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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외교라인 풀가동… 교착 비핵화 해법 찾는다

    한미 외교라인 풀가동… 교착 비핵화 해법 찾는다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29일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북미 교착 국면을 전환시킬 돌파구 모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7일 “29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상황을 평가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장관의 만남은 지난 2월 14일 이후 43일 만이다. 강 장관은 29일 오전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워싱턴으로 이동한다. 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싱턴에서 28일부터 30일까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 관계자와 접촉한다. 한미 외교장관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지속되는 북미 간 교착 상황을 진단하고 비핵화 협상 재개와 관련해 전향적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그간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을 찾았고 이 본부장도 유럽연합(EU), 러시아 등을 방문했다.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주요국의 인식과 판단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 개최도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의 북미 간 촉진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다만 외교 장관회담에서는 한미 공조를 강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현재는 북미가 기싸움 중이어서 어느 정도 냉각기가 필요해 보인다”며 “정부도 우선은 ‘로 키’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 주최 강연에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연합훈련 규모가 재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북핵 문제에 대한 해결) 여지를 만들기 위해 일시적으로 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했다. 하지만 이런 기회의 창은 무한정 열어둘 수만은 없다”고 했다. 미국 입장에 대해 “제재 완화 전 완전한 비핵화를 기대한다”고 정리했고 이런 입장을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설득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역할이 현재 상황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비핵화 프로세스 업무를 전담하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도 공식회의 등에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방미설과 방중설이 나오는 등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에서는 그가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해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오른팔인 찰스 쿠퍼먼 부보좌관을 만났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청와대는 “확인해 줄 게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동영상] ‘한국말 아는 거 있나’ 묻자 ‘삼산동 귀요미‘ 팟츠 “나가“ ”닥쳐”

    [동영상] ‘한국말 아는 거 있나’ 묻자 ‘삼산동 귀요미‘ 팟츠 “나가“ ”닥쳐”

    ‘삼산동 귀요미’ 기디 팟츠(24·전자랜드)가 코트 밖에서도 막(?) 나간다. 팟츠가 지난 3일 삼성과의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 30점을 넣어 82-77 승리를 이끈 뒤 주관 방송사와의 수훈 선수 인터뷰 동영상이 5일 아침에 뒤늦게 화제로 떠올랐다. 중계진이 한국에 온 지 얼마 안되는 그에게 ‘혹시 할 줄 아는 한국말이 있느냐’고 물은 게 화근이었다.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던 그의 입에서 처음 나온 말은 “나가?“였다. 눈치챘겠지만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으로부터 많이 들은 말이 아닌가 짐작된다. 통역 변영재씨가 당황한 듯 어깨를 툭 건드리며 자제하라는 듯한 신호를 보냈다. 이어 변영재 통역이 엄지를 들어 보이며 “굿”이라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유도하자 팟츠는 이내 “좋아”라고 답했다. 여기에서 마쳤으면 무난했을텐데 팟츠는 굳이 “닥쳐”라고 내뱉곤 빙긋빙긋 웃었다. 당황한 중계진과 변 통역은 “안돼, 안돼, 안 들은 것으로 하겠다”며 급히 마무리했다. 팟츠는 이번 시즌 평균 19.3점을 넣고 리바운드 6개를 잡아내는 등 전자랜드가 2위로 순항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유니폼 하의를 유독 짧게 입는 데다 특유의 턱수염, 분홍색 농구화 등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인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전자랜드 홈 경기장인 삼산월드체육관이 있는 동 이름을 따 ‘삼산동 귀요미’로 통하는 이유다. 팟츠는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별명에 대해 “귀엽게 생기지 않았는데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한국말을 더 배워서 다음 인터뷰 때 더 많은 한국말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창단 후 처음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리는 전자랜드는 유독 코트 바깥에서도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연출해내고 있다. 이날 경기 도중에도 유 감독이 타임아웃을 부른 뒤 일찍 파울 트러블에 걸린 찰스 로드를 향해 자신의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룩 앳 미(Look at me)”라고 여러 번 말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유 감독은 이번 시즌 타임아웃 도중 국내 선수들에게 “‘떡 사세요’ 하면서 얘(외국인 선수)만 찾을 거야?”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또 몇 년 전 KCC와 경기 도중 슛 성공률이 떨어지는 상대 신명호에 대해 “신명호는 (수비하지 말고) 놔두라고 40분 내내 얘기했는데…”라고 선수들에게 말하는 장면은 지금도 인터넷 ‘인기 동영상’ 순위에 오를 정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배낭여행 여성 납치해 성폭행한 호주 농장주인에 유죄 평결

    배낭여행 여성 납치해 성폭행한 호주 농장주인에 유죄 평결

    2017년 호주 남부 시골을 배낭 여행하며 일자리를 구하던 24세 여성을 농장으로 납치해 능욕한 인면수심의 농장 주인 진 찰스 브리스토(54)가 유죄 평결을 받았다.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브리스토의 혐의 사실을 듣고 3시간 숙의 끝에 납치와 강간, 상습 폭행 등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평결했다. 브리스토는 전혀 혐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유럽 출신으로만 알려진 피해 여성이 일자리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애들레이드로 가서 그녀를 자동차에 태워 남서쪽으로 150㎞ 떨어진 메닌지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 그녀를 데려갔다. 그 뒤 그녀를 가짜 총으로 위협해 돼지우리에 쇠사슬로 묶고 여러 차례 강간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이날 법정에 나와 브리스토가 뒤에서 자신의 두 손을 묶고 다리에는 족쇄를 채운 뒤 옷을 벗기고 능욕했다고 진술했다. 또 잠시만 풀어달라고 애원해 랩톱 컴퓨터를 이용해 수색을 시작하던 친지들과 경찰에 메시지를 보낸 뒤 스스로 다리에 족쇄를 다시 찼다고 덧붙였다. 물론 브리스토는 달아나려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겁을 줬다. 놀랍게도 브리스토는 아내,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지만 농장 가옥에서는 돼지우리가 눈에 띄지 않아 두 사람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했다. 브리스토는 다음날 경찰의 수색 활동에 혼선을 조장하려고 피해 여성을 한 모텔에 데려다줬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의 변호인들은 피해 여성이 밤새 농장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반박하지 않으면서도 의사에 반해 붙들려 있었던 것은 아니며 어떤 형태의 성폭행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브리스토는 오는 8일 형량을 선고하기 전 심문에 응하기 위해 법정에 출두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핼리 혜성을 ‘밝힌’ 핼리의 특이한 삶

