과 미역은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성게알 미역국은 불을 끄기 직전에 성게알을 넣어야 한다. 성게에는 효소가 많이 들어 있어 술을 마시고 나서 성게 미역국을 먹으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남해안과 동해안 사람들이 좋아하는 토속 음식에 성게알이 많이 들어간다. 성게를 넣은 비빔밥을 비롯해 미역국, 전, 계란찜, 된장국, 젓갈, 식혜(냉국), 청각무침 등 다양하다. 어민들은 “성게 넣어서 안 맛난 게 없다”고 말한다. 전남 완도 주민들이 즐겨 먹는 성게 식해는 끓는 물에 성게를 넣어 살짝 데치고 나서 데친 성게와 데친 물을 함께 냉장고에 넣어 저녁까지 숙성시킨다. 저녁 밥상 때 오이와 데친 양배추를 채 썰어 넣고 식초를 약간 곁들인다. 매운 고추나 부추를 다져 넣기도 한다. 시원한 맛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다. 울산, 부산 등 동해안에서는 성게 미역국과 비빔밥을 많이 먹는다. 또 성게알을 살짝 졸여서 먹기도 한다. 생으로 먹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으면 살짝 졸이는 게 좋다.섬사람들은 성게 국수를 즐긴다. 멸치, 무, 다시마를 넣고 끓인 육수에 성게를 듬뿍 넣고 다시 끓인다. 거기에 국수, 호박, 당근, 양파 등 채소를 넣는다. 기호에 따라 간장이나 소금 간을 한다. 호텔에서는 성게알 코스요리도 있다. 회를 비롯해 초밥, 알 넣은 덮밥과 차가운 소바, 알 튀김, 알 계란찜, 알 크림 가리비구이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맛집] 울산 울주군~동구~북구로 이어지는 동해안을 따라 들어선 횟집에서는 비빔밥과 미역국, 찜, 알 등 다양한 성게 요리가 있다. 천혜의 동해안 절경을 즐기고 나서 맛보는 활어회와 성게 요리는 잃어버린 입맛도 찾아준다. 울산 북구 갯바위횟집은 여름철 해녀들이 잡아 온 성게알과 조림 등을 서비스 메뉴로 제공한다. 활어회를 먹기 전에 먹으면 씁쓸하고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그중에도 말똥성게(앙장구)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가 제철인 동해안의 말똥성게는 맛과 향이 뛰어나 최고로 대접받는 고급 음식재료다. 동해안 횟집들은 여름철 말똥성게 비빔밥을 메뉴로 내놓는다. 알을 넣고 김가루, 깨소금, 참기름을 더하면 된다. 한술 떠보면 기가 막힌다. 성게 비빔밥과 세트로 아귀탕(계절에 따라 변화)에 갈치구이, 멸치젓갈, 김치, 나물류 등 5~6가지 밑반찬도 나온다. 횟집 관계자는 “성게 비빔밥과 함께 아귀탕을 곁들여 제공해 성게의 고소함과 함께 아귀탕의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준다”고 말했다. 거제도 강성횟집도 성게 비빔밥이 유명하다. 해녀가 직접 공수하는 성게알을 사용한다. 거제 포로수용소 인근 생생게장백반 고현점도 성게 비빔밥을 먹으려고 찾는 사람들이 많다. 손님들은 “평소 쉽게 먹지 못하는 성게를 비빔밥으로 실컷 맛볼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영등포 비대면 장보기 통했다…추석 대목에 전통시장 웃었다

    영등포 비대면 장보기 통했다…추석 대목에 전통시장 웃었다

    영등포전통시장 등 5곳 공동구매 행사구청서 판로 확보… 택배서비스와 연계7일간 제사용품·선물세트 1627건 접수상인들 “시스템 정착 땐 지역경기 도움”“추석 대목을 잃은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비대면으로 상품을 주문하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가 직접 제안을 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전통시장 앞 주차장.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임시 만들어 놓은 행사장에 직원들과 함께 등장해 전통시장에서 비대면으로 판매하는 상품들에 손수 주소 태그를 붙이며 이렇게 말했다. 채 구청장 옆에서 같이 일손을 거들던 김태원 영등포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의 상품을 주민들에게 비대면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굉장히 획기적인 발상”이라면서 “이런 시스템이 자리를 잘 잡으면 침체한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구는 이날 영등포전통시장과 영등포청과시장, 대림중앙시장, 영신상가, 우리시장 등 지역 내 5개 전통시장과 함께 추석맞이 전통시장 공동구매 행사를 열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침체한 지역경제를 돕기 위해 전통시장의 물품들을 택배서비스와 연계해 비대면으로 사도록 하자는 취지다. 판매 품목은 참기름, 과일, 인삼, 농산물 등 제사용품과 선물세트다.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신청을 받은 공동구매 행사는 주민들의 높은 호응도에 힘입어 무려 1627건(약 5000만원 상당)이 접수됐다. 채 구청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이 행사는 구청과 동 주민센터, 전통시장, 택배회사 등이 합심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동 주민센터에서 전통시장 상품 구매 홍보와 주문 접수를 맡았고, 구청 일자리경제과에서 신청 명단을 모아 각 시장에 주문서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입금 내역을 확인하고 물품 준비와 포장을 담당했다. 마지막으로 택배회사에서 상품을 받아 물품을 신청한 주민들에게 배달하게 된다. 소요 예산(470만원)은 롯데마트 상생자금을 활용한다. 구 관계자는 “전통시장에는 네트워크가 없어서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운데 구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비대면으로 구매자와 연결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 뒤 채 구청장은 영등포전통시장을 직접 찾았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사랑상품권을 활용해 호박 등 물품을 샀다. 이곳에서 20년째 정육점을 운영했다는 김미숙(58)씨는 “추석을 앞두고 있는데도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썰렁하다”면서 “포장이나 주문량이 아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지역경제 침체가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지역 주민들이 비대면 주문에 적극적으로 참여, 상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현대重, 추석 위문품·상품권 이웃 나눔

