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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지독한 혼돈 넘어 상생의 길로/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치졸한 경쟁심보다는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수치상의 소득증대보다는 삶의 질이 중시되어야 한다. 부패와 정쟁으로 얼룩진 두 정당이 대통령을 심판하겠다고 발의한 탄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권의 대치상황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경악하였고,심란한 마음을 가눌 수 없다.3월10일 각계 원로들의 선언문은 ‘총체적 위기’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세계화 시대의 5년은 아마 20세기 전·후반의 거의 50년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변화가 가능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건데 계속되는 정치 난맥상은 나라의 미래를 염려하는 이들에게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끝모를 혼란을 지켜보면서 군부독재 아래에서 살아가던 과거가 차라리 나았다는 위험한 생각도 슬그머니 고개를 쳐든다.1930년대 유럽에서 등장하였던 파시즘은 독점자본주의가 위기를 거듭하는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 절차가 지니는 혼돈과 부작용에 인내심을 잃은 대중이 선택한 가장 극단적인 해결방식이었다는 점을 상기하자면,지금 우리에게 이런 위험한 상황을 경고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다. 서구는 민주주의를 일상생활 속에까지 정착시키는데 수백년의 세월을 소요하였다.그 과정에서 그들은 혁명도 겪었고 전쟁과 극악한 파시즘체제의 고통도 감내하여야 했다. 그에 비한다면 우리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는 서구의 시행착오를 교훈으로 삼으면서 직수입된 것이다.우리 민주주의는 속도가 빨라서 이를 따라잡는 국민들로서는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역사는 각각의 진행단계를 단축할 수는 있을지언정,그 자체를 비약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그런 점에서 지금의 혼란은 어쩌면 우리가 치러야 할 당연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불안하고 뒤숭숭한 심정이겠지만,그래도 민주주의를 현실화하고 내면화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이런 위로와 낙관주의에도 불구하고 나를 우울하게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적 토론을 통해 합의를 만들려는 노력이 너무 부재한 현실이다.요즈음의 불화는 건강한 사회가 지니는 ‘차이’와 ‘다름’의 공존이 아니라,치졸한 경쟁과 적나라한 집단이기주의가 빚어내는 비열한 각축전이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공존하거나 의견차를 좁히려는 노력보다는 너 아니면 내가 이겨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승부욕이 판치고 있다.더불어서 사회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지식인층 사이의 분열과 대립이 가열되고 있다.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는 토론과 합의를 통해,21세기 한국 사회의 미래상을 만들고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이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그뿐만 아니라 오늘 한국의 상황은 이제 막 가난과 후진국적 현상들을 빠져나오는 사회가 겪는 혼란과 다름없다.그래서 대통령도 언론도 쉽게 소득 2만달러 시대를 기대하였다.그러나 우리가 범하는 실책은 2만달러 사회를 정말 통계상의 수치로 사고하고 있다는 것이다.많은 국민은 소득 2만달러 시대에 이르면,경제적으로 더 잘 살게 될 것이고,소형차를 몰던 사람이 대형차를 소유할 것이라 기대한다.그러면서 우리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대가는 고려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자면,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조세 부담률은 지금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높아져야 하였다.소득의 재분배를 통해서 사회복지제도가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치졸한 경쟁심보다는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수치상의 소득증대보다는 삶의 질이 중시되어야 한다.바로 이런 과정을 밟아가기 위해서는 공론 속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각자의 기득권 일부를 양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서 지적했듯이 대통령 탄핵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치와 갈등을 가져온 내면적 동기는 서로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집단들의 몸부림에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그리고 그런 점을 인식하면 할수록,이제 미래사회를 위한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껍데기는 사라져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 노후 전원생활 디자인 하세요

    “노후 전원생활 성공의 지름길을 미리 가르쳐 드립니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는 노후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시민이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예비 전원생활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빠르게 전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에서다. 서울 시내에서 처음 열리는 전문강좌는 올해엔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누어진다. 상반기 교육은 다음 달 8일부터 5월 27일까지 주1회씩이다.한 과정에 5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강좌 및 현장방문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하반기 교육은 상반기 내용과 실적을 평가한 뒤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참가비는 개인별 텃밭 임차료와 실습 재료비를 합쳐 5만원으로 정했다.이론강의는 ‘말죽거리’ 쪽인 강남구 도곡1동 892의6 농업기술센터에서 마련된다. 부문별 전문가들로 강사진을 갖춘다.전원생활 전문사이트 ‘시골로 가는 마지막 기차’ 운영자 이시백씨와 전원주택 전문업체인 ‘그린건축’ 대표 조명찬씨 등을 초청한다.(02)3462-5703. 송한수기자
  • [11일 TV 하이라이트]

    ●즐거운 문화읽기(오전 11시55분) 연극,미술,영화 등의 문화 마케팅은 대부분 여성 소비자를 중요한 대상으로 한다.이런 분위기 속에 페미니즘의 기치를 내세운 여성 문화들도 생산되고 있다.곧 개최될 제6회 여성영화제 사무국을 찾아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예술의 길을 걷는 다섯 자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세계 세계인(오전 10시40분) 뉴욕의 한 술집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무비오케’는 영화의 한 장면을 DVD로 틀어놓고 배우의 대사와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다.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섹시한 춤이 나오는 영화장면이다.술집주인은 무비오케를 시작한 뒤 손님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한다. ●특선다큐(오후 8시50분) 피라미드를 완성하기까지 고대 이집트인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살펴보고,어떤 도구를 이용하여,어떤 방법으로 피라미드를 지었는지 직접 재연해 본다.한편 진시황의 무덤과 마야의 피라미드 등을 통해 거대한 무덤을 만들도록 했던 군주들의 공통점은 무엇인지도 알아본다. ●1050 정면승부(오후 10시50분) 전등사와 강화인삼센터,은암 자연사박물관 등을 찾아간다. 강화 명인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최고의 명인을 가리기 위한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과연 인천상륙작전의 마지막을 장식할 주인공은 누가 될까? 인천광역시의 숨은 명인을 찾아가본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오후 7시5분) 고춧가루를 보기만 해도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고춧가루가 든 음식을 먹으면 컵으로 땀을 받아내야 한다.신기한 것은 아무리 맵고 뜨거워도 고춧가루를 쓰지 않으면 땀이 나지 않는다.김장이라도 담그는 날이면 가족들은 조심스럽다.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본다. ●달려라 울엄마(오후 9시20분) 아직도 세정을 잊지 못하는 석재와,영재의 마음을 얻으려 하나 매번 거절당하는 말숙은 질투심을 유발시키고자 가짜 연인 행세를 하기로 한다.한편 상연은 카페에서 새로 일하게 된 신규가 갓 제대했다고 하자 자기도 군대에서 별의별 고생을 다 해봤다며 큰소리친다. ●TV소설 찔레꽃(오전 8시5분) 준서를 찾은 유경은 수옥을 잊지 못해 수철을 눈감아준 거냐고 따진다.준서 역시 진심을 말하라고 하고,유경은 본심을 숨길 수 없어 헤어지기로 한다.준서는 박 과장에게 인사하고,병원에서의 생활을 돌아본다.혼자 퇴원한 준서를 본 옥녀는 앞으로 유경이가 안 올 것이라는 말에 놀란다.˝
