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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시대] 차이나 쇼크? 홍콩을 보라/박한진 KOTRA 중국직무전문가

    [글로벌시대] 차이나 쇼크? 홍콩을 보라/박한진 KOTRA 중국직무전문가

    “덩치 큰 중국 옆에서 한국이 위축된다고요? 그럼 이사 가야죠.” 지난해 방한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이다. 중국의 성장과 변화가 인접국인 한국에 리스크 요인이라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다. 중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늘 불안하다. 중국이 급성장 가도를 달리자 우리를 추월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긴축 정책을 내놓았을 땐 차이나 리스크를 우려했다. 최근 임금 상승과 기업규제 강화에 대해선 온통 차이나 쇼크 얘기뿐이다. 중국과 붙어 있기는 한국과 홍콩이 매한가지여서 중국의 변화는 홍콩에도 어김없이 영향을 주었을 터이다. 대개 네 번의 위기 상황이 있었다. 하지만 홍콩은 매번 발 빠르고 통 큰 변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시키는 지혜를 발휘했다. 첫번째 위기는 1949년의 중국 공산화였다. 홍콩의 대표 브랜드인 중계무역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홍콩을 지배하던 영국은 서방국가 중에서는 가장 먼저 공산화된 중국을 인정했고 그 결과 홍콩은 중국과 외국을 잇는 중계무역을 사실상 독점할 수 있었다. 호황도 잠시뿐. 한국 전쟁이 터지고 중국이 참전했다. 서방국가들이 중국에 금수조치를 단행하는 두번째 위기가 들이닥쳤다. 중계무역이 크게 위축되자 홍콩은 산업화를 통한 수출 드라이브를 내걸었다.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관한 한 홍콩은 타이완보다 6∼7년, 한국과 싱가포르보다는 10년 이상 앞서갔다. 세번째 위기는 1970년대였다. 아시아 신흥공업국들이 잇따라 무역입국을 표방하면서 홍콩의 수출전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 설상가상으로 1973년의 세계 석유파동은 기업도산의 불씨를 던졌고 증시폭락으로 자산가치가 30%로 주저앉았다. 홍콩의 대응은 다원화 정책이었다. 경쟁국들이 엇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때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나섰다. 제조업 외에 금융과 관광, 부동산업을 집중 발전시키는 변신도 꾀했다. 때마침 시작된 중국의 개혁개방은 홍콩의 다원화 전략에 결정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변신의 백미는 1980년대 중반 이후의 제조업 대이동이다. 노동집약 업종이 급격한 비용 상승에 직면하자 제조업 시설의 90% 이상을 중국 광둥성으로 옮긴 것이다. 홍콩 내 산업공동화의 우려가 있었지만 재수출(Re-export)과 비즈니스 서비스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 명실상부한 아시아 국제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중국이 세계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며 기업 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홍콩은 또 다른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광둥성 주강삼각주와의 경제 일체화 작업이다. 홍콩과 중국을 경쟁구도로 보지 않고 두 지역의 비즈니스와 물류, 하이테크 기능을 하나로 묶는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중국의 변화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제3국행이라는 탈(脫)중국을 생각하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한국과 홍콩은 경제구조와 처한 상황이 달라 처방이 다를 수 있다. 분명한 점은 한국이 중국의 변화에 쫓기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면 홍콩은 변화의 한가운데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공무역 규제강화와 노동계약법 시행 등 중국의 정책 변화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사업 환경이 예전만 못하다며 “아, 옛날이여”를 되뇌고 있다. 노동집약적 중소 제조업체들은 갈수록 설 땅을 잃어가고 사정이 나은 편인 대기업들은 신규 프로젝트 추진을 망설인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에서 발을 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탈중국 발상은 풀을 찾아 정처 없이 유랑하는 유목민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차이나 드림은 예서 접고 말 건가. 앞으로 급팽창할 중국 내수시장을 생각한다면 우리도 홍콩처럼 변신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만 새롭게 재편되는 중국시장 질서에 참여할 수 있다.‘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은 결국 살아남는 것은 강한 종(種)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라고 했다. 박한진 KOTRA 중국직무전문가
  • 500년전 英왕비 머리카락, 400만원에 낙찰

    영국 헨리 8세의 왕비 캐서린 파(Catherine Parr)의 머리카락이 경매를 통해 판매됐다. 유독 왕비가 많았던 헨리 8세의 여섯번째이자 마지막 왕비 캐서린 파(Catherine Parr)의 금발 머리카락 한줌이 지난 15일 런던 본햄스 경매에서 우리돈 약 400만원에 낙찰된 것. 이 머리카락의 낙찰자는 우스터셔 와이크(Worcestershire Wyke) 지역의 찰스 허드슨(Charles Hudson). 그가 살고 있는 지역은 캐서린 파 왕비가 헨리 8세에게 선물로 받은 영지(領地)이기도 하다. 머리카락을 손에 넣은 찰스는 “왕비께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땅으로 가져가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본햄스 경매소 대변인은 “머리 뭉치는 DNA테스트 등의 세부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역사적인 영지로 돌아가는 것은 분명 해피엔딩”이라고 말했다. 캐서린 파 왕비는 노쇠해져 가는 헨리 8세를 보살핀 마지막 왕비로 교육에 정성을 쏟아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비롯한 왕실 자녀들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유명하다. 머리카락이 돌아가게 될 와이크 지역은 왕비 사망 후 앨리자베스 1세를 암살하려 했던 앤소니 바빙턴(Anthony Babington)에게 넘겨졌다. 앤소니 바빙턴 처형 후 땅은 월터 롤리(SWalter Raleigh)경이 받게 됐으나 그도 반역죄의 누명을 쓰고 처형당했다. 결국 정치적으로 휘말리지 않았던 땅의 마지막 주인은 캐서린 파 왕비였던 셈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타임지가 선정한 2007년 최고의 영화는?

    타임지가 선정한 2007년 최고의 영화는?

    2007년 최고의 영화는? 최근 타임지의 수석 평론가 리차드 콜리스(Richard Corliss)가 올해의 영화 10편을 선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1 위는 미국영화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가 차지했다. 이 영화는 평범한 카우보이인 주인공이 우연히 다량의 헤로인과 거액이 든 돈가방을 발견한 후 연쇄 살인마에게 쫓기는 스릴러로 최근 세계 영화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10일 ‘2007 뉴욕영화비평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를만큼 스토리와 영상 면에서 평론가들의 우수한 평점을 받았다. 뒤를 이어 독일영화 ‘타인의 삶’(The Lives of Others)이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명작으로 타임지는 “주인공들의 내면 묘사가 어느 영화보다 뛰어났던 영화”라며 극찬했다. 3위는 인종차별문제를 스크린에 담아 주목받은 찰스 버넷(Charles Burnett)감독의 영화 ‘양 도살자’(Killer of Sheep)가 차지했다. 1977년 16mm 흑백필름으로 제작되었다가 올해 35mm로 복원돼 다시 한번 이름을 날린 이 영화에 대해 타임지는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한 남자에게도 꿈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아름다운 영화”라는 평을 남겼다. 이밖에 팀 버튼 감독·조니 뎁 주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스위니 토드’(Sweeney Todd)가 5위를 차지했고 관객들에게는 비교적 냉담한 반응을 얻었던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베오울프’가 뛰어난 기술 효과로 10위에 뽑혔다. 다음은 타임지 수석 영화평론가 리차드 콜리스가 꼽은 ‘2007년 Top 10 영화’ ▲1 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미국, 스릴러 ▲2 위 ‘타인의 삶’(The Lives of Others), 독일, 드라마 ▲3 위 ‘양 도살자’(Killer of Sheep), 미국, 드라마 ▲4 위 ‘어톤먼트 (Atonement), 영국, 드라마 ▲5 위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미국, 스릴러 ▲6 위 ‘페르스폴리스’(Persepolis), 프랑스, 애니메이션 ▲7 위 ‘끝이 안보인다’(No End In Sight), 미국, 다큐멘터리 ▲8 위 ‘죽음과 불명예’(In The Valley Of Elah)미국, 드라마 ▲9 위 ‘웨이트리스’(Waitress), 미국, 코미디 ▲10 위 ‘베오울프 (Beowulf),미국, 드라마·애니메이션 사진=1위를 차지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포스터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명품브랜드 ‘구찌’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된다

