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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불법체류자 착취대상 아니다/조원기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사무처장

    [시론] 불법체류자 착취대상 아니다/조원기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사무처장

    지난 11일 새벽에 발생한 ‘여수참사’는 한국이 어떤 사회인가를 보여주는 자화상이다. 이번 사건은 국가 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를 부르짖고 세계 속의 한국을 이야기한다. 한국은 세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세계로부터 버림받으면 한국은 살아갈 수 없다. 세계는 다름아닌 우리의 이웃이다 글로벌시대의 인류는 한 가족으로 통합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는 바로 우리의 이웃이며, 그들이 한국을 떠나도 우리의 이웃이다. 우리의 이웃인 외국인노동자가 지은 죄가 있다면 고향에 있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멀리 한국에 와서 일한다는 것과 잘못된 한국 정부의 외국인력정책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되어 3D 현장에서 일한다는 것이다.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오명 속에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해온 외국인노동자는 죄인이 되어 숨어서 지낸다. 병이 나도 단속의 공포와 돈 때문에 병원조차도 갈 수 없다. 서울 성수동에서 일했던 한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장농염을 앓았다. 상식적으로 장농염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병이 아니다. 그는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일을 했다. 쓰러져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됐고 결국 사망했다. 약 한번 제대로 먹지 못했다. 한마디로 죽을 때까지 일한 것이다. 고용주도 수수방관만 할 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그저 외국인노동자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작은 병을 키워 중증의 환자가 되어 사망하는 경우는 이제 흔한 케이스이다. 지난 2005년 9월, 베트남인 엔구엔치(남·31세)는 자신이 근무하는 공장 인근에서 사람을 찾는 한국인들을 법무부 단속 공무원으로 오인하고 그 자리에서 심장마비로 숨지는 어이없는 일도 발생했다.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이 겪는 고통과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정부의 강제단속과 추방과정에서 인권이 무시되는 일은 흔한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최근엔 단속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또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임금 착취는 고용주의 사업비 절감 수단으로 전락했다. 미등록이라는 약점을 악용하는 고용주 때문에 임금체불이 되어도 떳떳하게 항의조차 하기 힘들다. 지난 2일, 몽골인부부가 600만원가량의 임금을 받지 못해 노동부에 도움을 청하고 진정인 조사를 받기 위해 노동부 인천북부지청을 방문하였다. 그러나 체불임금 조사도중 경찰이 노동부 근로감독과 사무실에 들어가 이들 부부를 연행했다. 불법체류자 단속권한은 법무부 출입국에 있음에도 단속권한도 없는 경찰이 들이닥쳐 잡아간 것이다.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모든 문제 해결은 외국인노동자의 합법적인 지위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전원 사면화해서 합법화하는 게 중요하다. 당장 전원 사면화가 힘들다면 점진적인 사면이 필요하다. 우선 8년 이상 한국에 체류한 미등록자부터 1차로 모두 사면하고, 이어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합법화 정책을 추진해 나가면서 단계별로 사면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원기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사무처장
  • [씨줄날줄] 소년병/이목희 논설위원

    “9살에 반군에 납치돼 소녀병사 생활 시작, 성노리개 전락, 초경 시작하자마자 임신, 반군 중대장과 사이에 두 딸, 다른 반군 장교에게 폭행당해 딸, 반군에서 도망치자마자 정부군 장교에 의해 아들. 날마다 ‘나에게 기적이 일어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 아프리카 소녀의 사연이 탤런트 조민기씨를 눈물짓게 만들었다.‘기아대책’ 나눔대사로 우간다를 다녀온 조씨. 앞서 아프리카를 돌아본 선배 탤런트 김혜자씨는 시에라리온에서 말문을 잃는다. 어른들의 다이아몬드 탐욕으로 인한 내전. 그곳엔 성한 아이들이 없었다. 김씨는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어린이를 전쟁에 내몰지 말라.”고 절규한다. “사람을 쏘는 게 물 마시듯 쉬웠다.”는 12살 소년병 출신의 증언.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처럼 마약에 취해, 위협에 의해 소년들이 전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유엔이 정한 소년병 기준은 18살 미만이다. 국제분쟁지역에 25만명의 소년병이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전투병은 물론 연락병, 짐꾼, 간첩, 성노예 등 착취방법은 다양했다.5살 어린아이에게 총을 쥐어 주는 극악한 사례도 보고되었다. 소년병이 문제되는 지역은 아프리카, 동남아, 중동 등. 우리도 한국전쟁때 어린 병사의 희생이 있었다.14∼16세의 학도병들이 나라를 위해 꽃다운 목숨을 바쳤다. 북한 인민군에 강제징집된 이들의 얘기는 비극적이다.A씨는 북한군 점령지역의 중학교에 등교했다가 인민군에 차출되었다. 당시 14세. 변변한 전투도 못해 보고 포로가 되어 거제도 수용소에서 오랫동안 지냈다. 풀려난 뒤 뇌물로 신원조회를 통과해 일류대학에 들어갔고, 사회 지도층이 되었다. 그는 지금도 소년병 얘기가 나오면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 한반도에서 소년병의 슬픔은 현재진행형이다.16살부터 징집을 시작하는 북한. 제대로 못 먹여서 왜소하기까지 하니…. 북한군 대부분의 행색이 영락없는 소년병이다. 프랑스 파리에 모인 58개국 대표들이 엊그제 소년들의 군징집을 막는 파리규범에 서명했다고 한다. 단순히 선언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집단학살처럼 반인류범죄로 삼아 세계가 함께 징벌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녹색공간] 햇빛 누리기/ 박정임 KEI 책임연구원