    [이광식의 천문학+] 핼리 혜성을 ‘밝힌’ 핼리의 특이한 삶

    -다음 돌아올 핼리 혜성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남쪽의 튀코 우주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핼리 혜성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핼리 혜성의 존재를 최초로 밝힌 것으로 유명한 에드먼드 핼리는 영국의 천문학자로, 지구 물리학, 수학, 기상학 및 물리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발견들을 해낸 다용도 과학자다. 1656년 11월 8일 영국 런던에서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핼리는 어려서는 집에서 가정교사에게 공부하다가 17세가 된 1673년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했다. 핼리는 입지(立志)가 빨랐던 인물이다. 일찍이 천문학에 꽂혀 20살 때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개인적인 관측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자 다니던 옥스퍼드 대학을 그만두고 아프리카 서해안의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1677년 11월 7일 수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의 일직선상에 놓이는 태양면 통과(transit) 현상의 관측과, 아직까지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남반구 별들을 관측하기 위해서였다. 거기서 핼리는 수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하고 진자실험(振子實驗)을 했다. 22살 때 귀국한 그는 341개 남반구 별들의 정보를 실은 '남천 항성목록'을 출판한 데 이어, '행성의 궤도에 대하여'라는 논문으로 명성을 쌓았다. 영국와 찰스 2세는 옥스퍼드에 핼리에게 석사학위를 주라는 칙령을 내렸다. 중퇴자에게 석사학위를 준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대학 당국은 한동안 망설였지만 칙령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결국 핼리는 대학 중퇴자로서 석사학위를 받았을 뿐더러, 왕립협회 회원으로 천거되어 당당한 천문학자로 입신했다. 그때 핼리의 나이 22살로, 최연소 왕립협회 회원이었다. 왕실 천문학자이자 그리니치 천문대장인 존 플램스티드는 핼리를 ‘남쪽의 튀코’라고 불렀다. 덴마크의 천문학자로 역사상 최고의 육안 관측자로 꼽히는 튀코 브라헤에 비견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돌아온 핼리 혜성 영국으로 돌아온 지 4년째가 되던 핼리는 그의 삶에서 전기가 된 천문학적 사건을 맞게 되었다. 장대한 꼬리를 가진 대혜성이 출현한 것이다! 오늘날 핼리 혜성이라 불리는 것이다. 고대로부터 혜성은 불길한 징조로 여겨져왔다. 핼리의 시대에도 혜성은 재앙을 알리기 위해 하늘로부터 파견된 사자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뉴턴의 친구인 핼리는 누구보다 만유인력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우주의 모든 천체는 만유인력의 영향을 받는다. 이는 곧 혜성이 태양을 향해 떨어져가다가 이윽고 태양을 유턴할 것이다. 말하자면 타원형 궤도를 도는 것이다. 핼리는 헤성에 관한 과거의 기록들을 샅샅이 조사했다. 그 결과, 꼭 76년 전인 1607년, 그리고 다시 76년 전인 1531년에 밝은 혜성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그전의 기록들에도 밝은 혜성이 75년 내지 76년을 주기로 관측되었다. 1607년의 혜성에 대해 요하네스 케플러는 “무한에서 무한으로 직선으로 움직인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핼리는 위의 혜성들이 모두 같은 것이라고 확신하고, 이 혜성은 약 3/4세기의 공전주기로 거대한 타원을 그리며 태양 둘레를 도는 태양계의 일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주기가 좀 차이나는 것은 목성의 인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핼리는 1705년 뉴턴의 역학을 적용해 그 궤도를 산정하여 '혜성 천문학 총론'>이란 책을 펴냈다. 핼리의 추측이 맞다면, 1682년 밤 인류에게 엄청난 흥분을 불러일으킬 혜성은 다음에는 1758년 말이나 1759년 초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핼리가 그때까지 산다면 102살이다. 핼리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만약 우리가 예측한 바가 맞다면, 이 혜성은 1758년경에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때 우리의 정직한 후손들은 이 혜성이 영국인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음에 감사히 여길 것이다.” 핼리 혜성의 다음 회귀년은 2061년 핼리는 86살로 세상을 떠났다. 따라서 자신의 예언이 맞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예언은 정말로 성취되었다! 1758년 천문학계는 혜성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윽고 혜성은 크리스마스 전날 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며 접근해왔다. 하늘에 나타난 ‘혜성의 귀환’을 맨 먼저 본 사람은 천문학자가 아니라, 아마추어 별지기인 독일의 한 농부였다. 그는 성탄 전야에 망원경을 들여다보다가 물고기자리 근처에서 빛나는 한 점을 발견했다. 그후 이 대혜성은 핼리 혜성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핼리의 공적에 의해서 혜성 중에 주기적인 것이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고대의 기록을 알아보면, 지금까지 29회의 출현기록이 남아 있는데, 가장 오래 된 기록은 기원전 467년 중국 주대(周代)의 문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10년에 이어 1986년 지구에 출현한 핼리는 소련의 베가 1호, 유럽 우주기구의 지오트 탐사기, 일본의 플래닛 탐사기 등의 카메라에 의하여 얼음에 덮인 핵과 꼬리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핼리 혜성의 다음 방문은 2061년으로 예약되어 있다. 현재 지구 행성에서 살고 있는 70억 인구 중 2분의 1은 그때 핼리 혜성이 태양을 향해 달려가는 장관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핼리 혜성은 앞으로 약 1천 번 더 회귀할 것이며, 7만 6000 년 후에 수명을 다하게 된다. ​ 핼리가 천문학에 끼친 다른 큰 영향은 항성의 고유운동 발견이다. 그는 시리우스와 아르크투루스, 알데바란의 위치가 1850년 전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 히파르코스가 기록했던 위치에서 30분(1/2도) 이상 움직인 것을 발견했다. 핼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별들이 움직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고유운동의 발견은 수정구에 별들이 박혀 있다고 주장한 천동설의 관에 마지막 대못을 박은 것이나 같았다. 핼리는 다재다능하여 그의 과학적 업적도 여러 방면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중 하나는 최초로 과학적인 인간의 사망률표를 만든 것으로, 이는 그후 생명보험회사들이 보험료를 산출하는 데 기초가 되었으며, 인구 통계학의 시초가 되었다. 그밖에도 뉴턴의 '프린키피아'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도 바로 핼리였다. 성질 까칠한 뉴턴이 만유인력의 우선권을 놓고 로버트 훅과 마찰을 빚은 나머지 프린키피아 집필을 거부했다. 핼리는 뉴턴과 훅 사이를 원만히 조절하여 뉴턴으로 하여금 다시 집필하게 하고, 원고 교정을 기꺼이 떠맡았을 뿐만 아니라, 자금이 모자라는 왕립협회를 대신하여 사비로 책을 출판하기까지 했다. 핼리가 아니었다면 '프린키피아'는 자칫 햇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류 과학 발전에 끼친 핼리의 공적은 적지 않다 할 것이다. 핼리는 1703년 모교인 옥스퍼드 대학의 천문학 교수가 되었고, 64살인 1720년에는 플램스티드의 뒤를 이어 2대 그리니치 천문대 대장에 취임했다. 1742년 1월, 그가 평생을 보냈던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삶을 마감했다. 향년 86세. 손에는 포도주 한 잔이 쥐어져 있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멸종한 줄 알았던 갈라파고스 큰 거북 113년만에 발견

    멸종한 줄 알았던 갈라파고스 큰 거북 113년만에 발견

    113년 전 자취를 감춰 멸종된 것으로 판단됐던 갈라파고스 군도 거북인 ‘페르난디나 큰 거북’이 에콰도르령 갈라파고스 외곽 섬에서 발견됐다고 AP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에콰도르 환경부는 이날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갈라파고스 보존협회와 공동으로 성명을 통해 지난 17일 갈라파고스 군도 서쪽 페르난디나 섬에서 암컷인 이 거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페르난디나 큰 거북’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거북은 암컷 성체로 지난 17일 발견됐다. 에콰도르 환경부 등은 이 거북이의 나이가 100세를 넘긴 것으로 추정했다. 페르난디나 큰 거북은 통상적으로 몸길이 1.4m 이상, 몸무게는 400㎏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거북은 1906년 갈라파고스섬에서 발견된 이후 자취를 감췄다. 2009년 거북으로 보이는 생물이 관찰되기도 했지만 공식적으로 존재가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수색대는 이 섬에 남은 발자국과 분변이 발견된 사실로 볼 때 같은 종의 거북들이 더 여러 개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사팀은 이번에 발견된 거북을 산타크루즈 섬의 큰 거북 보존 배양센터로 옮겨서 특별히 설계된 우리 안에서 살게 하기로 했다. 스튜어트 핌 미국 듀크대 생태보전학과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암컷 거북이 오랫동안 정자를 품고 있었을 수 있다”며 번식에 대한 희망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페르난디나 섬은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3번째로 큰 섬이며 세계에서 가장 자주 폭발하는 라 쿰브레 화산이 있다. 이 화산섬은 에콰도르 본토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태평양에 있다. 이 거북은 그동안 섬 전체를 거의 뒤덮은 여러 차례의 화산 용암 때문에 멸종한 것으로 추정됐었다. 갈라파고스 군도는 다른 곳에는 없는 희귀종 야생 동식물이 많은 곳이어서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된 곳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생각하고 사랑하고… 인간을 점점 닮아가는 동물

