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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6) 대전시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6) 대전시

    대전은 지난해 전국소년체전 초등부에서 금메달을 2개밖에 못땄다. 이것도 수영선수 1명이 다 땄다. 이 선수는 다음달 중학교에 진학하면 선수생활을 그만둘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이건표 장학사는 “대도시에서는 미래가 불투명한 비인기 종목 기피현상이 더욱 심하다.”면서 “초등학교에서 선수생활을 포기하는 일이 많아 중·고교 체육과 연계가 안 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대전시의 학교 체육이 무너지고 있다. 회생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붕괴 정도가 심각하다. 초·중교 학생이 참가하는 전국소년체전에서 대전은 2004년 8위와 2005년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금메달을 18개밖에 따내지 못하면서 갑자기 14위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기초종목은 물론 인기종목들도 해체되는 팀들이 잇따르고 있다. 단체종목마저 초·중·고교별로 1개 팀씩 꾸리기도 쉽지 않다. 유성구에 있는 지족고는 올해 세팍타크로팀을 해체했다. 서구 변동 남중학교도 하키팀 해체를 앞두고 있다. 서대전초교 농구팀도 지난해 9월 해체됐다. 이 농구팀은 초등학교에서 유일해 교육청에서 다른 학교가 재창설하는 방안을 학교장과 협의하고 있다. 이 장학사는 “교사들이 기피해 지도교사 지원이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선수발굴이 더 어려워지고, 결국은 팀 해체로 이어지고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그는 “초·중교 학교체육이 무너지면서 고교 팀도 맥을 못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은 전국체전 고등부에서도 2004년 10위,2005년 12위, 지난해 11위 등 줄곧 하위권을 맴돈다. 선수 수급이 어려워 수영과 육상은 100m,400m 등 전체 종목 가운데 출전할 수 있는 종목은 40%에 불과한 실정이다. 신도시인 노은지구는 초등학교가 6곳이 있지만 운동팀은 한 곳도 없다. 고등학교도 지족고 세팍타크로팀이 해체돼 현재로서는 운동팀이 없는 상태다. 이 장학사는 “가끔 학부모로부터 ‘골프팀이 있는 학교는 없냐.’고 묻는 전화만 걸려온다.”고 한탄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카누 염인화(대전여자정보고 2년),10㎞ 단축마라톤 우승자 장유진(대전체고 2년), 양궁 50m,70m에서 체전 타이기록과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정예진(대전체고 1년) 등이 꿈나무로 커가고 있다. 지난해 열린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고등부의 금메달이 체조, 펜싱, 육상, 사이클, 사격, 수영, 레슬링 등 기초종목에서 많이 나온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하지만 학교체육 예산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2005년 24억여원에서 올 21억여원으로 줄곧 감소 추세다. 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남기호 장학사는 “2002년 시민체전이 폐지되면서 자치단체의 지원이 모두 끊겼고 초·중·고교 운동팀을 후원해주는 사회단체나 독지가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거점학교에 코치 한명을 배치하고 주변 학교 선수들이 이곳에 와서 함께 훈련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초·중 거점학교는 육상 13개교, 수영 7개교, 체조 2개교 등이 있다. 사립체육시설 코치가 선수를 길러 좋은 성적을 내면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도 올해 처음 도입했다. 교육청은 이 예산으로 5000만원을 책정했다. 운동팀 구조조정도 추진하고 있다. 먼저 해체된 팀을 재창단하는 것이다. 지난 7일 보운초교의 다이빙팀과 9일 대청중 양궁팀을 다시 창단했다. 올해 농구, 배구, 롤러 등 총 10개팀을 재창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 운동팀이 있는 학교는 다른 학교로 분할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학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이다. 예컨대 농구, 핸드볼, 테니스 등 4개 운동팀을 운영하고 있는 대전중에 한 종목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른 학교들이 맡는다. 남 장학사는 “운동선수들도 정규수업과 보충수업 등을 모두 받는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제도화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운동선수를 기피하는 현상을 줄여 선수들을 확보하는 방안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우리 마을을 카누명소로… 선수지원 힘나요” “선수들도 좋고, 우리 마을에도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죠.” ‘카누를 사랑하는 모임(카사모)’의 김선식(44·토목업·대전 유성구 방동) 부회장. 그는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대전에 있는 중·고교 카누팀을 지원하기 위해 카사모를 만든 장본인이다. 카사모는 만년·진잠중학교, 한밭고, 대전여자정보고 등 대전에 자리잡고 있는 중·고교 4개팀 선수단을 지원한다. 이들 선수단은 김씨의 마을 저수지에서 1년 내내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주민들이 후원모임 창립 김씨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하다가 어린 선수들이 카누훈련을 받는 게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물살을 가르면서 나가는 카누행렬을 보고 “아 저걸 관광상품화하면 마을에 관광객이 많이 몰리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성 하면 ‘박세리’를 떠올리듯 방동 하면 ‘카누’가 금세 연상되도록 한다는 구상이었다. 지난 6일 찾은 방동에서는 남녀 카누 선수들이 산길을 오르내리며 체력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어 저수지로 옮겨 바지선 위에 보관 중인 카누를 정비하고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몇몇 선수들은 카누를 타보기도 했다. 저수지 옆에 이동식 화장실만 있을 뿐 편의시설은 없다. 씨는 마을 주민, 초등학교 친구 등에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 뒤 모임에 끌어들여 지난해 11월 모임을 창립했다. 금세 15명이 뜻을 같이하고 회원이 돼 주었다. 주부, 보험설계사, 농민, 음악인, 자영업자 등으로 직업도 다양하다. 회장은 대전카누팀 초창기 지도교사로 카누 선수 출신인 최민기씨를 추대했다. 김씨는 카누팀의 성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성적이 김씨의 모임 만들기를 더 자극했다. 중·고교생 각각 9명씩 모두 18명으로 짜인 이들 카누팀은 중학생들이 지난해 소년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땄다. 같은 해 전국체전 고등부에서도 금메달 2개와 은·동메달 1개씩을 따냈다. 특히 저수지 옆에 사는 염인화(대전여자정보고 2년)·희태(만년중 3년) 남매가 금메달을 따내 관심을 끌었다. 둘은 모두 국가대표 상비군이다. 이들을 포함, 국가대표 상비군이 3명이고 중학생 2명이 꿈나무로 선발됐다. ●간식도 건네고 응원도 하고 카사모는 매달 1인당 1만원씩 회비를 걷어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찬조금을 내는 회원들도 있다. 분기별로 모임을 갖고 지원방안을 논의하기도 한다. 빵과 음료수 등 간식을 건네고 바비큐 파티를 열어준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버스를 빌려 응원도 나간다. 오유미(14·진잠중 1년)양은 “아저씨들이 찾아오면 힘든 줄 모른다.”고 말했다. 심재성 지도교사는 “주민들이 나서 줘 마음이 든든하다.”고 거들었다. 김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웃었다. 카사모는 회비가 더 늘면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에게 포상금도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탈의실, 화장실, 샤워장 등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는 데도 앞장을 서고 관련 기관과 협의, 시설 인허가 문제도 해결해줄 생각이다. 카사모는 회원을 100명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카누마을’로 키운다. 김씨는 “좋은 성적을 계속 내고 여럿이 목소리를 내다보면 대전의 대학이나 기업에도 카누팀이 생길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어린 선수들의 진로도 열어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카누는 현재 비인기 종목이지만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면 생활스포츠로 자리잡을 것”이라면서 “아직 카누를 잘 모르지만 먼저 내 가족부터 함께 즐기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이곳을 찾는 외국인은 “카누를 좀 타자.”고 말하기도 한다. 국내 관광객 중에서도 “좀 태워달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러 있어 이 구상이 헛된 꿈은 아니라고 김씨는 자신했다. 그는 “도시 변두리 작은 마을에서 비인기종목을 키우는 게 쉽지 않지만 방동을 반드시 국내 최고의 ‘카누마을’로 만들겠다.”고 활짝 웃었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파행 外高 바로잡아라”

