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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TJ” 발걸음 촉각

    ◎여 “큰변수 되겠나” 야 “내각제 다가설까” 7일 박태준 전 민자당 최고위원이 포항 북 보선 출마를 위해 영구 귀국함으로써 여야는 「박태준 변수」가 「대선 방정식」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며 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신한국당은 박씨의 귀국에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한 당직자는 『박씨의 출마가 화제야 되겠지만 대선정국에 변수가 되겠느냐』고 말했고,한 민주계 중진은 『6공때 민정계 위탁관리자에 불과했던 박씨가 정계에 복귀한다고 해서 영향력을 갖게 되리라 보는 것은 착각』이라고 깍아내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그가 TK(대구·경북)지역에서 갖는 영향력을 감안해 ,조만간 선출될 대선 후보가 적극적인 제휴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씨의 정계 복귀를 바라보는 야권의 시각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반YS의 상징」이 돌아왔다는데 일단 환영을 같이 한다. 하지만 향후 대선가도에서 박전회장이 미칠 역할과 영향에 대해서는 이해가 엇갈린다.국민회의는겉으로는 박 전 회장에 전폭적인 환영을 나타내고 있다.포항 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지원 아닌 지원을 할 것 같다. 국민회의는 대구·경북지역(TK)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구여권인사인 박 전 회장과 연대하거나 적어도 연합전선을 펼 경우 대선 가도에 절대적인 변수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하지만 박 전 회장의 지론인 내각제는 자민련과의 연대가능성을 갖고 있어 국민회의를 내심 긴장시키고 있다. 자민련은 공식반응을 자제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김종필 총재는 당의 공식입장이 있을때까지 개별적인 발언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박철언·김복동 부총재 등 TK출신 의원들의 움직임을 겨냥한 것이다.
  • SBS 50부작 드라마「여자」 1,2,신세대「여자상」(TV주평)

    ◎극적 재미에 페미니즘적 화두 주목 여자의 삶이 우리 사회처럼 가파르게 바뀌어온 곳이 또 있을까.굳이 페미니스트적 시각을 빌지 않더라도 우리 여인네들의 삶은 변화무쌍한 굴곡의 연속이었다.억압된 삶을 달게 받아야 했던 할머니들,여자의 행복을 느껴보지도 못한채 세월의 무상함을 탓하게 된 어머니들,그리고 자신의 인생행로를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세대 여성들에 이르기까지…. 지난 7일 방송을 시작한 SBS 50부작 새 월·화드라마 「여자」(한준영 극본·오세강 연출)는 이처럼 한편의 파노라마같은 여자의 삶을 압축해 제시하고 있다. 딸이자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살아야 하는 것을 숙명으로 여겼던 과거 여성의 삶으로부터,독자적 삶의 영역을 구축하기에 주저하지 않는 이 시대 파워우먼들의 사고방식을 시시콜콜 전해준다는 것이 드라마의 의도.그러면서 남자들에게도 여자의 존재를 새삼 진지하게 생각케 하려는 뜻이 비친다. 「여자」는 그러나 무거운 주제를 최대한 가볍게 전달하려 애쓴다.코미디프로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우스꽝스런 캐릭터 설정이나 대사를 구사하고 있다.우선 1세대 여자라 할 수 있는 김용림·사미자·전원주의 면면이 그렇다.여기에 2세대 여성들로 김영애·양희경·나영희 등을 배치해 연기력을 고려했으며,하희라·고소영·김혜리는 신세대 여자의 전형을 보여준다. 도입부에서 컴퓨터그래픽과 무게있는 배경음악을 깔며 성경 창세기구절을 변칙 인용,『여자는 여자를 낳고…』라는 멘트를 사용한 것도 재미있는 시도였다.심각한 주제를 코믹하고 가뿐한 메시지 전달수단을 통해 부담없이 전달하려한 노력이 엿보인다. 그러다 보니 자연 눈에 거슬리는 대목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어색한 고교생 분장이나 거짓 혼인신고로 결혼하게 되는 과정,장모가 출산하는 바람에 첫날밤을 망치는 대목,할아버지가 첩과의 신방에서 숨지는 순간 손녀가 태어나는 설정 등은 개연성이 없다.난삽한 느낌이 들 정도로 등장인물이 복잡한 것도 흠이다. 드라마 「여성」이 극적 재미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진지한 페미니즘적 화두도 던져주길 기대한다.
  • 시티폰이 휴대폰과 다른점

    ◎무선전화­휴대폰의 중간형… 걸수만 있는 이동전화/시속20㎞ 이하·기지국 반경 200m 통화권제한 약점 시티폰(CT­2:Cordless Telephone 2)은 가정용 무선전화와 개인휴대통신(PCS)의 중간 형태로 걸 수만 있는 이동전화.가정에서는 무선전화로 사용하고 외출때는 걸어 다니면서 전화를 걸 수 있는 디지털방식의 무선통신서비스다.유럽에서는 집안에서 쓰는 무선전화기를 CT­1이라고 부르고 CT­2는 여기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개념으로 보고 있다.가정용 무선전화기는 집밖을 벗어나면 통화가 안되지만 CT­2는 집밖 어디에서든지 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말기 모양이 휴대폰과 비슷하다고 해서 011이나 017과 같은 휴대폰 서비스로 착각하면 곤란하다.시티폰은 걸 수만 있는 발신전용이라는 점을 우선 알아야 한다.공중전화기를 가지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된다.시티폰은 또 시속 20㎞이상으로 이동할 때는 통화가 안되며 기지국 반경 200m이내 에서만 통화할 수 있다.건물이 빽빽한 곳에서는 통화반경이 50m이내로 제한될 수 있다.실제로 뛰면서시티폰을 사용하면 잡음 때문에 정상적인 통화가 힘들고 자신이 사용하던 기지국 서비스범위를 벗어 나면 통화중 끊김현상이 생긴다. 시티폰의 가장 큰 약점은 착신전환 불능,즉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수 없다는 점이다.하지만 이는 무선호출기를 사용해 극복할 수 있다.「수신은 삐삐로,발신은 시티폰」으로 하면 된다는 얘기다.한국통신 등 시티폰사업자들은 시티폰 단말기안에 무선호출기능을 내장,호출이 오면 그 호출번호로 전화를 자동 연결해주는 「CT­2플러스」라는 서비스를 곧 제공할 계획이다.
  • 「촌지」거부와 교원장전(사설)

