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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방어 ‘사투’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160원선이 붕괴됨에 따라,시장의 관심은 지난해 10월의 전저점(1144.8원) 돌파 여부에 쏠리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시장에 달러가 넘치는 데다 당국의 환율방어 명분도 약해져 환율이 전저점까지 밀릴 수 있다고 관측한다.이에 대해 외환당국은 “정부가 환율방어를 포기했다는 것은 시장의 착각”이라며 착각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1150원선’을 사이에 두고 당국과 시장의 치열한 사투가 다시 한번 펼쳐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투자은행들은 연말까지 환율이 1040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재계마저 ‘환율 지지’보다 ‘속도조절’을 요구하고 나서 외환당국의 입지가 갈수록 옹색해지고 있다. ●정부,“NDF규제로 게임은 끝났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17일 “환율이 계속 떨어지는 현상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전날 원-달러 환율 1160원선이 깨지면서 정부의 환율방어 포기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데 대한 쐐기 발언이다.이 관계자는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인한 물가 부담 등으로 정부의 환율방어 명분이 약화됐다는 지적과 관련,“환율이 하락하면 원자재 비용 감소로 인한 이익보다 수출 감소로 인한 손실이 더 크다.”면서 “물가 상승도 일시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환율정책 변화의)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역외선물환시장(NDF)을 규제하면서 역외 투기세력의 움직임이 현저히 둔화되는 등 게임은 끝났다.”면서 “1160원선 붕괴 용인은 (승부를 결정지은 뒤의)일종의 속도조절”이라고 주장했다.18일 발표할 예정인 NDF 규제완화 방안은 규제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규제조치로 인한 금융기관의 불가피한 손실을 보완해주는 개선책이라고 해명했다. ●시장,“대세는 환율 하락” 재경부의 이같은 자신감과 달리 외환당국의 또 다른 축인 한국은행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한은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근거하지 않은 급격한 환율 등락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전체적인 환율 흐름의 방향성만큼은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놓아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물론 그 이면에는 ‘물가안정’에 대한 한은의 부담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게다가 정부가 환율방어(달러 매입)차원에서 시중에 풀어놓은 돈을 흡수하기 위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지난해말 105조 5000억원)도 한은으로서는 골치아픈 대목이다.이자비용만도 6조원 이상이 들어간다.한은은 “환율방어를 위한 기회비용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큰 대가”라고 꼬집었다. 외환딜러들은 정부의 환율방어 의지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대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오히려 환율 급락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을 정도다.외국계 은행인 뱅크원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 약세를 공식 지지한 데다 중국 위안화 절상 압력 등도 높아지고 있어 국내 외환당국이 무리한 환율방어보다 유연한 속도조절로 돌아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또 ▲160억달러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치 수준의 외화예금 ▲이달 15일 현재 1625억 9000만달러를 기록한 외환보유고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외국인 주식매수자금 등 수급상황도 환율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이다.외환은행 구길모 과장은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 관측”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낸 ‘세계는 환율전쟁중’ 보고서에서 “원화강세가 대세인 만큼 정부가 무리하게 환율을 지지하기보다는 절상(환율하락)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재경부는 “정부의 환율정책 초점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이라고 일축했다. 안미현 김태균기자 hyun@˝
  • [서울광장] 왕 교육감의 착각/정인학 논설위원

    요즘 사람 열 받게 하기로 말하면 교육계도 정치권 못지않다.한해 사교육비가 교육부 예산의 54%에 이른다면 지금까지 공교육 정상화는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해외 유학생이 해마다 늘어 지난해엔 사상 최고로 15만 9903명에 이르렀다고 한다.우리 교육의 경쟁력은 이미 쇠잔해 질대로 쇠잔해 졌다는 얘기가 아닌가.교육 당국도 심각성을 알기는 아는 듯 기회만 있으면 교육개혁에 목청을 돋운다.문제는 허구한 날 과외 단속과 대입시 타령이라는 데 있다.새로운 교육환경 변화를 이해하기는커녕 왜곡시키려 든다.그리고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그러니까 초·중·고교가 겨울방학을 코앞에 앞두고 있던 지난해 12월6일이었다.수도 서울의 교육을 통해 사실상 전국의 초·중·고교 교육을 선도하는 서울시 교육감이 신문에 광고를 냈다.왕 교육감이 느닷없이 불법·고액 과외를 추방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그러나 해프닝이 아니었다.과외의 메카인 서울 강남권에서 겨울방학을 겨냥한 신종 사교육 태풍이 만들어 지고 있었던 것이다.왕 교육감은 불법·고액 과외인 줄 알았던 게다.신문광고 몇 줄로 캠페인이나 벌이면 수그러들 줄로 착각했던 것 같다. 서울시 교육청이 판단 착오를 알아차렸을 때는 겨울방학이 거의 끝나갈 때쯤이었다.급기야 지난 1월19일 엄청난 광고비를 들여 학생들을 선행학습 과외에서 해방시키자는 대대적인 광고를 냈다.대입시를 준비하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종전의 과외가 아니라 특목고 과외라는 신종 선행학습 과외였던 것이다.다급한 나머지 2월2일엔 학부모와 교사들을 동원해 ‘학교교육 정상화 대회’라는 법석을 떨었다.선행학습 과외를 처벌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학생들을 동원해 가두 캠페인까지 벌였다.그러나 신종 과외가 한바탕 훑고 지난 다음이었다. 서울 강남권 일대에서 시작된 특목고 과외는 말하자면 학원 관계자의 ‘대박 상품’이었다고 한다.대입시 학원들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특목고 과외를 생각해 냈다는 것이다.그리고 자녀의 명문대학 진학에 목을 매는 학부모들의 조바심을 자극했다고 한다.명문 대학에 합격하려면 특목고에 진학해야 하고,특목고에 들어 가려면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중학교 과정을 끝내야 한다고 불안감을 부추겼다.그리고 계산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유행은 일단 시작되면 스스로 증폭시켜 나간다고 했던가.당초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된 특목고 과외는 5학년으로 확산되더니 올 겨울방학엔 4학년 어린이들까지 가세하고 나섰다고 한다.이제 특목고 과외는 다반사이고 한편에서 서울대 합격을 노리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서울대 과외’까지 등장했다는 것이다.이미 3∼4년 전에 시작된 일이건만 올 겨울방학엔 유난했다.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궁금증은 곧 풀렸다.올해 서울대는 정시모집 결과를 발표하면서 특목고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왕 교육감은 뭘 몰라도 한참 몰랐다.대입시에서 특목고가 강세라는데 특목고 과외를 하지 말라고 캠페인이나 벌여서 해결된다고 보았단 말인가.학교 교문마다 ‘학생들을 선행학습 과외로부터 해방시키자.’고 현수막이나 내걸어 학교 교육이 정상화된다고 믿고 있단 말인가.사교육 대책은커녕 속속 생겨나는 신종 과외조차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질 않았는가.과외는 단속으로 결코 풀릴 수 없음은 1980년 이후 경험칙이다.때 되면 대학 입시나 어떻게 바꿔 공교육 붕괴를 땜질할 수 있다는 착각은 미신이다.교육 권력은 서둘러 발상을 바꿔야 한다.그리 시간이 많지 않다.세상이 이제 그들의 과외단속이나 대입시 타령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겨야 할 것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사설] 걸핏하면 나오는 신도시 건설

