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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00억’ 찰스 3세 대관식 무리했나…군인들 실신 속출

    ‘1700억’ 찰스 3세 대관식 무리했나…군인들 실신 속출

    찰스 3세 국왕이 대관식을 치르며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선포했다. 왕세자 책봉 65년 만이다. 70년 만에 열린 영국 국왕 대관식은 최소 1억 파운드(약 1700억원)이상의 세금으로 치러졌다. 현재 가치로 5600만파운드(약 944억원)로 추산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비용의 두 배에 달한다. 이날 현장에서는 안타까운 장면이 포착됐다. 의전 병력으로 행사에 투입된 군인이 갑자기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그대로 담겨 충격을 줬다. 4000명 이상의 의전 병력이 버킹엄 궁전으로 돌아가는 찰스 왕과 카밀라 왕비를 호위한 가운데, 귀환 행렬에 참여하려고 대기하던 군인들이 풀썩 쓰러지는 모습이 다수 나와 시민의 안타까움을 샀다. 군인들이 쓰러진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날 오전 3시까지 리허설을 하며 오랫동안 불편한 복장을 한 채 부동 자세로 서 있었던 데다 테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압박감에 졸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운구 행렬에 대기하던 영국 공군(RAF) 군악대 대원이 실신해 쓰러져 주변의 도움을 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나의 왕이 아니다” 반대 구호도 왕실을 반대하는 이들의 “나의 왕이 아니다”란 구호도 울려 퍼졌다. 이번 대관식은 혈세 낭비 논란은 물론 왕실 존립을 반대하는 이들의 비난을 샀다. 찰스 3세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고 대관식에서 말했지만, 왕의 존재 자체가 오래된 권력과 특권의 상징일 뿐이라고 군주제 반대주의자들은 강조했다. 찰스 3세의 개인 재산은 최소 18억 파운드(약 3조원)가 넘으며, 이번에 상속받은 재산도 5억 달러(약 700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지만 법에 따라 상속세를 면제받았다. 영국 의회로부터 연 8600만파운드의 왕실 보조금을 지원받지만 세습 부동산에서 나오는 배당금은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 군주제 폐지 시민단체 ‘리퍼블릭’은 “국민 대표가 국가 원수가 돼야 한다”며 2000명 이상 모여 시위를 벌이다 트래펄가 광장 주변에서 그레이엄 스미스 대표가 체포됐다. ‘나의 왕이 아니다’ ‘왕정 폐지’라고 새겨진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대관식 반대 시위를 벌인 리퍼블릭 측은 경찰이 아무런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대관식이 진행된 토요일 런던에는 1만 1500명 이상의 경찰이 동원됐고, 얼굴 인식 기술도 사용됐다. CNN은 이날 대관식 동안 영국 경찰이 시위와 공공질서 위반 등의 혐의로 52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 찰스 3세 대관식날 체포된 사람들… “내 왕이 아니다” 외쳤다가 징역 살 수도

    찰스 3세 대관식날 체포된 사람들… “내 왕이 아니다” 외쳤다가 징역 살 수도

    70년 만에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거행된 6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노란색 옷을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체포됐다. 군주제에 반대하는 이들은 ‘내 왕이 아니다’(Not My King) 시위를 준비하던 중 경찰에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BBC·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반(反)군주제 캠페인 단체인 ‘리퍼블릭’ 소속 사람들이 이날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됐다. 이 단체는 대표인 그레이엄 스미스를 포함해 6명이 이날 오전 7시 30분쯤 광장 근처에서 손팻물을 내리던 중 이유도 말하지 않은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 이날 시위대를 위한 음료와 손팻말 등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찰스 3세(74)의 대관식을 앞두고 영국에서는 지난 3일 도로·철도 등을 막는 시위대를 최대 12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질서법이 발효됐다. 또한 영국 내무부는 리퍼블릭 등 반군주제 단체들에 “공공질서법에 관해 회원들에게 알려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체포에도 불구하고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의 반군주제 단체 대표를 포함해 각지에서 모인 약 2000명의 시위대가 트래펄가 광장의 찰스 1세 동상 근처에 모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찰스 1세는 왕권 강화를 위해 의회를 해산시켰다가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인물이다. 한 트위터리안은 이들의 체포 소식을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경찰이 반군주제 시위대를 체포하고 손팻말을 훔치고 있다”며 “사람들이 푸드뱅크(무료급식)에 줄을 서고 학교가 무너지는 동안 상상할 수 없는 부를 갖고 태어났다는 이유로 한 남자가 국가 원수가 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조차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영국에서는 지난 3일 도로·철도 등을 막는 시위대를 최대 12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질서법이 발효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대관식 비판 시위 등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현지 보안 당국은 대관식을 앞두고 수천여명의 경찰을 투입하면서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당국은 이 같은 철통 보안을 ‘황금보주 작전’(Operation Golden Orb)으로 명명했다. 보주(寶珠·구체로 된 장식품)는 찰스 3세가 왕좌에 앉을 때 양손에 홀(笏·scepter)과 함께 드는 것을 일컫는다. 경찰 당국은 성명을 통해 “대관식을 앞두고 주말 전후로 2만 9000명 이상의 경찰이 배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하루 규모로는 수십년 만에 가장 많이 투입되는 경찰력이다. 한편 왕세자로 거의 평생을 대기했던 찰스 3세는 마침내 이날 대관식을 치르고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가 됐다.
  • 70년 만에 대관식 맞춰… 찰스 3세, 英연방 12개국 식민 지배에 고개 숙이나

    70년 만에 대관식 맞춰… 찰스 3세, 英연방 12개국 식민 지배에 고개 숙이나

    영연방 12개국 원주민 대표들이 국왕 대관식을 앞둔 찰스 3세에게 식민 지배에 대한 공식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앤티가바부다,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 호주, 바하마, 벨리즈, 캐나다, 그레나다, 자메이카, 파푸아뉴기니,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등 영연방 12개국 원주민 대표는 ‘사과, 배상, 유물·유해 송환’이라는 제목의 공동 서한을 찰스 3세에게 보냈다. 서한에는 “6일 대관식에 맞춰 영국 국왕 찰스 3세에게 원주민과 노예 민족에 대한 대량학살과 식민 지배의 끔찍한 영향을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혀 있다. 이 서한에 서명한 노바 페리스 전 호주 노동당 상원의원은 “왕실에 힘든 대화일 수 있지만 변화는 경청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남아공의 일부 활동가들이 ‘아프리카의 별’로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의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4일 보도했다. 영국 국왕 대관식에 쓰이는 ‘십자가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530캐럿의 다이아몬드 ‘컬리넌1’이 박혀 있다. 영연방은 영국 본국과 식민지였던 독립국 56개국으로 구성된 연합체로 이들은 영국 식민주의 유산과 결별하고 싶어 한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생전 식민 지배 시절 노예 문제에 관해 사과하지 않고 사망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노예제도에 대한 영국의 역할에 사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찰스 3세는 2018년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해 “노예무역이라는 잔혹 행위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며 노예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英 국왕 대관식 앞두고 영연방 원주민 대표들, 찰스3세에 식민지배 사과 요구

