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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 문화읽기](상)대중문화

    [2006 문화읽기](상)대중문화

    올해 대중문화에서는 리메이크의 강세가 유지되면서, 전통적 가치관인 가족과 휴머니즘이 강조된 작품들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신문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 문화 트렌드와 주목되는 인물을 대중문화(상)와 순수예술(하)로 나누어 싣는다. ■ 위성DMB등 새 수익창출 원년 2000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음반시장 불황은 올해도 다름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올해는 위성DMB·지상파 DMB, 와이브로,IPTV 등 음악을 전달하는 통로가 다양화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을 본격적으로 모색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오버그라운드에서는 지난해 타이틀 곡 외 노래에 공들인 앨범이 적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성이 있는 해가 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2005년 언더그라운드에서는 개성 있는 음반이 다수 쏟아져 나오는 의미 있는 흐름이 있었고, 때문에 2006년이 더욱 기대된다는 견해도 나왔다. 오버그라운드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재즈나 보사노바풍 복고가 흐름을 탈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05년에 봇물을 이룬 리메이크 앨범 발매도 여전할 것으로 점쳐졌다. 리메이크는 계속되는 불황에 쉽고 싸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음원시장이 확대되며 친숙한 옛 노래의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리메이크가 줄어들 것 같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4,5집 이상을 낸 기성 가수들이 복고나 리메이크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생애 최고 해를 보냈던 김종국을 비롯, 대표적인 발라드 가수 조성모도 입대를 하고,GOD도 해체되는 등 음반시장으로는 다소 악재도 있다. 반면 조만간 7집 앨범을 낼 이수영과 이효리, 세븐, 비, 신화 등 자체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가수들이 연달아 신보를 들고 찾아온다는 점이 주목된다. 오랜 공백을 딛고 복귀하는 양파와, 제대하는 싸이, 최근 틈새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던 클래지콰이, 에픽하이, 다이나믹듀오, 드렁큰타이거의 활약도 기대됐다. 언더 쪽으로는 두 번째 달, 캐스커 등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올 음반시장 승부수는 시각적으로나 음악적으로 크게 붐을 일으킬 수 있는 앨범이 얼마나 빨리 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도움말 주신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이사 ▲강태규 뮤직팜 이사 ▲김종하 E·M컴퍼니 대표 ▲홍수현 음악전문채널 KM PD ▲신원식 인터플레이 실장 ▲백경석 EBS 스페이스 PD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톱스타 없어도 ‘흥행 대박’ 이어간다 버라이어티 쇼쇼쇼! ‘왕의 남자’가 보여주듯 톱스타급 주인공 없이도 대박을 터뜨리는 이른바 ‘NKB’(새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잇따른 출현이 예고된다. 올해 스크린에서는 다양성의 에너지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몇명의 톱스타에 기댄 안이한 제작관행은 발붙이지 못할 전망이다. 블록버스터 지향, 장르 실험 등 몇년동안 여러 각도에서 시행착오를 해온 영화계에는 올해 제작비 40억∼50억원짜리 중급 규모의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흥행작을 모범답안 삼아 모방되는 일회성 기획물은 세력을 얻지도, 주목받지도 못할 거라는 분석들이다. 톱스타만 바라보는 제작태도가 박수를 받지 못하는 풍토는 올해에도 여전할 듯하다.‘말아톤’‘웰컴 투 동막골’ 등이 그랬듯 티켓동원력을 쥔 톱스타 주인공 없이도 흥행에 성공하는 ‘NKB’의 출현이 잦을 것이란 예측이 대세를 이룬다. 따라서 설경구-최민식-송강호 등 ‘빅3’를 능가하는 차세대 주자들이 뿌리를 내릴 거라는 것도 현장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온다.‘태풍’‘야수’가 지난해 연말과 올초 극장가를 잇따라 강타하는 가운데 거친 남성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액션 누아르만은 세를 잃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뒤따른다. 주목받을 인물로는 봉준호·강우석·박찬욱 등 3인의 파워감독이 꼽힌다. 그 가운데서도 봉준호 감독의 화제작 ‘괴물’에 쏠린 기대는 대단하다.‘살인의 추억’을 능가하는, 흥행성과 비평성을 고루 갖춘 수작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송강호·박해일·배두나 주연의 이 영화는, 한강 둔치에서 매점을 운영하던 한 가족이 어느날 정체불명의 괴물을 만나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그린 SF 휴먼드라마.‘반지의 제왕’시리즈와 ‘킹콩’에 참여했던 뉴질랜드 웨타 워크숍이 특수효과를 맡았다. 한국 최초의 본격 SF드라마로 오는 7월 개봉할 예정이다. 시네마서비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연출에만 전념키로 선언한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도 흥행위력을 갖춘 작품으로 기대가 쏠린다. 국제적 팬층을 확보한 박찬욱 감독이 새로 크랭크인할 작품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생명력 있는 작가감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도움말 주신분 ▲김주성 CJ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우택 쇼박스 대표 ▲김인수 시네마서비스 대표 ▲차승재 FNH대표 ▲심재명 MK픽처스 대표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람·삶의 향기 무게” 정통 드라마의 부활 방송계의 키워드는 ‘대형사극’,‘가족’,‘휴머니즘’ 등 세가지가 꼽혔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대형 사극을, 그것도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사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데는 스토리의 참신함도 있지만, 상상력을 발휘해 화려한 의상이나 웅장한 전쟁 장면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 가족과 휴머니즘은 정통 드라마의 부활을 의미한다. 잘나고 예쁜 주인공들이 멋진 집과 차를 선보이는 트렌디성 드라마에서 벗어나 사람과 삶의 향기에 집중하는 작품들이 늘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를 보면 하나같이 인간적인 무엇을 내비친 작품들이 많았다는 것. 따라서 형식이나 주제가 무엇이든 인간적인 면의 강조가 양념처럼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하나의 예상은 한류의 영향으로 국내·국외용의 구분이 어느 정도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겨울연가’에 대한 국내반응이 일본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국내용은 아무래도 스토리와 연기력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고, 국외용은 화려한 영상과 배우 개인의 캐릭터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주목받는 얼굴 역시 폭 넓은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신인들과 탄탄한 구성의 이야기를 펼쳐 보일 수 있는 작가로 채워졌다. 여배우 중에서는 MBC ‘신돈’에서 어렵다는 사극 연기를 무난하게 펼쳐 보이고 있는 서지혜, 아역에서 시작해 차츰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이영아 등이 꼽혔다. 또 한효주·김아중 같은 배우도 ‘개성’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자 배우 중에서는 단연 이준기를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드라마에서는 털털한 남성적인 역할을,‘왕의 남자’와 같은 영화에서는 중성적 이미지를 선보이는 등 연기 폭이 넓어 발전가능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지현우도 주목할 만한 배우로 추천받았다. 작가 중에서는 가족과 휴머니즘하면 역시 김수현과 문영남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도움말 주신분 ▲이진석 JS픽쳐스 대표 ▲박영석 팬 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관희 이관희프로덕션 대표 ▲송창의 조이엔터테인먼트 대표 ▲운군일 SBS드라마총괄CP 조태성기자 cho1940@seoul.co.kr
  • 정세균 ‘징발’ 미스터리 진실은

    정세균 ‘징발’ 미스터리 진실은

    재보선 참패 이후 ‘구원투수’로 열린우리당의 위기국면을 타개해 나가던 정세균 의장이 갑작스럽게 장관으로 ‘징발’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당 지도부 일부를 포함한 6∼7명의 의원들이 당 운영과 관련한 모종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청와대 쪽에 전달했다. 요지는 5·31 지방선거 때까지 정 의장 체제를 유지하되, 정동영(DY)·김근태(GT) 두 전 장관에게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기자는 내용이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높은데 두 대권 주자를 전면에 내세워 상처를 입힐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는 빅매치가 예정된 전당대회 연기론과 맞물린다. 노무현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이들의 건의를 전달 받고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2차 개각 대상으로 거론된 정 의장이 1차 개각에 전격 포함된 점에서 노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읽혀진다.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DY·GT 등이 치열하게 전당대회를 치르고, 이 과정에서 당이 활력을 되찾길 바랐는데, 패배주의에 젖은 엉뚱한 보고가 올라오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개각 직후 “정 의장이 먼저 장관직을 요구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정 의장이 포화를 맞을 때 정작 시나리오 작성자들은 침묵을 지켰다. 오히려 일부는 비판에 가세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GT계 인사라는 점에서 시나리오가 DY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정 의장이 개각 하루 전까지 이해찬 총리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또 다른 의문을 낳는다. 여권 소식통은 “정 의장에게 잘못이 있다면 장관 제의를 거절하지 못한 정치적 판단 착오뿐”이라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파산신청때 빠뜨린 채권 도리없이 갚아야 하나요