    생각하고 사랑하고… 인간을 점점 닮아가는 동물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1872년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 대하여’라는 획기적인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지만 학계에선 주목받지 못한 채 오랫동안 기억에서 거의 지워지다시피 했다. 그 책에서 다윈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기쁨, 슬픔, 또는 분노처럼 기본적인 감정을 느낄 때 유사한 형태의 표정을 짓는다.’ 인간과 동물이 유사한 감정을 가진다는 이 명제는 정치적인 이유로 오랜 기간 잘못된 주장으로 치부됐다. 그 외면의 가장 큰 바탕은 당대까지도 유력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 때문이었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고 동물은 본능에 따르는 만큼 근본적인 차이를 갖는다.’하지만 이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거의 설득력을 잃어 가는 추세다. 독일 동물행동학의 선구자인 뮌스터대 동물행동학연구소 노르베르트 작서 소장도 책에서 이렇게 강조한다. “동물들도 인간처럼 생각하고 기뻐하고 화 낼 줄도 알며 슬픔과 두려움을 느끼고 사랑하고 미워한다.” 동물도 이성을 가졌다니 생뚱맞게 들릴 수도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각종 실험과 사례들을 통해 드러내는 인간과 동물의 유사성은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진원류에 속하는 상당 종들은 공평함의 의미를 알고 있으며 다른 개체들의 감정을 공유하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무리에 속한 일원을 위로하기도 한다. 심지어 갈등이 벌어지면 해결책과 타협점을 모색하기도 한다. 몇몇 동물들은 도구를 만들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며 새로운 것을 고안해 다음 세대들에게 전달하면서 문화적 전통을 형성한다. 대형 유인원이나 돌고래, 코끼리는 인간처럼 자의식을 가진 것으로도 추정된다. 그렇다면 모든 동물들이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주장은 어떨까. 책에서는 실제로 동물들의 다양한 학습 능력과 형태가 소개된다. 새끼 오리들은 부화하자마자 누구를 따라갈 것인지를 학습하고 금화조들은 부모를 통해 어떤 짝짓기 대상을 선택할지를 배운다. 버빗원숭이들은 어떤 경고음이 표범을 경계하라는 소리인지 배우며 비둘기들은 학습한 기호를 바탕으로 마치 대화하듯 정보를 교환한다. 동물 역시 자기를 인식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흥미롭다. 인간이 연인을 사랑하거나 헤어졌을 때의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개의 질투 감정 실험은 대표적인 예다. 개 주인에게 일부러 자기 개를 무시하게 한 다음 그 개와 똑같이 생긴 인형과 함께 놀도록 했다. 그러자 개는 주인과 인형 사이에 거칠게 끼어들어 주인의 관심을 끌려 애썼다. 심지어 인형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끙끙대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노르베르트 작서는 이 밖에 여러 실험과 사례 연구를 통해 개들이 어떻게 감정을 이입하는지, 쥐들이 어떻게 알츠하이머병에서 벗어나는지, 앵무새와 까마귀가 ‘사람과’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지적 능력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보여 준다. 저자는 이 같은 동물의 모든 행동을 진화의 산물로 본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 자연선택에 의해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 좋은 행동을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번식 성공’이라는 최종 목적에서 동물과 인간은 결국 같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인간에게는 동물들에게 없는 ‘법’과 ‘도덕 윤리’라는 테두리를 세워 그 안에서 동물과 달리 살려고 노력한다. 책은 인간적인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다운 것과 동물 같은 것의 차이에 대해 질문을 줄기차게 던진다. 어찌 보면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경고로도 비친다. 그 말미는 이렇다. “우리가 수년 전에 그저 상상만 했던 것들을 넘어설 정도로 동물과 인간 사이의 공통점이 갈수록 늘어나 둘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산초 “앗차 여권”, 콜록콜록 도르트문트 ‘양봉업자’ 손흥민에 좋은 여건

    산초 “앗차 여권”, 콜록콜록 도르트문트 ‘양봉업자’ 손흥민에 좋은 여건

    18세 윙어 제이돈 산초(도르트문트)는 공항에 도착해서야 여권을 빠뜨린 사실을 알아챘다. 독일 프로축구 보러시아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14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토트넘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치르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떠나기 위해 공항에 나가 출국 수속을 밟다가 출발이 지연됐다. 영국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며 얼마나 출발이 지체됐는지 밝히지 않았다. 산초가 다시 집에 돌아가 여권을 챙겨올 때까지 기다렸고, 다행히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는지 런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13일 새벽 결전이 치러지는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팀 훈련을 실시했고,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산초는 지난 9일 호펜하임과의 분데스리가 대결 때 첫 골을 터뜨려 기세를 올렸으나 팀은 3-3으로 비기며 (15승1패) 5무째를 당했다. 산초는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로 웸블리 구장에서 많은 훈련을 해 익숙하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1군 기회를 잡지 못해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해서 도르트문트의 공격 첨병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도르트문트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5연패를 달성한 리그 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공수 양면에서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하지만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호펜하임과 무승부를 거둔 것은 주포 마르코 로이스가 허벅지를 다쳐 빠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원정에서 빠졌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도르트문트 선수단은 독감에 콜록거리고 있다. 미드필더 줄리앙 웨이글이 땜질용 센터백으로 나섰는데 독감 때문에 원정에서 빠졌다. 마리오 괴체가 공수 조율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와 발을 맞춰야 할 파코 알카세르는 어깨가 좋지 않다. 또 수비수 루카치 피스체크는 발 부상으로 빠진다. 국내 팬들로선 ‘여우 사냥꾼’으로 60m 폭풍 질주 골로 세 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탄 손흥민(토트넘)이 ‘꿀벌 사냥’에 성공할 여건이 많이 만들어진 셈이다. 그는 개인 통산 도르트문트와의 10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 특히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하기 전인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6경기 5골을 뽑았다. 그가 선발로 뛴 5경기에서 팀은 무패(4승1무)를 기록했다. 그래서 ‘꿀벌’을 상징으로 쓰는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마음대로 골을 넣는다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이 ‘양봉업자’였다. 더욱이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31일 왓포드와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지난 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5라운드에서 골맛을 본 그는 10일 레스터 시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까지 세 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정규리그 11호(시즌 15호)를 작성한 그는 잉글랜드 무대 최다 득점(2016~17시즌 리그 14골, 시즌 21골) 경신까지 노리고 있다. 손흥민에게 수비수들이 집중돼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스포츠의 찰스 니콜라스 해설위원은 “도르트문트는 내려앉았다가 한순간에 앞으로 나가는 역습을 준비할 것이다. 두 팀은 경기 내내 치열한 공격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의 해설위원인 독일 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 디트마 하만은 “토트넘은 무척 까다로운 팀이다. 늘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이기는 법을 아는 팀”이라며 “해리 케인이 출전하지 못해도 위협적일 것이다. 아시안컵에서 복귀한 손흥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각별한 수비를 주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프로농구] 전자랜드 첫 챔프전 이번엔 허언 아니다

