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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거참… 신경 쓰이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군당국의 핵무기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미 공군이 해외 판매가 금지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의 기폭장치를 타이완으로 잘못 보낸 뒤 18개월 동안 모르고 있다 지난주에야 알고 뒤늦게 회수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신무기 판매를 반대해 온 중국은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사건을 지난 21일(현지시간)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미 국무부가 중국 정부에도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웹사이트에 게재된 성명을 통해 미국의 ‘실수’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외교부 친강 대변인은 “부정적인 영향과 비참한 결과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워싱턴에 철저한 조사와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로버츠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과 자칫 중국을 자극할 것을 우려, 즉각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밖으로 드러난 미 공군의 핵무기 관리 소홀 관련 사고는 최근 1년새 벌써 두번째다. 지난해 8월말 장거리 폭격기인 B-52기가 36시간 동안 핵무기를 장착한 줄도 모르고 북부 노스다코타주에서 남부 루이지애나주까지 종단 비행, 핵무기 안전관리의 허점을 드러냈었다. 마이클 윈 공군장관은 25일(현지시간)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타이완에 탄도미사일의 머리 부분에 달린 원추형 부품 4개가 원래 주문한 헬리콥터 배터리 대신 와이오밍주의 공군기지에서 잘못 보내졌다가 미국으로 반송돼 왔다고 밝혔다. 윈 공군장관은 이들은 기폭장치이며 핵물질은 아니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라이언 헨리 국방부 정책담당 수석부차관은 문제의 부품은 ‘미니트맨’이라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사용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1960년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이 타이완에 보낸 4개의 미사일 부품은 연쇄 핵폭발을 가능케 하는 핵탄두용 전자부품으로 국제적으로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하게 국가간 이전을 통제하는 품목이라고 보도했다. 따라서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이른바 ‘배달 사고’가 핵확산방지협약과 미사일 기술의 해외 판매를 금지한 국제합의를 어겼을 수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문제의 기폭장치들은 유타주 힐 공군기지에 보관돼 오다 2006년 8월 타이완에 보내졌다. 미국은 타이완이 지난해 주문한 배터리를 받지 못했다고 문의해 올 때까지도 핵무기 관련 부품이 잘못 배달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확인작업 끝에 뒤늦게 지난주에야 ‘중대한 실수’를 발견, 부랴부랴 기폭장치들을 회수했다.AP통신은 타이완 당국자의 말을 인용, 당초 미 군당국은 잘못 배달된 부품을 폐기처분하라고 했다가 나중에 핵무기 관련 부품인 것을 알고는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헨리 부차관과 윈 공군장관은 타이완 군당국이 기폭장치들을 상자에서 꺼내지 않고 배달된 상태 그대로 창고에 보관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중국이 미국의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헨리 부차관은 이번 미사일 부품 선적 오류를 중대한 실수로 규정하고 “당혹스럽다.”면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윈 공군장관도 힐 공군기지의 군수품들은 분기별로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 왔다면서 어떻게 이같은 착오가 발생했는지 군당국이 현재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미 공군 공중전투사령부(ACC)의 핵무기 취급 부주의 사례는 지난 2001년 이후 지난해 9월27일까지 모두 237건으로 집계됐다. kmkim@seoul.co.kr
  • [유권자가 권력이다] [중]정책 실종 ‘태업’ 공천

    [유권자가 권력이다] [중]정책 실종 ‘태업’ 공천

    4·9총선이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공천을 둘러싼 계파 싸움에 신당이 출현하는 등 미성숙한 정당정치, 돈다발 파문 등 시대착오적인 금권정치 행태로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증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선거공약이 제시되긴 했으나 대운하 등 표심(票心)을 움직일 이슈가 빠져 정당간의 정책 차별성도 찾을 수 없다는 게 유권자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선거 코앞 후보자 확정… 검증 어려워 18대 총선을 맞아 국가보조금을 지급받는 5대 정당의 10대 기본정책과 선거공약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공개된 것은 지난 25일. 선관위에서 매니페스토운동을 처음 추진했던 2006년 5·31 지방선거 때보다 늦은 일정이다. 당시의 경우, 후보 등록일(15·16일) 전인 5월10일에 10대 기본정책이나 선거공약을 정당별로 비교할 수 있었다. 각 정당의 정책공약 발표가 늦어지면 그만큼 유권자들로서는 합리적인 선택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강지원 상임대표는 “정책은 안중에도 없는 것으로 국민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정치권의 태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나마 공약들도 차별성이 없어 정책선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5대 정당의 10대 선거공약을 비교한 결과 일자리 창출과 물가안정, 취약 계층 복지 강화 등 거의 유사했다.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한반도 대운하의 경우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은 대운하 저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지난 대선에서 대운하 공약을 내걸었던 한나라당은 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각 정당이 10대 선거공약과 기본 정책을 내놨지만 감세와 부동산 등 핵심 쟁점이 빠져 국민들이 정당간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 정치가 발전하려면 상·하향식 공천이 조화되어야 하고, 현재와 같이 소선거구제에서는 인물 중심으로 투표가 이뤄져 정책 선거가 어려운 만큼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비례대표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은경(36·주부·서울 양천구)씨는 “투표율이 5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데 이는 늑장공천과 공약 부재 등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부추긴 정치권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정책을 중시하지 않는 정치권 행태는 공천받은 현역의원들의 의정활동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의정활동 엉성해도 공천만 잘 받아 국회감시전문 사이트인 참여연대 ‘열려라 국회’를 통해 출마자들의 대표법안 발의 건수를 분석한 결과 김근태(통합민주당), 조순형(자유선진당) 의원 등은 법안을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으나 공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마자 중 본회의 출석률 하위 10명에는 이광재(54.7%·통합민주당), 이인제(60.2%), 심대평(63.1%·자유선진당), 유시민(67.9%·무소속), 한명숙(69.0%·통합민주당), 김근태(69.0%), 김진표(69.6%·통합민주당), 신중식(70.7%·무소속) 의원 등이 포함됐다. 각 당이 공들였던 ‘개혁 공천’도 말뿐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초 ‘금고형 이상 확정자 공천 신청 금지’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선고 받은 사람과 ‘철새 정치인’으로 논란을 빚은 의원이 공천받으면서 탈당을 불렀다. 특히 철새 정치인 논란을 빚은 한나라당 김택기 후보는 지난 25일 돈다발을 뿌리다 낙마,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만 키우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적극적인 투표 의향층은 51.9%에 불과해 역대 최저다.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기자 hyun68@seoul.co.kr
  • 대운하 반대 교수모임 출범

    한반도 대운하에 반대하는 전국교수모임이 25일 프레스센터에서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교수모임은 전국 115개 대학,2446명의 교수들이 각 분야·권역별로 대운하의 문제점을 연구하고 대응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교수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운하는 경제, 물류, 지역개발, 환경, 토목 등 어떤 차원에서도 타당성을 찾기 힘든 시대착오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욱(서울대 교수) 공동대표는 “전국의 교수들이 이번처럼 대규모로 사회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처음”이라며 “토론을 통해 대운하의 본질을 파악하고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대운하에 찬성하는 전문가들에게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 고 말했다. 박경 목원대 교수는 “운송비 등 어떤 기준으로도 운하가 도로나 철도를 대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해당지역 땅 투기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정말 크네”…40kg 초대형 무 日서 화제

