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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개혁 어떻게] 미국은 금융범죄 용서치 않았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6000만 달러(약 651억원)가 넘는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던 미국 헤지펀드 회사 갤리언 설립자 라지 라자라트남(53)이 11일(현지시간) 법원에서 증권사기와 공모 등 1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평결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분석기사를 통해 내부자거래를 일삼아 온 헤지펀드 등 금융부문의 ‘관행’에 철퇴를 내린 이 평결 뒤에는 끈질기게 금융범죄를 추적해 온 수사당국의 ‘투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들을 비공개로 모집해 주로 위험성이 높은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고수익을 남기는 펀드를 이른다. 미국 법무부의 내부자거래 수사를 주도하는 프리트 버라라 연방 검사는 평결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믿거나, 너무 영리해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8개월 동안 47명을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했다. 그 가운데 36명의 유죄가 인정됐다. 검찰은 이번 평결이 주식시장에서 불법적인 이득을 추구해 온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억지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트칼라 범죄인 내부자거래는 범죄 사실을 인지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증거 확보는 더욱 어렵다. 기소를 해도 대형 로펌을 동원한 법정공방에서 유죄평결을 받아내기란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규제완화 바람을 타고 극성을 부리는 내부자거래와 이에 기반해 급성장한 헤지펀드가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사법당국도 내부자거래를 척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사법당국은 통상 마약이나 조직폭력 수사에 사용하는 감청 기법까지 동원해 공격적으로 수사했다. 라자라트남이 각 기업 공모자들과 통화한 기록을 증거로 제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말 연방수사국(FBI)은 엄청난 인력을 동원해 3개 대형 헤지펀드 회사를 동시에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하는 대담한 수사를 벌여 월가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수사 대상이었던 세 곳 중 두 곳은 지금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 끝에 라자라트남은 내부 정보를 얻어 자신이 운용하는 갤리언 펀드의 운용에 활용한 혐의로 2009년 10월 체포됐다. 광범위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법당국이 좀 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고위험 고수익에 매달리는 투기를 일삼았던 대형 금융회사 경영진 가운데 지금까지 기소된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올해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 ‘내부범죄’를 감독했던 찰스 퍼거슨은 “내부자거래가 금융위기라는 재앙을 촉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드러난 피해규모는 새 발의 피”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나는 영국 시골에서 귀족처럼 쉰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만은 아니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은 아니다. 글 사진 = 최승표 기자 / tktt@traveltimes.co.kr 영국의 중세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에서는 사람과 자연과 낡은 건물이 공존하고 있다. 누구도 주인공이 아닌, 어울림의 멋을 간직한 풍경은 여행자에게 안식을 준다 나는 영국 시골에서 귀족처럼 쉰다 영국만큼 과거를 부둥켜안고 사는 나라가 있을까? 옛것을 오롯이 간직하고 살며, 그 자부심으로 오늘을 사는 영국인들. 그들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려는 것은 왕정 체제와 각국에서 강탈해 온 대영박물관의 유적들만은 아니다. 시골 지역이야말로‘옛 영국’의 멋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그들의 자부심이다. 런던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보석 같은 마을을 찾아 떠났다.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가진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에 들러 동화같은 마을을 산책했고, 도자기마을 스토크온트렌트(Stoke-on-trent)에서는 중세 귀족들처럼 고급스러운 찻잔에 애프터눈티를 즐겼다. 21세기로 돌아오기 싫었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영국관광청 www.visitbritain.co.kr 1 코츠월드는 영국 중부와 남부에 걸친 구릉지대이다. 푸른 초지 위에서 풀을 뜯는 양떼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 3 버튼온더워터는‘영국의 작은 베니스’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물과 마을이 어우러진 풍경을 자랑한다. 코츠월드의 수많은 마을 중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곳이다 전원에 안겨 누리는 보편적 쉼 COTSWOLDS ‘영국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영국 고유의 문화들이란 런던 같은 대도시보다는 지방의 마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영국식 정원, 영국식 휴가 문화, 영국식 아침식사, 심지어 영국식 영어발음까지. 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런던을 비껴 북서쪽에 위치한 코츠월드(Cotswolds) 지방으로 향했다. 초록의 풍경 속을 거닐며 심신의 안식을 누렸고, 중세시대의 귀족처럼 500년 묵은 호텔에서 잘 먹고, 잘 쉬었다. 해리 포터를 탄생시킨 동화마을 런던을 출발해 옥스퍼드(Oxford)로 가는 기찻길,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어딘가 익숙하다. 완만한 구릉의 초지에는 소 떼, 양 떼가 뒹굴고 있고, 오래된 주택들에서는 장작을 때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유럽의 여느 시골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허나 옥스퍼드역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향해 가자 진한 벌꿀색의 낡은 주택들이 나타나면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코츠월드의 동쪽 관문 위트니(Witney)에 접어든 것이다. 영국 중서부와 남부, 6개 주에 걸쳐 있는 구릉지대인 코츠월드는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들을 품고 있다. 미국의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은 코츠월드를 여행하고 “영국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정교하게 꾸며진 전원 풍경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도 분통이 터지도록 그 사실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데 빌 브라이슨의 지적은 조금 잘못됐다. 코츠월드는 중세시대 양모 산업의 중심지로 부유층이 몰려든 후로 지금까지 부호들의 휴양지로 명성이 자자하다. 런던에 사는 도시인들에게는 코츠월드에 별채를 소유하고, 주말마다 휴식을 취하는 게 로망이라고 한다. 브라이슨은 코츠월드의 상징인 석회석 돌담벽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분통이 터진다고 한 것이리라. 군데군데 남아 있는 야트막한 돌담벽과 목가적인 전원 풍경은 제주도와 어딘가 닮아 있다. 돌담과 가옥의 구성물이 현무암이라는 사실만이 눈에 띄게 다를 뿐이다. 그래서일까? 영국 국립 걷기 코스의 일부인 ‘코츠월드웨이(Cotswolds Way)’는 지난해 제주올레와 ‘우정의 길’ 협약을 맺었다. 코츠월드웨이는 남쪽의 배스(Bath)에서 북쪽의 치핑 캠든(Chipping Campden)에 이르는 160km의 도보여행 코스로 험난한 오르막길은 없고, 느릿느릿 걸으며 풍광을 즐기고 예쁜 마을들에서 농촌 사람들의 일상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올레길과 흡사하다. 코츠월드라는 지명보다 그 풍경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숱한 영화가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까닭이다. <해리 포터>의 작가 J.K. 롤링은 코츠월드 지방의 예이트(Yate) 마을에서 나고 자랐으며, 영화 장면 중 일부를 코츠월드에서 촬영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섀도우랜드> 등도 코츠월드를 배경으로 했다. 코츠월드와 인연이 깊은 유명인들도 많다. 영화배우 케이트 윈슬렛은 촬영이 없을 때 북부 코츠월드에 있는 자신의 집에 머문다고 한다. 찰스 왕세자도 어릴 적 이곳에서 자랐고, 폴로를 배웠다고 한다. 차를 타고 목초지가 펼쳐진 길을 달리는데 왕가의 후손처럼 보이는 소년들이 폴로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6개 주에 걸쳐 있는 코츠월드에는 약 200개의 마을이 있다. 각각의 마을들은 가옥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 고유한 매력을 가졌으니 머무를 마을을 결정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숙제가 아니다. 돌담과 가옥을 구성하는 석회석은 북쪽 지역은 진한 노란색을 띠고, 남쪽으로 갈수록 검은 빛깔이 강해진다. 코츠월드의 마을 중에서 바이버리(Bibury)는 영국에서 가장 예쁜 마을로 손꼽힌다. 콜른(Coln) 강이 잔잔히 흐르고 송어가 평화로이 헤엄을 치고 있다. 동화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집들은 코츠월드의 어느 마을보다 동화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바이버리는 아트 & 크래프트 운동을 주도했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가 가장 사랑했던 마을이기도 하다. 예술마저 대량생산되던 산업혁명의 시대에 반기를 들고 수공예를 활성화시킨 예술가의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 마을이라니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코츠월드에서 가장 대중적인 마을로는 버튼온더워터(Burton on the Water)가 꼽힌다. ‘영국의 작은 베니스’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 마을에는 청계천보다 얕은 냇물을 사이에 두고 아기자기한 앤티크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마을 곳곳에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모터 뮤지엄에는 구식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이 전시되어 있고, 버튼온더워터 마을을 9분의 1 크기로 축소시켜 놓은 모델빌리지도 흥미롭다. Gardens & Gardeners 영국식 정원은 ‘상상력’이다 코츠월드의 예쁜 마을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지만 각 마을마다 인간의 상상력으로 빚어낸 신비한 정원을 곳곳에 품고 있다. 몸체 속에 작은 인형을 겹겹이 품고 있는 러시아 인형처럼 정원 속에는 작은 텃밭이 감춰져 있고 텃밭에 뿌리내린 각각의 식물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다. 영국은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나라 전체에 숱한 정원을 갖고 있다. 런던에 있는 하이드파크(Hyde Park)도 정원의 확장에 다름 아니다. 영국 시골 정원의 주인은 중세시대 지주들이었고, 런던 정원의 주인은 왕이었기에 권력의 크기만큼 정원의 크기가 차이가 날 뿐이다. 영국을 벗어나도 영국인들이 스쳐간 곳에는 어김없이 근사한 정원이 있게 마련이다. 미국과 영연방 제국에는 어김없이 보태닉 가든, 영국식 정원이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영국인들은 왜 이렇게 정원에 열광할까? 지금의 ‘영국식 정원’은 18세기를 거치면서 급속히 확대됐다고 한다. 당시 영국 귀족들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절대 권력과 엄격한 이념에 대항해 자유로운 정신을 정원에 표현해냈다. 그러니까 영국식 정원이란 자연의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속박에 대한 반동이었으며, 상상력의 표출 창구였던 것이다. 영국식 정원들은 정형화된 정원의 패턴을 과감히 거스른다. 독특한 형태의 나무들 사이를 걸으며, 진한 풀꽃향기를 맡으면 꿈에서나 보았던 ‘비밀의 화원’에 온 듯한 착각이 절로 든다. 코츠월드에는 영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아름다운 정원들이 많다. 영국 HHA(Historic Houses Association)에서는 매년 ‘올해의 정원’을 선정하고 있는데 코츠월드 지방에 있는 정원들이 단골로 이 상을 거머쥔다. 버튼온더힐(Burton on the Hill) 마을에 있는 버튼하우스가든을 찾았다. 3월의 정원은 초록의 단색만이 그득했다. 나무를 손질 중이던 백발의 정원사는 “4월에 접어들면 거짓말처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필 것입니다”라고 소년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2006년에 ‘올해의 정원상’을 받은 이 정원은 18세기 영주가 살았던 곳으로 코츠월드의 정원은 단지 풀과 꽃을 구경하는 공간만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자선행사가 열리며, 사진전, 미술전도 열리고, 예식장으로도 사용된다. 다음으로 1988년 ‘올해의 정원’으로 선정된 반슬리하우스에 들렀다. 시런세스터(Cirencester)에 위치한 반슬리하우스도 화려한 정원을 가진 17세기 영주의 주택이었으나 2001년 럭셔리한 호텔로 재탄생했다. 수백년 된 건물의 내부를 모던한 분위기로 180도 변화시켰으며, 호화로운 스파까지 갖췄다. 24개 객실은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했으며, 독립된 별채는 동남아 풀빌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랑한다. 투숙객들로 하여금 중세 귀족이 된 듯한 환상에 빠지도록 완벽하게 연출된 공간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2 영국인들은 정원 속에 그들의 상상력을 담는다. 중세 말, 유럽의 정세가 격변할 때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던 영국인들의 자유분방한 의식이‘영국식 정원’의 출발지점이다 3 중세 귀족들의 주택은 20세기를 거치면서 근사한 호텔로 변모했다. 반슬리하우스는 동남아 풀빌라를 무색케 하는 화려함을 갖췄다. 고풍스러운 외관에 모던한 실내는 영국이 아니고서는 경험할 수 없는 조화다 1 코츠월드는 시간마저 17세기에 멈춘 듯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2 테트버리(Tetbury)에는 7세기에 지어진 성모마리아 교회가 있다. 이 교회 또한 코츠월드산 석회석으로 지어져 벌꿀색을 띈다 3 코츠월드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굳이 촬영을 위한 세팅이 필요 없어 보인다. 오래된 호텔에는 낡은 책들이 세월의 흔적을 안고 있다 4‘ 비교적’번화한 테트버리 중심가에는 앤티크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5 봄을 기다리는 정원은 정원사들의 세심한 손길로 다듬어지고 있었다 6 코츠월드에는 작은 호수가 많고 호수에는 어김없이 백조가 있다. 호텔 이름 중‘스완(Swan)’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7 마을마다 자리한 교회의 한 켠에는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비석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묘지의 분위기는 스산하기보다 정겹다 Accomodation 영국 시골 여행을 위한 최선의 선택 영국 시골 여행의 정수는 호텔에서 누릴 수 있다. 코츠월드에서 ‘호텔=잠자는 곳’이라는 등식은 절대 성립되지 않는다. 근사한 정원을 갖추고 있으며,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해 중세 귀족들이 누린 호사로운 문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까닭이다. 호텔 안에 정원이 있다는 느낌보다는 정원 속에 호텔이 있다는 느낌이다. 이른 아침 지저귀는 새소리에 창을 열면 비밀의 화원에서 하룻밤을 난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코츠월드의 호텔들이 가진 미덕이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호텔이 20개 전후의 객실만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4개뿐인 곳도 있다. 체인 호텔이란 찾아보기 어렵고 , 어느 호텔을 막론하고 주변의 경관을 해치는 튀는 디자인도 없다. 가격은 런던의 호텔보다 훨씬 저렴하니 오래 머물기에도 좋다. 코츠월드의 호텔들은 한결같이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17세기풍’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실제 17세기부터 시작된 호텔의 역사를 의미한다. 오래된 외관은 우리의 고택을 연상시킨다. 차이점이 있다면 뛰어난 보존정신과 현대 디자인의 요소를 적절히 수용했다는 데 있다. 위트니에 있는 올드스완(Old Swan) 호텔은 15세기 여관이 스파까지 갖춘 고급 호텔로 재탄생한 곳이다. 16개 객실은 최소한의 레노베이션으로 중세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며, 46개 객실은 외관은 그대로 두고, 실내만 모던한 분위기로 변화를 꾀했다. 낚시와 승마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고, 최근에는 스파 시설도 선보였다. 올드 스완은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영문학자 C.S 루이스가 애용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바이버리에 있는 스완 호텔은 콜른 강을 앞에 두고 너른 정원을 간직하고 있어 코츠월드 내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다. 객실은 단 22개뿐이다. 코츠월드에는 호텔뿐 아니라 B&B(Bed & Breakfast), 게스트하우스도 많다. 가이드에게 “미국에서는 B&B란 통상 저렴한 숙소를 일컫는데 코츠월드 같은 부호들의 휴양지에 있다는 게 어색하다”고 말하자, 콧방귀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는 “코츠월드의 B&B는 비싼 호텔을 가지 못한 여행객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영국 농촌에서의 휴가를 누릴 수 있는 최선의 숙소 형태”라고 설명했다. 