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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ck, ‘차르’에 물 먹이고 ‘자유’에 불 붙이다

    Rock, ‘차르’에 물 먹이고 ‘자유’에 불 붙이다

    ‘푸틴을 비난한 죄’로 러시아의 여성 5인조 록밴드 ‘푸시 라이엇’ 멤버들에게 징역2년형이 선고됐지만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50여년 만에 서구에서 러시아로 옮겨간 록의 저항정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암흑시대인 중세에서 해방의 시대인 근대로 넘어간 계기는 ‘교회로부터의 독립’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러셀은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 대해 ‘유럽과 달리 러시아에서는 교회가 국가에 굴복해 버렸다.’며 이처럼 교회 등 견제 세력이 없었기 때문에 ‘차르’가 무제한의 전제 군주가 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근대 발전사에서 유럽에는 있었지만 러시아에는 없었던 견제장치로 ‘교회’를 꼽은 것이다. 러시아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2월. 러시아 정교회는 3선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60) 총리에 대해 ‘그가 12년간 러시아를 통치하는 것은 신이 주신 기적’이라고 찬사했다. 러시아 인구의 70%가 정교도로서 사실상 국교와 다름없는 정교회의 지지를 얻는 것은 대선 후보로서 당선 확인 도장을 받은 셈이었다. 키릴 대주교는 이전에도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는 혼돈의 상태였으나 신과 현명한 지도자들의 도움으로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며 노골적으로 푸틴을 지지했다. 이때, 이 같은 러시아의 뿌리 깊은 악습인 ‘정교 유착’을 향해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은 한 무리의 여성들이 나타났다.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은 정규 앨범 하나 내지 못한 무명 그룹이었지만 살아 있는 권력(푸틴)과 자본에 무릎 꿇은 교회를 향해 거침없는 비판의 칼을 빼든 공로로 일약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록밴드로 거듭났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 2월 21일, 푸시 라이엇 멤버 5명은 복면을 한 채 모스크바 크렘린 인근의 정교회 사원 제단에 올라가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라고 노래했다. 이그재미너 닷컴은 이들의 노래가 ‘성모에게 페미니스트가 되도록 간청하는 기도’라고 해석했다. 또 가사 중 ‘제길, 제길, 망할 신이여’라는 부분은 ‘정교회가 하나님 대신 푸틴을 믿는 현실을 암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소한 도발을 넘어 러시아 기득권층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게릴라 콘서트는 교회 경비원의 제지로 1분 만에 무산됐지만, 동영상이 유튜브를 타고 전 세계로 퍼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마돈나와 스팅, 폴 매카트니 등 세계적인 톱 가수들이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반(反)푸틴 시위대가 세계 각지에서 집회를 열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대중음악 비평가인 랜들 로버츠는 러시아 5인조 복면 록밴드의 등장을 ‘1970년대 실업으로 좌절한 영국 청년들에게 음악을 통해 저항의 힘을 불어넣어 준 섹스피스톨스의 재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1976년 런던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 섹스피스톨스는 당시 실업 등 벼랑 끝에 내몰린 젊은이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시기에 혜성처럼 나타나 자본주의, 국가관 등의 기존 가치관에 돌을 던졌다. 이들은 특히 템스강에서 퀸엘리자베스 호를 타고 영국 국가인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God Save the Queen)를 부르며 여왕과 영국의 위선을 마음껏 조롱하고, 의사당 앞에서 광란의 공연을 펼쳤다. 이는 펑크록의 대표적인 저항 사례로 평가된다. 푸시 라이엇에 대한 유죄 선고는 펑크록의 정신이 세계 어디서나 언제든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펑크록이 독재정부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이번 사태를 ‘푸시 라이엇 현상’으로 명명한 뒤 “세계의 관심이 러시아에 대한 반대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어젠다를 더욱 응집시키면서 결국 러시아를 완전한 자유의 나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들을 계기로 러시아 중산층이 그동안 자신들을 대표하지 않았던 푸틴 정권을 향해 억눌려 왔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거리로 더 많이 뛰쳐나올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QPR 새 심장 박지성 올시즌 중위권 이끈다

    QPR 새 심장 박지성 올시즌 중위권 이끈다

    박지성(31·퀸스파크레인저스·이하 QPR)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2012~13시즌의 문을 활짝 연다. 18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EPL은 QPR-스완지시티전, 아스널-선덜랜드전을 비롯한 6경기의 동시 개막전으로 내년 5월 20일 위건-아스톤 빌라전까지 9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지난해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한 20개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팀당 38경기씩 치르게 된다. 20개팀 가운데 레딩과 사우스햄프턴, 웨스트햄 등 세 팀이 1부로 승격됐고, 볼턴과 울버햄프턴, 블랙번 등 세 팀은 2부리그인 챔피언십리그로 강등됐다. ●“알짜선수 풍부… 팀 체질 개선” 관심은 역시 지난 시즌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다 QPR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지성의 활약에 쏠린다. 박지성을 제외하면 개막전에서 한국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픽 뒤처리가 끝나지 않아 아직 소속팀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막전의 초점은 변신한 박지성에게 집중된다. 15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EPL 20개팀의 예상 순위를 제시하면서 QPR과 박지성에 주목했다. 지난 시즌 17위로 가까스로 EPL에 남은 QPR은 30대 안팎의 경험이 풍부한 알짜 선수들을 영입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의 열정적인 지원은 중위권 안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디언도 이 점에 주목하며 새 시즌 예상 순위를 9위로 높게 쳤다. 물론 중심에는 박지성이 있었다. ●마크 휴즈 감독 “박지성 팀의 핵심” 마크 휴즈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맨유에서 많은 시즌을 보낸 박지성은 우리의 핵심”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는 항상 중요한 경기에 나왔고, 그럴 때마다 믿음을 줬다. 올바른 태도와 뛰어난 능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박지성은 QPR에 신뢰감을 주는 선수”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지 인터넷매체 HITC(Here is the city)는 “박지성은 훌륭한 영입 대상이었다.”며 “그는 성실함으로 QPR 전력을 향상시킬 것이고, 그 효과는 그라운드 위의 다른 선수들에게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팀 안팎에서 쇄도하는 극찬에 따라 박지성의 시즌 개막전 선발 출전 가능성은 높다. 상대 스완지시티는 지난 시즌 공격 축구로 승격팀 돌풍을 일으켰다. 올여름 브렌던 로저스 감독이 리버풀로 떠나면서 미하엘 라우드럽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위풍당당·솔직·침착 ‘V세대’ 한국 ‘스포츠 DNA’ 바꾸다

    위풍당당·솔직·침착 ‘V세대’ 한국 ‘스포츠 DNA’ 바꾸다

    88올림픽을 기억하는가. 얻어맞아 퉁퉁 부은 눈에 붕대를 휘감고, 피 철철 나는 머리는 허리띠로 동여매고…. 우리는 그걸 ‘투혼’이라 불렀다. ●88올림픽 이후 많이 변한 선수들 ‘V세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태어난 이들을 우리는 또 이렇게 부른다. 용감하고(Valiant), 개성 만발(Various)에, 생기발랄(Vivid)하다고. 투혼으로 올림픽을 버텨낸 아버지, 삼촌들과는 유전인자(DNA)부터 다르다 했다. 24년 뒤 런던의 열전 16일 동안 우리를 웃기고 울리고 탄식하게 하다 환호하게 만든 이들이다. 24년의 간극, 그동안 한국 스포츠의 DNA는 참 많이도 변했다. DNA는 사물의 본질이다. 향후 행동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방향성이다. 이는 런던에서 보다 구체화되고, 나아가 ‘영감’(inspiration)으로 승화됐다. ‘세대에 영감을’(inspire to generation)이란 모토 아래 펼쳐진 런던올림픽. 13일 새벽 5시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 제30회 런던올림픽이 한국 스포츠에 던진 화두다. 대회 초반 유난히 대한민국의 아들, 딸들은 지독한 심판 편파 판정에 시달렸다. 펜싱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신아람(26)의 ‘멈춰 버린 1초’가 가장 아팠다. 아무리 찌르고 막아내도 1초는 흐르지 않았다. 역전패. 메달은 사라졌지만 대신 강해진 게 있었다. 끈끈한 동료 의식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튿날 최병철이 동메달을 터뜨린 이후 메달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5일 내리 메달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금2·은1·동3)을 냈다. 명예메달 따위에 비굴하지 않았다. 타협하는 법도 없었다. 신아람은 마침내 에페 단체전에서 제 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내 힘으로 메달을 따고 싶었다. 나는 더 강해졌다.”며 웃었다. 실력에다 미모까지 갖춘 펜싱 여자 사브르의 김지연(24)은 깜짝 금메달 직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했다.”고 털어놨다. ‘얼짱 검객’이란 찬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뒤로 빼지 않았다. “완전 고맙죠.”라며 까르르 웃어 젖혔다. ●실력에 얼짱에… 독특한 세리머니 여자사격 25m 권총의 김장미(20)는 금메달 세리머니에서 두 팔을 벌린, 독특하고 깜찍한 포즈로 화제가 됐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딴 금메달인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미디어의 주목을 받지 못해 섭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저는 충분히 뜰 수 있는 선수였는데, 감독님이 인터뷰를 제한하셔서…”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그러나 밉상이지 않았다. 첫 4강 진출을 일궈 낸 축구대표팀의 주장 구자철(23)은 영국과의 8강전 두 번째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지자 주심과 마주했다. 당당했지만 흥분하지 않았다. 바닥난 체력으로 따낸 일본전 동메달은 위기 속에 더 단단해진 대한민국 자체였다. 런던 김민희·조은지기자 haru@seoul.co.kr
  • [미리 보는 폐회식] 대형 뮤지션 총출동… ‘영국 음악의 향연’