    [프로농구] 전자랜드 첫 챔프전 이번엔 허언 아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프전 경험 없어 팟츠·박찬희 등 전력 최상…절호의 기회 9일 동안 원정 네 경기 부담 잘 버텨야‘챔피언을 향해 꿈을 쏘다!’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2018~19시즌 슬로건으로, 시즌 개막 때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플레이오프(PO)에서 다시 실패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유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7일 현재 전자랜드는 27승 13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공동 3위(22승19패)인 LG, kt와는 5.5게임 차다.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가운데 전자랜드는 최근 4연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 25일부터는 단 한번도 2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며 굳히기에 돌입했다. 정규 시즌 1~2위는 4강 PO에 진출하게 되는데 전자랜드가 2위를 차지하게 되면 챔프전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올 시즌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는 1위 현대모비스(32승10패)와 4강 PO에서 안 만나게 되는 것 또한 2위를 차지해서 얻을 수 있는 큰 이점이다. 챔프전 진출은 전자랜드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전자랜드는 전신인 대우증권·신세기·SK시절을 통틀어도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프전 경험이 없다. 2010~11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지만 4강 PO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자랜드와 마찬가지로 챔피언 트로피를 아직 들어 본 적이 없는 LG는 두 차례, kt는 한 차례 준우승 경험이 있다. 유 감독 개인적으로도 2006~07시즌 KT&G에서 사령탑을 처음 맡은 뒤 지금까지 챔프전에 못 나갔다. 전자랜드는 부상으로 빠진 머피 할로웨이 대신 찰스 로드가 들어와 제 몫을 다해 주고 있고, 단신 외국인 선수 기디 팟츠도 팀내 최다인 평균 18.4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어시스트 전체 1위(평균 6.1개)의 가드 박찬희가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나란히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기록 중인 강상재(11.6점)와 정효근(10.4점)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8~16일 9일간 열리는 5경기 중 네 번이 원정인 것은 부담이다. 잘 버틴다면 오는 18일부터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예선으로 인해 생긴 열흘간 리그 휴식기를 만끽할 수 있다. 김일두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전자랜드가 수년간 조직력을 다듬고 어린 선수들의 경험도 쌓이면서 전력이 좋아졌다. 외국인 선수의 신장이 2m 이하로 줄어들면서 정효근과 강상재의 높이도 위협적이게 됐다”며 “정효근이 군대 가기 전인 올 시즌에 전자랜드가 챔프전 진출을 향한 가장 좋은 기회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문소영 칼럼] ‘자명한 진리’로 불평등을 개선하는 사회

    [문소영 칼럼] ‘자명한 진리’로 불평등을 개선하는 사회

    프랑스가 수출한 최고의 상품은 와인이나 테제베, 에어버스가 아닌 ‘자유·평등·박애’라고 생각했다. 1789년 프랑스혁명의 산물로 현대 민주주의 국가 탄생에 지대하게 공헌했고, 현대인의 정신적 지주들이 아닌가. 프랑스에서는 ‘자유와 평등’은 천부적인 권리로서 혁명이 있던 그해인 1789년에 제정된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에, ‘박애’는 사회공동체에 대한 의무로서 1795년 제정된 ‘인간과 시민의 권리와 의무선언’에 각각 수록됐다. 우리의 헌법에도 이 정신들이 들어 있다. 그런데 설 연휴에 서독 총리를 지낸 헬무트 슈미트가 쓴 ‘구십 평생 내가 배운 것들’을 읽다 보니 ‘아니, 신생국가 미국에서 프랑스로 수출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미국은 프랑스혁명보다 10여년 전인 1776년 독립을 선언했는데, 이때 독립선언문의 초안을 쓴 이는 나중에 3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토머스 제퍼슨으로 선언문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을 ‘자명한 진리’라고 생각한다. 즉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조물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 이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인류는 정부를 조직했으며, 그 정부의 정당한 권력은 인민의 동의로부터 유래하는 것이다.” 이 제퍼슨은 프랑스혁명이 진행될 때 파리 주재 미국대사였는데 인권과 시민권 선포에 기여했다고 슈미트 총리가 설명했다(120~121쪽). 세계사 책에서 읽은 한 문장인 ‘미국 독립전쟁이 프랑스혁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구절이 갑작스레 훨씬 풍부해졌다. 제퍼슨이 독립선언문에 담은 ‘자명한 진리’로서의 천부인권론은 사실 18세기 중엽 유럽에서 가장 핫한 이론 가운데 하나였다. 제네바 출신의 장 자크 루소가 쓴 논문 ‘인간 불평등 기원론’(1755년)과 ‘사회계약론’(1762년)이 당시 유럽 지성계를 강타한 것이다. 루소는 두 논문에서 ‘인간 조건의 모든 불쾌한 특성이 자연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사회발전 과정에서 파행해 불평등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함으로써 불평등을 제도화했다’면서 “인민이 좋아하면 수임자를 지정할 수가 있고, 또한 그만두게 할 수도 있다”며 체제 전복도 옹호했다. 특히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프랑스 디종 아카데미가 1753년 ‘인간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불평등은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라는 주제로 한 논문 현상 공모에 루소가 응모했다가 낙선한 논문이란 점에서 흥미롭다. 그는 앞서 1749년 디종 아카데미의 논문 현상 공모에서는 최고상을 받았다. ‘불평등의 창조’를 쓴 인류고고학자인 켄트 플레너리와 조이스 마커스는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 대해 ‘찰스 다윈과 허버트 스펜서의 진화론보다 100년이 앞서고, 하인리히 슐리만의 고고학보다 120년이나 앞선 탓에 어떤 자료의 도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통찰만으로 인류의 불평등을 진단했다’며 감탄한다. 이 자유·평등·박애와 같은 자명한 진리는 유럽과 미국을 오가면서 서로에게 깊이 영향을 주고 현대 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다. 인류의 불평등은 언제 시작됐을까. 인류학자들은 기원전(BC) 2500년부터 어느 문화권이든 나타난다고 한다. 1만 2000년 전 신석기혁명이 일어났으니, 농사를 지은 뒤 1만년쯤 지난 무렵이다. 불평등은 약 5000년도 안 된 셈이다. 50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대신 5만년 전에 나타난 현생 인류 호모사피엔스를 기준으로 해도 인류는 아주 오랫동안 평등하게 살았다. 즉 인류는 경쟁해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협동하고 겸손하고 이타적으로 살아 3만년 전 빙하기도 뛰어넘고 대륙을 뛰어넘는 사상적 연대로 연결돼 발전해 온 것이 아닐까. 미국 시카코에 살인적인 한파가 닥치자 지난달 30일 모텔방 30개를 빌려 노숙자에게 제공한 30대 평범한 여성의 충동적인 용기는 지역의 이웃들에게도 영향을 줘 100여명의 노숙자들이 한파를 피하는 모텔에 있다고 한다. 두 달도 안 돼 새해가 또 시작됐고 새 각오를 하고 있다. 집안을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바라보다가 저 작은 고양이조차 빅뱅 이후 지구의 생성과 진화 과정을 품은 생명체이거니 생각하니 문득 경외심이 솟고 팔뚝에 소름도 오스스 돋는다. 인류가 공존의 힘으로 수십만년을 진화해 왔다는 많은 연구들을 접하면서 자유·평등·박애가 다시 자명한 진리인 세상을 떠올린다. symun@seoul.co.kr
  • 음성을 레이저로 몰래 보내…MIT 연구팀 개발

    음성을 레이저로 몰래 보내…MIT 연구팀 개발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특정 개인을 향해 주위 사람 몰래 음성 메시지를 보내는 레이저 기반 기술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팀이 개발했다. 우선 이 기술은 어떤 물질, 여기서는 공기 중 수증기가 빛을 흡수하면 빛에너지가 열로 변하면서 음파를 발생하는 ‘광음향 효과’가 이용된다. 연구팀은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2.5m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사람의 귀에 60㏈의 소리를 전송했다. 이 소리는 대략적으로 보통 수준의 대화 음량에 해당한다. 그다음 연구팀은 레이저 광선의 출력을 변조해 메시지를 부호화했다. 그러자 메시지는 더 조용하고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었다. 이런 방법으로 연구팀은 음악이나 녹음된 연설 등 각종 음성 신호를 모두 60㏈의 소리로 보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찰스 윈 박사는 “이 기술은 비교적 건조한 환경 속에서도 음성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공기 중에는 약간의 수분이 있고 특히 사람들 주변은 더욱 그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어떤 수신기가 없어도 음성 메시지를 어느 정도 떨어진 한 개인에게 직접 보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야외에서 더욱 먼 거리에 있는 사람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 기술은 앞으로 군 작전이나 첩보 활동은 물론 기업 광고 시장에도 이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광학회(OSA)가 발간하는 학술지 ‘옵틱스 레터스’(Optics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MIT 링컨연구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中-러, 신형 미사일로 美 제공권 위협…반격나선 미국

