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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20분간 1억 빼가는데… 노인이 믿을 건 ‘그놈 목소리’뿐이었다

    [단독] 20분간 1억 빼가는데… 노인이 믿을 건 ‘그놈 목소리’뿐이었다

    매년 7만명 넘는 피해자가 6000억원 이상을 뜯기는 보이스피싱은 좀처럼 줄지 않는 금융사기다. 주요 표적은 고령층이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노인을 상대로 투박한 수법을 쓰지만 생각보다 쉽게 걸려든다. 노인들은 왜 속을까. 서울신문은 노인 피해자의 심리를 역추적하고자 55건의 보이스피싱 범죄 판결문을 두고 프로파일링(범행 패턴 등을 분석해 범인과 피해자 심리를 알아보는 수사 기법)을 진행했다. 지난해 진주 아파트 살인·방화사건 피의자 안인득을 담당했던 방원우 경남경찰청 소속 범죄심리분석관, 보이스피싱범만 200여명 붙잡은 신동석 서울 서초경찰서 경제범죄수사과장의 도움으로 노인의 마음을 들여다봤다.“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하면서 제 이름과 딸 이름을 대더군요. 저와 딸 아이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하니 겁이 났고, 순간 머리가 얼어버렸습니다.” 지난해 2월 보이스피싱으로 1억원을 날린 양모(65·여)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공포감이 온몸을 짓누른 1시간”이라고 했다. 양씨의 비극은 ‘[웹 발신]카드 이용 금액 400,000원’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곧장 발신자에게 전화했다. 카드사 직원이라고 속인 범인은 금감원 직원, 강남경찰서 수사관 등이 전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신분을 사칭한 일당이 차례로 전화 걸어와 “범죄조직에 명의를 빌려줘 생긴 일”이라며 본인정보 확인 차원에서 ‘핌비유’라는 앱을 깔라고 지시했다. 양씨는 “앱을 설치하고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자 휴대전화가 먹통이 됐고, 신고 전화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약 20분간 계좌의 돈이 모두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양씨 같은 노인들의 공통 심리를 악용한다. ▲늘그막에 목돈을 날리거나 처벌받을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 ▲공공기관이 도와줄 것이라는 막연한 신뢰 ▲체면의식 ▲젊을 때 같지 않은 문제해결 능력과 의존성 ▲의지 대상의 부재 등이다.●‘나를 믿고 따르라’는 범인의 유혹… 뻔한 거짓말에 속다 범행의 첫 단계는 피해자가 범인을 믿게 만드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2018~2020년 노인 대상 보이스피싱 범죄 판결문 55건을 분석해보니 금감원·경찰·검찰·농협·우체국 등 기관을 사칭한 범행(89%)이 가장 많았다. 방 분석관은 “신상 정보가 유출됐을 것으로 의심하지 않은 노인들은 상대방이 툭툭 던지는 개인정보에 ‘이 사람이 나를 알고 있구나’라고 속단하게 된다”며 “점점 의심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노인의 믿음을 얻으면 범인들은 뻔한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인다. “명의가 도용돼 통장이 범죄에 사용됐다”, “개인정보가 유출돼 당신 통장의 돈이 위험하다”는 등의 거짓말에 적지 않은 노인이 속는다. 신 과장은 “고령 피해자 가운데 보이스피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가 많다”며 “범인들은 당황하는 노인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지금 전화를 끊으면 당신을 도와줄 수 없다’며 겁박한다”고 설명했다. 방 분석관은 “살면서 경찰이나 검찰의 전화를 받아 본 노인은 매우 적다”며 “경험의 부재 상황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절망과 공포에 사로잡힌 노인이 의지할 곳은 전화기 속 ‘그놈 목소리’밖에 없다. 그렇게 인질이 된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노인들에게 “모든 통장의 돈을 인출해 집 안에 보관하라”고 지시한다. 노인들이 범인들의 요구에 응하게 되는 건 스스로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범인들이 피해 고령자에 현금을 두라고 한 장소는 ‘냉장고’, ‘세탁기’, ‘김치냉장고’, ‘TV 장식장’, ‘현관문 뒤’ 등 집안 구석구석이었다. 집 내부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을 안심시키려는 수법이다. 하지만 판결문 분석 결과 경찰 조사 등을 핑계로 노인을 밖으로 유인하고서 집으로 침입해 숨겨둔 돈을 훔친 범행이 전체 사건의 59%나 됐다.●“어이없는 수법에 당했다고 치부해선 안돼” 노인들이 보이스피싱에 쉽게 노출되는 건 특유의 휴대전화 이용 습관 때문이기도 하다. 앱 하나만 깔아도 보이스피싱 의심 번호를 가릴 수 있어 받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노인들은 모르는 번호도 쉽게 받는다. 또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등 다른 정보통신(IT) 기기로도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젊은 세대와 달리 노인 중에는 휴대전화가 가족, 지인과 연결해주는 유일한 창구인 이들이 많다. 범인이 해킹앱을 설치해 휴대전화 기능을 망가뜨리면 노인은 고립되고, 홀로 상황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보이스피싱범들이 ‘절대 전화 끊지 마세요’라고 반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 분석관은 “문제해결 능력 저하로 의존성이 높아지지만, 자식이나 주변인에게는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노년기의 심리적 특성은 금융범죄 피해로 이어지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일반적인 관점으로만 판단해 ‘어이없는 수법에 당했다’고 치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기꾼의 손에 평생 모은 노후자금을 날린 노인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2018년부터 올 6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의 피해액(1조 289억원) 가운데 돌려받지 못한 돈은 전체의 70%(7176억원)에 달한다. 지난 4월 보이스피싱으로 8000만원을 날린 최모(69)씨는 “한동안 휴대전화를 아예 쳐다보지 못했다”며 “지금도 걸려오는 전화나 문자를 받지 않는다. ‘내가 바보라서 당했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모든 사람들이 저를 손가락질하는 것 같다”고 했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고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행위,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檢 ‘박사방’ 조주빈 무기징역 구형