세대를 거듭하며, 정원을 다듬고, 몇 되지 않는 객실을 애정을 갖고 보존해 온 주인들의 시골 사람 인심을 체험하고 싶다면 호텔보다 B&B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호텔이든 B&B든, 예약은 서둘러야 한다는 것. 야생화가 만발하는 봄철에 코츠월드를 방문하려면 최소한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안전하다. 코츠월드관광청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다양한 숙소 정보와 유용한 여행 팁도 얻을 수 있다. www.cotswolds.com 1, 4 위트니에 위치한 올드스완 호텔은 6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레노베이션을 최소화한 객실에 머물면 중세시대로 돌아간 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 영국 시골 여행의 미덕은 영국인들이 애써 지켜온 그들의 휴가문화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17세기 영주들의 주택을 개조한 고급 호텔들은 실내를 모던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햇볕 드는 밝은 객실은 아늑한 분위기를 극대화시켰다 food 미식가, 대식가를 만족시킨 영국의 맛 영국에 대한 가장 ‘억울한’ 편견 중 하나는 음식에 관한 것이다. ‘피쉬 앤 칩스를 제외하고는 먹을 게 없다’거나 ‘양은 많고 짜기만 하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3~4시간씩 수다를 떨며 와인과 함께 식사를 하는 비상식적인 사람들(프랑스)과 지중해의 축복으로 연중 식재료가 풍부한 아랫동네 허풍쟁이들(이탈리아) 때문에 저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영국인들은 항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시골에서는 이 편견이 여지없이 깨지기 마련. 지방에서 재배한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들은 충분히 우리의 미각을 만족시켜 준다. 코츠월드에서의 아침식사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라는 고유명사를 낳았을 정도로 영국의 아침 밥상은 특별하다. 풀 브렉퍼스트라고도 불리는 영국 조식은 이름처럼 양이 많다. 호텔에 따라 뷔페식으로 알아서 가져다 먹는 방식이 있지만 주문형으로 큼직한 접시에 음식을 꽉 채워서 정성스레 가져다 주는 경우는 양이 정말 많다. 소시지, 베이컨, 블랙푸딩(순대와 비슷한), 스크램블 에그, 칠리 콩, 구운 토마토, 삶은 버섯, 감자 튀김이 기본이다. 식성에 따라 보기만 해도 질릴 수 있다. 각종 빵과 과일, 시리얼까지 곁들여지면 위장이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다. 기자의 식성 탓일까? 어느 나라에서의 조식보다 영국식은 만족스러웠다. 단지 배만 부른 것이 아니었다. 어느 음식 하나 대충 만들어진 것이 없었다. 이에 비하면 시리얼과 빵 조각, 커피로 아침을 떼우는 콘티넨탈 조식은 요기만 면하는 수준이다. 영국에서 먹는 문화의 대표격은 ‘애프터눈 티’라 할 수 있다. 영국은 어디를 가나 호텔이나 찻집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지만 한 폭의 그림 같은 코츠월드의 절경과 함께하는 맛은 비교할 수 없다. 따뜻하게 구워낸 스콘과 함께하는 홍차 한잔은 오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특히 영국의 홍차 맛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차 때문에 전쟁까지 불사한 나라가 아니던가. 영국에서는 최근 음식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맛없는 음식의 나라’라는 불명예를 떨치기 위해 국가적으로 스타 요리사를 집중 육성시켜 음식관광의 활성화를 노리고 있을 정도다. 이와 별도로 10년 전 구제역으로 나라 전체가 홍역을 앓은 뒤,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가닉푸드(Organic Food)가 대두됐다. 코츠월드에는 유기농 을 ‘라이프 스타일’로 확장시킨 데일스포드(Daylesford)가 유명하다. 최근 한국 백화점에도 진출해 우리에게 익숙한 데일스포드는 직접 농장에서 재배한 유기농과 기른 가축을 판매하는 상점과 식당, 유기농 화장품으로 즐기는 스파 시설까지 갖추고 있으며, 영국인들은 물론 코츠월드를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www.daylesfordorganic.com 5 영국은 오가닉 푸드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유기농을 직접 생산해 다양한 제품으로 판매하는 데일스포드는 코츠월드에서도 명소로 꼽힌다 6 영국에서의 세 끼니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은 햇살 드는 창가에 앉아 조식을 먹을 때다. 잉글리시 풀 브렉퍼스트의 진수를 코츠월드의 호텔에서 누려볼 수 있다 7 홍차 한잔과 달콤한 스낵을 즐기는 오후의 여유는 영국 여행의 백미라 할 만하다. 근사한 애프터눈 티를 위해서라면 점심과 저녁을 희생할 만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WHO & 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 & 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훗날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이다.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노라고….” 영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대표작 ‘가지 않은 길’에서 갈림길 앞에 선 한 사람의 선택이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노래했다. 인터넷이 일상화된 오늘날,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갈림길 앞에 선다. 묻기만 하면 수백만개의 답을 늘어놓는 인터넷. 정제된 ‘지식의 바다’였으면 좋겠는데 ‘자료의 쓰나미’가 밀려온다. 그 어느 것도 정답이라고 말해 주지 않고, 우리는 어떤 검색결과를 선택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들은 때론 엉뚱한 결과와 지식을 가져다 준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순서에서는 이런 네티즌의 선택과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Google)의 검색창에 넌지시 그의 고향인 ‘실리콘밸리’를 치고 엔터키를 눌렀다. 실리콘밸리를 소개하는 무수한 글 중에 등장하는 새로운 궁금증을 재차 구글에 묻고 물었다. 1시간가량 검색과 검색결과에 대한 선택, 검색을 반복하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역사는 17세기 유럽 귀족의 유행과 교육법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그 와중에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인물들도 등장했다. ‘아이비리그’(동부에 있는 8개 명문 사립대학의 통칭)에 버금가는 서부의 명문대 스탠퍼드는 어떻게 실리콘밸리의 탄생에 기여했으며 19세기 미국 서부를 달궜던 ‘골드러시’(금광이 발견된 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려든 현상)는 오늘날 ‘옐로 저널리즘’(선정주의 언론)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아들을 가르치기 위한 광산 재벌의 유럽여행은 어떻게 트랜지스터의 발명과 노벨 물리학상 수상으로 이어졌을까. 또 경제학의 기본원리로 꼽히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왜 여기에 등장한 것일까. 구글 검색창이 말하는 스스로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방대했다. 다만 검색에 검색을 더한 결과이자 더 이상 묻지 않으면 아무도 답해주지 않는 결과였다. 수많은 검색 결과 중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면 전혀 다른 인물과 사건의 등장으로 이어졌으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구글 검색창은 제자의 대답에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던져 결국 ‘진리’에 이르고자 했던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이 인터넷의 세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검색의 순서에 충실한 덕분에 기사는 역사를 거꾸로 올라간다. ☞실리콘밸리 트랜지스터를 발명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스탠퍼드대 교수 윌리엄 쇼클리. 그는 1956년 당시 스탠퍼드대 공대 학장이던 프레드릭 터먼의 제안을 받는다. 부지와 학생을 제공할 테니 ‘쇼클리 트랜지스터 연구소’를 만들어 보라는 것. 파격적인 조건을 받아들여 설립된 연구소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반도체 연구소로 자리매김한다. 이후 쇼클리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각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나 둘씩 팔로알토 부근에 창업을 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65개의 정보기술(IT) 회사들이 만들어졌다. 당시 연구원 중에는 1968년 인텔(현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을 창업한 로버트 노이스도 있었다. 터먼 학장은 쇼클리 연구소와 함께 이스트만코닥,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을 유치했고, 과수원 마을에 불과했던 팔로알토는 이후 20세기 후반에 시작된 IT 혁명의 중심지가 되어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프레드릭 터먼 19세기 말 이후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미 서부의 명문으로 떠오른 스탠퍼드대의 고민은 ‘두뇌 유출’이었다. 당시 스탠퍼드대가 자리 잡고 있던 캘리포니아의 주 산업은 광업과 농업이었다. 고급교육을 받은 스탠퍼드대 졸업생은 다들 대기업들의 거점인 동부로 떠났다. 터먼 학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스탠퍼드대 교수들과 졸업생들에게 모교 캠퍼스 안에 회사를 창업하도록 독려했다. 그 결과 팔로알토는 빠르게 산학연구단지로 변모했다. 오늘날 ‘벤처’의 모태다. 초기 설립된 회사 중에 터먼의 제자 윌리엄 휼렛과 데이비드 패커드가 1939년 창업한 ‘휼렛패커드’가 있었다. 터먼은 나중에 휼렛패커드의 이사를 지냈다. ☞스탠퍼드 조지 허스트, 헨리 헌팅턴, 릴런드 스탠퍼드 등은 골드러시에 편승해 대륙횡단 철도사업으로 막대한 돈을 벌었다. 1862년 38세에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 스탠퍼드는 26세에 결혼했지만 44세(1868년)에야 아들을 낳았다. 아들이 16세가 됐을 때 온 가족이 유럽으로 ‘그랜드 투어’를 떠나는데, 여행 도중 아들이 갑자기 장티푸스로 죽고 만다. 스탠퍼드 부부는 당대 최고의 대학인 하버드에 아들을 기리는 건물을 짓기 위해 보스턴을 찾았다. 그러나 총장과 면담을 하다 뜻밖에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재산이면 하버드에 버금가는 대학을 설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부부는 1891년 팔로알토에 ‘릴런드 스탠퍼드 주니어대학’이라는 이름의 대학을 설립했다. 사람들은 줄여서 ‘스탠퍼드대’라고 불렀다. 아들을 기리기 위한 부부의 유지는 ‘캘리포니아의 모든 어린이는 우리의 아들’이었다. 그런 까닭에 개교 초창기에는 모든 학생의 학비가 면제됐다. 스탠퍼드의 첫 입학생 중에는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되는 당시 17세의 허버트 후버가 있었다. 그는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최고의 인기 직업이었던 광부가 되기 위해 지질학을 전공으로 택했다. ☞골드러시 1800년대 중반 미 서부는 금광을 찾기 위한 골드러시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극히 일부의 선택받은 자들만 영광을 누렸다. 이들은 자신의 뿌리인 영국의 귀족 같은 생활을 누리길 원했으며 저택과 자녀교육 등에 ‘신 귀족문화’를 도입했다. 1820년생인 조지 허스트는 이런 ‘골드러시’의 일원이었고 40세가 넘어 은광을 발견해 벼락부자가 됐다. 이후 그는 릴런드 스탠퍼드 등과 함께 대륙횡단 철도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 그는 42세에 18세 여성과 결혼, 43세에 아들(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을 낳았다. 허스트는 1880년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라는 신문사를 인수했고, 1887년 아들에게 이 회사를 물려줬다. 아버지의 광산사업을 정리한 윌리엄 허스트는 언론사업에 치중했고 1920년대에 30여개의 언론사를 거느린 최초의 언론재벌이 됐다. ‘뉴욕저널’, ‘저널아메리칸’을 운영했다. 그가 조지프 퓰리처의 ‘월드’를 상대로 벌인 치열한 언론전쟁은 부정확한 보도를 양산하면서 ‘옐로 저널리즘’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다. ☞윌리엄 허스트 19세기 미국에서는 영국에서 유행했던 그랜드투어가 급속히 확산됐다. 윌리엄 허스트 역시 그 수혜자였다. 갑부 아버지를 둔 덕에 그는 10세에 어머니와 그랜드투어를 시작했다.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유럽 골동품 수집이었다. 윌리엄 허스트는 도자기나 귀금속 같은 골동품 대신 거대한 유적에 유독 집착했다. 그리스나 로마의 신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위치한 중세의 성 등이 수집대상이었다. 실제로 그는 유적의 벽이나 기둥을 통째로 뜯어오는 데 관심이 많았다. 나이가 들자 허스트는 수집품들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 고민에 빠진다. 결국 캘리포니아 샌시메온 일대 25만 에이커(1012㎢·서울 면적의 1.7배)의 땅에 수집품의 일부를 전시했고 이는 미국 최대의 인공공원인 ‘허스트 캐슬’이 됐다. ☞그랜드투어 18세기 영국의 부유층에서는 자제들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 최고의 지식인을 가정교사로 동행시켜 세계여행을 하게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이를 ‘그랜드투어’라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헨리 스콧과 그의 가정교사가 떠난 여행이다. 스콧의 의붓아버지 톤젠드는 1759년 ‘도덕감정론’을 출간해 유명해진 글래스고의 한 교수에게 가정교사 역할을 부탁했다. 톤젠드는 그에게 여행의 모든 경비와 별도로 당시 교수 연봉의 2배에 해당하는 300파운드를 평생 연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스콧은 교수와 함께 유럽의 여러 도시를 다녔고 벤저민 프랭클린, 볼테르 등 당대의 철학가들을 만나며 견문을 넓혀갔다. 이 여행은 1766년 스콧의 동생이 프랑스 파리에서 노상강도에게 살해되면서 어이없이 끝을 맺었다. 가정교사를 맡았던 교수는 평생 연금이 보장됐기 때문에 복직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 여행에서 배운 식견을 10년 동안 집대성한다. 이 책이 저 유명한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이었고 교수의 이름은 바로 애덤 스미스였다. ☞찰스 톤젠드 찰스 톤젠드는 영국의 귀족이자 정치가다. 네덜란드의 대학과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했다. 아들 하나를 둔 버클루 공작의 미망인 댈키스 백작부인과 결혼했고, 하원의원을 거친 후 재무장관이 됐다. 그는 북아메리카에 중과세를 부과하는 ‘톤젠드 조례’를 만들어 미국 독립전쟁의 원인을 제공했다. 또 의붓아들인 헨리 스콧을 ‘그랜드투어’에 보내면서 현대 경제학의 탄생에도 이바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 그라운드제로의 침묵, 연설보다 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9·11테러 현장인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제로’를 방문해 헌화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파키스탄 은신처에서 사살된 지 나흘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붉은색, 흰색, 푸른색 꽃들로 꾸며진 한 다발의 꽃을 바친 뒤 그 옆에 서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묵념했다. 그러나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이 묵념할 때 진혼곡 같은 음악마저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완벽한 정적이었다. 이슬람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그는 침묵을 택했다. 행사에는 찰스 슈머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 이 지역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재임 시 9·11테러를 겪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초청을 받았지만 정중히 사양했다. 그는 대변인을 통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뉴욕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나와 성조기를 흔들며 오바마 대통령을 환영했다. 헌화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9·11테러 때 15명이 숨진 미드타운의 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관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은 10년 전 그 끔찍했던 날에 비범한 희생을 보여준 상징적 장소”라면서 “진심으로 여러분의 희생에 감사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빈라덴 사살에 대해 “우리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빈말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파키스탄의 빈라덴 은신처를 습격한 미군 장병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희생 때문이었다.”며 “그들은 목숨을 앗긴 여러분의 형제들 이름으로 그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맨해튼 제1경찰서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그 비극을 잊은 적이 없으며 뉴욕경찰과 긴급구조대원, 소방대원들이 보여준 용기를 결코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빈라덴 사살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우리가 하겠다고 말했던 것을 한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헌화 후에는 9·11테러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비슷한 시간 워싱턴DC의 국방부 건물(펜타곤)에서도 간단한 추도의식이 진행됐다. 9·11테러 때 펜타곤을 타격한 항공기 테러로 189명이 숨진 바 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함께 희생자들을 기리는 헌화를 한 뒤 왼쪽 가슴에 손을 올려 경례를 했다. 바이든 부통령 역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침묵의 헌화였다. 다만 경례를 할 때 진혼곡이 장엄하게 울려퍼졌다. 행사장에는 9·11테러 유족은 물론 테러 당시 국방장관으로 재임했던 도널드 럼즈펠드도 참석,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FTA 실무협의 착수…국내선 ‘쇠고기 역풍’ 거셀 듯

