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착오
    2026-08-01
    검색기록 지우기
  • 예측
    2026-08-01
    검색기록 지우기
  • ABC 시리즈
    2026-08-01
    검색기록 지우기
  • 직원
    2026-08-0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80
  • [이집트·시리아는 어디로] “美, 시리아 공격 제한적… 알아사드 정권에 큰 타격 안 될 것”

    [이집트·시리아는 어디로] “美, 시리아 공격 제한적… 알아사드 정권에 큰 타격 안 될 것”

    서울신문이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개최한 ‘급변하는 이집트, 시리아의 현안 진단과 중동 국제관계 변화’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6일 서울 서대문구 거북골로 명지대 행정동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정용칠 한국-아랍소사이어티 사무총장의 사회로 열린 세미나에서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교수가 ‘이집트 정치 혼란의 배경과 전망’,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가 ‘아랍 스프링 이후 이집트의 정치권력구조 변화’, 이종택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교수가 ‘시리아 사태 추이와 중동 국제관계의 변화’라는 주제의 발표자로 나섰다. 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 (국민들의) 견고한 지지를 얻었다고 생각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스스로 ‘나는 괜찮은 지도자’라는 착각에 빠져 판단 착오를 한 것 같다”면서 “갑자기 등장한 무르시가 실정을 한 데다 60년간 이집트를 통치한 군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반동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집트 사태는 민주 대 반(反)민주 형태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권위주의(군부) 대 또 다른 권위주의(이슬람 세력)의 대결로 변질된 것 같다”면서 “군부의 정치권력과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군부의 경제권력 간 관계가 어느 정도 차단되지 않는 한 이집트에서 민주주의가 확실하게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전으로 2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는 등 갈수록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는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최영철 서울장신대 교양학부 교수는 “시리아를 비롯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 폭력 사태가 확산되고 있지만 자유화·민주화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시리아에서 내전이 2년 넘게 지속되고 다양한 이해 당사국들이 개입하는 등 상황이 복잡해지면서 국가의 전체적인 통합성이 약화됐다”고 우려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정부, 국민연금 公자금으로 ‘펑펑’ 못받은 이자 손실 3조4746억원

    정부, 국민연금 公자금으로 ‘펑펑’ 못받은 이자 손실 3조4746억원

     정부가 과거 국민연금을 공공자금으로 사용한 뒤 이자차액 손실금을 제대로 보전하지 않아 이로 인한 손실이 3조 474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4일 “정부가 과거 ‘공공자금 강제예탁’을 명목으로 국민연금을 공공자금으로 갖다 쓴 뒤 지금껏 덜 지급한 이자차액 손실분이 2012년 기준으로 3조 4746억원(기금수익률 기준)으로 불어났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모두 적절한 대책 없이 국민연금의 신뢰를 스스로 실추시키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1988년부터 국민연금기금 여유자금 중 일부를 공공자금 관리기금에 강제로 예탁하도록 했다. 하지만 당시 공공자금 관리기금 운용위원회(위원장 재정경제부 장관)가 시중금리보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하면서 예탁수익률과 기금수익률 차이만큼 국민연금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정부는 1997년 9월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 및 재예탁 결정기준’을 개정해 예탁수익률이 기금수익률과 차이가 발생할 경우 그 차이를 보전이자율로 하여 보전이자를 지급하도록 했다. 하지만 당시 재경부(현 기재부)는 이 조항이 의무조항이 아니라 임의조항이라는 이유로 이자차액 보전을 거부했다. 규정이 바뀐 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발생한 이자차액 총액은 당시 2조 6776억원이었지만 재경부가 이자차액 보전을 외면하면서 총액이 3조원을 훌쩍 넘어선 셈이다.  이자차액 보전 문제는 2004년과 2005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의원이 거론하면서 공론화됐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 복지부 장관)는 2005년 2월 이자차액 보전을 요구하는 공문을 재경부에 발송했다. 재경부는 그해 5월 “정부가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관리·운영경비 등을 재정에서 지원해 오고 있으며 어려운 재정상황 등을 감안할 때 보전이자 지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재경부가 1999년 이자차액 보전을 위해 기획예산처에 관련 예산을 요구한 데 이어 2004년부터는 이자차액을 보전받을 수 없도록 규정을 재개정한 점으로 볼 때 당시 재경부 논리는 궁색한 변명이라는 게 최 의원 측 설명이다.  기재부와 복지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성일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기재부가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은 아쉽지만 10년도 넘은, 오래전 일을 이제 와서 재론하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곽범국 기재부 국고국장은 “2005년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소송 내용은 ‘기금수익률과 예탁수익률 차이에 따른 이자차액 보전’ 문제가 아니라 ‘예탁수익률 적용 착오에 따른 482억원 손실 여부’를 다투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입만 열면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기재부가 국민연금 지속가능성을 앞장서 훼손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면서 “이자차액 손실분을 생계형 체납자를 포함한 저소득계층을 위한 국민연금보험료 지원방안 마련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평범한 시계 NO! 손가락에 끼는 ‘링 클락’ 공개