    명품브랜드 ‘구찌’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된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명품브랜드 ‘구찌’(gucci). 구찌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공하기까지의 역사를 다룬 영화가 개봉된다. 유명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 일본판(varietyjapan.com)은 “영국출신의 유명감독 리들리 스콧(Ridley Scott)이 구찌의 역사를 다룬 영화의 총지휘자로 나서게 됐다.”고 보도했다. ‘델마와 루이스’ ‘글래디에이터’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스콧 감독은 지난 1970~80년대를 무대로 구찌의 창업과 경영자간의 권력 투쟁을 그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작품에는 스콧 감독 외에도 ‘인터프리터’ 등을 집필한 각본가 찰스 랜돌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기획한 칼라 해큰 등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제작진들이 참여한다. 한편 현재 스콧 감독은 모로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러셀 크로와 함께 신작 ‘보디 오브 라이스(Body Of Lies)’를 촬영 중에 있으며 내년 3월에는 러셀 크로우 주연의 ‘노팅엄’(Nottingham)의 촬영이 예정되어 있다. 사진=리들리 스콧 감독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방시대] 명품도시 울산을 향하여/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이 달초 울산을 다녀간 정부합동 감사반의 지적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태화루 아래 선상 카페에서 감상하는 폭포수, 수변의 오페라 하우스, 수벽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 요트장과 남산 케이블 카, 연어 이벤트, 형형색색 조명 받은 다리들….” 딱딱할 것 같은 감사반의 이런 권고에 ‘환상적인 이야기’라는 반응과 ‘발상의 전환을 위한 충고’라는 등 여러 반응이 일었다. 조금은 꿈같은 아이디어의 실현성 여부는 차치하고, 변화하는 도시 울산의 미래와 생태도시를 향한 발길에 힘을 실어준 고맙고 신선한 충고로 받아들이고 싶다. 시꺼먼 매연에 찌들어 있는 공해도시로만 생각했던 울산 한복판, 전국 수영대회가 열리고 연어가 돌아오는 태화강에서 감사반들이 얼마나 깊은 감명을 받았기에 그런 ‘낭만적’인 권고를 쏟아냈을까. 아마도 깨끗한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태화강의 변신에 감동한 나머지 그런 ‘환상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돌아갔는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런 권고가 울산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아주 높게 평가한 결과라는 사실이다. 여건도, 의욕도, 가능성도 없는 도시에 그런 권고는 무의미하다. 이제 세상이 변한 만큼 울산도 변해야 한다. 먹고살기에 급급했던 과거, 환경이야 어떻든 두 발을 뻗고 잘 수 있는 집이면 됐지만 이제는 ‘조망권’에 ‘일조권’에 ‘경관’을 따지고 삶의 질과 주거의 질을 강조하는 시대다. 이제 ‘도시 경관’은 도시생활에서 선택 아닌 필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실 울산은 도시경관에 관한 한 선구적인 도시다. 지금은 많은 도시가 경관 관련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울산시는 1996년 건축행정과를 도시미관과로 바꾸었고 2001년 ‘도시경관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해 경관의 골격과 가이드 라인을 설정했다. 나아가 2005년에는 ‘태화강변 경관계획’을 세우고 경관관리 지침까지 만들어놓은 상태다. 또 울산 남구도 내년 1월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해 도시경관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선, 관리할 참이다. 울산은 국부를 창출해 온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산업 수도’이지만 그동안 공해도시의 대명사로 공장의 검은 연기를 연상시킨 도시였다. 그런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이 수영대회와 연어의 생태하천으로 거듭나는 모습에서 엄청난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했다. 도시정책의 일관된 추진이 얼마나 대단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체험하고 있다. ‘울산발 인사실험’도 성공적이고,‘울산발 생태실험’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이제 ‘경관 실험’,‘디자인 실험’이 시작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공간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돼야 한다. 도시경관은 어느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110만 시민 모두를 위한 공공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 ‘창조도시’(The Creative city)의 저자인 영국의 찰스 랜드리(Charles Landry·유럽 최고 문화컨설팅 조직회사인 코미디아 설립자로 도시혁신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는 “궁극적으로 도시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도층의 자질”이라고 했다. 또 도시 지도층의 5대 핵심 덕목의 첫째는 예지(foresight)라고도 했다. 여기에 집중력·호기심·개방성·창조성·협동성·조직력·결의까지 갖추고, 시민의 창의성을 도시의 기풍(ethos)으로 진작시키는 분위기만 살려간다면 공해도시에서 생태도시, 디자인 명품도시로 만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다.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 환상의 나래 그 끝없는 전위 오페라

