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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머런 英 총리 ‘온라인 포르노와의 전쟁’ 선포

    캐머런 英 총리 ‘온라인 포르노와의 전쟁’ 선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인터넷에서 포르노 검색을 차단하겠다며 ‘온라인 포르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청소년들을 포르노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도 제기된다. 22일 가디언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이날 국립아동학대예방협회(NSPCC)를 상대로 한 연설에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포르노를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포르노 철퇴 조치를 내년 말까지 도입할 것이며, 그 첫 단계로 올해 말까지 새로운 인터넷 계정을 만드는 이용자들은 가족 친화적 필터링이 자동적으로 설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머런 총리가 추가로 밝힌 ‘포르노 철퇴’ 조치는 ▲강간 흉내 장면 등 극단적 포르노물 소유 금지 ▲아동착취·온라인보호센터(CEOP)가 소아 대상 성도착자들을 단속하기 위해 혐오스러운 인터넷 검색 용어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 ▲경찰이 성도착자들의 인터넷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불법 아동 이미지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이다. 캐머런 총리는 또 “구글과 빙, 야후 등을 향해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갖고 있다”며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들을 겨냥한 뒤 “이들 업체는 성도착자들이 불법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경고했다. 캐머런 총리가 도입하려는 조치는 영국 정부가 아동에 미치는 포르노의 악영향을 단속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제도로 평가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캐머런 총리의 연설은 그동안 포르노 단속에 대해 말만 앞세우고 실행에는 실패했다고 비판한 사람들에 대한 답변이자 구체적 ‘액션플랜’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필터링 시스템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함께 캐머런 총리의 정치적 야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미주통신]부부가 고급 국제매춘, 10억원대 수입

    [미주통신]부부가 고급 국제매춘, 10억원대 수입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인터넷으로 국제 매춘 알선 사이트를 개설한 후 무려 10억 원에 달하는 부당 수익을 올린 혐의로 체포되었다고 뉴욕포스트가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빈센트(44)와 멜리사 람바도(43)로 알려진 이들 부부는 인터넷으로 매춘을 원하는 여성을 모은 후 이들이 받는 하루 3백만 원가량의 수입에서 40%가량을 착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들 부부는 마약 복용이나 난잡한 성관계 경험이 없는 최고의 여성들을 모집한다고 선전하였으며 세계 각지에서 신청한 여성들에게 전신사진 등을 보내게 하여 엄밀히 조사한 후 매춘부로 고용했다. 고용된 여성들은 고급 파티나 행사 등에 보내 매춘을 하도록 알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실제로 한 여성은 뉴욕에서 마이애미까지 가 정치권 등 고위 인사들의 파티에 참석했으며, 다른 한 여성은 러시아 사업가와 함께 두바이에서 열린 모터사이클 페스티벌에 참여한 후 5성급 호텔에 함께 투숙하는 등 주로 국제적으로 고급 매춘을 알선해 왔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년간 이런 국제 매춘 알선 행위로 10억 원이 넘는 부당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된 매춘부들은 하루 약 300만 원의 수입 가운데 40%가량을 다음날 정오까지 반드시 이들 부부에게 송금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진 : 부부가 개설한 여성 매춘부 모집 사이트(뉴욕포스트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최광숙의 시시콜콜] 인턴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최광숙의 시시콜콜] 인턴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꼭 거쳐야 한다는 인턴. 친구 부탁으로 인턴 자리를 알아보면서 느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친구가 대학생인 아들의 올여름 방학 동안 일할 인턴 자리를 부탁한 것은 지난겨울부터다. 친구 왈, “돈을 안 받아도 좋으니 두 달 여름방학 동안 일을 시켜 경험을 쌓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직에 있는 대학 동창에게 물어봤더니 “예산 부족으로 인턴 채용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다. “돈 안 줘도 된다”니까 “저임금으로 인턴들을 착취한다는 오해가 생기면서 무급으로는 아예 인턴을 쓸 수가 없다”고 했다. 공짜로 일을 시키라는데도 인턴 채용을 할 수 없다니 제도의 근본 취지에 대한 이해보다 규정에 매여 있는 공직사회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부처 산하기관에서는 “하도 시끄러워 아예 인턴을 뽑지 않는다”고 했다. 괜찮은 정부 부처 산하기관이나 공공기관만 하더라도 인턴 자리를 구해 달라는 민원이 줄을 잇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얘기다. 인턴도 ‘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실감했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더니 “보수든 진보든 정치색이 있는 곳은 싫다”는 단서를 달았다. 나중에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취직하는데 특정 정치 성향의 꼬리표가 붙을까 걱정이란다. 벌써 그런 것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엄마들은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있었다. 결국 친구 아들은 지금 한 연구원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친구 아들은 능력 있는 아버지에 헌신적인 어머니를 둔 덕에 지금 차근차근 주류 사회에 진입하는 코스를 밟고 있다. 그럼 다른 친구의 아들은 어떤가. 그 친구는 고아원에서 자랐다. 중학교를 마친 뒤 일하며 돈을 벌어야 했다. 다행히 직장에서 착하고 성실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다. 그의 아들도 대학생이다. 그러나 그 친구는 나에게 아들과 관련해 어떤 부탁도 하지 않는다. 친구 남편은 작은 가게를 하고, 친구도 식당 일을 하면서 살림에 보태고 있다. 먹고살기 빡빡해 아들의 인턴 자리까지 신경 쓸 겨를이 전혀 없는 부모들이다. 두 친구와 그 아들들의 엇갈리는 인생 궤적을 보면서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렵다는 말을 씁쓸하게 재확인하게 된다. 청년 실업난이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률과 취업자 증가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했다지만 청년층 취업자는 오히려 12만명이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 대학생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취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펙이 되는 인턴 자리에 목을 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인턴 채용에서부터 불공정한 게임이 진행된다면 이는 옳지 않다. 인턴 채용 모집 단계에서부터 서민 자제들을 위한 할당제를 두는 방안도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광기·비뚤어진 열망… 日 군국주의의 최후

