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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뉴스] “내 시계값이 네 목숨보다 비싸”…갑질한 中 고위 공무원 아내

    [나우뉴스] “내 시계값이 네 목숨보다 비싸”…갑질한 中 고위 공무원 아내

    중국의 한 고위 공무원 아내가 주유소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자신의 고급 시계를 가리키며 시계 값으로 상대방의 목숨을 살 수 있다는 등의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사실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8일 랴오닝성 잉커우 가이저우시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 중이었던 한 중년 여성과 직원 사이의 말다툼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대기 순서대로 고객들의 차량에 차례로 주유 중이었던 직원 A씨와 주유 후 지급되는 무료 화장지 한 팩을 더 요구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년 여성 장 모 씨가 A씨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그대로 폭로됐던 것.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이 촬영해 SNS에 공유한 영상 속에는 자신을 고위 공직자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장 씨가 직원 A씨를 겨냥해 “내 손목시계 값이 얼마인 줄 아느냐”면서 “자그마치 40만 위안(약 8000만원)이다. 이 시계 값이 네 목숨보다 더 비싸다”고 자극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지칭해 고위 공무원의 가족이며 “시계 하나로 네 목숨 정도를 쉽게 산다”는 등의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또, 장 씨는 “사장 나오라”면서 “내가 보는 앞에서 이 직원을 당장 잘라라. 해고하는 것을 보고서야 돌아가겠다”는 등의 막무가내 태도를 보였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공분을 일으켰고, 결국 사건 직후 가이저우시 정보국은 문제의 여성 장 씨가 이 지역 은퇴 고위 공무원의 아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일반에 공개했다. 현재는 장 씨의 남편이 이 지역 노동국에 재취업해 있다는 사실도 추가로 공개됐다. 관할 공안국은 공공질서 훼손 등의 혐의로 장 씨를 붙잡아 벌금 500위안을 부과한 상태다. 또 가이저우시 징계위원회는 장 씨와 은퇴한 고위 공직자 출신의 그의 남편에게 공직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무원 징계위원회 측은 ‘과거 고위 공무원들은 권력을 쥐고 흔들면서 자신들의 지위가 일반 주민들과 비교해 초월적인 위치에 있다고 착각했다’면서도 ‘하지만 현대 사회의 공무원은 그 직급과 무관하게 모든 국민의 종이며 어떠한 특권도 가질 수 없다. 모든 공무원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그 권력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내 시계값이 네 목숨보다 비싸”…갑질한 中 고위 공무원 아내

    “내 시계값이 네 목숨보다 비싸”…갑질한 中 고위 공무원 아내

    중국의 한 고위 공무원 아내가 주유소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자신의 고급 시계를 가리키며 시계 값으로 상대방의 목숨을 살 수 있다는 등의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사실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8일 랴오닝성 잉커우 가이저우시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 중이었던 한 중년 여성과 직원 사이의 말다툼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대기 순서대로 고객들의 차량에 차례로 주유 중이었던 직원 A씨와 주유 후 지급되는 무료 화장지 한 팩을 더 요구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년 여성 장 모 씨가 A씨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그대로 폭로됐던 것.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이 촬영해 SNS에 공유한 영상 속에는 자신을 고위 공직자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장 씨가 직원 A씨를 겨냥해 “내 손목시계 값이 얼마인 줄 아느냐”면서 “자그마치 40만 위안(약 8000만원)이다. 이 시계 값이 네 목숨보다 더 비싸다”고 자극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지칭해 고위 공무원의 가족이며 “시계 하나로 네 목숨 정도를 쉽게 산다”는 등의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또, 장 씨는 “사장 나오라”면서 “내가 보는 앞에서 이 직원을 당장 잘라라. 해고하는 것을 보고서야 돌아가겠다”는 등의 막무가내 태도를 보였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공분을 일으켰고, 결국 사건 직후 가이저우시 정보국은 문제의 여성 장 씨가 이 지역 은퇴 고위 공무원의 아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일반에 공개했다. 현재는 장 씨의 남편이 이 지역 노동국에 재취업해 있다는 사실도 추가로 공개됐다. 관할 공안국은 공공질서 훼손 등의 혐의로 장 씨를 붙잡아 벌금 500위안을 부과한 상태다. 또 가이저우시 징계위원회는 장 씨와 은퇴한 고위 공직자 출신의 그의 남편에게 공직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무원 징계위원회 측은 ‘과거 고위 공무원들은 권력을 쥐고 흔들면서 자신들의 지위가 일반 주민들과 비교해 초월적인 위치에 있다고 착각했다’면서도 ‘하지만 현대 사회의 공무원은 그 직급과 무관하게 모든 국민의 종이며 어떠한 특권도 가질 수 없다. 모든 공무원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그 권력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김남국 “尹대통령, 국민에 습관적 반말…소탈은 착각”

    김남국 “尹대통령, 국민에 습관적 반말…소탈은 착각”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한글날인 9일 윤석열 대통령의 ‘반말’을 문제 삼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을 향해 “미국에선 ‘이 ××’ 욕설로 나라 망신을 시키더니, 국내에선 처음 보는 국민을 아랫사람처럼 하대하고 또 반말을 내뱉었다”며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청년 경찰관을 만나도, 마트에서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분을 만나도 반말이 그냥 습관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YTN이 공개한 ‘돌발영상’을 공유했다. 해당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지난 5일 경북 상주시 스마트팜 혁신밸리 현장을 방문한 모습이 담겨 있다. 현장에서 윤 대통령은 관계자들에게 “그냥 먹어도 되나”, “농약 있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이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반말하는 태도를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완전히 거꾸로 된 태도다. 대통령은 국민의 상전이 아니다”라며 “해외에 나가서는 잔뜩 쫄아서 당당하지 못하고 움츠러든 모습으로 국민 보기 부끄럽게 행동하고, 국내만 들어오면 동네 큰 형님마냥 처음 보는 국민에게도 습관적으로 반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앞에 있는 한 사람을 놓고 반말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을 보고 있는 모든 국민에게 반말하는 것”이라며 “보는 국민은 기분이 나쁘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존대말이 기본 상식이고 예의”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소탈하다는 것은 본인 착각”이라며 “우리 국민에게 무례한 반말이 아니라 국민을 하늘같이 높이는 자세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경어를 사용해주시기 바란다. 제발 좀 고쳐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가를 대표해 정상외교에 나선 대통령이 비속어를 쓰고 직전 야당 지도부였던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막말을 일삼는 모습은 국민을 통탄하게 한다”며 “자랑스러운 한글을 아름답게 쓰고 지켜야 할 정치권이 우리 말을 어지럽히고 함부로 쓰고 있어 부끄러운 하루”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윤 대통령의 뉴욕 순방 중 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비속어 논란 영상과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 공공기관장을 향해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라고 한 발언을 동시에 겨냥한 것. 안 수석대변인은 “두 분 모두 거짓 해명으로 국민의 청력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국민 소통을 강조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왜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지 깊이 자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男 7명 사라졌다” 부천 호프집 ‘먹튀’ 사건…요금 지불 착각 해프닝(종합)