    檢 ‘박사방’ 조주빈 무기징역 구형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사’ 조주빈(25·구속)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현우) 심리로 열린 조씨와 공범들의 결심 공판에서 경찰은 “피해자들이 피고를 엄벌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며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45년 명령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함께 기소된 전직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29)씨 등 성인인 공범 4명에게는 각각 징역 10∼15년을, 미성년자인 ‘태평양’ 이모(16)군에게는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을 구형했다. 조씨는 최후변론에서 눈물을 흘리며 “범행 당시 저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며 “악인 조주빈의 삶은 끝났다. 악인의 마침표를 찍고 반성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박사방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은 박사방에 유료회원으로 가입한 혐의(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 MBC 전 기자 A씨에 대해 기소 의견을 달아 지난달 검찰에 넘겼다. A씨는 지난 2월 박사방 운영자에게 70여만원의 가상화폐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취재 목적으로 송금한 것은 맞지만 운영자의 신분증 요구로 유료방에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자체 조사 결과 A씨의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지난 6월 해고했다. 경찰은 박사방 무료회원으로 추정되는 305명 중 서울에 거주하는 10여명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 고유 아이디 등으로 특정된 것으로 알려진 무료회원들은 성 착취물 유포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 등 압수물에서 성 착취물이 확인되면 소지 혐의도 추가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n번방 연루 교사 4명 추가… 그중 1명은 버젓이 수업 중

    n번방 연루 교사 4명 추가… 그중 1명은 버젓이 수업 중

    ‘n번방’, ‘박사방’ 등에 가입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영상을 전송받은 교사가 4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경기도 모 고교 교사 1명은 수사 개시 3개월째에도 직위해제되지 않아 여전히 수업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전국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충남 초등 1명, 경북 고교 1명, 경기 고교 1명, 전북 중학교 1명 등 모두 4명의 교사가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돼 경찰의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지난 15일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에서 받은 인천 1명·충남 2명·강원 1명 등 n번방 관련 교사 4명에서 4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추가 확인된 교사 4명 중 충남과 경북은 기간제 교사로 지난 6월과 8월 계약해지됐다. 전북 교사는 지난 19일 직위해제됐지만 직전까지 담임교사까지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안산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단독] “손 벌리기 힘드시죠?” 노인들 이 말에 낚였다

    [단독] “손 벌리기 힘드시죠?” 노인들 이 말에 낚였다

    “노인들이 말도 안 되는 보이스피싱범의 꾐에 속는 이유를 알려면 심리 저변을 이해해야 합니다. ‘늙어서 주변에 폐 끼치면 안 되니 시키는 대로 하자’는 마음 탓이죠.”(방원우 경남경찰청 프로파일러) 보이스피싱, 유사수신, 투자사기 등 금융사기를 당해 노후자금을 날리는 고령층이 매년 늘어나는 가운데 범인들은 노인들 마음속 가장 약한 고리를 건드려 유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장이 범죄에 사용됐다”, “부동산에 투자해 월 2%씩 수익금을 가져갈 수 있다”는 턱없는 겁박과 제안이 먹히는 건 범인들이 고령층의 심리를 잘 읽고 있기 때문이다. ●‘폐 끼치면 안 된다’는 고령층 심리 꿰뚫고 겁박·제안 서울신문은 22일 현직 경찰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등의 도움으로 최근 2년간 나온 노인 대상 금융사기 범죄 판결문 85건에 담긴 101건의 사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노인 피해자들에게는 ▲의지 대상의 부재 ▲문제 해결능력 저하 ▲단순한 행동 패턴이라는 공통 특징이 있었다. 인지·판단 능력이 떨어진 노인들은 보이스피싱범들의 사기극 앞에서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강하게 받았고, 범인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판결문 85건 분석… 60대 이상 보이스피싱 피해 2배 ↑ 방 프로파일러는 “보이스피싱 범인들은 자신이 금융감독원, 경찰, 검찰 등 공기관 소속이라고 속이는데 노인들은 의심하기보다는 ‘믿을 만한 곳이 나를 도와주려는구나’라고 여긴다”며 “이후 범인들은 ‘범죄에 연루됐다’고 겁을 줘 노인들의 사고를 멈추게 한 뒤 ‘현금을 모두 인출해 집에 숨겨 둬라’는 등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집에 침입해 돈을 가져가는 식으로 범행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60대 이상이 피해 본 보이스피싱 범죄는 2015년 6684건에서 지난해 1만 5842건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전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1.6%에서 22.1%로 증가했다. 유사수신 피해를 입는 노인도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해 수사 의뢰한 유사수신 사건의 연령별 피해액을 보면 60대 이상이 39억 6000만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절반(51.9%)을 웃돌았다. 유사수신과 투자사기도 ‘자식들한테 손 벌리기 힘드시죠’라는 한마디가 투자에 뛰어들게 만드는 ‘방아쇠’가 된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 日아베 “한국의 군함도 비방에 반드시 반격해야” 궤변