    현대重, 추석 위문품·상품권 이웃 나눔

    현대중공업이 추석을 앞두고 울산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5500만원 상당의 전통시장 상품권과 위문품을 전달했다. 조용수 현대중공업 전무는 22일 울산 동구청장실에서 정천석 구청장과 강학봉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에게 ‘추석 명절 위문품’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한 온누리상품권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 850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동구노인복지관, 울산참사랑의집 등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30곳을 방문해 과일과 참기름, 쌀 등 1200여만원 상당의 위문품도 전달했다. 조 전무는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따뜻한 추석명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현대중공업, 어려운 이웃에 5500만원 선물 기탁

    현대중공업, 어려운 이웃에 5500만원 선물 기탁

    현대중공업이 추석을 앞두고 울산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5500만원 상당의 전통시장 상품권과 위문품을 전달했다. 조용수 현대중공업 전무는 22일 울산 동구청장실에서 정천석 구청장과 강학봉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에게 ‘추석 명절 위문품’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한 온누리상품권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 850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동구노인복지관, 울산참사랑의집 등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30개소를 방문해 과일과 참기름, 쌀 등 1200여만원 상당의 위문품도 전달했다. 조용수 전무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따뜻한 추석명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1995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26년째 설과 추석을 앞두고 지역 내의 소외계층에 위문품을 전달해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여기는 인도] “진흙탕 뒹굴면 코로나19 예방!” 외치던 국회의원 확진 판정

    [여기는 인도] “진흙탕 뒹굴면 코로나19 예방!” 외치던 국회의원 확진 판정

    진흙탕에서 뒹굴며 소라껍데기를 입으로 불면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던 인도 의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5일(현지시간) 더뉴인디안익스프레스 등은 인도 국회의원 수십 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6개월 만의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상·하원 의원 800여 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현재까지 상원의원 8명, 하원의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회 직원 50명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는 자신만의 코로나19 예방법을 소개했던 하원 의원 수크비르 싱 자우나푸리아도 포함됐다. 인도인민당 소속 로크사바(하원) 의원인 자우나푸리아는 민간요법으로 충분히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 장본인이다. 지난달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밖으로 나가 비를 맞고, 흙에서 뒹굴고, 농장에서 일하고, 소라껍데기를 불라.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직접 진흙탕에서 비를 맞으며 소라껍데기를 부는 모습도 공개했다. 하지만 감염을 피하지는 못했다. 14일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도 그의 민간요법 사랑은 그칠 줄 모른다. 자가격리 중인 자우나푸리아 의원은 익히지 않은 채소를 통으로 먹고, 참기름과 구강청결제를 섞어 만든 정체불명의 액체로 매일 코세척을 하는 영상을 공유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다리를 세우고 누워 발바닥을 맞으면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다는 황당한 치료법도 홍보 중이다. 곁에서 자신을 돌보는 보좌진과의 사회적 거리두기에는 관심조차 없어 보이는 게 아이러니하다. 지지자들은 자우나푸리아 의원의 쾌유를 빌며 호응하고 있다.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18일 기준 인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21만 명을 돌파했다. 사망자는 8만4000명대다. 적절한 코로나19 예방법을 알리고 방역에 앞장서야 할 정치인이 도리어 근거 없는 민간요법으로 혼란을 부추긴 사례는 또 있다. 인도 정당 중 하나로 힌두교 근본주의 단체인 ‘힌두 마하사브하‘ 대표는 불 앞에서 힌두교 의식을 행하면서 소의 오줌이나 똥을 몸에 바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고 바이러스가 세계에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에는 당원과 지지자들을 모아 단체로 소 오줌 시음파티를 열었다. 멕시코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부적이 자신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해줄 것이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벨라루스 대통령 알렉산더 루카센코는 코로나19를 집단 정신병으로 규정하고, 보드카를 마시고 전통 사우나를 하면 거뜬할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다가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 영등포구, 전통시장서 추석 공동구매…전국 무료배송