    “男 7명 사라졌다” 부천 호프집 ‘먹튀’ 사건…요금 지불 착각 해프닝(종합)

    경기 부천의 한 호프집에서 이른바 ‘먹튀’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추적에 나선 결과 조기 축구회원 7명이 서로 돈을 낸 것으로 착각해 빚어진 해프닝으로 확인됐다. 부천 소사경찰서는 부천시 옥길동 한 호프집에서 남성 7명이 술과 안주를 먹은 뒤 돈을 내지 않고 사라졌다는 신고는 해프닝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앞서 부천경찰서는 무전취식 혐의로 50대로 추정되는 남성 7명을 추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앞서 호프집 주인은 전날 오후 11시쯤 “50대로 보이는 남성 7명이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와 안주 12만2000원 어치를 시켜 먹은 뒤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의 신원 확인을 위해 맥주병에서 지문 감식을 하는 한편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도 분석하며 행적을 쫓았다. 그러나 이들이 이날 호프집을 찾아와 “돈을 서로 지불한 줄 알았다”며 사과하고 돈을 내면서, 경찰은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이들은 인근 아파트 조기축구회 회원들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회식비 담당 회원이 당연히 돈을 냈을 것으로 착각했다”며 “회식비 담당 회원마저 다른 회원이 돈을 낸 것으로 착각하면서 이런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충남 아산의 한 횟집에서는 22만원어치 음식과 술을 먹은 뒤 계산을 하지 않고 사라진 일행의 이야기가 공분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후에 횟집 주인이 “자수 안 하면 얼굴 나온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겠다”고 경고하자 결국 범인이 입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 주운 카드로 5500원 쓴 외국인에 2심도 벌금 150만원

    주운 카드로 5500원 쓴 외국인에 2심도 벌금 150만원

    “분실신고 하라고 쓴 것”지하철역에서 주운 카드로 5500원을 쓴 외국인 남성이 “(카드 주인이) 분실신고를 하라고 (일부러) 썼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재차 벌금형을 선고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양경승)는 점유이탈물 횡령 및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3)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카드를 사용할 당시 자신의 것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없다”면서 “자발적으로 카드 사용을 중지한 것이 아닌 분실신고로 거래가 거절됐던 점 등을 고려해 카드 사용에 고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20년 8월 26일 지하철 승강장 의자 밑에서 분실된 카드를 주운 뒤 이를 신고하지 않은 채 근처 자판기에서 1500원짜리 음료수를 구매했다. 이후 서울 종로구 인근 식당에서 4000원 상당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종로구 인근에서 음료 3000원어치를 추가 구매하려다 카드 분실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더 이상 쓰진 못했다. A씨는 수사기관에 “카드를 주운 뒤 찾아줄까 고민하다가 때마침 승강장에 자판기가 있어 사용했다”면서 “도난신고가 안 됐으면 신고를 하라고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지만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에서 동일한 금액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 대리기사를 내연남으로 착각…흉기 들고 쫓아간 50대 ‘집행유예’

    대리기사를 내연남으로 착각…흉기 들고 쫓아간 50대 ‘집행유예’

    아내를 태우고 온 대리운전 기사를 내연남으로 오해해 흉기를 들고 쫓아가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 권순남 판사는 7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월 21일 오후 9시 7분쯤 인천 서구의 한 길거리에서 대리기사 B(49)씨를 향해 흉기를 겨누며 “이리 와”라고 소리치고, B씨가 이를 피해 도망가자 흉기를 손에 쥔 채 B씨를 쫓아가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일 앞서 A씨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C씨의 차량을 B씨가 대리운전한 뒤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두 사람이 내연관계인 것으로 오인해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권 판사는 “피고인이 술에 취해 위험한 물건인 흉기로 피해자를 위협해 죄질이 나쁘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으며 동종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 [황두진의 안에서 보는 건축] 어떤 럭셔리/건축가

    [황두진의 안에서 보는 건축] 어떤 럭셔리/건축가

    럭셔리란 어떤 것일까. 좋은 집, 멋진 자동차, 세련된 옷, 근사한 저녁 식사, 고급 와인, 프라이빗 사교 클럽, 해외여행, 리조트 회원권 등이 떠오른다. 물론 이런 것들을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 일부를 특정 순간에 향유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적금을 깨서 마음속에 품었던 명품을 산다거나 한동안 라면을 먹을지언정 소중한 사람과의 기념일에는 풀코스 디너를 즐긴다거나 좁고 답답한 집에 살다가도 여행을 가서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거품 목욕을 하는 등의 일탈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그런데 이런 럭셔리는 알고 보면 주로 사적 영역에서 벌어진다. 그래서 돈이 필요하며 역설적으로 돈만 있으면 대부분 가능하다. 일부 명품 브랜드는 고객을 가려 가며 판매한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세상은 적어도 이런 면에서는 열려 있기 때문이다. 소비의 순간에는 누구나 금액에 합당한 평등을 누린다. 그러다 보니 또 다른 구별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어느 때부턴가 교양과 문화가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사적 럭셔리의 세계는 갈수록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다른 종류의 럭셔리도 있다. 휴일 아침, 책 한 권과 간단한 마실 것 정도를 들고 종묘를 찾아간다. 입장료가 있지만 그리 큰 부담은 아니다. 일단 그 안에 들어서면 도시의 혼잡함은 물론 시간의 흐름마저 잠시 잊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펼쳐진다. 적당한 그늘을 골라 책을 펴고 앉으면 몇 시간이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때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적막함과 호젓함이라는 최고의 호사도 즐길 수 있다. 물론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는 종묘 말고도 전국에 무수히 많다. 이런 것은 또 어떤가. 국공립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정기적으로 야간 개장을 한다. 그런데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이런 장소를 찾아가 보면 놀라울 정도로 사람이 없다. 야간에 개장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한 행정적 노력과 구성원의 수고가 없이는 불가능한, 매우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붐비는 낮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나 혼자밖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유물과 작품들이 다 내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운이 좋으면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이전 시대 같으면 왕족이나 귀족이 아니면 누리기 어려웠을 호사 중의 호사다. 알고 보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은 남들과 다른 생각과 행동이다. 그래서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혜택을 보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시민을 위한 고급 럭셔리를 공공 영역에서 제공하는 나라가 바로 선진국이다. 이를 즐기기 위한 별도의 조건은 없다. 약간의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이런 장소를 찾고 즐길 줄 아는 생각 정도다. 그럴 기회는 생각보다 많다. 다만 이를 찾아서 누리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 [진경호 칼럼] 인식이 사실을 창조하는 시대/논설위원실장