    日아베 “한국의 군함도 비방에 반드시 반격해야” 궤변

    지난달 퇴임후 2차례나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거침없는 우경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일제 강제징용의 상징 ‘군함도’와 관련해 한국에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아베 전 총리는 22일 일제 강점기 많은 한국인들이 강제동원돼 폭력과 착취에 시달리다 목숨을 잃은 군함도(나가사키시 하시 마) 등 관련 자료를 전시해 놓은 산업유산정보센터(도쿄도 신주쿠구)를 방문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 자리에 군함도에 살았던 사람들을 불러 놓고 군함도 관련 역사 왜곡의 시정을 촉구하는 한국을 비난했다. 그는 “(한국은 과거 조선인 노동자가 차별적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유 없는 비방에는 반드시 반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일본의 강력한 산업화 행보를 제대로 전해주기 바란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이어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근무했던 대만인 전 징용노동자의 급여봉투 등을 보면서 군함도 출신자들에게 “역사의 진실도 여러분의 이야기를 전해 들음으로써 제대로 전달돼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함도는 일본 정부의 신청에 따라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일본 측이 산업유산정보센터에 “군함도에서 조선인에 대한 차별대우는 없었다”는 등 거짓 자료들을 전시하면서 한국 정부는 군함도의 세계유산 지정 취소를 추진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에 이어 군함도 실상 왜곡에까지 개입하는 등 적극적인 퇴임후 행보를 보임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앞서 아베 전 총리는 퇴임 사흘만인 지난달 19일 야스쿠니를 참배한 데 이어 이달 19일 또다시 야스쿠니를 찾았다. 그는 기자들에게 “영령들에게 존숭(존경과 숭배)의 염을 표하기 위해 참배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은 자신의 지명도와 영향력을 활용해 수정주의 역사관에 기초한 우경화 바람을 일본 사회에 더욱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집권 자민당 주요 지지층인 보수세력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자신에 대한 국내외 시선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그의 잇따른 도발적 행동에 일본 내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위대 명기’를 핵심으로 하는 헌법 개정 등 자신의 총리 재임 때 이루지 못했던 정치적 목표를 위해 한층 노골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아베 전 총리는 A급 전범으로 기소됐다가 석방돼 1957~1960년 총리를 지냈던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단독]“손 벌리기 힘드시죠?” 노인들 이 말에 낚였다

    [단독]“손 벌리기 힘드시죠?” 노인들 이 말에 낚였다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4>금융사기 표적된 노후자금 ‘폐 끼치면 안 된다’는 고령층 심리 꿰뚫고 겁박·제안판결문 85건 분석…60대 이상 보이스피싱 피해 2배 ↑“노인들이 말도 안 되는 보이스피싱범의 꾀임에 속는 이유를 알려면 심리 저변을 이해해야 합니다. ‘늙어서 주변에 폐 끼치면 안 되니 시키는대로 하자’는 마음 탓이죠.”(방원우 경남경찰청 프로파일러) 보이스피싱, 유사수신, 투자사기 등 금융사기에 당해 노후자금을 날리는 고령층이 매년 늘어나는 가운데 범인들은 노인 마음 속 가장 약한 고리를 건드려 피해자를 유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장이 범죄에 사용됐다”, “부동산에 투자해 월 2%씩 수익금을 가져갈 수 있다”는 턱없는 겁박과 제안이 먹히는 건 범인들이 고령층 심리를 잘 읽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22일 현직 경찰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등의 도움으로 최근 2년간 나온 노인 대상 금융사기 범죄 판결문 85건에 담긴 101건의 사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노인 피해자들에게는 ▲의지 대상의 부재 ▲문제 해결능력 저하 ▲단순한 행동패턴이라는 공통 특징이 있었다. 인지·판단 능력이 떨어진 노인들은 보이스피싱범들의 사기극 앞에서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강하게 받았고, 범인이 시키는대로 행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방 프로파일러는 “예컨대 보이스피싱 범인들은 유출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이름과 집 주소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자신이 금융감독원, 경찰, 검찰 등 공기관 소속이라고 속이는데 노인들은 의심하기보다는 ‘믿을 만한 곳이 나를 도와주려는구나’하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며 “이후 범인들은 ‘범죄에 연루됐다’고 겁을 줘 노인들의 사고를 멈추게 한 뒤 ‘현금을 모두 인출해 집에 숨겨두기만 하면 된다’는 등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집에 침입해 돈을 가져 가는 식으로 범행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60대 이상이 피해 본 보이스피싱 범죄는 2015년 6684건에서 지난해 1만 5842건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전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1.6%에서 22.1%로 증가했다. 피해액도 356억원에서 1757억원으로 급증했다. 김현걸 사이버보안협회장은 “범인들은 젊은 연령대를 속일 때보다 단순한 대본을 짜지만, 건당 피해금액은 노인이 크다”고 말했다. 유사수신 피해를 입는 노인도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해 수사 의뢰한 유사수신 사건(132명 대상)의 연령별 피해액을 보면 60대 이상이 39억 6000만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절반(51.9%)이 넘는다. 유사수신과 투자사기도 ‘자식들한테 손 벌리기 힘드시죠’라는 한 마디가 투자에 뛰어들게 만드는 ‘방아쇠’가 된다. 방 분석관은 “다단계, 투자사기 업체 설명회에서는 사업 구조보다 ‘누가 이 투자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주로 한다”며 “노인은 자녀에 보탬이 되려고 평생 모은 돈을 넣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고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행위,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단독]“아버님”, “아머님” 호칭에...‘쓰레기’ 팔아도 홀려서 산다