    Q2004년 파산신청을 해 면책을 받았습니다. 그 전까지 한 금융기관에서 빌려서 다른 금융기관의 이자를 갚는 식으로 돌려막기를 했습니다. 채권자가 무려 20명이 넘다 보니 파산신청 전에 쓴 카드대금 300만원을 채권자 명부에 올리는 것을 깜박 잊어버렸습니다. 면책 이후 저는 회사에 다녔는데,K카드회사는 월급을 가압류했습니다. 자신들은 파산절차에서 빠졌으니 면책결정의 효력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김은미(25) A파산·면책에 대한 재판은 개별 채권의 효력을 존속시킬지 여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채무자를 중심으로 한 모든 금융채권의 운명을 정하는 것입니다. 즉 채무자에 관한 심판이므로 개별 채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법원에 진술한 채무가 채권자가 신고한 채권액과 원금, 이자의 측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채권자는 자신의 채권액이 채무자가 인정하는 것보다 많다고 충분히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채권자를 아예 누락했을 때에는 채무자의 동기를 살펴야 합니다. 채무자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채권자가 파산절차에 참여하면 면책을 받지 못할까 걱정하는 채무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채무자는 중요한 채권자를 법원에 신고하지 않고 고의로 누락시켜 채권자에게 파산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주지 않기도 합니다. 이를 대비해 파산법은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 명부에 기재하지 않은 청구권에 대해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아니고 단순히 착오로 채권자를 빼먹은 것에 불과하다면, 누락된 채권자의 채권에도 면책결정의 효력이 미칩니다. 그런데 재판 실무에서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주장하는 사람은 그것을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김은미씨가 악의로 K카드회사의 채권을 파산 절차에서 누락시켰다면 이 회사는 면책부인의 이익을 얻으므로, 그 사실은 K카드회사가 입증해야 합니다. 김은미씨의 악의를 입증할 방법은 스스로 “사실 내가 악의로 K카드회사의 채권을 누락시켰다.”라고 자백하는 것 외에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면책결정의 효력은 K카드회사의 채권에도 미친다고 봅니다. 면책결정을 첨부해 가압류를 실시한 법원에 신청해 가압류집행을 취소받으시기 바랍니다.
  • “가족수만큼 행복하죠”

    제 자식도 제대로 건사하기 힘들다는 장애아를 무려 36명이나 입양한 부부가 있다.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사는 짐 실콕(43)과 앤 벨리스(42) 부부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단하지만 행복하다. 실콕은 중증 장애인이다. 믿기지 않는 이들 부부의 훈훈한 사연을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먹고 입고 자는 일이 늘 도전의 연속. 근처 주택으로 분가시킨 8명과 지난해 합병증으로 숨진 아이를 빼도 27명이 매일 벗어내는 빨랫감이 마흔 통이다. 먹는 데만 1주일에 1000달러(약 100만원)가 든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2층집은 방이 9개, 화장실이 5개다. 애완 동물도 개, 햄스터 등 수십마리다. 냉장고에는 아이들 학교 스케줄과 담임교사 이름, 교실번호가 빼곡히 붙어 있고 외출할 때는 6대의 차로 나눠 탄다. 가족사진을 찍을 때 줄곧 4열로 9명씩 서서 실콕은 아직도 ‘36명’으로 착각한다. 벨리스는 빈자리에 새 아이를 곧 입양할 것이라고 늘 상기시켜 줘야만 한다. 장애도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것들. 뇌성마비와 이분척추·근위축증·자폐·발달장애·외상성 정신질환 등이며 몇몇은 휠체어에 의존한다.4살에서 27살까지다. 러시아·에스토니아·루마니아·카자흐스탄 등에서 왔다. 이들 부부의 행복한 고행은 벨리스의 남다른 ‘고아 소년 사랑’에서 출발했다.8살 때 찰스 디킨스 원작의 영화 ‘올리버’를 보고 “고아 소년들을 돌보며 살겠다.”고 결심했다. 마침내 1998년 인터넷 채팅방에서 실콕을 만나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실콕은 1987년 다이빙을 하다 목을 다쳐 사지를 거의 쓰지 못하지만 벨리스를 돕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부부가 다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부부의 월급에 연방정부 보조금 1만 9500달러와 이웃들의 기부금이 보태져 14명의 보조원을 고용했다. 실콕은 장애인들을 위한 부동산 찾아주기 사업을 하고 있으며 벨리스는 1주일에 30시간을 국제기독교입양센터에서 일한다. 배우로 활동하는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는 것도 부부의 몫이다.5명은 영화배우 조합에 가입했으며 TV에 출연한 경우도 있다. 때로는 ‘장애인들이 모여 산다.’며 싫어하거나, 지나친 언론의 관심에 항의하는 이웃도 있지만 부부는 입양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벨리스는 “시행착오를 겪지만 나는 야구단을 운영하는 게 아니다.”면서 “아이들은 모두 개성이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퇴직연금 쟁탈전 ‘점화’

    퇴직연금 쟁탈전 ‘점화’

    퇴직연금 펀드 상품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약관 심사가 끝남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시장 선점’ 경쟁에 들어갔다. 보험사들은 이미 퇴직연금 1호 계약에 성공했고, 시중은행들도 2∼3일 내에 상품 출시와 함께 계약 기업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업계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은 오는 2015년에 18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은 기존의 퇴직금 제도를 연금 형태로 바꿔 노후에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사용자는 매월 또는 매년 금융회사에 일정 금액을 적립하고 근로자는 퇴직한 뒤 매월 또는 매년 단위로 연금을 받게 된다. 그러나 사용자나 종업원 모두 갑작스럽게 도입된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가입 절차와 상품 구성이 복잡해 금융사들의 기대와는 달리 퇴직연금 시장이 초반부터 달아오를 것 같지는 않다. ●보험사 일단 기선제압?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23개 자산운용회사들이 제출한 426개 퇴직연금 펀드상품의 약관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42개 퇴직연금사업자들은 26일부터 퇴직연금 영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막강한 영업력과 수많은 거래 기업을 확보하고 있는 은행들이 26일 일제히 퇴직연금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막상 이날 상품을 내놓은 은행은 없었다. 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은 주로 퇴직연금 전용 정기예금과 수익증권으로 구성되는데 정기예금 약관 심사가 늦어지고 있고, 은행간 치열한 눈치 작전 때문에 본격적인 ‘런칭’이 늦어졌다. 은행들이 출발선에서 주춤하는 사이 생명보험사 3곳, 증권사 1곳이 1호 가입 유치에 성공했다. 노동부는 23일 퇴직연금과 관련해 노사가 합의해 제출한 연금규약 4건을 승인했다. 이들 기업의 노사가 퇴직금 관리를 맡긴 곳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이 계열사인 한국투신운용과 계약을 하는 것을 제외하면 일단 보험사들이 기선을 잡은 셈이다. 특히 기존 퇴직보험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26일 종업원 520명 규모인 온라인 게임업체 그라비티와 연간 25억원 규모의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번주 중으로 4개 기업과 추가로 계약할 것”이라면서 “이들 외에도 20여개 회사와 규약작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은 없고, 좌판만 즐비 그러나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이 정착되려면 3∼5년은 더 지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중은행 신탁사업부 관계자는 “현재 특정 은행과 퇴직연금 계약을 하기로 하고 노동부에 규약 신고를 낸 기업체가 은행별로 10곳도 안 된다.”면서 “2007년까지는 ‘퇴직연금 관망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에 관심이 있는 기업체들도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주들이 퇴직연금을 기존 퇴직신탁이나 퇴직보험과 혼동해 노사합의도 없이 무턱대고 은행에 찾아와 퇴직연금에 가입하려는 예도 있다. 또 퇴직연금을 운용할 금융회사들이 개별 종업원의 입사 시기와 연봉 수준 등을 모두 파악해야 하는 것은 물론 노후생활까지 예측해야 하는데, 이 수준까지 이르려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전망이다. 일본은 퇴직연금법이 제정된 지 3년만에 시행에 들어갔으나 우리는 법 제정과 약관심사 및 승인, 영업 개시가 거의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 더욱 혼란스럽다. 특히 기업주 입장에서 보면 한 번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경영성과와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내야 하는데다, 세제혜택도 적어 선뜻 가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섣부른 진출보다는 경쟁사들의 시행착오를 본 뒤 시장에 뛰어들려는 금융회사들도 나오고 있다. 퇴직신탁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온 산업은행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기로 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도 시스템개발 및 컨설팅 비용 등 초기 투입비용이 너무 크다고 판단,1∼2년 뒤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산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히트상품 청계천/임태순 논설위원