    일본은 ‘갖지 못한 나라’다. 국토는 좁고 자원은 빈약하다. 그렇다고 늘 궁색하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가진 나라’가 되고 싶다. 당연한 열망이다. 그런데 ‘가진 나라’를 지향하는 과정이 파괴적이고 착취적이라면 결말은 달라진다. 책은 바로 이 지점, 그러니까 ‘갖지 못한 나라’가 ‘가진 나라’를 꿈꾸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다 최후를 맞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가 원했건 그러지 않건, 책을 통해 일본 극우파의 사상적 원류를 개략적이나마 가늠하는 부수입도 올린다. 저자가 판단컨대, 일본이 ‘가진 나라’에 대한 열망을 불사르게 된 발단은 1차 세계대전이었다. 제국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20세기 초 유럽의 ‘가진 나라’들이 화염에 휩싸인 동안 바다 건너 일본엔 황금비가 내렸다. 불구경도 재밌는데 전쟁 덕에 벼락부자까지 된 것이다. 졸부가 된다는 게 어떤 이들에겐 종종 ‘잔혹사’로 가는 지름길로 작동하기도 한다. 불행히도 러·일 전쟁 승리에 도취된 일본인에게 1차 대전은 마약이었다. 일본은 1차 대전을 지켜보며 미국, 유럽 등 ‘가진 나라’들을 상대로 승리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 나온 결론이 ‘총력전’이었다. 현실은 달랐다. 저자의 진단처럼 일본만큼 근대의 총력전에 적합하지 않은 나라는 없었다. 총력전에 필수적인 공업 자원이나 인적 자원이 불충분했고, 총력전을 이끌 정치 기구도 없었다. 일본 군부가 무모한 줄 알면서도 극단적인 정신주의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 와중에 승부의 합리적 예측과는 관계없이 설령 1대1000이 되더라도 죽을 때까지 싸운다는 ‘진예’(眞銳), 일본과 조선, 타이완 등의 전 인구가 함께 죽자는 ‘일억옥쇄’,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돌격하는 병사는 스스로 살아있는 신이 된다는 ‘마코토’와 ‘마고로코’ 등의 사상들이 각광받기 시작한다. 1차 대전 중 13만명의 독일군이 50만명의 러시아군을 괴멸시킨 ‘타넨베르크 전투’는 이 같은 무모함에 밑거름이 됐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군국주의의 광기에 사로잡힌 일본은 결국 미국을 상대로 승산 없는 게임을 벌이다 참패했다. 저자는 이를 두고 “마음으로 속임수를 쓰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6·25전쟁을 통해 수혈받은 피로 또 다시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 극우세력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책은 지난해 제16회 시바 료타로상을 받았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몬스타(엠넷·tvN 밤 9시 50분) 규동의 일로 칼라바 아이들은 충격을 받는다. 도남은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에 더 당황한다. 한편 선우의 고백 이후 선우, 설찬, 세이(하연수)의 관계는 점점 어색해져만 간다. 세이는 뉴질랜드에서 온 엄마와 선우의 고백에 혼란스럽다. 설상가상으로 설찬은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일본으로 공연을 가게 된다. ■피싱 오디세이 피크(FTV 밤 10시 25분) 앞선 장비와 기술, 낚시매너 그리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수질, 풍부한 자원을 공개한다. 낚시가 많은 이들에게 인기 레포츠로 자리잡기까지 세심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일본의 낚시 문화를 짚어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송순성과 헤라렉스 정태환 회장, 그리고 일본 명인 이토 사토시와 함께한 특별한 낚시의 기술을 배운다. ■블랙 호크 다운(스크린 밤 10시) 1993년 최정상의 미군부대가 유엔 평화유지작전의 일환으로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로 파견된다. 그들의 임무는 소말리아의 민군대장인 모하메드 파라 에이디드의 두 최고 부관을 납치하는 일이다. 동아프리카 전역에 몰아닥친 기아는 유엔이 제공하는 구호 식량을 착취하는 에이디드와 같은 민병대장 때문이다. ■666 파크 애비뉴(AXN 밤 10시) 제인은 피터 크레이머의 일기장에서 ‘컨스피라티’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쿠퍼 형사를 만나 의논한다. 그리고 제인은 자신이 드레이크 가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보고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제인의 집에 두 남자가 침입해 일기장을 훔쳐 간다. 한편 자기를 차로 친 사람이 루이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알렉시스는 루이즈를 죽이려 한다. ■문화갤러리 예감(국회방송 밤 8시 30분) 영화 ‘세이프’로 한국 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신예 문병곤 감독을 만난다. 또한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무대에 옮겨 화제가 된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를 다룬 공연소식에서부터 천재 음악가 말러의 명곡 ‘9번 교향곡’에 얽힌 비밀스러운 이야기까지. 한 주간 풍요로운 문화 한마당이 펼쳐진다. ■명탐정 코난(애니맥스 오후 5시) 코난과 미란, 유명한 팀장은 신정의 변호사 집 앞을 지나다가 갑작스런 비명을 듣고 집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집 안에는 한민수라는 남자가 죽어 있었다. 그 집의 애완견 존이 한민수를 공격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하지만 코난은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지켜봐온 존이 아무런 이유없이 사람을 공격했을 리 없다고 여긴다.
  • 정보통신기술이 창조경제 주역? 월급이나 주고 그런 소리 하세요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열악한 현실은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그렇다면 실제 업계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1일 ICT의 온라인 ‘뒷담화장’인 ‘꿀위키’(www.ggulwiki.com)를 통해 차 한 잔과 함께 나눌 법한 현장의 ‘뒷담화’를 슬쩍 엿들어 봤다. 꿀위키는 ‘달달하다’는 의미의 ‘꿀’과 온라인상의 공동편집 문서를 뜻하는 ‘위키’(wiki)가 합성된 이름. 본래 게임 개발자들의 취업·이직을 위한 정보 공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다 지금은 게임업체는 물론 전자, 이동통신, 시스템통합, 보안 등 ICT 업계 전반의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확대됐다. 2012년 말 처음 문을 열어 지난 2월 잠시 폐쇄됐다가 10일 만에 다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날 기준 메인 화면 페이지뷰는 51만여건에 이른다. 꿀위키는 대기업 계열의 시스템통합(SI) 업체들에 대해 내부 거래 없이는 운영이 힘든 ‘우물 안 개구리’라고 말한다. CJ그룹 계열의 CJ시스템즈에 대한 위키 문서에는 “외부 수익사업이 거의 없고 그룹 계열사 운영 업무 위주로만 하다 보니 구성원들의 개발 경쟁력은 바닥. 중간에서 CJ의 일을 하청업체에 전달하고 그걸로 돈을 버는 회사”라는 신랄한 평이 달려 있다. 동국제강그룹 계열사인 DK유엔씨에 대해서도 “그룹 내 계열사가 있는 곳이라면 DK유엔씨 직원이 어디든 존재”라며 대다수 계열사에서 일감을 받고 있음을 돌려 말했다. 중소업체에 대해서는 ‘업무 환경이 최악’이라는 뒷담화가 자자하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B사에는 “(대표 경영전략이) 싸게 수주해서 많이 작업하자. 결국 개발자들만 죽어나는 구조. 개발 과정 중 기획문서 한 장 없고 이미지도 굉장히 늦게 전달됨”이라고 말하고 있다. IT업체 D사에 대해서는 “보통 임금 체불이 시작되면 곧 망하는 게 순서지만, 신기할 정도로 버티고 있음”이라며 임금 체불이 일상적임을 암시했다. 직원 복지는 어떨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가 확연하다. SK플래닛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SK에서 제공하는 복지를 그대로 받는다”며 “통신비 및 티스토어 등 자사 서비스 무료 이용 가능, 입사 시 최신 휴대전화 지급, 웬만한 헬스장 저리 가라 할 정도에 550만원이 넘는 안마기(가 비치된 헬스장) 월 1만원으로 이용 가능”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반면 열차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한 개발사에 대해서는 “복지는 전무하다 못해 노동력 착취의 모습을 보였으나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임. 딱히 무슨 복지가 있는 건 아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업체에서는 꿀위키에 대해서는 ‘정확하다’는 평가와 ‘헛소문이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같은 회사 직원들도 평가가 엇갈리는 조직문화 외에 근무 환경이나 후생복지 등에 대한 정보는 꽤나 객관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각 업체 내부 직원뿐 아니라 경쟁사 직원이 악의적으로 설명을 단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편집한 기록이 남는 위키의 특성상 진실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패스트 패션의 불편한 진실