    [진경호 칼럼] 인식이 사실을 창조하는 시대/논설위원실장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5년 전 써낸 ‘호모데우스’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자유의지는 정말 자신의 의지인가.’ 여기서 ‘자유의지’란 자유민주 체제를 구성하는 인간 개개인의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의사를 말한다. 하라리는 답도 던졌다. ‘자유의지’라는 착각만 존재할 뿐이라는 것이다. 내 몸속 유전자의 지시와 불완전한 상황 인식, 살며 켜켜이 쌓은 경험 등이 뒤엉켜 만들어 낸 욕구는 내 ‘의지’라는 것 이전에 존재하며, 이 욕구를 따르느냐 마느냐를 선택하는 것조차 또 다른 욕구의 산물일 뿐이라는 얘기다. 자유의지에 대한 그의 장황한 설명은 개개의 인간을 욕망의 덩어리로 깔아뭉개자는 뜻이 아니다.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 아래 근현대사의 중심 테제로 자리한 자유민주주의와 그 바탕이 되는 ‘인간의 합리성’은 지극히 의심받아 마땅하다는 얘기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고, 다중의 선택은 옳다는 명제가 과연 타당한가를 묻는 것이다. 넘쳐 나는 정보에 허우적대며 참과 거짓을 가리기 힘들어진 지금의 우리는 세상을 읽는 한 가지 편리한 방식을 고안했다. 인식이 사실을 ‘창조’하는 것이다. 내 욕구에 어긋나는 사실은 거짓이고, 내 욕망에 부합하는 인식이 참이다. ‘탈진실’의 세상에서 사실은 중요치 않다. 이런저런 욕망의 교집합이 만들어 낸 인식이 곧 사실이고, 하나의 인식을 공유하는 사람의 수가 많은 쪽의 판단이 곧 진실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을 둘러싼 사생결단 공방이 탈진실 사회의 초상이다. 잡음에 묻힌 ‘○○○’을 두고 누구는 백 번 들어도 ‘바이든’이고, 누구는 죽어도 ‘날리면’이다. 마음 가는 대로 듣는다. 어떻게든 윤석열 정부를 흔들겠다는 욕망과 어떻게든 이를 막겠다는 욕망이 외교장관 해임안과 ‘왜곡보도’ 언론 고발로 충돌했다. 희대의 블랙코미디지만, 출연자들의 표정은 한없이 진지하다. 그래서 비극이다. 국민의힘의 이준석 사태도 다를 바 없다. ‘성접대 의혹’과 ‘권력 갈등’, 두 속성 가운데 서로 입맛에 맞는 하나만 앞세운다. 국회는 정권을 지키고 뺏는 것만이 존재 이유인 듯한 여야의 주술 가득한 제의의 전당이 됐다. 이들을 비난하는 건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이재명 지키기’에 당운을 건 민주당에게 그만 시비 걸고 민생이나 챙기라 하는 건 부질없다. 범법의 실체가 어떠하든 이재명과 민주당을 사수하기로 작심한 강성 지지층이 버텨 주는 한 ‘저주의 굿판’을 거둘 이유가 그들에겐 없다. 정권 탈환의 욕망에겐 사실보다 인식이 필요하다. 25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폭탄이 날아든 1997년의 정치도 이랬다. 시장은 국가 부도로 치닫는데 12월 대선을 앞둔 여야는 왜곡과 선동으로 날을 새웠다. IMF 사태의 책임을 김영삼 정부가 뒤집어썼으나 정리해고의 문을 연 노동법을 되돌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막은 당시 야당의 책임도 부인할 순 없다. 그리고 더 큰 책임은 이런 야당에 힘을 보탠 다수 국민의 ‘자유의지’에 있다. 그 대가는 결국 정리해고에 반대했던 김대중 대통령 당선 두 달 뒤 정리해고 도입으로 돌아왔다. 정부의 무능도, 야당의 선동도 우리의 자유의지는 막지 못했다. 뉴미디어로 만인과 만인의 투쟁이 가능해진 지금 자유민주 체제는 극좌·극우 파시즘의 위협에 직면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여의도 정치는 극렬 팬덤들이 만든 선악 구도의 신화에 포획됐다.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말은 그래서 틀렸다. 정치판은 사실 대신 인식에 갇힌 우리의 거울일 뿐이다. 바뀌어야 할 건 우리다. 파시즘의 나라로 갈 게 아니라면, 그래도 합리와 이성의 자유의지가 우리에게 있다고 믿는다면 욕망과 왜곡에 묻힌 사실들을 가려낼 눈을 잃지 말아야 한다. 안개의 나라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끝이 어디일지는 자명하다.
  • [열린세상] 알고리즘의 덫에서 벗어나려면/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알고리즘의 덫에서 벗어나려면/김세연 전 국회의원

