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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선을의 말랑경제] 5% 적금, 다른 은행도 있다는데

    [최선을의 말랑경제] 5% 적금, 다른 은행도 있다는데

    ‘1년 이자 8만원’이 불러온 대란이었다. 연이율 최고 5.01%,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높은 금리는 은행 앱을 ‘먹통’으로 만들고 포털 실시간검색어를 점령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3일 하나은행이 사명 변경을 기념해 한시적으로 판매한 ‘하나 더적금’은 월 30만원 한도에 만기 1년짜리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3.56%에 온라인 가입(연 0.2%),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자동이체 등록(연 1.25%)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5.01%의 금리를 준다. 반응은 뜨거웠다. 단 3일 동안 1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사실 ‘고금리 적금’이 하나은행에만 있는 건 아니다. 신한은행도 최고 연 5%, 우리은행 역시 최고 연 4%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을 판매 중이다. 왜 이런 상품들이 출시될 때마다 ‘또 다른 대란’은 일어나지 않은 걸까.문제는 복잡한 우대조건이다. 신한은행의 ‘첫급여 드림’ 적금은 급여이체 3개월 후 연 1% 포인트, 6개월 후 연 2% 포인트, 9개월 후 연 3% 포인트의 우대금리가 각각 적용된다. 사실상 연 5%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건 마지막 3개월 동안뿐이다. 이런데도 ‘최고 연 5% 이자율 적용’이라는 상품 안내문구가 떡하니 붙어 있다. 기본금리가 연 1%인 우리은행 ‘우리 원모아’ 적금은 우리 오픈뱅킹 서비스로 만기까지 매월 2회 이상 우리은행 입출금통장에 입금해야 우대금리 연 2%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다. 오픈뱅킹 서비스에 타행 계좌 등록(연 0.5%), 마케팅 동의(연 0.5%) 등 추가 조건들도 붙어 있다. 높은 금리에 혹했던 소비자들이 결국은 분노하게 되는 이유다. 반면 하나 더적금은 번거로운 우대조건을 없앴다는 점이 ‘대란’을 일으킨 비결 중 하나다. 고금리 적금은 하나같이 한도가 너무 적다는 불만도 많다. 하나 더적금도 세금을 떼고 나면 1년에 360만원을 넣어 받는 이자가 약 8만원에 불과했다. “360만원에 5%면 이자가 18만원 아니냐”는 질문도 받았다. 사회초년생들이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다. 예금과 달리 적금은 입금 회차가 지날수록 적용되는 이자가 낮아진다. 1년을 채워 맡겼을 때, 이자가 5%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첫 달에 넣은 30만원에 대해서는 1년치 이자를 다 받을 수 있지만, 두 번째 달에 넣은 30만원에 대해서는 11개월치 이자만 붙는다. 따라서 적금 가입 땐 ‘고금리 착시’를 주의해야 한다. 8만원 이자에도 “이만큼 주는 곳이 없다”는 반응이 많았단 게 저금리 시대의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현실이다. 작은 이자율 변동도 무시할 수 없는 ‘짠테크’(짜다+재테크) 시대인 만큼, 복잡한 조건 없는 ‘착한 고금리 상품’이 일으킬 또 다른 대란을 기대해 본다. ※‘말랑경제’는 소비자의 눈으로 보고 생각합니다. 딱딱한 경제 문제를 보다 쉽게 풀어서 전달합니다. csunell@seoul.co.kr
  • 창밖을 수놓은 ‘북극의 새벽’…여객기에서 포착한 오로라

    창밖을 수놓은 ‘북극의 새벽’…여객기에서 포착한 오로라

    라틴어로 ‘북극의 새벽’이라 불리는 오로라, 즉 북극광을 공중에서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데일리메일은 지난 6일(현지시간) 북유럽의 섬나라 아이슬란드에서 출발한 여객기에서 하늘을 수놓은 오로라를 본 승객들이 감탄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이날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사진작가 로스 마틴(38)은 창밖으로 보인 한줄기 초록빛에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마틴은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춤을 추는 오로라를 보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그저 기가 막힌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그가 카메라를 꺼내자마자 다른 승객들의 시선도 하늘에 펼쳐진 오로라로 향했다. 마틴은 승무원에게 다가가 오로라를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기내 조명을 어둡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승객들은 쏟아져 들어오는 오로라를 만끽했다. 기장은 한술 더 떴다. 마틴은 “불을 끄고 10분 후, 기장은 좌우 승객 모두가 창밖의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도록 원을 그리며 비행기를 몰았다”라고 설명했다. 오로라를 보지 못한 채 아쉬운 발걸음을 옮기던 일부 승객은 비행기에서 마주한 오로라를 넋 놓고 바라보았다. 마틴은 “집으로 가기 직전 간신히 오로라를 본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나와 일행 역시 5일간 아이슬란드에 머물며 오로라를 보긴 했지만 비행기에서 보니 또 새롭더라. 휴가를 끝내는 완벽한 방법이었다”라고 말했다. 라틴어로 ‘북극의 새벽’이라 불리는 오로라, 즉 북극광은 아이슬란드의 가장 큰 볼거리다. 1초에 1000㎞의 속도로 확산하는 플라스마의 흐름인 태양풍과, 지구 자기장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난다. 녹색과 백색, 보라색 등 휘황찬란한 빛이 하늘을 수놓는 장면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절경 중 하나다. 몽환적 오로라가 하늘을 수놓으면 아이슬란드 곳곳은 암흑으로 변한다. 지자체가 나서 가로등과 조명을 모두 끄는 소등 작업을 펼치기도 한다. 아이슬란드에서는 4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최선을의 말랑경제] 5% 적금, 다른 은행도 있다는데…

    [최선을의 말랑경제] 5% 적금, 다른 은행도 있다는데…

    ‘1년 이자 8만원’이 불러온 대란이었다. 연이율 최고 5.01%,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높은 금리는 은행 앱을 ‘먹통’으로 만들고 포털 실시간검색어를 점령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3일 하나은행이 사명 변경을 기념해 한시적으로 판매한 ‘하나 더적금’은 월 30만원 한도에 만기 1년짜리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3.56%에 온라인 가입(연 0.2%),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자동이체 등록(연 1.25%)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5.01%의 금리를 준다. 반응은 뜨거웠다. 단 3일 동안 1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복잡한 우대조건에 소비자 분통 사실 ‘고금리 적금’이 하나은행에만 있는 건 아니다. 신한은행도 최고 연 5%, 우리은행 역시 최고 연 4%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을 판매 중이다. 왜 이런 상품들이 출시될 때마다 ‘또 다른 대란’은 일어나지 않은 걸까. 문제는 복잡한 우대조건이다. 신한은행의 ‘첫급여 드림’ 적금은 급여이체 3개월 후 연 1% 포인트, 6개월 후 연 2% 포인트, 9개월 후 연 3% 포인트의 우대금리가 각각 적용된다. 사실상 연 5%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건 마지막 3개월 동안뿐이다. 이런데도 ‘최고 연 5% 이자율 적용’이라는 상품 안내문구가 떡하니 붙어 있다. 기본금리가 연 1%인 우리은행 ‘우리 원모아’ 적금은 우리 오픈뱅킹 서비스로 만기까지 매월 2회 이상 우리은행 입출금통장에 입금해야 우대금리 연 2%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다. 오픈뱅킹 서비스에 타행 계좌 등록(연 0.5%), 마케팅 동의(연 0.5%) 등 추가 조건도 붙었다. 높은 금리에 혹했던 소비자들이 결국은 분노하게 되는 이유다. 반면 하나 더적금은 번거로운 우대조건을 없앴다는 점이 ‘대란’을 일으킨 비결 중 하나다. 적금 ‘고금리 착시’도 주의해야 고금리 적금은 하나같이 한도가 너무 적다는 불만도 많다. 하나 더적금도 세금을 떼고 나면 1년에 360만원을 넣어 받는 이자가 약 8만원에 불과했다. “360만원에 5%면 이자가 18만원 아니냐”는 질문도 받았다. 사회초년생들이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다. 예금과 달리 적금은 입금 회차가 지날수록 적용되는 이자가 낮아진다. 1년을 채워 맡겼을 때, 이자가 5%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첫 달에 넣은 30만원에 대해서는 1년치 이자를 다 받을 수 있지만, 두 번째 달에 넣은 30만원에 대해서는 11개월치 이자만 붙는다. 따라서 적금 가입 땐 ‘고금리 착시’를 주의해야 한다. 8만원 이자에도 “이만큼 주는 곳도 없다”는 반응이 많았단 게 저금리 시대의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현실이다. 작은 이자율 변동도 무시할 수 없는 ‘짠테크’(짜다+재테크) 시대인 만큼, 복잡한 조건 없는 ‘착한 고금리 상품’이 일으킬 또 다른 대란을 기대해 본다. ※‘말랑경제’는 소비자의 눈으로 보고 생각합니다. 딱딱한 경제 문제를 보다 쉽게 풀어서 전달합니다.
  • [서울포토] 우한에서 온 3차 전세기, 김포공항 도착