    아이들이 맘마, 엄마, 아빠 다음으로 배우는 말은 아마도 “싫어”일 것이다. 아직 졸리지도 않은데 잠자라 하고, 노는 게 더 좋은데 밥 먹으라니까 그때마다 싫단다. 어린아이의 “싫어”가 조금 세련돼지면 “왜 나만”이 된다. 엄마 아빠는 안 자면서 왜 자기만 먼저 자야 하느냐고 하고, 친구들은 다 하는 무엇을 왜 자기만 못하게 하느냐고 항의하는 것이다. 외국영화에서도 어린아이가 불만을 표현할 때 “그건 공평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것을 보면 공평에 대한 요구는 문화권에 상관없이 아주 어려서부터 인식되는 것 같다.“세상은 불공평하다.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성공할 수 있다.”고 빌 게이츠가 말했단다.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지만 이 역시 공평함을 지향하는 인간사회의 욕구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말인 것 같다. 작년 이맘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일간지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준이 소득, 교육, 성별, 직종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다룬 적이 있다. 도시와 농촌의 사망률이 달랐고, 부모의 학력에 따라 태어나는 아이의 몸무게가 달랐다. 대개의 경우 건강을 결정짓는 인자로 영양섭취와 의료이용 정도를 든다. 그러나 그것 말고도 빈곤, 교육, 주거 등의 사회적 원인 또한 건강 수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이 구체적인 자료를 통하여 입증되었다. 공평하지 않은 사회적 요인들이 개인의 건강 수준도 불평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두 번 죽이는 일인데, 이런 경우가 또 있다. 바로 사회경제적인 약자가 환경오염의 피해는 더 받게 되고 좋은 환경의 혜택은 덜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언뜻 들어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지만 사실인 것 같다. 영국 조사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약자일수록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 살고, 이 때문에 대기오염과 관련된 호흡기계통 질환에 더 많이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거주지 주변에는 오염배출업소가 많은 반면 공원이나 녹지는 많지 않았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겪는 환경문제에 대하여 적절한 도움을 얻거나 행동을 취하지도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환경에도 불평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환경 불평등’ 또는 ‘환경정의’의 개념은 원래 미국 시민운동에서 시작되었다. 흑인이나 빈민 등 소외된 계층의 주거지역에 유해시설 밀집, 환경소송에서의 편파적인 판결, 환경민원 해결에 불공정함과 같은 불평등 사례가 파악되었고, 이에 1994년 클린턴 대통령은 모든 연방기구가 그들의 정책을 통하여 환경정의를 이룰 것을 대통령령으로 선포하였다. 이를 근거로 현재 미국 환경청은 새로운 환경정책이나 규제를 만들 때 그 규제가 환경정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는 절차를 거친다. 영국도 환경정의적 관점에서 환경자원 분배 등을 다루고 있다. 환경불평등은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환경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사회경제적 조건과 환경피해 또는 혜택 사이의 관계를 입증할 체계적인 조사가 아직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심증은 충분하다. 반지하와 같은 불완전한 주거공간에서 생활하는 대도시 저소득계층의 환경피해는 공론화되기도 하였다. 특히 집안에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아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생기고 이로 인해 건강의 피해를 겪고 있다는 것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발표한 ‘환경보건 10개년 종합계획’에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은 환경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환경성 질환에 걸리기 쉬우므로 우선적인 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책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환경불평등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 다행스럽다.“가난한 사람과 착취하는 사람이 다 함께 살고 있으나, 주님은 이들 두 사람에게 똑같이 햇빛을 주신다.”는 성서 구절이 있다. 똑같이 내려진 햇빛을 모두가 공평하게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박정임 KEI 책임연구원
  • [이 한권의 책] 침묵했던 제3제국 속살 드러내다

    알베르트 슈페어의 ‘기억-제3제국의 중심에서(김기영 옮김, 마티 펴냄)’는 96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 우선 독자를 압도한다. 이처럼 두꺼운 자서전을 펴낸 슈페어(1905∼1981)는 과연 누구인가.‘히틀러의 건축가’로서 그는 히틀러의 과대망상적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긴 장본인이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재판에서 나치 독일의 장관 중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20년 징역형을 언도 받고 복역을 마쳤다. 독일 만하임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슈페어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건축가가 되었다. 그는 1931년 베를린의 대학생을 상대로 맥주홀에서 가진 히틀러의 연설을 처음 들었다. 히틀러에 대한 첫인상은 “열광에 넘치는 분위기 자체만으로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그의 모습 또한 나를 놀라게 했다…모든 것이 적절한 겸손함을 풍겼다.”란 것이었다. 조금은 쑥스러운 듯 유머를 섞은 그의 연설이 풍기는 분위기와 열정에 빨려든 슈페어는 나치의 민족사회주의 독일노동자당에 가입한다. 나치당 청사 공사에 참여한 슈페어는 뉘른베르크 전당대회의 장식과 시각적 장치를 맡아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히틀러의 신뢰를 얻는다. 히틀러의 대중선동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를 만든 것이다. 나치 정권에서 최연소인 37살의 나이에 군수장관에 오른 슈페어는 전시경제를 장악한다. 또한 점령지 강제수용소의 노동력을 군수생산을 위해 착취했다. 하지만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자, 모든 시설을 파괴하라고 명령하는 히틀러에 맞서 독일의 문화유산과 산업시설을 보호하려고 노력했다. 종전과 함께 연합군에 체포된 슈페어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히틀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긴 다른 피고인들과 달랐다. 자기반성과 변호를 절묘하게 뒤섞은 태도를 보이며 ‘선량한 나치’ ‘최고의 피고인’으로 불리며 교수형을 면한다. 재판 과정에서는 자신의 서명이 들어 있는 서류가 제시되면 무조건 히틀러의 명령이었다고 설명하는 피고들을 향해 “엄청난 월급을 받는 우편배달부들!”이라고 외쳐 세계 신문에 대서특필됐다. 그는 자살을 하려고 수건으로 아픈 다리를 묶어 정맥염을 유발하거나, 니코틴도 물에 녹으면 치명적이란 내용을 기억하고 부서진 시가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그러나 자살 시도를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슈페어는 메모광이었다. 감옥에서 군수장관으로서 작성한 업무일지, 편지, 전보 등을 바탕으로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히틀러의 내밀한 모습을 담아낸다. 히틀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가 비전문성이었다든지, 체중을 항상 걱정했다는 일화 등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히틀러는 독학으로 자수성가를 이루었기에 모든 분야에 문외한이었지만, 재빠른 두뇌회전으로 전문가가 시도하기 어려운 특별한 방식을 고안했다. 전쟁 초기에는 과감성으로 승세를 잡았지만, 패배가 확산되면서 비전문성은 아집으로 변했다. “끔찍하군! 배를 불룩 내밀고 걸어다니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그건 바로 정치적 파멸이야.”라고 외치며 채식을 고집했던 히틀러는 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조롱했다.1943년 이후 대중으로부터 고립된 히틀러는 “슈페어, 요즘은 친구가 둘뿐이군. 브라운(히틀러의 연인이자 비서었던 에바 브라운)과 개라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치 정권의 ‘속살’을 보여주는 ‘기억’은 유일한 내부 증언으로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그럼에도 슈페어의 가장 두꺼운 자기변명이란 비난이 뒤따르는, 여전히 논란 속에 놓인 책이다.3만 7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피묻은 다이아몬드’ 시대 끝

    ‘피묻은 다이아몬드’ 시대 끝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3일 ‘보석 전쟁’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서 만들어진 고품질의 연구실 다이아몬드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면서 “품질과 가격면에서 큰 경쟁력을 갖춰 천연석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무색 천연 다이아몬드의 경우 캐럿당 품질에 따라 6800∼9100달러가량 하지만, 연구실 다이아몬드는 0.5캐럿이 900∼2250달러에 불과하다. 또 색깔이 있는 경우 천연석은 노란색은 캐럿당 9000달러가량이며 핑크색은 10만달러나 호가하는데 반해 연구실 제품은 2000∼7000달러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드비어스사’같은 천연 다이아몬드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연구실 제품이 전문가들도 식별하기 힘들 정도로 고품질이기 때문이다. 대를 이어 보석상을 해온 로버트 아모로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값싼 큐빅 지르코니아, 연구실 다이아몬드 등 3개를 놓고 비교한 결과 큐빅 지르코니아는 구별이 육안으로 가능했지만, 연구실 제품과 천연석은 연구실에서 붙인 일련 번호를 현미경을 놓고 발견한 뒤에야 구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큐빅 지르코니아와 연구실 다이아몬드는 모두 공업용도를 위해 개발된 인조 다이아몬드이지만, 화학요소와 가공방법은 다르다. 연구실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업체는 미국의 아폴로, 제미시스 등이며 지난해부터 보석판매 체인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1430억달러 시장을 장악해온 천연 다이아몬드 메이커들은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는 감성적인 면에서나 실제 시장가치 등에서 결코 따라올 수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연구실 다이아몬드 메이커들은 아프리카에서의 노동력 착취와 광산을 둘러싼 피의 분쟁을 거론하며 ‘피묻은 다이아몬드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배우 테렌스 하워드의 경우 곧 있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연구실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옷을 입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천연 다이아몬드 업계로선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저널은 강조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어린이책꽂이]