    우리 정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분열 심화, 정치 양극화 등 판에 박힌 소리를 하는 건 이제 무의미한 것 같다. 이념적 편향성과 적대성은 끝없이 고조되고 있고, 진실은 미궁 속으로 숨어 버렸다. ‘2찍’이건, ‘1찍’이건 지금의 정국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경제는 어려워지고, 주변의 거의 모든 것이 짜증스럽다. 그런데 유튜브 동영상이나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고, 가상공간에서지만 함께 있는 사람들과 연대감과 동지의식을 공유한다. 얼굴 내놓고, 이름 걸고 하기 어려운 자극적 표현, 때로는 욕설까지 대행해 주니 그럴 때마다 통쾌함을 맛본다. 이런 유튜브 채널을 보는 시간만큼은 현실의 불만족이 해소되고 불만이나 불안이 줄어들며 행복 호르몬이 뿜어져 나와 휴식과 힐링의 시간으로 착각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만드는 최면과 중독의 덫에 집단 포획되고 있다. 때로 감정을 자극하는 슈퍼챗 선동질에 넘어가 돈까지 빨리기라도 하면 정신적 노예를 넘어 경제적 노예가 돼 버린다. 욕설 대리 유튜브 채널의 애청자가 되고 나면 스스로의 표현도 거칠어져 감각이 둔화되며 어느덧 똑같은 욕쟁이가 돼 버린다. 왜 이렇게 돼 버렸을까. 결과적으로 빅테크 상업주의의 노예가 된 건 아닐까. 이들은 우리의 24시간을 더 많이 가져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젠 신체의 일부가 돼 버린 스마트폰 이용 시간 중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영화와 드라마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다양한 콘텐츠로, 게임은 게임대로 온라인 여가 시간을 빨아들이고 있다. 빅테크들의 쟁탈전으로 내 인생의 소중한 시간이 흡입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시 한번 자신을 바라보자. 이들은 내 마음속 결핍과 욕구를 더 세게 자극할수록 더 많은 나의 시간을 붙들어 매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구독한 채널들이 몇 시간씩 끊임없이 나를 흥분시키고 있다면 혹시 내가 누군가의 노예가 돼 버린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자. 그럼 어떻게 편향적 알고리즘의 덫에서 빠져나와 정치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시민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나쁜 생활습관으로 병이 난 경우 빠르고 손쉬운 치료법은 약을 먹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건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처럼 지루하게 느껴지는 과제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 나쁜 정보 섭취 습관으로 생겨난 정치적 편향성이라는 질환을 치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관점의 이해와 수용, 공동체 동료를 위한 내 이익의 양보와 같은 개방적이고 대승적이며 유연한 관점을 가지지 않으면 마치 병자의 몸이 점점 굳어 가듯 우리 사회의 회복탄력성도 상실돼 갈 것이다. 작지만 구체적인 생활 속 실천 과제엔 무엇이 있을까. 처음 시도하려면 어색하고 불편할 것이다.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의 근육통에도 불구하고 반복하다 보면 효용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연령, 성별, 종교, 직업, 특히 정치적 신념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해 보자. 처음엔 구토가 날 수도 있겠지만 나와 다른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애청하는 매체를 구독해 보자.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이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나고, 듣기 싫은 이야기를 경청해 보자. 혐오하는 대상과 직면하면 나의 인식의 한계가 확장되면서 좀더 균형 잡힌 존재가 될 것이다. 누구도 편견에 사로잡혀 자신만의 골방에 갇혀 생을 마감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시도, 체험, 깨달음의 반복 실천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 400년前 실록도 어제 만든 것처럼… 문화재 상태 진단, 보존 방향 정한다[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400년前 실록도 어제 만든 것처럼… 문화재 상태 진단, 보존 방향 정한다[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부산 금정산 남쪽 산자락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국가기록원 역사기록관에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이 있다. 최현욱 역사기록관 학예연구사는 조선왕조실록 보존관리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다. 인사혁신처 도움을 받아 최 학예사를 4일 만났다. -역사기록관에서 보관하는 조선왕조실록을 소개해 달라. “조선왕조실록은 여러 판본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역사기록관에선 태백산사고본(太白山史庫本)을 관리하고 있다. 태백산사고본은 태조부터 철종까지 기록을 848책에 담았다. 특히 태백산사고본에는 ‘광해군일기’ 사초(史草)가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게 특징이다. 조선시대 법에 따르면 사초는 실록을 완성한 다음엔 무조건 폐기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광해군일기를 만들 때는 여러 사정으로 편찬작업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사초가 남게 됐다.” -태백산사고본의 가치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실록을 디지털스캔할 때 태백산사고본을 기준으로 했다. 완질이고 시기도 명확하고 종이 재질 특성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이후 전주사고본만 남은 상황에서 예산 부족에도 불구하고 복간작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기록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 왕실이 쓰던 문서는 최상급 종이를 썼기 때문에 당대 가장 좋은 제지기술을 적용했다. 전국 각지에서 최고급 종이를 모았고 그중에서도 최상급만 실록에 사용했다. 종이의 시대별 변천사를 확인하는 걸 올해와 내년 연구과제로 추진 중이다.” -보존 상태는 어떤가. “역사기록관에선 기록물 복원 처리와 기록물 보존처리 이전 단계인 상태검사를 맡고 있다. 상태검사를 통해 기록물의 보존처리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보존처리를 위한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7개월에 걸쳐 조선왕조실록 상태검사를 했는데 400년 이상 된 책인데도 보존 상태가 너무나 훌륭했다. 지금 제작했다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였다. 종이 자체도 최고급을 쓴 데다 수백년 동안 보존을 위한 노력을 엄청나게 한 덕분이다. 해발고도 1100m에 보관하는 데다 사관이 정기적으로 찾아가 한 장 한 장 넘겨 가며 햇볕을 쬐고 바람을 쐬어서 습기와 벌레를 막았다. 방충제와 방향제 역할을 하는 약재도 사용했다. 기록물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했는지 놀라게 된다.” -실록 보존작업은 어떤 식으로 하나. “역사기록관에서 실록을 보존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조선시대 사용하던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전체 848책 가운데 23책 정도가 보존작업이 필요하다. 직접적인 복원작업까진 아니고 영구적인 보존을 위해 지금보다 더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보존에 초점을 맞춘다.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이기 때문에 보존처리 하나도 문화재위원회 승인을 받는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약품 처리는 절대 하지 않고 항온항습과 1년에 두 차례 보존환경측정 등에 초점을 맞춘다. 상태검사를 통해 실록의 전체적인 상황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통해 올해는 전반적인 기초작업을 하고 있다. 실록에 썼던 종이의 재질, 특징, 제작 방식을 조사하고 있다. 실록 중에 재장정된 책 몇 개가 보인다. 태백산사고본을 복간할 때 쓴 끈이 있는데, 150여책 정도가 나일론 끈을 사용했다. 실록에는 원래 붉은색으로 염색한 비단끈을 특정한 방식으로 꼬아 썼는데 그것과 차이가 난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구한말에 재장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율곡 이이가 1584년에 사망한 부분이다. 선조실록에는 “이조판서 이이가 죽었다[卒]”라고만 돼 있다. 인조반정 이후에 새로 펴낸 선조수정실록은 완전히 다르다. 어릴 때부터 얼마나 영특하고 효성이 지극했으며 나라를 위해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그가 죽자 임금과 백성이 모두 슬피 울었다는 내용을 번역본 분량만 200자 원고지 17장으로 상세히 적었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이렇게 내용이 하늘과 땅처럼 다른데도 기존에 만들었던 선조실록을 없애버리지 않고 그대로 남겨서 후손들이 평가할 수 있도록 한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고종실록과 순조실록은 정식 실록으로 인정을 못 받는다. “조선왕조실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선정됐는데 고종·순조실록은 제외됐다. 아무래도 일본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사초를 충실히 수집하지도 못했고 편집 과정 역시 객관성이 떨어진다. 실록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사관들이 남긴 사론(史論)이다. 지금으로 치면 신문 사설과 비슷한데, 특히 중종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사관 4명이 각기 사론을 쓴 게 흥미롭다. 첫번째 사관은 “공적은 너무도 높아서 어떻게 이름지을 수 없다”며 칭찬 일색이었다. 두번째 사관은 중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단점을 같이 담았다. 세번째 사관은 “인자하고 유순한 면은 있었으나 결단성이 부족했다”면서 “다스려진 때는 적었고 혼란한 때가 많았다”고 비판했다. 네번째 사관은 우유부단했고 대신들을 많이 죽였다며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실록 안에서도 사관 각자의 의견을 그렇게 직설적으로 남겼다. 그 정도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누렸기 때문에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받은 게 아닌가 싶다.” -역사기록관에선 지적원도도 보관하고 있는데. “지적원도는 일제강점기 토지조사사업(1910~1918)을 통해 전국 토지를 측량한 세부측량원도이다. 지적원도를 바탕으로 지적도를 만들었다. 역사기록관은 남북한 전 지역분 약 78만장을 소장하고 있다. 지적원도 중 일부 보존처리가 필요한 게 있다. 지적원도는 종이 자체가 특별하다. 종이에 워터마크가 찍혀 있는데, 빛을 비춰 보면 4가지 워터마크가 나온다. 조사해 보니 영국 켄트 지방 특산품인 켄트지였다. 종이 자체에 면과 펄프가 섞여 있다. 일반적인 종이는 산성도가 높아서 종이가 조각조각 나기도 하는데, 지적원도는 일반 갱지와 다르게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적원도를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다고 하던데. “지적원도 남한 부분은 디지털스캔이 됐다. 2015년부터 시작해서 2020년에 완료했다. 그럼에도 보존팀으로 연락이 오곤 한다. 실물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면서, 디지털원본을 어떻게 믿느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어렵게 절차를 밟아서 원본을 보더니 디지털이랑 똑같다는 걸 확인하고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라. 북한 지역 지적원도는 국토부에서 디지털스캔 작업을 하고 있다.”-부산기록관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원래는 역사교사가 되고 싶어 사학과에 갔다. 문헌을 읽는 것보다도 현장 답사 가는 게 가장 좋았다. 자연스럽게 대학원에서 문화재보존학을 전공했다. 국립진주박물관에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일한 뒤 2016년부터 역사기록관에서 일하고 있다. 국가기록원 임용 당시에 내가 부산에서 태어났던 걸 고려해서 역사기록관으로 발령이 난 것 같다. 오히려 그게 더 좋은 계기가 됐다. 문화재보존학을 공부하면서 문화재에 대한 직접적인 업무를 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있었다.” -관련 분야 공직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해 준다면. “무엇보다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문화재보존학은 금속, 목재, 석재, 지류 등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돼 있다. 자신이 가장 원하는 분야를 정해야 한다. 솔직히 처음 시작할 때는 근무조건이 열악하다. 일반행정직에 비해 연구직은 연구를 하다가 오는 분들이 많다. 이 분야 업무를 정말로 하고 싶다는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기록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이지만 기록보존처리를 마치지 못한 기록물이 엄청나게 많다. 아직까진 국가기관을 중심으로만 문화재 보존 인력을 운용하는데, 지방자치단체나 공립에서도 문화재 보존 관련 인력이 늘어나면 좋겠다. 특히 지자체에는 문화재 관리 인력이 절실하다.” 
  • 아찔한 고속도로 회차로 차단기

