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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임영웅도 좋지만, 인문문화 영웅도 살피자/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임영웅도 좋지만, 인문문화 영웅도 살피자/최준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요즘 국내의 막장 정치판과는 다르게 한류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려져 있으니 더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겠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들은 한국이 전 세계로부터 세계적인 문화국으로 숭앙받고 있는 줄로 착각마저 하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외국인도 있겠지만 그것이 전반적인 추세인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까 한국인이 노래와 춤을 잘하고 드라마를 잘 만든다고 해서 한국을 문화적인 선진국으로 인정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특히 선진국의 지성인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는 데에 인색할 것이라 본다. 어떤 나라가 문화적으로 선진국인지 아닌지를 가릴 때 우리는 그 나라가 노래나 춤, 드라마 그리고 스포츠를 잘하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 나라가 사상(종교)이나 역사·문학 같은 인문학, 그리고 과학이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가지고 판단한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은 특히 인문학이 턱없이 약하다. 이 분야에서는 도무지 세계에 내놓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한국인이 그동안 인문학을 백안시했기 때문에 생긴 자연스러운 결과다. 한국인들은 그동안 인문학에 대해 아주 기이한 태도를 보였다. 인문학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대학에서는 인문학이 취직하는 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죽이기 바빴던 것에 반해 사회에서는 인문학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니 말이다. 아니, 대학에서 인문학이 죽어 가는데 어떻게 사회에서 인문학이 살아날 수 있겠는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한국이 인문문화적으로 미천한 나라로 비칠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혹시 외국의 지성들이 한국인을 두고 ‘당신들은 노래와 춤, 드라마밖에 잘하는 것이 없지 않으냐’고 힐문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럴 때 한국인은 적절하게 응대하지 못하지 않을까. 그건 자국의 문화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은 대단한 인문문화를 갖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문자인 한글에 대한 모든 것을 기록한 ‘훈민정음 해례본’과 한국인의 대단한 기록 정신을 보여 주는 ‘고려대장경’과 ‘조선왕조실록’, 그리고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과 같은 세계사적인 서책을 갖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니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한국인들은 아직도 이 유물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모른다. 내가 거론하고자 하는 것은 유물 자체가 아니라 유물들이 우리에게 전해 내려온 경위다. 이것들은 종이 아니면 나무로 돼 있어 불에 취약하다. 따라서 전란이 나면 다 없어지기 마련인데 이것들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이것은 우리에게 문화 영웅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예를 들어 ‘해례본’을 구입해 끝까지 지킨 전형필, 6·25 때 미군의 해인사 폭격 명령에 목숨을 걸고 ‘대장경’을 지킨 김영환 대령, 임진왜란 때 단 한 질밖에 남지 않은 ‘실록’을 사수한 손의와 안흥록, ‘직지’를 발견하고 금속활자로 인쇄됐다는 것을 사력을 다해 증명한 박병선이 바로 우리의 영웅이다. 나는 최근에 박병선을 중심으로 이분들에 관한 책을 냈다. 그런데 이 책을 쓰면서 크게 놀랐던 것은 이분들에 관한 연구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발견하고 분개하며 어이가 없어 시쳇말로 ‘멘붕’이 됐다. 이 책에서 나는 박병선을 주로 다뤘는데 그가 ‘직지’(그리고 ‘조선왕조의궤’)를 발견하고 그것이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를 추적했다. 그런데 문서 자료가 별로 없어 박병선의 강연이나 인터뷰를 모아 쓸 수밖에 없었다. 다른 분은 사정이 더 열악했다. 전문적인 연구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그때 ‘한국인들 정말 큰일 났구나. 이런 문화 영웅들을 이렇게 홀대하다니’ 하면서 자탄 어린 푸념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자고로 조상을 돌보지 않는 민족은 흥할 수 없는데, 이분들은 그저 그런 사람이 아니라 영웅들 아닌가. 트로트의 임영웅만 있는 게 아니라 한국인에게 진정한 영웅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래야 한국인들이 전 세계에 ‘우리는 연예만 능한 민족이 아니라 높은 인문문화를 갖고 있다’고 외칠 수 있다.
  • “콘돔 착용 조건으로 성관계” 어기면 성폭행?…캐나다 대법원 심리

    “콘돔 착용 조건으로 성관계” 어기면 성폭행?…캐나다 대법원 심리

    콘돔 착용을 조건으로 남녀가 성관계를 가졌는데 남성이 그 약속을 어겼다면 성범죄자로 처벌을 받아야 할까. 캐나다에서 이 같은 갈등을 다루는 재판이 열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 캐나다 CBC방송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의 당사자인 피해 여성과 가해 남성은 2017년 온라인으로 알게 된 뒤 같은 해 3월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성관계도 대화 주제가 됐는데, 여성은 콘돔 없이는 성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혔고, 남성도 이에 동의했다고 한다. 이후 남성의 집에서 다시 만남을 갖게 된 이들은 이날 두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첫 관계는 양측의 동의대로 콘돔을 착용한 채 성관계가 이뤄졌지만 두 번째 관계가 문제가 됐다. 남성이 성관계를 앞두고 침대 옆 테이블 쪽으로 잠시 몸을 돌렸는데, 여성은 이를 남성이 콘돔을 새로 착용하는 것으로 착각했다는 것이다. 이후 콘돔 없이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은 남성을 고소했다. 콘돔 없이는 성관계를 갖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혔는데도 남성이 이를 어긴 만큼 당시 잠자리는 동의를 받지 않은 관계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성은 상대 여성이 콘돔을 착용했을 때에만 성관계에 동의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2018년 처음 열린 재판에서는 여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남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당시 판사는 “여성이 관계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여성의 항소로 열린 지난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항소심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새로 심리하라고 명령했다. 이날 대법원에서 선 가해 남성 측 변호사는 “여성을 속이려 한 적이 없다”며 “만약 이런 항소가 받아들여진다면, 이 남성에게 범죄 기록이 남고, 성범죄자로 등록돼야 한다. 그 결과가 매우, 매우,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또 성관계 중 남성이 ‘느낌이 더 좋아졌느냐’고 여성에게 물었다는 점을 변호사는 강조했다. 남성이 정말로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사실을 감추고 여성을 속이려 했다면 이러한 질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피해 여성은 “체위에 대해 묻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당시 질문이 콘돔이 없다는 것을 뜻했다는 사실은 나중에서야 깨달았다고 반박했다. 재판에 소송참여인 자격으로 출석한 여성 법률지원단체 ‘서해안 여성법률교육행동재단’의 케이트 피네이 변호사는 “법이 실생활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네이 변호사는 “콘돔이 있는 관계만 동의했는데, 콘돔이 없는 성관계를 가졌다면 이는 계약이 파기된 것이고, 원치 않던 체액에 접촉할 수 있다는 뜻”이라면서 “이러한 중대한 침해 사례가 이제 법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언론과 WP는 이번 재판이 ‘성관계 동의’에 대한 법률적 구성 요건에 대한 논쟁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2014년 ‘콘돔 훼손’ 사건이 거론되기도 했다. 한 여성이 콘돔 사용을 조건으로 남성과 관계에 동의했는데, 남성이 콘돔에 구멍을 내는 바람에 여성이 임신한 사건이다. 당시 남성은 성폭행으로 기소됐고,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에서도 유죄가 확정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대법원 판사 대다수는 남성의 콘돔 훼손 행위가 ‘사기’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여성의 사전 동의가 남성의 속임수로 인해 무효가 됐다고 판단했다. 최근에는 관계 중에 일방적으로 콘돔을 빼버리는 이른바 ‘스텔싱’이라는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는 법적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이 같은 행위를 민사 소송의 대상으로 인정했고 지난달 호주 수도 준주(ACT)에서도 스텔싱을 범죄로 규정했다. 올해 4월에는 뉴질랜드 법원이 이런 행위를 한 남자에게 강간죄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했고, 2018년 독일 베를린 법원이 비슷한 짓을 벌인 경찰관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가해 남성 측 변호사는 성관계 동의에 대한 기준이 대법원 판결로 세워져서는 안 되며, 의회 입법을 통해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 남성의 행동을 과연 범죄화할 필요가 있는지 반문했다. 반면 피해 여성의 법률 지원에 나선 피네이 변호사는 스텔싱을 현행 성폭행 관련 법 테두리 안에서 ‘성관계 동의 위반’으로 정의를 내려 향후 하급법원 판결은 물론 남녀 간 관계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임학정 PB의 생활 속 재테크] 내년 증시 알짜기업 옥석 가리기 시작… 2차전지 가장 유망