    英 국왕 대관식 앞두고 영연방 원주민 대표들, 찰스3세에 식민지배 사과 요구

    영연방 12개국 원주민 대표들이 국왕 대관식을 앞둔 찰스 3세에게 식민 지배에 대한 공식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앤티가바부다,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 호주, 바하마, 벨리즈, 캐나다, 그레나다, 자메이카, 파푸아뉴기니,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등 영연방 12개국 원주민 대표는 ‘사과, 배상, 유물·유해 송환’이라는 제목의 공동 서한을 찰스 3세에게 보냈다. 서한에는 “6일 대관식에 맞춰 영국 국왕 찰스 3세에게 원주민과 노예 민족에 대한 대량학살과 식민지배의 끔찍한 영향을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혀 있다. 이 서한에 서명한 노바 페리스 전 호주 노동당 상원의원은 “왕실에게 힘든 대화일 수 있지만 변화는 경청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영연방은 영국 본국과 식민지였던 독립국 56개국으로 구성된 연합체로 이들은 영국 식민주의 유산과 결별하고 싶어한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던 대영제국은 16세기부터 담배·설탕·목화 등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노예를 활용하다가 이후 아메리카 등에 직접 노예를 수출하는 노예무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생전 식민지배 시절 노예문제에 관해 사과하지 않고 사망했다. 리시 수낵 영국총리도 최근 영국 정부가 노예제도에 대한 영국의 역할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찰스 3세는 2018년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해 “노예무역이라는 잔혹 행위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며 노예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 있다.
  • 65년 만에 등장한 ‘운명의 돌’… 간소·변화 더해진 ‘왕관의 무게’

    65년 만에 등장한 ‘운명의 돌’… 간소·변화 더해진 ‘왕관의 무게’

    오는 6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은 70년 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 비하면 행사는 간소화됐지만 현대적 가치가 다양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74세의 찰스 3세는 즉위 8개월 만에 치러지는 대관식에서 65년간 기다린 왕관을 쓰고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만천하에 알린다.대관식은 6일 오전 11시 1000년의 전통에 따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진다. 찰스 3세 국왕 부부가 탄 마차가 버킹엄궁에서 출발하는 ‘왕의 행렬’로 막이 오른다. 찰스 3세의 행렬은 버킹엄궁∼더 몰(1㎞ 길이 도로)∼트래펄가 광장∼정부중앙청사(화이트홀) 앞 도로∼웨스트민스터 사원 2.1㎞ 구간의 약 30분 거리 왕복으로 짧아졌다.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대관식은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캔터베리 대주교가 국왕을 소개하며 승인을 요청한다. 참석자들은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를 외치며 화답한다. 군주로서 신에게 약속하는 ‘서약’을 하고 나면 대주교가 대관식 의자에 앉은 국왕의 머리, 손, 가슴에 성유를 바른다. 국왕이 보주와 홀 등 왕을 상징하는 물품(레갈리아)을 들고 있으면 대주교가 머리에 대관식 왕관(성 에드워드 왕관)을 씌워 준다. 대관식 의자 아래에는 고대 스코틀랜드 왕권을 상징하는 ‘운명의 돌’이 들어간다. 대관식 종료 후 ‘황금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돌아온 찰스 3세 부부는 왕실 가족들과 발코니에 나와 인사를 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5일엔 버킹엄궁 리셉션, 7일엔 배우 톰 크루즈, 안드레아 보첼리 등이 출연하는 윈저성 콘서트가 있다. 이번 대관식은 인플레이션 등 영국의 경제 악화 등을 고려해 초대 인사도 각국 정상급 인사와 왕족 등 2000명으로 대폭 줄였다. 1953년 6월에 치러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 국내외 8000명이 초청됐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1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번 대관식 행사 비용이 최소 1억 파운드(약 1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납세자가 지출하기에 과도한 금액’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9일 전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참석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도 방문 계획을 밝혔다. 왕족 중에는 스페인, 스웨덴 등의 국왕과 일본 왕세제 등이 찾는다.찰스 3세는 무게 2.23㎏에 보석 444개가 박힌 성 에드워드 왕관을 쓴다. 1661년 찰스 2세 대관식 때 처음 사용된 에드워드 왕관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썼다. 너무 무겁기 때문에 대관식 행렬 때는 무게 1㎏ 제국 왕관으로 바꿔 쓴다. 이번 대관식을 앞두고 왕실은 역대 왕들의 노예제 관련 과거에 관한 조사에 역대 처음으로 적극 협력한다는 소식도 발표했다.
  • 20세기 ‘과학 어벤저스’가 그랬듯…AI, 인류에 빛일까 어둠일까

    20세기 ‘과학 어벤저스’가 그랬듯…AI, 인류에 빛일까 어둠일까

    흑체복사·상대성이론·양자역학 ‘물리학 전성시대’로 이끈 성과들‘원폭 투하’ 최악의 역사도 만들어시장 요구가 현대과학 발전 동력과학자, 시장의 요구 부추기기도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는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무엇이든 있었지만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역사는 어떤 이에게는 찬란했겠지만, 다른 이에게는 절망의 시대로 기억되기도 한다. 과학의 역사에도 이런 양면성이 분명히 있다.‘불확실성의 시대’의 부제가 ‘찬란하고 어두웠던 물리학의 시대 1900~1945’라고 붙은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19세기 말 물리학계에서는 ‘물리학의 완성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기대감과 함께 ‘더이상 연구할 것이 없는 한물간 학문’이라는 인식이 공존했다. 그렇지만 20세기 시작과 함께 그런 생각에 균열이 시작됐다. 이제는 연구소 이름으로 더 익숙한 독일의 이론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1900년 10월 7일 수많은 과학자가 찾아 헤맸던 흑체복사 공식을 만들어 냈다. 사생활에서도 학문적으로도 보수적이었던 플랑크는 자신의 발견이 그토록 지켜 왔던 근대 물리학의 체계를 뒤흔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는 플랑크가 흑체복사 이론을 만든 1900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되는 1945년까지 현대물리학의 역사와 주요 장면, 인물을 시간순으로 보여 준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라는 현대물리학의 두 기둥이 세워지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보는 듯 생동감 있게 묘사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저자는 20세기 초반을 ‘경이로운 시대’로 만든 성과들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인류를 두려움을 떨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영국 런던대 과학기술학(STS) 교수 존 에이거가 쓴 ‘20세기, 그 너머의 과학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기술한 내용을 포함해 냉전시대 우주개발 경쟁, 사이버네틱스, 인공지능, 생명공학까지 최근 100년을 훌쩍 넘는 시대 전반의 과학사를 살펴보고 있다. 그렇지만 ‘불확실성의 시대’와는 결이 다르다.20세기 과학의 발전은 이전 시대처럼 과학자의 호기심과 의욕이 추동한 것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이라는 시장의 필요에 따라 발전해 온 부분이 더 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과학자들이 시대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이끌려 갔다는 시각이 강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면도 있지만 과학자 스스로 국가와 시장의 필요를 부추겨 왔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는다. 최근 들어 과학자들의 연구에 일반인들이 참여하고 과학기술정책 형성 과정에도 시민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시민과학’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의 여러 과정에 대중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과학 성과에 맹목적으로 열광을 보내는 태도보다는 과학기술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우선돼야 한다. 물론 대중이 과학자들처럼 어려운 과학이론을 일일이 알 필요까지는 없다. 현대 과학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형성돼 왔는지를 이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이 두 책은 과학기술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반드시 읽어 봐야 한다.
  • 고속도로 옆 떠 있는 하얀 벽… ‘삼각형 카페’ 일상 벗어나다[건축 오디세이]