    27일 열린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외국어고였다. 국회의원들은 최근 외고 열풍과 맞물려 설립 취지와는 달리 파행·왜곡 운영되고 있는 실태를 일일이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은 “서울 지역 6개 외고에서 실시한 구술면접이 사실상 본고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공개한 교육청 자체 분석 자료를 보면 2006학년도 특별·일반전형 구술면접 132문항의 36%인 47문항이 수학문제였다. 특히 모든 외고가 중학교 교육과정 외에 고등학교 1∼2학년 수준의 문항도 출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 의원은 “현재 교육청은 지필고사와 단답형 문제를 금지하고, 영어로 묻고 답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외고에서는 이런 지침을 어기고 선행학습을 해야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행·재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강조했다. 이렇게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이 출제되다 보니 대부분의 외고 신입생은 사교육에 의존해 진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이 시교육청을 통해 올해 신입생 21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91.8%인 2002명이 ‘외고에 입학하기 위해 과외를 받거나 학원에 다녔다.’고 응답했다. 학원의 특수목적고반 수강이 1473명으로 가장 많았고, 단과반 수강 246명, 종합반 수강 206명, 개인과외 116명, 그룹과외 40명 등의 순이었다. 사교육 경험자 비율을 학교별로 보면 한영외고 97.9%, 명덕외고 97.7%, 이화외고 95.9%, 대일외고 90.7%, 대원외고 86.3%, 서울외고 84.9% 등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신입생이 외고 진학을 위해 사교육을 받은 셈이다. 외고에 진학한 뒤에도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도 81.4%로 집계됐다. 안 의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외고에 진학하기 위해 사교육 시장으로 몰리면서 극심한 입시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외고 열풍과 맞물려 외고의 학교발전기금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다른 외고와는 달리 대원외고에는 기부자 이름이 없는 기부금이 모두 1억 3982만원에 이른다. 편입학 정원외 입학생의 학부모들이 수천만원대의 뭉칫돈을 거뒀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이어 “학교측 해명대로 학부모들에게 발전기금을 요구했다면 불법찬조금에 해당한다.”면서 특별감사를 촉구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처녀선생님의 이 젊음 다하도록

    처녀선생님의 이 젊음 다하도록

    경기(京畿)도 용인(龍仁)군 포곡면 전대리.「앞고지마을」로 불리는 이 마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중학교가 있다. 교사 1명에 학생 22명. 이 중학교엔 월사금도 잡부금도 없다. 추첨제입학도, 입학찬조금도 없다. 교복•교모는 물론 교과서와「노트」도 없어 헌 책방을 뒤져야 한다. 졸업식 조차 없다. 오직 있다면 46개의 초롱한 눈동자들 뿐. 학생수 22명의 한국 최소 용인두메의 꿈, 생활(生活)학교 1백30여가구가 모여 사는「앞고지마을」에「포곡중등학원」이 생긴 것은 69년8월초순의 일. 교주이자 교장, 교사이자 사환인 처녀선생님 이옥자(李玉子•24•서울서대문(西大門)구 불광(佛光)동)양이 이 마을에 온지 1주일뒤의 일이다. 용인은 바로 김대건(金大建)신부의 고향. 김신부는 한국인으로선 최초로 신부가 된 사람이다. 독실한「가톨릭」신자인 이양은 몸이 쇠약해 요양을 위해 이곳「앞고지마을」을 찾아왔다. 신도가 없어 폐쇄되어 있던 20평 남짓한 천주교 강당이 이양의 거처가 되었다. 「슬랙스」차림의 낯선 이 아가씨에게 호기심 많은 동네 소년•소녀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양도 처음엔 벗삼아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1주일이 지나자 어느새 이양을 찾아오는 아이들은 80여명 가까이 되었다. 포곡면엔 중학교가 없다.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30리나 떨어져 있는 용인읍내 중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은 고작 20%가 될까말까한 실정. 한창 배워야 할 15~18세의 소년, 소녀들이 산으로 나무하러 올라가 북쪽하늘을 바라보며 무작정 상경(上京)의 꿈을 꾸기가 일쑤였다. 『걸핏하면「서울에 갈까 보다」였어요. 농촌아이들의 이런 도시병을 없애주는 것이 큰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래서 이양은 아이들과 의논, 버려져 있던 천주교 강당을 교실로 개조하는 작업에 나섰다. 요양하러「앞고지마을」왔던 이양은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용인읍내로 책상을 만들 합판(合板)을 사러 나갔다. 「스파르타」식 개교 정신은 동심(童心)묶어 도시병(都市病) 몰아내 그동안 아이들은 집에 버려져 있던 토막나무들을 모아 자신들의 손으로 대패질을 하고 톱질을 했다. 제법 꼴을 갖춘 책상과 걸상이 마련되었다. 다음은 교과서 차례. 이양은 자신의 돈을 털어 내놓고 아이들에게도 각자 능력껏 교과서 구입비를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10원도 좋고 20원도 좋았어요. 어떤 사내아이는 산에서 검불을 한짐 긁어다 30리 떨어진 읍내에 나가 팔아 50원을 마련해 왔어요.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었죠. 자신을 위한 일은 자신이 스스로 앞장서야 한다는 의식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서였죠. 도시병과 함께 의타심도 없애야죠』 이런 처녀선생님의「스파르타」식 개교정신으로 처음 80여명에 이르던 지원자수가 22명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이양은 모은 돈을 들고 서울 동대문시장 헌 책방을 돌며 교과서를 사들였다. 수업이 시작되었다. 이양은 혼자서 하루 4과목씩 가르쳤다. 아이들이 가장 흥미있어 한 과목은 영어(英語). 국민학교때 배우지 않은 과목이었기 때문. 4시간 수업이 끝나면 교실청소차례. 처음엔 사내아이들이 전부 내뺐다. 말인즉 『집안소제는 여자가 하는건데』였다. 그러나 이젠 22명이 5명씩 돌아가며 청소당번을 정하고 있다. 11월말 처음으로 실력고사를 쳤다. 이양은 이 실력고사에서 1등한 학생에겐 삽과 쇠스랑을, 2등에겐 삽과 쾡이, 3등에겐 괭이를 부상으로 주었다. “시집•장가도 내힘으로” 자립교육 실천 『공부 잘하는 것도 좋지만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라고 처녀 선생님은 훈시를 했다. 이 학교의 교훈은『유행가를 부르지 맙시다』-이미자(李美子)와 배호(裵湖)의 노래 대신 외국민요가「앞고지마을」의 유행가가 되어버렸다. 3개월여에 걸친 이양의 노력으로 마을주민들과 이웃마을의 뜻있는 이들이 이 학원을 돕기 시작했다. 서울서 농대(農大)를 나온 한 청년은 자진해 아이들에게 1주일에 두시간씩 농사법을 가르쳤다.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속성 재배법, 특약작물의 경제성등,「앞고지마을」서 몇대째 농사 지어 온 사람들도 모르는 새 지식을 가르쳤다. 그러자 주민들은 그간 부락민이 공동 경작해 오던 국유지중 2천평을 이 학원의 실습장으로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이양은 이 곳에 실습장을 세우기 위해 한창 동분서주. 『작은 땅이지만 축산, 임산등 모든 농사법을 가르칠 생각이에요.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가꾼 이 곳의 수확은 50%는 그 학생 몫으로 저축해 두었다가 자립의 터전이 되게 하겠어요. 가령 돼지 한마리 키워 새끼 8마리를 낳으면 4마리는 키운 아이의 몫으로 하겠어요. 4~5년 지나 군대에 갔다 돌아오면 부모가 물려 준 땅이 없어도 장가 들고 자립할 수 있잖아요?』 졸업장 대신 이농을 않고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밑천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 서독(西獨)유학도 다녀 왔는데 삶의 보람을 이곳서 느껴 69년 12월24일 저녁을 위해서 학생들은 학원개교이래 처음인 잔치를 준비. 떡국과 시루떡을 마련하여 영문을 모르고 있는 처녀선생님을 어리둥절하게 해줄 계획이었다. 「크리스마스•파티」를 위해 학생들은 한달전부터 등교때 매일 한 줌의 쌀을 모아 왔던 것. 시간이 나면 남학생들은 산에 올라가 나무를 해다 팔기도 했단다. 선생님에게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 모으는 것은 반장네집에서 모았다고. 『24년동안에 요즈음 4개월이야 말로 사는 보람을 느낀다』는 이 24세의 갸륵한 처녀 선생님은 강원도 홍천(洪川)태생. 홍천서 여고를 졸업, 가족을 따라 서울로 올라 온 이양은 9남매의 여섯째로 64년 서독에 유학, 3년동안 사회사업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아가씨다.「앞고지마을」에 오기 전 약 6개월간 수원(水原) 성(聖)「빈센트」병원서「소시얼•워커」로 근무하기도. 『우선 가장 시급한게 문고의설치예요. 책을 읽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읽힐 책이 있어야죠?』 하면서 이양은 또 한번 서울 동대문시장을 다녀와야겠단다. [선데이서울 70년 신년특대호 제3권 1호 통권 제 66호]
  • 신안군수·강북구청장 당선무효