    대통령 자문 교육개혁위원회에서는 개혁안으로 교사들의 「촌지거부 장전」을 마련중이라고 한다.물론 명칭이 「촌지거부 장전」인 것은 아니다.교원의 「권리보호 및 직무수행 규범」을 위한 새로운 명문규정인 것이다. 이 장전안에 교사들의 촌지거부 등 대학생 학부모 직무수행도 포함된다는 것이다.장전이란 기회있을때마다 선언하기도 하고 외기도 하는 성격의 명문이므로 이 장전이 마련되면 아침 저녁으로 교사들은 『나는 촌지를 받지 않으며…』라는 뜻의 명문을 외어야 하는 일도 생길수 있다. 이런 방법이 괜찮을 것인지 신념이 안선다.우리에게는 교육칙어 세대도 있고 교육헌장세대도 있다.소리내어 외다보면 규범이 행동으로 정착되는 태도 변화를 가져올수 있다고 믿는 세대들이다.그들에 의해 장전의 효능이 신봉된 결과 만들어지는 「개혁안」인 듯하다. 그러나 기계적으로 외는 이런 방식의 한계는 이미 드러났다.오히려 이런 선언으로 면죄부를 얻은 것 같은 착각이 작용하여 부정에 대한 면역 체질이 만들어질수도 있다.매우 구시대적인 이런발상의 효능이 의심스럽다. 말인즉 현행 「교원지위향상 특별법」에 명시되어 있지 못한 직무수행 규범과 교권 보호를 구체적으로 열거한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오히려 법을 확대 개편하거나 시행령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명문화하여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교사가 걸핏하면 『촌지를 안받는다.』는 맹세를 하게 하는 것은 교직자들로 하여금 굴욕스런 경험을 거듭하게 하는 것과 같다. 「촌지」란 교사들을 부끄럽고 숨고싶게 하는 악덕이다.그것을 매일처럼 안하겠다고 맹세하다 보면 윤리적 면역작용이 생겨서 규범 자체가 심리적 탄력성을 잃을수도 있다. 특히 학생들에게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될수도 있다.교사들로 하여금 그런 수모를 느끼게 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도움이 안된다. 기본적으로 「장전 만들기」는 너무 낡은 해법이다.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 시민운동과 도덕성/황병선 논설위원(서울논단)

    어떤 행동의 동기나 결과가 선하다면 그 과정이나 수단상의 흠은 용인될 수 있는 것인가.지금은 의적 홍길동시대와는 달라서 적어도 사회정의를 구현하자는 시민들의 자발적 조직의 경우라면 동기나 절차 모두가 엄격히 정의로워야 한다는 쪽으로 사회적 컨센서스가 이뤄지고 있다. 김현철씨 관련 비디오 테이프의 입수 방법과 공개과정의 의혹으로 7년여에 걸쳐 비교적 탄탄한 국민적 신뢰의 기반을 쌓아왔던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경실련)이 곤경에 처했다.비단 경실련뿐 아니라 정치적 민주화에 발맞춰 우후죽순격으로 탄생한 수많은 시민운동단체들 모두가 전에 없던 위기의식을 느끼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경실련을 비롯, 환경운동연합,흥사단 등 51개 단체들로 구성된 시민단체협의회가 긴급운영회의를 소집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기·절차 정의로워야 주로 소비자보호운동,여성운동 그리고 환경보호운동에서 시작한 비관변 시민운동은 민주화와 함께 인권운동,사회·경제정의 실천운동등 정치 인접분야로 영역을 넓혀 활기있게 추진되어 왔으며 폭넓은 국민적 지지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사회의 다극화,정치의 민주화,그리고 시민의 참여확대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이번 경실련 사건과 관련,당사자들은 마음속에서 선의로 저지른 절차상 잘못이 「김현철의혹」이란 큰 판에 끼어드는 바람에 실체 이상으로 확대돼 지탄을 받게 된것 아니냐고 변명하고 싶을는지 모르겠다.관청이나 기업처럼 짜임새있는 조직이 아닌 시민단체의 한 실무자가 비리를 폭로하겠다는 욕심에 잠시 이성을 잃고 증거품을 절취했으나 내용을 검토해보니 문제의 소지가 있어 일단 접어뒀다 추후 공개하게 된것일 뿐이라고 아량을 호소하고 싶을는지 모르겠다. 수년전 3당 합당직후 내각제합의각서를 비어있는 당직자 사무실에서 가져가 특종보도를 했던 언론사 기자는 사법처리되지 않았다.자신이 다루던 공문서를 무단으로 가지고 나와 소위 양심선언을 한 경우도 이번 같은 비난 세례를 받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민운동단체의 경우 관청이나 정치판,언론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에 차별성이 있다.법적 근거나 상업적 바탕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신뢰에 발을 디디고 정의라는 하늘을 호흡하는 조직이 바로 시민운동단체들이기 때문이다.조건없는 믿음에 바탕하는 신앙과도 달라 그 동기나 절차에 있어 공정성이나 도덕성에 한점이라도 의혹을 사게될 경우 시민운동단체는 하루 아침에 국민의 신뢰와 존재이유를 한꺼번에 상실케 되는 것이다. 특히 경실련은 시민단체 가운데서도 매우 활발한 사업을 벌여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며 그만큼 많은 구설수가 뒤따랐던 것도 사실이다.지난해 4월 총선에서는 상당수 간부들이 출마,시민운동을 정계진출의 발판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상품불매운동등과 관련,동기의 순수성과 엄정한 중립성에 의심을 받기도 했다. ○국민신뢰 한꺼번에 상실 이런 구설수나 이번 테이프 절취·허위진술사건 등은 좋게보아 이들이 정의를 내세우며 일해온 탓에 은연중 몸에 밴 오만과 독선,자신들만 옳고 깨끗하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현상들로 볼 수 있다.경실련과 시민단체 지도부는 조직원의 재평가,조직과 그 관리방식의 재점검등 부산을 떨고있다.대국민 사과문도 내겠다고 한다.그러나 이번 사건의 교훈은 이런 외형적 조치가 아니라 시민단체 지도부가 독선을 털어버리고 시민운동의 본뜻을 살려 도덕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는데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선민의식과 오만이 아니라 겸손과 봉사가 시민운동단체에 요구되는 필수적 덕목임을 상기시켜 주고자 한다.
  • 현철씨 사과 여야반응/여­당직자들 침묵으로 일관

    ◎야­“반성의 빚 없다” 공세 여전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대국민사과성명에 대해 야권은 17일 『반성의 빛이 없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반면 그의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수습의 가닥을 잡은 여권은 무거운 침묵으로 일관했다. 신한국당은 현철씨의 성명에 대해 이날 단 한줄의 논평도 내지 않았다.고위당직자들도 애써 언급을 회피했다.검찰수사와 국정조사 증인출석으로 처리방향을 잡은 마당에 성명내용에 언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으로 보인다.한 관계자는 『이 지경에 이른 정국상황이 그저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한편 청와대측 관계자는 『현철씨의 사법처리 방침은 이회창 대표의 시국수습건의안이 아니라 김대통령 담화의 기조위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해 청와대와 이대표측의 미묘한 신경전을 반영했다. 여권과는 대조적으로 야권은 현철씨가 성명을 발표한 행위와 성명 내용 모두를 비난했다.국민회의 유종필 부대변인은 『현철씨가 「잘못이 있다면」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아직도 국정을 문란시킨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반성문 수준도 못된다』고 일축했다.자민련 이규양 부대변인도 『현철씨가 아직도 권력의 중심에 서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라며 『현철씨는 성명에 앞서 검찰수사에 응하고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공자를 울린 여자」 펴낸 신정모라씨