    10월부터 시작된 청계천 열풍, 열기가 연말이 돼도 식을 줄 모른다. 개장 57일만에 청계천 방문자가 서울시 인구에 해당하는 1000만명을 넘어서더니 엄동설한인 요즘에도 많은 사람들이 청계천을 찾고 있다. 또 미술대전, 해외비엔날레 등 각종 국내외 상을 수상하더니 급기야는 올해의 최대 히트상품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2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05년 히트상품 선정결과에 따르면 도심속에 자연을 복원한 청계천이 연령, 직업에 관계없이 응답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연구소는 청계천을 이종격투기 K-1(5위), 카트라이더(7위)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새로운 재미를 통해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도시인을 위한 생활형 휴식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 대박을 터뜨리는 기폭제가 된 것이다. 청계천은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그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아침 점심 저녁 조깅이나 산책장소, 데이트장소로 수시로 얼굴을 바꾸고 있으며 인근의 대형 서점과 결합돼 책을 사고 한번 들르는 도심 나들이 코스로도 부상하고 있다. 이런 시너지 효과는 이제 시작이다. 청계천은 앞으로 더 많은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낳게 될 것이다. 청계천 신드롬에 힘입어 이명박 서울시장의 인기가 치솟자 차기 시장을 노리는 후보자들이 제2, 제3의 청계천을 찾느라 혈안이 돼 있다고 한다. 가시적인 대토목공사만큼 유권자의 눈길을 끄는 사업도 없기 때문이다. 강남 재개발 아파트 고층화가 거론되고 한나라당내 잠재적 서울시장 후보자들은 입을 모아 한강 대개발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IT기술을 자랑하는 정보화 국가에서 토목공사에 목매는 것은 아이로니컬하고 시대착오적인 일이다. 청계천 복원도 따지고 보면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적중한 일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청계천 성공의 열쇠는 고가도로를 해체하고 다리를 건설한 자체가 아니다. 대화와 현장견학 등을 통해 이해당사자인 주변 상인들을 설득하고 회의적인 시민들의 여론을 호의적으로 돌릴 수 있었던 데에 힘 입었음을 알아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버라이어티(EBS 오후 6시20분) 사이먼 래틀경이 이끄는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최근 내한, 차이코프스키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커티스 음대를 졸업하고 차이코프스키 영재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는 등 다수의 수상 경력과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한 적이 있는 중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랑랑이 협연한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5분) 푸른 바다를 따라 역사가 살아 숨쉬는 인천 강화. 팔만대장경의 제작 과정과 생생한 기록 등 역사유물과 문화유적지가 많이 남아있어 운치를 더한다. 수 백년 동안 외세의 침략과 방어를 통해 지붕없는 박물관이 되어버린 섬 강화도. 광성보와 초지진 등 군사유적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거리를 담았다.   ●자매바다(MBC 오전 9시) 종로거리에서 가족들과 불꽃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인철은 춘희와 인수가 타고 있는 차를 발견한다. 인철은 불꽃을 집어던지고 달려가 차창을 두들기며 내려서 할머니한테 인사드리라고 하지만 춘희와 인수는 차를 출발시킨다. 황급히 떠나는 그들을 바라보던 인철은 “먼저 인간이 되라.”고 소리치고….   ●열린TV 시청자세상(SBS 낮 12시10분) 한 주간 가장 큰 이슈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자의 의견을 직접 듣고, 분석해 본다. 또 지난 1일부터 지상파 TV의 낮방송 시간이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연장되면서, 지상파 방송의 낮방송에 대한 관심과 비판이 증가하고 있다. 지상파 TV 낮방송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 본다.   ●파워 인터뷰(KBS1 오후 11시) 한·일 월드컵 이후 3년여 동안 좌절과 시행착오를 반복해 오다 최근 아드보카트 감독의 영입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축구. 그 중심에는 ‘홍명보’가 있다.13년간의 국가대표 생활을 마치고 대표팀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홍명보.2006 독일월드컵 대표팀의 필승 전략과 그의 축구철학 등을 인터뷰한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오후 10시5분) 연말연시에 늘어나는 술자리, 올바른 숙취 해소법은 무엇일까? 잘못된 숙취 해소법은 오히려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사우나, 찜질방은 정말 효과가 있을 것일까? 또 운동은 숙취 해소에 어떤 도움을 줄까? 해장술의 효과와 구토, 배변은 어떨까? 이 6개항 중 어느 것이 가장 올바른 숙취 해소법일까?
  • 日 6개 증권사 “전액 반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미즈호 증권의 매도 주문 착오로 엉겁결에 떼돈을 벌어들인 증권사들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 가운데 이들 증권사 중 6곳이 160억여엔을 모두 돌려주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15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 6개사는 노무라증권 등 국내 2개사와 UBS증권그룹, 닛코코디얼그룹, 리먼브러더스증권 외국계 4개사 등이다. 이 증권사들은 장외시장 ‘마더스’에 신규 상장된 제이콤사 주식에 대해 미즈호 증권이 ‘1주에 61만엔’의 매도 주문을 입력 착오로 ‘1엔에 61만주’로 내자 적극적으로 매입해 모두 6만 3800주를 취득했다. 이는 실제 발행 주식의 4.4배나 되는 가공의 주식이다. 이들 증권사는 실체 없는 주식에 대해서도 현금으로 결제해준 일본증권결제기구의 특별 구제로 13일 주당 91만 2000엔을 현금으로 챙겨 6개사 합계 162억엔의 이득을 남겼다. 이는 미즈호 증권이 손해 본 405억엔의 약 40%에 해당한다. 이 회사들은 이 이익을 증권사가 파산할 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금을 적립하는 ‘일본투자자 보호기금’ 등이나 증권계의 시스템 강화 등을 지원하는 새로운 기금을 설립해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미즈호 증권에 직접 돌려주는 방안도 있을 수 있지만, 세제상 이점 등으로 기금 출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증권사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안되는 이익을 반납키로 한 것은 동종 업체의 실수인 줄 알면서도 주식을 사들여 횡재한 데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콤 주식을 매입한 증권사는 6개사 외에도 수십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른 증권사도 여론에 떠밀려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taein@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대세점을 차지한 백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대세점을 차지한 백