    5·31지방선거 당선자에 대한 첫 당선무효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황식 대법관)는 30일 향우회 등에서 찬조금을 건네 선거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고길호(61) 전남 신안군수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군수에 재당선된 고씨는 이날로 군수직을 잃었고 앞으로 5년간 피선거권과 공무담임권도 제한받게 돼 다음달로 예정된 신안군수 취임도 불가능하게 됐다.고씨는 2004년 10월 향우회에 300만원을 기부하고 같은 해 12월 친목모임 식사비 196만원을 결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한편 김현풍 서울 강북구청장이 서찬교 성북구청장에 이어 ‘5·3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 중 두번째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 이병로)는 30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현풍 강북구청장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발언대] 교육 갈등 해결에 함께 노력해야/김장중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부회장·행정학박사

    입학식이 끝나자 학부모와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배웅하고, 과외활동(학교연감 발간)이 아들의 학업에 부담이 된다고 아버지가 상담하자 흔쾌히 1년을 연기하는 교장선생님, 독특하고 파격적인 방법으로 재미있게 수업을 이끄는 인간미 넘치는 선생님…. 자유로운 영혼의 대명사 키팅 선생이 등장해 유명해진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학교 모습이다. 소설과 영화이지만 학교와 학부모 관계가 긴밀한 선진국 학교의 실제와 많이 닮았다. 이런 학교에 우리 아이들이 다닌다면 얼마나 신날까. 학부모도 행복하고…. 이에 비해 우리 학교는 학부모와 너무 멀어져 있다. 대다수 학부모는 학교를 잘 모르고, 선생님과 터놓고 이야기하는 일도 드물다. 학부모라면 내 자식만 감싸고 도는 치맛바람 엄마와 사고를 쳐 사죄하러 온 아버지, 학교의 잘못을 까발리는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촌지와 불법찬조금, 교권침해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겹친다. 우리 학교와 학부모 관계는 심하게 일그러져 있다. 지난달 발생한 ‘무릎 꿇은 여교사’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합리적 절차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선생님을 윽박지르며 몰아세운 학부모의 거친 행위는 잘못이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과 본질보다 교사가 ‘무릎 꿇은’것만 집중 보도한 일부 언론과 이를 교권침해로 확대 해석하여 과잉 대응한 교원단체와 교육당국의 잘못도 결코 적지 않다. 학교와 학부모의 의사소통 부족과, 학부모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충분치 않다. 학부모는 어려움이 있을 때 누구와 어떻게 상의할지를 모르며, 자녀가 불이익을 당할까봐 웬만한 불만은 드러내지도 않는다. 또 교육 갈등이 발생했을 때 교육 주체들이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절차나 지혜롭게 해결하는 능력도 부족하다. 이런 것들이 결국 이번 사건의 촉발 원인이었다. 교육 갈등 방지와 교권 확립을 위해서는 아이들의 문제를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학교와 개방적인 교육문화가 밑바탕에 있어야 한다. 특히 학교 참여를 못하는 학부모가 교육에 대한 오해와 불만이 많고, 학교 외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거나 과격해지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학교는 학부모의 바람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한발 더 다가서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장중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부회장·행정학박사
  • “교사촌지 평균 10만원 강남 20만원 가장 높아”