  • 총선연대 “길거리 낙천운동” 선언…후보지지자와 충돌 우려

    지난달 출범 이후 기자회견과 온라인 중심의 합법 활동에 주력해왔던 총선시민연대가 9일 전국적인 오프라인 낙천운동을 선언,경찰과 관계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총선연대는 이날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부적격자 명단을 전달하고 이를 수용할 것을 각 정당에 촉구했지만 각 당은 이를 무시한 채 시대착오적 인물들을 공천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9일부터 중앙당사와 지구당앞 1인시위,전국 동시다발 길거리캠페인 등 집중적인 오프라인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총선연대는 소모적인 위법성 논란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법적 제약이 적은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낙천·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혀왔다.하지만 이날 오프라인 활동을 선언함으로써 한동안 잠잠했던 위법 논란이 다시 한번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총선연대는 일단 오프라인 활동을 벌이더라도 현행법을 최대한 준수한다는 입장이다.총선연대 김기식 공동집행위원장은 “피켓이나 어깨띠에 낙천대상자의 이름을 표기하는 등 현행법이 금지하는 행동은 피할 것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 김병준위원장 “국회가 국가운영 걸림돌”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을 방문 중인 김병준 정부혁신 지방분권위원장이 9일 ‘국회권력’을 맹렬히 비판하고 4·15총선에서의 열린우리당 중심의 국회권력 변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도쿄의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일 한국대사관,마이니치 신문 공동주최의 ‘노무현 정권 1년의 평가와 앞으로의 한·일관계 심포지엄’의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권력이 노무현 정부의 효율적인 국가운영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며 “개혁을 제도로 완성짓는 국회권력은 새 시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가 국무위원 해임건의를 남발하고 특별한 하자가 없는데도 개혁적인 감사원장 임명동의를 거부했으며,수사 중인 사건을 빈번한 특검 도입을 통해 물타기하고 국가기능을 왜곡시키기까지 했다.”며 “급기야 국회가 국가발전의 질곡이 되고 있다는 혹평을 받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marry04@˝
  • 송두율 15년刑 구형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오세헌)는 9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부장 이대경)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논고를 통해 “피고인은 73년 노동당 입당 이후 30년간 북한의 지령에 따라 대남 공작활동을 벌여왔다.”면서 “국가보안법이 적용돼 기소된 최고위급 인사인 데다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최후진술에서 “국보법은 지상유일의 분단국가가 통일된 민족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 반통일적 장애물”이라면서 “학문적 양심에 따른 학술활동을 시대착오적 법률로 재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검찰은 “피고인은 91년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임된 뒤 ‘경계인’이란 가면을 쓰고 주체사상을 남한사회에 전파하는 대남공작활동을 펼쳐왔다.”면서 저서·기고문 작성과 남북학술대회를 사례로 들었다.이어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명언을 들어 검찰은 “피고인은 남파공작원으로 남한 주요인사를 암살하진 않았지만,선전·선동 활동으로 우리 사회에 더 많은 해악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 변호인단은 이날 “황장엽 북한 전 노동당비서도 ‘외국인이 정치국 후보위원이 될 순 없다.’고 진술한 데다 국정원 자료에서도 북한은 ‘김철수’란 이름을 외부인사를 부를 때 흔히 사용했다.”며 정치국 후보위원이란 증거 또한 발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송두율교수 최후진술문 존경하는 재판장님 국내외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진행된 이번 재판에 많은 노고를 기울여주신 재판부에 우선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 드려 여러 재판 과정을 거쳐 지금에까지 이른 저의 심정은 여러 가지로 착잡합니다. 한편으로는 악몽 같기만 했던 지난 일이 일단 끝난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분단시대를 뒤로하고 이제 바야흐로 통일시대로 접어들었다고 기뻐하며 가슴 가득 희망에 부푼 많은 분들에게 이번 재판의 결과가 어떤 의미를 던질 것인지를 가늠해보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가 보안법의 실체 외국 땅에서 40년 가까이 살아온 저로서는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하면 겨우 ‘반국가단체’, ‘고무-찬양’, ‘잠입-탈출’, ‘회합-통신’과 같은 단어정도를 연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넉 달 넘게 ‘국정원’ 조사로부터 시작해서 검찰의 심문조사를 거치며 지금까지 숨 가쁘게 이어져온 수 차례에 걸친 재판 과정을 통하여, 저는 ‘국가보안법’의 실체를 몸으로 터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국가보안법’을 저에게 적용하려는 검찰의 시도가 얼마나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는가 하는 것을 저의 변호인단 측에서 법적으로 충분히 지적했기 때문에 그것을 재차 여기서 반복할 필요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국가보안법’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에 대해서는 짧은 언급이나마 절실한 듯이 보입니다. 여러 가지 가운데 우선 두 문제만 지적하고자 합니다. 베를린 시의 중심에 있는 쇠네베르거 우퍼(Schoeneberger Ufer) 거리에는 재독 ‘대한민국’ 대사관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부터 자동차로 겨우 10분 정도 떨어진 글린카 거리(Glinkastrasse)에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대사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외국인이 평양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 대사관을 방문하여, 입국사증의 신청 등 필요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런데 검찰의 ‘공소장’은 제가 이 대사관을 방문한 것이 “국가를 참칭한 반국가단체가 지배하는 지역”으로 들어가 ‘반국가단체’의 성원과 ‘회합-통신’한 죄를 범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식으로 말한다면 지금 평양에 상주하는 독일대사관 직원들은 모두 ‘국가보안법’의 위반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서울에 있는 괴테 문화원(Goethe-Institut) 원장은 평양에 있는 괴테 문화원의 ‘독서실’을 함께 관장해야 하기 때문에, 자주 평양을 방문해야 합니다. 검찰의 논리를 따른다면 이러한 행위 역시 당연히 ‘잠입-탈출’ 죄를 범한 것이 됩니다. 그래서 제 사건을 보고 충격을 받은 독일인들은 한국이 드디어는 ‘국가보안법’을 독일에까지 수출하려 하느냐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합니다. 뿐만 아니라 16년 전에 제가 독일말로 쓴 책의 내용을 문제삼아 역시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 양 검찰이 논리를 세우는 것을 보고 모두 아연실색하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매년 10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제 도서박람회(Buchmesse)’가 열립니다. 이 행사기간 1871년 독일제국헌법을 제정 통과시킨 제국의회가 열렸던 파울교회(Paulskirche)에서는 인류문화의 지적보고인 책을 통해서 평화에 기여한 인사에게 유명한 평화상(Friedenspreis)도 수여됩니다. 