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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2년계약…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도 지휘”

    “한국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강렬해 결정했다.”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핌 베어벡 감독의 선임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계약 조건은.-기간은 2년이고 협회가 요청할 경우 2006아시안게임과 2008베이징올림픽 감독까지 맡는 데 동의했다.▶2010남아공월드컵을 본 장기적 차원의 결정인가.-베어벡 감독이 2007아시안컵과 베이징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월드컵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다. 선수를 파악하는 데 유능하고 훌륭한 지도자가 오더라도 시간이 걸리고 시행 착오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는 베어벡 감독을 최고 적임자로 판단했다.▶다른 감독을 찾으려는 노력은.-외국인과 국내 지도자를 알아봤다. 하지만 두 차례 월드컵을 통해 대표팀 운영과 인력 자원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진 베어벡을 선택했다.▶코치로는 모르지만 감독으로서의 자질은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세계적 감독으로서 유명세나 경험은 없지만 맡기면 잘할 것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인정하고 따른다. 아무리 유능한 지도자라도 선수들이 믿고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아시안게임·올림픽대표팀도 맡을 수 있나.-일단 아시안컵이 중요하다. 아시안게임 성적에 관계없이 아시안컵까지 계속 대표팀 맡는다. 성적이 괜찮으면 올림픽대표팀도 하겠다고 본인이 동의했다.▶예전엔 성적이 부진하면 중도 경질이 있었다.-아시안컵에서 잘 할 것으로 기대한다. 성적이 안 좋아서 여론의 질타를 맞게 되면 계속 갈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있다.2년 동안 함께 갈 것으로 확신한다.▶2008년 이후 월드컵 위한 계약 연장 옵션 있나.-베어벡과 계약할 때 월드컵을 바라보고 했다.2년 뒤 좋은 성적과 경기 내용으로 국민들을 만족시키면 월드컵까지 갈 수 있다.▶언제부터 공식적으로 일하나.-30일 네덜란드로 출국해 휴가를 보낸 뒤 돌아와 공식 업무 시작할 예정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12) 실내인테리어의 첨병, 화훼산업

    [농업 희망을 쏜다] (12) 실내인테리어의 첨병, 화훼산업

    “물이 담긴 화분에서 자라는 선인장을 보고는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진짜 선인장이냐고 물으면서 직접 만져보곤 하지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하이드로21’의 남궁순(45) 대표는 ‘선인장에 물을 주면 죽는다.’는 ‘통념’을 바꿔버렸다. 또한 거름을 전혀 주지 않고 물 위에서만 자란 귤나무에서 귤이 열리게 하고 있다. 잎에 손을 대면 새소리와 함께 불이 켜지는 ‘웰빙 화분’도 만들었다. 이 모두가 ‘하이드로 볼’을 이용한 ‘수경(水耕)재배’의 결과다. 하이드로 볼은 점토(찰흙)와 물을 혼합해 옥수수를 튀겨내 듯 섭씨 1200도의 고온에서 발포시킨 알갱이다. 난화분에 있는 작은 돌이나 흙과 달리 기공(氣孔)이 많아 보습성이 강하고 공기가 잘 통한다. 그동안 국내에선 불가능한 재배법으로 인식됐지만 남궁 대표는 일본에서 허드렛일을 감수하는 장인정신으로 국내 유일의 하이드로 화훼 재배자가 됐다. ●그린 인테리어의 선구자 남궁 대표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한때 서울 방배동 골목에서 카페를 운영했다. 유학 자금을 벌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중 1986년 부친이 대표로 있던 화훼산업에 뛰어들었다. 하이드로 볼을 사용한 화분을 일본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일이었다. 당시 국내에선 하이드로 개념이 전무했지만 외국에선 관엽식물을 흙 대신 하이드로 볼로 키워 실내 인테리어에 활용하는 ‘하이드로 문화’가 이미 각광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부친의 사업은 이내 문을 닫아야 했다. 공동 사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투자자금을 모두 날렸다. 남궁 대표는 오기가 생겼다.“억울하기도 했지만 ‘하이드로 문화’가 국내에서 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남궁 대표는 무작정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이드로 관엽식물을 수입하던 일본 나고야의 수경재배 농장에서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였다. 물을 나르고 농장을 청소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나중에 알았지만 일본인 농장주가 저를 시험하느라 힘든 허드렛일을 시켰던 것입니다. 수경재배에는 인내심이 필요하고 물과 기후, 온도를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죠.”3년이 지나서야 남궁 대표는 귀국을 결심했다. 일본인 농장주도 컨테이너 2개 분량의 자재를 그냥 내줬다. ●시행착오 끝 국내 최고가 하이드로 화분 출시 89년 ‘21세기 원예’로 간판을 바꿨다.650평 규모의 온실을 차리고 일본에서 배운 기술을 적용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잘 자라던 식물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선 잘 됐는데 도무지 이해가 안 됐죠.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습니다.” 온실이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 있다는 데에 정신이 번쩍 든 것은 얼마 뒤였다. 일본 농장에 확인한 결과 물의 수소이온농도(ph)와 전극도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같은 시행착오를 거쳐 국내 최초의 하이드로 화분이 나온 것은 90년대 초. 하지만 이번에는 판매가 문제였다. 남궁 대표는 최고가만 고집했고 소비자 가격을 처음부터 지정했다.“특정 가격 이하로 팔아서는 안 된다고 하자 꽃가게 주인들은 ‘미친 사람’으로 보더군요. 하지만 화훼시장도 언젠가는 공산품처럼 소비자 가격이 생산단계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설득하자 조금씩 수긍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코드를 찍어 화분의 크기에 따라 20가지 품목을 만들었고 국내에서 처음 화분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를 보장했다. 무엇보다 흙에서 지렁이가 나와 질겁하던 소비자들은 깨끗한 하이드로 화분에 관심을 표명했다. 물만 주면 되기 때문에 분갈이나 영양제가 필요없고 화분의 무게도 가벼웠다. 햇볕을 받지 않고도 잘 자라 책상이나 컴퓨터, 화장대 등의 실내 장식용으로 그만이었다. ●화분과 실내조명의 절묘한 조화 남궁 대표는 시장반응이 좋자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95년 일본 박람회에서 네덜란드산 ‘자기 화분’을 보고 생산업체인 ‘하이드로 휴즈만’을 찾아갔다. 사장은 “한국이 어디에 있느냐.”며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국내 최고의 하이드로 전문가가 되겠다며 끝까지 매달리자 마침내 자기 화분의 지원을 약속해 줬다. 자신감을 얻은 남궁 대표는 수경재배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플라스틱 화분 바닥에 전기판을 깔아 잎에 미세한 전류를 통하게 했다. 인체에 전류가 흐른다는 사실에 착안, 손을 전도체로 활용했다. 잎에 손을 대면 불이 켜지고 새소리와 아로마 향이 나오게 했다. 디자인이 뛰어난 자기 화분에다 하이드로 볼로 청결함이 더해지고 실내 조명등으로도 인테리어가 가능해지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2000년 500만원에 불과하던 연간 매출이 매년 40∼50%씩 늘어나 지금은 전국 280개 화원에 3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가격도 5000원에서 최고 100만원까지 다양하다. 온라인 주문에 따른 직배송 체제도 갖췄다. 남궁 대표는 내년에 식물농장과 동물원, 박물관, 공연장, 승마장, 전시장 등을 갖춘 농촌체험 테마관광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남양주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웰빙붐 타고 작년 생산액 1조 돌파 국내 화훼산업이 농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하지만 ‘웰빙 붐’에 힘입어 재배 면적과 생산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아 국제농업 무역에서 ‘수지가 맞는’ 분야 중 하나다. 농림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화훼재배 농가수는 1만 2900가구다.1971년 1806가구이던 것이 90년 8945가구,1995년 1만 2509가구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2002년 이후부터 다소 정체되는 추세다. 전국 화훼 재배 면적은 7952㏊ 정도. 화훼 생산액은 지난해 1조 100억원으로 2004년에 비해 9.6% 증가하면서 처음 1조원대를 돌파했다. 전체 농업 생산액의 2.55%에 해당한다. 재배 면적이 전체 농경지의 0.44%밖에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성은 높은 편이다. 화훼 분야는 장미 등의 가지를 꺾어 생산하는 ‘절화(折花)류’, 선인장처럼 화분에 심는 ‘분화(盆花)류’,‘난(蘭)류’,‘관상수류’,‘정원류’ 등으로 구분된다. 부문별 생산액의 비중은 절화류가 44.5%로 가장 많다. 이 가운데 품목으로는 장미와 국화가 각각 40.4%와 22.8%를 차지한다. 절화류에 이어 분화류와 난류의 화훼시장 점유율은 각각 24.1%와 10.5%에 이른다. 분화류는 철쭉(7.9%)과 선인장(6.5%)의 비중이 높다. 최근에는 국화와 장미를 중심으로 한 ‘종자류’의 판매가 늘고 있다.‘기능성’ 화초의 등장에 힘입어 분화류 소비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해외시장으로의 진출도 유망하다. 지난해 화훼 수출은 5223만달러로 수입 2857만달러의 2배에 육박했다. 수출액은 90년 104만달러,2000년 2890만달러,2004년 4850만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출 효자 품목은 난류(1874만달러), 장미(108만달러), 백합(1048만달러) 등이다. 수입 역시 난류와 백합류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올해부터 국제신품종보호동맹(UPOV)이 발효되면서 ‘신품종 개발’이 화훼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장미 등 해외로 빠지는 로열티는 연간 50억원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화훼 산업을 중심으로 ‘종자전쟁’이 거세질 것”이라면서 “최첨단 재배·유통 방식으로 화훼산업 전반을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기능성 식물’의 허와 실 “식물이 보약이다?”최근 웰빙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자파나 악취를 없애 주거나 벤젠 등 새집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해물질을 중화시키는 식물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기능성 실내식물’들이다. 실험으로 입증됐다는 학계의 발표에도 일부 농가에서는 ‘상술’에 불과하며 과대평가됐다고 볼멘 목소리다. 과연 어느 쪽 말이 맞을까. ‘실내식물이 사람을 살린다’의 저자인 손기철 건국대 원예학과 교수는 “식물은 크게 두 가지 효능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 실험으로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첫째, 광합성과 증산작용으로 실내 공기와 온도, 습도를 개선시킨다. 둘째, 녹색식물을 보면 사람의 심리와 정서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앞서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고 유독한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에코-플랜트’ 10가지를 발표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산세베리아, 아레카야자, 벤자민, 스파티필름 등이다. 하지만 국내 농가들의 시각은 그렇게 곱지만은 않다. 장미를 화분에 담아 파는 경기도 고양시 ‘아침농장’의 권오영 사장은 “세상에 해로운 식물이 어디 있느냐.”면서 “식물의 기능을 알리는 게 화훼산업 전체로도 나쁠 건 없지만 특정식물만 부각되면 다른 화훼농가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언론에 소개된 기능성 식물이 대부분 수입종이어서 국산 농가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경기 연천에서 백합을 재배하는 정모씨는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 특정 식물이 잘 팔린다 싶으면 도매상들이 무조건 수입한 뒤 기능을 마구 부풀려 광고한다.”면서 “이 경우 국내 농가의 판매가 뚝 떨어져 한해 농사를 망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희 상명여대 환경조경학과 교수는 “모든 식물이 환경에 좋은 기능을 갖고 있지만 특정 식물만 선택해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NASA가 제시한 10대 식물의 실험방법도 정확하지 않으며 효능이 잘못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식물마다 효능에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며 팔손이 화분의 경우 6평 남짓 방에 화분 3개만 설치하면 공기청정기 1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기철 교수도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등이 많은 새집증후군에는 인도고무나무나 대나무야자, 싱고니움 등을 추천했다. 로즈마리는 기억력 향상에 좋다고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법적 판단보다 입법과정 통해야”