    미국 의회가 오는 7월 이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그동안 미 행정부와 의회 간에 쟁점이 돼 온 한국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룸에 따라 최소한 비준 움직임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현지시간) 의회에 한·미 FTA와 미·파나마 FTA, 미·콜롬비아 FTA 등 3개 FTA에 대한 ‘실무협의’에 착수하자는 서한을 보냈다. 이에 따라 USTR과 의회는 5일부터 실무협의에 착수, 비준 일정 등에 대한 본격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 의회의 FTA 심의절차는 한국과 달리 실무협의 착수 이전에 물밑 논의를 통해 큰 쟁점들을 타결하는 게 일반적이다. 실무협의에 착수했다는 것은 의회 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FTA 실무협의는 행정부와 상원 재무위원회, 하원 세입위원회의 참모진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실무협의가 마무리되면 재무위와 세입위의 주요 의원들이 참여하는 모의 축조심의를 통해 대부분의 쟁점들을 조율하고 정리한다. 이 절차가 완료되면 행정부는 한·미 FTA 이행법안(비준안)을 의회에 공식 제출하게 된다. 무역협상촉진권한(TPA) 규정에 따르면 의회는 FTA 이행법안 제출 후 90일 이내에 비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행법안 공식제출 전 비공식협의 과정에서 쟁점이 대부분 정리되기 때문에 제출 후 4∼5주 안에 비준이 완료되는 게 관행이다. 8월 한달간은 미 의회의 여름 휴회 기간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7월 이전 비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준안은 먼저 하원 의결을 거쳐 상원을 통과해야 한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의회의 비준안 처리는 보통 한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6월 이전에만 비준안이 제출되면 7월 이전 처리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원 세입위원장을 지낸 찰스 랭글(민주·뉴욕) 의원도 “한국 국회의 비준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는 우리대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예고했다. 문제는 미 의회에 일고 있는 ‘순풍’이 한국의 한·미 FTA 비준에는 ‘역풍’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USTR이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쇠고기 시장 추가개방 협의를 정부 차원에서 요구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야권과 시민단체의 비준 거부 움직임이 거세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추가 개방 압박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거부하면 법적으로는 미국으로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지만, 미국이 국력을 앞세워 계속 압박할 경우 어디까지 한국이 버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미 농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 육류수출협회(USMEF)에 향후 5년간 1000만 달러의 홍보판촉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FTA 발효 이후 미국의 쇠고기 개방 요구가 거세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미 행정부의 이 같은 행보가 그동안 쇠고기 추가 개방을 강도 높게 요구해 온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에게 비준 동의의 명분을 주기 위한 ‘당근’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추가협상까지 벌여가며 어렵게 한·미 FTA를 타결지은 마당에 굳이 한국을 자극할 쇠고기 문제를 꺼내들어 한·미 FTA 한국 비준에 스스로 장애물을 깔아 놓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2008년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합의하면서 한국이 3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만 수입을 허용하되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면 전면 수입개방 문제를 논의키로 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英 윌리엄 왕자-케이트 미들턴 웨딩마치] 천상의 어머니 핑크빛 금반지에 로열키스