내년 2005년에는 한국이 이 박람회 측에서 특별 선정한 ‘손님나라’(Gastland)가 되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해서 ‘고금상정례문’이나 ‘직지심경’등을 인쇄해서 인류문화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문화 국에 대한 당연한 예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나라임에도 아직도 사상 관련 저술에 중세 때나 가능한 마녀 사냥 식의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반문화적인 현실을 이 세계는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오늘의 세계는 문화를 존중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데도, 우리의 공안 검찰은 이러한 반문화적인 작태를 태연히 자행함으로써 한국의 국위를 너무나도 심각하게 실추시키고 있습니다. 검찰은 ‘실정법’이라는 이유를 들어 ‘국가보안법’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은 지상유일의 ‘분단국가’가 통일된 민족국가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반통일적 장애물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법은 세계화의 기치아래 ‘세계 시민사회(Weltbuergergesellschaft)’를 지향하는 오늘의 국제적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고 있는 대학이 있는 뮌스터 시에는 ‘30년전쟁(1618~48)’을 종결시킨 ‘베스트팔리아 평화조약(Westfaelischer Friedensvertrag)’이 체결된 회의실에 아직도 보존되어 있습니다. 근세 국제법적인 의미에서 최초의 평와 조약이라고 불리우는 이 평화조약의 정신은 칸트의 ‘영구평화론(Zum ewigen Frieden)’을 거쳐 나치 독일을 피해 미국에 망명, 법을 통한 평화를 설파해서 초국가적인 평화기구인 UN의 설립정신에 기여한 한스 켈젠(Hans Kelsen)의 법철학의 근간을 이루었습니다. 민족국가를 기초로 해서 국성 이러한 평화개념은 이제 민족 국가의 국경개념을 희미하게 만드는 ‘세계화’의 과정 속에서 국가대신에 ‘시민사회’에 근거한 보다 보편적이고 사해동포적인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탈현대적(postmodern)인 법 이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은 ‘남북기본합의서’가 이미 밝히고 있는 원칙, 즉 남북은 통일을 지향하고 있는 ‘특수한 관계’도 인정치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위에 말한 ‘베스트팔리아 평화조약’이 전제하고 잇는 국민 , 국토, 그리고 주권이라는 기본요건마저 무시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17세기 중반의 법 이해수준에도 훨씬 못 미치는 법 아닌 법입니다. 나의 ‘통일철학’ 그러나 저는 이 기회에 -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심정으로 - 이러한 ‘국가보안법’이 이해하려고 시도하지도 않고 또 이해할 수도 없는 저의 통일 철학의 핵심을 간략히 밝히고자 합니다. 통일 문제를 말할 때, 언제나 저는 제일 먼저 ‘상생(相生)’의 원칙을 강조해 왔습니다. 불교적 용어로 이해되고 있는 ‘상생’은 ‘연기(緣起)’라는 개념을 전제합니다. 즉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이 가르침은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의 민족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는 ‘남이냐, 북이냐’라는 양자택일의 논리가 아니라 ‘남과 북’이 공유하는 관계를 중시하는 논리로서, 저는 큰 대나무와 저 작은 대나무가 실은 땅속에서 뿌리를 통하여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비유를 들어 이 관계를 설명합니다. 1989년 봄, 비엔나에 있는 유명한 ‘문학의 집(Literaturhaus)’에서 행한 ‘탈현대의 고고학(Zur Archaelogie der Postmoderne)’이라는 강연에서 저는 대나무와 도토리나무의 비유를 들어 현대의 인식론적인 문제를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어미 대나무(母竹)로부터 뿌리가 옆으로 퍼지면서 일정한 거리에 죽순이 나오는데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번식하면서 무성한 대나무밭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도토리나무는 도토리가 땅에 떨어져 떡잎이 나오고 어느 정도 성장하지만 어미 도토리나무의 무성한 잎의 그늘 때문에 이 어린 나무는 자라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죽습니다. 대나무는 ‘관계철학’, 도토리나무는’주관철학’을 각각 상징합니다. 또 ‘관계철학’은 ‘상생’을, ‘주관철학’은 나만이 옳다는 ‘아만(我慢)’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상생’의 원칙에 입각할 때, 비로소 남과 북은 서로를 ‘자기 속의 타자(他者)’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가능하게 됩니다. 남과 북이 똑같다면 이미 통일이 이룩된 상태일 것이고, 남과 북이 완전히 다르다면 통일이야기를 꺼낼 필요조차 없는 상황일 것이기 때문에,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남북은 긴장 속에서도 계속 줄기찬 여유를 지니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태도는 통일을 어떤 ‘사건’이 아니라, 끊임없이 전개되는 ‘과정’으로서 바라보는 훈련을 요구합니다. 왜냐하면 반세기 이상 서로 이질적으로 형성되어온 남북의 체험공간은 서로의 기대 지평을 달리 만들어 왔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라는 ‘과정’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서로가 ‘주인’과 ‘종’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는 그리하여 서로의 관점을 바꾸어 보는 ‘합리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폭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평화적 수단을 통해 갈등을 해결한다는 이러한 원칙을 우리의 현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분명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록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체제의 수립이라는 ‘적극적’ 의미의 평화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전쟁이 없다는 의미에서는 ‘소극적’인 의미의 평화 정도만이라도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오늘의 한반도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상생’, ‘자기 속의 타자’, ‘과정’, ‘합리적인 대화’ 그리고 ‘평화’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제 스스로의 ‘통일철학’의 실현을 위해 ‘배제하고 동시에 통합하는 제3의 무엇’을 지향하고자 하는 ‘경계인’의 삶을 “기회주의적”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제 뇌리 속에는 초기 불교의 성전 ‘쌍윳따 니까야’의 함축적인 비유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즉, 흰 소와 검은 소가 서로 묶여 있는 것을 보고, 대개는 검은 소가 흰 소에, 또는 흰 소가 검은 소에 묶여있다고 보는데, 사실은 이 두 소를 서로 묶고 있는 것은 단지 ‘끈’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남과 북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 비유는 남이 북에게, 또는 북이 남에게 묶여 있는 것으로 보기보다는, 이 남북의 ‘사이’를 생각해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 남북을 가르는 휴전선이라는 ‘제3의 공간’이 전 한반도로 확장된다면, 위에서 지적했습니다만, 전쟁이 없다는 뜻에서의 소극적인 평화 정도는 가능하다는 발상으로 통하기 때문입니다. ‘경계인’의 의미 37년 만에 ‘경계인’으로서 제 조국 땅을 밟으면서, 저는 ‘조직 사회학’에서 종종 거론되는 다섯 마리 원숭이에 대한 우화를 생각했습니다. 원숭이 사육사가 매일 아침 나무 꼭대기에 신선한 바나나를 매달고, 그 근처에 전류를 통하게 했습니다. 첫 번째 원숭이가 바나나를 따먹으려고 나무에 오르다가 흐르는 강한 전기에 놀라 곧 포기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원숭이도 흐르는 강한 전기에 놀라 연이어 포기했습니다. 이튿날 새롭게 우리 안에 들어온 다섯 번째 원숭이가 걸려있는 바나나를 보고 나무에 오르려고 하자 이미 혼난 경험이 있는 네 마리 원숭이가 다 나서서 그를 말렸습니다. 그러나 이 다섯 번째 원숭이는 이 만류를 뿌리쳤습니다. 사육사가 이미 전류를 끊었는데도 네 마리 원숭이는 그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이 우화는 지식의 역할이 사회에서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드러내고자 한 것입니다. 