    최근 3년 이내에 교사에게 3만원 이상 물품이나 선물을 제공한 적이 있다는 학부모가 4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촌지를 제공한 학부모들의 경우 평균 금액은 1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권이 20만6000원으로 가장 높았다.MBC ‘PD수첩’이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와 공동으로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학부모 1300명을 대상으로 촌지 및 불법찬조금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촌지 관행에 대한 책임이 어디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촌지를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라는 응답이 40.3%,‘교사와 학부모 둘 다 책임 있다’가 26.5%로 나왔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이제 다시 교육이다/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우리는 지금 거대한 역사적 전환기를 통과하고 있다. 세계화, 지식정보화, 탈냉전화라고 하는 세계사적 대전환이 지구촌 전체를 휘감고 있으며, 탈권위주의와 지방화 물결이 한국 사회를 집어삼키고 있다. 전환기와 이행기를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첫째 조건은 역사적 통찰력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서 어디로 가고 있고 어디에 서 있는지, 이 역사적 전환의 의미와 본질은 무엇인지를 통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역사적 통찰은 우리가 서둘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응전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지도자에게 역사적 통찰력은 필수 자질이다. 지도자가 역사적 이행을 통찰하지 못할 때, 그래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때, 그가 이끄는 조직이나 지역사회나 국가에 미래가 있을 리 없다. 지도자를 뽑을 때, 역사적 통찰력과 거기서 비롯되는 비전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도자는 교육자다. 교육 정책을 설계하는 교육당국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야말로 전환기 이후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중요한 존재다. 그들에게는 어느 직능집단보다도 역사를 통찰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또 누구보다도 미래지향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미래사회가 우리 아이들에게 요구할 덕목이 무엇인지, 지금 우리 아이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통찰해서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재설계하고 아이들 앞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역사적 전환기에 교육자가 갖춰야 할 첫째 덕목인 것이다. 그런데 둘러보면 우리 교육계는 아직도 낡은 사고와 관행과 제도에 발목 잡혀 있다. 사립학교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놓고 좌파 운운하는가 하면,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기까지 한다. 누구로부터도 평가받을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이 지금 학교 선생님들의 발상이기도 하다. 사고의 틀과 관점이 너무 편협해 보인다. 이래서야 열린 21세기의 주역을 제대로 키워낼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 같다.21세기 아이들을 20세기 학교에서 19세기 선생님들이 가르친다는 항간의 우려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요즘 새삼 깨닫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21세기의 키워드는 상상력과 창의력과 자발성과 문화적 감수성인데, 대학생은 판·검사, 의사, 공무원 되겠다며 줄서 있고 중고생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끌려 다니며 파김치가 되어 있다. 중고생은 여전히 두발규제로 속앓이하고 있고 학원이 싫다며 자살하는 초등학생까지 나온다. 학교 주변은 불법 찬조금으로 어수선하며, 어른들의 부당한 돈거래를 눈치챈 아이들 가슴은 세상에 대한 냉소와 불신으로 차 오르고 있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정작 더 큰 문제는 이 산적한 숙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책임있는 어른들이 대책없이 손놓고 있다는 데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조차도 정권출범 후 3년이 걸렸는데, 대학서열 구조와 대학생들의 고시행렬은 언제나 바로잡힐지 막막한 실정이다. 사교육비에 한숨짓는 학생·학부형의 시름이 머잖아 잡힐 것으로 믿는 이는 불행하게도 거의 없다. 정권 출범 초기, 교육부와 선생님과 학교와 교실이 달라져 우리 아이들이 웃음과 희망을 되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 많은 이들이 어느새 그 기대를 내려놓고 있다. 참교육을 외치던 선생님들에게서도 미래 세대에 대한 뜨거운 책임감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기세등등하던 정부에서도 어느덧 교육개혁의 의지를 읽어낼 수 없어 더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다시 교육에 대한 열정을 일깨울 때다. 교육은 곧 우리의 미래이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영원한 숙제다. 사립학교법 개정도 미래를 다시 설계하고 희망을 일궈내는 계기가 되지 못한다면 별 의미가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교육이어야 하는 것이다. 홍덕률 대구대 사회학 교수
  • [사설] 선거동원 대학생에 철퇴 가한 선관위

    선거운동 아르바이트에 나서 용돈을 벌려던 대학생들이 철퇴를 맞게 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그제 대가를 받고 모 정당 대구시당 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한 사례를 적발하고 이들에게 50배의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당 2만원을 받은 79명은 100만원, 일당과 식사 등 3만 6000원의 향응을 제공받은 17명은 18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정당, 정치인과 그 가족 등으로부터 음식물, 금품, 찬조금, 선물, 축·부의금 등을 제공받으면 향응으로 간주, 해당 금액의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선거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당원이 아니면서 정당행사에 동원된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생이라고 한다. 용돈 몇만원 벌어보려다 거액을 물게 된 학생들에게 과중한 처벌이 아니냐는 동정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선거와 관련, 금품을 제공받은 유권자에게 50배의 과태료를 물리는 규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여러번 소개됐을 뿐만 아니라 농협조합장 선거, 국회의원 재·보선 등 이전의 선거에서도 엄히 적용돼 경종을 울린 지 오래다. 대학생쯤이라면 국민들의 선거문화 정착 열망을 알아야 한다. 선관위의 철퇴가 지극히 당연한 이유다. 대구시 선관위에 따르면 실제로 적발된 대학생중 선거법을 몰랐다는 사람은 얼마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별다른 의식없이 이른바 ‘선거알바’에 선뜻 뛰어들었다. 편하게 돈을 벌어보겠다는 심리가 작용했을 수 있다. 설마 내가 걸리겠나 하는 안이한 자세도 한몫했을 것이다. 어느쪽이든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방의원 유급제 전환으로 5·31지방선거는 벌써부터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은 `지방정부 심판´ `중앙정부 실정´ 등으로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보자와 유권자는 이번 선관위 조치에서 교훈을 읽어야 한다.
  • “학부모 찬조금 완전폐지를” 대구서 시민운동본부 출범

    일선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불법 찬조금 근절을 위한 대구시민운동본부가 출범한다. ‘학부모 찬조금 강요 완전 폐지를 위한 대구시민운동본부’는 16일 한국투명성기구 대구본부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찬조금 폐지 운동본부에는 남부새교육시민모임, 성서학부모회, 서부새교육시민모임, 한국투명성기구 대구본부, 대구학교운영위원협의회 등 교육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이 참가한다. 찬조금 폐지 운동본부는 앞으로 학부모 찬조금 강요 행위 근절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와 대검찰청 등에 제출하고, 내년 3월1일까지 찬조금 근절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내년 신학기부터는 개학에 맞춰 찬조금 폐지 현수막 게시와 불법 찬조금 신고접수센터를 운영키로 했다.또 찬조금을 거두는 학교 관계자를 형사고발하고, 시교육감에게 중징계를 요구할 예정이다. 한편 대구시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내 초·중·고 학부모가 학교에 낸 찬조금은 학교발전기금 접수대장에 정식으로 등록된 금액만도 지난해에만 32억원에 이른다.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신연숙칼럼] 그럼 대학은 믿을 만한가