    [미리 보는 폐회식] 대형 뮤지션 총출동… ‘영국 음악의 향연’

    조지 마이클, 뮤즈, 블러, 리엄 갤러거(그룹 ‘오아시스’의 리더), 그리고 해체한 스파이스 걸스까지. ‘브릿 팝’의 대표 주자들이 한 무대에 오를 전망이다. 10일 BBC와 인디펜던트 등 영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13일 오전 5시에 시작하는 런던올림픽 폐회식은 영국이 자랑하는 팝스타 조지 마이클을 비롯해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록밴드 뮤즈 등이 망라된 ‘영국 음악의 향연’으로 치러진다. 대니 보일이 총지휘한 환상적인 개회식으로 세계의 찬사를 받은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폐회식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일부 출연진의 트위터와 리허설 등을 통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폐회식에는 영국의 대형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가운데 첫 무대는 신예 보이밴드 ‘원 디렉션’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폐회식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연습하는 데 보내고 있다.”며 “긴장되긴 하지만 리허설 상태가 매우 좋다.”고 전했다. 1990년대 중반 80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올리며 ‘걸파워 신드롬’을 일으켰던 스파이스 걸스의 5년 만의 재결합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킴 개빈 폐회식 예술감독은 “런던올림픽 폐회식은 19세기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를 비롯해 그래미상 6관왕에 빛나는 아델까지 망라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영국 음악의 정수를 뽑아 창작된 이번 폐회식 무대는 보는 사람들이 앞으로 몇 년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환상적인 쇼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박주영 선제골 찬사 이어져

    박주영 선제골 찬사 이어져

    런던올림픽 한일전에서 환상골을 터뜨린 박주영(27·아스널)을 향한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11일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4위전을 현지 생중계한 차범근 SBS 축구 해설위원은 전반 37분 박주영이 수비 4명을 따돌리고 선제골을 넣자 “저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아스널에서 와서 봤어야 한다. 나도 저런 것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차 위원은 수원 블루윙즈 감독 시절 FC 서울의 신예 공격수 박주영에게 숱한 골을 허용한 기억을 떠올리며 박주영의 진가를 새삼 실감했다. 해외 언론도 박주영의 활약상을 주목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 일본을 빈손으로 돌려보냈다.”라는 내용의 경기 리뷰 기사에 “박주영은 완벽한 클래스의 골을 성공시켰다.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아 가까운 포스트 구석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고 호평했다. 박주영의 활약에 힘입은 한국이 사상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국의 ‘BBC’는 축구 섹션 메인 화면에 박주영의 오른발 슈팅 장면을 실었다. BBC는 “아스널 공격수 박주영이 멋지게 방향을 바꾼 다음 공간을 파고 들어 골을 성공했다.”고 적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시 모인 붉은악마들 “일본 갖고 놀다…”

    다시 모인 붉은악마들 “일본 갖고 놀다…”

    11일 오전 한국 축구 대표팀이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숙적 일본을 격파하자 시청 앞 서울광장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10일 오후 10시부터 광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응원 인파는 경기 시작이 2시간도 더 남은 이날 오전 1시께 이미 광장 잔디밭을 가득 채웠다. 오전 3시가 넘어서면서는 광장 주변 보도에도 사람들이 들어서 응원 인파는 1만5천여명(경찰추산)에 달했다. 폭염이 한풀 꺾인 이날 새벽, 빨간색 상의에 뿔 모양 머리띠로 ‘붉은악마’ 모습을 갖춘 시민들은 태극기와 막대 풍선을 들고 한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마침내 오전 3시45분 경기가 시작되자 광장에는 “대~한민국!” 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전반전이 일진일퇴의 공방전으로 흐르자 광장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반 37분, 마침내 박주영의 첫 골이 터지는 순간 붉은악마들은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질러댔다.1대 0으로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을 기대하던 붉은악마들은 후반 11분 만에 구자철이 추가골을 넣자 절정의 흥분 상태에 빠져들었다. 붉은악마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 ‘젊은 그대’를 합창하며 몸을 들썩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보경의 슛이 골포스트에 맞는 등 한국이 경기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름 새벽의 축제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경기가 끝나자 사람들의 입에서는 저절로 “오! 필승 코리아”가 흘러나왔다. 가족들과 광장에 나온 양병칠(51)씨는 “일본을 통쾌하게 이겨 정말 기분 좋고 후련하다”며 “우리 아들들인 태극전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슬기(25ㆍ여)씨도 “한국 축구가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느낀다”며 “숙적 일본을 꺾어 만족스럽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중랑구에서 온 김정현(45)씨는 “독도 도발을 일삼는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눌렀다”고 기뻐하며 “요즘 너무 더워 온 가족이 지쳤었는데 모처럼 후련하다”고 말했다.이날 서울광장 주변에서는 방송인 김흥국씨가 꽹과리를 들고 응원 인파들과 어울려 한바탕 사물놀이를 벌이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대부분의 시민들은 주변을 청소했지만 일부는 그대로 자리를 떠 눈총을 받기도 했다. 토요일 새벽 집에서 경기를 본 시민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경훈(20)씨는 “한일전이어서 더욱 흥미진진했고, 이번 승리로 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라는 것을 다시 증명했다”고 말했다. 오명화(53ㆍ여)씨 역시 “선수들이 열심히 뛴 결실을 얻어 정말 기쁘고 이 좋은 기분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대표팀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트위터 아이디 ‘98g****’는 “축구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다니, 정말 우리 선수들 멋지다”고 썼고 ‘cou****’는 “박주영이 첫 골 넣었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며 흥분했다. ’uni****’도 “태극전사들 자랑스럽고 감격스럽습니다! 동메달 축하드려요!”라고 썼다. 연합뉴스
  • [미주통신] ‘3개월 시한부’ 13살 소녀의 감동 메시지

    [미주통신] ‘3개월 시한부’ 13살 소녀의 감동 메시지

    자신의 삶이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백혈병과 신경 종양 판정을 받아 길어야 13주밖에 생명이 남지 않은 13세 소녀가 유튜브(http://www.youtube.com/user/taliajoy18)에 긍정적이고도 활기찬 화면들을 올리고 있어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일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로 13살에 접어드는 타리아 캐스텔라노. 소녀는 지난 2007년 악성 신경 종양을 판정받아 그간 암과 사투를 벌여왔으며 최근에는 백혈병 또한 추가로 판정받아 생명이 길어야 몇 달 남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소녀는 최근 공부한 새로운 화장법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자신처럼 암에 걸린 소녀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소녀는 유튜브에 올린 글에서 “암에 걸린다는 것은 놀랍고도 무서운 여행과 같다. 하지만 모든 여행은 끝이 있다. 하지만 나는 다른 7명의 소녀를 나처럼 기분 좋게 만들었다는 점이 기쁘다.”며 자신의 화장법을 배운 다른 암에 걸린 소녀들을 자랑했다. 또 소녀는 “나는 이대로 남은 생을 마감하든지 아니면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골수 이식을 택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도 안다. 나 같은 13살짜리 소녀에게 이 모든 것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참으로 불공평한 것”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말하기도 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악성 신경 종양 판정 이후 힘든 약물 복용과 수술의 고통을 경험한 타리아가 골수 이식 수술을 택할지는 아직도 미지수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불과 수개월의 시한부 인생임에도 그녀의 삶에 대한 열정과 의지에 대해 현재 그녀의 유튜브에는 찬사와 격려의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英언론 한국에 패하자 “가장 위대한 축제 날에…”

    英언론 한국에 패하자 “가장 위대한 축제 날에…”