    서울 영등포구, 전통시장서 추석 공동구매…전국 무료배송

    서울 영등포구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맞이하게 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추석맞이 전통시장 비대면 공동구매’ 행사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침체된 서민 경제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에 추석 특수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앞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년 구청 앞 마당에서 개장하던 ‘명절맞이 어울림장터’를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부터 열지 않게 됨에 따라 보완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추석맞이 비대면 공동구매에는 구에 소재한 대표 전통시장 5곳(영등포전통시장, 영등포청과시장, 영신상가, 우리시장, 대림중앙시장)이 참여한다. 제수용품, 선물세트 품목 중 각 시장의 특색 있는 대표 상품을 선정해 공동구매를 진행한다. 공동구매 진행 물품은 ▲사과·배·멜론 등 과일(청과시장) ▲참기름·들기름 세트(영등포전통시장) ▲홍삼정과(영신상가) ▲수제한과(우리시장) ▲정육(대림중앙시장) 등이다. 품목, 주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구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공동구매 신청은 오는 22일까지 각 전통시장 상인회 계좌로 선입금 후 구청 일자리경제과 또는 동 주민센터로 신청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구매한 물품은 롯데마트에서 전통시장 상생협력자금을 지원해 25일부터 29일까지 전국에 무료로 배송된다. 일자리경제과 또는 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물품을 직접 수령하는 사람에게는 온누리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선착순 총 200명에게 3만원 이상 구매 시 온누리상품권 5000원권, 6만원 이상 구매 시 1만원권을 증정한다. 한편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 영등포전통시장, 남서울상가, 대신시장에서는 상인회가 주관하는 명절 이벤트가 열린다. 이벤트 개최 기간은 시장별로 차이가 있으며, 구매 금액별 온누리상품권 증정, 쇼핑캐리어 증정 이벤트 등을 선보인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언택트 추석’을 맞이하게 된 구민들을 위해 이 같은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번만큼은 직접 찾아뵙는 대신 전통시장 공동구매를 이용한 무료배송으로 가족의 정도 나누고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조대림, 집콕 이모에게 집밥이 최고… 실속 100종 사조세트 사줘~

    사조대림, 집콕 이모에게 집밥이 최고… 실속 100종 사조세트 사줘~

    종합식품기업 사조대림은 추석을 맞아 ‘2020 사조 추석 선물세트’ 100여종을 선보인다. 이번 ‘2020 사조 추석 선물세트’는 최근 소비 트렌드와 코로나19로 힘들어진 상황 등을 반영해 ‘실용’, ‘실속’, ‘집밥’, ‘환경’의 키워드로 기획됐다. 먼저 코로나19로 집밥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실생활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의 구성을 강화했다. 참치, 식용유, 캔햄을 기본으로 볶음참깨, 다시팩, 간장, 식초 등 요리에 자주 쓰이는 실용적인 제품과 팝콘, 국수까지, 선물세트 하나로 간단히 요리를 완성할 수 있을 만큼 구성을 다양화했다. 안전한 참치캔 ‘사조참치 안심따개’와 해표의 ‘고급유’, 100% 국내산 돼지고기 한돈으로 만든 프리미엄 캔햄 ‘안심팜’, 사조참치, 카놀라유, 런천미트와 참치액, 참기름, 올리고당, 구운소금으로 구성된 안심특선 E-28호 등이 대표적이다. 사조 세트는 사조몰(www.sajomall.co.kr) 및 전국 백화점, 편의점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노원 “전화로 저렴하게 추석 장보세요”

    노원 “전화로 저렴하게 추석 장보세요”

    서울 노원구는 추석을 맞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온라인 전화주문 직거래 장터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14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직거래 장터는 구매 희망자가 전화로 주문하면 산지에서 직접 구매자에게 배송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참여업체는 강원 정선군과 전북 고창군 등에 있는 18개 업체다. 고창군은 손질 문어, 참기름, 고춧가루, 선운산 죽염 등을, 정선군은 영양떡, 정선사과(홍로), 산양삼, 정선아리청(더덕, 도라지, 인삼) 3종 세트, 곤드레, 산나물 등을 준비했다. 총 48개 품목의 농·특산품을 시중가보다 최대 40%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자세한 물품안내는 노원구청 홈페이지 또는 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홍보물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매 희망자는 판매 품목을 확인한 뒤 물품명 옆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해 주문하면 된다. 택배 발송은 14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되며 택배사의 사정에 따라 2일 이상 소요될 수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코로나19로 학교급식 중단 및 태풍으로 인한 비 피해 등 농가의 어려움이 크다”며 “집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주문해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는 이번 온라인 직거래 장터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LG화학 여수·나주공장 노사, 구례 수재민에 LG생활용품 1억원 상당 전달

    LG화학 여수·나주공장 노사, 구례 수재민에 LG생활용품 1억원 상당 전달

    LG화학 여수·나주공장 노사가 지난달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구례군 수재민에게 1억원 상당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10일 구례군청에서 열린 전달식에는 김순호 군수, 윤명훈 LG화학 여수공장 주재임원, 정남길 노동조합위원장과 나주공장 류제혁 노동조합지부장 등이 참여했다. 실생활에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는 샴푸, 린스 등 생활용품과 참기름, 간장 등의 식료품이 제공됐다. 윤명훈 주재임원은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여수·나주 임직원의 마음을 담았다”며 “하루 빨리 본래의 일상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희망을 전했다. 정남길 노동조합위원장은 “전남 대표기업으로서 여수·나주 뿐만 아니라 긴급히 우리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한편, LG화학 여수공장 노사는 지난 3일 여수시 쌍봉종합사회복지관에 지역사회 복지서비스를 위한 업무용 차량을 기증했다. 도시 외곽지역의 소외계층에 도시락 배달 시 적극 활용된다. 이 차량은 여수공장 신규 채용 및 인사발령 인원에 대한 여수시 시민되기 운동 동참을 통해 시로부터 받은 포상금 500만원에다 추가 금액을 출연해 마련했다. 현재까지 LG화학 여수공장 임직원의 여수시 전입실적은 500여명에 달한다. LG화학 여수공장은 ‘Well-Aging(멋지게 나이들기)’와 ‘젊은 꿈을 키우는 사랑 LG’라는 슬로건으로 지역 내 어르신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을 체계적으로 펼치고 있다.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상안검수술’ 지원과 영화, 서커스 관람 등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행복나들이’ 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는 ‘젊은 꿈을 키우는 화학캠프’와 저소득층 아이들의 어려움과 희망사항을 청취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지니데이’ 까지 지역 내 복지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안도현의 꽃차례] 시란 무엇인가