    [단독]“아버님”, “아머님” 호칭에...‘쓰레기’ 팔아도 홀려서 산다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4>금융사기 표적된 노후자금 노인들 지독한 외로움 파고든 홍보관 사기의료기기 무료체험 미끼...25%가 60대 이상말 걸어주자 마음 빼앗겨 사기로 인식 못해실제로 안 샀는데 “외상대금 달라” 협박도노인에게 웃음과 시간을 줘 마음을 산 뒤 ‘쓰레기’를 내다 파는 곳이 있다. 형편없는 물건을 안기고 폭리를 취하는 홍보관이다. ‘홍보관 사기’는 보이스피싱, 유사수신(인허가 받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경제적 이익을 약속하고 돈을 모으는 행위)과 함께 국내 노인들을 등치는 대표적 범죄 유형이다.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홍보관 상술 관련 상담은 4963건이었다. 실제 피해 구제 신청이 들어온 327건 중 82건(25.1%)은 60대 이상 고령자 피해였다. 건강식품과 의료기기 등 노인이 관심을 보일 법한 품목을 미끼로 내건다. 서울신문이 판결문을 통해 홍보관 사기 실태를 보니 노인이 홀리는 가장 큰 이유는 화려한 외관 때문이었다. 그럴싸하게 공간을 꾸며 놓은 뒤 노인을 초청해 노래교실을 열거나 말동무가 돼준다. 고급 안마기계를 가져다 놓기도 한다. ‘아버님’, ‘어머님’이라는 호칭을 써가며 마음을 얻는다. 노인이 의심을 완전히 거뒀다고 판단되면 질 나쁜 건강식품이나 의료기기 등을 들고 나와 원래 가격보다 수십 배 비싸게 판다. “서울대 신경외과에서도 못 고치는 것을 이 적외선 치료기는 고친다”는 허위 사실도 거리낌 없이 던진다. 물건을 아예 안 주는 사례도 있다. 노인들은 자신의 외로움을 파고드는 일당에 속절없이 당한다. 특히 치매환자로 보이거나 말투가 어눌한 노인들만 범행 대상으로 삼는 사기범들도 있다. 서울에서 의료기기 체험관을 운영하며 노인들에게 사기극을 벌이다가 검거된 일당은 물건을 사간 적 없는 고령자들에게 “녹용과 홍삼을 외상으로 가져가 놓고는 왜 돈을 안 주느냐”고 협박해 갈취하기도 했다. 홍보관 사기는 적발해도 수사가 쉽지 않다. 단순히 ‘비싸게 팔았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죄를 묻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이미 범죄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피해자들은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수사하는 경찰에게 ‘왜 괴롭히느냐’고 타박하기도 한다. 신동석 서초서 경제범죄수사과장은 “피해자들은 일당들과 1주일에서 한 달씩 같이 생활을 한다. 완벽한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수사 협조를 구하기조차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의 여파로 홍보관 형태의 판매 방식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홍보관에는 아예 안 가는 게 제일 현명하다”면서 “고가 물품을 살 때는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유사수신 노인 피해액도 증가세 유사수신 업체나 신형 투자 사기 범죄 일당도 노인의 외로움을 파고 들어 돈을 뜯어낸다. 통계를 보면 유사수신 업체에 당해 돈을 잃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수사의뢰한 유사수신 사건 전체 피해액 가운데 60대 이상 피해액 비중은 2018년 42.1%에서 지난해 51.9%로 늘었다. 실제 유사수신 관련 사건들을 살펴보면 범죄자들은 안정적 수익을 보장할 것처럼 노인을 꾀어 투자를 유도했다. 또 ‘매달 수익금을 지급한다’는 약속을 쉽게 했다. 서울신문이 2016~2020년에 나온 노인 대상 유사수신·투자사기 범죄 판결문 26건을 분석해보니 사업 수익의 근거로 가장 많이 제시한 분야는 부동산(23%)이었다. 주식, 비트코인, 카드깡, 양식장, FX마진거래, 온라인게임 등을 사업 수익의 근거로 제시하는 사기꾼도 있었다. 이들은 주로 월 3~10%의 수익률을 제시했다. “수익금을 매달 지급한다”, “1년 안에 원금을 돌려준다”, “공공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는다”라는 말은 단골 멘트였다. 법무법인 대건의 한상준 변호사는 22일 “1000만원만 넣으면 한 달에 30만원씩 수익으로 돌려준다고 하니 자식들에게 빚지기 싫어서 돈을 넣는 고령층이 많다”면서 “잘 꾸민 사무실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여긴 다른 곳이랑 다르다’, ‘실체가 있다’, ‘유명한 회사다’라고 설명하니 판단을 잘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속아 넘어가기 쉽다”고 설명했다. 김대근 형사정책연구원 부패·경제범죄연구실장은 “사기범죄 피해자 상당수는 노후자금이 필요하거나 급전을 구하려는 노인들”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greentea@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고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행위,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n번방 관련 교사 8명으로 늘고 한 명은 아직도 수업

    ‘n번방’, ‘박사방’ 등에 가입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영상을 전송 받은 교사가 4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경기도 모 고교 교사는 수사 개시 3개월에도 직위해제가 되지 않아 여전히 수업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전국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충남 초등 1명, 경북 고교 1명, 경기 고교 1명, 전북 중학교 1명 등 모두 4명의 교사가 추가로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돼 경찰의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지난 15일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에서 통보 받은 인천 1명·충남 2명·강원 1명 등 n번방 관련 교사 4명에서 4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추가 확인된 교사 4명 중 충남 기간제 교사는 지난 6월, 경북 기간제 교사는 지난 8월 각각 수사 개시 통보를 받고 계약해지됐다. 전북 교사는 지난 19일 수사 개시 통보 후 곧바로 직위해제됐다. 그는 직전까지 담임 교사까지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기 시흥 모 고교 교사는 웹하드 비밀 클럽인 ‘박사방풀’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내려받고 소지해 지난 7월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으나 직위해제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학교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 초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불거지자 관련 교사를 즉시 직위해제하도록 했으나 학교 교장이 최근까지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성 착취물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앞둔 A(22)씨가 지난 21일 오후 5시쯤 경기 안산 단원구 모 아파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씨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로부터 박사방의 무료회원으로 특정돼 피의자로 입건된 뒤 오는 23일 경찰 출석요구서를 받은 상태였다. 안산단원경찰서 관계자는 “A씨가 경찰 조사를 앞두고 지인 등 주변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특별한 타살 혐의가 없는 점으로 미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안산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조주빈에 살인 의뢰’ 사회복무요원, 반성없이 “한국 뜰 것”

    ‘조주빈에 살인 의뢰’ 사회복무요원, 반성없이 “한국 뜰 것”

    검찰, 사회복무요원 강씨에 징역 15년 구형 ‘박사방’ 주범 조주빈(25)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한 가운데 조주빈에게 살인을 의뢰하고 피해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 강모(24)씨가 끝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현우) 심리로 열린 조주빈 등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강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지난 201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총 17회에 걸쳐 학창시절 담임교사 A씨를 협박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았던 강씨는 구청 근무 당시 A씨와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한 뒤 조주빈에게 A씨의 딸을 살해해달라며 정보를 전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A씨와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조주빈에게 박사방 피해자 등에 대한 신상정보를 알려주는 등 성 착취물 제작·유포를 도운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A씨 협박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3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재판장은 “이런 반성문은 안 내는 게 낫겠다. 이게 무슨…”이라며 “나(강씨)는 고통받으면 그만이지만 범죄와 무관한 자신의 가족과 지인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등의 내용인데 원하는 바가 반성하는 태도를 재판부에 알려주려는 것이면 좀 더 생각하고 쓰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강씨는 이날 최후변론에서도 “저는 이 나라를 떠나서 다시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기 위해 총력 다할 것”이라며 “독재와 착취, 기만이 만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조주빈과 강씨 등 공범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26일 열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악인의 삶은 끝났다”…검찰, 조주빈에 무기징역 구형(종합)