    ◎“남성사회의 위선,절대적 낙태금지,남존여비 성차별” 신랄하게 공격 PC통신에서 여성운동을 펼치고 있는 신정모라씨(37)가 자기 주장을 모은 단행본 「공자를 울린 여자」를 과학과사상에서 출간했다. 신정모라는 통신경력이 있는 이들에게는 결코 낯선 이름이 아니다.「여성운동가」로 당당히 자처하는 그는 통신공간을 「어지럽히는 남성우월주의자」들과 ID가 취소될 정도의 격렬한 논쟁을 마다않는 「여성전사」로 명성(?)이 자자하다.현실법칙에 굴하지 않는 비타협성,급진적이지만 선명한 주장,운동공간으로 PC통신을 이용하는 점 등은 그를 이전의 여성주의자들과 구분되는 신세대 운동가로 만들었다. 그의 급진성은 자기가 지은 이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이름이 넉자인 것은 부계성인 신씨곁에 모계성인 정씨를 같이 쓰기 때문이며 그는 PC통신 천리안을 통해 엄마성 함께 쓰는 운동을 실제로 펼치고 있다.아이에게 유전인자의 반을 물려주는 것은 물론 열달간 뱃속에서 기르고 출산의 고통을 치러내는 것은 엄마인데도 우리나라처럼 성이 중시되는풍토에서 부계에게만 성물릴 권리를 주는 것은 평등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같이 엄마성 쓰기를 위한 이론적 주장과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한 것을 비롯,책에는 여성문제에 대한 「남성중심사회의 통념」을 신랄히 공격한 많은 글들이 실렸다.▲남성중심의 성통념,아들선호사상 등 근본원인은 제쳐둔 채 모든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듯 절대적 낙태금지만을 외쳐대는 교황청 ▲소수의 군자만을 인간으로 인정,다수의 소인과 죄없이 성차별당하는 여자에게 뼈아픈 상처를 준 공자 ▲〈소녀는 누구든 거세 콤플렉스가 있다〉는 남성중심의 착각을 일반화시켜 성차별을 강화한 정신분석학 등 그의 비판과 공격에는 성역이 없다.또한 ▲얻어먹는 주제에 반말로 명령까지 하는 남자들은 기생충 ▲처벌할 대상은 피해자인 매매춘 공급자가 아니라 매매춘 수요자 ▲항상 여자가 봉사해 왔으니까 이제부터라도 희생성,부드러운 여성성을 배워 남자들이 봉사할 것 등 신랄한 어투로 남성사회의 허위의식을 공격하고 있다. 통신에 올랐던 글모음인 이 책에서 신정모라씨는 자신이 공격하는 것은 남성 개개인이 아니라 남성중심사회의 위선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취약한 여성들이 한데 뭉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여야의 반응/여­“최고수위 사과”… 후속책 마련 착수

    ◎야­“반성·사죄 긍정적… 수습책은 미흡” 25일 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신한국당은 자성과 자책감 속에 후속책 마련에 나섰고 야권은 「사과」는 평가하면서도 한보사건 등에 대한 진실 규명 의지가 「기대이하」라는 표정이었다. ○‥이홍구 대표위원 등 신한국당 고위 당직자들은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사과와 진솔한 민심수습책이 반영됐다』고 평가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당차원의 대책을 논의했다.김철 대변인은 『문민정부의 성과에 대해서는 겸허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개혁과정에서 파생된 과오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책임을 자임하는 대국민호소였다』고 논평했다. 이한동 고문은 『깨끗하고 능력있는 인사의 발탁과 부정부패 척결 등으로 국정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강력한 의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피력했다.이회창 고문은 『현철씨 문제에 대한 응분의 책임과 함께 사회활동 중단 등 처리방안을 제시하고 한보사태에 대해서도 정책차원에서 정치적 행정적 책임까지 규명하겠다고 밝힌대통령의 결의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야권은 김영삼 대통령의 「반성과 사죄」에 대해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그러면서도 난국 수습을 위한 의지를 의심하는 반응이다. 정동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반성과 사과를 평가하며 특히 아들 문제 사과는 부모로서 가슴이 아픈 대목』이라면서도 『특검제,TV 문회,한보와 대통령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이 없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대통령 중심제와 직선제가 부정부패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동복 비서실장이 전했다.안택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총체적 실패에 대한 엄청난 착각과 그릇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폄하했다. 민주당 권오을 대변인은 『무척 늦었지만 다행스러우며 남은 임기동안 마음을 비우고 마무리를 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서봉수 국제기전 9연승 위업/진로배/중국 마효춘에 불계승

    ◎일·중 대표 연파… 한국우승 견인 서봉수 9단이 진로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파죽의 9연승을 기록하며 한국에 우승컵을 안겨줬다. 서9단은 23일 중국 북경 쿤룬호텔에서 벌어진 제5회 진로배 세계바둑최강전 제3차전 11전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 마 샤오춘(마효춘)9단을 225수만에 흑 불계로 꺾었다.우리나라는 서9단의 연승으로 진로배를 5연패했다. 서9단은 이날 승리로 마9단과의 역대전적을 4승1패로 바꿔놓았으며 이번 대회 최대 연승기록도 세웠다.종전 기록은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의전기기)9단의 5연승(2회대회). 서9단은 연승으로 기본대국료,8판 승리수당,최종승리수당,9연승 상금 등 모두 1억4천2백10만원의 상금을 챙겼다. 이날 바둑은 초반부터 흑을 쥔 서9단의 세력대 마9단의 실리양상으로 흘렀다.중반들어 우하귀에 백 82로 붙이면서 패가 발생,결국 흑 139까지 대바꿔치기가 이루어지면서 흑이 우세를 확보했다.수순중 백 98로 끊은 수가 대착각으로 중앙 언저리로 갔으면 긴 승부였다. 서9단의 연승으로 조훈현,유창혁,이창호 등 우리나라선수들은 대국도 하지 않고 우승하는 영광과 함께 기본상금 2천5백만원을 챙겼다.
  • 대출압력 등 근거없는 것으로 확인/최 중수부장 문답

