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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연 “교직원 n번방 가해자 적발시 직위해제”

    조희연 “교직원 n번방 가해자 적발시 직위해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9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가담한 교직원이 있을 경우 바로 직위를 해제하고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n번방 사건은 다수 남성이 온라인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아동과 청소년을 포함한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영상을 제작·공유한 사건이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 소속 교원과 직원이 n번방 가해자로 적발되면 즉시 직위를 해제하고 철저히 조사한 뒤 엄중히 처벌하겠다. 모두가 성별에 따른 편견·착취·폭력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성 평등 교육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성 평등 교육환경 조성 및 활성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교육공동체 성인지 역량 강화 및 성 평등 교육환경 조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11개 주요 추진과제와 23개 세부과제가 담겼다. 교육청은 성범죄를 저지른 교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또 학생이 교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발하는 ‘스쿨미투’ 사안이 발생하면 피해자 면담과 2차 피해 모니터링에 ‘성인권 시민조사관’을 참여 시켜 피해자가 두 번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학생 성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올해부터 초중고에 ‘성교육 집중 이수 학년제’를 도입한다. 성교육 집중 이수 학년제는 각 학교가 한 개 학년을 정해 해당 학년에 보건교육 등에 포함되지 않은 ‘독립된 성교육’을 5차시(시간) 실시하는 제도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웅 “조주빈이 손석희 혼외자식 암시했으나 믿지 않아”

    김웅 “조주빈이 손석희 혼외자식 암시했으나 믿지 않아”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을 협박하고 금품을 요구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가 조주빈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8일 오후 9시 20분부터 1시간15분 가량 진행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웅기자Live’에서 ‘조주빈이 손석희 혼외자 암시했지만 불신’이라는 제목의 생방송을 진행했다. 해당 방송에는 약 4400여명이 동시접속해 지켜봤다. 김씨는 손 사장과 마찬가지로 성착취 텔레그램 대화방인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에게 속아 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유튜브 방송에서 “(손 사장이) 조주빈을 이용해 저를 골탕 먹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씨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 일부도 공개하며 “조씨가 손 사장 혼외자를 암시했으나 나는 믿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손 사장이 조씨를 이용해 저를 언급했다”며 “인용할 사람의 말을 인용해야지, 자칭 타칭 악마(조씨)의 말을 인용하느냐”며 “조씨 말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손 사장이 과천에 갔을 때 차에 아기가 있었고, 차 안에 있던 여성은 누구나 아는 사람’이라며 혼외자를 암시했으나 그런 말을 믿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김씨는 또 자신에게는 아무 배후도 없다면서 “어느 기업이라도 배후가 되어달라. 우파 애국시민이 제 배후가 되달라”고 말했다. 손 사장은 김씨의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조주빈의 말을 믿고 조씨에게 돈을 주었다고 JTBC 기자들에게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공개한 조씨와의 텔레그램 대화에는 ‘손(석희 사장) 총선 오더 들어온 거 아시지요. 심각히 고려중이고 앵커도 내놨습니다’란 내용도 있었다. 김씨는 이 대화가 2019년 12월 26일 오후 8시쯤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 측은 손 사장의 ‘삼성이 김웅 기자의 배후’란 주장에 대해 “객관적 사실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다”며 “손 사장이 JTBC 소속 기자들에게 밝힌 해명은 객관적 사실이나 전후 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전혀 무관한 삼성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삼성, 손석희의 “배후에 삼성있다는 조주빈 주장 믿었다” 발언에 ‘당혹’

    삼성, 손석희의 “배후에 삼성있다는 조주빈 주장 믿었다” 발언에 ‘당혹’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성착취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관련한 해명에서 ‘삼성 배후’를 언급하자 삼성 측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삼성 측 한 관계자는 28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삼성이 정말 배후에 있었고 협박까지 당했다면 손 사장이 신고는 물론 보도도 했을 것 아닌가”라며 “삼성을 거론하면서 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칭과 거짓말을 일삼는 조씨야 무슨 말이든 지어낼 수 있겠지만, 손 사장이 삼성을 거론한 건 다른 문제”라며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에 사실과 무관하게 우리 이름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손 사장의 ‘삼성 뒷조사’ 발언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며 “미래전략실은 2017년에 공식 폐지됐다”고 반박했다. 손 사장은 ‘미투(Me Too)’ 운동이 한창이던 2018년 “삼성 미래전략실 직원들이 내가 과거 성신여대 교수 시절 미투 사건에 연루된 것은 없는지 뒷조사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손 사장이 삼성 미래전략실을 언급했지만, 손 사장이 말한 사건들은 모두 미전실이 해체된 이후에 발생한 것이라며 전후 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삼성 측은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데 삼성이 언급된 것만으로도 기업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손 사장은 전날 JTBC 사옥에서 일부 기자가 모인 자리에서 자신과 차량 접촉사고로 분쟁 중인 전직 KBS 기자 김웅씨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조주빈의 주장을 믿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성착취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인 ‘n번방’을 이용했던 남성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주홍글씨’에서는 조씨가 손 사장을 언급한 대화록이 공개됐다. 조씨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자신이 손 사장과 ‘형’ ‘동생’ 하는 사이라며 손 사장은 자신을 ‘박 사장’이라 부른다고 주장했다.이어 “(JTBC 사옥에서) 박 사장 심부름 왔다고 하면 사장실 프리 패스”라며 “비서가 내려와서 화물 엘리베이터로 사장실(21층)로 안내한다”고 했다. 또 “나 통해서 손 사장에게 (뉴스) 자료 검토 부탁하는 것 단가 1200(만원)”이라고도 했다. 조씨는 “(손 사장이 사고 낸) 과천 주차장 CC(폐쇄회로)TV와 (차량) 블랙박스를 제거한 게 나야”라고도 했다. 손 사장은 2017년 4월 밤 10시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접촉 사고를 냈고, 이를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서로 갈등을 빚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교회 주차장 주변 방범 카메라들을 확인했지만 별다른 훼손 흔적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홍글씨에서는 ‘조주빈은 최근까지 우회해서 손석희나 뒤가 구린 정치인들 신상을 따내서 접근한 듯 합니다. 당시 소액 (텔레그램)방 회원들은 손석희랑 조주빈의 통화 내용을 들은 걸로 확인됨. 조주빈이 흥신소(공익근무요원)를 통해 손석희에게 접근하였고 자기 직원 시켜서 손석희를 멀리서 미행하라고 시킨듯’ 등의 내용도 공유되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손석희 “김웅 배후에 삼성 있다는 조주빈 말 믿고 신고해도 되나 싶었다”

