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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80% “성인만화 봤다”

    ◎서울Y,중고생 6백명대상 조사/구입·대여금지 제도적장치 시급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으로 가득찬 성인용 만화잡지를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중 상당수가 왜곡된 성의 표현,지나친 성적 표현들로 가득차 「미성년자에게 대여,판매하지 말라」는 문귀가 잡지속에 쓰여 있는 이들 성인취향의 잡지를 청소년용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YWCA 만화모니터모임이 최근 서울시내 남자 중·고등학생 5백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주간만화잡지 구독실태조사」에 따르면 80.6%의 청소년이 「주간만화」 「매주만화」「천하만화」「만화선데이」등 성인용 주간만화잡지를 최근 한달이내에 구독한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잡지 구독률은 인문고(77.7%)나 실업고(76.8%)학생보다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고 성적 호기심이 많은 중학교(87.7%)학생들이 더 높았다. 청소년들의 41.8%는 「천하만화」를 청소년잡지라고 착각하고 있었으며 「주간만화」(16.6%),「매주만화」(12.0%)도 마찬가지였다. 주간만화잡지를본 느낌은 「재미있다」(54.5%),「별 느낌이 없다」(39.8%),「쌓였던 스트레스가 해소됐다」(26.3%)등이었고 「예전보다 성적공상을 많이 하게 됐다」는 반응도 19.0%나 됐다. 청소년들이 이들 만화잡지를 구해 보는 방법은 친구들이 학교에 가져오는 것을 본 경우가 45.3%로 가장 많았고 만화가게에서 보는 경우는 17.4%를 차지했다. 주간만화잡지 구독빈도수는 한달에 한번 보는 경우가 26.7%,매주 보는 경우도 20.5%,격주 10.1%로 조사됐다. 만화잡지를 구독한 이유로는 심심해서(39.1%),내용이 재미 있어서(26.7%),주변에 있어서 습관적으로(13.7%)보았다고 응답했다. 서울Y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의 이들 성인주간만화잡지가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우려와 함께 ▲청소년들이 성인주간만화잡지를 손쉽게 구입하거나 빌려볼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청소년대상의 유익하고 재미있는 잡지와 건전한 놀이문화의 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휴전선과 정계비/노주석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우리는 곧잘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착각한다.그것은 남북분단의 현실을 숙명처럼 받아들인데서 비롯된 혼돈일 수도 있다.휴전선이 바라 보이는 전망대에 가본 사람이면 실상 국경선이상으로 긴장하기 일쑤다. 그러나 우리의 국경선은 휴전선 저 멀리 북쪽에 있다.오늘날 북방외교의 소산으로 수교국이 된 중국과 러시아에걸친 경계가 국경선인 것이다.소위 영토한계선으로서의 이들 국경선에는 실제대한민국의 통치권이 미치지는 못한다.지금 당장은 그렇다하더라도 언젠가는 관심을 가져야할 우리의 진짜 국경선이다. 그 국경선 가운데 중국과의 국경선 논의가 공식화한 것은 1712년의 일이다.당시 청의 목극등일행이 책임있는 조선관리가 불참한 가운데 세운 백두산정계비가 그것이다.그 뒤 1886년 조선은 이 경계비문에 적힌 「동위토문」의 토문강을 두만강으로 해석하려는 청의 오류를 지적한바 있다.학계는 그동안의 연구실적을 통해 토문강은 명백하게 중국 송화강의 지류로 밝힌다.이경우 우리의 영토는 중국동북3성일대를 포함하게 된다.그러나 당시 몇차례의 담판은 성과없이 곧 열강의 대립속에 휘말려 버렸다. 올해는 그 백두산정계비를 세운지 2백80년이 되는 해다.더 늦기전에 역사·지리적 배경이나 문헌사료를 근거로한 영토연구문제가 절실한 시기이다.이는 우리가 통일주체가 되었을 때를 대비한 장차의 외교상 자료정립이라는 뜻도 있다.영토의 영유권주장에서는 가끔얼토당토 않은 사례가 나타난다.우리땅독도를 걸핏하면 자국의 도서로 주장하는 일본의 시비따위가 아닌가 한다.한국에 부임한 장정연주한중국대사의 최근 기자회견을 들어보면 이러한 일련의 문제들은 더욱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6·25와 관련해 중국은 한국에 유감을 표시할 필요도 없다』는 그의 말.불과 50여년전에 자신들이 참전한 대전란의 비극과 그로 말미암은 국경선아닌 국경선을 까맣게 잊어버리고있다. 정치적 망각인지도 모른다.그의 의도된 한마디는 중국이 직접 개입했던 6·25와 휴전선,2백80년전에 중국이 일방적으로 표시한 정계비를 오버랩시킨다.역사의 아이러니를 다시금 일깨워 주는 대목들이라 할 수 있다.
  • 정보산업표준원장/유경희씨(인터뷰)

    ◎“한글코드·글자수·모양 표준화해야”/호환성없으면 한글발전 기대 못해 『한글의 정보화·산업화·국제화를 위해서는 한글코드의 표준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자기편의주의적 발상에 얽매이다보니 지체되는 것같아 가장 안타깝습니다』 6일 공진청 주최로 열린「조합형코드 수용을 위한 한글코드 관련 KS규격개정에 관한 공청회」의 좌장을 맡은 유경희정보산업표준원장(57). 그는 한글을 기계화하려는 노력이 수많은 사람에 의해 시도돼 왔으나 표준화·통일화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가장 큰 이유가 조합형을 수용하고자 하는 한글전용론자와 완성형을 고집하는 국한문혼용을 주장하는 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한 것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특히 한글전용론자들의 경우 한글을 더욱 발전시켜야 함에도 어떤 면에서 국제표준화안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보수주의및 국수주의적 색채를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한글의 국제화를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비판한 유원장은『국한문혼용론자들도 중국·일본 등이 한자의 표준화방안을 만들기위해 수차례 조정작업을 펴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에 비해 주장이 각양각색으로 분열돼 국제표준화 작업에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더욱이 컴퓨터의 한글코드가 표준화되면 한글의 정보화가 이뤄지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코드의 표준화 뿐만 아니라 국제적 표준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므로 이 세계조류에 보조를 맞춰 글자의 수·폰트(모양)등이 다같이 표준화가 돼야 완전한 정보화및 국제화의 기틀을 마련할수 있다.또 한글워드프로세서의 경우 현재 갑사제품으로 쓴 한글이 을사의 제품으로 읽을 수 없는데 이는 표준화를 이루지 못해 호환성을 상실한 것이 무엇보다 문제라고 진단한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한글의 정보화및 산업화,국제화를 국책과제로 선정해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한글발전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 책을 읽자(사설)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독서주간의 올해 주제는 「정신적 뿌리,우리 고전을 읽자」이다.이와 함께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개최하는 「92서울도서전」의 주제는 「책과 함께 미래사회를 위하여」이다.9월과 10월에 걸쳐 해마다 해오는 독서장려행사들이지만 올해 주제들은 우리의 책 읽기에 대한 과거로부터 미래까지의 과제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케 하는 계기를 준다. 좋은 책,특히 고전을 읽자라는 말에 누구도 반대할 사람은 없다.그러나 우리의 고전읽기는 실상 외국고전에 편중돼 있다.우리의 고전들은 서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평균적인 국민이 교양으로 읽을수 있을만큼 잘 만들어진 판본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삼국유사」만 해도 전문가가 읽을 텍스트는 있지만 보통사람이 쉽게 볼만한 판본을 찾기는 어렵다.이점에서는 「춘향전」마저도 같은 입장이다.이 때문에 책을 읽자라고 하는 권유는 때로 실제로 어떤 책을 읽자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미래의 삶을 위해서도 책읽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옳은 견해이다.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정보화사회는 간혹 책의 효용은 이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을 일으키기는 한다.그러나 책은 매체로만 기능해 왔던 물체가 아니다.책이라는 형식 그 자체가 독립된 인간의 창조물이다.내 손에 쥐고 지면위에서 읽기를 한다는 일은,컴퓨터화면에서 읽기를 한다는 일과는 전혀 다른 문화감수성의 행위이다.때문에 기능적 정보자료들로 이루어진 책들은 축소될수 있으나 교양적 사색과 사상적 지주의 내용으로서의 책들은 오히려 고품위제품으로서 그 생명력에 전혀 손상을 입지 않을것 이라는데 모두들 동의하고 있다. 책읽기는 그러므로 여전히 강조되어야 한다.그러나 책읽기를 위한 사회적체제 속에서의 여건조성은 책을 읽자라는 구호적 권장만으로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좋은 책의 전달체계가 있어야 한다.우리는 이 전달구조를 이상하게도 평균 10평미만의 소형서점 단일채널로 운영해 오고 있다.그래서 지금 책은 「정가는 5천원쯤 되고 마진율은 30%가 돼야 하며 점두에서 매기가 계속되는 책」들만이 서점에 비치된다.우선 서점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수준의 책들보다 더 읽을만 하고 더 많은 책들은 어디엔가 전시할만한 거점조차 얻고 잊지 못하다.책은 제작되지만 창고에서 썩는다. 보다 잘 책읽기를 도와주는 공공도서관 역할 역시 얼마나 취약한 것인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연간 도서자료구입비가 백만원대에 있는 공공도서관마저 수십군데나 된다.그런가하면 도서구입비 예산증액 노력은 해마다 변함이 없이 좌절된다.이제는 책만이 아니라 비디오와 오디오자료도 공공도서관이 보유해야 한다는 변화같은 것은 설명할 겨를마저 없어 진다.누구나 아직은 이 절실함을 전체문화의 구조속에서 시급한 문제로 파악하려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좋은 판본 만들어내기와 읽을 수 읽게 독자의 눈앞에까지 책을 가져다 주는 작업이 없는한,책을 읽자는 모든 행사와 그 의미부여는 실은 무성과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반성해보아야 할것이다.
  • 변우형특파원 총리회담 취재기/1992·가을·평양:중

