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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목선 이틀 만에 이례적 신속 송환

    北목선 이틀 만에 이례적 신속 송환

    내걸린 흰수건은 대형선박 충돌 방지용 GPS 미부착 항로 착오…대공혐의점 없어정부가 29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예인된 북한 소형 목선과 선원 3명을 이틀 만에 신속히 송환조치했다. 귀순 의사로 해석됐던 ‘흰색 수건’은 대형 선박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출항 당시부터 부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8시 18분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목선과 선원 3명의 송환 내용을 담은 대북 통지문을 전달했다. 해경은 오후 3시 30분쯤 이 목선과 선원을 동해 NLL에서 북측에 인계했다. 지난 27일 밤 동해 NLL 근처에서 예인된 이 목선은 발견 당시 돛대에 귀순 의사로 보이는 흰색 수건이 걸려 있어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관계기관 합동조사 결과 북한군 소속 부업선인 이 목선은 위성항법장치(GPS)를 보유하지 않아 항로를 착오해 NLL을 월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오전 1시쯤 강원도 통천항을 출발해 오징어잡이를 하다 복귀하던 중 발견한 남측 연안의 불빛을 원산항 인근으로 오인하고 더 남쪽에 있는 통천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남측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돛대에 건 흰색 수건에 대해 대형 선박과의 충돌 방지를 위해 통상 부착한다고 진술했다. 3명 모두 민간인으로 군복을 입은 1명은 장마당에서 군복 무늬 원단을 구입해 옷을 만들어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길이 10m의 목선은 22마력의 경운기 엔진을 장착했다. 배 안에선 그물, 어구, 오징어 20㎏ 등이 발견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3명 모두 송환을 희망한다고 말했고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송환은 지난달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에서 북한 선원 중 일부가 사흘 만에 귀환 조치된 것과 비교하면 신속한 결정이다. 북한은 기관 고장으로 동해를 표류하던 러시아 선박 ‘샹하이린8호´에 대해 11일 동안 조사한 뒤 28일 송환 결정을 했다. 샹하이린8호에 탄 우리 국민 2명이 귀환한 바로 다음날 북한 목선에 대한 송환 결정이 내려진 것도 주목된다. 남북 대화가 꽉 막힌 상황에도 인도주의적 사안에 대해선 유연성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정부, 동해 NLL 월선 북한 선원 3명 전원 송환…대북통지문 전달

    정부, 동해 NLL 월선 북한 선원 3명 전원 송환…대북통지문 전달

    예인 조치 이틀 만에 북 송환“전원 자유 의사 따라 조치” 정부가 지난 27일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소형 목선과 선원들을 전원 북측으로 송환한다고 29일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정부는 오늘(29일) 오후 동해 NLL 선상에서 북측 목선 및 선원 3명 전원을 자유 의사에 따라 북측에 송환할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어 “오늘 오전 8시 18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대북통지문을 전달하고, 목선과 선원들도 동해 NLL 수역으로 출항했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0시 15분쯤 동해 NLL 북방 5.5㎞ 해상(연안 기준 20㎞)에서 감시 체계에 최초 포착된 길이 10m의 목선박은 24분 뒤 2∼5노트 속도로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해 오후 11시 21분쯤 NLL을 넘었다. 군은 즉각 고속정과 특전 고속단정 등을 현장에 급파했고, 인근에 있던 초계함도 우발적 상황에 대비해 차단 작전에 돌입했다.합동참모본부는 “목선에 타고 있던 승선 인원은 28일 오전 2시 17분쯤, 목선은 오전 5시 30분쯤 강원도 양양 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선원들이 탑승한 소형 목선을 NLL 인근서 예인 조치한 건 다소 이례적이다. 군은 북한 어선들의 단순 월선에 대해서는 퇴거 조치로 대응해왔다. 정상 가동 중인 엔진이 탑재된 이 목선의 길이는 10m로, 다수의 어구와 오징어 등이 적재돼 있었다. GPS 장비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선원 3명 중 1명은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군 요원들은 이 선박에 접촉했을 당시 마스트에 ‘흰색수건’이 걸려 있는 모습도 목격했다. 군 당국 조사 결과 북한 선원들은 ‘항로 착오’로 NLL을 넘어왔다. 이들에게 귀순 의사를 묻자 “아니오. 일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군 당국은 이 선박이 북한군 부업선으로 추정되고, 연안 불빛이 포착되는 해역에서 항로를 착각했다는 점 등 석연치 않은 점들도 있다고 보고 정밀조사를 벌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일본 경제 도발의 극복, 지킬 것은 지켜야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일본 경제 도발의 극복, 지킬 것은 지켜야

    주 52시간 근무제로 외식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다. 이전 같은 회식 문화가 사라지면서 식당의 저녁 매출은 줄어들고 대신 점심시간대 매출 비중이 늘고 있다고 한다. 단위 매출이 작은 점심의 비중이 늘면서 대표적인 자영업인 식당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식당의 매출 변화는 돼지고기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저녁 회식 자리의 단골 메뉴가 삼겹살이다. 회식 자리가 줄면서 돼지고기 소비도 줄어든다. 그래서인지 요즘 돼지고기 가격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52시간 근무제로 엉뚱하게 자영업과 축산업이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당장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을 반길 사업자는 없을 것이다. 예상 못한 불경기를 다들 힘들어하지만, 그래도 현장에서는 저녁이 있는 사회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적 도발로 우리 사회가 뒤숭숭하다. 당장 반도체 등 우리 경제의 간판격인 대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라가 어려우면 가만 있을 우리 국민들이 아니다. 택배 노동자들은 일본 제품의 배송을 거부하고 나섰고, 중소 상인들은 일본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개인적인 손실을 부담하면서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여행객까지 포함하면 일본의 경제 도발에 응대하는 일반인들의 모습은 눈물겹기만 하다. 부품 조달 시장 다변화는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 기업의 기본적인 기능이다.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려는 일본 정부의 도발이 일차적인 규탄의 대상이 돼야 하겠지만,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특정 국가 특정 기업에 핵심 원부자재를 전적으로 의존한 국내 대기업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범국민적인 일본 제품 거부 운동은 국내 대기업의 경영상 난맥상 그리고 정부 기관의 미온적 대응에 일반 국민이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 사실 이런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다. 1998년 외환위기는 대기업들의 무리한 차입경영과 금융기관의 방만한 외화 차입 그리고 금융시장 규제에 실패한 정부에 주된 책임이 있었다. 대기업ㆍ금융기관ㆍ정부의 무능으로 텅 빈 나라 곳간을 한 푼이라도 채우고자 온 국민이 금 모으기에 나섰고, 가혹한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자유화를 받아들였다. 온 국민이 합심해 외환위기에서 벗어났고 경제는 회복됐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회복의 성과는 외환위기의 원인 제공자인 대기업과 금융산업에 귀속됐고, 정든 직장을 떠난 노동자들은 다시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이후 빈익빈 부익부는 더욱 심화됐다. 지금 정부는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현 정부 들어 심혈을 기울여 온 52시간 노동제도에 예외를 두고, 화학물질과 관련한 환경 규제도 유예하겠다고 한다. 주 52시간 노동제도는 정부가 추진한 제도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고, 자영업자와 축산업자 등 여러 경제주체들이 희생을 감수하며 정착되고 있다. 그리고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의 배경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참사가 있다. 일본 정부의 경제 도발은 우리 경제에 중대한 위기이자 도전이다. 하지만 정부가 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사회적 공감대와 여러 경제주체의 희생을 바탕으로 정착돼 온 정책에서 후퇴하는 게 타당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위기 대응과 극복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성과가 과거처럼 특정 산업이나 집단에 편중돼서는 안 될 것이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의 모순, 비용과 희생은 국민들이 부담하고, 그 성과는 대기업에 편중됐던 시행착오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때는 다시 외환위기가 와도 금붙이를 내다 팔 국민도 없을 것이고, 수입 반대 운동에 나설 국민적 연대도 없을 것이다.
  • 軍, 이번엔 ‘전광석화’ 예인… 삼척항 목선 경계 실패 학습효과