    요즘 중앙정부와 지자체들이 신도시 건설 계획을 잇따라 쏟아내는 것을 보면 전국이 신도시로 연결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건설교통부는 오는 2012년까지 앞으로 10년간 수도권 20개를 포함해 전국에 신도시 50개를 만들겠다는 주택종합계획을 엊그제 발표했다.용인 죽전지구 크기만한 미니 신도시들을 조성해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것이다.여기에는 간단히 계산해도 2억 6000만평의 택지가 필요하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경기도는 오는 2020년까지 성남시 분당(600만평) 규모의 20개 신도시를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지난해에는 경기도 수원시에 산업·행정 복합 신도시 예정지가 선정됐는가 하면 평택시와 양주시 신도시 건설 계획이 발표됐다.이미 대전 행정수도 건설과 고속철 개통을 앞두고 주요 거점에 작은 도시들이 잇따라 형성되는 판에 정부와 지자체가 ‘신도시 만들기’에 불을 붙이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신도시 건설 계획의 문제는 중복 지역이 포함되는 등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제대로 조율하지 않은 데 있다.막대한 토지 보상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밝히지 않아 과연 실현될지 의구심이 든다.장기 계획을 서둘러 발표해 땅값을 올려놓으면 어떻게 뒷감당을 하려는가.말로는 서민의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했지만 땅값이 상승할 경우 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안 되면 말고’식의 총선용 신도시 조성 계획은 이제 자제해야 한다.장기적인 신도시 건설계획은 관계기관의 조율을 거쳐 차분하게 추진해야지 한탕식으로 할 일이 아니다.
  • [오픈 코리아-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자]제2부(중)이기주의 극복사례-3 부안원전 실패에서 배운다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유치를 둘러싸고 빚어진 ‘부안사태’는 지역이기주의의 실태와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째 계속된 부안사태는 한 가지 사안을 놓고 정부와 자치단체,찬반 주민들이 벌인 가장 길고 격렬한 시위였다. 부안사태는 앞으로 정부와 자치단체,주민,시민단체들이 지역이기주의를 해결하거나 미리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모두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수개월간의 격렬시위,군수 폭행,고속도로 점거,공공건물 방화 파괴,촛불시위,주민투표 등 지역이기주의를 둘러싸고 예견될 수 있는 사안들이 모두 발생한 유례없는 사태였기 때문이다. ●절차상 문제, 주민설득도 소홀 부안사태가 이 지경으로 흐른 것은 정부와 자치단체 등이 정확한 상황판단을 하지 못했고 안이하게 대처한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우선 부안군은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는 원전센터 유치사업을 주민공청회 한번 하지 않은 채 군수 단독으로 신청하는 모험을 감행했다.정부의 원전센터 모집공고 절차나 조건에 위배되지는 않았지만 군수의 독단적 결정으로 ‘절차를 무시한 행정행위’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김종규 군수 자신도 이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군수와 군의회 의장의 원전센터 유치신청 다음날 열린 군의회에서도 유치안건이 부결돼 정치적 조정력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주민들에 대한 홍보나 설득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초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자치단체는 주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려 하기보다는 밀어붙이기식으로 나아가려다 때를 놓쳐 오히려 화만 키운 꼴이 됐다. 원전센터 유치 신청 이후 정부와 부안군,한국수력원자력㈜ 등이 나서 대대적인 홍보와 설득에 나서기만 했어도 민심이 그처럼 격화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지적된다.사후에라도 원전센터의 안전성,지역개발 청사진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면 주민들이 터무니없는 헛소문에 현혹돼 폭도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반핵단체들이 ‘핵은 곧 죽음’이라며 반핵 교육을 수개월간 전개했지만 정부는 소극적으로 대처해 주민들이 등을 돌리는 주요인이 됐다. 부안사태가 악화된 것은 소신없이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태도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원전센터 유치에 나선 위도 주민들에게 현금보상이 가능하다고 했다가 다음날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주민들의 반핵시위가 거세질수록 정부는 사업추진 의지를 확고히 하기보다는 한발짝씩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정부 각부처에서도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위도 주민들로부터 ‘섬사람만도 못한 정부’라는 비난을 샀다. ●오락가락한 정부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전체적인 로드맵이 없다는 사실도 극명하게 드러났다.정부는 자치단체장이 유치신청을 할 경우 원전센터사업은 그것으로 모든 상황이 끝난 것으로 착각했다.그 때문에 유치신청 이후 주민 설득과 사업추진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점 해결 방안이 전혀 준비되지 않아 우왕좌왕하다가 기회를 놓쳐버리기 일쑤였다. 지역이기주의에서 출발한 주민들의 반핵시위 본질을 꿰뚫어 보는 분석력과 이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능력도 실망스러웠다. 지역이기주의는 민의가 높아질수록,자치제도가 활성화될수록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안사태를 모델케이스로 삼아 정부와 자치단체는 물론 주민들이 모두 ‘상생(相生)’의 길을 찾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녹색공간] 녹색도시의 꿈/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모습은 희뿌연 스모그 사이로 우뚝 솟은 빌딩과 아파트만이 보이고 푸른 숲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회색도시 그 자체다.담장 너머로 길게 자란 감나무,마당 한 귀퉁이에서 흐느적거리던 봉숭아,과꽃,채송화,맨드라미,백일홍…. 동네를 가로질러 졸졸졸 흐르던 개울,밤이면 강변의 모래알처럼 반짝이던 별무리들,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그리운 이름들의 목록은 언제부터인가 사라져 버렸다.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치장한 거대한 괴물을 연상케 하는 것은 비단 서울만이 아니다.부산,대구,대전,인천,광주 등 대도시들도 모두 서울의 모습을 닮아가면서 삶의 터전이 갖추어야 할 모습과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사람과 어울려 살던 그 많은 생명체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우리나라에서 도시화는 1960년대 후반부터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도시 인구가 1984년에 대략 3000만명 정도였는데,불과 이십년 만에 4400만명으로 늘어났다.이는 해마다 평균 약 7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이제는 열명 중 아홉명은 도시에 살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도시화 열풍이 우리에게만 불었던 것은 아닌 듯하다.유엔 인구국에 따르면,20세기가 시작될 무렵 지구촌 사람들은 열명 가운데 한명만이 도시에 살았다고 한다.불과 100년이 지난 후인 지금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서 살고 있다. 생태학의 눈으로 보면,도시는 숙주(宿主)의 양분을 취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는 한낱 기생충에 불과하다.식량 생산과 폐기물 처리를 대부분 도시 바깥의 농촌 지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외부로부터의 도움이 없이는 한 순간도 유지할 수 없는 곳,에너지의 순환 구조가 너무나 손상되어 회복조차 불가능한 곳이 바로 도시다.과밀과 시끄러움으로 대표되는 도시의 조건은 생태적 감수성을 극도로 제한할 뿐만 아니라,인간의 지각,사고,정서에 치명적인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새집 증후군’이 부스럼이라면 ‘도시 증후군’은 암(癌)에 비유해야 할지도 모른다.소음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폐쇄적인 아파트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은 조용한 시골 단독 주택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무기력,착각,환각 등의 심리적 이상 상태에 시달릴 확률이 50%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생태적이고 대안적인 삶의 방식이 대부분 도시 바깥에서 추구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회색 바탕에 제아무리 녹색을 덧칠한들 도시는 도시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게다가 도시를 바꾼다는 것은 정말이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어쩌면 인류가 역사에서 획득한 모든 삶의 지혜와 상상력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후 변화나 산림 훼손 같은 지구적인 환경 문제들의 뿌리가 도시에 있다면,버린 자식처럼 마냥 방치해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전지구적 생태계의 위기가 곧 도시의 위기라는 사실이 분명해질수록,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녹색 도시의 꿈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메마르고 거친 도시 생활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의 얼굴을 한 도시,맑은 하늘과 숲이 어우러진 푸른 도시,맑은 개울과 총총한 별들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도시를 얘기하고 꿈꾸는 이유이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지금 제주는 유채꽃 세상

    이맘때 제주는 계절이 둘이다.한라산 산록엔 은백색 겨울이 한창이지만,성산의 해안엔 노란빛 봄이 고운 때깔을 뽐낸다.남쪽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한결 부드러워져서인가.서귀포 앞바다의 산홋빛 물색이 한결 짙어졌다.매섭게 몰아치는 늦추위에 육지는 여전히 동토의 나라지만,제주는 이렇게 계절의 색깔이 다르다.겨울에서 봄으로,봄에서 겨울로.계절을 넘나드는 제주 나들이에 나서 보자. “윗세오름의 구상나무 군락지에 가보세요.눈꽃이 장난이 아닙니다.” 대장정투어 대표 김병욱씨의 말에 지체없이 한라산으로 향했다.계획된 코스는 한라산 남서쪽의 영실∼윗세오름 구간.전날 밤 내린 눈으로 영실까지 가는 99번 도로(1100도로)는 아예 눈밭이다.1100고지 지점 가까이 이르자,스노체인을 장착한 차량만 통과시킨다.렌터카 트렁크를 여니 다행히 체인이 있다. 영실휴게소 앞에 차를 세우고 등산화에 아이젠을 착용했다.휴게소부터 30분 정도 노송림 및 키 큰 활엽수지대가 이어진다.적설량이 엄청나다.몇 차례 내린 눈이 겹겹이 쌓여서 등산로엔 제법 단단하게 길이 났다.그러나 조금만 벗어나면 허벅지까지 쑥 빠지는 통에 깜짝 놀라기 일쑤다. 활엽수림을 벗어나자 오른쪽으로 절벽 위에 바위들이 뾰쪽뾰족 솟은 영실기암이 자태를 드러낸다.일명 ‘오백나한’ 바위다.산자락엔 어른 키에도 못 미치는 관목들이 솜이불을 덮어쓴 양 하얗게 펼쳐져 있다. 구상나무 군락은 윗세오름 못 미쳐 해발 1600m 지대에 20분 정도 이어진다.이곳 구상나무들은 키가 원래 3∼4m 정도에 이르지만,엄청난 적설량 때문에 반쯤 잠긴 상태.깊은 눈더미 틈으로 간간이 비치는 파란 이파리들이,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 같다. 구상나무숲을 지나자 거센 바람에 눈가루가 사막의 모래처럼 날린다.10m 앞도 제대로 안보 일 정도.지난 여름엔 구상나무 군락지에서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15분밖에 안 걸렸는데,이날은 30분이 더 걸렸다.윗세오름 대피소도 눈에 반쯤 잠겼고,인기척도 없다.기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웬만하면 구상나무 군락지에서 발길을 돌리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영실∼윗세오름 코스는 평상시 왕복 4시간쯤 걸리지만 겨울엔 5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백록담 주변은 지금 휴식년제가 시행되고 있어 윗세오름∼백록담 구간은 출입할 수 없다. 봄을 찾아나섰다.뭐니뭐니 해도 제주의 봄은 성산일출봉 남쪽의 유채밭에서 가장 완연하다.유채는 키가 7할 정도 자란 듯한데,꽃망울은 절반 이상 터졌다.이곳은 샛노란 유채 물결 너머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제주의 가장 대표적인 야외 스튜디오.그래서 신혼부부들이나 연인들은 기꺼이 ‘스튜디오 사용료’를 1000원씩 내고 포즈를 취한다.하지만 날이 제법 춥고,꽃도 만개하지 않아서인가,이날은 돈을 받는 스튜디오 사장(밭주인)들이 한 사람도 눈에 띄지 않는다. 성산에서 남쪽 신산리에 이르는 해안도로로 차를 몰았다.차창을 여니 바다 내음 가득한 해풍이 얼굴을 때린다.뺨이 얼얼하면서도 그다지 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분명,어제 윗세오름에서 맞던 칼바람이 아니다. 바다도 봄을 타고 있다.제주 바다의 트레이드 마크인 산홋빛 물색이 한결 짙어졌다.시간만 허락된다면 비양도 앞바다와 우도 산호세해수욕장으로 달리고 싶다.연둣빛 물감을 탄 듯한 그곳의 물색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해안도로변엔 벌써 들풀이 파릇파릇 돋아나고,길 너머 밭엔 채소가 파랗게 자란다.성급한 놈은 노랗게 꽃을 피웠다.멀리서 보면 초원으로 착각하기 쉬운 마늘밭도 이맘때의 볼거리.제주 어디를 가나 들판에 마늘밭이 지천이다. 제주의 도로변은 동백 천지다.특히 서귀포시,남원읍 이면도로변에 많고,대부분의 가정집 안마당에도 서너 그루쯤은 자란다.11월부터 피기 시작한 제주의 동백은 사실 겨울꽃이나 다름없지만,그래도 육지에서 건너간 이방인에겐 소담스럽게 핀 진홍색꽃이 봄의 이미지로 다가온다.돌담 너머 발그스름한 얼굴을 내민 동백은 제주의 또 다른 봄풍경이다. 글 제주 임창용기자 sdragon@ ■ 이렇게 가면 돼요 ●교통 한라산 영실코스는 제주공항 99번도로(1100도로)를 타야 한다.공항에서 영실휴게소까지 30분 정도 소요.한겨울엔 1100고지 주변과 영실휴게소 입구로 이어지는 길이 폭설로 자주 통제되기 때문에 꼭 체인을 준비해야 한다.성산 일출봉 주변 유채밭은 공항에서 순환로인 12번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40분 정도 가야 한다.버스를 이용하려면 제주종합터미널(064-756-0389)에서 성산행,또는 영실행 버스를 타면 된다.문의 제주도관광협회(064-742-8661). ●숙박 및 렌터카 2월은 비수기여서 비교적 저렴하게 제주 여행을 즐길 수 있다.항공편이나 숙박,렌터카 등을 묶어서 판매하는 패키지를 이용하면 비행기 요금으로 숙박 및 렌터카 비용까지 해결할 수 있다.제주 전문 여행사인 대장정투어(1577-4241)의 경우 서울~제주 왕복 항공편과 펜션 2박,차량 렌트(매그너스 LPG·54시간)를 묶어 4인 가족 기준 1인 16만 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2월 말까지.출발일은 매주 화·수·목요일.항공편을 따로 마련했다면 숙박,렌터카는 미리 예약하자.숙박(1박)+렌터카(24시간)를 묶어 10만원 이하에 이용할 수 있다. ■ 나물부침개 녹차수제비 봄맛 제주에 사는 한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한라산 북쪽 관음사 입구의 ‘산소리’란 전통다원을 찾았다. 차와 몇 가지 안되는 음식 맛이 너무 독특하다는 게 그의 추천 이유. 사찰에서 내는 전통차야 어느 곳이나 정갈하고 향도 좋지만,음식은 도대체 무엇이 독특하다는 걸까.더구나 음식은 차 손님을 위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낸다고 했다. 순우리밀차수제비,녹차야채부침개,흑임자죽,들깨죽,산소리한과.음식 메뉴가 단출하다.부침개를 맛보며 허기를 달래고 나서 수제비를 드시라고 다원장 정두련씨가 권한다.잠시 후 나온 부침개는 꼭 풀밭을 옮긴 듯하다.우리 밀을 빻은 밀가루에 녹차가루를 섞은 반죽을 철판에 깔고 그 위에 녹찻잎,느타리,표고,당귀,신선초,샐러리 등을 얹어 지져냈다고.파란 빛깔만큼이나 풋풋한 향이 입안 가득 맴돌면서 입맛을 돋군다.부침개를 먼저 먹으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수제비 반죽의 성분도 부침개와 같다.다만 국물을 만드는 게 정씨의 노하우다.무와 다시마,버섯을 비롯한 몇 가지의 재료를 넣어 우려낸다고 할 뿐 더 이상의 방법에 대해선 입을 다문다. 사찰 직영이지만,운영자로서 그만의 노하우를 모두 밝힐 수는 없단다. 다만 마늘,파,부추,달래 등 사찰에서 금하는 오신채(五辛菜)는 넣지 않고 들깨가루를 듬뿍 뿌린다고 한다.맛이 참 부드러우면서 고소하다.하지만 자극성 강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은 입맛에 맞지 않을 듯싶다.검은 깨를 갈아 멥쌀과 찹쌀을 섞어 쑨 흑임자죽은 검지만 고운 빛깔과 함께 맛이 참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수제비 5000원,흑임자죽 5000원,부침개 4000원.몇 가지 다과와 함께 나오는 작설차는 4000원.(064)724-2285. 성산일출봉 입구의 등경돌식당은 해물전골과 뚝배기에 해물을 푸짐하게 넣어 주기로 유명한 곳.해물전골을 시켰다.오분재기,가리비,딱새우,조개,성게,꽃게,깐새우,바지락 등 10여가지의 해물에 쑥갓 등 야채를 넣어 한 냄비 끓인 게 보기만 해도 시원한 맛이 느껴진다. 제주에선 뚝배기에 끓인 해물뚝배기가 더 유명하지만 해물이 푸짐하기로는 해물전골이 더 낫다.해물전골은 냄비별로 둘이 먹을 만한 2만원짜리와 3∼4명이 먹기 적당한 3만원짜리 두 가지.해물 뚝배기는 8000원.(064)782-3991. ■해수사우나 ‘풍덩’ 여행피로 ‘싹’ 제주의 청정 바닷물과 녹차를 이용한 해수사우나도 이용할만 하다.해수사우나는 제주 전역에 5군데 정도 있는데,그중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제주시 외도2동 해변에 위치한 ‘해미안’이 유명하다.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이호해수욕장을 지나 왼쪽에 나온다.시원스럽게 출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해수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곳.특히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 제주 특유의 거센 해풍을 맞으며 즐기는 맛이 그만이다.건물 위층에 있는 콘도형 민박도 이용할 수 있다.(064)713-2001. ■제주 봄여행에 면세쇼핑까지 유~후~ 제주공항 면세점은 국내 여행객이 면세품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곳.그래서 제주에선 사실상 가장 인기 있는 쇼핑명소로 꼽히는데,비수기인 2월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화장품 코너에선 불가리 향수를 1개 이상 구입하면 남성샤워젤과 로션,향수 세트 또는 여성샤워젤과 바디로션세트를 덤으로 준다.부르주아 휴대용 파우더(6g)를 사면 리필제품(5g)을 두개 증정하며,랑콤 향수 시향 이벤트도 연다. 양주코너에선 구입 제품에 따라 골프 가디건,골프화,여행용 백,손목시계를 끼워주며,시음행사도 한다.또 밸런타인데이(14일)를 맞아 초콜릿 구입액에 따라 초콜릿 등 다양한 선물도 준다.(02)212-4584. ˝
  • [열린세상] 병든사회, 미친정치/김우룡 한국외대 언론학 교수