    지난해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급락한 이후 주식을 처음 시작한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가 쉽다는 착각을 하는 듯하다. 당시 코스피가 몇 달간 상승 추세로 이어지다 보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을 통한 젊은층의 묻지마 투자 자금도 상당수 주식시장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하지만 기업 분석이나 리스크 관리 전략 없이 주식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성적표는 올해 현 시점 기준으로 처참하게 손실이 나 있는 상황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지난해 그토록 좋았던 시장이 올해는 왜 이렇게 쉽지 않은지 궁금하다. 지난해는 기존 주식 투자 원칙이 적용되지 않은 해였다. 지난해는 종목 선택을 얼마나 잘했는지보다는 증시에 투자 자금을 얼마나 편입했는지에 따라 수익금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고점을 기점으로 실적이 나오지 않거나 성장 모멘텀이 없는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원치 않는 장기 투자를 하게 되면서 투자의 쓴맛을 보고 있다. ●올해 성장모멘텀 없는 종목 투자자 ‘쓴맛’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시장은 급격한 상승보다는 횡보하거나 단기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가격 또한 내년 1분기까지는 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테이퍼링 및 금리인상 시기가 언급될 때마다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는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하고 내년 투자가 유망한 섹터를 지금부터 발굴해서 편입해야 한다. 확신이 있는 주식에 대한 상향식(보텀업) 투자 방식으로 시장 변동성과 무관한 알짜기업 투자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내년 미디어·콘텐츠, 여행·레저도 관심 업종 내년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여전히 ‘2차 전지’를 꼽는다. 이어 미디어·콘텐츠, 위드 코로나 관련 여행·레저 섹터도 관심 업종으로 보고 있다. 2차 전지는 전체 자동차 대비 전기차 비중이 유럽과 중국 그리고 미국이 25%를 넘게 차지한다. 미디어·콘텐츠로는 방탄소년단(BTS) 등의 케이팝과 더불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 같은 히트작으로 글로벌 성장성이 확인되면서 유망주로 부상했다. 마지막으로 위드 코로나로 여행·레저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이처럼 내년 유망 업종을 상장지수펀드(ETF) 포트폴리오로 구성한다면 먼저 2차 전지 관련 ETF로는 ‘TIGER 2차 전지 테마ETF’,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 SOLACTIVE ETF’를 추천한다. 미디어·콘텐츠 업종에서는 ‘TIGER 미디어컨텐츠 ETF’와 ‘HANARO Fn K-POP&미디어 ETF’를 권한다. 마지막으로 여행·레저 관련 ETF로는 ‘TIGER 여행레저 ETF’와 ‘KODEX 게임산업’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투자증권 영업팀장(여수지점)
  • [나우뉴스] 대만 주둔 미군 32명이 전부…中 누리꾼들 “어벤져스냐” 조롱

    [나우뉴스] 대만 주둔 미군 32명이 전부…中 누리꾼들 “어벤져스냐” 조롱

    대만 내 주둔 중인 미군의 수가 32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지난 28일 CNN 방송이 보도한 내용을 인용, ‘대만에 주둔 중인 미군 훈련자 수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미 국방부 자료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10월 현재 대만에서 군사 훈련에 참여 중인 미군의 수는 총 32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8년 10명에 불과했던 것에서 올해 22명 더 늘어난 숫자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7일 대만 차이잉원 총통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군의 주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지만 정확한 인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차이잉원 총통은 인터뷰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많은 수는 아니다”면서 훈련을 목적으로 한 미군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정확한 미군 병사 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첫 미군 주둔 사실이 공개된 직후 중국 당국은 즉각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의 독립은 곧 죽음이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것도 결국엔 되돌이킬 수 없는 망국의 길을 걷게 할 것”이라면서 즉각 반응했다. 미군 주둔 사실을 최초로 밝힌 대만 총통 입장이 공개된 직후 대만과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해당 사실을 보도하며 연일 논란이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29일 대만에서 열린 대만 주재 미국협의회의 쑨샤오야 타이베이 사무처장의 기자회견에서 현지 언론의 관심을 대만 내 미군 주둔 여부에 집중됐다. 쑨샤오야 타이베이 사무처장의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미군의 대만 내 군사 훈련 계획 및 미국의 대만 독립지지, 대만과 미군의 방위협력 관계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 등에 쏠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협의회 측은 “상호작용을 통해 방위력 유지에 협조하겠다”면서도 미군과의 대만 내 합동 훈련 등에 대한 추가 소식에 대해서는 별다른 공식 발언을 하지 않았다. 반면 이 같은 대만 내 주둔 중인 미군의 정확한 인원이 공개되자 중국 누리꾼들은 “1대 1만 명으로 싸우겠다는 것”이라면서 “어벤져스도 아니고 32명의 미군으로 무슨 방위 협조 등을 운운하느냐”고 조롱의 목소리를 냈다. 한 누리꾼은 “차이잉원 총통이 보여준 CNN과의 인터뷰 모습은 마치 대만에 주둔 중인 미군의 수가 32만 명 쯤 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대만 섬을 걸고 공개적으로 도박 중인 차잉이원과 그의 부하들은 고작 32명의 미군으로 대만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으냐. 스스로 어벤져스가 된 줄 아는 착각에 빠진 것 같다”, “32명이면 뭐하느냐, 3만200명이라고 해도 중국 군대와 붙어서 이길 승산이 없다”는 등의 비난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여기는 중국] 대만 주둔 미군 32명이 전부…中 누리꾼들 “어벤져스냐” 조롱