    軍, 이번엔 ‘전광석화’ 예인… 삼척항 목선 경계 실패 학습효과

    동해 NLL 넘자 초계함·고속단정 등 급파 군복 1명 등 3명 조사… 2시간여 만에 공개 귀순 의사 묻자 “일 없습니다” 답했지만 6월 2명도 입장 뒤집어… 귀순 배제 못 해군 당국이 지난 27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남하한 북한군 부업선 추정 소형 목선을 예인해 조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지난 27일 오후 11시 21분쯤 북한 소형 목선이 동해 NLL을 월선함에 따라 군 함정이 즉각 출동했다”며 “승선 인원 3명은 28일 오전 2시 17분쯤, 소형 목선은 오전 5시 30분쯤 강원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고 밝혔다. 목선은 지난 27일 오후 10시 15분 NLL로부터 북방 5.5㎞, 연안으로부터 19.6㎞ 떨어진 곳에서 육군 해안 레이더에 의해 처음 포착됐다. 오후 10시 39분쯤 목선이 2~5노트(3~9㎞) 속도로 남쪽으로 기동해 오후 11시 21분쯤 NLL을 넘자 군 당국은 고속정 2척과 고속단정(RIB), 초계함 등을 급파해 오후 11시 41분 NLL 남방 6.3㎞, 연안에서 17.6㎞ 떨어진 지점에서 목선을 정지시켰다.목선은 길이 10m짜리로 엔진이 정상 가동 중이었고 목선 안에는 고기잡이 도구와 오징어가 실려 있었다. 선원 3명 중 1명은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실제 군인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선원들은 NLL을 남하한 이유에 대해 “방향성을 잃었다”, “항로 착오가 있었다”고 했다. ‘귀순 의사가 있느냐’는 군 요원의 질문에는 “아니오, 일 없습니다”(‘괜찮습니다’의 북한말)라고 답했다. 군 당국은 목선에 적힌 고유 일련번호를 토대로 북한군 부업선으로 판단했다. 부업선은 북한 수산사업소 소속으로 부대 식량 조달 등을 목적으로 운용된다. 군 당국이 북한 소형목선을 즉각 예인하고 불과 2시간여 만에 공개한 데는 지난달 15일 삼척항 목선 귀순 당시 경계작전 실패 및 축소·은폐 논란의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북한 목선 접안 사건 이후 긴장감이 군 내부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선원 3명도 귀순을 위해 남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남하한 선원 2명도 처음에는 북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뒤집은 전례를 봤을 때 귀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방향을 잃었을지라도 NLL 인근에서 남측 군 전방초소(GOP) 선상의 경계등이나 연안의 불빛을 통해 NLL을 넘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지만, 엔진이 정상 가동한 가운데 남측으로 넘어온 것도 의문이다. 군 당국은 또 목선 갑판에 세운 기둥(마스트)에 걸려 있던 흰색 천도 이들이 귀순 의사를 전하려고 걸어 놓은 것인지, 단순히 세탁물 건조 등 다른 이유인지도 조사하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北목선 선원 “항로 착오”…軍, NLL 월선 즉시 예인

    北목선 선원 “항로 착오”…軍, NLL 월선 즉시 예인

    군 당국이 지난 27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남하한 북한군 부업선 추정 소형 목선을 예인해 조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지난 27일 오후 11시 21분쯤 북한 소형 목선이 동해 NLL을 월선함에 따라 군 함정이 즉각 출동했다”며 “승선 인원 3명은 28일 오전 2시 17분쯤, 소형 목선은 오전 5시 30분쯤 강원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고 밝혔다. 목선은 지난 27일 오후 10시 15분 육군 해안 레이더에 의해 처음 포착됐다. 당시 목선은 NLL로부터 북방 5.5㎞, 연안으로부터 19.6㎞ 떨어진 곳에서 정지해 있었다. 오후 10시 39분쯤 목선이 2~5노트(3~9㎞) 속도로 남쪽으로 기동해 오후 11시 21분쯤 NLL을 넘자 목선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던 군 당국은 고속정 2척과 고속단정(RIB), 초계함 등을 급파했고 오후 11시 41분 NLL 남방 6.3㎞, 연안에서 17.6㎞ 떨어진 지점에서 목선을 정지시켰다. 선원 3명 중 1명은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실제 군인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선원들은 NLL을 남하한 이유에 대해 “방향성을 잃었다”, “항로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귀순 의사가 있느냐’는 군 요원의 질문에는 “아니오, 일 없습니다”(‘괜찮습니다’의 북한말)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선 갑판에 세운 기둥(마스트)에 ‘흰색 수건’이 걸려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 의사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빨래를 걸어 놓았던 것인지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합참 “NLL 넘은 북 선원들, 귀순 질문에 ‘일 없다’고 답해”

    합참 “NLL 넘은 북 선원들, 귀순 질문에 ‘일 없다’고 답해”

    지난 27일 늦은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북한 소형 목선의 선원들이 우리 정부의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전날 밤 11시 21분쯤 북한 소형 목선(인원 3명)이 동해 NLL을 월선해 우리 함정이 즉각 출동했다”면서 “승선 인원은 오늘 오전 2시 17분쯤, 소형 목선은 오전 5시 30분쯤 강원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밤 10시 15분쯤 동해 NLL 북방 5.5㎞ 해상(연안 기준 20㎞)에서 최초 포착된 이 목선은 2∼5노트 속도로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해 밤 11시 21분쯤 NLL을 넘었다. 군은 즉각 고속정 등을 현장에 급파했고, 인근에 있던 초계함도 우발적 상황에 대비해 차단 작전에 돌입했다. 군은 이날 오전 0시 18분쯤 NLL 남방 6.3㎞ 해상(연안에서 17.6㎞)에서 이 선박을 계류시킨 뒤 승선해 북한 선원 3명이 타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군은 그동안 북한 어선들의 단순 월선에 대해서는 퇴거 조치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합참은 이 목선이 최초 발견 당시 인근에 조업어선이 없는 상태에서 NLL 북쪽에 혼자 있다가 일정한 속도로 정남쪽을 향했고, 자체 기동으로 NLL을 넘었다면서 예인 조치를 했다. 선원들은 우리 정부의 합동조사 과정에서 ‘항로 착오’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합참은 이 목선이 위치한 곳에서는 연안 불빛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항로 착오’라고 이야기한 점, 또 이 목선이 북한군이 운영하는 부업선(부업으로 고기를 잡는 배)으로 추정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 목선에는 군 부업선으로 추정되는 고유 일련번호로 된 선명이 표기돼 있었다”면서 “선원 3명 중 1명이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가 실제로 북한 군인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군 부업선이라고 해서 승선원이 모두 군인은 아니라고 합참 관계자는 설명했다. 북한 선원들은 또 귀순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 일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 목선을 발견했을 당시 마스트(갑판에 수직으로 세운 기둥)에 흰색 수건이 걸려 있는 모습도 목격했는데 이것이 귀순 의사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빨래를 걸어놓았던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목선 예인 당시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으며, 현재까지 북한 측의 송환 요청 등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합참 “NLL 넘은 북 목선 선원들 ‘항로 착오’ 진술…1명은 군복 착용”

    합참 “NLL 넘은 북 목선 선원들 ‘항로 착오’ 진술…1명은 군복 착용”

    지난 27일 늦은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북한 소형 목선의 선원들이 항로 착오로 NLL을 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전날 밤 11시 21분쯤 북한 소형 목선(인원 3명)이 동해 NLL을 월선해 우리 함정이 즉각 출동했다”면서 “승선 인원은 오늘 오전 2시 17분쯤, 소형 목선은 오전 5시 30분쯤 강원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고 밝혔다. 군은 그동안 북한 어선들의 단순 월선에 대해서는 퇴거 조치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NLL 인근에서 예인 조치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이 목선은 최초 발견 당시 인근에 조업어선이 없는 상태에서 NLL 북쪽에 단독으로 있다가 일정한 속도로 정남쪽을 향했고, 자체 기동으로 NLL을 넘었다”고 말했다. 또 이 목선의 월선지점과 발견지점이 남쪽 영해였다는 점, 목선 이름으로 봤을 때 북한군의 부업선으로 추정됐다는 점 등도 이 목선을 예인한 이유라는 것이 합참의 설명이다. 군은 이 선박이 심야에 NLL을 월선한 점 등을 고려해 대공 용의점 여부를 면밀히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선원들이 “‘방향을 잃었다’, ‘항로 착오’가 있었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예인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승선 인원 3명 중 1명은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군인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참 관계자는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칼 갈고 있다”…김승호 실장, WTO 파견 일정 마치고 귀국

    “칼 갈고 있다”…김승호 실장, WTO 파견 일정 마치고 귀국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WTO 일정을 마치고 26일 돌아와 “한국이 편한 날짜에 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하며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 23∼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논의한 24일 회의에서 김 실장은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대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 측 제의에 응하지 않은 채 ‘국가안보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김 실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며 준비한 종이를 꺼냈다. ‘수출규제는 안보상 예외 조치’라는 일본 측 발언에 대해 그는 “(한국이 제안한) 일대일 직접 대화를 수용했다면 예외 조치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소상히 설명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액이 일본 총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001%”인 반면 “한국 총수출액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5%”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일본의 조치는 자국의 0.001%를 이용해 이웃 나라의 25%의 이익을 훼손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이는 국제관계의 상호의존, 호혜 협력의 기조에 상응하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일본 자신과 국제사회의 안녕을 위해 해당 조치를 하루속히 철회함으로써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에 걸맞은 책임 있고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다시 한번 촉구했다. 한편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안건과 관련해 제3국 발언이 없었던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와 일부 언론이 ‘한국 측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고 그러십시오”라고 말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무도 부활 계획했다가 접어… 지금껏 없던 예능할 것”