    [서울포토] 우한에서 온 3차 전세기, 김포공항 도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로 봉쇄된 우한에서 온 3차 전세기가 도착한 12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 비즈니스센터 계류장에서 승무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2020. 2.12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생명체의 시작과 끝 ‘빛’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생명체의 시작과 끝 ‘빛’

    얼마 전 필리핀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화산이 폭발하면 분출되는 화산재가 하늘을 가려 암흑천지가 된다. 지구에서 5번의 생명체 대멸종이 있었는데, 최악의 화산 폭발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생물종 90%가 사라진 페름기 대멸종은 약 2억 5200만년 전 엄청난 넓이의 시베리아에서 용암이 분출되고 화산재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발생한 일이다. 화산재가 빛을 차단했고 그로 인해 식물의 광합성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사람은 다른 생물을 먹어야 살 수 있다. 사람은 육식동물, 초식동물, 식물 등 어떤 것이든 먹는다.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먹고 초식동물은 식물을 먹는다. 결국 인간은 식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그런데 식물은 빛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다시 말해 식물이 빛에너지를 이용해 다른 생물들이 먹을 수 있는 화학에너지로 전환되기 때문에 사람을 포함한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식물이 얻는 빛에너지는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에서 얻는다. 지구에 도착한 태양에너지는 대부분 반사돼 우주로 나가거나 땅, 바다, 대기에 흡수돼 열로 전환된다. 그리고 남은 1%만 광합성에 의해 화학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이 양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을 먹여 살리기에 충분하다. 식물의 광합성 색소들은 녹색을 제외한 모든 가시광선과 약간의 자외선을 흡수해 사용한다. 식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도 광합성 색소들이 녹색을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을이 되면 녹색을 띠는 광합성 색소들이 분해돼 녹색에 가려 있던 노랑, 빨강 등의 색이 노출되면서 잎의 색이 달라진다. 우리가 무지갯빛 가시광선을 볼 수 있듯 생물에 따라 볼 수 있는 빛의 파장은 다르다. 벌이 볼 수 있는 빛은 자외선을 포함하는 더 짧은 파장이고 새들은 빨간색 쪽으로 치우친 긴 파장의 빛을 더 잘 본다.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크다. 세균을 죽이는 살균기가 짧은 파장의 자외선을 사용하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자외선램프가 위에 달려 있는 살균기에서 컵을 뒤집어 놓거나 겹쳐 놓거나 옆으로 뉘어 놓으면 멸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식물은 안테나처럼 빛에너지를 많은 색소로 받아들여 엽록소에 전달한다. 우리가 흔히 광합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빛에너지를 이용해 화학에너지인 ATP와 NADPH2를 만들고 부산물로 산소를 만든다. ATP와 NADPH2는 또 다른 화학에너지인 당을 합성하는 데 쓰이고 산소는 우리의 호흡 재료로 사용된다. 최초의 광합성은 세균들에 의해 수행됐다. 육지가 거의 없던 초창기 지구에서부터 이 세균들은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늘렸고 물속에서 만들어진 산소는 철을 산화시키고 물속에 퍼지다가 급기야 대기로 확산된 것이다. 약 27억년 전부터 22억년 전까지 산소가 전무했던 대기는 그 덕분에 산소가 2% 정도로 늘어났고 이후 약 6억년 전부터 식물성 플랑크톤, 식물들의 진화로 대기 중 산소 농도는 현재와 같은 20%까지 늘어나 푸른 지구를 가능케 했다. 종종 브라질의 아마존 숲이 훼손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다. 아마존 숲이 훼손된다는 것은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화학에너지가 그만큼 사라졌다는 것이다. 자연, 특히 식물의 감소를 막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생존하는 데 절대적인 먹거리와 산소가 직결돼 있기 때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중국서 ‘20일 무증상’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 나와