    [여기는 중국] 대만 주둔 미군 32명이 전부…中 누리꾼들 “어벤져스냐” 조롱

    대만 내 주둔 중인 미군의 수가 32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지난 28일 CNN 방송이 보도한 내용을 인용, ‘대만에 주둔 중인 미군 훈련자 수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미 국방부 자료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10월 현재 대만에서 군사 훈련에 참여 중인 미군의 수는 총 32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8년 10명에 불과했던 것에서 올해 22명 더 늘어난 숫자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7일 대만 차이잉원 총통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군의 주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지만 정확한 인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차이잉원 총통은 인터뷰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많은 수는 아니다”면서 훈련을 목적으로 한 미군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정확한 미군 병사 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첫 미군 주둔 사실이 공개된 직후 중국 당국은 즉각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의 독립은 곧 죽음이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것도 결국엔 되돌이킬 수 없는 망국의 길을 걷게 할 것”이라면서 즉각 반응했다. 미군 주둔 사실을 최초로 밝힌 대만 총통 입장이 공개된 직후 대만과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해당 사실을 보도하며 연일 논란이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29일 대만에서 열린 대만 주재 미국협의회의 쑨샤오야 타이베이 사무처장의 기자회견에서 현지 언론의 관심을 대만 내 미군 주둔 여부에 집중됐다. 쑨샤오야 타이베이 사무처장의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미군의 대만 내 군사 훈련 계획 및 미국의 대만 독립지지, 대만과 미군의 방위협력 관계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 등에 쏠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협의회 측은 “상호작용을 통해 방위력 유지에 협조하겠다”면서도 미군과의 대만 내 합동 훈련 등에 대한 추가 소식에 대해서는 별다른 공식 발언을 하지 않았다. 반면 이 같은 대만 내 주둔 중인 미군의 정확한 인원이 공개되자 중국 누리꾼들은 “1대 1만 명으로 싸우겠다는 것”이라면서 “어벤져스도 아니고 32명의 미군으로 무슨 방위 협조 등을 운운하느냐”고 조롱의 목소리를 냈다. 한 누리꾼은 “차이잉원 총통이 보여준 CNN과의 인터뷰 모습은 마치 대만에 주둔 중인 미군의 수가 32만 명 쯤 되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대만 섬을 걸고 공개적으로 도박 중인 차잉이원과 그의 부하들은 고작 32명의 미군으로 대만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으냐. 스스로 어벤져스가 된 줄 아는 착각에 빠진 것 같다”, “32명이면 뭐하느냐, 3만200명이라고 해도 중국 군대와 붙어서 이길 승산이 없다”는 등의 비난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 [여기는 중국] 하천에 물 빠지자 고대 주화가 와르르… ‘보물찾기’하는 사람들

    [여기는 중국] 하천에 물 빠지자 고대 주화가 와르르… ‘보물찾기’하는 사람들

    댐 건설로 수심이 낮아진 하천 바닥에서 고대 주화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몰려 화제다. 현지 SNS 등을 통해 일명 ‘보물 캐기’로 화제가 된 사건은 지난 27일 중국 광둥성 화저우시 바오제현 일대의 작은 하천 수심 바닥에서 다수의 동전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올 초 바오젠 현 산성 일대에 중대형 댐 건설이 시작되면서 작은 농촌 마을의 하천 수심이 낮아지며 벌어진 일이다. 그 덕분에 지금껏 하천 아래에 감춰져 있었던 다수의 주화들이 무더기로 발견, 이 일대 주민들인 수일 째 ‘일확천금’을 꿈꾸는 등 흥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하천 바닥에서 다수 발견된 주화를 영상으로 촬영, SNS에 공유하면서 조용했던 현 단위 작은 농촌 마을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영상이 공유되자 인근 도시에서 밀려든 주민들로 하천 일대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던 것.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 속에는 하천 바닥으로 밀려든 인근 지역 주민들과 이들이 찾은 소위 ‘고대 주화’를 연상케 하는 것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을 주민들이 찾은 다량의 주화에는 고대 무늬가 새겨져 있어서 언뜻 보면 고대 희귀 동전으로 착각할 만한 외관이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주화가 발견됐던 27일 당일, 하천 바닥에서 무려 70여 개의 주화를 찾았다는 한 남성은 해당 주화를 가리켜 “세계적으로 오래된 금화와 은화처럼 고대 화폐로 유통됐던 주화를 되팔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흥분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겨 연일 화제가 됐다.이 같은 영상이 다수 공유되자 일명 보물찾기를 하기 위해 하천으로 몰린 주민들로 인해 이 일대는 연일 인파가 집중된 상황이다. 바오제 현 주민들은 외부에서 온 관광객들과 현지 주민들이 엉켜 혼잡한 상황의 하천 인근 상황을 촬영, SNS 등에 추가로 공유하고 있다. 영상 속 주민들은 무릎 높이의 하천에서 바지를 올린 채 한 손에는 커다란 플라스틱 통을 들고 하천 바닥을 헤매는 모습이 다수 담겨 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미 수 시간 동안 캐낸 동전을 모아서 하천에 세척, 다수의 주민들이 하천 안쪽 깊숙이 접근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화제가 계속되자, 바오제 현 정부는 28일 현장에 주화 연구 전문팀을 파견, 해당 주화가 청나라 시기 장례식에서 사용했던 주화라고 추정했다. 한 관계자는 “하천 바닥에서 다수 발견된 주화는 오래 전 이 지역 주민들이 장례를 치를 때 다리를 건너며 하천 밑으로 뿌린 것이 바다로 흘러가지 못하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것들”이라면서 “당시 사망한 사람들이 하천 다리를 편안하게 건너가라는 미신으로 뿌린 가짜 동전이다. 현재 이 동전들은 어떠한 가치도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정부 입장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보물 찾기’는 한 동안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동전 수집에 열중했던 한 남성은 “현재는 동전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 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일단 소장하고 있다 보면 나중에라도 그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집에서 가만히 앉아서 노는 것보다는 이렇게 나와서 보물 캐기라도 집중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했다. 한편, 연일 인파가 몰리자 바오젠 현 정부는 이 일대를 침수 우려 지역으로 지정, 하천에 접근을 시도하는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현장에 진입 금지 경고판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 생태공원·사내 대학원까지 갖춘 ‘삼성 시티’

