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찬양
    2026-08-21
    검색기록 지우기
  • 재정
    2026-08-21
    검색기록 지우기
  • 가방
    2026-08-21
    검색기록 지우기
  • 은메달
    2026-08-21
    검색기록 지우기
  • 국방
    2026-08-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43
  • “중압감 벗어나는 길은 연습뿐… 건반 두드릴 때 잡생각 사라져”

    “중압감 벗어나는 길은 연습뿐… 건반 두드릴 때 잡생각 사라져”

    2009년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밴 클라이번 콩쿠르의 우승자는 두 명. 스포트라이트는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로 관객을 열광시킨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노부유키 쓰지에게 집중될 법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콩쿠르 사상 최연소(당시 19세) 참가자이자 중국 출신의 첫 우승자인 장하오천(22·張昊辰)이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 클래식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스타인 랑랑을 비롯해 윤디(이상 30), 유자왕(여·25)으로 이어지는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의 계보를 이을 장하오천을 23일 정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만났다. ●서울 예술의전당서 첫 공식 내한공연 8시간 뒤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CNSO·지휘 리신차오)와의 첫 한국 공연을 앞둔 탓인지 시차 적응이 덜 된 탓인지 조금은 설레고 또 피곤해 보였다. 3년 전 제주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연주했지만 공식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젊고 뛰어난 피아니스트를 많이 배출한 나라인 만큼 관객들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늘 최연소란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3세 9개월 때 리더스다이제스트란 잡지에서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는 최고의 방법이 피아노를 배우는 것이라고?’란 글을 읽은 어머니가 피아노를 시켰다.”는 그는 5살 때 상하이뮤직홀에서 첫 리사이틀을 가졌다. 11살 때 이미 중국 주요 도시 투어를 했고 12살 때 차이콥스키 청소년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했다. 평생 출전한 콩쿠르 가운데 두 번 빼고 모두 우승한 ‘콩쿠르의 종결자’이기도 하다. 2005년부터 커티스음대에서 랑랑, 유자왕을 길러낸 게리 그래프먼을 사사했다. 그는 “콩쿠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엄청난 압박감과 경쟁심을 뛰어넘는 과정은 날 정신적으로 성장시키는 일종의 훈련이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압감을 벗어나는 길은 연습뿐이다. 음악에서 생긴 압박은 결국 음악으로만 이겨낼 수 있다. 건반을 두드릴 때 비로소 잡생각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항상 최연소… 호기심 굉장히 많아 ‘최연소’란 타이틀이 부담스럽진 않을까. 그는 “어릴 때부터 참가한 대부분의 콩쿠르에서 늘 최연소였다. 미디어의 최연소에 대한 관심도 일시적인 것 아니겠나. 10년쯤 뒤에는 아무도 그런 말을 안 할 거다. 결국은 음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답이긴 한데 너무 ‘애늙은이’ 같은 답변만 하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슬쩍 웃더니 “내가 생각해도 좀 그런 것 같다. 굉장히 호기심이 많고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너무 일찍부터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다 보니 이렇게 된 것도 같다.”고 답했다. 그의 이력을 되짚어보면 누가 봐도 ‘천재형’에 가깝다.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할까. “타고난 재능과 노력이 절반씩 작용한 게 아닐까.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할 때 1만 번의 실패 뒤에 성공했다. 그는 천재인가, 노력형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재능은 꾸준한 노력이 없으면 발견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하오천은 이날 오후 8시 예술의전당에서 CNSO와 함께 한국 관객에겐 조금 낯선 황하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했다. 중·일전쟁 때 시안싱하이가 작곡한 ‘황하대합창’을 4명의 작곡가가 피아노곡으로 재창작했다.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쩌둥을 찬양하는 내용의 4악장이 추가된 탓에 이후에는 금지되기도 했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한 이날 공연에서는 한국 주재 중국 정부 관계자와 유학생도 눈에 많이 띄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광복절 67돌] 나눔의 집, ‘말뚝테러’ 日검찰에 고발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벌인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47)를 나눔의 집과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현지 사법당국에 직접 고소·고발하기로 했다. 검찰에 스즈키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나 사법처리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본국으로 돌아간 스즈키를 데려오기 위해 강제력 있는 법적 대처방안을 검토했으나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눔의 집과 위안부 피해자들의 대리인을 맡은 박선아 변호사는 15일 “국내에서 스즈키를 사법처리하기 힘들 경우에 대비해 다음 달쯤 일본 현지 검찰에 직접 고소·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나눔의 집 자원봉사자 등 뜻을 함께하는 일본인을 통해 고발장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대한변협 일제피해자 인권특위에 있는 일본 변호사들의 도움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는 평화헌법이 있어 전쟁을 찬양하는 등의 행위는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을 국내에서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이성희)는 일본 정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검찰은 스즈키를 국내에서 사법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법적으로 검토해 왔다. 앞서 김순옥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0명은 지난달 스즈키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2002년 체결된 한·일 간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르면 양국 법률에 의해 사형·종신형 또는 1년 이상의 자유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는 인도 청구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스즈키가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옆에 한글로 ‘타캐시마는 일본땅’, 일본어로 ‘다케시마’(竹島·일본에서 독도를 부르는 단어)라고 적힌 말뚝을 놓고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한 것이 이러한 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범죄 행위에 대해 혐의가 특정되지 않았다. 혐의가 밝혀지더라도 범죄인 인도청구 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스즈키는 말뚝 테러 사건 직후 한국 국민에게 추가적인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고 국민 감정이 좋지 않다는 점 등을 사유로 입국이 금지된 상태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문화마당] 올림픽 유감/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올림픽 유감/주원규 소설가