    고속도로 옆 떠 있는 하얀 벽… ‘삼각형 카페’ 일상 벗어나다[건축 오디세이]

    영동고속도로를 따라가다 경기 여주 인근을 지날 때면 고속도로변으로 대형 물류창고들이 눈에 들어온다. 의류회사, 등산용품 전문회사, 물류회사 등 익히 봐 온 상표를 단 물류창고들 사이로 떠 있는 흰 벽이 눈에 들어온다. 아무런 표시도 없어 더 눈에 띄는 흰 벽은 고속도로와 평행선으로 달리기 시합을 하는 듯하다. 도대체 뭐 하는 곳일까?공중에 떠 있는 흰색 가로 벽이 전부인 이곳은 ‘카페 바하리야’다. 이런 데서 카페를 하면 누가 찾아올까 싶지만 괜한 걱정이다. ‘여주의 독특한 카페’로 인스타그램에서 이름난 곳이다. “처음 대지를 방문했을 때 너무 황당했어요. 이런 땅을 왜 사셨을까 궁금했죠. 자동차는 쌩쌩 달리고 물류창고와 그곳을 드나드는 거대한 트레일러 말고는 주변의 맥락에서 건축적 모티브를 찾기도 힘들었습니다.” 고속도로변에 자리잡은 카페 바하리야를 설계한 민워크샵 건축사사무소 민우식 소장은 “너무 삭막해 상업 공간이 들어서기엔 적절치 않은 입지라는 것이 첫인상이었다”고 말했다.고속도로변이라 진입이 불편하고 주변에는 기능에 충실하게 지어진 무뚝뚝한 물류창고뿐이다. 길도 잘 닦이지 않아 울퉁불퉁하고 건초 덤불이 있는 노지에 옆으로는 자동차가 쌩쌩 지나가는 데다 부지는 꼬리가 달린 삼각형 모양이었다. 꼬리 부분에 건축주의 주택을, 삼각형 땅에는 카페를 짓고 싶다는 건축주도 ‘이런 땅에 지어도 되는지’ 의구심을 표할 정도로 부지의 조건은 좋지 않았다. 민 소장은 “첫인상에 부지가 너무 삭막했지만 어려운 것을 풀어내야 하는 것에서 오히려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고속도로라는 메인 콘텍스트와 부지의 형태에서 디자인 구상은 순식간에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이 대지를 지나가는 데 불과 2, 3초밖에 안 걸리는데 어떻게 하면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인지하게 하느냐가 가장 큰 과제였다”고 떠올렸다. 사물을 인지하는 순서는 색깔, 형태, 재료의 순인데 색깔로 포인트를 주려면 너무 과감해야 하고, 어떤 독특한 형태를 만들어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만다. 그래서 고속도로에서 볼 때 대지의 길이에 아무 표시도 없는 흰색 덩어리를 띄워 놓는 것이 눈길을 잡아끄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이런 아이디어를 건축주가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떠 있는 벽을 가진 삼각형의 공간’인 카페의 디자인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금세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됐다. 민 소장은 1층을 필로티 구조로 건물을 땅에서 들어 올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눈높이와 건물의 높이를 맞췄다. 그리고 대지의 모양을 따라 한 변이 30m인 정삼각형의 매스를 배치하고, 고속도로변과 평행한 대지의 가장 긴 변에 길이 50m, 높이 4m의 떠 있는 하얀 벽을 만들었다. 고속도로 쪽에서 보면 물류창고와는 대조적으로 아무런 사인도 없는 흰색의 가로로 긴 벽이 공중에 떠 있는데 그 안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미니멀 디자인으로 유명한 ‘무지’(MUJI)처럼 디자인 없는 디자인은 이 장소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필로티 구조의 1층에 주차를 하고 오른쪽에 있는 계단을 오르면 20m 길이의 매달린 경사로를 만난다. 계단과 경사로가 만들어 내는 지그재그의 기하학적인 산책로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백색이 주조를 이루며 마치 무균질의 공간에 온 것 같다. 온 길을 돌아보면 경사로도, 난간도, 벽도 모두가 백색 톤이다. 나무 한 그루 심지 않은 채 자연석만 몇 덩어리 무심한 듯이 놓여 있는 하얀 모래로 된 정원과 차분하게 하늘이 반사되는 수(水) 공간을 배경으로 카페 건물이 서 있다. 가볍고 경쾌한 철제 T바를 기둥으로 삼고 나머지를 유리로 처리한 건물은 투명성을 극대화하면서 안과 밖의 경계를 사라지게 했다. 삼각형의 한 변인데 처음 간 사람은 입구를 찾기가 힘들다. 민 소장은 “삼각형의 단순한 형태여서 입구를 일부러 세 군데로 분산해 이용객들의 내부 동선을 자유롭게 하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삼각형의 공간에 들어가면 가운데에 서비스 공간과 화장실이 있고 각 변에 테이블이 놓여 있다. 한쪽은 아주 정적인 모래 정원과 연못을 바라보게 되고, 다른 쪽은 속도감이 있는 고속도로를 향하고 있다. 나머지 하나는 천장에 일직선으로 뚫린 공간에서 나무 벽을 타고 자연광이 바닥에 일자로 떨어지도록 만든 ‘빛의 복도’다. 비어 있는 삼각형 안에 고요함과 속도 그리고 빛이 공존하는 셈이다. 카페를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모래 정원과 연못을 바라보는 쪽이다. 그다음이 고속도로 풍경을 바라보는 쪽이다. 제일 마지막으로 자리를 찾는 곳이 ‘빛의 복도’인데 실상은 민 소장이 가장 공들여 디자인한 공간이다. 민 소장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빛의 밝기와 선의 굵기가 달라지게 했는데 오랫동안 머물면서 그런 것을 감지하는 사람들은 없고, 짧은 시간 동안 머물면서 사진을 찍는 데 집중하다 떠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빛의 복도 말고도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지만 내부 공간을 들여다보면 많은 디테일이 숨어 있다. 단순한 삼각형의 내부에 화장실의 모양은 사각형으로 만들었다. 그것도 약간 비뚤어진 사각형이다. 내부 벽면의 벽돌은 밝은 베이지색이다. 한쪽 면에는 일반 시멘트 벽돌을 사용하고 바닥에도 같은 벽돌을 깔았으며 주방 창고 뒤쪽의 벽면엔 흡음 벽돌을 사용해 소리가 울리는 것을 최소화했다. 가구도 모두 백색 톤이다. 독특한 원형 테이블을 민 소장이 직접 디자인한 것이다. 민 소장이 공간을 풀어내는 방식이 매우 짜임새 있으면서 작가주의 성향이 엿보이는 것은 그의 교육 이력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민 소장은 미국에서 미술대학을 나와 귀국한 뒤 디자인회사에서 7년 정도 일하다 30대 초반에 다시 유학을 떠나 건축을 공부했다. 처음부터 건축을 전공하지 않았던 것은 가족 중에 건축가가 많아 다른 것(순수회화)을 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부친은 한국 인테리어 산업의 개척자로 꼽히는 건축가 민영백(민설계 회장)이고, 정치인으로 더 알려진 건축가 김진애 박사가 그의 이모다. 종국에 가서 건축을 선택하게 된 것은 ‘물보다 진한 피’ 때문이겠다.“언젠가는 건축을 하게 되리라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다”는 그는 “이왕에 늦게 공부하러 가는 것인데 남들과는 좀 다르게, 하지만 제대로 해 보자고 생각하고 학교를 물색한 끝에 창의성을 우선하면서도 ‘메이커’의 정신을 배양하도록 독려하는 학풍이 마음에 들어 크랜브룩 예술대학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크랜브룩 예술대학 건축과에서 공부했다. 크랜브룩 예술대학은 핀란드 출신의 건축가 엘리엘 사리넨(1873~1950)이 설립했고 그의 아들 에로 사리넨을 비롯해 찰스 임스, 에드먼드 베이컨 같은 저명한 건축가, 디자이너와 도시계획 전문가 등을 배출한 곳이다. 카페 바하리야의 장소적 특징은 고속도로변이라는 것인데 이런 핸디캡이 더이상 핸디캡이 아닌 것은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시 외곽의 대형 카페’가 공간 트렌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유명 카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특히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한 사진을 찍는 장소로 인기를 끈다. 이왕에 나선 길이니 거리가 먼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장소가 독특할수록 매력 점수를 높게 받는다. 이런 한국형 카페 문화는 ‘카페 건축’이라는 건축 장르를 만들었고 근래에 정점을 찍고 있다.밖으로 다시 나가 마당에 섰다. 고속도로 쪽으로 난 벽에는 풍압을 지지하면서 천막을 걸 수 있는 로드 바와 야외 기둥 같은 장식이 보인다. 대담하고 단순한 구조와 형태를 강조하기 위한 장식이자 구조라고 설명한다. 아무런 식재가 없는 사막풍의 조경은 대담하고 단순한 건물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본의 료안지 사찰의 모래 정원도 떠오른다. 민 소장은 “일본의 사찰 조경을 본뜬 것은 아니고 건축주의 한정된 예산을 고려해 아이디어를 낸 것인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이곳을 상징하는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카페 이름인 바하리야는 돌이 흩뿌려진 이집트의 사막이라고 한다. 일본이든, 이집트든 관계없이 사람들은 고속도로변에서 느끼는 이국적인 분위기 때문에 바하리야를 찾는다. 일상의 탈출을 위해 더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주식시장의 화두 ‘2차전지’…“군중심리 과열에 주의해야”[강보영 PB의 생활 속 재테크]