    손석희 “김웅 배후에 삼성 있다는 조주빈 말 믿고 신고해도 되나 싶었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협박 사건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웅 기자의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조주빈의 주장을 믿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석희 사장은 27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일부 기자가 모인 자리에서 이러한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지난 25일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조주빈은 손석희 사장과 김웅 기자 등을 거론해 의아함을 낳았다.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인 김웅 기자는 손석희 사장의 차량 접촉사고를 빌미로 취업과 금품을 청탁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손석희, JTBC 기자들에게 해명하는 자리 마련 조주빈의 언급 이후 손석희 사장은 JTBC를 통해 “조주빈이 흥신소(심부름업체) 사장인 척 연락해 ‘김웅 기자가 손석희 사장과 가족들에 위해를 가할 것을 청부했다’면서 금품을 요구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금품을 건넨 사실이 있다”고 해명했다. 또 조주빈의 금품 요구에 응한 이유에 대해 “위해를 가하려 마음먹은 사람이 김웅 기자가 아니라도 실제로 있다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에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위협을 받으면서도 왜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고 조주빈의 금품 요구에 응했는지 의문이 가라앉지 않자 손석희 사장은 자사 기자들을 상대로 재차 입장을 설명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웅 재판 이기기 위해 증거 잡으려고 돈 건네” 손석희 사장은 해명을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조주빈이 김웅 기자와 친분이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면서 ‘김웅 뒤에 삼성이 있다’는 식의 위협을 했고, 이들 배후엔 삼성이 있다는 생각에 미치자 신고해야 한다는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미투(metoo)’ 운동이 한창이었을 때 삼성이 자신의 성신여대 교수 재직 시절 비슷한 의혹의 있는지 뒷조사를 했고, 최근에는 자택에 낯선 남자가 침입하는 등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강조했다고 한다. 특히 김웅 기자와 법적으로 다투는 상황에서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뭐라도 증거를 잡으려고 돈을 건넸다”는 식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n번방’ 사건맡은 판사는 고 구하라 2차 가해자”…교체요구 봇물

    “‘n번방’ 사건맡은 판사는 고 구하라 2차 가해자”…교체요구 봇물

    고(故) 구하라씨를 폭행하고 사생활 동영상으로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전 남자친구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사가 ‘n번방’ 사건을 맡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로 해당 판사를 담당 재판부에서 제외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28만명을 넘었다. 해당 판사의 교체를 요구하는 비슷한 청원은 전날 세 건이 동시에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군(16)의 첫 공판기일을 4월 20일 오전 10시에 진행한다. ‘박사방’ 유료회원 출신인 이군은 운영진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 안에서 최소 8000명~최대 2만명이 가입된 ‘태평양 원정대’를 별도로 운영하며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 부장판사는 이전에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관대한 판결을 내린다는 비판을 받았다.지난해 8월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가수 구하라씨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29)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했다. 오 부장판사는 당시 최씨가 2018년 구씨의 신체 일부를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에 대해 “두 사람의 관계를 종합하면 사진촬영 당시는 명시적으로 동의를 받진 않았지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찍은 것으로 보이지 않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협박과 강요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가 할퀸 상처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협박과 강요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했다. 이후 구씨가 11월 극단적 선택을 하자 녹생당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여성단체는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는 판결은 2차 가해”라며 “사법부는 여성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그 중심에 있는 오 부장판사는 스스로 법복을 벗어라”고 규탄했다. 오 부장판사는 고(故) 장자연씨를 술자리에서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씨에게도 지난해 8월 무죄를 선고했다.그는 “(증인인) 윤지오씨의 진술만으로는 조씨에게 형사처벌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오 판사는 3년간 결혼식장 바닥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해 하객을 대상으로 불법촬영 범죄를 저질러온 사진기사에 대해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판사를 ‘n번방’ 사건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요구한 청원인은 “수많은 성 범죄자들을 어이없는 판단으로 벌금형과 집행유예 정도로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줬던 과거가 밝혀져 국민들에 큰 비판을 받았던 판사”라고 주장했다.한국여성단체연합도 전날 태평양 사건의 재판부 재배당을 요구했다. 지난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 사회 성평등 실현에 악영향을 끼친 ‘성평등 걸림돌’ 중 하나로 오 부장판사를 선정한 이 단체는 지난 16~17일 법원행정처와 사법연수원에 이러한 사실을 통보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판깨스트]‘#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솜방망이 처벌 비판에 고심하는 법원