    올림픽은 더 이상 신성하지 않다. 이 문장을 듣게 되면 대뜸 다음과 같이 물을 것이다. 언제 우리가 올림픽을 신성하다고 했었느냐. 올림픽이 종교라도 되는 거냐 등등의 질문을 쏟아내며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예상되는 반문에도 거듭 밝히자면 올림픽은 본래 신성했다. 왜냐하면,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올림픽을 운영하는 협회, 선수들의 열띤 경합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수억명에 달하는 시청자들. 이들 모두가 올림픽의 신성성을 지지하며, 이를 숭고한 감정으로 지켜보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제가 가능한 이유는 올림픽이 기본적으로 스포츠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며, 인류의 역사 자체가 경쟁과 경합의 추동력 덕분에 지속하였음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에서 상징적 의미를 부여받는 스포츠란 게임을 통해 인간의 영웅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는 경쟁에서 승자를 향한 경외심을 긍정하고 승자에 대한 숭배의 합의까지 자연스럽게 도출해 내는 속성이 있다. 승자를 정점에 놓고 승리의 감격을 공유하는 측면에서 분명히 스포츠는 신성하며, 그만큼 순수하다. 승리의 감정을 공유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이 자연스러운 본능이 당연한 것으로 합의되기 위해선 정당성이란 장치가 요구된다. 정당성은 경쟁이 공평하게 이뤄질 수 있는 장의 조성을 통해 구현되기 마련이다. 공평한 장이 형성되고 그 기반을 통해 승리자를 가리는 일련의 과정에서 인간은 신성함을 경험하게 되고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명실상부한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은 그러한 신성한 체험을 가장 극적으로 인도해줄 의무를 가진 것으로 당연히 합의되어 온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우리는 두 가지 면에서 신성함에 대한 기대의 붕괴를 경험하고 말았다. 정당함을 잃어버린 오심의 난무, 그 저변을 장악한 스포츠 비즈니스에 대한 정당성 훼손 혐의가 하나의 이유이다. 또 다른 하나는 올림픽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서 나타난 신성에 대한 그릇된 맹신을 꼽을 수 있겠다. 먼저 오심에 대해서. 올림픽에서 가장 기대하는 건 공정한 경쟁이다. 선의의 경쟁을 보장하는 건 합리적인 경기 규칙과 심판, 정당한 판정이다. 그런데 이 정당한 판정이 붕괴되는 순간이 심심찮게 나타났다. 혐의를 좀 더 확장해 판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소들이 소위 강대국, 스포츠외교 영향력 관점에서 비롯되고 거기에 또 하나. 스포츠 산업, 스폰서 기업들의 입김으로부터 파생된 것이라면 우리는 결코 올림픽을 신성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신아람 선수의 ‘1초 오심’ 사건을 통해 해석되는 위의 서글픔은 그렇기에 공정한 경쟁을 통한 참된 영웅을 기대하는 최소한의 기대마저 무너진 것에 대해 더없는 유감을 표현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여기에 또 하나 유감스러운 일이 있다. 우리 사회가 올림픽을 바라보는 뿌리 깊은 우상숭배다. 우리의 결론은 언제나 하나다. 힘을 갖는 것. 언제나 되풀이되어온 같은 결론이다. 단순하지만 명확한 이 답을 위해 우리는 승자 만능주의에 입각한 엘리트 선수 양성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다. 그게 뭐가 문제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단호하다. 바로 그게 문제라고. 우리가 기대하는 올림픽의 신성함은 선수들의 땀 흘리는 노력이 필요조건이요, 경쟁과 승리자 찬양은 충분조건이란 바른 관계 설정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그렇지만, 오늘의 우리는 과연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걸까. 입으로는 패자도, 노메달리스트도 아름답다고 떠들지만, 그들에게 건네는 건 패자를 위로해 주는 수준의 측은지심, 동정의 태도만으로 일관되진 않았는지 이제는 정말 진지하게 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분명해졌다. 하지만, 훼손된 올림픽 정신, 우리의 승자 만능주의에 대한 유감은 더 깊어졌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

    샘 레이미, 피터 잭슨, 기예르모 델 토로, 그리고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 다른 대륙에서 태어났지만 비슷한 연배인 네 감독은 1980~90년대 영화계의 악동으로 명성을 떨쳤다. 기발한 발상을 바탕으로 한 공포영화로 소수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던 이들은 21세기 시작과 함께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다른 노선을 취했다. 특유의 천재성을 대중성과 결합시킨 야심 찬 시도는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졌다. 레이미가 ‘스파이더맨’으로, 잭슨이 ‘반지의 제왕’으로, 델 토로가 ‘블레이드 II’와 ‘헬보이’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을 동안 데 라 이글레시아는 자신의 왕국에 외곬으로 남기를 원했다. 체제에 대해 과격하고 비판적인 자세가 종종 무정부적인 지경에 도달하는 데 라 이글레시아의 작품은 어쩌면 폭넓은 대중적 지지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전작 ‘옥스포드 살인사건’은 의외의 작품이다. 영어권 유명 배우를 기용해 ‘논리적이면서 우아한 추리극’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민한 관객은 예수를 테러범으로 규정하는 못된 언사에서 키득거렸을 것이다. 그러한 믿음은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로 증명됐다. 데 라 이글레시아의 기질은 변하지 않았으며, 베니스영화제는 감독상을 비롯한 3개 부문의 상을 안겨 주며 그간의 노고를 위로했다. 1937년 하비에르의 아버지는 유랑극단의 ‘바보 광대’다. 아이들 웃기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았던 그는 내전의 광풍 속에서 희생되고 만다. 죽으면서 그는 아들에게 ‘슬픈 광대’의 운명에 맞서 복수로 고통을 불태우라고 주문한다. 1973년 슬픈 광대가 된 하비에르는 줄 타는 여자 나탈리아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녀는 서커스단의 실세이자 바보 광대인 세르지오의 여자. 술에 취하면 폭력을 일삼는 세르지오에게 하비에르가 저항하면서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세 인물은 말기 프랑코 정권 아래 스페인 사회의 심장부를 건드린다.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는 20세기 중반 스페인의 정치 상황을 은유한 작품이다. 세르지오가 스페인의 독재자를, 서커스 단원이 폭군의 악행을 알면서도 비겁하게 숨는 국민을 의미하는 가운데 하비에르와 나탈리아는 악몽에서 벗어나고자 어쩔 수 없이 미쳐야만 했던 인물로 화한다. 역사적 사실을 인용하면서도 데 라 이글레시아의 초현실적인 접근 방식을 멈추지 않는다. 꿈이 현실보다 큰 힘을 발휘하고, 이성이 아닌 광기가 플롯을 지배한다. 초기 작의 스타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일부 비판이 있으나, 중요한 점은 데 라 이글레시아의 비(非)관습적인 태도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야수성이 넘치는 그의 영화는 앉은 자리에서 피가 끓어오르게 하는 데 그만이다.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기억하는 스페인 작가 영화의 전통을 잇는 작품이기도 하다. 후안 안토니오 바르뎀, 카를로스 사우라, 빅토르 에리세 같은 선배의 정신을 잃지 않았으며, 어린 인물을 빌려 역사의 비극적 유산을 상기하는 몇몇 선배 영화들과 유사점을 지닌다. 이에 비해 한국의 현재 상황은 의심스럽다. 수십 년 동안 한국에서 독재자로 행세했던 인물에 관한 서적이 대형서점의 복도에서 버젓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청산해야 할 수치스러운 과거를 기억하는 것과 찬양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9일 개봉. 영화평론가
  • 후보 8명 “김대중 계승”… ‘金心 잡기’ 뜨거운 구애의 무대