    [신연숙칼럼] 그럼 대학은 믿을 만한가

    2008학년도 대입시개혁안이 ‘동네북’이 되고 있다. 국립대학인 서울대까지 나서서 비판하고 있는 2008학년도 대입시안의 불가 사유는 첫째 고교내신 불인정, 둘째 학교간 학력격차, 셋째 교내 학생간 경쟁 격화, 넷째 패자부활전 기회 봉쇄 등으로 요약된다. 고교교육과 교육정책 당국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읽을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할 대안으로 대학에 학생선발권을 맡기자는 ‘대학자율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거론된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교육부의 대입시 3불정책을 모두 폐기하고 2012년도부터는 아예 대학 본고사를 치를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을 개정하자고 나섰다. 한 사립대 총장은 “30여년간 정부가 관여를 안 했으면 5개 대학 정도는 벌써 세계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며 정부 때문에 현재의 대학교육 부실이 초래된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우리 대학들은 학생선발권을 마음놓고 맡겨도 될 기관이었고 지금도 그러한가. 유감스럽게도 전과(前過)로 치면 고등학교나 교육정책당국 못지않게 불신요소가 많은 게 우리네 대학이라고 본다. 개인적인 기억만 더듬어봐도 옛날 대학들이 교직원자녀들에게 주었던 가산점제도가 떠오른다. 대학에 들어가 옆 과의 장학금 혜택을 받은 수석입학생이 교수 자녀에게 주는 가산점 때문에 1등이 됐다는 것을 알고 쓴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난다. 이 제도가 사라진 것은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나,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고나서였다. 가깝게는 수시전형에서 내신반영률을 50∼60%로 공표해 놓고 실제로는 10%밖에 안 되도록 기만적으로 운영하거나, 교수가 자기 자녀의 입학을 위해 논술 문제지와 답안을 빼돌린 서강대 입시부정 사건 등의 기억이 생생하다. 찬조금을 낸 학생이나 자기 자녀에게 답안을 조작해 성적을 올려 준 고교 교사들의 부정 사건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행태다. 성적부풀리기는 또 어떤가. 대학원진학이나 입사 시험에서 성적이 결정적 요소가 아니기에 큰 문제 제기는 되지 않고 있지만, 대학의 ‘학점 인플레’현상도 고교의 성적부풀리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흔히들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당연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대학의 학생선발권이 철저히 배제된다. 대학 재정이 국가나 주정부에서 나오기 때문에 선발 결정권도 국가와 주정부가 갖는다. 반면 사립대학이 많은 미국과 일본의 경우 대학의 학생선발권은 철저히 보장된다. 이 경우도 대학들이 사회의 요구를 외면한 채 대학 입장만을 내세운 전형방식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대학자율권의 천국이라 할 미국의 경우 본고사를 쳐 학생을 선발하는 곳은 거의 없다. 하버드대학 등 대부분의 대학들은 논술조차도 각자가 써서 우편으로 부친다. 학생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답안을 쓰게 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많은 대학들은 지역과 학교, 심지어 소수 인종까지 안배하는 전형을 한다. 철저한 자유에 사회적 책임까지 다하는, 그야말로 ‘자율’적인 선발이다. 전형의 기본 바탕은 고교교육의 결과다. 우리의 수능에 해당하는 SAT점수도 고려하지만 학생의 내신성적, 과외활동, 여기에 고교 교사가 써주는 추천장은 결정적이다. 대학들은 고교간 학력차이도 자유롭게 고려하지만 철저한 사회적 책임과 고교교육에 대한 신뢰 속에서 전형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주장하자면 이런 조건들을 따져 봐야 한다. 우리 대학은 신뢰할 만한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결국 고교 못지않게 대학의 신뢰도도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이를 서로 인정하고 현실에서 적용가능한 대안을 찾는 것이 옳은 일이다. 대학자율권은 당장 가능한 대안이 아니다. 유명 대학과 야당의 무책임한 대입정책 흔들기는 자제되어야 한다.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학부모가 봉인가

    ‘회식비 50만원,2차 비용(술값) 17만원, 서무부장 전근 18만원, 수련회 지원비 8만원, 스승의 날 상품권 18만원, 교장·교감 택시비 15만원….’ 서울 A초등학교의 지난해 학교운영위원회 운영비 내역이다. 학생들을 위해 쓴 돈은 거의 없다. 이 학교 학교운영위원들은 1년에 회비 50만원씩을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 새 학기를 맞아 일선 학교에 불법찬조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와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학교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수백만에서 수천만원까지 걷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찬조금 조성 사례를 공개했다. 서울과 경기, 부산, 광주, 경북 등 전국 162개교 학부모들이 제보한 실태다. 서울 강서구 B고등학교에서는 지난달 각 반 대의원 학부모들이 20만원씩, 모두 1400만원을 냈다. 회계 서류는 아예 없었다. 교사 연수지원금 100만∼200만원, 수련회 교사 뒤풀이 지원금 200만원 등의 용도는 말로만 전달됐다. 중랑구 C고등학교의 한 학부모는 “학교측이 2008학년도부터는 내신과 상을 잘 받는 아이가 수시모집에도 유리하다며 은근한 지원을 요청한다.”고 하소연했다. 양천구의 D고등학교에서는 교육청에서 책걸상 교체사업 명목으로 지원받은 3억원을 몽땅 ‘우등반 교실’을 만드는데 썼다. 대신 책걸상 교체 비용은 각 반당 160만원씩 대의원 학부모들이 떠안았다. 인천의 E초등학교에서는 축구부 학부모들이 코치를 영입하면서 1000만원씩 걷어 아파트를 얻어줬다. 이 학교 학부모는 “선수기용권과 중학교 진학권을 코치와 감독이 쥐고 휘두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사립 F중학교에서는 교감이 강남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대한 섭외비가 필요하다며 학교운영위원들에게 4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광진구의 G초등학교는 명예교사나 도서실 도우미, 녹색어머니회 등 온갖 단체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가입비로 무조건 10만원씩 걷고 있다. 특수목적고인 외국어고의 경우 찬조금 규모는 더 커진다. 임원은 물론 모든 학부모에게 돈을 걷는 탓이다. 서울 A외고는 학생 한 명당 30만원씩 모두 7200만원을 걷었다.B외고는 학부모 개인당 35만원씩 강제로 거둬 에어컨과 스승의 날 선물, 교사 생일선물을 사는데 썼다. 학부모회 박경양 회장은 “학교현장에서는 불법찬조금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지만 그동안 교육 당국의 의지는 얼마나 형식적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가짜천국’ 중국의 소비자 운동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가짜천국’ 중국의 소비자 운동