    전 세계적으로 패스트푸드만큼 일상이 된 패스트 패션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싸다는 이유로 부담없이 사들인 SPA, 일명 패스트 패션 브랜드 옷들로 옷장은 넘쳐나는데 아침마다 입을 옷이 없어서 고민하는 여성 혹은 남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미국인 여성인 저자는 H&M, 올드 네이비, 포에버 21, 타깃 등 저가 패션유통업체에서 30달러(약 3만 4000원) 미만의 옷들만 쇼핑해 온 패스트 패션 마니아였다. 어느 날, 케이마트에서 15달러짜리 캔버스화가 7달러까지 가격이 내려간 것에 흥분해 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7켤레나 산 그녀는 한 계절도 지나기 전 밑창이 떨어져 나가는 싸구려 신발들을 보면서 문득 자신이 10년 동안 고수해 온 패스트 패션 쇼핑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패스트 패션의 실체와 폐해를 파고드는 작업에 뛰어든다. 패스트 패션은 저렴한 가격에 유행하는 옷을 누구나 입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점심값, 커피값 정도의 티셔츠나 바지를 사면서 소비자들은 품질을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패스트 패션의 품질은 몇 번 빨아서 입을 수 있느냐가 기준일 뿐이다. 저가 옷들이 넘쳐 나면서 옷 소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무분별한 쇼핑으로 미국인 전체가 한 해 사들여 쌓아두는 옷은 200억벌에 이른다. 패스트 패션은 의류 산업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내수 의류 산업은 몰락했고, 값싼 인력을 찾아 중국에 이어 방글라데시 등 제3국으로 의류 공장이 이동하면서 열악한 근로환경과 노동착취 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의류 공장 붕괴 참사는 패스트 패션의 불편한 진실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플라스틱계 섬유질 원단의 옷들은 80% 이상이 폐기될 수밖에 없어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다. 우리나라에도 자라,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등 국내외 패스트 패션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패스트 패션의 이면을 알고 나면 품질 대비 가격만을 따지는 ‘합리적 소비’ 대신 노동환경과 지구환경의 미래까지 내다보는 ‘현명한 소비’의 필요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신모(25·여)씨는 고민 끝에 올해 지원을 포기했다. 지난번 경험에서 학교나 종교단체 등을 통한 해외봉사 경력이 없으면 서류 통과도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신씨는 28일 “다들 소규모 해외봉사단에 참여한 뒤 그 경력을 디딤돌 삼아 더 큰 기관이 주관하는 해외봉사를 하더라”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지원 수요가 늘다 보니 봉사활동에도 주관 기관에 따라 ‘급’이 생긴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LG·포스코·G마켓 등 기업 주관 해외봉사단의 평균 모집 경쟁률은 50대1을 넘었다. 해외봉사단이 인기인 이유는 자기소개서에 쓰는 ‘한 줄’로 기업이 원하는 열정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구직 중인 김모(28)씨는 “아무리 좋은 스토리를 준비해도 첫 질문에서 면접관 마음을 얻지 못하면 면접 내내 질문을 못 받는다”면서 “해외봉사단 경험은 서류 전형 통과에도 유리하고, 면접에서 인상적인 첫 대답을 할 때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경험이 ‘선택’이라면 요즘 청년인턴제는 ‘필수’ 덕목으로 여겨진다. 이미 인턴 경험이 있지만 올해 또 인턴을 지원한 강인(27)씨는 “요즘은 다들 인턴 경력이 있어서 인턴을 하지 않았다면 그 직종에 대한 열정이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세계화 구호와 함께 영어 학습 바람이 불면서 기업이 토익 점수를 요구하고, 곧이어 구직자 영어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겼던 것처럼 인턴 역시 구직의 필수 코스가 된 셈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5월 10만 2200여명 수준이던 청년층 인턴 경험자는 2010년 22만 7400명, 2011년 162만 7000명으로 급증했다. 정부와 기업은 인턴 직원에게 ‘열정’을 기대하지만, 청년들의 열정은 사실 억지 춘향인 측면이 있다. 인턴제가 본격 활성화되던 2011년 인크루트가 20대 구직자 6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6%가 인턴제의 단점으로 ‘저임금 노동착취’를 꼽았다. 이어 25.5%가 ‘정규직이 되지 못했을 때 받는 물리적·심리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지역 언론사에서 3개월간 인턴을 한 김모(29)씨는 이 단점들을 모두 경험했다. 김씨는 인턴 기간을 “잃어버린 3개월”이라고 불렀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채용될 것”이란 회사 측의 설명을 들으며 100만원 남짓 월급에 쉬는 날 하루 없이 일했고 근무 성적도 좋았지만 최종 탈락했다. 탈락 이유가 지방대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김씨는 “지방대가 ‘큰 변수’라고 미리 말해 줬다면 도를 넘는 부당한 근무 지시는 거부하고 당당하게 경험 삼아 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인턴 경험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0개월 정도 이어진다. 편법이지만 2년 가까이 인턴으로 고용되는 경우도 있다. 구직자들은 인턴 경험을 살려 정규직으로 입사하기를 꿈꾼다.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일자리를 갖게 될 경우 중산층 이상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턴 경험 기간 자체가 이들이 공포스러워하는 ‘임금을 턱없이 적게 받지만 열정으로 버티는 기간’이 되고 있고, 인턴 이후 정규직 처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연예기획자를 꿈꾸며 지난해 인턴으로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던 이모(27·여)씨가 결국 꿈을 포기한 이유는 자신의 사수였던 정규직 대리의 월급이 자신과 몇십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씨가 “생활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도 없고, 1년 내내 주말 없이 일하니 건강이 나빠졌다”며 사표를 내자 회사 측은 “열정을 높이 샀는데 안타깝다”고 대꾸했다. 회사 선배들이 “이번 생은 아닌가 보다”라며 스스로를 ‘열정 노동자’로 칭하는 것을 귓등으로 들었던 이씨이지만, 사표를 만류하는 단어로 ‘열정’이란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김정근씨 등이 쓴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라는 책에서 유래한 ‘열정 노동자’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보답으로 생각하며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이르는 말이다. 게임 업계 역시 일꾼들의 열정을 볼모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유지되는 일터로 분류된다. 게임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3D 화면 구축 업무를 담당하는 4년차 디자이너 윤모(32)씨는 “내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디자인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이 업계에 아직도 남아 있으려는 이유”라고 말한다. 거꾸로 말해 근무환경과 직원에 대한 복지는 이 일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게임 출시 반년 전부터는 매일같이 야근과 특근, 주말 근무가 이어지지만 초과수당은 먼 나라 얘기다. 윤씨는 “이런 열악한 환경을 뻔히 아는 상사들은 오히려 ‘다 알고도 들어온 것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면접 때는 붙여만 주면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하더니’로 시작되는 상사들의 우스갯소리는 열정을 저당 잡힌 윤씨의 뒤통수를 때린다. 이씨와 윤씨는 “아직 결혼도 안 했고 그렇게 사는 게 힘들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남들보다 3배는 더 일하면서 3분의1의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은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처럼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열정은 잘못이라는 ‘각성’이 일어나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렸다. 1995년부터 실용음악과, 방송연예과, 사진학과 등 문화 서비스 관련 이색 학과가 우후죽순 신설될 당시만 해도 1990년대 ‘신(新)인류’가 ‘신(新)직업인’으로 진화할 것이란 기대가 넘쳤다. 2001년 굶주려 사망한 최고은 감독도 당시 새로 생긴 학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최 감독의 죽음 뒤 강우석 영화감독은 “영화계가 다 수용하지 못할 만큼 너무 많은 인력이 공급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영화 쥐라기공원 한 편으로 버는 달러가 승용차 150만대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분석에 모두 스필버그를 꿈꾸었을 뿐 ‘돈벌이’란 현실 문제를 논하면 열정이 모자란 것처럼 취급한 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비단 영화계뿐이 아니다. 수도권 4년제 사진학과 졸업생(29)은 “졸업 직후 60% 정도는 사진과 관계없는 일을 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PC방을 차리기도 하고, 시민단체로 가기도 한다. 사진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우니 교수님들도 다양한 직업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고등학생이 꿈을 좇아 사진학과를 선택한 것 자체가 열정을 증명한 일 아니냐”면서 “하지만 입학할 때 예술사진을 찍고 싶어 하던 열정가들은 작가로 성공한 선배를 봐도 생활이 어렵고 사람 자체도 어두우니 점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꿈에 대한 열정 자체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던 학과생들의 자부심은 취업 준비와 함께 사라지기 일쑤다. 기업은 공식적으로 “스펙보다 열정”이라고 하지만, 토익과 경영학 전공 이수 과목이 없는 이들은 초라한 ‘스펙’ 때문에 열정을 보여 줄 면접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예술대 취업률은 50%대인 일반 대학 취업률 평균의 반 토막 수준이다. 최근에는 폐과되는 영화학과도 생겨 영화 관련 학과 수는 2010년 100곳에서 2011년 99곳, 2012년 96곳으로 줄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열정을 찬미하며 개인에게 한시도 쉬지 않는 폭주기관차 인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가”라면서 “사회가 적절한 보상 없이 개인에게 열정을 강요하는 건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폭주기관차는 언젠가 열을 받아 폭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정 노동처럼 한 사람에게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요즘 시대 상황과도 맞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창조경제도 창의성을 통해 사회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커버스토리] ‘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커버스토리] ‘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이웃 할머니댁 화장실 전기가 안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철물점에서 이것저것 사다가 전등을 새로 달아 드렸습니다(전력회사 지원자).” “친구들과 함께 군고구마 장사를 해서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유통회사 지원자).” 토익점수·학점 등 스펙 쌓기에 골몰하던 구직자들이 열정을 증명할 경험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른바 ‘열정 스펙’ 쌓기 열풍이다. 시작은 기업들이 채용 원칙으로 ‘스펙보다 열정’을 제시하면서부터다. 이용우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본부장은 29일 “기업 채용문화가 천편일률적인 스펙보다 열정과 잠재력을 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인사팀은 “우리는 취업을 위해 또는 남들이 하니까 해보는 경험이 아니라 자신만의 계획·주관·목적성이 있는 최선의 노력을 보여 주는 열정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열정 스펙’ 열풍에 기업이 주관하는 국토순례 프로그램의 평균 경쟁률은 114대1이나 된다. 대기업이 주관하는 해외봉사단 면접을 위해 교내 봉사동아리에서 ‘봉사 스펙’을 쌓기도 한다. 월급 90만원에 주 40시간 꼬박 잡일을 하는 청년인턴제는 ‘저임금 인력착취’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구직의 필수 코스가 됐다. 대신 과거 청춘이 순수한 열정을 분출시키던 방법인 나 홀로 국토 무전여행, 순수 봉사활동, 농촌 봉사활동 등은 사라져 가고 있다.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이란 인식 때문이다. 구직자에게 열정적인 발표법을 가르치는 박상현 드림스피치아카데미 원장은 “우리 사회가 청년의 열정을 원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최근 기업이 요구하는 열정은 ‘절제된 열정’이란 점에서 특별하다”고 진단했다. 결국 촛불 집회 등 사회참여형 열정은 배제되는 반면, 기업 업무에 적극 대처하고 비판보다는 긍정적인 해결책을 먼저 찾는 인재가 각광을 받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美 “한국 매춘·강제 노동 심각한 문제”