    [英 윌리엄 왕자-케이트 미들턴 웨딩마치] 천상의 어머니 핑크빛 금반지에 로열키스

    ‘웨이티 케이티’(기다리는 케이티)의 기다림은 끝났다. 영국 왕실이 350년 만에 맞은 평민 신부 케이트 미들턴이 21세기 신데렐라로 탄생하는 순간, 전 세계가 숨을 죽였다. 1997년 다이애나비의 장례식으로 무거운 침묵에 휩싸였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은 14년 뒤인 29일(현지시간) 아들 윌리엄 왕자가 오랜 연인을 신부로 맞아들이는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아들에게 당부했던 다이애나비의 소원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이날 결혼식에서 두 번째 울려퍼진 성가 ‘주여, 나를 인도하소서, 오, 당신은 나의 위대한 구세주’는 다이애나비의 장례식 때 나왔던 곡이다. 영국 언론들이 “엄마(mom)가 자랑스러워할 것”이라는 제목을 뽑아냈듯,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등장한 반지, 마차 등을 보며 세계인들은 다이애나비를 함께 추억했다. ●웨스트민스터, 슬픔의 장소에서 축제의 장소로 왕실 가족이 등장할 때마다 터져나온 관중들의 함성은 오전 11시 얼굴 가득 미소를 띤 미들턴과 아버지 마이클이 탄 롤스로이스 팬텀Ⅵ가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입구로 미끄러져 들어오자 극에 달했다. 시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의 다이아몬드 티아라를 쓴 신부의 미소는 베일 속에서 환하게 빛났다. 은방울꽃, 수염패랭이꽃 등으로 꾸며진 소담한 부케가 그의 손에 꼭 쥐여져 있었다. 초 단위로 짜인 결혼식은 세인트제임스궁이 발표한 것처럼 철저히 영국 왕실 전통을 엄수하며 진행됐다. 영국 성공회 수장 로언 윌리엄스 대주교 아래 나란히 서서 윌리엄이 미들턴의 손에 핑크빛이 도는 웨일스산 금반지를 끼워 주면서 평생을 약속했다. 이 반지는 엘리자베스 여왕 모후의 1923년 결혼식에 이어 1981년 다이애나비의 결혼식에 쓰였던 금반지로 만든 것으로 다이애나비가 아들에게 물려준 유품이다. 50개국 정상을 포함해 팝 스타와 외국 왕족 등 1900여명의 하객들이 결혼 서약의 증인이 되어 줬다. 75분간의 예식을 마치고 왕자비가 된 미들턴은 윌리엄 왕자와 함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버킹엄궁까지 런던의 주요 명소를 두루 거치는 퍼레이드에 나섰다. 세기의 결혼식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소나기에 천둥까지 예고됐던 이날 날씨는 거짓말처럼 맑게 갰다. 이들이 탄 마차는 30년 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가 결혼식 퍼레이드 때 탔던 것으로, 1902년 제작된 ‘스테이트 랜도’다. 이날 런던은 유니언잭(영국 국기)이 일렁이는 거대한 바다로 돌변했다. 특히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펼쳐질 새 왕실 부부의 키스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십만명에 이르는 군중의 물결이 더 몰 거리를 따라 버킹엄궁으로 향하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오후 1시 25분. 버킹엄궁 발코니에 등장해 대규모 인파를 목격한 미들턴의 첫마디는 ‘와우’(wow)였다. 이제 캠브리지 공작부인이 된 아내와 두 차례의 짧은 키스를 나눈 윌리엄 왕자의 볼이 발갛게 달아오르자 군중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이제 버킹엄궁에 신·구세대 왕실 가족이 나란히 자리하게 된 것처럼, 2차 대전 당시 위용을 떨쳤던 구세대 전투기인 랭커스터 폭격기와 스핏파이어, 신세대 전투기인 타이푼, 토네이도 등이 차례로 런던 상공을 가로지르며 분열식을 펼쳤다. 1923년부터 시작된 왕가 결혼식의 전통이다. ●영국 육군 제복으로 전우애 드러낸 윌리엄 윌리엄 왕자는 네이비 블루의 공군 정복 대신 육군의 진홍빛 코트 제복을 결혼식 예복으로 입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제복은 아프가니스탄전에 참가하고 있는 영국 육군 ‘아이리시 가드’ 보병연대 명예 대령 계급의 복장으로, 지난해 아프간전 참전 도중 숨진 전우 3명을 기리는 전우애가 담겨 있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런던은 온통 유니언잭(영국 국기)의 물결로 일렁였다. 도심의 주요 명소마다 결혼식을 눈앞에서 지켜보려는 ‘노숙 관광객’이 수천명이 몰려들어 ‘국제 캠핑장’을 방불케 했다. 영국 전역 5500여곳에서 왕실 결혼을 축하하는 흥겨운 거리 축제가 벌어진 가운데, 1600여명의 육·해·공군과 5000여명의 정복 및 사복 경찰이 도심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이어갔다. ‘짝퉁 신부’들도 등장했다. 윌리엄 왕자의 열성 여성 팬들은 미들턴이 약혼식 발표 당시 입고 나와 화제가 됐던 ‘로열블루 원피스’나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리로 몰려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언론 “경제에 눈 돌려라” 쓴소리도 영국 언론들은 역사적인 왕실 결혼에 대해 여러 평가를 쏟아냈다. 텔레그래프는 “새 부부의 관계는 영국 왕실 가족이 먼 길을 여행해 왔다는 증거”라면서 “오늘 일어난 사건은 영국과 영국 왕족의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도 왕실 결혼을 가리켜 “영국 군주 정치에는 새 시대를, 버킹엄궁과 국민들 사이에는 새로운 관계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나라의 암울한 경제 상태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가디언은 사설을 통해 “수백만 영국 국민에게는 힘든 시기”라면서 “새 왕자비를 미친 듯이 숭배할 때가 아니다. 현실의 세계로 다시 들어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서린·유대근기자 rin@seoul.co.kr
  • 윌리암 왕자 덕에... ‘돈방석’ 앉은 칠레 세공사

    29일 영국에서 열리는 윌리암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을 앞두고 멀리 칠레에서 떼돈을 버는 보석세공사가 등장, 화제가 되고 있다. 억대의 돈이 매일 굴러 들어와 돈방석에 앉게 된 화제의 주인공은 사파이어 반지를 만드는 세공사 호르헤 발데스. 영국 왕실의 사파이어 반지와 똑같은 모양의 반지를 만드는 게 바로 그의 주특기다. 사파이어 반지는 영국의 찰스 황태자가 고 다이애나 비에게 약혼반지로 선물하면서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곧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는 윌리암 왕자는 엄마 다이애나 비의 사파이어 반지로 케이트에게 청혼을 했다. 그래서 사파이어의 인기가 되살아나면서 발데스는 갑자기 바빠졌다. 여기저기에서 왕실의 것과 똑같은 모양의 사파이어 반지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밀려들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 것. 그는 요즘 매일 적게는 10개, 많게는 25개까지 사파이어 반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푸른 사파이어 주변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모양은 왕실 ‘진품’과 똑같다. 가격은 가장 싼 게 1000달러(약 105만원), 가장 비싼 게 10만 달러(약1억500만원). 발데스는 “다양한 반지를 제작하지만 요즘에는 영국 왕실의 것과 같은 모양의 반지를 만들어달라는 주문만 쇄도, 다른 반지는 아예 제작하지 않고 있다.”면서 “결혼식이 열릴 때까지 사파이어 반지 열풍이 식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英 세기의 결혼식…손안에서