즉 ‘지식은 조직을 멍청하게 만든다(Intelligenzmacht Organisation dumm)’는 역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를 항상 깨어있게 하는 지식은 기존의 선입견을 파괴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이른바 ‘달리 생각하는 사람들(Andersdenkender)’을 요구합니다. 국가보안법을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국가정보원’과 ‘공안검찰’ 및 이른바 ‘거대 언론’,그리고 이에 덧붙여 기존의 선입견을 ‘지식’으로 포장하고 확대 재생산시켜온 이른바 ‘지식인들’이 바로 위에서 지적한 네 마리 원숭이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저는 동시에 이 사회를 항상 깨어있게 만드는 많은 ‘달리 생각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다섯번째 원숭이는 ‘해방 이후 최대간첩’이니 ‘말 바꾸는 지식인’이라고 저를 매도하는 네 마리의 원숭이가 벌이는 그 시끄러운 굿판(Affentheater) 속에서도 달리 생각하고 행동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회를 건강하고 새롭게 만드는 지식체계의 구성은 사실 그리 간단치는 않습니다. 특히 사회의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이를 예방하는 문제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복잡해질수록 더욱 어려운 과제로서 등장합니다. 또한 ‘위험사회’니 ‘보험사회’니 하는 말처럼, 위험이 항시적으로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우리들의 감각이 둔화하기 때문에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생태철학자 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 Bateson)은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 설명합니다. 개구리를 미지근한 물에 넣어 점차적으로 조금씩 온도를 높여서 가열하면 이 개구리는 끊는 물 속에서 그만 죽습니다. 그러나 만약 끊는 물에 개구리를 집어넣으면 이 개구리는 펄쩍 뛰어 밖으로 도망치려고 시도합니다. 이 비유는 분단 시대를 오래 살아온 우리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국가보안법’이 민주화 진전에 따라 유명무실하게 되었다고 믿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저의 입국을 전후해서 생긴 소용돌이는 분명히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민족분단을 확대 재생산해온 우리의 의식구조 속에서 제 문제가 충격적이라면, 저는 차라리 이 충격이 지속적이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놀라게 했던 모든 사건도 곧 잊혀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또 한번의 가능한 충격을 곧 있을 재판의 결과에서 기대해 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네 마리 원숭이가 벌였던 그 시끄러운 굿판이 결국 도깨비장난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몰고 올 또 한번의 충격을 기대해 봅니다. 그러한 충격은 우리의 정신적 위기상황을 적극적으로 깨닫게 하는 일종의 ‘정신 생태학(Oekologie des Geistes)’을 가능케 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신생태학’은 자연환경을 문제시하는 ‘생태학’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저의 문제를 계기로 해서 분단된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서로 화해할 수 있는 그러한 아름다운 나라로 한 걸음 더 다가섰으면 하고 저는 바랍니다. 최후진술을 마치면서 저는 부모가 난 땅을 난생처음 밟았다가 기대가 실망으로 뒤바뀐 엄청난 충격을 경험했던 저의 자식들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거는 기대도 같은 맥락이라고 믿습니다. 이 나라가 깨어있고 또 건강해서 바로 그 때문에 사랑할만하다는 확신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판결을 저의 가족들이 기다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민족과 세계를 함께 생각하면서 걸어온 지난 40년 가까운 학자생활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轉機)를 맞아 또 한번 비상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는 그러한 재판의 결과를 기대합니다. 온 나라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재판부의 미래지향적인 판결에 희망을 걸면서 저의 최후진술을 경청해주신 재판부에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2004년 3월 9일 송두율 ˝
  • 국산코미디 2편 나란히 개봉-어디선가 누군가에…홍반장

    12일 국산 코미디 영화 2편이 나란히 선보인다.로맨틱 코미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과,코미디 ‘어깨동무’.두 영화에서는 엄정화와 김주혁,유동근과 그룹 NRG 멤버 이성진이 각각 호흡을 맞췄다.어느쪽 콤비플레이가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지 충무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에는 단골이 되다시피 한 설정들이 몇 있다.가장 흔한 장치는,세속적 잣대로는 쉽게 허물어질 것 같지 않은 남녀 신분의 벽.‘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사랑을 이루게 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그 결말을 빤히 들여다보면서도 빠져들게 된다. 12일 개봉하는 엄정화·김주혁 주연의 새 영화는 숨고르기를 하게 만드는 제목부터 별나다.‘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제작 제니스엔터테인먼트).노처녀 치과의사 혜진(엄정화)은 자신의 능력을 철석같이 믿었다가 큰코를 다친다.배짱좋게 던진 사표가 일사천리로 수리되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시골로 내려와 작은 치과를 개업한다.이사온 첫날 병원자리를 주선해준 젊은 남자를 동네사람들은 ‘홍반장(김주혁)’이라고 부른다.복덕방 중개인인 줄 알았던 그 남자는 알고본즉 마을 대소사에 밤낮없이 쫓아다니는 진짜 반장.자장면 배달부,퀵 서비스맨,페인트공,라이브 가수,분식집 점원 등 일당 5만원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잡부’다.선한 마음 씀씀이 말고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남자와,자존심 빼면 시체인 노처녀 의사는 사사건건 부딪힌다. 영화는,예정된 수순을 밟으며 남녀가 밀고당기는 해프닝 모음이다.서로를 이해하기까지 토닥토닥 신경전을 벌이는 익숙한 일상 속으로 카메라가 고정됐다.얼핏 봐선 혜진의 동선을 따라 화면이 움직이는 듯하지만,그건 착시현상일 뿐.제목이 암시하듯 일관되게 극을 끌어가는 주체는 홍반장 캐릭터다. 새 생활이 낯설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혜진 앞에 홍반장은 늘 해결사처럼 나타난다.자동차 접촉사고를 내면 ‘안면’을 동원해 해결해주고,성희롱을 당하고도 억울하게 구치소 신세를 지고 있으면 어느새 현장 녹화테이프를 구해와서 빼내주곤 한다.흥미로운 것은,그렇다고 연애의 감정이 남자에서 여자로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오히려 콧대높은 혜진이 홍반장 앞에서만큼은 고양이 앞의 쥐처럼 주눅이 들더니 사랑고백도 먼저 하며 가슴졸인다. ‘럭셔리 팬터지’를 충족시키는 화려한 할리우드식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싱겁게 소박하고 착하다.소소한 일상에 주목하되 주인공들의 자의식 속으로 관객을 덮어놓고 밀어넣지 않는다는 점이 편안하다.두 주인공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극의 단조로움이 아쉽다. 황수정기자 sjh@˝
  • 엉뚱한 자료 통보 ‘공시지가 소동’

    한국감정평가협회가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산정결과를 주민들에게 개별 통보하면서 40만명에게 엉뚱한 자료를 전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3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감정평가협회는 지난주 전국 50만 필지의 표준지 공시지가 자료를 해당 주민들에게 우편으로 통보했다. 그러나 전산 착오로 행정구역 주소와 지번이 전혀 다른 엉뚱한 정보가 담긴 내용을 통보하는 ‘실수’를 저질렀다.전산 처리되는 해당 토지 주소를 모두 예시(例示)주소인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으로 출력해 통보한 것이다. 잘못된 표준지 공시지가 자료를 통보받은 주민은 약 40만명(중복 토지소유자 제외)정도로,주민들은 건교부와 종로구청,감정평가협회에 전화를 걸어 경위를 확인하는 ‘소동’을 빚었다.특히 서울 종로구청에는 연휴가 끝난 2일 아침부터 공시지가 통보 문의가 잇따랐다.일부 시민들은 토지 소유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지적과를 찾거나 등기부등본 발급기계를 통해 사실확인을 하기도 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건교부는 감정평가협회에 원인규명을 지시,제대로 된 표준지 공시지가 자료를 다시 출력해 3일부터 해당 주민들에게 다시 통보하기 시작했다. 건교부는 “지번과 공시지가 등 다른 정보는 모두 정상인데 행정구역 주소만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행정구역에 관한 전산코드가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총선 D-44] 한나라, 공천후유증 극복 우선과제