    미국 정부가 평가한 국가별 인신매매 방지 분류에서 우리나라가 ‘1등급’ 지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후진국에서 온 이주민들이 강제 노동이나 매춘으로 내몰린다는 지적이 나와, 향후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발간한 연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한국을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관심과 관리가 가장 우수한 1등급 국가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11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한국은 강제 매춘과 강제 노동을 당하는 남성들과 여성들을 공급하는 곳이자 경유지이며 최종 목적지”라며 “러시아,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필리핀, 태국, 북한, 베트남 등에서 온 남성과 여성들이 강제 노동을 당하고 여성들은 강제 매춘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이주노동자들이 수천 달러의 빚을 지기도 하며 무임금 또는 제안받지 않은 노동을 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한국 여성들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에서 강제 매춘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인신매매업자에 빚을 갚기 위해 매춘에 내몰리고 있다. 또 10대들의 성 착취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인신매매 근절의 최소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무부는 북한에 대해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 기준도 충족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개선노력도 없는 3등급 국가로 다시 지정했다. 중국, 러시아도 3등급 국가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일본은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 기준을 완전히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주요 8개국(G8) 중 유일하게 2등급을 유지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헌재, 현대차 옛 파견법 위헌여부 공개변론… 양측 설전

    “파견근로자의 고용을 강제하는 것은 해고의 자유 등 기업의 기본권을 제약한다.” “노동법의 주요 원칙인 직접 고용에 어긋나는 불법 파견을 계속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현대차의 주장은 기업의 기본권 침해와는 무관하다.” 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공개 변론에서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구 파견법) 제6조 3항(고용의제)의 위헌 여부를 놓고 팽팽한 설전이 오갔다. 이 조항은 ‘2년 이상 일한 파견근로자는 원청에 직접 고용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 것으로, 기업이 사내 하청 노동자를 불법파견 형태로 남용하는 것을 막고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06년 12월 파견근로자 고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2005년 현대차는 구 파견법에 따라 파견근로자라도 2년 이상 일한 사람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함에도 최병승(38)씨 등 비정규직 노조원 101명을 해고했다. 이에 최씨 등은 법원에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2010년 7월 최씨를 현대차 노동자로 간주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구 파견법의 고용의제 조항이 기업 경영의 자유와 계약의 자유 등을 위반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대해 노동계와 학계 등에서는 “서울고법이 위헌법률 제청 신청을 기각했음에도 오로지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대기업의 오만”이라며 반발했다. 공개 변론에서 현대차 측은 “고용의제 조항이 당사자들 간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파견근로자에게만 고용에 대해 반대의사 표시 기회를 주고 사업자에게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평등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직접고용의 원칙은 가벼운 가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고용간주 규정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인정하는 제도”라고 반박했다. 이어 “중간 착취의 위험이 있는 파견근로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허용되는 제도에 불과하다”며 “현대차 측이 지난 40년간 적법하게 인정돼 왔다고 주장하는 사내 하도급은 실제로는 기업의 책임 회피 등의 결과를 가져오는 간접고용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이와 함께 기간제근로자 고용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에 대한 공개 변론도 가졌다. 헌재는 이날 공개 변론 등을 토대로 향후 구 파견법 및 기간제법에 대한 위헌 여부를 결정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글로벌 시대] 갑을 없는 세상, 가능한 걸까/이명신 월드비전 동해종합사회복지관장