    [판깨스트]‘#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솜방망이 처벌 비판에 고심하는 법원

    檢 ‘n번방’ 사건 관계자들 추가 수사에 재판 연기조주빈 등 운영진들 ‘범죄단체조직법’ 적용 관건“제작·배포 외 소지·시청도 엄벌해야”현직 법관들 “양형 기준 전면 재검토 해야”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제작·공유·배포·관전한 ‘n번방’ 사건을 두고 조주빈(25·구속) 등 주동자를 포함해 영상을 본 사람들까지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조씨의 후계자격인 이모(16)씨(대화명 ‘태평양’)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의 이전 판결들을 근거로 오 부장판사를 재판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28일 기준 동의자 수만 26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와 함께 온라인상에는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는 해쉬태그 운동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그간 유사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내린 ‘솜방망이’ 판결이 n번방 사태를 키웠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는 것입니다. ■n번방 운영진들 재판 재개…‘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관건 실제 조씨처럼 아동 성착취 영상을 제작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사례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아동청소년보호법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살인죄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인 것을 고려하면 법정형 자체는 낮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추세와 동향분석 결과’를 보면 2017년 신상정보등록 대상자들 중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실형을 확정받은 경우는 한 것도 없습니다. 전체 57%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고 실형도 1년 이상 3년 미만인 사례가 56%에 달했습니다. 아동·청소년 등의 성착취 영상을 배포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n번방을 닉네임 ‘갓갓’에게 물려받아 운영하면서 2500만원의 이득을 챙긴 신모(32)씨(대화명 ‘켈리’)의 경우 지난해 1심에서 징역 1년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3년간 취업 제한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반성을 하고 있고 수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음란물 9만 1890여개를 저장해 이 중 2590개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음에도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고 1심 결과에도 항소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기소 당시 ‘켈리’가 n번방과 관련성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었다”면서 “항소심 공판에서 적극 대응하고 보완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국 오는 27일로 예정됐던 항소심 고안은 검찰의 변론 재개 신청으로 다음달 22일로 연기됐습니다. 또 다른 n번방 전 운영자인 전모(38)씨(대화명 ‘와치맨’)의 재판도 선고를 앞두고 재개됐습니다. 검찰은 지난 19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열린 전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으나 이후 n번방과의 연관성이 확인되며 추가 조사를 위한 변론 재개를 신청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내달 9일로 예정됐던 선고기일을 취소하고 6일로 공판기일을 다시 잡았습니다. 전씨는 유사 범죄로 이미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받은 전적이 있습니다. 검찰에 송치된 조씨는 현재 12개에 이르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검찰은 조씨 등에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는 여부를 살피고 있습니다. 범죄단체조직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조직한 경우 적용됩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조직 내 지위와 관계없이 조직원 모두 목적한 범죄의 형량과 같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재판이 재개된 주요 운영진들도 중형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적용하려면 지시복종과 통솔체제가 있었는지를 밝혀내야 합니다. 단순한 공범 관계를 넘어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통일체로서 범죄를 저지른 것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현행법상 ‘관전자’ 엄벌 어려울 듯 n번방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운영진뿐만 아니라 단체 대화방에서 이를 본 관전자들도 엄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동·청소년과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물을 보는 이들이 있는 한 계속해서 유사한 형태의 대화방이나 사이트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동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을 소지하면 1년 이하의 징역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돼 있지만 형량 자체가 낮고 초범의 경우 벌금형에 그치고 있습니다. 올해 2월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송유림 판사는 지난해 1월 자신의 집에서 파일 공유 프로그램인 ‘토렌트’를 통해 아동 성착취 영상물을 160회 걸쳐 다운받아 저장하고 8회에 걸쳐 자신이 받은 영상을 공유한 최모씨에 대해 징역 1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2년간의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5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최씨는 이미 동종 범행으로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지만 재판부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난 24일 법무부는 “관전자도 그 행위가 가담·교사·방조에 이를 경우 공범으로 적극 의율하고 불법 영상물을 소지한 경우에도 관련 규정에 따라 상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성착취 영상을 휴대전화 등에 저장하지 않고 단순히 재생만 한 경우 현행법상 처벌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영상물 피해자가 성인일 경우 소지를 하고 있더라도 법적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n번방 사건의 경우 입장료를 받아 차등적으로 접근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에 영상을 소지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처벌 수위는 경미할 것으로 보입니다.■현직 판사들 “양형기준 설정 전면 재검토해야” 솜방망이 처벌 비판에 직면한 대법원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 양형기준을 새롭게 설정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현직 판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설문조사 항목에 범죄의 심각성과 중대성이 담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에 따르면 젠더법연구회 소속 판사 13명은 지난 25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양형기준 마련을 위한 심의를 전면적으로 다시 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판사들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범죄는 보다 교모하고 집요하게 이뤄지지만 설문에서 예로 든 사안이나 기준이 되는 형량 범위, 가중·감경 사유로 든 사유 등 그 무엇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설문조사는 14세 여아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 영상 제작의 양형 보기의 범위를 2년 6개월~9년 이상, 영리 목적 판매·배포의 경우 4개월~3년 이상을 제시했습니다. 판사들은 영상물 제작 범죄의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임을 고려하면 보기에 제시된 양형범위가 지나치게 낮게 제시됐다고 봤습니다. 또 형량 감경 사유로 아동 피해자의 처벌 불원이나 의사능력 있는 피해아동의 승낙 등이 포함된 것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의 제작·판매·유포·소지에 있어 그 피해가 경미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정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따라 법관들은 양형기준 마련을 위한 설문을 다시 진행할 것과 법관뿐 아니라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렵할 수 있는 공청회 개최, 양형위원회 구성에서의 성비 다양성 확보 등을 요청했습니다. 류영재 대구지법 판사는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형사절차에서의 피해자 소외 현상이 결합하며 전반적으로 낮은 양형 관행이 형성된 것이 문제의 본질이란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류 판사는 대법원 양형위의 설문에 현직 판사들의 건의문을 공유하며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마련 절차에 관심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취중생] 하루 만에 20만명 넘은 ‘오덕식 판사 n번방 배제’…진짜 가능할까

    [취중생] 하루 만에 20만명 넘은 ‘오덕식 판사 n번방 배제’…진짜 가능할까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많은 여성의 성 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판매한 ‘n번방’ 사건에 대한 여론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박사’로 알려진 조주빈(25·구속)을 비롯해 ‘와치맨’ 전모(38)씨, ‘켈리’ 신모(32)씨, ‘태평양’ 이모(16)군, ‘로리대장태범’ 배모(19)군 등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여성을 협박·착취한 피의자들이 붙잡혀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을 앞두고 ‘특정 판사를 n번방 사건에서 배제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습니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n번방 담당판사 오덕식을 판사자리에 반대, 자격박탈을 청원합니다’는 글에 하루 만에 20만명이 넘게 동의한 겁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른 오덕식 판사가 누구기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반발한 걸까요? 여성단체 “가해자 면죄부 주는 판사…성인지 감수성 전무” 오덕식 판사는 ‘태평양’ 이모(16)군의 재판을 담당하게 된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부장판사입니다. 이군은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과 다른 ‘태평양원정대’라는 대화방을 만들어 성 착취 영상을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그간 오 판사가 성범죄 가해자에게 관대한 판결을 한다고 비판받았다는 점입니다. 가수 구하라에 대한 상해,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최종범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불법촬영 혐의를 무죄로 본 게 대표적입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오 판사가 ‘영상의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불법촬영 영상을 증거로 제출하라고 하고, 판결문에 두 사람이 성관계를 나눈 횟수와 장소까지 적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샀습니다.구하라가 지난해 11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자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 피해를 구경거리처럼 전시한 판사 오덕식은 사직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배우 장자연을 술자리에서 성추행한 혐의를 받던 전 조선일보 기자 조모(50)씨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성추행이 있었다면 파티가 중단됐을 것’, ‘당시 가라오케 룸은 종업원이 수시로 드나들어 어느 정도 공개된 장소로 볼 수 있다는 것’ 등이 이유였습니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 실현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오 판사를 ‘성평등 걸림돌’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n번방 관련 사건도 맡게 됐다는 게 알려지자 여성단체 중심으로 큰 반발이 일었습니다. 여성단체연합은 27일 성명을 내고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는 문제적 인물이 여전히 성폭력 관련 재판을 맡는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면서 “사법부는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성폭력사건에 대해 성인지 감수성을 가진 재판부 배정 등 재발방지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조계 “사건 재배당은 어려워…사법부에서 청원 취지 공감해야” 그럼 국민청원대로 오 판사를 이군 사건에서 배제하는 건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현실적으로 사건을 다른 판사에게 다시 배당하는 건 어렵습니다. 현재 법관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에 따라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재배당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배당이 가능한 건 실수로 단독사건이 합의부 사건으로 배당되거나 가사사건이 민사사건으로 배당된 때, 재판부와 개인적인 연고관계가 있는 변호사가 선임됐을 때 등입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중앙지법 성폭력 전담 단독 재판부 5곳 중 1곳에 무작위로 배당된 것”이라면서 “재판 진행은 재판장의 권한이기 때문에 특정 사유가 아니면 재배당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법조계 역시 단순히 여론이 원한다고 사법권이 침해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봅니다. 고려대 인권센터 자문위원인 박찬성 변호사는 “민주사회 시민으로 사법권이 제대로 행사되는지 감시하는 건 중요하다”면서도 “법관의 개인성향 등을 예단해서 재판부 구성이 온당치 않다는 식으로 비난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사법권의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n번방 사건 피해자 법률 지원을 맡기도 한 서혜진 변호사는 “엄연히 사법시스템이 있는 법치주의 국가에서 국민청원에 의해 특정 판사에 대해 특정 사건을 배제하는 건 어렵다”면서도 “왜 이런 청원에 수많은 이들이 동의했는지 그 이면을 깊이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시 청원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청원인은 “판사는 시험 잘 보고 나면 그 사람이 어떤 판결을 내리든 그 판결이 누가 봐도 잘못한 판결이면 아무 제재도 할 수 없는 겁니까”라면서 “이미 성 범죄자들을 이상할 정도로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준 전적이 있는 판사입니다. 성인지감수성 제로에 가까운 판결과 피해자를 2차 가해를 한 판사를 n번방 담당판사로 누가 인정해줄까요”라고 썼습니다. 여성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인권을 유린한 이번 사건에 전국민이 분노하며 피의자 신상공개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재판부 판결이 피해자들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보듬을 수 있을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조주빈 주사용 계좌는 모네로 코인…유료회원 잡는 건 시간문제