    4월15일 실시되는 제17대 총선 D-44일인 2일,국회 본회의는 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등을 처리한다.여야 정당은 선거법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공천작업 등 선거준비를 하느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왔다.공천 진통도 만만찮다.‘게임의 룰’이 확정되는 것을 계기로 각 당이 새로 짜고 있는 선거전략을 막판 공천 점검 형식으로 짚어본다. 한나라당은 1일 현재까지 불출마·낙천 등을 통해 현역의원 30%를 물갈이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역시 ‘특정 정파 무더기 공천’ ‘무연고 돌려꽂기’ ‘철새 후보 낙점’ 등 갖가지 변칙공천에 대한 불만세력이 늘어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영남권 낙천후보들을 중심으로 한 ‘무소속 연대’ 결성은 정당지지도가 현저히 떨어진 한나라당에는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우선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결성된 ‘포럼 한국의 길’ 소속 후보자들이 무더기로 공천된 데 따른 ‘사천(私薦)’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이에 따라 ‘한국의 길’은 특정인의 별동대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받고 있다.최병렬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부산의 경우 박형준(수영)·김희정(연제)·이성권(부산진을)·유기준(서구) 후보 등이 한국의 길 회원이다.게다가 부산 남구에서 분구되는 지역에는 한국의 길 회원으로 부산에서만 동래·금정·사상 등 3∼4곳을 옮겨다닌 강모씨가 이미 내정됐다는 소문도 나돌아 귀추가 주목된다. 또 외부 영입인사도 아닌 공천신청자를 연고도 없는 곳에 일방적으로 공천하는 ‘무연고 돌려꽂기’와 이곳저곳 출마예정지를 수시로 옮겨다닌 ‘철새 후보 공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천심사위는 그동안 서울 마포 갑·을을 왔다갔다 한 것으로 알려진 이신범 전 의원을 마포을에 공천하는가 하면 부산진갑 신청자인 김양수 후보도 경남 양산으로 돌렸다. 특히 부산은 ‘무연고 돌려꽂기’로 복마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당초 수영구에 공천신청한 최거훈 후보는 사하을,동래에 신청한 박승환 후보는 금정으로 옮겨 공천을 받자 현지의 불만 여론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편 공천에서 탈락한 박종웅(부산사하을) 의원은 이날 자신의 당선을 위해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부산에서 직접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전광삼기자 hisam@˝
  • [사설] 장군묘역 봉분 허용 안된다

    군(軍)도 변해야 한다.군사정권 시절의 그릇된 기득권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다간 국민적 지탄을 받기 십상이다.국방부가 지난 4일 입법예고한 국립묘지령 개정안은 불행히도 이런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방증한다.개정안은 현재 국가원수로 한정된 국립묘지의 봉분(封墳) 허용 대상자에 국가유공자와 애국지사 예비역 군장성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그간 장군 묘역 등에 봉분이 만들어져 온 관행을 합법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남극 세종기지에서 조난당해 숨진 젊은 과학도는 끝내 국립묘지에 묻히지 못했다.공무원이 아닌데다 전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단 한 평도 내줄 수 없다던 국방부가 잘못된 관행을 합법화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타인에게 엄격하고,자신에겐 관대한 배타적 이기주의의 발로라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1990년대 중반 20% 수준이던 서울시민의 화장률이 60%까지 높아지는 등 최근 우리 사회의 장묘문화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이런 터에 국방부가 장성급 이상 묘역에 봉분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오히려 대통령 80평,장성 8평,영관급 이하 1평 등으로 사자(死者)의 신분에 따라 차이를 둔 국립묘지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경청해야 할 것이다.장군이나 사병 구분없이 1인당 1.36평으로 면적이나 형태가 동일한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등 외국의 국립묘지에는 계급이나 지위에 따른 차별이 거의 없다고 한다.국방부는 쓸데없는 분란으로 호국 영령들에게 누를 끼치지 말고 개정안을 거둬들여야 할 것이다.차제에 국립묘지의 안장 대상 확대를 적극 검토해 추진하기 바란다.˝
  • 장군은 죽어서도 특혜

    국방부가 국립묘지의 봉분(封墳) 허용 대상자에 군 장성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국립묘지령 개정안’을 마련,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26일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국가원수로 한정돼 있는 국립묘지의 봉분 허용 대상자를 국가유공자·애국지사는 물론 군 장성까지 포함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입법예고를 마쳤다.개정안은 조만간 법제처로 넘겨진 뒤 국무회의 등의 심의를 거쳐 최정 확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개정안이 알려지자 국방부 홈페이지 등에는 장군들에 대한 생전의 각종 특혜에도 불구하고 봉분까지 공식허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현재 대령급 이하 군인들의 경우 무공훈장을 받아도 ‘화장’돼 1평짜리 묘역에 묻히는 데 비해 장군들은 ‘매장’되고 묘역의 넓이도 8평이나 된다.특히 장군 묘역의 경우 그동안 법적으로는 봉분이 허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암묵적으로 봉분 조성을 인정해왔다. 한 네티즌은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는 장군·병사 모두 1인당 묘지 면적이 1.36평이고 봉분은 전혀 없으며,베트남 혁명영웅묘지도 생전의 국가 공헌도만 배려할 뿐 계급과 지위 고하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소개한 뒤 “장군 묘역만 매장과 봉분을 허용하는 것은 군사문화의 잔재이자 화장(火葬) 중심의 현재의 장묘문화 추세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장군 묘역이 지나치게 넓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지난 1월 현재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군경 묘역은 10만 400여평인데 이 중 355위가 안장된 장군 묘역은 9800평이다.반면 9만여평 규모의 대령 이하 군인과 군무원·경찰 묘역에는 5만 3000여위가 안장돼 있다.결국 전체의 1%도 안되는 장성들이 묘역 면적으로는 1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1965년 제정된 국립묘지령은 당초 국가원수를 제외한 모든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를 화장토록 규정하고 있으나,신군부 집권시절인 1983년 장군들도 매장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장군급 묘역에 봉분이 만들어져온 관행을 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면서 “다양한 견해를 들어본 뒤 법제처에 넘길 최종안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한나라, YS 털어내나