    후보 8명 “김대중 계승”… ‘金心 잡기’ 뜨거운 구애의 무대

    민주통합당의 정치적 텃밭인 광주에서 25일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첫 합동연설회는 호남의 ‘정치적 상징’인 김심(金心·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한 뜨거운 구애의 무대였다. 경선 주자 8명은 3000여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김대중 계승’을 내세우며 호남 지지를 끌어오는 데 총력전을 폈다. 특히 예비 경선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당내 지지율 선두인 문재인 후보를 추격하는 비문 후보들의 견제론은 한층 격화됐다. 후보들은 26일 광주에서 열리는 새누리당의 첫 대선 합동연설회를 의식한 듯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문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을 소개하며 정권 교체 적임자론을 폈다. 문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의 민주, 민생, 남북관계 파탄에 대해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고 했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의 적통을 이어 가고 정권 교체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손학규 후보는 “1997년 IMF 당시 준비된 선장 김 전 대통령을 불렀듯이 2012년 대한민국이 경제위기로 다시 준비된 선장을 부를 때 손학규가 감히 그 부름에 답하겠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뒤를 쫓아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5년 전 정권을 빼앗긴 책임에 대한 반성과 성찰도 없이 다시 정권을 달라고 하는 ‘돌아온 그들’(참여정부)로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없다.”며 “민생 실패, 대선과 총선 패배에 이어 올 12월 대선까지 내리 4패를 당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문 후보를 정조준했다. 김정길 후보는 “30년 정치 하면서 민주당 당적을 바꾼 적이 없다. 3당이 야합할 때 59명 중 57명이 나가도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힘썼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후보는 “문 후보로는 승리할 수 없고 감동도 없다.”며 “문재인으로 지겠느냐, 김두관으로 이기겠느냐.”고 직설화법 공세를 폈다. 김 후보는 “목포의 눈물과 전라도의 설움을 닦아내고 무등산의 꿈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며 “광주의 힘으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현 전남지사인 박준영 후보도 “민주당을 분당시키고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대패한 참여정부 인사가 대선 후보로 나서면 승리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호남 출신인 정세균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를 시작했다.”고 소개하며 “인기만 많은 후보, 이미지로 포장된 후보가 아닌 콘텐츠에 강한 나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당시의 ‘남북송금특검’, ‘민주당 분당’ 사실을 언급하며 “530만표 차로 정권을 넘겨 주고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분들이 대통령 후보는 될 수 있어도 당선은 안 된다.”고 말하며 문 후보를 공격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도마에 올랐다. 문 후보는 “5·16 군사정변이 불가피한 선택이면 5·18 광주 학살도 불가피한 선택이냐.”며 “군사정변과 독재를 찬양하는 역사 인식으로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정 후보는 “박 후보는 독재자를 미화하고 줄푸세를 공약했다가 상황이 바뀌니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두 얼굴의 소유자”라고, 조경태 후보는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동환·광주 이범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김일성을 찬양하면 A+ 학점 준 울산대 교수

    현직 대학교수가 학생들에게 북한 김일성 전 주석의 회고록을 읽고 감상문을 쓰도록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울산지검 공안부에 따르면 울산대 국문학과 이모 교수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전공과목 수업을 진행하면서 수강생들에게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읽고 감상문을 내도록 해 김일성을 찬양한 학생에게는 A+ 학점 등 높은 점수를 주고 비판한 학생에게는 낮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교수가 북한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등에서 ‘주체사상총서’ 등 북한 원전 200여건을 내려받아 탐독하면서 주체사상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설명한다. 검찰의 발표대로 이 교수가 학점을 미끼로 학생 상대 종북행위를 했다면 그 반교육적인 행태만으로도 지탄받아 마땅하다. 이 교수는 ‘태백산백’ 등 다양한 작품을 제시하고 그중에서 선택해 읽은 뒤 감상문을 제출하라고 했다며 “학점과는 무관한 감상문이었고 강제성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다. 교양교육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해당 서적을 읽게 한 것은 학문의 자유 범주에 속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주장의 순수성을 오롯이 인정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교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김일성 장군님’으로 부르도록 했다고 한다. 그렇듯 이념적으로 경도된 자세를 드러내고 강요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스스로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저버리는 것 아닌가. “학문의 자유도 다른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제한돼야 한다.”는 검찰의 논리 또한 지나치게 경직된 것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1960∼70년대 남북 체제 경쟁의 시대가 아니다. 대학 강단에서 아직도 김일성 찬양 여부가 논란거리가 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일이다. 철 지난 이념은 이제 법적인 제재를 떠나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성숙한 사회분위기를 가꿔 나가야 할 것이다.
  • 김일성 회고록 감상문 과제뒤 찬양 학생엔 A·비판땐 B학점

    울산지검 공안부(부장 이태승)는 대학생들에게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 김일성 북한 주석의 회고록을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도록 한 울산지역의 모 대학교 이모(55) 교수를 국가보안법상 이적·동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 교수에게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이적표현물을 이메일로 발송한 서모(48·무직)씨를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 반포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교수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국문학사와 고전 시가론 등의 강의시간에 수강 학생 380여명에게 김일성 주석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도록 했다. 이 교수는 김일성을 찬양하는 감상문을 제출한 학생에게는 A 또는 A+ 학점을 주고, 비판적 의견을 개진한 학생에게는 B 학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은 이 교수가 강의시간에 김일성을 장군님으로 호칭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태백산맥’ 등 다양한 작품을 제시하고, 그중에서 선택해 읽은 뒤 감상문을 제출하라고 했다.”면서 “학점과는 무관한 감상문이었고, 강제성도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흡혈귀 롬니” “역겨운 오바마”