    “사람들은 꿀단지에 파리가 모여들듯 튤립 투기에 뛰어들었다. 모두가 튤립 호황이 영원할 것으로 착각했고, 전 세계의 부가 네덜란드로 몰려들 것으로 생각했다. 귀족과 도시 주민은 물론이고 농부, 기계공, 선원, 심지어 굴뚝 청소부까지 튤립 투기에 나섰다.” 19세기 영국의 언론인·작가로 활동했던 찰스 매케이는 ‘대중의 미망과 광기’라는 책에서 17세기 튤립 파동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튤립 파동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과열 투기 현상으로, 사실상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으로 인정된다. 자산시장에서 군중심리는 투자하려는 자산 가격을 왜곡시키고 투자 손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주식시장의 화두인 2차전지 종목에서도 군중심리에 의한 과열이 관측된다. 2차전지 기업들은 최근 52주 신고가를 지속적으로 경신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닥 종목 시가총액 1~3위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엘앤에프는 모두 2차전지 관련 업체다. 에코프로는 연초 11만원에서 11일 종가 기준 76만 9000원까지 뛰어 59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종목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넉 달여간 1조원이 넘었다. 에코프로의 최근 분기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518배에 달한다. 반면 코스닥의 12개월 선행 PER은 현재 16배 수준이다. 이는 본전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데 16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에코프로가 코스닥에 상장된 다른 기업들보다 매년 30% 이상 빠짐없이 높은 성장률을 보이지 않는다면, 10년 내에는 코스닥 다른 기업들과 평균적인 키 맞추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2차전지 관련 기업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천정부지로 오르는 주가의 끝은 미지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누구나 아는 성공 투자의 원칙이지만, 실제로 투자해 보면 실천하기가 무척 어렵다.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면 방망이를 짧게 잡아야 한다. 주가 하락 시, 주식가격의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만나는 시점을 매도 시점으로 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최근에 해당 업종에 진입한 신규 진입자는 목표 수익률을 낮게 잡고, 이를 달성했을 때 욕심부리지 않고 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손절을 하기 위한 하락 감내 손실률도 정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군중의 심리 변화가 지금과 다른 방향으로 갔을 때 손실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불확실성의 시기에 계좌잔고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숫자와 데이터다. KB국민은행 부산PB센터 PB
  • 요양시설서 숨진 톱스타 친오빠…사망 원인 밝혀졌다

    요양시설서 숨진 톱스타 친오빠…사망 원인 밝혀졌다

    세계적 팝스타 마돈나(64)의 친오빠 앤서니 치코네의 사망 원인이 밝혀졌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사망한 앤서니는 호흡 부전과 인후암의 합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흡연이 사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앤서니는 마돈나의 2살 위 오빠다. 그는 알코올 중독과 싸워오다 지난 몇 년간은 집 없이 떠돌아다니며 다리 아래에서 노숙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앤서니는 지난 2월 사망했을 당시 미국 미시간주의 한 요양 시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마돈나가 비용을 부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돈나는 추모글을 통해 “어린 소녀였던 내게 찰리 파커, 마일즈 데이비스, 불교, 도교, 찰스 부코스키, 리처드 브라우티건, 잭 케루악 등을 알게 해줘 고맙다. 확장적인 사고도 하게 해줬다. 오빠는 중요한 씨앗을 심어줬어”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 봄, 꽃, 선율~ 통영국제음악제 오늘 개막

    봄, 꽃, 선율~ 통영국제음악제 오늘 개막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핀 봄꽃과 함께 경남 통영에서 펼쳐지는 국내 최대 현대음악 축제가 31일 개막한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통영국제음악제는 ‘경계를 넘어’를 주제로 다양한 음악이 준비됐다. 진은숙 예술감독은 “2023 통영국제음악제는 장르, 시대, 서로 다른 음악 세계, 동과 서 등의 경계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 9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클래식과 현대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가 선보일 예정이다. 체코를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온드레이 아다멕, 그리스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상주 작곡가와 연주자로 참여한다. 김선욱과 카바코스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죄르지 리게티와 탄생 150주년을 맞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주요 작품들을 연주한다. 31일 오후 7시 개막 공연에서는 현대음악 전문 지휘자로 유명한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른다. 모리스 라벨의 ‘권두곡’, 루치아노 베리오의 ‘신포니아’, 찰스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차례로 연주할 예정이다. 4월 9일 오후 3시 폐막 공연에선 말러 교향곡 1번과 더불어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인 진은숙이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정적(靜寂)의 파편’을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의 협연으로 아시아 초연한다. 축제 기간 중 2022 시벨리우스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2022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한재민 등 국내 젊은 연주자를 비롯해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통영의 봄을 아름다운 선율로 채운다.
  • 이 가발 ‘머릿니’ 때문에 나왔다고?

    이 가발 ‘머릿니’ 때문에 나왔다고?