    조주빈 주사용 계좌는 모네로 코인…유료회원 잡는 건 시간문제

    공개 계좌 3개 중 2개는 연막용 가짜 텔레그램 집단 성폭력 사건의 주범 ‘박사’ 조주빈(25·구속)이 성착취물 제공 대가로 가상화폐 ‘모네로 코인’을 주로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비트코인 등 대중적인 가상화폐와 달리 거래내역을 숨길 수 있는 대표적인 프라이버시 코인이다. 조씨는 익명성이 보장된 모네로 코인으로 범죄 수익을 챙기며 수사망을 피하려 애썼지만 지난 16일 결국 덜미를 잡혔다. 제아무리 암호화가 잘 된 가상화폐라도 본인인증이 필수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와 구매대행업체를 이용했다면 돈을 보낸 사람과 받은 사람의 신원 확인이 어렵지 않다는 게 수사당국과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사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조씨의 모네로 코인 지갑(계좌)을 중심으로 그에게 ‘후원금’을 보낸 유료방 회원들을 추적하고 있다. 조씨는 자신을 향한 수사망이 좁혀오던 지난 11일 텔레그램에 ‘문의방’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가상화폐 지갑 주소를 3개 공지했다. 지갑은 일반 은행 거래에 비유하자면 계좌번호에 해당한다. 가상화폐를 보관하고 타인에게 송금하거나 입금받을 수 있는 가상공간이다.조씨가 공개한 지갑 주소는 각각 비트코인, 모네로, 이더리움을 입금할 수 있는 주소였다. 경찰은 이 가운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지갑 주소는 조씨의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조씨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인터넷 상에 떠도는 불특정 타인의 지갑 주소를 공지했다는 것이다. 다만 경찰은 모네로 지갑 주소는 실제 조씨가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씨는 평소에도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모네로 코인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후원금(유료방 입장료)을 모네로로 보내라고 요구했다. 조씨는 문의방 공지를 통해 “가장 안전한 게 모네로 코인”이라며 “특별한 이유 없이 굳이 다른 코인이나 계좌로 보낸다는 건 수사기관이거나 기자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읽지 않고 차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씨 “모네로는 안전하다” 강조경찰은 앞서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3곳과 가상화폐 구매대행업체인 ‘베스트 코인’을 압수수색해 조씨의 모네로 지갑 등으로 송금한 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확보했다. 조씨에게 모네로를 입금한 송금자를 역추적해 유료 회원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다. 인천의 한 전문대에서 정보통신을 전공한 조씨는 가상화폐에 대한 정보에 밝았던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일반적인 가상화폐는 송금자와 수신자의 거래내역이 블록체인 원장에 남는다. 누구든 지갑 주소만 알면 지갑의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는 뜻이다.다크코인도 국내 거래는 추적가능 하지만 모네로는 입출금 내역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자금 거래시 임의로 생성한 일회용 주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익명성 때문에 범죄에 악용되곤 한다. 이 때문에 다크코인이라고도 불린다. 대표적인 다크코인에는 모네로, 대시, 지캐시, 코모도, 버지, 바이트, 스타크웨어, 머큐리, 그린 등이 있다. 다크코인의 대장주는 모네로로 시가총액이 8억 4000만 달러, 우리 돈 약 1조원에 이른다. 전체 코인 시장에서 14위 규모다. 다크코인이라도 국내에서 거래됐다면 익명성이 무력화되는 경향이 있다. 경찰이나 업계가 조씨의 가상화폐 장사 방식을 초보적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국내에서 모네로 코인을 취급하는 업체는 빗썸과 후오비 코리아 등 거래소 2곳이다. 베스트코인 등 일부 구매대행업체에서도 모네로 코인을 구입할 수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 업체를 이용하려면 엄격한 회원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모든 거래소는 이메일 또는 휴대전화로 본인인증을 해야 회원가입이 된다. 가상화폐를 사고팔거나 누군가에게 송금하려면 신분증 등으로 비대면 신원 확인을 거쳐야 한다.직거래, 해외거래소 이용시 추적 어려워 구매대행 업체도 마찬가지다. 조씨는 가상화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회원들에게는 구매대행 업체를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구매대행 업체는 현금을 받아 원하는 가상화폐로 바꿔준 뒤 지정한 사람에게 보내준다. 조씨가 회원들에게 소개한 구매대행 업체인 베스트코인을 이용하려면 본인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름과 전화번호는 물론, 이메일로 신분증 사진과 신분증을 든 본인 사진, 거래일 입출금 내역이 찍힌 은행계좌 등 3가지 서류를 첨부해야 한다. 20만원을 초과해 입금하려면 업체와 사전 상담을 해야 한다. 연락처를 허위 기재하면 거래가 불가능하다. 이런 대행업체를 이용해 박사 조씨에게 가상화폐를 보낸 유료 회원 역시 경찰이 찾아내는 건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다만 이런 거래소나 중간업체를 끼지 않고 조씨와 직접 가상화폐를 거래했다면 수사가 쉽지는 않다. 기존에 가상화폐를 거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지갑에서 바로 조씨의 지갑으로 모네로를 보낼 수 있다. 실제 조씨는 경찰과 언론의 추적으로 검거될 위기에 처하자 회원들에게 모네로 등 다크코인 지갑을 직접 만들어 송금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를 이용해 조씨와 거래한 사람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관련 사항이라 상세히 밝힐 수 없으나 개인간 거래를 한 회원도 추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해외 거래소를 이용한 거래에 대해서도 국제 공조를 통해 끝까지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주진모 카톡 내가 유출” 조주빈 주장, 알고보니 거짓