    이만한 무 봤어? 최근 일본의 한 농부가 40kg이나 나가는 거대 무를 수확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5일 카가와(香川)현 다카마츠(高松)시 마을에 사는 구로가와 카나메(黒川要·61)씨는 자신의 무밭에서 초대형 무를 수확했다. 웬만한 성인도 혼자서 들기 힘든 이 무의 무게는 약 40kg으로 길이와 둘레가 각각 85cm에 이른다. 구로가와 씨는 6년전 지인으로부터 각종 무씨를 구입해 취미삼아 기르기 시작,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재배환경이나 무 영양 등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쌓았다. 100% 유기비료만을 사용해 무 재배를 계속한 그는 이번에 수확한 무로 최근 히로시마(広島)현 오노미치(尾道)시에서 열린 ‘전국 점보 무 페스티벌’(가장 큰 무를 가리는 축제)에 출품해 우승을 노리고 있다. 구로가와 씨는 “앞으로 식량 부족과 같은 위기가 닥칠지 몰라 밭농사를 시작했다.”며 “수확된 무는 동네 원예점에 전시한 뒤 근처 신사에 봉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휘청대는 한·미·일 경제] 생필품값 통제…규제 완화 ‘딜레마’

    [휘청대는 한·미·일 경제] 생필품값 통제…규제 완화 ‘딜레마’

    이명박 대통령이 18일로 8개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전체 15개 부처 가운데 절반을 소화한 셈이다.‘민생’과 ‘인식변화’를 강조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연일 공직사회와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과연 경제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들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자율과 규제 완화 등 ‘MB노믹스(이명박 경제철학)´의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반시장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경제의 ‘비상등’을 끄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주문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대통령의 주요 발언들이 당초 강조해온 ‘시장중심의 정책’과 어떤 연계성이 있나 의문이 든다. 이른바 ‘MB노믹스’라고 할 만한 것이 많지 않다. 생필품 등 물가를 잡기 위해 가격을 통제한다고 하는데,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에너지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를 질타한 것은 일리가 있다. 유가가 뛸 때마다 임기응변식 대응이 많았다. 석유공사 대형화는 큰 의미는 없다. 이미 민간에서 많이 하고 있다. 기업들이 수출보다 내수 비율을 늘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환율 개입과 관련해서는 세계 경제 유동성 파악 등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 ●권순우 삼성경제硏 수석연구원 물가가 오르고 시장기능에만 맡기기엔 어려운 상황이라 반시장 정책을 쓰려는 것 같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예컨대 물가안정 대책 등은 시간벌기용에 그칠 수 있다. 물가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절약 구조로 바꿔야 한다. 원자재 유통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물가불안이 2∼3년 계속될 전망인데,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환율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게 아니냐는 시장의 인식이 환율 상승에 일부 영향을 줬다. 국제금융 불안에 따른 달러화 가수요에 대한 심리적 부분을 줄이기 위한 차원의 환율시장 개입이 필요하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대통령이 최근 업무보고를 통해 ‘창조적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기본적 방향과 원칙이 분명치 않아 보인다. 참여정부의 무사안일을 질타하는 내용 이외엔 ‘MB노믹스’가 담긴 발언을 뚜렷하게 찾기 힘들다. 특히 생필품 50개 품목 가격 통제 지시는 70∼80년대식 경제관으로밖에 볼 수 없을 듯하다. 시장 불안을 정부가 관리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경제는 관료와 대기업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 노동자, 시민단체 등 다양한 경제 주체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하고 유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경제살리기 해법이 나온다. 대통령이 표피적인 상황만 언급하면서 대통령 관심 밖의 중소기업, 노동자, 시민단체의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6% 경제성장 목표 달성에 조급해하지 말고 올해 경제운용 기조를 안정에 두면서 차근차근 5년 임기 동안 기본원칙과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물가 안정 대책은 수입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통령이 서민물가에 관심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만 억지로 물가를 컨트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공요금을 억제하도록 지도하는 것은 필요하다. 특히 매점매석은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물가를 고려해도 환율 급상승은 옳지 않다. 정부가 환율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지만 지금은 방치할 때가 아니다. ●조성봉 한국경제硏 수석연구위원 물가 관리 강도가 너무 세다. 시장원리에 어긋난다. 최근 물가 상승은 수요 증가가 아니라 수입 원자재 비용 부담이 늘어난 데 원인이 있다. 공직자 자세만 바꿔도 규제의 절반을 줄일 수 있다는 대통령의 질책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정부 조직 개편 등 ‘외과적 수술’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 내부 구성원들의 ‘DNA’를 바꾸는 것이다. 공직자의 사고방식 등 ‘내과적인’ 변화와 개선이 더 필요하다. 정리 이영표 윤설영기자 tomcat@seoul.co.kr
  • 타교생들과 SMS로 정답 교환

    경기 성남시의 한 고교에서도 ‘전국연합학력평가’의 일부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시험관리에 또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17일 성남 A고교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A고교는 지난 12일 실시된 전국연합학력평가와 관련해 ‘수리영역 시험문제지에 착오가 생겼다.’며 다른 학교와 달리 임의로 2교시 수리영역 시험을 3교시에 치르고, 대신 3교시에 치를 예정이던 외국어영역 시험을 2교시에 실시했다.이날 학력평가는 전국 1800여개의 고교가 동일하게 1교시 언어영역,2교시 수리영역,3교시 외국어영역,4교시 과학탐구·사회탐구영역 순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A고교 일부 학생들은 시험 시간이 변경되자 갖고 있던 휴대전화 문자서비스 등을 이용해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1시간 먼저 봤던 외국어영역 시험 문제와 정답을 알려줬다. 대신 다른 학교 학생으로부터 수리영역 문제와 정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고교측은 “인터넷 웹상에 시험문제지 유형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담당 교사가 인문계반 학생(300여명)들이 볼 수리영역 ‘나’형 문제를 자연계반 학생들이 보는 ‘가’형 문제로 잘못 신청해 불가피하게 시험시간을 조정해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학교측의 임의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본부용으로 온 수리영역 ‘나’형 문제지를 교내에서 임의로 복사해 인문계반 학생들의 시험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은 시험문제지를 받은 뒤 사전 확인하고 오류가 있으면 도교육청으로부터 추가 시험문제지를 배포받아 시험을 치르라는 도교육청의 지침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대입수학능력시험 시행 절차에 준해 실시하기로 하고, 부정행위 방지 등을 위해 학생들의 시험장 내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는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인쇄상태 불량 등으로 학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잘못이 있는 시험지는 추가로 지급받아 시험을 치르도록 지침을 내렸는데 A고교가 임의로 시험지를 복사해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어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라면서 “A학교를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벌여 재발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뇌와 비슷한 컴퓨터 만들수 있을까