    “사법적 판단보다 입법과정 통해야”

    손지열·박재윤 대법관은 성전환자의 호적 정정은 사법부의 판단이 아닌 법 개정으로 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두 대법관은 현행 호적법 120조에 정해진 호적정정을 출생신고 때 잘못된 부분을 고치기 위한 것으로 봤다. 성전환자의 성별은 최초 호적 기재의 착오가 아니기 때문에 호적정정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호적 정정을 놓고 사회적 토론과정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남자에서 여자로, 여자에서 남자로 성이 바뀌게 되는 성전환은 기존의 헌법과 법률이 고려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문제라는 설명이다. 두 대법관은 일반 국민의 의견수렴, 신중한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법적 판단보다는 입법 과정을 밟는 게 적절하다고 결론냈다. 이들은 개별사건 재판으로 일률적인 요건과 절차를 제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호적정정 뒤에 있을 가족관계를 비롯한 기존 법률관계의 정리, 공·사문서 정정과 사회생활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 등 입법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World cup] 초전박살! 스위스 ‘초반 10분’ 실점 많다

    [World cup] 초전박살! 스위스 ‘초반 10분’ 실점 많다

    ‘초반 10분에 승부를 건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4일 새벽 4시 하노버 니더작센슈타디온에서 열리는 독일월드컵 G조 스위스전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자력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반면 무승부만 거둬도 52년 만에 2라운드(16강)에 오르는 스위스는 일단 촘촘한 수비 그물을 칠 것이 틀림없다. 이후 단박의 역습을 통해 승부를 가르겠다는 전략이 불을 보듯 뻔하다. 지칠 줄 모르는 ‘영건’들이 주축인 스위스에 토고·프랑스전처럼 일찌감치 선제골을 내준다면 아드보카트호의 16강행은 물거품이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움츠러들 이유는 없다.19일 토고-스위스전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알프스 뒷문’에 의외로 구멍이 많다는 분석이다. 스위스는 프랑스·아일랜드를 제외하면 약체들과 맞붙은 유럽예선 4조에서 10경기 동안 7실점했다. 터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무려 4실점하는 수모를 당했다. 월드컵 목전에 치른 평가전에선 강호 코트디부아르·이탈리아와 1-1로 비겼고, 중국에는 4-1로 이겼다. 본선 G조 프랑스·토고를 상대로는 2경기 연속 무실점. 대표팀 출범 이후 17경기에서 14실점이지만 올들어 5경기에서 3실점에 그치는 등 수치상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눈여겨 볼 대목은 전체 실점의 절반인 7골을 전·후반 10분 이내에 내줬다는 것. 평균연령 24.8세의 젊은 팀 스위스는 초반 상대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움직임에 대한 마크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후반 시작과 함께 ‘조커’가 투입됐을 때도 마찬가지. 아무리 상대 경기를 꼼꼼히 준비했더라도 처음 몸으로 부딪치는 공격수의 플레이스타일에 익숙해지기까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베테랑에 견줘 젊은 선수들은 시행착오 극복에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린다. 뤼도비크 마냉(27·185㎝)-필리페 센데로스(21·190㎝)-파트리크 뮐러(30·182㎝), 혹은 요한 주루(19·192㎝)-필리프 데겐(23·184㎝)이 버틴 스위스의 포백라인은 제공권과 몸싸움에 강하지만 경험과 스피드는 떨어진다. 프랑스와 토고전에서도 초반 손발이 맞지 않아 여러차례 상대에 뒷공간을 내주는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중앙수비의 핵인 센데로스는 대인방어에는 능하지만 협력수비에는 약하다. 프리미어리거답지 않은 어이없는 실수도 많다. 토고전에서도 상대 공격수에게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내줬다. 한국이 중원에서 찔러주는 패스의 정확도를 높인다면 이천수, 박지성의 순간 공간 침투에 의한 득점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안정환을 프랑스전처럼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할 경우에도 의외의 수확이 기대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선악의 회색영역에 있는 캐릭터가 좋아”