    환상의 나래 그 끝없는 전위 오페라

    뮌헨에서 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진은숙 씨가 작곡한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세계초연을 독일 현장에서 보고, 가슴 가득 끓어오르는 감격을 가눌 길이 없었다. 커튼 콜 때 무대를 향해서 “브라보 진은숙! 진은숙!”을 큰 소리로 연창했다. 주위 독일인들을 의식하지 않고 나도 모르게 터져나온 외침이었다. 진은숙 씨와 똑같은 한국여성임이 한없이 자랑스러운 날이었다. 이날의 커튼 콜은 독일 관객들의 열광 속에서 네 차례나 이어졌다. 독일 뮌헨에 있는 바이에른 국립극장은 유럽 오페라의 중심 무대 중 하나로 손꼽힌다. 1818년 세워진 이래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뉴른베르크의 명가수> <니벨룽의 반지> 중 1부 <라인의 황금> 2부 <발퀴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평화의 날>과 <카프리치오소>가 초연된 것으로 유명한 명문극장이다. 이 바이에른 극장에서는 해마다 6월말에서 7월말까지 한달 동안 여름 오페라 페스티발이 열리고 있는데, 올해 페스티발의 개막작품으로 진은숙 씨의 첫 오페라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선정된 것이다. 보수성이 강한 바이에른 극장에서 전위적인 현대 오페라, 그것도 한국여성의 작품을 개막작품으로 선정했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바이에른 극장의 200년 역사상 여성작곡가의 작품이 한번도 공연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진은숙씨의 작품이 워낙 뛰어나서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진은숙 씨는 2004년 작곡가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2005년 쇤베르크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베를린 필의 음악감독이며 지휘자인 사이먼 래틀은 세계 작곡계를 이끌 차세대 5명중 한사람으로 진은숙 씨를 꼽았고, 이번 공연한 작품도 바이에른 극장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인 켄트 나가노가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극장에 있을 때 작곡 위촉한 것으로 그가 강력히 추진해 이루어졌다고 전해진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의 원작(1865년)을 바탕으로 만든 오페라이다. 루이스 캐럴은 필명이고, 실제 작가는 영국의 수학자이자 성직자인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라고 한다. 소위 난센스 문학으로 불린 루이스 캐럴의 판타지 이야기는 실제 인물의 풍자적 암시가 곁들여졌다. 사람들이 실제 인생에서 맞닥드리게 되는 일들이 복잡하고 다면적인 텍스트로 변신해 인생에서 가장 단순하지만 복합적인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해 주는 작품이다. 극도로 단순화된 복합성의 매력과 상상력 풍부한 스토리텔링 기법 때문에 수많은 영화 제작자들, 만화가들 , 작곡가들이 꼭 다루고 싶어하는 내용이었다. 진은숙 씨의 스승인 죄르지 리게티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사로잡혀 오페라로 남기려 열망했으나 사망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것을 제자인 진은숙 씨가 작곡해서 스승에게 헌정한 것이다. 대본은 영화 <M 버터플라이>를 쓴 중국계 데이비드 헨리 황와 진은숙 씨가 함께 썼고, 지휘는 일본계인 켄트 나가노가 했다.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성격이 강한 뮌헨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세계 초연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처음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는 소문이다. 그 이유는 독일인이 좋아하는 바그너류 하고는 거리가 먼 영국식 동화적 상상력에다가 대본마저 독일어가 아닌 영어이고, 특히 한국여성의 작곡, 중국계 헨리 황의 대본, 일본계 켄트 나가노의 지휘 등 동양계가 주축이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공연결과는 상상외로 좋았다. 캐나다의 작곡가 크리스 하먼은 “2시간 30분 내내 음악적 구조를 탄탄히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진은숙은 성공했다”고 말했다. 뮌헨 게르트너플라츠 오페라 극장의 수석 객원 지휘자 아드리안 뮐러도 “대단히 역동적이고 환상적”이라고 극찬했다. 진은숙 씨의 친언니이며 음악칼럼니스트인 진희숙 씨는 뮌헨의 초연을 보고 나서 다음과 같이 평했다. “여타의 현대오페라와 확실하게 구별된다. 현대 오페라의 중요한 특징중의 하나인 난해한 현학취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처럼 시종일관 상상력이 넘치며, 텍스트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배려한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기존 음악의 다양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극적 리얼리티를 살리려는 노력과 작곡가 특유의 음악적 유머는 오페라를 보는 재미를 한층 배가해 주었다. 원작이 지니고 있는 기상천외한 상상의 세계를 그대로 음악으로 펼쳐 보인, 그래서 음악으로 듣는 동화의 전형을 보여준 오페라였다.” 동아일보의 객원 대기자인 최정호 교수는 뮌헨에 다녀와서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공연은 대성공이란 것이 언론의 중평이다. 나는 개막 3일전의 드레스 리허설(총연습) 날 극장 주위에 수많은 팬이 ‘표를 구함’이란 쪽지를 들고 담을 쌓고 있는 남녀노소의 인파에 놀랐다. 왕년에 카라얀 공연 때도 보지 못한 규모의 인파였다.” “앨리의 무대장치와 조명도 맡은 아힘 프라이어의 연출엔 썩 만족할 수 없었다. 음악을 살려야 할 연출이 음악을 밀어 젖히고 지나치게 까발리며 나서고 있다는 인상이다. 나는 눈을 감고 앨리스의 음악만 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봤다.” 연출의 문제에 대해서는 필자도 동감이다. 실제로 앨리스의 음악만 들었다면 더 감동적이고 황홀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오케스트레시션 음악만을 듣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근래 유럽 오페라에서는 연출의 횡포라 할까, 연출가의 전횡, 독재가 문제되고는 한다. 작품에 상관없이 연출가의 의도가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심지어 연출가가 장기자랑으로 오페라를 재창조하려는 흐름이 압도적이다. “독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는 루이스 캐럴의 원작은 물론 진은숙의 음악적 의도와는 상당히 어긋나는 나름대로 의 연출을 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무대를 45도 각도로 세워놓고 거기에 몇 개의 구멍을 뚫은 다음 그곳에서 배우들이 서서 연기를 하도록 했고, 가수들은 앨리스와 여왕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대 아래쪽에서 그것도 때로는 가면을 쓴채 노래를 했다. 말하자면 노래는 가수가, 연기는 배우들이 따로 한 셈인데, 45도로 기울어진 무대와 가수들의 고정된 위치, 가면 등이 표현의 자유를 상당히 제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화가 출신인 연출가는 무대를 45도로 기울여 놓음으로서 무대를 그림 그리기 좋은 캠버스로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무대의 그림은 마치 동화책을 펼쳐놓은 듯 환상적이었다. 연출가는 그렇게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해 등장인물들을 자신의 캠버스에 가두어 놓은 것이다.”라고 나는 마치 체스판 위에서 체스 말들이 툭툭 튀어나와 경쟁적으로 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아쉬움 속에서도 즐거운 점이 있었다면 출연한 가수들의 놀라운 가창력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앨리스역의 소프라노 샐리 매튜, 토끼역의 카운트 테너 엔듀류 왓츠의 실력이 놀라웠으며 여왕역으로 무대에 오른 왕년의 오페라 스타 소프라노 귀네스 존스는 7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한 노래실력을 보여 주었다. 연출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번 공연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관객들은 그림책을 한 페이지씩 넘기면 다른 그림이 나타나는 듯이 전개되는 무대 위의 장면들을 즐거워했으며 그런 면에서 아힘 프라이어는 명성에 걸맞는 저력을 갖고 있는 연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칫 아동극처럼 유치해질 수 있는 무대를 나름대로 철학적 해석을 거쳐 무언가 있는 것 같은 무대로 만들었다는 것에서 일말의 위안을 찾는다고나 할까” 연출의 문제에 대해서는 작곡가 진은숙 씨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오페라의 마지막 장면처럼 제 의도와 부합되는 장면도 있었지만 전해 그렇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제가 의도적으로 아주 다이내믹하게 작곡한 부분에서 무대 역시 많은 움직임이 있기를 바랐는데, 연출가는 무대도 바꾸지 않고 인물들도 움직임 없이 그냥 두었다. 제일 아쉬운 부분이었다.” 진은숙 씨는 이번 앨리스의 속편격인 <거울 뒤의 앨리스>를 2013년경 뮌헨 바이에른 극장에서 초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회에 한가지 집고 넘어갈 것은 역사적인 진은숙 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세계 초연에 초청받은 독일주재 한국대사가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손님 접대 만찬 때문이라고 했으나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자랑스러운 세계 초연에 주재국 대사라면 만사 제치고 와서 기뻐하며 축하해 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올림픽 경기 우승이나 미스 월드 1위 우승보다 높은 가치의 예술문화외교를 경시하는 답답함에 솔직히 섭섭함이 치밀어 오르며 화가 났다. 올해의 음악계 화제 톱은 단연 진은숙 씨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세계 초연임에 틀림없다. 글 신갑순 삶과꿈 발행인, 삶과꿈 챔버오케스트라 싱어즈 대표 사진제공 김용원, 바이에른 국립극장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고학력일수록 기억력 감퇴속도 빠르다”

    “고학력일수록 기억력 감퇴속도 빠르다”

    고학력자일수록 기억력 감퇴가 빠르다? 최근 미국 예시바 대학교(Yeshiva University) 의과대학(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연구팀은 “고학력자일수록 알츠하이머로 인한 기억력 저하는 늦게 나타나지만 일단 기억력 감퇴가 시작되면 그 속도는 저학력자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80년대부터 기억력테스트를 정기적으로 받은 488명의 고령자들 중,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117명의 사람들을 조사한 것으로 참가자들은 최소 초등학교 3년 과정을 이수한 사람부터 최고 대학원 졸업자들로 구성되었다. 연구결과 교육기간이 1년씩 늘어날수록 약 2개월 반정도 기억력 저하가 늦게 나타났으나 일단 기억력 장애가 시작되면 교육기간 1년당 감퇴 속도는 4%씩 빨리 진행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에 참여한 찰스 B 홀(Charles B. Hall)박사는 “16년동안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초등교육 4년과정을 마친 사람들보다 50%이상 빠른 기억력 감퇴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이번 연구결과는 환자들의 치매 발병속도를 참고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홀 박사팀의 이번 연구는 23일자 미국 의학회지 ‘뉴롤로지’(Neurology)에 실렸다. 사진=geriatricsandaging.ca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학은 미래를 결정하는 배움 위한 곳”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하버드대학 최초의 여성 총장이 된 드류 길핀 파우스트(60)가 취임사에서 대학 본연의 학문적 가치를 강조하는 등 실용성을 앞세운 조지 부시 행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파우스트 신임 총장은 전날 열린 취임식에서 “대학의 본질은 과거와 미래에 대해 유일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면서 “단순히 또는, 주로 현재에 책임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우스트 신임 총장은 “대학은 다음 분기에 나타날 결과나 졸업 때까지 학생들이 어떤 모습의 사람이 되느냐를 다루는 곳이 아니라 일생을 형성하고 수천 년의 유산을 후세에 전하는 동시에 미래를 결정하는 배움을 위한 곳”이라고 역설했다. 그녀는 대학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훈련하는데도 기여해야 하겠지만 대학은 인재양성을 넘어서는 그 이상의 것이 되도록 노력해야만 한다면서 20세기초 미 흑인사회를 대표하는 지성인 W.E.B 듀보이의 말을 각색해 “교육은 사람을 목수로 만드는 것이라기보다는 목수를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파우스트 총장의 발언은 부시 행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역사학자인 파우스트 신임 총장은 371년의 역사를 가진 하버드대의 첫 여성 총장이자 1672년 사망한 찰스 촌시 총장 이후 하버드대에서 학위를 받지 않은 첫 총장으로, 브린모어칼리지와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수학했다. dawn@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이후] 이수훈”北,국책연구기완장 교류 긍정적”