    뇌와 비슷한 컴퓨터 만들수 있을까

    “만약 누군가가 인간의 뇌에 존재하는 뉴런 수만큼의 진공관을 탑재한 컴퓨터를 만든다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만큼의 공간이 필요하고, 나이애가라 폭포를 움직일 만큼의 전력이 있어야 하며, 역시 나이애가라 폭포만큼의 냉각수가 필요하다.” ●뉴런수 만큼 진공관 만들기 사실상 불가능 1950년대 신경학자이자 수학자로 이름을 날린 미국의 워런 매컬로크는 뇌와 비슷한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그 후 50년이 넘게 지나 진공관을 대신할 수 있는 반도체가 용량과 집적도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고, 전력 문제도 개선됐지만 뇌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뇌는 ‘인류 최후의 과학’으로 불린다. 뇌가 창출할 수 있는 막대한 부가가치에 비해 가장 발전이 더딘 분야이기 때문이다. 우주과학이 5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지구 밖으로 나가 달에 깃발을 꽂고 돌아올 정도로 발전한 것에 비해, 뇌는 아직까지 전체 작용원리의 1%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인간의 뇌는 어떤 기계나 시스템과도 다르다. 사람의 뇌는 3만개의 유전자가 성장 시기별로 발현해 부분을 이루고 전체를 만든 구성체로,10의 12제곱수의 신경세포가 10의 15제곱차례의 연접(서로 맞닿은 곳)을 통해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청난 숫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초보적인 수준의 컴퓨터도 단순 연산으로는 이 규모를 뛰어넘는다. 그러나 뇌의 신경세포가 어떻게 학습을 하고, 경험을 축적하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지 알아 내는 것은 풀리지 않은 숙제다. 뇌의 전모가 밝혀진다면 공상과학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안드로이드나 인간보다 뛰어난 로봇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또, 수많은 정신 관련 질환을 조절하거나 인간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밝혀질 수 있다. 아인슈타인이 일반인에 비해 1%가량 더 뇌의 기능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뇌과학의 발전은 곧 인류 역사의 전면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박상기 교수는 “뇌의 특정 부분이 성격을 좌우한다든가, 운동 신경을 조절한다는 점은 대략적으로 밝혀져 있지만 그 이상의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밝혀진 뇌의 신경망을 모방한 컴퓨터를 로봇에 적용하고 있지만, 이 역시 다양성을 가진 프로그램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국내 로봇 행사에서는 4세 수준의 지능을 가졌다던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장소를 이동해 사람을 찾는 과정을 재연하는데 실패,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복도에서 로봇의 적응능력 한계가 결정적인 이유였다. ●정부 10년간 1조 5000억 투자 밝혀 수많은 시행착오와 한계에도 불구하고 21세기 들어 뇌연구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아주 더디게 조금씩 밝혀지는 뇌기능의 일부분들이 획기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일본 등 세계 각국도 뇌의 신비를 밝히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은 1950년부터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산하에 뇌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연구개발 예산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이 급부상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21세기를 ‘뇌의 세기’로 규정했다. 일본내 최고 엘리트 집단인 이화학연구소(RIKEN)는 뇌 연구에 사실상 전념하다시피 하고 있다.RIKEN 전체 예산 중에 50∼60%가 뇌 연구에 사용된다. 뇌 연구를 진행하는 국가들의 고민은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투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는 것이 뇌연구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1992년 미국에서 시작된 ‘뇌주간’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인에게 뇌의 중요성을 쉽게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는 현재 57개국에서 매년 3월 셋째주에 동시에 진행되는 과학계 최대의 프로젝트다. 한국도 2002년부터 뇌주간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서울, 포항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 강연회가 개최됐다. 우리 정부는 뇌를 전담하는 정부출연기관을 설립해 10년간 1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가과학자 1호 신희섭 박사는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6년간 15억원씩을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늘 연구비에 쪼들린다. 소속기관인 KIST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그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투자비 총량을 늘리는 것보다는 뇌와 관련된 각종 학문을 모아 총괄 관리하고,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지속적인 노하우 축적이 결국 국가간 뇌연구 경쟁의 주도권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기고] 부동산 투기 불씨 미연에 방지해야/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실용정부는 참여정부와 비교해 분배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시장도 규제보다는 시장활성화로, 안정보다는 성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세제를 완화하고, 공급을 확대하고,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부동산정책도 수립되고 집행될 것이다. 다만 투기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강약을 조절해 가면서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동산시장은 서울 강남권이 지고 강북권이 뜨는 원년이 되었다. 이는 강북권과 강남권의 형평성에 대한 요구와, 도촉법에 의한 뉴타운의 지정 등에 의한 도심재개발 영향에 기인한다고 하겠다.4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되는 강북지역과 U벨트로 지칭되는 용산과 뚝섬지역이 부상하면서 주변지역으로 파장이 전달되었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도심권 개발(동대문시장, 광화문, 청계천주변, 서울역 주변)은 모두 강북에 위치함으로써 향후에도 수도권의 중심은 강북 방향으로 계속 이동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에는 강남권 버블 7지역의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신 버블지역인 강북권과 경기 북부권의 주택가격이 상승하였다. 토지시장은 당분간 약세를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토지시장은 외지인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실거래가에 의한 양도소득세 부과 등으로 지금은 매도, 매수 수요가 대부분 사라진 상태이다. 그러나 토지시장은 본질적 특성상 장기적으로는 상승의 잠재성을 항상 지니고 있고, 따라서 지역에 따라서 투자성 혹은 투기성이 높은 지역이 나타날 수도 있다. 조세부분에 있어서는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특별공제의 기간별 누진율 적용, 장기보유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의 대폭 감면(80%), 고가주택의 기준가격조정(9억원), 보유세의 완화, 취·등록세의 완화 등 현재 검토되거나 시행되고 있는 조세정책들은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지난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을 크게 나누어 보면, 토지공개념에 기초한 부동산 불로소득의 발생제어와 환수, 수요억제에 의한 가격안정, 국토와 수도권의 균형개발을 목표로 했다. 그 결과 참여정부 초기에 부동산가격상승이 나타난 후, 현재는 주택 및 토지시장 모두가 안정되었으며 강남·강북간의 가격불균형도 완화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의 정책이 자칫 온고지신이 되지 못하고 규제완화와 성장만을 추구하다가 다시 부동산 투기의 불씨를 살려 성장보다도 더욱 중요한 정책목표인 ‘형평성과 기회균등’을 잃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1가구 1주택인 경우에도 불로소득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확인해 온 반사회적 투기이득의 폐단과 이를 통해 정립되었던 부동산공개념의 정당성에 예외와 사면권을 부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시장의 잠재적 투기자들에게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투기의 기회를 제공해서 ‘실용(實用)’의 의미를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용기를 잃게 하는 것(失勇)’이 되게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정부 주요 보직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공직자들의 부동산투기 문제는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운 단골메뉴다. 따라서 부동산정책은 시장의 안정이 우선적 목표이어야 하며 또 이러한 명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정부는 없었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근절에 어느 정부도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유가나 곡류, 원자재가격의 급격한 상승, 달러환율의 불안정 등은 차후 부동산 시장에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주요한 요인들이다. 불씨는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보를 화재로 잃은 후에야 경험한 바와 같이 후회는 항상 지난 일에 대해서만 한다. 김용희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 [서울광장] 규제철폐 만능주의를 경계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규제철폐 만능주의를 경계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공직자의 자세만 달라져도 규제의 50%는 줄일 수 있다.”며 규제개혁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13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첫 회의에서도 “정부가 기업에 불편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찾아 올해안에 해결하려고 작심하고 있다.”고 선언했다.‘전봇대’로 상징되는 규제를 모두 없애 두바이처럼 ‘규제 0’의 투자 천국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명박 정부가 내건 슬로건도 세율의 최저화와 규제의 최소화다. 기업의 흥을 돋워 경제를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정부조직 개편 때 규제 50건당 해당부처 정원 1명씩 줄인 것도 이러한 의지의 표현이다. 규제는 정부에는 관리비용을, 국민과 기업에는 준수비용을 유발한다. 게다가 잘못된 규제는 기회의 불평등과 자원의 왜곡을 야기한다. 반면 큰 비용 부담없이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성장동력을 확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규제개혁이다.‘친기업’을 표방하는 이 대통령이 규제개혁을 줄기차게 주문하는 이유다. 과거 정권들도 규제개혁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6공 이래 모든 정권의 첫 화두는 규제완화 또는 규제개혁이었다.‘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던 김영삼 정부는 출범 직후 등록된 규제의 절반을 없앴다. 김대중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생활하기 편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1만 1125개 규제 중 5439개를 2년만에 폐지했다. 노무현 정부 역시 2004년 대대적인 규제개혁에 나섰다. 하지만 규제건수는 2006년말 8083개로 늘어났다. 한쪽에서 규제를 없애면 다른 쪽에서는 새로운 규제를 양산한 결과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 체감하는 규제완화 지수는 지극히 낮다. 핵심규제는 그대로 둔 채 ‘잔챙이’로 규제 철폐 건수를 채우기에 급급했던 탓이다. 한국의 규제수준은 세계은행이 매긴 성적표에서도 확인된다. 세계은행은 지난 2002년 보고서에서 한국의 규제 품질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회원국 중 26위라고 혹평했다.2004년에는 한국의 창업이 100여개의 행정절차와 60개의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점을 들어 조사대상 145개국 중 104위로 평가했다. 그리고 총평으로 ‘규제에 관한 한 매우 풍요로운 경제’라고 비꼬았다. 이명박 정부는 규제개혁에 앞서 과거 정부의 실패 분석에서 출발했으면 한다. 과거 정부가 규제개혁에 실패한 것은 규제를 경기대응의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규제에 묶여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규제개혁을 외치다가 경기가 좋아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규제개혁은 뒷전으로 미루는 일이 반복됐던 것이다. 새 정부에서도 이러한 조짐이 엿보인다.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숫자놀음식의 규제개혁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규제철폐 만능주의를 경계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규제 철폐와 성장률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자칫하다가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악성 규제는 철폐하되 양질의 규제는 존치시켜야 한다. 기업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규제완화에서 규제개혁으로, 이젠 규제관리로 나아가고 있다. 규제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소망스러운 규제개혁은 경제의 후생수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기업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건전한 경쟁원리가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美 이어 유엔 “北인권 위험수위”