    호주 출신의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38)이 자신이 주연한 SF액션 ‘엑스맨:최후의 전쟁’의 홍보차 내한,1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어젯밤 도착하자마자 한국과 토고의 월드컵 경기에 이어 거리축제 광경을 TV로 지켜보느라 잠을 잘 못 잤다.”고 운을 뗀 잭맨은 “히딩크 감독이 무척 기뻐했을 것이며 한국과 호주가 월드컵 우승컵을 놓고 결전을 벌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월드컵 이야기로 회견장 분위기를 띄웠다. 15일 개봉하는 ‘엑스맨’시리즈 완결편에서 그는 1,2편 때와 마찬가지로 과거를 잃어버린 떠돌이 돌연변이 ‘울버린’을 연기했다. 첫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세계적 흥행스타가 될 수 있었던 데 대해 “운이 좋았고, 울버린이 선악의 회색 영역에 있는 캐릭터란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전편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에서 완결편의 감독(브렛 라트너)이 바뀐 사실에 대해서는 “감독의 감성적 면모가 추가된 점이 오히려 마지막편에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울버린 캐릭터와 6년여 만에 헤어지게 된 심정이 어떻냐고 묻자 “극중에서 입던 옷이나 칼날을 집에 걸어뒀다가 울버린이 그리워지면 입어볼 것”이라며 또 한번 좌중을 웃겼다. 청바지와 재킷 차림의 잭맨은 스크린에서보다 한결 더 젊고 밝은 이미지였다. 한국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국민들이 자국영화를 무척 지지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데 솔직히 한국영화는 잘 모른다.”고 답한 뒤 “그러나 아버지가 20년 동안 사업차 한국을 자주 오간 덕분에 한국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으며, 어제도 비빔밥에 김치를 먹었다.”고 친근함을 표현했다. 호주 출신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쉽게 입성하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잭맨은 가장 긴 대답을 내놓았다.“호주는 연기의 기준이 높은 나라”라고 전제하고 “호주 연기자들은 세상에 본격 노출되기 전에 이미 3,4년 정도 연기단련이 된 만큼 시행착오도 적은 것”이라고 풀이했다.“할리우드는 출신보다는 독창성을 중시하는 곳이며, 한국배우 김윤진이 그곳에서 주목받는 것도 독창적 면모가 돋보였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1994년 TV드라마 ‘로 오브 더 랜드(Law of the Land)’로 데뷔한 잭맨은 ‘엑스맨’ 이후 ‘섬원 라이크 유’‘스워드 피쉬’‘케이트 앤 레오폴드’‘반 헬싱’ 등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다. 부인인 호주 여배우 데보라 리 퍼네스와 어린 아들을 기자회견장에 함께 데려와 남다른 가족애를 자랑하기도 했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데스크시각] 저가항공 안전전략은 고가여야/유진상 공공정책부 차장

    제주항공이 지난 5일부터 본격적으로 운항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이은 국내 세 번째 민간정기 항공사이자, 지난해 8월말 운항에 나선 한성항공에 이은 두 번째 저가항공사이다. 우선 김포∼제주 노선에 74인승 여객기 한 대를 투입해 매일 5차례 왕복 운항하고 있다. 공식취항에 앞서 지난 2일에는 기자단을 초청, 시승식과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참석한 기자들에게 욕심보다 실속있는 영업전략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기존 항공시장의 틈새를 철저히 공략하고 올해 안에 4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해 김포∼양양, 제주∼김해, 김포∼부산 노선에도 순차적으로 투입시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일본이나 중국 등의 노선까지 개척에 나서겠다는 야심찬 비전도 제시했다. 6월 한 달은 취항기념으로 김포∼제주 노선의 서울발 오후편과 제주발 오전편을 4만 6300원에 판매한다.7월부터는 주중 5만 1400원, 주말 5만 9100원, 성수기 6만 5000원 등으로 대형 항공사 운임의 70∼80% 수준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민들은 새로운 민항기 출범에 고무된 모습이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이 75%, 제주도가 25%를 출자해 민·관 합작법인으로 설립됐다. 이 때문에 도민들의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고 한다. 그 동안 육지나들이가 필수적인 제주도민으로서는 항공요금 때문에 속앓이가 적지 않았는데 기존 편도 이용료의 최고 절반 정도로 왕복할 수 있다는 매력에 푹 빠진 듯하다. 여기에 일반직원을 채용할 때 제주도에서 근무할 인력은 70% 이상을 제주도민 가운데 선발한다는 ‘특전’도 부여키로 한 만큼 제주도민들이 제주항공에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제주시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기존의 두 항공사가 연례행사처럼 항공료를 인상해 왔는데 신생 항공사 등장으로 가격 인상에 제동이 걸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자칫 저가 과열경쟁으로 안전문제가 소홀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공항에서 만난 여행객들 역시 잇따른 저가항공기 취항으로 이용객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안전과 서비스의 질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측은 항공기 제작사인 캐나다 봄바이디어사에서 직접 파견한 기술자가 상주하고, 우수한 기량을 겸비한 조종사와 정비사를 선발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번에 도입한 기종은 전세계에 110여대가 보급됐는데 지금까지 한 차례도 사고가 없었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안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저가항공으로 제주항공에 앞서 지난해 8월말 비정규항공사로 출범한 한성항공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한성항공 역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향후 청사진까지 밝혔었다. 하지만 경영권을 둘러싼 내분과 안전성 확보실패 등으로 결국 취항 3개월여 만에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만 했다. 한성항공은 첫 취항 이후 2개월 동안은 탑승률이 87%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타이어 펑크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져 정원 66명인 항공기에 채 10명도 타지 않은 채 운항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결국 탑승률 저하는 수익악화로 이어져 경영난에 빠지게 된 것이다. 여객사업에 있어서 안전문제는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저가항공의 후발주자인 제주항공은 시행착오를 겪은 한성항공의 사례가 타산지석이 됐으면 한다. 첫 출항 때의 긴장된 마음가짐으로 승객안전을 위해 긴장을 늦추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기존 항공사들 역시 운임을 경쟁적으로 덤핑하는 등 신생 항공사에 대한 지나친 견제보다 신사협정으로 더불어 성장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유진상 공공정책부 차장 jsr@seoul.co.kr
  • [열린세상] ‘역사만들기’ 상생의 카니발이어야/이덕연 연세대 교수

    영화배우 황정민의 영화제 수상소감이 참 진솔하고 겸손하다. 스태프들이 밥상을 맛나게 차려 놓았고, 맛있게 먹기만 하니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더라! 이전(泥田)격투기인지 이종격투기인지, 좌우의 도식으로 간명하게 구별되는 보수와 진보세력간의 갈등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격렬한 역사논쟁이 한창이다. 광복과 분단, 건국과 6·25전쟁, 과거청산 등의 역사 현안들을 둘러싼 상반된 관점들의 대립이 대한민국의 개념과 역사에 대한 이념적 갈등으로 증폭되고 있다. 최근에는 우익보수성향의 일부 시민단체와 교사모임이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정확한 사실과 평가”를 위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개정을 위한 국민운동’의 깃발을 들고 나섰고, 이른바 ‘해방전후사인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핵심취지는 국가와 체제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좌파의 공세로부터 역사를 지키고,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파가 승리하여 탄생한 나라이기 때문에 정체성이 우파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명시”하여 젊은이들이 우리의 현대사에 대하여 보다 ‘관대한 시각’을 갖도록 하는 개방적이고 현실적인 교과서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승리로 ‘역사의 종말’이 선언된 세계사의 흐름을 떠나서도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과 대비되는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참상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시대착오적인 좌파 이데올로기의 집착과 체제전복의 불순한 의도 외에 ‘불행한 역사’ 만들기에 나설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한다. 극도의 답답함과 분노가 뒤섞인 결연한 글들을 보면 나름대로의 절박한 상황인식과 대응에 과장과 가식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런데 바로 그 순정함과 격렬함이 선뜻 말을 걸기 어렵게 만든다. 국가와 체제의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역사관과, 그에 따라 선택되고 강요되는 사실(史實)과 평가들은 맛있게 먹기에는 지나치게 격하고 거칠다.E 홉스봄 교수의 말대로 역사가들은 정치적 격정에서 한발 비켜서 있어야 한다.‘역사 만들기’는 상잔의 살육전이 아니라 상생의 카니발이어야 한다. 역사가 자유의 공간 속에서 내려졌던 선택의 과정이고 결과라고 한다면, 그에 대한 판정은 오로지 역사의 몫이고, 역사의 주체는 모든 시민이다. 역사의 풍경과 지형을 바라보는 것 자체도 하나의 선택이고, 결단의 행위이다. 성공보다 불행한 실패의 역사의 측면을 주목하는 것은 다른 대안의 선택이 가능했었다는 것에 대한 반성적 인식을 강조하는 관점의 선택일 뿐이다. 역사는 타자와의 공존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 실패에 초점을 맞추는 역사가는 역사에 대한 ‘위대한 겸손’을 잊지 아니한다. 성공에 대한 행복한 기억과 자랑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패한 역사와 그 속의 아픈 상처에 대한 반성과 과거청산의 과제에 대하여 눈가리개를 씌우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관중이 외면하는 저급한 샅바싸움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 나물에 그 밥만 가지고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역사의 상이 차려질 수 없다. 대한민국은 국민주권과 정의의 이념을 공유한 ‘우리 대한국민’이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결의”(제헌헌법 전문중 일부)하면서 창설하여 지켜왔고 또한 함께 가꾸어 갈 나라다. 대한민국의 개념과 역사는 완제품이 아니다.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창조적인 상상력과, 적극적인 반성과 관용의 용기와 슬기가 없이는 실현하기 어려운 헌법과제이다. 이 결의와 과제를 잊지 않고, 함께 풀어 나가는 행복한 역사를 만들어서 후대로부터 주연상을 받는 멋진 꿈을 가져보자. 따로 수상소감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도 없다. 스태프들이 잘 차려준 밥상에 앉아서 그냥 맛있게 먹기만 했다! 이덕연 연세대 교수
  • 장수, 좋기만 할까요?