    ◎보근씨 한차례·원근씨 3차례 만나 대검찰청 최병국 중앙수사부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한보그룹 대출외압설,한보철강 시설재 도입과정에서의 커미션수수 등 현철씨를 둘러싸고 언론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모두 조사했다』며 『현재까지는 이런 의혹들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철씨가 정보근 회장과 단 한차례 밖에 만나지 않은 것이 사실인가. ▲그렇다.지난 95년 시내 중국식당에서 학교 선배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현철씨가 검찰에 출두하기전 고려대 동문회에서 한번 만났다고 했던 것은 착각인 것 같다. ­다른 형제들과의 만남은 어떤가. ▲장남 종근,4남 한근씨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정태수 총회장도 마찬가지다.2남 원근씨와는 3차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95년 가을 고대동문모임에 후배의 권유로 참석해 강남의 한 일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다음해 강북 한정식집에서 같은 모임으로 만났다.지난 1월에는 후배 결혼식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했다. ­한보직원을 만난 적도없나. ▲그렇다. ­당진제철소도 방문하지 않았나. ▲그렇다.미국 올림픽때 애틀랜타에서 만났다는 설도 출입국조회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조사방향은. ▲그동안 시중에 나돈 의혹과 설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하지만 국정조사특위에서 고발하거나 국민회의측이 자료를 제출하면 현철씨를 다시 부를 수도 있다. ­현철씨가 갖고 온 봉투에 무엇이 들어있었나. ▲당진제철소 방문과 애틀랜타 회동설 등에 대한 해명자료다.
  • 범행 노출쉬운 아파트 왜 택했나/이한영 피격­안풀리는 의문점

    ◎발소리 안들린 계단도주·몸싸움도 석연찮아 이한영씨 피격사건에 대한 수사가 18일로 나흘째를 맞았지만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이 많다. 합동수사본부가 처음 판단한대로 북한 공작원의 소행이라는 정황은 여러 군데서 나타나고 있다.하지만 범인들의 사전 모의와 준비,범행 및 도주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대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범행장소를 눈에 띄기 쉬운 아파트 14층의 좁은 공간으로 택한 것부터가 이상하다.이씨의 귀가 시간에 정확히 맞추지 않았다면 은닉하기에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도주로까지 생각했다면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보다 한적한 곳을 노렸어야 하는 것이 이치에도 맞다. 이 때문에 범인들이 계단을 통해 달아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도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고도로 훈련받은 테러전문가라면 한밤중에 계단을 통해 뛰어내려갔을 리가 만무하다.당연히 요란한 소리가 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경찰 조사 결과 13층부터 1층까지 26가구 주민 가운데 사건 당시 계단을 뛰어내려가는 소리를 들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따라서 계단을 뛰어내려갔다는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현장에서 몸싸움까지 했다는 목격자의 진술도 의문을 남긴다.이 때문에 범인들은 면식범이며 당초 목적이 살해가 아닌 납치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황용하 경찰청장은 『순간적으로 이씨를 맞닥뜨린 범인들이 살해과정에서 몸싸움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면식범은 아닌 것 같다』고 추정했다. 범인들이 특정 여성월간지 기자를 사칭,전화를 건 점도 의문이다.월간지측은 소속 직원 가운데 이씨를 전화로 찾은 사람은 없다고 해명했다.하지만 묘하게도 해당 월간지에는 동명이인 근무하고 있다.경찰의 최초 사건발생 보고서에 이씨의 직업이 여성월간지의 기자로 표기된 것을 보면 범인들도 이씨를 해당 월간지의 기자로 착각했던 것이 아니냐는 추리도 가능하다. 범인들이 이씨를 확인사살하지 않은 점도 수수께끼다.범인은 6연발 권총을 가졌으나 단 두발밖에 쏘지 않았다.그나마 한발은 이씨의 점퍼 속 솜에 파묻혔다.살해가 목적이었다면 목적을 완수했는지 확인조차하지 않고 달아났다는 얘기가 된다. 탄알이 이씨의 점퍼를 뚫지 못한 것도 아리송하다.
  • “현철씨 고소장 접수돼야 조사”/최 중수부장 문답

    ◎권 의원 유죄입증 문제없어 한보 특혜대출비리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최병국 중앙수사부장은 17일 김영삼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 대한 조사는 19일 이후에나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피의자들은 19일에 일괄기소하는가. ▲그렇다. ­불구속기소자가 있는가. ▲지금으로서는 말할수 없다. ­현철씨 고소사건은 언제 조사하나. ▲고소장이 접수돼야 조사에 착수할 것 아닌가.현재 현철씨측으로부터 고소일자 등과 관련해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 ­현철씨를 조사한 결과 당진제철소에 갔었다는 등의 야당측 주장이 입증되지 못하면 피고소인을 무고죄로 처벌하나. ▲꼭 그렇지는 않다.비록 사실이 아니더라도 주장하는 사람이 착각했다고 인정되면 처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태수 총회장의 혐의에 횡령도 포함되나. ▲중요혐의중 하나다. ­권노갑 의원이 계속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 공소유지가 가능한가. ▲중요한 것은 권의원 스스로가 돈받은 사실과 그 액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본인 주장대로 순수한 정치자금이라면 그렇게은밀히 받았겠는가.본인이 극구 부인해도 사회통념상 유력한 정황증거가 있다면 유죄입증은 문제 없다. ­정총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정분순씨 자매는 의도적으로 붙잡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악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검거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 사건관련 은행장들에 대한 은행감독원의 고발이 있었나. ▲아직 없다.
  • 이번 설날만이라도 음식쓰레기 남기지 말자/황규호(서울논단)