    ◎바깥세계와 단절속 개방 흉내만/중국공연 뿐인 악단을 “세계적” 자랑/지난 4월 완공 고속도에 통행은 한산 고속도로를 따라 들어선 평양은 언뜻 보기에 모스크바시내를 연상케 했다.모스크바에 울창한 베리오스카(백양나무의 일종)가 이곳에는 없을 뿐 건물의 모양이나 크기,둥그런 지붕의 지하철역사등이 흡사 모스크바로 착각될 정도로 비슷하다. 건물은 모두 대형으로 잿빛의 인민대학습당,역사박물관,만수대예술극장과 같은 기념상징건물하며 거리의 궤도전차,곳곳의 기념탑,동상등이 그러했다.단지 붉은 색깔의 선동적인 우리말 구호가 이곳이 평양임을 알게하는 것이었다. 고속도로는 개성·평양간 1백70㎞의 왕복4차선.5년동안의 공사끝에 지난4월 완공됐다.도로상태는 조잡했다.종전 기차로 3시간반이나 걸리던 것이 2시간으로 단축돼 고속도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셈. 평양까지 가는 동안 버스차창에 비친 농촌의 모습이나 평양에서 만난 북한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은 한마디로 우리와 「시간대」를 너무나 달리하고 있었다. 우선 고속도로를달리는 동안 이곳을 지나는 차량 1대를 볼수 없었다.그것은 평양시내에서도 비슷해 버스나 궤도전차뿐 승용차는 드물었다. 농촌주택은 1층과 2층짜리로 1주택 2가구,1가구가 방 2개로 같은 모양의 조그만 집들이 곳곳에 마을을 이루고 있다.평양까지 2시간동안 이들 마을에서 한사람의 모습을 볼수 없어 마치 빈집이 모여있는 듯했다. 안내원은 「모두 국가에서 지어 공급한 것」「문화주택」이라고 자랑하며 『낮에는 모두 공장이나 사물실에 나가 일하고 있어 마을에 사람은 없다』고 전한다. 평양시내에서 만난 북한사람들의 옷차림은 어떤 스타일이라고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우선 남루했다.생활에 쪼들린듯한 모습이 이들의 어려움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심각하게 여겨지는 것은 어떤 활동이 정지된 듯한 정적의 도시,무기력하게만 보이는 북한사람들의 모습에서 읽게 된다. 「왜 그럴까」「그 이유는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가 무척 궁금한 북한 3박4일이었다.체제논쟁에는 끝없이 논쟁을 벌이며 반발하는 이들이 어째서 이렇게 무기력하고 무표정한가를 확인하고 싶었다. 남북회담취재를 위해 서울을 자주 왕래한다는 북한기자는 『경쟁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열심히 일하고 있는데도 동료에 비해 진급이 늦다』고 불평하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어떤 자극이나 보람이 없다는 것도 큰 이유의 하나로 여겨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곳이 너무나 낙후돼 있고 폐쇄적인 사회라는 데서 가장 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바깥세상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으면서 그저 주체사상만 주장하고 있어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방도 필요에 따라 흉내만 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외적으로 개방 제스처를 쓰고 대내적으로는 약간의 숨통을 터주어 결속을 시도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좋은 실례를 개방의 본보기로 얘기되고 있는 「경음악단」에서 보게 된다.이곳의 경음악단은 2개.보천보악단과 왕재단악단으로 보천보는 일본,왕재단악단은 중국을 순회공연하고 돌아왔다.이들 악단은 무용의 경우 치마의 길이가 조금 짧아졌을뿐 공연내용이나 수준은 우리 시골을 돌아다니는 지방악단과 비슷한데도 이곳에서는 소문이 무성하다.「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국제적이다」「공연초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공연에서 마지막 프로인 「우리의 소원」노래합창이 분명한 대내결속용임은 이미 알려진 그대로이다.출연자 모두가 함께 노래부르고 관중들은 박수로 호응함으로써 통일열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번에도 17일의 동평양극장공연에서나 18일의 양형섭최고인민회의의장이 베푼 만찬장에서 「우리의 소원」합창때 이들은 곧 통일이 닥쳐오기나 하는듯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다시 이곳이 통제사회이고 그래서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북한이 개방되기에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에 북한 3박4일을 마치고 고속도로를 따라 돌아오는 길목은 너무나 우울했다.
  • 정신과의사와 성직자/정동철 신경정신과 전문의(건강한 삶)

    종말론에 관해 정신과의사가 할 말은 적지않으나 일단 접어둔다. 혼란스럽고 난처한 것은 정신과 의사의 무용론이다.육신의 병까지 안수기도로 넘보는 마당에 마음의 병을 종교가 정신과 의사의 몫이라고 인정할 리가 없다.그것은 사탄 마귀 또는 원령의 시험이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이상 당연한 귀결이다.한마디로 신심이 부족하여 사탄이 끼여든 결과가 정신병이라는 것이다. 밤하늘에 별보다 많은 것이 붉은 네온십자가다.산수 미려한 곳 치고 절이 없는 곳도 드물다.그럼에도 사악한 범죄와의 전쟁은 조금도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역할분담에 혼돈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현대인이 지켜야 할 아주 중요한 태도일 것이다. 사별의 슬픔과 전장의 두려움은 물론 여러가지 위기상황의 초조감과 착각을 위해 성직자의 역할은 대단히 필요하다.때에 따라서는 절대적 위로와 힘이 되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불안 우울 환각 망상과 같은 현상들에 대해서 성직자의 기도와 설교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신중하게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이들의 특징은 한결같이 가시적 현실속의 대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일견 불안은 두려움과,우울은 슬픔과,환각은 착각과 그리고 망상은 오해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지만 현실적 대상들이 없다.무의식속에 꿈틀거리는 갈등과 죄의식이나 열등감의 왜곡이 문제이기에 그 점을 의식화하지 않고서는 치료될 수 없는 병적 현상이라는 뜻이다. 『한국 정신과 의사도 상담치료를 합니까? 약만 쓰겠죠?』 교육심리를 전공했다는 S대의 어떤 교수의 말이다.신앞에 인간은 똑같이 현명하기도 하고 어리석기도 하다는 아인슈타인의 얘기를 그 장로는 모르는 걸까.기도와 정신치료의 대상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 외언내언