    한탕주의·대박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인구의 4분의1이 인터넷에 중독된 사회,술에 취해 비틀대는 사회,선량들로 감옥이 넘치는 나라.우리에게 미래가 있는가?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걱정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고 있다.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육박하고 부정 부패는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이혼율은 선진국 못지않아 전통적 가정은 해체되고 결손 가정의 청소년들은 거리로 내몰린다.대학문을 나서는 젊은이들에게는 암담한 미래만이 앞을 가로막는다. 나라의 기둥이 흔들리듯 사회 곳곳도 혼란 그대로다.옳고 그른 것의 구별은 사라지고 네 편,내 편만이 존재하는 이분법적 사회가 돼버렸다.토론문화를 꽃피운다면서 쓴소리,올곧은 소리에는 모두 귀를 막는 나라.어른도 없고 양심도 없고 정의도 빛을 잃어 가는 사회가 두렵다.싸움판 정치,난장판 정치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국민은 착각에 빠진다. 교육은 어떤가.공교육이 무너진지 오래고 이공계 살리기라는 국민적 캠페인이 벌어져도 젊은이들은 의사,한의사,치과의사를 열망한다.교육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해 조기 유학 열풍에 기러기 아빠가 한반도에 넘친다.이런 판국에 교육 당국이 내놓은 ‘획기적’인 방안이라는 게 고작 교사평가제,무능교사 퇴출이다.많은 대학이 간판뿐인데도 해마다 대학 신설을 허가하고 있는 나라.대학이 망하지 않고서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게 됐다. 사회가 혼란스럽거나 장래가 불투명해질 때 국민들은 어떤 모습이 되는가? 한마디로 중독 현상이 초원의 불길처럼 번진다.그 중 하나가 도박 중독 아닌가.도박 중독률은 9.8%로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3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치료를 받아야 할 병적인 도박자가 이렇게 많다는 것이다.상습적으로 도박에 빠져드는 ‘문제 도박자’는 190만명으로 이를 합하면 320만명에 이른다.경마,경륜,경정,카지노뿐만 아니라 일확천금으로 인생역전을 노리는 로또가 한탕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마약 중독도 예삿일이 아니다.일부 총알택시 기사들이 스트레스나 피로를 잊기 위해 환각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하고 있다는 뉴스는 구문이다.약이나 독을 입으로 또는 주사를 통해서 섭취,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약물중독이라고 하는데 특히 ‘백색 공포’가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이다. 대마초와 마약,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구별되는 마약류는 인간성을 박탈하는 사회적 암이다.마약 중독은 과거 유흥가 등에 국한된 현상이었으나 이제 청소년은 물론 가정으로까지 암암리에 번지고 있다.어느 대학에서는 ‘마약과 현대사회’라는 교양 과목까지 등장하지 않았는가. 셋째 알코올 중독을 생각해 볼 수 있다.폭탄주로 상징되는 술소비는 OECD국가 가운데서 최고라는 지적이 있다.술을 마시는 성인 20.9%가 국제적 기준으로 보면 알코올 중독 직전 단계에 와 있다고 한다.남자의 3분의2가 한번 술잔을 들면 과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위스키 수입 증가 비율만 보아도 세계 최고가 아닌가. 넷째,사이버 중독이 심각하다.인터넷 이용자가 컴퓨터에 지나치게 매달려 일상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이러한 사이버 중독자 비율은 컴퓨터 이용자의 46.8%나 된다.둘 중 하나가 인터넷 중독자인 셈이다.인터넷에 지나치게 몰입된 나머지 의사소통의 장애를 겪고 관음증이나 우울증과 불안감에 시달린다. 다섯 번째로 쇼핑 중독이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소비는 미덕이다.그러나 자기 분수에 맞는 경제 생활은 현대인의 기본이 아닌가.우리 사회에 풍미하는 속물 근성은 황금만능주의를 낳았고 무분별한 명품타령은 쇼핑 중독을 부추기고 있다 .마구잡이로 발급한 신용카드,인터넷을 통한 그리고 홈쇼핑을 통한 부화뇌동 쇼핑은 개인을 파멸시키고 경제를 수렁으로 몰고 있다.한탕주의·대박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인구의 4분의1이 인터넷에 중독된 사회,술에 취해 비틀대는 사회,선량들로 감옥이 넘치는 나라.우리에게 미래가 있는가? 교육도,언론도,정치도 이제 사회 병리를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국민을 잘 살게 만드는 것이 정치”라고 여당의 대표는 강조했다.이제 정치가 국민을 속이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 김우룡 한국외대 언론학 교수˝
  • [FTA·파병안 처리 무산] 국회비준 또 유예 안팎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마지막 안건으로 올라온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은 표결 방식을 둘러싼 논란 끝에 처리가 유보됐다.이라크파병안도 국방위를 통과했지만 본회의장에는 오르지 못했다. ●여야, 정부측 재협상요구 수용 FTA 통과를 희망했던 한나라당 홍사덕·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 등 54명은 농촌 출신 의원들의 소신 투표를 끌어내기 위해 ‘무기명 투표’ 방식을 요구했다.이에 맞서 민주당 이정일 의원 등 57명은 다시 ‘기명 투표’ 방식을 요구,결국 표결 방식 자체가 표결에 부쳐졌다. 무기명 투표에 대한 표결은 재석 210 찬성 89 반대 116 기권 5표로 부결됐고,기명 투표는 재석 218 찬성 125 반대 83 기권 10표로 가결됐다. 그런데 박관용 의장이 기명 투표를 시작하려는 순간 농촌 출신 의원 20여명이 단상으로 올라와 “왜 전자 투표를 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이들은 기명 투표가 전자 투표와 같은 것으로 착각했지만 국회 의사국은 기명 투표는 투표용지에 의원들 이름을 기록하는 것으로 전자 투표와는 엄연히 다르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與의 자중지란과 野의 눈치보기 그러자 농촌 출신 의원들은 의원들의 의사표시가 바로 전광판에 뜨는 전자 투표를 원했기 때문에 계속 항의했고 박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각 당 지도부도 그대로 표결에 부칠 경우 부결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반겼고,결국 정부측의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여 총무 접촉 후 산회시켰다.농촌 출신 의원들 역시 결과가 불확실했기 때문에 산회에 반대하지 않았다. 파병안은 여야의원들의 설전 끝에 오후 늦게 표결을 거쳐 국회 국방위를 통과했다.한나라당 박세환,민주당 이만섭,열린우리당 천용택 의원 등 12명이 찬성했고,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강창성·강삼재 의원,구속 상태였던 같은 당 서청원 의원이 불참했다. 국방위를 가볍게(?) 통과한 파병안은 그러나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밤 늦도록 표류하다 끝내 처리가 유예됐다.열린우리당이 당론을 정하지 못하자,한나라당이 “우리가 총대를 멜 수는 없다.”며 물러앉은 것이다.열린우리당은 정동영 의장 등이 가결처리를 주장했으나 김근태 원내대표가 반대하는 등 지도부간 이견으로 당론을 정하지 못했다.이에 따라 가결처리를 당론으로 정한 한나라당도 본회의 처리에 한발 물러섰고,결국 파병안은 이날 밤 11시 산회할 때까지 안건으로 오르지 못했다. ●장 위원장의 고의 연금 논란 이날 국방위에서는 장영달 위원장의 ‘고의적 자택 연금’이 논란거리가 됐다.장 위원장이 파병반대 시민단체 인사들의 저지를 이유로 오전 회의에 불참하자 국방위원들이 “파병에 반대해 온 장 위원장이 시민단체 방문을 핑계로 회의를 미루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그는 오후 회의에 나와 “평소 잘 알던 신부·목사·스님 등이 찾아와 ‘내 몸을 밟고 지나가라.’며 막는 바람에 나올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전역 앞둔 한미연합사 스티브 딸프 중령