     축구 종가 영국의 언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올림픽 첫 4강 진출과 영국 단일팀의 패배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한국 대표팀에는 탄탄한 조직력에 대한 찬사가, 7만 5000여 관중의 응원과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도 진 영국에는 비난이 쏟아졌다. ● “가장 위대한 날, 축구로 슬프게 마무리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5일(현지시간) “영국 스포츠 사상 가장 위대한 날이 축구의 승부차기 패배로 슬프게 마무리됐다.”며 영국 축구단일팀이 한국에 승부차기로 패한 사실을 안타깝게 전했다. 영국은 이날 육상에서만 3종목을 석권하는 등 하룻밤에 6개의 금메달을 수확해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에 빠졌지만 가장 늦은 시간대에 열린 축구에서 져 씁쓸한 모습이었다. 일부 언론은 안방에서 메달 도전이 무산된 사실을 전하면서 “축제를 망쳐놨다.”는 냉정한 비판들을 쏟아냈다.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은 “오늘의 축구 뉴스는 높이 평가해도 ‘기타 뉴스’ 정도에 실릴 만한 소식”이라고 자국 팀의 4강 진출 실패를 비꼬면서 “한국은 견고한 응집력으로 경기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이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지붕을 닫은 경기장에서 뛴 것을 고려하면 한국으로서는 시작부터 몹시 어려운 경기였음이 분명하다.”고 한국의 승리에 의미를 더했다.  가디언은 영국 대표팀이 상상력이 부족한 뻔한 패스와 느린 템포로 실망시켰지만 한국은 자신감과 생동감 넘치는 플레이로 매끄럽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평가했다. 특히 영국이 2개의 페널티킥 찬스를 잡고도 하나만 성공시킨 데 대해 “콜롬비아인 주심이 영국에 두 개의 페널티킥을 연속 줬는데도 한국은 경기를 차분히 이끌었다.”며 자국에 유리한 판정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영국 최고의 날이 됐을 뻔한(육상 등에서 하루 6개의 메달을 따냄) 이날 너무도 슬프지만 새삼스럽지 않은 4강 진출 무산이란 걸 겪어야 했다.”면서 “점유율 면이나 경기 장악력에서 볼 때 한국이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는 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또 “홈 팀에 4분간 두 개의 페널티킥을 선사한 주심의 극적인 개입도 결국 별 소용이 없게 됐다.”면서 “첫 번째 핸드볼 파울은 명백했지만, 두 번째 스터리지가 얻어 낸 파울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메일은 “영국 스포츠 사상 가장 위대한 날이 축구의 승부차기 패배로 슬프게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승부차기에 능한 홍명보 감독과 그렇지 못한 스튜어트 피어스 영국 감독을 비교하면서 “이번 경기에 앞서 승부차기 연습을 무척 많이 했다. 자신 있다.”는 피어스 감독의 말을 전하면서 “그렇게 자신해도 결국은 홍명보 감독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주장 라이언 긱스(맨유)는 AP통신 인터뷰에서 “한국은 18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 이는 우리 팀에 견줘 한국이 준비를 잘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피파닷컴도 “한국의 경기 지배력을 고려하면 홍명보호가 주도권을 쥐었다는 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면서 “내용 면에서도 영국에 앞섰다.”고 보도했다. 영국팀의 주장 라이언 긱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18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 이는 우리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이 준비를 잘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라며 패배를 수용했다. 선제골을 넣은 뒤 잇따라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등 불리한 판정을 이겨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 “영국전의 정신력, 브라질전까지 가져간다”  홍명보 감독은 5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브라질과 같은 강팀과의 경기는 선수들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남은 기간에 네이마르(산투스) 등 주요 선수를 잘 봉쇄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8강에서 연장전을 치러 브라질보다 체력적으로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신적으로는 충만하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브라질 공격의 핵심인 ‘작은 펠레’ 네이마르의 수준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네이마르가 어느 정도 수준의 선수인지 영상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 판단하기 어렵지만 다들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얘기하니까 믿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도전적으로 받아쳤다. 그는 “브라질에는 좋은 선수가 많아 한 선수에만 수비를 집중하면 다른 쪽에 구멍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밸런스를 맞춰가며 수비 전술을 짜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대표팀도 긴장하고 있다. 브라질의 주장 티아고 실바는 브라질축구협회(BCF)에 오른 인터뷰를 통해 “한국 대표팀은 엄청나게 뛰며,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체력적으로만 뛰어난 게 아니라 공을 잘 다루고 실수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편 올림픽 축구팀은 5일(현지시간) 맨체스터에 도착해 ‘브라질 사냥’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섰다.  맨체스터에 도착한 선수들은 맨체스터에서의 박지성을 떠올리면서 선전을 다짐했다. 영국전에서 갑작스런 김창수의 부상으로 투입된 오른쪽 풀백 오재석(강원)은 “올드 트래퍼드는 박지성 선배가 뛰었던 곳이라서 의미가 특별하다.”면서 “한번쯤 꼭 뛰어보고 싶었던 경기장이었다.”고 말했다. 오재석은 이어 “전력에서 빠진 김창수의 몫까지 열심히 뛰어 꼭 김창수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겠다.”고 다짐했다. ‘캡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매번 경기장을 바꿔가며 경기를 치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라면서 “(박)지성이 형이 뛴 올드 트래퍼드에서 벌어질 브라질전은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내 마음속에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만족감이 없어서 끝까지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한국시간 8일 새벽 3시45분 올드 트래퍼드에서 브라질과 결승 진출티켓을 놓고 4강전을 치른다.  박성국 기자·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英언론 “똘똘 뭉친 한국, 경기주도 당연”

    英언론 “똘똘 뭉친 한국, 경기주도 당연”

    “한국은 견고한 응집력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축구 종가 영국의 언론을 비롯한 주요 외신도 한국의 올림픽 첫 4강 진출과 영국 단일팀의 패배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한국 대표팀에는 탄탄한 조직력에 대한 찬사가, 7만 5000여 관중의 응원과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도 진 영국에는 비난이 쏟아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 “오늘의 축구 뉴스는 높이 평가해도 ‘기타 뉴스’ 정도에 실릴 만한 소식”이라고 자국 팀의 4강 진출 실패를 비꼬면서도 “한국은 견고한 응집력으로 경기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이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지붕을 닫은 경기장에서 뛴 것을 고려하면 한국으로서는 시작부터 몹시 어려운 경기였음이 분명하다.”고 한국의 승리에 의미를 더했다. 특히 영국이 2개의 페널티킥 찬스를 잡고도 하나만 성공시킨 데 대해 “콜롬비아인 주심이 영국에 두 개의 페널티킥을 연속 줬는데도 한국은 경기를 차분히 이끌었다.”며 자국에 유리한 판정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영국 최고의 날이 됐을 뻔한(육상 등에서 하루 6개의 메달을 따냄) 이날 너무도 슬프지만 새삼스럽지 않은 4강 진출 무산이란 걸 겪어야 했다.”며 “점유율 면이나 경기 장악력에서 볼 때 한국이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는 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또 “홈 팀에 4분간 두 개의 페널티킥을 선사한 주심의 극적인 개입도 결국 별 소용이 없게 됐다.”며 “첫 번째 핸드볼 파울은 명백했지만, 두 번째 스터리지가 얻어 낸 파울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메일은 “영국 스포츠 사상 가장 위대한 날이 축구의 승부차기 패배로 슬프게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승부차기에 능한 홍명보 감독과 그렇지 못한 스튜어트 피어스 영국 감독을 비교하면서 “이번 경기에 앞서 승부차기 연습을 무척 많이 했다. 자신 있다.”는 피어스 감독의 말을 전하며 “그렇게 자신해도 결국은 홍명보 감독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주장 라이언 긱스(맨유)는 AP통신 인터뷰에서 “한국은 18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 이는 우리 팀에 견줘 한국이 준비를 잘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4강에서 맞붙게 된 브라질 대표팀도 긴장하고 있다. 브라질의 주장 티아고 실바는 브라질축구협회(BCF)에 오른 인터뷰를 통해 “한국 대표팀은 엄청나게 뛰며,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체력적으로만 뛰어난 게 아니라 공을 잘 다루고 실수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만화는 내 사랑] (14) 최광식 문화체육부장관