    “무도 부활 계획했다가 접어… 지금껏 없던 예능할 것”

    무한도전 종료 후 유재석과 많은 대화 관찰 예능보다 캐릭터 버라이어티 유튜브·포털과 공존하는 시스템으로“새로운 걸 해 보자, 지금까지 없던 것 혹은 지금은 안 하지만 익숙한 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담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한도전’도 첫 1년이 힘들었거든요.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지만 가볍게 뭐라도 해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무한도전’ 종영 후 1년 4개월여 만에 돌아온 김태호(44) PD는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예능 프로그램을 이렇게 소개했다. 김 PD가 공백기 동안 새 예능을 구상하면서 한 고민과 생각들이 작품에 묻어났다. 기자간담회는 27일 첫 방송하는 ‘놀면 뭐하니?’ 예고편 상영으로 시작했다. ‘무한도전’에 이어 ‘놀면 뭐하니?’를 이끌 유재석을 비롯해 조세호, 태항호, 유노윤호, 딘딘, 데프콘이 조세호의 집에 모여 ‘릴레이 카메라’ 영상을 시청한다. ‘놀면 뭐하니?’를 구상하면서 김 PD는 유재석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유재석과의 호흡이 좋았던 ‘무한도전’ 같은 ‘국민 예능’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감이 높은 이유다. 여기에 김 PD는 ‘변화무쌍한 포맷’을 첨가하면서 끊임없는 호기심을 자극할 태세다. “관찰 예능보다는 캐릭터 버라이어티에 가깝다”는 김 PD는 “지금은 뭐라고 정확히 규정할 수 없지만 시청자 반응과 리액션에 따라 진행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놀면 뭐하니?’라는 플랫폼 안에 ‘릴레이 카메라’뿐 아니라 ‘조의 아파트’, ‘대한민국 라이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릴레이 카메라’는 지난달부터 유튜브에 웹콘텐츠로 먼저 선보였다. 김 PD는 급변하는 방송·콘텐츠 환경을 언급하면서 “MBC 플랫폼뿐 아니라 모바일 등에 어떤 콘텐츠를 보여 드릴까 생각했다. 유튜브, 포털과 함께 공존하는 시스템으로 갈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신규 예능 ‘같이 펀딩’에 대한 그림도 간략히 내놨다. 김 PD는 “크라우드펀딩 등에 대해 함께하는 사람을 모아 현실화하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10년 넘게 연출한 ‘무한도전’에 대해서는 “작년 말과 올 초, 회사와 팬들의 기대감 때문에 다시 시작할 계획도 했지만 지금 다시 하긴 힘들겠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전했다. ‘놀면 뭐하니?’는 과거 ‘무한도전’ 시간대인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된다. ‘같이 펀딩’은 다음달 18일부터 매주 일요일 전파를 탄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영광 한빛원전, 제초제 살포로 소나무 다량 고사 ‘말썽’

    영광 한빛원전, 제초제 살포로 소나무 다량 고사 ‘말썽’

    영광 한빛원자력본부가 지역민들이 즐겨찾는 공원에 제초제를 살포해 소나무 등이 무더기로 죽거나 고사되는 처지에 있어 말썽이 되고 있다. 맹독성 성분이 있는 제초제가 무분별하게 뿌려졌다는 점에서 안전 불감증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빛원자력본부는 지난 2002년 원자력발전소 주변 장소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사회와 화합 장소를 마련하고자 33만 578㎡(10만평) 규모의 ‘한마음 공원’을 조성했다. 각종 체육시설과 공연 무대, 공원 등이 꾸며져 있어 휴양과 체력단련을 위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소나무 등 9500여 그루와 영산홍 등 4만 2000여주가 식재돼 군민들의 힐링 장소로 각광받는 장소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이곳에 있는 나무들이 죽기 시작했다. 소나무에서 잎이 마르고 색깔이 변하는 등 무더기로 ‘고사’ 증상이 나타났다. 현재 알려진 숫자만 30~60년생 소나무 100여그루가 피해를 입었다. 확대 우려도 보인다. 공원을 관리하는 한빛원자력본부가 수십년동안 지역민들이 하던 방제 작업을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직접 하면서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다. 한마음 공원은 인근 주민들이 잡초 제거작업과 잔디가꾸기 사업을 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었지만 소송에 휘말리면서 한빛원전본부에서 직접 제초제 작업을 했다. 현재 주민들도 일자리를 잃은 상태다. 23일 한빛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잡초제거를 위해 ‘반벨’ 제초제 120병(1병당 300㎖)을 구입, 살포했다. 이 제초제는 잔디에 난 잡초를 제거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나무 수종에는 치명적인 약품이다. 시중에 있는 농약사에서도 1년에 5병 정도가 판매될 정도로 독성이 강한 제품이다. 한빛원전은 정확한 파악도 없이 제초제를 뿌려 마치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에 걸린 모습처럼 벌겋게 죽은 상태로 퍼져있다. 산림 업무를 하고 있는 A씨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공 장소에 맹독성 물질을 살포할 때는 출입금지 표지 등을 설치하고 전문가가 직접 해야 한다”며 “제초제가 닿은 나무는 살릴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군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제초제 성분을 하루빨리 없애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빛원전은 트랙터에 1000ℓ 대형물통을 싣고 다니면서 안전표시 없이 공원에 뿌렸다. 이에대해 한빛원전은 “제초 작업에 사용한 통을 소독하지 않고 농약을 넣어 일을 하다 제초제 성분이 남아 있어 피해가 발생했다”며 “나무들이 죽은게 아니고 새순이 돋아나고 있어 큰 문제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제초제 물통과 살충제 전용통을 별도로 구입해 착오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마마무 될 뻔한 최수정, 화사에게 어떤 지인? ‘가족 같은 언니’

    마마무 될 뻔한 최수정, 화사에게 어떤 지인? ‘가족 같은 언니’

    최수정에게 네티즌 관심이 모아졌다. 19일 방송된 MBC ‘나혼자산다’에서는 화사가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하며 버팀목이 돼 주었던 절친 최수정과 함께 오붓한 피크닉을 떠나는 장면이 그려졌다. 방송 후 화사와 드라이브를 즐긴 최수정이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988년생으로 올해 32세인 최수정은 지난 2010년 한중 합작 5인조 그룹 롯데걸스의 센터로 활동했다. 이후 여성 의류 쇼핑몰을 운영했으며 지난해에는 웹드라마 ‘체크, 메이트’에 출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는 최수정과 함께 생애 첫 장거리 운전에 도전한 화사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화사는 최수정에 관해 “연습생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다. 마마무가 될 수도 있었다”며 “옆에서 함께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사람이다. 지금까지도 소중한 인연”이라고 소개했다. 드라이브하던 두 사람은 데뷔 시절을 회상하며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다. 화사 절친 최수정 방송을 본 네티즌은 “화사 절친 최수정..정말 예쁘다”, “두 사람 우정 영원하길”, “화사 너무 귀엽다”, “방송에서 최수정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치인들도 이번 계기로 위인이 될지어라/홍희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정치인들도 이번 계기로 위인이 될지어라/홍희경 산업부 차장