    “10·26 박정희 암살 사건은 제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 대대는 임진강 근처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으며 2,3일내로 북한군 공격에 대비하라는 명령을 받았지요.” 한·미연합사 기획참모부 정책기획장교로 근무 중인 스티브 딸프(Steve Tharp·49) 중령은 1979년 7월 미 2사단 소속 병장으로 한국땅을 처음 밟은 이래 한국 근무만 14년째를 기록하고 있다.주한미군의 경우 대개 2년 정도 근무하면 본국으로 돌아가는 관례에 비추어볼 때 그는 한국과 매우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오는 6월 그는 28년의 군생활과 14년의 한국근무를 동시에 마감하게 된다.아울러 다음 달부터 메릴랜드대학 한국분교에서 ‘한국학’과 ‘한국전쟁사’ 등으로 일주일에 두번씩 강단에 설 예정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오겹살과 소주 가장 좋아해 그는 10·26과 12·12,그리고 5·18사건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주한미군’이라는 입장에서 생생하게 지켜봤다.특히 92년부터 6년 동안 군사정전위에 근무하면서 북한측과 150여차례나 회담을 가져 남북 분단역사의 소중한 산증인으로 꼽힌다.또 한국 여자와 결혼,함께 서울 흑석동 감리교 집사를 맡아 각별한 부부애를 과시하고 있다.6일 오후 한·미연합사(미군 용산기지)에서 만난 그는 오겹살과 소주를 가장 좋아할 정도로 한국과 무척 친숙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딸프 중령이 군사정전위에 근무할 당시 겪었던 일화가 흥미롭다.96년 5월 어느날 한탄강에서 북한군 시체 1구가 발견됐다.검시를 해보니 북한군 시체는 95년 8월 홍수 때 익사한 것으로 판명됐다.시신의 상태는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고 군복이 너덜너덜하게 걸쳐 있었다. 딸프 중령은 신원이 확인되자 북한측에 시신을 돌려주기 위한 비공식 회담을 즉각 열자고 제안했다.이윽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 군사분계선상에 위치한 T3막사(비공식 회담 장소) 안.딸프 중령은 북한군 시체를 길다란 플라스틱 가방에 넣고 북한측 대표인 곽철희 상좌와 마주 앉았다. “곽 선생,틀림없는 당신네 북한군 시신이지요?” 이리저리 살펴보던 곽 상좌는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자,그럼 인수하시지요.” 딸프 중령은 막사 안에 그어진 군사분계선 위로 시신이 든 플라스틱 가방을 쭉 밀었다.시신은 곽 상좌가 앉은 의자 바로 옆에 놓여졌고 인수인계 서류가 오고갔다. 바로 이때였다.플라스틱 가방에서 후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 툭 튀어나왔다.시신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는 것으로 착각한 곽 상좌는 혼비백산 자리를 피했다.딸프 중령도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알고 보니 시신이 워낙 부패해 냄새를 맡은 쥐가 시신에 파고들었다가 인수인계 순간에 삐죽하게 열려진 플라스틱 가방 사이로 빠져나와 도망쳤던 것이다.놀란 가슴을 간신히 쓸어내린 둘은 다시 마주 앉았다. ●북한군 시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쥐새끼 “딸프 중령,당신 미 중앙정보국(CIA) 첩자 아니오?” “아니,갑자기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요?” “딸프 중령,저 쥐는 분명 CIA에서 특별제작된 쥐로 도청뿐만 아니라 고성능 촬영기술까지 갖춘 게 틀림없소.빨리 자백하시오!” 딸프 중령은 어안이 벙벙했다.잠시 생각하던 그는 “허허,맞소이다.CIA 쥐는 분명한데 전자장치는 없는 것 같소.그러니 쥐도 시신과 함께 북으로 데리고 가시오.만약 살려두면 저 쥐가 다시 이쪽으로 돌아올 테니 알아서 하시오.”라고 대답했다. “94년 7월29일 금요일 중립국감독위 초청으로 공동경비구역내 휴게실에서 조촐한 오찬행사가 열렸지요.북측에서는 유영철 대표,박임수 대좌,중국 파견관 5명 등 모두 10여명이 참석했습니다.그게 최후의 오찬이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원래는 7월27일 휴전협정 조인 기념일에 맞춰 오찬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김일성 사망(94년 7월8일)으로 인한 북한측 사정으로 이틀 연기됐다가 이날 열린 것이다.그는 이후 ‘중립국감독위’라는 명칭은 사실상 없어졌다고 증언했다.그해 11월 주북한 중국대사가 예고없이 판문각을 전격 방문하더니 이튿날 중립국감독위에 파견중인 중국 무관들을 모두 본국으로 철수시켰다.대신 판문점 북측대표부가 남북 군사회담 등의 창구역할을 맡기 시작했다고 딸프 중령은 설명했다. 98년 9월 딸프가 중령진급하던 날 오전이었다.때마침 미군 유해송환식이 판문점에서 열렸다.행사가 끝난 직후 딸프 중령은 T3막사내의 일직장교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회의실에는 유엔사와 군정위 관계자들이 많이 참석했다.행사가 시작됐다.먼저 유엔사 부참모장인 헤이든 소장이 중령 계급장을 들고 딸프에게 다가갔다. 이때 누군가가 남북통일을 위해 북한땅에서 계급장을 달면 어떻겠느냐는 제의가 즉석에서 나왔다.박수가 터져나왔다.결국 딸프 중령과 헤이든 소장,딸프 중령의 부인 등은 두어 걸음 군사분계선을 넘어선 채 진급식 행사를 치르는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서로의 문화 이해해야 한·미 발전할 것 “10·26 당시처럼 초긴장 상태는 없었습니다.즉각 전쟁대비태세의 명령을 받은 우리는 곧 죽음으로 생각했습니다.생사의 갈림길을 처음 경험하게 되면서 오히려 한국에 깊은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12·12 때는 외출 제한명령을 받아 미2사단 영내에서 노태우 9사단장 휘하 병력이 3번 국도를 통해 서울로 출동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또 5·18 때는 신문보도 이상의 내용을 알지 못하다가 83년 메릴랜드대학에서 수업을 듣던 중 교수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듣게 됐다고 회고했다. “83년 10월 전방순찰 중 헬기가 추락해 모두 죽을 뻔했으나 다행히 무사했습니다.이때부터 한국에 수호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딸프 중령은 이래저래 역대 주한미군 중에서 누구보다도 한·미관계를 잘 아는 장교임에는 틀림없다.그는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해 “어느 국가든 수도에 대규모 외국군이 주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한·미관계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해야 더욱 바람직한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약력 ▲1955년 버뮤다섬에서 4형제 중 막내로 출생 ▲76년 82공정사단 공수보병으로 자원입대 ▲79년 미2사단 휘하 보병23연대 소속으로 한국 근무 ▲80년초 한국 여인과 결혼 ▲81년 23연대 수색소대 병장 제대 ▲82년 미2사단 23연대 수색소대장으로 다시 한국 근무 ▲84년 한국을 떠나 미 본토 제1유격대에서 근무 ▲87년부터 2년 동안 보병24사단 참모장교 ▲92년 8월 다시 한국에 와 96년 10월까지 군사정전위 언어장교로 근무 ▲98년 2002년까지 군사정전위 부비서장으로 다시 근무 ▲2002년∼현재,한·미연합사 정책기획장교로 근무중 ▲오는 6월 전역예정 김문기자 km@ ˝
  • [문화마당]서핑과 드릴링/성기완 팝 칼럼니스트