    제3보(30∼42) 백 30은 가에 두는 것이 좋은 행마처럼 보이지만 느슨한 느낌이다. 가로 두는 이유는 흑의 끊는 수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배석에서는 (참고도1) 흑 1,3으로 나와서 5로 백 한점을 끊는 수는 전혀 두렵지 않다. 전형적인 소탐대실의 수로 백의 외곽 세력이 두터워졌기 때문에 백은 10,12의 공격으로 초반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더구나 백 34로 ‘선 치중’해 흑의 응수를 보면서 엷음을 간접 보강하는 수도 남아 있기 때문에 외곽의 백은 보기보다 튼튼하다. 흑에게 33,39를 허용해도 걱정하지 않고 32,38로 우변 백 한점을 살릴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하변 백의 두터움 덕분이다. 백 40으로 두칸 벌린 수가 좋은 감각. 나의 날일자로 두면 안전하지만 그러면 흑에게 또 다시 다의 씌움을 당한다. 백 40은 허한 느낌이지만 34의 치중 덕분에 끊어질 염려는 없다. 이때 우변을 지킨 흑 41이 조그만 방향 착오였다. 정수는 (참고도2) 흑 1의 중앙 씌움. 흑은 중앙을 씌워 놓고 좌중앙을 크게 경영하는 것이 옳았다. 그렇게 두더라도 백은 우변을 갈라칠 수는 없고,2로 두는 정도이다. 실전은 백이 42로 대세점을 차지해 포석에서 앞서게 됐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남북관계요 우리만큼만 가깝게”

    “남북관계요 우리만큼만 가깝게”

    “북녘 땅에서 처음으로 은행 지점장을 맡았다는 자부심으로 살고 있습니다.” 7일로 대한민국 은행이 북한 개성에서 영업을 시작한 지 1년이 됐다. 북한 지점 1호인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 김기홍(사진 가운데·50) 지점장은 “1년 전에 비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입주 초에는 허허벌판에 관리위원회, 토지공사, 현대아산의 건물만 있었지만 이제는 입주 기업이 10개로 늘었고, 근로자도 남측 500명, 북측 5000명에 이른다. 도로포장도 끝났고, 차량도 많아 제법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고 한다. 김 지점장은 “서먹서먹하기만 북측 관계자들과 삼겹살에 소줏잔을 기울일 정도로 친해졌다.”면서 “지점에서 근무하는 북한 여직원 2명도 이젠 은행업무를 능수능란하게 처리한다.”고 소개했다. 개성상업전문대학 경제학부 출신인 이 여직원들에게 50만달러가 들어 있는 금고를 맡기고 있지만 단 1달러의 착오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은 ‘반쪽 은행’이다. 북한 사람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남한 근로자들이 돈을 맡겨도 이자를 줄 수 없다. 현지에서 운용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통신망이다. 지점이 의존하는 통신망은 현대아산과 관리위원회에 설치된 2대의 전화다. 서울 본점과 온라인 연결이 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전화 통화를 하려고 해도 남북 직통신망이 아니어서 ‘개성∼베이징∼서울’을 거치는 국제전화를 해야만 한다. 남한 근로자에 대한 월급 송금도 이 전화로 이뤄진다. 입주 기업이 먼저 서울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에 계좌를 트고 월급을 입금하면, 본점에서 전화로 개성공단 지점에 입금 내용을 통보하고 개성공단 지점은 근로자들에게 출금을 허용하는 식이다. 김 지점장은 “이달 말 남북 직통신망이 개설되면 불편이 많이 해소될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과의 거래는 북한의 체제 변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어렵겠지만 북한 기관과의 거래는 성사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부모가 모두 평북 정주 출신이어서 개성 근무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는 “남한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 사람들은 순수하다.”면서 “남한의 기준에 북한을 맞추기보다는 북한이 변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재테크 칼럼] 할부철회는 법률로 보장된 권리

    누구나 한 번은 충동이나 판단착오, 과장광고에 의한 할부 구매로 후회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소비자가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거나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할부거래법에서 정하는 소비자의 권리를 정확히 이해해 할부 철회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당하게 철회를 요구해 보자. ‘할부거래’란 2월 이상의 기간에 걸쳐 3회 이상 분할해 지급하고, 대금을 모두 내기 이전에 매도인으로부터 물품을 받기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2개월 분할결제, 회전결제는 할부거래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 ‘철회권’이란 10만원(신용카드 결제시는 20만원)을 초과한 할부거래에 대해 구매자가 충동구매하였거나, 제품의 하자(흠) 여부와 관계없이 정해진 기간 내에 물품 또는 용역의 거래를 철회할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이다. 그러나 모든 거래가 할부철회되는 것이 아니다. 농·수산물 등 제조업에 의해 생산된 것이 아닌 것, 의약품·보험 등 소비자의 주문에 의해 개별적으로 제조되는 물품, 자동차와 냉장고 및 세탁기처럼 사용에 의해 가치가 현저히 감소할 우려가 있는 물품을 사용한 경우, 회원 귀책으로 상품이 훼손된 것은 철회를 할 수 없다. 따라서 구매시 할부철회가 가능한지를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나 소비자단체 홈페이지, 카드사 등에 확인해야 한다. 카드로 결제한 할부거래는 카드사에게도 할부철회를 요청해야 한다. 할부철회를 하려면 계약서를 받은 날 또는 물품을 건네 받은 날부터 7일(방문판매, 전화권유 판매의 경우 14일) 이내에 해야 하며, 철회요청서(신용카드매출전표 뒷면 참조)를 작성해 해당 가맹점에 발송하면 된다. 분쟁방지를 위해 내용증명으로 발송하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 결제와 같이 신용제공자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신용제공자에도 철회요청서를 통지해야 한다. 철회 요청을 유효하게 행사한 경우, 매수인(카드회원)은 인도받은 물품이나 제공받은 서비스를 반환해야 한다. 매도인은 할부금을 돌려줘야 한다. 반환에 필요한 비용은 당사자간 따로 약정이 없을 경우 매도인이 부담한다. 신용카드 거래인 경우 회원은 거래 카드사에 연락해 철회요청서의 접수 여부 및 처리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철회권’은 다툼의 대상이 아닌 법률에 의해 보장된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이므로, 판매자도 이를 인정해야 한다. 반면 소비자는 ‘할부철회’로 인해 판매자 및 신용제공자가 입게 되는 금전적, 기회적 손실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오현택 비씨카드 조사연구팀장
  • 고건 “이념 사로잡힌 리더십은 시대착오”

    고건 “이념 사로잡힌 리더십은 시대착오”

    정치권의 새판짜기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고건 전 총리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활발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차기 대통령 후보군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는 고 전 총리는 23일 대학생을 상대로 한 연세대 특강에서 실용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다른 후보군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지난 5월 총리 퇴임 이후 처음 가진 이날 특강에서 고 전 총리는 그동안 현실정치 문제에 말을 아껴온 것과는 달리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차기 후보군을 상대로 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본격적인 정치행보의 신호탄으로도 받아들여진다. 고 전 총리는 특강에서 “아무리 로드맵이 그럴듯해도 실행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위에 그친다.”면서 “작은 정부, 큰 정부가 아니라 똑똑한 정부가 필요하다.”고 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정치권의 이념 논쟁을 빗대 “진보와 보수의 이념에 사로잡힌 정치 리더십은 시대착오적인 리더십”이라고 꼬집었다. 고 전 총리는 “정치 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실사구시를 따르는 것”이라면서 “이념의 굴레를 벗어나 미래의 비전을 정립하고 실사구시의 관점에서 이를 구현하는 창조적 실용주의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고 전 총리는 이어 지난해 3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때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대과없이 치른 점을 소개하는 등 ‘준비된 지도자’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지난 2002년 대선 이후 정치 일선에서 비켜서 있던 정 의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 의원은 대선 당시 운영하던 개인 홈페이지를 최근 ‘글로벌 MJ’라는 이름으로 새로 꾸미고, 싸이월드에 미니홈피도 만들었다. 그는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꿈을 드리는 정치인이 되겠다.”면서 “여러분과 제가 함께 번영과 평화의 나라를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 3일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 민주당 한화갑 대표,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 등과 회동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인 그는 오는 2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지진 관련 정책토론회도 갖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조영증의 킥오프] 아드보카트호 성공적 안착