    아찔한 고속도로 회차로 차단기

    고속도로에 잘못 진입했을 때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회차로가 차단기로 막혀있어 운전자들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도로공사는 회차로 차단기 부근에 안내전화를 기재해 놓지만 글씨가 작고 야간에는 위치 파악도 어려워 시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톨게이트 마다 잘못 진입한 차량이나 과적차량 등이 돌아나가갈 수 있는 회차로가 설치돼있다. 회차로는 톨게이트를 지나 바로 오른쪽에 있다. ‘돌아가는 길’, 또는 ‘회차로’ 등으로 표시돼있다.그러나 대부분의 회차로는 차단기로 막혀있어 운전자들이 당황하기 일쑤다. 고속도로에 잘못 진입한 상태라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 회차로 마저 막혀 허둥지둥하는 경우가 많다. 고속도로 마다 차단기 모양도 각기 달라 인식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고속도로에 차단기 설치를 예상하지 못한 운전자들이 충돌사고를 일으킬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도로공사는 운전자가 차단기 부근에 적혀있는 안내번호로 전화를 해야 열어준다. 하지만 안내번호를 식별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글씨가 작고 표시된 장소도 일정하지 않아서다. 운전자가 사고위험을 무릅쓰고 차에서 내려 가까이 가야 알아볼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야간에는 더욱 알아보기 힘든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익산~장수간 고속도로 소양톨게이트의 경우 회차로 차단기 기둥에 연락처를 적어놓았으나 야간에는 찾기 힘들어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호남고속도로 서전주톨게이트 회차로 연락번호는 글씨가 작고 햇볕에 바래 시인성이 떨어진다. 이때문에 운전자들은 회차로로 돌아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다음 인터체인지까지 간 뒤 빠져나오는 불편을 겪기도 한다. 역주행을 하다 자칫 대형 사고를 일으킬 위험도 크다. 회차로에 설치된 차단기가 불필요한 시설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운전자 A씨는 “굳이 회차로에 차단기를 설치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회차로를 철거하기 어려우면 전국 고속도로 회차로에 통일된 규격으로 알아보기 쉬운 안내번호를 부착하고 야간에도 식별이 가능하도록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한국도로공사 전주영업소 관계자는 “회차로에 차단기를 설치한 이유는 일부 운전자들이 통행권을 보관했다가 장거리를 운행한 뒤 짧은 거리를 운행한 것처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식별이 어려운 연락처 번호는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하이패스를 부착한 차량이 많은 상황에 회차로 이용 운전자들을 잠재적인 통행권 절취자로 의심하고 차단기를 설치한 것은 이용객의 불편을 감안하지 못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할리우드 별들이 드나든 ‘마담 우의 가든’ 여주인 106세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할리우드 별들이 드나든 ‘마담 우의 가든’ 여주인 106세에

    40년 남짓 수많은 할리우드의 ‘별’들이 드나들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유명 레스토랑 ‘마담 우의 가든’을 운영했던 여주인 실비아 우가 10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AP 통신이 여러 매체를 인용해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레스토랑은 서울 강남에 △△ 가든 식의 식당들이 잇따라 문을 열게 하는 본보기가 됐다. 샌타모니카의 윌셔 블루바드에 1959년 문을 열자마자 유명인들의 회식이나 축하 모임 자리로 각광을 받았다. 음식도 음식이었지만 파고다(탑)들이 잔뜩 들어선 것이나 청동 동상들, 인공폭포와 잉어와 금붕어가 가득한 분수 등으로 손님들에게 색다른 볼거리와 위안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생전의 고인은 늘 바닥에 끌리는 실크 가운을 걸친 채 손님들을 환한 미소로 맞으며 손님이 주문한 요리를 전화 수화기에 대고 주방에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고인이 숨을 거둔 것은 지난달 29일이었는데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가 전날 그녀의 부음을 맨처음 세상에 알렸다. AP는 지난달 19일이라고 잘못 표기했다. 마담 우가 식당을 열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미국 사람들이 기름기 많은 광둥 요리를 중국 요리의 전부로 착각하고 먹는 것이었다. 그녀는 일간 USA 투데이에 미국에 건너온 중국인 노무자들이 즐겨 먹던 요리인 “찹수이(Chop suey)가 어디에나 있었다. 여러분은 찹수이 가게만 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LA 타임스에 따르면 할리우드 스타들이 마담 우의 가든에서 새로운 중국 요리를 즐겨 먹으면서 미국인들의 입맛을 바꿨다. 메이 웨스트가 수박 화채를 즐겼고, 그레고리 펙과 폴 뉴먼이 멘보샤를,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가 베이징덕을 특히 좋아했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젊은 부인 미아 패로를 데리고 나타나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캐리 그랜트, 엘리자베스 테일러, 자니 카슨, 캐롤 버넷, 월터 매도, 로버트 레드포드, 톰 크루즈,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이곳을 들락거렸다.  이미 고인이 된 텔레비전 사회자 머브 그리핀은 “이 마을의 모두가 마담 우를 알고 있었다. 내가 알던 가장 친근하고 다정하며 우아한 여성이었다”고 신문에 돌아본 적이 있었다. 가든 문을 닫은 것은 1998년이었다. 곧바로 고인은 폐업 결정을 후회하며 이번에는 마담 우의 아시안 비스트로 앤드 스시를 개업했다. 오래 버티지 못했지만 마담 우의 영향력은 건재했다. 2014년 100세 생일을 호텔 볼룸에서 열었을 때 오랜 손님들이 가득 메웠다. 본명이 실비아 청인 고인은 1915년 10월 24일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상하이에서 요리를 배웠는데 하녀가 부유했던 자기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가족은 나중에 홍콩으로 이주했는데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혈혈단신 태평양을 건너 뉴욕으로 향했다. 고인은 생전에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미국에 가족 한 명 없었다. 배 여행에 40일이 걸렸는데 전쟁 통이라 늘 어두컴컴했다”고 돌아봤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교육학 공부를 하면서 화학학자로 성공한 킹 얀 우를 만나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남편이 휴즈 항공회사에 엔지니어 일을 구하면서 LA로 옮겨왔고 그녀는 레스토랑 여주인이 됐다. 요리책도 여러 권 냈고, 정규적으로 텔레비전에 얼굴을 내밀었으며. 자선 사업에도 적극적이었다. 딸 로레타가 34세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세상을 등지자 시티 호프 암센터 설립에 두 손을 걷어붙였다. 유족으로는 두 아들 조지와 패트릭, 많은 손주들을 남겼다. 남편은 2011년 먼저 세상을 떠나 두 사람은 67년을 해로했다.
  • [아하! 우주] 얼어붙은 우주 컵케이크?…3차원으로 본 목성의 구름