    “주진모 카톡 내가 유출” 조주빈 주장, 알고보니 거짓

    성착취 영상을 제작·배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5·구속)이 “내가 주진모의 카카오톡 채팅 내용을 유출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이는 거짓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주빈은 텔레그램 내 자신이 운영했던 ‘박사방’에서 지난 1월 해당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주진모, 박사(본인)가 간 거 모르느냐”며 “계정을 해킹한 게 아니라 로그인 접속을 한 거다. 주진모가 먼저 언플(언론 플레이)을 하길래 문자 자료를 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주진모는 카톡이 더럽다” “약한 정준영 급이다” 등의 발언을 했으며, 문자 내용 유출의 구체적인 수법까지 설명하며 “주진모가 쓰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같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주진모는 여성들의 사진을 올린 뒤 얼굴과 몸매를 평가하는 듯한 대화를 한 것이 유출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주진모는 해커에게 급전 협박을 받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들은 정신이 혼미할 만큼 저를 몰아붙였고 심지어 제 아내에게 이메일을 보내 협박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조주빈과 주진모 사건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하지 않은 게 확실하다”며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이런 것(거짓말)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속보] ‘박사방’ 유료회원 40대 남성 극단적 선택

    [속보] ‘박사방’ 유료회원 40대 남성 극단적 선택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유료 회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27일 오전 2시 47분쯤 한강 영동대교에서 40대 남성 A씨가 투신해 숨졌다. 그는 박사방 참여자들을 상대로 철저히 수사를 벌인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심한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숨진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박사방에 돈을 입금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피해자들과 가족, 친지들에게 미안하다”고 적혀 있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미안하다” 박사방 유료회원 추정 40대 한강서 극단적 선택

    “미안하다” 박사방 유료회원 추정 40대 한강서 극단적 선택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물을 대량으로 유통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유료 회원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이 한강에 투신했다. 2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47분쯤 한강 영동대교에서 40대 남성 A씨가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직장인으로 조사된 A씨는 박사방 참여자들을 상대로 철저히 수사를 벌인다는 언론 보도 등에 강한 압박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A4 한 장 분량의 유서에는 “박사방에 돈을 입금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후회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들과 가족, 친지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와 유서를 토대로 A씨의 정확한 투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32억’ 조주빈 비트코인 계좌는 가짜…유료회원 수사망 조이는 경찰

    ‘32억’ 조주빈 비트코인 계좌는 가짜…유료회원 수사망 조이는 경찰

    속속 드러나는 조주빈의 거짓말 텔레그램 집단 성폭력 사건의 주범인 ‘박사’ 조주빈(25·구속)이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가짜 가상화폐 계좌를 대화방에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조씨의 자금 거래 내역을 분석 중이다. 조씨에게 돈을 내고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관람한 유료회원들을 찾는 동시에 조씨의 범죄 수익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서울지방경찰청는 27일 “복수의 가상화폐 거래소와 구매대행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범죄 수익을 추적하고 있다”며 “다만 조씨가 유료방 입장료를 받기 위해 게시한 3개의 가상화폐 지갑주소 가운데 2개는 조씨가 인터넷에 떠도는 것을 게시한 것으로, 조씨가 실제 사용한 계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11일 텔레그램에 ‘문의방’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가상화폐 지갑 주소를 3개 공지했다. 각각 비트코인, 모네로, 이더리움으로 입금할 수 있는 일종의 계좌다.수사에 혼선 주려고 가짜 지갑 올려 조씨는 “돈은 코인으로 제출한다”며 적힌 지갑 주소에 코인을 송금하고 송금내역과 함께 ‘OOO코인 송금했습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는 텔레그램 개인 메시지를 보내면 (고액방 등에)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소 가운데 2개는 조씨의 것이 아니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불특정인의 지갑이었다. 이 중 비트코인 계좌는 2013년 11월 첫 거래를 튼 것으로 총 거래금액이 360(BTC)비트코인, 우리돈 약 32억원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유료방 입장 의사를 밝힌 회원과는 반드시 일대일 대화를 했고, 이때 진짜 지갑주소를 알려줬다”며 “단체방에 공지로 다른 사람의 지갑 주소를 올린 것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서였다고 조씨가 털어놨다”고 전했다. 경찰, 유료회원 집중 추적3개의 지갑 주소 가운데 비트코인을 포함한 2개의 주소는 조씨와 관계가 없지만 그 중 1개는 실제 조씨가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씨의 실계좌는 모네로 코인 지갑일 가능성이 있다. 조씨는 당시 문의방 공지를 통해 “가장 안전한 게 모네로 코인”이라며 “특별한 이유 없이 굳이 다른 코인이나 계좌로 보낸다는 건 수사기관이거나 기자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읽지 않고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사용한 가상화폐 계좌는 여러 개로 추정된다”면서도 “실제 범행과 관련된 암호화폐 지갑주소의 개수 또는 거래내역 횟수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조씨에게 돈을 보낸 유료회원들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 13일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3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9일에는 가상화폐 구매대행업체인 ‘베스트 코인’을 압수수색해 조씨가 박사방을 운영한 기간(지난해 9월~올해 3월) 이 업체가 중개한 2000여건의 거래기록을 확보했다. 또 다른 대행업체 ‘비트프록시’에 수사 협조를 요청해 관련 자료도 확보한 상태다.연예인 휴대전화 해킹도 본인 소행이라고 속여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자료 가운데 조씨와 관련된 거래내역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2000여건의 거래가 모두 조씨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조씨는 텔레그램에서 3단계의 유료 대화방을 운영하면서 입장료 명목으로 가상화폐를 받은 다음 성착취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조씨의 가상화폐 거래내역 분석을 통해 유료 회원의 신원을 파악하고 조씨가 숨겨둔 범죄수익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6일 조씨를 주거지에서 검거하면서 1억 3000만원의 현금을 압수했다. 조씨가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회원들에게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한 말의 상당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조씨는 평소 자신이 연예계와 언론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연예인 휴대전화 해킹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해당 사건은 조씨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사’ 조주빈, 두번째 소환…‘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검토