    ●이여도로 간 해녀(박재형 지음, 에스카 그림, 베틀·북 펴냄) 해녀들의 삶을 다룬 동화. 해녀들은 오직 가정을 위해 살아온 소박한 어머니였으며 일본인들의 착취에 힘을 모아 항거한 집단이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여자들이 힘을 모아 맞서 싸운 유일한 항쟁인 ‘세화리 해녀 항쟁사건’을 소재로 했다. 테왁망사리(해녀들이 타는 뒤웅박과 해산물을 넣는 그물주머니를 합한 말), 정낭(대문 구실을 하는 나무), 상군해녀(물질을 잘 하는 해녀), 톨파리(솜씨가 형편없는 해녀)등 제주도 말도 소개한다.8500원.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곤충 이야기(김태우 등 지음, 공혜진 등 그림, 뜨인돌어린이 펴냄) 소똥을 굴리지 않는 뿔쇠똥구리, 꿀 대신 진딧물을 먹는 바둑돌부전나비, 제주도에만 사는 두점박이사슴벌레,‘소를 죽이는 파리’라는 뜻을 지닌 체체파리 등 신기한 곤충들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카메라 렌즈로는 담아낼 수 없는 미세한 부분은 세밀화로 표현해 생동감을 더해 준다.9000원. ●정글탐험(지니 존슨 지음, 박윤경 옮김, 스콜라 펴냄) 영국 킹피셔 지식탐험 시리즈 가운데 한권. 정글이라고 불리는 열대우림은 지구상에서 가장 신기한 곳이다. 언제나 덥고 축축한 정글의 숲은 그 넓이가 지구의 6%밖에 되지 않지만 세계 동물과 식물종의 반 정도가 살고 있다. 썩은 고기 냄새를 풍기는 지름이 1m나 되는 거대한 라플레시아꽃, 개미들의 천적인 왕개미핥기 등 정글의 동식물도 다룬다.1만 2000원.
  • [이문열 소설 정치성 논란] “문학인가 정치인가”… 이문열씨 美 전화 인터뷰

    [이문열 소설 정치성 논란] “문학인가 정치인가”… 이문열씨 美 전화 인터뷰

    소설가 이문열(58)씨가‘세계의 문학’겨울호에 연재를 마친 장편 ‘호모 엑세쿠탄스’를 놓고 문학이냐 정치냐는 논쟁이 뜨겁다. 현 정권과 386세대를 원색적으로 공격했다는 비난이 있는가 하면, 소설은 소설로 봐야 한다는 옹호론까지 다양하다. 미국에 체류 중인 그와 8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의 논쟁과 작품에 대한 속내를 50분간 들어봤다. ▶이번 소설을 놓고 여러가지 말들이 많다. -(신문에서)자기 좋은 대로 쓰는 것 같다. 소설에서는 극단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마치 그게 전부인 양 쓴다.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소설이란 게 대부분 정치 아니냐. 황석영의 ‘객지’나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다 정치 아니냐. 내 소설은 45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에 한두 장을 가지고 본 것이다. 전체를 본다면 다를 것이다. 정치 얘기만이 아니고 근본적이고 존재론적인 부분이 있다. 문학적 부분은 얘기하지 않고 극단화된 일부를 갖고 얘기하니 못마땅하다. ▶정치를 할 생각은. -정치를 하려면 2800장짜리 원고를 쓰고 있었겠느냐. 대선이 1년 남았다고 하지만 한국은 언제나 선거철 아니냐. 이 소설에 관해 조선일보가 가장 먼저 썼는데 구미에만 맞게 썼다는 점에서 비난받아야 한다. 조선일보가 쓰니 한겨레가 비판하고 중앙일보는 약간 중립적으로 썼다. 소설이 전제가 되지 않는 것은 문학 기사가 아니다. ▶정치성을 띤 문학에 대한 생각은. -문학에는 여러 방식이 있다. 이런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문학에 정치적 견해를 넣어야 하느냐, 문학이 정치에 간섭을 해야 하느냐, 문학인이 정치를 해야 하느냐. 그런데 봐라.80년대 이후 주류문학은 정치적이 아닌가. 넘어져도 왼쪽으로 넘어지면 괜찮고 오른쪽으로 넘어지면 안 된다는 건가.‘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도 그러지 않느냐. 그 소설은 정부의 잘못된 분배정책에 대해 항의한 게 아니었나. 우리 세상은 좌파적 사회주의 세계였던 것 같다. 우파적인 것을 욕하면 용기있고 명작이라고 하지만 우파적 시각에서 좌파를 비판하면 안 되는 것인가. ▶작품의도는 뭐였나. -LA에서 강연을 한 적 있다. 구원과 해방에 관한 것이었다. 어느 시대가 되면 사회모순이나 부조리가 축적되는데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종교적으로는 구원이고, 정치적 용어로는 해방이며, 사회학적으로는 문제해결이다. 그러면 우리 사회에서 만약 구원과 문제해결을 생각할 때 그 문제가 무엇이고 해결방식은 무엇이냐 하는 게 내 소설의 기본이다. 첫째는 50년 동안 쌓인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인 경제적 불평등이다. 둘째는 분단이고 다른 말로 하면 통일이다. 분단의 문제에는 외세가 개입이 돼 있고 외세가 문제이다. 통일을 지금 안하면 안 된다는 소수의 의견이 은연 중에 지금은 적어도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낸 것이다. 외세라고 하면 미국 문제이다. 예전에는 미국이 너무 오래 간섭하고, 자주권을 침해한다는 의심을 소수만 갖고 있었다. 식민주의 통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사람이 10%를 넘지 않았다. 상당수는 우방이라고 해석했고 도와준 나라였다. 그런데 이것도 많은 사람이 미국이 우리를 착취했고 착취하려 하고 있고 정치적으로 자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퍼져 반미기류가 최근에 형성된 것이다. 문제는 그것들을 어떻게 해결하는 가이다. 불평등이나 배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사회주의적 개혁 밖에 없다. 외세문제는 반미투쟁으로 해결해야겠지. 통일문제는 결국은 힘의 논리에 의해 흡수통일이나 점령통일해야 하는데 저쪽은 평화통일, 공존통일이라고 한다. 지금 일부에서 보여지는 것은 오히려 북한과 협력해 미국과 투쟁하는 형태의 통일을 추구하는 것 같다.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사람은 명백히 그것을 지향하고 있다. 수령론을 믿었던 사람들이 한번도 전향했다거나 포기했다는 의사표시 없이 권력핵심에 투입됐다. 실제로 5년간 반미는 진척이 되었고 그것에 비례해 친북도 진척됐다. 반미·친북 형태의 통일이 눈에 보이는 한 방향이 되어가고 있다. 유대는 종교적 메시아를 포기하고 현실적으로 정치·군사적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래서 유대 전쟁사를 떠올리고 소설에 우화 구조를 썼다. ▶비판들이 못마땅한가.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난 정치적 견해도 있다. 사람들이 문제삼는 부분은 내 견해라기보다 “지금 당신(현 정권)이 추구하는 것을 보면 극단적으로 비판하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소!” 이런 것이다. 이런 게 만일 내 보편적인 결론이라면 소설 한 구석에 처박아 뒀겠냐. ▶정치적 견해는 뭐냐. -내 견해는 지금 이뤄지고 있는 이 방향, 급진적인 해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데 오기나 근시안적인 당리당략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작품 평가가 엇갈린다. -80년대부터 느끼는 어려움인데 나와 같은 생각을 갖는 사람은 문단에는 없다. 좌파라고 하면 색깔론이 되지만 80년대 후반에는 사회주의적 해결이 진실하고 의식있는 해결로 여기는 사람만 있다. 평론 쪽은 더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원작 독창성 깨야 번역이 산다