    그는 차라리 ‘마법사’였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 감독은 마법 가루를 뿌리기나 한 듯 불과 두 달 만에 대표팀을 확 바꿔냈다. 그는 지리멸렬했던 수비라인, 미흡한 골결정력의 공격수들, 경기 장악과는 거리가 먼 미드필더 등으로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던 대표팀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며 이제는 세계 어느 팀도 호락호락 넘볼 수 없는 강팀으로 만들었다. 최근 이란,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등 강호들을 상대로 거둔 ‘2승1무’라는 좋은 성적을 애써 언급하지 않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짧은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 사고를 불어넣어줬다. 또한 이름값에서 밀려났던 선수들에게는 능력 위주의 대표선수 선발을 약속하며 발전적 경쟁을 부추겼다. 그간 묻혀있던 조원희(수원)와 이호(울산), 김두현(성남) 등의 눈부신 활약은 개별 선수들의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감독의 용병술의 공이 크다. 이뿐 아니다. 기동력을 중심으로 한 압박 수비와 빠른 공수전환, 공을 빼앗기거나 빼앗았을 때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지를 몸으로 익힐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지난 12일과 19일 잇따라 가진 경기에서는 사실상 우리 대표팀이 경기를 거의 지배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었다.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의 간격이 촘촘히 이어지면서 쉴 새 없이 뛰는 축구는 상대방을 질리게 만들고 경기를 장악하게 했다. 이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히딩크 감독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2002년과 비슷한 성적을 기대한다.”고 공언한 아드보카트 감독에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히딩크 감독을 뛰어넘을 만한 전술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외국인 감독들이 번번이 시행착오에 그쳤던 포백 수비라인을 조심히, 그러나 주도면밀하게 시험 가동하고 있다. 상대팀에 따라서는 스리백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노장 최진철(전북)을 다시 불러들이고, 미드필더 김동진(FC서울)을 수비라인으로 돌린 것도 공수 능력을 겸비한 강력한 포백라인을 구축하겠다는 포석의 일환이다. 히딩크 감독을 넘어서겠다는 야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아직도 수비 조직력 강화가 과제로 남아 있고, 다양한 공격루트의 개발 등은 내년 초 전지훈련에서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다. 일부 구단과 사이에서 이는 잡음도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이 큰 틀에서 잘 해결해내리라 확신한다. 이제 우리 축구인들에게 남겨진 과제는 우리의 축구 현실 속에서 대표팀이 더욱 강한 팀, 더욱 사랑받는 팀이 되도록 최대한의 관심과 협조를 보내는 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의사? 뻥차네

    30대 남자가 5년간의 가짜 의대생 행각이 탄로나 이혼당했다. A(31)씨는 1991년 같은 성당에서 만난 B(31·여)씨와 97년부터 사귀며 함께 대학입학시험을 준비했다. 하지만 A씨는 2000년까지 거푸 대입에서 고배를 마셨고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됐다. 결국 2000년 말 B씨에게 “모 대학 의예과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거짓은 더 큰 거짓을 낳는 법.A씨는 B씨의 가족들 앞에서 의학전문 용어까지 써가며 진짜 의대생 행세를 했고 2002년 6월 B씨와 결혼했다. 이후 교재 구입비에서 생활비까지 미래의 의사를 위한 아내의 뒷바라지는 계속됐다.B씨가 남편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 5월. 뭔가 수상쩍다는 생각이 든 B씨가 해당대학에 남편의 학적을 문의했다. 인천지법은 지난 14일 부인이 낸 혼인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B씨는 남편이 의대생이 아니고, 또 자신을 적극적으로 속였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혼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거짓말 때문에 착오에 빠진 B씨가 혼인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성립된 혼인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초기 파산자 182명 추적…11명 세상 등져

    초기 파산자 182명 추적…11명 세상 등져

    파산자에게 재기의 길은 사실상 낙타가 들어갈 수 없는 ‘바늘 구멍’마냥 좁고 가파르다. 고학력에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 중산층 파산자보다 저학력의 빈곤층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지난 3일 서울 성북동 고급주택가의 뒷골목으로 한참을 꺾어 올라간 산동네.1999년 6월 면책이 된 파산자 이윤숙(당시 50세·여·가명)씨를 찾는 길이었다. 수소문 끝에 이씨의 집을 찾았지만 그녀는 2003년 12월25일 숨졌다. 사인은 알코올중독. 남편과 이혼한 뒤 아들과 함께 홀로 생계를 잇던 이씨였다. 취재팀이 98∼99년의 초기 파산자 182명 중 일부를 추적한 결과, 상당수는 현 주소지에 살지 않았다. 또 11명은 파산 후 6∼7년 사이에 사망했고 50대가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을 다시 체제로 끌어들이는 패자부활전의 시스템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 교수는 “미국 역시 금융시장 진입에 이자율과 수수료 등 일정 부분 차등을 두지만 직업과 사회활동에는 제약이 없으며 금융거래와 대출도 가능하다.”면서 “파산자의 재기를 위한 장벽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파산자 앞에 놓인 사회·경제적 장벽에 대해서는 개인파산을 담당하는 판사들도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서울신문이 전국 14개 법원의 개인파산 담당판사 25명(개인회생 제외) 가운데 1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국은행연합회 등 금융권이 7년 동안 보관·공유하는 파산자의 면책 기록인 ‘특수기록’에 대해 판사들의 21.1%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을,26.3%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일부 판사는 “평등권 침해 여지가 있어 법적으로 타당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42.1%는 금융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내부 정보로 ‘법률적으로 문제삼을 수 없다.’고 응답해 상반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개인파산 판사 10명 중 5명은 채무자의 변제능력에 상관없이 카드를 발급한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 채권기관의 책임론에 무게를 뒀다. 일부 판사들은 설문조사에서 “금융기관이 카드대금의 수수료와 이자율 등을 인상하며 국민에게 이를 전가시켜 손실을 보전했다.”는 직설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전체의 47.4%는 파산 급증은 정부 카드정책의 시행착오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양재 ‘시민의숲’ 다툼 서울시·서초구 ‘2라운드’

    양재 ‘시민의 숲’을 둘러싼 서울시와 서초구의 다툼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이번에는 시민의 숲 내의 영어체험공원의 적법성을 놓고 맞붙었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초구는 양재동 시민의 숲 안 서초문화예술공원에 1200평 규모의 영어체험공원을 조성,14일 개장할 예정이다. 이 공원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꾸며졌으며 영어 인형극, 문화 체험, 영어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모자방’,‘고양이방’ 등 다양한 모양의 시설이 조성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들 시설을 불법 건축물로 규정, 지난달 25일 서초구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현행 도시공원법은 공원 안에 건축물을 지을 때는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의 조성계획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서초구가 이를 어기고 무단 공사를 했다는 것이다. 서초구는 올초 영어체험공원 조성 계획에 대해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요청했으나 ‘건축물을 설치한 교육시설은 공원내 시설로 부적합하다.’는 통보를 받았었다. 서초구는 그러나 “영어체험공원은 건축물이 아닌 조형물로 공원 조성계획 승인 대상이 아니다.”며 공사를 강행했다. 고문변호사와 대한건축사협회에 자문한 결과 전혀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조남호 서초구청장은 “시가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한다면 구도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서울시는 1988년 시민의 숲 소유권이 서초구로 넘어간 것은 행정착오라며 8월 소송을 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與 통합논의 ‘네갈래 길’

    與 통합논의 ‘네갈래 길’