    [안도현의 꽃차례] 시란 무엇인가

    수십 년 시를 읽고 쓰는 일을 운명처럼 여기고 살았다. 여러 권의 시집을 냈고 나를 시인으로 불러 주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최근에 나는 과연 시인인가 하는 의문이 내 안에서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할머니들이 쓴 시가 나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논산 한글대학에서 뒤늦게 한글을 깨친 어르신들의 시는 시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되묻게 한다. 사람의 마음에 가닿는 일이 시가 지향하는 가치 중의 하나라면 내가 쓰는 시는 그분들의 시에 훨씬 못 미치는 게 아닌지. 흔히 시는 감추어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직설적인 표현을 피하고 비유에 기대어 말을 하라는 거다. 그러나 비유의 과정을 통과하지 않은 비유 이전의 언어에 오히려 진심이 어려 있을 때가 많다. “아이고 군인 대장인지 알았는디/시집 와 보니 대장간집 아들이더라/허청에는 호미 낫이 널부러져 있고/장정들 세로 매질소리/내 귀청 떨어지네/일꾼 밥 해주는 일이/왜 이리 힘들었던지”(김광자, ‘대장간집 아들’) ‘군인 대장’과 ‘대장간집’의 유사한 음성이 기발한 언어유희를 만들어 낸다. 사실 이 유희 속에는 절망을 끌어안으면서 현실을 인내하는 화자의 슬픔이 내재돼 있다. 이 시는 한낱 푸념이 아니다. 이 어르신의 생애 그 자체다.무기교의 기교라는 말이 있다. 예술의 영역에서 기교는 멋을 부리거나 자신의 작품을 과시하려는 욕망에서 발생한다. 할머니들이 시적인 기교를 누구에게 배우거나 연습했을 리가 없다. 아예 그 개념조차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 덕분에 아무런 치장과 수식이 없는 무기교의 맨얼굴을 선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어머니가 하얀 고모신 사오셨다/조아서/발닥고 새신에/발을 꼭 맞추엇다/그리고/나는 사분사분/둑길을 거럿다/나비처럼/하얀 고모신에/흙 무들 까봐/고모신 버서/가슴에 안고/맴발로 맴발로 거럿다”(이범휘, ‘하얀 고모신’) 하얀 고무신을 선물받은 아이의 마음은 발을 닦고 나서야 새 신을 신는 마음이고, 신발의 크기와 상관없이 발을 신발에 꼭 맞추는 마음이며, 고무신에 흙이 묻을까봐 가슴에 안고 둑길을 걷는 마음이다. 이 시가 특히 아름다운 것은 마지막 행 “맴발로 맴발로”의 반복 때문인데 이 반복은 즐거움에 가득 차서 걷는 아이를 실감 있게 표현한다. 이 산뜻하기 그지없는 반복을 지금 이 땅의 어느 시인이 구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세상은 고차원적인 지식과 정보가 넘치지만 우리는 별로 행복하지 않다. 우리는 단순해지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풍부한 경험과 단단한 이력을 쌓으면서 우리는 딱딱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매달리면서 우리의 글들은 기계적인 형식 속에 갇혀 공문서처럼 변해 버렸다. “백일홍 나무에/고운 꽃이 피었구나/100일 뒤에는/쌀밥을 먹겠구나”(오세연, ‘백일홍’) 백일홍은 배롱나무를 말하는데 여름에 100일 가까이 꽃을 피운다고 해서 백일홍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100일 뒤에 가을이 와서 추수를 하게 되고 그러면 쌀밥을 먹게 된다는 이 발견의 눈은 경험이 만든 뛰어난 과학이다. 백일홍의 꽃과 쌀밥 사이의 먼 거리가 이렇게 가까울 줄이야. 문자를 습득하면서 어르신들은 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됐다. 비로소 다물었던 입을 열고 캄캄하던 눈을 개안(開眼)한 것이다. 한글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되찾게 됐고, 타자를 조금 더 이해하는 눈을 갖게 됐다. “기푼 산속에 밭 있다/깨도 심었고/콩도 심었는데/토끼가 뜨더 먹었다/나는 무엇을 먹을까/토끼한데 젓다”(이월영, ‘깨밭’) 세상을 보는 태도, 소재의 착상, 시 창작의 과정, 그리고 그 결과물인 시에 진솔한 마음이 차고 넘친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사촌형을 따라 도시로 나가 살았다. 어머니가 그때 보낸 편지 속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큰사람이 되라는 훈계 따위는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문장은 “나물 무칠 때 참기름 많이 넣어 먹어라.” 이거 하나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을 읽으며 나는 그 옛적 우리 어머니의 이 한 문장을 떠올린다. 삐뚤삐뚤한 글씨를 편지지에 적던 어머니의 손과 한 자 한 자 공을 들여 글자를 적었을 할머니들의 손을 생각한다.
  • 안방서 즐기는 재즈·현대무용 광명시민회관 온라인 공연