    #1. 연구자들은 우리가 약 3배 손해라는데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왜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인지 따지는 게 금기가 됐다. 반일 전략을 가슴으로 맹목적으로 느끼지 않고, 머리로 의심하고 회의하는 태도 전부를 반민족·친일로 보는 분위기다. #2. 당장 요긴한 불화수소는 이재용 부회장이 아니라 급파된 삼성전자 실무직원들이 구했다. 실무자여야 협력사별 생산능력을 알 테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 그러나 해결사 역할이 필요하니 이 부회장이 마치 문익점처럼 소재를 구해왔단 식으로 구전됐다. #3. 2016년 영국에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안건이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다음날 영국 구글 검색어 1위는 ‘브렉시트란 무엇인가’. 영국인들은 파장을 잘 모른 채 막대한 분담금과 이민자 유입을 감내하고 있다는 호소에 찬성표를 택했다. #4. 브렉시트 찬성표를 결집시킨 이민자 수는 가짜뉴스가 아니다. 그저 영국인의 EU 내 해외 취업 이득도 크다는 상반된 통계가 안 알려졌을 뿐. 이후 한쪽 정파에 치우친 통계만 선별해 맹신하는 현상을 이르는 ‘포스트 트루스’(탈진실)란 말이 생겼다. #5. 삼성전자는 지금 ‘고래 싸움에 터지는 새우등’ 처지마저 부럽다. “기업들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면 대응한다”는 당정의 방침이 확고하니 기업 피해는 변수가 아니라 일단 감내해야 할 상수가 됐다. ‘어차피 대기업이 잘돼도 낙수효과는 없다’며 당정의 방침을 독려하는 열기도 뜨겁다. #6. 대기업 낙수효과가 이제 더이상 없는 산업구조란 진단도 가짜뉴스가 아니다. 통계와 경험으로 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기업이 무너질 때는 고통이 전염된다는 다른 경험도 있다. 쌍용차의 평택, 조선산업의 거제에서 쇠퇴의 낙수효과가 있었다. #7. 대결 구도 정치는 지난 30년 동안 만병통치 전략으로 발언권과 영향력을 유지해 왔다. ‘더 나쁜 놈 옆에 서기’다. 선거철엔 ‘최악 대신 차악’ 캠페인으로 변질되는 전략이다. 야권이야 늘 같은 상대, 언제나 더 나쁜 놈은 청와대라 선언한다. #8. 일본이 촉발한 위기여서 여권의 정치적 운신 폭이 야권보다도 더 넓어 보인다. 일본이라는 ‘정말 더 나쁜 놈’이 상대인 데다 ‘반일 감정에 매몰되기보다 이성적으로 대응하자’고 주장하는 모든 이를 ‘정말 더 나쁜 놈’ 편으로 몰아세울 수 있다. #9. 정치권의 말이 실제 위기보다 더 세지더니 결국 “불과 12척의 배”까지 나왔다. 상대는 ‘정말 더 나쁜 놈’인 데다 오래 준비해 우리를 급거에 공격했다. 궁지에 몰렸더라도 정신 차리고 전열을 가다듬어 ‘영웅’에게 힘을 보태자는 게 12척의 뜻이다. #10. 모든 영웅은 시련과 고통을 거쳐 만들어진다. 그래서 멋있다. 그렇다고 영웅 되자고 굳이 시련과 고통의 상황으로 달려들 필요는 없다. 수중의 200척 지킬 노력에 무심한 채 영웅 될 필요조건 12척이 될 때까지 질주하는 건 우둔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공론장에선 200척 중 188척을 잃지 않을 방법을 찾고 실행하자는 제안이 매국이요 친일인 분위기다. #11. 지난달 유람선 침몰 때 잠수부의 위험한 수색을 막으며 헝가리 장관은 “우리는 영웅을 만들고 싶지 않다. 시신을 구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영웅도 못 풀 상황까지 질주하며 갈등을 소비하는 정치와 다르게 현안 해결이 우선인 생산적 정치의 면모다. #12. 사태 뒤 보름이 지나니 정치인들이 기업인 불러 보고받는 자리는 줄었다. 현재의 기술 역량이나 시행착오 비용을 감당해 가며 소재를 국산화했을 때의 가격경쟁력 고려 없이, 수십년째 못 해낸 소재 국산화를 빨리 해내라는 면전에서의 재촉도 줄었다. 위기가 기회라는 식의 무책임한 격려에 덕담을 돌려 드리고 싶다. 정치인들도 이번을 계기 삼아 꼭 간디나 처칠처럼 위인이 돼 보시길 기원한다. saloo@seoul.co.kr
  • 광복군 대원 이병돈은 홀대…친일 밀정 송세호는 유공자 둔갑

    광복군 대원 이병돈은 홀대…친일 밀정 송세호는 유공자 둔갑

    경기 김포에 사는 이예숙(57)씨는 독립운동가 아버지에 대한 서훈을 거부하던 과거 보훈 당국의 태도에 지금도 화가 난다. 부친 이병돈(1914~2005)은 함경남도 신흥에서 태어나 선진 영농기술을 배우려고 중국으로 건너갔다. 1942년 1월 산시성 시안에서 광복군 제2지대 뤄양지구 초모공작(광복군 모집) 담당자를 만나 곧바로 광복군에 입대했다. 군에서 안중근(1879~1910)의 5촌 조카인 안춘생(1912~2011) 등과 함께 축구대회에도 출전해 중국군관학교 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당시 광복군은 미군과 함께 한반도 진공 작전을 추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전략사무국(OSS·1942~1945)과 손잡고 한반도와 일본 본토에 침투해 지하공작에 나서려고 했다. OSS 특수훈련을 받은 광복군 대원을 국내에 잠입시켜 교란작전 등을 펼칠 계획이었는데, 이를 ‘독수리 작전’이라고 불렀다. 영화 ‘군함도’(2017)에서 독립운동 인사를 구하고자 일본 나가사키현 하시마섬(군함도)에 잠입한 박무영(송중기 분)이 광복군 소속 OSS 요원이다. 이병돈은 1945년 4월 OSS 훈련반에 들어가 특수무기반을 수료했다. 국내정진군 사령관 이범석(1900~1972) 휘하에서 한반도 진격 명령을 기다리다가 작전 개시 일주일을 앞두고 광복을 맞았다. 예숙씨에 따르면 부친은 1946년 6월 귀국해 충북 청주에 정착했다. 정부가 독립유공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곤궁하게 살았다고 한다. 1985년 9월 광복군 제2지대 직속상관이던 안춘생 당시 독립기념관 건립 추진위원장이 TV에 출연한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그에게 연락했다. 안 위원장은 부친의 서훈을 돕고자 직접 인우보증(다른 사람 행적의 사실 여부를 보증하는 것)을 서 줬다. 광복군 출신 인권변호사 태윤기(1918~2012)가 쓴 독립운동 수기 ‘회상의 황하’(1975)에도 부친의 이름이 광복군으로 소개돼 있어 유공자 지정에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정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부친을 탈락시켰다. “객관적 사료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 구체적인 사유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처음 서훈을 신청한 지 6년이 지난 1992년에야 어렵사리 건국훈장 애국장(4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부친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있다. 예숙씨는 “내가 아는 어떤 유공자의 후손은 ‘부친이 일본경찰을 위협하려고 삽을 휘둘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서훈을 받았다. 그런데 보훈 당국은 광복군에서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한 부친의 서훈 여부에 대해서는 늘 고압적 자세로 일관하며 제대로 된 설명 한 번 해 주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무성의한 행정에 서운함이 크다. 지금이라도 사과를 원한다”고 전했다. ●친일파로 드러난 독립유공자 송세호·서춘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청산하지 못한 가짜 독립유공자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우리 정부의 부실한 검증이 빚어 낸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간 보훈 당국이 서훈을 잘못 승인하거나 거부한 사례가 적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18일 학계에 따르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는 독립유공자 송세호(1893~1970)의 친일 의혹 규명 논란이 거세다. 그는 경상북도 선산에서 태어나 중국 상하이로 망명한 뒤 1919년 3·1운동 직후부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했다. 임정에서 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했고 대한민국청년외교단 상하이지부장에도 선출됐다. 1931년에는 상하이에서 연초공장을 운영하며 임정에 군자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4등급)을 추서받았다. 그러나 최근 그가 1930년대부터 친일파로 돌아섰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1939년 7월 상하이에 근거한 독립의열단체 ‘남화한인청년연맹’ 관계자가 체포됐는데, 이때 경성지방법원 검사국에 보고된 ‘남화한인청년연맹 관계자 검거의 건’에는 송세호가 ‘일찍부터 일본의 밀정 행위에 종사한 친일 조선인’으로 기재돼 있다. 특히 그는 상하이에서 일본군 위안소로 추정되는 ‘극동 댄스홀’을 경영했다. 당시 일본은 신원이 검증된 민간인에게만 위안소 운영을 허가했다. 이들 자료가 사실이라면 우리 정부는 위안부 동원에 가담한 친일 밀정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한 것이 된다. 가짜 독립유공자 송세호가 득세하고 진짜 독립운동가 이병돈이 홀대받던 현실을 우연으로 볼 수 있을까. 가짜 유공자가 생겨난 것이 단순 행정 착오나 일부 유공자 후손의 일탈로만 치부할 사안일까. 전문가들은 친일파가 자신의 과오를 씻고 독립유공자로 포장되는 데 저간의 사정이 있다고 설명한다.●“유공자 심사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지금의 독립유공자 포상제도는 박정희(1917~1979)가 정권을 잡고 국가재건최고회의를 이끌던 1962년 시작됐다. 대한민국 독립에 기여한 이들을 찾아내 부족한 정치적 정당성을 만회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박정희는 만주군관학교를 졸업하고 만주국군에 배치돼 항일무장세력을 토벌하던 친일 행적자다. 그가 최고회의 의장이 돼 독립유공자 서훈에 나서다 보니 자연스레 친일파 출신 학자·전문가도 유공자 선정 과정에 일부 참여했다. 유공자 심사가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고 볼 수 있다. 친일문제 전문가인 정운현 국무총리비서실장이 1990년 월간 ‘말’에 기고한 ‘독립유공자로 둔갑한 친일파들’이란 글에는 당시의 실태가 자세히 묘사돼 있다. “독립유공자에 대한 첫 정부 포상이 실시된 1962년 문교부 독립유공자 공적조사위원회 위원 7명(위원장 포함) 중에는 (친일파) 신석호와 이병도가 들어 있었다. 이듬해인 1963년에는 내각사무처 독립운동유공자 상훈심의회가 심사에 나섰는데 심사위원 22명 가운데 고재욱과 신석호, 유광렬, 이갑성 등 4명이 친일 인사였다. 1968년에는 총무처 독립유공자 상훈심의회가 심사를 맡았는데 위원 21명 가운데 고재욱과 백낙준, 신석호, 유광렬, 이병도, 이선근, 홍종인 등 친일 인사가 7명이나 됐다. 1977년에는 원호처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회가 심사를 했는데 위원 11명 가운데 유광렬·이은상 등 2명이 친일파 출신이었다.” 우리 사회 전반에 친일청산 분위기가 퍼지면 자신을 지키기 힘든 친일파들이 독립유공자를 제대로 평가하려고 노력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병돈의 사례처럼 이들이 진짜 독립운동가를 심사할 때는 더 까다롭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탈락을 유도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된다.●친일파끼리 과오 덮고 유공자 포장 의혹도 또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을 받은 서춘(1894~1944)은 1919년 2·8 독립선언에 참여했지만 훗날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의 주필 등을 지내며 일제의 침략전쟁을 미화했다. 당시 그에 대한 서훈을 심사한 독립운동유공자 상훈심의회가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심의회는 서춘의 친일 행적을 외면하고 그를 독립유공자로 인정했다. 이는 지금도 친일파가 같은 친일파를 챙겨 주고자 서훈 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의심받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독립운동사 전문가인 김주용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교수는 “가짜 유공자들이 누리던 온갖 영예와 혜택을 걷어내 우리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지키는 7월, 잡초는 힘이 세다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지키는 7월, 잡초는 힘이 세다