    삼성전자, 생태공원·사내 대학원까지 갖춘 ‘삼성 시티’

    경기 수원과 기흥 등에 소재한 삼성전자 사업장들을 찾아가 보면 마치 대학 캠퍼스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든다. 엄청난 규모도 놀랍지만, 생태공원 등 넓은 녹지공간과 야구장과 풋살장 등 부대시설, 유명 몰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베이커리와 커피전문점 등은 기업의 일터라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대학 캠퍼스 같은 근무 환경은 “사업장을 인재가 능력을 꽃피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으로 만들자”는 기조에 따라 삼성전자가 2009년부터 각 사업장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개선하며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삼성 디지털 시티’로, 기흥사업장은 ‘삼성 나노 시티’로 각각 명명됐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최적의 업무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전폭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은 단계별로 경영학 석사(MBA), 학술연수, 지역전문가 제도, 인공지능(AI) 전문가 제도 등 다양한 경력개발·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1990년부터 도입한 해외연수 프로그램인 지역전문가 제도는 삼성의 글로벌 시장 개척과 인재양성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입사 3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히도록 지원하는 자율관리형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세계 80여개국에서 3500여명의 지역전문가가 양성됐다. 더불어 직장과 학교를 병행할 수 있도록 건립한 삼성전자공과대(SSIT)는 2001년 정규대학으로 승인됐고, 사내 대학원으로 성균관대 반도체디스플레이공학과와 DMC공학과도 개설됐다. 현재까지 삼성 내에서 배출된 학사는 1002명, 석사와 박사는 각각 1150명, 177명이다.
  •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자전거 예찬/기초과학연구원 희귀핵연구단장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자전거 예찬/기초과학연구원 희귀핵연구단장

    필자는 고등학교 시절에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다. 마포대교의 시작 지점인 마포동부터 학교가 있는 연남동까지 30분 남짓 걸리는 거리를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이 아니면 매일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지금처럼 자전거 길이 따로 없었고 도로에서는 차들의 우선권이 용인되던 시절이었기에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었다. 몇 달 동안 어머니를 설득한 끝에 가능하면 찻길이 아닌 골목길로만 다니겠다는 다짐을 받고 어렵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그 당시 자전거로 통학하는 몇 안 되는 학생 중 한 명이었다. 그 이후 자전거를 탈 기회가 없다가 2년 전 대전에 있는 기초과학연구원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다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이제는 1970년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하고 정겨운 자전거 전용도로가 많다. 요즘 같은 가을, 공기 저항을 느끼며 코스모스 길을 달리면 짧은 여행을 하는 것처럼 기분 전환이 되곤 한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가을에 빈약한 다리가 근육으로 조금씩 채워질 거라는 기분 좋은 착각을 하며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자전거를 타면 걷는 것에 비해 에너지를 덜 쓰면서도 더 빨리 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마찰력 차이 때문이다. 마찰력이 없으면 앞으로 전진할 수 없지만, 마찰력이 너무 커도 움직임이 둔화돼 비효율적이 된다. 걸을 때는 걸음마다 신발과 땅 사이의 마찰력과 몸이 받는 중력을 이겨 내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자전거로 달리면 바퀴의 아주 일부분만 지표와 닿게 돼 마찰력이 훨씬 작아지면서 에너지가 적게 소요된다. 그만큼 마찰력은 움직임과 이동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이동수단에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공기 저항이다. 물체는 보통 속력의 제곱에 비례해 공기 저항을 받게 돼 빨리 움직일수록 더 많은 공기저항을 받는다. 그 때문에 높은 곳에서 물건을 떨어뜨리면 초기에는 낙하 속력이 빨라지지만 점점 공기의 저항을 더 받게 돼 일정 속도 이상 증가하지 않는 것이다. 빗방울은 매우 높은 곳에서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공기 저항으로 지표면에서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속력이 되는 것이다. 자전거는 인간이 만든 이동 수단 중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도구이다. 내연 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는 자체 무게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자동차는 자전거에 비해서 최소 50배 이상의 에너지를 더 사용한다고 한다. 인간이 만든 이동 수단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것이 자전거라면, 우주발사체는 가장 복잡하고 고도의 과학기술을 요하는 거대한 운송 기기일 것이다. 중력과 공기의 저항을 이기면서 무거운 인공위성을 탑재해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리는 기술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난주 목요일, 국민들의 기대 속에 누리호가 힘차게 발사됐다. 누리호 발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강국임을 보여 주었고, 어떻게 보면 어려움 극복에 필요한 힘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삶에도 앞으로 나가야 할 때 항상 마찰력 같은 저항의 요소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것을 이겨 내야 원하는 목표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다. 우리나라 우주발사체 기술이 최종 목표에 거의 다가갔다는 증거가 되는 이번 누리호 발사 소식에 과학기술계의 한 사람, 아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간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낸다.
  • “브레이크인 줄” 실수로 액셀 밟아 ‘와장창’ 편의점 박살

    “브레이크인 줄” 실수로 액셀 밟아 ‘와장창’ 편의점 박살

    차량 탑승자 3명 중 1명만 타박상제주의 한 관광객이 차량 제어장치인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인 액셀을 밟은 채 편의점으로 돌진해 편의점이 심하게 부서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차량이 돌진한 지점에 손님들이 서 있지 않아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운전자는 페달을 착각한 실수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25일 오후 2시 45분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수산교차로 인근 편의점으로 관광객 A씨가 몰던 코나 전기차가 돌진했다. 이 사고로 편의점 외부 유리창이 완전히 깨지는 등 내외부가 파손됐다. 사고 당시 편의점에 손님이 있었지만, 다행히 사고 지점과 멀리 떨어져 있어 다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차에 탑승하고 있던 3명은 모두 무사한 가운데 가운데 1명만 경미한 타박상을 입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해당 편의점을 이용하기 위해 인근에 주차를 하던 중 브레이크가 아닌 액셀을 잘못 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 [씨줄날줄] 노정객의 훈수/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노정객의 훈수/임병선 논설위원