    평범한 시계 NO! 손가락에 끼는 ‘링 클락’ 공개

    손목에 채우는 평범한 시계는 가라! 마치 영화에서 등장할 법한 독특한 디자인의 시계가 개발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일명 ‘링 클락’(Ring Clock)이라 부르는 이 시계는 헝가리의 유명 디자이너인 지크자이 구스타프(Gusztav Szikszai)의 작품으로, 이름처럼 손가락에 반지처럼 끼우는 형태다. 시계가 단순히 시간을 체크하는 용도를 뛰어 넘어 패션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만큼, ‘링 클락’은 높은 소장가치를 자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계는 시간과 분, 초를 표시하는 3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다. 내부의 초소형 LED전구가 회전하면서 시간을 표시한다. 또 매우 작은 배터리가 내장돼 있는데, 이는 전용 충전기를 이용해 충전할 수 있다. 제작 업체는 향후 전용 충전기 없이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다. 두께는 3㎜로 남녀모두 손가락에 끼고 활동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 2년 전 콘셉트 형식으로 디자인을 공개했던 구스타프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이 시계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시계 제작 전문업체와 손잡고 내년 4월 판매를 시작하며, 가격은 23만원 선이 될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이석기 체포동의 종북 척결 출발점 돼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어제 국회가 압도적 찬성으로 체포동의안을 가결처리한 데 이어 국정원이 이 의원을 구인해 수원지방법원으로 이송했다. 내란음모 혐의로 현직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구인된 것은 65년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6·25 직후의 혼란기도, 1970년대까지의 남북 간 체제 경쟁의 시대도 훌쩍 넘겨 선진국의 문턱에 선 지금 현직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사법처리를 눈앞에 두게 된 현실이 딱하고도 황망하다. 공안당국이 더 늦지 않게 이 의원 등 일단의 종북세력을 적발하고, 여야 정치권이 곧바로 단죄의 절차를 밟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종북세력의 위협이 해결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석기라는 몸통과 연결된 뿌리와 가지가 건재해 있는 한 우리는 언제든 종북세력의 책동에 사회 분열의 고통을 떠안고 안전을 위협받게 된다. 이번 이 의원 수사가 종북세력 근절의 출발점이 돼야 하는 이유다. 이 의원이 주도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는 이미 진보당의 기간세력으로 자리해 있다. 뒤로 북한과 직접 연결된 지하조직이 따로 있고, RO에서 파생된 행동조직들이 진보세력의 모자를 쓰고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야 한다. 과거 민혁당의 예만 보더라도 종북세력은 통상 지하조직(VO)과 혁명조직(RO), 대중조직(MO) 등 세 층위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이 의원과 연계된 조직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석기 RO와 전혀 별개의 종북세력들이 암약하고 있는 건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여야는 이석기 체포동의안 가결로 손을 털어선 안 된다. 당장 국회가 더 이상 종북세력의 교두보가 되지 않도록 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회에 계류된 이석기 의원 자격심사안을 조속히 처리, 이씨의 의원직부터 정지시켜 더는 국가 기밀이 외부로 새나가 나라의 안위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건전한 진보세력이 시대착오적 종북세력에 오염돼 스스로 입지를 좁히는 일이 없도록 할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 이석기 체포동의안을 계기로 민주당은 국민 앞에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지난해 4월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무려 13개 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야권 연대를 고리로 한 민주당의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추진했던 ‘묻지마 야권 연대’가 북의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을 국회로까지 끌어들인 디딤돌 역할을 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어제 “우리의 등에 비수를 꽂는 세력을 용서할 수 없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으나, 이에 앞서 당의 가치와 이념을 도외시한 채 선거공학에만 매몰돼 결과적으로 종북세력을 키워준 데 대한 반성이 앞서야 할 것이다.
  • 미래부, 연구비 지원·성과 대대적 홍보한 줄기세포 논문 연구팀 ‘실험결과 조작’ 자진 철회 망신살

    미래창조과학부가 연구비를 지원하고 연구 성과를 공식 발표까지 한 국내 논문이 조작된 자료를 이용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 망신을 사고 있다. 해당 논문은 현재 철회됐다. 세계적인 생물학 분야 권위지인 미국의 ‘몰레큘러 셀’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최신호에서 “지난달 게재됐던 한국 연구진의 논문이 데이터 오류로 인한 저자 측의 요청으로 철회됐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1일자 몰레큘러 셀 온라인판에 실렸던 해당 논문은 세종대 엄수종 생명공학과 교수와 이상왕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것으로 줄기세포의 분화 과정에서 비타민A가 주요 역할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양한 세포로 분화하는 줄기세포가 어떻게 정확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해당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 연구자 지원 사업’과 ‘선도 연구센터 지원 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미래부는 지난달 12일 해당 논문에 대해 보도 자료를 내고 연구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3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엄 교수팀이 몰레큘러 셀 측에 밝힌 ‘데이터 오류’는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연구 참여자가 의도적으로 실험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엄 교수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온라인판에 게재된 논문이 한 달 뒤 정식 저널에 실리기 전 논문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80여개의 데이터 가운데 3개가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직접 몰레큘러 셀 측에 이메일을 보내 바로 철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데이터는 연구에 참여한 박사 후 연구원이 과거 실험 결과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 알려졌다. 엄 교수는 “학교와 연구재단에도 먼저 이 사실을 알렸고 학자의 양심에 따라 스스로 학회지에 오류를 알리는 등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서 “오류가 있었던 부분을 고쳐 저널에 다시 게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엄 교수의 해명과 달리 그가 실험과 논문 전체를 총괄하는 교신저자인 만큼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상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논문 저자가 먼저 연구재단 측에 오류를 알려 와 연구 윤리 위반으로 볼 수는 없지만,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진행한 것이어서 연구 성과를 최종적으로 평가할 때 논문 게재와 철회 사실 등이 반영될 것”이라면서 “내년 2월 사업이 종료되면 최종 결과를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초읽기] 심상정 “李, 스스로 수사기관 찾아가라”