    [글로벌 시대] 갑을 없는 세상, 가능한 걸까/이명신 월드비전 동해종합사회복지관장

    지난 5월은 남양유업 영업사원 욕설사건 때문에 불거지기 시작한 갑을의 문제가 신문지면을 도배했다. 알려진 대기업과 영업점, 대기업과 영세업자의 불합리하고 부도덕한 관계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은 경제 분야뿐 아니라 전 분야에서 갑을 관계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갑을은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나아가 국제적으로도 존재한다. 국내에서 관심을 둘 대상들이 있다. 우선 다문화가정이다. 지난해 전국의 다문화가족은 26만 6547가구로 추정된다. 이들은 언어와 문화적 차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사회와 이웃의 불편한 시선도 이들을 힘들게 한다. 그리고 2만 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새터민들. 북한이탈주민 중 남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59.7%, 여성은 44.4%에 불과하다. 새터민들은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등 커다란 개인적 변화를 경험하고 남북한의 이질적인 문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또 각종 사회적 편견으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2012년 6월 기준 국내에 상주하는 15세 이상 외국인은 111만 4000명이다. 이 중 취업자가 79만 1000명으로 상당수는 힘든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단순근로자들이다. 이들에 대한 각종 차별과 착취 등 인권침해에 대한 개선이 절대 필요하다. 국제사회에서 을 중의 을은 나라와 삶의 터전을 잃고 누군가의 절대적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는 난민들일 것이다. 2011년 발행된 유엔난민기구(UNHCR)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난민은 1054만명이고 자국 내 실향민이나 무국적자 등을 포함하면 3392만명에 이른다. 정치나 종교적 이유 등으로 고국에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관심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이다. 아무런 힘이 없는 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을 도와주려는 비정부기구(NGO)나 국제기구조차도 갑이요 자신들은 을이다. 그래서 절대 약자인 을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NGO나 국제기구 스스로 만들어 지키려고 노력한다. 저개발국가의 입장에서 갑은 공여국이다. 한국도 이제 공여국이 되었다. 도움을 받던 수혜국에서 공여국 즉 을에서 갑이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혹은 국가적으로 갑을이 존재하지만 그 입장이 영원하지는 않다. 어제의 갑이 오늘 을이 되기도 하고 어제의 을이 오늘 갑이 되기도 한다. 개인이나 단체나 국가는 모두 갑이 존재 이유인 것처럼 갑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온갖 부정과 부패가 난무하고 폭력과 불법이 성행한다. 온 세상이 갑이 되려고 자행하는 불의 앞에 힘없는 사람들과 국가는 속수무책이다. 갑이 누리고자 하는 탐욕 앞에 약자들은 존재감을 잃는다. 인류역사와 더불어 시작된 갑을. 갑을 없는 세상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체념할 수는 없다. 사회복지는 궁극적으로 인간 존엄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국제개발협력도 공여국과 수혜국의 관계에서 동반자 관점으로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글로벌시대의 리더는 결국 갑의 위치에 있을 때 권한을 행사하기에 앞서 을의 고달픔과 연약함을 대변해 주는 자다. 갑을의 상생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중대한 과제다. 을이 존중받고 보호받는 사회. 불가능해 보이지만 대한민국은 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어 본다.
  • 취업준비생 꿈까지 담보로 잡나요

    취업준비생 꿈까지 담보로 잡나요

    ‘절대 을(乙)’에 속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채용 공고에서 노골적으로 노동력 착취 의사를 드러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사실상 이를 감안하고 지원하라는 ‘배짱 채용’인 셈이다. 최근 언론사 지망생들의 커뮤니티 ‘아랑’의 채용 정보방에는 ‘욕먹을 각오하고 지원하라’는 글이 올라와 뜨거운 논쟁을 야기했다. 국내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프리랜서 조연출을 찾는다는 채용 관련 글에서 작성자는 ‘일주일에 3~4일은 밤을 지새우는 업무에 매일매일 고된 노동이 이어지므로, 무엇보다 체력이 좋고 각종 욕설과 쿠사리(핀잔의 일본식 속어)에 스트레스를 덜 받는 성격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각종 욕설과 쿠사리를 하겠다며 당당히 엄포를 놓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 글을 다음 아고라와 진보성향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올렸다. 아고라에서는 “꿈을 볼모로 노동력 착취를 당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에 200여개의 비판적인 댓글이 달렸다. 게시글이 논란을 일으키자 처음 글을 올렸던 작성자는 ‘일주일도 못 버티고 힘들다며 도망가는 지원자들 때문에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아 그랬다’고 해명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됐지만 논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채용 모집에 응한 지원자들이 줄을 이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준비생인 김모(24·여)씨도 인턴으로 다닌 디자인 회사로부터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김씨는 매일 새벽 3~4시까지 작업을 했지만 사측은 “이렇게 해야 일을 배운다”며 이를 당연히 여겼다. 하지만 김씨는 “정작 디자인 업무는 안 시키고 형식이나 내용이 정해져 있는 배너 작업만 석 달 내내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방 미대 출신으로 지난달 31일 캘린더 디자인 전문회사에 면접을 봤던 하모(28·여)씨도 분통을 터뜨렸다. 하씨는 7일 “(대표가) 우리 회사에 있으면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으며 대신 야근 철야는 기본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김모(27)씨는 학위 취득 방법으로 논문 대신 기업 현장실습을 선택했다. 그는 졸업한 선배가 운영하는 동물용 약품 회사에서 4주간 실습을 했다. 하지만 출근부터 퇴근 때까지 그가 하는 일은 약품 원료가 담긴 포대를 나르고 알약을 용기에 포장하는 등 강도 높은 단순 반복 노동이었다. 노동문제 연구단체인 청년유니온의 양호경 정책팀장은 “기업은 교육시켰다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이나 산업재해보험 등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이슈&논쟁] 시간제 일자리