    번역은 모순들의 변증법이다. 과정인 동시에 산물이고 효과까지 추구하기 때문이다. 번역자는 원문에 대한 충성과 목표언어의 가독성을 조율하는 이율배반에 괴로워한다. 맛깔 나는 아홉보다는 어색한 하나 때문에 비난받는 번역행위는 그야말로 모진 작업이다. 언어학적으로 정밀한 번역은 문학적 감수성으로 다듬어져야 작품으로 탄생한다. 하지만 대리번역처럼 윤리성을 기만해서는 문화 산물로 인정받기 어렵다. 로고스와 파토스, 에토스 사이의 갈등과 그 극복을 고민해 온 미국 템플대 영문학 교수이자 번역 ‘실천가’인 로렌스 베누티가 저술한 ‘번역의 윤리-차이의 미학을 위하여’는 번역학자와 번역가들에게 동시에 주목받은 저서이다. 그에 따르면, 번역에 대한 문화적·법적 홀대의 원인은 원작자의 진본성과 재산권에 집착해 온 서구 낭만주의와 개인주의에 있다. 영미권 출판물의 압도적 불균형 또한 식민시대 이후에도 패권을 유지하려는 세련된 문화적·경제적 착취, 이른 바 번역의 스캔들을 은폐한다. 베누티는 이러한 스캔들의 양상을 언어·문화·제도·경제·지정학적 관점에서 폭로하면서, 영어를 중심으로 세계화되는 시대에 국가들 사이의 문화, 정치, 경제 교류에서 요구되는 차이의 윤리를 제안한다. 바로 이 점에서 그의 책은 다른 학술적 이론서들과는 두드러진 차별성을 가진다. 제1장(혼질성)에서는 자신의 이론적 윤리적 입장을 밝힌다. 그는 여러 언어들의 텍스트 사이의 투명한 소통을 전제하는 언어학적 번역학의 한계에 대하여, 모든 문화적-언어적 상황의 혼질성을 인정하자는 균등주의를 강조한다. 제2장(원저자성)에서는 번역 폄하의 근저에 자리잡은 ‘원저자’ 개념을 다루고 있다. 특히 19세기 말 의사((擬似)번역의 분석을 통해, 작품이 원저자의 독창성의 표출이라는 서구적 소유권 개념을 비판하고, 원저자성에서 파생되는 집단적 성격, 즉 번역의 원저자성을 대안으로 제안한다. 제3장(저작권법)에서는 저작권법의 연원을 추적하면서, 번역 홀대의 원인이 낭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특수현상에 있음을 파헤친다. 제4장(문화적 정체성의 형성)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 일본 문학, 성서번역의 분석을 통해서 번역이 한 문화의 기존 가치나 정전(正典)을 공고히 하거나 변형시키는 가운데 문화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행로를 보여 준다. 제5장(문학의 교육론)에서는 영미 문화에서 번역의 억압이 문화적 나르시시즘 및 정치경제적 패권주의에 뿌리박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문학과 번역의 교육현장에서 추진할 덕목을 제안한다. 제6장(철학)에서는 언어철학(비트겐슈타인, 하이데거)의 시각에서 언어와 매체의 중개를 통해 번역이 철학에 기여하는 몫을 고민한다. 제7장(베스트셀러)은 2차 대전 이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탄생하는 메커니즘을 비판적으로 고민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지적 베스트셀러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제8장(세계화)에서는 근대 이후에 이루어진 생산적인 번역 방식을 소개함으로써, 영미 일변도의 불균형한 번역문화를 보정할 방안을 촉구한다. 여러 언어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에서 수집한 생생한 보기를 어휘와 문체 그리고 문예학과 텍스트 과학적 시각에서 균형 있게 조명한 이 책을 모든 전공분야의 학생, 출판기획자, 특히 이론에만 경도되어 정작 번역은 실행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박여성 제주대 독일학 교수
  • [씨줄날줄] 3000억달러 수출탑/육철수 논설위원

    우리나라가 지난 5일 오후 6시에 수출 3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세계에서 11번째라고 한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몇달 전인 1948년 2월, 무역선 ‘앵도호’가 홍콩과 마카오에 건어물과 한천을 내다 판 이후 58년 만이다. 첫 해에 1900만 달러이던 수출액이 무려 1만 6000배로 불어났으니 실로 격세지감이다. 수출전선에서 땀과 열정을 쏟은 무역인들의 노고에 그저 머리숙여 감사할 뿐이다. 수출한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빼놓을 수 없는 이는 아무래도 박정희 전 대통령일 것이다. 그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전통적 가치관을 스스로 ‘상공농사’로 바꾸고 “수출만이 살 길”이라며 무서운 집념을 보였다. 덕분에 우리의 무역사는 1964년 11월30일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수출총사령관’을 자칭하며 팔 수 있는 것은 모조리 파는 ‘수출 제일주의’를 밀어붙였다.1억 달러를 달성한 날은 ‘제1회 수출의 날’로 지정됐고, 지금까지 ‘무역의 날’로 기념되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우리나라는 1971년 10억 달러,1977년 100억 달러,1995년 1000억 달러 고지를 차례로 넘었다.10억 달러 달성에는 한 해 1억 달러 이상 수출된 가발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100억 달러 돌파에는 종합상사들이 중심에 섰다. 이어 수출 주종목이 중화학 제품으로 바뀌면서 수출액은 해마다 목표 이상을 거두게 된다. 당시 대통령의 닦달이 어찌나 심했던지, 상공부 직원들은 연말이면 목표액을 채우려고 수출품을 실은 배를 일단 항구에서 통관시켜 공해상까지 나갔다가 돌아오게 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곤 했다. ‘잘 살아 보자.’는 국민의 호응도 대단했다.60∼70년대 ‘공돌이·공순이’로 불리던 구로공단 근로자들은 수출의 첨병이었다. 인권유린과 노동착취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들의 땀이 오늘의 성취에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1964년에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한 나라는 한국과 과테말라 등 12개국이었다. 그런데 한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진국 진입에 실패했다는 점은 국가지도자와 기업, 그리고 국민의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워 준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동남아 어학연수 가서 性 사는 10대