    우리와 이웃한 일본열도에서 얼마전에 청빈의 바람이 불었다.그 바람은 「청빈의 사상」이라는 책에서 비롯되었다.출판과 더불어 단숨에 수십만권이 팔려나갔다.무역대국이자 경제대국인 일본에서 청빈바람이라니….웬 청빈인가,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청빈의 바람과 일본인의 체질이 이 시대에 와서 다시 맞아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일본은 국가가 부를 챙겼을 뿐,국민 대다수는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일본을 들여다보는 일반적 시각이다.그런 가운데서도 아직 청빈을 우러러보는 일본인 사고가 왠지 가슴에 와닿았다.맑고 가난한 마음으로 사는 것을 일러 하는 말,청빈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작가 나카노 고지(중야대효)가 쓴 이 책에는 근세와 근대를 산 실존인물이 등장하고 있다.유복한 생활을 애써 비켜나서 가난한 사람처럼 산 부자집 마나님이야기가 나온다.탁발로 모은 쌀 서되를 거머쥐고 온갖 명예와 이익,곧 명리를 다 얻은 양 기뻐하는 고승의 행적도 적었다.그 청빈의 뒤안에서 일본을 키운 무형의 자산같은 그림자가 보였다.욕구를절제한 청빈을 보았던 것이다. ○근검·절약이 사라진 식탁 그런데 우리는 국민 1인당 총생산량(GNP) 1만달러시대가 멀리 보이자 위치감각을 그만 잃어버렸다.많은 사람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났다고 지레 짐작한 것이다.그리고 축배를 들었다.청빈 따위는 윤리교과서에나 나옴직한 내용이지,고소득시대와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착각했다.급기야는 헤픈 씀씀이를 줄여서 합성한 과소비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우리는 너무 방만하게 살았다.그러는 동안 생활관습까지 잊고 말았다.밥풀 하나를 흘리지 않고,또 버려서도 안되던 시대의 검약이 우선 식탁에서 사라졌다.이는 결국 골치아픈 음식물쓰레기더미를 안겨주었다.먹는데 드는 돈쯤을 우습게 여기고 있을때 연간 8조원어치에 이르는 음식물이 쓰레기로 나갔다.농경사회가 그토록 꺼린 음식물폐기가 예사로워진 현실은 참으로 부도덕한 것이다. ○생활속 절제의 덕목 실천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먹거리를 얻어내기는 여간 어렵지 않았거니와,또 불확실한 일이었다.고대사회는 더욱 그러했다.구약성서를 보면가뭄을 예견한 이스라엘 민족지도자가 곡물수확량의 5분의 1을 7년동안 갈무리하도록 권고한 대목이 나온다.식량의 비축은 오늘날도 예외가 아니다.식량생산대국은 세계의 가뭄과 홍수를 기웃거리면서,식량을 무기화하고 있지 않는가.우리는 지금 쌀은 그런대로 자급하지만,다른 곡물과 채소·과일류를 포함한 농산물 먹거리를 연간 25억달러어치를 넘게 사들이고 있다. 그래서 서울신문은 올해 실천할 캐치프레이즈를 「음식물쓰레기를 줄이자」로 정했다.음식물쓰레기발생을 더 놓아둘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마련한 이 캠페인은 지금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정부의 호응은 물론 지방자치단체·교육기관과 각급학교·관련단체가 발벗고 나섰다.서울신문이 목표한대로 50%만 줄여준다면,서울특별시 연간예산 절반에 가까운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음식물쓰레기 피해는 재화의 손실로만 그치지 않는다.먼 장래의 인간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다.언젠가는 쓰레기로 해서 땅이 병들고 마는 재앙의 시대가 도래할 수밖에 없다.작물 한포기 자라지 못하고,마실 물 한모금이 없는 대지를 상상하면 벌써 목이 탄다.그 재앙은 자연의 질서를 거역하는 한 실제상황으로 다가올수도 있다. 우리는 곧 고유의 설날을 맞는다.2천3백만명이 고향을 찾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있다.아무쪼록 검소한 귀성으로 설날의 참뜻을 새겨주기 바란다.새해 설계는 절제쪽으로 가닥을 잡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나라경제를 말로 크게 걱정하기보다는 일상에서 절제의 미덕을 실천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우리는 이번 설날에 찾아갈 고향에서 엊그제까지 그런 마음으로 살았다.그 소박하던 청빈의 삶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르 피가로지 기고/티에리 몽브리알(해외논단)

    ◎“한국노동법 사구기준으로 평가말라”/OECD회원국도 ILO협약 전면 인정안해 프랑스의 권위있는 일간신문 르 피가로는 최근 한국의 노동법 사태를 조망한 티에리 몽브리알 프랑스 국제문제연구소장의 칼럼을 게재했다.1월 30일자 2면에 게재된 이 칼럼에서 몽브리알 소장은 서구 언론들이 한국의 파업사태를 서구의 기준으로 평가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이는 한국적 상황,특히 변화에의 적응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의 칼럼을 요약한다.〈편집자주〉 요즘 한국을 휩쓸고 있는 사회분쟁에 대해 서구의 언론들은 많은 비평을 했는데 이는 때로 현실상황보다는 우리의 걱정이나 환상에 기울어진 것이곤 했다. 일부 언론에 의하면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1996년 12월26일 몰래 통과된 사회법으로 일어난 이 분쟁들은 전례없는 것이라는 착각이 든다.그러나 이는 1989년 현대그룹에서 일어난 격심한 파업운동을 잊고 하는 소리다.노동자들이 109일동안 농성을 하였고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많은 경찰력과 함께 고속순시함과 헬리콥터까지 동원해야 했다. ○89년 격심한 파업 망각 또 하나의 허위도 고발해야만 할 것이다.즉 한국 노동자들의 착취가 이 지역에서 가장 심하다는 것인데,이는 일본을 제외한 것이며 한국은 이 점에서 일본과 아직 많은 격차를 드러낸다.한국이 지난 10월25일 가입한 OECD 회원국들의 평균은 39시간인 반면,한국의 주 근무시간은 49시간이다.그러나 한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따라오고 있으며 우린 50년대 초만해도 이 나라가 지극히 가난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오늘날 일고 있는 사회적 요구는 성공의 결과때문이지 실패의 결과때문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또다른 중요한 점을 유의해야 한다.김영삼대통령 정부가 노동시장에 더 많은 가변성을 도입하려 하는 것도 틀린 조치는 아니다.한국경제는 현대,삼성,대우,LG 등 네개의 재벌회사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이 재벌회사들은 국가 생산의 3분의1과 수출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평생직장의 규칙 때문에 이들은 생산성의 진보로 불필요해진 노동력의 일부를 경험이 없는 분야로 돌리는 수밖에 없다.실업률이 활동인구의 2%로아직 미미하기 때문에 활발한 중소기업들은 필요한 노동력을 찾지 못해 그 발전이 마비되곤 한다.유연성의 부족으로 한국경제의 경쟁력은 타격을 입고 있으며 이는 전체적으로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결국 문제는 근본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형태에 있다.위원회가 설치되어 이러한 문제들을 6개월동안 토론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비밀리에 준비된 새 노동법은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에서 7분만에 통과되었다.정부의 이같은 서투른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그 결과 노동자들은 이제 집단 해고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한국에서의 사회적 대화의 기능은 프랑스에서 보다도 더 못하다.거기에서 반항의 움직임이 튀어나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서방의 보수주의자들은 의문을 갖는다.한국을 사회조항이 없이 OECD에 가입하도록 허가한 것이 잘한 일인가? OECD의 회원들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조건에 관한한 단 한번도 의견의 일치를 본 적이 없다는 사실도 명시해야 한다.ILO가 정한 다섯개의 사회기본권 조차도 만장일치를 보지못했다.즉 강제노동 금지,아동착취 금지,결사의 자유,단체협상의 자유,노동자 차별금지가 그것이다.ILO의 136개 협약중 미국은 12개만을 인정하였고 결사의 자유나 아동노동에 관한 조항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나라가 발전함에 따라 나라의 기관들은 노동자들의 더 나은 보수와 더 나은 사회보장을 위해 개선되어야 한다.이는 당연하고도 옳은 일이다.그렇다면 서구의 산업국가들은 마르크스,비버리지,케인즈 등 사라져가고 있는 세계의 유산인 그들의 게임의 규칙을 강요할만한 충분한 근거를 갖추었는가? ○정치적 문제가 가장 중요 아시아가 오는 몇년동안 또다른 수차례의 사회분쟁을 겪을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서방세계가,특히 유럽 사람들이 적응시간이 앞으로도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착각이다.바퀴는 계속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결국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이다.민주주의 체제에서 통치자들의 책임은 국민들에게 필요한 변화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실패를 겪는다.한국만이 예외는 아니다.또 이는 몇몇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어떻게 하면 오늘날 내일의 현실을 직면하기 위한 시민들 사이의 토론을 더 잘 조직하는가의 문제인 것이다.
  • 국회로 돌아가라/박찬구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동굴속의 죄수들은 물건의 그림자말고는 다른 아무 것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이것을 현실로 착각한다』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사슬에 묶인 죄수들의 후면에는 불이 타고 있다.불과 그들사이는 사람들이 물건을 가지고 지나간다.물건의 그림자가 동굴바닥에 비친다』라는 상황설정으로 「동굴의 신화」를 이끌어낸다. 『몸을 돌릴수 있는 힘을 가진 자만이 그것이 가상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 그의 경고다. 요즘 우리 정치권은 온통 환상과 환청에 파묻혀 있다.그림자를 보고 실체라고 하고 허상을 보고 진실이라고 한다.한보철강 부도사태 이후 여야 정당들은 「동굴속의 죄수」보다 결코 더 나을게 없는 단견과 어리석음을 드러내고 있다. 「하루빨리」 임시국회를 열자던 여야 원내총무들의 막후 합의는 모 야당의 당무회의 직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공당의 대변인들은 『아수라장』과 『정권 말기』운운의 으름장으로 흠집내기에 혈안이 돼 있다. 한술 더떠 「여권 4인방」과 「야당 3인방」이 등장하더니 급기야 「한보리스트」니 「살생부」니하는 괴문서가 「여의도」를 질식케 한다.영락없는 이전투구속에 여야 의원들은 온통 「정태수 리스트」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며 삼삼오오 「골방」에 모여 수근대고 있다.무엇에 홀린 듯 「여의도」는 온통 그렇게 들떠 있다. 그러니 연쇄도산의 위기에 처한 한보철강 하청업주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소연하는지 관심밖일 수 밖에 없다.국회를 열어 민생을 수습하고 경제를 다독거릴 방안을 마련하길 바라는 서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릴 리도 없다. 이제는 가라앉힐 때다. 그것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자존심 싸움이든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 감정다툼이든 간에 당장 유언비어와 루머의 확대재생산,그로 인한 멱살잡이에서 벗어나야 한다.수사는 사법당국에 맡기고 더 늦기전에 국회로 돌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경제가 무너지고 민심이 떠난 곳에 정치가 설 자리는 없기 때문이다.여야는 더이상 「동굴속의 사슬」만 맴돌지 말고 무엇이 실체인지를 직시할 때다.
  • 현안 모두 수렴하라/임시국회 소집 움직임에 부친다(사설)