    “지도자는 원래 수재형보다는 약간 건달기가 있어야 되더라고요. 공동체를 휘어잡고 하려면 좀 건들건들해야지.” 청와대 수석과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유인태(73) 전 의원의 말을 듣고 어이없었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편해질 줄 알았는데/ 더 많이 공부해야 하고/ 더 많이 이해해야 하고/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최정재 시인의 깨달음에 한참 못 미친다. 잊을 만하면 한마디 보태는 김종인(81)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도 시간이 지혜와 비례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내년 3월 대선 투표까지 한참 남아 국민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야당이 대선에 승리할 확률이 60~70%”라고 말해 모두를 아연실색하게 했다. 오죽했으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마저 “김 전 위원장께 전화를 드려 오만해 보이는 발언을 자제하시라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겠는가. 집권여당의 ‘큰어른’을 자처하는 이해찬(69) 전 대표도 못지않았다. 진보 집권이 20년 갈 것이라 큰소리를 친 게 불과 3년 전인 2018년 8월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무색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우리 정치문화에 일그러진 구석이 많지만 그중 하나가 어른의 부재다. 모두 1987년 체제와 3김 시대의 종언을 얘기하지만 그를 대체할 것을 충실히 만들어 내지 못했다. 그리고 어설픈 흉내를 내는 사람만 많아졌다. 바둑에 몰두하면 판 전체를 읽기 어렵다. 이런 때 조언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친 훈수는 분란을 부채질한다. 태종실록을 보면 권희달이란 벼슬아치가 내기 바둑을 두던 상관 조영무의 심기를 건드리는 장면이 나온다. 보다 못한 조영무가 관직을 박탈하니 권희달이 관대를 상관 앞에 집어던지고는 승추부에 나쁜 말을 넣었다. 임금이 싸고 돌아 매번 봐주니 권희달은 행실을 고치지 않았다. 중국 사기에도 송나라 때 학식과 인품이 깊은 사홍미가 내기 바둑 훈수꾼에 분개해 판을 엎은 뒤 저주를 퍼붓고는 화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반면 국왕의 체면과 나라의 위신을 살린 훈수도 있었다. 선조가 이항복의 건의를 받아들여 명나라에 구원을 요청했더니 군사를 이끌고 압록강을 건너온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바둑을 모르는 선조에게 무람없게도 대국을 청했다. 유성룡이 수락하라고 하더니 이여송의 등 뒤에서 양산을 펼쳐 들고 대국 모양대로 구멍을 뚫었다. 선조는 그대로 돌을 놓았고, 이여송은 결국 돌을 던지고는 선조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유권자를 깔보는 듯한 태도에 스스로를 플레이어로 착각하는구나 의심케 하는 언행도 있다. 그렇잖아도 대선 판도가 어지러운데 노정객마저 판을 흔들면 되겠는가.
  • [라이드온] 서울에서 인천까지 ‘연비 26.4㎞’… 엔진모드도 전기차인 듯 조용~

    [라이드온] 서울에서 인천까지 ‘연비 26.4㎞’… 엔진모드도 전기차인 듯 조용~

    하이브리드 세단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렉서스 ‘ES 300h’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렉서스코리아는 지난달 27일 7세대 ES 부분변경 모델 ‘뉴 ES 300h’를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ES 300h는 일본차 불매운동 속에서도 렉서스의 판매량을 지탱해 준 효자 모델이다. 2012년 첫선을 보인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 부문 1위에 오를 정도로 국내엔 적수가 없다.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에선 메르세데스벤츠 E250, BMW 520에 이은 3위를 달리고 있다. 동급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으로는 제네시스 G80, 벤츠 E 클래스, BMW 5시리즈 등이 있다. 지난 1일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뉴 ES 300h F SPORT’를 타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인천 중구 하늘정원까지 왕복 133㎞를 주행했다. 시동을 걸고 저속으로 달릴 땐 전기차처럼 조용했다. 가속페달을 밟고 속력을 높이니 가솔린 엔진이 부드럽게 개입했고 차량은 시원하게 내달렸다. 국산 하이브리드차와는 달리 전기모드에서 엔진모드로 전환될 때 충격이나 소음은 거의 없었다. 엔진이 개입해도 전기모드로 달린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하이브리드차는 확실히 일본차가 뛰어나다”는 말을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현재 도요타와 렉서스 브랜드의 국내 판매 모델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5%에 달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술력만큼은 자신 있다는 얘기다. 뉴 ES 300h에는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2.5ℓ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에 대용량 배터리와 2개의 모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22.5㎏·m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다. 엔진 동력으로 주행하면 배터리 충전이 동시에 이뤄진다. 제원상 복합연비는 17.2㎞/ℓ이지만, 이날 시승을 마쳤을 때 계기판에 찍힌 최종 연비는 26.4㎞/ℓ였다. 주행 안정감도 탁월했다.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은 충격을 흡수하는 댐퍼를 정교하게 제어해 도로 상태에 알맞은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했다. 레이더·카메라 센서로 전방의 차량을 감지해 차량이 스스로 가속과 제동을 제어하는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은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줬고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는 확실한 반응을 보이며 중심을 잡아 줬다.실내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느낌이 강했다. 12.3인치 터치 스크린은 이전 모델보다 운전자에게 112㎜ 더 가깝게 배치됐다. 일본차 특유의 꼼꼼한 마감은 흠잡을 곳 없을 만큼 정교했다. 다만 기어봉과 공기조절장치 버튼은 국산차나 독일차와 비교해 다소 예스러웠다. 디스플레이에 들어간 바늘 시계도 일본차만의 아날로그 감성을 진하게 풍겼다. 후방 카메라 영상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영상의 화질은 썩 선명하진 않았다. 화려한 인포테인먼트 기능보다 탁월한 연비와 안락한 주행, 꼼꼼한 마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본 브랜드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뉴 ES 300h가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지만 충전 부담 때문에 고민이 깊은 고객에게도 하이브리드차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 기본기에 충실하고 국산·독일차보다 잔고장이 덜하다는 점도 일본차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뉴 ES 300h 판매 가격은 6190만~6860만원, 11월부터 판매하는 F SPORT 모델은 7110만원이다.
  • 겉옷 실수로 가져갔다고...손님 때려 숨지게 한 50대 징역 4년

    겉옷 실수로 가져갔다고...손님 때려 숨지게 한 50대 징역 4년

    술집에서 자신의 겉옷을 실수로 가져갔다는 이유로 손님을 때려 숨지게 한 5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7일 광주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심재현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10월 19일 오후 10시 10분쯤 광주의 한 술집 앞 도로에서 옆자리 손님 B씨를 주먹으로 때려 다치게 해 치료를 받던 B씨를 지난해 9월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술집에서 자신의 겉옷을 가지고 간 B씨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차례 때렸다. 폭행을 당한 B씨는 뒤로 넘어지면서 철문과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 상성 경막상 출혈·대뇌 타박상과 인지장애 등으로 2년 동안 치료를 받던 B씨는 결국 숨졌다. B씨는 만취 상태에서 옆 탁자에 있던 A씨의 겉옷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집어 들고 나갔다. 이를 목격한 A씨의 일행이 이 사실을 A씨에게 알렸고, A씨는 B씨를 따라 나가 사과를 하지 않는다며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내내 ‘B씨의 얼굴을 때려 숨지게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외력에 의한 충격으로 뇌출혈이 생겼고, 잦은 출혈로 3차례 수술을 했다’는 B씨 담당 주치의의 진술과 목격자들의 증언 내용 등을 종합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팔을 휘두르며 달려들면서 B씨의 머리 부근을 때리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은 술집 직원, B씨 일행의 진술과 일치한다. 반면, 술자리를 함께한 A씨의 일행들은 상호 간에 엇갈리는 진술을 하는 등 서로 말을 맞춘 것으로 의심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A씨는 B씨가 만취 상태임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고목처럼 반듯하게 쓰러질 정도로 강한 유형력을 행사했다. 술집 앞은 바닥이 아스팔트로 사람이 넘어질 경우 충격을 완화해줄 수 없던 곳이다. A씨는 의식을 잃은 B씨에게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일행들과 현장을 떠났다”며 “A씨 행위는 B씨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순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폭력을 행사해 B씨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용서·사과를 구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했다”며 “생명 침해 행위는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고 출동 경찰관이 B씨에게 병원 이송을 권유했으나 적시에 치료받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 “여학생 스타킹 성욕 일으켜” 교감 무죄 ‘반전’…대법까지 간다