    장수, 좋기만 할까요?

    수명이 갑절로 늘어나면 당신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사랑하는 이와 더 오래 함께 있을 수 있고 손자들의 성장을 더 지켜볼 수 있으며, 외국어와 악기를 하나쯤 더 배워보고 다른 직업을 갖거나 세계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전체로도 더 나아질까? 과학자들이 노화를 늦추거나 정지, 심지어 되돌리는 방안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동안 윤리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수명 연장이 정녕 현명한 일인지를 놓고 내밀하고도 진지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결혼관, 가족관에 엄청난 변화 이런 의문과 관련해 최초의 진지한 모색은 몇년 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장수건강과학 콘퍼런스에서 있었다. 그레고리 스탁 UCLA 공중보건학교 교수는 “수명 연장은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좀 더 숙고할 수 있게 하며 노화로 인한 질병의 치료 적기(適期)가 늦춰지는 만큼 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우리의 ‘황금기’를 늘려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내다본다. 그러나 생명윤리학자인 데이비드 캘러헌은 “전쟁, 빈곤 등 온갖 문제들이 오래 살게 됨으로써 해소되리라고 믿을 근거는 없다.”며 “진짜 문제는 ‘사회가 총체적으로 얻는 게 뭐냐.’는 데 있을텐데 그 답은 결코 더 나은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특히 심리학자인 리처드 칼리시 같은 이는 결혼관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단한다.60대에 애정이 사라진 결혼 생활을 정(情) 때문에 15∼20년이나 이어가는 것이 지금의 부부들이라면, 배우자가 80세까지 살 수 있다고 믿는 사회에선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평생의 결합이 아니라 ‘장기 서약’으로 결혼관이 바뀌어 짤막하게 여러차례 혼인하는 일이 다반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가족 개념도 달라진다. 중혼(重婚)이 보편화되면 한쪽 피만 같은 친척들이 엄청나게 늘게 된다. 그러면 적어도 8세대, 심지어 10세대가 공존하는 일이 흔해진다. 더욱이 수명 연장은 여성의 가임기간을 늘리기 때문에 40∼50세에 아이를 낳는 경우도 늘어난다. 가족 안에서 연령의 급격한 격차는 부모와 자식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크리스 해클러 아칸소대학 교수는 “부모들의 60세보다 우리의 100세가 더 젊어진다면 모든 사회적 관계가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의 열정 잃게 돼 오래 산다는 것은 대개의 경우 일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퇴직 연령은 한참 위로 올라가 자녀의 부양에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되고 사회보장 비용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 숙련 노동자가 오래 직장에 근무함에 따라 생산성도 향상된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직장 진입, 사회 진출을 가로막아 신세대의 재능과 열정을 사회가 묶어내지 못하는 부작용도 낳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도 마찬가지. 선출직 관료의 임기가 늘어나 권한 집중을 우려해 만들어진 견제와 균형의 장치가 무력화될 공산이 있다. 예를 들어 연방법원 판사가 종신직이 된다면 “정의는 백년동안 법정 의자에 앉아 있게 될 것”이라고 해클러 교수는 내다봤다. 미국 대통령 산하 생명윤리위원회 2003년 보고서에 따르면 노화를 막으려는 노력들은 젊음과 노년을 바라보는 사회적 태도를 좋지만은 않은 방식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우리의 조국은 젊음의 열기를 끌어내는 데 인색해질 것이고 노인들에게 지적 에너지와 사회 자원을 배정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삶의 질 또한 나빠질 것이다. 견해는 다르지만 윤리학자들 사이에 일치하는 결론은 딱 한가지.“일단 수명을 연장하는 데 성공하면 이를 저지하거나 멈추기 어렵기 때문에 이 이슈를 지금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은 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통신요금 나도 모르게 ‘줄줄’

    통신요금 나도 모르게 ‘줄줄’

    통신료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심코 사용한 휴대전화 무선인터넷 요금이 1000만원 넘게 나오는가 하면, 사용하지도 않은 요금을 떼갔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통신업체의 철저한 요금 관리와 함께 소비자의 적극적인 계좌 및 명세서 관리가 요구된다. #사례 1.“써본 적이 없는 요금을 내라고?” A씨는 지난 3월 KT 위탁업체 직원으로부터 “자사의 인터넷 속도가 사용 중인 업체 것보다 빠르면 위약금까지 물어 줄 테니 바꿔 보라.”는 제의를 받았다. 속도 측정 결과, 사용 중인 것보다 느려 업체를 바꾸지 않았다. 그로부터 얼마 뒤 A씨는 KT로부터 ‘미납 요금’이라 찍힌 엉뚱한 요금청구서를 받았다. 회사측에 항의했지만 5월달에도 5만 3770원이라는 요금청구서가 또 날아왔다.KT는 “전산착오인 것 같다. 부과 요금을 입금하겠다.”면서 미루다 통신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되자 요금을 돌려줬다. #사례 2.“쓰지도 않은 요금을 또 빼가다니….” B씨는 지난 10일 통장정리를 하다가 어이없는 사실을 발견했다. 석달 전에 해지한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한달 사용료가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 지난달에도 요금을 떼갔다가 확인을 하자 한달 만에 돌려줬었다. 이번엔 명세서도 보내지 않아 통장 인출내역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깜빡 속을 뻔했다. #사례 3.‘무료 이벤트에 참가했더니 매달 정액료 부과’ 지난해 1월 KTF의 ‘무료 이벤트’에 참여한 C씨는 매달 연예, 뉴스에 관한 문자메시지를 KTF로부터 받았다. 그는 ‘광고 메시지인가 보다.’라며 넘겼는데, 청구서에는 ‘매직엔 정보서비스’ 항목으로 2000원씩 부과됐다.KTF측은 “무료 이벤트 참가시 ‘정보서비스’에 가입된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모르는 새 통신이용료가 청구되거나 계좌에서 빠져나간 게 뒤늦게 확인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전산착오 등의 이유를 대지만 시장의 과열경쟁 부산물이란 목소리가 높다. 이용자의 주의는 물론 요금부과 체계에 개선이 시급하다. 18일 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부터 올 1·4분기까지 통신위에 신고된 ‘부당요금 과다청구’는 분기별 2000건이 넘었다. 올 1분기 부당요금 접수는 2132건으로 전체 민원의 22%를 차지했다. ●‘미납요금’ 때문에 ‘채무 불이행자’로? 요금 과다청구 민원이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업체 부주의로 소비자 정보를 잘못 입력하거나, 소비자가 유료 서비스를 무료인 줄 알고 사용하는 것이다. 하나로텔레콤측은 “A씨의 해지를 접수받은 상담원이 요금 부과팀에 해지 여부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KT도 “B씨가 사용하지 않았다고 신고했는데 직원 실수로 수정되지 않았을 수 있다.”며 비슷한 답변을 했다. 문제는 소비자가 잘못 부과된 요금을 일일이 따져보지 않으면 그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 실제로 정보통신부 고객만족(CS)센터에는 최근 “해지 이후 부과된 인터넷 통신료로 인해 한국신용정보㈜에서 ‘채무불이행자’라는 통지서가 날아왔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무료’는 크게,‘유료’는 작게 적시 휴대전화를 통한 무선인터넷의 경우 소비자의 부주의로 인해 유료서비스 이용료가 매달 부과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료인지 무료인지 알려주는 표시 방법이 일정치 않아 “무료인 줄 알고 썼는데 요금이 나갔다.”는 항의가 빈발하고 있다. 정통부 이동통신담당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통신업체가 유료 서비스를 고지했느냐 안 했느냐만 관여할 뿐 어떻게 하느냐는 정하지 않는다.”면서 “매달 고지서에 정보이용료가 표시돼 나오는 만큼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FIFA선정 준비된 영웅들] (4) 한국 박주영