    [아하! 우주] 얼어붙은 우주 컵케이크?…3차원으로 본 목성의 구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주노(Juno) 탐사선은 목성에 가까이 다가가 인류에게 목성의 맨얼굴을 보여줬다. 주노가 보내온 사진들은 행성 표면이 아니라 마치 현대 미술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하면서도 뭔가 규칙이 숨어 있는 아름다움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착각하고 있는 부분은 따로 있다. 그것은 목성 대기 상층부 구름이 지구처럼 2차원이 아니라 3차원 형태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목성의 표면은 우리가 본 것처럼 평면적인 회화가 아니라 사실은 입체적인 구조를 지닌 자연 조형물이다. 유럽 행성과학학회(EPSC)의 제랄드 아이히슈타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주노의 메인 카메라인 주노캠(JunoCam) 데이터를 분석해 목성 대기 상층부의 구름을 3차원 형태로 바꾼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 이미지는 주노의 43번째 목성 플라이바이 때 거리 1만3500㎞ 지점에서 찍은 영상을 3차원 처리한 것으로 밝은 부분은 890nm 파장에서 빛나는 상층부의 메탄가스에 의한 것이다.목성도 구름도 지구의 구름과 마찬가지로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형태지만, 해상도의 한계로 이 사진에서는 끝부분이 뾰족하다. 소용돌이치는 아름다운 모습은 장미꽃을 연상시킨다. 연구팀은 이를 서리가 내린 컵케이크(frosted cupcake)라고 묘사했다. 실제로 온도가 매우 낮아 지구에서는 기체로 존재하는 암모니아 같은 물질이 얼어 구름 입자를 이루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설탕을 입혔다는 뜻도 있어 이중적인 의미다. 이 3차원 이미지는 아직 우리가 지닌 목성에 대한 이미지가 극히 좁은 각도에서 본 것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과학자들은 주노와 그 이후 목성권을 탐사할 우주선을 통해 목성의 숨겨진 진짜 모습을 찾아낼 것이다.  
  • ‘5900원 족발세트’ 알바생 횡령 무죄에 항소했던 검찰, 소 취하했다

    ‘5900원 족발세트’ 알바생 횡령 무죄에 항소했던 검찰, 소 취하했다

    이른바 ‘편의점 5900원 족발세트 횡령’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점원에 대해 검찰이 항소를 취하했다고 26일 밝혔다. 무죄 선고에 기계적으로 항소하던 검찰의 관행을 깬 것은 긍정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부장 김현아)는 지난 6월 편의점 아르바이트 점원 A씨(41)의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제기했던 항소를 취하했다고 이날 밝혔다. ‘5900원 족발세트 횡령 사건’은 편의점에서 일하던 점원 A씨가 폐기 시간을 착각해 족발 도시락을 꺼내먹어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다. 통상 편의점에서는 도시락 등 즉석식품의 유통기한이 지난 경우 폐기 처리를 한다. A씨는 냉장식품인 족발세트를 도시락으로 착각해 정해진 폐기시간으로부터 4시간 빨리 먹었다는 이유로 점주 B씨(48)로부터 고소당했다. 당초 A씨는 법원으로부터 약식명령으로 벌금형 2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강영재 판사는 지난 6월 A씨에 대해 “고의가 전혀 없었다”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하지만 검찰이 항소하고 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야박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후 취임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 사건을 “다시 살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지난 5일 인사청문회에서 이 사건에 대해 “기계적 항소가 피고인을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며 “그런 사건까지 작은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지난 22일 개최한 검찰시민위원회에서 2시간에 걸친 사건설명 청취와 질의응답 및 토론 끝에 항소 취하 의결이 나오자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시민위원들은 이 사건이 애초에 A씨에 대한 임금 지급 문제로 점주 B씨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뒤 A씨를 고소하면서 불거진 점, 피해 정도는 경미한 반면 A씨가 재판 과정에서 겪은 고통과 비용은 더 큰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항소 취하 의결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시민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정의와 형평, 구체적 타당성 등을 고려해 항소를 취하하기로 했다”며 “향후에도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업무 처리에 정성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의 등반법/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의 등반법/식물세밀화가