    올해 미국 대선이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험악한 네거티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노선 대립을 넘어 조롱과 극언이 난무하는 감정싸움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오바마, 롬니 대량해고 전력 폭로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 진영이 요즘 내보내고 있는 TV 광고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버락 오바마,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말한 장면을 담고 있다. 힐러리는 17일 CNN 인터뷰에서 “당시 내가 오바마 대통령과 경쟁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 그것을 새삼 광고로 만든 것은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진영도 TV광고로 반격했다. 롬니가 지난 1월 플로리다주 경선에서 직접 ‘아름다운 미국’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롬니가 스위스 등 해외에 금융계좌를 갖고 있다.”는 자막을 삽입했다. 입으로는 ‘미국’을 찬양하면서 뒤로는 비애국적인 행태를 일삼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다시 롬니는 지난 2월 오바마가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함께해요’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오바마가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경제난에 신음하는 국민이 아니라 선거자금 기부자들”이라고 비꼬는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기관 CMAG에 따르면 최근 TV광고 가운데 오바마 캠프의 89%, 롬니 캠프의 94%가 상대방을 비난하는 네거티브 광고다. ●롬니, 오바마 모금행사 노래 조롱 양측의 충돌은 롬니가 기업 최고경영자(CEO) 시절 투자대상 기업의 생산기반을 외국으로 넘기거나 근로자를 대량 해고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최근 오바마 측이 폭로하면서 위험수위를 넘었다. 오바마 진영은 롬니를 “흡혈귀”라고 조롱했고, 오바마도 직접 “롬니 본인이 해명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롬니는 폭로 내용을 부인하면서 오바마의 사과를 요구했다. 화가 잔뜩 난 롬니는 오바마를 향해 “역겹다.”는 극언까지 내뱉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이 박빙의 승부인데다 티파티(보수주의 유권자 운동) 출현 후 정파주의가 심화되면서 네거티브전이 더욱 극렬해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현실/리민용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현실/리민용

    현실/리민용 우리가 모여 사는 도시에서 대형 토목공사로 건축한 것이 감옥이었다 오염이란 이름으로 우리는 벽에다 정치 바이러스를 찬양했고 권력의 폐단을 전파했다 깃발은 여전히 휘날리고 관청에서 설치한 깃대에서 부패한 냄새가 나는 게 마치 피의 흔적이 마른 붕대에 퍼지는 것 같았다 매장된 생의 의지 우리는 진열된 질서의 가상 속에서 가장 좋은 시간이 비춰지길 기다리고 있다
  • 이재오·정몽준 대선경선 불참 선언… 非朴 3인중 김문수 선택만 남았다

    이재오·정몽준 대선경선 불참 선언… 非朴 3인중 김문수 선택만 남았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가 9일 나란히 대선후보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이로써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경선 규칙을 둘러싼 갈등은 일단락됐다. 대신 경선 흥행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됐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완전국민경선제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시대의 흐름이자 정치 개혁의 핵심이며 정권 재창출의 필수요건”이라면서 “당은 현재 모습이 과연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차기 정권을 감당할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전 대표도 오후에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에게 정직하고, 역사를 두려워하는 새누리당을 만들기 위해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 전 대표는 또 “정당 독재가 미화되고 찬양되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경선에 참여하는 건 당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걸 묵인·방조하는 일”이라면서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 게 당에 해가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당의 잘못을 묵과하는 게 오히려 당을 더 해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남은 관심은 비박(비박근혜) 진영의 핵심 축을 이루는 이들이 이른바 ‘킹 메이커’로서 적극 나설지, 반대로 비주류의 길을 걸으며 견제세력으로 역할할지에 쏠린다. 더욱이 정 전 대표와 이 의원이 경선 참여 여부를 숙고하기 위해 찾은 지리산에서 별도 회동을 가진 점을 감안하면 향후 행보에서도 보조를 맞춰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정 전 대표는 ‘향후 당 후보를 지지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네.”라고 한 뒤 “당원의 도리를 다할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이 의원은 ‘경선을 통해 새누리당 후보가 결정되면 도와줄 것인가.’라는 물음에 “경선이 이제 시작됐으니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그때 가 봐도 늦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대신 이 의원은 향후 행보에 대해 “제가 주장했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에 모든 정치력을 모으겠다.”면서 “여기에 부합한 정치 공약을 내거는 것이 내 지지의 주요한 변수”라고 덧붙였다. ‘비박 3인방’ 중 이날까지 유일하게 거취를 결정하지 못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마저 경선 불참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은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막판 고심 중인 김 지사는 경선 참여에 무게를 두면서도 불참 가능성 역시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태호 의원 등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박 3인방을 끌어안지 못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의 ‘불통’ 이미지도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서 파생된 종북 논쟁 탓일까. 요즘 이석기 의원이 단연 뉴스메이커다. 그는 며칠 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농민 집회에서 뜻밖의 수모를 당했다. 시위 농민들로부터 “애국가도 싫다면서 왜 여기 왔느냐.”는 힐난을 들으며 멱살을 잡혔다. 진보논객 진중권 교수 말마따나 “진보정당 의원이 민중에게 멱살 잡힌 상징적 사건”이었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지만, 서울광장의 농민들은 국가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일까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인 셈이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바람보다 빨리 눕지만,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민초들이 말이다. 이들이 소위 먹물들보다 19대 국회의 몇몇 의원들에게 드리워진 이념 과잉의 불길한 그림자를 먼저 읽었던 모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자격심사를 통해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퇴출하려 한다는 소식이다. 두 의원이 진짜 걱정해야 할 건 국회에서 쫓겨나는 일보다 자신들의 행태가 보통 시민의 상식으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이 아닐까. 반미·자주파(NL), 즉 주사파는 분단이 빚은 희생양일지도 모르겠다. 엄혹한 권위주의 정권에서 배양됐다는 점에서다. 1980년대 광주의 비극과 전두환 군사정권의 등장에 절망한 청년 학생들 중 일부가 ‘적(敵)의 적은 동지’라는 착각에 사로잡혔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상은 한참 변했는데 당시의 굴절된 인식이 아직도 박제돼 있다면 딱한 노릇이다. 물론 이석기 의원이 여전히 민혁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를 당시의 반미·자주 이념에 갇혀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 다만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그의 발언에서 과거와 절연하지 못했음이 감지될 뿐이다. 특히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라며 논점을 흐리는 그의 언사를 보라. 북한 인권이나 세습체제에 대한 질문만 나오면 말끝을 흐리는 NL계 인사들의 화법 그대로다. 우리 학계에서 지난 십수년간 ‘내재적 접근법’이 시류를 탔다. 즉, “북한 내부의 눈으로 북한체제를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는 재독 학자 송두율이 원조다. 순수 학문적 맥락에서 북한체제의 과거를 해부하고 앞으로의 행로를 진단하는 데는 얼마간 유용성도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라야 했다. 북한체제의 폭압성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삼지 말아야 했다. 오로지 김씨 왕조의 관점으로만 보면 주민에 대한 인권유린이나 북핵조차 용인하는 종북적 행태로 귀결될 게 불문가지다. 사실 이념의 다양성 보장은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의 징표일 수 있다. 2차 대전 전까지 의회민주주의 선진국 영국에서도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지식인들이 많았다. 1000만명의 소련인들을 희생시킨 스탈린체제를 옹호했던 웨브 부부나 버나드 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작 레닌은 공산혁명에 활용할 만한 서방의 이런 좌파 지식인들을 ‘쓸모있는 바보들’이라고 조롱했다. 반면 작가 조지 오웰은 타고난 좌파였지만,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성실성과 함께 스탈린체제를 ‘동물농장’으로 고발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비유는 적실하다. 시장경제나 자유주의가 만능일 순 없다. 얼마 전 1인당 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000만명을 뜻하는 20-50클럽에 가입한 대한민국도 여전히 문제투성이다. 그래서 여당 내에서 진행 중인 경제민주화 논쟁도 보수적 시장메커니즘이 진보적 가치로 보완되어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을 게다. 그렇다고 해서 수령론이라는 봉건왕조적 뼈대에 스탈린주의의 외피를 입힌, 북의 세습체제를 추종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는 북한주민을 보면서도 종북주의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한심한 일이다. 19대 국회에 그런 ‘쓸모있는 바보들’이 있는게 사실이라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난 주체사상을 내려놓든가, 아니면 국회를 스스로 떠나야 한다. 그것만이 진보의 순정을 살리는 길이다. kby7@seoul.co.kr
  • ‘무단방북’ 노수희 구속영장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의장 노수희(68)씨의 무단방북 사건을 수사 중인 합동조사단이 6일 노씨와 노씨의 방북에 관여한 범민련 사무처장 원모(39)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가정보원과 검찰,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이들을 국보법상 잠입·탈출, 찬양·고무 등 비교적 입증이 쉬운 혐의를 적용, 신병을 확보한 뒤 범민련 등 관련 조직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사단은 5일 체포한 노씨 등을 상대로 이틀째 방북 행적과 범민련의 조직적 개입 및 대북 연계성 등을 캐고 있다. 노씨는 김일성 주석 생가 방문 등 북한 매체에 보도된 사실만을 인정하고 범민련과의 연관성이나 방북 당시 접촉한 인사, 구체적인 활동 등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원씨는 아예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무단방북’ 노수희 부의장 104일만에 귀환… 판문점 현장 연행