    한보철강 거액부도 사태및 특혜의혹에 대한 국회차원의 진상규명과 대책논의를 위한 임시국회가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우리는 여야의 이번 임시국회 소집 움직임이 시의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을 환영하면서 차제에 정치권은 한보사건뿐 아니라 노동법 사태를 비롯한 당면 현안을 모두 원내로 수렴할 것을 촉구한다.그리하여 우리 사회를 갈라 놓았던 노동법·안기부법 재개정문제 등을 원만하게 매듭지어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경제난 극복에 진력할 수 있는 국면전환의 전기를 마련하기를 바란다.대만 핵폐기물의 북한 이전문제도 한반도내 환경오염 확산방지와 북한핵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국회가 시급히 다뤄야 할 현안의 하나임을 부연해 둔다. 그러나 임시국회가 국민들의 이런 기대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지 솔직히 말해 의문이다.지금의 여야 대치상황으로 보건대 국회가 열리더라도 문제를 푸는 정치의 순기능을 보여주기보다 정쟁의 연장으로 정치 불신만 가중시킬 것 같다.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대처해 나가야 할 이 난국을 야당이 주도권 장악의 호기로 착각하여 소모적 정치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다.이번 임시국회가 생산적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민생중시·경제회생 차원에서 의정을 다루려는 야당의 이성회복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임시국회는 한보에 대한 수조원의 편중대출이 외부압력없이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어 열리는 것인만큼 우선 그 진상규명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야당이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하고 여당이 이의 수용뿐 아니라 당차원의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키로 함으로써 한보사태의 진상은 성역없이 밝혀질 전기를 맞은 셈이다.진상규명이 원만하게 되려면 야권은 더이상 근거없는 의혹설 제기로 혼란을 부채질할 것이 아니라 확실한 정보만을 거론해야 할 것이다.여권 역시 무엇을 감추려 드는 인상을 주기보다도 자진해서 수사나 조사에 협조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번에 국회에서 국정조사권이 발동될 경우 검찰수사와의 충돌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지가 주목된다.「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제8조는 국정감사나 조사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중인 재판 또는 수사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된다』고 못박고 있다.바로 이 조항 때문에 그동안 국회의 국정조사권 발동이 번번이 실패했던 것이다.그런데 수사의 메스가 가해질 이 사건에 여야가 국정조사권을 어떻게 발동시키고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정치적 이유때문에 법을 자의적으로 운영하는 선례를 남겨선 안될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이번 임시국회가 장외의 노동법 사태를 자연스럽게 장내로 끌어들여 해결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노동법과 안기부법에 대해 정부·여당이 재론키로 했음에도 야당이 선백지화를 고집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이젠 대결정치를 그만두고 합리적인 대안을 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진지하게 해법을 구할 차례이다.
  • 북 주민을 로봇으로 착각말길/척 다운스(해외논단)