    인간은 오랫동안 자신을 신의 형상대로 빚어져 창조의 정점에 있는 존재라고 여겼다. 19세기 말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하면서 이런 믿음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러나 인류 역사의 시작과 함께 이미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 동물이 있었으니, 바로 ‘머릿니’다. 머릿니에게 인간은 그저 먹고살고 번식할 수 있게 해 주는 거대한 집일 뿐이다. 머릿니를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머리카락을 없애는 것이다. 반질반질하게 머리를 밀고 난 뒤 허전한 머리를 장식하기 위해 ‘가발’을 생각해 냈다. 가발은 머릿니들이 더 살기 좋은 환경이어서 머릿니 박멸에 실패했다는 부분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온다. 인간이 오해하고 있는 동물 중 하나는 ‘피라냐’다. 영화 ‘007 두 번 산다’에서는 제임스 본드를 제거하는 데 실패한 부하를 피라냐가 우글거리는 물속으로 던져 버리는 악당 두목이 나온다. 대놓고 피라냐를 제목으로 한 공포 영화도 적지 않다. 실제 브라질의 어느 호수에서 6개월 동안 피라냐가 사람을 공격한 사건이 190건이나 됐다고 한다. 더군다나 피해자는 모두 아이들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사건 모두 겨우 발가락만 물린 것이란다. 공포 영화처럼 피라냐가 피 냄새에 흥분해 떼거리로 움직이면서 뼈만 남을 때까지 공격한다는 말은 서양인들이 만든 헛소리일 수도 있다.이 책은 그동안 동물들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상식을 바로잡아 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실까지 포복절도할 유머로 다루고 있다. 이쯤 되면 방대한 지식을 풀어놓으면서 동물과 자연에 대한 애정과 독자를 위한 농담까지 빼놓지 않고 있는 저자가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글쓴이는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에서 30년 동안 기자로 일한 사이먼 반스다. 여기서 또 하나의 반전은 저자의 기자 시절 전문 분야가 과학이나 환경이 아니라 스포츠였다는 점이다. 반스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크지만 그것은 양적 차이지 질적 차이는 아니다”라는 다윈의 말을 인용하면서 지구라는 거대한 생태계 속에서 함께 살고 있는 인간과 동물은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지구가 결코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주에서도, 지구에서도, 심지어 욕조나 샤워 부스에서까지. 모낭충이 우리 얼굴 피부에서 함께 살고 있지 않은가”라고 너스레를 떤다. 저자는 1000만종에 이르는 동물 가운데 인간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100종을 골라 이들이 인간사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반스가 고른 동물은 중생대 지구를 지배했던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부터 인간에 의해 멸종된 양쯔강돌고래,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를 비롯해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로아사상충까지 다양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최악의 일을 벌인 사람을 두고 동물에 빗대 욕하는 습관이 사라질 것이다. ‘짐승 같다’는 말이 얼마나 동물들을 욕되게 하는지 이 책은 새삼 느끼게 해 준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가 말의 나라에 다녀온 뒤 사람보다는 동물인 말에 더 공감하게 된 것과 같은 심정이 된달까.
  • 마크롱 “국익 선택에도
개혁 필요성 설득 실패”

    마크롱 “국익 선택에도 개혁 필요성 설득 실패”

    “내가 이 개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느냐? 그렇지 않다. 나는 헌법에 따라 다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없다. 지지율보다는 국익을 선택했고, 떨어진 인기를 감내하겠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발언하며 대국민 설득을 시도했지만 야권과 노동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진행자 2명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35분간 인터뷰에서 국민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연금개혁을 국회 동의 없이 밀어붙인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면서도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노동계의 폭력 시위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헌법 제49조 3항을 발동해 하원 표결을 건너뛴 채 연금개혁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프랑스 사회의 수용 여부는 지금부터 기로에 놓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 상당수가 점심시간에 이뤄진 마크롱 대통령의 TV 인터뷰를 시청해 관심이 뜨거웠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는 프랑스인들이 느끼는 모욕감을 더욱 높였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 이후 연금개혁과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대중 앞에 나선 것은 TV 인터뷰가 처음이었고, 프랑스 국민들이 혐오하는 ‘국민을 가르치는 대통령’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9차 시위도 23일 프랑스 전역에서 열렸고, 공공부문 파업도 가세했다. 철도공사(SNCF)는 고속열차(TGV)는 2대 중 1대, 지역 간 고속열차(TER)는 3대 중 1대꼴로만 운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파리교통공사(RATP)는 지하철 노선을 축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공항 관제사들도 파업에 동참해 오를리 공항에서 항공편 30%가 취소됐다. 청소노조는 오는 27일까지 파업 연장을 결의하면서 파리 시내에는 1만t의 쓰레기가 쌓였다. 올리비에 마를레 공화당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이 노조와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대통령은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마크롱 대통령은 2019년 초 ‘노란 조끼’ 시위 이후 통치 스타일을 바꾸어 풀뿌리 민중의 의견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녹색당의 상드린 루소는 26일로 예정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방문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이 시위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베르사유궁에서 영국 왕과 식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 폴란드 깜짝방문해 우크라 어린이와 탁구 친 윌리엄 왕세자

    폴란드 깜짝방문해 우크라 어린이와 탁구 친 윌리엄 왕세자

    윌리엄(40) 영국 왕세자가 22일(현지시간) 폴란드를 깜짝 방문해 우크라이나 난민과 영국 및 폴란드 장병들을 격려했다. 윌리엄 왕세자는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불과 65㎞ 떨어진 폴란드 남동부 제슈프에서 파병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제슈프는 우크라이나행 군사 원조와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의 경유 중심지이자 난민 탈출로다. 윌리엄 왕세자는 바르샤바로 가서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온 난민 300명을 수용중인 센터를 방문해 난민 아이들과 탁구를 쳤다. 그는 “폴란드 국민들이 보여 준 고무적 인간애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는 영국 국민들의 자유이며 폴란드 국민들의 자유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23억 파운드(3조 7000억원)의 군사원조를 제공한 영국 왕세자의 폴란드 방문은 최근 모스크바에서 반미 결속을 과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서방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지난 2월 찰스 3세 국왕이 영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버킹엄궁으로 초대한 바 있다.
  • “푸틴 공개수배” 체포영장 발부…진짜 법정 설 확률은 [월드뷰]