    “민주당과 통합하자.”“범민주세력과 대통합하자.”“영남민주화 세력과 연대하자.” “개혁으로 가자.”“실용으로 가자.” 열린우리당이 통합론과 정체성 재정립 논쟁으로 어지럽다. 두 이슈를 둘러싼 의견들은 백가쟁명식이다. 또다시 소모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창당 2주년을 맞은 11일 향후 ‘로드맵’을 밝힐 예정이어서 이와 관련된 언급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내분을 부채질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원론적인 이야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통합론에는 여러 기류가 있다. 우선 민주당과의 통합을 놓고 찬성, 반대, 시기 상조 등으로 갈린다. 범민주세력 대통합의 이야기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도부로서도 통합 논의를 쉽게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호남출신과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세력들은 민주당과의 빠른 통합을 원하고 있다. 당내 중도보수 성향인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 박상돈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통합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세균 의장은 최근 “지금은 통합론을 얘기할 타이밍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지금’에는 ‘향후 논의 가능’이 함축된 듯하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나중에 전략적으로 추진돼야 할 사항”이라면서 통합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친노계’인 참정연(참여정치연구회)은 ‘시대착오적’이라며 강력 반대했다. 이광철 의원은 “민주당과의 지역 향수에 빠지는 것은 정당개혁을 하자는 사람으로 잘못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기남 의원이 이끄는 신진보연대는 “국민이 기대하는 쇄신과는 거리가 먼 격화소양”이라고 말했다. 대안도 나오고 있다. 재야파가 주축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은 민주세력 대통합론을 들고 나왔다. 이인영 의원은 “범민주 개혁세력의 대연대는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지금 당장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신진보연대도 민주주의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민주개혁세력의 대단결을 촉구했다. 민병두 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에 앞서 영남 민주화세력과의 연대를 주장했다. 민 의원은 노동·시민세력·전통적 재야민주화세력과의 연대를 제안한 뒤 “이런 제세력과의 연대를 만들어내야 민주당이나 중부권신당의 견인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당 2주년을 맞아 당 정체성 재정립 논의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평련 소속 이인영 의원은 “경제민주화 사회경제적인 개혁이 중요하다.”면서 개혁을 강조했다. 신진보연대도 “국민의 지지를 다시 받는 길은 정체성을 분명히 세우고 개혁을 성공시키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개모는 ‘실용적 개혁’을 들고 나왔다. 박상돈 의원은 “실용적이지 않으면 개혁이 아니다.”면서 “눈 높이를 국민에 맞추고 국민이 피부에 느끼도록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제2의 노충국’ 3명 더있다

    암 투병 중 지난달 사망한 고 노충국씨를 비롯해 전역 후 암 판정을 받은 박주연·김웅민·오주현 씨 등도 군의관의 진단 착오로 암과는 무관한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10일 “최근 민원을 제기한 4명을 대상으로 진료·조치의 적정성과 의료접근권 보장 여부, 군 의료체계의 실태와 문제점 등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고 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국방부는 노씨 사건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인 담당 군의관의 진료기록 조작에 병원장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조차 밝혀내지 못해 수박 겉핥기식 감사라는 비난을 자초했다.●군 병원 잘못된 진단·처방 심각한 수준 군 감사팀이 확인한 군 병원의 노씨 진료기록에 따르면, 내시경 소견서에는 ‘다발성 미란 및 궤양’, 조직검사 의뢰서에는 ‘소화 불량’이라고 적혀 있었다. 당초 의료기록에는 위암이나 위암의증이라는 기록이 전혀 없었고, 담당군의관이 위암 가능성을 환자에게 알려주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달리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역 6주만에 각각 위암 3기, 위암 4기 판정을 받은 박씨와 김씨도 군 병원에서는 위궤양 치료만 받았으며 내시경 결과에 대한 군의관의 소견은 ‘이상 없음’으로 조사됐다. 오씨의 경우는 설사·복통·속쓰림·복부팽만감 등으로 고생하면서도 군 병원에도 가보지 못한 채 소속 부대의 의무대에서 5회에 걸쳐 위장약만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역 후 오씨는 위장과는 전혀 무관한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이번 국방부 자체 감사의 핵심은 노씨 사건의 경우, 담당군의관의 진료기록 조작에 병원장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밝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감사팀은 “담당군의관과 병원장의 진술이 엇갈려 군 수사기관(합동조사단)에서 수사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담당군의관인 이모 대위는 지난 8월10일 광주병원장 직무대리인 황모 대위, 광주병원장 홍모 대령에게 ‘가필’ 사실을 보고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두 상관은 들은 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여보, 고마워” 한마디면 결혼생활에 꽃이 핍니다