    中-러, 신형 미사일로 美 제공권 위협…반격나선 미국

    “중국 인민해방군은 2020년까지 단 8발로 미국 최신 항공모함 전단 전체를 궤멸시킬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17을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둥펑-17은 극초음속 활강 탄두를 장착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중국 군사 전문 매체인 신라군사(新浪軍事)는 지난 21일 사거리 1800~2500㎞ 둥펑-17 미사일의 전력화가 멀지 않았다고 소개하면서 남중국해를 수시로 드나드는 미국의 항공모함 전력이 주요 타격 대상이라고 명시했다. 중국은 2017년 말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할 때 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바 있다. ‘떠다니는 군사 기지’로 불리는 미 해군 항모는 웬만한 중형 국가와 맞먹는 함재기 90여대를 탑재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 해상에서 미국이 제공권을 유지할 수 있는 근원으로 꼽힌다. 중국, 美 ‘항모 킬러’ 둥펑-17 내년 실전 배치 항공 전력은 한 국가의 국방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항공 전문매체 ‘플라이트글로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운용되는 군용기 5만 3953대 가운데 25%인 1만 3398대를 보유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러시아가 4078대(8%), 3위인 중국이 3187대(6%)라는 점에서 단순 숫자만 비교해도 압도적 항공력으로 넘볼 수 없는 제공권을 과시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방공 및 지대함 미사일 전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이 우위를 차지하던 제공권, 제해권도 위협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군사평론가 천광원은 둥펑-17 8발을 태평양의 미 항모 전단에 발사하면 3발은 항모를 격침시키고 나머지 5발은 구축함, 순양함, 호위함, 잠수함, 보급함 등을 침몰시키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고 신라군사가 보도했다. 중국은 이밖에 미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에 필적한다고 주장하는 자체 개발 젠(殲·J)-20 스텔스 전투기를 최근 실전 배치한데 이어 후속 시리즈인 젠-18, 젠-25, 젠-31을 한꺼번에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도 자체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Su)-57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신형 대공미사일 체계인 S-400의 실전 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러시아, S-400 방공미사일 美 제공권에 위협 특히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S-400 미사일이 시리아 북부, 동유럽의 국경지대, 러시아 북극 지역에 고리 모양으로 배치되면서 미군의 제공권 우위를 상쇄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S-400은 이미 터키에서 이스라엘에 이르는 시리아 서부 지중해 지역을 둘러싼 레이다망을 형성했고 우크라이나에서 모스크바, 북극해에 이르는 동유럽 러시아 국경지대와 태평양 연안인 블라디보스토크, 캄차카반도에도 배치된 것으로 관측된다. S-400은 미국 방공미사일 패트리엇 미사일에 비해 제원상 성능이 앞선다.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은 초속 1.4㎞ 이하의 속도의 미사일 100개를 추적할 수 있는 반면, S-400은 초속 4.8㎞의 미사일 300개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미사일 레이더탐지 범위도 패트리어트가 150㎞인데 반해 S-400는 600㎞에 달한다. 러시아는 현재 S-400보다 성능이 개선된 S-500 시스템 개발을 끝내고 곧 생산체계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S-400이 미국 스텔스 전투기를 요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남는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군사전문가 마이크 코프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외교안보 전문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와의 인터뷰에서 “S-400과 같은 러시아산 방공 체계는 미국 F-22나 F-35 같은 항공기를 탐지하고 추적하는 체계가 적용됐다”면서 “스텔스 기술을 물리치는 것이 러시아의 최고 우선 순위 중 하나고 러시아 정부는 이를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해 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코프만 연구원은 러시아의 조기 경보 및 표적 획득 레이더가 스텔스 전투기 정도 크기의 물체를 탐지하고 추적할 수는 있지만 여기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한 추적 능력을 갖추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마이크 홈즈 미 공군전투사령관은 지난해 6월 “S400은 S300에 비해 유효 사거리가 길고 센서의 민감도도 더 높다”라면서 “공군뿐 아니라 육군도 S400을 격퇴할 방법을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만큼 미국도 스텔스 전투기를 위협하는 S400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美, 더 크고 강한 공군력 건설로 대응…신형 폭격기 개발도 미국은 중국·러시아의 방공 전력 증강에 대응해 더 크고 강한 공군을 건설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헤더 윌슨 미 공군장관은 지난해 9월 미 공군이 보유한 312개의 비행 대대에 74개를 추가해 2030년까지 총 386개 비행 대대를 배치하는 전력 증강이 목표라고 밝혔다. 월슨 장관은 “미국과 대결 구도로 가는 국가가 늘면서 제공권은 이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미국은 2016년부터 첨단 방공망을 회피할 수 있는 신형 전략폭격기 B-21 개발에 착수했다. 계획대로라면 2022년까지 135억 달러(약 15조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0년대까지 100여대를 생산하게 된다. 구체적 제원은 아직 비밀이나 외양은 기존 B-2 폭격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며 스텔스 기능은 기본으로 핵무기 장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지난해 11월 미 국방부에서 중국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소규모 전투기 전력을 기지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전투 수행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투기를 한 기지에 집중시켜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취약하도록 하는 대신 여러 기지에 빠르게 분산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은 태평양 곳곳에 새로운 기지 건설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전자랜드 행운의 역전승, 인삼공사 야투 성공률 30% ‘어떻게 이기나’

    전자랜드 행운의 역전승, 인삼공사 야투 성공률 30% ‘어떻게 이기나’

    전자랜드가 행운이 다분히 작용한 3연승을 거두며 선두 현대모비스와의 승차를 4경기로 좁혔다. 전자랜드는 13일 경기 안양체육관으로 불러들인 KGC인삼공사와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대결을 61-59로 이겼다. 경기 막판 인삼공사는 김승기 감독이 16.1초를 남기고 마지막 작전 타임을 불러 3점슛을 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전자랜드의 수비에 막혀 양희종이 골밑에 홀로 서 있던 최현민에게 패스를 건넸다. 림 왼쪽 아래에 있던 최현민은 가볍게 뛰어오르며 레이업을 올렸는데 들어갔더라면 적어도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갈 수 있었는데 림에 맞고 튀어나온 뒤 전자랜드의 공이 되면서 허망하게 홈 7연승에서 제동이 걸렸다. 인삼공사는 야투를 66개 던져 전반 8개, 후반 12개 등 20개만 림을 통과해 야투 성공률 30.3%에 그쳐 이기려야 이길 수가 없는 경기를 펼쳤다. 전자랜드는 1쿼터 초반 10-2로 앞서며 손쉽게 인삼공사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쿼터 중반부터 저스틴 에드워즈에게 3점슛 두 방을 허용하는 등 외곽에서만 12점을 헌납하며 1쿼터를 19-20으로 뒤졌다. 2쿼터에 전자랜드는 박찬희가 3점 슛 두 방 등 9점을 올렸지만 다른 선수들이 7개의 3점 슛을 모두 놓쳐 전반을 30-31로 뒤졌다. 전자랜드는 3쿼터에도 상대 압박 수비를 이겨내지 못하고 레이션 테리와 에드워즈에게 6연속 득점을 내주며 끌려 다녔고, 쿼터 막판 최현민에게 외곽슛을 얻어맞아 43-51로 벌어졌다. 4쿼터 중반까지 10점 차 간격을 좁히지 못했던 전자랜드는 경기 종료 6분여를 남기고 다시 흐름을 잡았다. 풀코트 압박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무위에 그치게 하고 기디 팟츠와 강상재의 연속 득점과 정효근의 외곽슛으로 57-57 동점을 만들었다. 전자랜드는 종료 1분 15초를 남기고 팟츠가 자유투로 결승 점을 이루고 인삼공사의 마지막 공격을 운 좋게 막아내며 힘겹게 이겼다. 박찬희가 12득점 6어시스트, 팟츠가 11득점, 후반 들어 지친 모습이 역력했던 찰스 로드가 8득점 12리바운드에 그쳐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LG는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삼성을 91-69로 완파하고 오리온과 공동 7위가 됐다. 김종규가 14득점 15리바운드, 제임스 메이스가 18득점 12리바운드로 나란히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삼성은 이겼더라면 SK와 공동 9위가 될 수 있었지만 전날 현대모비스를 힘겹게 잡은 체력의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SK와의 승차가 한 경기로 벌어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관희 종료 1.1초 남기고 드라이브인 결승포, 삼성 시즌 첫 연승