    미국등 선진국주재 특파원경험자들은 흔히 이런 말을 한다.『그들에게 한국은 대체로 관심 밖인 경우가 많다.우리의 중요 우방인 미국의 경우도 한국에 관한 많은 결정이 국무부한국과 실무진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허탈감을 느낀 적이 많다』 세계를 상대하고 주도하는 미국에 한국이 어떤 것인가를 짐작케하는 말이다.◆미국보다는 덜하지만 일본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과장보다는 국장정도의 선에서 결정나는 경우가 흔한 것을 본다.지난 연초 방한중 정신대문제로 혼이나고 돌아간 미야자와총리는 나리타공항에서 화풀이로 『이제 한국도 범세계적 일본외교 테두리내의 하나로 대해야겠다』고 했다지만 경제대국 일본도 상대해야할 나라가 많은 것이다.◆우리가 보고 생각하는 미일과 그들이 평가하는 한국의 중요성은 이처럼 다르다.그리고 그것은 어쩔수없이 감수해야하는 국력차이의 현실인 것이다.한데도 국내의 우리는 미국과 일본에 대해 우리 한국의 존재가 대단한 위치에 있는양 착각하는 수가 많아 대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지금 방한중인 일본의 한 한반도문제전문학자가 북한을 두고 비슷한 비유를 하는 것을 듣고 떠올린 생각이다.미국에 있어 북한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 일이 있느냐는것.동아의 한쪽 끝에있는 보잘것 없는 또 하나의 공산빈곤국.국력면에선 일본의 17분의1밖에 안된다는 한국에 또 그만큼 못미친다.붕괴직전이지만 도와야할 이유가 없는 나라라는것.◆망하면 또 하나의 공산정권붕괴라며 자본주의승리를 자랑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그럴수 없는 입장임을 강조했다.「언제 어떻게」 붕괴되느냐에 초미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것.「적당한 시기」,「바람직한 형태」의 붕괴를 위해 돕고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북한의 위대한 지도자도 한 미 일은 북한을 어떻게 보는지 상상이나 하는지 궁금하다.
  • 참다운 광복을 성취하는 길(사설)

    우리에게 있어 8·15해방은 왜 다시찾은 빛이며 되찾은 정신이었는가.마흔일곱돌 광복절을 맞아 다시 생각해보는 일은 참으로 필요하다.해마다 되풀이 되는 일이지만 요컨대 8·15해방은 우리에게 과연 무엇인가 진지하게 묻고 대답해보자는 것이다. 일제로부터의 해방이다가 당연한 대답일 터이지만 그것이 틀린답은 아니더라도 오늘에 우리가 구하고자하는 정답은 아니다.일본이 새로운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고 남북한이 통일의 예비작업을 다지고 있으며 세계가 탈냉전·긴장완화·새질서를 구가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8·15의 의미가 일본으로부터의 해방만일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그러면 그 정답은 무엇이며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결론컨대 광복은 질곡과 인고 굴종과 타율로부터의 탈출 다시말해 자신으로부터의 해방의 계기였을 뿐 진정한 의미의 해방은 아니었다.그리하여 이제 우리가 할일은 자신으로부터의 해방으로 다시 서는 일이다.강조컨대 그것은 지난47년의 세월동안 되풀이됐던 시련과 좌절 분열과 대결,도전과 실패의 악순환을마감하고 60·70년대 이땅에 충만했던 자신감과 성취욕을 되찾아 다시 한번 굳게서는 「자기확신」과 「자기확립」을 말한다. 노태우대통령이 광복절경축사에서 지적한바 긍지와 자신감을 갖지못한 민족이 위대한 시대를 열수는 없다.「새로운 힘과 용기」로 다시 달려갈때 광복47년,건국44주년의 의미는 더욱 뚜렷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에 이르러 이제 8·15는 우리에게 다음의 몇가지 의미를 새롭게 한다.첫째 참된 광복의 정신과 의의를 되찾는 일이요,둘째 한때 전력으로 질주하여 많은 것을 성취했던 자신감을 되찾는 일이며 셋째 민족통일의 당위와 의미를 되찾는 일이다.이것들이 없고는 8·15는 언제까지나 참다운 의미의 광복이 아니며 올바른 의미의 해방일수 없는 것이다. 오늘날 일본에서는 세계평화유지군의 명목으로 그들 군대아닌 군대의 해외파병이 이뤄지고 있고 공공연하게도 그들 왕과 각료들의 야스쿠니(정국)신사 참배가 이행되고 있다.그런가운데 일본군의 정신대 강제집행을 증언하고 참회하는 수많은 「요시다」들이 방한하고 있다.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일제수뇌들이 사전에 계획했다는 극비문서자료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한일간에 가로놓인 이 방대한 과거의 퇴적물들이 올바로 분석되고 극복되기전에는 광복의 참된 의미는 유보될 수 밖에 없다.그것이 바로 극일이다. 다시 한번 자신감을 되찾아 민족적 성취욕을 충족시키는 일 또한 중요하다.한동안 우리를 신바람나게 했던 「바르셀로나」의 영웅들이 개선했고 젊은 과학도들이 맨손으로 일군 「우리별1호」가 지금 지구궤도를 돌고있다.우리는 말하기좋아하는 외국인들의 비아냥대로 용이 되다만 지렁이가 절대로 아닌 것이다.다만 조그마한 성취로해서 빚어졌던 자만과 허세와 착각과 조급성만을 벗어버리면 된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올림픽과 「우리별1호」를 통해서 믿게됐다. 그러고서 이제 통일이라는 민족 공동의 광장을 일구자는 것이다.그것은 남북한의 유엔시대,남북한 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시대가 부여하는 엄숙한 과제이다.47년간 미완의 광복을 완성의 광복으로 성취하기 위해서는 민족의 화해와 협력은 필수적이다.그것이 마흔일곱돌 맞는 광복절의 참다운 의미를 살리는 세번째 항목이다.
  • 과소비 진정과정의 평가(사설)