    ‘무단방북’ 노수희 부의장 104일만에 귀환… 판문점 현장 연행

    지난 3월 정부의 허가 없이 방북했던 노수희(68)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의장이 5일 오후 3시 북한 체류 104일 만에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환했다. 노 부의장은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대기하던 통일부 연락관을 통해 곧바로 공안당국에 인계됐다. 경찰은 오후 3시 25분쯤 판문점 남쪽 육군 사단에서 노 부의장의 체포영장을 집행, 본격 수사에 나섰다.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는 북측 관계자 200여명이 나와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송했다. 앞서 경찰은 오전 노 부의장의 자택과 서울 영등포동의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동시에 노 부의장의 방북에 관여한 범민련 사무처장 원모(39)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 검찰 등과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노 부의장에 대한 수사를 개인 차원이 아닌 범민련 조직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경찰은 보수단체와의 충돌을 우려, 체포한 노 부의장을 통일대교를 우회해 파주경찰서로 압송했다. 이어 오후 4시 30분부터 10시까지 진술녹화실에서 방북 경위와 행적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경찰은 일단 노 부의장이 밀입북한 만큼 국가보안법 제6조의 잠입·탈출 혐의 등을 적용, 6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노 부의장이 동기나 행적 등 간단한 부분에 대해 답변하면서도 구체적인 부분은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노 부의장은 지난 3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00일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방북한 뒤 북한에 머물렀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 부의장은 방북기간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김일성 생가 등을 방문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는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상실이며 최대의 슬픔이었다.”는 취지의 찬양성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을 ‘민족의 어버이’라고도 했다. 경찰청 보안국은 이날 오전 노 부의장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서류 등을 확보했다. 범민련을 비롯한 통일 관련 단체들은 이와 관련, “무리한 공안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세창 범민련 조직위원은 “노수희 부의장은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평화적으로 풀어 가자는 취지에서 조문 방북한 것”이라면서 “귀환하는 날짜에 맞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공안몰이를 하고 있는 당국의 처사는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6·15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국가보안법 운운하는 것은 남북 관계를 풀어 갈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면서 “공안 정국을 만들어 대선을 유리하게 하려는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무단 방북 뒤 판문점으로 돌아온 남측 인사는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문규현 신부(1989년 8월 15일), 안호상·김선적씨(1995년 4월 16일), 고 박용길 장로(1995년 7월 31일), 황선씨(1998년 11월 3일), 한상렬 목사(2010년 8월 20일) 등으로 노 부의장은 여섯 번째다. 백민경·하종훈·배경헌기자 white@seoul.co.kr
  • 노수희 “김정일 서거는 민족 최대 슬픔”

    노수희 “김정일 서거는 민족 최대 슬픔”