    이관희 종료 1.1초 남기고 드라이브인 결승포, 삼성 시즌 첫 연승

    이관희(삼성)가 종료 1.1초를 남기고 결승 드라이브인 득점으로 팀에 시즌 첫 연승을 안겼다. 종료 8초를 남기고 86-86 동점 상황에 현대모비스 라건아가 문태종에게 넘겨준 패스 실수를 가로채 내달려 득점한 것이었다. 꼴찌 삼성이 12일 서울 잠실체육관으로 불러들인 현대모비스와의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홈 경기에서 88-86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삼성의 이날 승리는 여러 모로 기억할 게 많았다. 시즌 첫 연승이었고 토요일 경기 3연패 수모를 씻는 순간이었다. 삼성은 이어 열린 경기에서 DB에 79-86로 패한 9위 SK(10승24패)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선두 현대모비스에게 2연패, 원정 4연패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LG를 꺾은 전자랜드에 승점 4.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삼성은 1쿼터 13점을 책임진 문태영의 활약 속에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2쿼터부터 밀리기 시작해 3쿼터 중반 53-53 동점을 허용했다. 현대모비스는 4쿼터 라건아가 분발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4쿼터 시작 1분 30초 만에 3점 플레이로 70-71을 만든 라건아는 이어진 삼성 공격에서 유진 펠프스의 슛을 막아냈고, 골 밑에서 펠프스의 방어를 뚫고 72-71 역전 득점을 올렸다. 현대모비스가 종료 1분 58초 전 문태종의 돌파 득점과 추가 자유투에 힘입어 83-78로 앞서가며 삼성의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으나 이관희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그는 82-86으로 뒤진 종료 49.9초 전 슛 동작으로 영리하게 얻어낸 자유투 둘을 성공한 데 이어 8.6초 전에 레이업으로 86-86 동점까지 만든 뒤 마지막 결승 득점까지 이뤄 3쿼터까지 2점에 그쳤던 부진을 씻어내며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치며 짜릿한 승리에 앞장섰다. 펠프스가 25득점 15리바운드, 문태영이 19점을 올렸다. 전자랜드는 안방에서 LG를 85-79로 물리치고 2연승을 이어갔다. 전자랜드는 홈 경기 10연승 기염을 토했다. 전반까지 팽팽하던 경기는 3쿼터 기디 팟츠가 10점을 올리고 국내 선수들의 고른 득점이 뒷받침된 전자랜드로 기울었다. 팟츠는 3점 슛 3개를 포함해 24점을 올렸고, 강상재가 15득점 6리바운드, 찰스 로드가 13득점 9리바운드를 보탰다. LG 조성민은 3점 슛 일곱 방을 꽂는 감각을 뽐냈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DB는 SK를 86-79로 따돌리고 2연패에서 벗어나며 단독 6위(16승17패)로 올라섰다. SK는 최근 3연패와 원정 8연패의 수렁에 빠져 최하위 삼성에 따라잡힐 위기에 놓였다.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친 마커스 포스터(19득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필두로 리온 윌리엄스(14점 9리바운드), 유성호(13점), 윤호영과 김태홍(이상 10점 5리바운드) 등이 힘을 합쳤다. 특히 경기 막판 SK의 추격에 시달릴 때 김선형과 안영준의 드라이브인을 스틸하고 김선형의 3점 시도를 블로킹한 김현호의 성실한 플레이가 7점 차 낙승의 결정적 견인차가 됐다. 시즌 처음 주관 방송사의 수훈 선수 인터뷰에 응한 김현호는 “내세울 게 없는 전력이지만 6강에 갈 수 있게,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인간이 미안해’…플라스틱 그물, 목에 걸린 물범 포착

    ‘인간이 미안해’…플라스틱 그물, 목에 걸린 물범 포착

    인간이 바다에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에 고통받는 야생동물의 안타까운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ITV등 현지언론은 노퍽주(州) 블레이크니 포인트 해변에서 촬영된 한 물범의 모습과 이에 얽힌 사연을 전했다. 사진 속 물범은 암컷으로 목 주변에는 플라스틱 그물이 감겨져 있으며 피를 흘린 흔적도 보인다. 특히 자신의 고통을 상대에게 전하듯 애처롭게 쳐다보는 물범의 모습은 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 사진을 촬영한 사진작가 폴 마르코(44)는 "물범의 모습을 처음 본 순간 슬픔이 그대로 느껴졌다"면서 "생명이 위독해 보였으며 주위에 수컷 물범이 경호원처럼 서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물범을 옭아맨 그물을 제거해주고 싶었으나 다른 물범 때문에 가까이 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수많은 물범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유명한 노퍽주(州) 해안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통받는 물범의 모습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영국 동물보호단체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따르면 해안 지역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 탓에 죽어가는 물범의 수가 지난해 기준으로 10년 만에 정점을 찍었다. RSPCA 산하 이스트윈치 야생동물보호소의 앨리슨 찰스 소장은 “물범들은 호기심이 강해 낚싯줄이나 저인망어선의 그물망에 걸려 서서히 죽음을 맞이한다”면서 “목이 조여 먹지 못해 굶어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심지어 비키니 수영복에 목이 걸린 물범도 있었다. 이런 쓰레기가 물범들의 가죽으로 파고들어 가 감염을 일으켜 죽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에 따르면 바다로 버려진 이같은 전체 플라스틱 조각 수는 5조 개가 넘을 것으나 추측된다. 이렇게 바다로 모여든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 물개의 사례처럼 물고기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무려 1억5000만톤이 현재 바다를 둥둥 떠다니고 있으며 2050년이 되면 플라스틱이 물고기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분해되면서 생기는 미세입자로 이는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거북과 바다새 등 수많은 생물이 이렇게 파편화된 각종 플라스틱 찌꺼기를 먹이로 착각해 먹고 있다. 물론 이는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다시 인간에게 돌아와 궁극적으로 인류 건강과 식량 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전자랜드, 외인 듀오 앞세워 4연승…유도훈 감독 “힘든 상황 수비로 풀었다”

    전자랜드, 외인 듀오 앞세워 4연승…유도훈 감독 “힘든 상황 수비로 풀었다”