    북한 지도자들이 북한 주민들을 자신들의 로봇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면 그들은 북한체제 붕괴라는 사태에 대응할수 없을 것이라고 척 다운스 미국기업경제연구소(AEI)아시아연구실부실장이 최근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기고한 글에서 주장했다.그의 기고문을 요약한다. 최근 북한에서 일가족 17명이 남한으로 탈출한 것을 보면서 한국사람들은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스탈린주의 국가가 종말을 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다. 김경호씨(61)는 지난해 뇌졸증을 앓은 몸임에도 불구하고 15명의 가족과 북한 안전요원을 이끌고 지난해 10월26일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다.그의 일가족은 무려 27일 동안 낯선 중국땅 3천200㎞를 여행해 조선족의 인도를 받아 홍콩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많은 사람들중 한사람이다.그는 남한출신이란 죄아닌 죄로 북한당국에 의해 중국과의 국경지역인 회령으로 강제이주 당했다.그 목적은 그들이 남한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시키기 위함이지만 그들은 다행히도 미국의 뉴욕에 사는 그들의 친척인 최영도씨와 연락이 닿아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일가 17명 탈출의 함축 이들의 탈출 성공은 한반도에서 정치적 상황이 어떤가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했다.중풍을 앓는 사람이 5명의 어린이와 임산부까지 포함한 인원을 탈출시킬수 있다면 어느 누구도 북한을 탈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서울의 한 전문가는 그러나 이들의 탈출은 특이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북한이 붕괴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는 무리라고 말한다.전후 북한으로부터의 탈출자는 급격히 늘어났지만 1990년에 최다수를 보인뒤 계속 증감을 거듭,현재는 다소 줄어든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그들이 미국에서 세탁소를 경영하는 친척이 없었다면 탈출은 불가능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그들은 또 앞으로 중국이 이같은 탈출을 좌시할 것 같지 않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과 북한과의 연결망은 확고하게 보이며 이들의 탈출을 도운 사람들은 금전적인 유혹에서라기 보다는 민족적 동질감에서 그랬다고 보인다.탈북가족 17명에게는 금전적인 후원이 있었다.그러나 그것은 그리 이상스러워 보이지 않으며 그 돈은 강요된 것이 아니었다. 동독이 쓰러져갈때 서독은 동독으로부터의 탈출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1인당 7만달러나 쓴 것으로 집계됐다.그같은 사업은 『인간교역』이라고 알려졌다.김씨 가족의 탈출을 위한 한사람당 비용은 그리 많지 않았다. 서울에서 들리는 또 다른 형태의 회의는 북한 사람들이 로봇이라는 것이다.이 견해는 북한사람들이 세뇌됐기 때문에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이 이론은 빌리 브란트의 동독접근책과 유사한 북방정책이 없이는 북한 사람들이 남한생활의 이점이나 그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분단된 한국에서의 상황은 과거 분단됐던 독일의 상황과 유사하다.동독에도 독일의 TV방송이 전달되지 않는 지역이 있었다.그러나 이러한 지역에도 입을 통해서 뉴스는 전달됐다.그리고 독일을 통일할 사람들에게 투표의 기회가 왔을때 그 지역의 사람들도 자유에 대한 강한 선호를 나타냈다. 인민들을 자유롭게하는 것은 하나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사람은 본질적으로 자유를 찾고자유를 위해 투쟁한다는 것이 보편화된 서양 사상이다.북한인들이 보안체제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더라도 그들은 도움을 받을 가치가 있다. ○「자유」갈구는 보편사상 북한체제가 진리를 억압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비교적 정확한 뉴스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더욱 넓게 퍼져나갈지 모른다.한국인구의 10%가 넘는 5백만명이 북한에서 태어났다.그들은 북한에 있는 친척들의 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그들이 북한에 있는 친척들과 교류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믿기는 어렵다. 북한 지도자들이 북한 주민들은 노예적으로 헌신하는 사람들이라고 착각한다면 그들은 북한의 붕괴나 붕괴로 이어질 주민들의 대이동이라는 사태를 대비할 수 없을 것이다.그러한 북한 지도자들은 또 주민들의 정치적 변화에 대한 강한 요구에도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미 기업연 아시아연구실 부실장/정리=최철호 기자〉
  • 「세계적 화가」 이상남의 진가 첫 선

    ◎15일∼30일 「갤러리 현대·「박영덕화랑」서 동시 개인전/“동·서양 정신­표현 조화” 유화 170점 소개/백남준 이후 첫 NYT 「금주의 작가」 명성 세계미술의 중심지가 되고 있는 뉴욕화단에서 이색적인 작가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서양화가 이상남씨(44).국내에 처음 작가의 모습과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이어서 새해 벽두 미술계 화제가 되고 있다.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현대(732­1736)와 박영덕화랑(544­8481)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상남 개인전. 이상남씨는 아직 국내 미술팬들에게는 크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 현지에선 독특한 작업으로 작품세계가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작가.어려운 테마를 고집하면서도 전달양식은 간단명료한 형태를 띠면서 동·서양의 정신세계와 표현양식을 조화시킨 동양의 작가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전시를 위해 자신의 유화작품 170점을 들고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양쪽 화랑에서 전시될 작품과 전시형태를 결정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뒤 지난 81년 도미,줄곧 뉴욕에서 활동해온 한국계 미국인으로 전위무용가 홍신자씨(57)의 남편이기도 하다.미술작가치고는 주로 철학이나 종교 등 복잡한 인간사회의 정신적 세계를 관심대상으로 삼아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에 집착해왔으며 이같은 집착을 비교적 단순한 메시지로 보는 이들에게 전달하며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끌어왔다. 작품은 대부분 점과 점,혹은 선으로 구성된 단위적 동심원이 맞물린 기하학적 형태를 띠고 있는데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기계의 한 부분을 들여다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뉴욕과 도쿄·워싱턴에서 6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지난 79년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참가하면서부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지난해 2월 뉴욕타임스 「평론가 선정작가」란에서 「금주의 작가」로 소개됐는데 한국화가가 이 「금주의 작가」로 소개되기는 백남준씨이후 처음이어서 국내외 미술계의 관심을 모았었다.뉴욕타임스말고도 파리와 뉴욕 등 주요 활동무대에서는 그의 작품에 대해 『우주의 혼돈을 정제된 조형과 기호를 통해 인간세계의 질서로 이끈 표현』,혹은 『동·서양의 문화권을 균형적으로 수용한 동양의 만다라』 등 평을 통해 격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한국 전시에서는 지금까지의 국제·개인전 출품작을 비롯,최근 작업한 작품까지 총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이씨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기대되고 있다.특히 이씨가 일관되게 매달려온 인간 정신세계에 대한 탐구성과를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순하고 생략된 형태의 기하학적 도상작업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화석소고」/이영익 생명공학연구소 연구부장(굄돌)

    몇년전 일이다.스웨덴에서 열린 AIDS 국제학회 참석후 관광을 하다 안경점에 장식으로 진열해 놓은 물고기 화석을 우연히 발견했다.요즘은 국제교류가 크게 늘어 많은 화석을 외국에서 들여와 시판하며,또 전시회도 열리지만 당시로서는 구경조차 힘든 것들이었다.나도 생물시간이나 진화론 강의때 사진으로만 보았지 실물은 처음이었다.하도 신기해 주인과 교섭 끝에 미화 50달러에 구입했다. 그후 화석에 관한 호기심,수억년전에 산 생물체와 만난다는 흥분으로 하나둘씩 수집하고 화석에 관한 책도 구입했다.이제 몇년이 지나 서재에는 작은 화석들이 벌써 수십가지 늘어섰다.책을 보다 피로하거나 직장에서 돌아와 틈이 나면 화석을 하나하나 음미하는 습관이 들었다. 용암이 분출할 때 어쩌다 그곳에 있던 풍뎅이화석,잠자리와 똑같은 육각 모양의 눈을 가진 삼엽충화석,바다물결 따라 움직이다 화석이 된 바다나리화석….이렇게 화석들을 음미하노라면 나 자신이 그 당시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착각에 젖기도 한다.또 이러한 화석연구로 지구상 생물의 역사를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최근 전남 해남에서 영화 「쥐라기공원」에서나 본 공룡·익룡의 발자국화석을 발견해 매스컴이 떠들썩하게 보도한 적이 있다.물갈퀴새의 발자국도 함께 나왔다고 한다.공룡·익룡·물갈퀴새의 발자국화석이 동시에 발견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며,이로써 세 동물이 같은 시대에 살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여 세계 학계가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 모양이다.공룡화석은 해남말고도 국내 5∼6군데에서 발견됐다. 그 먼 옛날,2억년전쯤인가? 생각하기도 힘든 때 한반도 곳곳에서 다리 길이가 5∼6m인 공룡,날개길이가 10m넘는 익룡들이 뛰놀았다고 생각하면 지축을 흔드는 굉음이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 “문명권 내부갈등이 분쟁 유발”/로널드 스틸(해외논단)