    자작이며 내리던 비가 잠잠해지자 풀벌레 소리 깨어나는 밤이다. 넉넉히 내린 비에 내일은 텃밭에 물 주지 않아도 되니 느긋해진다. 모든 것이 왕성해져 키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지키기 바쁜 7월. 마당은 다양한 것들이 모이는 곳이다. 계획을 세우고 손을 부지런히 놀려도 심은 것보다 심지 않은 것이 더 많이 자란다. 그렇게 뽑고 뽑아도 잔디에는 바랭이가 걸어다니는 문어인 양 다리 쭉쭉 뻗고 있고, 먼저 뿌리내린 것이 임자라는 듯 달개비와 개망초, 명아주는 쑥쑥 잘도 자란다. 나물로 무치면 맛나다 하여 방치한 비름은 우슬초와 함께 무성하기만 하다. 칡덩굴과 환삼덩굴은 밖에서 은근슬쩍 들어와선 나무들을 휘감고 있고, 자리공은 나무들 사이에 넓은 잎을 펼치고 굵어지는 중이다. 키우자는 화초는 숨죽이는데 잡초들은 우거지고 기세등등하니 어느새 정글 흉내내는 마당. 처음 마당을 가꾸기 시작했을 땐 심은 것이 많지 않으니 풀 매다 한나절 보내곤 했다. 풀 매다 보면 시간은 더디 가고 넓지 않은 마당이 한없이 넓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키우기보다 없애기 바쁜 시간이었다. 그래서 잡초를 대신할 꽃을 심고 씨앗을 뿌렸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달개비와 개망초가 그득하던 곳에 국화 삽목으로 채우고, 비름 가득한 곳에는 타임과 오레가노, 페퍼민트가 자라고, 키 작은 잡초 무성한 곳에는 채송화와 알리숨이 피고, 철쭉과 주목 사이엔 초롱꽃들이 메우고 있다. 질경이가 지독히 퍼지던 자리엔 샤스타데이지가 자리하고 올해 처음 키워 보는 토란은 잎이 넓으니 시원하게 자리를 채우지만, 역시 잡초는 힘이 세다.골고루 내리는 비에 모든 화초들이 싱싱하게 고개 드는 모습이다. 비 오지 않으면 아침저녁 2시간씩 물을 줘야 한다. 키우자 하는 곳에만 물을 주니 땡볕에 메마른 잡초들과 덩굴엔 여지없이 선녀벌레가 하얗게 자리한 모습을 보게 된다. 척박한 곳일수록 있고 없음이 생명을 좌우하는 일이 되는구나 싶다. 비 오니 참 좋다. 물호스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도 넉넉히 비 뿌려주니 모든 것이 풍성하다. 아무리 골고루 물 주려 해도 충분히 적시기엔 잠깐 내리는 비만 못하다. 자연이란 그런 것이겠다. 비는 예쁘게 피어나는 장미나 잡초 바랭이를 차별하지 않는다.
  • 경기 뒤집는 지배자, 내 이름은 Mr.VAR

    경기 뒤집는 지배자, 내 이름은 Mr.VAR

    한국, 세계 최초로 2부리그까지 적용 영상 판정에 평균 1분… 흐름 안 끊어심판마다 판단 다르면 오심 가능성도프로축구 K리그1 경남 FC와 울산 현대가 맞붙었던 지난 9일 전후반 90분이 끝나고 1-2로 울산이 앞서던 추가시간에 배기종(경남)이 극장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곧이어 울산 공격수 주니오가 골을 넣었다.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왔는데도 곧바로 골로 인정됐다. 2-2 무승부가 될 수 있었던 경기는 1-3으로 경남이 패했다. 이날 승패를 결정 지은 존재는 ‘비디오판독’(VAR)이었다. 국내 프로축구 리그에서 VAR이 축구 문법을 바꾸고 있다. VAR이 승패를 좌우한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폴란드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에선 비디오판독만 7차례나 이어져 경기를 들었다 놨다 했다. 지난해 독일과 맞붙은 러시아월드컵 3차전도 VAR로 우리나라의 선제골이 인정됐다. 반면 스웨덴과의 1차전에선 VAR 때문에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헌납했다.축구에서 비디오판독이 등장한 건 2016년 일본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이 처음이다. K리그는 2017년 7월부터 VAR을 도입했다. 2018년부터는 K리그2(2부 리그)까지 확대했다. 프로리그 중에선 아시아 첫 번째, 2부 리그에선 세계 첫 도입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현재 23개국에서 비디오판독을 정식 도입했고 20개국은 시범 운영 중이다. 비디오판독은 도입 당시부터 경기 흐름을 끊을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지만 실제 운영 결과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경기 도중 프리킥에 들어가는 시간이 평균 9분, 스로잉 소요 시간 평균 7분, 코너킥은 평균 4분, 선수교체가 3분”이라면서 “비디오판독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1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오심 논란은 비디오판독이 도입된 이후에도 현재진행형 문제다. 여전히 오심은 경기의 일부가 되고 있다. 2019 코파 아메리카 대회가 비디오판독이 만능이 아니라는 걸 여실히 드러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만난 3·4위전에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가리 메델(베식타시)이 신경전을 벌이다 둘 다 퇴장을 당했다. 비디오판독 이후에도 심판은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두 선수에게 모두 경고를 주는 정도면 충분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사실 국제축구평의회가 VAR을 결정하는 기본원칙 첫 번째는 “모든 판정에서 100% 정확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이다. 결국 비디오판독도 경기의 일부이며 최종 판정은 언제나 주심이 한다. 연맹 관계자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연맹 차원에서 다양한 심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심판 판정 역시 평가관과 평가회의를 통해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K리그 주심을 맡고 있는 고형진(37) 심판은 “VAR로 판정을 번복했다는 건 심판이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한다는 의미”라며 “판정은 언제나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심판들조차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해 각기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관건은 VAR 자체가 필요 없도록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경기 흐름을 이끄는 일관성”이라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6년간 영업 활동한 ‘영업족보’ 공개… 경험·노하우 공유하고파”

    “26년간 영업 활동한 ‘영업족보’ 공개… 경험·노하우 공유하고파”