    [만화는 내 사랑] (14) 최광식 문화체육부장관

    어린 시절 만화방에서 번데기를 먹으며 통행금지 시간이 다가오는 것도 잊은 채 무수한 작품을 독파했던 그다. 지금도 기억에 또렷한 것은 김산호의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다. 비현실적인 공상과학(SF)이어서 그럴까. 정말로 ‘라이파이’에는 50년 전 당시엔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이 넘쳐 났다. 최광식(59)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그래서 “만화는 모든 이에게 꿈을 주는 이야기”라는 자기 말에 더욱 확신을 갖는다. “만화는 마음대로 상상력을 펼칠 수 있어 좋아요. 다른 장르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것도 만화에서는 가능하죠. 만화 같은 소리 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만화는 비현실적이라는 의미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만화가 꿈과 상상의 나래를 먼저 펼쳐 놓으면 다른 문화 장르가 이를 받아 다양하게 확장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어렸을 때 신문을 펼쳐 가장 먼저 찾았던 것이 김성환의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이었다. ‘고바우 영감’만 보면 당시 사회적 이슈가 무엇인지 따라잡을 수 있었다. 특히 머리 벗겨진 모습이 비슷해 아버지 별명이 고바우였다고 웃음 짓기도 했다. 지금은 서른 살 넘게 장성한 두 아들이 어렸을 때는 함께 만화책을 뒤적이다 “애들 말려야지 철없이 같이 보냐.”며 아내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다. 최 장관은 이때 접했던 일본 만화 두 편을 기억해냈다. ‘슬램덩크’와 ‘갤러리 페이크’. 대학 시절 농구 동아리 활동을 했다는 그는 ‘슬램덩크’에 묘사된 농구 경기의 세밀함에 놀랐고, 미술 관련 지식과 정보가 풍성한 ‘갤러리 페이크’에 감탄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최 장관은 우리 만화는 그림 그리는 재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스토리텔링, 즉 이야기의 힘은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최 장관은 요즘 읽은 작품 가운데 이야기의 힘이 돋보였다는 주호민의 ‘신과 함께’로 대화를 옮겼다. “작가가 우리 전통 문화와 신화에 대해 정말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것을 느꼈죠. 적어도 몇 년은 공부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을 현대식으로 풀이한 게 더욱 마음에 들었죠. 다음에는 우리 도자기의 미학을 만화로 풀어 냈다는 호연의 ‘도자기’란 작품을 보려고 합니다.” 역사학자(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출신)인 그에게 좋은 만화 소재를 추천해 달랬더니 정년 뒤 희곡을 써 보려고 번역해 놨다는 ‘삼국유사’를 비롯해 ‘장화홍련전’, ‘심청전’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입버릇이 된 ‘법고창신’(法古創新)을 보탠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이다. ‘신과 함께’에 대해 최 장관이 찬사를 보낸 이유이기도 하다. “옛날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와서는 재미가 없겠죠. 현대적으로 새로 고치면 더 실감나지 않을까 합니다. 예를 들어 ‘심청전’에서 전통적인 모티프를 따와 해양 세계 등 현대 과학 분야를 다룰 수 있지 않을까요?” 최 장관은 특히 만화계가 우리 전통을 법고창신 정신으로 많이 담아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류 드라마 가운데 성공한 것을 살펴보면 퓨전 사극이 많아요. ‘대장금’의 경우 우리 음식, 우리 집, 우리 옷 등 옛날 우리가 어땠는지 이해하기 쉽게 담겨 있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독특하고 특색 있게 다가가죠. 모든 만화가가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그런 작품도 많이 해줬으면 해요.” 문화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입장이라 그런지 당부가 이어졌다. “온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만화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가족끼리 소통도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을까요. 부모와 자식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느끼고 알게 되면 세대 차이도 줄어들겠죠.” 그는 작가들의 처우와 창작 환경, 콘텐츠 유통 과정, 수익 배분 등의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수출 활로의 모색 등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할 수 있는 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일본 만화 시장처럼 연관 산업이 힘 있게 받쳐주지 못해 파급효과가 크게 비쳐지지 않을 뿐이지 우리 만화의 한류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어요. 만화 한류의 불씨를 정책적으로 잘 뒷받침해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만화가들이 상상력을 더 발휘해 좋은 작품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말이죠.”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역대 개회식 ‘옥에 티’

    런던올림픽 개회식이 28일 아침 화려하게 펼쳐졌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만큼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린 행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행사라도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실수가 따르는 법. 화려했던 역대 대회 개회식 가운데 ‘옥에 티’들을 모아 봤다. ‘한강의 기적’을 세계에 자랑한 1988년 서울올림픽은 분단국가에서 열리는 데다 앞선 1980년 모스크바·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각각 빠졌던 미국과 소련이 참가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개회식에서는 세계의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로 흰 비둘기 수천 마리를 잠실 주경기장 상공에 날렸다. 하지만 하늘을 수놓던 비둘기 떼 일부가 성화대로 모여들었고 그 순간 점화자가 성화봉을 갖다대면서 관중과 전 세계 시청자들은 ‘비둘기 화형식’을 지켜보며 경악해야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은 중국의 영화감독 장이머우 감독의 화려하고 웅장한 연출로 찬사를 들었지만 립싱크와 컴퓨터그래픽(CG) 조작 등이 들통 나면서 최악의 개회식이란 오명을 남겼다. 깜찍한 외모의 CF 모델인 린먀오커가 노래를 불러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나중에야 입만 벙긋거렸고 다른 어린이가 노래를 부른 것으로 밝혀졌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잠실 ‘비둘기 화형식’ 전세계에 생중계된 사연

    잠실 ‘비둘기 화형식’ 전세계에 생중계된 사연

    런던올림픽 개회식이 28일 아침 화려하게 펼쳐졌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만큼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린 행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행사라도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실수가 따르는 법. 화려했던 역대 대회 개회식 가운데 ‘옥에 티’들을 모아 봤다. ‘한강의 기적’을 세계에 자랑한 1988년 서울올림픽은 분단국가에서 열리는 데다 앞선 1980년 모스크바·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각각 빠졌던 미국과 소련이 참가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개회식에서는 세계의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로 흰 비둘기 수천 마리를 잠실 주경기장 상공에 날렸다. 하지만 하늘을 수놓던 비둘기 떼 일부가 성화대로 모여들었고 그 순간 점화자가 성화봉을 갖다대면서 관중과 전 세계 시청자들은 ‘비둘기 화형식’을 지켜보며 경악해야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은 중국의 영화감독 장이머우 감독의 화려하고 웅장한 연출로 찬사를 들었지만 립싱크와 컴퓨터그래픽(CG) 조작 등이 들통 나면서 최악의 개회식이란 오명을 남겼다. 깜찍한 외모의 CF 모델인 린먀오커가 노래를 불러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나중에야 입만 벙긋거렸고 다른 어린이가 노래를 부른 것으로 밝혀졌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잠실 ‘비둘기 화형식’ 전세계에 중계된 사연

    잠실 ‘비둘기 화형식’ 전세계에 중계된 사연

    런던올림픽 개회식이 28일 아침 화려하게 펼쳐졌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만큼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린 행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행사라도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실수가 따르는 법. 화려했던 역대 대회 개회식 가운데 ‘옥에 티’들을 모아봤다. ‘한강의 기적’을 세계에 자랑한 1988년 서울올림픽은 분단국가에서 치러지는 데다 앞선 80년 모스크바·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각각 빠졌던 미국과 옛 소련이 참여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개회식에는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로 흰 비둘기 수천 마리를 잠실 주경기장 상공에 날렸다. 하지만, 하늘을 수놓던 비둘기떼 일부가 성화대로 모여들었고 그 순간 점화자가 성화봉을 갖다대면서 관중과 전 세계 시청자들이 ‘비둘기 화형식’을 지켜보며 경악해야 했다. 4년 뒤 바르셀로나올림픽 개회식 때 성화는 역대 대회 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성화대를 향해 쏜 불화살이 성화대를 넘어 주경기장 밖 주차장에 떨어진 것. 화살은 빗나갔지만, 자동점화 장치 덕에 세계인의 뇌리 속에는 성공적인 점화 장면으로 남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은 중국의 영화감독 장이모우 감독의 화려하고 웅장한 연출로 찬사를 들었지만, 립싱크와 컴퓨터그래픽(CG) 조작 등이 들통 나면서 최악의 개회식이란 오명을 남겼다. 깜찍한 외모의 CF 모델인 린먀오커가 노래를 불러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그 뒤 입만 벙긋거렸고 다른 어린이가 노래를 부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은 또 톈안먼 광장에서 시작해 주경기장까지 이어지는 화려한 불꽃놀이를 방송으로 내보냈지만, 이는 실제가 아닌 CG 합성인 것으로 드러나 세계인의 비웃음을 샀다. 2년 전 밴쿠버 겨울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는 화로 형태로 제작된 성화대 4개 중 하나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점화자인 캐나다 스피드스케이팅 스타 카트리오나 르메이 동은 허공에 불을 붙이는 시늉만 해야 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1만명… 488억원… 영국, 그리고 호강할 귀