    중국서 ‘20일 무증상’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 나와

    중국에서 20일 넘게 체온 변화나 특별한 증상 없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나왔다. 10일 관영 중앙(CC)TV에 따르면 쓰촨성 서훙시가 고향인 35세 이(易)모씨는 지난 8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우한에 거주하는 이씨는 지난달 16일 가족들과 함께 고향인 서훙시에 도착했다. 이후 체온 변화나 다른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이달 7일 첫 증상이 나타나 격리됐고,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이씨와 가족들은 기차를 타고 우한에서 서닝시까지 이동했으며, 고향에 도착한 뒤 친지와 지인들과 식사를 하는 등 상당히 많은 사람들과 밀접하게 접촉했다. 역학조사 결과 이씨는 지난달 25일을 비롯해 이 기간 여러 차례 공공장소에서 실시하는 체온 측정에 응했으나 열이 나거나 하는 등의 이상 증상은 없었다. 현재 쓰촨 보건당국은 이씨와 이씨 가족의 행적을 조사해 언론에 공개하고 밀접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1998년 7월 19일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일요일 오후 6시쯤 울산 남구 삼산동의 백화점 지하 1층에서 남자아이가 쓰러졌다. 초등학교 6학년 김용민(12)이었다. 딸기 요구르트와 샌드위치를 먹은 지 10분 만에 아이는 배와 머리가 아프다며 음식물을 게워 내더니 이내 정신을 잃었다. 아버지 김영세(당시 49세)씨는 식품 매장 여직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약이 든 요구르트를 판 거야? 이봐, 이상한 냄새가 나잖아.” 여직원은 “일단 애부터 살리자”며 김씨와 함께 용민이를 근처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호흡곤란이 심각했던 아이는 그날 밤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고 55시간 만인 22일 0시 55분 숨졌다. 부검을 했더니 아이의 폐와 위장은 진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폐출혈도 보였다. 1차 소견은 약물중독이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분석 결과 용민이가 마셨던 요구르트에서 살충제 성분인 포스파미돈이 62.2㎍/㎖ 검출됐다. 농약 다이메크론에 들어 있는 포스파미돈은 과일나무나 소나무에 붙어사는 진딧물, 솔잎혹파리, 솔껍질깍지벌레 등을 죽이는 데 쓰인다. 사람이 소량만 먹어도 사망하는 맹독성 약물이다. 포스파미돈은 2012년부터 판매가 중단됐지만 사건 당시에는 농약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살충제였다.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탄 건 누굴까. 아버지 김씨는 아들이 요구르트 맛이 이상하다며 뱉었고, 냄새를 맡아 보니 시큼한 식초 냄새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딸기 요구르트면 색깔이 연분홍이어야 하는데 안에 청색이 보였어요.” 경찰은 먼저 공장에서 농약이 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요구르트 회사는 펄쩍 뛰었다. 제조부터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전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었다. 7월 18일 오후 6시에 제조돼 유통기한이 같은 달 27일인 요구르트는 모두 8158개였다. 전국 슈퍼와 백화점에 납품된 요구르트 중 약물이 주입돼 문제를 일으킨 제품은 용민이가 마신 것뿐이었다. 국과수 정밀분석 결과 요구르트 용기에 주삿바늘을 찌른 흔적은 없었다.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는 바닥이 사각으로 된 우유갑 모양이었다. 양손으로 입구를 잡아당겨야 열 수 있고 한번 뜯으면 모양이 어긋난다. 경찰은 범인이 요구르트 입구를 개봉해 살충제를 넣은 뒤 다시 붙였을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국과수는 입구가 뜯긴 흔적이나 다른 접착제 성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범행은 백화점 안에서 일어난 게 분명했다. 경찰은 백화점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민이와 아버지 김씨가 지하 1층 식품 매장에 오후 5시 46분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11분 후인 오후 5시 57분 요구르트 매대로부터 12m 떨어진 계산대에서 김씨가 물건값을 치르는 장면도 보였다. 용민이가 요구르트를 마신 곳은 계산대에서 44m 거리의 샌드위치 매장이었다. 20여분 사이 56m 범위에서 누군가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넣었다는 얘기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히고 있을 때 갑자기 아버지 김씨가 사라졌다. 용민이가 숨진 지 이틀 만인 24일 오전 10시쯤 병원 빈소를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전날인 23일 오후 10시부터 날을 넘겨 오전 2시까지 4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빈소에 돌아온 김씨는 30분 정도 친척들과 술을 마시며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다.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것 같아. 경찰서도 몇 번 더 가야 하고….” 2시간밖에 자지 못한 김씨는 날이 밝자 “쉬고 오겠다”며 큰아들 친구의 승용차를 타고 나갔다. 13㎞ 떨어진 삼산동의 목욕탕에 들어간 김씨는 그 길로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앞선 두 차례 조사를 통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었다. 김씨가 사라진 24일 오후 이미 국과수에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의뢰한 상태였다.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김씨는 의식을 잃은 아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매장으로 20m를 되돌아가 요구르트를 가져왔다. 또 용민이가 숨지자 큰아들에게 “중형차인 크레도스를 사 주겠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서 이런 말도 자주 했다. “백화점이 해결해 주지 않으면 죽은 애 리어카에 싣고 시위할 거야.” 백화점 CCTV에서도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19일 처음 백화점에 갔다고 진술했지만 앞서 17일과 18일에도 백화점 식품 매장을 찾아가 음료수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을 연습하고 장소를 물색했다는 의혹이 한층 짙어졌다. 1976년 결혼한 김씨는 부인과 2남 3녀를 낳았다. 용민이는 막내아들이었다. 김씨는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도장공으로 일해 모은 돈으로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이후 1983년 울산으로 이주해 금속업체를 전전하며 일했지만 불운은 이어졌다. 1995년 부인이 상의 없이 2000만원을 남에게 빌려준 일로 부부 싸움이 잦았다. 결국 부인이 먼저 집을 떠났고 1997년 5월 김씨도 가출했다. 집에는 5남매만 남았다. 외환위기로 실직한 김씨는 극심한 경제적 압박에 시달렸다. 도박판을 기웃거리다 은행에 340만원의 빚을 졌고 자식들끼리 살던 집은 8개월 동안 12만원의 월세가 밀린 상태였다.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겼고 자신이 묵던 여관비도 몇 개월째 밀렸다. 사건 3일 전인 16일 오후 8시 아이들만 지내던 집에 김씨가 나타났다. 1년 2개월 만에 만난 아버지를 가장 반긴 건 막내 용민이었다. 용민이는 6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와 척추를 크게 다쳤다. 후유증으로 두 다리를 심하게 절었고 정신지체도 있었다. 당시 공소장에 따르면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약이라도 먹여 (용민이를) 죽여야겠다”고 말했던 김씨는 아들에게 농약 넣은 음료수를 먹이기로 결심했다. 아들이 죽으면 음료 제조회사나 백화점에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다음날인 17일 오후 6시 김씨는 백화점 식품 매장에 가서 과자 2개와 음료수 1개를 샀다. 다음날 오전 11시 15분에도 같은 장소에서 종이팩 주스 1개와 캔음료 1개를 구입한 다음 아들에게 먹일 장소를 정했다. 사건 당일 오후 5시 10분쯤 김씨는 “햄버거를 사 주겠다”며 용민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백화점에 도착한 김씨는 홀로 식품 매장에 들어가 180㎖ 요구르트 3개 1묶음을 골라 계산했다. 지하 1층 화장실에 들어간 김씨는 이 중 한 개에만 살충제를 넣었다. 용민이를 샌드위치 매장에 데리고 간 김씨는 살충제를 넣은 요구르트를 직접 아이에게 건넸다. 경찰은 용민이가 숨진 지 일주일 만인 29일 아버지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해 전단 1000장을 만들기로 했다. ‘176㎝의 키, 신체 건강, 얼굴은 넓고 긴 편, 약간 벗겨진 이마,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이라는 인상착의와 함께 신고자에게 현상금 100만원을 준다는 내용을 넣었다. 8월 11일 경남 양산, 경북 경주 등 울산과 가까운 도시와 김씨의 친인척이 사는 전라, 경기, 강원 등의 경찰서를 비롯해 그가 숨을 만한 사찰, 다방, 여관, 터미널 등에 수배 전단을 뿌렸다. 이후 현상금을 300만원으로 올리고 특별전담반을 꾸렸지만 성과는 없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울산지검은 2013년 7월 17일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살인 공소시효(15년) 만료 하루 전이었다. 현재 김씨는 기소중지 상태다. 객관적인 범죄 혐의가 충분해도 피의자의 소재가 불명확하면 수사를 멈출 수 있다. 지금이라도 김씨를 잡으면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보상금을 이유로 아들을 독살한 김씨가 아직 살아 있다면 71세의 노인일 것이다. 경찰은 2002년과 2004년 각각 울산, 언양의 도박판에서 김씨를 봤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2013년에는 김씨가 산에서 숨어 산다는 제보가 있어 일주일 동안 산을 뒤졌다. 스님이 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제보도 있었지만 사람도, 시신도 찾지 못한 상태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 CCTV가 귀하던 시절이라 용의자를 놓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눈만 감아도 김영세 얼굴이 떠오릅니다. 서글서글한 미남형이었는데…. 지금은 CCTV만 봐도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찾을 수 있는데 그때는 오로지 탐문이나 제보에 의존했으니까요. 그 사람,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 있겠죠.”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를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 1998년 7월 19일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일요일 오후 6시쯤 울산 남구 삼산동의 백화점 지하 1층에서 남자아이가 쓰러졌다. 초등학교 6학년 김용민(12)이었다. 딸기 요구르트와 샌드위치를 먹은 지 10분 만에 아이는 배와 머리가 아프다며 음식물을 게워 내더니 이내 정신을 잃었다. 아버지 김영세(당시 49세)씨는 식품 매장 여직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약이 든 요구르트를 판 거야? 이봐, 이상한 냄새가 나잖아.”  여직원은 “일단 애부터 살리자”며 김씨와 함께 용민이를 근처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호흡곤란이 심각했던 아이는 그날 밤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고 55시간 만인 22일 0시 55분 숨졌다. 부검을 했더니 아이의 폐와 위장은 진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폐출혈도 보였다. 1차 소견은 약물중독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분석 결과 용민이가 마셨던 요구르트에서 살충제 성분인 포스파미돈이 62.2㎍/㎖ 검출됐다. 농약 다이메크론에 들어 있는 포스파미돈은 과일나무나 소나무에 붙어사는 진딧물, 솔잎혹파리, 솔껍질깍지벌레 등을 죽이는 데 쓰인다. 사람이 소량만 먹어도 사망하는 맹독성 약물이다. 포스파미돈은 2012년부터 판매가 중단됐지만 사건 당시에는 농약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살충제였다.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탄 건 누굴까.  아버지 김씨는 아들이 요구르트 맛이 이상하다며 뱉었고, 냄새를 맡아 보니 시큼한 식초 냄새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딸기 요구르트면 색깔이 연분홍이어야 하는데 안에 청색이 보였어요.”  경찰은 먼저 공장에서 농약이 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요구르트 회사는 펄쩍 뛰었다. 제조부터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전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었다. 7월 18일 오후 6시에 제조돼 유통기한이 같은 달 27일인 요구르트는 모두 8158개였다. 전국 슈퍼와 백화점에 납품된 요구르트 중 약물이 주입돼 문제를 일으킨 제품은 용민이가 마신 것뿐이었다. 국과수 정밀분석 결과 요구르트 용기에 주삿바늘을 찌른 흔적은 없었다.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는 바닥이 사각으로 된 우유갑 모양이었다. 양손으로 입구를 잡아당겨야 열 수 있고 한번 뜯으면 모양이 어긋난다. 경찰은 범인이 요구르트 입구를 개봉해 살충제를 넣은 뒤 다시 붙였을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국과수는 입구가 뜯긴 흔적이나 다른 접착제 성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범행은 백화점 안에서 일어난 게 분명했다. 경찰은 백화점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민이와 아버지 김씨가 지하 1층 식품 매장에 오후 5시 46분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11분 후인 오후 5시 57분 요구르트 매대로부터 12m 떨어진 계산대에서 김씨가 물건값을 치르는 장면도 보였다. 용민이가 요구르트를 마신 곳은 계산대에서 44m 거리의 샌드위치 매장이었다. 20여분 사이 56m 범위에서 누군가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넣었다는 얘기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히고 있을 때 갑자기 아버지 김씨가 사라졌다. 용민이가 숨진 지 이틀 만인 24일 오전 10시쯤 병원 빈소를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전날인 23일 오후 10시부터 날을 넘겨 오전 2시까지 4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빈소에 돌아온 김씨는 30분 정도 친척들과 술을 마시며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다.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것 같아. 경찰서도 몇 번 더 가야 하고….” 2시간밖에 자지 못한 김씨는 날이 밝자 “쉬고 오겠다”며 큰아들 친구의 승용차를 타고 나갔다. 13㎞ 떨어진 삼산동의 목욕탕에 들어간 김씨는 그 길로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앞선 두 차례 조사를 통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었다. 김씨가 사라진 24일 오후 이미 국과수에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의뢰한 상태였다.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김씨는 의식을 잃은 아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매장으로 20m를 되돌아가 요구르트를 가져왔다. 또 용민이가 숨지자 큰아들에게 “중형차인 크레도스를 사 주겠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서 이런 말도 자주 했다. “백화점이 해결해 주지 않으면 죽은 애 리어카에 싣고 시위할 거야.”  백화점 CCTV에서도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19일 처음 백화점에 갔다고 진술했지만 앞서 17일과 18일에도 백화점 식품 매장을 찾아가 음료수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을 연습하고 장소를 물색했다는 의혹이 한층 짙어졌다.  1976년 결혼한 김씨는 부인과 2남 3녀를 낳았다. 용민이는 막내아들이었다. 김씨는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도장공으로 일해 모은 돈으로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이후 1983년 울산으로 이주해 금속업체를 전전하며 일했지만 불운은 이어졌다. 1995년 부인이 상의 없이 2000만원을 남에게 빌려준 일로 부부 싸움이 잦았다. 결국 부인이 먼저 집을 떠났고 1997년 5월 김씨도 가출했다. 집에는 5남매만 남았다.  외환위기로 실직한 김씨는 극심한 경제적 압박에 시달렸다. 도박판을 기웃거리다 은행에 340만원의 빚을 졌고 자식들끼리 살던 집은 8개월 동안 12만원의 월세가 밀린 상태였다.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겼고 자신이 묵던 여관비도 몇 개월째 밀렸다.  사건 3일 전인 16일 오후 8시 아이들만 지내던 집에 김씨가 나타났다. 1년 2개월 만에 만난 아버지를 가장 반긴 건 막내 용민이었다. 용민이는 6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와 척추를 크게 다쳤다. 후유증으로 두 다리를 심하게 절었고 정신지체도 있었다. 당시 공소장에 따르면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약이라도 먹여 (용민이를) 죽여야겠다”고 말했던 김씨는 아들에게 농약 넣은 음료수를 먹이기로 결심했다. 아들이 죽으면 음료 제조회사나 백화점에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다음날인 17일 오후 6시 김씨는 백화점 식품 매장에 가서 과자 2개와 음료수 1개를 샀다. 다음날 오전 11시 15분에도 같은 장소에서 종이팩 주스 1개와 캔음료 1개를 구입한 다음 아들에게 먹일 장소를 정했다.  사건 당일 오후 5시 10분쯤 김씨는 “햄버거를 사 주겠다”며 용민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백화점에 도착한 김씨는 홀로 식품 매장에 들어가 180㎖ 요구르트 3개 1묶음을 골라 계산했다. 지하 1층 화장실에 들어간 김씨는 이 중 한 개에만 살충제를 넣었다. 용민이를 샌드위치 매장에 데리고 간 김씨는 살충제를 넣은 요구르트를 직접 아이에게 건넸다.  경찰은 용민이가 숨진 지 일주일 만인 29일 아버지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해 전단 1000장을 만들기로 했다. ‘176㎝의 키, 신체 건강, 얼굴은 넓고 긴 편, 약간 벗겨진 이마,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이라는 인상착의와 함께 신고자에게 현상금 100만원을 준다는 내용을 넣었다. 8월 11일 경남 양산, 경북 경주 등 울산과 가까운 도시와 김씨의 친인척이 사는 전라, 경기, 강원 등의 경찰서를 비롯해 그가 숨을 만한 사찰, 다방, 여관, 터미널 등에 수배 전단을 뿌렸다. 이후 현상금을 300만원으로 올리고 특별전담반을 꾸렸지만 성과는 없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울산지검은 2013년 7월 17일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살인 공소시효(15년) 만료 하루 전이었다. 현재 김씨는 기소중지 상태다. 객관적인 범죄 혐의가 충분해도 피의자의 소재가 불명확하면 수사를 멈출 수 있다. 지금이라도 김씨를 잡으면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보상금을 이유로 아들을 독살한 김씨가 아직 살아 있다면 71세의 노인일 것이다. 경찰은 2002년과 2004년 각각 울산, 언양의 도박판에서 김씨를 봤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2013년에는 김씨가 산에서 숨어 산다는 제보가 있어 일주일 동안 산을 뒤졌다. 스님이 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제보도 있었지만 사람도, 시신도 찾지 못한 상태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 CCTV가 귀하던 시절이라 용의자를 놓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눈만 감아도 김영세 얼굴이 떠오릅니다. 서글서글한 미남형이었는데…. 지금은 CCTV만 봐도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찾을 수 있는데 그때는 오로지 탐문이나 제보에 의존했으니까요. 그 사람,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 있겠죠.”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취중생]신종코로나에 불안한 우리가 대처하는 법