    지난 3월 2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100일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무단 방북한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이 5일 오후 판문점으로 귀환한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노씨가 밀입북해 우리 정부를 비방하고 북한을 찬양한 행위는 법 위반 사항”이라면서 “방북 경위와 북한 내에서의 행적 등을 조사한 후 관련 법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노수희 부의장의 평양 방문은 어느 모로 보나 정당하고 정의로운 애국적 장거”라며 “반통일 폭압 책동에 더욱 매달리고 있는 보수 당국의 처사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노 부의장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 위원장과 노씨가 “동포애의 정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노 부의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의 서거는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상실이며 최대의 슬픔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씨는 지난 3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중앙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한반도 분열 사상 처음으로 남북 수뇌 상봉을 실현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마련해 주신 민족의 어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서는 “북녘 겨레는 인민을 하늘처럼 떠받들며 인민 사랑과 후대 사랑의 정치를 펴 나가시는 최고사령관님을 어버이로 믿고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녘은 정치적 안정과 막강한 경제적 잠재력에 의거해 강성국가를 반드시 건설하리라는 것을 느꼈다.”고 방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노씨는 김정일 사망 중앙추모대회(3월 25일)에 참석하고 만경대 김일성 생가(3월 26일)와 금수산기념궁전(2월 27일) 방문, 김일성 부자 동상 제막식(4월 13일), 김일성 100회 생일 중앙보고대회(4월 13일) 참석 등 60여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북한 김씨 일가를 찬양하고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행보를 이어 갔다. 그는 방북 다음 날인 3월 25일 김정일 초상화 앞에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고 적힌 화환을 바쳤다. 3월 26일에는 만경대를 방문해 방명록에 “국상 중에도 반인륜적 만행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을 대신해 조국 인민의 사과를 만경대에 정중히 사죄드립니다.”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노씨의 친북 발언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과 인민군 창건 80주년 등 주요 행사가 몰린 4월부터 노골화됐다. 지난 4월 4일 범민련 북측본부 의장 최진수와 만난 자리에서는 “남과 북, 해외의 3자 연대를 강화해 자주 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 맹세를 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아이엠’ 대한민국 K-POP의 현주소를 말하다

    ‘아이엠’ 대한민국 K-POP의 현주소를 말하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샤이니, F(x), 보아, 강타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류 아이돌 스타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리얼 청춘 바이오그라피 ‘I AM’(이하 아이엠)이 국내 관객에게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가수들이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로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펼친 공연 실황과 함께, 수많은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는 아이돌 가수들의 깊은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엠’은 다큐멘터리이자 성장영화의 성격을 띤다. 마이클 잭슨이나 밥 말리 등 아티스트의 공연실황이나 그들의 속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영화관에서 개봉된 적은 있지만, ‘아이엠’ 출연 가수들처럼 젊거나 어리고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아티스트의 모습을 한꺼번에 담은 작품은 많지 않았다. 공연실황과 다큐멘터리 사이의 장르적 성격을 가진 만큼,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공연장면과 국내 대표 아이돌 스타들의 오디션 당시 동영상, 멤버 별 일대 일 인터뷰 등 다양한 스토리는 마치 퍼즐처럼 서로 다른 조각으로 분리돼 있는 듯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하나의 모습으로 합쳐진다. 슈퍼주니어가 데뷔 무대를 마친 뒤 한데 뭉쳐 기쁨의 눈물을 흘릴 때 멤버 려욱만 화장실에서 남몰래 혼자 울어야 한 사연, 5명으로 시작했던 동방신기가 유노윤호와 최강창민 2인조로 다시 무대에 서기 직전 떠올린 생각, 예쁜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 F(x) 설리가 눈물을 흘리며 안무연습을 하는 모습 등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화려한 스타의 진짜 속마음 한 켠을 보면 인생에서 쉽게 얻어지는 것은 절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아이엠’은 환호성과 눈부신 조명 아래 서는 아이돌 스타 개개인을 비추는 동시에, 대한민국 음악의 현주소를 넌지시 과시하기도 한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최초로 공연하는 아시아 아티스트라는 자부심과 그들에게 열광하는 파란 눈의 팬들은 K-POP(케이팝)의 열기가 그저 허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짐작케 한다. 때문에 오로지 가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수년간 땀 흘려온 그들의 성과가 자랑스럽고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엠’이 SM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제국을 선전하고 찬양하는 광고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껄끄러운 느낌도 피할 수 없다. 이 ‘광고’는 ‘SM 제국’이 몇 년간 공들여 제작한 ‘상품들’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그들의 ‘상품들’을 최고의 퀄리티로 업그레이드 하는 철저한 트레이닝과 관리시스템도 공개한다.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개개인의 땀과 눈물이 필수 과정이었던 것은 사실이나, 제국의 거대한 자본이 땀과 눈물 뒤에서 강력하게 그들을 뒷받침 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아이엠’은 대한민국 음악과 문화가 현재 전 세계에서 어떤 영향력을 과시하는지, 또는 미래에 어떤 영향력을 끼칠 것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의 땀과 노력, 서러운 눈물, 그것들을 뒷받침하는 SM엔터테인먼트는 그 미래가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알아… 그래도 찾자, 희망