    [2007 남북정상선언 이후] 이수훈”北,국책연구기완장 교류 긍정적”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은 나빠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얼굴 윗부분이 조금 붉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3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남측 수행원들과 악수하며 배우 문성근씨가 ‘제가 문성근입니다.’라며 인사하자 김 위원장은 발길을 멈추고 ‘반갑습니다.’라고 친근함을 표시하는 등 소탈하고 자상한 모습도 보여주더군요.” 남북 정상회담에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했던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이수훈(53) 위원장은 “전력사정이 눈에 띄게 좋아진 점 등 북한 경제형편은 많이 나아지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고 5일 말했다.2004년에 이어 세번째 방북한 그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2001년 8월 민족대축전을 맞아 평양을 방문했을 때와 견줘 이같이 강조했다. ●“늦은밤 평양 환해 전력사정 좋아진 듯” 이번에 찾은 평양 거리에는 우리의 성탄절 분위기와 비슷하게 트리 장식이 돼 있었으며 아파트 등 주택가에도 밤 11시 넘어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등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고 한다.2004년엔 사흘이라는 짧은 체류기간 때문에 자세히 살피지 못했지만 2001년에는 일찍 전등이 꺼지는 등 적막강산이었다고 회고했다. 낮에도 아파트 창문에 비닐 같은 것으로 덮어 씌워 놓는 등 비교적 어두운 느낌을 받았으나 이번엔 도로나 주택가가 말끔히 단장됐다는 느낌을 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북측 인사들은 “우리는 늘 이렇게 하고 있다.”고 뽐냈다고 전했다. 전력 공급이 어떻게 좋아졌느냐는 물음에는 “수년에 걸쳐 소형 수력발전소를 많이 지은 결과”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시내 건물도 깨끗하게 도색해 6년 전과 달리 황폐한 느낌이 아니라 ‘사람 사는 냄새’가 풍기는 인상이 짙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2000년 1차 정상회담이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것이었다면,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이번 회담은 화해와 협력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 큰 의의”라고 강조했다. 경제적 협력과 제반 협의의 틀을 마련한 기회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사적으로 요충지인 황해도 해주를 정보기술(IT) 경제특구로 개방하는 문제에 대해 곧바로 수락한 점을 사례로 손꼽았다. 북 해군전력의 60%를 차지하는 이 지역을 놓고 ‘통 큰 결단’을 내렸다는 사실이 한반도의 바뀐 분위기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그는 “해주 경제특구가 갖는 상징성이 크다는 사실은 개성공단에서 엿보인다.”면서 “당시 군사시설을 수㎞ 밖으로 물리면서까지 공단을 조성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또 정상회담 준비과정에 우여곡절이 숱하게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북측이 매우 협조적이었다는 점도 들었다. 방북단 규모를 당초 200여명에서 300여명으로 늘린 점, 노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갈 계획을 통보한 것만 해도 엄청난 준비가 뒤따라야 하는 등 갖가지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끝까지 남측을 배려해 줬다는 이야기다. 마지막날 발표된 ‘2007 남북 정상선언’ 합의문도 남측이 80∼90%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했다. ●‘인민은 위대하다´는 외교 의전상 배려 노 대통령이 4일 서해갑문을 방문해 방명록에 ‘인민은 위대하다.’라는 글을 쓴 점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잘라 말했다. 그는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 말로, 외교 의전상 상대방을 배려한 것”이라면서 “북녘에서 북한이라는 말 쓰면 안 되듯 우리 표현으로 하면 결례”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방명록 서명을 놓고 네티즌들은 “그래서 영혼을 팔아 먹었다는 말까지 듣는 것”“남측으로 치면 국민이라는 뜻으로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것이니 문제 아니다.”라는 등 입씨름이 한창이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겐 (주민인권 등 탓에) 따끔한 얘기로 들릴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공유하기 위해서라도 국책연구기관장들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제안해 북측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었으며 다음달 방북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 겸 조선통일연구원장과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 고위 관계자들이 초청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귀띔했다. 그는 정상회담에 따른 미국과 일본 전문가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8일 출국한다.16일까지 머물며 빌 클린턴 정부부터 조지 부시 정부 초기까지 미국의 대북 특사를 맡았던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한인으로 미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조지타운대 빅터 차 교수, 릿쿄대 이종원 교수 등을 만난다. 이 위원장은 “이들은 한반도 전문가들이기는 하지만 비핵화 문제 등 핫이슈에 대해 피부로 느끼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직접 회담에 참석한 입장에서 자세한 설명을 통해 이해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대중독재’ 어떻게 벗어날까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서 생존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기록 ‘이것이 인간인가’(1947)에서 “몰인정하고 단호하며 비인간적인 사람들이 살아남았다.” 고 ‘증언’한다.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지만 결국 자살을 선택한 유대계 이탈리아 작가이다.●비정한 인간들이 홀로코스트서 생존 생존자들은 먼저 친위대의 선택을 받아 수용소의 관리직에 오른 사람들로 ‘특권층’으로 분류될 수 있는 요리사나 의사, 간호부, 야간 경비병, 막사 청소부, 화장실 관리자, 세면실 관리자 등이다. 특별히 레비의 흥미를 끈 것은 유대인 특권층이었는데, 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또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더 폭력적이고 잔인하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또 ‘경쟁자’에 대한 동정심이나 체면을 버리고 모든 존엄성, 모든 양심을 던져버린 야수처럼 혹독한 상황에서 생존 본능에 의지해야 했던 사람들도 살아남았다. 레비가 기억하는 아우슈비츠의 프랑스 출신 유대인 앙리는 생존에 도움이 될 만한 기회가 오면 마치 창세기의 악마처럼 냉혹하고 쌀쌀한 모습으로 갑옷을 온 몸에 두른 채 모든 이의 적이 되어 비정할 정도로 교활하고 이기적인 인간이 되었다.레비는 전쟁이 끝난 뒤 “앙리가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잘라말했다고 한다. ‘대중독재3’(임지현·김용우 엮음,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기획)은 ‘일상의 욕망과 미망’이라는 부제처럼 일상의 문제의식을 대중독재 연구에 투영해보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이다. 대중독재(大衆獨裁)란 독재체제의 유지를 위해 대중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어떤 동원의 메커니즘이 작동되었는지를 포착하기 위하여 고안된 개념. 임지현 한양대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에 의해 2002년 고안된 뒤 이미 백과사전에 실릴 만큼 일반적인 개념으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그동안의 연구 성과는 2004년 대중독재의 개념을 제시한 ‘대중독재1-강제와 동의 사이에서’와 2005년 독재가 대중의 동의와 열광을 이끌어낸 종교화·신비화의 양상을 분석한 ‘대중독재2-정치 종교와 헤게모니’로 묶였다. 세번째 성과에 해당하는 ‘대중독재3’은 레비가 지적한 ‘살아남은 자’처럼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대중의 모순된 일상에 대한 이해 없이는 대중독재의 양상을 제대로 살피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의 결과이다.●평범한 시민들이 독재체제 유지에 기여 또 하나의 사례로, 히틀러의 나치 독재 체제를 유지하는 데 게슈타포(비밀경찰)가 결정적 기여를 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1939년 말 현재 게슈타포 요원은 7000명 정도에 불과했다. 게슈타포가 조사한 사건은 자체적인 사찰로 밝혀진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평범한 독일인’들의 ‘자발적인 고발’에 의존했다. 평범한 독일인들은 자신들의 의도와 관계없이 나치 테러에 필수적인 기여를 했고, 결과적으로 나치독일은 경찰국가가 아니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실질적인 자경사회(自警社會)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제 나치즘의 경우 나치를 지지하는 광범위한 사회정치적 동의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역사가는 거의 없게 되었다. 임지현 교수는 “강고한 것으로 보이는 대중독재의 헤게모니에 균열을 내고 출구를 찾는 지름길은 정치적 올바름에 따른 규범적 이해가 아니라 대중독재 체제를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의 ‘꾸불꾸불한’ 일상, 모순되고 복합적인 삶이라는 현실에 대한 정직한 이해”라면서 “이 책은 완결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중독재3’의 집필에는 임지현 교수와 김용우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연구교수, 권형진 건국대 교수, 나인호 대구대 교수, 황보영조 경북대 교수를 비롯한 12명의 국내 연구진과 알프 뤼트케 독일 에어푸르트대학 교수와 피터 램버트 영국 웨일스대학 교수, 찰스 암스트롱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 등 8명의 해외 연구진이 참여했다.2만 7000원.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D-1] 해외전문가 진단