    대학 졸업 후 스물넷, 영업의 ‘영’자도 모르면서 치기 50, 용기 50으로 인천프뢰벨에서 영업을 시작한 김진향 작가. “출근 첫날부터 후회하면서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면 언젠가는 무엇인가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하루라는 트랙을 열심히 완주했다”고 한다. 하루를 모아 한 달, 한 달을 모아 일 년, 일 년을 모아 26년이 되어 지금은 인천프뢰벨의 대표를 하고 있다. 입사 초기 가정방문 영업에 자신이 없어 온종일 아파트 단지와 동네를 배회한 일, 입사 3개월만에 12만원 짜리 첫 계약을 하고는 혹시나 해약할까 봐 재빨리 도망 나왔던 일, 혼자 식당에도 가지 못하고 공중화장실에서 김밥을 먹었던 소심한 아가씨에서 적극적인 영업전사가 되는 과정, 영업에서의 시행착오를 내공으로 승화하는 노하우, 관리자로 성장하면서 겪는 갈등과 경영노하우의 축적 등을 소상하게 소개하며 성공스토리를 완성해 가고 있다. 특히, 고객과 시장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노하우로 고객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관리가 아닌 ‘인적관계망’으로 발전시켜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자신을 소개한다. 김진향 작가는 자신의 26년 영업을 통해 ‘영업족보’라 할 만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영업을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분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발상의 전환과 방법 그리고 길을 제시한다. 이는 26년전 자신처럼 새로이 영업에 뛰어드는 미래의 영업 챔피언들에게 자신의 시행착오와 경험으로 깨달은 깊은 경영철학을 100% 제공하고자 하는 애민(愛民)사상. 즉,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단순하게 살라고 권하고 경영을 말하는 전문가들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경영의 시작이자 끝이라 한다. “내가 26년간 지켜본 바로는 영업은 절대 말을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를 좋아하고 상품에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경험담이다. 소속감과 정체성을 기본으로 자신이 팔아야 할 상품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숙지를 통한 정신무장은 전쟁터에 나가는 전사들과 같은 비장감마저 든다. 이는 우리에게 삶 속에서 얼마나 기본에 충실하게 살아가며 근원적 대답을 구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화두 던짐이기도 하다. 영업이 인생나침반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또한 영업에 승용차는 기본이라 생각하는 많은 이에게 “무슨 차가 없어 영업을 못 해! 마음이 문제지”라고 말하는 선배의 말을 전하며 작가의 깊은 깨달음의 경지를 엿 볼 수 있다.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다. 작가는 “내가 영업 일을 하면서 마음 깊이 깨달은 것은 바로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복잡하고 이기적인 사회에 감로수와 같은 청량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것을 영업을 통해 배웠음을 말하는 그를 통해 인생과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내공을 살펴볼 수 있음은 책을 통해 배우는 덤이다. 은사이신 윤성이 현 동국대학교 총장은 “영업사원으로서 26년간의 치열함이 겹겹이 책 속에 녹아있다. ‘치열함’은 삶의 의미와 크기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일 수 있기에 어떤 분야의 영업인지에 관계없이 영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열정을 경험한다는 의미에서 꼭 한번 접해볼 만한 책이다”고 일독을 권한다. 작가는 이제 지사 대표라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회사와 사원이 함께 이익이 되는 방식이 무엇이고 본사와 지사와의 경영윤리에 입각한 상생협력 방안과 관련한 후속 이야기를 출간할 예정이다. 허윤정 객원기자
  • “초심으로 세계 넘버원 글로벌 태양광 선도기업에 도전한다”

    “초심으로 세계 넘버원 글로벌 태양광 선도기업에 도전한다”