    [2012 런던올림픽] 1만명… 488억원… 영국, 그리고 호강할 귀

    1만명이 넘는 공연 인원, 2700만 파운드(약 488억원)의 물량공세, 그리고 ‘미다스의 손’ 대니 보일 감독까지. 27일 오후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5시) 런던 동북부 리 밸리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시작할 제30회 런던올림픽 개회식을 기대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총감독을 맡은 보일은 “세계 최대규모라고 자신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어차피 상상할 수밖에 없다. 개회식 내용은 행사 당일까지 철저히 비밀일 테니까. ●‘ALL’ 출입증도 퇴짜 결국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개회식이지만 꼭 먼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최종리허설이 진행되던 25일 밤(한국시간 26일 새벽) 올림픽 스타디움을 찾았다. 맹랑한 기대와 달리 기자는 입구에서 제지당했다. 1만여 ‘대군’을 이끌고 지난 3월부터 공연 준비를 해 오면서도 철저하게 입단속을 해 온 이들이었다. 이날 최종리허설에는 선택된 사람만 입장할 수 있었다. 아이디카드에 적힌 ‘ALL’(모든 경기장 출입 가능) 마크가 무색하게도 취재기자는 들어가지 못했다. 관계자에게 주는 파란색 스티커를 받아오거나 미리 배포된 리허설 티켓을 가져오란다. 깐깐했다. 공연 내용에 맞춰 적절한 위치를 미리 잡아야 하는 사진기자만 소수 들어가 동선을 파악했다. 초대된 건 출연진의 가족·친구를 비롯, 대회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이었다. 기자는 퇴짜를 맞았지만 서운하게도(?) 무려 6만 5000명이 리허설을 봤다. 공연의 음량과 관중들이 내뿜는 소음 등을 실제와 같은 상황에서 점검하기 위해서란다. 억울했다. 그깟 파란색 스티커가 뭐길래. 그래서 리허설을 보고 나오는 이들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어땠냐고. 도대체 뭘 봤냐고. 영국 신사숙녀들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칭찬이거나 극찬이었다. 어메이징, 아웃스탠딩, 엑설런트 같은 단어가 쉼없이 쏟아졌다. “금요일밤을 기대해도 좋다. 절대 놓치지 말라.”는 호언장담도 꽤 많았다. “볼거리가 많았다. 그 현란한 광경을 어떻게 작은 TV로 찍어낼지 걱정된다.”는 오지랖형(?)도 있었다. 한 중국 여인이 “베이징올림픽 때가 훨씬 좋았다. 이번 개막식은 오로지 ‘영국’뿐이라 지루하고 별로 공감이 안 되더라.”고 한 게 유일한 볼멘소리였다. 관중들 얘기를 종합하면 이렇다. 주제는 영국, 오로지 영국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의 문구인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을 테마로 잡아 영국의 근·현대사를 3시간에 압축했다. 양 끌고 소 몰던 시절의 영국부터 산업혁명을 거쳐 민주주의를 정착한 지금까지를 촘촘하게 구성했다. 세 차례 무대가 바뀐다. ●관람객들 “어메이징… 엑설런트” 27t짜리 거대한 종이 울리며 개막을 알린다. 올림픽의 시작을 선언하는 소리이자 영국의 초창기 모습으로 돌아가는 시간. 싱그러운 잔디 위에 진짜 양과 말, 거위 등이 출연해 목가적인 풍경으로 1막을 그린다. 갑자기 잔디가 걷히면서 거대한 굴뚝 4개가 솟아오른다. 2막. 광원, 공장 노동자, 실업자, 간호사 등으로 분장한 공연단이 등장해 자연과 인간성이 파괴되는 암울한 산업혁명기를 표현한다. 3막에선 공황과 실업을 극복한 희망찬 분위기를 내세웠다.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의 대형 시계탑 등 런던의 상징물이 등장해 영국인, 나아가 세계인의 저력을 일깨운다. 영화 ‘007 시리즈’처럼 헬기를 타고 경기장에 등장해 공연의 포문을 열기로 한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는 이날 나오지 않았다. 개회식에서 어떤 역할을 맡기로 귀띔해 궁금증을 자아냈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빠졌다. 한결같은 찬사를 들으니 궁금증은 더 커지기만 한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어느 때보다 귀가 호강하는 개회식이 될 것이란 점. 나오는 관객을 붙잡고 얘기하는 내내 비틀스, 섹스피스톨즈, 더 후 등 영국이 자랑하는 전설적인 록밴드의 노래가 쉴 새 없이 귓전을 울렸다. 절로 고개가 까딱거렸고 발로 리듬을 맞추게 됐다. 록 마니아들 사이에서 런던 개회식이 화제 만발이란 얘기를 실감했다. 보지 못해 귀만 쫑긋거리며 올림픽 스타디움 앞을 서성인 3시간, 개회식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만큼 커졌다. 결코 실망하지 않을 ‘최고의 쇼’가 될 것이란 확신도 그만큼 커진 것 같다. 런던 김민희·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런던올림픽 D-4] 선수촌 활용법

    ‘하나의 삶’(Live as One)이란 런던올림픽의 모토처럼, 올림픽은 4년마다 한 번씩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모은다. 아프리카 수단이든 북유럽의 노르웨이든 생활수준이나 환경은 천차만별이지만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걸 올림픽을 통해 배운다. 전 세계 선수들이 모이는 올림픽 선수촌도 예외는 아니다. 모두가 머릿속에 금메달만 떠올리고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시설이 열악하다고 투덜거리고, 비밀스러운 연애를 꿈꾸고, 손가락에 바를 매니큐어 색깔을 고민하기도 한다. 22일 AFP통신이 선수촌의 모습을 소개했다. ‘움직이는 1인기업’으로 어딜 가나 최고의 대접을 받는 영국단일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난생 처음 겪어보는 선수촌의 소박함에 놀라고 있다.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만 돌아다니던 선수들은 ‘금메달 스탠더드 객실’이란 별명이 붙은 선수촌 11개동 2818가구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들의 하루 급여에도 못 미치는 연봉을 받는 다른 아마추어 종목 선수와 복도를 사이에 두고 함께 먹고 자는 것.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크레이그 벨라미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이다. 항상 밥도 따로 먹었지만 여기서는 함께 먹는다.”고 투덜거린다. 자국의 여론을 감안해 선수촌에 머물 수밖에 없는 영국 축구대표팀과는 달리, 미국 농구대표팀은 선수촌을 박차고 나왔다. 코비 브라이언트를 비롯한 대표팀 전체는 런던의 한 부티크 호텔을 통째로 빌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선수촌 대신 고급 호텔을 숙소로 사용한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의 ‘원조 드림팀’ 전철을 고스란히 밟은 것. 그런가 하면 호주의 부부 사격 국가대표는 서로를 눈앞에 두고 ‘독수공방’ 해야 하는 점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올림픽에 6번째 출전하는 남편 러셀 마크(48)는 “선수촌에서 함께 방을 쓰는 게이 커플이 얼마나 많은데…우리는 이성애자란 이유로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촌에 감돌고 있는 핑크빛 기운을 감안하면 마크의 분노는 이해할 만하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촌에 15만개의 콘돔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그나마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풀렸던 20만개보다 조금 줄였다. 사랑보다 밥을 택하는 선수도 있다. “히스로 공항에서 런던 시내까지 4시간이나 걸렸다.”고 폭로해 전 세계의 공분을 샀던 미국 육상 400m 허들 케론 클레멘트는 최근 트위터에 “선수촌 밥이 너무 좋다. 종류가 워낙 많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는 찬사를 늘어놓았다. 올림픽선수촌에는 미용실도 있어서 머리를 자르거나 면도를 할 수 있다. 얼굴 마사지는 물론이고 메이크업에 손톱 손질까지 받을 수 있다. 올림픽선수촌장인 테사 조웰은 “국가를 초월한 공간이다. 몇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영화관 총기난사범 집안 로봇넣고 봤더니

    영화관 총기난사범 집안 로봇넣고 봤더니

    美 경찰은 21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영화관 총기난사 용의자 제임스 홈스(24)가 자신의 집에 설치한 폭발물을 해체하는 작업을 벌였다.  오로라 시 경찰서장 댄 오츠는 “홈스의 범행 동기를 밝히는 증거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오로라 시내 아파트 3층의 홈스 자택에 설치된 폭발물을 해체하고 주요 폭발물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오츠 서장은 내부 진입에 앞서 로봇을 투입해 수색한 결과 “엄청나게 다수의 트립 와이어(건드리면 폭탄이 폭발하는 선), 탄약과 액체로 각각 가득 찬 항아리들이 보였다. 박격포탄으로 보이는 물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용의자의 자택에 총 30여개의 폭발물이 설치돼 있었다.”면서 “폭발물 처리반이 한 개를 터트렸고 다른 하나는 성공적으로 해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안에는 건드리면 폭발하는 폭탄도 설치돼 있어 누구든지 안에 들어오면 터지게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총격사건이 발생한 직후 홈스가 사는 곳을 파악해 그의 자택을 포함한 주변 아파트 5개 동의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한편 홈스는 수개월에 걸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다량의 소포가 4개월 동안 홈스의 집과 학교 등으로 배송된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홈스는 아직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그가 배트맨 영화에 집착해 온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홈스가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역을 맡았던 히스 레저가 사망 전 복용했던 것과 같은 약물에 중독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히스 레저는 이 영화에서 광기 어린 살인마로 열연해 찬사를 받았으나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마약성 진통제 ‘비코딘’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데일리메일과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홈스가 총기 난사 2주 전 연인을 찾는 웹사이트에 가입해 ”내가 교도소에 가면 찾아와 주겠어요?“라는 말을 남기는 등 범행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검찰의 굴욕/박홍환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검찰의 굴욕/박홍환 사회부 차장