    ‘국제사회의 대 북한 인권 압력은 어디까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2007년 인권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최악의 인권위반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유엔도 13일 북한인권특별보좌관의 보고를 통해 북한의 인권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가장 노골적인 정치공세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과거 정부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한국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믿을 만하다며 긍정 평가를 내렸다.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좌관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고문과 공개처형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며 “국제차원에서 형사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영호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연구관은 “보고서에 진실은 어느 곳에도 없다.”면서 “그것은 유엔 인권위원회 시절에 만연했던 가장 노골적이고 극단적인 정치공세와 이중 잣대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대착오적인 유산인 특별보고관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동희 주제네바 한국 차석대사는 “그는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교수는 “유엔은 결의안을 통해 북한에 인권 개선을 촉구하고 미국은 법안을 통해 실질적으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북한 인권문제를 경제 지원과 연계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생명을 사랑한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최삼규 _ 하늘을 지붕 삼아, 땅을 이불 삼아 자연 다큐를 찍어온 MBC PD입니다. 올 가을에 열릴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지구 온난화 방지’ ‘습지 보존’ 등의 취지에 맞춰 갯벌보존 기획물을 준비 중입니다. 1984년 MBC에 입사한 후 들판에서 풍찬노숙을 하며 자연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92년 봄이 막 시작될 무렵이었다. 1년 반 동안 ‘PD수첩’을 제작하느라 심신이 지쳐 있던 나에게, 야생에서 곤충의 암컷과 수컷이 어떻게 만나 짝짓기를 하여 번식하는가를 보여주는 ‘곤충의 사랑’이란 프로그램은 소중한 재충전의 시간을 주었다. 당시 곤충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배낭에 곤충도감을 짊어지고 무작정 야외에 나가 온갖 곤충들을 관찰하며 이름부터 외우기 시작했다. 나비가 우화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사흘 밤낮을 새웠지만 결국 번데기에서 나비가 깨어나지 않아 속상해 했던 때도 있었다. 곤충의 생태를 익히며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야 곤충들은 천적의 공격을 피하고 젖은 날개를 잘 말릴 수 있는 해뜨기 직전에 우화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순간 허탈하기도 했지만 자연의 섭리에 빠져들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1995년에 ‘어미 새의 사랑’을 제작할 때의 일이다. 새들이 알을 낳아놓은 둥지를 발견하고 다음날 찾아가 보면 뱀이나 족제비, 도둑고양이 등이 알을 먹어치워 둥지가 박살나 있을 때가 많았다. 특히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번식하는 뻐꾸기의 탁란 둥지를 찾기 위해서는 전국 방방곡곡 안 간 데가 없었다. 3개월여 동안 찾아다닌 끝에 충북 청원군의 외딴 점집 앞 개나리 담장 속에서 뻐꾸기가 탁란한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옆 바위에 새겨진 ‘시불재래 時不再來’란 글귀…. 그것을 본 순간 느낀 전율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제작팀은 즉시 백반을 사와 둥지 밑에 뿌려 천적인 뱀의 접근을 막은 후 한 달간 이 둥지에 매달려 밤낮으로 촬영해 ‘뻐꾸기 둥지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방송을 하였다. 그 프로그램으로 나는 한국방송대상을 비롯해 국내외에 걸쳐 과분한 상을 많이 받았다. 그 후 오늘까지도 나는 생명의 신비를 찾기 위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들판으로 나간다. ‘한번 지나간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글귀를 마음속에 새기면서.
  • 인사철 고위직 여비서는 ‘통화중’

    새 정부 출범에 조직개편까지 겹치면서 각 부처는 대규모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고위공무원을 모시는 여비서들의 전화에 불이 나면 ‘인사철’을 실감케 한다. 때문에 인사철마다 여비서들이 겪는 고충도 적지 않다. 중앙부처 고위공무원의 한 여비서는 “언론 등을 통해 인사설이 돌기 시작하면 통화할 수 있느냐, 축전이나 화환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등 문의가 폭주한다.”면서 “심지어 언론에 기사가 날 때마다 전화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직급이 높을수록, 자리가 좋을수록 받는 축전의 양도 늘어난다. 따라서 여비서들은 모시는 분이 축전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봉투는 버리고 내용물만 빼낸 뒤 ‘묶음’으로 만든다고 한다. 또 축전을 보낸 사람들의 명단은 별도로 타이핑해 전달한다. 이 여비서는 “같은 축전을 2번 이상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실수나 착오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눈에 띄려는 의도 아니겠냐.”면서 “묶음을 만들 때 축전은 한 개만 넣고, 이름 역시 한 번만 쓰기 때문에 축전값을 아끼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여비서들이 모시는 고위공무원을 따라 자리를 옮기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때문에 인사에서 ‘영전이냐, 물을 먹었느냐.’에 따라 기쁨과 슬픔을 같이 하기도 한다. 다른 여비서는 “모시는 분도 눈·귀가 있는데, 물먹은 경우 자꾸 전화해서 후임자를 거론하면 기분이 좋겠나.”면서 “눈도장 먼저 받으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전후 사정을 감안하는 눈치부터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앙부처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은 여비서를 두고 있다.1997년 예산 절감 차원에서 정무직과 기관장급 고위공무원을 제외한 국장급의 경우 여비서가 기존 1인당 1명에서 2인당 1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여비서 제도는 정부 수립 당시 생긴 이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기고] 한·미 통상관계의 탈정치화와 FTA/최원목 이화여대 법대 교수