    ‘창조적인 플레이와 유연성, 빼어난 공간창출 능력….’ 박주영(21·FC서울)은 처음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부터 많은 축구관계자들을 설레게 했다. 기존 스트라이커와 달리 지능적인 공간 확보로 찬스를 창조해내는 ‘신개념 킬러’의 자질을 뽐냈기 때문. 결정력도 일품이다. 대표팀 최종엔트리 23인 가운데 스트라이커의 능력평가기준인 ‘경기당 0.4골’에 가장 근접한 선수가 박주영(0.33골)이다. 원톱 후보인 안정환(뒤스부르크·0.26골)과 조재진(시미즈·0.22)도 박주영엔 미치지 못한다. 오는 6월 독일월드컵 본선에서 박주영은 비상을 꿈꾼다. 박지성이 갖고 있는 한국선수 월드컵 본선 최연소골(21세 3개월 19일)을 갈아치우는 동시에 신설된 ‘최우수신인상’의 강력한 후보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주영에겐 ‘축구천재’라는 수식어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청구고 졸업반이던 2003년, 전국대회 33경기에서 47골을 몰아쳤다.2004년 청소년대표로 태극마크를 단 박주영은 아시아청소년선수권(19세 이하)에서 득점왕 및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어 일약 한국축구의 미래로 떠오른다. A매치 데뷔 과정도 극적이었다. 당시 요하네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은 “훅 불면 날아갈 것 같다.”며 발탁을 꺼렸지만 월드컵 본선진출조차 불투명한 상황이 그를 대표팀으로 불러냈다.2005년 6월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 데뷔전에서 박주영은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0-1로 뒤지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축구천재’에 걸맞은 화려한 데뷔전.6일 후 쿠웨이트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려 A매치 2경기 연속득점, 모든 논란을 종식시켰다. 시련도 있었다. 성인대표팀과 청소년팀을 오가며 몸과 마음이 멍들었고, 올초 아드보카트호의 해외 전지훈련과 K-리그 복귀 이후 골가뭄에 시달려 많은 이들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천재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었다. 박주영은 지난 5일 K-리그 부산전에서 41일 만에 골맛을 본 데 이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도 거푸 골을 터뜨려 자신감을 회복했다. 본선무대에서 박주영은 설기현(울버햄프턴)과 함께 왼쪽 윙포워드를 다툴 전망이다. 원톱에 익숙한 그는 한동안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이젠 스트라이커와 겹치지 않게 공간을 찾아내는 데 익숙해졌다. 이동국(포항)의 공백으로 ‘무주공산’이 된 원톱의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왼쪽에서 박주영이 휘저어줄 때 좀더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박주영의 발끝에서 ‘어게인 2002’의 꿈이 이뤄지기를 팬들은 염원한다. ■ 박주영 프로필 ●1985년 7월10일 대구생 ●체격:182㎝,74㎏ ●종교:기독교 ●학력:대구 반야월초-청구중·고-고려대 ●소속팀(포지션):FC서울(포워드) ●A매치 성적:15경기 5골 ●경력:2004년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 MVP 및 득점왕(6골),2004년 AFC신인상,2005년 카타르 8개국초청대회 MVP 및 득점왕(9골),2005년 FC서울 입단(18골 4어시스트)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교정대상 수상자]대상 수상 영등포교도소 보안관리과 박창규 교위

    [교정대상 수상자]대상 수상 영등포교도소 보안관리과 박창규 교위

    “재소자들이 믿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인격적인 면에서도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제24회 교정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영등포교도소 보안관리과 박창규(55) 교위는 교도관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느냐는 직설적인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976년 교도관으로 임용된 뒤 30년 동안 교도소 안에서 각종 범죄자들과 마주하며 살아온 그는 “재소자들은 순간적인 판단 착오와 실수로 들어왔을 뿐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박 교위는 운송업체에 다니다 교도관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특별한 의무감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교도관 생활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정년퇴임한 아버지의 영향인 듯 박 교위는 교도관이란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을 넘어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바꾸려면 전문가적 소양도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90년 주경야독으로 신학대학을 졸업해 목사 안수를 받았다. 박 교위의 교도관 생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10여년 전 그는 징벌사동에서 젊은 재소자를 만났다. 박 교위는 사회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던 그에게 마음을 열며 다가갔지만 돌아오는 것은 오물과 욕설 세례뿐이었다. 그때는 ‘구제불능’이라고 생각했다. 그 재소자와의 일들이 기억에서 지워졌을 즈음 박 교위는 편지 한 장을 받았다.“출소해서 부인도 얻고 단란한 가정을 꾸렸는데 제 말이 가장 생각나더랍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전혀 불가능했다고 생각되던 사람도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결국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 큰 결실이었다. 박 교위는 최근 사회를 어수선하게 만든 연쇄살인, 성폭행범 등 강력범죄들도 결국 사회·가정 환경, 교육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여러 차례 자살·자해를 시도하고 문제를 일으켜 징벌방에 단골로 드나들던 재소자가 있었다. 알고보니 70세가 넘은 그의 어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졌는데 가족이라곤 교통사고로 죽은 형의 초등학생 아들뿐이었다. 사정을 알게 된 박 교위는 그의 집을 찾아갔다. 한겨울이었는데 연탄불도 못 피워 방바닥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박 교위는 동사무소에 가서 그 가정이 극빈자 혜택을 받도록 도와주고 영치금도 넣어주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재소자는 그후 모범적인 생활을 했고 출소후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박 교위는 교도소에서 아이디어가 많은 ‘살림꾼’으로도 통한다. 직업훈련을 받은 재소자들과 기업체를 연결해 재소자 3900여명의 재활과 5억여원에 이르는 교도작업 세입 증대에 기여했다. 또 출소한 수용자들이 남겨놓은 내의와 티셔츠 등을 자비로 구입한 세탁기로 깨끗이 세탁한 뒤 무의탁 수용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막연히 직업으로 선택한 교도관이라고 보면 험악한 사람들과 종일 마주해야하는 힘든 곳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으로 바꾼 것에 의미를 두게 되면 보람을 갖게 되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직장입니다.”박 교위는 힘주어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美·유럽 신문업계도 ‘살아남기’ 경쟁