    옛날에는 정보가 없어서 못 써먹었지만 요즘에는 정보가 너무 많아 못 써먹는다.사이버 지식이라는 것은 일단 양적으로 한 사람이 단위시간 내에 섭렵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선다.‘인터넷 서핑’이라는 말의 ‘서핑’은 언뜻 역동적인 느낌이 나지만 그저 표면을 훑고 지나가는 운동을 가리킬 따름이다.‘인터넷 겉핥기’로 번역해도 무방할 말이다. 사이버 지식의 시대는 사람들에게 물리적으로 그 겉핥기를 강요한다.물론 꼭 겉핥기만 있는 건 아니다.사람들은 보통 겉핥기를 하다가 문득 관심이 가는 어느 한 분야를 발견한다.그렇게 한 분야에 ‘필이 꽂히면’ 마니아적으로 그 안을 미세하게 파고 들어간다.이번에는 일종의 드릴링이다.좁은 반경의 드릴링을 통해 십중팔구 자신의 드릴링과 감각이 통하는 사람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공동,즉 동호회 성격의 사이트를 만난다.그러면 그 방향으로의 드릴링은 하나의 거점을 마련하고 거기서부터 더 깊게 뚫고 들어갈 힘을 받는다. 서핑과 드릴링.넓이와 깊이.언뜻 보면 인터넷에는 지식을 습득하는 모든 방법이 다 있는 것 같아 보인다.그런데 그게 함정이다.서핑과 드릴링은 정 반대의 운동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둘 다 ‘맥락’이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맥락의 파악은 사물과 사물,지식과 지식 사이의 관계가 시야에 들어올 때 가능해진다.그런데 인터넷 서핑으로 서로 다른 지식들 사이의 연관을 파악하기는 힘들다.그렇다면 드릴링은 어떤가.마찬가지다.드릴링으로도 이 연관은 파악되지 않는다.드릴링은 너무 좁고 하나의 관점만을 취한다.드릴링에 골몰한 사람들에게 여타 지식은 한마디로 관심 밖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인터넷 시대의 포퓰리즘이 뿌리를 틀 조짐이 보인다.누구나 다 아는 대로 사이버 지식의 시대는 개방성의 시대다.지식이 누구나에게나 열려 있다.정보 앞에서 만인은 평등한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그것만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점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지 않으면 지식의 지도는 그려지지 않는다.사람들이 제대로 그려진 지도 하나 없이 아무 곳이나 서핑을 하고 또 어디에 금이 들어 있는지,똥이 들어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아무 데나 후벼 파보고 하는 사이 누군가가 큰 파도를 보이지 않게 잘못된 방향으로 몰아갈 수가 있다. 대중은 자기가 지식의 방향타를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사실은 착각일 수 있다.자기 앞에 폭포가 있는지도 모르고 누군가의 열광적인 선동에 의해 배를 전속력으로 몬다고 생각해 보라.그런 식으로 돌아가면 미래에는 재앙이 기다린다. 이것을 막는 근본 대책은 고전을 배우는 방법뿐이다.고전은 깊이 있는 지도다.사유하고 고민하고 정면으로 문제와 부딪치면서 얻어낸 텍스트들이다.고전을 배우는 이유는 간단하다.이른바 ‘비평의식’을 기르기 위해서이다.비평(critic)은 텍스트를 분석하고 해석하며 음미하는 광범위한 방법 전체를 말한다.한 사회의 미래가 제대로 되려면 적어도 두 가지가 필요하다.하나는 기술적 진보를 담보할 사람들과 물적 틀이다.또 하나는 그 사회의 나아갈 바를 제대로 가늠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일과 그것을 감당할 대중적 비평의식이다.그 기본이 인문학 교육이다.보통의 학생들이 인문학적인 소양을 쌓는 일을 적어도 중등교육 기관에서 해결해주어야 한다.엘리트 교육도 중요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 일이 더 중요해 보인다. 성기완 팝 칼럼니스트˝
  • [길섶에서] 공범/우득정 논설위원

    ‘직업이 장관’이라는 진념 전 경제부총리의 성공 비결은 ‘공범자론’이다.진 전 부총리는 정책을 입안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자문을 구한다.정책의 전체가 아니라 상대편과 관련된 단편적인 부분들이다.하지만 그의 자문에 응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그 정책에 참여한 듯한 착각에 빠진다.이러한 우군들이 그를 ‘영원한 장관’으로 만든 동인(動因)이다. 따라서 진 전 부총리가 가장 싫어하는 관료는 혼자 죽자살자 일하는 사람이다.언젠가 한 국장은 이틀간 집에도 가지 않고 밤새워 일했다가 그에게 오금이 저릴 정도로 혼난 적이 있다.‘나홀로 정책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이 밑바탕에 깔린 교훈이었다.국장은 큰 틀을 짜고 리드해야지 작은 것까지 모두 챙기려 들면 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조직까지도 죽게 만든다고 나무랐던 것 같다. 요즘 재계에서는 한 일본인이 쓴 ‘바보의 벽’이라는 책이 화제가 되고 있다.자신의 아집에 빠져 남과의 벽을 쌓고 있다는 내용이다.바보의 벽을 깨뜨릴 무기는 공범자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 강형숙의 뷰티살롱/부분염색으로 이미지 변신을

    많은 사람들이 리처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 영화 ‘귀여운 여인’을 기억할 것이다.줄리아 로버츠가 극중 창녀로 등장하는 영화의 처음 부분,할리우드 길거리에서 호객행위 하는 모습의 머리색깔과 나중에 백만장자인 리처드 기어를 만나 신데렐라가 되었을 때의 머리색깔을 떠올려보자. 여주인공이 호텔을 들락거리고 길거리를 배회할 때,많은 사람들이 그 여자의 모습을 무시하는 듯 위 아래로 훑어보는 장면이 나온다.물론 옷차림도 그랬지만 머리색깔만으로도 천박한 신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이처럼 헤어 컬러링은 잘 하면 격이 높아지고 잘못하면 본전은커녕 격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정 그렇게 튀고 싶으면 알고나 튀자! 우리는 결코 백인종이 아닌 황인종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지나 않았는지.머리색을 누르스름한 피부색과 똑같이 온통 황금색으로 칠해버리면 어쩌란 말인가.뒷모습은 서양인이요 앞모습은 동양인이라,깜짝 놀란 서양인들 눈이 더 동그래지는 모습을 상상이나 해보았는지. ‘하기는 하되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다.백인종들은 어떤 컬러도 어울리지만 우리 황인종은 좀 다르다.와인색처럼 약간 붉은 자줏빚 나는 버건디(Burgundy)색으로 한 톤 높여주어야만 얼굴의 누런 기가 중화되어 환해 보인다는 사실을 알자. 컬러의 법칙에 따르면 밝은 색은 퍼져 보이고 어두운 색은 좁아 보이는데,예를 들어 둥글넓적한 얼굴에 머리 전체를 다 밝은 황금색으로 처리했을 경우 옆얼굴이 퍼져 보여 더 둥글게 보인다.옆머리는 약간 어둡게,윗머리는 조금 더 밝게 해주면 얼굴이 훨씬 더 길어 보이는 착각을 일으킨다. 이처럼 잘하면 세련돼 보이지만 까딱 잘못하면 스스로를 천박한 모습으로 둔갑시킨 결과를 만드는 것이 바로 헤어 컬러의 법칙이다.요즘 우리 사회에 만연된 잘못된 컬러문화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얼굴형과 피부색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과 조화를 이루는 하이라이트(Highlight·부분탈색)를 해주는 것이 진정한 멋내기의 비결이 아닐까? 국민대 미용예술아카데미 학과장
  • 25년 알코올중독자서 ‘단주전도사’로/딸 생각하며 죽을 각오로 술끊은 이동포씨

    “세상은 분명 살 만합니다.그런데 술에 찌들어 자신도 모르게 생명을 단축시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25년 동안 알코올 중독자로 살아오다가 최근 보디빌더이자 10억여원대의 재산가로 새롭게 태어난 이동포(사진·50·충주시 호암동)씨.충북 단양이 고향인 그는 20살 때 술 때문에 탄광촌으로 쫓겨났다.그해 어느 여름날,어머니뻘 되는 동네 아주머니와 길거리 구멍가게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2홉들이 소주 20여병 정도 마셨을까.둘은 인사불성 지경에 빠졌다.안방으로 착각한 이들은 그만 짙은 애무까지 하게 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때마침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에게 목격됐다. 소문은 금세 퍼졌다.도저히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고 판단한 그는 삼척시 경동탄광으로 얼른 숨어들었다.이때부터 20년 탄광생활이 시작됐고 주량은 계속 늘어만 갔다.소주 2홉들이 10병씩은 마셔야 잠이 올 정도였다.93년 6월 탄광일을 접고 충주로 이사했다.오랜만에 만난 고향친구들과 술자리도 계속됐다.하루는 술에 만취한 그가 부인이 운전하는 승용차에 의지해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일주일 만에 회복한 그는 곧 우울증에 걸렸고 폐인처럼 하루종일 술에 의존한 삶이 계속됐다. “96년 5월 정신병원에 입원하던 중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애가 ‘친구들이 알코올중독자의 딸’이라고 놀려댄다며 마구 울었습니다.이때 술을 끊겠다는 결심을 다부지게 했지요.” 술을 못끊으면 죽고 말겠다는 각오로 자살방법과 장소까지 정해 놓고 철저한 자기관리로 술을 멀리하기 시작했다.사람을 만날 때마다 ‘우는 딸의 모습’을 항상 떠올렸다. 그러다 보니 점점 술을 멀리하게 됐고 97년 자신이 겪었던 알코올 중독의 무서움을 알리고자 충주시 보건소가 만든 알코올 중독자 자조모임에 참가하면서 ‘단주 전도사’로 변신했다. 또 건강을 되찾기 위해 99년부터 보디빌딩을 시작,지난해 전국 미스터YMCA 보디빌딩 대회에서 장년부 3위입상,2003 충북 도민체전에 출전해 웰터급에서 우승하는 등 보디빌더로 거듭났다. 또 부인이 미장원을 운영하면서 모아둔 돈과 자신이 일용근로자로 일하면서 악착같이 번 돈 등을 합쳐 아파트를 하나 둘씩 구입하면서 재산을 불려나갔다.현재는 아파트 20여채를 보유한 어엿한 주택임대사업가로 변신,경제적으로도 성공했다. “단주하려면 술을 끊어야 하는 이유를 하루종일 머릿속에 넣고 다녀야 합니다.‘노털카’‘찡따오’ 등의 권주말은 사람의 몸만 축낼 뿐입니다.” 김문기자 km@
  • 주말매거진We/호수의 요정 빙어를 찾아서