    안방서 즐기는 재즈·현대무용 광명시민회관 온라인 공연

    경기 광명문화재단이 마주보는 콘서트-재즈의 맛 윤석철 트리오의 ‘SONGBOOK’ 과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의 현대무용 ‘눈먼자들’ 공연을 네이버 TV 생중계로 선보인다. 광명문화재단은 코로나 집단감염이 확산돼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돼 관객과 예술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두 공연을 네이버TV 생중계 공연을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윤석철 트리오 ‘SONGBOOK’은 26일 오후 7시30분(http://tv.naver.com/l/52632),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 ‘눈먼자들’은 다음달 4일 오후 7시 30분(https://tv.naver.com/l/52776)에 광명시민회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네이버TV 광명문화재단 채널을 통해 누구나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다. SONGBOOK 공연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지역문화예술회관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의 하나다. 티켓 오픈 일주일 만에 전석 매진됐다. 윤석철 트리오는 2019년 새 앨범 ‘SONGBOOK’ 수록곡을 중심으로 ‘윤석철 트리오’만의 에너지 넘치는 재즈 콘서트를 선보인다.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의 현대무용 ‘눈먼자들’은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사업으로 진행된다. 이번 공연은 실력 있는 전문 무용단의 행보를 보이며 국내외의 인정을 받고있는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의 작품이다. 급변하는 사회 속 현대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문명의 이기와 그 안에서 존중과 돌봄, 배려를 잃어버리고 눈이 먼 채 살고 있는 ‘눈먼자들’의 모습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광명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올 한해 4개 공연을 네이버TV 생중계로 선보였다. 온라인 공연을 통해 총 2만 4075명이 누적 시청했다.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광명문화재단은 앞으로도 네이버TV 생중계를 비롯한 노력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광명시민회관 ‘GMC 초이스’ 공연 관람 후 현장에서 관람카드에 스탬프를 받으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GMC 관람카드 이벤트’를 진행한다. 광명문화재단 홈페이지(www.gmcf.or.kr) 열린광장 후기게시판에 공연 후기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라까사 호텔 광명 라까사 키친 식사권이나 대성참기름세트를 증정한다. 공연 및 이벤트 관련한 자세한 문의는 광명문화재단 예술기획팀(02-2621-8845)으로 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오이, 어디까지 먹어 봤니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오이, 어디까지 먹어 봤니

    음식 맛의 7할은 재료에서 온다고 했던가.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음식을 빛나게 해 줄 재료를 탐낸다. 진귀한 식재료로 손꼽히는 푸아그라나 트러플, 캐비아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 자체로 폭발적인 맛을 내는가 하면 단지 희귀하기에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이 같은 슈퍼스타급 식재료들은 소량만 접시 위에 올라와 있어도 삽시간에 요리의 격을 높인다. 막 썰어 놓은 오이는 요리라기엔 민망하지만, 그 위에 캐비아 몇 알만 올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투박한 오이 한 접시에서, 캐비아의 맛을 극적으로 보여 주는 재기 발랄한 고상한 요리로 변모한다. 오이를 맛있게 먹으려고 캐비아를 올렸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영롱한 캐비아만 강렬하게 남을 뿐이다. 수많은 조연배우가 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건 반짝이는 주연배우인 것과 같다. 96%가 물로 구성된 오이는 조연도 아닌 단역 정도랄까. 흔한 식재료 중에서도 단연 소박하다. 약간의 비타민 성분 말고는 특별한 영양소가 거의 없는데 그것도 극소량이다. 당근 하나 분량의 비타민을 얻기 위해선 무려 120개의 오이를 먹어야 한다. 효능은 기대하지 말자.오이는 풍부한 수분과 함께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오는 상쾌함이 미덕이다.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식재료로서 한계가 된다. 오이를 익히거나 구워 먹는다는 생각은 쉽게 하지 못한다. 미식가로 소문난 먼 옛날 로마인들은 오이를 삶아 기름과 식초, 꿀을 발라 먹었다고 한다. 심지어 로마의 2대 황제는 이 삶은 오이를 너무 좋아해 매일 10개씩 먹었다고 전해진다. 19세기 영국의 한 요리책에서는 오이에 밀가루를 바른 뒤 버터에 튀겨 아침 식사로 먹으라고 권한다. 그렇다. 사실 오이의 조리법에는 한계가 없다. 다만 우리의 상상력에 한계가 있을 뿐이다.원산지를 찾는 게 일인 학자들은 오이의 고향이 인도라고 추정한다. 당최 심심한 맛을 생각하면 이 식물을 세계 곳곳에 퍼뜨리고 싶다는 생각이 딱히 들지는 않지만, 우리가 몰랐던 어떤 비범한 용도로 인해 오이는 인도를 중심으로 서서히 곳곳으로 퍼져 나갈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연에서 나는 갈증 해소 음료라는 쓸모 때문이었다. 고대 이집트인은 잘 익은 오이에 작은 구멍을 내고 막대기로 속을 휘휘 저은 후 구멍을 닫아 며칠 땅에 묻어 두면 속이 오이즙으로 가득 찬다는 것을 알았다. 질긴 껍질과 길쭉한 모양으로 인해 휴대하기 편했고 오이 특유의 산뜻한 맛은 무더운 지역에서 갈증을 달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굳이 비유하자면 밭에서 캐내는 오이 청량음료 캔이었던 셈이다. 동물을 통해 번식하는 다른 과일과 채소들이 맛과 향을 강화해 동물의 선택을 받는 전략을 사용한 것과 달리, 오이는 갈증 해결 전략을 택했다. 이런 연유로 오이는 사막과 초원 그리고 바다를 건너 종족 보존의 사명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유럽에서도 오이는 여름철 상쾌함을 요리에 더하는 음식으로 사용된다. 우리가 오이소박이나 오이무침을 먹는 것처럼 각종 샐러드 위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 대표적인 여름 음식으로는 스페인의 가스파초가 있다. 오이와 토마토, 피망, 식초, 마늘, 올리브유, 남은 빵 등을 한데 넣어 곱게 갈아 차갑게 먹는 일종의 여름 수프다. 토마토와 피망이 지배적으로 쓰이는 재료이긴 하지만 오이가 빠지면 굉장히 섭섭하다. 음식을 구성하는 모든 재료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텁텁하고 달큼한 맛에 오이의 청량함이 더해져야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을 견딜 수 있는 요리로 완성된다. 오이와 어울리는 단짝은 식초와 오일이다. 입맛을 돋우는 우리식 오이무침만 봐도 식초와 참기름이 들어가는 것처럼 서양에서도 올리브유와 각종 비니거를 오이에 곁들여 먹는다. 상큼한 식초로 오이의 무미를 새콤하게 채워 주는 요리법은 소박하고 흔한 식재료를 돋보이게 해 주는 가장 극적인 방법이었다. 음식을 식초에 절이는 피클의 대표주자가 오이라는 건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다. 기름진 음식에 반드시 곁들이는 오이피클은 하인즈라는 미국의 재능 있는 사업가 덕에 189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다. 가정에서 소량씩 만들어 먹다가 식료품점에서 쉽게 사 먹을 수 있게 되자, 만드는 시간과 수고를 줄인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점차 사람들은 개성 있는 다양한 가정식 오이피클보다 하인즈의 공장형 오이피클 맛에 익숙해져 갔다. 전통과 개성이 사라지는 걸 걱정한 이들은 시판 오이피클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집에서 피클을 담가 먹자는 운동을 벌였다. 그러고 보니 어딘가 익숙한 전개가 아닌가.
  • 샴페인 마실 시간이 어딨어? 요트 뒤집힐까 전전긍긍