    인터넷과 영상시대를 맞아 신문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신문마다 새 환경에 적응하고, 수익원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으며, 적지 않은 시행착오도 겪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이 발행하는 ‘미디어 월드와이드’ 최근호가 마련한 특집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주요 신문들이 이같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보도의 혁명 불러온 통합뉴스룸 지난 연말 USA투데이 편집인 켄 폴슨은 웹사이트 뉴스를 책임지고 있던 킨지 윌슨을 편집국장으로 발탁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강화와 발전을 위한 회사 인재와 능력의 통합이라는게 그의 설명이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지난해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쌍방향 신문 담당 부국장을 임명했고, 조만간 5층에 있는 웹부문 직원들을 3층의 뉴스룸으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이들 신문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스, 새크라멘토 비, 사키고 트리뷴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신문들은 이미 지난해 뉴스보도 방식을 확 바꾸었다.24시간 중단 없는 뉴스 데스크와 온·오프라인 스태프가 함께 일하는 웹·인쇄매체 통합 뉴스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웹 프로듀서와 신문 편집자들이 합동으로 매일 제작에 임하면서 기존의 마감 개념이나 독자와의 소통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1월 발생한 미국 연방법원 판사 조엔 레프코의 가족 살해사건을 가장 먼저 특종보도한 기사는 방송이나 종이신문이 아닌 시카고 트리뷴지 인터넷판에 실렸다. 통합뉴스룸을 운용하는 신문에선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를 곧바로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다. 이튿날 오프라인 조간신문에는 웹에 올린 기사와 함께 그에 대한 반응 등 후속기사까지 실린다. 또 부동산이나 영화, 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블로그를 통해 자투리 뉴스가 부가적으로 서비스되며, 일부는 비디오가 제공된다. 포트 캐스트(Pot Cast)를 통해 독창적인 뉴스를 내보내는 신문도 있다. 로노크 타임스라는 한 지방신문은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되는 4∼5분 정도의 방송을 통해 지방뉴스와 유머, 스타일 소식 등을 내보낸다. 플로리다주의 네이플스 데일리 뉴스나 일리노이주의 데일리 저널 오브 캔커키는 뉴스나 인터뷰 등을 포트캐스트를 통해 내보내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독자제보 보충취재후 1면 톱기사 게재 독일이나 노르웨이 등 유럽은 인터넷 보급률 미흡 등으로 통합뉴스룸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타블로이드판 신문제작, 가벼운 르포들로 가득한 컬러섹션 제작도 잇따라 시도되었지만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지는 못했다. 반면 독자들을 신문제작에 참여시키는 독자포털 운영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노르웨이 대중일간지인 VG(Verden-Gang)는 2003년부터 독자가 뉴스나 사진을 제보하면 이를 보충취재해 기사를 게재하는데, 매달 10건의 기사가 1면 톱기사로 게재된다. 특히 전국 일간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재인력이 부족한 지방일간지, 가판 중심의 대중일간지들이 독자포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신문판매와 광고수익의 감소로 발생한 수입적자를 메울 수 있는 부가사업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 독일 신문업계에서 ‘사업 확장의 선구자’로 불리는 ‘쥐트도이체 차이퉁’(SZ)의 클라우스 루츠 사장은 이 신문의 50만 독자들에게 부가 상품인 도서와 DVD, 음악CD 등을 판매하면서 한때 파산상태에 놓였던 SZ출판그룹이 흑자로 돌아서도록 만들었다. SZ 경쟁사인 AS그룹이나 주간신문인 디 차이트, 경제일간지인 한델스블라트 등도 이와 비슷한 부가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책꽂이]

    ●고령사회 생존전략, 퇴직연금(박동석 등 지음, 굿인포메이션 펴냄) 2050년이면 10명 중 6명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 출산율 1.1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2037년엔 국민연금 완전 고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비극은 길어진 평균수명으로 인해 우리가 ‘좀처럼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보험 등으로 짜여진 ‘이중삼중’의 연금 시스템만이 노후를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1만 5000원.●성공의 멘토 제갈선생 7일7강(야오레이 지음, 성옥례 등 옮김, 산지니 펴냄) 사람을 보는 제갈량의 안목은 남달랐다. 은거생활을 하던 제갈량은 천하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던 통치자 조조나 오나라 군주인 손권을 선택하지 않았다. 또한 형주의 유표와 유장을 위해서 헌신하지도 않았다. 그는 갈 곳이 없어 유표에게 의탁하고 있던 초라한 유비를 선택했다. 그의 결정이 옳았음은 훗날이 증명한다. 난세에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제후에게 등용을 구하지 않았던 ‘무욕의 고요함의 극치’ 제갈량의 지혜가 담겼다.1만 3500원. ●중국 혁신의 이정표 하이얼 스토리(지닌 진성 이 등 지음, 유혜경 옮김, 한스컨텐츠 펴냄) ‘중국의 GE’로 통하는 세계 백색가전업계 서열 5위의 하이얼.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가고 있는 하이얼은 1984년 이전까지만 해도 열악한 품질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아 파산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이 책은 하이얼그룹의 회장인 장뤼민에 초점을 맞춘다. 품질불량 냉장고 76대를 쇠망치로 부숴버리도록 지시한 전설적인 인물인 그는 GE의 잭 웰치와 중국의 공자를 섞어놓은 경영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평. 기절한 물고기를 소생시키듯 진행한 인수합병 이야기 등을 소개한다.1만 5000원.●내 인생에 은퇴란 없다(서상록 지음, 한국경제신문 펴냄)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암묵적 지식의 공유야말로 우리 사회의 엄청난 시행착오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암묵지(暗默知)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식을 가리키는 말.62세의 나이에 재벌 부회장에서 식당 견습 웨이터로 전직한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인생 암묵지, 즉 인생 노하우를 들려준다.‘경쟁을 즐기자.’ ‘봄은 언제나 다시 찾아온다.’ ‘한 가지 일에 미치자.’ 등이 그것이다.1만원.●충성의 힘(구경검 지음, 조전범 옮김, 가나북스 펴냄) 미국에는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국회의 비준 없이도 운용할 수 있는 부대가 있으니 그게 바로 해병대다. 미 해병대 신병들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파리스 섬과 샌디에이고에 있는 두 기지에서 기초훈련을 받는다. 파리스 섬은 육지와 떨어져 있는데다 사방이 굶주린 악어들로 가득 차 있어 탈영한 병사들은 여지없이 악어밥이 된다.‘영원한 충성’이 미 해병대의 작전명이다. 중국의 경영컨설턴트인 저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우수한 특수부대로 꼽히는 미국 해병대의 예를 들어 충성담론을 펼친다. 충성은 도덕이 아니라 능력이라고 강조.1만원.
  • [재계 인사이드] “잃어버린 5월… 꽃의 아름다움 안보여”

    [재계 인사이드] “잃어버린 5월… 꽃의 아름다움 안보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제2차 경영권 분쟁 위기를 e메일 경영으로 타개해 나가고 있다. 현 회장의 e메일 서신에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현대그룹을 지켜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현 회장은 11일 그룹 사내 통신망에 띄운 ‘사랑하는 현대그룹 임직원들에게’라는 글에서 “계절은 초록의 싱그러움이 더하지만 지금 제게는 꽃들의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시동생인 정몽준 의원과의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에서 느낀 소회를 전했다. 현 회장은 “현대호의 선장이 돼 어려움을 겪을 때 시삼촌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비수를 겨누었던 아픔을 겪어야 했다.”면서 “그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정 의원이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현대자동차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발생한 시동생의 난은 저에게는 가족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아픔이며, 국민들에게 드린 실망감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현대그룹이 어려울 때는 ‘나 몰라라.’했지만 이제 모든 계열사가 흑자를 달성하는 등 경영실적이 개선되니까 넘치는 자금을 쓸 곳이 없다며 형의 기업을 비열한 방법으로 적대적 M&A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특히 “정 의원은 정씨 직계 자손에 의해서만 경영이 이뤄져야 된다고 하지만 이처럼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사고로 어떻게 정치지도자가 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회장은 “저는 고 정몽헌 회장이 남긴 거액의 부채를 상속받아 친족들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고 홀로 부채를 상환하느라 힘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고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씀처럼 굳건히 현대그룹을 지키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지분 매입이 투자 목적임을 재차 확인하면서 굳이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일축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대안학교 입학 가이드