    올들어 소비증가추세가 현저한 수준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측면에서 의미있는 평가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그것은 과소비진정이라는 큰 목표의 달성과 함께 정책효과의 가시화,각종사회단체의 노력,특히 과소비를 진정시켜야겠다는 국민적공감대의 결실이 이를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경제기획원이 분석한 상반기중 내수용소비재출하동향을 보면 소비재출하증가율이 7.1%에 그치고 있다.이는 지난해의 14.4%에 비하면 절반수준도 못된다.수입농산물의 상징처럼 인식됐던 바나나는 지난해 상반기중 8배까지 소비가 늘어났으나 올해는 오히려 38.5%가 감소됐고 쇠고기소비증가도 지난해의 4분의1수준으로 낮아졌으며 80%증가했던 에어컨도 44%나 줄어들었다. 우리경제는 지금 바람직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월등히 개선되고 있다.물가상승률이 지난해의 3분의2수준에 머물러있고 국제수지적자폭도 30억달러나 줄어들 전망이다.이렇듯 경제의 모습이 좋아지고 있는 큰 이유의 하나는 다름아닌 과소비의 진정에서 찾을수 있다. 개인소비생활,레저,해외여행,호화고급외제품의 선호등 생활 어느 한구석에 과소비가 온존해 있지않은 곳이 없었으니 5천달러소득(1인당GNP)에 1만달러이상의 소비를 해야하고 그래서 물가는 오르고 국제수지는 악화되어 경제전반에 큰 응어리가 되었던 것이다. 지금의 소비둔화추세를 놓고 업계일각에서는 불황의 한단면이라는 시각도 있다.휘발유소비가 30%씩 늘어나 세계에서 석유소비증가율이 가장 높고,전기소비의 급증으로 인해 제한송전의 위기에까기 이르고 수입바나나를 주체하다못해 바다에 내던져지는 소비행태가 정상적이라고 말할수 없다. 과소비억제의 물줄기는 잡혀지고 있으나 여기서 주춤거려서는 안된다.지난 몇년간 불어닥친 과소비 열풍의 원인과 지금의 진정기미가 어떤 노력에 의해 나왔는가를 되돌아 보고 과소비의 완벽한 격퇴에 가일층 노력해야 할 것이다.최근 몇년동안의 과소비현상은 국제수지흑자시대를 지나면서 소득의 급격한 상승,부동산투기등으로 인한 불로소득의 만연등에서 비롯됐다. 소득의 증가가 소비의 증가로이어져 소비자체가 생활내지는 신분의 상승으로 착각된 인식을 지닌 탓이다.소비 그자체는 경제의 중요한 부문이자 활력소임에 틀림없다.그러나 그 소비속에는 국민의식수준,문화의수준등이 함축되어 있다.소비에도 수준이 있다는 얘기다.오늘날 과소비의 진정은 총수요의 억제,불로소득에 대한 정부의 척결의지등 정책적노력과 함께 민간단체의 절약운동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서 이뤄진 것으로 볼수있다.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한 꾸준한 정책추진은 부동산가격의 하락과 함께 과소비진정의 실마리를 풀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단체를 비롯한 각종사회단체의 캠페인과 국민들의 소비욕구자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도 보았다.과소비를 더욱 진정시켜야 할 부문도 아직 많다.더구나 과소비가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합리적인 소비문화를 가꾸어 나가는 것도 선진국이 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라는 것을 우리는 유념해야 한다.
  • 외언내언

    월남전 때의 일이다.당시 월맹은 미국을 정부와 국민과 언론으로 나누어 상대하고 교란시키는 공산당특유의 인민전술전략을 동원해 큰 재미를 본것으로 유명하다.북한공산당의 대남전략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국가와 국민을 분리취급하고 국민중에서도 반체제나 반정부세력만 상대하며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본다.◆그런데도 우리는 그 북한과 인민을 하나로 착각하고 행동하는 과오를 범할때가 많지않나 생각한다.그동안 우리가 상대해온 북한은 공산당과 그 간부들이지 인민대중은 아니지 않았는가.더욱이 그 공산당과 간부는 인민대중이 원해서 선택한 당도 사람도 아니다.그들이야말로 북한의 전부도 대표도 아닌 것이다.◆공산권붕괴후 우리는 어려운 처지의 북한을 도와야한다는 주장이 많았다.지금도 그런 분위기인 것이 사실이다.가슴 뭉클케하는 민주애의 발로란 생각도 든다.그러나 여기서도 우리는 북한과 그 인민을 구분못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지않은가.우리가 도와야하는 북한은 인민대중이지 반성할줄 모르는 공산당이나 노멘클라투라(붉은 귀족)라는 이름의 간부들은 분명 아닐 것이다.◆억압속의 인민은 내의도 없이 겨울을 나고 식량부족으로 초근목피를 찾아 산야를 헤맨다는데도 전체예산의 25%를 군사목적에 쓰고있다는 공산당과 그 간부들의 북한이다.80고령의 늘그막까지 젊은 애첩을 두고 딸까지 낳아 호화판 해외쇼핑여행까지 시키고 있다는 김일성주석을 우리가 동정하고 도와야할 이유가 어디있는가.◆얼마전 방일했던 플라토닌 러시아부총리의 말이 생각난다.『북한경제와 김일성체제는 붕괴직전이다.일본이 북한에 배상을 한다면 그것은 김일성체제유지의 캠퍼주사가 될것이다.그냥 버려두는 것이 한반도문제해결(통일)을 빠르게하는 방법이다』위대한 수령의 도덕성이 부패한 자본주의자의 그것만도 못하지않은가.우리가 도와야하는 북한은 그가 아니라 선의의 북한대중임을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 소인과 대인/김재기 주택은행장(굄돌)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는 제나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자신의 안위와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소인배들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이며 자신의 이익보다 전체의 발전을 생각하는 대인들이다. 한 사회가 발전적이고 건강한가의 여부는 바로 이 두 가지의 부류중 어느쪽이 많은가에 달려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안타깝게도 현재의 우리사회는 소인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소인배 사회라고 할만큼 사회의 곳곳에서 현실안주를 우선으로 생각하며 전체의 발전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습들이 팽배해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사장은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이사를 밑에 두려고 하고,이사는 또 자신보다 못한 부장을,부장은 또 과장을,과장 역시 자신보다 무능력한 부하를 밑에 두려고 한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밑에 둠으로써 자신이 보다 더 많은 공명을 누리고자 함이 모든 사람들의 본성인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이같이 자신밖에 없는 것처럼 자신이 최고인 것처럼 착각하는 소인배 정신은 버려야한다. 우리들이 역사를 통해서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능력있는 인재를 중용한 시대는 융성하고 발전하였으나 그렇지 못하고 소인배들이 많던 시대에는 당파싸움만을 일삼는 간신배들이 들끓어 패망의 길로 치닫고 말았던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하겠다. 소인배에 비해 대인은 미래를 바라보고 발전을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보다 더 능력있는 부하를 두어 발전을 도모하려 노력하며 자기자신의 이익보다는 사회전체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다.그렇기 때문에 대인들이 많은 사회는 건강하게 발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제 현실안주를 위해 전체의 발전을 생각하지 못하는 소인배들은 사라지고 대인들이 많아져 우리사회가 기품있고 여유와 멋이 넘치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월간 심상사 주최 「경포해변시인학교」를 가다