    “여보, 고마워” 한마디면 결혼생활에 꽃이 핍니다

    “결혼한 지 2년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너무 힘이 드네요.”지난해 3월 결혼한 여교사 김정화(29·가명)씨는 요즘 ‘결혼이 전쟁’이란 말을 실감하고 있다.5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도 별로 다툰 적 없던 남편과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부부싸움을 하고 있다. 결혼 전에는 김씨를 2시간 거리에 있는 집에 바래다 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더니 요즘에는 휴일에 청소기 한번 돌려 달라고 해도 온갖 짜증을 다 낸다. “결혼한 지 2년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너무 힘이 드네요.”지난해 3월 결혼한 여교사 김정화(29·가명)씨는 요즘 ‘결혼이 전쟁’이란 말을 실감하고 있다.5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도 별로 다툰 적 없던 남편과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부부싸움을 하고 있다. 결혼 전에는 김씨를 2시간 거리에 있는 집에 바래다 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더니 요즘에는 휴일에 청소기 한번 돌려 달라고 해도 온갖 짜증을 다 낸다. 김씨는 “치약을 중간부터 짜는지, 끝부터 짜는지를 갖고 싸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남편과 함께 사람들이 별걸로 싸운다며 비웃었는데 요즘 우리 부부가 신발을 똑바로 벗어놓는지, 반대 방향으로 벗어놓는지를 갖고 승강이를 벌인다.”면서 “연애할 때는 뭘 해도 공통점이 많아서 주변에서 꼭 닮은 천생연분이란 부러움도 많이 샀는데 결혼 뒤 보는 남편은 다른 사람 같다.”고 했다. 지난 5월 결혼한 박성진(35·회사원·가명)씨는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소개받은 부인과 만난 지 5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나이가 많다고 조급해하는 집안 어른들 때문에 서두른 감이 있지만 속 깊고 다정한 ‘그녀’라면 평생을 같이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있었다. 하지만 박씨는 최근 생각보다 까다롭고 예민한 부인과 충돌하는 일이 잦아졌다.“출근 때 자기가 골라주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아요. 신경 써주는 것은 알겠지만, 가끔은 ‘이러려고 결혼한 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신혼이라고 하면 흔히 달콤한 상상을 먼저 하게 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현실이라는 결혼의 벽을 출발부터 절감하게 된다. 결혼 초기의 시행착오는 쉽게 별거나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위기에 처해 있는 ‘신혼부부’들에게 서로 더욱 소중히 여기는 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지난달 26일부터 함께 산 지 5년 이내인 부부나 사실혼 관계 커플 10쌍을 대상으로 ‘결혼초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서원 사회복지학 박사의 강연으로 서울시 위기가정 SOS상담전화 사업과 연계해 5주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결혼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갈등상황에 대한 문제해결과 건강한 의사결정 모형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됐다. 프로그램 첫 주는 우선 두 사람의 만남을 점검해 보는 순서로 시작한다.‘운명적인 만남 vs 치명적인 만남’이라는 주제로 ▲우리는 우연의 일치가 많다 ▲이 사람을 만난 이후로 행복한 일이 많이 일어났다 ▲이 사람과 어쩐지 파장이 잘 맞고 느낌이 잘 통한다 등 10개 항목에 대해 각각 10점 가운데 몇 점이나 줄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어지는 ‘이러려고 결혼한 게 아닌데’ 테마에서는 본격적으로 ▲결혼 전에 내가 당신을 좋아했던 점은 ○○이다 ▲내가 보기에 당신의 직장·가정생활은 ○○인 것 같아 걱정스럽다 ▲결혼 전에 비해 당신의 표정은 더 ○○해졌다 ▲당신이 ○○였을 때가 정말로 멋있다 등 20개 항목을 통해 대화를 이끌어낸다. 2주째에는 마음속에 응어리졌던 부분을 본격적으로 풀어보는 순서가 마련된다.‘내 가슴에 걸린 물건’이라는 주제로 어린 시절의 가족과 지금의 결혼생활 등 전반적인 삶의 과정을 돌이켜보는 시간이다.▲우리 부모님 사이에 일어난 일 가운데 지금도 가슴에 걸려 있는 것은 ○○이다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결혼하면 꼭 닮아야겠다고, 닮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이다 ▲결혼할 당시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은근히 걱정했는데 실제로 일어난 것은 ○○이다 ▲결혼생활을 돌이켜보면 남편·아내로서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점수는 ○○점이다 등 27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세번째 시간에는 ‘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우선 부모에게 혹은 학창시절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가장 화 날 때가 언제였는지, 그리고 지금은 가장 화가 나는 상황이 무엇이고 누구에 대해서인지 스스로 점검하게 하는 ‘화의 역사’를 살펴본다.‘화의 패턴’에서는 나와 배우자가 화가 나면 어떻게 변하는지, 내가 화를 낼 때 상대방이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보게 하고 서로의 화를 가라앉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4주차에는 부부가 대화를 나누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고, 대화를 할 때 느끼는 점과 바라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하루에 몇 분이나 대화를 하는지, 공통되는 관심 분야는 무엇인지, 의견이 충돌하는 부분과 말이 통하지 않는 부분, 또 그때 느낀 감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성생활의 빈도, 방해요소, 바라는 점 등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마지막에는 더 행복한 생활을 위해 대화할 때 부탁하고 싶은 점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주에는 자기의 ‘괜찮음 지수’를 알아보고, 상대방을 칭찬하게 된다.‘나 괜찮은 남편·아내 아닌가요’라는 코너에서는 스스로 자랑스럽고 자부심이 생길 때가 언제인지 5개를 꼽고, 내가 괜찮은 배우자라고 느낀 때를 떠올리게 한다.‘여보 고마워요’ 코너에서는 배우자와 결혼하기를 잘했다고 생각되는 때와 배우자를 칭찬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현재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결혼 1년차 부부 가운데 남편 A씨는 “전에도 결혼 관련 프로그램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기만 하고 깊이 들어갈 만하면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실제 대화할 시간이 없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부부가 서로 깊게 이야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아내와 싸울 상황이 되면 그저 회피하기만 했는데 스스로 이런 행동이 이해되지 않곤 했다.”면서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어렸을 적 부모님이 싸우는 것을 정말 싫어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그것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대화를 통해 아내도 내 행동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담소 박현정 사회복지사는 “결혼 초기에 겪을 수 있는 갈등상황에서 가족과 본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문제를 해결,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시범사업이니만큼 효과를 분석한 뒤 정기적으로 계속 시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782-3601.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남녀가 보는 ‘외도의 출발점’ 이렇게 다르네요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마태복음 5장 28절) 2000여년 전 예수는 일찍이 인간들의 외도에 대해 엄격하고 광범위한 잣대를 제시했다. 성인(聖人)들은 역사를 통틀어 줄곧 인간의 외도를 말려왔지만 성인(成人)들의 궤도 이탈은 계속돼 왔다. 세계적으로 드물게 간통이 형법상 처벌 대상인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다시 한번 간통법 폐지 논쟁이 일고 있는 2005년 우리 시대 남녀들이 보는 외도의 기준은 뭘까. ●인터넷포털 ‘젝시인러브´ 2만명 설문조사 최근 여성 인터넷포털 ‘젝시인러브’(www.xyinlove.co.kr)가 남녀 회원 2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보면 외도를 바라보는 남녀의 시각차가 확연하다. 외도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조사대상 여성의 45%는 ‘(배우자가)다른 이성과 사랑에 빠졌을 때’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이어 ‘육체적 관계를 하면 외도’가 22%,‘마음만 끌려도’가 18%,‘만나기만 해도’는 10%를 차지했다. 반면 남성 응답자는 육체적 관계를 외도의 본격적 출발점으로 보는 시각이 뚜렷했다. 남성 응답자의 경우 ‘육체 관계’를 기준으로 둔 경우가 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랑에 빠졌을 때’ 33%,‘마음이 끌리면’ 12%,‘만나기만 해도’ 8% 순이었다. 결국 여성의 73%는 설사 배우자가 부적절한 육체 관계를 갖지 않았더라도 다른 이성에게 사랑의 감정이나 만남, 호감을 갖는 것 자체를 외도라고 규정하고 있는 셈. 반면 육체관계와 상관 없이 마음의 움직임만으로 외도가 시작된다고 본 남성은 55%에 불과해 남녀간 적잖은 편차를 드러냈다. ●남자는 부부 사이 좋아도 외도할 가능성? 한편 외도의 시작은 ‘배우자에게 들킨 순간부터’라며 다소 ‘위험스런’ 정의를 내린 남녀도 각각 2%를 차지했다.‘어떤 때 외도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여성들은 가장 많은 29%가 ‘다투거나 사이가 안 좋을 때’라고 응답, 부부 사이의 관계 악화를 큰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남성은 가장 많은 38%가 ‘성적인 매력이 뛰어난 여성을 만났을 때’라고 답했다. 가정 문제 때문에 외도를 한다기보다는 (부부 사이가 좋더라도)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면 외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외도 사실이 들통 난 이후 수습 방법에서도 남녀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보였다.1위로 남자(47%)는 ‘용서를 구한다’라고 정면돌파를, 여성(27%)은 ‘절대 아니라고 잡아 떼거나 변명한다.’는 우회적 수법을 선택했다. 이밖에 남성은 ‘변명이나 부인´ 27%,‘침묵으로 일관’ 15%,‘이별선언’ 6%,‘화를 내며 상대를 탓함’ 3% 순이었다. 여성은 ‘용서를 구함’ 25%,‘이별선언’ 23%,‘침묵으로 일관’ 18%,‘화를 내며 상대를 탓함’ 8%였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마니아] 돌아온 부메랑 당신을 노린다