    [남북정상회담 D-1] 해외전문가 진단

    2일부터 4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해외전문가들도 평화체제 문제의 진전 및 경협 확대 등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부터 조지 부시 대통령 초기까지 미국의 대북협상 특사를 맡았던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일본의 소장 한국정치 전문가인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를 지난 30일 만나 회담을 진단하고 일본 및 미국의 시각을 살펴 보았다. ■찰스 프리처드 KEI 소장 “남북 평화체제 논의 연구그룹 합의할 듯”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정상회담에서는 평화체제와 경제협력 분야 등에서 ‘제한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프리처드 소장은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남과 북의 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하고 “북핵 문제도 대화 내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노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제기하면 김 위원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노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김 위원장의 답변은 정해져 있다. 명쾌한 목소리로 “이미 6자회담에서 비핵화하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노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 “그 말을 믿어도 되느냐?”고 물을 수는 없지 않겠나.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한 중요한 합의가 나올 거란 관측이 나온다. -휴전 후 55년이 지났기 때문에 평화협정 얘기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비밀 협정’을 맺어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간 연구 그룹을 만드는 선에서 합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평화체제 논의 과정에서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제기하지 않을까?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때 이미 얘기됐다. 북한도 동북아지역 정세를 고려, 미군 철수가 최선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이 문제는 북한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간의 문제이다. ▶경제협력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남북경협을 바라보는 서울과 평양의 시각은 매우 다르다. 한국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통일까지 염두에 두며 이 문제를 생각한다. 통일 비용을 줄이기 위해 북한의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것까지 고려한다. 그러나 북한은 식량 부족 해결 등 단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므로 접점 찾기가 쉽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장기적 목표에 부합하고, 올 선거에서 누가 집권하든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 정상회담 뒤 한·미관계가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한국은 비핵화와 미사일 같은 현안을 북측에 제기하기 바란다. 그렇게만 하면 미 정부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환영할 것이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간의 4자 정상회담이 성사될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그런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진심이 담기지는 않았다. dawn@seoul.co.kr ●프리처드 소장 28년 동안 육군에서 복무한 뒤 국방부를 거쳐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으로 한반도와 일본, 동남아시아 안보문제를 다뤘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북핵은 북·미간 과제 핵포기 얻기 힘들것” |도쿄 박홍기특파원|“북핵 문제와는 달리 평화체제는 남북 두 정상이 주도적으로 시나리오를 짜 가시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형식적·상징적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에선 무엇보다 실질적인 평화체제의 전환에 무게를 뒀다.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는. -1차 정상회담 때와 다른 만큼 만남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그다지 크지 않다. 북핵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특히 북한은 남북 관계의 강화를 통해 미국을 신경쓰면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깔고 있다. 또 정상회담의 성과가 너무 형식적일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인 업적’으로만 포장될 우려도 있다. ▶평화체제 전환에 대한 전망은. -종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이행돼야 한다. 북한도 주장해 왔다. 그러나 평화체제는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나 중국 등의 국제적인 이해 관계와 얽혀 있다. 평화체제 합의는 구체성을 띠어야 미국과 중국 등을 설득할 수 있다. 평화체제는 6자 회담의 틀 안에서도 북핵 문제가 완전 해결되지 않아도 인정될 수 있다. 그래서 두 정상간의 시나리오가 중요하다. ▶평화체제와 북핵과의 연계성은. -평화체제가 과거 청산이라면 북핵은 미래의 문제이다. 정상회담에서 북핵에 대해 논의는 될 수 있겠지만 ‘핵포기’라는 놀랄 만한 획기적인 성과를 얻기는 힘들 것 같다. 북핵 문제는 기본적으로 북·미간의 과제로 귀착돼 있는 까닭에서다. 정상회담의 결과는 6자회담 진전에 다소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너무 앞서 나가면 6자 회담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가급적 6자 회담과 보조를 맞춰 나가는 게 좋다. ▶북·일 관계에 미칠 영향은. -일본이 대북 강경책으로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는 여론도 많다. 후쿠다 정권이 들어섰다고 해서 대북 정책이 180도로 달라지기는 어렵다. 압력보다 협상, 대화에 힘이 실릴 수는 있다. 일본도 일본이지만 북한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책 수정은 쉽지 않다. 노 대통령도 북·일 관계의 개선을 위해 적극 중재해 줬으면 한다. ▶정상회담에 제안하고 싶은 사안이 있다면. -북핵에 대해 한국이 안이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제적 시각이 적잖다. 북핵의 위협에 가장 노출된 곳은 한국인데, 오히려 일본이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은 평화체제와 경제적 협력도 중요하겠지만 북한 비핵화에 대해 분명하게 짚고 나가 국제사회의 우려를 씻어 줬으면 한다. hkpark@seoul.co.kr ●기미야 교수 1983년 도쿄대 법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고려대에서 한국정치를 전공,92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는 ‘한국, 민주화와 경제발전의 역학관계’가 있다.
  • 美 고용시장도 위기