    정의당이 연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3일에도 이석기 의원에게 “충격에 빠진 국민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란음모에 대한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그동안 드러난 이 의원의 여러 언행이 국회의원으로서는 용인되기 어려운 시대착오적인 위험한 내용들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심 원내대표는 “불체포 특권에 연연하지 말고 이 의원 스스로 수사기관을 찾아 수사를 청하는 것이 도리”라면서 “공당과 정치인이 가장 먼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사법부에 의한 판결에 앞서 국민에 의한 정치적 평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정의당 의원단은 민주주의 기본원칙과 국민의 보편상식에 근거해 체포동의안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정의당이 연일 쓴소리를 내놓으며 그 강도를 높이는 것은 내란음모 사건의 불똥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심 원내대표는 국가정보원 개혁도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 역시 원죄가 있는 조직”이라며 “국민의 불신 속에 수사가 진행되면 결과가 나와도 또 다른 의혹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만큼 사건수사를 검찰에 넘기고 자중하기 바란다”고 몰아세웠다. 국민들의 시선이 내란음모 사건에 집중돼 국정원 개혁이 묻혀버리는 것을 경계한 발언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통합진보당과 지난해 4·11총선 때까지만 해도 한 식구였지만 이석기 의원이 연루된 총선 비례대표 후보 당내 부정경선 문제 수습 방안 등을 둘러싼 갈등 끝에 갈라선 악연이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후진국형 철도 사고 근본 대책 있어야

    그제 발생한 대구역 열차 3중 충돌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人災)다. 적어도 고속철도를 운영한다는 나라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후진국형 사고다. 두 편의 KTX 열차를 포함한 세 편의 사고 열차에는 모두 1300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KTX는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리는 최첨단 열차다. 역 구내인 만큼 상대적으로 속도를 늦춘 채 달리고 있어 인명 피해가 적었다고 안도할 일이 아니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알려진 교신 착오나 신호 위반과 같은 인적 오류(human error)가 다시 한번 개입될 경우 초대형 참사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인적 오류를 차단하는 문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며 국제공인기관에 의뢰해 철도 안전 관리체계 전반에 걸쳐 진단을 받은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휴먼 에러 연구위원회’를 발족시켜 인적 오류가 빚어지는 이유를 밝히고 있고, ‘휴먼 안전센터’도 설치해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해 나가고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역 사고를 보면 그게 다 공염불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코레일의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된 노조와의 갈등에 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구역 사고가 일어나자 당장 코레일 노조는 정상근무자를 대신해 무자격 대체근무자를 투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사측은 반박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코레일이 열차승무원과 역무원의 순환전보를 추진하자, 노조는 법원의 판결마저 외면하며 지난달 24일부터 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바람에 대체근무제가 생겨나게 됐다고 한다. 이 정도라면 코레일은 한두 사람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오류에 빠져 있다고 해도 그리 반박할 말은 없을 듯하다. 코레일은 말에 그치지 않는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인적 오류 예방 대책은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인적 오류에 대비한 설비가 필요한지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노사가 승객의 안전을 담보로 네 탓 공방을 벌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곧 민족이 대이동하는 추석이다. 지금 같아서야 어디 마음 놓고 열차에 오를 수 있겠는가.
  • [사설] 국회, ‘이석기 체포동의’ 적극 나서라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빠르면 오늘 중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오늘부터 정기국회가 열린다. 민주당도 장외투쟁과는 별개로 정기국회에는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간의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다른 문제는 몰라도 이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의사 일정만은 여야가 최우선 의제로 올려 체포동의안을 하루빨리 처리하기 바란다. 새누리당이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는 것은 이번 일이 국기를 뒤흔드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뜻일 것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 개입과 내란 음모 사건은 별개라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통해 진보당과는 ‘한통속’이 아님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야권 연대를 통해 진보당 ‘친북세력’의 국회 진입을 도왔다는 원죄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국정원 개혁 투쟁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국민정서와 한참 거리가 먼 진보당과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할 것이다. 이 의원은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날조와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납득하지 못하는 이들은 국민이다. “이번 사건은 국정원의 진보당원 거액 매수와 정당 사찰에 의한 조작이고 날조”라는 진보당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시대착오적’인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진보의 가치를 눈곱만큼이라도 생각하는 정당이라면 더 이상 시대 퇴행의 반(反)진보 그림자를 늘어뜨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의원을 무작정 비호할 게 아니라는 얘기다. 끝내 신뢰의 위기를 자초한다면 진보당은 존재의 기반마저 위태로울 수도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어제 원내대표단회의에서 언급했듯 국민은 헌법 밖의 진보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그것은 진보의 적이기 때문이다. 당리당략에 얽매일 사안이 아니다. 이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와 함께 엄정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게 국민의 요구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 153명으로도 체포동의안 단독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헌(國憲)을 문란케 하는 엄중한 사안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적극적인 역할이 긴요하다.
  • 대구역 무궁화호·KTX 추돌사고…경부선 상하행선 운행 중단