    “여학생 스타킹 성욕 일으켜” 교감 무죄 ‘반전’…대법까지 간다

    항소심, 원심 파기하고 무죄 선고“피해자가 오해나 착각했을 가능성”검찰, 판결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 수련회에서 여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교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오창섭)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성희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등학교 교감 A(63)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3월 열린 수련회에서 다수의 여고생에게 “여학생들이 스타킹을 신는 것은 남자 선생님의 성욕을 불러일으킨다”는 발언을 해 학생 B양에게 성적 수치심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A씨에게 벌금 300만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을 명령했다. A씨가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여학생’, ‘남자 선생님’, ‘성욕을 불러일으킨다’ 같은 단어만 기억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 못 한다. 시간이 지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오해 또는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수련회 발언 내용이 상당히 이례적이고, 예민한 여고생들에게 충격적인 것이 자명한 것을 고려한다면, 피고인이 공개적으로 발언을 했다면 당연히 다른 학생들도 기억했을 것”이라며 “다른 여학생과 여교사의 진술을 종합해볼 때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해당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 송영길, 이낙연 지지자들에 ‘일베 수준’ 발언 사과…“부적절 표현”

    송영길, 이낙연 지지자들에 ‘일베 수준’ 발언 사과…“부적절 표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5일 최근 일부 지지자를 향해 “일베 수준”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 “극단적 행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일베저장소’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로 디시인사이드의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파생돼 생겨났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상처받으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이낙연 전 대표에게 전화를 드려 많은 말씀을, 위로를 드리고 서운한 점도 얘기를 잘 들었다”면서 “깊은 고뇌와 아픔에도 당 단합과 문재인 정부 성공을 바라는 충정을 안다. 아버님 뒤를 이어 민주당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함께한 이낙연다운 숭고한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을 지켜온 동료 정치인으로서 이 전 대표에게 위로와 존경,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우리 모두가 극단적인 행태를 지양하고 함께 상처를 내지 않고 하나가 될 수 있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저부터도 솔선수범해서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다”며 “지금부터 이 순간 우리는 원팀이고 민주당은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지난 노무현 대통령님을 보내고 나서 눈물로 보냈던 세월을 다시 기억하며 하나로 모아갔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그런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서 송 대표는 최근 이낙연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의 이른바 ‘문자폭탄’ 등 행태에 대해 “거의 일베 수준으로 공격한다”고 비판했고, 지지자들은 당원 게시판 등에서 “민주당 당원을 일베 취급하느냐”고 반발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이낙연 캠프에 합류했던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밤 CBS라디오에서 송 대표의 ‘일베 수준’ 발언에 “치명적”이라며 “공격을 받아 화가 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한 것인데 평의원이었다면 모르겠지만 당대표였기에 해당 발언은 민주당이 다 그렇게 하는 걸로 착각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베는 저쪽 보수진영에서 얘기하는 빨갱이와 같은 색깔론이다. 함께할 수 없는 집단, 사람 이런 걸 지칭하는 것으로 사람 전체를 배척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당 대표로서 아주 부적절한 발언으로 감정이 격해서 나온 표현이긴 하겠지만 조심해야 된다”고 송 대표를 질타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나무는 각자의 속도로 자란다/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나무는 각자의 속도로 자란다/식물세밀화가

    어릴 적 명절이 되면 경기도 외곽 이모집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모집 뒤에는 낮은 산이 있고, 산 아래에는 소나무가 많았다. 이모는 추석마다 이 소나무 숲에서 주운 솔잎으로 송편을 쪄 주었다. 대학생이 되어 다시 그 소나무 숲에 갔을 때, 소나무 중 일부는 리기다소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나무는 한 곳에서 잎이 2개가 나지만, 리기다소나무는 잎이 3개가 난다. 이들은 1970년대 황폐해진 우리 산에 식재된 속성수 중 한 종이다.속성수는 빠르게 자라는 나무를 일컫는다. 우리 산에는 리기다소나무와 아까시나무, 오리나무 등 속성수가 많다. 1960~1970년대 황폐한 우리 땅을 하루빨리 푸르게 만들어야 했고, 그렇게 심어진 나무는 지금 아름드리나무로 커 버렸다. 지구에는 최소 6만종의 나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종 다양성만큼 나무의 생장 속도 또한 다양하다. 누군가 ‘나무는 얼마나 빨리 자라나요?’ 묻는다면, 나무의 생장 속도는 종마다 다를 뿐 아니라 같은 종일지라도 어느 위치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답할 수 있다. 위치란 기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따뜻한 기후에서 사는 나무는 추운 기후에서 사는 것보다 더 빨리 자라며, 북부 지방보다는 적도 근처의 나무의 생장 속도가 더 빠르다. 기후는 고도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만큼 일반적으로 낮은 고도의 나무는 고산 지대의 나무보다 더 빨리 큰다.그러나 애초에 느리게 자라는 종도 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주목이 그렇다.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느리게 자라는 데다 수명도 길다. 죽어서도 천년이 간다는 것은 죽어도 그 티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주목을 씨앗부터 기르려면 발아하는 데만 2년이 넘게 걸리고 생장 속도도 느리다 보니 일제강점기 일본 사람들은 우리나라 높은 산에 군락을 이룬 주목을 베어 가기도 했다. 이들이 약용식물과 목재로서 유용한 데다 생장이 느려 씨앗부터 번식하기 힘들기 때문에 다 자란 나무를 가져간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속성수가 아닌, 생장이 느린 주목을 지금 자주 접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주목을 가장 자주 만나는 곳은 산이 아닌 도시 안 학교와 빌딩, 집(아파트) 앞 화단이다. 주목은 산에서 5m 넘게도 자라지만, 도시 화단에서는 구형이거나 삼각형의 정형적인 형태로 전정되어 있다. 이들은 자라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 없이 가끔씩만 전정해 주면 우리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있어 준다. 무생물과 같은 생물. 인간은 느리게 자라는 나무를 숲에서 가져와 살아 있는 장식물로 이용한다. 도시 어디에서든 자주 볼 수 있는 회양목 또한 느리게 자라는 대표적인 나무다. 학생들에게 회양목 수형을 그려 보라고 하면 늘 직사각형이거나 구형을 그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회양목 역시 산에서는 3m 이상의 자유로운 형태로 자란다. 이렇게 높이 자랄 수 있는 회양목을 도시로 가져온 것은 자라는 속도가 느린 데다 공해에 강하며 관리가 쉽고 사계절 늘 푸르러 공간을 구획하거나 차폐하고, 동선을 유도하는 식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회양목이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면 쉴 새 없이 자라는 잎과 가지가 우리가 지나는 통로를 막고 미관을 해쳐 자주 전정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결국 관리 예산과 인력이 많이 들어 도시에 회양목을 심지 않을 수밖에 없다. 봄, 묘목시장에 가면 나무를 사러 온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꼭 나무를 고르며 묻는다. “이 나무 빨리 자라나요?” 내 정원과 마당에서 하루빨리 아름드리나무를 보고 싶은 마음에 묘목을 고르는 사람들은 빠르게 자라는 나무를 선택한다. ‘속성수’라는 용어는 있지만, 느리게 자라는 나무에 관한 별다른 용어가 없는 것을 보면 인간에게 유용한 것, 우월한 것은 빠르게 자라는 나무라 착각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새 느리게 자라는 나무는 그 나무대로, 빠르게 자라는 나무는 그 모습대로 이용하고 있었다. 빠르게 자라는 나무라고 다 좋은 것도, 느리게 자라는 나무라고 나쁜 것도 아니다. 빠르게 자라는 나무는 금방 숲을 푸르게 만들지만, 수명이 짧으며 목재가 약하고 재해에 쉽게 부서진다는 특징이 있다. 주목이나 회양목처럼 느리게 자라는 나무는 자라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수명이 길고, 목재는 치밀하다. 생장 속도에 따라 종의 우열을 가릴 필요가 없다. 그저 나무라는 생물 각자 자라는 속도가 다를 뿐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 인간 또한 모두 살아가는 속도가 다른데, 나무라고 다를 게 있을까 싶다.
  • 10월 중순에 활짝 핀 봄꽃…“날씨 따뜻해서 착각했나”[현장]