    美 고용시장도 위기

    지난 주말 뉴욕 증시를 비롯한 유럽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일자리수가 4년 만에 처음 감소한 충격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부실에 따른 금융 위기와 주택거래 저조, 그리고 고용지표 악화가 이어지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가 오는 18일 열리는 금융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의 칼을 빼들 가능성이 더 높게 됐다. 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다우존스지수는 전날에 비해 249.97포인트(1.83%) 떨어진 2.565.70으로 마감했다. 유럽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영국 FTSE지수는 전날보다 122.10포인트 떨어진 6,191.20, 프랑스 CAC지수는 146.52포인트 하락한 5,430.10을 기록했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고용지표의 충격이 고스란히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부문 일자리수는 4000개가 줄었다. 미국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2003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8월에 일자리가 11만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 터여서 충격은 더 컸다. 고용시장 악화가 소비지출은 물론 기업 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불안감이 시장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의장의 발언도 비관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린스펀은 6일 워싱턴의 한 행사에서 금융시장의 모습이 1987년과 98년 금융시장의 혼란 상태와 유사하다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했다. 경제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FRB의 금리인하 결정이 거의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뉴욕타임스는 고용지표 발표 이후 내년에 경기침체를 점치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이 25%에서 50%로 늘었다고 전했다. 또 FRB가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5%로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FRB가 18일 이전에 조속히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리인하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의 찰스 플로서 총재는 8일 “투자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의 제프리 래커 총재도 앞서 “금리인하가 필연적 수순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헬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7일 기자회견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로 초래된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이 가라앉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계적 CEO ‘맏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 세계적 미용그룹 에이본의 CEO 안드레아 정, 미국 온라인 증권사 TD 아메리카트레이드의 CEO 찰스 슈왑의 공통점은? 바로 형제, 자매 가운데 맏이라는 것이다. 첫째로 태어난 아이들이 동생들에 비해 지능지수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가운데 세계적인 CEO들 중 맏이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CEO조직체 비스타지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다. CEO 1582명의 응답 결과 조사 대상의 43%가 형제, 자매들 중 맏이인 것으로 나타났다.23%는 막내로 태어났고 33%는 나머지 서열들이 차지했다. 투데이가 별도로 실시한 소그룹 CEO 조사결과 비율은 더 높았다. 전체 155명 중 59%인 92명이 첫째였다. 막내라고 응답한 CEO는 18%에 불과했다. 이런 성향은 성별, 국적에 관계없이 공통적이었다. ‘사장실을 차지하는’ 맏이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 CEO 본인들은 “일찍부터 부모로부터 각별한 관심을 받고 더 큰 기대감의 압력을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동생들도 돌봐야 하지만 정작 자신들을 돌봐줄 손윗사람이 존재하지 않아 자립심도 키워야 한다. 미국 뉴욕대 심리학과 벤 대트너 교수는 “맏이로 태어난 아이들이 최고 자리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대트너에 따르면 첫째들은 외향적으로 자신감에 넘치며 지배적이고 완고하다.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고 과업지향적인 한편 실수에 대해 방어적이고 지위박탈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매카시 빌딩 CEO이자 두 형제 중 맏이인 마이크 볼렌은 “잘한 일로 부모로부터 얻은 신뢰는 모두 챙기고 못한 일은 동생을 비난하는 스킬을 일찍부터 터득했다.”고 고백했다. 맏이의 성향을 이용해 직장에서 승진 사다리를 빨리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세계적인 CEO들이라고 해서 모두 첫째인 것은 아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CEO 게리 켈리는 “나보다 더 똑똑한 누나 두명이 나를 전방위로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대트너 교수에 따르면 맏이 CEO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점진적으로 개선시키는 면에서 뛰어났다. 반면 ‘비맏이’ CEO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현재 상태에 도전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특파원 칼럼] 남북정상회담의 부담감/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미국의 빌 클린턴 행정부로부터 조지 부시 행정부 초기까지 북한협상 특사를 맡았던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의 설명이다. 2000년 말. 퇴임을 몇 달 앞둔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 방문을 계획하고 있었다. 클린턴 대통령측은 부시 대통령 당선자측에 북한문제 등 외교현안 전반을 브리핑한 뒤 평양 방문 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부시 대통령측은 “그건 당신들의 권리이자 책임이니 알아서 하라. 우리는 임기가 시작된 뒤 우리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클린턴 대통령은 결국 평양에 가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을 포기한 이유는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결과를 받아들여 후속조치를 취할 것 같지 않았고 ▲임기말에는 새로운 정책을 벌이지 않는 것이 미 역대 대통령의 관례였으며 ▲부시 당선자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간의 법정공방에 따른 각종 후유증을 처리해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말이지만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로 결정을 내렸다. 노 대통령이 회담을 갖기로 결정한 이유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야당측은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공격하면서 회담을 아예 다음 정권으로 넘기라고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국내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이 정상회담 결과가 차기 대통령 선택에 중요한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을 여권 후보를 돕기 위한 정치적 목적보다는 ‘레거시 빌딩(업적 만들기)’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해석했다. 평화와 번영이라는 대북정책이 노 대통령 임기중의 가장 중요한 정책 가운데 하나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설득력있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10월 열리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노 대통령은 어떤 업적을 남길 수 있을까? 만남 자체가 의미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이미 첫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몫이다. 남북간에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가 많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야당이 집권하면 합의가 현실화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제기된다. 그렇기 때문에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과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이룰 수 있는 업적은 차기 한국 정부를 여권에서 재창출하든, 한나라당이 탈환하든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그같은 합의를 만드는 과정에서 미국 등 관계국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일부 미측 인사들은 한국은 통일과 같은 한반도 문제를 남북문제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국제문제의 성격이 더 강하며, 남북관계에 진전을 이루려면 주변국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라 안팎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한 갖가지 기대와 비판, 요구, 압력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에 비해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회담을 추진해야 한다. 또 북한과의 협상은 늘 불확실성을 동반한 어려운 게임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측이 클린턴 전 대통령측에 말했듯이 결국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노 대통령에게 있다. 한달 남짓 남은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한·미 정상회담과 6자회담 등 중요한 외교일정도 많고, 북한 수해로 인한 회담 연기처럼 또 다른 돌발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이 남은 기간동안 어떤 ‘업적’을 만들어낼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1) 영원한 이방인 애버리진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1) 영원한 이방인 애버리진

    ‘호주댁’과 ‘쌕쌕이’를 아시나요. 전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를 가리키는 말이고 후자는 한국 전쟁 때 혁혁한 전공을 세운 호주전투기를 말한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이민국의 하나로, 캥거루와 코알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의 아이콘으로 대표되는 호주의 실체를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 둘 벗겨본다. 호주 시드니는 세계 3대 미항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연중 관광객들로 북적되는 서큘러 키 페리선착장 바로 옆에서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흰 물감으로 보디 페인팅한 건장한 체구의 흑인 남자들이 통나무 피리(디주리두)를 불면서 전통음악이 담긴 음악 CD를 판다. 독특한 악기소리에 관광객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구경하다 호주 돈 10달러(7360원)를 주고 CD 한 개를 사고 그들과 기념사진을 찍는다. 관광객 김영수(41)씨는 “호주 주류사회의 문화자원은 아니지만 잘 다듬고 발전시키면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非)호주적인 거리의 악사는 시드니 도심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호주의 그랜드캐니언 블루마운틴에서도 등장한다. 슬픈 전설이 새겨진 세 자매 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에코 포인트 한 구석에서 전통 돗자리를 깔고 디주리두를 불어댄다. 관광객들이 호주 돈 2달러를 내면 환한 얼굴로 기념사진을 찍게 해준다. 이들이 바로 호주가 자랑하고 싶지 않은 애버리진(이하 원주민)이다. 이들은 호주대륙에 백인들이 몰려오기 전 높은 수준의 문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았던 원주민들이다.4만여년 전인 제4빙하기 중반 인도네시아에서 호주대륙으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 백인이 오기 전 원주민 인구는 최대 100만명이었고 200개의 언어와 600개의 방언을 사용했다. 하지만 백인들이 오면서 호주 대륙은 원주민에게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 되었다. 백인들은 총과 칼을 앞세워 원주민의 땅을 빼앗고 노예처럼 부려 먹었다. 원주민들은 보금자리에서 쫓겨나 떠돌거나 척박한 아웃백(호주의 오지)으로 강제 이주되기도 했다. 호주판 굴락(옛소련의 노동수용소)에서 원주민들은 백인들이 보낸 보호관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보호관의 비위를 거스르면 추방이나 재산 압수는 물론 정신병원에 갇히는 벌을 받았다. 100여년간에 걸친 백인들의 차별정책으로 원주민 수는 크게 줄었다. 한때 90% 가까이 줄었다가 지금은 조금 늘어 45만명선. 호주 총인구 2100여만명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동화정책으로 최대 희생양된 ‘도둑맞은 세대´ 호주에 남아공과 함께 대표적인 인종차별국가란 오명을 안겨준 차별정책의 하나가 동화정책이다. 원주민 아이들을 강제로 빼앗아 교회나 고아원 등 강제수용시설에서 기르며 영어를 가르치고 동화가 됐다고 믿으면 시민권을 주는 정책이다. 최대 10만명의 아이들이 희생양이 되었다. 이들이 바로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로 1900년부터 72년 동안 계속된 동화정책의 최대 피해자다. 지금은 차별정책이 폐지됐지만 원주민들은 여전히 차별정책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어른 4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류머티즘열 발병률은 세계 최고. 여성 사망률은 백인여성의 무려 6배나 된다. 가난과 차별의 이중고 속에서 원주민들은 어른이 돼도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 놀면서 술과 마약에 찌든 어른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절망에 빠져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아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4학년때 학교를 그만두고 길거리로 나선다. 파란만장한 생을 자살로 마감한 원주민 지도자 톱 라일리는 생전에 “백인들이 우리의 주권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당신들도 주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잘나가는 원주민들도 있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육상에서 2관왕에 오른 캐시 프리만과 호주 럭비리그 대표선수로 활동했던 앤서니 먼딘, 포트 아델레이드 축구팀의 선수로 뛰었던 찰스 퍼킨스 등이 대표적이다. ●레드펀 블록 재개발땐 원주민에 토지 소유권을 하지만 이들처럼 개천에서 용난 사람은 드물다. 미국의 인디언처럼 처량한 신세가 돼버린 이들이 불평등의 멍에에 구부러진 등을 맞대며 살아가는 곳이 ‘레드펀 블록’이다.1973년 역근처 1에이커에 조성된 이 블록은 백인들에게 마약과 음주, 폭력이 만연한 곳이지만 애버리진에게 고향과 같은 곳. 대도시의 유일한 집단거주지로 원주민 젊은이들이 꼭 찾는 아지트다.3년전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던 이곳 주민의 대부분은 도둑맞은 세대 출신이다. 기자가 한때 하숙했던 집주인의 큰딸은 “레드펀은 무서운 곳”이라며 “밤엔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아름다운 중세풍의 건물과 현대식 고층빌딩들이 하모니를 이뤄 작은 뉴욕을 연상시키는 도심지에서 차로 5분 거리인 레드펀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날선 풍경’에 적잖이 놀란다. 역사엔 경찰과 철도보안요원들이 경계의 눈초리를 연방 흘리고 있어 승객들은 절로 긴장하게 된다. 역사를 나오면 아침부터 깡마른 검은 피부의 여인이 말없이 종이컵을 들이댄다. 동정을 담은 동전이 종이컵에 들어가도 담배만 피워댈 뿐 고맙다는 말도 없다. 이 여인의 이름은 신디 프랜치(52). 나홀로 살며 교도소도 몇 차례 들락거려온 그녀는 마약중독에 따른 합병증으로 최근 병원에 실려갔다. 레드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임순영(51)씨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이곳 주민 일부는 아직도 가난과 백인에 대한 증오로 술과 마약에 젖어 살아간다.”고 말했다. 원주민 지도자 믹 먼딘(58)은 “레드펀 블록을 재개발할 때 원주민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주정부가 원주민의 토지 소유권을 인정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호주가 경치만큼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이런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씻김굿이 중요하다. 과거사에 대한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이 먼저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타스마니아 주정부가 주정부로는 처음으로 공식사과와 보상을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하지만 다른 5개주와 연방정부는 동참에 미적거리고 있다. 그렇게 돼야 레드펀 역사 담장에 대자보처럼 휘갈겨 쓴 ‘4만년 세월은 길고도 길다.4만년 세월은 내 가슴에 아직도 남아 있다.’ 라는 원주민의 절규가 봄날 눈 녹듯이 사라질 수 있다. 원주민이 진정으로 대접받는 날이 와야 호주가 자랑하는 다문화주의가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 원주민과 백인이 어깨춤을 덩실덩실 함께 추는, 진정한 호주로 거듭날 수 있다. siinjc@seoul.co.kr ■ “슬픈 과거 청산하고 미래 향해 나아가길…” 레드펀 자원봉사 임순영 선교사 “슬픈 과거에 더이상 머물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 호주 시드니 ‘레드펀 블록’에서 8년 동안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선교사 임순영씨가 30일 원주민들에게 들려주는 말이다. 백인들과의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자는 뜻이다.1988년 호주로 이민온 임씨는 “어려운 이웃들을 늘 돕고 싶었다. 해서 1999년 새순교회 선교팀의 일원으로 레드펀 블록에 들어왔다.”며 봉사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임 선교사에 따르면 그가 봉사를 시작하던 당시엔 레드펀 블록은 무서운 곳이었다. 주민 90%가 마약중독자였고 무장 강도, 살인 등 강력범죄가 잦았다. 교도소를 밥먹듯이 드나드는 주민들은 오랫동안 실업자 신세였고 아이들은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며 범죄를 저질렀다. 뉴욕의 할렘가보다 위험했던 이 지역에 경찰들도 경찰차가 아니면 순찰하지 않을 정도였다. 길가에는 마약주사기가 널려 있고 구급차 사이렌이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며 가난과 백인들에 대한 증오로 주민들이 술과 마약에 절어 살다 죽어가는 절망뿐인 곳이었다. 하지만 임 선교사는 누구도 들어오길 겁내는 이곳에 들어왔다. 아내 최경섭(50)씨와 밤마다 원주민들을 찾았다. 샌드위치와 커피 등을 대접하며 그들의 아픈 마음을 달랬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원주민들에게 두들겨 맞고 칼로 협박당하기도 했으며 아내는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그럼에도 임 선교사 부부는 물러서지 않았다. 봉사하러 왔다가 금방 떠나던 이전 사람들과 달리 한결같이 지극한 이들의 정성에 원주민들은 마침내 2003년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곳에 들어온 지 4년 만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원주민들은 임 선교사를 따랐고 임 선교사와 함께 레드펀의 어둡고 습한 분위기를 털어내기 시작했다.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5년부터 이 지역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약을 끊고 일자리를 구한 주민들이 하나 둘 생기고 범죄도 많이 줄었다. 임 선교사는 “기본 환경은 변하지 않았지만 주민들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큰 소득” 이라고 강조했다. 원주민 사이에 스탠리 리베카로 통하는 임 선교사는 “호주 내륙의 원주민들도 찾아가 아픈 과거를 보듬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중계석] LG경제연구원 보고서 “유능한 CEO 회의때 말 아낀다”