    한때 ‘검새스럽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2003년 3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마련한 ‘검사와의 대화’에서 젊은 평검사들이 따지듯 목소리를 높이자 네티즌들은 ‘검새스럽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퍼뜨렸다. ‘권력의 시녀’ 역할이나 하던 검사들이 어떻게 이토록 뻔뻔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주변으로부터 수재 소리를 들으며 죽도록 공부해 나름의 국가관을 갖추고 평생의 업으로 검찰을 선택한 검사들로서는 ‘×새’라는 비속어가 들어 있는 ‘검새’가 얼마나 치욕적인 호칭이었을까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송광수 검찰총장과 안대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지휘하에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시작했고, 좌고우면하지 않으면서 정황과 단서가 나오는 대로 처리했다. 야당의 ‘차떼기’ 수법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이제 갓 출범해 위세가 하늘을 찔렀던 새 정권의 참신한 개국공신들까지 줄줄이 검찰청에 불려 나와 쇠고랑을 찼다. 네티즌들은 송 총장과 안 부장 팬클럽을 만들어 열광했고, 수사팀 검사들에게는 격려의 의미로 시민들이 보낸 떡과 보약이 쇄도했다. 누구도 검사들을 더 이상 ‘검새’로 부르지 않았고, 오히려 안 부장에게는 ‘국민검사’라는 애칭까지 붙여줬다.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 및 권부와 관련된 3대 의혹사건 처리를 모두 끝냈다. 이 대통령 내외와 아들 시형씨 등이 고발된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사건과 관련, 검찰은 이 대통령과 시형씨를 포함한 피고발인 모두를 무혐의 처리했다. 특히 시형씨에 대해선 단 한 차례 서면조사로 면죄부를 줬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 재수사에서는 청와대 측의 조직적인 개입 의혹이 밝혀지길 기대했지만, 검찰은 2010년 1차 수사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의 개입이 의심되는 숱한 폭로가 이어졌지만, 검찰은 민정수석실 관련자들을 비공개로 불러 형식적으로 조사한 뒤 ‘관련없음’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 BBK 가짜편지 의혹 사건도 마찬가지다. 2007년 대선 직전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근거로 제시되면서 세상을 뒤흔들었던 편지가 가짜로 판명되고, 그 편지를 흔들며 기획입국설을 주장했던 여당 대표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됐지만 검찰은 그 누구도 처벌하지 않았다. ‘출세욕이 지나쳤던 대학 교직원의 대국민 사기극’이었다는 검찰 설명을 납득할 국민이 도대체 몇 명이나 될까. 검찰 고위관계자와 최근 만났다. 그는 3대 의혹사건 처리 등과 관련, ‘봐주기 수사’ ‘면피성 수사’ ‘졸속 수사’ 등의 비난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검찰 역시 고충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살아 있는 권력’과 관련된 수사는 쉽지 않다.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않는다.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니 국민들 입장에서 그런 비난도 나올 법하다. 이것은 검찰의 숙명이다.” 그러나 이런 하소연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의지만 있다면 못할 수사가 없다는 건 이미 지난번 대선자금 수사 때 입증된 바 있다. 국민들은 그때 수사팀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3대 의혹사건은 이제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여당인 새누리당조차도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며 국정조사 등을 통해 밝히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사건은 특별검사제를 도입해 처리하고,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은 국정조사로 규명하자고 합의한 상태이다. 수사 결과가 불신당하는 현실이 매우 치욕적일 듯하지만 검찰은 그다지 굴욕적으로 느끼는 것 같지도 않다. 이러다간 ‘검새스럽다’라는 말이 또 유행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검찰에서 사법부로 옮겨 6년간 최고판사 역할을 맡았던 안대희 전 대법관은 “검찰은 한없이 높은 도덕성을 유지해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도덕성은 단순히 물질적 차원만은 아닌 듯하다. 권력자든 누구든 어느 누구에게도 떳떳하고 올바른 자세, 그게 굴욕 대신 찬사를 얻는 검찰의 길이다. stinger@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현대음악 개척 강석희 前서울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현대음악 개척 강석희 前서울대 교수