    한국인의 해외 성매매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동남아에 어학연수 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유학생까지 어른들의 추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조사 보고서는 충격적이다. 사단법인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가 태국과 필리핀에서 실시한 조사결과는 추한 한국인의 실태를 현지 여성 116명의 심층인터뷰를 통해 낱낱이 기록하고 있다. 변태적인 성행위나 마약을 강제하기 예사고, 심지어는 동물 취급하기 일쑤라고 한다. 원정 성매매도 문제이지만 현지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에 이르러서는 낯을 들기 힘들다. 또 필리핀 마닐라에서 8∼16세 어린이 71명을 고용한 한국인 운영의 포르노숍이 현지 경찰에 적발돼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지난 달 국제아동성착취 대책회의에 보고까지 됐다니 이런 국제적 망신이 따로 없다. 영어를 배우러 간 10대들이 현지의 10대 여성과 하는 성매매는 추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듣고 배운 것이다. 그들을 나무라기 전에 기성 세대의 책임이 더 크다. 노소 가릴 것 없는 해외에서의 마구잡이 성매매는 한류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한국의 위신을 실추시키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해외에서의 성매매도 성매매방지법에 따라 분명한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우리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니 현지 사법당국의 적발이 있어야만 국내법으로 다스릴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 원정 성매매는 바로 그런 틈을 노린다. 지난 4월 정부의 ‘추한 한국인’종합대책에 따라 여권 발급과 출국제한이 시행되고 있으나 이는 사후처방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현지 사법당국과의 공조는 물론 현지 비정부기구(NGO)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추한 한국인이 더는 발을 못붙이게 해야 한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검토단계에 머물고 있는 추한 한국인에 대한 여권 무효화도 조속히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
  • “8~16세 아이 고용 포르노숍 운영도”

    “8~16세 아이 고용 포르노숍 운영도”

    “너무 비참하다.”태국·필리핀에서 한국 남성들의 해외 성매매 실태를 조사하고 돌아온 김경애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이사장(57)의 첫 마디였다.<서울신문 12월4일자 보도> 김 이사장은 “보고서에는 쓰지 않았지만 필리핀에 간 한국인 어학연수생 가운데 성매매 여성으로부터 학비까지 받아 쓴 사례도 있다.”고 털어놨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남성에 대한 환상에 젖은 이 여성들은 성관계를 맺은 한국 남성이 결혼까지 해 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남성들은 여성들이 임신이라도 하면 오히려 비난을 퍼붓고 떠나는 게 현실이다. 필리핀 가톨릭 재활센터에 들어온 여성이 한국인 아버지의 아기를 낳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김 이사장은 전했다. 김 이사장은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에어프랑스처럼 항공기 안에서 비디오 교육을 시키는 아주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이번에 직접 보고 온 소감은. -너무 비참하다. 아주 어릴 때부터 성매매에 나서 키가 안 자란다. 한국의 18살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마르고 조그맣다. ▶한국인의 포르노숍도 있었는데.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국인이 운영한 포르노숍은 참으로 충격적이다.8∼16살 남녀 아이들 71명을 고용했다. 한 미국인의 추적으로 밝혀냈는데 필리핀 경찰이 71명의 ‘구출’ 사례를 일본에서 열린 아동성착취 대책 회의에서 발표했을 때 망신스러웠다. ▶현지에서 보도가 나갔나. -한국인이 운영하는 포르노숍 일망타진 사건을 보도한 뉴스 테이프를 구해 오는 7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토론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71명의 소년·소녀를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 기부자 71명을 찾아서 한 달에 2만원이라도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려 한다. ▶현지에서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요즘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부쩍 늘었다. 한국인 마을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가장 부끄러운 건 어학연수를 간 학생들이 현지처까지 두면서 성매매를 하는 것이다. 한 현지 여성은 한국인 연수생의 학비까지 대 주고 있었다. 그들은 결혼해 주길 바라지만 한국 학생들이 결혼하겠나. 이 여성들은 ‘죽을래’,‘사랑해’,‘뽀뽀해 줘’ 이런 말들을 다 안다. 필리핀의 가톨릭 재활센터가 업소에서 팽개친 임신한 여성들을 돌보고 있는데 한국인의 자손이 태어난 적이 있었다. 자기 자식이 어디서 자라는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 ▶한국 남성들은 콘돔을 안 쓴다는데. -한국 남성들은 콘돔을 안 쓰기로 유명하다. 태국에서는 콘돔 사용이 국가정책이다. 에이즈가 워낙 심해서 철저하다. 콘돔을 거부하면 여성들도 (방에서)뛰쳐나온다. 필리핀 세부에선 에이즈에 걸려 숨진 여성들도 많다. ▶왜 갑자기 한국인의 해외 성매매가 성행하게 된 건가. -태국은 워낙 국제 관광지역이라 그렇다고 해도 필리핀의 경우 한국인이 늘어난 게 2년여밖에 안 됐다. 현지인들도 왜 갑자기 한국인이 이렇게 많냐고 묻더라.2004년 성매매특별방지법이 시행됐다고 말해 주니 “이해가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학연수생이 급증한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하다. ▶대책은 뭘까. -에어프랑스는 기내에서 성매매 예방을 위한 홍보 비디오를 틀어 준다. 내일여성센터가 45초짜리 비디오를 제작해 국내 항공사들에 상영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국가청소년위원회에 공항에서라도 틀어 달라고 요청해 놨다. 전세계적으로 ‘ECPAT 인터내셔널 행동강령(code of conduct)’이란 게 있다. 각 여행사, 호텔과 협약을 맺어 아동 성매매를 하거나 알선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동덕여대 여성학 교수로,‘여성 인물 화폐 속에 새겨넣기’ 등 다양한 여성운동을 활발히 펼쳐 왔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정부 운임제 개선 약속 안지켜”

    “최소한 먹고살기 위한 생계유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겁니다.” 화물연대 파업이 나흘째 접어든 4일 부산 동구 범일동 민주노총 부산본부 5층 화물운송 조합사무실에서 만난 최곤환(45) 화물연대 부산지부장은 “이번 파업은 벼랑 끝에 매달린 노조원들의 생존권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4인 가족의 가장인 그는 올해로 트레일러 운전기사로 일한 지 20년이 넘었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이 뼈빠지게 한 달 일하고 가져가는 임금은 유류보조금 등을 포함해 200여만원이 되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마저 서울을 한 달에 12∼13차례 운행 했을 때 이야기이다. 최 지부장은 “정부는 지난해 화물연대측의 요구를 담은 운임제도 개선과 노동 기본권 보장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이제 와서는 시장 경제 원리에 반한다며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물주의 횡포와 알선업체의 중간 착취는 갈대로 간 상황”이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조원들이 파업을 벌이게 됐다.”고 덧붙였다.그는 이어 “노조원들이 요구하는 운임덤핑을 막기 위한 표준요율제 도입과 주선료 상한제, 그리고 특수고용직 노동 3권 보장은 말 그대로 생존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라고 주장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제국/ 닐 퍼거슨 지음