    ‘짝퉁 천국’이란 오명을 안고있는 중국에서 ‘가짜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짝퉁(假冒·자마오)’ 근절을 위해 대대적으로 공권력까지 투입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독버섯처럼 번지는 모조품 범람에는 속수무책인 것 같다. 까닭에 최근에는 두둑한 보상금을 앞세워 내부자 고발을 유도하는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3월15일 ‘3·15 소비자의 날’을 맞아 중국 전역에서 소비자들의 건강 권익 보호운동이 펼쳐졌다. 중국 소비자협회가 ‘건강 권익 보호’를 올해의 키워드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소비자들의 생명·신체 안전은 물론 정신적 건강까지 포함된 개념이다. 이날 베이징(北京)시 무역센터가 몰려있는 바이룽스마오(百榮世貿) 앞 광장에서 열린 소비자의 날 행사에서는 ‘건강 권익’이란 커다란 현수막을 내걸고 요란하게 행사를 진행했다. 베이징 소비자협회가 주관한 행사다. 협회는 담배와 술, 농약은 물론 전자제품 등의 진품과 모조품을 진열해 놓고 시민들을 상대로 가짜 상품 고르는 법을 강의하고 있었다. ●소비자협회 올 키워드는 ‘건강 권익 보호’ 베이징 소비자협회 관계자는 “가짜 상품을 구매했거나 가짜 제품을 이용하다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지체하지 말고 소비자 고발센터에 연락을 주십시오. 소비자의 권익은 여러분 스스로가 지키는 것입니다.…” 연사가 열변을 토하는 동안 협회 직원들은 ‘소비자 보호권익’ 책자와 베이징의 지역별 소비자협회 전화번호, 인터넷 고발센터의 주소록을 나눠주고 있었다. 변호사들도 참여해 시민들을 상대로 소비자 권익과 법률 상식 및 소송시 비용문제 등을 설명해줬다. 휴대전화 판매 업체 직원들도 이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신들의 제품을 선전하면서 ‘가짜 휴대전화’ 식별법을 강의했다. 가구점에서도 나와 진품과 모조품에 대한 구별방법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위조품 스파이 수사’ 방식의 도입도 추진 중이다. 한정된 경찰 수사 인원과 제한된 정보망으로 중국에서 범람하고 있는 ‘짝퉁 근절’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소비자협회 텅자차이(騰佳材)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짜 상품의 근절을 위해선 짝퉁 제조업체 내부 관계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보상을 통해 내부자들의 정보를 수집, 사회 대중의 이익과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언론들은 “가짜 제조업체를 향한 선전포고”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짝퉁의 중고품이나 재가공 휴대전화, 밀수품 등이 정품으로 둔갑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화려한 외관으로 치장한 싸구려 제품들도 범람, 소비자 고발센터에 밀물처럼 몰려든다. 마이카 시대와 함께 자동차도 소비자 고발센터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신고 접수 건수는 2003년에 비해 30%가량 많아졌다고 한다. 또 건강식품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짜 상품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만병 통치약’으로 둔갑시키는 과장광고와 처방 함량이 미달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명 병원이나 의사들의 이름을 도용해 선전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최근 부동산 붐을 타고 불량주택 신고가 급증하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휴대전화가 소비자 불만의 표적 중국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은 불만을 터트리는 상품은 휴대전화이다. 국가공상총국에 따르면 전국 공상행정관리기관이 접수한 소비자 불만신고 77만 4529건 가운데 휴대전화가 13%인 9만 9222건으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불만 내용은 주로 통화품질 저하와 불통, 통화도중 끊김, 숫자판 및 덮개 불량, 애프터 서비스 불이행 등이다. 휴대전화 외에 소비자 불만 신고가 많은 품목은 의류, 신발, 식품, 주택, 기차, 통신서비스 순이다. 신고 상품을 보면 일용품이 32.11%, 식품 20.42%, 가전제품 14.46%, 서비스 9.37%, 농업용 기계 9.05% 등이다. 신고 내용은 품질 불량이 68.18%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수량이 8.40%, 가격 불만 6.22%, 모조품 6.61% 등의 순이었다. ●중국의 소비자운동 현황 중국의 소비자 운동은 1990년대 맹아기를 거쳐 2000년대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본격적인 활동에 접어들었다. 지난 1985년 처음으로 소비자 권익보호 개념이 제기된 이후 8년만인 지난 93년 ‘소비자 권익보호법’이 공식 제정된 것이다. 중국 소비자협회도 지난 1984년 국무원 비준을 거쳐 처음으로 탄생했다.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사회 감독을 진행하며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전국적인 사회단체인 것이다. 경비는 정부와 사회 찬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전국의 현급 이상에 소비자협회는 3138개가 있으며 성·시·자치구에는 31개의 중앙협회가 있다. 이밖에 농촌과 대학, 기업 등 단위별 신고센터는 15만 6000여개나 되고 의무 감독원과 자원봉사자까지 합치면 20만여명의 인원을 거느리고 있다. 소비자협회 성립 이후 1993년 ‘소비자 권익보호법’을 제정,94년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지난해 중국 소비자협회는 540만 5630건의 관련 신고를 접수했고 문제 해결은 96.9%에 달했다고 협회측은 밝혔다. oilman@seoul.co.kr ■ 中 가짜상품 시장 실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짝퉁 시장’은 지난해에만 5120억달러(약 512조원)로 전체 교역의 7%를 차지한다. 지난해 46%나 급증했다. 가전과 명품에서 최근에는 메모리칩, 차 부품, 담배, 신발, 의약품 등 거의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세계적인 짝퉁 생산기지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다. 주간지 뉴스위크지는 중국에서 전체 가짜 상품의 3분의 2인 3413억달러어치가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는 “중국 내에서 만들어지는 가짜상품은 이보다 훨씬 적어 매년 190억∼240억달러어치에 불과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스타벅스→스타스벅·W마트→N마트로 외국의 유명 브랜드를 그대로 베낀 유사 제품도 버젓이 중국 시장에 나돌고 있다.‘스타스벅(Starsbuck)’,‘퓨처콜라’,‘ N마트’,‘질헤니(Gilheney)’ 등은 각각 ‘스타벅스(Starbucks)’,‘코카콜라’,‘월(W)마트’,‘질레트’ 면도기 등과 헷갈리게 만든 유사 브랜드들이다. 베이징의 유명 오리구이 식당인 ‘취안쥐더(全聚德)’를 흉내 낸 ‘퉁쥐더(同聚德)’와 ‘진쥐더(金聚德)’도 영업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은행의 홈페이지를 똑같이 모방한 ‘짝퉁’ 홈페이지가 등장, 네티즌들의 신용카드 번호를 빼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짝퉁 홈페이지 사이트는 Bank ‘off’China로 얼핏보면 중국은행의 영문표기인 Bank ‘of’ China와 혼동하기 십상이다. 중국은행 담당자들도 진짜 은행 홈페이지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가짜 분유 파동 영아 수백명 숨지기도 GM 대우오토 앤 테크놀로지(GM대우)는 마티즈의 외관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해 판매하고 있는 중국 체리자동차를 상대로 중국 법원에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을 내기도 했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삼성 애니콜 휴대전화를 모방한 ‘짝퉁 애니콜’도 나돌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중국에서 수백명의 영아들을 영양실조로 숨지게 만든 ‘가짜 분유’는 물론 최근에는 ‘가짜 달걀’도 시중에 나돌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생산하는 미국 파이저의 관계자는 “중국 내 위조공장이 우리 본사 공장보다 더 크다.”며 “중국 위조품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oilman@seoul.co.kr ■ 베이징 소비자협회 장밍 비서장“1890개 소비자 분회 베이징市에서 활동”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소비자운동 때문에 가짜 상품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베이징(北京)시 소비자협회 장밍(張明) 비서장은 “베이징시에만 지역별로 18개의 소비자협회가 있으며 분회는 시 인근의 향진(鄕鎭)까지 합하면 모두 1890개가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시의 소비자 운동 방식은. -주로 인터넷 사이트와 전화를 이용해 소비자들의 고발을 접수한다. 소비자 관련 사이트는 대략 100여개가 있으며 베이징 TV와 일부 보험회사와도 협조 관계를 갖고 있다.8명의 변호사들을 협회 고문으로 영입했고 50여명의 대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법률 자문에 응하고 있다. 소비자 운동을 통해 얻은 성과는. -우선 지난 20년동안 소비자들의 권리 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 하루에 수백건씩의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고 지난해 해결 처리된 건수는 2만건이 넘는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신고로 가짜 상품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상품 제조업체들도 ‘불량품을 만들면 바로 자신들의 손해로 직결된다.’는 자각을 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운동의 어려움은. -관련 법규가 미비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의료 등의 전문 분야에서 여전히 소비자들이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적인 수요를 충족할 만한 전문 인원도 모자란다. 하지만 최근들어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봉사 인원들이 점차 늘고 있고 정부도 인민들의 권익보호 측면에서 소비자 보호 운동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지원은. -매년 정부에서 일부 경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연구와 사업을 집행하는 전문 인력들도 정부에서 파견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소비자협회는 국무원 소속이 아니라 정부의 지지를 받는 사회단체로 보면 된다. oilman@seoul.co.kr
  • 간식비명목 4800만원 걷어