    10월 중순에 활짝 핀 봄꽃…“날씨 따뜻해서 착각했나”[현장]

    가을이 한창인 10월 중순에 계절을 잊은 듯 봄꽃이 피어 눈길을 끈다. 13일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과 대이동 사이 철길숲에는 다양한 봄꽃이 활짝 피어 있다. 이날 철길숲에서 만난 한 60대 시민은 “한동안 날씨가 따뜻해서 꽃이 계절을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철길숲 곳곳에는 개화 시기가 4~6월인 봄꽃 송엽국이 화려한 자주색 꽃을 피워 나들이객을 맞았다. 봄꽃의 대명사인 자주색 영산홍 꽃도 곳곳에 피었고, 봄에 주로 피는 빨간색 장미꽃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 “시바의 현신이다”…한의사 속여 60억 뜯어낸 물리치료사

    “시바의 현신이다”…한의사 속여 60억 뜯어낸 물리치료사

    “나는 시바(인도 시바파 최고의 신)의 현신이다. 곧 지구의 종말이 시작되는데 선업(善業·착한 일)을 쌓아야 살 수 있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백승엽)는 ‘시바신의 현신’이라며 한의사·난치병 환자의 혼을 뺀 뒤 60여억원을 가로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죄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은 A(51)씨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같은 죄로 징역 6년을 받은 한의사 B(51)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물리치료사인 A씨는 2012년 지인의 소개로 만난 한의사 2명을 상대로 “선업지수가 높아지면 시바 신을 소환할 수 있고 난치병도 고칠 수 있다”며 자신의 교리에 빠져들게 했고, 다른 한의사들도 소개 받았다. 이듬해 3월부터 난치병 환자까지 합쳐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시바 신의 현신’이라고 속이고 ‘악신 빙의 처리법’ 등을 설교했다. 이들이 신적인 존재처럼 행세한 자신에게 점점 빠져들자 범행에 착수했다. A씨는 2014년 6월 대전 서구 모 장소에서 자신을 따르는 한의사 등 12명을 상대로 각개격파하듯 “금년 말부터 대재앙이 오면 전 세계에서 치료를 받으러 환자 행렬이 이어지는데 한의사마을 건설 등을 준비할 돈이 필요하다”고 속여 모두 29억원을 뜯어냈다. 이 중에 “가족 모두 한의사마을에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을 주겠다”는 말에 1억 3850만원을 건넨 한의사도 있다. A씨는 또 주식으로 큰 돈을 번 사람한테는 “악신에 투자했다”며 ‘악신투자비 회수’조로 1억 2680만원이 든 통장을 가로채 유용하기도 했다. A씨를 따르던 25~30년 경력의 한의사 B씨도 범행에 직접 나섰다. B씨는 “내가 개발한 치료법으로 앞으로 창궐할 괴질을 고칠 수 있다”며 동료 한의사 등으로부터 33억원 상당을 받아 가로챘다 걸렸다. 재판부는 “평소 영적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일부 피해자는 한의원을 폐업하거나 부동산을 매각해 마련한 돈을 건넬 정도로 피해가 크다”며 “다만 피해금 일부를 반환한 점과 피해자 스스로 맹목적으로 추종한 부분을 고려해 원심보다 형량을 낮췄다”고 밝혔다.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 김용찬)는 지난 2월 1심 선고 공판에서 “한 피해자는 시바 신의 분노에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착각에 빠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 노벨상 받는다는 전화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욕설한 수상자