    英 세기의 결혼식…손안에서

    스마트폰의 등장이 고풍스러운 왕실 결혼식의 풍경도 180도 바꿔놓을 전망이다. 오는 29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열릴 윌리엄 왕자와 신부 케이트 미들턴의 웨딩 마치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3D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30년 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에서는 상상할 수 없던 새 풍속도다. 웨스트민스터 성당이 지난 1년 6개월 동안 개발한 3D 앱을 이번 주말 출시할 예정이라고 더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광부의 손녀에서 로열패밀리’로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들은 신부 미들턴이 성당에 발을 내딛고 제단에 오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윌리엄 왕자 부부가 결혼증명서에 서명하는 장면 등 텔레비전 카메라가 금지된 구역까지 샅샅이 포착한다. 이 앱은 성당이 기록 보관용으로 만든 것으로, 왕실 신부들이 부케를 ‘무명용사의 비’에 올려놓게 된 전통 등 왕실 결혼식 역사와 사진, 주요 하객들의 프로필, 성당 내 명소에 대한 정보까지 두루 갖췄다. 세기의 결혼식은 각국 정상 50명을 포함한 1900명의 하객(각국 정상 50명 포함)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다. 예식날 영국 전체 인구 3분의1이 런던에 운집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주요 TV방송이 생중계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20억명의 시청자가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윌리엄 왕자가 아버지 찰스 왕세자 대신 바로 왕위를 이어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한 데서 보듯 새 왕실 부부에 대한 인기도 치솟고 있다. ‘광부의 손녀’에서 ‘로열 패밀리’에 합류하게 된 케이트 미들턴에 대한 관심은 날로 뜨겁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미들턴은 전 세계 왕실 역사상 세 번째로 아름다운 여성에 올랐다. 데이트 웹사이트 ‘뷰티풀피플닷컴’이 12만 7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미들턴은 윌리엄 왕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비를 4위로 밀어내고, 고(故) 그레이스 켈리 모나코 왕비, 요르단 라이나 공주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세기의 결혼식에 등장할 드레스를 제작할 디자이너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영국의 천재 디자이너 알렉산더 매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버튼이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데일리메일은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신부 미들턴이 직접 르네상스풍의 드레스를 디자인했다고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는 미들턴이 디자이너 소피 크랜튼의 의류 브랜드 ‘리베룰라’의 드레스를 이미 점찍었다고 보도, 해당 사이트가 다운되는 소동까지 일었다. ●‘세계의 연인’ 다이애나비 능가할까 다이애나비의 사파이어 약혼반지가 미들턴의 손에 끼워지던 순간부터 호사가들은 미들턴이 영국의 최대 이미지메이커였던 시어머니 다이애나비를 넘어설지 논란 중이다. 19살 어린 나이로 찰스 왕세자와 결혼한 다이애나비는 36살이던 1997년 파파라치에 쫓기다 연인과 함께 자동차 사고로 즉사했다. 미들턴의 전기 작가인 클라우디아 조지프는 “부모의 이혼을 겪은 다이애나비는 식장에 들어설 당시 상처받기 쉽고 불안한 캐릭터였으나, 광산 노동자 계급에 뿌리를 둔 케이트는 안정적인 가정에서 현대적인 교육을 받고 자라 성숙함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이애나비와 달리 미디어에 휘둘리지 않는 당돌함도 지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춤추는 영국 왕실 결혼식’ 동영상 인터넷 화제

    ‘춤추는 영국 왕실 결혼식’ 동영상 인터넷 화제

    30년 만에 열리는 영국 왕실의 결혼식이자 ‘세기의 결혼식’으로 불리는 윌리엄 왕자와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 영국 여왕이 춤을 추며 등장한다면? 영국 통신사인 티-모바일(T-Mobile)이 제작한 광고동영상이 인터넷을 강타하고 있다. 유투브에 공개된 지 이틀 만에 320만의 플레이수를 기록하고 있다. 동영상 속 결혼식은 90년대 보이밴드인 이스트 17의 ‘하우스 오브 러브’(House of Love) 음악으로 시작된다. 대주교가 하객들에게 일어나라고 손짓하며 등장하고 공주 앤과 자라가 디스코 율동을 선보이며 에드워드 왕자가 등장한다.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왕세자비는 엉덩이를 치고 이어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손뼉을 치며 들어온다. 해리 왕자는 네 명의 여성과 군무를 펼치고 결혼식의 주인공인 윌리엄 왕자가 해리왕자의 등을 넘어 등장한다. 윌리엄 왕자는 케이트를 맞아들이며 둘은 주례의 단상으로 춤을 추며 입장한다. 이 동영상은 6400만의 조회 수를 올리며 인터넷 화제가 된 질과 케빈의 웨딩을 모티브로 한 동영상. 티 모바일은 “윌리엄과 케이트의 결혼 축하 메시지이자 경축분위기를 표현한 것” 이라고 발표했다. 동영상을 본 영국 네티즌들은 “만약 정말 결혼식을 저렇게 한다면?” 이란 즐거운 상상을 하며 세기의 결혼식을 기다리는 중이다. 사진=유투브 동영상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할리우드 블루칩’ 시얼샤 로넌 vs 미아 바시코프스카 가상인터뷰

    최근 미국 할리우드 제작자, 감독들이 탐내는 여배우 리스트를 만든다면 시얼샤 로넌(17)과 미아 바시코프스카(22)가 첫손으로 꼽힐 터. 난해한 발음만큼이나 낯설었던 스무 살 안팎의 두 배우는 깊은 눈빛과 소름 돋는 연기로 빠르게 필모그래피(출연작)를 늘려가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거장들의 문제작 내지 화제작이다. 로넌은 조 라이트(‘어톤먼트’), 피터 위어(‘웨이 백’), 피터 잭슨(‘러블리 본즈’)과 작업했다. 바시코프스카도 팀 버튼(‘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구스 반 산트(‘레스트리스’)를 사로잡았고, 박찬욱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에 캐스팅됐다. 괄목상대(刮目相對)란 말이 잘 어울리는 두 여우(女優)의 본색을 가상인터뷰 형식으로 탐구했다. →발음하기 까다로운 이름인데 어디 혈통인지. 미아 (고개를 끄덕이며) 와시코브스카, 바쉬콥스카, 와시코스카…. 제각각 다르게 부르는데 신경 안 써요. 캔버라에서 태어난 호주 사람이에요. 어렵다는 성(姓)은 폴란드 출신 엄마를 따른 거고요. 시얼샤 부모님 모두 아일랜드 분이에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세 살 때 아일랜드 칼로로 이사 갔어요. 시얼샤란 이름은 아일랜드어로 ‘자유’란 뜻이에요.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 미아 아홉 살 때부터 발레리나가 되려고 춤을 배웠어요. 1주일에 35시간씩, 밤 9시까지 춤을 췄다는 게 믿어지세요? 4년 넘도록 그렇게 살았는데 발뒤꿈치에 무리가 와서 그만뒀어요. 후회는 안 해요. 덕분에 오디션 공포증 같은 건 없으니까요. 지금의 날 만든 건 8할이 발레예요. 그 무렵 영화 ‘피아노’의 홀리 헌터를 보면서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었어요. 호주에서 드라마, 영화를 하다가 2008년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디파이언스’로 할리우드에 데뷔했어요. 시얼샤 아홉 살 때 ‘더 클리닉’이라는 아일랜드 의학 드라마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열세 살 때 만난 게 ‘어톤먼트’(2007)였어요. 오디션을 뚫고 주인공의 여동생 브리오니 역을 따냈죠. 브리오니는 당시 저랑 똑같은 열세 살짜리 작가지망생인데 공상과 오해로 혼란스러워하는 캐릭터예요. 이 영화로 2008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와 골든글로브에서 역대 최연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건 알고 계시죠(웃음). 그때부터 ‘제2의 다코타 패닝’이란 별명이 생겼어요. 그런데 패닝이 데뷔가 빨라 그렇지 저랑 동갑이에요. →또래 배우 중에 특별하게 친한 배우는. 미아 ‘디파이언스’에서 제이미 벨(‘빌리 엘리어트’ 주연 배우)의 어린 신부로 나왔던 거 혹시 기억하세요? ‘제인 에어’에서 또 만났어요. 몸과 마음 모두 상처입은 저를 달래 주는 자상한 ‘세인트 존’을 오빠가 맡았죠. 저한테 청혼까지 하는데 결과는 스포일러(내용 유출꾼)가 될 수 있으니 말씀 못 드리겠네요(웃음). 시얼샤 저는 또래랑 찍을 일이 없었어요. 키라 나이틀리·제임스 맥어보이·브렌다 블라신(‘어톤먼트’), 에드 해리스·콜린 파렐(‘웨이 백’), 에릭 바나·케이트 블란쳇(‘한나’), 마크 왈버그·레이철 와이즈(‘러블리 본즈’) 등 까마득한 선배들하고 주로 작품을 했네요. 촬영장에서 심심하긴 한데 예뻐해 주시고 많이 배울 수 있으니 상관없어요. →지금의 ‘나’를 만든 감독·작품을 꼽는다면. 미아 흠…. 아무래도 팀 버튼 감독님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닐까요. 그전까지 드라마랑 단역으로 출연한 게 전부라 네다섯번의 오디션을 봤어요. 앨리스 역을 꼭 하고 싶었거든요. 나중에 감독님께서 “앨리스가 환생한 것 같았다. 누군가의 눈빛으로 표출되는 영혼의 울림을 발견할 때 큰 행복을 느낀다. 감독은 그걸 끄집어내기만 하면 되니까. 그런데 미아가 그랬다.”고 하셨던데요. 시얼샤 전 ‘어톤먼트’를 연출했던 조 라이트 감독님을 빼놓을 수 없어요. 감독님은 제가 꼬마였을 때부터 어른처럼 대해줬어요. ‘한나’를 찍을 때는 제가 좀 더 자랐고, 다른 감독들과의 작업을 경험한 뒤여서 더 잘해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시얼샤와의 작업은 즐거움이다. 굉장히 뛰어난 자질을 가졌고, 여배우로서 사랑한다.”고 하셨더라고요. →이번에 한국 관객과 만나는 영화를 소개한다면 (‘한나’는 14일 개봉했고 ‘제인 에어’는 21일 개봉한다). 미아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는 필독도서 아닌가요(웃음)? 봉건적인 빅토리아 시대에 고아로 태어난 에어가 어두운 베일에 싸인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가 된 뒤 귀족인 주인과 사랑에 빠지는 얘기예요. 1914년 존 찰스 감독이 영화로 만든 이후 제가 27번째 제인이래요.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란 얘기죠. 한국의 성춘향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의 드레스를 입는다는 게 얼마나 고역인지는 안 입어 봤으면 말도 꺼내지 마세요. 시얼샤 촬영하면서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핀란드의 숲에서 죽도록 고생했어요. ‘한나’는 인적이 끊긴 숲에서 아버지에 의해 살인병기로 키워진 소녀예요. 엄마를 죽이고 자신을 숨어 살게 한 못된 아줌마의 숨을 끊으려고 십수년을 준비하는 거죠. 아빠와 백과사전을 통해 모든 걸 배웠던 한나가 막상 세상에 나가 처음으로 음악을 듣고, 키스를 해요. 한마디로 섬세한 액션스릴러죠. 여성 관객도 충분히 좋아하실 거예요. →스타가 된 뒤로 달라진 게 있는지. 앞으로 계획은. 미아 앨리스 덕에 제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에 이어 지난해 흥행배우 2위에 올랐어요. 하지만 스타가 됐다고 해서 달라진 건 없어요. 촬영이 없을 땐 호주 집에 가서 쓰레기통 비우는 평범한 소녀예요. 다음 작품 ‘스토커’에서는 호주 국민배우 니콜 키드먼의 딸로 나온답니다. 시얼샤 절 잘 아는 사람들은 (스타라고) 전혀 신경을 안 써요. 곧 피터 잭슨 감독님의 ‘호빗’ 촬영에 들어가요. 잭슨 감독님과는 ‘러블리 본즈’에 이어 두 번째네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올랜도 블룸, 크리스토퍼 리, 블란쳇이 모두 나온다니 더 설레요.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계최대 해병기지 美 콴티코 훈련소를 가다