    작업실 뒤 작은 화단에는 서양측백나무와 회양목, 사철나무 등 우리나라 도시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 심어져 있다. 그러나 지금 이 화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식물은 둥근잎유홍초다. 누가 심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화단에 번식한 이들은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거대하고 두꺼운 나무들을 덩굴줄기로 휘감고 있다. 화단의 둥근잎유홍초, 한강변을 정복한 가시박, 지난 계절의 상징인 능소화와 장미 그리고 우리네 화분의 아이비.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자 덩굴식물이다.덩굴식물은 잎, 줄기와 같은 식물 기관이 변형돼 다른 물체를 감는 형태로 생장하는 식물이다. 풀이나 나무 형태였던 식물이 덩굴 형태로 진화한 것은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생물의 소박한 바람 때문이었다. 땅에 붙어 나는 작은 풀들은 주변 나무들에 가려져 햇빛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고 생장도 느리다. 그런 풀이 햇빛을 더 많이 받기 위해서 또 주변의 큰 나무 그늘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 다른 식물에 기대어 위로 올라가는 덩굴식물이 됐다. 사실 덩굴식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햇빛을 더 많이 받기 위한 노력이 기관 구석구석 포진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줄기에서 나온 잎의 잎자루가 유난히 길어서 줄기와 잎이 멀리 떨어진 경우가 많은 것은 잎과 줄기가 서로를 가리지 않고 햇빛을 많이 쬐어 더 건강히 생장할 수 있는 비결이며, 꽃이 줄기에서 멀찍이 떨어져 위로 올라와 피기 때문에 매개 동물들이 꽃에 다가오기가 수월하다. 이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다른 식물에 의지해 생장한다. 잎과 줄기를 지지대에 감기도, 뿌리를 지지대에 고정해 양분을 흡수하기도 한다. 덩굴손과 빨판, 갈고리와 같은 기관을 나무에 부착해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식물 각자가 고안한 방법으로 애써 오르고 생장하는 모습을 관찰하다 보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운동장에 많이 있는 등나무는 줄기를 지지대에 감으며 올라간다. 시간이 갈수록 줄기는 목질화돼 지지대에 더욱 단단히 고정된다. 이것이 등나무 그늘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으아리속 식물의 대다수도 줄기에서 나온 잎이 지지대를 휘감으며 올라간다. 우리가 늘 먹는 오이, 호박, 수박의 경우 줄기와 잎이 변형된 얇고 긴 실 같은 ‘덩굴손’이 지지대를 감싸며 오르는데, 이들 줄기에는 공통적으로 털이 나 있다. 이 예민한 털은 지지대의 위치를 파악해 덩굴손을 어디에 뻗어야 하는지 감각하는 역할을 한다. 생각해 보면 지지대에 식물을 튼튼히 고정하기에 가장 좋은 기관은 뿌리다. 뿌리는 원래 땅속에 있는 경우가 많지만 필요에 따라 지상으로 뻗기도 한다. 덩굴식물의 공기뿌리는 지지대에 식물의 몸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몬스테라와 스킨답서스 그리고 아이비처럼 우리가 집에서 흔히 재배하는 관엽식물은 숲에서 자신의 뿌리를 나무에 흡착하는 방식으로 멀리 또 높이 생장한다. 숲에서는 나무를 지지대 삼아 오르지만 도시에서는 건축물 담벼락이나 실내 벽면을 타고 오른다. 빨판과 갈고리를 이용하는 식물도 있다. 덩굴장미와 나무딸기는 갈고리를 나뭇가지에 걸어 이를 지지대 삼아 오르고, 담쟁이덩굴의 덩굴손 끝부분에는 빨판이 있는데 이 빨판은 자신보다 250배 무거운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 덩굴식물의 빠른 생장은 종종 숲의 질서를 해치기도 한다. 우리나라 생태계교란생물 상당수는 덩굴식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오이, 호박 같은 채소를 구입하는 데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이유, 스킨답서스가 도시 벽면 녹화에 이용되는 이유, 식물을 재배하기 어려운 이들이 아이비만큼은 집에서 수월히 재배하는 이유는 덩굴식물의 강인한 생명력, 빠른 생장 덕분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은 오로지 나 혼자만의 힘으로 세상을 헤쳐 간다는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그때는 덩굴식물을 생각한다. 삶을 나 혼자의 힘만으로 살아온 것 같지만 나는 늘 부모님의 보호를 받고 앞선 세대들이 쌓아 온 지식을 배우며 가끔은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고 성장해 왔다. 어른이 된 지금도 가족, 친구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시시때때로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우리 모두는 다른 개체의 도움 없이는 성장할 수 없고, 폐를 끼치지 않고 살 수도 없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다른 식물을 지지대 삼아 위로 올라가는 덩굴식물의 생태가 마냥 불편하거나 야비하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들의 모습이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 모델 출신 유부녀, 남성 18명과 동시 교제…4억 뜯어 ‘펑펑’

    모델 출신 유부녀, 남성 18명과 동시 교제…4억 뜯어 ‘펑펑’

    모델 출신인 중국 여성이 기혼자임에도 20여명의 남자친구를 사귀어 200만 위안(약 4억원)을 뜯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올해 29세로 상하이에 살고 있는 우모씨는 “친척이 암에 걸렸다”, “친척이 감옥에 가 영치금이 필요하다”는 등의 다양한 이유를 들어 남자친구들에게서 돈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실제 남친들과 만나 사진을 찍기도 하는 등 그가 해당 남성과 진짜 사랑에 빠진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그는 결혼 약속도 했다. 그는 2017년부터 수많은 남성들과 데이트를 했으며, 한 때 18명의 남성들과 동시에 교제를 하기도 했다. 그는 남친들에게서 뜯어낸 돈을 명품을 사는데 탕진한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일부 남성들은 돈을 구하기 위해 은행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남성이 그가 결혼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계속 미루자 경찰에 신고했고, 상하이 경찰은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고 그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그는 2014년 결혼해 슬하에 두 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
  • [사설] 서민금융 사칭 불법업체 ‘보이스피싱’ 준해 처벌하라