    “푸틴 공개수배” 체포영장 발부…진짜 법정 설 확률은 [월드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전격 발부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실제 법정에 세울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ICC 전심재판부(Pre-Trial Chamber)는 17일(현지시간)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전쟁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체포영장 발부를 발표했다. 재판부는 또 푸틴 대통령에게 “해당 행위를 저지른 민간 및 군 하급자들에 대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ICC가 공식적으로 러시아 최고위급 인사를 피의자로 특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가원수급으로는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이어 세 번째 ICC 체포영장 발부 사례다. 수사를 총괄하는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우리가 확인한 사건에는 최소 수백명의 우크라이나 아동이 고아원과 아동보호시설에서 납치돼 (러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한 사실이 포함된다”며 “아동 다수가 이후 러시아에 입양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칸 검사장은 이어 “아동들에 대한 러시아 시민권 부여가 신속히 이뤄져 러시아 가정에 수월하게 입양될 수 있도록 푸틴의 대통령령을 통한 법 개정도 이뤄졌다”며 “아이들이 전쟁의 전리품처럼 취급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제이주는 ICC를 설립한 조약인 로마 규정에 따라 범죄로 인정된다. ● 러軍 공습에 엄마 잃은 소녀 “구해줘서 고맙다”? 러시아로 이송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대다수는 헤르손, 하르키우,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남부의 러시아 점령지 출신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아동들의 이름이나 출신지, 러시아 내 거주지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지만 최소 2000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동반자 없이 러시아로 이동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서방언론은 우크라이나 어린이 이주가 러시아의 전쟁명분 선전, 러시아 정체성을 지닌 우크라이나인 육성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한다. 러시아는 지난달 22일 러시아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콘서트에도 수십 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동원했다. 당시 무대에 오른 안나 나우멘코(15)라는 이름의 소녀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어린이 367명을 ‘해방’시킨 걸로 알려진 러시아 군인 유리 가가린에게 “나와 내 여동생 그리고 마리우폴의 어린이 수백 명을 구출해줘서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곧 소녀는 사회자들을 돌아보며 “대사를 잊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후 소녀가 작년 4월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 공습으로 엄마를 잃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선전전에 동원하고 있다는 의심은 더욱 짙어졌다. ● 푸틴 신병 확보 거의 불가능…전범 기소시 상징적 의미 하지만 체포영장이 발부됐더라도 푸틴 대통령 신병 확보는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깝다. 통상 ICC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당사국은 ICC 규정과 자국 국내법상의 절차에 따라 체포 및 인도청구를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2016년 ICC에서 탈퇴한 비당사국(비회원국)이라 자발적 협조를 얻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ICC는 피고인이 참석하지 않은 궐석재판은 진행하지 않으므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언제 개시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따라서 ICC가 푸틴 대통령을 기소한다 한들 그가 실제 법정에 설지는 미지수다. 다만 칸 검사장 16일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치 전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 등 사례를 들며 푸틴 대통령이 결국 법정에 끌려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의지 섞인 전망을 제시했다. 아울러 ICC가 체포영장 발부를 시작으로 푸틴 대통령을 전쟁범죄자로 기소한다면, 국제사회에서 갖는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ICC 회원국들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혐의자면 외국 정부 수반일지라도 체포해서 ICC에 넘겨야 하므로, 푸틴 대통령이 해외 방문을 자제하는 등 외교적 고립도 심화할 전망이다. ● 러시아 “효력 없다” 바이든 “정당하다” 이와 관련해 드미프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ICC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런 종류의 어떠한 결정도 법의 관점에서 무효하고 효력이 없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체포영장 발부에 따라 해외 방문이 우려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이 주제에 대해 더 덧붙일 얘기가 없다”고 답했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ICC의 체포영장 발부가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나와 귀가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이 “명백히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도 ICC의 사법관할권을 인정하지는 않지만 ICC의 체포영장 발부는 우크라이나 침략을 명령하는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이 한 행동을 “매우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그 모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 시진핑 방러 발표 후 푸틴 체포영장 “김 샜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ICC의 체포영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는 중국 외교부의 발표 후 수 시간 뒤에 나왔다. 이에 따라 휴전과 대화 재개를 중재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과시할 무대로 보였던 자리는 졸지에 ‘국제적 전쟁범죄자’와의 회동으로 전락했다. 물론 ICC 체포영장 발부가 중국과 러시아 양국 정상의 만남이나,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즉각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미국과 우크라이나 역시 ICC 당사국이 아니어서다. 하지만 시 주석 입장에서는 이달 10일 국가주석 및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돼 사상 첫 ‘3연임’ 국가주석에 오른 뒤 갖는 첫 외국 방문이란 점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이에 대해 AP 통신은 “중국의 큰 발표(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서 다소간 김이 빠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평화 중재자’로 보이려는 중국의 시도가 이를 계기로 더 많은 비판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AP는 덧붙였다.국제형사재판소, ICC는?ICC는 제노사이드(genocide·소수집단 말살),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죄(crime against humanity) 등 국제사회 공통의 관심사이자 가장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개인’에 대한 사법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설 재판소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국제사회에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체결된 조약인 로마규정에 따라 2002년 7월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설립됐다. 범죄 혐의가 입증되는 경우, 국가원수의 면책특권도 인정하지 않는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일본 등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를 포함해 123개국이 회원국이다. 미국, 중국은 가입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가입했다가 2016년 탈퇴했다.
  • [서울포토] ‘사이클론 강타’… 말라위·모잠비크서 100여명 사망

    [서울포토] ‘사이클론 강타’… 말라위·모잠비크서 100여명 사망

    열대성 폭풍 사이클론 ‘프레디’(Freddy)가 아프리카 대륙을 다시 강타해 말라위와 모잠비크에서 100명 이상 사망했다고 로이터와 AFP, dpa 통신 등 외신들이 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찰스 칼렘바 말라위 재난관리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폭풍으로 상업 중심지인 블랜타이어에서 사망한 85명을 포함해 말라위에서 99명이 숨졌다”며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근 모잠비크에서도 8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현지 보건 당국이 전했다.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고 지난 주말 모잠비크에 상륙한 프레디는 이날 아침 일찍 모잠비크 북쪽의 내륙국 말라위를 강타해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에 라자루스 차퀘라 말라위 대통령은 남부 지역에 ‘재난상태’를 선포하고, 남부 10개 주의 학교에 오는 15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 프레디는 인도양을 가로질러 지난달 21일 아프리카 동쪽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를 강타한 뒤 같은 달 24일 모잠비크에 상륙했다. 이후 프레디는 이례적으로 방향을 틀어 마다가스카르에 재차 상륙한 뒤 더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하고 지난 주말 모잠비크를 다시 휩쓸었다. dpa에 따르면 사이클론 프레디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말라위 99명, 모잠비크 17명, 마다가스카르 18명 등 최소 134명이 사망했다. AP·AFP·로이터·신화 연합뉴스
  • 클린스만 눈도장 ‘꾸욱’…오현규 리그 데뷔골, 황인범 시즌 3호골