    세계최대 해병기지 美 콴티코 훈련소를 가다

    “좋아, 왔어!”(I got it!) 여기저기서 표적을 잡았다는 외침이 아우성치더니 이내 고막을 찢을 듯한 총성이 동시다발적으로 건물 안을 울린다. “탕, 탕, 탕…두두두두두….” “이번엔 1층을 조준해!” “2층에 아직 적들이 남아있어요.” “그래? 그럼 2층을 마저 처리한다. 집중해!” “2층 조준!” “2층 조준!” “2층 조준!“ “탕,탕,탕…두두두두두…” 8일 기자가 찾은 미국 버지니아주 동북부 해안의 콴티코(Quantico) 해병대 장교 훈련소에서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이 펼쳐지고 있었다. 허허벌판에 아프가니스탄 시가지를 닮은 모형 건물들을 만들어 놓고 반군을 소탕하는 식이다. 건물 벽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상점마다 아랍어로 된 간판이 걸려있다. 마치 아프간의 어떤 거리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잠시라도 들 정도였다. 상점 앞에 고기, 채소, 과일 등이 진열돼 있었는데 가까이 가서 만져 보고 나서야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정교했다. 건물 안에는 아프간 주민들이 덮고 잘 법한 이부자리와 세간살이들이 진짜 가정집처럼 꾸며져 있었다. 어차피 실전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해놓을 필요가 있을까. 찰스 맥리드 원사는 “최대한 실전처럼 훈련해야 실전에서 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해병 장교들이라고 하지만 훈련은 해병 병사와 똑같은 내용으로 받는다. 어차피 전장에서는 같은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훈련은 ‘벌판에서 시가지 접근→건물에 진입해 반군 진압→건물 안에서 건너편 건물의 반군 사격→사격 후 건너편 건물로 진입’ 등의 흐름으로 진행됐다. 해병들은 실전 때와 똑같은 무게의 군장(軍裝)을 주렁주렁 달고 뛰어다녔다. 총에 실탄이 없다는 것만 실전과 달랐다. 총성의 크기도 같고 탄피가 튀어져 나가는 것도 같지만 총알 대신 레이저가 발사된다. 이것이 상대편 몸에 맞으면 전자 감응장치가 “맞았다.”고 알려주고 저격을 당한 상대편은 그 자리에 누워 전사자 역할을 한다. 서로 편을 짜서 전투하는 ‘서바이벌 게임’식 훈련이었다. 훈련 중 해병들이 끊임없이 뭔가를 외치고 소통하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총성보다도 아우성치는 사람 목소리 때문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전쟁터가 아니라 무슨 격렬한 토론회나 강의실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도 부족한지 각 지점마다 서있는 교관들은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라.”고 다그쳤다. 시시각각 각자가 인지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최상의 판단을 추구하는 것이 이 아우성의 목적이었다. “발사!”(Fire!)하는 명령은 잘 들을 수 없었다. 선임 훈련생이 작전을 주도했지만 제각기 조준을 하고 판단이 서면 바로 총을 쐈다. 맥리드 원사는 “큰 틀에서 점령 명령이 떨어지면 미세한 부분은 현장에서 각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대처한다.”고 했다. 1917년에 생긴 콴티코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군 해병 기지로, 이곳에 있는 훈련소는 모든 미 해병 장교들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코스다. 그러니까 이 곳을 졸업한 해병 장교들이 2차 세계대전 때 노르망디에서 싸웠고 한국전쟁 때 인천에서 싸운 것이다. 4년제 대학이나 군사학교에서 6~10주간 예비후보 과정을 거친 20대의 혈기왕성한 소위·중위 등이 이곳에서 6개월 간 시가전, 유격 훈련 등 기본교육을 받고 세계 최강의 해병 장교로 거듭난다. 해마다 2100명의 해병 장교가 이곳에서 배출된다. 이 훈련소를 졸업한 장교들은 병과 별로 짧게는 3개월(포병, 보병 등), 길게는 2년(전투기 조종사)간 전문교육을 받은 뒤 바로 전장 등 일선 부대에 배치된다. 이날 훈련장에서 만난 해병 장교들은 대부분 백인이었고 유색인종은 드물었다. 이들은 가장 힘든 병과를 스스로 택한 데서 오는 해병 특유의 ‘프라이드’로 충만해 있었다. 표정이 밝고 목소리가 우렁찼다. 브라이언 빌러드 중위는 제법 차가운 날씨였음에도 군복 소매를 걷어올려 입고는 “하나도 춥지 않다.”며 해병 정신을 뽐냈다. 와츠 카일리 소위 등에게 한국 해병대의 명성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다들 “들었다.”면서 “언젠가는 함께 훈련해 보고 싶다.”고 한다.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싸운 마이클 허만(소령) 교관은 “타이거(맹호부대)가 베트남전에서 떨친 뛰어난 명성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한국 해병은 ‘귀신잡는 해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소개하자 그는 재미있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미 해병은 ‘데블 독’(Devil Dog)이라는 별명이 있다.”고 했다. ‘지옥에서 온 사냥개’란 의미로, 1차 세계대전 때 미 해병에게 호되게 당한 독일군이 지어준 별명이란다. 글 사진 콴티코(버지니아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美해병이 동양무술을? “육박전에선 더 효과적” 콴티코 훈련소의 해병 교육 과정엔 ‘동양식 무술 연마’가 포함돼 있다. 육박전에서 적과 맞닥뜨렸을 때 몸을 써야 하는데, 이럴 땐 동양의 무술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태권도, 유도, 가라데, 타이 무예 등 온갖 무술과 격투기를 ‘짬뽕’한 것이다. 1차 대전 때 미군은 육박전에 대비해 복싱과 펜싱 등을 연마했다. 2차 대전 이후에는 여기에 동양식 무술을 조금씩 가미했다. 그러다 2001년에 아예 동양 무술을 주조로 한 현재의 종합무술을 창안했다. 8일 훈련에서 해병들은 총을 가진 적에 맨손으로 대처하는 법, 맨손 대 맨손으로 적을 상대하는 법 등 다양한 시나리오 별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연습을 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서로 대사를 주고받으면서 최대한 실제상황을 연출하는 훈련 방식이 흥미로웠다. 콴티코(버지니아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프로농구] 동부 “올레~”

    [프로농구] 동부 “올레~”

    문제 상황은 경기 종료 3분 22초 전에 나왔다. 스크린하던 KT 찰스 로드가 동부 박지현과 부딪쳤다. 심판은 즉시 파울을 불었다. 로드 5반칙 퇴장. 점수는 동부가 65-60으로 앞서고 있었다. 사실 조금 애매했다. 로드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상체 움직임이 있었지만 불어도 그만, 안 불어도 문제 없었다. 심판은 파울로 판단했다.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상황이었다. 애초 KT는 동부보다 현격히 골밑 높이가 떨어진다. 동부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 트리플 타워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비하기가 불가능하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로드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운동 능력으로 이걸 커버했다. 골밑 싸움에서 오히려 앞섰다. 그러자 이날 동부는 경기 초반부터 김주성이 로드를 적극 막았다. 로드만 잡으면 골밑에서 무조건 앞선다는 계산이 섰다. 로드는 김주성의 노련한 수비에, 이미 3쿼터 중반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그러면서 동부가 골밑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4쿼터. 로드가 퇴장당했다. KT로선 남은 시간, 골밑에서 대항할 방법이 사라졌다. KT 전창진 감독은 격렬하게 항의했다. 양복 상의를 벗어 집어던졌다. 그만큼 로드의 존재는 중요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판정은 내려졌고 뒤집어지지 않는다. 그 바람에 테크니컬 파울만 얻었다. 자유투 하나를 내줬고 1점을 더 줬다. 그리고 황진원이 파울 자유투 2개를 연속해서 넣으면서 68-60으로 벌어졌다. 승부가 기울기 시작했다. 6일 부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 동부가 KT에 75-70으로 역전승했다. 동부는 이날 승리로 원정 2연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했다.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KT로선 적지에서 부담스러운 2연전을 펼치게 됐다. 경기는 전반까지 팽팽한 줄다리기였다. 동부 로드 벤슨과 윤호영은 부상 우려가 있었지만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동부 트리플 타워가 건재했다. KT는 로드가 골밑을 장악하면서 분전했다. 전반 종료시점 KT가 동부에 37-36. 딱 1점 앞서 있었다. 3쿼터 들어 동부가 본격적으로 저력을 발휘했다. 벤슨과 김주성이 골밑에서 꾸준했고 외곽에서 황진원이 3점슛을 보탰다. KT는 로드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외곽포도 멈췄다. 뾰족한 공격 수단을 못 찾았다. KT는 4쿼터 4분여 전까지 3점차까지 쫓아갔지만 뒷심에서 달렸다. 동부-KT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은 8일 원주에서 열린다. 부산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히어애프터’ 개봉으로 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인생