    [취중생]신종코로나에 불안한 우리가 대처하는 법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치명적이지 않나요?” 지난 주 서울 중구 명동의 길거리에서 취재하다 만난 한 시민의 말입니다. 국민 2명 중 1명이 신종 코로나가 메르스보다 치명적이라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4일까지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응답자의 49%가 신종 코로나가 메르스보다 치명력이 클 것이라고 답했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1%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사망률을 4~5%로 추정하는데, 이는 사스(10%)나 메르스(30~40%)보다 훨씬 낮습니다. 어쩌면 우리 국민은 신종 코로나 관련 뉴스를 접할 때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7%는 ‘신종코로나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두고 온 생업, 감염 공포, 사회적 낙인과 차별…격리자가 겪는 불안 병원에, 아산과 진천에, 자신의 집에 격리되어 있는 사람들의 불안감은 더 클 겁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와 4개의 국립정신건강의료기관,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로 구성된 신종코로나 통합심리지원단의 설명을 종합하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 중인 우한 교민들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불안을 겪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중단한 학업과 생업에 대한 걱정, 우한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 대표적입니다. 아이와 함께 입소한 이들은 격리 장소에서 아이를 돌보는 어려움도 겪습니다. 이들은 비록 신종코로나 감염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을지라도 혹시라도 양성으로 바뀌지는 않을까, 여전히 안심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바깥의 상황을 궁금해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방 한 칸에서 홀로 지내는 14일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신종코로나로 격리된 모든 이들은 외로움과 무료함, 걱정과 싸워나가야 합니다.격리 해제도 끝은 아닙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5 메르스백서’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당시 자가격리자 가운데 17% 이상은 격리 해제 6개월이 지난 후에도 불안, 우울, 분노, 죄책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사회적 낙인과 차별의 영향도 컸습니다. 이들은 주위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피하고 차별하는 모습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격리가 해제됐음에도 “집에 있지 왜 나오냐”는 말을 듣고 학교 등 일상에서도 특별 취급을 받았습니다. 메르스 당시 완치된 확진자도 사람들이 메르스 병력을 알아볼까, 혹시라도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을까 계속해서 두려워했습니다. 메르스 이후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메르스 백서’를 만들었지만 온라인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사례로 실린 사람들이 자신이 특정될까 불안해 공개를 꺼렸던 이유가 큽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례자들이 불안해 해 온라인에서 백서를 전부 내렸다”면서 “다른 지자체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감염병 공포…신체건강만큼 중요한 정신건강 신종코로나 유행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확진자와 그 가족, 격리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챙기는 것은 더 이상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 하면 오랜 기간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신종코로나 통합심리지원단은 격리된 우한 교민을 위해 다양한 심리지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아산과 진천에 격리된 교민 701명 모두는 한국에 도착한 첫 날 심리검사를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검사지가 수합된 365명의 심리 분석이 완료됐습니다. 분석이 완료된 365명 가운데 1%는 ‘고위험군’, 31%는 ‘관심군’으로 분류됐습니다. 나머지 68%는 ‘안정군’에 속합니다. 스트레스, 신체증상, 우울, 불안, 자살위험 다섯 가지 척도가 전부 정상이면 ‘안정군’, 한 가지라도 정상에서 벗어나면 ‘관심군’, 세 가지 척도 이상이 위험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통합심리지원단은 관심군 이상에 속하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전화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안정군이라 하더라도 통합심리지원단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상담을 요청하는 교민도 있었습니다. 현재 아산에는 4명, 진천에는 3명의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아산과 진천의 격리시설에서는 매일 오전 10시 정신과 전문의가 직접 진행하는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방송에서는 통합심리지원단이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가 전달됩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배우 정일우씨도 교민들을 응원하는 내용의 녹음을 마쳤습니다. 이 외에도 교민들에게는 정신건강에 대한 안내 책자와 컬러링북, 마사지볼 등 심리안정용품이 전달됐습니다. 신종코로나 확진자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지원도 준비 단계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치료가 우선인 확진자들은 완치 후 퇴원까지 마치면 심리지원을 받게 됩니다. 이는 메르스 사태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립건강정신센터(전 국립서울병원)에서 발간한 ‘메르스 심리지원-17주 간의 활동기록’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당시 운영된 메르스 심리지원단은 완치 후 퇴원자 125명을 대상으로 총 381건의 전화상담과 대면상담을 진행했습니다. 125명 가운데 15명(12%)은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되기도 했습니다. 자가격리자와 일반 국민들도 언제든지 원할 때 정신건강핫라인(1577-0199)을 통해 신종코로나로 인한 불안을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자가격리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소책자도 곧 배포될 예정입니다. 확진자가 하루하루 늘어가는 감염병 앞에서 의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불안할 땐 언제든지 도움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2월 예약 취소, 3월은 0” 제주 직격탄