    ◎3박4일이 짧은 바닷가의 시잔치/시인·독자 3백여명 진지한 대화/실수연발 시극경연땐 박수로 격려 월간시지 심상사가 주최하는 「경포해변시인학교」가 이틀째 열리고 있는 1일 밤 11시께의 강릉 경포국민학교 강당.방학중 내내 잠자던 이 강당은 시극경연대회에 참가한 3백여명의 뜨거운 열기에 의해 새롭게 깨어났다.이날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시극경연대회에서 해변시인학교 참가자들이 보여준 열기는 이웃주민들의 원성을 살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즉흥극 형식으로 꾸며진 이날 시극경연대회에서 경연자들은 마치 이번 해변시인학교의 참가의의가 거기에 있는 듯 연기에 열과 성의를 다했으며 관람자들도 아는 노래가 나오면 박수를 치며 보조를 맞췄다.젊은이들의 경쾌한 춤과 율동,40∼50대 아주머니들의 시낭송과 어설픈 연기,때론 실수가 빚어내는 폭소등 그 모든것이 어우러지며 참가자들의 욕구를 시심으로 승화시킨 이번 시극경연대회는 참가독자들의 시에 대한 원초적 욕망을 자발적으로 키우고 계발한다는 주최측의 목적에 꼭 부합하는 것이었다.결국 이날 시극경연대회의 최우수상은 「시의 바다에서 온 어린왕자」를 공연한 가족(반)에게 돌아갔다.바닷가에 온 도둑이 시인과 시를 사랑하는 소녀에게 감명받아 개과천선 한다는 내용을 다룬 이 시극은 배(복)에 훔친 물건을 잔뜩 감춘 도둑을 시를 써서 뚱뚱해졌다고 착각한 소녀가 심사위원석의 훌쭉한 시인들을 「바람둥이 시인」이라고 지적하는 바람에 폭소를 자아냈었다.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3박4일동안 열린 심상해변시인학교는 시종 이같은 자발적 참여와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 진행됐다.국내에서 열리는 문학캠프로는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이 행사는 올해가 14회째로 박동규교수(서울대)를 비롯하여 김광림 허영자 김종원 장윤우 이건청 이근배 윤강로 박리도씨등 50여명의 시인과 2백60여명의 일반독자가 참가,큰 성황을 이루었다.남녀비율에 있어선 1대5 정도로 여성이 월등히 많았지만 연령에서는 언니를 따라온 10대 소녀부터 76세의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14회에 걸친 행사로 이미 널리 알려진 심상해변시인학교에의 노인층의 대거 참가는 주최측의 새로운 두통거리이자 즐거움의 원천이었다. 이번에 8명의 동아리를 이끌고 세번째 참가한 이미현 할머니(65·경기 분당)는 『시를 좋아하고 즐기던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라며 『강의가 재미있고 젊은이들 노는 것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친구따라 강남가듯 이할머니를 따라온 주중여할머니(74·서울 흑석동)도 『문학에 특별한 관심은 없었지만 강의가 재미있어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앉아 있었다』고 한 마디.이 할머니들은 문학참여도에 따라 나뉜 반편성에서 가장 하위의 C반에 편입되자 주최측에 불만을 표해 이를 조정케 했으며 장기자랑코너에서는 「창부타령」을 춤과 함께 열창해 큰 상을 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해변시인학교가 결코 오락성만이 중시된 행사는 아니었다.유명시인 초청강의,시창작실기교실,시인과의 대화 시간등은 엄격하고도 진지하게 이뤄졌으며 부진한 담임시인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경고도 주어졌다.시인과의 대화시간에는 원론적인 강론외에 등단절차,작법요령 등 실질적 문제가 다뤄져 호응이 높았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참가독자들이 적극화되면서 시인과 독자간의 긴밀한 소통이 이뤄졌다.특히 젊은 문학지망생들이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는 포스트 모더니즘이나 모방문제에 있어서는 시인들이 답변에 절절매는 모습도 연출됐다.머리가 희끗희끗한 김광림시인도 『포스트 모더니즘때문에 진땀난다』고 피력할 정도. 이번 해변시인학교에는 또한 8년째 이 모임에 참석해 왔던 정주영 국민당총재도 잠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2일 초청강의에서 그는 자신을 『당총재 이전에 이화여대 명예문학박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밖에 주변의 안목해수욕장에서의 임해수련,파하기 전날밤의 캠프파이어 등은 이번 해변시인학교의 낭만을 한껏 돋워준 행사였다. 거의 매년 이 행사에 참여해온 장윤우시인은 『바다가 있는 곳에서 동료 시인과 시를 사랑하는 마음 좋은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니 얼마나 낭만적인 자리인가』하고 말한다.이번 모임에 처음 참가한 유병렬씨(28·회사원)도 『짧은 기일이지만 좋은 강의를 많이 듣고 사람들을 여럿 사귀어 퍽 많이 배운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 분리수거 혼신의 권유 홍건표씨 부천시 청소과장(이런 공무원)

    ◎자가용차 트렁크에 항상 쓰레기 가득/행정력만으론 한계… 집집방문 참여 호소/실시 1년만에 시전체 배출량 20% 감소/먼지쓴 모습에 아내도 아연실색… 「쓰레기 과장」별명/연말엔 50% 감축 목표… “이젠 타시군서도 견학오죠” 경기도 부천시 남구 송래1동 동신아파트 단지에선 매주 일요일 하오가 되면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각동별로 각각 6개씩의 비닐상자에 분리해 놓은 쓰레기를 꺼내 다시 정리하느라 분주하다. 빈병이나 신문지등 재활용 쓰레기는 따로 묶어 재생공장에 보내고 못쓰는 쓰레기는 청소차에 실어주는 동안 한 주민이 이동에서 저동으로 옮겨다니며 쓰리게 분리작업을 돕고있다. 반소매 점퍼차림에 헝클어진 머리모습이 자원재생공사장에서 나온 직원으로 착각하게 하는 그가 바로 쓰레기분리수거의 성공적 모델을 제시한 부천시 청소과장 홍건표씨(48·부천시 남구 송래1동 동신아파트2동 406호)이다. 홍과장이 자신이 살고있는 아파트단지에서부터 쓰레기분리수거를 실시해야겠다고 마음먹은것은 1년여전인 지난해 8월 시 공보담당관에서청소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였다. 『소비형태가 다양화 되면서 1회용품이 쏟아져 나오고 섞지않은 비닐과 플라스틱이 국토를 뒤덮고 있지만 우리는 이같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저의 가정부터 쓰레기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원,대전,청주등 다른 시·군을 돌아다니며 청소업무를 비교하고 환경전문가들로부터 자문도 구했으나 뾰족한 해결방안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다만 그는 쓰레기분리수거나 자원재활용운동등은 행정력이나 돈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홍과장은 주민들의 참여분위기를 조성하려고 자신의 아파트관리사무소 옆에다 6개의 쓰레기분리수거함을 만들어놓고 신문지·우유팩·깡통·빈병·헌옷등을 종류별로 담아놓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반상회등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나가서는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라 다시쓰면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입이 닳도록 설명했고 시간이 나는대로 이웃 집집마다 찾아 다니며 쓰레기분리작업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집사람역시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던것 같습니다.처음엔 제가 이 일에 나서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죠.그러다가 우연치 않게 작업복차림에 뿌연먼지를 뒤집어쓴채 쓰레기 분리작업을 하는 저의 모습을 보고는 아연실색 하더군요』 그러나 그의 이같은 노력이 차차 주위에 알려지면서 참여하는 주민들이 하나 둘씩 늘었고 이웃 아파트와 일반주택단지에까지 이 운동이 확산돼 지금은 부천시내 54개 단지 1만5천8백여가구가 쓰레기분리수거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이 운동이 정착되어가자 부천시의 쓰레기 발생량은 20%가 감소됐고 인력난을 덜어 연간 7억원의 쓰레기처리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또 그동안 재활용품을 판 2천여만원의 수입금도 주민들에게 돌아갔다.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게 된것이다. 요즘엔 다른 시·군의 사회단체나 통반장들이 찾아와 쓰레기분리수거 방법을 배워갈 정도로 부천시가 쓰레기분리수거의 성공사례 교육장이 되고 있다. 그는 늘 출퇴근길에도 길가에 버려진 깡통이나 빈병등을 발견하면 승용차를 세워놓고 트렁크에 주워담는다.트렁크가 모자르면 뒷좌석에도 싣는다. 그래서 그의 승용차는 언제나 쓰레기로 가득차 있다. 주위에선 이런일을 되풀이하는 그를 「쓰레기 과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홍과장은 지난 70년1월 부천군 소래면 산업계에서 지방행정서기로 공무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모범공무원으로 대통령표창과 내무부장관상등 4차례의 상을 수상했으며 지난번 환경의 날에는 쓰레기 분리수거와 자원재활용에 기여한 공로로 환경처장관상까지 받았다. 그는 부천시의 쓰레기분리수거사업은 이제겨우 과일이 열매를 맺기위해 꽃봉오리를 피우는 단계라면서 금년말까지는 전시민의 폐자원활용 1백%참여로 쓰레기발생량을 50%이상 줄여나갈 계획이라면서 다시 주민들과 쓰레기를 분리해 담는 일에 몰두했다
  • 정비돼야 할 호화분묘(사설)