    대구역 무궁화호·KTX 추돌사고…경부선 상하행선 운행 중단

    31일 오전 7시15분쯤 경부선 대구역에서 서울로 향하던 무궁화호 1204호 열차와 KTX 4012호 열차가 추돌했다. 이어 부산 방향으로 가던 다른 KTX 101호 열차가 사고로 탈선돼 있던 4012호 KTX와 접촉하는 사고도 발생했다.이 사고로 처음 추돌사고를 낸 열차들 가운데 9량으로 편성된 무궁화 열차의 기관차 1량과 20량짜리 KTX의 2∼9호 객차 8량 등 모두 9량이 탈선하면서 대구권을 지나는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오전 10시 30분 현재 경부선은 KTX의 경우 서울∼김천·구미역과 동대구∼부산 구간만 운행디고 있으며 일반 열차는 서울∼왜관과 동대구∼부산 구간만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사고 열차 승객들 중 일부는 객차 창문을 깨고 밖으로 나오다가 찰과상 등을 입었다. 부상자 가운데 50대 남성 1명은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4012호 KTX열차와 무궁화호 열차에는 각각 270여명, 101호 KTX열차에 60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지만 다행히 중상자나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사고가 대구역 구내를 통과해 본선에 진입하던 2대의 열차가 진입 순서를 지키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고 열차가 멈춰 선 위치, KTX는 대구역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점 등으로 미뤄 먼저 본선에 진입을 시작한 KTX를 다른 선로에서 본선으로 진입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들이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당시 신호기와 선로차단기 등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무궁화호 기관사가 신호를 잘못 보거나 관제실과 교신 착오 등으로 KTX가 완전히 대구역 구간을 통과하기 전 열차를 출발시키는 바람에 사고가 났을 것을 보고 기관사들을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이 사고로 대구역에서 하차한 승객들이 버스나 택시 등을 이용해 동대구역으로 이동하면 전세버스를 이용해 부산이나 대전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고 이후 열차를 이용할 예정이던 승객은 운행 중단 구간에서 전세버스 등 연계 교통편을 이용해 운송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에 관계된 열차가 많아 복구작업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부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열차 운행 여부를 확인하고 집을 나설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산 연제 재활용사업 “제일 잘 나가”

    부산 연제 재활용사업 “제일 잘 나가”

    “재활용사업은 연제구가 으뜸.” 올해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한 부산 연제구의 폐현수막 재활용브랜드인 ‘나누비’는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재활용사업으로 손꼽힌다. 나누비는 주민들이 재활용의 중요성을 불러 일으키기위해 연제구가 지난해 전국 명칭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현수막 재활용품 브랜드다. 나누비는 폐현수막이 가방, 앞치마, 모자, 배낭 등으로 재탄생한 제품을 일컬으며 ‘사랑을 나누다와 바느질로 누비다’의 뜻을 합친 것이다. 연제구의 폐현수막 재활용품은 2009년 6월 폐현수막의 튼튼하고 질긴 특성을 살려 장바구니를 만든 게 시발점이었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쳐 2년간 꾸준하게 업그레이드한 결과 지금은 실용성에 파스텔톤의 디자인 감각까지 더해 방석, 실내화, 휴지케이스, 냄비받침대 등 40여종의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을 개발, 활용되고 있다. 또 구의 현수막 재활용사업은 2009년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으로 발전, 2011년에는 봉사단체와 연계해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태국, 몽골 어린이에게 현수막 가방을 기증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부터는 농작물 수확 앞치마도 제작해 자매도시인 전남 보성과 경북 봉화 등에 무료 지원하고 있다. 구는 나누비를 당당한 브랜드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지난 6월 10일 상표 등록했다. 6월 13일에는 부산시청광장 야외무대 옆에서 전시회를 개최해 다리미 가방, 선풍기 커버 등 100여점의 작품들을 선보여 관람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위준 연제구청장은 “앞으로도 폐현수막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봉사 단체와 자매 도시 등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내란 음모’ 수사] 민노총 등 “시대착오적 조작 중단을” 바른시민회의 “혐의 철저히 밝혀야”

    [‘내란 음모’ 수사] 민노총 등 “시대착오적 조작 중단을” 바른시민회의 “혐의 철저히 밝혀야”

    진보·보수 단체들이 국가정보원의 내란 음모 혐의 수사에 대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각각 ‘조작 중단’과 ‘적극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국정원 내란 음모 조작과 공안탄압 규탄 대책위’는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 착오적인 내란 음모 조작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정원이 내란 음모 혐의를 내세워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10여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것은 21세기 용공 조작극이며 ‘국정원 해체’와 ‘대통령 책임’을 요구하는 분노의 민심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또 “내란 음모는 유신 독재시대의 대표적인 민주 인사에 대한 탄압 도구였다”며 “유일하게 유죄가 된 내란 음모는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가 저지른 사건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상식을 가진 누가 통신·유류시설을 장악하고 총기를 준비하자고 하겠나”라면서 “진보세력에 혐오를 주기 위한 비이성적인 매카시즘이 개탄스럽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석기 의원과 통진당의 내란 음모 혐의를 국민 앞에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통진당 관계자들이 국가 주요시설 파괴를 모의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면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통진당은 스스로 해산해야 하며 정부도 바로 해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대한민국상이군경회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진당 당사 앞에서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규탄 대회를 열었다. 이들 중 3명은 당사에 진입해 유리 현관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땜질교육 끝내자] 여론수렴 없는 탁상행정