    ‘히어애프터’ 개봉으로 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인생

    ‘올해 나이 여든하나!’ MBC ‘무릎팍도사’의 개그맨 유세윤 버전으로 그렇다. 그런데 이 ‘사내’-2008년작 ‘그랜토리노’의 고집불통 참전용사를 떠올리면 할아버지란 표현은 맞지 않는다-는 지칠 줄을 모른다. 환갑을 넘긴 1990년 이후 감독으로 전성기를 맞았고, 19편을 연출했다. 다작이면 작품 수준이 들쭉날쭉할 법한데, 그렇지도 않다. ‘용서받지 못한 자’와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아카데미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이야기와 캐릭터의 힘으로 오롯이 두 시간을 끌고 가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얘기다. 그의 신작 ‘히어애프터’(Hereafter)가 24일 개봉했다. 1960년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스파게티 웨스턴’(이탈리아에서 만든 서부영화) 3부작-황야의 무법자·석양의 건맨·석양의 무법자-의 총잡이와 1970~80년대 ‘더티 해리’ 시리즈의 망나니 형사가 어떻게 거장이 됐는지 56년 영화인생을 더듬어 봤다. ●선악이 모호한 총잡이와 무대포 형사 1955년부터 B급 영화의 단역으로 나서던 그가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1959년 CBS 서부연속극 ‘로하이드’였다. 주인공 로디 역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때문인지 감독이던 토마스 카는 “게으르다. 한 번도 촬영 시작을 같이한 적이 없다.”고 뒷담화(?)를 남겼다. ‘로하이드’의 인기가 쇠할 무렵 기회가 왔다. 무명에 가깝던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원제:A Fistful of Dollars)였다. 이때가 1964년. 레오네 감독은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을 원했는데 거절당했다. 이스트우드는 “모두에게 친절한 영웅에 신물이 나던 찰나였다. 안티 히어로가 될 때임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저예산 스파게티 웨스턴 3부작은 흥행은 물론,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판초를 뒤집어 쓰고 시가를 씹어대는 고독한 카우보이는 존 웨인으로 대표되는 정통 서부극의 영웅과는 정반대 지형에서 관객의 뇌리에 각인됐다. 1970~80년대는 ‘더티 해리’ 5부작과 보냈다. 샌프란시코의 강력계 형사 해리 캘러헌이 법망을 피하는 악당들을 매그넘44 권총으로 단죄하는 이 영화는 ‘파시스트적인 폭력’이란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관객은 묘한 쾌감을 느꼈다. 전성기에도 그의 연기에 대해 “뻣뻣한 나무 막대기” “얼굴 찌푸리고 서 있는 것 외에 할 줄을 모른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이스트우드는 “연기는 고함치고, 울부짖고, 감정을 쥐어짜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감독 20년 만에 거장 반열 경력이 쌓이면 카메라의 뒷사정이 궁금해지는 모양. ‘더티 해리’ 돈 시겔 감독의 연출 권유에 솔깃해진 그는 1971년 데뷔작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를 찍으면서 제작사 맬파소프로덕션을 차렸다. DJ와 스토커를 다룬 데뷔작은 흥행은 물론, ‘소름 끼치는 스릴러이자 아름다운 음악영화’란 호평을 얻았다.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것은 20년이 지난 뒤. 악명을 떨쳤던 무법자가 은퇴 이후 조용히 살려고 하지만, 악덕 보안관과 피할 수 없는 대결에서 결국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의 ‘용서받지 못한 자’로 1992년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쓸었다. 배우 출신으로는 5번째 감독상 수상. 2005년에는 30대 여성복서와 늙은 트레이너의 ‘유사 부녀’ 관계를 다룬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또한번 거머쥐었다. 필름 바깥의 삶도 흥미롭다. 1952년 공화당원이 됐고, 68·72년 리처드 닉슨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지원했다. 하지만 한국·베트남·이라크전에서 미국이 ‘세계의 경찰’인 척하는 것은 질색했다. 스스로는 “리버테리언”(자유지상주의자)이라고 말한다. 1986~88년 카멜시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중소기업과 환경 보호에 힘썼다. ‘아름다운 보수주의자’란 수식어가 붙었다. ●‘히어애프터’는 어떤 영화 기획자로 나선 스티븐 스필버그와의 협업으로도 화제를 모은 ‘히어애프터’(12세 이상 관람가)는 사후세계를 다룬다. 영혼과 대화하는 심령술사 조지(맷 데이먼)와 쓰나미에 휩쓸려 죽다가 살아난 여기자 마리(세실 드 프랑스), 모든 걸 의지했던 쌍둥이 형을 잃은 마커스(프랭키 맥라렌)가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한발짝 물러서 관조한다. 죽음의 위험이 일상화된 세상에서도 결국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이스트우드는 “저 세상에 뭐가 있는지 모른다. 저마다 믿는 바는 있지만 모두 가설일 뿐이다. 가 봐야 아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영화 속 사후세계의 영상은 평화롭다. 노감독은 죽음마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무려 1000억!…뉴욕 최고가 저택 내부 공개

    무려 1000억!…뉴욕 최고가 저택 내부 공개

    미국에서도 상류층 만이 거주한다는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트에서 가장 비싼 저택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뉴욕의 한 고급저택이 9000만 달러(한화 약 1015억 원)라는 엄청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스트 80번가에 있는 이 저택은 프랑스 고딕 양식의 디자인으로 10개의 침실, 11개의 욕실, 3개의 부엌이 있으며 나무로 짜인 고풍스러운 도서관을 자랑한다. 또한 내부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헬스클럽과 정원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식당은 1만 8000ft²이상으로 50여 명의 인원이 편안히 앉아서 만찬 모임을 즐길 수 있을 만큼 넓다. 이 저택은 1900년대 초반 미국 상류층의 고급 저택을 지은 건축가 찰스 피어 폰트 헨리 길버트의 작품이다. 1918년 당시 잡화점계의 거물이었던 프랭크 윈핑드가 딸 헬레나를 위해 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이 저택은 2차 세계대전 이전 양식으로 개조됐으며 그 가치는 더욱 치솟아 지난 1995년에는 고(故) 루실 로버츠가 남성용 체육관으로 이용하기 위해 6000만 달러(한화 약 670억 원)에 사들인 바 있다. 새 주인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누군가 이 저택을 구매한다면 이전 기록인 억만장자 제이 크리스토퍼 플라워스가 5년 전 5300만 달러(한화 약 598억 원)에 구매한 저택의 기록을 깨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저택에 잠깐이라도 머물고 싶어 월세를 낼 생각이 있다면 21만 달러(한화 약 2억 3700만 원)를 지불해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데일리 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흑백 부모’에 태어난 ‘흑백 쌍둥이’ 화제

    ‘흑백 부모’에 태어난 ‘흑백 쌍둥이’ 화제

    인종을 넘어선 사랑의 결실을 맺은 부부가 특별한 쌍둥이를 얻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 주에 사는 찰스와 크리스티 컨닝험 부부는 2009년 일란성쌍둥이 자녀를 얻었다. 한날한시 태어난 딸들 덕에 2배 더 큰 행복에 젖어있던 부부는 쌍둥이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딸들의 피부색은 물론, 생김새가 전혀 달랐던 것. 찰스처럼 어두운 피부를 갖고 태어난 트리니티는 짙은 눈동자에 곱슬머리를 가진 반면, 가브리엘은 백인인 어머니를 닮아 흰 피부에 푸른색 눈, 금발을 가졌다. 산달을 다 채우지 못한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쌍둥이는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 현재 17개월이 된 트리니티와 가브리엘은 외모는 다르지만 거의 비슷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티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냐고 종종 묻지만 나도 그 이유를 잘 알지 못한다.”면서 “그저 자궁근종으로 어렵게 얻은 딸들이 남편과 나를 닮은 것을 하늘의 선물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유전학 전문가들은 컨닝험 자매들이 피부색, 눈동자 색깔, 머리카락 등을 결정짓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유전자가 남다른 결합으로 ‘흑백 쌍둥이’로 태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수백만 분의 1 확률로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프로농구] KT 전창진의 용병술 KBL 석연찮은 판정

    프로농구 2010~11시즌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팀당 7~8경기가 남았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선두권 순위 싸움이 끝나지 않아서다. 아직 최종 순위표의 모양새를 짐작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지난주엔 리그 판도를 뒤흔들 사건이 여럿 발생했다. KT 제스퍼 존슨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시즌 내내 석연찮은 판정에 시달리던 LG 강을준 감독은 끝내 폭발했다. 지난주 프로농구를 베스트와 워스트로 정리해 보자. ●존슨 공백에도 3연승 기염 외국인 선수 존슨이 빠졌다. 보통 선수 하나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MVP였다. KT의 모션오펜스는 존슨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승부처에서 믿고 맡길 선수도 무조건 존슨이다. 상대는 알면서도 당한다. 그런 존슨이 빠지자 전창진 감독은 표정이 변했다. 지난 25일 인삼공사전을 앞두고는 한숨만 쉬었다. 평소 달변인 그답지 않았다. “며칠 잠을 못 잤더니 정신이 없다.”고도 했다. 사실 선두 자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위 전자랜드는 좀체 떨어지질 않는다. 전 감독은 “지금처럼 힘든 적이 없었다. 존슨이 빠지면서 기존 패턴을 모두 바꿔야 한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고 했다. 흔들릴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KT는 지난주 3연승했다. 존슨이 빠진 뒤 2경기를 모두 이겼다. 전 감독의 힘이다. 흔들리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었다. 존슨 중심 패턴에 조금씩 변형을 가미했다. 찰스 로드에겐 20리바운드당 특별 보너스를 주겠다는 당근을 제시했다. 팀은 급격히 안정됐다. 지난주의 베스트다. ●참다 못한 LG 강을준 감독 폭발… 퇴장 사실 하루이틀 문제는 아니다. 어느 종목 어느 팀을 막론하고 심판 판정에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올 시즌 LG는 유난히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다. 한두번이면 실수거나 우연이다. 그게 자꾸 쌓이면 의심이 생긴다. 뭔가 석연찮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개막전부터였다. 지난해 10월 31일 LG-전자랜드전. 경기 막판 전자랜드 문태종이 3점슛을 쐈다. 3점 라인을 밟았지만 인정됐다. 승부처였다. 미묘한 상황이었지만 유야무야됐다. 1월 25일 LG-모비스전에선 희대의 오심이 나왔다. 78-76, LG가 2점 앞선 상황에서 모비스 송창용이 버저비터 3점슛을 쐈다. 역시 3점 라인을 밟았다. 2점이지만 심판은 다시 3점을 인정했다. 그대로 경기가 뒤집혔다. 지난 13일 전자랜드전에선 문태영이 1쿼터에 퇴장 지시를 받았다. 두 번째 테크니컬 파울의 경우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가차없었다. 지난 27일 강을준 감독은 KCC전에서 퇴장당했다. 이날 상대 크리스 다니엘스는 문태영에게 파울성 플레이를 대놓고 펼쳤다. 심판은 더블 파울을 불었다. 강 감독은 항의했고 퇴장당했다. 하나만 강조해 보자. 강 감독은 평소 점잖기로 유명하다. KBL 심판진, 지난주의 워스트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더 브레이브’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더 브레이브’