    “악인의 삶은 끝났다”…검찰, 조주빈에 무기징역 구형(종합)

    여성들을 협박해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24)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씨 등의 결심 공판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엄벌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45년 명령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전직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29)씨 등 공범 4명에게는 각각 징역 10∼15년을, 미성년자인 ‘태평양’ 이모(16)군에게는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을 구형했다. 또 이들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과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명령, 전자발찌 부착 명령 등도 함께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피해 여성들은 변호인을 통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 피해자는 “잊을 수 없는 피해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조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본보기로 다시는 사회에 악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누구도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씨의 변호인은 “이런 (디지털성)범죄가 유발되고 장기간 이뤄져 이로 인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사회적인 환경도 고려돼야 하고, 이런 환경으로 인한 책임까지 조씨에게 물어선 안 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조씨는 최후변론에서“범행 당시 저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며 “잘못을 변명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 책임져야 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속죄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악인 조주빈의 삶은 끝났다. 악인의 마침표를 찍고 반성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조씨는 작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아르바이트 제공을 빌미로 여성들을 끌어들인 뒤 성 착취물을 촬영하도록 협박하고 이를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 올해 4월 구속기소 됐다. 피해자 중에서는 미성년자도 여럿 있었다. 이후 검찰은 조씨가 범죄단체를 주도적으로 조직해 공범들과 방대한 분량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고 보고 범죄단체 조직 혐의로 올해 6월 추가 기소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6일 열린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n번방’ 교사, 버젓이 수업에 담임까지…총 8명으로 늘어나

    ‘n번방’ 교사, 버젓이 수업에 담임까지…총 8명으로 늘어나

    ‘n번방’, ‘박사방’ 등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배포한 텔레그램 대화방에 가입해 영상을 전송받은 교사가 4명 더 확인돼 총 8명으로 늘어났다. 성 착취물 관련 범죄에 연루된 교원에 대해서는 수사 개시만으로도 학생들과 분리해야 하는데도 경기 소재 고등학교 교사 1명은 수사 개시 3개월이 다 되도록 직위해제가 안돼 수업을 계속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의 교사 1명은 수사 개시 통보 직전까지 일선 중학교에서 담임교사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각 시·도 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충남 초등학교 교사 1명, 경북 고등학교 교사 1명, 경기 고등학교 교사 1명, 전북 중학교 교사 1명 등 총 4명이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에 연루돼 경찰의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지난 15일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 1명·충남 2명·강원 1명의 교사가 ‘n번방’, ‘박사방’ 등에 가입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당국의 수사 개시 통보를 받은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 4명이 더 확인된 것이다. 특히 경기도 교사 1명은 수사 개시 후에도 직위해제가 되지 않아 수업을 계속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시흥의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이 교사는 웹하드 내 비밀 클럽인 ‘박사방풀’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내려받아 소지한 혐의로 지난 7월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으나 직위해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학교에서 수업을 계속했다. 교육부는 올 초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불거지자 교원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보유하는 등 혐의로 수사를 받을 경우 즉시 직위 해제해 학생들과 분리하라고 요청했으나 해당 학교 교장이 최근까지 교육청에 이를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교육청은 뒤늦게 직위해제 절차에 착수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21일 직위해제하라는 공문을 해당 학교에 보냈다”며 “수사기관에서도 정확한 혐의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n번방 관련 혐의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추가로 확인된 교사 4명 중 충남 기간제 교사 1명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구매한 혐의로 지난 6월 수사 개시 통보를 받은 직후 계약이 해지됐다. 역시 기간제인 경북 교사 1명은 n번방 참여 관련 혐의로 지난 8월 수사 개시 통보 직후 계약이 해지됐다. 전북 교사 1명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로 지난 19일 수사 개시가 통보돼 바로 직위해제 됐다. 그는 직위해제 직전까지 일선 중학교 담임 교사까지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들 외에도 경기 중학교 교사 1명은 자신의 SNS에 음란물을 게시했다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지난 7월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사는 n번방에 연루되거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보유한 것은 아니어서 직위해제 없이 계속해서 수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의 다른 관계자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는 수사 개시만으로 직위해제 사유는 아니다”라면서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았기 때문에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검찰 “피해자들 눈물로 엄벌 호소”…조주빈에 무기징역 구형

    검찰 “피해자들 눈물로 엄벌 호소”…조주빈에 무기징역 구형

    여성들을 협박해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24)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씨 등의 결심 공판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엄벌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45년 명령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씨는 작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아르바이트 제공을 빌미로 여성들을 끌어들인 뒤 성 착취물을 촬영하도록 협박하고 이를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 올해 4월 구속기소 됐다. 피해자 중에서는 미성년자도 여럿 있었다. 이후 검찰은 조씨가 범죄단체를 주도적으로 조직해 공범들과 방대한 분량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고 보고 범죄단체 조직 혐의로 올해 6월 추가 기소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14% 늘어난 아동착취… 씁쓸한 초콜릿