    클린스만 눈도장 ‘꾸욱’…오현규 리그 데뷔골, 황인범 시즌 3호골

    스코틀랜드 무대에서 뛰고 있는 오현규(셀틱)가 리그 데뷔골을 터뜨리고, 그리스 무대에서 활약 중인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시즌 3호골을 넣는 등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과의 만남을 앞두고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황인범은 6일(한국시간) 그리스 피레아스의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에서 끝난 레바디아코스와의 2022~23시즌 그리스 슈퍼리그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올림피아코스가 1-0으로 앞선 전반 38분 추가골을 기록했다. 황인범은 코스타스 포르투니스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랐다. 리그에서는 지난 1월 8일 볼로스를 상대로 데뷔골을 터뜨린 이후 2달 만에 나온 득점이다. 황인범은 유로파리그(UEL) 예선에서 기록한 1골을 포함해 시즌 3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전반을 2-0으로 마무리한 올림피아코스는 후반에 4골을 뿜어내며 6-0으로 크게 이겼다. 올림피아코스는 15승8무2패로 승점 53점을 쌓아 선두 아테네(56점)에 승점 3점 차 3위로 뛰어올랐다. 전날 밤 오현규는 스코틀랜드 무대 데뷔골 상대였던 세인트미렌을 상대로 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2022-23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21분 교체 투입된 오현규는 팀이 4-1로 앞서던 후반 36분 페널티킥으로 쐐기골을 하나 더 얹었다.이날 리그 5번째 출전에서 부지런히 전방을 누비던 오현규는 박스 안에서 상대 반칙을 끌어내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 6분 만에 마크 오하라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줘 끌려다니던 셀틱은 전반 38분 세인트미렌의 찰스 던이 퇴장당한 뒤 흐름을 휘어잡았다. 또 후반에만 오현규를 포함해 조타, 앨리스터 존스턴, 리엘 아바다, 맷 오라일리까지 5골을 퍼부으며 역전승했다. 정규리그 7연승을 달린 셀틱은 25승1무1패로 승점 76점을 쌓아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세인트미렌은 6위(승점 37·10승 7무 11패). K리그1 수원 삼성을 떠나 지난 1월 셀틱 유니폼을 입은 오현규는 지난달 12일 스코티시컵 세인트미렌과의 16강전에서 스코틀랜드 무대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승리를 거든 바 있다. 한편, 클린스만 신임 한국 대표팀 감독은 8일 한국에 입국해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24일 콜롬비아와의 친선전이 사령탑 데뷔전이다. 유럽파들은 19~20일 주말 경기를 끝내고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 미중 핵심 전쟁터 된 첨단기술… ‘테크외교 시대’ 선택 기로에 선 한국 [글로벌 인사이트]

    미중 핵심 전쟁터 된 첨단기술… ‘테크외교 시대’ 선택 기로에 선 한국 [글로벌 인사이트]

    미러 ISS 같은 ‘과학외교’ 종언中의 서방 기술 훔치기도 늘어美, 中 견제 기술개발 동맹 활발‘아르테미스’ 韓 등 23개국 참여‘쿼드’ AI 협력… ‘퀀텀’도 韓 빠져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칩의 대중 수출 통제, 중국 자본의 미국 내 기술 투자에 대한 감독 강화, 미국·일본·네덜란드 연합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 반도체 동맹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가속화 등 중국의 기술 굴기를 막으려는 미국의 공세가 거세다. 기술혁명으로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권위주의 중국의 야심에 미국은 민주주의 동맹을 결집해 저지를 위한 그물망을 구축했다. 세계 외교 무대에서 냉전 종식 후 인류 진보와 화합을 상징하던 첨단기술은 이제 미국과 중국이 미래 주도권을 쥐기 위해 휘두르는 핵심 무기가 됐다. 친구와 적을 구분해 선별적으로 편을 가르는 ‘테크외교’(tech diplomacy)가 부상하면서 한국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미국 워싱턴DC 소식통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최근 자국 과학자들에게 중국 연구자와의 합동 연구 및 중국 자본 투자 여부 등을 밝히도록 해 연구의 자유가 저해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며 “과학기술도 네 편과 내 편으로 가르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1989년 냉전 종식 이후 2000년부터 시작된 미러 국제우주정거장(ISS) 공동 운영처럼 세계는 ‘더 큰 화합과 협력’을 위한 과학기술 협력을 강조했다. 이른바 ‘과학외교’(science diplomacy)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 등 서방에서 첨단기술을 훔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인체에 삽입하는 전자 칩을 개발한 찰스 리버(64) 하버드대 화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연구비를 지원받고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2020년 체포됐다. 지난 15일에는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ASML이 중국 법인 직원의 기밀 정보 유출을 적발했다고 밝혔다.첨단기술을 둘러싼 미중 간 각축전이 심화되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테크외교를 전면에 내세웠다. 테크외교는 중국을 배제하고 동맹 파트너와 함께 미국 중심의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는 ‘경제안보’와 맞닿아 있지만, 그보다는 ‘과학기술 개발 경쟁’에 방점이 찍혀 있다. 올해 들어 국무부는 바이오, 슈퍼컴퓨터, AI, 양자(퀀텀)컴퓨팅 등 핵심·신흥 기술과 관련한 외교 정책을 개발하는 조직을 잇달아 신설했다. 미국이 이끄는 중국 견제 성격의 기술 개발 협력은 활발하다. 우주 분야에서 여성과 유색인종을 달에 착륙시킨 뒤 화성에 첫 우주비행사를 보내겠다는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는 한미 등 23개국이 참여 중이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ISS의 미러 공동 운영을 2024년까지 하겠다고 선언했고, 중국은 별도의 ‘톈궁 우주정거장’을 구축하면서 미국과의 우주 경쟁에 독자적으로 뛰어들었다. 또 미국은 지난해 5월 ‘퀀텀라운드테이블’ 정상회의를 열었고 개방성, 민주적 가치, 공정한 경쟁 등을 원칙으로 ‘퀀텀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통상 민주주의와 공정성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할 때 쓰는 표현이다.이어 같은 해 12월 영국 런던 회의에서는 퀀텀 분야 연구원이나 학생들이 다른 회원국에서 연구와 체류를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회원국은 미국과 영국을 포함해 호주,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일본,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등 12개국이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 중 사실상 한국만 배제된 상황이다. 지난해 5월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정상회의에서도 4명의 정상은 AI 기술에 대한 개발 협력에 뜻을 모았다. 미 조지타운대 ‘안보유망기술센터’(CSET)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10년간 쿼드 회원국이 생산한 AI 연구 논문은 총 65만편으로 유럽연합(EU)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논문을 합친 것보다 많다. 보고서는 “일본은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기술, 인도는 ‘데이터 마이닝’(데이터 속 유용한 상관관계를 찾는 기술), 호주는 언어학, 미국은 자연어 처리 등 각국이 협력에 필요한 서로 다른 강점이 있다”고 했다. 한국은 무역 관계에서 미중의 눈치를 동시에 봐야 하지만 과학기술에서는 미국과의 협력 필요성이 훨씬 크다. 워싱턴DC 현지의 한 과학계 인사는 “미국의 10대 국가 기술과 한국의 12대 국가전략 기술이 대부분 겹친다”며 “안보 중심의 한미 동맹을 과학기술 등의 ‘포괄적 동맹’으로 격상하는 정책을 지속해 추진하는 한편 퀀텀라운드테이블과 같이 미국의 핵심 동맹들이 협력하는 다자체제에 최대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런던 거리의 거지” 젤렌스키 英방문 조롱한 러 매체