    “2월 예약 취소, 3월은 0” 제주 직격탄

    “2월 예약건이 모두 취소됐어요.” 제주 애월에서 펜션업을 하고 있는 문모(44)씨는 6일 “손님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예약이 전면 취소될 줄은 몰랐다”면서 “3월 예약은 아예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아 생계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고 한탄했다. 제주를 여행한 중국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소식과 함께 무사증 입국 중단 조치까지 이뤄지면서 관광객이 사라진 제주는 사상 최대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상하이발 한 중국 항공편은 승객을 단 1명도 태우지 않은 빈 비행기였다. 관계자는 “무사증 입국 중단으로 공항을 이용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던 제주 연동 누웨마루거리는 직격탄을 맞았다. 옷가게 상인 A(44)씨는 “가게 문을 열어 놓는 게 의미가 없다”면서 “당장 이번 달 집세와 종업원 인건비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울상을 지었다. 3~4월 봄 관광 성수기를 겨냥해 예약이 몰렸던 제주 수학여행단 관광은 모두 취소됐다. 학생단체 전문여행사를 운영 중인 최모(60)씨는 “조만간 휴업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 서부지역 호텔 2곳은 지난 5일부터 6월 말까지 5개월간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이달 들어 중문관광단지 호텔 등에는 예약 취소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 한달살기도 신종 코로나 쇼크를 비켜 가지 못했다. 박모(55)씨는 “다음달 제주로 와서 한 달 살기로 한 부부가 주택 임대를 취소했다”면서 “사람들과 접촉이 별로 없는 시골로도 오지 않겠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제주도는 감염병이 4월까지 이어지면 관광객 350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내국인도 제주 여행을 기피하면서 평소 하루 평균 4만여명에 이르던 관광객이 이달 들어 반 토막도 넘게 줄었다. 중국인 확진환자가 다녀간 것이 확인돼 지난 2일 문을 닫았던 지역 면세점 등은 7일부터 영업을 재개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없어 개점휴업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제주로 여행 왔다 우한으로 돌아간 뒤 확진 판정을 받았던 50대 중국인 여성 관광객을 중심으로 하는 감염 잠복기(2주)는 7일까지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집에서도 마스크 쓴 17번 확진자…추가 감염 막아

    집에서도 마스크 쓴 17번 확진자…추가 감염 막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은 17번 확진자가 대구에서 머문 이틀 내내 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대구시에 따르면 싱가포르 방문 후 귀국해 전날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17번째 환자 A씨(38)와 설 연휴인 지난달 24~25일 대구에서 직·간접 접촉한 14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 설 연휴 첫날인 지난달 24일 싱가포르에서 귀국한 A씨는 가벼운 감기 증상을 느껴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는 이날 낮 12시40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 도착한 후 택시를 타고 곧바로 대구 수성구에 있는 본가로 이동하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본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동안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다음날 마스크를 낀채 승용차를 타고 대구 북구에 있는 처가로 가면서 주유소 1곳을 들렀고 처가에서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처가에서 나온 그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가 편의점에서 생수 1병을 구입한 후 SRT를 타고 서울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이틀간 대구에서 접촉한 사람은 부모, 처, 자녀, 처가, 친척, 택시기사, 편의점 직원, 주유소 직원 등 모두 21명이며 이들 중 처가 식구 7명은 부산시의 관리를 받고 있다. A씨는 함께 싱가포르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말레이지아인 1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됐다는 연락을 받고 지난 4일 경기 구리시의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했으며 다음날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7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된 하남지역 가족 4인, 해군 군무원, 부산 지역 여성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기는 남미] 50년 된 자동차로 남미에서 알래스카까지 여행한 男