    [사설] 서민금융 사칭 불법업체 ‘보이스피싱’ 준해 처벌하라

    정부는 서민금융진흥원을 설립해 신용도가 낮은 계층에 낮은 금리로 정책자금을 대출하고 있다. ‘햇살론 생계자금’이나 ‘미소 창업·운영 자금’ 등이 대표적 지원 상품이다. 문제는 자금 이용을 희망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정부 지원 상품을 사칭하는 불법업체도 판을 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희망지원 생활안정융자’나 ‘정책지원 희망플러스 긴급자금’ 같은 이름을 달고 있으니 누구라도 착각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다른 계층도 아닌, 일반 금융기관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해 정책금융에 의존하려는 서민층을 등치는 행위는 근절돼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법 사금융 업체에 대한 당국의 제재는 없는 것과 다름없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위원회법과 서민금융법의 ‘유사명칭 사용 금지’ 조항에 따라 정부 지원 금융지원상품을 사칭하는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관련 조항을 위반한 행위에 금융위가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정부가 금융 지원을 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하는 경우’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지난해 서민금융법이 개정됐음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불법 사금융 업체의 대출 조건은 가혹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층을 더 깊은 수렁에 몰아넣을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그런 점에서는 속임수로 돈을 빼앗아 가는 ‘보이스피싱’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크게 다르지 않은 사기라고 본다. 서민을 위한 정책금융 제도를 마련한 것 못지않게 이 제도를 사칭하는 불법행위가 없도록 관리해 나가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이번 기회에 강력한 처벌에 그치지 말고 강력하게 불법행위를 예방하는 제도를 갖추기 바란다.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전국노래자랑/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전국노래자랑/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일요일 점심시간의 식당은 예외 없이 전국노래자랑으로 채널 고정이다. 넋 놓고 보고 있는 식당 아주머니들에게 손님의 등장이 미안할 정도. 지방에 갔을 때에는 볼륨을 좀 줄여 달라는 부탁을 한 적도 있다. 이 기억은 반가워서가 아니었다. 내게 일요일 점심은 고민 없이 출발비디오여행이었다. 아마도 지금까지 전국노래자랑을 본 시간의 90%는 식당이었다. 송해 선생이 돌아가시고 다음 진행자가 큰 관심사였다. 물망에 올랐던 이상벽씨 등을 뒤로하고 김신영씨가 낙점이 됐다. 보수적인 KBS의 고인물 프로그램에서 젊은 여성 MC의 선택은 신의 한 수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한동안 언론인의 칼럼, 지식인의 SNS에서는 의미를 여러 방면으로 해석하는 글이 터져 나왔다. 전국노래자랑을 저렇게 사랑하고 관심을 갖고 있었나. 내가 알기론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나 수요예술무대를 보고 소감을 말하지 “지난주 전국노래자랑은 참 재미있었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음악 프로그램의 새 진행자라면 모름지기 유희열, 이문세, 윤도현을 후보로 밀었어야 했다. 묘한 엇갈림이 느껴졌다. 이 의문은 질리언 테트의 ‘알고 있다는 착각’을 읽으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는 말실수가 많았다. 막무가내의 거친 말투, 철자가 틀리고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을 해서 지식인들은 질색을 하며 기품 있고 준비된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점쳤다. 저자는 트럼프의 유세를 미국 프로레슬링 WWE와 비교했다. 트럼프는 전부터 WWE에 투자해 왔는데, 그 분위기에 익숙했다고 한다. 유세장은 WWE 경기장 같았고 거구의 트럼프는 팬들의 응원 속에 올라오는 스타 레슬러였다. 경쟁자는 ‘거짓말쟁이 테드’와 같이 희화화됐다. 인류학자인 저자는 WWE의 주요 팬인 저소득층에게는 이런 장면이 익숙한 프레임이었고, 쇼로 구성된 선악 대결 구도로 자연스레 비쳐졌다고 설명한다. 그에 반해 지식인들에게는 낯설고 저급해 보였을 뿐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교양 없이 과장되고 모욕적 구호가 난무하는 유세를 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다. 미국뿐 아니라 여기에도 두 개의 다른 문화의 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TV 프로그램부터 사회와 정치적 태도까지 두 줄로 늘어서 있고 서로의 거리는 채널 하나보다 멀다. 전국노래자랑을 수십년 동안 애청한 사람들 중에서 김신영의 등장에 사회문화적 해석을 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거리를 둔 눈으로 낯선 모습을 자기 관점에서 읽어 보는 사람들이었다. 익숙한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 내가 제일 잘 아는 것처럼 보일 테지만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저쪽 세상은 그렇게 복잡하고 세심하게 돌아가는 곳이 아닐지 모른다. 내가 잘 모르고 낯설다는 걸 인정하고 그 안에 들어가 보려는 마음부터 갖는 게 먼저가 아닐까. 그 생각을 하며 켰다 하면 나오는 MC붐과 트로트 가수들의 흥겨움에 마음을 얹어 보았다. 영탁의 투어를 버스 대절해 다니느라 바쁘다는 환자의 신난 목소리와 함께.
  • 식당 종업원과 말다툼하다 흉기 난동부린 50대 검거

    식당 종업원과 말다툼하다 흉기 난동부린 50대 검거

    식당 종업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 난동을 부린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특수협박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1시 20분 사하구 하단동 한 식당 앞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50대 남성인 식당 종업원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주방에 있는 흉기를 들고나와 난동을 부렸다. A씨가 B씨를 40대인 식당 사장 C씨로 착각해 반말을 한 게 말다툼의 원인이 됐다. A씨의 일행이 난동을 말리다가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 화산 폭발처럼 온난화 막는다고? ‘하얀 하늘’ 재촉하는 인간의 착각

    화산 폭발처럼 온난화 막는다고? ‘하얀 하늘’ 재촉하는 인간의 착각

    최근 역대급 폭우와 태풍이 이어지면서 그 원인으로 지목된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사실 인류는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수한 대책을 구상해 왔다. 예컨대 미국의 지구공학계에선 화산 폭발로 성층권(고도 10~50㎞)에 이산화황이 쌓이면 황산 분자가 태양광을 산란시켜 기온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찬가지로 항공기에 20t가량의 ‘빛 반사 입자’를 싣고 18㎞ 상공에 살포하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광이 줄어들어 기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화산도 지구를 식히는 데 인간이 못할 게 뭐가 있을까.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2015년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작가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신작 ‘화이트 스카이’에서 이처럼 지구의 위기를 인류의 지성과 기술로 해결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조명한다.하지만 저자는 오만한 생각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인류에게 경고한다. 우선 성층권에 빛 반사 입자인 탄산칼슘이나 황산염을 살포하더라도 몇 년이 지나면 다시 땅에 떨어지므로 계속 보충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수십 년간 하던 작업을 갑작스레 중단한다면 지구는 거대한 오븐의 문을 연 것같이 다시 급격한 온도 상승에 직면하게 된다. 무엇보다 더 많은 입자를 성층권에 살포할수록 하늘은 흰색으로 변해 더는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위기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인간의 노력과 상상력은 끝이 없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제거를 위해 1조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든지 올림픽 수영경기장 크기의 구덩이 1000만곳에 나무를 묻어 탄소를 격리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으려면 약 900만㎢의 면적이 필요하며, 이는 미국 전체 면적과 맞먹는 수준이다. 구덩이 1000만곳을 파려면 200만명의 인력과 20만대에 달하는 중장비로 1년 동안 작업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던 1950~60년대에는 인간의 편의에 따라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경악할 만한 발상이 나오기도 했다. 소련 과학자 표트르 보리소프는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협을 가로지르는 댐을 건설해 북극의 만년설을 녹이자고 제안했다. 북극해에서 차가운 물을 끌어올려 베링해에 쏟아 내면 북대서양의 따뜻한 물이 그 자리에 유입돼 극지방의 겨울이 따뜻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인류의 편의대로 기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오만한 태도다. 저자는 생태계의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며 호기롭게 덤볐다가 감당할 수 없는 더 큰 재앙을 일으킨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일깨우기도 한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FWS)이 1963년 수생 잡초를 억제하고자 아시아 잉어를 도입했는데, 이들이 토종 물고기를 압도하면서 생태계를 파괴했다. 미국 시카고 운하에서는 강 수역을 넘나드는 외래 어류의 오대호 유입을 차단하려고 전기 장벽을 가동했다. 손가락 한 마디 길이의 멸종위기 물고기를 구하기 위해 거대한 콘크리트 수조를 만들어 원서식지를 재현하는 모습에서는 생물 다양성을 지키려는 처절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하나의 생태계를 제대로 작동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며, 그에 비하면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라고 탄식한다. 영국 환경운동가 폴 킹스노스는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낫다. 또 때로는 그 반대다”라고 말한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연구자가 제시한 의견들은 더는 지체할 수 없게 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애초에 인간에게 이렇게 할 권리가 있는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미친 것처럼 보이는 당황스러운 아이디어라도 “어차피 온전한 상태가 아닌 자연 생태계를 붕괴로부터 지켜 줄 수 있다면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저자는 되묻는다. 이제 인류는 산업화 이전 기후로 돌아갈 수 없고 하얀 하늘 아래서 살 것을 준비해야 한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진 않지만 환경에 대한 인간의 영향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든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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