    ‘유능한 최고경영자(CEO)는 회의 때 말을 아끼고, 회의의 불을 지핀다.’ 최병권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0일 ‘성공하는 CEO의 회의 비결’이라는 보고서에서 생산적인 회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소개했다. 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활발한 토론을 원한다면 회의 때 CEO가 입을 닫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CEO가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면 참석자들은 솔직한 생각을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GE의 사례를 들었다.GE의 이멜트 회장은 특정 사안에 대한 해결책을 갖고 있어도 말하지 않고 논의과정을 조용히 지켜 보는 편이었다.GM의 전 회장인 알프레드 슬로안도 마찬가지였다. 회의에서 안건을 소개하는 역할을 할 뿐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3M의 CEO였던 디시몬은 30∼100명 가량이 모이는 회의에서 오직 토의내용을 듣기만 했다. 최 연구원은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CEO가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첨단 기술제품 생산업체인 이머슨 일렉트릭의 CEO였던 찰스 나이트는 전략회의를 할 때 논쟁을 이끌어 내기 위해 황당하거나 비논리적인 질문을 던지곤 했다고 소개했다. 상대방의 아이디어가 훌륭하더라도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이나 전투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격론이 펼쳐지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통신장비업체인 코닝의 CEO였던 제이미 휴턴은 재직 당시 대등한 입장에서 허심탄회한 토론을 하기 위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나타나곤 했다. 최 연구원은 “생생한 토론을 위해서는 발표자가 자신의 생각을 직접 말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전 CEO였던 스콧 맥닐리는 “우리회사에서 파워포인트 보고서는 쓰레기”라고 선언하고 지난 1997년부터 파워포인트에 의존하는 회의 방식을 금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성냥갑 아파트/구본영 논설위원

    19세기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는 신대륙인 미국의 필라델피아를 여행한 뒤 재미있는 인상기를 남겼다.“너무 따분해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는 게 요지였다. 당시의 필라델피아는 시원하게 뚫린 길과 반듯한 건물들로 채워진, 도시계획이 잘된 도시였다. 그럼에도 다채롭고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들어선, 꾸불꾸불한 런던 거리에 익숙한 디킨스에겐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라이터가 사치품이었던 시절 인기리에 팔리던 ‘유엔 성냥’이 있었다. 집들이나 개업식 때 팔각형의 ‘유엔 성냥’을 돌리던 풍습은 이제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 직육면체의 휴대용 ‘유엔 성냥’엔 역시 얇은 직육면체의 단조로운 유엔본부 건물 사진이 박혀 있었다. 하지만, 실제 유엔본부는 저마다 모양과 높이가 다른 뉴욕의 마천루들과 어우러져 무척 아름다운 건물이다. 한강 유람선을 타본 외국인들은 두번 놀란다고 한다. 한강의 수려함에 탄성을 지르고, 천편일률적으로 늘어선 아파트 숲에 다시 놀란다고 한다. 서울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한결 같이 성냥갑 모양인 탓이다.‘서울통계연보 2007년’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는 130만 7113채에 이른다. 디자인도 ‘붕어 빵’인 데다, 같은 단지에선 층수도 같다. 이러다 보니 서울의 스카이라인도 숨막힐 정도로 단조롭다. 서울시가 뒤늦게 그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다. 내년 3월부터는 서울에서 같은 모양, 같은 층수의 아파트를 짓지 못하게 하겠단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그제 ‘건축 심의 개선대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다양한 층수에 새 디자인을 적용하지 않으면 아파트 신축을 규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살풍경하지 않은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니, 일단은 반길 일이다. 그러나 말만큼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과거 개발연대에 ‘불도저’ 시장들이 잠실의 뽕밭을 갈아 엎고 아파트촌을 조성할 때와는 환경 자체가 다른 까닭이다. 아파트 신축 가이드라인 설정과 집행과정에서 재산권 침해소지나 건축비 상승 등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의 행정 역량이 이제 시험대에 올랐는지도 모르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금태섭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린드버그 베이비 사건’