    [여기는 남미] 50년 된 자동차로 남미에서 알래스카까지 여행한 男

    50년 된 자동차를 타고 지구 최남단에서 북미 알래스카까지 여행한 아르헨티나 남자가 화제다. 낡은 차로 아메리카 대륙을 타고 올라가는 데는 3년 이상이 걸렸다. 엑토르 아르히로(43)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알래스카 입성 소식을 알렸다. 아르히로는 "알래스카에 와보니 사람들이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사람들처럼 매우 친절하다"면서 "가는 곳마다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주는 게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알래스카에 도착한다는 목적을 달성했지만 가능하다면 여행을 계속해 이 차로 나머지 4대륙을 방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자동차 여행은 3년 전 시작됐다. 아르히로는 2016년 11월 24일 자신의 애마인 르노 '토리노'에 올라타고 대륙여행에 나섰다. 아르헨티나를 출발해 칠레, 우루과이, 브라질, 파라과이, 페루, 콜롬비아 등 남미를 순회하고 중미 벨리스와 멕시코를 거쳐 드디어 미국 알래스카까지 치고 올라갔다. 방문한 국가만 19개국, 꼬박 38개월이 걸린 7만5000km의 대장정이었다. 여행을 시작할 때 갖고 나온 자금 3000달러(약 355만원)는 남미를 돌 때 이미 바닥이 났다. 그는 기념품을 구입해 국경을 넘어 파는 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여행을 계속했다. 그의 발이 되어준 애마 '토리노'는 1969년식으로 차령 50년이 넘었다. 토리노는 생산이 중단된 지 오래됐지만 아르헨티나에선 매니아층이 두터운 클래식 모델이다. 어릴 때 삼촌이 운전하는 토리노를 탄 뒤 단번에 그 매력에 빠졌다는 아르히로도 '토리노 매니아'다. 언젠가 토리노를 타고 세계를 여행해야 겠다는 꿈을 갖게 된 그는 2006년 토리노를 장만했다. 자동차 상태는 엉망이었지만 아르히로는 차체부터 엔진까지 차근차근 모두 손을 봐 완전한 '신차'를 만들었다. 여행을 위해 자동차를 준비하는 데만도 꼬박 10년이 걸렸으니 작심하고 준비한 여행인 셈이다. 덕분에 자동차 신세를 많이 졌다. 아르히로는 "자동차가 멋지다며 휘발유를 선물하는 사람, 옷을 선물하는 사람들도 많았다"면서 "여행 내내 자동차에 큰 신세를 졌다"고 말했다. 한편 토리노와 함께하는 아르히로의 세계여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그는 "알래스카에서 일단 멕시코로 내려가 그곳에서 유럽으로 건너갈 생각"이라면서 "여행을 중단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사진=아르히로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똑똑 우리말] ‘미친’ 연기력과 ‘착한’ 외모/오명숙 어문부장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처음엔 “이게 뭐지” 싶은 말도 오래 접하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개봉해 5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조커’에서 주인공을 맡은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미친 연기력을 보여 준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미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다’, ‘정신이 나갈 정도로 매우 괴로워하다’ 등으로 뜻풀이돼 있다. 사전상의 기술만 보면 ‘연기력’이 미쳤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우리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매우 뛰어나다’는 뜻으로 호평을 할 때 ‘미친 연기력’, ‘미친 존재감’, ‘미친 활약’이라는 말을 쓴다. 사전적 의미가 실제 언어에서는 더 확장돼 넓은 범위로 사용된 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언어생활에서 제법 찾아볼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 많이 보이는 ‘착한 가격’이나 외모를 칭찬할 때 쓰는 ‘착한 외모’라는 말도 그렇다. ‘착하다’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사전적 의미만으로 보면 ‘가격’이나 ‘외모’는 ‘착하다’는 수식어를 붙일 수 없는 대상이다. 그러나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착한 가격’이나 ‘빼어난 외모’를 나타내는 ‘착한 외모’라는 말은 이제 많은 사람에게 크게 어색하지 않은 표현이 됐다. oms30@seoul.co.kr
  • 외식업체 ‘서빙 로봇’ 도입 열풍

    외식업체 ‘서빙 로봇’ 도입 열풍

    국내 외식업체들이 매장에 ‘서빙 로봇’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점주들은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들은 사람과의 접촉 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레스토랑에서 로봇의 활약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롯데GRS, ‘페니’ 잠실월드몰·광복점 배치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빙 로봇, 키오스크(무인 주문기계) 등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한 미래형 음식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8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6.3% 급등한 이후 무인 주문 바람이 거세지더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앉은 자리에서 점원을 부를 필요 없이 주문·결제를 마치고 음식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빙 로봇’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롯데GRS는 지난해 서빙 로봇 ‘페니’를 ‘빌라드샬롯 잠실월드몰점’에 도입한 데 이어 최근 TGI 프라이데이스 광복점에도 등장시켰다. 지난달 31일에는 CJ푸드빌이 LG전자와 공동개발한 ‘LG 클로이 서브봇’을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클로이 서브봇은 지능형 자율주행 기능이 있어 최적의 동선을 파악해 주문한 음식을 싣고 테이블에 도착한다. 주방까지 침투해 요리를 하는 로봇도 있다. 빕스 등촌점에선 고객이 원하는 식재료를 그릇에 담기만 하면 ‘클로이 셰프봇’이 알아서 국수를 말아 준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끓는물 앞에서 단순 노동을 하는 국수 담당자들의 화상 위험을 로봇이 덜어 주었다”고 말했다. ●배민, 자율주행형 서빙 로봇 전국 18대 운영 이런 추세에 따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자율주행형 서빙 로봇 ‘딜리플레이트’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론칭 두 달여 만에 전국 12곳 식당에서 18대가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서빙 로봇이 사람이 하는 일을 다 대체하지는 못한다”면서 “시범 도입 과정에서 현장의 부족한 점들을 채워 주는 로봇이 계속 개발된다면 단순하고 힘이 드는 작업은 로봇에게 모두 맡기고 사람은 복잡한 조리와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전화 연결돼야 입국”… 복지부 공무원, 외국인 연락처 일일이 확인

    “전화 연결돼야 입국”… 복지부 공무원, 외국인 연락처 일일이 확인

    중국발 내·외국인 검역·입국 절차 강화러시아 남성 전화 확인에 20분 걸리기도‘특별검역 신고서’ 후베이성 방문 여부 써 ‘검역 확인증’ 받은 뒤에야 입국 심사 가능 “내국인은 30분, 中유학생 2시간 걸려”“연락 가능한 번호가 확인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중국 전용 입국장’ 검역대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출발한 여객기를 타고 온 러시아 남성의 입국을 막았다. 러시아 남성이 적어 낸 휴대전화 번호로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공항을 잠시 거치는 환승객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겨우 검역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확인에만 20여분이 걸렸다. 정부는 전날 예고한 대로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은 불가능해졌다. 내국인의 입국은 허용되지만 14일 동안 자가 격리된다.정부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의 건강상태와 체류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자 공항과 항만에 중국 전용 입국장도 만들었다. 인천공항에는 총 3곳에 마련됐다. 이날 중국을 떠나 인천에 도착한 85편의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1만 88명이 전용 입국장을 거쳤다.중국 칭다오에서 온 김모(58)씨는 “기내에서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해 검역대에 제출했고, 검역대에서 ‘특별검역 신고서’를 추가로 받아 적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검역 신고서에 이름, 국적, 여권번호뿐만 아니라 한국 내 주소, 연락처, 그리고 ‘최근 14일 이내 후베이성 방문 또는 경유 여부’를 적도록 했다. 검역관들은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계로 중국에서 온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단 외국인 승객은 복지부 공무원에게 전화 확인을 받았다. 공무원들은 이들이 신고서에 써낸 연락처가 맞는지, 통화 연결이 되는지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에는 유선전화가 총 84대 설치됐다. 중국 상하이에서 온 중국인 관광객(33)은 “여행 기간에 머물 숙소 직원과 통화가 돼서 입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검역대를 통과한 내외국인 승객은 국립인천공항검역소에서 발급한 ‘검역 확인증’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 검역 대상으로 검역을 완료했음을 증명한다’는 내용의 이 서류를 받아야 비로소 입국 심사로 넘어간다. 중국 옌타이에서 온 교민 최순섭(65)씨는 “검역대에서도 내외국인 승객을 나눠서 검역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여객기에서 내려 입국장 밖으로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분이었다. 반면 같은 여객기를 탄 중국인 유학생(28)은 2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 유학생은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에서도 강화된 검역 절차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화 연결돼야 입국”…외국인 연락처 일일이 확인