    호화분묘에 대한 일제 정비작업이 전개되리라고 한다.분묘제도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정기준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턱없이 어마어마한 분묘를 마련하여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결국 공권력의 철퇴가 내려지게 될 모양이다. 우리는 국토면적이 비좁아서 산사람들도 세계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나라다.그런나라의 국민이면서 국토가 무한정 넓은나라 사람들보다도 더 분묘의 사치에 집착하는 것이 우리다.살아서 호강하던 사람은 그 호강이 죽어 이후까지 함께 갈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처럼 호화분묘에 집착한다.이런 생각은 불식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법규에 어긋나는 분묘와 불법묘지에 대한 정비를 과감하고 엄격하게 해나갈 방침이라고 한다.당연히 그래야 할 일이다.불법분묘의 문제는 국토이용의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법형질변경 및 자연녹지 훼손에 이르는 갖가지 위법을 자행하게 해서 거기 따르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그 뿐만이 아니다.있는 사람들의 유택에 대한 호사와 욕심은,많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삶의 의욕을 저상시키는 결과까지 부르게 된다.산사람 발뻗고 살 공간도 절대적으로 모자란데 죽은이가 제왕의 유실처럼 거대한 면적을 차지하게 한다는 것은 더불어사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그런 사상이 내포된 법이 엄격하게 지켜만 진다면 이런 일은 발생 단계에서 차단된다.그런 뜻에서도 호화분묘 정비계획은 엄격히 집행되어야 한다. 호화분묘문제에서 특히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불법의 주인공이 한결같이 이른바 사회지도층이라는 사실이다.전직장관에 국회의원,재벌급 부자와 명망있는 사회 저명인사들이 즐비하게 단속된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것에 실망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살아서 누린 영화를 죽기까지 연장시키려는 이기주의가 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일이 국민에게,국가의 인상을 얼마나 손상시키는지를 생각한다면 그렇게는 못할 것이다.더구나 국정에 참여해본 적이 있는 국무위원이나 입법부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이토록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는 사실이 불쾌감을 치솟게 한다. 당국이 호화분묘단속을 하면서 함께 진행할 일이 있다.대표적 사회지도층의 분묘 현황을 공개하여 확연히 밝혀주고 불법한 부분은 솔선하여 정비하게 하는 일이다.남은부분은 강제력도 불사하고 새로운 부조리를 감시해야 한다. 우리가 지닌 분묘에 관한 인식과 의식에도 변화가 와야한다.조상의 묘소규모와 효가 상징적 함수관계에 있고,명당사상이 뿌리깊게 자리잡아온 우리에게는 쉽사리 변하지 않는 것이 분묘에 얽힌 의식이다.그러나 묘소의 규모가 효와는 관계가 없고 마침내는 살아있는 사람의 하세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빈축과 손가락질로 조상을 욕먹이고,당대를 벗어나 자손에게 맡겨질 경우 불화와 불효의 빌미를 제공할 뿐이다.세월이 흐를수록 그같은 현상은 더 심화한다.미래도 책임질수 없고 현재도 부담만 되는 일을 더이상 고집하기 보다는 냉철하게 현대적인 사고에 적응하는 편이 현명하다.정책도 그런 맥락에서 발상되어 많은 선택이 개발되고 종교등 사회교육의 분담기관에서도 협조하여 사회분위기의 변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유선방송 참가업체수 싸고 활발한 토론

    ◎21세기 방송연주최 「한국형 CA­TV」심포지엄/“전국 30개만”“230개로” 의견 팽팽/대도시우선 단계시행안도 제시/지나친 이윤추구 막을 제도적방안 마련 촉구 종합유선방송시대의 본격적 개막을 앞두고 지난 15일 21세기방송연구소가 마련한 방송심포지엄 「한국형 CA­TV의 방향모색」은 사업참가희망자와 관련업계의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논의의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최근 종합유선방송법과 시행령이 모두 확정됨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구역분할과 참가업체의 자격기준 등 당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실무적 내용이 산적한 시점에서 열려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으나 논의내용이 지금까지 거듭돼온 원론적 수준에 머물고 문제제기도 겉돌기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유선방송시행 단계상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지역분할 문제에 있어서도 주제발표자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펴 혼선을 빚었다. 주제발표자 김학천씨(전교육방송원장)의 경우 25만∼30만가구를 기준으로 전국을 30∼40개사로 분할할 것을 건의했는가 하면 진용옥경희대교수(전자공학)는 전국의 전화국수를 기초한 2백30개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 장한성씨(KBS영상사업단사장)는 『한국에서 CA­TV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지역에 따라 방송국시설을 차별화해 되도록 시설투자비를 낮추고 전국을 대상으로 일시에 실시하기보다는 고소득의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부터 시행,점진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안을 새롭게 제시했다.또 김학천씨는 현행법상 「유선방송위원회」의 위원을 공보처장관이 임명하기로 돼있어 자칫 위원회의 위상이 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할 위험이 있고,지역사업자가 지나치게 이윤을 추구할 경우 이를 저지할 제도적 방안이 없다는 문제점을 꼬집어내기도 했다. 이밖에 진용옥교수는 『프로그램기반의 부실이나 사업성보다는 공공성을 강조하는 한국식 방송관이 CA­TV 발전의 장애요소』라고 밝혔으며 김원용교수(성균관대)는 『CA­TV를 공중파방송의 연장으로 파악,CA­TV운영을 언론참여로 착각하는 기존인식을 버리고 일반상품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 심포지엄은 강용식 전공보처차관을 이사장으로 하고 범여권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21세기방송연구소」가 창립기념으로 마련한 행사로 장한성씨가 「CA­TV의 세계적 동향」,김학천씨가 「한국형 종합유선방송국운영」,진용옥교수가 「한국형CA­TV의 설비와 장치의 특성」,김광옥교수(수원대)가 「한국CA­TV프로그램결정에 관한 일 방안」등을 주제발표했고 김원용·박영상교수(한양대)와 송재극씨(한국방송개발원 연구위원)가 참가하여 토론을 벌였다. 한편 유선방송 시행에서 가장 큰 관심사가 되는 지역분할문제에 따른 수치논쟁은 오는 20일 방송개발원 주최로 열릴 「종합유선방송구역 분할」에 관한 세미나를 통해 본격화될 전망이다.여기에서 개발원 책임연구원 김기태씨는 유선방송국을 운영할 경우 수입과 지출이 동일해지는 수익분기점과 적정가구수,기존 행정구역분할현황,정치권역 분할현황,기존 유선방송사업자 분할현황 등을 고려한 1백20개안을 제시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 거식증/대식증/20대여성 「식이장애」 늘고 있다

    ◎거식증/비만 두려운 신경성 식욕부진/대식증/스트레스 받을땐 무조건 “폭식”/심리적안정 취하고 약물요법 병행해야 비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으로 식사하는 것을 거부한다.심리적 스트레스나 가족내 갈등이 있을 때 많이 먹음으로써 해소하려 한다.이처럼 극단적인 식습관 형태가 「식이장애」.이 증후군은 주로 사춘기및 20대여성 1천명중 7∼8명꼴로 발생하고 발병률 또한 증가추세여서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울산대의대 서울중앙병원 정신과 한오수교수는 『최근 여성들에게 서구인과 비슷한 날씬한 몸매를 요구하는 사회문화적 변화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요인이 식습관을 바꾸게 했다』고 전제,『식이장애중 신경성식욕부진증은 주로 10∼20대 초반의 여성에게,대식증은 18∼30세 사이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발병률이 증가추세』라고 설명한다. 식이장애는 크게 신경성 식욕부진증과 대식증으로 나뉜다. 식사를 거부하므로 거식증으로도 불리는 신경성식욕부진증은 비만에 대한 망상및 착각등이 증폭돼 지나친 체중감소를 위해 나타나는 특이한 식이행동.식욕이 있으면서도 먹는 것을 거부하거나 식욕이 없어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식사를 하지 않으므로 지나치게 마르거나 심하면 몸무게가 25∼30㎏까지 빠져 생명에 위협을 주기도한다.증상은 마른 체형인데도 뚱뚱하다고 착각,비만을 지나치게 두려워한다.별다른 병변이 없이 단순히 먹지않아 본래의 몸무게 보다 적어도 15%이상 빠지거나 자신의 정상체중의 최저선을 넘지않겠다고 식사를 거부하는것 등이 해당된다.특히 질병을 부인하는 성향이 강해 병원에 가는 것을 싫어하므로 주위사람들의 배려가 중요하다. 한편 신경성대식증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나 조바심이 나면 무조건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폭식을 하는 반면에 비만에 대한 공포로 스스로 구토를 유도한다.과식한 후 설사약이나 이뇨제를 복용,몸무게를 무리하게 빼려는 특성 등도 있다. 증세는 폭식 식습관이 하루에도 자주 반복한다.폭식과 단식을 반복하므로 체중의 변화가 심하다.식습관이 비정상적인데도 자각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의지로 폭식을 그칠수 없다는 두려움을 갖고 폭식한후 우울해 보이거나 자신을 탓하는 것 등이다. 예방책이 없는 식이장애의 치료는 무엇보다 환자의 마음을 이해,근본적인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이밖에도 항우울제 등의 약물요법,행동요법,친구사이의 소외감을 극복하게 하거나 가족간의 갈등을 해소하는것 등이 필요하다.
  • 이삼로 발언의 참뜻(사설)