    “런던 거리의 거지” 젤렌스키 英방문 조롱한 러 매체

    젤렌스키, 영국 깜짝 방문…찰스 3세도 만나英의회서 ‘자유 위한 날개’ 전투기 지원 요청저녁엔 프랑스로 건너가 마크롱·숄츠와 회담러 매체 “정권 지탱 위해 순방 이용” 비꼬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예고 없이 영국을 깜짝 방문한 가운데 러시아 관영 매체가 이를 두고 “런던 거리의 거지”라며 조롱하는 기사를 올렸다. 8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이 같은 제목의 기사에서 “젤렌스키는 그의 어려운 정권을 지탱하기 위해 서방 후원자들로부터 더 많은 재정적·군사적 지원을 구걸하는 해외 방문을 이용한다”고 평가했다. 스푸트니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전히 카키색 셔츠와 카고 팬츠를 있었다”고 묘사하면서 그가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찰스 3세 국왕 등을 만난 일을 영상과 함께 상세하게 전했다. AF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영국은 우크라이나를 처음에 도와준 나라 중 한 곳”이라며 “영국인들의 지지와 수낵 총리의 지도력에 개인적으로 감사하기 위해 런던에 왔다”고 영국 방문 사실을 알렸다. 수낵 총리는 공항에 직접 나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영접했다. 자신의 트위터엔 공항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환영하며 포옹하고 있는 사진도 올렸다. 두 사람은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총리 관저로 이동해 식사를 함께했다. 이어진 웨스트민스터홀 일정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의원들 앞에서 연설하며 “자유를 위한 날개를 달라”고 전투기 지원을 요청했다. 수낵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영국 도싯의 우크라이나군 훈련 장소를 둘러본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선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전투기 제공은 대화의 일부”라고 밝혔다. 다만 총리실 대변인은 “수낵 총리가 벤 월리스 국방장관에게 어떤 군용기를 보낼 수 있을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면서도 이는 장기적인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영국 군주와 만나는 첫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된 것은 영예라고 말했다. 이에 찰스 3세는 “우리 모두 당신을 걱정하고, 당신 나라를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일정을 마친 뒤 같은 날 프랑스로 건너가 프랑스·독일 정상과 회동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찬을 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이 공항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영접했고,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엘리제궁에서 기다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공동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숄츠 총리와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유럽의 미래와 관련이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 ‘독일 어뢰 공격받고 전사’ 통지됐던 영국 할아버지 100세 생일잔치

    ‘독일 어뢰 공격받고 전사’ 통지됐던 영국 할아버지 100세 생일잔치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해군 수병으로 참전했다가 1944년 독일 잠수함의 어뢰 공격에 전사했다고 가족에게 잘못 통지됐던 모렐 머피 할아버지가 100세 생일을 맞았다고 BBC가 7일 전했다. 북아일랜드 리스번 출신인 머피 옹은 전함 채플 호에 승선해 근무하다 독일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은 지 나흘 뒤에 가족들에게 전사 통지가 전달됐다. 당시 영국 국왕은 영화 ‘킹스 스피치’로 우리에게 낯익은 조지 6세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부친이다. 조지 6세가 가족들을 위로하는 친서도 함께 배달됐는데 모렐은 얼마 뒤 멀쩡한 몸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는 현재 카운티 다운에 살고 있는데 손녀 제니퍼가 100세 생일 파티를 기획했다. 머피는 BBC 뉴스 북아일랜드에 “이제 100세가 됐다니 믿기 힘들다”면서 “이 오랜 세월을 살아냈다는 것이 믿기 힘들지만 난 여전히 삶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아홉 살이던 1942년 성 패트릭 데이에 입대했다. 1944년 영국해협에서 독일 공격을 받고 전우 70여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는 멀쩡히 살아 돌아왔다. 미국 해군이 구조해 프랑스로 데려가 회복시켜줬다. 영국 당국은 그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해 전사 통지를 한 것이었다. 다음달 곧바로 그가 부모 집에 나타나자 가족들은 못 믿어했다. “부모님이 문을 열고 날 발견하더니 곧장 기쁨의 눈물이 터졌다. 내 누이는 전화기로 달려가 사촌들과 삼촌, 이모에게 내가 멀쩡하다고 얘기하는 것이 기억난다.” 오랜 세월 그는 채플 호가 당한 어뢰 공격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아했다. 하지만 최근에 왕립해군 홈페이지에 상세한 체험을 싣고 있다. “갑판 위에서 붕 날아갔고, 옷은 찢기고, 신발도 날아가 버렸다. 바다에 떨어졌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뗏목같은 것이 있어 기신기신 헤엄을 쳤고, 여섯이나 일곱 명이 타고 있는 뗏목 위에 올라갔다. 두 시간쯤 지나 미군 어뢰정이 우리를 끌고 세부르 부두로 가서 5㎞ 떨어진 미군 야전병원에 입원했다. 아무도 내 이름과 계급, 함정 이름을 등록하지 않았다. 저체온증과 약간의 음식을 대충 검사한 후 나는 다음날 아침 퇴원했다. 깨끗한 옷도 제공되지 않더라. 맨발로 부두로 걸어갔는데 옷은 완전히 기름에 절어 있었다. 1944년 12월 30일자로 전보가 리스번에 있는 엄마에게 보내져 아버지가 열어본 줄도 몰랐다. 거기에는 ‘당신 아들 H M 머피가 군 복무 중 실종돼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혀 있었다. 죽음 문턱에 갔던 그는 태연히 다시 해군으로 돌아가 종전 때까지 근무했다. 은퇴할 때까지 공무원 일을 했다. 이번 100세 생일 파티에 찰스 3세 국왕이 카드를 보내왔는데 이정표에 도달한 것을 축하한다고 돼 있었다.
  • 호주, 英 엘리자베스 2세 흔적 지운다…원주민 넣은 지폐 찍는다

    호주, 英 엘리자베스 2세 흔적 지운다…원주민 넣은 지폐 찍는다

    호주가 엘리자베스 2세의 초상화를 지폐에서 영구 삭제하는 등 과거 영국 군주제의 흔적을 차례로 지워나가는 분위기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2일(현지시간) 5호주달러(약 4350원) 지폐에 남아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초상화를 지우고, 호주 원주민과 문화를 도안으로 한 새 지폐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은 보도했다. 지금껏 호주에서 통용됐던 5호주달러 지폐는 영국 국왕의 초상이 남아있는 유일한 호주 지폐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호주에서의 왕정 폐지를 주장하는 공화주의자 등을 중심으로 새 화폐 도안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호주 중앙은행인 RBA와 연방 정부의 협의 끝에 호주 역사상 최초로 현재 호주와 영국 등의 국왕인 찰스 3세의 초상화가 들어가지 않은 새 지폐에 대한 소식이 알려져 큰 관심이 집중된 분위기다. 하지만 지폐가 아닌 일반 1호주달러(약 870원) 동전에는 기존과 같이 찰스 3세의 초상이 들어갈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호주 정부는 찰스 3세의 초상이 새겨진 새 동전을 빠르면 올해 안에 주조해 유통할 방침이라고 지난 12월 이미 예고한 바 있다. 호주 재무장관 짐 찰머스는 이번 움직임에 대해 “변화와 균형을 제대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호주 원주민들의 문화와 역사를 기록한 첫 번째 지폐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영국 국왕은 여전히 호주 동전 위에 새겨져 있을 것”이라면서도 “5호주달러 지폐에는 우리만의 역사와 유산, 그리고 호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들이 새겨질 것이며, 이 움직임을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지지했다. 특히 꾸준하게 왕정 폐지에 무게를 실어왔던 이들 사이에서는 영국 출신 이민자들이 호주에 정착하기 6만 5000년 전부터 호주에 터를 잡고 살아온, ‘진짜 주인’인 호주 원주민들이 지폐에 등장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야당 지도부인 피터 터튼 역시 이번 움직임을 두고 호주의 국경일이 변경된 것과 같은 매우 큰 의미가 있는 현상이라고 비유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다만, 원주민 문화와 관련된 도안 등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정해진 바가 없으며, 새 도안이 결정되고 인쇄돼 일반에 통용되기까지는 최소 몇 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새 5호주달러 지폐 뒷면에는 현행과 동일한 도안인 호주 의회가 인쇄될 예정이다. 또, 기존의 5호주달러는 새 도안이 새겨진 지폐가 유통된 이후에도 법정 통화로 인정돼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유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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