    변화경영과 개척자 리더십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에스에너지의 홍성민 회장을 만났다. 홍성민 회장은 시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고 끊임없이 적응하고 생존하며 개척하는 삶으로 평생 살아왔다. 그는 “지금의 시대는 학생들도 전 과목을 잘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우리 산업도 과거 대기업 중심의 중앙집중식 수직계열화 시대는 끝났다. 분산형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하는 수평계열화로 전문화가 되지 않으면 21세기에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30여년 동안 태양광사업이라는 한 길만 걸었다. 연구하고, 창업하고, 성장하고, 좌절하는 세월을 ‘변화경영’이란 리더십으로 살아남아 이제 다시 뛰고자 한다. 태양광산업이 세간에 알려지기도 전인 엄동설한의 암흑기에 창업한 홍 회장. “대기업과 많은 기업은 봄에 창업하여 꽃샘추위와 황사를 못 이기고 폐업했다. 지금의 여름 장마와 태풍을 버티고 살아남는 기업만이 가을에 수확을 할 수 있다”라며 농부의 아들임을 자랑스럽게 경영에 도입하여 힘주어 말한다. “청정 무한 에너지를 누구나 공짜로 쓸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나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라는 말에 창업하는 청년의 포부를 듣는 듯하다. 그리고 이제 “태양광 세계 1위 선도기업이란 기업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성공한 기업이 아니라 초심자의 자세로 시작하고 노력하며 여생을 바치겠다”라며 미지의 개척자로서 포부를 밝히는 홍 회장을 통해 그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삼성전자 사내벤처 1호 지정을 통해 창업했다.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9년째 되던 1992년, 삼성전자 내 에너지사업팀이 신설되고 팀장으로 부임했다. 전문분야는 아니어도 누구보다 잘해 내리라는 일념 하나로 열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했지만 2001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핵심사업을 제외한 사업분야의 분사를 결정한다. 삼성이라는 거대한 그늘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태양광산업의 성장에 대한 확신과 비전을 발판 삼아 함께 퇴사한 동료들과 퇴직금을 종잣돈으로 에스에너지를 창업했다. 하늘을 보고 살아가는 운명인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저는 어린 시절 ‘공부하지 않으면 평생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공부를 했듯이, 지금 창업을 하지 않으면 평생 고생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아 태양광의 암흑기에 한 줄기 빛으로 나서게 됐다.” -태양광 산업생태계에서 모듈제작, 시공, 관리운영 등으로 기업을 포지셔닝 했다. “우리 회사의 미션은 ‘Free Energy Planet’. 즉, 에스에너지는 청정 무한 에너지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그 처음이 태양광이었고 태양광 모듈제조와 영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의 태양광 모듈사업, 프로젝트사업, 태양과 발전소 O&M(관리운영) 사업, 수소 연료전지 사업영역을 구축하게 된 것은 우리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계속된 질문과 사업 수업료를 통한 성찰과 각성의 결과이다.” -에스에너지만의 차별적 경쟁력은? “대기업들의 틈바구니에서 에스에너지가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다. 태양광은 시장경쟁이 치열하고 산업 패러다임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다. 우리는 시장수요나 정부 정책 등 변화하는 외부환경요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오로지 ‘생존’ 하나만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왔다. 에스에너지는 ‘변화와 혁신’ 그 자체이다.” -최근 계열사 에스퓨얼셀이 코스닥 상장을 했다. “에스퓨얼셀은 수소 연료전지 전문기업으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2018년 10월 15일에 연료전지 기업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했다.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수소경제의 경우, 지난 1월 17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구체화됐다. 주요 내용은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보급량을 2018년 7㎿에서 2022년 50㎿, 2040년 2.1GW로 급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4년간 총 7천억원 시장에서 60% 점유율을 차지하는 에스퓨얼셀도 큰 성장을 예상한다. 또한 올해 안으로 수소경제법이 통과되면 일부 지자체에만 적용됐던 민간 건축물 신재생에너지 의무가 일정규모와 조건을 충족하는 모든 건물로 확장되면서 에스퓨얼셀이 주도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 ”-에스에너지만의 위기관리능력은. “2006년부터 태양광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대기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이 뛰어들었으나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정부 지원은 줄어들고, 2010년 중국발 대규모 태양광 설비투자는 부품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많은 기업이 도산했다. 세계적으로 태양광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소수의 대기업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우리 회사가 살아남은 것은 정말 ‘기적’과 같은 것으로 이는 변화하는 시장에 기민하게 잘 적응한 강인한 생존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생산설비 확대 등 대규모 투자는 지양하고 몸집을 줄이면서 효율을 높이는 순발력 있는 조직으로 전환하고 현장에서 얻은 시행착오를 우리만의 경영노하우로 축적한 것이 지금의 ‘생존능력’이라는 내공을 보유하게 됐다. 지금도 우리는 생존능력을 통한 지속 경영과 지속 성장을 위해 전 임직원이 하나 되어 그 뜻을 함께하고 있다.” -올 매출목표액이 전성기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 회사는 전년 대비 약 30% 태양광모듈 가격하락과 개발 및 시공(EPC)의 선순환구조 개선을 위한 일시적 매출감소, 해외거래처의 계약불이행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2019년에는 EPC 사업부문 성장 및 자회사 실적 개선에 따른 매출 확대로 성장성 및 수익성 모두 빠르게 개선돼 연결 영업실적의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 우리 회사는 수익성 높은 다운스트림 부분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태양광 모듈제조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태양광사업의 O&M, 연료전지 사업의 에스퓨얼셀 등 전사적 시너지를 발휘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내 당진 화력발전 설비 237억원 규모의 사업 수주와 88억원 규모의 고속도로 태양광 발전 수주, 일본 에비노시에서의 750억원 규모의 태양광발전 EPC사업 수주 등은 2019년 매출목표액 달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 -지난 6월 24일, 당진화력 태양광발전설비(20㎿급, 237억원) 수주를 경영공시 했다. “당진은 금년 육상태양광 입찰 건 중 가장 큰 프로젝트로 이번 수주는 모듈 제조사이자 시공사인 우리 회사만이 쌓을 수 있는 경제성 제고의 노하우로 최적의 설계와 원가분석을 통한 결과이다. 반드시 완벽 준공을 통해 발주처들에게 어떤 사업이라도 같이 할 수 있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에스에너지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줄 기회라 본다. ” -해외시장도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우리 회사는 미국, 일본, 칠레의 해외 프로젝트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신규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 일본에서 33㎿ 규모의 공사를 완공했으며 대형 사업의 수행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에비노시 약 750억원의 태양광발전소 EPC사업수주 등 현재 100㎿ 이상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2017년 중남미 대표 태양광시장인 칠레에서 500억원(38㎿) 규모 사업권을 인수하고 5기의 발전소를 건설 중이며 지난해까지 3기(23.1㎿)의 발전소를 준공했다. 2018년 칠레 발전소 2기(20㎿)를 추가 수주하여 우리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풍부한 일사량이라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그리드패리티를 조기 달성한 칠레에서는 태양광모듈 공급뿐만 아니라 EPC와 O&M까지 전 공정을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에 이를 교두보로 중남미 시장공략과 석권을 목표로 기업의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태양광 선도기업이 되고자 한다. 기존의 미국, 유럽시장 공급뿐만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등지로 태양광 모듈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이집트에 연간 200㎿ 규모의 태양광 모듈공장을 합작법인으로 설립할 것이고, 에스퓨얼셀도 국내 첫 건물용 연료전지로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회사로서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연료전지 보급에 앞장서고자 한다. ” -상장사로서 주주관리 노하우는. “요즘은 주주들이 인터넷 검색 한 번으로 손쉽게 기업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이다. 거짓 정보로 주주들을 대한다면 단기적인 목적 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신뢰를 잃게 되는 처참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기업역사의 교훈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솔직하고 투명한 경영정보의 제공으로 우리 기업과 주주들의 신뢰 벨트를 조성하는 것이 주주관리의 핵심이다.” -2009년 신재생에너지 부문 대통령 표창, 2017년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 1호 태양광업체로서 창업 후 지금까지 태양광산업이라는 시장을 개척하면서 힘들었던 일도 매우 많았다. 물론 표창을 기대하고 땀 흘려 일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리 임직원이 노력한 것에 대해 조금은 인정받은 기분이라 매우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2001년 창사 이후 20년 동안 재생에너지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우리의 ‘진정성’에 대한 하늘의 보상이라 생각한다. ”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RE100운동에 대해. “기업이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재생에너지 캠페인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시대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미 현 정부도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의 방안 중 하나로 RE100을 제시했고 몇몇 기업들이 참여 약속 후 로드맵을 구축하여 실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환경문제, 미래 에너지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현시대에 RE100과 같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 입장에서도 매우 큰 사업기회라고 생각한다. 다만, RE100 캠페인에 기업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최근 업계에서 ‘재생에너지의 날’ 제정에 대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시대에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생에너지 날 제정을 통해 이러한 것을 제도적으로 돕고 에너지 소비자로서 에너지 문제 해결을 스스로 실천하도록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되기에 제정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 생각한다. ” -올해의 경영방침은. “Team&Rule! 에스에너지의 경영철학이다. 팀 단위로 일할 것. 원칙과 규정을 정하고 이를 준수할 것. 많은 사람들이 모인 기업이라는 조직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같은 편이라는 ‘소속감’, 구성원 간의 오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합리적인 원칙’을 세우고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에스에너지는 지난 19년 동안 매일매일 시장이라는 전쟁터에 나가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에스에너지는 Team&Rule 경영을 통해 생존을 넘어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세계 No.1을 향해 도전할 것이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홍성민 에스에너지 회장은 1960년 충남 출생 학력 1978년 2월 충남고등학교 졸업 1982년 2월 고려대학교 공학 학사 (전기공) 1984년 2월 고려대학교 공학 석사 (자동제어) 경력 1983년 10월 삼성전자 입사 1992년 1월 삼성전자 태양광발전사업 팀장 2001년 1월 ㈜에스에너지 설립 2014년 1월 에스파워㈜ 자회사 설립 2014년 3월 에스퓨얼셀㈜ 자회사 설립 현 ㈜에스에너지 대표이사 / 회장 수상내역 2009년 10월 신재생에너지부문 대통령 표창 2017년 2월 국가브랜드대상 수상
  • [사설] 괴롭힘 금지법, 직장 갑질 더는 발 못 붙이게 해야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오늘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기업 문화 혹은 조직 관행을 핑계로 자행되던 사용자나 상사의 부당한 괴롭힘이 이제는 범법 행위로 징계 대상이 되고, 억울한 피해자들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지난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던지기, 양진호 한국미래기술회장의 사내 폭행, 병원 내 간호사 태움 사태 등 일련의 충격적인 직장 갑질로 국민적 분노가 들끓으면서 지난 연말 법 개정이 이뤄졌다. 직장 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동료나 부하를 괴롭히는 행태가 더는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물론 법을 고친다고 해서 고질이 된 문화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한계와 우려를 명확히 인식하고, 올바른 직장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낯설고 새로운 법이 적용되는 만큼 초기에 시행착오와 부작용은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어떤 행동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아직은 모호하고, 가해자에 대한 직접 처벌을 규정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게 사실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3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괴롭힘 행위에 대한 모호한 정의’와 `정보 부족’을 주된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고용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 사례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었지만, 현장에서 벌어지는 논란은 훨씬 복잡하고 미묘할 것이다. 직장은 생업을 위한 일터로 사회인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공동체다. 업무수행의 상하 관계가 부당한 신체적·정신적 폭력과 인격적 모욕으로 이어진다면 그 고통의 시간을 견뎌 낼 개인은 드물다. 그릇된 직장 문화를 바꾸고, 조직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수다. 권위주의 시대에 당연시했던 무조건적인 상명하복이 더는 미덕이 아니다. 아무리 상사라고 해도 업무시간을 포함해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했다면 부끄러워해야 한다. 직장인의 업무 스트레스는 흔한 일이지만 그것이 불합리한 사내 갑질에서 기인하는 일이 없도록 기업과 사내 구성원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유럽산 와인 문법에서 벗어나야 한국 와인 진짜 맛 느껴져요”

    “유럽산 와인 문법에서 벗어나야 한국 와인 진짜 맛 느껴져요”