    전자랜드가 외인 듀오의 활약을 앞세워 4연승을 질주했다. 전자랜드는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19 프로농구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SK를 66-59로 눌렀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16득점, 8리바운드)와 기디 팟츠(13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가 29득점을 합작했다. 정효근(10득점)도 4쿼터 중요한 순간마다 3점포를 터트리며 승리에 일조했다. 4연승을 달린 전자랜드는 2위(19승11패) 자리를 굳게 지켰다. 같은 날 승리를 거둔 선두 울산 현대모비스와는 5경기 차이다. SK는 대체 선수로 합류한 아비안 아스카(13득점, 10리바운드)와 안영준(19득점), 김선형(13득점)이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턴오버가 16개나 나와 고개를 숙였다. SK는 최근 6연패 뒤 1승으로 체면치레를 한 뒤 다시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전자랜드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근소하게 밀리며 10-12로 1쿼터를 마쳤지만 2쿼터부터 살아났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SK의 수비가 매끄럽지 않은 틈을 타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결국 29-26으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SK는 3쿼터에만 5개의 턴오버를 남발한 데다가 외곽포(4/20)까지 침묵하며 결국 스스로 무너졌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초반 골 결정력이 떨어졌고 3점슛이 몇 개 안 들어가다 보니 급한 공격이 나왔다. 힘든 상황을 준비한 수비로 풀어가서 이긴 것 같다”며 “SK의 아스카가 합류한 지 하루도 안 된 팀인 것도 우리 팀 입장에선 호재였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엇박자가 나온 부분도 있다. 다시 맞춰봐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경은 SK 감독은 “연패가 길어져 큰일이다. 실책과 3점슛 성공률에서 밀렸다. 수비는 괜찮았지만 공격이 매끄럽지 않았다”며 “빨리 연패를 끊을 수 있도록 정비를 빨리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에선 선두 현대모비스가 DB를 76-70으로 꺾고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전반 3점슛 14개 뽑고도 2점 차 역전패 SK, 9연패 늪에

    전반 3점슛 14개 뽑고도 2점 차 역전패 SK, 9연패 늪에

    전반전 14개의 3점슛을 터뜨린 SK가 2점 차로 졌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SK는 새해 첫날 전주체육관을 찾아 벌인 KCC와의 SKT 5XG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원정에서 김선형과 장신 외국인 듀안 섬머스도 없는 상태에서도 나름 선전했지만 84-86으로 지며 9연패 늪에 빠졌다. 전반에만 24개의 3점슛을 던져 14개를 성공해 성공률이 58%에 이르렀다. 2003~04시즌 전자랜드가 갖고 있는 16개에 이어 역대 한국농구연맹(KBL) 전반 최다 3점슛 2위의 기록이다. 안영준이 무려 7개(성공률 78%), 마커스 쏜튼이 4개를 성공시켰다. SK는 2점슛 성공률이 29%에 그쳤다. KCC의 브랜든 브라운과 하승진이 번갈아 지키는 골밑을 공략하기는 어렵기만 했다. 전반 상대가 쏙쏙 집어넣는 3점슛에 당황할 법도 한데 KCC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이정현을 중심으로 골밑을 꾸준히 파고들었다. SK의 낮은 높이를 아킬레스건으로 헤집었다. 결국 SK는 전반을 56-53으로 근소하게 앞선 채 마쳤다. 스테이시 오그먼 KCC 감독은 제이슨 티그-하승진 조합, 브라운-이정현 조합을 번갈아 쓰면서 SK를 압박했다. 일대일로 막기 힘든 쏜튼은 신명호에게 수비를 맡겼다. 신명호의 스틸로 인한 브라운의 골밑 슛에 이어 또다시 브라운이 득점해 83-79으로 KCC가 뒤집었다. 경기 종료 1분18초를 남긴 상황이라 무난히 승리할 것 같았다. 그런데 41초를 남기고 림으로 향해 뛰어들던 최부경을 신명호가 민 것이 U파울로 선언되면서 최부경이 자유투 둘을 모두 성공시키고 이어진 공격에서 쏜튼이 드라이브인에 성공해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31.7초, KCC는 브라운이 골밑 혼전 중에 던진 점프 샷이 림을 맞고 튀어나온 것을 SK 선수 셋을 따돌리고 정희재가 잡아 풋백 슛을 넣고 추가 자유투까지 얻어 집어넣었다. 11초를 남기고 공격하던 쏜튼이 마지막 3점슛을 시도하는 순간 이정현의 손이 닿은 것으로 비디오 판독 결과 판명돼 자유투 셋이 주어졌다. 모두 넣으면 연장 승부로 끌고 갈 수 있었지만 쏜튼이 두 번째를 놓쳤고 마지막 자유투는 의도적으로 림에 맞고 튀어나오게 하려 했는데 이정현이 잡아내며 SK는 연패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SK는 후반전 14개의 3점슛을 시도해 3개만 넣어 성공률 21%에 그쳤다. 결국 전반 잘 터진 3점슛에 의지하려다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달 초 합류한 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쏜튼이 28득점 7리바운드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나 승리로 이어가지 못했고, 브라운은 승부처인 4쿼터에 만 10점 7리바운드를 올리는 등 37득점 18리바운드로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한편 전자랜드는 인천 홈으로 불러들인 오리온을 76-70으로 물리치고 홈 8연승과 함께 시즌 홈 전적을 13승3패 ‘안방 불패’ 면모를 뽐냈다. 18승11패를 쌓은 전자랜드는 kt(17승11패)를 밀어내고 단독 2위가 됐다. 8위 오리온(12승18패)은 2연승에서 멈춰서며 7위 LG(14승15패)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팀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으로 돌아간 머피 할로웨이 대신 지난달 27일 전자랜드에 합류한 찰스 로드가 26득점 8리바운드로 두 경기 연속 20점 넘게 올리며 연승에 앞장섰고, 기딘 팟츠는 3점슛 세 방 등 13득점 7리바운드로 거들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캘리포니아 반려동물 가게들 구출된 동물만 판매하도록 의무화

    캘리포니아 반려동물 가게들 구출된 동물만 판매하도록 의무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앞으로는 반려 동물 가게에서 구출되지 않은 동물을 판매하는 일이 금지된다. 반드시 구출된 동물임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고양이 공장”과 “강아지 공장”에서 양산된 동물들을 사고팔게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물론 미국의 주들 가운데 캘리포니아가 처음이다. ‘AB 485’로 불리는 이 법안은 새해 첫날 발효되며 이를 위반한 점포는 500달러의 벌금을 물리게 된다. 하지만 개인끼리 사고파는 행위는 이 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동물 권익을 외치는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두 손 들어 환영했다. 최근 반려동물을 사육하는 일이 수지 맞는 사업으로 떠오른 것에 제동을 걸게 됐다는 것이다. 돈을 벌 목적으로 반려동물을 사육하는 일은 인간적이지 않은 처우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동물들의 감정적, 신체적 건강에 위협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해 말 입법 통과된 이 법안은 반려동물 점포들로 하여금 어떤 루트로 동물을 반입했는지 충분히 입증할 기록을 갖춰야 하고 당국에 의해 주기적으로 점검받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몇몇 점포들은 폐업해야 할지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미국 켄넬 클럽과 같은 단체들은 가게 주인들의 권리를 제한한다고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동물학대를 예방하는 미국재단(ASPCA)에 따르면 매년 미국 전역에서 보호센터에 들어가는 650만 마리의 동물 가운데 150만 마리만 기록이 남는다. 고양이만 86만 마리 이상이 안락사를 맞는다. 법안 발의자인 패트릭 오도넬 주의원은 네 발 달린 친구들의 커다란 승리일뿐만 아니라 동물 보호소를 운영하는 데 막대한 세금을 줄여 납세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외에도 여러 주에서 비슷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달 초 영국에서도 개와 고양이를 비슷하게 판매하는 일에 제동을 거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 법안은 루시 법률이라고 이름 붙여졌는데 찰스 국왕이 아꼈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킹 찰스 스파니엘이 끔찍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입법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2년 동안 귀와 마음으로 전자랜드 응원 김민석씨에 명예선수 1호, 등번호 32번