    ‘반딧불의 잔존’(김홍기 옮김, 도서출판 길 펴냄)의 저자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59)에게 역사란, E H 카에게 빗대 말하자면 ‘연대기적 욕망과 시간착오와의 대화’다. 과학으로서의 역사는 반듯한 일직선상에다 역사를 정리해 두고자 하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렇지 않은 증거들이 속출한다는 의미다. 카가 실은 소련사 연구자였지만 역사철학으로 이름을 남겼듯, 저자도 역사철학을 건드리지만 원래는 미술사학자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확실히 더 구미가 당기게 말하자면, 저자의 핵심 목표는 좌파 ‘종교’에 맞서 좌파 ‘정치’ 구출하기다. 이는 ‘호모 사케르’를 내세운 조르조 아감벤을 “잔혹한 지평”, ‘다중’이니 ‘대중지성’이니 하는 말들을 퍼트린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를 “유쾌한 지평”이라 부르는 데서 명확히 드러난다. 잔혹하냐 유쾌하냐의 차이일 뿐 지평은 지평이다. 지평이란, 저 너머 어딘가에 광영된 세상이 있으리라는 ‘종교적’ 태도다. 못 미치면 종말론이요, 다다르면 구원론이다. 거대한 빛을 상정하는 지평 대신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산발적이고, 취약하고,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출현하고, 소멸하고, 재출현하고, 재소멸”하는 “이미지”다. “지평, 즉 저편을 본다는 것은 우리를 스치는 이미지들을 보지 않는 것”이며 “지평에만 배타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최소의 이미지를 응시하지 못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라서다. 책의 부제가 ‘이미지의 정치학’인 까닭이다. 저자의 출발점은 이탈리아 신사실주의를 이끌었던 피에르 파솔리니(1922~1975)가 1941년과 1975년에 각각 남긴 두 메모다. 키워드는 반딧불이다. 이탈리아어로 강렬한 빛은 루체(luce), 이걸 약하고 작은 빛으로 축소한 단어가 루치올라(lucciola)다. 루체가 강렬한 서치라이트라면 루치올라는 어디선가 반짝대고 있을 미광(微光)쯤 된다. 루치올라는 반딧불이란 뜻이기도 하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미지로서의 반딧불이다. 파솔리니는 1941년, 그러니까 사나운 경비견이 컹컹 짖어대면서 파시즘의 강력한 서치라이트가 사회를 비추던 그때에는 루치올라, 즉 반딧불을 찬양한다. “이런 시대에 사기와 기만의 교사자들이 충만한 영광의 빛 속에 있고,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상관없이 모든 종류의 저항자들은 도주하는 반딧불로 변형”한다. “가능한 한 이목을 끌지 않아야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그들의 신호를 발산”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1975년 파솔리니는 이 반딧불이 ‘소멸’됐다고 주장한다. 2차대전 종전과 함께 파시즘의 시대는 끝났지만 그 이후 역사 전개 과정을 보면 “더욱 심층적인 파시즘이 무솔리니의 행적을 대체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파시즘의 서치라이트 틈바구니에서 용케도 살아남았던 반딧불들은 더 사나워진 서치라이트, 그러니까 “감시탑, 정치인의 대중집회, 축구장, 텔레비전 세트 등이 갖춘 서치라이트”에 노출됐다. 이렇게 “모든 사회적 공간을 포위”당해버리니 “어느 누구도 더 이상 서치라이트의 기계적 눈초리에서 달아날 수 없게” 됐다. 반딧불은 결국 “순결을 상실하기보다는 역사에서 스스로 말소되기를 선호”한다고 결론짓는다. 저자는 이런 파솔리니를 강하게 비판한다. “전체주의 기계를 지목하는 것과 그 기계에 전폭적인 승리를 넘겨주는 것은 서로 별개의 문제”다. “검은 밤이나 서치라이트의 눈부신 빛만 보는 것”은 “패배자로 행동하는 것”이다. “개방의 공간, 가능성의 공간, 미광의 공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공간을 보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반딧불이 소멸하는 것은 오로지 관찰자가 뒤쫓기를 포기하는 한에서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하다. 현 상황에 비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그럴수록 밤에 눈을 뜨고, 쉬지 않고 돌아다니고, 다시금 반딧불을 추구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이런 희망의 근거는 어디 있던가. 단순하다. 반딧불이 거기 있어서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죽음을 넘어서서 이야기하고 증언하고자 하는 이야기꾼의 주권적 욕망”이 있다. 이 욕망이 있는 한 반딧불은 어디서나 반짝인다. 광장의 촛불이건 SNS상의 한숨과 탄식이건. 그래서 문제는 반딧불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알아차리느냐 못하느냐다. 파시스트의 서치라이트건 좌파종교의 지평이건 강렬한 빛에 노출된 이는 반딧불을 놓치겠지만, 애써 찾는 이에게 반딧불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저자는 이미지로서의 반딧불을 프로이트의 ‘징후’에 빗댄다. 정신분석학의 철칙은 ‘억압된 것의 귀환’이다. 억압이 있다면 어디선가 반딧불도 파르르 날아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저자가 “반딧불의 소멸을 방관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프랑스에서는 30여권의 저서를 쏟아낸 중견학자라지만, 한국에서 번역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해서 번역자가 저자의 사상 전반을 설명해 둔 해제도 꼭 참고해볼 만하다. 한국 상황에서도 요모조모 읽힐 부분들이 많다. 방향성을 잃고 파격으로 치닫는 현대 예술에 대한 고민에도 참조할 수 있고, 연대기적 욕망을 뚫고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미시사에 대한 암시로 봐도 좋다. ‘우리 안의 파시즘’(삼인 펴냄)으로 파시즘에 대한 논란을 불러왔던 임지현 한양대 교수와 ‘헌법의 풍경’(교양인 펴냄)에서 우리 헌법의 기본정신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정리한 김두식 경북대 교수와 비교해 봐도 좋다. 숱한 사상가들이 등장하지만 저자의 가장 큰 밑천은 발터 베냐민이다. 히틀러에게 쫓기자 피레네산맥에서 독약을 먹고 자살한 그 사람이다. 그러니까 죽어버린 베냐민으로 살아남은 파솔리니를 잡은 셈인데, 어쩌면 절망도 살아남은 자의 사치가 아닌가 싶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자에게 반딧불 찾기는 의무일는지 모른다. 2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그리스도연구소 7일부터 강좌