    [기고] 한·미 통상관계의 탈정치화와 FTA/최원목 이화여대 법대 교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아직도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50여년 전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가 그토록 갈망하던 국제무역기구(ITO) 설립 헌장이 미국 의회의 비준동의 거부로 무산되었던 사실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당시 인류는 두차례 세계대전의 참화와 대공황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각국의 일방적인 무역보호 조치가 초래한 비극을 절감하게 되었고, 공통 교역원칙과 국가간 통상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창설하는 것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필수요건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ITO헌장을 채택하여 일방적 통상조치를 취할 수 있는 주권적 권리 중 일부를 포기하는 길을 택했던 것이다. 그래야만 타국으로부터의 일방적 조치에 직면하지 않을 권리를 상호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당시 최대 채권국이었던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 스스로가 ITO 헌장을 비준하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1948년 선거에서 공화당의 지배하에 들어간 미국 의회가 민주당 정부가 달성한 이상주의적 정책들을 견제하였고 ITO헌장은 그 첫번째 희생의 제물이었다. 이에 트루먼 정부는 1950년 말을 기점으로 ITO의 의회 승인을 공식적으로 포기하기에 이르렀고, 주도국인 미국 스스로에 의해 ITO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렇게 한번 사라진 ‘모멘텀’을 다시 일으켜 1995년 WTO를 설립하기까지는 실로 반세기 동안의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인류는 동서냉전, 수차례의 석유파동, 서구진영과 제3세계와의 대립, 통상분쟁과 일방적 보복조치의 만연이라는 악순환을 겪고서야 비로소 WTO 설립협정을 발효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한·미 FTA 비준의 역사적 의미도 마찬가지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별 동반자관계에 있는 한·미 양국이 전세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WTO 규범 체제에 안주하지 말고 두 경제의 선진환경에 걸맞은 업그레이드된 교역원칙과 통상분쟁 해결체제를 갖추어나가자는 것이다. 한·미 통상관계의 역사는 실로 ‘제도화’와 ‘탈정치화’(depoliticization)를 위한 과정이라 볼 수 있다.1983년 한국산 컬러TV와 앨범이 미국 내에서 반덤핑 제소되면서 시작된 양국 간의 통상마찰은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와 더불어 자동차, 쇠고기, 의약품, 지재권, 영화, 농산물, 통신 분야로 급격히 확대되었다. 급기야 미국의 슈퍼 301조 발동이라는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수단을 둘러싼 마찰로 비화되었다. 뒤이어 출범한 WTO체제는 양국간의 많은 통상분쟁을 WTO협정 위반여부와 결부되어 제기되게끔 하였다. 한·미 양국 모두 제도화와 탈정치화의 혜택을 본 셈이다. 이제 WTO 규범이 규율하지 못하는 많은 분야들을 양국간에 제도화시켜야 한다. 통관 협력, 투자, 전자상거래, 경쟁정책, 노동, 환경, 지재권 등의 WTO 이외의 분야에서 그동안 미국이 직·간접적으로 행사해오던 일방적 통상압력을 FTA 규범의 틀 속으로 흡수해야 한다. 이들 부문을 포괄하고 있는 한·미 FTA의 비준은 한·미 통상관계의 대부분을 법제화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익집단을 등에 업고 상대국에 권력정치를 행사하는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 소위 ‘4대 선결조건’ 수용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우리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주도한 한·미 FTA 협상의 결과물이 다수 국민의 의사에 반해 우리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그동안 한·미 FTA의 모멘텀은 점점 사라져 갈 것이다. 이를 다시 불러일으켜 새로운 한·미 경제공동체 협상의 타결과 그 비준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긴 통상마찰과 소모적 논쟁의 역사를 겪어야 하겠는가? 최원목 이화여대 법대 교수
  • [사설] 기자실 복원 부처에만 맡길 일인가

    정부가 그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주재로 부처 대변인 회의를 열고 지난해 말 제정된 총리훈령을 폐지해 기자들의 취재접근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경찰청을 시작으로 각 부처 기자실을 복원하기로 했다. 새 정부가 건설적이고 협력적인 정부와 언론의 관계 정립을 위해 노무현 정부의 취재제한 조치를 백지화시킨 것은 평가받을 일이다. 그러나 기자실 설치 문제를 해당 부처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점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기자실을 복원하고, 취재자유를 보장한다는 원칙만 확정했을 뿐 구체적 실행 방안이나 추진 일정은 부처별 결정에 맡겼다. 이는 공무원들의 속성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처사라고 본다. 참여정부의 정책홍보 시스템이 여론의 지탄을 받았던 것과는 반대로 현장 공무원들은 이를 환영했다는 점을 상기하기 바란다. 정책을 감시하고,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이는지 감시의 눈을 번득이는 기자들이 아무 때나 찾아와 귀찮게 구는 일을 막아주는 취재선진화방안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기자실 복원 문제를 부처에만 맡겨 둘 경우 각 부처는 기자들과의 협의 지연이나 공간부족 등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참여 정부에서 해 온 취재제한 조치를 그대로 적용하는 일도 생길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기자실에 내려 보냈던 시대착오적인 기자실 운영지침이 바로 그 증거다. 기자실이 정상적으로 운영돼 국민의 알 권리를 대신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 미리 조율하니 행정 능률 ‘쑥~’

    미리 조율하니 행정 능률 ‘쑥~’

    “신림동 모텔촌을 숙박테마거리로 조성해 지역 브랜드화하는 방법은 없을까요.”(유종범 관악구 보건위생과장) “우선 서울시 인증 숙박 브랜드인 ‘이노스텔’의 요건을 충족시키도록 하십시오.”(박종수 서울시 관광진흥담당관) 관악구와 서울시의 현안간담회가 열린 11일 관악구청 기획상황실. 김효겸 관악구청장과 한문철 서울시 경제진흥관 등 관계자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역세권 재정비 계획 등 관악구가 검토 중인 사업 현안을 둘러싸고 토론이 한창이었다. 이날 간담회는 사전 조율이 필요한 사업현안에 대해 시·구가 미리 협의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처음 마련됐다. 시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임에도 구청 실무선에서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막판 좌초되는 등 행정력 낭비 사례가 적지 않았던 탓이다. 이 자리에서 “특별계획구역을 관이 주도해 개발할 법적 근거를 마련해 달라.”는 이민래 관악구 도시관리과장의 요청에 이건기 서울시 도심재정비 담당관이 “관련 법령 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구가 추진 중인 봉천지구 역세권 재정비 사업에 청신호를 켰다. 신림 모텔촌 발전방안에 대해선 서울시의회 중소기업지원특위의 이지철 위원장으로부터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재건축 등을 추진하면 시의회가 전폭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재래시장 환경개선사업비 가운데 민자부담금 확보율을 현행 10%에서 5%로 낮춰 달라는 요청에도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박용래 부구청장은 “그동안 시·구간 협의는 대부분 서류를 통해 이뤄져 구의 상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앞으로 사전협력이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는 서울시뿐 아니라 모든 관계기관과도 토론·간담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주말탐방]군대식 전투축구? 편견을 버려!

    [주말탐방]군대식 전투축구? 편견을 버려!