    ‘박사’ 조주빈, 두번째 소환…‘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검토

    12개 혐의·수사기록 1만 2000쪽 분량 조사 중검찰이 27일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만들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박사’ 조주빈(24)을 두번째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유현정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조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12개로, 이 사건을 송치한 경찰의 수사기록은 별책을 포함해 38권에 이른다. 검찰은 한 차례 구속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송치된 날부터 20일 안에 조씨를 재판에 넘겨야 한다. 검찰은 구속수사 과정에서 성 착취물 제작·유포의 진원지로 지목된 텔레그램 ‘박사방’의 가담자 등 공범 수사도 진행하면서 조씨와 공범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살피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최근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일당에 대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라고 검찰에 지시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혐의가 인정되면 조씨가 최고 무기징역까지도 선고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을 상대로 한 사기 등 조씨의 다른 범죄 혐의도 드러나 이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도 진행될 전망이다.검찰은 전날 조씨를 상대로 성장 배경과 범행 전 상황 등을 묻고, 1만 2000쪽 분량의 경찰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관계와 혐의 인정 여부를 확인했다. 조씨는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신문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유치장에서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하고 수감생활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에도 변호인 없이 혼자 조사를 받고 있다. 조씨는 아직 변호인 추가 선임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 수사단계에서 조씨를 변호했던 법무법인 오현 측은 논란이 되자 지난 25일 사임계를 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해찬 “디지털 성범죄와 전쟁”…n번방 3법 5월 국회 내 처리

    이해찬 “디지털 성범죄와 전쟁”…n번방 3법 5월 국회 내 처리

    이해찬 “공범들도 샅샅이 찾아내 죗값 묻겠다”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디지털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관련법을 5월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선거대책위 연석회의에서 “n번방 성 착취 사건은 우리 여성들이 그동안 얼마나 불안과 위협 속에 살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끔찍한 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성 착취와 몰카 등 디지털 성범죄는 인격 살인이며 이를 신청하거나 내려받는 자도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공범”이라며 “다시는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없도록 하고 공범들도 샅샅이 찾아내 그 죗값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산하에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단을 설치한다. 이 대표는 “‘n번방 3법’을 과할 정도로 강화하고 5월 국회에서 최우선 처리하겠다”며 “코로나19와 싸우는 각오로 디지털 성범죄와 전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n번방 3법’은 성적 촬영물을 이용해 협박하는 행위 등을 처벌하기 위한 형법·성폭력처벌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그것이 알고 싶다’, 조주빈 일당 추적 “‘박사’는 누구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조주빈 일당 추적 “‘박사’는 누구인가”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박사’ 조주빈과 그 일당에 대해 파헤친다. 오는 28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은밀한 초대 뒤에 숨은 괴물-텔레그램 ’박사‘는 누구인가?’라는 부제로,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불법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검거된 조주빈을 추적한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선 한 남성. 바로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 ‘박사’ 조주빈이었다. 고액알바를 미끼로 접근하여 협박과 강요로 이뤄진 그의 잔인한 범행 수법에 피해를 본 이들은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해 밝혀진 것만 최소 74명이다. 협박과 사기로 만들어낸 성착취물로 텔레그램 속에서 군림한 ‘박사’. 그런데 ‘박사’를 추적하던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다.피해자 A씨는 “박사 문의방이라고 하죠. 공지 같은 걸 띄운다든가 하는 그런... 그 방에서 그러고(조주빈 체포)나서 일주일 동안 알람이 없다가 오늘 갑자기 알람이 울렸거든요. 그 사람(조주빈)이 과연 진짜일까?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하면”이라며 다급한 목소리로 박사방이 다시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A씨는 이 방의 진짜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검거된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30~40대 목소리의 ‘박사’는 비교적 젊은 나이인 조주빈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또 ‘박사’와 함께 검거된 13명의 공범조차 실제 ‘박사’의 얼굴을 단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박사’가 검거되기 전, 전문가들과 함께 박사방에서 수집된 정보들을 가지고 ‘박사’가 어떤 인물일지 분석했다. 그 결과 ‘박사’에 대한 정보는 범인으로 밝혀진 조주빈과 거의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의 글에서 나타난 적재적소의 풍부한 한자어 표현과 완벽에 가까운 맞춤법. 그건 조주빈이 학창 시절 학교 신문사에서 편집국장으로 활동할 만큼 글쓰기 실력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박사’가 정치, 경제에 해박한 지식을 보인 것처럼, 조주빈도 이 분야에 상당한 관심이 있었음을 그의 지인들은 입 모아 증언했다. 그리고 ‘박사’가 ‘도덕관념’에 대한 소재로 남긴 다수의 글은 조수빈이 자필로 남긴 내적 변화에 대한 글과 유사성을 띠고 있었다.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형 범죄로 덩치를 키운 일명 ‘팀 박사’. 이들 조직은 ‘박사’ 개인의 범행에 적극적으로 조력한 이들은 물론, 박사방 내에서 그들의 범행을 관전한 모든 사람이 포함된다. 피해자들은 현재 정확한 집계조차 어려운 박사방 속 숨은 공범과 관전자들을 직접 찾아냈다. 그들의 용기 덕분에 제작진은 박사방의 관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조주빈 검거 이후에도 여전히 피해자들의 영상은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재유포되고 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그 일당의 조직적인 범행을 추적하고, 소탕되지 않은 ‘팀 박사’의 세상을 뒤쫓을 ‘그것이 알고싶다’는 28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텔레그램 딥페이크 무법지대…경찰 “엄정 수사”

    텔레그램 딥페이크 무법지대…경찰 “엄정 수사”