    오는 27일 런던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성화가 아닐까. 시곗바늘을 잠시 1988년 서울올림픽 현장으로 돌린다. 9월 17일 저녁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 숱한 곳을 돌고 돌아온 성화가 드디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잠시 침묵이 흐르는가 싶더니 여태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제우스 신, 천둥, 번개, 투창대회, 춤 등의 이미지가 컴퓨터와 트럼펫, 여성 보컬 등에 의해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선율로 형상화됐다. 그 음악을 타고 성화대에 점화가 되는 순간 이 광경을 지켜보던 전 세계 음악인들이 놀라움과 찬사를 아낌없이 보냈다. 역사상 처음으로 컴퓨터 음악을 성화에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프로메테우스 오다’라는 제목에 걸맞게 문명의 다양성을 잘 조화시켜 세계 음악사적으로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10월 2일 저녁 성화가 꺼질 때에도 이 같은 광경이 다시 연출됐다. 당시 이 음악을 직접 작곡하고 감독까지 맡았던 주인공이 바로 강석희(77) 전 서울대 교수다. 지금도 그날의 광경을 잊지 못한다. 그의 이름 석 자를 세계 음악인들에게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그는 1966년 국내 최초의 전자음악 ‘원색의 향연’을 작곡했다. 이를 시작으로 30인의 타악기 주자를 위한 ‘예불’, 관현악을 위한 ‘생성69’, 피아노를 위한 ‘정점’ 등의 작품을 연이어 쏟아냈다.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음악의 암흑기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전자음악을 비롯한 음악극, 칸타타, 독주곡, 관현악곡, 협주곡, 실내악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만들어내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아울러 1969년 그가 처음 주도한 ‘판 뮤직 페스티벌’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면서 세계 음악과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1970년 일본 오사카 국제박람회 때 그의 창작곡이 연주되면서 일본과 유럽의 음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1984년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주최 세계 음악제에서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부회장에 선출돼 세계 무대에서 확실히 인정받기에 이른다. ●11월 도쿄·내년 4월 루브르박물관서 연주 올해로 그의 음악 인생은 55년째다. 지금까지 세상에 내놓은 작품은 모두 80여 곡에 달한다. ‘가야금을 위한 다섯 개의 정경’, 국악 관현악을 위한 ‘취타향’ 등 전통과 접목시킨 것도 있고 김수용 감독의 ‘화려한 외출’ 등 영화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보다 유럽과 미국, 남미 등 해외에서 초연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는 작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솔로, 오케스트라, 오페라, 실내악 등 전통적 형식의 작품들을 형식에 따라 각기 적합한 어법으로 소화해 낸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젊은 청년처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악보와 여러 음악 관련 책들이 이리저리 널려 있었다. 그런데 피아노가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 앉으면서 그 까닭을 먼저 물었다. “저는 원래 피아노가 없습니다. 작곡할 때 미리 다 소리를 알고 하기 때문에 피아노를 전혀 쓰지 않습니다. 물론 피아노 앞에 앉아 소리를 들어보며 작곡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건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방법이지요. 제 경우는 창작할 때 고도의 집중력을 가져야 하거든요.” 그렇다면 곡을 다 쓰고 나서 어떻게 듣느냐고 했더니 “연주하는 무대 객석에서 처음 듣습니다. 연주는 연주가의 몫이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요즘에는 어떤 일로 바쁜지 물었다. “작년에 일본으로부터 위촉받은 ‘8중주’가 있는데 8월 말까지 끝내야 합니다. 오는 11월 도쿄에서 첫 연주회가 예정돼 있거든요. ‘8중주’가 끝나면 곧바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판타지’를 써야 합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측에서 오래전에 위촉을 받아 놓은 상태거든요. 이 곡은 내년 4월에 루브르박물관에서 연주될 예정입니다.” 이렇듯 그의 곡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찾는다.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와 미국 뉴욕에서 그의 오케스트라곡이 연주됐다. 11월에는 일본, 그리고 12월에는 토론토 연주회가 있으니 하반기에만 4차례 해외에서 연주되는 셈이다. “오사카엑스포 당시 오케스트라곡인 ‘생성69’와 실내악 2곡이 연주됐을 때 일본의 신문이나 음악잡지에 크게 게재됐습니다. 얼마 뒤 독일에 갔을 때였지요. 저를 알아보는 음악가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분이 좋더라고요.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는 말이 있잖아요(웃음).”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에게 대중들이 현대음악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음악이 어려우냐 쉬우냐가 문제가 아니라 좋은지 아닌지가 중요합니다.”라면서 “좋은 음악은 분명 감동을 던져 줍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개 현대음악에는 기립 박수가 없다고들 하지만 1997년 ‘피아노 콘체르토’ 파리 연주 때와 서울 연주 때 등 그동안 기립 박수를 많이 받았습니다. 작품의 성공적인 연주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함과 자신감으로 이어집니다.”고 말했다. 대중들도 음악을 자주 접하다 보면 그런 행복과 감동을 맛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1년에 2곡 정도 작업… 지금까지 80여곡 탄생 그는 한 해에 2곡 정도 쓴다. 곡을 쓸 때마다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고통을 이겨내며 난해한 수학문제를 풀 듯이 논리적으로 연결해 나가는 작업을 한단다. 마치 건축가가 설계해 놓은 전체의 디자인에 따라 그려 나가듯이. “작곡가가 작곡한다는 것은 순수한 음과의 대결을 의미합니다. 소리는 차갑고 냉정한 것이지요. 그런 소리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작곡가가 할 일입니다. 음악은 보이지 않는 예술이기 때문에 그 구조가 분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흐르는 건축물이라는 표현을 쓰지요.” 어떻게 해서 작곡과 인연을 맺었을까. 초등학교 때만 하더라도 탐정과 추리소설에 심취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외증조부와 손을 잡고 집을 나섰는데 도착한 곳이 경성공업고등학교 교장 선생 댁이었다. 당시 할아버지는 고종 때 장원급제하고 1900년에 일본 유학을 다녀올 만큼 공부를 많이 한 분이었고 경성공고 교장은 바로 할아버지의 제자였다. 이때 할아버지는 경성공고 교장에게 손자를 부탁했다. “그런 인연으로 나중에 음악과 전혀 관계없는 경성공고에 진학했습니다. (잠시 생각하다가) 그런데 대개 좋아하는 선생님을 만나면 그 과목을 잘하게 되잖아요. 미술 선생님이 좋으면 미술을 공부했고 음악 선생님이 좋으면 음악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미술과 음악, 수학 등을 좋아했지요. 또 32권짜리 세계문학전집을 독파했는데 그게 나중에 음악에 대한 집중력과 저력을 키우는 원천이 됐습니다.” 그는 음악대학에 진학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종로6가에 살 때였다. 하루는 서울대 음대에 놀러갔다. 우연히 작곡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을 먼발치에서 볼 수 있었고 그 모습이 아주 멋있게 다가왔다. 문득 작곡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는 청음 실력이 남다르다는 얘기를 듣고 있던 터였다. 곧바로 책을 몇 권 읽고 서울대 음대에 응시했다. 당시 47명이 시험을 치렀는데 8명이 합격했다. 이강숙, 백병동, 송해섭, 장광열, 이영욱, 임종영, 장성덕 등이 동기들이다. “1964년 급성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였습니다. 대학 동기 백병동이 ‘전기와 전자’라는 책을 놓고 갔습니다. 평소 관심이 있어서 단숨에 읽었지요. 전자음악이란 이렇게 만드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퇴원하자마자 KBS 스튜디오를 빌렸고 3개월의 작업 끝에 전자음악을 만들어 냈지요.” 이후 전자음악과 컴퓨터를 접목시키는 등 오늘날까지 한국의 현대음악을 개척하며 꾸준히 이끌어 오고 있다. “예술가란 기존에 닦아 놓은 길을 따라서 가는 것이 아니라 험한 정글에서 길을 찾아 나가는 모험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작곡가 강석희는 국내 첫 전자음악 ‘원색의 향연’ 발표 1934년 서울 종로에서 태어났다. 1946년 경성공고 토목과에 진학했다가 6·25전쟁 때 경북 안동으로 피난 가서 안동고를 졸업했다. 이 무렵 성가대 활동을 통해 음악을 접했다. 이후 서울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6년 동안 정신여고 음악 교사로 재직했다. 1960년대 초반부터 서양의 현대적 작곡 방식에 관심을 가졌으며 1966년 한국 최초의 전자음악 ‘원색의 향연’을 첫 작품으로 발표했다. 1968년 잠시 한국에 와 있던 윤이상 선생에게 작곡을 배웠다. 1969년 ‘판 음악제’의 모태가 되는 ‘서울 현대음악 비엔날레’를 개최했다. 1970~1971년 독일 하노버 음악대학에서 작곡을 배웠다. 이후 베를린 공과대학에서 음향학자 프란츠 빈켈 등을 사사했다. 1982~1999년 서울대 작곡과 교수로 재직했다. 1984~1990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부회장을 맡았다. 이후 서울올림픽 폐회식 음악감독(1988), ISCM 서울 세계음악제 집행위원장 및 예술감독(1997), 계명대 특임교수(2000) 등을 지냈다. 주요 수상으로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90), 보관문화훈장(1998), 서울사랑시민상(2004) 등이 있으며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대] 기술이 인간 이끄는 시대… 혁신 없는 미래는 퇴보 뿐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대] 기술이 인간 이끄는 시대… 혁신 없는 미래는 퇴보 뿐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최근 회사 신제품 개발을 위해 플라스틱 성형 기술자 구인광고를 냈다가 실망만 했다. 이씨가 구상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폴더형 휴대전화의 연결부분이나 키패드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야 하는데, 의외로 마땅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이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플라스틱 성형 기술자들이 어디 있는지 찾기조차 힘들더라.”면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일거리도 더 빠르게 바뀌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이점’ 기술 발전 감당 못하는 시점 2012년, 오늘 우리는 특이점의 시대에 살고 있다. ‘특이점’은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간의 부조화에 대한 시각을 일컫는 대표적인 용어로,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 박사가 2005년 출간한 베스트셀러 ‘특이점(싱귤래러티)이 온다’에서 처음 사용했다. 커즈와일 박사는 특이점을 인류가 과학기술의 발전속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시점으로 정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통적 직업분류나 사고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더욱 빨리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커즈와일 박사는 과학기술의 발전속도가 2제곱씩 빨라지고 있다고 봤다. 과거에는 인간이 기술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기술이 인간을 끌고 가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30년이면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고, 인간이 자신의 기억을 기계에 이식해 정신적으로 불멸의 경지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사람이 따라잡기 위해서 육체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다소 황당한 주장이지만, 이 제안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전 세계적 기업가들이 앞다퉈 커즈와일의 이론에 찬사를 보냈다. 게이츠는 “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권위자가 들려주는 인류문명의 미래”라며 “변혁된 우리 삶의 모습을 여실히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창립자인 빌 조이는 “커즈와일은 극단적으로 미래를 낙관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는 입장이 정반대”라며 “그러나 그의 이론은 꼭 알아둬야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10년에는 구글과 미항공우주국(NASA) 등의 후원으로 미 캘리포니아 NASA 에임스센터에 ‘특이점 대학’이 세워졌다. 민간 우주여행을 주도한 재단인 X프라이즈의 창업자인 피터 디아멘데스가 커즈와일과 뜻을 합치면서 가능했던 일이다. 구글이 거액의 장학금을 내놓았고, 전 세계에서 후원이 쇄도했다. NASA는 에임스센터의 건물 두 동을 무상으로 내놓았다. 세계 각국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10주간의 대학원 과정 또는 9일간의 전문가 과정을 통해 어떻게 인류가 특이점에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공유한다. 나노기술, 인공지능, 에너지, 생명공학, 컴퓨터 등 각 분야 최고전문가들이 강연을 맡고 학생들은 공상과학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선발기준은 거창하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출 것, 기업가 정신이 충만할 것, 인류를 위한 거대한 도전을 생각할 것 등이다. ●한국형 싱귤래러티 꿈틀 한국 출신의 졸업생들도 늘고 있다. 1기 졸업생 중에는 우주인 고산씨와 유엔 우주사무국에 근무했던 금융컨설턴트 유영석씨가 있다. 고씨는 이를 기반으로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한국 청년들에게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세운 타이드(TIDE) 인스티튜트는 ‘조류’라는 뜻으로 거대한 것, 곧 새로운 미래가 몰려온다는 의미다. 또 TIDE는 기술(Technology), 상상력(Imagination), 디자인(Design), 기업가정신(Enterpreneurship)의 앞 글자이기도 하다. 고씨는 TIDE가 한국판 싱귤래러티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싱귤래러티 대학에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혁신 기업의 필요성을 배웠다.”면서 “최종적인 목표는 누군가를 따라가거나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아닌 빅아이디어를 내놓고, 세계를 주도하는 창업자들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20) 다산 정약용과 풍석 서유구