    일제 강점기를 경험한 탓일까. ‘제국´이라는 단어는 우리로 하여금 영광이나 경외심보다는 약탈과 착취에 대한 쓰라린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영국 역사학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인들이 제국을 건설하면서 자행한 노예무역, 인종차별, 원주민 학살 등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이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역사학계에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저자 닐 퍼거슨은 이처럼 어두운 이미지로부터 영제국을 구출해낸다. 그렇다고 해서 영제국의 부정적인 측면을 감추거나 미화하는 것이 그의 목적은 아니다. 원본의 부제가 ‘영국은 어떻게 근대 세계를 만들었는가’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많은 부분이 영제국의 작품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할 뿐이다. 저자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영제국이 좋은 것이었나, 아니면 나쁜 것이었나.” 하는 점이다. 그의 답변은 명쾌하다. “영제국은 좋은 일도 많이 했다.”는 것이다. 그가 열거하는 영제국의 업적은 첫째, 최적의 경제조직 체계인 자본주의의 승리 둘째, 북아메리카와 오스트랄라시아의 영국화 셋째, 영어의 국제화 넷째, 프로테스탄트 기독교 해석의 지속적인 영향력 다섯째, 훨씬 사악한 제국들이 1940년대에 소멸시킬 태세를 갖추었던 의회제도의 생존이다. 영어권 중심적이고 기독교 중심적인 사고방식이라는 비판과, 자본주의와 근대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의 역사관이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점만은 인정해야 할 듯하다. 어느 시대이든 강대국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강대국은 주어진 역할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해야 하는데, 영제국이 역사적으로 가장 모범이 될 만한 예로서 제시되고 있다. 그것은 능률적이고 청렴했으며 식민지에도 경제, 정치, 문화 등 다방면에서 많은 혜택을 베풀었다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나 영국과 일본의 식민지 통치방식을 구별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역자의 말대로 이 책은 연도와 사건들로 구성된 지루하고 딱딱한 책은 아니다. 해적질로부터 시작된 영제국이 파산에 이르는 과정을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자메이카 식민지의 통치자가 된 해적 출신의 헨리 모건, 노예상인 존 뉴턴과 노예무역 폐지를 주장한 데이비드 리빙스턴, 의외로 여성적인 기호를 지닌 전쟁 영웅 키치너, 그리고 담배나 차·사냥·스포츠 등을 소재로 엮어 가는 영제국의 이야기는 역사 뒤편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에도 충분하다. ‘제국´은 원래 영국의 채널4 방송사에서 기획한 다큐멘터리의 해설집 성격으로 출판되었다. 덕분에 독자들은 각종 사진과 그림자료를 친절한 해설과 함께 감상하는 행운까지 누릴 수 있다. 저자에 의하면 ‘좋든 싫든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는 대부분 영제국 시대의 산물’이다. 세계는 영국적으로 세계화되었다는 것이다(Anglobalization). 따라서 영제국이 해체된 후 영국의 역할을 떠맡은 미국 역시 스스로는 부정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제국’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은 과거의 영국만큼 효과적으로 세계를 통치하고 있지 못하다. 미국은 ‘감히 그 이름을 말할 용기가 없는 제국’, 즉 ‘부인하는 제국’이기 때문이다. 근대 세계를 통치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방법은 영국의 발명품인 ‘제국’뿐인데도 말이다.3만 5000원.
  • 아이티 평화유지군도 아동성착취 ‘충격’

    “그들은 군인이자, 인도적인 지원을 하는 일꾼입니다. 자신들이 보호해야 할 취약한 사람들을 먹잇감으로 삼는 것은 극악한 형태의 폭력이자 배신행위죠.” 국제난민보호기구의 사라 마틴은 30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아이티와 라이베리아 등 정정 불안지역에 만연해 있는 유엔평화유지요원의 아동 성착취, 매춘 강요행위에 대해 이같이 개탄했다. 지난 5월 라이베리아에서 식량을 미끼로 10대 난민 소녀들과 유엔평화유지요원들이 성관계를 맺는 실상을 고발한 바 있는 BBC는 카리브해의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주둔한 일부 요원에 의한 아동 성폭력과 매춘 강요 실태를 폭로했다. 희생자들 가운데는 11세짜리 소녀도 있었다. 취재진과 만난 14세의 한 소녀는 “젤리나 사탕, 또는 1달러짜리 지폐 몇장을 받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군인들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했다.아이티에 주둔 중인 유엔평화유지병력은 19개국에서 파견된 9000여명. 대부분은 아이티의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인도적 지원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일부 군인들은 ‘몸 밖에 팔게 없는’사람들을 이용해 성착취를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은 500명의 모니터 요원을 전국으로 보내 실태를 조사하고, 군인들에 대한 소양교육을 실시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비정부기구(NGO)인사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범죄자들에 대한 면죄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규정상 군인의 범죄행위가 신고돼도 주둔지 법이 아닌, 출신국가의 법을 적용받게 돼 있다. 사태의 심각성 때문에 유엔은 오는 4일 뉴욕에서 NGO인사들과 피해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문회를 가질 예정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비운다는 것과 채운다는 것/정정숙 천도교중앙총부 교화관장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포기해야 하는 것들과 선택해야 하는 것들을 만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인생은 포기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욕심을 포기할 때 또는 다국적기업이 기업의 이윤을 포기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할 때, 강대국이 자국의 이익을 포기할 때 등, 포기라는 것이 공동을 위하고 보다 큰 것을 위할 경우 더욱 그 빛을 발하게 된다. 그렇기에 포기라는 것은 바로 욕심·욕망을 비운다는 것과 뜻이 통한다고 할 수 있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어쩌면 다시 마음을 가득 채운다는 뜻일 수도 있다. 미움 증오 갈망 착취 등 마음에서 나쁘게 일어나는 것들을 모두 비우고 나면 그 반대의 사랑 존경 기쁨 용서 화해 등 좋은 마음들로 가득 채워지니 말이다. 마음 공부는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 하는 공부다. 바로 마음을 비우는 일과 채우는 일을 잘하기 위한 것이다.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는 먼저 버려야 하는 것이 많다. 마음에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욕망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옛 성현의 ‘마음이란 언제 이리 뛸지 저리 뛸지 모르니 항상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라는 말씀처럼 마음은 초를 다투면서 수시로 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마음에서 욕망을 잘 다스리고 나면 평온이 가득 채우게 된다. 마음을 비우고 나면 일을 하는 데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 암이 발생하는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스트레스도 주요인이라고들 한다. 스트레스는 상대방으로 인해 받는 것도 있지만 제 마음을 잘못 다스려서 받는 경우가 더욱 많다. 병의 근원을 잘 살펴보면 스트레스와 연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없애는 방법은 무엇일까?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받는 스트레스는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마음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마음을 비우는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몇년동안 가만히 살펴보면 여름 휴가철에 마음공부를 하고자 직장인들이 산사나 수도원을 찾아 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만큼 마음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수심정기(守心正氣)라는 말이 있다.‘마음을 지키고 기운을 바르게 한다.’즉 욕심을 버리고 욕망을 버리고 아집을 버리고 청정무구한 마음을 가지게 되면, 바로 그 마음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마음을 지키려면 기운을 바르게 해야 한다. 마음과 기운은 서로 통하기 때문이다. 항상 마음 다스리기를 어린아이 보호하는 것과 같이 하며, 성내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 마음을 항상 기쁘게 하고 즐겁게 한다면, 이것이 바로 마음을 지키고 기운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마음공부는 바로 마음을 비우는 것과 채우는 공부이며 마음공부를 하게 되면 자연히 제 마음을 공경하는 마음이 생긴다. 제 마음을 공경하는 마음은 바로 한울을 공경하는 마음이다. 한울을 공경하는 마음에 어찌 욕심이 있을 수 있겠는가!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을 포기하고 남을 위하여 쓰는 것은 바로 인류평화를 위한 첫걸음이다. 내가 쓸 만큼만 쓰고 나머지는 못 가진 자에게 주는 것, 내가 먹을 만큼만 먹고 나머지는 허기지고 굶주린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 이런 마음이 모아진다면 전쟁이라는 단어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12월이다. 일년중 가장 남을 배려하고 위하는 행사가 많은 달이다. 자신의 욕심을 비우고 남을 위하는 마음이 가장 왕성한 달이다. 이러한 마음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라며, 마음을 비우고 채우는 공부는 우리의 생명이 있는 한 계속되는 수련인 것이다. 정정숙 천도교중앙총부 교화관장
  • 정부, 유엔 北인권결의 첫 ‘찬성’