    22년 동안 귀와 마음으로 전자랜드 응원 김민석씨에 명예선수 1호, 등번호 32번

    “22년 동안 농구를 귀로 듣고 마음으로 봤습니다.”  프로농구 전자랜드 구단의 전신 대우제우스가 창단한 1997년 2월부터 그는 인천 프로농구를 사랑했다. 홈 경기가 열릴 때면 거의 빠짐 없이 찾아와 응원했다. 비장애인도 쉽지 않은 일일텐데 그가 이렇게 20년 넘게 꾸준히 전자랜드를 사랑한 것은 앞을 볼 수 없었는데도 관중석의 열정과 흥분이 마냥 좋았고 전자랜드 선수들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30일 삼성과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가 열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는 경기를 앞두고 명예선수 1호로 김민석(31)씨를 위촉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유도훈 감독이 등번호 3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증정한 뒤 벤치 멤버들까지 모두 그를 에워싸고 기념촬영을 했다. 32번을 택한 것은 자신의 한국나이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함석훈 장내 아나운서는 “김씨가 3년 전부터 병세가 악화돼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점을 관중 여러분이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김씨는 유치원을 다니던 다섯 살 때 머리 속에 생긴 혹을 제거한 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세상이 검게 바뀌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은 앞을 전혀 볼 수 없고 빛과 어두움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10년 전 한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전자랜드 형들을 위해 드럼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며 드럼 스틱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또 프로야구 SK와 두산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1997년 2월의 어느날처럼 그는 이날도 휠체어에 앉은 채로 어머니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팀이 파죽지세로 창단 첫 우승을 향해 진군하는 순간을 함께 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 및 사무국 모두가 감사의 뜻을 담아 김씨를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명예 선수 1호로 위촉하며 감사패를 전달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루게릭병과 싸우다 세상을 떠난 박승일 전 모비스 코치가 KBL 명예사원으로 위촉된 일은 있지만 구단 차원에서 명예 선수를 위촉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김성헌 전자랜드 사무국장은 “병원에 확인해 오늘 경기장에 나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느라 아침에야 위촉식 행사를 확정했다. 김씨가 우리 팀이 창단 첫 챔피언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함께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며 삼성을 102-85로 제압하며 kt를 밀어내고 단독 2위가 됐다. 선두 현대모비스가 오리온에 70-80으로 지며 2연패, 격차를 5.5경기로 줄어들었다. 유도훈 감독은 경기 뒤 “찰스 로드가 두 경기째인데 전보다 나아졌다. 개인 훈련을 해왔다는 말에 믿음이 간다. 팀 전체로는 사흘 정도 쉰 다음 경기를 하면 좋지 못했고, 큰 점수 차로 앞서면 막판에 흐트러지는 모습이 나타나는 징크스가 있었는데 둘다 해결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상대가 지친 데다 부상 선수도 있어 오늘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겠다”고 조심스러워했다. KGC인삼공사는 안양 홈에서 SK를 83-78로 따돌리고 상대를 8연패에 빠뜨렸다. 경기 전 듀안 섬머스가 부상으로 빠졌고 경기 막판 최준용마저 발목을 부여잡고 드러누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사진 전자랜드 구단 제공
  • 부시 “아버지는 춤 못 췄지만 가장 빛난 불빛”… 찬사·유머로 작별

    부시 “아버지는 춤 못 췄지만 가장 빛난 불빛”… 찬사·유머로 작별

    “브로콜리 못 먹는 습관까지 물려주셨지만 역사는 명예롭고 위대한 신사로 기록할 것” 트럼프, 대선 맞수 힐러리와는 악수 안해 전용기로 텍사스 운구 뒤 부인·딸 곁으로 “눈을 감기 직전 아버지가 한 마지막 말은 ‘나도 사랑해’였다.”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부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꾹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우리에게 그는 ‘천 개의 불빛’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이었다”고 아버지 부시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다. ‘천 개의 불빛’은 부친이 1988년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면서 민간의 봉사활동 단체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쓴 것으로, 이들 단체가 더 나은 미국을 만드는 불빛이 되고 있다는 의미로 자리잡으면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것은 큰 차와 거액의 통장 잔액이 아니라 신의와 사랑’이라고 강조한 고인의 대통령 취임사를 인용했다. 이어 “최고의 아버지”라고 말하는 순간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잇지 못하다 울먹이며 “아버지는 로빈을 안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로빈은 3세 때 백혈병으로 숨진 여동생이며, 모친 바버라 부시 여사는 지난 4월 별세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아버지는 우리에게 완벽에 가까웠지만 정말 완벽하진 않았다”면서 “그의 (골프) 쇼트게임과 춤 실력은 형편없었고, 채소 특히 브로콜리를 못 먹었는데 이 결함은 우리에게까지 유전됐다”고 고백해 미소를 이끌어 냈다. 이어 85세에 쾌속정을 타고 대서양에서 스피드를 즐기고 90세에 공중낙하에 도전한 일, 아흔이 넘어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병실에 몰래 들여온 보드카를 마신 일화를 소개했다. 부시 전 대통령 전기를 집필한 역사학자 존 미첨,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앨런 심프슨 전 상원의원 등도 추도사를 낭독했다. 미첨은 “아버지 부시의 인생 신조는 진실을 말하고, 남을 탓하지 말고, 용서하고, 정도를 지키라는 것”이라며 “그는 마지막 위대한 군인, 정치가였다”고 경의를 표했다. 2007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장례식 이후 11년 만에 국장(國葬)으로 치러진 이날 장례식은 흑인 최초로 미 성공회 주교에 오른 마이클 커리 주교의 집전으로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1시 15분에 끝났다. 장례식장 맨 앞줄에는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자리 잡았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존 메이저 전 총리,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각국 사절단도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옆 자리의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와 악수했지만, 그 옆에 앉은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는 악수도 하지 않았다. 지난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AP통신은 “백악관 경험을 공유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은 통상적으로 특별한 동지애를 형성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인의 유해는 대통령 전용기에 실려 장지인 텍사스로 향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6일 텍사스 A&M 대학의 조지 H W 부시 도서관·기념관 부지에 묻힌 부인과 딸 곁에 안장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독수리훈련 사실상 유예…비핵화·평화모드 살린다

    한·미 군 당국이 내년 예정된 연합훈련인 독수리 훈련(FE)을 유예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훈련이 유예된다면 지난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등이 유예된 데 이어 다섯 번째 한·미 연합훈련 유예다. 한·미 강경 보수층에서는 연합 훈련 유예가 안보 공백을 야기할 것이라고 공격하지만, 정작 안보에 가장 민감한 군 당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과 평화무드를 위해 전폭적으로 힘을 싣는 모습이다. 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내년 3월 연합 지휘소연습(CPX)인 키리졸브(KR) 연습은 시행하되, 동시에 실시하는 독수리 훈련은 사실상 유예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대화 촉진 등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독수리 훈련에 미군 전력을 참가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수리 훈련이 취소되면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군의 핵추진항공모함과 스텔스 전투기 등 주요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되지 않는다. 독수리 훈련은 한·미 연합전력이 참가하는 실기동훈련(FTX)이다. 이 훈련을 유예하게 되면 우리 군은 미군 없이 독자적으로 별도의 훈련을 소화할 전망이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독수리 훈련에 대해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규모를 줄여서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도 같은 달 26일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을 중단하겠다”며 “이번 조치는 북한의 비핵화를 다루기 위한 외교적 공간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잇따른 한·미 연합훈련의 유예와 미군 당국자들의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비핵화 회담에 나오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의 진행과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비핵화를 위한 기회의 문이 점점 닫혀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 유예 또는 축소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는 게 중요한 문제라고 인식한 것”이라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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