    ‘1%의 나약함도 허용하지 않는다.´ 국군체육부대(상무)의 모토에선 숨막히는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언뜻 금녀(禁女)의 구역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375명의 상무 전사들이 모두 구릿빛 피부에 파르라니 짧은 머리,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끓어넘치는 남자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찌감치 여자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사격, 태권도는 물론 지난해 부산 상무 축구팀이 창단되면서 모두 27명의 여전사들이 이곳에서 비지땀을 쏟고 있는 것. 경남 마산과 전남 순천에서 긴 동계훈련을 마치고 갓 복귀신고를 한 부산 상무 여자축구단의 뜨거운 훈련 현장을 살짝 들여다봤다. 3일 오전 성남시 창곡동 국군체육부대 보조축구장에 선수들이 하나, 둘 모습을 나타냈다. 따뜻한 남쪽에서 ‘빡센’ 전지훈련을 마치고 온 탓인지 선수들의 몸은 다소 무거워보였다. 하지만 웬걸,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하자 20대 초반의 또래들처럼 쉴 새 없이 ‘까르르’ 웃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조잘조잘 수다를 떨던 선수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이수철 감독과 이미연 코치가 나타나자 일사불란하게 오와 열을 맞춰 집합, 영락없는 군인의 모습이다.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선수들은 이내 1m 간격으로 표지를 세워놓고 2인 1조로 엇갈리며 부지런히 잰걸음으로 뛰어다녔다. 잠시 쉴 틈도 없이 패스를 주고받는 훈련이 계속됐다. 아직 쌀쌀한 날씨였지만 이내 이마에선 땀이 송글송글 배어나왔고 입에선 단내가 풀풀 났다. 잠시 뒤 휴식시간.‘헉∼헉∼’ 가쁜 숨을 내뱉으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중앙수비수 신귀영(25) 하사 옆으로 다가갔다. 경포여중 1학년 때부터 축구공을 찬 신 하사는 부산 상무에서 ‘제 2의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강일여고를 졸업하고 실업팀 대교와 서울시청에서 뛰던 신 하사는 1년여 전만 해도 축구화를 벗어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축구를 좋아했고 소속팀과 재계약도 했지만, 출전시간이 워낙 적은 데다 새로 온 감독과 궁합이 맞지 않았기 때문. 때마침 부산 상무의 창단 소식이 들렸고, 소속팀 감독도 상무행을 권유했다. 평범한 여자 축구선수가 군인으로, 그것도 부사관으로 변신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논산훈련소에서 평생 해 본 적 없는 유격훈련을 할 때나 부사관학교에서 정신교육과 공부를 하면서 보낸 14주는 정말 끔찍했어요. 오로지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간신히 참아냈죠. 다시 하라면 죽어도 못 할 걸요.”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신 하사는 “덕분에 좋아하는 축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됐어요. 또 이렇게 힘든 일도 버텨냈는데 앞으로 무슨 일은 못하겠느냐는 자신감도 얻었고요.”라며 이내 생글생글 웃었다. 새 둥지에서 축구화를 질끈 동여맨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주장 신 하사를 비롯, 동료들의 실력도 부쩍 늘었다.“여기 있는 친구들은 아픔을 가슴 한 쪽에 묻어두고 있어요. 대부분 전 팀에서 주인공은 아니었거든요. 저도 전에는 시합 때 공을 잡으면 허둥댔어요. 하지만 이젠 시야도 넓어지고 축구의 맛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부산 상무 축구단이 창단된 것은 지난해 3월. 실업팀 4개로 근근이 운영되던 국내 여자축구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군(軍)이 소매를 걷어붙였지만 선수 수급이 쉽지 않았다. 테스트로 선수를 선발하고, 기존 4개 실업팀으로부터 선수 지원을 받았지만 이른바 ‘A급’은 없었다. 대학무대의 거미손으로 통했던 골키퍼 이청정(22)과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미드필더 반영경(23)과 수비수 신귀영을 제외하면 무명에 가까웠다. 알짜배기 선수들을 내놓지 않으려는 실업팀들의 이해관계 탓에 태생적으로 ‘외인구단’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논산훈련소(5주)와 부사관학교(9주)에서 14주 군사교육을 마치고 하사로 임관한 이들이 지난해 7월 국군체육부대로 전입하면서 비로소 팀의 구색을 갖췄다. 하지만 제대로 엔트리조차 꾸리기 힘들어 서울시청과 첫 연습경기에서 0-7로 졌다. 지난해 9월 첫 출전한 공식대회인 추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 3전전패.10월 전국체전에서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6강에서 탈락해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이들은 첫 승에 조급해하지 않았다. 이수철 감독은 “꾸준히 선수 수급이 이뤄지고 제대로 조련한다면 3년 정도 후에는 아무도 우릴 만만하게 보지 못할 겁니다. 해마다 재계약에 실패할까 전전긍긍하던 선수들이 3년동안 부사관 신분이 보장되면서 정신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면 장기 복무가 가능하다는 것도 선수들에게는 큰 메리트죠.”라고 말했다. 부산 상무 축구단을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악으로, 깡으로 몸을 날리는 ‘군대(?)식 전투축구’ 수준으로 생각하면 큰 코 닥칠 일. 비록 실전은 아니지만 남자 선수들 못지 않은 강력한 태클을 서슴지 않았고,2㎞의 남한산성 크로스컨트리로 단련된 강철 심장을 뽐내면서도 섬세한 패스워크와 조직적인 전술로 무장한 ‘아트사커’를 꿈꾼다. 정식 경기가 아닌 훈련에서도 ‘불사조군단’ 상무의 트레이드 마크인 끈끈한 조직력과 정신력에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것이 느껴졌다. 이들은 오는 5월 말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1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점검해 볼 계획이다. 국군체육부대 박상한 공보관은 “부산 상무 선수들 한 명, 한 명은 부사관 교육을 통해 분대장의 리더십과 희생정신, 책임감을 몸과 머리로 익혔다. 평생 기계적으로 운동만 한 선수들보다 조직력과 정신력에 관한한 나으면 낫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대식 체력훈련으로 단련된 근육과 축구선수가 필요로 하는 근육이 다소 달라 초기에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고 박 공보관은 귀띔했다. 영외 거주지인 성남시 복정동 숙소에서 오전 6시10분에 출발, 부대에서 아침점호를 받고 오전·오후 훈련을 모두 마친 이들은 오후 7시쯤 파김치가 돼 보금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 한 쪽에는 남자축구팀인 광주 상무의 버스와 부산 상무의 버스가 사이좋게 서 있었다. 이동국(미들즈브러)이나 정경호(전북 현대)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이 뛰었던 광주 상무의 버스에는 ‘오빠∼ 사랑해’ 같은 소녀팬들의 낙서가 가득했다. 물론 부산 상무의 버스는 깨끗했다. 여자축구의 인기가 남자에 비할 바가 아닌 데다 아직까지 스포트라이트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인 까닭. 그렇다고 해서 버스에 올라타는 부산 상무 여전사들의 어깨마저 움츠러든 것은 아니다. 축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작은 행복과 언젠가는 그녀들의 버스도 열혈팬의 낙서로 도배될 날이 올 것을 믿기 때문은 아닐까. 성남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상무 여자선수들 이것이 궁금해 ▶상무 여자 선수들은 몇 년 동안 복무하나요? -모든 여자선수들은 부사관 신분입니다. 부사관이 되기 위해 논산훈련소(5주)와 부사관학교(9주)에서 교육을 이수해야 합니다. 하사로 임관한 뒤 3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하죠. 장기복무를 원할 땐 의무복무가 끝나기 전에 육군본부의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사병 신분인 남자 선수들이 여자 선수들에게 거수 경례를 하나요? -위계질서가 엄격한 조직사회인 만큼 원칙적으로 사병 남자 선수들이 상급자인 여자 선수들에게 거수경례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산 상무 선수들은 임관한 지 1년도 안 됐고, 간부보다는 선수의 개념이 강해 실제로는 서로 존칭을 붙인다고 하네요. 물론 남자 선수들도 중사 이상 여 선수들에게는 확실하게 거수경례를 붙인답니다. ▶여자 선수들은 어디에서 생활하나요? -사격과 태권도 선수들은 부대 내 독신간부 숙소인 ‘화랑의 집’에서 잡니다. 하지만 부산 상무 선수들은 성남시 복정동에 4층짜리 빌라 한 동을 빌려 생활합니다. 이곳에는 식당과 체력단련실, 치료실까지 마련돼 있죠. 또 최근 ‘화랑의 집’ 1층에 부산 상무 선수들이 쉴 수 있도록 간이 침상이 갖춰진 휴게실이 만들어졌답니다. ▶주말에는 어떻게 하나요? -시즌 중에는 대회와 훈련이 끝없이 반복되기 때문에도 주말에도 쉴 수 없습니다. 다만 비시즌에는 2주에 한 번씩 주말에 외박을 나간답니다. ▶의무복무 기간에도 결혼을 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14주의 훈련기간이 끝나고 부사관으로 임관하면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기혼자는 원한다면 영외에서 출퇴근을 할 수도 있답니다. 성남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계 무대 호령하는 여전사들 각 군에 흩어져 있던 선수들이 국군체육부대(상무)의 이름으로 한 둥지를 튼 것은 지난 1984년 1월4일. 출범과 함께 사격의 최동실·양윤희·김혜영 준위 등 3명의 여전사가 상무에 합류했다. 국제무대에서 상무 여전사들의 활약은 주로 사격에서 도드라졌다. 아테네올림픽 더블트랩에서 깜짝 은메달과 트랩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보나(당시 중사·현 우리은행)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보나 이전에도 상무 여전사들은 국제무대에서 매운 맛을 유감없이 뽐내왔다.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곽유현 중사가 스키트 단체전 금메달을, 이미경 준위는 50m 소총복사에서 ‘골드’를 적중시켰다. 이 준위는 이 대회 50m 소총복사 개인전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준위는 92년 하사로 입대해 최장기 복무 중인 상무의 영원한 맏언니다. 도하아시안게임에서도 곽유현 중사가 스키트 단체전 동메달을, 이정아 준위가 트랩 단체전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태권도의 임효정 하사도 지난 2006년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금빛 발차기를 뽐냈다. 중사 진급을 앞둔 임 하사는 “태릉에도 있어봤지만 여기가 더 타이트하다. 남자선수들과 훈련을 많이 하다보니 기량이 더 빨리 는다.”면서 “올해는 반드시 대표 1진이 돼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남자들이 득실득실한 곳에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을까. 임 하사는 “처음엔 남자선수들이 옷 갈아 입는 모습을 보고 깜짝깜짝 놀랐지만 이젠 익숙해졌다.”고 넉살을 떨었다. 성남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4) 덩샤오핑 전 中국가주석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4) 덩샤오핑 전 中국가주석