    [땜질교육 끝내자] 여론수렴 없는 탁상행정

    5개월 동안 준비한 ‘대입제도 발전방안’을 지난 27일 발표한 이후 교육부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보게 한다는 방침에 지리·사회교과 교사들이 일제히 반대했고, 대입 수시 축소 등 ‘MB정책 지우기’ 행보에 입학사정관협의회는 유감을 표시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학부모 단체들은 입시부담 가중으로 인한 공교육 황폐화를 우려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학생수 감소로 위축되던 사교육 시장만 이 와중에 희색을 띄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현장의 불만을 교육부는 왜 정책을 입안하던 5개월 동안 다루지 않았을까. 대입제도 발전방안 연구위원회가 충분한 여론수렴과 현장조사 없이 내부에서만 갑론을박하다 보니 현장 목소리를 아우르는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고 교육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29일 “학생부담을 줄이고 복잡한 대입전형을 해소하기 위해 출발한 위원회가 대학의 대입 자율권 대부분을 보장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 여론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수능 개편안을 들러리로 내놓은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공약대로 ‘학교생활기록부 중심 수시, 수능 중심 정시’ 정도의 단순화를 처음부터 염두에 뒀다면 자기소개서를 만들기 위한 스펙 경쟁이나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을 위한 사교육 문제를 해소할 방안에 집중해야 했다는 비판이다. 안 부소장은 “수시와 정시를 막론하고 대입에서 대학의 자율성을 불가침 영역으로 생각하고 정책을 만들다 보니 대학은 새로운 규제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현재 중 3부터 급변하는 제도 때문에 고 1이 재수에 대한 부담을 겪게 되는 등 예상치 못한 학생 부담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대입 가이드라인이 최근 대학의 기류에 비해 ‘역주행 정책’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다양한 전형으로 뽑힌 학생들이 대학 수업에 잘 적응하는지 추적 조사해야 대학별 전형이 적절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면서 “대학마다 지난 5년 동안 입학한 학생 분석을 통해 수능 중심 선발인원과 학생부 중심 선발인원의 균형을 맞추는 중이었는데, 대입제도 변화로 인해 또 다시 시행착오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가 2014학년도 정시 전형에서 수능 비중을 30%에서 60%로 강화하는 대신 학생부 비중을 줄인다거나 KAIST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수능우수자 전형을 도입하는 등 올해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전형 미세조정이 진행되는 동시에 수험생이 예측 가능한 전형 체계가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었다. 임종화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대학마다 학생의 가능성을 읽을 수 있는 선발 노하우를 축적할 시간도 주지 않고 입학사정관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버린다면, 스펙경쟁이란 부작용과 함께 인재선발이란 긍정적인 면도 사라지게 된다”고 제언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국민연금 5000억 더 걷고 보험료 1100억 잘못 지급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10년간 가입자로부터 더 걷은 보험료가 5000억원이고 잘못 지급한 연금은 1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3년부터 지난 5월까지 공단 착오로 더 걷은 연금보험료가 총 342만 8000여건, 5048억원 7700만원에 달했다. 공단이 2003년부터 지난 6월까지 잘못 지급한 연금액은 21만 5000건, 113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금공단은 이 중 약 62억원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국민연금공단의 과오납금은 2003년 301억원에서 지난해 766억원으로 10년 만에 2.6배로 늘어났다. 공단 측은 “과다 납부액 대부분이 반환됐고 과다 지급액의 경우도 상당 부분 환수해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공단 실수로 가입자에게 불편을 주고 행정비용도 낭비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기로에 선 문화관광해설사/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기로에 선 문화관광해설사/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남해안의 한 지방으로 출장 갔을 때 일이다. 지역 정보를 요청하기 위해 관광안내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대개의 경우 어렵지 않게 통화를 했던 것에 견줘 이날은 이상하리만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해당 지역 군청의 문화관광과 직원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은 착오가 있었을 거란 말만 되풀이할 뿐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착오랄 게 있을까. 문화관광해설사가 제자리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인 것을. 한데 그 이유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됐다. 요즘 문화관광해설사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지원 예산 감축이다. 지난해 72억원에서 46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대로라면 활동 중인 문화관광해설사 2800여명 가운데 800여명은 손을 놔야 한다. 김태종 한국문화관광해설사 중앙협의회장에 따르면 현재 100명 정도가 일터를 떠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남해안의 관광안내센터가 전화를 받지 않았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던 게다. 문화관광해설사의 모태인 문화유산해설사 제도는 2001년 도입됐다. 한·일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우리 문화유산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제도 도입의 근거가 됐던 국제행사들이 마무리되면서 이들의 역할이 다소 모호해졌다. 이후 2005년 문화관광해설사로 이름을 바꿨고, 활동 영역도 문화유적지뿐 아니라 각 지역의 주요 관광지 등으로 확대됐다. 문제는 외형은 바뀌었는데, 처우 등 운영 내규는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실비 봉사’가 근간인 자원봉사자다. 이들이 받는 보수라야 교통비와 식비 등을 포함해 하루 3만∼5만원 선이다. 그나마 한 달에 보름 일하기가 쉽지 않다. 당연히 이를 생계수단이나 직업으로 삼기는 어렵다. 그러면서도 제약은 많다. 예컨대 문화관광해설사는 개인사업 외 다른 직업을 가져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들을 일자리 창출 관점에서 보기 때문이다. 한데 순수하게 ‘자원 봉사’만 하라 해 놓고 이를 일자리 창출로 보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닐까. 문화관광해설사들의 대기 장소도 문제다. 마땅히 가 있을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 종종 유명 관광지에서 매표 업무를 담당할 때도 있다. 이걸 두고 문화관광해설사 제도의 취지에 맞는 활동이라고 보는 이들은 없지 싶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제도 자체를 손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문화관광해설사들에게 새로운 활동 영역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예를 들자. 지방 곳곳에 돌보는 이 없이 방치된 문화재들이 제법 많다. 이런 문화재들에 대한 목록을 만들고, 정비하는 작업을 문화관광해설사들에게 맡기는 거다. 개·보수야 관청에서 공들여 할 일이고, 이들은 평상시 주변 정리를 담당한다. 청소 작업은 학생이나 자원봉사자의 손을 빌린다. ‘학생자원봉사활동 점수제도’가 있잖은가. 그걸 활용하는 거다. 학생들은 봉사활동 점수를 얻고, 문화관광해설사는 약간의 금전적 보상과 자긍심을 얻는다. 문화재 주변도 말끔해진다. 게다가 문화관광해설사의 역사 해설을 듣다 보면 학생들의 역사의식 또한 보다 투철해질 수 있다. 관광산업 활성화의 선결 조건은 국내 관광 활성화다. 문화관광해설사들은 바로 이 과정에서 윤활유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그들의 절규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다. angler@seoul.co.kr
  • 멘티 ‘젊음’과 멘토 ‘지혜’의 만남… 공생을 배웠어요