    “빙어회는 원초적인 생명의 맛이 있는 거 같아요.입안에서 파닥파닥하는 게.” 강원도 인제군 남면 남전리앞 소양강의 얼음 벌판은 200만여평이 넘는다.서울 여의도의 3배 가까운 넓이로 얼음 두께가 30㎝ 이상이라고 한다.마침 얼음에 구멍을 뚫고 빙어 낚시를 하던 최의현(38·경기도 의정부시)씨는 “빙어회는 비린 맛이 거의 없고 담백합니다.씹을수록 고소한 맛도 나고요.”라며 빙어를 치켜세웠다. 최씨가 의자 옆에 판 얼음 구덩이에는 빙어 대여섯마리가 헤엄치며 놀고 있었다.그의 낚시 전리품이다.그는 미리 준비해온 초장을 종이컵에 넣고,빙어 한 마리를 자랑스럽게 종이컵에 넣어 푹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한두 번 우물우물한 다음 소주도 한 잔 가져갔다. 그는 초장을 잔뜩 묻힌 빙어를 나무 젓가락으로 집어 딸 보람(의정부 신국초 4년·11)양에게 권했다.썰매를 타다 온 보람양은 “고기에서 풋과일 맛이 나요.”라고 말하는 게 해맑다.실제로 빙어는 맛이 담백하고 오이 맛이 난다.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과어(瓜魚)라고도 불렀다. 경북 문경에서 왔다는 송윤상씨는 “빙어를 잘못 다루면 빙어에 뺨 맞는다.”고 말했다.그는 커다란 사발에 든 빙어의 꼬리를 집어 들고는 빙어 머리를 사발 몸통에 부딪혀 기절시켰다.그리곤 초장에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송씨는 “빙어를 기절시키지 않은 채 초장에 찍으면 빙어가 요동치는 바람에 초장이 사방으로 튀고,입 주위가 엉망이 된다.”고 설명했다. 인제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국제슈퍼 주인 김영화(48·여)씨는 “빙어회에서 흙냄새가 난다면 인제 빙어가 아니다.”고 주장했다.김정순(25·여·강원 강릉시)씨는 “빙어회를 먹지 않으면 기운이 나지 않아요.”라며 겨울철에만 먹을 수 있는 게 아쉽다고 했다. 이렇듯 요즘 꽁꽁 언 소양강 상류에는 빙어 맛을 즐기려는 강태공으로 붐빈다.빙어 낚시는 어렵지도 않고,준비물이 비교적 간단하다.박상권 국제낚시 대표는 “주차장이나 빙판 곳곳에서 연 얼레처럼 생긴 낚싯대인 견지와 미끼를 빌려 빙어를 낚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낚싯대는 보통 6000원,미끼는 2000원.오랫동안 낚시를 하려면 의자가 필요하다.의자가 없으면 썰매를 빌려 앉아도 좋다.썰매는 대여료가 보통 4000∼5000원.빙어는 달 밝은 보름과 아침·저녁 무렵에 잘 잡힌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낚시를 위한 얼음 구멍을 뚫기가 쉽지 않다.얼음 두께가 20㎝ 이상이기 때문이다.손쉬운 방법은 다른 사람들이 뚫었던 구멍을 재활용하는 것이다.빙어를 많이 잡고 싶으면 낚싯대를 살짝 아래 위로 흔드는 고패질을 자주 해야 한다.입질이 전혀 없으면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빙어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어 그곳에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빙어 낚시의 미끼는 살이 토실토실 오른 구더기다.낚시로 갓 잡은 빙어를 어찌 회로 먹을 수 있을까? 박 대표는 “빙어는 입이 작아 구더기를 삼키지 못한다.”며 “그래서 낚시 바늘을 뽑아낼 때 미끼도 딸려 나와 빙어회를 즉석에서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게 빙어 낚시지만 간단한 일은 아니다.김민호(38·경기도 양평군)씨는 “낚싯바늘에 걸린 빙어를 떼내고,미끼를 끼워야 할 땐 장갑을 벗어야 하는데 손이 너무 시리다.”며 추위를 호소했다.그는 “한참 앉아 있으니 발도 시리고.추위가 가장 힘들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소주가 추위를 좀 달래준다고 슬쩍 덧붙였다. 인제 빙어는 회로 바로 먹어도 안전하다.신광용 인제군 보건소장은 “올 시즌 4차례에 걸쳐 빙어에 대한 기생충 검사를 국립보건원에 의뢰한 결과 모두 불검출로 나왔다.”며 “디스토마가 없다.”고 강조했다.이유로는 소양강 상류인 인제는 물이 1급수로 깨끗하고 빙어는 단년생으로 디스토마가 붙기 전에 죽어버리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그래도 빙어회를 바로 먹기에는 비위가 약하거나 찜찜한 사람은 튀겨 먹을 수도 있다.빙어 튀김을 위해서는 간단한 취사도구와 식용유,물과 밀가루를 준비하면 된다. 빙어를 먹을 수 있는 시기는 사실상 다음달 말까지.3월1일부터 20일까지는 산란 시기로 어획이 금지돼 있다.최성용 인제군 농업기술센터 수산개발 담당은 “빙어는 산란 후에 비실비실해지면서 영양가가 없어 찾는 사람이 드물어진다.”고 말했다. 도움말 국제낚시(033-461-1070) ■ ‘빙어천하’ 인제 100배 즐기기 ‘빙어의 고장’ 인제 지역의 식당가가 내놓는 빙어는 낚시가 아니라 그물로 잡은 것이다.소양강을 텃밭으로 삼는 어부가 63명이나 된다. 빙어 조업,즉 ‘빙어를 터는’ 현장을 따라가 봤다.한창 낚시를 많이 하는 신남선착장에서 10여㎞ 하류인 인제군 남면 상수리 일명 ‘양구선착장’.인제 어촌계 연합회 김충겸(38) 총무가 특수 강화 플라스틱(FRP)으로 만들어진 소망호(0.8t급)의 시동을 걸었다.소망호가 강심으로 나아가자 체감 온도는 영하 30∼40도로 떨어지는 듯했다.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이런 것인가. 10분가량 달려 도착한 곳은 신월리.그물을 쳐 둔 가장자리쪽으로 다가가자 5∼10㎝ 두께의 얼음이 금가면서 깨지는 소리가 쩍쩍 났다.군데군데 얼음 조각들이 마치 누더기 헝겊을 꿰맨 것처럼 얼어붙어 있었다.배가 지나간 흔적이다.김씨는 “얼음이 어중간하게 얼면 작업하기 가장 어렵지요.조금만 속도를 내면 배가 가벼워 얼음 위로 올라타는데,배에서 내리기엔 너무 위험하거든요.”라고 말했다.“얼음이 두꺼우면 걸어 들어가 전기톱으로 얼음을 썰어 작업하지요.” 빙어는 미리 그물을 쳐 두었다가 2,3일 뒤에 나가 그물을 거둬 올리는 정치망으로 잡는다.이렇게 해서 3개 어촌계가 연간 60∼70t 어획고를 올린다.고기잡이가 중단되는 겨울철 어부들에겐 짭짤한 수입원이다. 지난 시즌까지 빙어 터는 작업을 함께했던 김씨 부인 원정희(34)씨가 신남리 신남파출소옆에서 어부와 선녀(033-461-5778)라는 식당을 열었다.개업 연륜을 짧지만 신남리 주민들이 가장 먼저 입에 올리는 식당이다.남편이 잡아 온 것을 안주인이 빙어튀김(1만 5000원)과 빙어회(1만원)로 판다.특히 빙어회무침(1만 5000원)에는 배·쑥갓·깻잎·상추 등의 채소도 풍성하게 들어가 상큼한 맛을 더한다.붕어찜(3만·2만원)과 쏘가리 매운탕(5만·4만원)도 좋다. 또 남면 부평리의 신남선착장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대흥식당(033-461-4424)은 빙어회(1만 5000원)와 빙어튀김(1만원)을 잘한다.이 집의 튀김에는 깻잎을 잘게 썰어 섞은 것이 특징.깻잎이 튀김 기름의 느끼한 맛을 다 잡아준다.빙어 젓갈도 살짝 나온다.지난해 본격적으로 담그기 시작한 탓인지 빙어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다.짜지 않으면서도 빙어 감칠맛이 돌았다.모르고 먹으면 멸치젓으로 착각할 정도. 소양강에서 얼음이 가장 먼저 어는 남전리의 늘푸른식당(033-463-6361)은 전망이 좋다.강가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낚시나 썰매 타는 손님을 맞는다.강촌식당(033-461-7919)은 신남 선착장 내려가는 입구에 있어 왕복 손님들이 들끓는다.빙어회 1만 5000원,빙어 튀김 1만원. 서울과 인제를 오가는 길에 홍천군 상오안리의 장원막국수(033-435-5855)집은 한번 들를 만한 곳.순 메밀을 직접 반죽해 쓴다.검은 색깔이 아니라 희뿌연 색깔이 나는 것이 특징.따끈한 메밀 국수물이 겨울 추위를 녹이는데 좋다.보온병을 가져오면 메밀 국수물도 넣어준다.메밀 국수는 5000원. ■ 유옥선의 빙어요리 유옥선 내린음식연구회장은 찰옥수수·감자·인삼·약수 등의 요리 대회에 출전해 다수의 상을 받았고,인제군에서 유일한 한정식집 ‘요리천국’(031-461-8774)을 운영한다. ●빙어 꼬치구이 재료 빙어 500g(50∼60마리),유장(소금·후춧가루 1작은술씩,참기름 1큰술) 만드는 법 (1) 빙어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빙어의 중간 부분을 꼬치에 꿴다.(2) 빙어에 유장을 발라 초벌구이를 한다.참나무 숯불로 석쇠를 이용해 굽는다.(3) 초벌구이한 빙어에 유장을 다시 발라 노릇하게 구워낸다.팁 숯불이 없으면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구워내도 좋다. ●빙어 돌이뱅이(조림) 재료 빙어 500g,무 ½개,양념장(간장 (A)컵,고춧가루 2큰술,다진 파·다진 마늘·들기름 1큰술씩).만드는 법 (1) 빙어는 씻어 놓고,무는 1㎝ 두께로 썬다.(2) 냄비에 무를 깔고 빙어를 돌려 얹은 다음 양념장을 ½만 끼얹어 끓인다.(3) (2)가 한소끔 끓으면 나머지 양념을 다 넣고 끓인다.(4) 무가 익을 때까지 끓여 국물을 조려낸다.무를 젓가락으로 찔러 들어가면 익은 것이다. ●빙어볶음 재료 마른 빙어 50g,고추장 1컵,꿀(또는 조청)·참기름(또는 식용유) 2큰술씩,통깨 1큰술 만드는 법 (1) 마른 빙어는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살짝 볶아 비린내와 잡내를 없앤다.(2)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빙어를 볶다가 고추장을넣고 볶는다.(3) (2)가 끓으면 꿀을 넣고 볶다가 끓으면 불을 끄고 통깨를 넣고 섞는다. ●빙어 저냐(동그랑땡) 재료 빙어 500g,당근·양파·피망 ½개씩,두부 ¼모,소금·다진 파·다진 마늘 1작은술씩,달걀 3개,후춧가루 약간,식용유·밀가루 적당량 만드는 법 (1) 빙어는 씻어 곱게 갈아 놓는다.(2) 당근·양파·피망·파·마늘은 다져 놓는다.(3) 두부도 물기를 빼고 다져 놓는다.(4) 달걀은 깨서 모아둔다.(5) (1)을 (2)와 (3)에 섞어 소금으로 양념을 하고 밀가루를 묻힌다.(6) (5)를 한 수저 떠 손으로 동그랗게 모양을 내고 밀가루와 달걀로 옷을 입혀 지져낸다. 인제 이기철기자 chuli@
  • 주말매거진We/TV속 여자 여자 여자-‘쫑´ 따라해봐