    [이슈&논쟁] 시간제 일자리

    정부가 4일 발표한 ‘일자리 로드맵’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로 현재 64% 수준인 고용률을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이를 위해 내세운 핵심 방안이 ‘시간제 일자리’ 확대다. 지금까지 노동 현안의 쟁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됐으나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면서 이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북유럽형 선진 모델로 고용 안정과 평균 노동시간 감소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노동계에서는 비정규직 양산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핫 이슈’로 떠오른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들어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贊] 배규식 한국노동연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 “정규직 전일제와 동등한 지위 부여, 양질의 시간제 고용모델 개발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시간제 일자리 활용’ 발언 이후 시간제 일자리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단순히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가 아니라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명확하게 내놓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먼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시작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 혹은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로 잘 만들어 활용하면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도 일·생활 균형, 결혼한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 지속가능한 정년연장, 노동시간의 유연한 활용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혹은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고, 기존의 남성 외벌이 모델에서 벗어나 맞벌이 모델로의 전환을 도우며, 고용률을 높일 수 있는 핵심적인 제도가 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업무수요가 하루 중 시간대별로 변화하거나, 요일별로 변화하는 데 맞춰서 노동공급량, 즉 업무를 담당할 근로자수를 변화시켜서 업무수요와 노동공급을 시간대, 요일별로 일치시키는 수단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정규직에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제 일자리가 사회적으로 유용하고, 근로자들의 필요에 부응하며, 사용자들의 업무상 수요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사회에 널리 존재하는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바탕으로 양질의 시간제 고용모델을 새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질 나쁜 시간제 일자리와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기존 정규직 전일제와 거의 같은 지위와 역할을 담은 내용으로 개발해야 한다. 둘째, 공공부문에서 정규직 전일제를 정규직 시간제로 전환하는 방법을 통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모델을 만들고 정착시키는 과정을 선행하여 널리 존재하는 잠재적 수요를 일깨우고 개발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렇게 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로 전환한 공공부문 근로자들이 역으로 다시 정규직 전일제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도 동시에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공공부문에서 근로자들이 마음 놓고 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로 전환을 선택할 수 있고 잠재적 수요를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다. 또한 공공부문에서 근로자들에게 여러 가지 필요에 따라 정규직 전일제에서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로 전환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공공기관에서 시간제 일자리 적합직종에서만 정규직 전일제를 정규직 시간제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를 필요한 양만큼 많이 만들 수 없다. 셋째, 시간제 정규직 채용을 통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 노력은 신중해야 한다. 시간제 정규직으로 채용된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전일제 정규직으로 전환될 개연성이 있다. 일단 시간제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거의 대부분의 젊은 근로자들은 전일제 정규직 자리가 없어 시간제 정규직을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이어서 전일제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의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는 근로자들의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어야 지속가능하기 때문에 정규직 전일제의 정규직 시간제 전환 정책이 우선적으로 추구될 필요가 있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무엇인지 이런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부의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정책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정부 정책 가운데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개선될 수 있다. 또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노사 그리고 근로자들의 협조를 얻을 수 있다. ■ [反] 이태의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본부장 “비정규직 차별 확산되고 고착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은 물거품”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 만에 나온 일자리 정책이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서 취업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 ‘올곧은 일자리’,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이름을 붙여 취업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희망처럼 보이겠지만, 차별을 당하며 생활하는 비정규직인 우리에게는 차별을 확산하고 고착시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여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약속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의 말에 따르면 공공부문에서 하반기에 1만명을 채용하고 전문영역부터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한다니 학교가 비정규직 고용정책의 실험장이 될 것이란 것을 경험으로 직감하게 된다. 학교에는 비정규직이 80여개 직종에 25만명 정도가 있다. 회계직으로 분류되는 인원만 15만명인데, 비정규직보호법이 발효되고 나서 지난 5년간 오히려 70% 이상이 늘어났다. 학습인턴교사 등 단기간 시범사업은 통계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학교 비정규직 대부분은 근무 일수와 시간을 따져 가며 근로계약을 맺는데 시간제 일자리는 상시업무 종사자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급식실의 경우 150~200명당 1명을 기준으로 조리원을 배치하는데, 급식시간에 맞춰 조리하기에도 바빠서 2~4시간짜리 배식 전담 보조 인력을 채용한다. 노동 강도를 낮춰 건강하고 안정된 근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더 나쁜 일자리로 대체해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에도 차등을 두어 개선할 여지마저 막고 있는 것이다. 돌봄 교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대통령이 약속해서 돌봄 교실 운영시간을 늘리고 돌봄 교사 1명이 4~8시간 하던 일을 2명이 맡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교육청은 근무시간을 줄여 1주당 15시간 이하로 계약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초단시간 근로 종사자에게는 퇴직금 등을 주지 않아도 되는 등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이 올해 초 경북 전역에서 교육청 지시로 실제로 벌어졌고, 부산에 있는 방과 후 전담 인원들은 형편없이 나빠진 근로조건을 거부해 해고를 당했다. 야간에 학교를 지키는 당직기사들은 근로시간 문제로 인권까지 침해받고 있다. 당직기사들은 매일 오후 4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 30분까지 16시간을 근무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매주 금요일에 출근해 월요일 아침에 퇴근하고, 명절 휴가기간에는 심지어 9일 동안 학교에서 지내기도 한다. 그런데도 월급은 100만원도 안 된다. 학교는 심야 근무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정부도 학교에서 버젓이 벌어지는 무료 노동, 임금 착취를 묵인하고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제 근로는 학생 수업을 지원하는 전문 인력에게는 더 가혹하게 적용된다. 예술 강사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지원을 받으며 10여년을 교육에 이바지해 왔다. 그러나 수업시수를 주당 15시간 이하로 규제하여 근로기본권을 침해하고 고용보장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근로시간을 인정하지 않고 수업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교육지원 비정규직은 연수나 자기개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이방인이고 유령이다. 시간당 단가를 조금 더 늘린다고 좋은 일자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시간제로 운영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우선 해결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새로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게 될 뿐이다. ‘뜨거운 얼음’이 없듯이 시간제 정규직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 라오스 “한인 선교사가 인신매매”…탈북단체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