    멘티 ‘젊음’과 멘토 ‘지혜’의 만남… 공생을 배웠어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멘토들에게 배운 것 같아요”(신소연·대학 4학년) “제 조언을 통해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양금주·신토불이제주 대표) 한국장학재단의 한국 인재 멘토링네트워크 ‘2013 KorMent(코멘트) 리더십 캠프’가 지난 23일부터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1박 2일 동안 열렸다. 코멘트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대학생들에게 전수하는 인재 육성·지원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2010년 당시 멘토 100명, 멘티 800명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멘토, 멘티가 각각 382명, 3200명으로 크게 늘었다. 멘티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실질적인 취업 준비를 위한 모의면접과 면접특강부터 멘토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팀별 멘토링까지, 프로그램 수가 10여개에 달했다. 캠프에 멘토로 참여한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학생들의 가장 큰 장점인 ‘젊음’이 멘토들의 ‘지혜’와 만나면 얼마나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겠느냐”면서 “멘티들이 1박 2일 동안 함께 생활하며 느낀 점을 토대로 앞으로 시행착오를 줄여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21세기 사회문화와 통섭형 인재’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서로 짓누르면서 이기려고 하는 건 20세기에 국한된 방식”이라면서 “21세기에는 자리다툼이 아니라 공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국정원·검찰 무리한 기소 논란

    북한이탈주민의 명단을 북한에 넘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 유모(33)씨가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유씨를 무리하게 수사해 기소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는 22일 유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여권법과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5만 3170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검찰이 유씨의 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한 유력한 증거로 주장해 온 유씨의 여동생 진술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와 명백히 모순되고 진술의 일관성 및 객관적 합리성이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국정원이 유씨 여동생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받은 진술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재판부는 유씨가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밀입북했다는 여동생의 진술에 대해 “공소사실 중 가장 최근의 일인데도 객관적인 자료와 모순되는 진술은 단순히 기억의 착오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여동생의 진술서를 바탕으로 유씨가 지난해 1월 22일 중국에서 밀입북했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은 당시 유씨가 중국에서 가족 등과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출하며 ‘짜맞추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북한 원주민이 아닌 화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북한 국적자로 속여 북한이탈주민에게만 지급하는 정착지원금을 수령하고, 여권을 부실기재한 혐의에 대해서는 “국적이 밝혀질 경우 힘겹게 이룬 생활터전을 잃고 강제추방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집행유예 사유를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장경욱 변호사는 “법원이 유씨 여동생 진술이 허위라는 것은 인정했지만 국정원의 가혹행위 등 허위 진술을 하게 한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하다”면서 “미흡하지만 다행스러운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디지털 증거 조사 전문가인 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공안 사건에서 국정원이나 검찰의 입맛에 맞게 디지털 증거가 조작될 수도 있으나 이를 막을 장치가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판결문을 받아 검토한 뒤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법원, 재판연구원 ‘로펌 취업 알선’ 논란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대형 로펌에 재판연구원(로클럭)들의 변호사 취업을 알선하는 자리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21일 오전 10시 대법원 회의실에서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는 로클럭의 취업을 위한 간담회를 계획했다. 이 자리에는 법원행정처 차장과 담당 심의관, 대한변호사협회 대표, 10대 로펌 인사 책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한변협이 불참 의사를 밝히자 간담회가 취소됐다. 대한변협은 이날 논평을 통해 “로클럭을 판사임용의 전 단계로 생각해 법원에서 임기를 마치는 그들을 대형로펌에 취업시켜 경력 관리에 나서겠다는 것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법조일원화라는 변환된 제도 속에서도 순혈주의 강화를 통해 그들 간의 커넥션을 공고히 유지하겠다는 시대착오적 선언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내년에 처음 수료하는 로클럭들이 2년간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법조인들이 많아 이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지려 했던 것뿐”이라면서 “주요 로펌 외에 대한변협 측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참석 여부를 답변해 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도입된 로클럭은 판사의 과중한 업무를 경감시키고 충분한 심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변호사 자격을 갖춘 사람 중 일부를 선발해 재판 업무를 보조하는 제도다. 로클럭의 임기는 2년으로 3년 이상 법조 경력을 의무화한 법원의 법관 임용 규정에 따라 1년 정도 경력을 더 쌓아야 판사직에 지원할 수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씨줄날줄] 도로 산업은행?/문소영 논설위원