    “전화 연결돼야 입국”…외국인 연락처 일일이 확인

    중국발 내·외국인 검역·입국 절차 강화‘특별검역 신고서’ 후베이성 방문 여부 써‘검역 확인증’ 받은 뒤에야 입국 심사 가능 “연락 가능한 번호가 확인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중국 전용 입국장’ 검역대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출발한 여객기를 타고 온 러시아 남성의 입국을 막았다. 러시아 남성이 적어 낸 휴대전화 번호로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공항을 잠시 거치는 환승객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겨우 검역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확인에만 20여분이 걸렸다. 정부는 전날 예고한 대로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은 불가능해졌다. 내국인의 입국은 허용되지만 14일 동안 자가 격리된다. 정부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의 건강상태와 체류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자 공항과 항만에 중국 전용 입국장도 만들었다. 인천공항에는 제1터미널 2곳(심사구역 A·F), 제2터미널 1곳(심사구역 A) 등 총 3곳에 마련됐다. 이날 중국을 떠나 인천에 도착한 85편의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1만 88명이 전용 입국장을 거쳤다.중국 옌타이에서 온 교민 최순섭(65)씨는 “기내에서 (발열, 호흡기 증상 등 건강 이상 유무를 묻는)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해 검역대에 제출했고, 검역대에서 ‘특별검역 신고서’를 추가로 받아 적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검역 신고서에 이름, 국적, 여권번호뿐만 아니라 한국 내 주소, 연락처, 그리고 ‘최근 14일 이내 후베이성 방문 또는 경유 여부’를 적도록 했다. 검역관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채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계로 중국에서 온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발열 증상이 없는 외국인 승객은 복지부 공무원에게 전화 확인을 받았다. 공무원들은 이들이 신고서에 써낸 연락처가 맞는지, 통화 연결이 되는지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에는 유선전화가 총 84대 설치됐다. 일부 외국인은 전화 연결이 안 돼 한참 대기하다가 한국 통신사의 유심칩(SIM카드)을 사서 휴대전화에 갈아 끼운 다음에야 확인 절차를 통과할 수 있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온 중국인 관광객(33)은 “여행 기간에 머물 숙소 직원과 통화가 돼서 입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검역대를 통과한 내·외국인 승객은 국립인천공항검역소에서 발급한 ‘검역 확인증’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 검역 대상으로 검역을 완료했음을 증명한다’는 내용의 이 서류를 받아야 비로소 입국 심사로 넘어간다. 중국 칭다오에서 온 김모(58)씨는 “검역대에서도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승객과 내국인 승객을 따로 나눠서 검역을 진행했다”면서 “외국 승객 검역 절차가 더 까다로워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 옌타이에서 온 중국인 유학생(28)은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에서도 이렇게 강화된 검역 절차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무증상 전파 입증 논문, 당사자 취재 안해”

    “무증상 전파 입증 논문, 당사자 취재 안해”

    獨 보건당국, 무증상전파자 논문에 수정 요청무증상 중국 사업가의 독일인 감염 사례 대해“근육통이 있었고 해열제 먹고 있었다” 지적“논문 연구진 해당 中 사업가와 통화도 안해” 하지만 무증상 감염 존재에 대해 각국 인정“무증상 감염 전파력 약하다”가 대체적 의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무증상 전파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유럽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던 무증상 전파자 논문에 결함이 있었다고 사이언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온 한 여성이 무증상인 상태에서 4명의 독일인을 감염시켰다는 내용이었는데 정작 연구진들이 독일인만 만나고 이 여성을 취재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가 지적한 것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지난달 30일 실린 논문이다. 이 논문은 중국과 미국 보건 당국의 전문가들이 사례로만 존재하던 무증상 전파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근거가 됐었다. 실제 ‘무증감 감염의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던 앤서니 포시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해당 논문을 읽고 무증상 감염을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사이언스에 따르면 한국의 질병관리본부격인 독일 RKI(Robert Koch Institute)는 NEJM에 해당 논문의 수정을 요청한 서한을 보냈다. 해당 논문에는 신종 코로나 증상이 없던 중국이 여성 사업가가 상하이를 통해 독일에 입국해 1월 21~22일 뮌헨에서 4명 중 한 명을 감염시켰다는 내용이 들어있는데 실제로는 증상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이 사업가는 RKI와 통화에서 당시 피곤했고 근육통이 있었으며 파라세타몰(진통해열제)를 복용하고 있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이언스는 해당 논문을 쓴 연구진은 이 사업가와 직접 통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다만 이는 연구 윤리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의미로, 무증상 전파 자체가 거짓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미 중국에서 무증상 감염 사례가 다발적으로 보도됐다. 또 우한에서 전세기를 타고 지난달 30일 일본에 도착한 1차 귀국자 중 3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고, 이중 2명은 발열·기침 등이 없는 무증상이었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다른 사람에게로의 전염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앞서 중국 보건당국 관계자 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대변인도 “무증상 감염자도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국 보건당국도 무증상 감염에 대한 부정적인 초기 입장을 바꿔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공식 인정한 바 있다. 무증상 감염에 대한 논란은 ‘위험성’으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다만 미국, 중국 내에서는 아직 “무증상 감염이 (전염성이) 있을지라도 다소 약하다”는 입장이 대체적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웅, 새보수당 입당…추미애 겨냥 “사기 카르텔 때려잡겠다”

    김웅, 새보수당 입당…추미애 겨냥 “사기 카르텔 때려잡겠다”