    샴페인 마실 시간이 어딨어? 요트 뒤집힐까 전전긍긍

    베를린에 살기 시작한 지 7개월이 됐다. 아직 1년도 안 된 새내기 베를리너이지만 베를린의 여름만큼은 어느 정도 익숙하다. 12년 전 베를린에 처음 왔다가 매료돼 열심히 드나든 덕분이다. (지금은 절판된) 내 인생 첫 책의 제목도 ‘다시 베를린’이었다. 책 이름처럼 1~2년에 한 번씩, 어느 해엔 연달아 베를린에 왔다. 잡지 취재로도 오고, 출장으로도 오고, 휴가로도 왔다. 그리고 그 계절은 항상 여름이었다. 내게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자 언제나 돌아오고 싶은 때였다. 올 때마다 베를린의 여름을 탐험하는 강도도 높아졌다. 처음엔 힙한 동네 ‘미테’와 ‘크로이츠베르크’를 어슬렁리며 갤러리와 바, 맛집 등을 탐험했다. 부지런히 동네를 익히고 힙한 곳을 찾아다니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랐다. 도시에 익숙해지자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줄었다. 크로이츠베르크의 ‘크’자도 모르던 20년지기 친구가 베를린에 정착해 살기 시작한 후로는 더 느긋한 마음이 생겼다. 그녀는 내 집처럼 자기 집 한켠을 내주며, 여름이 다가오면 물었다. “언제 올 거야?” 그래서 나는 많은 여름을 베를린에서 있었다. 거창한 계획도 없이, 친구 집 거실을 별장 삼아. 더울 땐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들어가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거나 슈프레 강가에 누워 맥주를 마셨다. 베를린에 사는 친구들과 공원에 앉아 슈퍼마켓에서 산 5유로짜리 와인을 하루 종일 마시기도 했다. 게으른 베를리너들의 흔한 여름 피서법이었다. 하지만 공원의 그늘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날이 있다. 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때다. 오래된 집들은 대부분 에어컨이 없어서 서울 집처럼 시원한 냉기가 없다. 에어컨 없는 카페, 에어컨 없는 지하철. 도시에는 에어컨 없는 것들투성이다. 그래서 여름이 짙어지면 베를리너들은 호수로 간다. ●내륙 도시 베를린… “바다 대신에 호수로” 베를린에는 시내를 관통하는 슈프레강과 서쪽의 하펠강, 그리고 8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다.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슈프레 강가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호수로 가서 물놀이를 즐긴다. 바다가 없는 베를린에서는 해수욕이 아닌 ‘호수욕’을 즐기는 것이다. 그동안 물놀이라 해 봐야 티어가르텐 안에 있는 카페 암 노이엔 제에서 배를 타거나 슈프레 강변에서 맥주를 마시는 게 전부였는데, 여름마다 오다 보니 점점 새로운 물가를 탐험하게 됐다. 베를린의 여러 호수를 가 봤고, 이제는 시간 날 때마다 세일링도 한다. 가까운 호수 중엔 쿠담비치를 제일 먼저 가봤다. 서쪽의 부자 동네, 쿠담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작은 호수, 하렌제(Halensee) -제(see)는 독일어로 호수를 뜻한다- 앞에 갔다. 호숫가에는 긴 풀장과 선탠할 수 있는 나무 데크, 고운 모래사장과 흰색의 비치의자들이 단정하게 비치돼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운치가 있는데, 쿠담비치는 아마도 베를린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해변 중 하나일 것이다. 맥주보다는 샴페인을 마셔 줘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넘친다. 호수 위에는 카푸치노 그랜드 카페가 자리해 있다. 이곳 역시 지중해풍의 하얀색 의자와 테이블, 흰 소파들이 휴양지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지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풍경을 즐기기엔 아깝지 않다. 비싼 데 돈을 잘 안 쓰는 베를리너들에겐 조금 사치스러운 분위기이긴 해도, 리조트 같은 여유와 분위기를 바란다면 한번쯤 즐길 만하다.●베를린에서 가장 큰 뮈겔제 호수 쿠담비치 이후엔 베를린 인근의 호수로 반경을 넓혔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 정도 가야 하지만 거리가 좀 멀어서 그렇지, 가는 길이 어렵진 않다. 그중 가장 멋졌던 호수는 뮈겔제다. 베를린에서 가장 큰 호수로 동쪽 끝에 있다. 호수의 길이는 4.5㎞, 너비는 2.5㎞에 달한다. 수심이 깊은 곳은 8m에 이른다. 지하철 타고 트램 타고 걸어 걸어 찾아간 뮈겔제에서 우리가 간 곳은 ‘작은 뮈겔제’(Kleiner Mggelsee)였다. 