    역사적 전환기, 덩샤오핑(鄧小平)은 ‘때’를 놓치지 않았다. 당시 중국 군부의 원로 예젠잉(葉劍英)의 표현대로 실로 ‘산은 첩첩 물은 겹겹 길이 있을까 걱정’이던 때. 덩샤오핑은 건국의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의 사망과 10년간의 비극 문화대혁명 등의 혼란을 수습하며 개혁·개방의 외길을 내고 중국 현대화의 길을 닦았다. 1980년대 미국과 소련은 각각 ‘레이거노믹스’와 고르바초프의 ‘정치·경제 신사고’로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나가려던 즈음, 그는 ‘덩샤오핑 이론’을 확립해 나갔다. 오늘날 경제대국으로서의 중국을 만들어낸 총설계자이자 총감독으로서 그의 가치가 빛나는 이유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다.” 1978년 12월 중국 공산당 11기 3중전회에서 덩샤오핑은 경제건설을 지상 최고의 과제로 등장시킨다. 국가와 당의 중점 사업을 정치에서 경제로 옮긴 것이다. 이로부터 중국은 ‘공업화 초기 1인당 평균소득 2배 증가’를 9년만에 달성한다.‘한강의 기적’을 일군 한국이 11년 걸렸던 일이다. ●실사구시의 실질 회복 덩샤오핑은 우선 이데올로기와 계급 투쟁에 젖은 중국인에게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회복시켰다.‘사회주의의 잡초를 심을지언정 자본주의의 싹을 키워서는 안 된다.’는 마오쩌둥의 ‘잡초론’을 ‘고양이론’으로 대체시켰다. 이른바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이다. 그는 “왜 시장이라 하면 곧 자본주의이고, 계획이라 하면 사회주의라고 말하는가. 일본에도 기획청이 있고 미국도 계획을 한다. 계획과 시장은 모두 필요하다.”며 사고의 전환을 요구했다. 사상 해방의 시작이었다. 나아가 그는 평등의 상징 ‘다궈판(大鍋飯·한솥밥)’을 깼다.“일부 사람이 열심히 일해서 먼저 부유해지는 것은 정당하다.”며 선부론(先富論)을 제시했다. 닻을 올린 개혁·개방은 1981∼83년 농촌에서부터 본격화된다.84년 무렵부터 도시로 확산돼 88년까지 빠른 성장을 이어간다. ●지속적인 방향 제시 그가 이끄는 개혁·개방호가 풍랑없이 순항한 것은 아니다. 특히 1989년 천안문 사태 등 정치 파동과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은 개방정책의 최대 시련이었다. 앞서 80년대 초반과 중반에는 2차례에 걸쳐 경제특구 설치의 필요성과 가능성 등에 대해 치열한 사회 논쟁이 야기됐으며 1990년대 중반에도 개혁·개방의 향후 방향성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개혁 개방의 성(姓)이 사회주의의 ‘사씨’냐 자본주의의 ‘자씨’냐를 묻는 ‘사씨자씨’(社氏資氏) 논란도 이때 빚어진다. 일련의 과정에서 그는 “오늘날 세계는 하루에 천리를 간다. 지금 문을 닫고 되돌아가서는 과학기술은 따르려 해도 따라갈 수가 없다.”며 개혁·개방의 당위성을 끊임없이 설파했다. 개혁·개방에 대한 국민적 회의가 깊어지고 있던 1992년 덩은 베이징-우한(武漢)-선전-주하이(珠海)-상하이(上海)를 돌고는 ‘남순강화’를 내놓는다.“개혁·개방을 견지하지 않고 인민 생활을 개선하지 않으면 오직 죽음의 길밖에 없다. 기본 노선은 백년이 가도 동요될 수 없다.” 이는 중국이 이후 갖은 흔들림 속에서도 ‘사회주의 시장노선’을 견지할 수 있었던 힘이 된다. ●부단한 현실 인식의 심화 이같은 덩샤오핑의 성과 뒤에는 나라 안팎과 시대에 대한 냉철한 현실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일단 그는 ‘극좌 노선’으로 인해 국민경제가 거의 붕괴됐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마오쩌둥의 대약진을 ‘좌의 착오’로, 문화대혁명을 ‘대재난’으로 규정했다. 1980년 그는 “왜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사회주의를 하면 할수록 가난해지는지를 연구해 보라.”는 말로 국제 공산주의 운동과 사회주의에 대한 반성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옛 소련의 니키타 흐루시초프 공산당 서기장이 ‘감자 곁들인 쇠고기 볶음’을,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이밥에 고깃국’을 현실화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시절이다. 덩은 1977년 12월 당시 미국과 소련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한 뒤 “국제 정세는 유리하다. 우리는 당분간 전쟁을 안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어진 냉전 구도 속에서도 적어도 20세기 마지막 20년은 세계 대전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여러차례 했었다.“전쟁과 평화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전면적 개혁의 전제”라는 게 그의 신조였다. 중국은 개혁·개방의 길을 달려온 지난 30년 동안 GDP는 세계 평균보다 3배 빠른 성장으로 64배 증가했으며,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381위안이었던 인민들의 1인당 GDP는 2006년 1만 6084위안으로 42.2배가 뛰었다. jj@seoul.co.kr ■ 덩샤오핑 경제 성장의 그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개혁·개방의 영광이 덩샤오핑(鄧小平)에 조명되는 만큼, 발전에 따른 부작용 역시 일정 부분은 그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양극화’로 대변되는 중국 사회의 극심한 갈등은 덩샤오핑 개혁의 아킬레스건이다. 일부에서는 지금 중국이 당면한 도시-농촌간, 연안-내륙간, 계층간 갈등의 시발점을 그가 주창한 ‘선부론’에서 찾는다. 실제 본격적인 사회 문제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재임기간 본격화된 측면이 있음에도 선부론을 엄청난 수입 격차, 저소득 집단의 확대의 출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총생산(GDP) 증가 수치의 중시와 이에 따른 인사 고과는 발전 지상주의를 낳았다. 이로 인해 야기된 환경 파괴, 자원 낭비는 지금 거꾸로 GDP를 갉아먹고 있다. 이에 대한 문제점이 인식된 지금에도 그 원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각급 지방정부의 지도자들의 상당수에게는 아직도 ‘성장’과 그에 대한 치적이 최대 목표로 자리잡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중국 사회는 사회 불안정이 급증한다. 거의 모든 사회 조사에서 빈부격차와 실업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로 꼽혔다.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니계수가 0.5에 근접해 있다.0과 1 사이의 값에서 소득 분배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5를 넘으면 불균형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브라질을 비롯해 남미 대부분 나라가 0.5를 넘는다. 개혁·개방 이전 중국의 지니계수는 0.16이었다.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5세대 지도그룹이 ‘과학발전관, 조화(和諧·허셰)사회’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성장통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사회의 양극화를 막고, 서부와 중부 등 낙후지역에 투자를 확대하며, 농업세를 폐지하고 농촌 의무교육 확대와 의료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후진타오 지도부는 집권 이후 연속 5년간 새해 처음으로 발표하는 중앙 문건에서 농촌과 농업 문제를 다뤘다. 개혁·개방이 시작되던 30년전에도 새해 첫 중앙 문건은 연속 5년간 농촌과 농업이 주제였다. 그러나 30년전은 사회발전의 추동력으로서 농촌 건설과 발전을 설정했지만, 최근 5년은 농촌의 재건과 회복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개혁·개방 30년간 중국 공산당의 기반인 농촌이 얼마만큼 소외돼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경제개혁의 또 다른 부작용은 그에 걸맞은 정치개혁을 이뤄내지 못한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이미 1987년 10월 13차 당 대회에서는 권력의 지나친 집중, 관료주의의 심각성, 봉건주의적 영향의 잔존 등이 지적됐다. 중국 경제와 개혁·개방 노선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던 1989년 천안문 사태나 중국 경제의 암처럼 존재해온 국유기업과 은행의 부실 문제의 상당 부분은 여기에 기인한다. 최근 중국 경제는 인플레이션과 중국산 제품의 안전 논쟁, 널뛰기 증시와 부동산 거품 등 고속 성장의 한계점에 서 있다. 새 노동법, 새 기업소득세법 신설, 독점법·환경세 등의 발효 등 경제 여건은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지난 개혁·개방 30년간 중국 경제가 어떤 ‘체력’을 비축했는지 조금씩 드러나게 될 것이다. jj@seoul.co.kr
  • “구안숙 사무총장 내정 반대”