    한국산업은행(The Korea Development Bank, KDB)은 1954년 산업 개발과 국민경제 진흥을 목표로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설립됐나 싶었는데 이승만 대통령 시절이다. 영문을 고스란히 번역하면 한국개발은행이 된다. 산업은행의 전신은 1918년 설립된 조선식산은행이다. 식산(殖産)이란 말이 산업을 번영하게 한다는 뜻이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의 경제를 수탈하는 도구였다. 그러나 해방 이후 산업은행은 일본개발은행(JDB)의 후신으로 1999년 확대개편된 일본개발은행(DBJ), 해외투자에 적극적인 중국개발은행(CDB),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싱가포르투자청(GIC), 독일의 재건은행(KFW) 등과 비슷하다. 국책은행이던 산업은행은 2008년부터 민영화 준비작업에 들어갔고, 2009년 국회가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2014년까지 민영화의 길을 가야 했다. 당시 민영화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2008년 집권한 이명박 정부가 대선공약을 실행해야 한다는 명분이 손꼽혔다. 집권 초기에 밀어붙이는 산업은행 민영화를 금융계 전문가 등도 막을 수는 없었다. 또 개발시대의 산물인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란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등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오래된 불평불만이 힘을 실었다. 외자 도입에서 가산금리가 적은 국책은행과 경쟁할 수 없었던 시중은행들도 산업은행의 퇴출이 반가웠을 법하다. 물론 산업은행을 민영화하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정책전문가들은 “한국의 금융시장이 규모가 작지만 완전개방된 상태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위기 등의 충격이 가해지면 이를 흡수할 방파제가 필요하다”며 정책금융기관의 상실을 우려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지만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에 국책은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서 한국은 산업은행의 정책금융기관 지위를 확보해 놓고 이를 사장한다고 비판했다. 각종 우려에도 산업은행 민영화를 밀어붙이더니 5년도 안 돼 도로 국책은행으로 돌아갈 방안을 금융위원회가 이달 말에 내놓는단다. 여야 정권교체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국가의 주요한 정책이 쉬이 번복되는 것을 국민은 이해하기 어렵다. 민영화를 예정대로 진행하라는 주장이 아니다. 다만, 산업은행 민영화가 오류였다면, 누군가는 그 결정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시행착오로 인한 각종 손실과 비용, 혼란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산은 민영화 결국 실패… 책임소재 공방 불가피

    산은 민영화 결국 실패… 책임소재 공방 불가피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4년 만에 다시 합쳐진다. 논란 속에서 이명박 정부가 강행했던 산업은행 민영화의 실패가 공식화된 셈이다. 정책금융기관의 섣부른 개편과 실패에 따른 책임소재 등을 놓고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을 담은 정책금융체계 개편안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이달 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산은 민영화를 전제로 만들어진 산은금융지주도 해체된다. 산은 민영화는 2008년 1월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처음 제시했다. 상업 기능을 정책금융 기능에서 분리한 뒤 이를 민영화해 ‘세계적인 토종 투자은행(IB)’을 만든다는 비전이었다. 그해 6월 금융위가 이를 ‘한국개발펀드(KDF) 설립방안’으로 구체화했다. 금융의 고부가가치화와 경쟁력 강화를 선도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이때부터 산은 민영화에 따른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당시 금융위 작업반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당시 정권 핵심 실세들이 산은을 보는 관점은 ‘정책금융이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었는데, 우리 금융시장을 과신한 것”이라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여건에 비춰볼 때 산은을 없애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지만 무시됐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정책금융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금융위기니까 산은 민영화로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결국 2009년 4월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산은지주회사 설립 근거가 마련됐고 2014년 5월 이전까지 정부 지분을 팔도록 규정됐다. ‘안 팔릴 것’이라는 지적에도 불구, 정부가 매년 수조원의 산은 매각대금을 세입예산으로 잡은 것도 이때부터다. 산은 민영화는 곳곳에서 난관과 맞닥뜨렸다. 2010년 민유성 전 은행장은 시중은행과 경쟁한다며 외환은행 인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론스타가 이미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했고 매각차익을 노리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이 ‘먹튀’를 도와주느냐는 지적에 인수계획을 접었다. 그 뒤를 이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야당과 노조의 반대에 부닥쳐 산은 민영화의 첫 단계인 기업 공개도 하지 못했다. 2008년 신설된 정책금융공사는 4년 내내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표류했다. 93명(2009년 말)이었던 직원은 418명(지난해 말)으로 4배 이상 늘어났고 부채는 같은 기간에 2배 이상(22조 4000억원→49조 2000억원)으로 커졌다. 한국금융연구원의 A연구위원은 “정책금융의 문제를 두 가지로 요약하면 하나는 컨트롤 타워 부재고 다른 하나는 중복·유사 업무가 많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에 대해 대체로 동의했다. 하지만 정책금융기관에 대해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책금융기관이 사회적 자본으로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이명박 정부 때의 실패를 되돌리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발전된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감사원에서 지적된 산은의 다이렉트 뱅킹 같은 역마진을 통한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지난 정부에서 정책금융공사가 만들어진 건 지금으로선 ‘신의 직장’이 하나 더 생겨났다는 것 말고는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투자은행을 추구하겠다면서 만들어진 산은금융지주가 결국 기존 산은의 문화에 막혀 좌절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되짚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싸이 비하면 우린 아기… 하이힐 벗고 우리 색깔 찾았죠”

    “싸이 비하면 우린 아기… 하이힐 벗고 우리 색깔 찾았죠”