    정부가 17일 새벽(한국시간) 유엔총회에서 열릴 대북 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하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2003년 북한 인권문제가 유엔 차원에서 거론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는 남북관계에서 파장을 의식한 듯 “지금까지의 대북 화해협력정책 기조를 견지한다.”면서 “식량권 등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아울러 강조했다. 북한의 반발이 뻔한 상황에서 중단된 식량·비료 지원을 ‘인권적’ 관점에서 곧 재개할 수 있다는 대북 무마용 메시지로 보인다. ●더 이상 ‘회피’ 국제사회에서 곤란 정부가 그동안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무릅쓰고 유엔무대에서의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해 불참(1차례)·기권(3차례) 입장을 취해온 논리는 ‘북한 인권은 우려하지만, 살얼음판에 있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달라졌다. 핵실험이란 상황변수가 생겼다. 주민들의 노동을 착취해 생긴 돈, 기아해결에 쓰여야 할 돈이 핵실험 도발에 쓰였다는 의혹이 국제사회에 광범위해졌고, 따라서 정부도 이번에는 회피할 수만은 없게 된 셈이다. 더욱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정식 참여’를 유보한 상황에서 북한 인권문제마저 또다시 외면한다면 그야말로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인식도 한몫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선출과 우리 정부의 초대 유엔인권이사국 선출, 강경화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의 유엔 인권 부고등판무관 진출 등으로 한국 정부의 국제사회 인권신장을 위한 책무가 더 커진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변수였다. 국내외적 압력도 상당했다. 정부내 유엔인권 결의안 최종 조율은 지난주 말 고위당정 협의에서 PSI 문제를 논의할 때 같이 이뤄졌다. 소식통은 “통일부와 당 인사 몇 명이 유보 또는 반대입장을 피력했지만, 유엔 사무총장을 낸 나라에서 보편적 인류의 가치 문제를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다루면 안 된다는 판단이 대세였다.”고 말했다. 통일부 한 당국자는 “핵실험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태풍이 오면 온갖 쓰레기들이 한꺼번에 다 쓸려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적 불쾌감 표시 있겠지만…” 통일부의 다른 당국자는 “평양에서도 남쪽 정부의 고민을 알 것”이라면서 “결의안이 북한체제나 리더십에 대한 직접적 내용은 없으니, 일시적인 불쾌감은 표현하겠지만 큰 틀에서 남북관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제기를 북한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대응해온 것에 비추어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이다. 정부 발표문에 포함된 ‘식량권’ 대목도 통일부측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인도적 측면의 식량지원을 언급한 내용이다. 정부 당국자는 “쌀·비료는 미사일 발사 이후 유보되고 있고, 원인이 해소되면 지원될 수 있는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문화마당] 양쯔강은 흐른다/황주리 화가

    중국의 양쯔강 크루즈는 바다가 아닌 강과 산을 바라보며 유유히 떠다니는 명상여행이다. 중국의 모든 풍경이 그렇듯, 아름다운 강산뿐 아니라 땀 냄새 물씬 풍기는 사람 사는 구경을 함께 한다는 게 좋았다. 어릴 적 말로만 듣던 양쯔강은 누런 흙탕물이 끝없이 흐르는 긴 강이었다. 물난리가 나면 속수무책인 가난한 백성들, 그들이 터를 잡고 살아온 양쯔강에 거대한 삼협댐이 세워지고 있다.2009년 댐이 완공되면 삼국지의 무대인 이곳의 귀한 역사 유산들이 수몰된다 하여, 내심 조급한 마음이었다. 이미 강물 수위는 150m나 높아졌고, 많은 토착민들의 집은 수몰되고 높은 곳으로 이주했다. 양쯔강을 끼고 수려한 산과 절벽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장강삼협의 풍경은 실로 중국의 풍경을 심도있게 그려낸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누런 흙탕물 위에 떠가는 나룻배들과 천천히 그리고 눈 깜짝할 새 변하는 삼협의 풍경을 배안의 침대에 누워서 유유히 바라본다. 그러다가 높은 산 중턱에 뚫려 있는 동굴 속마다 2000년 전에 죽은 시신이 썩지도 않은 관속에 누워 있다는 말이 생각나 벌떡 일어나 앉았다. 중국인들의 죽음에 관한 연구는 그 땅의 크기만큼이나 상상의 폭이 넓고 깊다. 어떻게 관을 들고 올라갔을지 상상이 안되는 높은 산 중턱의 동굴들 속에 누워있거나 가파른 절벽 위에 나무를 괴고 올라가 매달려 있는 2000년 전의 죽음들은, 배를 타고 스치며 눈길로만 만난 풍경이라 해도 섬뜩하고 놀랍고 아름다웠다. 어쩌면 양쯔강의 잦은 홍수 탓에 무덤이 물에 잠길새라 물이 닿지 않는 높은 곳으로 안치한 것은 아닐까? 아주 옛날부터 양지 바른 곳에 묻히기를 바랐던 한국인들에게는 산중턱 절벽 동굴 속에 들어가는 일은 죽어서도 벌받는 일일지 모른다. 양지 바른 곳의 땅 속과 서늘한 동굴 속은 어느 곳이 더 아늑할까? 37년에 걸쳐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묘는 진시황제의 무덤이다. 죽은 왕들과 귀족들의 영생을 위해 한많은 민중들을 착취한 대가로 고대의 화려한 문명이 남아 있다. 고산지대의 추위로 인해 땅을 파는 일이 용이하지 않았던 자연 배경이 이유가 되었을지 모르는 티베트의 조장은, 시신의 가죽과 살을 발라내 토막을 치고 머리와 뼈는 빻아서 주먹밥을 만들어 독수리떼의 밥이 되게 하는 장례문화이다. 새떼가 시신을 먹어치우면 죽은 이의 영혼이 영원한 안식을 찾는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한다. 이집트의 미라나 진시황의 화려한 지하무덤에 비해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 티베트의 장례문화는 어떤 의미에서 사회주의적이다.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혁명 이전만 하더라도 중국의 거대한 땅은 어디를 가나 묘지들로 빽빽이 들어차, 중국 묘지의 총면적이 남한 땅보다 넓었다 한다. 마오쩌둥 혁명정부는 1956년 화장을 법으로 정하고 시신을 관에 넣어 매장하는 토장제도를 금지시키는 장묘 문화혁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1979년에 사망한 저우언라이 총리의 유골은 본인의 유언에 따라 화장을 한 뒤 비행기로 전국에 뿌려졌다. 저우언라이 총리를 비롯한 지도자들의 솔선수범에 고무되어,1994년 이래 지금에 이르는 장묘 제2문화혁명은 시신을 화장한 뒤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시키지 않고 바다에 뿌리는 운동이다. 사회주의는 지도자들이 부와 안일을 버리고 인민의 모범이 될 때 아름답다. 땅은 산 사람들을 위해 알뜰하게 쓰여지고, 죽은 자들의 유골은 바다에 뿌려지거나 나무 밑에 뿌려져 영원한 생명의 순환에 기여할 것이다. 오래 전부터 나 역시 죽으면 강이나 바다에 뿌려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그럴바엔 누런 흙탕물 양쯔강보다는 두만강이나 압록강 푸른 물이 좋겠지. 아니 며칠 지났다고 벌써 그리운 한강이 제일 좋겠지. 그런 부질없는 생각들 사이로 양쯔강은 서서히, 그리고 도도하게 흘렀다.
  • “6세 어린이 14시간 고기잡이 중노동”