    ‘천생연분’의 종희,황신혜처럼 되고 싶어요∼. “황신혜 언니가 입고 나온 코트는 어디 건가요?”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이런 질문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드라마 초반 어리고 귀여운 컨셉트에 맞춰 황신혜가 초미니스커트에서부터 요즘 뜨는 트레이닝 패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수많은 ‘워너비(wannabe)’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 황신혜의 옷과 액세서리를 보기 위해 드라마를 볼 정도라고 하니 새삼 ‘옷발의 위력’을 느끼게 한다.진분홍 망사스타킹에 보라색 앵클부츠.변두리 냄새나는 촌티 패션도 황신혜가 입으면 ‘럭셔리’하게 변한다.그 감각을 한번 배워보자. 불륜이 지겹다고들 한다.도대체 TV 드라마들이 언제까지 이걸로 먹고 살 거냐고.지난해만큼 불륜,외도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붐을 이룬 해가 또 있을까.게다가 드라마 속에서 바람피우는 여자들의 당당한 ‘커밍아웃’은 그 유례가 없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세상이 망조가 들었다고 한탄했고 바람을 전유물쯤으로 착각했던 일부 남성들은 당황했다.남편이 바람피우고 부인이 기다리면 ‘가족 드라마’로,부인의 외도는 ‘불륜 드라마’로 낙인 찍히는 게 여전한 현실.그러나 젊은 여성들이 ‘천국의 계단’의 백마 탄 왕자 ‘송주(권상우)’를 꿈꾸듯 아줌마들도 여전히 로맨스를 꿈꾼다.아줌마들의 꿈이 사라지지 않는 한 TV에서 불륜을 지우기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불륜 드라마를 보는 여성의 심리를 독백 형식으로 꾸며봤다. ●드라마는 ‘대리체험 공간’이지 집에서 애키우고 살림한다고 몸은 불어 처녀 때 모습 간데 없지만 마음까지 늙을소냐.임자있는 몸이지만 상상은 자유.TV는 그 상상을 채워주는 공간이지.남편 출근시키고 난 뒤 오전 9시 승혜(김정란·KBS2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를 보면 잊었던 사랑의 애틋한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아.남편(강석우)도 멋있지만 조건보다는 사랑이 뭔지를 가르쳐준 사진작가 재영을 따라가지 않은 그녀를 보면 가슴이 저려.특히 아줌마인 승혜가 총각인 재영의 사랑을 받는 것이 제일 부럽지.그렇다고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고통까지 닮고 싶지 않아.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해. ‘천생연분(MBC)’도 볼 만하더라.일단 연하 남편을 데리고 산다는 설정이 맘에 들고 종희 역으로 나오는 황신혜의 근사한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야.근데 연하랑 사는 게 말이 쉽지 얼마나 신경쓰이겠어.종희가 처녀처럼 나오는 게 다 이유있지.저렇게 신경 쓸 바에야 늙은 신랑이랑 사는 내가 속편하지. ●그 속엔 ‘나’가 있어 어쨌든,이 드라마도 부부가 둘 다 바람이 난다며? 남편이 딴 여자한테 한눈을 파니까 종희가 맞바람을 피운다는데 나 같아도 그러겠다.요즘 여자들 더 이상 참지 않는다고.이혼율 30%가 괜히 나왔겠어.옛날에는 알고도 속고,모르고도 속으면서 살았다지? 이런 걸 뭐 인내니 희생이니 하며 대단하게 여긴 모양인데 요즘 그러면 바보 소리 들어. 그렇게 산 인생을 누가 보상해준대?자식? 제 짝 찾으면 다 그만이야.‘난 소중하니까.’라는 광고 카피는 아줌마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야.예전처럼 남편 바람났다고 부인들 질질 짜고 나와봐.그냥 채널 돌려버린다니까. ●불륜은 에너지라고 그러니 드라마도 변할 수밖에.지난해 경애(변정수·MBC ‘앞집여자’)하는 것 좀 봐.얼마나 쿨해! 남자친구 사귀면서 내조도 잘 하고 보기에도 좋더라.지루한 결혼생활을 벗어나 잠깐 ‘바람’ 좀 쐬고 오면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주부로 돌아가잖아.경애한테 불륜은 일종의 에너지같아.충격이었다고? 난 오히려 힘이 나던데.‘애인한테도 잘 하고 마누라한테 잘 하면 되지 않나.’라는 뻔뻔함이 한윤식(문성근·영화 ‘질투는 나의 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진짜 통쾌했어. ●현실과 환상도 구분 못할까 드라마가 현실을 앞서 가는지 따라 가는지 모르겠지만 ‘드라마가 불륜을 조장한다.’는 그런 소리 좀 안 했으면 좋겠어.그럼 딴살림 차리는 남자들 얘기 나왔다고 우리나라 남자들 다 바람났나? 드라마 끝나면 우리의 환상도 거기서 멈춰.진짜 신데렐라가 못된다고 꿈도 못 꾼단 말야? 따라 할까봐 무섭다고들 하는데 걱정 붙들어 매시기를.진짜 선수들은 그 시간에 TV 안 봐.다 작업하러 나갔지. 박상숙기자 alex@
  • ‘평준화’ 교육불평등 주범 논쟁

    “고교 평준화는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 불평등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고교 평준화는 계층간 상승 이동을 촉진시키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 아니다.”(윤정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28일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입시제도의 변화:누가 서울대학교에 들어오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고교 평준화의 본질 및 공과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심포지엄에서는 지난 25일 ‘고교 평준화가 부유층에 유리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서울대 김광억 교수팀을 비롯,참석자간에 설전도 일어났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이창용 교수는 “이번 결과가 고교 평준화 폐지를 주장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 “평준화든 비평준화든 사교육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고 입시제도만으로 학력세습을 막기는 어렵다.”고 한발짝 물러섰다.하지만 평준화 유지를 주장하는 전교조,한국교육개발연구원측과 이에 반대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측의 뜨거운 논쟁을 막지는 못했다. ●평준화목적은 일류대 입학이 아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전교조 정재욱 정책연구실장은 “저소득층의 일류대 입학을 높이는 것이 평준화의 목적은 아니다.서울대 진학률을 공교육의 목표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니냐.”면서 “공교육의 보루인 고교 평준화를 흔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연구결과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교육부문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며 대입자격고사 도입과 수능 반영 비중 축소,국립대 네트워크 등을 통한 대학 평준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국교육개발연구원 김홍원 본부장도 “지난 2000년 OECD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낮은 나라”라면서 “평준화가 학력의 세습화를 초래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평준화의 기본틀은 유지하되 수정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7차교육과정 개편에서 추구하는 것처럼 석차 위주 교육을 개선하고 고교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평준화가 불평등을 초래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 이주호 교수는 “평준화는 교육 불평등 해소라는 목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심화만 시켰다.”면서 “현행 평준화에서는 학력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만큼 차이를 인정하고 줄이기 위해선 자립형 고교·특목고 확대는 물론 평준화의 획기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서울대 윤정일 교육학과 교수도 “우수 학생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평준화 정책은 국공립 학교에만 적용하자.”면서 “사학의 자율권과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평준화를 강요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이수일 학교정책실장은 “이 연구결과는 고교평준화가 모든 교육문제의 원인인 것처럼 만들고 있다.”면서 “지난 74년 중학생 24%가 고교 재수생이던 시절을 벌써 잊었느냐.”고 반문했다.이 실장은 “구체적 대안없이 평준화 해체만을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평준화 유지라는 교육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그는 특히 “초·중등 교육이 대학 입학에 종속되어 있는상황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서울대가 가난한 학생과 학부모를 절망케 하는 연구보다 학생의 잠재능력·창의성을 측정할 수 있는 대입제도를 연구해 달라.”고 꼬집었다. ●서울대 비판론 방청객으로 참여한 한양대 교직원 박병순씨는 “국립대인 서울대가 저소득층 자녀 등 소외 계층을 지원하지 않고 이번 연구 결과처럼 잘사는 강남의 학생들만 입학시킨다면 국민의 세금으로 부자에게 지원하는 꼴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는 여론의 추이를 주시하며 신입생 선발때 대학 자율권 확대 등의 정책을 신중하게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전교조 관계자는 다양한 전형을 통한 학생 선발에는 찬성하지만 공립대의 역할에 어긋나거나 교육에 시장논리를 적용하는 정책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국토균형발전 선포식’ 관권선거 논란/3野 “無法선거”공동전선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등 야3당이 28일 ‘관권선거’ ‘부정선거’를 거론하며 청와대를 강력 비난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대전에서 16개 시·도지사 등과 함께 ‘균형발전시대 개막 선포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아울러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정책이 ‘총선용 이벤트’라고 공세를 이어갔다.이에 따라 야3당 정책위의장은 대전 행사 초청을 거부키로 했다. ●野 3당 정책위의장 행사 불참키로 한나라당은 행사에 수도권 광역단체장들뿐 아니라 다른 당 소속 광역단체장 및 시·도의회 의장들에게도 가급적 불참토록 협조를 요청했다.또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노사모,국민의 힘,서프라이즈,라디오21 등 이른바 ‘친노무현 그룹’으로 구성된 ‘국민참여 0415’의 총선 개입 움직임을 불법 사전선거운동으로 규정하고,이에 대한 의견과 단속 대책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선관위에 보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이 산하조직을 총동원하는 모습에서 마치 50년 전 무법천지 자유당 정권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면서 “나라의 명운이 걸린 4·15 선거를 제2의 3·15 부정선거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를 차단하기 위한 선거중립내각 구성도 촉구했다. ●한나라 “선거중립내각 구성” 촉구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지난 1960년대 관권선거로 돌아가려는 징조가 보인다.노 대통령이 ‘시민혁명이 끝나지 않았다.’고 선동연설을 하니 ‘국참0415’라는 단체가 만들어졌다.”면서 “결국 열린우리당을 지원하겠다는 불법사조직일 뿐이며,선관위는 초동단계에서 이를 막아내야 한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법적 규제를 받고 있는 시민단체에 대한 기부금품 모금의 합법화를 검토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전날 발언 역시 관권선거 의도를 드러냈다고 반발했다.조 대표는 “4·19도 정권이 직접 나선 관권선거에 대한 분노였다.”면서 “노 대통령에게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여러차례 경고도 하고 탄핵사유가 된다고까지 말했는데도,법을 고쳐서까지 친노단체의 활동비를 마련해 주겠다고 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강운태 총장도 “노 대통령 말대로라면 시민단체의 개념도 법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단체가 정치행위인 선거운동을 위해 기부금품 모금을 가능토록 하겠다는 이야기”라면서 “그렇게 되면 기업들의 준조세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지운기자 jj@
  • [길섶에서] 변신