    “공문을 보내고 언론을 통해 알리는 등 사전예고를 했음에도 촌지는 여전히 오고 갔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이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시내 213개교를 대상으로 금품 관련 특별감찰을 실시한 결과 촌지를 받은 교사 12명과 불법찬조금을 모금한 5개 학교가 적발됐다. 예상보다 적은 숫자였지만 감찰반 관계자는 공개 감찰기간에 버젓이 촌지를 건네는 학부모나 이를 받는 교사 모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촌지를 받거나 모금에 관련된 교사에 대해서는 감봉, 견책 등 경징계가 내려진다. ●교사 12명·학교 5곳 적발 시교육청이 조사한 결과 강남의 D초등학교를 비롯한 10개 초등학교에서 10만∼30만원의 금품이 오고 갔다. 촌지는 대부분 롤케이크, 떡, 책 등에 현금이나 상품권을 넣어 주는 방식으로 전달됐다. 적발된 금품 중에 5만∼10만원대 건강식품과 화장품도 있었다. 불법찬조금의 경우 S고교에서는 학생 간식비 명목으로 거둔 금액이 무려 4867만원에 이르렀다. 학교별로는 1인당 5만원에서 많게는 100여만원을 모금했다. ●감사반, 소화전수리공 변장도 이번 감사에는 총 33명의 감사반이 동원됐다. 촌지의 성격상 제보가 없고 현장을 포착해야 증거를 확보할 수 있어 적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 안으로 쇼핑백을 들고가는 학부모를 뒤따르는 역할은 또 다른 학부모를 가장한 30대 여직원이 맡았다. 선물이 건네지고 교사가 이를 거절하지 않은 사실을 이 직원이 확인하면 바로 감사반이 투입돼 고가의 선물인지 현금이나 상품권이 들어있는지 확인했다. 여직원을 투입할 수 없을 때는 작업복 차림으로 소화전을 수리하는 척하거나 운동복 차림의 동네 주민을 가장하기도 했다. 이번 감찰 기간 동안 강남의 일부 학교에서는 교감이 교문을 지키며 학부모를 비롯한 외부인 출입을 아예 금지하기도 했다고 감사반은 전했다. 불법찬조금의 경우 적발 숫자가 지나치게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시교육청 감찰반 관계자는 “이번에는 촌지 적발에 치중했다.”면서 “촌지에 대해서는 스승의 날을 전후로 감찰을 또 실시하고 불법찬조금은 연중 제보를 받고 감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학부모 등골 휘거나 말거나?

    새 학기마다 학부모들에게 짐을 지우는 학교발전기금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이 국회 논의과정에서 무산돼 학부모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학교발전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불법 찬조금을 걷던 일부 학교들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셈이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발전기금이 명시돼 있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지난해 10월. 부패방지위원회로부터 제도 개선 권고를 받은 뒤 학부모와 교원단체의 의견수렴을 거쳐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과도한 모금으로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주고 할당하다시피 이뤄지고 있는 불법 찬조금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학교발전기금 제도 자체를 올 1학기부터 폐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던 개정안은 교육위원회에서 학교발전기금 제도를 폐지하는 조항만 빼고 다른 내용을 손질한 법안만이 통과됐다. ‘발전기금 자체를 폐지하면 불법 모금활동이 음성적으로 기승을 부릴 수 있고, 자발적인 기부금까지 금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이유에서였다. 발전기금 조항은 자동 폐기됐다. 이에 따라 법 개정만을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새 학기 일부 학교에서 또다시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요구하는 불법 찬조금에 시달릴 형편이다.‘학부모회가 자발적으로 내는 학교발전기금’이라는 명분 아래 교묘하게 돈을 걷는 학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참교육학부모회에 따르면 불법 찬조금 규모는 학교급별로 학생 한 명당 10만∼5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경양 회장은 “현행 법에도 발전기금 관련 규정은 있지만 일선 학교에서 이를 빌미로 사실상 불법 찬조금을 걷기 때문에 발전기금 폐지를 주장했던 것”이라면서 “학부모들이 당혹스러워하는 것은 물론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이 더 깊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회플러스] 성남 A고 1억대 찬조금 불법 모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성남지회, 참교육학부모회 성남지회, 성남시민모임은 7일 “지난 2003년 A고 3학년 전체 13개 학급 학부모들로부터 한 학생에 30만원씩 모두 1억 2000여만원의 불법찬조금이 조성된 사실을 당시 교사와 학부모를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금된 불법찬조금은 담임교사 자율학습 감독비, 교사 회식비,3학년부 운영비, 학생 간식비 등에 쓰였으며 당시 3학년 총무를 맡았던 교사 B씨의 장부와 ‘3학년 회계’ 문서에 이같은 내역이 나타나 있다”고 말했다.
  • [사설] 고교 내신 공정성 대책 시급하다