    라오스 “한인 선교사가 인신매매”…탈북단체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

    라오스 정부가 탈북자 9명 추방 이유 등과 관련, “한국인 선교사가 자행한 인신매매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탈북지원단체 등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태”라고 라오스 정부와 북한을 강력히 비난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라오스 외교부는 RFA에 공식 입장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 “국경 지역에서 체포된 11명 가운데 9명은 14~18세의 북한 국적자이고 2명은 한국 국적자로 (탈북 청소년에 대한) 인신매매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인 J선교사 등이 북한 청소년들을 인신매매했다는 뜻이다. 라오스 외교부는 “이에 따라 북한 국적자인 탈북자 9명을 지난달 27일 북한대사관에, 한국 국적자 2명을 한국대사관에 각각 인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선영 전 의원은 2일 “이번에 북송된 아이들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노동과 성적 착취를 당하는 비참한 생활을 했고 J선교사가 인신매매됐던 아이들을 오히려 구조한 것”이라며 “라오스와 북한이 인신매매 주장을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수잰 숄티 미국 북한자유연합 대표도 “15~23세인 탈북자들의 나이를 라오스 측이 14~18세로 적은 건 이들이 한국행을 원한다는 등의 결정을 할 수 없는 미성년자로 부각하려는 술책”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라오스 정부의 이 같은 행태에 비춰 중국-라오스-한국으로 이어지는 탈북자들의 주요 탈출 경로, 일명 ‘라오스 루트’가 상당 기간 차단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라오스 정부가 공개적으로 자국에서 적발된 탈북자 사건을 인신매매로 규정한 건 북한의 입장과 논리를 그대로 수용한 태도로 풀이된다. 탈북지원단체들은 라오스 정부가 앞으로도 미성년 탈북자나 탈북 여성·노인 등이 적발될 경우 이 같은 인신매매 논리를 적용해 북한대사관에 인계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외교부는 이달 중순 동남아 지역의 한 공관에서 재외공관 탈북자 담당관 회의를 열어 라오스 사태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탈북자 담당관 회의는 매년 1~2차례 탈북 루트에 있는 동아시아 지역 공관 담당자들이 탈북자 관련 정보 교환 및 업무 협의를 하고 보호·관리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다. 정부는 라오스의 탈북자 추방 조치 및 북한의 개입을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판단해 분석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탈북자 체포조’에 대한 정보와 이들의 활동 반경이 확대됐는지 등을 점검하고 외교부뿐 아니라 관련 부처와의 범정부적 협력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십이령은 행상인들의 행로만 번다한 곳이 아닙니다. 내륙에서 동해에 흩어진 여러 포구를 드나드는 행차와 길손 들이 비좁도록 내왕하는 유일한 행로입니다. 소금은 물론이거니와 해산물과 염장품이 아무리 풍부하다 해도 십이령이나 고초령을 넘지 못하면 그들 물산도 한낱 허섭스레기에 불과합니다. 포구 어름에는 60여 호나 되는 염호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만 그들이 손수 거둔 소금 짐을 내륙까지 나르지는 않습니다. 적경이 있더라도 그들이 몸소 겪는 우환이 아니니까, 행상인들의 고초를 강 건너 불 보듯 합니다. 그러나 한수가 모두 녹두죽이라도 국자 없이는 쓸모없다는 말이 있듯이 울진 포구의 물산이 아무리 풍부하다 한들 내왕 길목에 화적떼가 지키고 앉아 봇짐을 털고 살육을 저지른다면 머지않아 울진 포구와 십이령은 승냥이 울음소리만 낭자한 적막강산이 될 터이지요. 십이령길을 적당들의 폐해로부터 지켜내고 가꾸는 일은 부평전봉(浮萍轉蓬)하는 행상인들뿐만 아니라 관아에서도 발 벗고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현령이 고개를 숙이고 앉아 진력나도록 침묵만 지키다가, 우물쭈물 발명을 하였다. “질청을 지키는 이서배들을 자칫 잘못 다루었다간 십중팔구 얼굴을 쳐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로 수령의 체모를 구겨놓기 일쑤입니다. 간교함과 거짓이 횡행하는 근원인 그들의 권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수령이 도임하자마자 교활한 향리들의 폐해를 줄이려고 심지를 다잡아먹고, 정사를 엄중히 닦달하고 평소에도 사리에 그름이 없는데도 저들의 구미에 맞지 않고 성가시다 해서 삽시간에 수탈을 일삼는 탐학한 수령으로 낙인 찍어 버립니다. 더욱이나 안동을 비롯하여 상주, 예천, 의성의 이서배들이 매우 투박하고 교활합니다. 세습이기 때문에 콧등에 흙이 쓸리도록 허리가 굽어도 이서배의 복장을 벗지 않습니다. 그들은 고을의 소상한 사정을 거울 속 들여다보듯이 환하게 꿰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요. 잡기와 투전에 능수능란할 뿐 아니라 온갖 계략과 농간, 술책 따위로 수령과 백성들 사이를 간교한 몸짓으로 넘나들며 개처럼 꼬리를 칩니다. 착취에 이골이 나서 돛단배 일곱 척을 날탕으로 삼킨다 해도 돛대도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염막이나 어물 도가를 찾아가 수령을 빙자해 억지로 돈을 맡기고 이듬해 가을에 거액의 이자를 붙여 받아 챙깁니다. 살림이 결딴나서 기황(饑荒)이 뼛속까지 스민 세궁민들을 보살펴 긍휼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수령을 큰소매 속에 넣고 주무르는 솜씨는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수령이 그들의 토색질을 저지시키겠다고 작정하고 모조리 잡아들여 저지른 범증을 낱낱이 증거한 다음 치도곤을 내려도 그 모든 고통과 수모를 아무렇지도 않게 참아냅니다. 참으로 바퀴벌레 같은 존재들이지요. 파직이 되더라도 전혀 겁먹은 기색을 보이지 않고 끈질기게 관변을 배회하며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수령의 동정을 살핍니다. 호장이란 놈은 농염한 미술을 가르친 관기를 동헌 골방에 집어넣고 수령이 미색에 빠져들게 주선하고는, 저희들끼리 담벼락 밑에 숨어서 눈짓을 주고받으며 킥킥거립니다. 조롱거리가 된 수령이 여색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비틀거리고 있는 동안 저들은 고을을 휘젓고 다니면서 마귀처럼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냅니다. 어리숙한 수령이 도임하자마자 거짓 분부를 만들어 선정비나 공덕비를 세운답시고 고을의 세궁민들에게 초장료다 무명잡세다 하며 징구하여 저들의 복장을 채우고 나머지를 수령에게 바쳐 눈을 어둡게 합니다. 은혜와 의리와는 거리가 먼 늙은 아전들이 물들기 쉬운 병이 탐욕밖에 더 있겠습니까. 낙정하석(穽下石)이란 옛말처럼 남의 밥에 바늘 넣기를 예사로 저지르지요. 걸핏하면 어깃장을 놓고 나아가서는 죄안을 날조하여 수령으로 하여금 견책을 받게 하거나 수렁으로 빠뜨려 골탕을 먹입니다. 보복이 미진하면 야차처럼 뒤따라다니면서 개인과 가문을 결딴내려 듭니다. 수령의 면전에서 주둥이로는 사또, 사또 하면서 감히 턱을 쳐들고 변설이 도저한 것은 대저 그러한 연유 때문입니다. 그러고도 작청에 나와서는 청빈을 가장하고 수령이 보랍시고, 키 얕은 솔소반에 밥사발 하나와 장찌개 한 그릇으로 중화를 때우곤 합니다. 수령이란 사람들은 산 설고 물 선 고을에 어느 날 느닷없이 단신으로 뚝 떨어졌으니 고을의 풍속과 물정에 어두워 숙맥일 수밖에 없지요. 바람 따라 돛 달더라고 그래서 작청의 이서배들이 하자는 대로 이리저리 끌려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그 패역(悖逆)의 무리야말로 수령을 잡아먹는 저승판서라 할 수 있습니다. 수령 역시 언제 과만이 닥쳐 신연 행차가 들이닥칠지 모를 판에 정사에 정신을 기울일 겨를이 없지요. 대중없는 여항간 풍설이나 주워들으며 거짓으로 고개만 끄덕이다가 거둬들인 초장료나 챙겨들고 다음 도임지로 발행하는 것이지요. 조정에서는 목사, 유수, 군수, 현령, 현감을 막론하고 지방관아 수령들을 내키는 대로 갈아치우기 때문에 이서배들이 수령 행세한 지는 오래전부터입니다.”
  • “北 결국 붕괴… 사회 혼란 대비해야”

    “北 결국 붕괴… 사회 혼란 대비해야”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붕괴는 불가피하며 통일 이후 불거질 사회 혼란에 대비해 점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50) 국민대 교수의 최근 저서 ‘진짜 북한: 실패한 스탈린주의 유토피아의 삶과 정치’(옥스퍼드대 출판부)에 대한 서평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란코프 교수는 책을 통해 1990년대 동유럽의 공산주의 체제 붕괴를 언급하며 “북한 정권이 무너지면 극심한 사회 혼란을 겪을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북한 주민들은 사기꾼이나 피라미드 단체, 사이비 교주 등에 현혹될 가능성이 크며 120만명에 달하는 북한군은 조직폭력이나 무기·마약 밀수, 인신매매를 일으키는 범죄 집단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남한의 몰지각한 기업주들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과거 토지 소유권을 찾으려고 몰려들 경우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란코프 교수는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북한 정권 붕괴 이후에도 10~15년 동안 남북이 상호 체제를 인정하는 ‘국가 연합’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또 꿈틀대는 ‘대동아전쟁’/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또 꿈틀대는 ‘대동아전쟁’/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언론정보대학원장