근처에 누드비치(독일 말로는 에프카카(FKK)라고 한다)도 있다는데, 그곳에서 놀 배짱까진 없었다. ‘작은 뮈겔제’는 숲처럼 나무가 가득한 언덕 위에서 호수까지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다. 사방은 나무로 막혀 있고 자연적으로 생긴 해변처럼 은밀하고 아름다웠다. 아는 사람이 아니고선 쉽게 못 찾아올 것 같은데, 호수 초보자에게나 그렇지 그곳엔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친구들, 연인,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돗자리를 깔고 오후 반나절을 작은 뮈겔제에서 보냈다. 호숫가에 맥주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도 있어 부지런히 맥주도 사다 마셨다. 하지만 사람들의 줄이 길어 많이 사 마시진 못했다. 오후 6시가 돼도 해가 쨍쨍했다. 짙은 에메랄드빛의 호수는 차가울 것 같았는데, 아직도 한낮의 온기가 남아 따뜻했다. 해가 나무 너머로 넘어갈 때까지, 그래서 사방이 그늘에 잠길 때까지 우리는 이 작은 뮈겔제에 오래오래 누워 있었다.●유난히 물 맑은 크루메랑케 작년 여름에는 나름 고르고 골라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크루메랑케(Krumme Lanke)로 갔다. 지난여름에 유난히 많이 들은 호수 이름이었다. 물이 제일 깨끗하다, 젊은 현지 애들이 많이 간다는 평이었다. 베를린 동쪽에서는 뮈겔제, 베를린 서남쪽에서는 반제 호수와 크루메랑케가 유명하다. 그래서 30도가 넘어간 어느 금요일 낮, 크루메랑케 피크닉 팀을 급 결성했다. 멤버는 셋. 중간 역에서 만나 장도 봤다. 화이트 와인을 세 병 사고(각 일 병씩 마실 것이므로) 과일, 샐러드, 살라미, 치즈 등을 주렁주렁 사 들고 갔다. 가는 길에 제대로 된 FKK(누드비치)도 봤다. 잘 정돈된 호숫가 비치베드에 사람들이 몽땅 옷을 벗고 누워 있었다. 그들을 가로질러 갈 뻔한 걸 일부러 돌아돌아 먼 길로 갔다. 호숫가엔 한여름 해수욕장처럼 사람이 많았다. 그나마 오후 1시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지 3시가 넘어가니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돗자리 두 개를 붙이고 얼음까지 챙겨 칠링된 화이트 와인과 음식을 오후 내내 먹었다. 하지만 크루메랑케에서 먹은 최고의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크나가 준비해 온 비빔밥이었다. 아침 내내 나물을 볶았다는 그녀는 북한산 비박하는 것 같은 큰 배낭을 메고 나타났다. 그 안에는 각종 나물과 밥, 달걀프라이는 물론 한꺼번에 넣고 비빌 수 있는 큰 ‘스뎅’ 그릇도 두 개나 들어 있었다. 다들 물놀이하러 왔는데 우린 먹으러 온 사람들처럼 둘러앉아 밥을 비볐다. 경치 좋은 크루메랑케 호숫가에서 참기름 두르고 고추장 두르고 쓱쓱 비벼 먹은 크루메랑케의 비빔밥은 정말이지 내 인생 최고의 비빔밥이었다. 부른 배로 내내 누워 있다가 해가 쨍쨍한 모래사장으로 가서 선탠도 하다가, 타 죽을 것 같으면 호수로 뛰어들었다. 물도 엄청 시원했다. 짙은 물빛은 그 속을 알 수 없게 깊었다. 베를린 호숫가에서 유일한 단점이라면 근처에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는 슈트란트바드(Strandbad)가 아닌 이상 화장실이 거의 없다. 그래서 호수 주변 숲속은 온통 휴지 천지다. 오줌 누고 싶은 곳이 다 비슷한 건지, 숲속에 유난히 휴지가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처음엔 누가 볼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급하게 볼일을 보지만 이것도 하다 보면 요령이라고 이제는 숲에서도 싸고, 물에 들어가서도 싼다. 사이 좋게 숲으로 들어가 갈라지며 후배가 말했다. “선배, 베를린에서 살다 보면 방광이 튼튼해져요. 아무 데나 화장실이 있는 게 아니고 공중 화장실이 있어도 50센트(750원)씩 돈을 내야 하니까 확실히 화장실을 덜 가게 돼. 나도 모르게 튼튼한 방광을 갖게 된다니까요.”●와인 마시며 요트 탈 줄 알았는데… 작년 여름 베를린에 왔을 땐 뭔가 삶의 또 한 챕터를 끝낸 기분이었다. 다니던 F&B회사의 홍보 일을 그만뒀고, 글은 거의 쓰지 않는 날들이었다. 나는 조금씩 시들어서 벽에 고정된 ‘드라이 플라워’ 같은 마음이 있었다. 베를린으로 여행을 오면서 생각했었다. 서울로 돌아갈 땐 내가 사랑하는 여름의 태양처럼 다시 뜨거워진 마음으로 가고 싶다고. 그리고 베를린에서의 두 달. 특별한 누군가를 원했지만 기대하지 않았고(늘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누군가를 진짜로 만나게 될지도 몰랐던 여름을 보내게 됐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던 일이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일이 됐고, 나는 막연히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베를린에서 곧 사랑하는 사람과 살게 됐다. 