    “사진 찍을 때도 예쁜 척 금지, 브이(V)자도 금지, 인위적인 표정과 포즈 모두 금지예요. 자유롭고 개성 있는 모습이 저희 색깔이니까요.” 머리에 쓰는 헬멧을 바구니처럼 하나씩 손에 들고 14일 서울신문사를 찾은 5인조 신인 걸그룹 크레용팝(웨이, 소율, 금미, 초아, 엘린)은 자신들을 이렇게 소개하며 활짝 웃었다. 첫눈에도 ‘심상찮은’ 걸그룹이다. 단추를 목까지 채운 티셔츠에 미니스커트 아래로 긴 트레이닝복을 받쳐 입고 머리에 헬멧을 쓴 채 ‘빠빠빠’를 외치는 이들은 민망한 노출이나 선정적인 춤 동작 없이도 맹렬한 기세로 가요계에 급부상했다. 재미있는 안무, 신나는 노래가 이들의 병기다. “‘빠빠빠’로 생각지도 못한 사랑을 받게 돼 한동안 적응이 안 됐어요.”(소율),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빠빠빠’가 1위를 한 날 눈을 씻고 차트를 다시 봤어요. 저희끼리 소리를 지르면서 좋아했죠.”(웨이) 지난해 7월 데뷔한 이들은 엄밀히 말하면 ‘중고 신인’이다. 데뷔 앨범은 다른 걸그룹들과 차별화하지 못하면서 실패했고, 석 달 뒤 낸 두 번째 앨범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6월 발표한 세 번째 앨범 타이틀곡 ‘빠빠빠’도 초반에 묻히는 듯했으나 한 달여 만에 역주행해 정상까지 올랐다. “‘빠빠빠’가 음원 순위 100위에 걸쳐 있어서 기뻤어요. 그것도 처음이었거든요. 잠깐 내려가는 듯했는데 SNS에서 뮤직비디오와 안무 연습 동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순위가 올라가기 시작했어요.”(초아) “가요 관계자들이 예전에는 음반을 내면 순위가 점점 올라가는 게 정상인데 요즘은 이런 일이 통 없었다고 얘기해 주시더라구요.”(엘린) 이들의 안무를 보면 누구나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된다. 특히 다섯 명의 멤버가 5기통 엔진처럼 뻣뻣한 자세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직렬 5기통’ 춤은 장안의 화제다. “원래는 위아래로 뛰는 동작만 있었는데 체력 소모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점프할 때 손동작을 추가했는데 피스톤이 움직이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주면서 그런 이름이 붙었어요. 원래 저희는 ‘두더지춤’, ‘점핑춤’, ‘널뛰기춤’이라고 불렀었죠.” 실제로는 도입부에 손을 45도 각도로 올려붙이고 추는 개다리춤을 가장 좋아한다는 이들은 “뛰어다니는 동작이 많아 숨이 차지만 무대에서는 티 안 내고 밝게 웃으려고 표정 연습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노래와 춤은 연예인은 물론 경찰관, 외국인들까지 패러디에 동참하며 신드롬을 낳고 있다. 방송인 김구라가 한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구라용팝’도 그중 하나다. 따라하기 쉽고 코믹한 안무에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이들은 ‘제2의 싸이’로 불린다. 미국 빌보드는 지난 13일 공식 홈페이지에 “지난 1년간 바이러스처럼 퍼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이을 스타가 탄생했다”며 크레용팝을 소개했다. 세계적 음반사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와도 앨범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싸이 선배님에 비하면 저희는 코흘리개인 셈인데 나란히 이름이 거론되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죠. 소니와 계약한 것도 기분 좋구요. 코믹 걸그룹이라는 이미지도 저흰 아주 마음에 들어요. 저희만의 유쾌한 면모를 원없이 보여 줄 수 있잖아요.” 히트곡 ‘빠빠빠’가 탄생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랜 시행착오의 결과물이다. 데뷔 앨범을 내고도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던 이들은 자신들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에 2집 ‘댄싱퀸’ 때부터 트레이닝복을 입기 시작했다. 후속곡 ‘빙빙’으로 활동할 때도 교복에 트레이닝복을 입은 불량 여고생을 콘셉트로 잡았다. “아이돌 홍수시대이다 보니 좀 더 과감히 우리 색깔을 보여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댄싱퀸’ 때 발차기와 고독춤 등 특이한 안무를 살리려고 트레이닝복을 입자고 제가 먼저 제안을 했죠. 원래는 쫄쫄이를 입으려고 했는데 발차기 느낌이 잘 안 살아서 트레이닝복으로 바꿨어요. 그때부터 일명 ‘추리닝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팬들이 생겨났어요.”(웨이) 털모자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명동, 홍대, 신당동 등 길거리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우리가 가수인지 댄서인지 헷갈려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옷에다 그룹과 멤버 이름을 새겨넣기까지 했다. 수도권 지역은 아마 거의 다 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헬멧을 쓰게 된 것은 초아의 아이디어. 초아는 “독수리 5자매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이들의 의상은 다 합해 대여섯 벌이 고작이다. 헬멧에 있는 두 줄의 띠는 매번 매니저가 색깔을 바꿔 붙인다. 삼복더위에 온몸을 꽁꽁 싸맨 의상이 더울 법도 하지만 트레이닝복 예찬론을 펼쳤다. “데뷔 때는 저희도 하이힐에 귀걸이 등 액세서리를 하고 춤을 췄는데 모두 다 뺐어요. 요즘은 다른 걸그룹들이 밥을 먹어도 배 안 나와 보여서 좋겠다고 부러워해요.” 크레용팝의 뒤에는 30~40대 아저씨팬들, 일명 ‘저씨팝’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공개방송 때 ‘저씨팝’들도 트레이닝복에 헬멧을 쓰고 오셔서 우릴 응원해 준다”고 웃었다. 일본에서도 미니 콘서트를 열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런 과정에서 한때 일본의 괴짜 걸그룹들을 모방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늘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장기를 펼쳐 보이겠다는 생각에 TV 예능 프로그램에는 나가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인기가 수직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들은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아이디어로 팬서비스를 할까, 즐거운 고민 중이다. “‘빠빠빠’는 가사가 많지 않고 반복되는 부분이 많아 저희 모습을 다 보여 드리지 못한 것 같아요. 다음 앨범에는 발라드도 넣어 더 다양해진 색깔을 보여 드릴 겁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