    14% 늘어난 아동착취… 씁쓸한 초콜릿

    초콜릿의 주요 원료인 코코아 생산 과정에 동원되는 아동 노동이 오랜 비판에도 오히려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가디언은 미 시카고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코코아의 주요 원산지인 서아프리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5~17세 어린이의 43%가 카카오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미 노동부 의뢰로 진행된 것으로, 지난 10년간 코코아 생산에 동원된 아동 비율이 14%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코코아 생산량이 62%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초콜릿 산업의 아동 착취 문제는 20여년간 지적된 문제로, 2001년에는 네슬레와 마스 등 세계 유명 초콜릿 제조업체들이 서아프리카의 카카오농장에서 아동 노동 근절을 약속하는 ‘하킨엥겔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 업체들은 이후에도 카카오농장에서의 노동력 착취를 없애겠다는 약속을 반복적으로 해 왔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사실상 구속력이 없는 하킨엥겔협약의 근본적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초콜릿 업체들은 아동 노동력 착취 문제에 대해 자신들이 소유하지 않은 카카오농장을 강제적으로 통제하거나 감시할 방법은 없다고 해명해 왔다. 시민단체들은 유명 초콜릿 브랜드들의 위선이 또다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기업책임연구소의 체리티 라이어슨은 “업체들은 원하기만 하면 당장 내일이라도 아동 노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아동 노동의 증가는 초콜릿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난 20년 동안의 투자가 완전히 실패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검찰, ‘n번방’ 통로 역할 ‘와치맨’에 징역 10년 6월 구형

    검찰, ‘n번방’ 통로 역할 ‘와치맨’에 징역 10년 6월 구형

    검찰이 미성년자 성 착취물 유포 방인 ‘n번방’으로의 통로 역할을 한 ‘와치맨’을 징역 10년 6월에 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텔레그램 아이디 ‘와치맨’ 전모(38·회사원)씨에 대해 이같이 구형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신상정보 공개·10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성관계 영상과 함께 신상정보 등을 올려 홍보하면서 3000∼4000명이 참여하는 (텔레그램)단체 대화방 ‘고담방’을 운영했다”며 “피해자들은 이번 일로 지인이 해당 영상을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개명하고 주소지를 옮기는 등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게 됐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영리 목적으로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로 금품을 받았으며, 수사받게 될 때 대응 방안을 게시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에게는 개전의 정이 없다.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덧붙였다. 검찰의 구형량은 변론 재개 전인 지난 3월 구형량인 징역 3년 6월과 비교하면 3배로 높아진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 4월 9일 성 착취 영상물 제작 사범 등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까지 구형한다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처리기준’이 시행돼 이를 적용, 구형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어떤 이유로도 저의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 어리석은 행동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전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6일 열린다. 전씨는 지난해 4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텔레그램 대화방인 ‘고담방’을 개설, 음란물을 공유하는 다른 대화방 4개를 링크하는 수법으로 1만건이 넘는 음란물을 공공연하게 전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중에는 아동·청소년의 관련 사진과 동영상 100여 개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이에 앞서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n번방’과 관련한 혐의로 지난 2월 추가 기소됐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劍, ‘n번방’ 통로 ‘와치맨’에 “징역 10년 6월” 구형

    劍, ‘n번방’ 통로 ‘와치맨’에 “징역 10년 6월” 구형

    검찰이 미성년자 성 착취물 유포방인 ‘n번방’으로의 통로 역할을 한 ‘와치맨’을 징역 10년 6월에 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텔레그램 아이디 ‘와치맨’ 전모(38·회사원)씨에 대해 이같이 구형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신상정보 공개·10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성관계 영상과 함께 신상정보 등을 올려 홍보하면서 3000∼4000명이 참여하는 (텔레그램)단체 대화방 ‘고담방’을 운영했다”며 “피해자들은 이번 일로 지인이 해당 영상을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개명하고 주소지를 옮기는 등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게 됐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영리 목적으로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로 금품을 받았으며, 수사받게 될 때 대응 방안을 게시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에게는 개전의 정이 없다.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덧붙였다. 검찰의 구형량은 변론 재개 전인 지난 3월 구형량인 징역 3년 6월과 비교하면 3배로 높아진 것.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 4월 9일 성 착취 영상물 제작 사범 등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까지 구형한다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처리기준’이 시행돼 이를 적용, 구형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어떤 이유로도 저의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 어리석은 행동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물길 바라며,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하겠다. 언젠가 사회로 돌아간다면 이번 일을 잊지 않고 가족과 사회를 위한 삶을 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6일 열린다. 전씨는 지난해 4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텔레그램 대화방인 ‘고담방’을 개설, 음란물을 공유하는 다른 대화방 4개를 링크하는 수법으로 1만건이 넘는 음란물을 공공연하게 전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중에는 아동·청소년의 관련 사진과 동영상 100여 개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이에 앞서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n번방’과 관련한 혐의로 지난 2월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3월 결심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구형했다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변론 재개를 신청, 재판을 계속하면서 보강 수사한 끝에 영리 목적 성범죄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침방울 튀는 발음 ‘ㅊㅋㅌㅍ’…22세기 한국에선 사라졌다?

    침방울 튀는 발음 ‘ㅊㅋㅌㅍ’…22세기 한국에선 사라졌다?