    대안학교 입학 가이드

    대안학교 입학 전형은 학교 설립 주체와 교육과정처럼 제각기 다르다. 입학 상담만으로 학생을 뽑는 학교가 있는 반면 1주일 정도 가입교한 뒤 학교생활에 따라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입학에는 일반학교와는 달리 학업 성적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 적응 능력이 크게 작용한다. 모집 시기도 언제든지 입학할 수 있는 수시 전형을 비롯해 5∼6월,10∼11월 등 다양하다. ●학부모 가치관이 학교에 부합해야 입학 초등학교 입학은 대개 원서접수와 학부모·아이 면담을 거쳐 결정된다. 입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교육 철학과 학부모 가치관이 맞는가이다. 입학생 규모는 결원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 대체로 10∼11월 원서 접수를 시작해 12∼1월 면담을 한 뒤 입학생을 선발한다. 수시전형을 실시하는 학교도 있다.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가 아니면 등·하교 때 보호자가 필요하다. 광명 볍씨학교는 광명에 사는 학생만 받으며 다른 학교들도 학교 인근으로 거주지를 옮길 것을 적극 권유한다. 초등학생도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먼저 살펴 보기도 한다. 과천자유학교는 면담을 거친 뒤 아이를 한달동안 공부 모임에 참가시킨다. 학교 수업에 잘 적응하면 최종 입학을 결정한다. 대안중학교는 대체로 10∼11월에 공개 입학전형을 치른다. 하지만 간디청소년학교는 6∼7월, 용정중학교 등은 9월 신입생을 모집한다. 정시와 별도로 수시 전형을 실시하기도 한다. 입학 과정은 서류전형과 학생면접, 학부모 면접 등이다. 하지만 입학 과정에서 특정 프로그램에 참가 경력이 요구되는 등 추가 사항이 필요하기도 한다. 지평선중학교에 입학하려면 여름이나 겨울에 학교가 주최하는 계절학교에 최소 한번 이상 참여해야 한다. 여름계절학교에 참여한 학생을 대상으로 1차 선발한 뒤 남은 정원을 추가 모집한다. 학기 중 전입생은 면접으로 1차 선발하고 일주일동안 학교에서 생활한 뒤 입학 여부를 가린다. 두레자연중학교는 학생 입학에 면접(60%) 이외에도 글짓기(30%)와 자기소개서(10%) 등이 포함된다. 이우중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가 각각 자기소개서를 내야 하며 추천서와 생활기록부 등도 제출해야 한다. 서류전형에서 입학정원의 1.5배를 선발하면 2박 3일동안 캠프를 거쳐 최종 입학자를 결정한다. 기숙형 헌산중학교는 신체검사를 통해 전염성 질병이 있는 학생은 입학에서 제외시킨다. 간디 청소년학교와 산돌학교는 경쟁서류와 면접을 거친 뒤 마지막에는 추첨을 통해 학생들 뽑는다. ●예비학교 거쳐야 입학 대안고등학교는 중학교같이 입학 방식이 공개전형으로 이뤄진다. 서류전형과 학생·학부모 면접 등이 기본사항이다. 하지만 학교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이 추가된다. 입학생을 뽑는 것 자체가 학교 교육철학을 반영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다양한 선발 방식을 지닌다. 특성화 고교인 간디고는 1차는 서류전형을 실시하며 2차에 진입하면 면접과 예비학교 전형을 거친다. 서류전형은 학생생활 기록부(30%)와 학생 자기소개서(30%), 학부모 자기소개서(30%), 추천서(10%) 등이 요구된다. 정원의 1.5배 학생들이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3일 동안 예비학교에서 생활한다. 이 과정에서 감성교과 수업과 영어·수학 기초 평가, 사고력 평가, 기숙사 생활 등이 이뤄진다. 양업고는 1차 면접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의지를 살펴본다.2차 전형에서는 심리검사와 성격검사,3차에서는 생활계획서, 자기소개서를 받는다.4차에서는 모든 교사가 면접하고 동의를 받아야 최종합격이 결정된다. 한마음고는 1차에서는 서류 평가와 상담,2차에서는 성격유형 검사와 면접을 거친다. 영산성지고는 서류심사와 학생 학부모 면담 등이 이뤄진다. 입학 자격을 특별하게 제한한 학교도 있다. 교육비가 무료인 지리산고는 생활보호대상자와 해체 가정 자녀들은 우선 선발 대상이다. 또 다른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킨 학생은 받지 않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도움말 격월간 민들레 편집실 ■ 유형으로 본 대안학교 대안학교에 입학한 뒤 학교철학이나 운영방식에 맞지 않아 중퇴하는 학생들이 있다. 새로 문을 연 대안학교에는 이런 사례가 더욱 많다. 대안학교에 관심을 가진 학부모들은 입학하기전 학교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학교 설명회나 홈페이지에서 소개되는 내용만 보고 선택하면 시행착오를 거치기 쉽다. 학교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정보는 해당 학교에 다니는 학부모에게 체감 정보를 듣는 것이다. 입학 하기에 앞서 학교 인가 여부도 살펴 봐야 한다. 정부가 특성화 학교로 인가한 대안 중·고교는 26곳에 불과하다. 비인가 학교는 상급 학교에 진학하려면 검정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비인가 학교는 설립 이념에 맞게 학교를 운영하지만 재정 상태가 열악한 곳도 적지 않다. 기부금과 입학금을 빼놓고도 수업료와 기숙사비 등으로 월 50만원씩 내야 하는 학교도 있다. 학부모의 재정 능력도 우선적으로 뒷받침 돼야 한다. 초·중·고 통합형 교육을 실시 하거나 학년제를 하지 않는 학교들도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안학교를 고를 때 일반적으로 ▲대안학교의 교육 이념·방향 ▲재정 부담 ▲교사 자질 ▲교육 내용 등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녀들의 학교 적응 능력도 고려 대상이다. 부적응 청소년을 위해 세워진 도시형 비인가 대안학교에는 동기부여가 안된 상태에서 입학한 학생들도 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입학한 탓에 생활리듬에 맞지 않거나 부모의 관심이 부족하면 중도에 그만두기도 한다. 자녀들이 기숙사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초등 대안학교에서 기숙형은 양평 전인새싹학교와 제주 문화교육들살이 밖에 없지만 중학교 이상은 대부분 기숙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 진학과 무관하게 대안학교를 선택했어도 솔직히 학부모 입장에서는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수능 준비를 하려면 일반 학교가 훨씬 낫다. 하지만 일부 대안학교 학생들은 방학을 이용해 보습학교에 다니기도 한다. 비인가 대안학교는 검정고시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 분당 독수리중학교 학부모 이미재(42·여)씨는 “대학 입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자녀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 보다는 과정”이라면서 “지식 전달 위주로 가르치는 일반학교와 견줘 대안학교는 균형잡힌 전인교육을 통해 인성을 갖춘 인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학교 선택은 이렇게 대안학교는 학교마다 특징이 다르지만 몇가지 기준에 따라 유형별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가장 큰 기준은 인가 여부다. 인가 대안학교란 일반학교와 똑같은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이며, 비인가 학교는 학교 과정을 마쳐도 검정고시에 합격해야 상급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학교이다. 비인가 학교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지만 교육당국의 간섭없이 자유롭게 운영된다. 인가 학교는 일반학교의 공통 과정은 그대로 따르는 대신 특기·적성이나 선택 영역 과정에 한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학교 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로도 구분된다. 부적응 학생을 위한 대안 고등학교는 영산성지, 화랑, 원경, 양업, 두레자연, 세인, 산마을, 경기 대명고 등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곳에서 교육받고자 하는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로는 간디, 푸른꿈, 한빛, 한마음, 달구벌, 이우고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이런 구분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곳도 많다. 세인과 한빛, 동명, 두레자연, 산마을, 지구촌고는 기독교 재단에서 운영한다. 영산성지고와 경주화랑고, 원경고, 성지중, 지평선중, 헌산중은 원불교, 양업고는 천주교 재단에서 각각 운영한다. 이밖에 2000년부터 새롭게 등장하는 대안학교 형태가 도시형 대안학교이다. 중·고 통합형으로 일정한 교육과정의 틀을 갖춘 학교부터 쉼터와 비슷한 형태도 있다. 도시형 학교들은 주택이나 상가 건물에 공간을 마련한 뒤 상근교사 2∼3명과 외부 강사들이 수업을 진행한다. 서울시와 연세대 청년문화센터가 서울 남부 청소년 직업훈련센터를 리모델링해 문을 연 ‘하자센터’를 비롯해 한국청소년재단의 ‘도시속작은학교’, 서울 광진구청이 공간을 제공한 ‘두드림’ 등이 해당된다. 위탁형 대안학교는 학교가 적성에 맞지 않는 일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외부 대안학교에 위탁한 뒤 출석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면 소속학교에서 졸업장을 받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열린세상] ‘경악할 만한’ 전교조위원장 교육관/남승희 명지전문대학 교수·바른교육실천운동 공동대표