    딥페이크 전용방 4곳 발견 텔레그램에는 미성년자 성착취물 등을 만들어 유포한 ‘박사방’, ‘n번방’ 외에도 유명인 등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한 이른바 ‘딥페이크’ 영상이 대량 유포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텔레그램은 성착취물은 물론 딥페이크에 대해서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포털사이트,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법 딥페이크가 게시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나 운영업체가 자체적으로 삭제하고, 국내 메신저 운영업체들은 유해 활동이 확인되면 계정을 정지시키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에만 초점을 둔 텔레그램의 방침 때문에 각종 불법 영상이 활개치는 무법지대로 전락한 것이다. 회원 2000명 넘는 방에 딥페이크 500여건 공유되기도 27일 뉴스1에 따르면 텔레그램에서 연예인을 소재로 한 딥페이크 전용방이 4개 발견됐다. 이 중 한 곳에서는 2000명이 넘는 가해자가 딥페이크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공유했고, 게시된 딥페이크물이 500여건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방에는 버전을 뜻하는 ‘Ver.4’ 등의 이름이 붙어 있어 수사망을 피해 방을 폭파했다가 여러 차례 다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링크로 초대하는 방식의 n번방, 박사방과 달리, 복잡한 가입 주소를 일일이 입력해야 입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경찰은 지난 25일 출범한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통해 텔레그램 딥페이크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엄정 수사로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금요칼럼] 그는 미안해하지 않습니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금요칼럼] 그는 미안해하지 않습니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이 시간이 힘든 이유는 그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25일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을 때, 터지는 플래시와 기자들의 질문 세례 앞에서 몇 마디 말을 내뱉었을 때 저는 코로나19를 잠시 잊었습니다.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추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준비된 멘트가 스물다섯 살 아직 앳된 모습의 청년에게 나왔을 때 불현듯 스쳐가는 몇몇 얼굴들이 있었습니다. 가까이는 양진호, 멀리는 유영철, 그 밖에 이름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성폭력과 여성 살해 범죄자들. 여성의 몸을 이용해 원하는 바를 얻으려 했던 ‘성접대’ 제공자들과 그들의 공범자 정치인들. 그들은 미안해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 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텔레그램 내 성착취 처벌을 향한 청와대 청원이 20만명을 넘기고 국회 입법청원이 10만명을 넘어 국민 청원 ‘1호 법안’이란 기대를 모았던 이 개정안은 ‘딥페이크’(영상물의 편집, 가공)를 제작, 반포하는 행위만을 처벌하는 데 그쳤습니다. 성적 촬영물 유포를 빌미로 한 협박이나 불법 촬영물 소지, 불법 촬영물 삭제 요구에 대한 불응,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의무, 온라인 그루밍에 대한 개념과 처벌 규정 도입 등을 명시한 여타의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회의원은 미안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소위 ‘n번방 사건’이라는 저도 잘은 모르지만…자기는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들 수도 있다”(법원행정처 차장), “청소년들은 그런 짓 자주 한다”(법무부 차관), “혼자 일기장에 그리는 그림인데 처벌할 수 있나”(여당 의원), “청원한다고 법 다 만드나”(야당 의원), “자기 만족으로 혼자 즐기는 것을 처벌하나”(야당 의원)는 발언이 국회 법사위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들은 미안해하지 않았습니다. 여론은 “그들도 공범”이라고 비판했지만. “내 딸이 피해자라면 오히려 반성과 교육을 시키겠다”는 발언도 총선 출마자의 입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흔히 주어지는 ‘피해자 비난하기’(blame the victim). 공범보다 더 나쁜 사람입니다. 그 역시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되레 미안해하는 사람은 시민이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n번방 피해자들을 보호해 주세요”란 글이 사흘 만에 8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피해자들 중 미성년자가 많고 그들이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 살아갈 수 있도록 돕자는 주장입니다. 피해자는 성별과 연령, 계층에서 사회적 약자였습니다. 여성이고 나이가 어렸고 가난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알바’ 사이트에 정보를 올렸고 박사방의 범죄자들은 그들에게 미끼를 던졌습니다. 피해자들은 그 미끼가 미끼인 줄 알지 못했고 그들이 문 미끼 뒤에 어떤 잔인한 범죄가 뒤따라올지 몰랐습니다. 성폭력이나 성적 학대, 성적 착취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텔레그램의 존재도 몰랐던 10대 여성은 그래서 조주빈의 미끼가 얼마나 무서운 미끼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박사방 깊숙이 끌려 들어갔습니다. 조주빈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지목하며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추측해 보면, 프레임을 바꾸려 했을 수 있고,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행위가 성폭력과 성적 학대, 성적 착취가 결합된 잔인한 성범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점은 그와 함께 했던 26만명의 박사방 회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와 그들은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그들 26만명이 살고 있는 한국 사회의 주류 권력집단이 미안해하지 않으니까요.
  • [2030 세대] 2020년, 국가의 귀환/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2020년, 국가의 귀환/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국가의 힘은 앞으로 계속 약해질 것이다. 유럽연합과 같은 지역 연합, 각종 NGO와 도시, 기업이 국가의 역할을 대체하고 자율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것이다. 시민들은 국가 밖에서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연결돼 소통할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이런 이야기가 전혀 이상하지 않았었다.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 국경이 사라진 유럽연합은 주권을 양보한 국가들이 상생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간 모범으로 칭송받았다. 국가 밖의 영역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운집한 군중이 30년 장기 독재자를 몰아낸 ‘아랍의 봄’도 있었다.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 전능한 존재로 여겨지던 국가의 힘은 이제 위와 아래에 침식되니, 새로운 주인공들이 글로벌 시대에 맞는 유연한 대응을 보여 줄 수 있으리라.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전망에 낙관적 기대가 너무 많았음이 드러났다. 유럽연합은 유로존 위기, 난민 위기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구시대의 유물’인 각국 정부의 권력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정부가 무너진 중동에서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보다 더 심한 참극이 벌어지면서 지역 전체가 혼돈으로 빠져들었다. 거기에 인터넷을 통한 초국적 연결망은 또한 IS를 위시한 극단주의자들을 서로 연결했고, 가짜뉴스를 살포해 소위 ‘탈진실의 시대’를 열어젖혔다.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강력한 행정력을 얼마든지 쓸 수 있던 동아시아 국가들은 방역에 상대적으로 성공했지만, 탈국가의 미래를 보여 준다는 유럽은 사실상 초토화됐다. 거기에 각국은 ‘유럽적’ 단위로 행동하기보다는 철저히 자국 중심으로 행동했고, 바이러스의 피해도 차별적으로 나타났다. 과연 코로나 이후에도 전혀 다른 경험을 한 이탈리아와 독일이 ‘같은 연합’이라면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까? 한편 국가 바깥에서 자유를 주창한 인터넷의 현실은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으로 드러났다. 사실 이미 이전부터 텔레그램에서는 경찰 수사가 힘들다는 점을 악용해 사이비종교의 포교와 마약 유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결국 텔레그램은 국가 권력 밖의 ‘자유’가 어두운 범죄와도 손쉽게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 준 셈이다. 그런 점에서, 서로 관련은 없어 보여도 코로나바이러스와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은 큰 줄기가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 줬다. 아무리 못 미더워도, 결국 현 단계에서 질서를 만들어내는 최적의 주체가 국가라는 사실을 말이다. 방역을 통해 안전을 보장해 주고, 무법지대의 범죄를 통제할 최종적인 역할을 국가 이외의 누가 수행할 수 있었는가? 국가에 다시 모든 힘을 실어준다 해도 평안을 찾지는 못할 것이다. 바이러스도, 온라인 범죄도 모두 국경을 넘나드며 움직이며 사회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초국적 위협이 부상하는 가운데, 여전히 인간의 대응 수단은 국가밖에 없다는 이 딜레마가 앞으로 우리에게 놓인 과제가 될지도 모르겠다.
  • 반복되는 디지털 성범죄 “강력한 처벌 제도화 필요”