    그리스도연구소 7일부터 강좌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는 ‘교회에서 알려주지 않는 기독교 이야기’ 강좌를 7일부터 8주 동안 매주 목요일 7시30분 서울 충정로2가 한백교회 안병무홀에서 진행한다. 이번 강좌는 교회가 왜곡하거나 편협하게 가르치고 있는 주제들을 선정해 대안적 해석을 모색하는 자리. 여성·이단·결혼 등 교회가 관행적으로 가르쳤지만 그 폐해가 심각한 문제들을 주제로 삼았다. 지난 4월 출간된 ‘교회에서 알려주지 않는 기독교 이야기’ 공동 저자인 김진호·전철·박영식·정용택씨가 강사로 참여한다. (02)363-9190. 서울대교구, 생명수호 봉사자 모집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생명의 문화’운동에 참여할 청년 생명수호 봉사자를 모집한다. 봉사자로 양성된 청년들은 생명위와 관련한 온·오프라인 홍보, 찬양·율동·마임 활동, 각종 연수와 학술세미나 등에 참여하게 된다. 청년 봉사자 정기모임은 매월 첫째 수요일 오후 7시30분 서울 명동 교구청 별관에서 진행된다. 청년 생명수호 활동에 관심 있는 20대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모집기간은 8월 말까지. 한편 생명위는 각 본당과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생명수호 담당자를 위한 정기연수를 7월 1일까지 진행한다. (02)727-2351. 원불교, 정산 송규 종사 기념전 원불교는 제2대 종법사 정산 송규 종사의 열반 50주년을 맞아 그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특별 기념전을 30일까지 전북 익산 원불교역사박물관에서 열고 있다. 정산 종사는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수제자. 초기 9인 제자와 함께 교단 창립에 큰 역할을 했고 1943년 소태산 교조가 열반한 뒤 종통을 이은 후계 종법사다. 이번 특별기념전은 정산 종사의 삶을 교단사·신성·건국론·세계화 등 4부분으로 나눠 조망한 자리. 디지털 전시기법을 활용해 원불교 법모(法母·법을 제정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근대 국경과 백두산정계비’ 학술회 동북아역사재단은 7일 오전 9시부터 서울역사박물관 강당에서 백두산정계비 건립 300주년을 맞이하여 ‘동아시아 근대 국경과 백두산정계비’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1712년 백두산 기슭에 세워진 백두산정계비는 비문에 새겨진 ‘토문’ 명칭을 둘러싸고 최근까지 주목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한·중 관계의 문제로 다루어져 왔던 백두산정계비 문제를 동아시아로 시야를 확장해 근대 국경의 기원이란 의미로 밝히려고 한다.
  • 민주 “만경대 간 박근혜도 종북” 맞불

    민주통합당은 3일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종북’(從北)이란 표현까지 써 가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박 전 위원장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에 대한 국회 제명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이들의 종북 논란이 정국 쟁점으로 부상하자 맞불 공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박 전 위원장의 사상과 국가관이 의심스럽다면서 의원직 사퇴까지 거론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박 의원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10월 18일 회견에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키는 데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다’며 만경대 정신까지 안고 갈 수 없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2002년 방북 당시 김일성 주석 생가가 있는 만경대에는 왜 갔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제왕적 당 운영’ 등에 반발해 한나라당을 탈당,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2002년 5월 11~14일 북한을 다녀온 바 있다. 박 대변인은 “당시 박 의원은 방북기에서 ‘남북한 여성이 우리나라를 살기 좋은 행복한 나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북한이 우리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한 듯 보였다’는 등 북을 찬양, 고무하는 내용의 주장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사상, 국가관이 의심스러운 사람이 국회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했다.”면서 “김일성 주석 생가와 주체사상탑에 다녀온 정치인이 국가지도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게 새누리당과 박 의원의 생각 아니냐.”고 반문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사회 전반 부정적 인식 반영”… 李·金 제명 힘 실어주기

    “사회 전반 부정적 인식 반영”… 李·金 제명 힘 실어주기

    19대 국회 개시(30일)를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종북(從北) 세력’을 향해 강도 높게 비난을 한 것은 정치적인 파장을 염두에 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종북 세력, 종북주의자’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쓴 것 자체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대통령은 2008년 10월 재향군인회 오찬 간담회에서 ‘좌파 세력’이 북한 주민에게 동조해 이념적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적은 있다. 하지만 28일 라디오연설에서처럼 직설적인 표현을 써 가며 ‘종북 세력’을 짚어 비판하지는 않았다. 더구나 평소 이 대통령이 정치나 이념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주장을 반복하는 ‘종북 세력’이 더 큰 문제라며 직설적인 어조로 질타한 것은 적잖은 정치적 함의를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최근 연일 이어지고 있는 통합진보당 내분 사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는 가운데 여권 일부에서 ‘종북주사파’로 지목되는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제명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는 데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통진당 사태에서 보듯 종북주의자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이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달 초 좌파 성향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 관련 촛불시위가 재점화됐지만 2008년과는 달리 대다수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흐지부지된 것도 이 대통령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2010년 천안함 폭침 직후 북한이 주장한 남조선 자작극 주장을 소위 좌파 성향 시민단체와 노조, 야권 인사들이 옹호한 것을 두고 ‘대한민국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용인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대선을 앞두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제주 해군기지 반대 등 야권의 요구가 북한의 목소리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보수진영의 판단도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볼 때 19대 국회가 개원되면 이른바 ‘종북 의원’들에 대한 제명 작업을 비롯해 정치권과 사정 당국의 종북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이미 지난해 8월 취임하면서 이례적으로 ‘종북좌파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 총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북한을 추종하고 찬양하며 이롭게 하는 집단을 방치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라면서 “종북주의자들과의 싸움에서는 결코 외면하거나 물러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지난 2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검찰의 통합진보당 압수수색에 대해 “쥐명박 역적패당의 종북 지랄증 발작”이라고 거칠게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불과 7개월 앞둔 정치적으로 민감한 상황에서 여권의 강공은 진보진영에 ‘종북’ ‘주사’(主思)의 딱지를 붙이는 또 다른 ‘색깔론’이며 ‘정권심판론’을 피해 가기 위한 것이라는 야권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면서 여야 간 정면 충돌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美 2011 국가별 인권보고서 발표] “北 모든 삶 영역 통제… 南 표현의 자유 제한”

    미국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매우 열악한 상태’라고 24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우리나라도 공무원의 부패, 국가보안법 해석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2011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이란,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벨라루스 등 전년도 보고서에서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지목된 국가의 경우 전반적인 인권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은 60여년 동안 김씨 일가에 의해 통치되는 독재 국가”라면서 “주민들에게는 정부를 선택할 권리가 없으며, 정부는 주민들의 모든 삶의 영역을 확고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탈북자 인권에 대해 “북한을 탈출했다가 송환된 주민과 가족은 중형에 처해지고, 북·중 국경에서는 여성 인신매매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한국에 대해 전반적으로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로 평가했지만, “국가 안보에 대한 정부의 해석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 인터넷 접근 제한, 군대 내 학대 문제 등이 주요 인권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보법에 따라 반정부 찬양·선동이 제한돼 있다.”면서 “아울러 정부가 인터넷 접근을 일부 제한하고 있으며, 이메일과 채팅룸을 감시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관료의 부패와 성폭력 및 가정폭력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