    [선택! 역사를 갈랐다} (20) 다산 정약용과 풍석 서유구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조선 최고의 스타다. 풍석 서유구(1764~1845)는 조선의 무명스타다. 서로 두 살 터울. 다산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조명했다. 풍석은 너무했다 싶을 정도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정조의 총애를 받았고, 당대 최고의 엘리트였고, 18년이라는 정치적 유폐기를 거쳤고, 유폐기에 대작을 저술했고, 조선의 융성을 위해 노심초사했고, 남양주에서 생을 마감했으며, 사후 많은 사대부가 추앙했다. 다산만의 얘기라 생각하는가. 풍석도 꼭 그랬다. 그럼에도, 두 위인의 학문적 지향은 전혀 달랐다. 후생들은 결국 다산에게 마음을 기울였고, 풍석은 거의 뒷전이었다. 다산은 풍석의 과거 선배다. 요샛말로 다산은 1789년에 급제한 89학번으로 60명 중 2등, 풍석은 1790년에 급제한 90학번으로 46명 중 24등이었다. 두 사람 모두 직부전시(直赴殿試) 명을 받았다. 이는 여러 절차를 생략하고 곧장 최종 과거에 응시하라는 왕명이다. 이러면 급제는 따 놓은 당상이다. 급제 후 곧장 초계문신이 되었다는 점도 같다. 초계문신은 정조의 최측근 문신 집단이다. 다산의 승진 속도는 풍석보다 빨랐다. 고위직인 정3품 당상관 품계를 5년 먼저 받은 것이다. 정조가 군주이자 학문적 스승을 자처하며 왕권을 강고하게 행사할 때까지, 둘은 겉으로 보기에 같은 쪽을 향하는 듯했다. 다산은 한미한 집안 출신이다. 천주교에 관심을 가지면서 고초를 겪기도 했으나, 정조의 두터운 신임은 여전했다. 이에 반해 풍석은 최대 문벌 중 하나인 대구(달성) 서씨의 후예다. 게다가 진퇴에 신중했기에 큰 반대에 부딪힌 적이 없다. 다산이 ‘문제적 범생’이라면 풍석은 ‘범생’ 그 자체다. ●정약용·서유구 정치적 공백기 18년 정조는 집권 초부터 젊은 문신 양성의 일환으로 ‘경사강의’(經史講義)라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 중 시경(詩經)을 분석하는 ‘시경강의’에 두 사람이 동시에 참여한다. 이 시경강의는 16년 동안 25회에 걸쳐 실시했던 경사강의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정조는 590문제를 출제했고, 초계문신에게 40일이 주어졌다. 이로도 모자라 20일을 연장했다는 다산의 고백에서 얼마나 힘든 테스트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정조의 문집 ‘홍재전서’에는 이 중 579개의 문제와 답을 적어두었다. 수험자가 18명이니, 1인당 32문제꼴로 답안이 채택되어야 평균이다. 누구 답변이 가장 많이 채택되었겠는가. 우리의 영웅 다산일 거라 짐작한 독자에게는 미안하다. 풍석이 독보적이다. 풍석의 답안은 총 181개로, 전체의 31.3%다. 시작과 끝 문제의 답안 역시 풍석의 것이었다. 다산의 답안은 117개가 실렸으며 총 20.2%를 차지한다. 다산의 것도 결코 적은 비중은 아니나 풍석의 월등함에 빛이 바랬다. 시경강의는 두 사람에게 큰 이력이었다. 다산은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의 추억으로 이 시경강의를 들었다. 다음과 같은 정조의 어평(御評)을 두고두고 써먹었다. “백가(百家)의 말을 두루 인용하여 그 출처가 무궁하니, 진실로 평소의 온축이 깊고 넓지 않다면 어찌 이와 같을 수 있으랴.” 자신이 남긴 ‘시경강의’ 서문에는 물론이고, 스스로 쓴 묘지명에도, 가장 존경했던 형 정약전에게도, 아들에게도 그날의 기억을 되풀이했다. 또 자신의 답안이 최고였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압도적 수석인 풍석은 이 기억을 되새기지 않았다. “책을 열자 바로 개안하는 느낌이다.”라거나 “근거가 분명하고 충분하며 언어가 알맞고 정연하여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이에게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는 등 총 6군데서 어평을 받았으면서 말이다. 그래도 젊은 시절 풍석은 분명히 경학의 당대 최고 실력자 중 한 사람이었다. 다산은 정조 사후 천주학 타도 바람에 휘말려 귀양살이를 시작한다(1801년). 풍석은 이 바람과 무관하게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5년 뒤 김달순 옥사를 계기로 풍석의 탄탄대로에 탈이 났다. 작은아버지 경기감사 서형수는 유배형을 받고, 재종숙부 영의정 서매수가 정계에서 축출되면서 가세는 급격히 쇠락한다. 연좌의 공포에 휩싸인 풍석의 선택은 귀향이었다. ●정약용, 이상적 통치 목표 ´경학·경세학´ 몰두 억울하게 유배지에 갇힌 다산과 죄 없이 죄인을 자처하며 낙향한 풍석. 과정이 어쨌든 불우한 처지이기는 피차일반이었다. 정치적 공백기 18년. 그러나 여기서부터 이들의 길은 판이하게 갈린다. 다산은 유학의 정통 분야인 경학과 경세학(經世學)에 몰두했다. 조선 유자의 지향점을 요약하면 수기(修己)와 치인(治人). 수기는 자신의 몸과 덕성을 수양하는 일이요, 치인은 백성을 다스리는 일이다. 수기는 치인을 위한 인문학적 토양이고, 치인은 자기 수양의 경세론적 확장이다. 다산은 61세에 자신의 학문을 이렇게 정리했다. “육경(六經)과 사서(四書)로 자기 몸을 닦고 1표(表)와 2서(書)로 천하·국가를 다스리니, 본말을 갖추었다.” 육경과 사서는 경학이고, 수기의 세계다. 경세유표·목민심서·흠흠심서는 경세학이고, 치인의 영역이다. 저술은 경집(經集) 232권, 1표2서를 포함한 문집 260여 권으로 총 500권이 다 된다. 다산의 지향은 조선 제도를 개혁하는 일이었다. 반면 풍석은 파주 장단으로 귀농하고서 경학과 경세학을 철저히 외면했다. 경학을 해봐야 옛 사람의 중언부언이고, 경세학을 해봐야 결국 ‘흙 국’이나 ‘종이 떡’처럼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서 ‘잡학’ 마니아가 된다. 풍석의 잡학은 ‘임원경제지’(林園經濟誌)에 질서 있게 배열되었다. 농학, 천문학, 공학, 수학, 요리학, 의학, 어업, 예술, 상업 등 총 16분야다. 경학과 경세학의 언어를 빌리지 않고서 113권으로 마무리했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주제는 하나다. 시골에서의 자립적인 삶을 위한 지식 체계. 풍석의 지향은 사대부 일상을 개혁하는 일이었다. 풍석은 18년 공백 후 정계에 복귀해 15년간 고위직을 두루 거쳤다. 그 와중에도 시골생활 백과사전 정리를 그치지 않았다. 임원 생활을 대비했고 임원을 동경하기도 했다. 반면 다산은 해배 후 야인으로 머물러야 했다. 그래도 여전히 경학, 경세학 정리와 심화에 몰두했다. 국정 참여의 뜻을 꺾지 않은 듯하다. 묘한 대비가 아닐 수 없다. 다산과 풍석은 일생을 어떻게 정리했을까. 다산은 ‘자찬 묘지명’(1822년, 61세)을, 풍석은 ‘오비거사 생광 자표’(1842년, 79세)라는 다소 긴 이름으로 자신의 묘지명을 썼다. 환갑 때 쓴 다산의 묘지명은 분량이 아주 많다. 주요 개인사를 모두 적었고 저술 체계도 매우 상세히 서술했다. 글자 수가 자그마치 1만 2316자! 내가 아는 자기 묘지명 중 가장 길다. 1000자 내외가 대부분이다. 가슴에 묻어둔 한이 많았던 걸까. 이와 대조적으로 풍석은 평생을 다섯 시기로 구분하여, 그 시기를 모두 허비했다며 반성으로 일관한다. 심지어 40년 가까이 공 들인 ‘임원경제지’ 저술도 인쇄할 뒷심이 없어 낭비였다고 회고한다. 자신을 오비거사(五費居士)로 칭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산의 묘지명은 828자인 풍석의 것보다 무려 15배나 많다. 파란만장으로 말하면 누군들 할 말이 없을까마는, 다산은 거의 회고록 콘셉트이었고, 풍석은 반성문 콘셉트였다. ●서유구, 현실에서 적용되지 않는 지식 외면 다산은 농사를 짓지 않고 농업 원론만 얘기했다. 풍석은 논두렁 밭두렁을 돌아다닌 체험으로 구체적인 농사 기술을 제안했다. 두 사람의 차이는 여기서 비롯된다. 풍석은 입으로만 농사를 짓지 않았고, 글로만 물고기를 잡지 않았다. 그리고 온갖 정보를 조직적으로 정리했다. 그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실행되거나 실행되어야 할 선진 기술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다산은 스스로 말한다. 자신의 경세학은 “지금의 쓰임에 구애되지 않고 기준을 제시해 우리나라를 새롭게 하려는 연구다.”라고. 당대의 활용보다는 이상적 통치 기준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풍석이 흙으로 끓인 국 즉 토갱(土羹)이요, 종이로 만든 떡 즉 지병(紙餠)이라 비판했던 저술은 바로 이런 거였다. 풍석은 이상을 추구하되 반드시 이 땅의 현실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울 정도의 철저한 현실론을 견지했다. 실현할 수 없는 지식은 ‘토갱지병’이다! 이상적 기준을 제시하고서 현실을 이상으로 밀고가려 했던 다산의 방법론과는 대조적이다. 풍석의 이용후생론은 바로 이런 실용학이었다. 다산 탄신 250주기를 맞아 여기저기서 다산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조선의 다빈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그의 위대성을 유학사상과 정치철학에서 찾으려는 경향은 여전하다. 다산의 저작을 폄하하려는 마음은 없다. 그러나 다산에게서 조선의 모든 잠재성과 가능성을 찾으려는 경향은 지나치다. 풍석의 평생 역작 ‘임원경제지’는 제도적 개혁을 주장하지 않는다. 개혁은 일상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게 풍석의 신념이었다. 풍석은 ‘놈팡이 선비’를 제일 혐오했다. “곡식만 축내며 보탬이 안 되는 자 중에 저술하는 선비가 으뜸이다!” 선비들이여, 농업·공업·상업 알기를 똥으로 아는 그 엘리트 의식부터 싹 뜯어고쳐라. 버러지처럼 놀고먹지 마라. 경서를 공부하되 제 식구 먹을거리, 입을거리, 살 곳은 유지하면서 하라. 방 안에 틀어 앉아 공맹과 성리를 논할 시간에 밖에서 바지 걷어붙이고 쟁기질하라! 그물 던져 물고기 잡아라! 짐 지고 나가 장사하라! 몸놀림을 혁신하라. 땀 흘려 일해서 벌어먹는 일을 점점 기피하고, 종일 컴퓨터로 하루를 보내는 일이 사람다운 노동이라고 여기는 우리가 여기서 얻을 힌트는 과연 없는 것일까. 정명현(임원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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