    노벨상 받는다는 전화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욕설한 수상자

    ‘노벨문학상’ 압둘라자크 구르나“수상 전화 받고 ‘보이스피싱’인 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노벨문학상 수상 통보 전화를 받고 ‘보이스피싱’으로 착각해 욕설을 했다고 털어놨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압둘라자크 구르나(Abdulrazak Gurnah)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는 수상 소감 인터뷰에서 수상 통보 전화를 끊을 뻔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노벨상을 받을 줄 모르고 있다가 수상 통보 전화를 ‘보이스피싱’으로 착각한 것이다. 구르나는 “커피를 만들던 중 전화벨이 울렸다”며 “보이스피싱 전화인 줄 알고 ‘이봐, 썩 꺼지지 못해? 날 내버려 둬’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으려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행히 전화를 끊지 말라는 상대방의 설득에 통화를 이어갔고, 영광스러운 수상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아프리카 난민 출신으로는 역대 5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 앞서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 구르나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 이유로는 ‘식민주의 영향 및 문화·대륙 사이의 격차 속에서의 난민의 운명에 대해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연민을 갖고 파고든 공로’를 들었다. 노벨위는 “구르나의 진실에 대한 헌신과 단순화에 대한 혐오가 인상적”이라며 “그의 소설은 틀에 박힌 묘사에서 벗어나 세계의 다른 지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적으로 다양한 동아프리카에 대해 우리의 시야를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73세인 구르나는 탄자니아 출신 영국 소설가다. 아프리카 난민 출신으로는 역대 5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흑인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는 35년 만이다.구르나는 1948년 아프리카 탄자니아 잔지바르 섬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1960년대 말 난민으로 영국 잉글랜드에 들어왔다. 이후 영국 켄트대학에서 영문·탈식민주의 문학 교수를 지내다가 최근 은퇴했다. 구르나는 10편의 소설과 다수의 단편을 발표했는데 ‘난민의 혼란’이라는 주제가 작품 전반을 관통한다. 대표작으로는 데뷔작인 ‘떠남의 기억’(Memory of Departure·1987)을 비롯해 ‘순례자의 길’(Pilgrims Way·1988), ‘낙원’(Paradise·1994), ‘바닷가’(By the Sea·2001), ‘탈주’(Desertion·2005) 등이 있다. 마지막 소설은 ‘사후의 삶’(Afterlives·2020)이다
  • 안철수 “또 감옥가는 대통령 만들면 안돼…대장동 특검해야”

    안철수 “또 감옥가는 대통령 만들면 안돼…대장동 특검해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7일 “대한민국 역사에 또다시 감옥에 가는 대통령을 만들 수는 없다”면서 대장동 의혹 규명을 위해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으로는 “유력 대선 후보들이 놈놈놈(나쁜 놈·이상한 놈·추한 놈)으로 불리더라”면서 “‘사람으로서의 온전함(Integrity)’이 있는 무결성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 여부에는 “8일 첫 회의가 열리는 당 대선기획단에서 방향성을 정하고 나면 어떤 역할을 해야 대한민국과 당에 좋을지 판단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장동 개발 의혹이 연일 논란이다. “대장동 게이트는 ‘공권력의 사유화’의 가장 악한 형태다. 정치를 돈벌이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 때문에 실망한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해줬다. 그런데 이번에 여야가 정치적으로는 대립 관계여도 사실상 공생관계라는 것이 드러나 국민 분노가 커졌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요구하지만, 여당은 수용하지 않을 듯하다. “특검만이 국민이 납득할 유일한 해결책이다. 경찰 수사를 보면 가장 중심인 성남시청 압수수색도 한 달 넘도록 안 했고 유력 용의자의 휴대전화 확보도 안 했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이래서는 어떤 수사 결과가 나와도 못 믿는다.” -여권 유력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얽혀 있는데. “의혹의 중심이 이 지사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된 후 진실이 밝혀지면 끔찍한 노릇이다. 또 감옥 가는 대통령 만들 수는 없다. 불행한 역사를 반복할 수는 없다. 진실을 밝혀야 깨끗이 선거를 치를 수 있다. 이상한 구조를 결재한 사람이 이 지사고, 더구나 본인이 설계했다고 하니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몰랐다면 배임이고, 알았다면 공범이다. 정말 억울하다면 원래 ‘사이다 스타일’로는 누구보다 특검하자고 부르짖을 사람 아닌가. 지금은 사이다 맛이 안 나고 밍밍한 설탕물 맛이다.” -대선을 겨우 다섯 달 앞뒀는데 여전히 무당층이 많다. “지난주 부산을 다녀왔는데 지역에 퍼진 말이 요즘 유력후보들을 두고 ‘놈놈놈’이라 칭하더라.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밖에 없다는 거다. 찍고 싶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국민의당을 3지대로 말하는데 표현이 잘못됐다. 여론조사 보면 아무도 지지 못 하겠다는 분이 가장 많다. 그러니 ‘1지대’다. 이분들은 특정 당의 승리나 정권 교체보다도 대한민국이 더 좋게 바뀐다는 확신이 필요한 분들이다. 항상 중도층은 사기당해 왔다. 양쪽 후보가 정해지면 늘 중도 타깃 전략을 취한다. 그러다 보니 속았다 후회하고, 속았다가 또 후회하고의 반복이었다.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여야 대선 경선 TV토론회는 어떻게 봤나. “흔히 착각하는 것이 대통령이 모든 사안을 다 알 필요 없다는 거다. 그건 몇십년 전 산업화 시대 사고방식이다. 옛날엔 어떤 분야가 발전하고 어떤 인재가 필요한 지 예측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워낙 한 분야가 복잡해서 한 분야에도 방향이 다른 많은 전문가들이 있다. 대통령 본인이 현재의 트렌드를 알고 맞는 전문가를 골라야한다. 또 현 시대에선 각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연구는 거의 다 돼 있고 새로운 것은 창조하는 건 분야 사이의 경계에서 생긴다. 나라가 부강해지려면 정부와 지도자가 과학 기술의 발전 방향을 알고 이를 막는 낡은 규제와 법률을 없애는 일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게 안 된다. 우리는 성공할 수 있는 것만 한다. 이런 논의들이 토론에서 나와야 하는데 안 보인다. -유력 후보들과 비교해 안철수의 경쟁력은. “정치의 중심에서 10년을 보내는 동안 부패하지 않고 막말하지 않고 성추행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국민도 제 무결성을 알아주시는 것 같다. 가진 경력이 의사, 정보통신(IT) 전문가, 경영자, 교육자 그리고 정치인으로서도 현역 중 정당을 창당해 교섭단체로 만든 유일한 사람이다.” -약하게 보이는 이미지도 있다.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거대 양당에 속하지 않고 3지대에서 이렇게 살아남은 사람은 약할 수가 없다. 바깥 이미지는 약할지 몰라도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세월을 통해 증명했다. 누구는 정치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하지만, 제가 양당에 속했으면 정치력이 좋다고 평가받았을 거다. 저보고 정치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그 당 나와서 3지대에서 붙어보자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현재 지지율은 전과 같지 않다. “지금도 매우 고맙다. 저 외에 모든 사람들은 대선 출마 선언하고 이미 뛰는 사람들이고 저만 출마 선언도 하지 않고 뛰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항상 포함돼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맙다.” -추후 국민의힘과의 합당 가능성은. “이번에는 중도가 결정권을 가지고 정권 교체를 하는 상황이 올 거라고 믿고 있다. 그래야 단순 산업화·민주화 시대에 멈춘 기득권의 ‘정권 교대’를 넘어 진짜 ‘정권 교체’의 시대가 올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새 시대 맏형 되려고 했는데 돌아보니 구시대 막내였다’고 말했는데, 그 이후로도 막내가 계속 나와서 여전히 구시대다. 중도 중심 정권 교체가 되면 새 시대의 맏형이 되는 정권이 될 수 있다.” 이하영·강병철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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