    “새보수당에 ‘하고 싶다’ 의사 먼저 전달”“검경 너무 세…수사기관 분권화 하고파”“큰 당만 가는 게 민주주의 아냐”金, ‘검경수사권’ 조정에 반발해 항명성 사의檢 내부망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 맹비난“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퇴보”정부·여당 수사권 조정안 반대하다 좌천‘검사내전’ 책 써 베스트셀러 올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발해 항명성 사의를 했던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전 부장검사가 새로운보수당에 인재영입 인사로 입당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김 전 부장검사는 4·15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하나의 사기꾼을 보내고 났더니 다른 사기꾼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서 “대한민국 사기 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 입당식에서 “제가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와 선동을 만나면 그게 그냥 개혁이 돼 버리고 구미호처럼 공정과 정의로 둔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하나의 사기꾼을 보내고 났더니 다른 사기꾼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사기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피했더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김 전 부장검사는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면 항명이 되고 탄압받는 세상이 됐다. 피고인이 검찰총장을 공수처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세상이 됐다. 서민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면 ‘동네 물이 나빠졌다’고 조롱받는 세상이 됐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폭풍 속으로 한번 뛰어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이 전날 검사들에게 ‘검사동일체’ 원칙이 폐기됐다며 상명하복 문화를 벗어나라고 주문한 데 대해선 “구단주가 선수들에게 ‘감독 말 듣지 말라, 코치도 바꿀 테니 너희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들렸다”면서 “선수는 구단주가 아니라 팬들을 위해 뛰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유 위원장에게)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좀 완곡하게 전달드렸고, 그런 과정에 어떤 형태로 (새보수당에) 참여하는가에 대해선 많이 설득받고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새보수당 선택한 이유에 대해 “큰 당만 가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수사기관을 분권화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세만 따르고 살 순 없다. 그래서 다른 당은 아예 접촉도 안 했다”며 새보수당에서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또 “권세나 힘 있고 이런 거 필요 없이 국회 다니면서 새보수당 사람들을 만나보니 기백이 있고, 말을 잘 들어주더라”고 말했다. 여기서 ‘큰 당’ ‘다른 당’은 김 전 부장검사와 마찬가지로 정부·여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 입장을 냈던 자유한국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김 전 부장검사는 “경찰이든 검찰이든 분권화해야지 지금은 수사기관 힘이 너무 세다”며 정치인이 돼서 수사기관 분권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정부·여당의 수사권 조정안에 강하게 반대하다 지난해 7월 수사 실무를 맡지 않는 연구직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입당과 관련해 “남이 손가락질 할까봐 피하고 있는 게 부끄러웠다”면서 “어차피 욕하려면 욕하는 거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내가 부끄럽게 살겠나 싶어 한 번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새보수당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김 전 부장검사의 입당식을 열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전 부장검사 영입 행사를 열어 “검사들이 이런 기개를 갖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검찰 개혁”이라고 강조했다.유 위원장은 김 전 부장검사가 사표를 낸 이튿날 당 회의에서 “스스로 ‘그냥 명랑한 생활형 검사’라고 부를 정도로 권력 등에 전혀 욕심이 없던 사람으로 알려졌다”면서 “(사직 소식에) 많은 국민의 가슴이 뭉클했을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앞서 김 전 부장검사는 문무일 전 검찰총장 재임 당시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했었다. 이후 법무연수원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달 14일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사의를 표명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사의를 표명하며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고 맹비난했다. 또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고 비판한 뒤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올렸다. 자신의 형사부 검사 시절 사건 이야기를 담은 책 ‘검사내전’을 썼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우주를 보다] 아마추어 천문학자가 포착한 환상적인 ‘달과 별’

    [우주를 보다] 아마추어 천문학자가 포착한 환상적인 ‘달과 별’

    아마추어 천문학자가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달과 별의 환상적인 모습이 공개됐다. 영국 에식스 주에 거주하는 다위드 글로우진(37)이 공개한 사진은 완벽한 구체를 자랑하는 보름달의 모습과 우주의 한켠에 떠 있는 수많은 별의 무리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그는 이 사진들을 담기 위해 추운 겨울, 높은 언덕이나 뒷마당에서의 노숙마저 감행했고, 한 장의 사진을 담기 위해 3시간이 넘도록 추위와 사투를 벌이기도 했다. 덕분에 그는 오리온성운이나 지구에서 약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등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다. 그는 또 지난해 1월, ‘슈퍼 블러드 울프문’이 뜨고 지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다. ‘붉은 늑대 달’로도 부르는 슈퍼 블러드 울프 문은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질 때 뜨는 보름달인 ‘슈퍼문’과 달이 태양, 지구와 일직선에 놓여 개기월식이 이러날 때 달 표면이 붉게 보이는 현상인 ‘블러드문’의 합성어다. 지난해 1월 관측된 슈퍼블러드문은 금세기 들어 2018년에 이어 두 번째였으며, 당시 미국에서는 혹독한 강추위 때문에 관측에 제한이 있었다. 그가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포착한 또 다른 장관은 장미성운(Rosette nebula)이다. 장미꽃 모양을 닮은 발광산광성운인 장미성운은 약 4600광년 거리에서 강력한 전파를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평범한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올해 7살 된 아들도 나를 닮아 카메라로 하늘을 관찰하고 촬영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개리, “내 영혼 흔들” 미모 아내 최초 공개…“3년 육아휴직”

    개리, “내 영혼 흔들” 미모 아내 최초 공개…“3년 육아휴직”

    “결혼 3년차, 26개월 강하오 아빠 강개리입니다“ 2일 방송된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새로운 ‘슈돌’ 멤버가 된 개리와 그의 아내, 아들이 첫 등장했다. 개리는 지난 3년간 활동을 중단했던 이유에 대해 개리는 ”20년 동안 활동을 하다, 어느 순간 스트레스가 과부하가 왔다. 모든 것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하던 중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점점 육아 휴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쉬는 게 불행하지 않았다. 지금이 너무 좋다. 행복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느꼈다“며 행복한 가정을 꾸린 것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슈돌’로 방송 복귀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개리는 ”자주 보던 프로그램이고, 나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육아 70, 작업 30으로 생활했기 때문에 내 삶이랑 맞는 거 같아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3년 전 SNS를 통해 결혼을 발표했던 개리는 ”결혼식은 따로 안했다. 몇몇 분한테 결혼계획만 말하고, 식은 안 올렸다. 같이 가서 혼인 신고서에 도장만 찍고, 샤브샤브 먹으러 갔다“며 ”예전부터 결혼하게 되면 식을 올리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아내도 같은 생각이었다. 아내가 원했으면 했을 텐데. 결혼식보단 우리 둘이 중요하지 않나. 그걸 이해해준 게 감사하고, 좀 미안하고 그렇다“며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도 내비쳤다. 이날 방송에서 개리의 아내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개리가 결혼에 대해 언급할 때 자료화면으로 보여준 가족사진에서 미모의 아내 모습이 공개됐다. 하오가 아침에 일어나 로션을 바르는 장면에서도 아내가 등장했다. 잠깐 나온 개리의 아내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에도 남다른 미모를 자랑했다. 개리의 26개월 아들 하오는 남다른 어휘력과 음악 능력을 가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찍으러 집에 온 카메라 감독님들에게 일일이 인사하고, ”이건 거치대예요?“라고 묻고, 핸드크림을 발라주는 엄마에게 ”손이 건조해서“라고 답하는 하오의 어휘력은 26개월 아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풍부했다. 또한 래퍼 아빠 개리의 음악적 재능을 물려받아 기타 동영상을 보고 따라 하는 우쿨렐레 솜씨도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엄마 없이 처음으로 시간을 보내는 강씨 부자. 평소 사다리 이사차를 좋아하는 하오를 위해 개리는 사전에 이사하는 집을 알아두고 이사차 구경에 나섰다. 개리는 ”하오가 사다리 이사차를 너무 좋아해서 동네 부동산을 좀 다녔다“며 돌아다니는 과정을 공개했다. 하오는 이사차 구경에 신났고, 개리는 하오를 재촉하지 않고 실컷 구경하게 놔두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동네 중국집을 찾아 식사 해결에 나섰다. 중국집에 앉아 주문을 마친 하오는 앞에 제작진들이 서 있는 것이 안쓰러워 ”감독님 앉으세요“라고 배려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안겼다. 또한 아빠가 잠시 화장실 간 사이에 도착한 음식을 착착 정리하던 하오는 꿔바로우를 가위로 잘라달라고 주문했다. 또 여자 카메라 감독에게 만두를 건넨 하오는 ”너무 좋다“며 호감을 표하다가도 아빠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하자 ”빠이빠이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집에 돌아온 개리는 하오를 재우고 아내에게 전화하며 ”혼자서는 육아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잘자“라고 인사하는 사랑꾼 모습을 보였다. 한편 개리는 2017년 4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사랑하는 사람과 천년가약을 맺었다. 결혼식은 하지 않고 둘만의 언약식을 통해 부부가 됐다. 일반인 여성으로 순식간에 내 영혼을 흔들어놨다”고 결혼을 깜짝 발표해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개리의 아내는 개리보다 10살 연하인 1988년생으로 개리가 힙합 듀오 리쌍으로 활약할 때 운영하던 리쌍컴퍼니의 직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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