    ‘와인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1988년 와인이 국내에 수입된 이후 지금처럼 불티나게 팔린 적은 없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되고, 잦은 야근과 회식 문화가 사라지면서 활성화된 ‘홈파티’는 ‘BYOB’(Bring your own bottle·각자 술 한 병씩 가져오세요)라는 용어를 우리의 일상 깊이 끌어들였다. 실제로 편의점의 와인 판매는 지난해 45.2% 증가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와인 판매 비중은 지난해 전체 주류 가운데 22.7%를 기록해 처음으로 맥주를 넘어섰다. 전통의 와인강국 프랑스, 이탈리아부터 미국, 호주,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대륙 와인, 조지아, 헝가리 등 동유럽 와인까지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부쩍 다양해졌다.이러한 와인 열풍 속에 오랫동안 와인 불모지로 분류됐던 한국의 와인도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150개에 달하는 전국의 와이너리에서 700여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신라호텔, 그랜드 하얏트 호텔 등 특급호텔에서도 이들 와인을 취급한다. 품질이 검증된 한국 와인들은 국가적 행사의 만찬주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 와인이 가성비 좋은 수입산 와인과 대적할 수 있을까. 향후 한국 와인이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핵심 경쟁력은 무엇일까. 지난 8일 한국 와인의 성지라 불리는 경기 안산시 대부도 그랑꼬또 와이너리의 김지원(53) 대표를 만나 농업과 직결된 한국 와인의 오늘과 미래를 물었다. “지금 숙성 중인 와인은 ‘캠벨 얼리’ 포도 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입니다. 가볍게 마시는 와인이어서 오래 보관하기보다는 금방 마시기를 추천합니다. 긴 시간 숙성해 맛이 열리는 프랑스 와인과는 품종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죠.”서늘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양조 탱크 앞에 선 김 대표는 이날 와이너리 방문객들의 ‘선입견 깨기’에 열중하느라 땀을 흘리고 있었다. 캠벨 얼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포도 품종으로 전체 생산의 약 80%를 차지한다. 프랑스, 미국 등에서 레드와인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카베르네 소비뇽이 와인 양조에 최적화된 품종이라면, 캠벨 얼리는 신맛과 향이 강해 생과로 더 많이 먹는다. 이 같은 이유에서 “한국에서 나오는 포도 품종은 와인에 적합하지 않다”는 말이 나왔고, 이는 곧 “한국 와인은 맛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돼 과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김 대표는 수입 와인이 와인 맛의 표준이 된 현실과 맞서고 있다. “와인의 맛을 평가하는 기준과 체계가 유럽에서 비롯된 것인데, 유럽과는 환경과 농업 시스템이 전혀 다른 한국에서 나오는 와인을 그들의 잣대로 단정 짓는 것은 편향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마실 물이 마땅치 않아 술이 물을 대체해야 했던 유럽에서 포도 농사는 와인을 만들기 위한 산업이었다. 반면 깨끗한 물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어 술이 물의 대체재가 아니었던 한국에서 포도는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과일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한국 와인의 특성을 인정해야 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국 와인 지도와 전국의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들이 종류별로 전시된 건물 1층을 지나 2층 시음장에서 캠벨 얼리 레드와인을 마셨다. 그의 말대로 이날 머릿속에 있는 와인 상식을 최대한 없애고 있는 그대로의 한국 와인을 즐기고 싶었으나 쉽지는 않았다. 복합적이고 드라이한 유럽산 와인과의 캐릭터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산딸기와 체리향이 강렬했고 비교적 단순한 아로마에 은은한 산미, 가벼운 목넘김이 인상적이었다. 기성 소믈리에의 시선으로는 “당도가 높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옆자리에 앉은 한 방문객은 “평소 와인의 떫은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와인은 부드럽게 넘어가서 마음에 든다”는 평을 내놨다. 그는 시음장에서도 “와인 잔을 드는 방법부터 와인을 마신 뒤 혀를 굴리는 시음 방법까지 모두 유럽에서 만들어진 것이지 정답은 없다”면서 “기성 와인의 문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서양의 와인이 하나의 문화라는 점, 또 이를 바탕으로 거대한 산업이 형성됐다는 점에서 기존 와인 체계를 애써 배격할 이유는 없지만, 결국 와인도 술의 한 종류이며 ‘취향의 문제’임을 직시할 때 소비 시장에서 한국 와인의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가 이토록 한국 와인의 개성을 강조하는 건 약 50년간의 암흑기를 지나 이제 막 기지개를 켠 한국 와인이 우리보다 앞서 와인 산업을 일군 일본만큼 발전할 수 있다고 믿어서다. 일본 와인도 한때 외국 와인의 아류 취급을 받았지만 끊임없는 고유의 품종 개발을 통해 브랜딩에 성공, 글로벌 시장에 일본 와인 장르를 안착시켰다. 1985년 농협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그는 와인에 관심이 없었다. 농업에 뜻을 두고 1993년 회사를 나와 대부도에서 포도 농사와 축산 등을 하던 그를 2000년 이 지역 포도 농업인들로 구성된 그린영농조합에서 찾았다. 포도 재배 면적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수입산 포도가 들어오면서 포도 가격이 하락하자 조합에선 와인을 비롯한 가공 산업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 했고, 행정 실무 경험이 있던 그가 결국 와이너리 운영을 책임지게 됐다.가시밭길이었다. 예쁘게 생기지 않은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취지는 훌륭했지만, 한국 와인에 대한 주변 인식은 전무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정부에서조차 와인 산업을 농업의 한 분야로 인정해 주지 않는 분위기였다. 수차례 유럽을 드나들며 양조 기술을 익히고 시행착오를 겪던 2014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1993년 생과용으로 개발한 청포도 ‘청수’를 와인으로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청수는 맛과 향이 좋았지만 익으면 알맹이가 잘 떨어져 시장성이 낮았다. 그는 청수를 양조하며 독일의 유명 화이트와인 품종인 리슬링 와인에 들어가는 효모를 넣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단맛과 신맛의 조화로움과 풍부한 과실향, 청량함에 “한국 와인이 이렇게 발전했느냐”는 업계의 평가가 이어졌고, 주요 대회인 아시아와인트로피에 출품해 2015년부터 2년 연속 실버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1병에 6만원으로 저렴한 가격이 아니었음에도 생산 물량이 동날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레스토랑에선 외국인 손님 접대용으로도 인기가 좋았다. “청수 와인을 통해 한국 와인에 대한 가능성을 봤다”는 그는 향후 한국 와인의 경쟁력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그는 “한국 와인은 ‘우리 농부가 손으로 직접 만드는 와인’”이라고 강조했다. 대량생산을 하는 해외 거대 와이너리의 유명 와인에 비해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좋은 원료로 만든 와인이라는 점, 와인 생산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관광상품으로서의 경쟁력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그랑꼬또는 대부도에 놀러오는 내·외국인의 필수 방문코스로 자리잡았다”며 “와인 시음, 포도밭과 양조장 투어 외에 지역 스토리와 와인 족욕 체험 등 복합적인 콘텐츠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가심비’를 만족시킨다면 가격 경쟁력에서도 저가 수입 와인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엄마들에게 엄마가 씁니다

    [금요일의 서재]엄마들에게 엄마가 씁니다

    부푼 배를 부여안고 힘겹게 회사로 출근한다. 속 모르는 회사 사람들은 ‘배가 덜 나왔다’며 야단이다. 우여곡절 끝에 애를 낳았다. 그런데 무작정 희생만 강요하는 육아로 날마다 녹초가 된다. 임신하면서, 애를 키우면서 ‘엄마’가 되면서, ‘나’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대한민국 엄마들 이야기다. 이번 주 ‘금요일의 서재’는 엄마들이 쓴 신간을 모았다.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문예출판사), ‘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다연) 두 권을 골라봤다.●싸우지 않아도 되는 사회 됐으면=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익명의 트위터 계정 ‘임신일기’ 글이 책으로 나왔다. 제목부터 강렬하다.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부제는 ‘열 받아서 매일매일 써내려간 임신일기’라 붙였다. 저자는 철저히 계획해 임신했지만, 덜컥 임신을 하니 걱정부터 앞섰다. 그리고 자신의 임신 이후 이야기를 차근차근 기록했다. 그렇게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10개월 동안 써내려간 일기에는 솔직하고 생생한 목소리가 담겼다. 가령 “오늘 회사에서 가장 많이 들은 소리는 ‘배가 하나도 안 나왔네’였다”고 밝힌 저자는 여기에 “어쩌라고”로 응수한다. 입덧 절정기에는 “음식을 먹으나 안 먹으나 신물이 나고 울렁인다. 회사에서는 악을 쓰며 구토를 삼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비임산부들은 임산부들이 겪는 현실의 실상에 놀라워했다. 임신 경험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더해 저자에게 조언과 응원을 건넸다. 저자는 10개월의 일기를 마치며 “싸우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육아 벗어나 엄마도 퇴근했으면=‘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는 아들을 키우며 ‘나’를 잃어버린 엄마의 에세이다. 2006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세상을 바꾸는 ‘교육’을 하겠다며 호기롭게 학교로 향한 저자. 그러나 학교를 바꾸기는커녕, 집에 들어서는 순간 다시 출근하는 기분에 휩싸인다. 하루의 피로를 잠시 내려놓을 틈도 없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집안일 때문이다. ‘오늘 늦어, 먼저 자’라는 남편 메시지를 받는 날이면 다 때려치우고 그냥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왈칵 솟구친다. 칭얼대는 아이에게 화살이 간다. 꾹꾹 억누르던 화를 마침내 터뜨리고, 아이도 엄마도 펑펑 운다. 그 누구보다 평범한 여자이자 엄마이자 아내였던 저자는 ‘엄마’라는 호칭이 익숙해질 무렵,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호되게 앓았다. ‘엄마’와 ‘나’ 사이에서 나를 지키며 사는 방법을 생각하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저자는 어느 날 ‘아이’와 ‘나 자신’을 분리하고 한 발짝 떨어져 바라봤다. 그렇게 소신 육아를 하면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저자는 말한다.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참고 참다 어느 순간 폭발하고 힘들어하지 말라고, 생각보다 아이는 스스로 잘 자라니까, ‘올인하는 육아’에서 벗어나 엄마도 이제 퇴근 좀 하라고.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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