    아프리카 가나에 있는 볼타호수 주변에선 한창 학교에 다닐 나이의 어린이들이 새벽 동트기 전부터 해질 무렵까지 고기잡이에 종사하는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와 유니세프 등이 이들 어린이를 선주로부터 구출해 학교에 다시 보내는 사업<서울신문 5월11일자 12면 보도>을 펼치고 있지만 이 지역에서 어린이 강제 노역은 여전히 만연돼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현지 르포를 통해 고발했다. 늪지대를 오가는 카누에서 제 키보다 훨씬 큰 노를 젓고 있는 마크 콰드오의 나이는 불과 여섯살. 콰드오는 새벽 5시가 되기 전 일어나 동료 어린이들이 그물을 강물에 던질 수 있도록 5시간 넘게 노를 저어야 했다. 1년간 콰드오를 부리는 대가로 부모에게 20달러를 쥐어준 선주 콰드오 타키(31) 역시 여덟살때부터 이 일을 해왔기 때문에 “애들이 어떤 심정인지 잘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아는 건 이 일뿐이며 그래서 이 일을 해야 한다.”며 빨리 그물을 걷어올리지 않으면 때리겠다고 다른 어린이들을 다그쳤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매년 불법 거래에 의해 120만여명의 어린이가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들이 생산하는 연간 부가가치는 1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6분의1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통계치는 없다.2002년 조사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에서만 1만 2000명의 어린이들이 카카오 농장 등에서 강제 노역에 신음하고 있다. 신문은 중서부 아프리카 지역의 어린이 착취가 갈수록 늘고 있으며 사내 아이들은 고기잡이나 채석장, 코코아 농장 등에서 일하고 여자 어린이들은 가사노동이나 빵공장, 성매매 업소에까지 끌려나간다고 덧붙였다. 인도의 카펫 공장이나 중동지역의 낙타경주 기수로 어린이들이 혹사되는 것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어린이 노역이 성행하는 것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가난한 부모들이 자식 한명 잃는 것을 감수하면 나머지 식구들이 연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최협의 설’ 헌재로

    유명 프로농구 선수의 10대 팬클럽 회장 성폭행 고소사건과 관련해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극도로 저항하지 않았다면 성폭행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사법당국의 ‘최협의(最狹義)’설 중시 관행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술 취한 10대에게 반항하지 않았다고….” 이 사건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관계자는 “술에 취한 10대가 적극적인 반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찰이 성폭행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행복추구권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면서 “지난 3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프로농구 선수 A씨는 2003년 차 안에서 B양을 성폭행했다며 2004년 말 고소됐다. 하지만 이듬해 7월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같은 해 9월 서울고검도 원고측의 항고를 기각했다. 수사를 담당했던 원주지청 관계자는 “사건이 일어난 지 워낙 오래 지나서 고소돼 증거가 불충분했고 당사자간 진술도 너무나 엇갈려 판단이 힘들었다.”고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헌소에 법률지원을 하고 있는 강지원 변호사는 “검찰은 상대가 10대라는 사실을 간과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으면 성폭행이 아니라는 해석을 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라면서 “성폭행 사건 이후 1년간 B양을 성적으로 착취한 것에 대해서도 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해 지난 7월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대법원 판례 바꾸기 운동도 진행 중 대책위는 “검찰이 설사 A씨를 기소했다 하더라도 법원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1,2심에서 성폭행 혐의가 인정되고도 대법원에서 뒤집히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법 제297조는 강간죄를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대법원은 폭력이나 협박을 ‘항거불능 또는 현저한 항거 곤란의 유형력’으로 해석하는 최협의설에 근거해 판결을 내리고 있다. 여성이 극도로 저항하면 강간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성폭행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제기돼 왔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7월부터 ‘대법원 판례 바꾸기 운동’을 시작했다. 법조인들에게 관련 자료집을 지속적으로 발송하는 등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경 소장은 “이 사건 역시 최협의설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청소년 보호뿐만 아니라 성폭행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바꿀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대법원 “최협의설 적용하고 있지 않다.” 대법원측은 “법원이 강간죄의 항거불능을 협소하게 판단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효제 서울중앙지검 형사공보담당 판사는 “강간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법원은 이를 침해했는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지적했다. 피해자의 상태가 술을 마셨거나 정신적으로 부족하다면 폭행이 미약하더라도 항거 불능 상태로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2004년 8월 미 여군을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한 택시운전사 임모(49)씨의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던 판결을 예로 들었다. 당시 대법원 재판부는 “임씨가 직접적인 폭력이나 위협을 가하지 않았지만 피해 여성이 저항할 경우 더 큰 피해가 있을 것임을 우려해 저항을 포기했다고 해도 항거불능 상태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또 다른 대법원 관계자는 “강간죄의 판결이 예전보다 전향적으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단체 등에서 보기에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나길회 김효섭기자 kkirina@seoul.co.kr
  • “매년 5만3000명 아동 살해당해”

    전 세계 100만명의 아동이 감옥에 수감돼 있고 매년 5만 3000명의 어린이가 살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동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여자 아이 1억 5000만명,7%인 남자 아이 7300만명이 성폭력으로 신음하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지시로 4년 동안 조사 작업을 벌인 끝에 전 세계 아동학대의 실상을 공개한 유엔 보고서에서다.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12일 세계 곳곳에서 어린이에 대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상황은 비참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매매와 아동포르노 분야에서 착취당하는 어린이는 180만명에 이르며 인신매매되는 어린이도 120만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또 2억 1800만명이 ‘어린이 노동자’로 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억 2600만명은 위험한 작업 환경에 노출돼 있다. 전쟁에 투입된 소년 병사는 25만명. 국제앰네스티는 콩고민주공화국 군인의 40%가 어린이라고 지적했다. 10억명의 어린이가 체벌을 합법적으로 규정한 나라에 살고 있다.21개 선진국에 대한 조사에서도 여성 36%, 남성 29%가 어린 시절 성폭력 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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