    지난달 여당 원내대표가 ‘경악할 만한 비리’를 폭로하던 날 정작 국민들을 경악케 한 것은 전교조 위원장의 한 일간지 인터뷰 기사내용이었다.‘전교조의 초심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전제한 후 교원평가와 수준별 학습 반대, 의식화 교육과 계기수업 강화, 대학 평준화와 국립대 통합 등을 지지하고 이를 추진하겠다고 못박았다. 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사회를 향해 일갈하고 있지만 오히려 학부모들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는 무책임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게 한다. 교원노조의 권리와 역할을 정부와 학부모보다 우위에 놓고 있는 듯한 시각도 놀랍지만 시대착오적 발상이 더욱 놀랍다. 전교조가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기고 있는 ‘평등’의 개념조차 구시대적이기 때문이다.‘평등’이란 ‘equality’ 즉 ‘누구나 똑같게 하는 것’보다는 ‘equity’ 즉,‘능력 있는 사람은 능력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을 성취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서로 다른 삶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등한 대우가 동등한 결과를 산출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세계적 추세는 ‘Equity leads to equality‘, 즉 ‘공평이 평등을 이끌어간다.’는 인식으로 가고 있다. 사회주의가 시도했던 ‘모두가 같은 것을 갖는’ 평등이 아니라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는’ 평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차이’를 ‘차별’로 얘기하고 싶어하는 전략도 보인다. 차이를 차별 또는 서열화라고 규정지어 차이 자체를 서열화로 인식되게 하는 독소적 가치관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의식화교육과 계기수업을 강화하겠다는 주장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전교조의 이념 교육이 보편타당한 가치관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대다수 학부모들의 시각이니 말이다. 학생들은 교사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주장은 자가당착적이다. 학생들은 교사의 의견에 절대적 신뢰감을 표현한다. 이는 나이가 어릴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교사의 가치교육이 신중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책임전가도 문제다. 많은 학생들이 차별을 느끼는 직접적인 주체가 ‘무시하고 무관심한 교사들로부터’라는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학생들이 진로나 이성문제로 고민할 때 교사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모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수준에 맞게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납세자인 학부모들의 절대적 권리이자 당연한 요구다. 수업 잘하는 교사에 대한 평가와 보상은 정당한 것이다. 학부모들이 한때 전교조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졌던 것은 촌지거부 운동 때문이었다. 학부모들이 전교조에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초심 운운하며 이념교육을 하겠다는 전교조의 지나치고 넘치는(?) 친절은 정중히 사양한다. 교사의 직무는 학생들이 세계를 의미 있게 이해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을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전교조에 제안한다. 학생들에게 이념교육 대신 풍요롭고 아름다운 예술적 경험을 하게 하자. 예술적 경험은 학생들이 어른들의 훈계 없이도 도덕적 행동과 인생의 가치를 깊게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학생들의 미래를 훨씬 풍요롭게 할 것이다.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정답이 없는 것이 이 시대의 특징이다. 이 시대는 오히려 다양성과 선택을 요구한다. 직업 세계가 급변하는 시대에는 유연성과 독립성을 길러주어야 하고, 정보가 넘치는 사회에는 판단력과 분석력을 증진시켜주는 것이 21세기형 교사임을 인식하자. 남승희 명지전문대학 교수·바른교육실천운동 공동대표
  • “양재 시민의 숲은 서울시 소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 김인욱)는 서울시가 1991년 서초구에 소유권을 넘긴 양재 시민의 숲을 되돌려달라며 낸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시민의 숲은 서울시가 이 땅을 공원시설 용지로 환지처분한 1988년 12월 시 소유가 됐다.”고 판시했다. 서울시는 지방자치제 시행을 앞두고 시유재산 조정을 하며 1988년 12월 시민의 숲 부지를 공원용지로 환지처분한다고 공고한 뒤 이듬해 시 소유로 소유권 보존등기를 마쳤다. 이후 서초구는 1991년 이 땅이 구에 이관될 재산이라며 소유권 이전등기 촉탁을 내 서울시 승낙 하에 이전등기를 마쳤다. 서울시는 서초구에 이전등기를 승낙한 것은 행정착오였다며 지난해 8월쯤 서초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백자 달항아리전’ 새달 4일까지

    20여년간 조선 백자를 재현해온 도예가 박영숙씨의 ‘백자 달항아리’전이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다.5월4일까지. 지난 2000년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권유로 달항아리 재현에 도전한 박씨는 4년여의 시행착오 끝에 재작년부터 완성작을 내기 시작, 올해까지 완성한 20개 남짓의 작품을 선보인다. 내년에는 미국 휴스턴미술관과 파리 갤러리에서 달항아리 순회전을 열 계획.(02)734-6111.
  • “전화벨 3회 넘을때 수화기 들면 -3점”

    ‘전화벨이 세 차례 넘게 울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보통사람들의 답은 당연히 ‘빨리 받아야 한다.’일 것이다. 하지만 행정자치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안 받는다.’가 정답이다. 행자부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화친절도 조사’를 하면서 생겨난 풍속도다. 멀쩡히 받을 수 있는 전화도 조금 오래 울렸다 싶으면 외면해 버린다. 꼭 받아야 할 전화라고 판단되면 굳이 다른 자리로 옮겨서 받는다.“당겨 받았습니다.”라는 멘트는 필수다. 전화친절도 조사는 전화 응대의 친절도를 높이고, 고객 우선의 업무 태도를 직원들에게 불어넣기 위해 시작됐다고 한다.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 지난 2월까지 1차로 실시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 다시 평가가 시작된다. ‘전화 시험’은 ▲맞이 단계 30점 ▲응대 단계 55점 ▲마무리 단계 15점으로 이뤄진다.‘맞이 단계’의 ‘수신의 신속성’에서 전화벨이 3차례 넘게 울리기 전에 받아야 15점을 받는다.4차례 이상 울린 뒤 받으면 3점이 깎인다. 한 직원은 “전화를 둘러싸고 매일같이 거짓말을 하는 셈”이라면서 “‘고객 만족’이라는 당초 취지가 ‘고객 불만족’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행자부 관계자는 “시행착오가 없지 않다.”면서 “올해는 직원들의 불만들을 종합해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오늘의 눈] ‘실패 보고서’ 후임자에 선물을/황경근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의 3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다소 여유롭다. 연임 제한으로 나설 수가 없어 6월말이면 지방자치 무대를 떠나게 된다. 이 단체장들은 3번이나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만큼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한 단체장이라 할 수 있다. 선거시 중앙정치 바람을 타기도 했지만 능력이 없는 단체장이 3선에 성공했을 리가 없다. 더구나 뇌물수수 등 비리에 연루돼 중도하차한 단체장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3선을 하기까지 이들의 평소 자기관리도 인정할 만하다. 이들은 일부가 자치무대를 디딤돌로 금배지를 달기 위해 중앙정치권을 기웃거릴 때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으며, 이제 은퇴식을 준비하고 있다. 자치무대를 떠나기에 앞서 3선 단체장들에게 이런 일을 권하고 싶다. 바로 자신들의 시행착오와 더러는 잘못된 판단으로 실패한 정책에 대해 고백을 하는 것이다. ‘이런 고집을 피우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었다.’ ‘잘못된 판단으로 예산만 낭비했다.’ ‘표를 의식해 선심 행정에 빠졌다.’ ‘학연·지연에 따른 따른 인사는 결국 경쟁력과 화합을 저해했다.’와 같은 ‘실패학’ 보고서를 내놓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성공을 이야기하기는 쉽지만 실패를 내놓고 공개하는 것은 어렵다. 3선 단체장은 이제 그동안 자신들을 옥죄었던 표에서 해방돼 주민의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일만 남았다. 이들이 떠나면 지방선거를 거쳐 7월초 초보단체장들이 뒤를 잇게 된다. 아마도 처음 시작하는 단체장들은 3선의 단체장들이 겪어왔듯이 많은 시행착오와 더러는 실패를 겪을 것이다. 떠나는 3선 단체장이 자신의 시행착오나 정책실패에 관한 보고서를 만들어 뒤를 이을 초보단체장에게 선물하면 어떨까. 아마도 초보단체장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자치무대에서 내려오는 날, 자신의 치적을 줄줄이 외는 것보다 시행착오나 실패를 고백하며 떠나는 3선 단체장의 뒷모습은 더욱 아름다울 것 같다. 황경근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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