    한나라당이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사실상 ‘완전 결별’을 선언했다.당 공천심사위는 25일 ‘YS의 입’으로 불려온 3선의 박종웅(부산 사하을) 의원을 비롯해 중진그룹의 리더격인 4선의 김기배(서울 구로갑)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박 의원의 공천탈락은 ‘안풍(安風)’ 자금문제로 YS와 한나라당이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은 이와 관련,“심사위에서 4차례에 걸친 여론조사와 두 번에 걸친 자체 표결을 거쳤지만 그때마다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공천 배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박 의원은 긴급기자회견을 자청,“도덕성이나 의정활동에서 아무런 하자가 없는 본인을 탈락시킨 것은 YS 털어내기이자 박종웅 죽이기의 일환이며 명백한 보복공천”이라고 주장했다.그는 “한나라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만들고 지켜온 당임에도 이제 그 주인을 내쫓는 배은망덕한 짓을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떠나 정통 민주세력의 적자로서 정치적 신의와 소신을 끝까지 지키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 당당하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공천심사위는 소장파들이 이날 낮 기자간담회를 통해 ‘무책임한 폭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공천 배제를 요구한 홍준표 의원에 대해서는 단수 우세후보로 결정했다. 한나라당 소장파의 리더격인 남경필·원희룡·권영세 의원 등은 “‘시대착오적 색깔론’과 ‘무책임한 폭로’로 낡은 정당,축음기 정당,유통기한 지난 정당을 만들어온 세력은 당을 떠나라.”고 요구했다.소장파들이 비록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당 안팎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대북 강경 보수파인 김용갑 의원과 폭로전을 주도해온 정형근·홍준표 의원 등에게 집중됐다.한편 공천심사위는 서울 홍준표(동대문을)·곽영훈(중랑갑)·김원길(강북갑)·이범래(구로갑),부산 최거훈(사하을)·유기준(서구),경기 조정무(남양주을) 후보 등 7명을 단수 우세후보로 선정하고,서울 도봉을(김선동·백영기 후보)을 경선지역으로 결정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사설] 盧대통령 ‘1년의 잘못’ 새겨야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1년에 대한 국민평가를 보면 착잡하다.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겨우 낙제점을 면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노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가시스템 개혁의 지향점과 시대적 소명을 십분 이해한다 해도,국민을 너무 불안하게 만든 결과물이 아닌가 한다. 어제 특별회견에서 “정부가 할 일을 또박또박 챙겼다.”고 강조한 노 대통령으로서는 야박한 평가일 수도 있겠다.검찰과 국정원의 독립과 인사시스템 구축,273개 국정 로드맵 완성 등 성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무엇보다 대통령의 탈(脫)권위 노력이 변화의 동인임을 부인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왜 참여정부의 평가가 이렇게 혹독한 것일까.노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와 재신임과 같은 불가측성이 1차적 원인이라고 본다.어제 회견 말미에 “국민들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대통령을 바란다.”는 말을 노 대통령 자신이 어긴 결과다.여기에 측근비리와 국정 아마추어리즘의 잇단 시행착오가 겹친 탓이다.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정치권마저 매일 요동을 치고 있었으니,국민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 아닌가. 서울신문이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조사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는 원인과 처방을 정확히 짚고있다.‘경제안정과 국가안보와 같은 핵심 분야보다 국민참여 분야에 더 많은 국가 에너지를 투입했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노 대통령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민의 44.3%가 ‘경제’를 꼽은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노 대통령이 할 일은 자명해졌다.1년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신뢰의 리더십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또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생,그리고 국가안보를 포함한 국민통합 노력에 열린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나아가 총선승리에 집착하기보다는 그 이후 국정안정을 꾀할 구상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 ‘노무현정부 1년’ 10점만점에 5.85점

    25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의 평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행정개혁시민연합(행개련),여성연합,한국경제학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참여정부 1년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잇따라 개최,지난 1년의 개혁정책에 대한 평가를 쏟아냈다. 이 단체들은 공통적으로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탈(脫) 권위주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국정혼란과 갈등·위기관리 등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난 19일 경실련 주최로 서울 동숭동 경실련 회관에서 열린 ‘노무현 정부 출범 1년 국정운영평가와 향후방향’ 토론회에서는 참가자들의 혹독한 비판이 쏟아졌다. 권해수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한성대 교수)은 “탈권위주의와 권력기관 독립 등의 부분적인 성과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국정 혼란이 계속 야기됐다.”면서 “노 대통령의 리더십이 부족하며 총선 승리를 위해 국정을 희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홍종학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은 “직접적 인권 유린 방지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 빈곤으로 발생하는 자살과 범죄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 해소해나가는 것이 개혁정부의 참모습”이라고 충고했다. 행정전문 시민단체인 행개련은 참여 정부의 지난 1년간 주요 정책은 10점 만점에 5.85점이라는 ‘성적표’를 공개했다. 행개련은 지난 18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노무현정부 1년평가 토론회’에서 국회의원과 기업인,시민단체 인사,학자 등 각계 전문가 3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행개련에 따르면 행정개혁·지방분권이 6.1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여성정책과 부동산 대책,노동정책,재벌정책,이라크파병 등이 5.0 이상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환경정책이 3.3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으며 교육정책과 실업정책,통상정책,대미외교정책,신행정수도 건설 등은 5.0 이하로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 관련 전문가들의 모임인 한국경제학회는 지난 12일 열린 ‘참여정부 1년의 경제정책 평가’에서 “지난 1년 동안 정부가 시행착오를 거듭해 부동산 대책을 제외하곤 당초 예상한 효과를 거둔 경제 정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는 “경기 안정을 위한 단기정책은 물론 동북아 경제중심,국가균형발전 등 중장기 비전과 추진 전략에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결여돼 있어 정책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성연합은 23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1층 교육장에서 ‘노무현정부 여성정책 1년 평가 및 정책 제언을 위한 토론회’를 갖고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양성평등한 가족정책과 호주제 폐지,보육의 공공성,모성보호,여성인권 등의 내실있는 추진을 촉구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盧대통령 취임 1년]외교안보·北美정책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2년차를 맞아 경제부총리,외교부 장관,노동부 장관 등 주요 정책부처 기관장을 교체했다.지난해 참여정부의 경제·노동 및 대미 정책에 시행착오가 많았다는 게 중론이다.노 대통령이 ‘코드 인사’를 일정 수준 누그러뜨리면서 정책의 방향도 바뀔지 주목되지만 일관성있는 추세로는 아직 나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언론 정책도 아직은 암중모색의 단계로 평가된다. 노무현 정부의 지난 1년은 출범 전부터 표방한 ‘자주외교론’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면서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그러나 그 이면을 보면 정책주도권을 둘러싼 주요 인사간의 갈등 구조가 자리잡고 있었다.“이종석 국가안보회의(NSC) 차장이 상급자인 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사전 보고도 않는다.”는 등의 구설이다. 새로 임명된 NSC 처장인 권진호 안보보좌관은 이종석 차장의 고교(용산고) 선배다.