    쓰지 않을 이야기/조수경 외 3인/아르테/208쪽/1만 1000원팬데믹/김초엽 외 5인/문학과지성사/196쪽/1만 3000원전 세계 인류를 유례없는 공포와 혼란에 빠뜨린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진단한 책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설은 현실을 왜곡, 확장시킴으로써 더욱 다층적으로 드러내는 장르다. 서로가 서로의 숙주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상존하는 세상에서, 10명의 작가들이 빚어낸 단편소설 앤솔러지 2권은 시대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한다.아르테가 출간한 ‘쓰지 않을 이야기’는 보다 ‘지금, 여기’에 집중했다. 젊은 작가 네 명(조수경, 김유담, 박서련, 송지현)의 시선으로 전 세계를 뒤덮은 전염병이 보여 주는 사회의 모순을 고발한다. 조수경 작가의 소설 ‘그토록 푸른’은 코로나 시대, 가장 취약한 노동 현장의 얘기다. 여행사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퇴직한 31세 여성 주소영은 새벽배송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손과 발끝에 감도는 푸른빛으로부터 시작되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기, 소영도 자신의 몸에서 이상징후를 발견하지만 냉동고에 들어가기 전, 문진표에는 번번이 ‘아니오’를 체크한다. 전염병보다 더 무서운 게 원룸 월세, 카드 이용 대금 명세서 같은 현실적인 고민들이기 때문이다. 위험 속에서도 생계를 위해 거짓을 택하는 노동자와 한 개인을 극한으로 몰고 가는 팬데믹 시대 사회경제 시스템의 모습이 씁쓸하다. 책은 팬데믹과 ‘n번방 사건’ 같은 사회적 재난을 병치시켜 함께 보여 주기도 한다. 김유담 작가의 소설 ‘특별재난지역’의 주인공은 코로나 사태 초기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던 경북 청도의 60대 여성 이남이다. 이남은 요양병원에 모신 아흔두 살 아버지를 통해 코로나19 재난을, 이혼한 아들이 맡긴 초등학생 손녀를 통해 미성년자 성착취라는 사회적 재난을 동시에 경험한다. 한 팔로는 아버지의 유골함을 부여잡고, 한 팔로는 손녀의 어깨를 감싼 이남에게서 환난 속에서도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문학과지성사가 펴낸 ‘팬데믹’은 SF적인 상상력이 돋보인다. 김초엽, 듀나, 정소연, 김이환, 배명훈, 이종산 SF 소설가 6인이 참여했다. ‘멸망’, ‘전염’, ’뉴 노멀’이라는 세 가지 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각 멸망의 순간에도 끝내 사랑하고 꿈꾸는 자들, 전염과 확진 속 계층별 생존 불평등 문제, 전염병이 물러가고 새로운 관습과 질서가 자리잡은 100여년 이후를 그린다. 그중 ‘뉴 노멀’ 장에 쓰인 배명훈 작가의 ‘차카타파의 열망으로’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소설은 발음하다 보면 침이 튀기 마련인 우리말의 거센소리와 된소리 일부가 없어진 22세기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비말로 감염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변화이리라는 게 쉽게 짐작이 간다. 격리실습 코스를 이수 중인 역사학과 대학원생 ‘나’는 ‘ㅊㅋㅌㅍ´을 자유자재로 말하고, 경기장에 침을 뱉는 2020년의 야구선수들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작가는 ‘나’의 입을 빌려 팬데믹 속 2020년은 혐오가 재생산되던 시기이며, 바로 앞 시기와 아주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거리를 두는 시대임을 역설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던 2019년의 삶을 2020년에는 비위생적으로 여기고, 2021년에는 그보다 첨예한 기준이 생기는 식이다. 소설도 받침을 제외한 ‘ㅊㅋㅌㅍㄲㄸㅃㅆㅉ’이 모두 예사소리로 처리돼 읽을 때 독특한 재미를 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짐 될라” 두려운 노인들 무작정 보험 들었다…5년간 81조

    [단독]“짐 될라” 두려운 노인들 무작정 보험 들었다…5년간 81조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 늙은 지갑을 탐하다] <3> 노인 등치는 보험 60세 이상 생명보험 가입자 55% 늘어포화상태 보험사, 노인 상품 적극 권유불완전판매·묻지마 가입 탓 민원 급증생명보험에 가입한 노년 고객이 5년 새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것 외에 숨은 이유가 또 있다. 젊은층 사이에서 불안감 탓에 집을 ‘패닉바잉’(공황구매)하는 것처럼 고령층 사이에서 몸이 아파 자식에게 짐이 될까 두려워 보험사의 권유를 믿고 무작정 가입하는 패닉바잉 분위기가 퍼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악용한 보험사의 불완전판매도 적지 않아 ‘보험이 웬수’가 되기도 한다. 15일 서울신문이 금융감독원의 연령대별 보험 자산 내역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60세 이상 고령층이 보유한 국내 24개 생명보험사의 보험료 적립금 총액은 187조 3983억원이었다. 2015년 106조 1651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새 76.5%(81조 2332억원) 늘어난 것이다. 반면 60세 미만 고객들이 보유한 적립금은 9.9%(453조 2625억원→498조 13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생명보험에 가입한 고령 고객도 5년 새 54.8%(631만 5012명→977만 3314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세 미만 고객은 오히려 9.2%(3702만 2720명→3363만 5166명) 줄었다. 보험 가입 서류에 서명하는 노인이 늘어난 건 공급(보험사)과 수요(노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최미수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은 “국내 가구당 보험 가입률은 98%로 사실상 포화 상태”라면서 “젊은층에 더 팔기 어렵다 보니 보험사들이 고령 고객 유치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과거에는 건강 상태가 안 좋은 노인이 가입하면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커져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별 조건 없이 받아 주는 실버보험이 쏟아지고 있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도 “지난해와 올 초까지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보험과 유병자보험(병력이 있어도 가입 가능한 보험)을 많이 팔았다”고 말했다. 임춘식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은 “늙은 부모가 아프면 자식이 챙기던 가족부양 체계가 무너졌기 때문에 노인들은 노후를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절박함이 강해졌다”면서 “노인들 사이에서는 ‘보험이 효자보다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보험사회’의 그림자도 짙어졌다. 보험 상품을 샀다가 피해 본 노인이 다른 금융상품 피해자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다. 금감원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보험 관련 민원(2017~2020년 7월 기준)이 60대 65.6건, 70대 이상 12.9건이었다. 은행 관련 민원은 60대 11.3건, 70대 이상 4.6건이었고, 제2금융권에서 민원은 60대 11.4건, 70대 이상 3.7건이었다. 금융투자 관련 민원도 60대 4.0건, 70대 이상 1.8건으로 보험에 견줘 현격히 적었다. 유주선 강남대 법학과 교수는 “보험 상품은 구조, 용어 등이 어려운 데다 노인 고객은 상대적으로 인지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설명 의무를 더 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yj2gaze@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모두 담임 맡아”…n번방에 초등학교 선생님도 있었다(종합)

    “모두 담임 맡아”…n번방에 초등학교 선생님도 있었다(종합)