    『통일전 남북한이 외국과 체결한 모든 조약은 통일(고려연방제)후에도 존중되지않으면 안되며 필요하다면 주한미군의 계속주둔(단계적철수)도 인정할 수 있다』는 북한측 발언이 크게 보도되었다.24일 미하와이 개최 「한반도평화와 남북통일에 관한 6개국회의」세미나에 참석한 북한군축및 평화연구소고문 이삼로씨의 기조연설 발언이다. 북한은 통일후의 주한미군존재를 인정할 것이며 한미상호방위조약등 한국이 미일등과 체결한 다른조약들도 모두 준수하겠다는 의사표시인 것이다.북한당국이 아닌 특정개인의 발언이지만 사전에 준비된 기조연설이며 이씨의 신분이나 북한사회의 특수성등에 비추어 「취소와 부정」의 여지만 남긴 북한당국의 공식의사표시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필요가 있을 것같다. 사실보도의 일본신문도 지적했듯이 주한미군철수를 요구하고 통일전 한국이 체결한 조약은 대부분 폐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북한이란 점에서 보면 상당한 변화라 할수 있을지 모른다.그러나 당장의 주한미군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고 모든 것이 통일후를 상정하고 있으며 같은 내용의 주한미국대사발언엔 격렬한 반발을 보이는 점등을 감안하면 환영보다는 그 저의에 대한 경계심을 앞서게 하는 발언이라 해야 할 것이다. 통일후의 한미안보지속과 필요할 때까지의 주한미군유지발언이 처음 주목받았던 것은 작년의 워싱턴한미정상회담 때였다.양정상은 통일후의 한미우호·협력·안보관계의 불변을 다짐했었다.한국주도의 민주화통일을 상정한 통일후의 한미관계방향에 대한 양국정상의 다짐이었다.한미관계의 역사와 국익현실에 비추어 당연한 순서의 환영해야 할 다짐이었다. 북한의 이번발언은 무엇인가.사실이라 하더라도 우리와 같은 전제의 것일수는 없을 것이다.북한주도의 연방제통일 말하자면 「적화통일」을 전제로 그런상황에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미국의 한반도리익을 지켜주겠다는 의사표시로 보아야 할 것이다.말하자면 많은 것을 계산하고 고려한 대미 「러브 콜」이라 할수 있는 것이다. 결국 북한의 변화보다는 불변을 보여주는 것이며 다만 불변의 목적달성을위한 전술의 변화일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주한미군 인정시사로 북한이 필요로하는 미국과의 관계개선 장벽의 하나를 제거하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시각을 완화시키는 한편 한·미·일관계의 혼란을 노린 전술일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남북관계의 진전 없이는 북한의 미일관계개선 없다는 사고방식은 남북대화및 통일에 방해가 된다는 발언도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대미일 관계정상화전 한·중 수교는 생각할수 없는 일이며 강대국들이 일방만을 지지하면 북한은 생존을 위해 모종의 군사행동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될지 모른다는 발언은 일종의 협박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북한의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며 협박과 유화의 이중전술을 동원하려는 듯한 인상이다.북한은 변화의 우선순위를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미일과의 관계개선은 한국과의 관계개선및 핵문제청산이 선결요건 아닌가.그리고 민주화개혁도 먼저일 것이다.
  • 직장인의 일 중독증/「마스킹 효과」 주의합시다

    ◎“업무 우선” 흥분상태로 몸이상 못느껴/성취욕 높은 40대중간관리층에 많아/휴식·운동·편안한 식사등 균형잡힌 생활이 중요 모든 일에 조바심을 낸다.업무를 처리하는데 과정보다는 결과에 얽매인다.스포츠등 게임을 즐길 때 게임 자체를 즐기기보다 승부에 집착한다.이런 성격의 사람들은 「마스킹효과」에 젖어 들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특히 위·아래쪽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직장의 40대 중간관리자계층은 더욱 주의가 요청되고 있다. 차폐 및 은폐효과라 불리는 마스킹효과는 어떤 소리가 다른 소리에 의해 방해를 받거나 차폐돼 들리지 않게 되는 효과로 본질과는 다른 양태로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다.의학적으로는 얼굴이 창백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지만 핑크빛 마스크를 쓰면 건강한 것처럼 착각하게 할 때 이르는 용어이다. 직장의 40대 중간관리자들은 심신이 괴롭다.이들은 보수주의의 경영자계층과 신사고를 가진 젊은 계층사이에 끼여 교량,또는 완충역할을 해야 하고 자아성취에 대한 욕구 등이 증폭돼 일의 노예가 되는 것이 일반적현상이다. 이 사고가 팽배해지면 모든 일에서 업무가 우선이 돼 자연스레 건강이 뒤켠으로 밀리게 된다.정신없이 일에 쫓기다 보면 몸에 이상이 생겨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다.즉,일이라는 일시적 흥분상태가 만신창이가 된 몸을 아무 일이 없는 듯 이끌어가게 되므로 대부분 일중독형의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이는 마치 권투선수가 시합중에는 아픔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론이다. 한림의대 예방의학과 황성주교수는『이 마스킹효과는 꼭 일중독형 사람들에게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면서『몸을 함부로 혹사하면서 보상책으로 보약 등의 건강식품을 상용하는 경우 몸은 파김치가 됐는데도 보약 등의 약효 때문에 건강하게 느끼게 되므로 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스킹효과에 취약한 질환은 심장질환·고혈압·위궤양·과민성대장증후군등.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과 휴식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므로 무엇보다 정기적인 휴식이 중요하다.이때 일체의 외부와의 연락은 물론 신문·TV 등의 대중매체와도 단절하는 철저한 휴식이어야 한다.또고스톱·지나친 흡연·음주 등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므로 삼가고 등산·낚시·레포츠등 가벼운 운동이나 취미를 갖는다.식사 동안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해 식사하는 시간을 늘린다.대화할 때 자기가 주도하기보다 남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도록 노력하는 것 등이다. 황교수는『건강은 규칙적인 생활·영양·운동·수면 및 휴식·스트레스관리등 균형잡힌 생활양식의 집합체이지 돈이나 약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라며 『결국 건강에 대한 책임은 자기자신에 있는 것이므로 자기진단을 정확히 하는 것이 마스킹효과에서부터 벗어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최근 「보안법 철폐」 주장을 보며…/이명영(특별기고)