    반복되는 디지털 성범죄 “강력한 처벌 제도화 필요”

    아동·청소년 착취 등 죄질 악랄해져도 처벌 미약… 중형 선고 법안 마련해야텔레그램을 악용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착취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이 잡혔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았다. 조씨의 범행은 온라인 속 활동 무대만 바뀌었을 뿐 수법도 범죄의 행태도 그대로 반복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과거 비슷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범죄자는 일망타진되는 듯했다. 하지만 점점 음지로 스며든 디지털 성범죄는 더 악랄하고 집요하게 피해자를 괴롭히고 있었다.1999년 등장한 소라넷이 원조격이다.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 등이 무더기로 유포됐는데 이용자 계정만 100만개에 달했다. 주범 격인 송모씨는 징역 4년형을 받았고 소라넷은 폐쇄됐지만 얼마 후 에이브이스누프(AVSNOOP)라는 유사 사이트가 생겼다. 회원비에 따라 등급이 부여됐고, 접근할 수 있는 음란물의 종류도 달라졌다. 경찰 추적을 피하려 문화상품권이나 가상화폐로 거래가 이뤄졌다. 회원은 121만여 명에 달했고, 아동·청소년 음란물 등 46만여 건이 유통됐다. 그러나 운영자 안모씨가 받은 형량은 징역 1년 6개월에 불과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벌금형 외 특별한 전과가 없고, 회원들이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게시하지 못하도록 금지어를 설정한 점을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그사이 디지털 성범죄는 다크웹이나 텔레그램처럼 보안성이 더 강화된 곳으로 옮겨 갔다. 수법 역시 교묘해졌다. 시청이나 파일 공유를 넘어 ‘박사방’에 이르러서는 아동과 청소년을 직접 노예화하고, 음란물을 제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조씨가 검거된 지금도 디지털 성범죄는 더욱 보안성이 강화된 메신저인 디스코드나 위커, 와이어 등으로 이사했을 뿐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가벼운 처벌로 사회적 약자인 미성년자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술의 발달로 피해자들에게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고, 유포도 더 쉬워졌지만 초범이라는 이유로 감형되는 등 처벌이 미약하다”면서 “타인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성욕이 발현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온라인 기반 성착취물을 처벌하는 법은 물론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시청만 해도 처벌하는 제대로 된 법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막고 지원하는 일도 중요하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는 n번방 사건 피해자들이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을 할 경우 3주 내에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통상 주민등록번호 변경은 최소 3개월이 소요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피해자 돕는다는 이유로… n번방 ‘가해자 보복’ 도 넘다

    피해자 돕는다는 이유로… n번방 ‘가해자 보복’ 도 넘다

    일부 가해자 신상 정보까지 털어 협박 ‘눈에는 눈’식 보복 영상… 처벌받을 수도 성범죄자 검거 돕는 순기능 왜곡 우려 경찰 “목적 어떠하든 수사할 수밖에”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시청한 성범죄 가해자들을 엄벌해야 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이들을 찾아 신상을 공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른바 텔레그램 ‘자경단’이다. 그러나 일부 텔레그램 이용자들이 자경단 행세를 하며 가해자들을 협박해 알몸 영상을 찍게 하고 엽기 행각을 강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경단의 순기능을 왜곡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위법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만들어진 텔레그램 단체방 A에는 미성년 성착취 동영상을 구매하려는 남성의 신상정보가 수십 건 올라왔다. 이들의 사진과 이름, 전화번호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범행을 저질렀는지 명시했다. 신상이 공개된 이들 대다수가 미성년자였다. 26일 기준 이 방의 구독자는 190여명이었다. 단체방 운영자는 이 방의 목적에 대해 “디지털 성범죄자를 음지로 끌고 와 갱생시켜 양지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제는 이 대화방에서 반성문을 든 미성년 가해자의 얼굴과 함께 나체 영상이 공개됐다는 것이다. 가해자로 하여금 컴퓨터를 열어 ‘메인보드’에 간장을 붓게 하는 등 엽기적인 행위도 ‘주문’했다. ‘박사’ 조씨의 성착취 범행을 모방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사적 보복인 셈이다. 이 대화방 운영자는 다른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협박할 거리 하나 잡고 천천히 죽이는 게 예술”이라며 “솔직히 사회정의보단 누군가의 사회적 인격을 살인하는 기분으로 한다”고 밝혔다. 또 애초의 목적과는 달리 “성범죄자들은 갱생시키면 안 된다. 똑같이 만들고 노예로 써야 한다”며 “나보다 약하면 짓밟고 빼앗고 싶은 그 심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위는 범죄에 해당한다는 게 중론이다. 경찰 관계자는 “목적이 어떠했든 불법적 요소가 포착된다면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미성년자로 하여금 강제로 벗은 몸을 찍게 하고 유포한 만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텔레그램 성착취물을 적발하는 자경단은 스스로를 지키려고 하는 활동인 데 반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군가를 위협·협박하고 급진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자경단의 취지를 무색하게 할 뿐 아니라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행위”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왜곡된 성윤리를 바로잡고 학교 정규 교육 과정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교육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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