    인천·충남·강원지역 교사 4명 가입 확인‘기간제’ 1명은 수사개시 통보 앞서 퇴직“법적으로 다른 학교에 임용 가능” 지적인천시교육감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 ‘n번방’ 등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배포한 텔레그램 대화방에 교사도 최소한 4명이 가입해 영상을 전송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들은 모두 담임 교사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감사에서는 교원의 성 비위 문제가 심각하지만 교육청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서울·인천·경기교육청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에서 교원 성 비위와 관련된 교육청 대응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n번방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교사들 중 인천의 전직 기간제 교사는 신분상 불이익 없이 퇴직했다며 “(해당 교사가) 수사 개시 통보 직전인 8월에 퇴직했는데 이렇게 되면 법적으로 다른 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임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교사가 기존에 담임했던 학급도 전수조사해야 한다. 사진 촬영(불법촬영) 등을 했으면 어찌할 것이냐”고 물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이에 대해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충남·강원 등에서 교사 4명이 ‘n번방’, ‘박사방’ 등에 가입해 아동 성착취물 등을 받은 혐의로 수사당국의 수사 개시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충남지역 고등학교·특수학교 교사, 강원지역 초등학교 교사 등 정교사 3명과 인천지역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기간제 교사 1명으로 모두 담임 교사를 맡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정교사 3명은 수사 개시 통보 후 직위해제 됐으나, 기간제 교사 1명은 수사 개시 통보에 앞서 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n번방 사건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뒤 교사들의 가입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연루된 교원이 더 없는지 면밀히 조사하고, 아동 성범죄자의 죄질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015년 ‘성범죄 원스트라크 아웃’ 제도를 언급했는데 최근 3년간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 절반 이상이 학교에서 다시 일하고 있다”며 “확고한 기준을 세워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무늬는 ‘인턴십’ 현실은 ‘파트타임’… 15억 쓰고 청년 좌절 안기는 스포츠인턴십

    무늬는 ‘인턴십’ 현실은 ‘파트타임’… 15억 쓰고 청년 좌절 안기는 스포츠인턴십

    2015년 하반기 스포츠해외인턴십 사업에 선발된 A씨는 인턴십 기간 대부분을 해외가 아닌 한국에서 수행해야했다. 회사의 해외 파트너사에 채용됐지만 5개월의 해외 인턴십 기간 중 실제 해외 체류 기간은 1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A씨는 해외에 계약한 집 월세를 예정된 5개월 간 지불해야해야 했다. 2006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하는 ‘스포츠산업 인턴십 지원사업’이 많은 청년의 질적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산업에 종사하고 싶은 꿈을 가진 청년들에게는 소중한 기회지만 현실은 청년들이 원하는 업무는 고사하고 인턴십이 아닌 아르바이트처럼 변질돼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5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스포츠산업 인턴십 사업에는 매년 약 15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국내 인턴십은 4개월 동안 정부가 인당 125만원을, 채용 기업이 55만원을 지원한다. 정규직 전환이 되면 정부가 4개월을 추가로 월 155만원을 지원한다. 해외 인턴십은 국가별 체제비 차등지급과 항공, 비자, 보험료를 실비로 지원한다. 그러나 참여 기업의 인지도가 낮고 해외 인턴십 참여 기업의 경우 명확한 관리 제도 방안이 부재한 상황이다. A씨의 사례처럼 해외 인턴십이지만 조기 귀국해도 공단은 알 수 없어 해외 체재비가 지출되는 맹점도 나타났다. 한 스포츠 산업 분야 취업준비생 커뮤니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인턴십 섭외 기업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하다’라는 답변이 전체 54%를 기록했다. 올해 1차 사업 기준 97개의 기업 중 직원 규모가 5명 이하인 기업이 35곳(36.1%)이었고, 이중 11곳은 매출이 1억원이 안 된다. 공단 측은 2020 1차 인턴십 이후 정규직 전환율이 77%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순히 77%의 전환율만 따질 것이 아니라 정규직 전환 이후까지 청년들이 해당 기업에 남아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3개월 간 청년들의 노동력만 착취하고 사업이 종료되면 이별을 고하는 기업도 있었다. 인턴십 사업의 제도적인 미비점을 악용하는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청년들의 좌절감만 커지고 있다. 스포츠인턴십 사업을 경험한 청년들은 “인건비가 공짜니까 그냥 파트타임 느낌으로 채용하는 것 같다”, “중소기업이 많다 보니 정규직 전환으로 발생하는 인건비를 회사가 감당 못 하거나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필요 없어지면 나가라는 식이어서 나올 때 기분이 안 좋았다”는 등의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김예지 의원은 “공단에서 정규직 전환 기회라는 말로 청년들을 희망고문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신입을 채용할 수 있는 기업들을 많이 발굴해야 한다”며 ”해외 인턴십 사업과 관련해 중간에서 사업의 장만 마련해주는 것이 아니라 공단의 철저한 관리‧감독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초등학교 교사가 아동성착취 음란물 n번방 가입

    초등학교 교사가 아동성착취 음란물 n번방 가입

    현직 교사가 아동 성착취물이 제작되고 유포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연루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시·도별 텔레그램 성착취방 가담 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인천·강원·충남 등에서 정교사 3명, 기간제 교사 1명 총 4명의 교사가 이른바 ‘n번방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탄희 의원은 “아동성착취물 등 디지털 성범죄는 중대범죄로 취급해야 한다. 유포로 인한 피해가 크고 상습성과 재발 우려가 높기 때문”이라며 “아동 성범죄자의 죄질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성착취물 범죄 피해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범죄자에 대한 집행유예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아동 성착취물 피해자는 70명으로 지난 2015년에 비해 2.2배 늘었다.‘일반음란물 범죄’는 4년 새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아동성착취물 범죄’는 △2015년 721건 △2016년 1262건 △2017년 603건 △2018년 1172건 △2019년 75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아동착취물의 제작·배포 사범에 대한 집행유예 비중은 △2015년 24.8% △2016년 23.2% △2017년 25.4% △2018년 23.5% △2019년 30.4% 등으로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범죄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아동성착취물 ‘피해자’ 217명 중 10대가 148명(68.2%)로 가장 많았으며 20대는 40명(27.0%), 30대는 18명(8.3%) 순이었다. 같은 기간 아동성착취물 피의자는 4134명 중 20대와 30대가 각각 1581명(38.2%), 1026명(24.8%)으로 많았다. 10대 피의자도 756명(18.3%)에 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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