    남북간의 화해와 불가침을 약속하는 합의서가 채택되자 평화공존의 시대를 선전하는 소리가 높았으나 남북은 여전히 본질적인 대결 관계속에 있다.북한의 기본노선이 변화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1987년에 새 형법이 나왔다는 허위선전이 그 좋은 예이다. 북한의 기본노선은 김일성부자주권하의 통일과 그것을 위한 「남조선혁명」이다.이를 위해 우리의 국가보안법 철폐·미군철수와 연방제를 관철하려고 한다.이중에서도 보안법 철폐가 핵심이다.이것만되면 다른 것은 저절로 된다고 계산한다.보안법은 북한이 「남조선혁명」공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것이므로 이를 통일의 장애물로 보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도 저들 체제를 지키기 위해 각종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는데 1975년 실시된 형법같은 것은 김부자권력의 절대옹호와 그 주권하의 통일 원칙을 어기면 반혁명죄로 몰아 사형토록 되어 있어서 보안법의 유형이 아니다.이 사실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뒤늦게나마 1990년 8월11일의 필자가 밝힌신문기고에서였다. 이에따라 보안법 시비의 소리가 우리앞에서 수그러들었고 또 그해 9월의 남북총리회담때엔 북쪽 총리가 보안법이 통일의 장애물이라고 강조한데 대해 남쪽 강영훈총리가 북쪽에는 더 지독한 법이 있지 않느냐고 반박하자 연형묵총리는 입을 다물고 만 일도 있었다.북쪽으로서는 모종의 대책이 필요했을 것이다.그러자 북한은 1987년에 민주적인 형법개정이 있었다는 정보를 작년 가을부터 퍼뜨리기 시작했다.정보는 일본을 통해 들어왔다. 작년 가을에 평양을 방문했던 일본의 관동학원대학 대내헌소 교수가 그곳에서 소위 1987년 형법전문이 실린 소책자를 건네받았다.그는 북한법에 관한 몇편의 논문을 썼고 김일성과도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사람이다.1987년 2월5일에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결정 제2호로 채택되었다고 되어 있는 이 소책자는 권두에 북한의 국장과 국기가 나와 있는 것으로 보면 정부문서인 것 같은데 웬일인지 발행처나 발행연월일은 없는 괴상한 문서이다. 이 형법은 제1조에서 형법의 임무를 범죄와의 투쟁을 통한 국가주권과 사회주의제도의 보위로 규정함으로써 1975년 형법이 그 제4조에서 형법의 임무를 주석을 보위하고 정부의 노선을 옹호하며 전사회를 주체사상으로 일색화한다고 했던 것과는 외견상 대단한 변화를 보여 주었다.주체사상일색화란 말은 김부자유일체제의 옹호 관철이란 말이다.이는 당의 지상목표이며 헌법의 기본지침이다.어떤 법률도 이를 명문화해야 한다.예컨대 민소법도 그 임무는 전사회를 주체사상으로 일색화하는 데 있다고 했고 재판소구성법도 같으며 특히 재판소의 기본임무는 재판으로써 반혁명활동을 진압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위 1987년 형법보다 4개월 후에 발행된 심형일의 「주체의 법리론」이란 책은 나라로부터 법학박사학위까지 받은 책인데 거기에는 「북한의 모든 법률의 임무는 주체사상과 당의 정책을 구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명기하고 있다.전체주의 독재국가의 법제도의 당연성이다.그러니까 이러한 임무를 규정하지 않은 1987년 형법같은 것이 나왔다면 그것은 거짓말인 것이다.그래도 우리 사회엔 북한 형법이 크게 달라졌다는 착각이 들고 있다.저쪽의 대남정보교란공작이 잘 기능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김일성대학의 김군식교수는 1975년 형법을 해설한 교과서의 저자이다.그의 형법학Ⅱ(각칙)제2판이 나온 것이 소위 1987년 형법과 같은 해이다.그가 새 형법의 제정을 몰라서 1975년 형법에 따라 김일성대학의 교과서를 썼겠는가.도쿄에는 「공화국 교수」라는 직함을 가진 김규승이란 형법학자가 있다.그가 북조선 건국 40주년을 기념하여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형사법제」란 책을 낸 것이 1988년 9월9일이다.그가 1년반 전의 소위 1987년 형법을 몰라서 1975년 형법을 조국의 현행형법이랍시고 그것도 건국 40주년 기념이랍시고 냈겠는가. 그런데 그 김규승교수가 대내교수와 연명으로 일본의 법율시보 3월호에 대내교수가 평양에서 받아온 1987년 형법의 전문번역과 해설을 내놓았다.같은 3월에 도쿄를 방문중이던 북한의 조평통 부위원장 한시해는 남한 기자와의 면담에서 또 한바탕 보안법의 철폐를 주장했다.기자가 『북쪽에도 그런 법이 있지 않느냐』고반문했더니 한은 『북한에는 그런 것이 없다.남쪽이 들고 나온 것은 과거의 형법이다.지금은 모두 개정되었다』라고 했다.1987년 형법이란 것이 남쪽의 보안법 철폐를 노린 공작용임을 자백한 셈이다. 지난 5월5일엔 제7차 총리회담과 때를 맞추어 중앙통신은 김군식교수의 「공화국현행형법을 바르게 리해한데 대한 약간의 문제」란 논문을 자상히 전했다.다음날 평양방송도 같은 방송을 했다.1987년 형법이 민주적 형법으로서 통일의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니 남쪽도 빨리 보안법을 철폐하여 통일의 장애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법제정및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이런 방송을 했다는 것 자체가 공작선전용인 것이다.같은 날에 저쪽 기자들은 형법 소책자를 서울쪽에 슬그머니 배포하는 작전까지 썼었다. 만보 양보하여 1987년 형법이 진짜라 하더라도 그것이 북한체제와 형사정책의 본질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반혁명범죄가 반국가범죄로 이름이 바뀌고 범죄의 종류나 형벌에 완화의 변화가 있어도 범죄 구성의 요건들에는 본질적인 변화가 없다.또 지난 4월에 최고인민회의에서 형소법이 인권 신장의 방향으로 개정되었다고도 하나 그것도 북한헌법의 훌륭한 인권조항이 아무 소용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로 쓸데 없는 일이다. 요는 김부자권력의 옹호와 그 주권하의 통일이란 기본원칙에 따라 모든 법이 운용되기 때문에 백번 개정되어도 실체적인 의미는 없는 것이다. 겉으론 악수로 회담하면서 속으론 혁명공작에 전력을 쏟는 저쪽의 성동격서와 담담정정의 전술에 남쪽은 좀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날로 정세가 불리하니 북은 별의별 수단을 다 쓸 참이다.가짜 형법을 만들어 내는 것쯤은 식은죽 먹기다.
  • 메맨토 모리/윤시향 원광대교수·독문학(굄돌)

    우리의 이 지상에서의 삶은 항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아 왔다.그래서 인간은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우주로 나갈 인공위성을 개발하기도 했고,시간의 극복을 위해 과거와 미래로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다는 타임머신을 생각해 낸다.예술영역에 있어서도 그렇다.드라마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소위 삼일치의 법칙에서 시간과 공간의 동일이 가장 먼저 깨어진다.현대미술과 음악의 행위예술이라는 것도 이 두 요소들의 확대내지 파괴로 볼 수 있으며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포스트 모더니즘이라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또한 과학에서 기존의 시공간 개념을 뒤바꾼 것이 상대성 원리다.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두가지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인간에게는 없는 것 같다.그리고 이러한 유한성이야말로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수 있는 바탕이 아닐는지. 그런 의미에서 옛 사람들은 참으로 현명했다.그들은 이 유한성을 잘 인식하고 이를 오히려 끊임없이 각성된 생명과 출발을 위해 적용했다.고대 이집트에서는 잔치를 베푸는 자리에 미이라나해골을 갖다 놓고 주인은 손님들에게 『죽음을 잊지 말라』는 인사말을 하는 관습이 있었다.또한 로마에서는 개선장군이 입성하여 축하행진을 하며 열렬한 환영을 받을 때 그 장군 옆에 태운 노예가 끊임없이 장군의 귀에 대고 『메맨토 모리』라고 속삭였다.메맨토 모리란 라틴어의 뜻은 『네가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잊지말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마치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영원하고 절대적인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한 모습들을 보게 된다.현재 지니고 있는 권력·재산·건강 등이 변하지 않고 지속되리라는 행복한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다.고대인들이 영원한 생명에의 가능성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유한성에 대한 인식,죽음에 대한 공포를 삶의 고양을 위해 전용할 줄 알았던 지혜를 우리는 이제 잃어버린 것일까.나도 이 아침,냉수를 등골에 끼얹어 정신을 차리도록,내가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자신에게 뇌어본다:메맨토 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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