나종일 전 안보보좌관 시절보다 NSC 내부의 위계질서는 그런대로 잡혀 간다는 분석이다.반기문 신임 외교부 장관도 내부 잡음을 내지 않으려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반기문 장관과 이종석 차장 등의 시각은 여전히 차이가 있어 보인다.NSC내에서의 이종석 차장의 ‘힘’이 도리어 강해졌다는 관측도 있다.때문에 대미관계는 다소 유연해지더라도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한·미 동맹파’보다는 ‘자주파’의 목소리가 더 커질 여지가 있다. 참여정부 1년 동안 ‘자주론’은 한국 사회를 보수와 진보,동맹파와 자주파로 구분짓는 잣대 구실을 했고,정부 부처와 국민들은 보·혁 갈등구도속에서 북한핵 문제와,이라크 파병,주한미군 재배치 논란 등을 지켜봤다. ‘자주외교론’은 50년간 변화하지 않은 한·미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있다.반면 국익을 잣대로 한,결과로서의 자주가 아닌 신념·가치로서의 자주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외교력 낭비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 1월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한 외교관은 윤영관 장관 경질과 관련,기자에게 “한국은 왜 ‘자주’를 주장하는가.”고 물었다.세계 경제 12위국인 한국을 ‘종속국가’로 보는 나라가 없는데,왜 굳이 한국의 위상을 낮추느냐는 것이다.익명을 요구한 다른 외교전문가는 “자주는 당위적으로 옳은 명제”라면서 “문제는 ‘자주’를 강조하고는,외교적 파장이 일자 뒷수습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국군의 날 경축사에서 북핵문제 해결과 이라크 파병을 연계시키는 발언을 했고,정부는 나종일 당시 안보보좌관을 대미 특사로 보내 해명했다.지난 1월 윤영관 장관을 경질하면서 정찬용 인사수석은 “참여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자주적 외교정책의 기본정책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했다.파장이 일자,이수혁 외교부 차관보는 미국측의 오해를 풀기 위해 다시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참여정부는 윤영관 장관 경질 이후 ‘자주외교’ 대신 ‘균형적 실용외교’란 말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이번에는 새로운 틀이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월드이슈-타이완 총통선거 D-30]중국의 입장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하나의 중국’ 정책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중국의 국시(國是)다. 중국은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추진하는 국민투표는 타이완의 분리·독립으로 향하는 ‘첫 단추’로 판단,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중국 지도부에 이어 군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덩샤오핑(鄧小平)도 활용하는 형국이다. 중국 언론들은 20일 덩샤오핑의 ‘1국가 2체제(一國兩制)론’을 20년만에 원문 그대로 재발표했다.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1국가 2체제는 홍콩·마카오·타이완의 자본주의 체제를 허용,평화통일 및 안정과 번영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달았다.덩샤오핑의 카리스마를 앞세워 타이완의 독립 움직임에 쐐기를 박겠다는 전방위 ‘선전전’인 것이다. 중국 지도부의 이런 ‘결심’은 지난해 연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미국 방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그는 미국 언론을 향해 “타이완이 독립의 길을 트는 국민투표 저지를 위해 어떤 대가도 치를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타이완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겨냥,왕자이시(王在希) 타이완사무판공실 부주임은 최근 “타이완이 독립을 선언할 경우 양안간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2008년 베이징올림픽 반납이라는 배수진도 쳤다. 중국 군부도 전면에 나서고 있다. 차오강촨(曺剛川) 중국 국방부장은 17일 불라도 부코브스키 마케도니아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타이완의 국민투표 실시 계획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가장한 분리·독립 기도”라고 못박고 “국민투표를 강행할 경우 타이완 해협의 안정과 평화가 무너질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인민해방군은 새해 첫날부터 내륙과 연안지방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착수,‘전쟁불사’ 발언이 결코 엄포용이 아님을 과시했다.공중강습,삼림전(森林戰),지휘소 모의전쟁, 등 타이완 해안 봉쇄 등이 주요 훈련 목표였다.하지만 지난 총통선거 당시 미사일 발사 등 군사행동이 되레 역풍을 몰고왔다는 내부 분석도 만만치 않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타이완 고립 외교전도 가동 중이다.원자바오 총리의 방미 시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미국으로부터 재확인받았다. 타이완의 최대 후원국인 미국도 양안 긴장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에서 타이완측에 국민투표 철회를 요구했다.지난달 중국·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타이완의 국민투표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발언을 이끌어낸 것도 외교전의 일환이다. 중국 지도부의 단기 목표는 천수이볜 총통의 낙선.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가 지난 연말 타이완 기업인을 초청,중국 통일정책 지지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타이완의 안정 희구세력을 움직이겠다는 고도의 전략이다. oilman@˝
  • [서울광장] 왕 교육감의 착각/정인학 논설위원

    요즘 사람 열 받게 하기로 말하면 교육계도 정치권 못지않다.한해 사교육비가 교육부 예산의 54%에 이른다면 지금까지 공교육 정상화는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해외 유학생이 해마다 늘어 지난해엔 사상 최고로 15만 9903명에 이르렀다고 한다.우리 교육의 경쟁력은 이미 쇠잔해 질대로 쇠잔해 졌다는 얘기가 아닌가.교육 당국도 심각성을 알기는 아는 듯 기회만 있으면 교육개혁에 목청을 돋운다.문제는 허구한 날 과외 단속과 대입시 타령이라는 데 있다.새로운 교육환경 변화를 이해하기는커녕 왜곡시키려 든다.그리고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그러니까 초·중·고교가 겨울방학을 코앞에 앞두고 있던 지난해 12월6일이었다.수도 서울의 교육을 통해 사실상 전국의 초·중·고교 교육을 선도하는 서울시 교육감이 신문에 광고를 냈다.왕 교육감이 느닷없이 불법·고액 과외를 추방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그러나 해프닝이 아니었다.과외의 메카인 서울 강남권에서 겨울방학을 겨냥한 신종 사교육 태풍이 만들어 지고 있었던 것이다.왕 교육감은 불법·고액 과외인 줄 알았던 게다.신문광고 몇 줄로 캠페인이나 벌이면 수그러들 줄로 착각했던 것 같다. 서울시 교육청이 판단 착오를 알아차렸을 때는 겨울방학이 거의 끝나갈 때쯤이었다.급기야 지난 1월19일 엄청난 광고비를 들여 학생들을 선행학습 과외에서 해방시키자는 대대적인 광고를 냈다.대입시를 준비하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종전의 과외가 아니라 특목고 과외라는 신종 선행학습 과외였던 것이다.다급한 나머지 2월2일엔 학부모와 교사들을 동원해 ‘학교교육 정상화 대회’라는 법석을 떨었다.선행학습 과외를 처벌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학생들을 동원해 가두 캠페인까지 벌였다.그러나 신종 과외가 한바탕 훑고 지난 다음이었다. 서울 강남권 일대에서 시작된 특목고 과외는 말하자면 학원 관계자의 ‘대박 상품’이었다고 한다.대입시 학원들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특목고 과외를 생각해 냈다는 것이다.그리고 자녀의 명문대학 진학에 목을 매는 학부모들의 조바심을 자극했다고 한다.명문 대학에 합격하려면 특목고에 진학해야 하고,특목고에 들어 가려면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중학교 과정을 끝내야 한다고 불안감을 부추겼다.그리고 계산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유행은 일단 시작되면 스스로 증폭시켜 나간다고 했던가.당초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된 특목고 과외는 5학년으로 확산되더니 올 겨울방학엔 4학년 어린이들까지 가세하고 나섰다고 한다.이제 특목고 과외는 다반사이고 한편에서 서울대 합격을 노리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서울대 과외’까지 등장했다는 것이다.이미 3∼4년 전에 시작된 일이건만 올 겨울방학엔 유난했다.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궁금증은 곧 풀렸다.올해 서울대는 정시모집 결과를 발표하면서 특목고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왕 교육감은 뭘 몰라도 한참 몰랐다.대입시에서 특목고가 강세라는데 특목고 과외를 하지 말라고 캠페인이나 벌여서 해결된다고 보았단 말인가.학교 교문마다 ‘학생들을 선행학습 과외로부터 해방시키자.’고 현수막이나 내걸어 학교 교육이 정상화된다고 믿고 있단 말인가.사교육 대책은커녕 속속 생겨나는 신종 과외조차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질 않았는가.과외는 단속으로 결코 풀릴 수 없음은 1980년 이후 경험칙이다.때 되면 대학 입시나 어떻게 바꿔 공교육 붕괴를 땜질할 수 있다는 착각은 미신이다.교육 권력은 서둘러 발상을 바꿔야 한다.그리 시간이 많지 않다.세상이 이제 그들의 과외단속이나 대입시 타령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겨야 할 것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임동규 신임 서울시의회 의장 인/ 터/ 뷰/