    1932년 3월1일 밤, 찰스 A 린드버그의 생후 20개월 된 아이가 침대에서 사라졌다. 살이 부러진 사다리가 창문에 걸쳐져 있었고 창틀에서는 협박편지가 발견되었다. 맞춤법이 틀린 조잡한 글씨로 ‘아이를 데리고 가니 5만달러를 준비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대서양 단독비행에 성공한 린드버그는 미국사회의 영웅이었다. 유력 정치인의 딸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린 그를 미국 사회의 귀족으로 여기고 동경하던 사람들은 단란한 가정의 평화를 깨뜨린 범죄에 경악했다. 모든 계층의 미국인이 동정을 표시했고 당시 후버 대통령은 아이-린드버그 베이비로 불리게 되었다-를 찾기 위해서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유괴범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돈을 지불하였지만 아이를 돌려받지 못했고 실종 50여일 후 1.6㎞ 떨어진 숲에서 아이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사람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수사기관은 범인을 찾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2년 반이 지난 후, 유괴범에게 지불한 것과 같은 일련번호의 돈을 은행에 입금하던 리처드 하우프만이란 사람이 체포되었다. 그의 소지품에서도 돈이 나왔고 집에는 1만 4600달러가 숨겨져 있었다. 하우프만은 아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돈일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배심원들은 유죄평결을 내렸고 결국 그는 1936년 4월3일 전기의자에서 최후를 맞았다. 이 사건 이후 유괴를 연방범죄로 규정하는 ‘린드버그 법’이 제정되었고 아가사 크리스티는 이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을 썼다. 그러나 이 사건은 현재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사와 재판 과정을 면밀히 조사한 많은 학자들과 실무자들이 하우프만은 진범이 아니며 린드버그 가(家)의 고용인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반면에 명백히 하우프만이 범인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도 많다. 양쪽에서 별다른 이론이 없는 부분은 이 사건의 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하우프만의 재판을 담당한 판사는 배심원에게 이렇게 말했다.“검찰측 증인의 증언을 믿지 않을 이유가 하나라도 있습니까? 노인이 설마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변호인은 하인들의 도움을 받은 갱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그걸 인정할 증거가 있습니까?” 이런 편파적인 설명을 들은 직후 배심원들은 유죄 평결을 내렸고 이 재판은 불공정한 재판의 본보기 중 하나로 역사에 오명을 남기게 되었다. 내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시민들이 참여하는 재판이 열린다. 법률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건전한 상식에 따라 법정에 제출된 증거를 보고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이다. 재판의 주체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사법의 신뢰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에 따른 위험도 분명히 존재한다. 훈련받지 않은 배심원들은 선입견에 사로잡히거나 잘못된 절차에 영향을 받기 쉽다. 우리나라에서도 린드버그 사건 재판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어렵게 도입한 새로운 제도가 시행착오 없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법률가들과 재판에 참여하게 될 일반 시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고든 감독 다큐물 ‘푸른 눈의 평양시민’

    고든 감독 다큐물 ‘푸른 눈의 평양시민’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위험한 나라로 여겨지는 북한. 자유를 만끽하며 사는 이들에겐 도저히 사람 살 곳으로 취급되지 못하는 그곳에서 평안과 안식을 찾은 기구한 운명의 사람이 있다. 그는 푸른 눈에 금발을 지녔다.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 육군 사병이었다. 한반도가 전쟁으로 갈라진 뒤 냉전이 한창이던 1962년, 그 살벌한 시기에 그는 휴전선을 넘어 제 발로 북한으로 걸어 들어갔다. 당시 나이 23살, 이름은 제임스 조지프 드레스녹. 영국의 대니얼 고든 감독이 세 번째로 들고 온 북한 다큐멘터리 ‘푸른 눈의 평양시민’의 주인공이다.2004년 5월 촬영을 시작한 이 영화는 그가 왜 북으로 갔으며, 어떤 삶을 살았는가를 드레스녹과 그를 기억하는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보여준다. 고든 감독은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월드컵 8강에 오른 북한 축구선수들을 다룬 ‘천리마 축구단’, 매스게임에 참가하는 소녀들의 일화를 담은 ‘어떤 나라’ 등을 통해 북한의 면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 호평을 받아왔다. 그는 전작에서처럼 어떤 입장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드레스녹의 삶을 추적한다. 드레스녹과 비슷한 시기에 망명한 미군은 세 명이 더 있었다. 두 명은 병사했고, 가장 계급이 높았던 찰스 젠킨스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부인을 따라 일본으로 갔다. 현재 평양에는 드레스녹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월북 미군 네 명 모두가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으며, 이들의 삶은 성인이 되어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지옥 같은 유년생활´을 보낸 드레스녹은 첫 결혼에 실패했고 도피하듯 군에 들어간 사회 부적응자였다. 그는 ‘그때(어린시절) 배운 게 어딜 가든 똑같다.´고 고백한다.‘삶이 대수롭지 않았고´ 그래서 그는 ‘벌건 대낮에 다들 점심 먹고 있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선을 넘었다. 영화는 이들의 존재를 알려줄 뿐 아니라 편견도 깼다. 이들의 월북에 이데올로기가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이들이 북한에서 어느 정도의 대접을 받으며 안정된 삶을 영위했다는 점은 놀랍다. 물론 ‘선전 가치’ 때문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적국에서 온 외국인으로서 특혜를 톡톡히 누렸다. 월북 미군들은 영화에 미제국주의 악당으로 출연하며 한때 은막의 스타로 대접받기까지 했다. 북한이 극심한 기아와 가뭄으로 허덕이던 때도 드레스녹은 “북한에 온 뒤 한번도 내 삶은 바뀌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40여년간을 북에서 보낸 그는 이제 고희를 바라본다. 못 배운 자신과 달리 평양외국어대학에 다니는 큰아들이 외교관이 되겠다고 하자 감격해한다. 그에게 북한은 정권의 선전문구처럼 ‘지상낙원’일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드레스녹이 김일성 광장에 서서 말한다.“죽는 날까지 나라에서 지켜줄 거야.” 주체할 수 없었던 자유를 포기하고 일정량의 행복을 얻은 그의 모습을 보는 건 혼란스러웠다.23일 개봉.15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다시 만나는 남북정상] (5) ‘평화체제 구축’ 美입장

    [다시 만나는 남북정상] (5) ‘평화체제 구축’ 美입장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도 남북한 간에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이미 55년이 넘었고, 최근 들어 북한 핵문제도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남북한 실무그룹 구성 관측 미국측은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평화체제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한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한이 평화체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의 결의문까지 발표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 문제를 논의하는 남북한 간의 실무그룹의 구성 정도를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보는 미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미국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외교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같은 기본적 시각 아래서도 미 정부 안팎의 대북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전술적인 견해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평화체제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온건파와 강경파의 시각이 조금 다르다. 빌 클린턴 및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협상특사를 역임했고 여러 차례 북한도 방문했던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우선적인 주체는 남북한”이라면서 남북한이 먼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뒤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순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평화협정은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모든 관계 당사국이 함께 협상해야 할 사안이라는 사실을 미 정부는 동맹국들에게 주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이 초기단계부터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北, 비무장지대 병력 철수 필요” 또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은 평화체제 논의를 한·미동맹의 종말,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종결, 궁극적으로는 미군 철수로 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전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논의를 늦출 이유는 없지만 남한을 위협하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 문제가 먼저 다뤄져야 한다.”면서 “북한이 비무장지대 부근에 집중 배치한 병력과 대포 등 군사장비를 후방으로 빼는 등 신뢰회복 조치들을 먼저 취해야 한다.”고 논의의 ‘전제 조건’도 달았다. 지난해 10월 부시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전향적인 발언을 한 이후 미국 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연구가 정부 안팎에서 이뤄졌다. 동북아시아정책재단의 제임스 굿비 선임연구원은 브루킹스연구소를 통해 발표한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이란 보고서에서 1992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가 한반도 평화체제의 ‘로드맵’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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