    검사 아들의 답안지를 교사가 대리 작성해 준 사건으로 고교내신에 대한 불신이 또 한번 증폭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사건으로 내신 비중을 강화한 2008년도 대입시개혁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불신투성이 내신으로는 새 대입제도의 성공 역시 장담하기 어려우리라 본다. 벌써부터 대학입학행정가들이 내신 ‘따돌림’을 호언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의 내신 공정성 확보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어제 서울시 교육청의 답안지 대필 특감 결과 발표를 보면 교사와 학부모의 유착관계가 확실시된다. 교사는 답안지 대필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교 편입학 절차도 대신 밟아줬다. 동료교사에게 과외를 제의한 것도 확인됐다. 검찰은 특감 결과뿐만 아니라 제기되고 있는 모든 의혹들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오피스텔을 얻어놓고 개인지도를 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교사, 학부모를 막론하고 진상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시험문제지 사전 유출 의혹, 또 다른 교사의 답안지 대필 권유 의혹도 나온다. 이쯤 되면 이런 의혹들이 어찌 이 학교뿐이겠는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내신 불공정 문제는 성적부풀리기 문제와 함께 새 대입개혁안 발표 때부터 줄곧 우려가 제기돼 왔다. 부모가 권력층이 안 돼서, 학교 찬조금을 못 내서, 운영위원이 아니라서, 학생이 교사의 편애를 받지 못해서 각종 평가와 시상(施賞)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내신제라면 차라리 수능입시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한다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학원 등에 문제지가 사전 유출돼 특정 학생만이 이익을 누리는 내신제라면 공교육 정상화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교육부는 내신 공정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사자정운동을 선언했다. 교육부도 부적격 교사 퇴출 제도와 교사평가제 도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
  • 권오을의원 벌금 150만원 선고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합의부는 6일 해외연수를 떠나는 안동시의원들에게 찬조금을 준 혐의(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안동) 의원에 대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권 의원은 당선 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이 선고됨에 따라 즉각 항소키로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권 의원이 시의원 배모씨의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지만 돈을 받은 시의원들의 진술과 증거,당시 상황 등을 종합하면 본인이 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권 의원은 지난 2월 초 해외연수를 떠나는 안동시의원들에게 경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지급한 혐의를 포함,지난해 2월 안동 김씨 화수회에 10만원을 전달하고,같은해 12월 자신의 후원회에서 모 잡지사의 홍보기사 복사본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한편 재판부는 권 의원에게서 찬조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동시의회 김모(47) 전 의장과 황모(54) 시의원에 대해 각각 벌금 70만원을 선고하고,이들에 대해 수수 찬조금 100만원을 전체 연수참여 시의원 11명으로 나눈 9만 909원씩을 추징했다. 안동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찬조금 14억거둬 2억만 학교에

    ‘운동부 후원금은 전지훈련 경비 및 코치들의 인건비,불법찬조금은 교사들의 회식비나 교사 선물비….’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체육고 1개교와 13개 초·중·고교의 불법 후원금 및 찬조금 모금 사례를 적발,관계자들을 징계 조치했다고 밝혔다. 서울 S체육고는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21개 운동부 후원회에서 14억 2800여만원을 거둔 뒤 2억 600여만원만 학교발전기금으로 내고 나머지 대부분은 코치 인건비와 출전 지원비,개인용도 등으로 사용했다.‘각급 학교 운동부 관리 운영 지침’은 후원금을 학교발전기금에 기탁한 뒤 지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또 일부 운동부 감독교사는 같은 항목으로 학교예산과 후원금을 통해 지원받거나 지출금액을 간이 영수증에 임의 기재한 데다 개인 용도로 쓰기도 했다. 교육청은 후원금 조성 및 집행에 대한 지도·감독을 소홀히 하고 예산과 후원금을 중복 집행한 체육고 관계자 4명을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4명을 견직·감봉 등의 경징계,16명을 경고 조치했다. 또 학부모회 임원들로부터 불법 찬조금을 할당 모금해 물의를 빚은 13개 초·중·고교에 대한 감사를 실시,모두 3억 700여만원을 모금한 사실을 확인,잔액 2억 200여만원을 해당 학부모들에게 돌려주도록 지시했다.학부모 단체들이 모금한 불법 찬조금은 수학여행 때 교사들의 간식비,스승의 날 선물비,학교 청소 용역비 등 학생 지원경비와 교사들의 회식비 등으로 사용됐다. 교육청은 불법 찬조금 모금에 대한 지도 등을 물어 학교 관계자 4명을 경징계,16명을 경고,17명을 주의 조치했다.특히 불법 찬조금으로 물의를 빚은 학부모 단체는 학교장 책임 아래 모두 해체토록 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학부모 찬조·기부금 없앤다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학부모는 물론 개인이나 단체로부터도 적극 학교발전기금을 모금할 수 있다.”(98년 9월) “과도한 모금으로 학부모에게 부담을 주고 불법찬조금 모금의 빌미가 되어 온 학교발전기금을 폐지한다.”(2004년 7월14일)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발전기금의 활성화’정책을 6년 만에 학교발전기금제 폐지로 전환,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특히 학교발전기금의 폐단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지 않은 채 무조건 폐지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음에 따라 ‘기부의 음성화’라는 또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학부모들이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발전기금이나 찬조금을 일절 낼 수 없도록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키로 하고,입법예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초·중·고교는 일반 개인과 단체의 자발적인 기부금은 학교회계를 통해 접수할 수 있지만 재학생의 학부모나 학부모 단체로부터는 어떤 명목의 기부 금품도 받을 수 없게 된다.다만 학부모가 직접 학교에 내지 않고 시·도교육청 등에 지정 기탁할 수는 있다.학교장이나 이사장 등이 발전기금이나 찬조금 등을 모금하다 적발되면 징계 처분을 받는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학부모들이 일일찻집이나 바자회 등을 통해 발전기금으로 냄으로써 기부문화 확산에도 적잖게 긍정적인 역할을 맡았었는데 기부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조치는 너무 방어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학교발전기금을 도입할 때는 학부모회 등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찬조금 등을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운영토록 하는 취지를 내세웠다. 이 제도를 통한 모금액은 2001년 1317억원,2002년 1362억원,2003년 1623억원 등으로 늘어왔다.지난해는 초등학교에서 984억원,중학교에서 245억원,고교에서 382억원 등 전국 학교의 63%인 6628개교에서 평균 2400만원을 모았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막가는 軍부대 부하부인 성희롱에 불법 찬조금 받아

    한 부대에 근무하는 대대장과 부하 장교가 회식 자리에서 부하의 부인에게 각각 성희롱성 발언을 한 혐의로 모두 징계처분을 받았다. 4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 모부대 대대장인 A중령은 지난 5월23일 체육대회가 끝난 뒤 영내 테니스장에서 간부들과 이들의 부인 25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식자리를 가졌다. A중령은 당시 옆자리에 앉았던 참모 B대위의 부인에게 “남편의 군생활에 대해 조용히 따로 만나 얘기하자.아기를 집에 두고 혼자 나와라.다른 휴대전화 번호가 있느냐.”는 등의 말을 했으며,추후 이뤄진 헌병대 조사에서 이 말이 성희롱 발언으로 간주돼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하지만 A중령은 이 처분에 불복,국방부에 인사소청을 제기했다. B대위 역시 회식 당일 부대 주임원사 C씨의 부인에게 “남편의 ‘○○○’가 좋은 것 같다.벗은 몸을 한 번 보았으면 좋겠다.”는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견책처분을 받았다. 이날 회식 자리에서의 발언은 당초 외부에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었으나 B대위의 부인이 추후 남편에게 이를 털어놓았고,B대위가 이를 상부에 보고해 군 당국의 조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한편 주임원사 C씨는 당일 체육행사를 열면서 지역 민간인들로부터 불법 찬조금 110만원과 위문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역시 감봉 2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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