    “생산적인 의정으로 시민의 관심과 신뢰를 쌓아가겠습니다.” 임동규(60·한나라당 강동4) 신임 서울시의회 의장은 “견제와 감시의 기능에 충실하면서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생산적인 의회로 꾸려나가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소모적인 정쟁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임 의장은 우선 집행부와 의회가 각종 시정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는 ‘사전 정책협의제’를 구상 중이다.그동안 지나치게 집행부 주도로 추진됐던 시정 형태를 바로잡겠다는 뜻이다.사사건건 시정의 발목을 잡겠다는 게 아니라 집행부와 사전협의,조정을 통해 시민의 뜻이 적극 반영되고 가장 합리적인 정책이 결정되게 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여 보겠다는 얘기다.이 제도가 자리잡으면 예산심의·의결도 지금보다 훨씬 깊이있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시 발전을 보다 포괄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시장·교육감·경찰청장 등 관련 기관장이 함께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는 협의체 구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특히 의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조만간 ‘정책연구실’을 설치,운영하겠다고 밝혔다.시의원·대학교수 등 내·외부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한다는 복안이다.이를 통해 시의 직제개편,대형 프로젝트,예산의 심의·편성 등 보다 전문적인 정책을 제시하려는 것이다.시의회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아직도 시의회에 대한 시민의 이해도가 낮다.”며 “지역 케이블방송을 통해 시의회 회의 장면이 생중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의원의 중앙정계 진출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그는 “현재 지방의회 출신 국회의원이 27명에 달하지만 서울시의회 출신은 단 1명도 없다.”며 아쉬워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반대 입장은 단호하다.수도 서울의 위상을 1000만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가 중심이 돼 지켜내야 하는 게 역사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아울러 “의원보좌관제,의회 인사·예산권 확보 등 지방의회의 위상 확립에 기틀이 되는 지방자치법시행령 개정에도 앞장서겠다.”며 전체 지방의회의 대표격인 서울시의회의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동양유리공업㈜ 회장이며,지난 91년 제3대부터 3차례 시의원으로 활약했다.시의회 운영위원회 간사,재해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부의장,시의회 한나라당협의회 대표의원을 역임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대출금누락등 분식회계 13社 적발

    금융기관 차입금을 누락하는 등의 방법으로 분식회계를 한 13개사가 적발됐다.창업투자회사의 차입금 등을 이용해 주가를 조종한 7명도 적발돼 검찰에 고발조치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1일 정례회의를 열어 금융기관 차입금을 재무제표에서 누락시킨 옌트와 실리콘테크 등 2개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대표이사들에 대한 해임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증선위는 이들 기업에 대해 각각 1억 3730만원과 8730만원의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 조치를 내리고 실리콘테크의 감사를 검찰에 통보했다.옌트는 차입금 41억 7000만원을 누락하고 담보로 제공한 예금의 내역을 주석으로 기재하지 않았다.실리콘테크는 차입금 42억원을 누락시켰다.증선위는 또 매입 및 매출액을 각각 36억 1200만원과 36억 4800만원으로 가공 계상한 아이거넷과 대표이사 등 2명을 검찰에 통보하고 대표이사 해임권고 및 유가증권 발행제한(6개월)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 증선위는 착오로 단기 차입금을 줄여 반영하는 등 회계기준 위반정도가 경미한 이건창호 시스템,제일제강공업,부산방직공업,조광피혁,태창기업 등 5개사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했다.나머지 5개사는 회계담당 이사에 대한 해임권고 및 유가증권 발행제한 등의 조치를 받았다.증선위는 이들 13개사를 감사한 삼화,삼일,삼덕,남일 등 4개 회계 법인과 소속 회계사 9명에 대해 벌점 부과,특정회사 감사업무 제한 등의 제재를 가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또 창투회사의 차입금과 외국인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주가를 조종한 모 회사의 대표 이사 N씨와 모 캐피탈의 전 사장 A씨,모 컨설팅업체의 전 대표 C씨 등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아울러 N씨에게 돈을 빌려준 D창업투자회사와 전직 증권회사 직원 M씨 등 6명을 검찰에 통보했다. N씨 등은 D창투사의 차입금으로 법정관리 중이던 S사의 유상증자 주식 295만주를 장외에서 매입한 뒤 지난 2002년 10월 24일부터 같은해 12월 2일까지 고가 매수 주문 등으로 289차례에 걸쳐 주가를 조종한 혐의다.N씨 등은 작전 자금 부족과 작전 세력 내부의 불화 등으로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봐 시세 조종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미경기자˝
  • EBS 특집다큐 3부작 'KTX 시대’ 고속철도의 모든것

    오는 4월 1일 개통되는 고속철도 KTX(Korea Train eXpress)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기대만큼 국가 및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그리고 정말 안전하긴 한 걸까? 평소 이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던 시청자들은 13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EBS 특집 다큐멘터리 3부작 ‘첨단기술의 총아 고속철도,그 비밀을 찾아서…’를 보면 답답함을 조금 풀 수 있을 것 같다. 이 다큐멘터리는 이미 고속철도를 운영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사례를 통해 KTX의 성공 가능성과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 등을 심층 분석한다. 제1편 ‘고속철도-생활,교통 혁명을 이끌다.’편에서는 현재 고속철도를 운영중인 프랑스(TGV)·독일(ICE)·스페인(AVE)·일본(신칸센)의 운영 상황을 현지 취재한다.특히 실제 서울~대전간 거리(160㎞)와 비슷한 거리를 신칸센을 이용해 도쿄로 출퇴근을 하는 일본인 회사원 하마노의 사례를 통해 KTX가 한국인의 생활문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들여다 본다. 제2편 ‘고속철도-첨단기술의 중심에 서다.’편에서는 시속 300㎞의 속도로 달릴 KTX의 기술적 비밀과 첨단 기술장치의 개발 현황,그리고 운영을 위해 어떤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본다.특히 KTX의 기술력을 차용한 프랑스 기술진의 조언을 통해 우리만의 독자적인 고속철도 제작과 운영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제3편 ‘고속철도-가능성과 미래의 세계로’편에서는 TGV가 프랑스 남부도시 마르세유~파리 노선을 개설한 이후 달라지고 있는 마르세유 관광 산업의 변화상을 알아보고,이를 통해 KTX가 우리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진단해 본다.또 일본이 나가노 올림픽을 계기로 고속철도 신칸센을 도쿄와 연결하며 겪었던 시행착오를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짚어본다. 이영표기자 tom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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