    미국 새무얼 헌팅턴 교수의 「문명의 충돌」 개념이 냉전이후 세계질서의 새 패러다임으로 회자되는 가운데 미국 정치주간지 뉴리퍼블릭의 로널드 스틸 논설위원은 이 잡지 최근호에 게재된 글 「되찾은 패러다임」을 통해 앞으로 상이한 문명간의 충돌보다는 각 문명 내부의 갈등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다음은 이 글의 요지. 냉전의 「옛시절」 우리는 세상을 파악하는 틀인 하나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었다.이것은 우리가 알고자 하는 모든 것을 잘 설명해줬다.러시아는 왜 그토록 잔인한가,왜 미국은 아시아에서 싸워야 하는가,왜 수천개의 핵 미사일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가.자유와 공산주의 간의 이데올로기적 투쟁이 당시 우리의 패러다임이었다.이것은 몇년전 소련과 함께 붕괴될 때까지 수십년 동안 성공적으로 봉사해왔다. 그후 잃어버린 옛 것을 대신할 새 패러다임을 엮어내려는 몇몇 시도가 있었다.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공산주의 실패로 더 이상 논쟁을 벌일 이렇다할 사상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역사의 종말」 시대가 온다고말했다.그러나 역사는 이념 이상의 것이다.역사는 치열한 전투로도 이루어지는데 이 점에서 역사는 변함없이 잘 굴러갔다.부시 미국대통령은 잠시 한때 민주주의,자결주의,자본주의를 표방하는 고전적 윌슨주의가 인정많은 미국파워의 날개아래 만개하는 「세계 신질서」를 주창했다.걸프전은 이 새질서가 주조될 용광로가 될 수도 있었으나 불행히도 그런 식으로 사태는 전개되지 않았다.이후 미국은 보스니아,소말리아,르완다 등에서 미래의 환상에 찬물을 끼얹는 혼란이 발발했을때 전연 무력하거나 방관하는데 그쳤다.우리는 반세기 사상 처음으로 기댈 패러다임이 없는 처지가 됐다. 이때 새무얼 헌팅턴이 등장한다.3년전 이 하버드대의 유명한 정치학자는 국가간의 국경선보다는 서로 다른 문명간의 충돌이 미래의 전투지역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굳이 말하자면 새 패러다임은 이데올로기나 지정학 대신 지문화에 관한 것이다.『인류를 크게 분열시키고 분쟁의 최대 씨앗이 되는 것은 문화일 것』이라고 그는 선언했다.헌팅턴의 포고는 세미나실 뿐아니라 싱크탱크,그리고 정부기관까지 파문이 물결쳤다.그의 주장은 이데올로기의 종언과 함께 이제 모두가 형제가 되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독실한 신도로 손을 맞잡게 되었다는 행복한 전망을 흔들어 버렸다.이 세상엔 보편적 가치관이란 것은 없으며 세상은 점점 더 비슷해진다기 보다는 각문화가 서로 자기의 문화를 고수하는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여러 문화가 생산적으로 병존한다는 다문화주의는 위험한 착각에 불과하며 각 문화는 각자의 핵심 가치에 순종해야만 살아남는다고 강조된다. 이것의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하다.서양은 안에서나 밖에서나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것.그래서 아시아등에선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논제를 「서양 대 그 나머지」란 개념으로 받아들인다. ○이란·이라크전 좋은 예 헌팅턴을 반박할 자료는 아주 많다.제1,2차 세계대전은 물론,이란­이라크전등도 같은 문명끼리의 충돌이다.문명의 구분도 인위적인 것에 불과하다.다문화적인 개별 사회들이 내적으로 평화로울수 있다면 여러 문화권으로 이루어지는 세계는 왜 반드시 충돌을 겪어야한단 말인가.그러나 가장 중대한 문제는 그가 헌 때를 말끔히 씻어내지 못한채 새 패러다임을 찾아나섰다는 점이다.그는 국가들이 서로 의심에 사로잡혀 분쟁을 피하지 못한다는 이른바 「현실주의적」 사고를 타기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스스로도 이 현실주의적 논리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다.그는 현실주의자들의 이 「국가」개념을 단지 「문명」이란 말로 바꿨을 따름이다.결국 그가 처방내리는 정책은 냉전 때와 아주 유사하다.러시아 대신 중국이나 회교도나 힌두가 「다른 편」 「나쁜 편」이 된다.그에겐 아직도 세계는 서양대 나머지의 구도인 것이다. 문명 사이의 갭에 천착해 그 갭들은 어떻게 해도 메울수 없다고 선언하는 대신 헌팅턴은 각 문명의 내부에 내재한 갭을 파헤치는데 자신의 뛰어난 분석력을 활용했어야 했다.그러면 그는 가장 위험한 충돌선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음을 알아차렸을 것이다.서양문명과 여타 문명이 서로서로 뒤썩인 마당에 회교도와 서구인,일본인과 힌두교인,중국인과 남미인 등 외형적으로 상이한문명권들간에는 분쟁의 전선이 형성되지 않는다. ○상이한 문명간 충돌없어 충돌은 오히려 근대화주의자와 전통주의자 사이에 생기는 것이다.사우디의 엔지니어와 벽지의 율법학자,중국 상해의 사업가와 문맹 농부들 사이이며 가진 자와 못가진 자,혹은 맥도널드 햄버거가 있는 곳과 전통의 벽에 갇혀 있는 곳 사이에 충돌이 있다. 이런 갈등들은 심각하기가 종교에 비할만 하지만 종교적 갈등은 아니다.이 갈등은 문명의 경계를 무시하고 일어나며 세상을 헌팅턴이 말하는 것보다 더 비조직적이고 취약한 곳으로 만든다.이 갈등은 서양 대 그 나머지의 구도라기 보다 모든 문명이 모두 자기 스스로와 맞서는 대결구도이다.〈미 정치주간지 「뉴리퍼블릭」 논설위원/정리=김재영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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