    착잡했다. 만감이 교차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사람의 복부를 사무라이 칼로 가르고 파헤쳐 내장을 드러나게 하는 천하의 무뢰배들. 난도질은 부녀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살육과 폭력의 조종으로 조선을 울린 흉포한 무뢰한들. 매화꽃을 찾아 떠난 길에 들른 목포의 ‘근대역사관’에서 목격한 일본군의 만행이었다. 식민지의 피와 땀을 착취하려고 1920년 6월에 설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목포지점 건물에 전시된 일제침략의 실증적 유적·역사 교육이 뒷전으로 밀려난 시대를 살면서 부끄럽게도 오랜만에 우리 역사를 자각했다. ‘임산부와 노약자 관람 주의’라는 권고문에 예상은 했다. 사람을 포박하여 땅바닥에 앉혀 놓았는데, 방금 잘린 목이 붙어 있던 부위에서는 검붉은 피가 솟구쳤고, 강제동원됐을 사람들은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항일조직 간부들은 무릎을 꿇리고 뒤에서 머리를 쏘아 사살했다. 짐승만도 못할 짓은 이뿐만이 아니다. 부모가 처형당하는 것을 보고 공포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우는 아기와 동생을 안간힘으로 안고 있는 어린 형. 그 시대와 사람들의 지옥 고통을 알려주는 자료들은 필설로 형언할 수 없이 처참했다. 천인공노할 짓거리를 사진으로 찍어 식민지 무단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인면수심의 범죄자들. 일제 침략자들의 후예는 오늘도 침탈을 대한민국 근대화로 견강부회한다. 동양척식의 서양식 건물은 앞선 세계건축양식을 조선에 도입했다는 식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의 자원을 수탈하려고 만든 신작로와 철도를 교통의 근대화라고 억지를 쓴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담은 사진촬영기는 문명사진술로 강변된다. 이러니 탈아입구(脫亞入歐)라는 민족과 문명에 대한 편견을 교묘하게 위장해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제국주의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로 존재하는 것이다. 더욱이 일본 총리 아베는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망언과 망동에 앞장서고 있다. “(신사참배와 관련하여) 생명을 바친 사람들을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고 총리의 책무다”(2005년 4월),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증명하는 증언이나 뒷받침하는 것은 없다”(2007년 3월), 2012년 12월 26일 총리 취임 이후에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과하는 내용이 포함된)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 않겠다”(2013년 4월 22일), “침략의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2013년 4월 23일). 이쯤 되면 아베의 심신은 조선의 무고한 양민의 배를 가르고, 목을 자르고, 머리에 총을 쏘고, 어린 자식 앞에서 부모를 죽이던 ‘대동아전쟁’(태평양전쟁)의 하수인들과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12일 아베는 731이라는 번호가 붙은 자위대의 항공훈련기 조종석에 올라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731 세균부대’는 수많은 한국·중국·몽골·러시아인들을 마루타(통나무)로 취급하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함께 인류가 저지른 최악의 범죄행위이다. 정치적 인기를 위해서든, 영혼 없는 집단최면의 발로에서든 망언을 제조하고 있는 아베와 일본 정치인들은 제2의 태평양전쟁을 도발하고 있다.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 전쟁희생자 비석 앞에 무릎을 꿇고 나치 독일의 전쟁범죄를 사죄한 브란트 전 독일 총리 같은 정치인이 일본 풍토에서 나오기는 불가능한가.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68년이 지나서도 93세의 나치 용의자를 찾아 기소하는 독일 국민의 반성을 일본 사회에서 기대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역사에 대한 건망증을 경계하며 자기반성을 상실한 일본과는 전혀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현재와 미래에 반영하는 사회, 동시에 지구촌 세계의 일원으로서 보편적 가치와 양식을 공유하는 국가로 가야 한다. 이는 자신의 야만을 부정하고 정당화하는 역사 왜곡은 물론이고 반인륜적·반문명적 저질행태를 지속하는 일본에 대한 지혜로운 대처이기도 할 것이다.
  • 빌 게이츠, 6년 만에 1위 갑부로

    빌 게이츠, 6년 만에 1위 갑부로

    기부 천사의 6년 만의 귀환과 독점 재벌의 추락.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57)가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73)을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되찾았다고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에 따르면 게이츠의 보유자산(지난 15일 기준)은 727억 달러(약 81조원)로 세계 부자 1위에 올랐다. 올 초 주가 상승에 힘입어 재산이 100억 달러(10조원)나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 10년간 이 분야 선두를 지켰던 그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2007년 이후 5년 연속 2위에 머물렀다. 반면 5년간 BBI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슬림은 721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멕시코 의회가 반(反) 통신 독점법을 통과시킨 뒤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자산이 20억 달러 이상 줄어들어 최고 갑부 자리를 게이츠에게 내줬다. 해당 법안은 시장 점유율 50% 이상의 방송·통신 기업을 강제로 분할하게 하는 제도로, 슬림이 이끄는 텔멕스텔레콤과 아메리카 모빌은 각각 멕시코 휴대·유선전화 시장의 70%, 90%를 차지하고 있다. 두 부호의 자산 차이는 6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대외적인 이미지는 정반대다. 게이츠는 세계 최대 규모(362억 달러)의 공익 재단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280억 달러를 기부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모범적인 부자로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슬림은 국가 위기 당시 벌어들인 돈으로 독점 사업을 펼쳐 멕시코 국민을 착취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BBI 3위는 총 자산 596억 달러를 기록한 ‘오마하의 현인’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인 워런 버핏(82)이 차지했고, 유럽 최고 부자이자 스페인 의류제품 ‘자라’(ZARA)로 유명한 인디텍스 창업자 겸 회장 아만시오 오르테가(76)는 560억 달러로 4위에 올랐다. 아시아 최고 부자는 278억 달러로 15위에 오른 리카싱(85) 청쿵그룹 회장이었고, 한국인은 113억 달러로 95위를 기록한 이건희(71) 삼성그룹 회장이 유일했다. 한편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100대 억만장자의 재산이 2조 10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4400억 달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순위에 든 부호 중 지난해 재산이 불어난 억만장자는 무려 80%에 달해 글로벌 경기 침체 중에도 탁월한 재테크 수완을 발휘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애플과 팍스콘/정기홍 논설위원

    중국의 세계적인 경제학자 랑셴핑은 그의 저서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에서 “중국인의 삶은 왜 고달프고, 중국산 제품의 품질은 낮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중국인의 가난한 호주머니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고임금을 주는 기업에 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미국과 함께 세계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대국굴기’(大??起 ) 이면에 감춰진 중국인의 궁핍한 속사정을 잘 대변한다. 그는 이 책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지로 전락한 중국 산업계의 비참한 현실을 꼬집는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 등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중국 팍스콘은 얼마 전 ‘소음모델’이란 제도를 도입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근무 시간에 업무와 관련 없는 대화는 일절 못하게 하고, 이를 위반하면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팍스콘이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애플로부터 아이폰 500만대를 재생산하라는 요구를 받고 무려 10억 위안(약 1815억원)의 손해를 입은 데 따른 것이다. 팍스콘의 한 해 아이폰 OEM 이윤이 15억~20억 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인 셈이다. 이런 가혹한 근무환경 때문인가. 2010년 근로자 17명이 연쇄 자살한 팍스콘에서 최근 3명의 근로자가 또 목숨을 끊어 ‘투신 자살의 망령’이 다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애플에 납품하는 아이폰의 불량률이 높아지면서 업무 강도가 세진 것과 무관치 않다고 한다. ‘팍스콘의 비극’은 이미 3년 전 근로자들의 잇단 자살 때 예견됐다. 애플은 팍스콘 근로자의 이 같은 노동 환경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중국의 근로조건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살인적인 근로시간에 시간당 평균임금은 인근 태국의 2달러보다도 적은 0.8달러 수준이다. 하청 업체인 팍스콘은 애플의 요구 사항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팍스콘은 이 같은 구도에서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챙기려면 ‘을(乙) 중 을’인 자사의 근로자를 또 쥐어짜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통업체의 밀어내기식 갑을 관계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구조다. 이는 중국의 싼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애플은 팍스콘 근로자들의 비극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미끈한 첨단기기에 숨겨진 ‘미국의 위선’을 보여 주는 상징이란 힐난을 새겨들어야 한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조만간 61만 달러(약 6억 7710만원)짜리 티타임 이벤트에 초대된다고 한다. 지금 한가하게 불구경할 때는 아닌 듯하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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