    [마니아] 돌아온 부메랑 당신을 노린다

    돌고 도는 게 세상 일이라던가. 누구든 오늘 한 일은 언젠가 스스로에게 되돌아온다.‘인과응보’‘사필귀정’과 같은 이야기를 일일이 들먹거릴 필요도 없이 이는 예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실이다. 이를 부정한다면 인간 삶의 의미도 안개처럼 사라질 일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부메랑이 스포츠로 거듭나 우리들에게 나타났다. 무릇 모든 스포츠가 그런 것처럼 부메랑 던지기 역시 기본적으로는 ‘싸움’이다. 스포츠란 종족이나 국가끼리 힘 세기를 다투는 데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부메랑도 같은 줄기인 것이다. 먼 옛날 종족의 생존은 먹이 싸움에 달렸고, 체력과 지혜에서 다른 종족을 물리쳐야만 했다. 그래서 결국 사냥은 전쟁과 스포츠로 이어졌다. 부메랑도 석기시대 때 전쟁과 사냥의 도구로 첫발을 뗐다. 현재 스포츠로 발전한 부메랑 던지기는 모두 8개종목으로 나뉜다. 물론 겨루기 보다는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비행’을 즐기기만 해도 나무랄 데 없이 좋다. ●하늘이 열린 이래 가장 오랜 스포츠 지난달 26∼30일 경남 사천시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부메랑 향연’이 펼쳐졌다. 닷새에 걸쳐 열린 항공우주박람회 자리다. 따로 마련된 부스에는 말로만 들었던 부메랑을 즐기려는 인파가 하루에만 줄잡아 400여명씩 몰려들어 인기를 끌었다. 부메랑 만드는 방법 등 아주 기초적인 강습에서부터 ‘꾼’이라 할 수 있는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도 열렸다. 경남 사람들을 중심으로 뭉친 동아리 ‘천사 부메랑’의 김현곤(39·자영업) 회장은 부메랑이 지닌 매력에 대해 이렇게 자랑을 잔뜩 늘어놓는다. “그까∼이꺼 무슨 운동이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천만에요. 던져도 던져도 스스로 되돌아오는 신비와 짧은 시간에 느끼는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환상적인 스릴, 거기에서 나오는 활력은 간단치 않습니데이∼.” 부메랑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흔히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조라고 말하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가장 최근까지 원시적인 석기시대 종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뿐 아니라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선조들이 부메랑을 썼다는 흔적은 발견되고 있다. 부메랑은 인간의 손 이용이 발달하면서 생긴 산물이며, 처음에는 나무를 지팡이나 팔매질 등으로 사용하다가, 던진 뒤 되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우연찮게 부메랑 현상을 발견하게 됐다는 게 인류학자들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김 회장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낮 시간이 많은 가게를 하게 됐는데, 이때 부메랑과 인연을 맺었다.”고 운을 뗐다. 패러글라이딩에 취미를 붙이고 있었는데 시간과 장소를 가려야만 해 아쉬워하던 터였다. 2000년 어느날 김씨는 경북 예천으로 활공여행을 떠났는데, 외국인들이 무엇인가 열심히 날려보냈다가 돌려받는 것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봤다. “저런 게 무슨 운동이 되기에 그토록 열심히 날리나 궁금했심더. 날아다니는 것들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차에 참을 수 없어 외국 인터넷 사이트들을 뒤지기 시작했지예∼.” ●“원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시라.” 날아가는 멋과 좋은 취미라는 뜻으로 ‘천사(1004) 부메랑’이라고 이름을 붙인 동호회에는 6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흔히 그렇듯 대회에 나가는 등 열성적인 회원은 30∼40명, 많게는 50명 안쪽이다. 2000년 당시 국내에서는 미개척 분야여서 외국 사이트를 뒤진 김씨는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듬해인 2001년 동호회를 만들었다. “부메랑을 날릴 때나 잡을 때 무엇보다 순간적인 순발력이 필요한 스포츠여서 운동량은 엄청 많지예.” 다른 스포츠가 그렇듯 부메랑 또한 ‘폼생폼사’(폼에 죽고 폼에 산다)라는 말은 적어도 진리에 속한다. 정확한 자세에서 예측이 가능한 결과가 나오기 마련인 것이다. 아직은 척박한 부메랑 분야에서 고수급들은 25m에서 최대 100여m를 날릴 수 있는 부메랑을 갖고 다닌다. 천사 회원들은 대개 경남 마산시청 앞 로터리 광장을 모임 터로 이용한다. 지름이 200m에 이르는 넓은 곳이어서 이젠 마음껏 던지고 받을 수 있는 ‘메카’로 자리를 잡았다. 회원은 20대를 비롯한 각급 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고무줄 회원’ 말고 자주 어울려 즐기는 경우는 30대 초반에서 40대까지다. 교본이 있어서 따라 배우면 2∼3시간 사이에 어느 정도의 기본기는 닦을 수 있다.10번 던지면 5번쯤은 몸을 많이 움직여서라도 부메랑을 받을 수 있다. 하루 1시간 연습할 경우 1∼2개월이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요령을 익히는 수준까지 이른다. 그러나 공식, 비공식으로 치러지는 대회에 나설 정도로 발전하려면 나름대로 작전과 전술, 기량을 발휘해야 한다. 호기심이 앞설 수 있지만 회원들은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강조한다.“던지는 방법은 꼭 원칙을 바탕으로 배우세요. 그 다음으로 무엇이든 운동엔 피땀나는 노력이 따라야죠.” 경기 종목에는 명중, 빨리 잡기, 서커스(저글링=묘기), 호주식 명중, 속사포, 쌍포(더블링), 연속 받기, 생존(서바이벌) 등 8개 부문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어 ‘짱’ 우선 명중 게임은 반경 2m의 원 안에서 던지는 방식이다. 부메랑이 착륙한 자리에 따라 얼마나 정확했는지와 30m 이상, 얼마나 멀리 비행했느냐에 따라 점수가 따로 매겨져 5번 던졌을 때의 총점으로 승부한다. 예컨대 비행거리 30m대의 경우 2점,10m에서 8m 중간에서 받으면 2점, 합쳐서 4점을 획득한 것이다. 거리와 무관하게 던진 자리에서 중앙에 정확하게 잡으면 10점을 준다. 세계 최고기록은 49점인데, 무작정 멀리 던진다거나 가까이 던진다고 될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빨리 잡기는 던지고 받기를 5번 이어서 하는 경기로, 물론 떨어뜨리면 낙제다. 세계 기록은 15.03초다. 묘기는 여러개의 부메랑을 잇달아 던져 부메랑 1개가 하늘에 떠 있는 사이에 다른 부메랑을 무사히 받는 방식이다. 던진 횟수가 얼마나 많으냐로 승자를 가름한다. 이 부문에서 세계 기록은 502회로 나와 있다. 호주식 명중 경기는 정통 종목으로 불린다. 명중 게임과 같은 원에서 던진 다음 비행 거리, 명중도, 부메랑을 받기로 점수를 환산한다. 마찬가지로 5번 던진다. 만점이 100점인데,2m 지름의 원내에서 5번 모두 받고, 비행거리가 모두 50미터 이상일 때 얻는 점수이다. 받기 4점, 비행거리 50미터 이상일 때 각 6점, 원내에서 받았을 때 각 10점이다. 비행거리 점수는 부메랑이 중앙원에 정확히 들어오거나 받기가 됐을 경우에 한정한다. 세계 기록은 90점으로 알려졌다. 속사포 경기는 5분 제한시간에 누가 많이 던지고 받느냐로 승부를 가리는 녹다운 게임, 쌍포 경기는 2개의 부메랑을 한꺼번에 날려 시차를 두고 차례로 받아내는 고난도 분야다. 연속 받기는 여러명이 한꺼번에 나서서 어떤 방법으로든 떨어뜨리지 않고 끝까지 받아 얼마나 많이 성공했는지 겨루기, 생존자 게임은 토너먼트 방식이다. 김현곤 회장의 말처럼 국내에서는 이제 막 싹튼 부메랑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 들어서는 서울 등 수도권 모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서울광장의 경우 잔디밭만 해도 반경이 길게 105m, 짧게는 77m나 돼 얼마든지 대회를 치를 수 있어요. 장관을 이룰 텐데…. 부메랑 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이 좋다는 얘기죠.”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안방서도 ‘휙, 부메랑’ 동호인들은 부메랑을 ‘붐’으로 줄여 말하기를 좋아한다. 보통 붐을 즐기려고 해도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지, 쉽게 접근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들 일이다. 하지만 부메랑은 주변에 흔한 명함으로도 만들 수 있다. 마분지, 또는 피자 상자 등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도 가능하다. 안방이나 응접실과 같은 비좁은 곳에서 신비감을 맛볼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부메랑의 가격은 2만 5000원∼4만원. 부메랑 재질은 플라스틱, 나무, 합판, 종이 등 다양하며 두께는 보통 3㎜∼7㎜다. 부메랑의 원리를 간단히 말하면 던지면서 발생하는 기압의 세기가 부메랑 부위별로 달라지는 데 있다. 부메랑 고수들은 던질 때 바람의 세기를 가늠하는 등 치밀한 계산을 하기도 한다. 쉬운 것 같지만 저마다 미리 풍력을 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놓는 노력이 뒤따른다. 난이도에 따라 풍선 터트리기, 오이 자르기 등 얼마든지 응용도 가능하다. 비교적 안전하지만 만약에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을 대비한 수칙도 있다. 사람을 향해 던지지 않기, 자동차나 건물이 많은 곳에서 던지지 않기, 착륙하는 순간까지 부메랑에서 시선을 떼지 말기, 자기 수준에 맞는 부메랑을 사용하기, 초속 2.5m 이상의 바람이 불 때는 던지지 않기, 부메랑 회전 반경내에 사람이 있을 때 던지지 말기, 부메랑을 절대로 옆으로 뉘어서 던지지 말기, 던질 때는 스포츠 선글라스 및 장갑을 착용할 것 등이다. 던지는 각도는 오른손잡이든 왼손잡이든 몸과 45도 방향이 적당하다. 높이는 대체로 어깨에서 10도면 좋다. 부메랑을 던지고 나서 되돌아오는 부메랑을 받을 때는 처음엔 약간 두려움이 따를 수 있지만 자주 던져서 되돌아오는 부메랑의 비행코스에 익숙해지면 부메랑의 비행속도 등을 알 수 있어서 받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부메랑이 되돌아와서 잡을 때는 두 손바닥을 아래 위로 향해서 잡으면 된다. 문구점에서 부메랑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완구용으로 제작된 것들이어서 실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동아리 회원들은 반드시 설명서가 들어 있는 제품을 구입할 것을 당부한다. 행여 부메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싹틀 우려도 없지 않아서다. ‘천사 부메랑’은 인터넷 다음에 홈페이지(http://cafe.daum.net/1004boom)를 마련해 새 식구를 맞이하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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