올해의 여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와 함께 자주, 테겔 호수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테겔 호수는 뮈겔제에 이어 베를린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한 시간 정도 지하철을 타고 U6 알트 테겔 역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만 와도 분위기는 완전 다르게 느껴진다. 한적한 독일의 교외 동네로 놀러 온 느낌이랄까. 나이 든 노인들이 광장의 노천카페에 앉아 하염없이 해를 쬐고 있다. 6페니라는 이름의 젝사브루케 다리를 건너고 작은 오솔길을 15분 정도 걸어가면 남자친구의 요트가 있는 선착장이 나온다. 요트는 자그마하다. 네 명이 타면 적당한 크기다. 세일링을 좋아하는 그를 따라 작년에도 올해도 여러 번 이곳에 왔다. 처음에 세일링은 폼 나는 건 줄 알았다. 배에서 샴페인도 마시고 점심도 먹고 노닥노닥하다 오는 건 줄 알았다. 해외 출장 때, 큰 요트에서 몇 번 그렇게 한 적도 있어서 다 비슷한 줄 알았다. 하지만 모터를 끄고 바람으로만 가는 세일링은 전혀 다르다. 항상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바람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 돛의 위치도 바로바로 바꿔야 하는데, 이를 놓치면 배가 갑자기 한쪽으로 크게 기울 수도 있고 뒤집어질 수도 있다. ●바람의 변덕을 다스리는 세일링 “테겔 호수는 바람이 꽤 변덕스러운 편이야. 그래서 뮈리츠 호수보다 세일링하기가 더 까다로워.” 나는 바람이 소리도 없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남자친구의 지시에 따라 갑자기 키도 잡고, 운전도 하고, 줄도 당기고 해야 했다.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갑자기 좌우로 돌아가는 돛의 아랫대에 머리를 맞는 것. 갑자기 획 돌아가는 대에 머리를 맞으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물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게 제일 위험하다. 싸 가지고 간 샌드위치는 입에도 못 댔다. 물만 벌컥벌컥 마실 뿐. 상황이 이런데 샴페인은 무슨! 한번은 배가 거의 물에 닿을 정도로 한쪽으로 기울어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이러다 물에 빠지는 거 아냐? 나 빠지면 구하러 올 거지?” 양손으로 배 난간을 잡고 다리를 십일 자로 쫙 뻗어서 배가 기우는 쪽으로 안 가게 중심을 잡으며 내가 물었다. “음, 아니. 난 배에서 내릴 수가 없어. 나까지 배에서 내리면 배가 뒤집어져.” “뭐라고??? 그럼 난 어떻게 살아나와?” “네가 빠진 데로 내가 바로 배를 댈 거니까 넌 배를 잡고 올라오면 돼. 그때까진 물에 떠 있어야지. 수영할 수 있다며. 수영 못 하면 항상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야 하고.” 그때 깨달았다. 요트는 절대 둘만 타면 안 되겠다는 걸, 꼭 수영 잘하는 한 명을 더 데리고 타야겠다고 말이다. 나는 수영을 할 줄 알지만, 예전에 발이 안 닿는 3m 깊이의 방콕 수영장에서 한번 빠져 죽을 뻔한 이후로 발이 안 닿는 데에선 수영을 오래 못 한다. 그의 말을 듣자마자 나는 바로 구명조끼를 꺼내 입었다. 열 살 때부터 세일링을 배운 남자친구는 꼼꼼하고 섬세한 스타일이라 요트를 잘 몰았다. 오늘따라 변덕스러운 바람이 분다고 했지만, 나도 이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테겔 호수가 하펠강과 만나는 지점까지 주욱 내려갔다가 다시 선착장이 있는 북쪽으로 유유히 올라왔다. 갈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지만, 바람을 잘 타고 달리면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바람이 뒤에서 부드럽게 불어와 양 돛을 버터플라이 형태로 펼치고 나아갈 때는 세일링의 맛을 좀 알 것 같았다. 사방엔 세일링 요트가 점점이 떠 있고 호수 주변을 둘러싼 작은 집과 섬, 나무들이 정겹게 지나갔다. 호수 위는 30도 더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시원하고 조용하다. 원한다면 닻을 내려서 배를 고정시키고 수영을 하고 놀 수도 있다. 파란 하늘 밑에 더 새파란 호수가 있고, 배 위에서는 가만히 바람의 소리를 들었다. 도시 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자연의 풍광이 테겔 호수 안에 가득 차 있었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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