    사업차 떠난 아빠가 총을 맞고 죽는다. 인디언 구역으로 피신한 악당을 체포하는 데 아무도 나서지 않자, 열네살 소녀 매티(헤일리 스타인펠드)가 직접 복수에 나서기로 한다. 악당을 잡으려면 연방 집행관이 필요하다는 말에 매티는 루스터 코그번(제프 브리지스)에게 접근한다. 악명 높은 인물이 적역이라고 생각해서다. 처세에 능한 어린 소녀와 세상 풍파를 다 겪은 카우보이의 만남은 시작부터 덜컹거린다. 동행 여부, 계약금 흥정 등 문제마다 충돌했으나 마침내 100달러에 계약을 맺고 코그번은 혼자 길을 떠난다. 그런데 동일한 범인을 쫓는 텍사스 레인저 라뷔프(맷 데이먼)가 여정에 끼어들고, 매티 또한 동행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찰스 포티스가 1968년 발표한 소설 ‘트루 그릿’(얼마 전 한국에서 번역·출판됐다.)이 상당한 인기를 끌면서 동명 영화가 제작되기에 이른다. 한국 관객에겐 ‘진정한 용기’로 알려진 영화는 존 웨인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것으로 더 유명하다. 그즈음 미국에서 주인공 코그번의 인기는 대단해서 이후 원작과 상관없는 속편이 만들어졌다. TV 드라마로 리메이크된 적도 있다. 2010년 코언 형제가 세대를 뛰어넘는 원작을 같은 제목으로 재작업했는데, 한국에서 ‘더 브레이브’라는 멍청한 제목으로 곧 소개될 영화가 바로 그것이다. 벌어지는 사건은 당연히 유사하지만, 인물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두 영화를 전혀 다르게 만든다. ‘진정한 용기’를 연출한 헨리 해서웨이는 서부영화의 장인 가운데 한명이다. 웨스턴의 장인들은 미국 역사를 ‘서부의 신화’로 해석했으며, 그들은 물론 미국 관객들에게도 ‘진정한 용기’의 주연배우인 웨인은 신화 그 자체나 다름없다. 더욱이 정통 웨스턴의 황혼기에 제작된 영화는 웨인에게 바치는 헌사로 기능했다. 극 중 웨인은 늙고 뚱뚱하며 괴팍한 집행자로 분했으면서도 결코 신화적 지위를 잃지 않는다. 원작의 결말을 지운 대신 웨인의 이미지로 엔드 크레디트를 채운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웨인의 무게에서 해방된 ‘더 브레이브’는 원작에 충실하며, 제프 브리지스는 코그번을 지저분하고 때때로 볼품없기까지 한 카우보이로 연기했다. 그는 돈에 연연하고 실수로 동료의 몸에다 총을 쏘며, 내내 술에 취해 있다. ‘진정한 용기’의 클라이맥스에서 4명의 악당과 겨루는 웨인의 코그번은 당당하고 멋있지만, ‘더 브레이브’의 같은 장면에서 브리지스의 코그번은 술김에 싸우는 것처럼 보인다. 이윽고 코그번의 마지막 나날을 언급하는 ‘더 브레이브’의 결말은 미국의 영화감독 로버트 올트먼(1925~2006)이 ‘버팔로 빌과 인디언들, 혹은 시팅불의 역사 수업’을 왜 만들었는지 되새긴다. 코언 형제가 오랜 미국의 신화에 맞서 꿈꾼 건 미국식 우화다. 죽어서 눈 아래 누운 남자의 아늑한 풍경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전작 ‘시리어스 맨’의 프롤로그를 재현하며 재차 묻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원작에 맞춰 로스의 1인칭 시점을 종종 구사하는 ‘더 브레이브’는 선과 악이 엉겨 붙은 황야에 던져진 소녀가 다양한 인물과 함께 벌이는 한바탕 모험을 통해 성숙해 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고 유머러스하게 담은 작품이다. 코언 형제는 교훈극이 여전히 아름다운 감동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24일 개봉. 영화평론가
  • “내게 음악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최고의 수단”

    “내게 음악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최고의 수단”

    “나에게 음악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코린 베일리 래(32)는 2005년 11월 데뷔곡 ‘라이크 어 스타’(Like a Star)로 단박에 스타덤에 오른 뒤 ‘풋 유어 레코드 온’(Put Your Records On)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거칠 것 없던 그녀였지만 2008년 남편이 음주·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지면서 충격을 받았다. 1년여의 은둔 끝에 한결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평단에서는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란 찬사를 보냈다. 아이유나 장재인 등 젊은 여가수들이 그를 롤모델로 흠모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보이스 아름다운 아이유 기대 돼” 새달 10일 한국에서 첫 단독공연을 갖는 코린 베일리 래를 이메일을 통해 만났다. 내한공연 게스트로 나서는 아이유에 대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어쿠스틱 편곡을 해서 노래하는 것을 봤는데 인상 깊었다.”면서 “아름다운 보이스를 가졌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곡 스타일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어렸을 땐 내 목소리 정말 싫어했죠” →지난해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에 이어 두 번째 내한인데. -아티스트들이 장거리 여행과 여러 가지 여건들을 감수하고 외국 투어를 가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찾아 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지산에서 열정적인 팬들의 성원에 놀랐기 때문에 첫 단독 공연을 결정했고, 굉장히 설렌다. 한국 팬들과 더 긴밀하고(intimate), 함께할 수 있는(involving) 시간이 되도록 하겠다. →목소리가 결코 미성은 아니다. 목소리에 만족하나. -어렸을 땐 내 목소리를 정말 싫어했다(hate). 학교 합창단이나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면 백인 친구들이 내는 가늘고 천사 같은 목소리에 비해 굵고 거칠게 느껴졌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커트 코베인, 비욕, 빌리 홀리데이의 목소리를 접하게 됐고, 압도당했다. 비로소 내 목소리의 질감(texture)을 알아가면서 ‘천사의 목소리’는 될 수 없다 해도 지미 헨드릭스처럼 색다르면서 튀는 나만의 소리를 가진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 →가장 큰 영향을 준 뮤지션은 누구인가. -굉장히 많다. 레이 찰스의 돋보이는 프레이징(악상을 자연스럽게 분할해서 정리하는 것), 마빈 게이의 아름다운 하모니, 스티비 원더의 자유로운 코드 변화와 재즈를 바탕으로 한 작곡 스타일 등에 영향을 받았다. 비욕이나 빌리 홀리데이, 에리카 바두의 음악도 즐겨 듣는다. →당신을 롤모델로 여기는 젊은 싱어송라이터들이 많다. 조언을 한다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아티스트로서 내가 하는 일을 누군가가 믿어 주고 공감해 준다는 것은 굉장히 큰 힘이 된다. 아티스트로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항상 자신의 모습을 잘 알고, 그것을 잃지 않는 데 있다. 일시적인 유행이나 트렌드에 민감하기보다 뚜렷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스티브 잡스 세번째 병가… ‘애플’의 미래는

    스티브 잡스 세번째 병가… ‘애플’의 미래는

    시가 총액 기준 세계 2위의 기업인 애플의 최고 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또다시 병가를 냈다. 2003년 췌장암 진단 이후 세 번째다. 2009년 간 이식 당시 상황에 비춰볼 때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잡스가 병가를 공식 발표한 지난 17일(현지시간) 세계적으로 애플 주가는 6%가량 떨어졌다. 이날 ‘마틴 루터 킹 데이’를 맞아 하루 휴장했던 나스닥에서 애플 주가는 18일 개장 직후 5%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잡스는 지난 2009년 간 이식 당시 5개월간 쉬겠다고 밝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기간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잡스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0월 새 매킨토시 발표회 때가 마지막이다. 잡스는 지난 2003년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종양을 제거하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다른 기관에 전이되기 쉽다. 흔히 간에서 재발할 확률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잡스가 2009년 간 이식 원인이 암 전이 때문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 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다. 또 다른 기관에 암이 전이됐을 수도 있다. 혹은 신체 거부 반응 등 간 이식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신체 거부 반응은 보통 이식 후 6개월 내에 나타나지만 수년 뒤에 겪을 수도 있다. 잡스의 한 지인은 잡스가 암 수술과 간 이식 이후 체중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음을 전했다. 물론 체중 감소는 암 재발이나 간 이식 외에 다른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잡스는 CEO직을 유지하면서 중요한 결정에는 계속 참여하되 일상적인 운영은 앞서 두번의 휴직 때와 마찬가지로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팀 쿡에게 맡겼다. 2009년 쿡이 잡스 대신 운영을 맡았던 6개월 동안 애플의 주가가 70% 상승했을 정도로 그의 회사 ‘운영’은 인정을 받은 상태다. 더구나 이미 2011년 한해 계획이 정해져 있어 단기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찰스 골빈은 “애플이 충격을 받으려면 3~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장기화될 때다. 일단 애플의 위상은 2년 전과 다르다. 당시 주가는 주당 85달러, 자산가치는 500억 달러였다. 하지만 지난 14일 애플 주가는 사상 최고치인 348.48달러를 기록했고, 자산 가치도 2940억 달러에 이르렀다.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하면 엑손모빌 다음이다. 이런 거대 기업을 CEO 쿡이 계속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경영 능력은 검증됐지만 잡스와 같은 ‘선견지명’을 갖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냐는 것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프로농구] 끝내준 사나이 임·재·현

    [프로농구] 끝내준 사나이 임·재·현

    역시 ‘전통의 라이벌’다웠다. 40분의 경기 외에도 10분을 더 치고받은 끝에 겨우 승부가 가려졌다. KCC는 14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두 번의 연장전 끝에 삼성을 109-107로 꺾었다. 크리스 다니엘스(32점 15리바운드)와 하승진(24점 11리바운드)이 버티는 KCC 포스트가 애런 헤인즈(26점 10리바운드), 이규섭(24점·3점슛 4개)의 삼성을 눌렀다. KCC는 6연승이자 원정 9연승의 무서운 기세로 단독 4위(18승13패)가 됐다. 삼성은 모비스·인삼공사 등 하위권 팀에 두 번 연달아 발목을 잡힌 데 이어 이날 KCC에도 지며 5위로 내려앉았다. 3연패. 4쿼터까지 84-8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에서도 동점(92-92). 2차 연장에 돌입했다. KCC가 앞섰지만 삼성은 종료 7.7초 전 터진 헤인즈의 3점포와 자유투를 묶어 또 동점(107-107)을 만들었다. 3차 연장을 예감하는 순간 임재현(13점)이 시간에 쫓겨 던진 슛이 깔끔하게 골망을 갈랐다. 짜릿한 버저비터 승리. KCC의 109-107 승리였다. 연장 4연패를 당했던 KCC는 6일 모비스전(76-73)에 이어 이날도 연장 승리를 챙기며 ‘연장 울렁증’에서 탈피했다. 안양에서는 KT가 인삼공사를 94-74로 여유 있게 누르고 5연승을 달렸다. 전자랜드(22승8패)를 밀어내고 단독 선두(23승8패)에 올랐다. KT는 부상 중인 표명일을 제외한 11명이 번갈아 코트에 나섰고, 모두 득점을 올렸다. 박상오가 15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찰스 로드(17점 10리바운드)와 윤여권(11점)도 착실히 득점에 가담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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