    체육인들이 구안숙(55)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내정자의 임명 반대 운동을 시작했다. 한국체육학회, 올림픽성화회, 여성체육학회 등 15개 단체들은 ‘한국체육을 걱정하는 체육인의 모임’을 만든 것. 이들은 2일 보도자료에서 “금융계에서만 30년 근무한 체육의 문외한이자, 체육 관련 경력이라고는 명목상의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 3년에 그친 비체육인을 ‘여성 1호’라는 허울좋은 포장지에 싸서 사무총장으로 내정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김정길 회장의 독선적이고 시대착오적 결정에 분노와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한국 체육이 바로 서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이의 철회를 강력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체육인들도 “김정길 회장이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 등 여성 체육인을 우대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자리인 사무총장에는 적정한 인물이 없다고 밖에서 뽑느냐.”며 반발, 이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박진경 관동대 스포츠레저학부 교수는 “체육계 안팎에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체육인들의 양보나 이해의 범위를 넘는 인사다.”고 지적했다.지난달 27일 내정된 구안숙 전 국민은행 부행장은 이달에 열리는 체육회 이사회에서 임명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편 이들은 3일 가질 예정인 기자회견을 잠정 연기했다. 김정길 회장과 4일 면담을 갖기로 합의,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를 바라는 차원이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따뜻한 아버지가 뜬다

    따뜻한 아버지가 뜬다

    드라마 속 부성애가 달라지고 있다. 기존 드라마들에서 부성애는 보통 무뚝뚝한 말투 이면에 숨겨진 진한 자식사랑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들에서는 사뭇 다르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극본 오상희, 연출 문보현). 스키장에 가는 7살짜리 아들 산이(안도규)가 배웅나온 아버지 강풍호(오지호)에게 이렇게 말한다.“아빠, 나 없다고 밥 대충 먹지 말고!” 저녁에 아들에게서 전화가 오자 아버지는 말한다.“스키 재밌니? 내일 봐. 쪼옥!” 그러면서 전화통에다 대고 입맞춤을 퍼붓는다. 이런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동안 자식사랑을 애써 억누르는 아버지를 보는 데만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일 터. 그러나 이제 드라마 속 아버지들은 변했다. 살뜰한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는가 하면, 자식에게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며 엄숙한 아버지로서의 모습은 이제 희화화의 소재로나 쓰일 정도다.KBS 2TV ‘개그콘서트’의 ‘대화가 필요해’ 코너가 풍자하는 것도 바로 그런 ‘시대착오적’ 아버지상에 다름 아니다. 5일부터 시작하는 MBC 새 수·목드라마 ‘누구세요?’(극본 배유미, 연출 신현창) 역시 달라진 부성애로 눈길을 끈다. 이 드라마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비명횡사한 아버지가 ‘빙의’(영혼이 옮겨 붙음)를 통해 딸 옆에 49일 동안 머물며 못다한 사랑을 전하는 풍경을 그린다. 여기서 아빠 손일건(강남길)의 영혼은 냉혈 기업사냥꾼 승효(윤계상)의 몸 속으로 들어가 딸 영인(아라)에게 따뜻하고 절절한 사랑을 쏟아붓는다. 이에 대해 ‘누구세요?’의 연출을 맡은 신현창 PD는 “핵가족화 경향에 따라 가족간의 관계가 보다 평등해지고, 아버지들도 많이 자상해진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작은 오해로 소원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 뒤늦게 후회하는 아버지나 딸들의 모습을 드라마에 담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의 문보현 PD도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으로는 각박해진 세상에서 아버지들도 가족에게서 위로를 얻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세태의 변화가 드라마들에 반영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설 자리를 잃은 아버지, 연민의 대상으로 전락한 아버지….IMF외환위기 이후 대중문화 속에서 주로 나타난 아버지상이다. 그러나 아버지상의 재정립 움직임은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문 PD는 “요즘은 권위의 몰락보다는 재혼가족, 편부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유형 속에서 가장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은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갖가지 모습의 부성애를 그리는 작품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민주 “김성이 후보 부적격”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2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문제를 두고는 양당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28일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가 오늘 오후 3시에 만나 한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과 장관 인사청문회 경과 보고서를 내일 본회의에 모두 보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만 통합민주당 최재성 원내 공보부대표는 “김성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그렇게 합의해 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부적격으로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김성이 후보자의 외동딸(32)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도 김 후보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돼 13차례나 국내 의료기관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김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건강보험 사용내역에 따르면 외동딸 김모씨는 1986년 3월1일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 중인 김 후보자의 피부양자로 등재된 뒤 2000년 6월 한국국적을 포기했다. 하지만 김씨는 국적 상실 이후에도 호적과 주민등록을 말소하지 않아 종전처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웅래(통합민주당) 의원실이 제시한 2006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김씨의 요양급여 내역을 보면 16일 동안 13차례에 걸쳐 19만 7774원의 진료비를 사용했다. 이 가운데 본인부담금은 7만 8920원으로 공단은 11만 8854원을 부담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보공단법 98조 2항은 건강보험증을 양도·대여하거나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사용한 자에 대해 진료비(공단지급분) 외에 보험금액(공단부담분)에 상당하는 과태료를 물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의 경우, 국적이 상실된 순간부터 호적 존재여부에 상관없이 외국인으로 간주돼 외국인에 대한 건보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거주 외국인의 경우 매달 5만원을 선납한 뒤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있다. 김 후보자측은 “호적이 말소되지 않은 것을 몰랐다. 착오로 그 기간에 진료를 받았다면 진료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오상도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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