    몇년 전 현역에서 물러난 한 선배를 만났다.곱상한 외모에 점잖은 언행으로 그야말로 신사로 기억되던 선배였는데,오히려 지금의 모습이 예전보다 더 활달해 보인다.본인도 모처럼 만난 후배들이 자신의 변모에 의아해하리라 짐작되는지 까닭을 설명한다.“젊었을 때는 수줍움을 타는 등 매사에 소극적이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뻔뻔스러워지고 말도 많아지더라.” 그뿐이 아니다.가정사는 물론 살고 있는 아파트 관리일을 비롯해 오다가다 만나는 온갖 잡일에 공연히 참견하게 된다는 것이다.그러면서 덧붙였다.“몇년전 한 노인이 지하철에서 젊은이를 나무라다가 봉변을 당했다는 게 이제는 남의 일 같지 않다.나도 언젠가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변신의 이유인즉 “나이가 들어가면서 왠지 세상사를 모두 아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고,눈에 띄는 이런저런 일에 ‘한 말씀’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는 것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영화대사가 있었던가.그래 사랑만이 아니라 사람도,세상도 점점 변해가는 게 정해진 이치가 아니겠는가. 김인철 논설위원
  • 설특집 We/온천-스트레스 확 풀자

    온천의 계절이다.설 연휴는 가족들과 함께 맘먹고 온천나들이를 하기 좋은 기회.귀향,또는 귀경길에,아니면 집 근처의 특색있는 온천을 찾아보자.가족들중 피부질환이나 관절염 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좋다.최근 각광받는 테마 온천탕,온천욕과 물놀이를 겸할 수 있는 워터파크형 온천,수도권 인근의 온천 등을 소개한다. ■ 테마온천탕 ●강화도 마라칼슘탕 하점면 창후리에 있다.고행이나 수행처럼 심신을 깨끗이 한다는 뜻에서 탕 이름에 히브리어인 ‘마라’를 붙였다고.칼슘과 천연미네랄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각종 피부질환이나 신경통,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특이하게 40여개의 가족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중탕은 없다.강화도 창후리 선착장 옆에 위치하고 있다.이용료는 4인가족 기준 1만 5000원.마라칼슘(www.marah.co.kr),(032)933-4622. ●함평 해수찜 해수찜은 세종실록의 도자기 가마를 이용한 한증법으로 유황 성분이 많은 돌,삼못초 같은 약초에 해수를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데운 후 찜질하는 것이다.해수와 돌에 포함된 광물질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신경통과 산후통에 효과가 있다.전남 함평 손불면 궁산리 해안가에 해수찜마을이 형성돼 있는데 서해안고속도로 함평인터체인지로 나가면 된다.가족실 방 1개에 2만 5000원.함평주포해수찜(061)322-9489. ●경기도 김포 약암온천 약암온천은 ‘홍염천탕’으로 유명하다.홍염천(紅鹽泉)이란 지하 400m 암반에서 솟아나는 순수한 광염천수가 공기와 만나면 물속에 포함된 철분과 각종 무기질이 산화를 일으켜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아토피 등 각종 피부질환과 관절염에 효과가 뛰어나 전국 각지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수질에 비해 시설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서울에서 강화방면으로 가다가 대명포구 이정표를 따라가면 찾을 수 있다.요금은 평일 성인 5000원,소인 4000원.주말에는 1000원 더 받는다.약암홍염천관광호텔(www.yakam.co.kr),(031)989-7000. ●안면도 노천 유황해수탕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안면도 꽃지바다를 한눈에 바라보며 노천욕을 할 수 있는 곳.오션캐슬의 유황해수는 수심 420m 천연 암반속에 있는 유황온천수로 유황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신경통,류머티즘,당뇨병,동맥경화 등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서해안속도로 홍성IC에서 빠지면 쉽게 찾을 수 있다.사우나와 노천해수탕을 함께 이용하는데 성인 1만원,소인 7000원이다.롯데오션캐슬(www.oceancastle.co.kr),(041)617-7000. ●영종도 해수피아탕 지하 800m 천연암반에서 나오는 해양암반 심층수로,칼슘,칼륨,마그네슘,나트륨 등 다양한 필수 미네랄이 많이 함유돼 있다.염도 차이를 이용한 삼투압 작용으로 인하여 노폐물은 쉽게 배출되고 필요한 광물질은 효과적으로 흡수되어 신진대사,혈액순환을 돕는다.서울에서 영종대교를 건너 신불인터체인지로 나오면 된다.성인 6000원.소인 4000원이다.해수피아(www.haesoopia.co.kr),(032)752-6000. ■ 수도권 여기가 좋아 ●포천 일동용암유황천 유황천을 데우거나 식히지 않고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동유황온천은 만성피부병,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불한증막,노천탕 등을 갖추고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미니 온천수영장이 있어 가족나들이객에게 적합하다.성인 6000원,소인 3000원.이동 방향으로 10여분만 가면 유명한 이동갈비도 맛볼 수 있다.(031)536-4600. ●화성 율암온천 현대적인 시설과 신비의 돌 ‘옥’이 조화를 이룬 온천이다.부드러운 약알칼리성 온천수 또한 유명하다.대욕탕 천장은 피라미드 형태의 유리로 만들어졌고 바닥에는 천연옥이 깔려있어 하늘과 옥의 기운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서해안고속도로 발안IC에서 빠져 화성시 팔탄면으로 가면된다.성인 6000원,소인 4000원.(031)354-7400. ●파주 ‘금강산랜드’ ‘먹는 산소’ 또는 ‘생명의 원소’라고 불리는 게르마늄이 다량 함유된 물을 쓴다.대욕탕 이외에 머드소금탕,노천탕과 불로한증막 등이 있다.또한 정문 앞에서 게르마늄 샘물을 무료로 나누어준다.통일로 월롱역 옆에 있다.성인 6000원,소인 4000원.(031)945-2500. ●강화 불한증막 경주 첨성대 모양의 독특한 외양을 갖춰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다.우리 재래식 한증막시스템을 그대로 이어받아 황토와 소금,온돌용 돌 등을 이용해 지었다.서구식 사우나와 달리 전통불한증막에 들어가면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강화군 양도면 인천가톨릭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성인 7000원,소인 3000원 (032)937-9901. ■ 워터파크형 온천 ●아산 스파비스 ‘3세대 가족중심 온천’을 내세우는 테마온천.온천욕을 이용한 입욕치료,건강체크,건강식단 등을 코스로 묶어 운영한다.실내 바데풀과 건강나눔한의원,건강 전문식당,실외 온천풀,남녀 대욕장,23개의 이벤트탕과 노천탕 등이 있다.야외에선 눈썰매장,온천수는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수로서 게르마늄 등 20여종의 광물질을 함유하고 신경통,혈액순환 등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서해안고속도로 당진IC로 나와 아산온천 관광단지를 찾으면 된다.성인 1만 5000원,소인 9000원.아산스파비스(www.spavis.co.kr),(041)539-2000. ●천안 상록리조트 아쿠아피아 초대형 물놀이 실내 테마공원.워터슬라이더,유수풀,실내외 수영장 등을 이국적인 분위로 꾸며 놓아 남태평양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또한 유수풀,파도풀뿐 아니라 가족탕을 포함한 다양한 스파시설이 갖춰져 있다.‘마스터 블라스터’(길이 143m,폭 1.5m), ‘플로 라이더’ 등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워터슬러이더와 튜브슬라이더 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경부고속도로 목천IC에서 10분 거리에 있다.성인 1만 6000원,청소년 1만 4000원,어린이 1만 2000원 아쿠아피아(www.sangnokresort.co.kr),(041)560-9061. ●거제 해수온천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외도해상농원 등 천혜의 절경 거제도에 위치한 해수온천은 지하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국내 유일의 염천수(암반해수) 온천이다.약알칼리성 약염천으로 아토피성피부염,피부미용 등 피부질환에 특히 좋다고 소문나 있다.3월31일까지 철도청에서 온천욕과 관광을 함께 할 수 있는 열차를 운행한다.거제대교를 지나 고현방면에 위치하고 있다.성인 9500원,소인 7500원. 거제도해수온천(www.seaspa.co.kr),(055)638-3000,철도고객센터(1544-7788). ●이천 스파플러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온천테마파크.50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대온천탕을 비롯해 족탕,목초탕,한약탕 등 30여 가지의 기능형 온천탕과,유수풀,파도풀 등을 갖추고 있다.할인이 되는 신용카드가 많으니 미리 홈페이지를 참고.대인 2만 2000원,소인 1만 5000원.영동고속도로 이천IC를 빠져나와 미란다호텔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스파플러스(www.mirandahotel.com),(031)633-2001 ●설악워터피아 온천욕과 첨단 물놀이 시설을 갖춘 온천 테마파크이다.설악산과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노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49도의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온천수를 가열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연인탕,바위탕,폭포탕 등 7개 테마탕과 유수풀,파도풀,아쿠아 포켓 등이 있다.영하 15도 날씨에 따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눈 덮인 설악의 비경을 감상하는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장료는 성인 3만원,소인 2만 2500원으로 좀 비싼 편.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가 많으니 미리 홈페이지에서 확인을 하고 가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속초 한화콘도 내에 위치하고 있다.설악워터피아(www.hanwharesort.co.kr),(033)635-7711. 한준규기자 hihi@
  • [시론] 美에 할 말은 해야 서로에 도움

    15일과 16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한·미동맹 정책구상 6차회의가 개최되고 있다.그런데 정부의 대북 대미정책을 둘러싸고 정책결정 기관 사이와 그 내부에서 노선갈등이 벌어져오다 급기야 외교부 장관의 사임을 초래했다.원인은 상식에 입각한 전략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데다 일부 외교공무원들이 본분을 잠시 잊은 데 있다. 국가관계는 ‘주고 받는’ 관계이다.따라서 국가간 우호관계가 중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형평에 맞게 주고받는’ 관행이 자리잡아야 한다.특히 민주국가들인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는 국민들도 직접 개입하므로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우호관계를 강화하는 길이다.이런 맥락에서 한·미간 현안인 용산기지 이전문제는 호혜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먼저 미국이 협상의 근거로 삼고 있는 1990년의 한·미 합의각서와 양해각서는 미국의 일방적인 압력하에서 체결되었고 내용이 불평등할 뿐 아니라,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은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헌법 제60조에 위배되므로법적 효력이 없다.또한 9·11 이후 미국의 안보전략이 선제공격 전략으로 변했고 군사 기술혁신을 통해 원거리 기동 타격이 가능해졌으므로 북한의 보복 사정권을 벗어나는 한강 이남으로 용산기지를 이전하려는 것이 미국의 의도이므로 이전비용은 분담되어야 한다.그런데 협상과정에서 국회의원 147명이 연합사 이전을 반대하는 서명을 통해 정부의 대미 협상력을 약화시켰고,결국 정부는 17만평 제안에서 ‘20만평,숙소 고층건물 허가 및 복지시설 공동사용’ 제안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일방적인 양보를 통해 기형적으로 한·미 우호관계를 유지해 간다면 그것은 부메랑처럼 시민들의 반미감정 증폭으로 돌아와 결국 한·미관계를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이런 맥락에서 한국 국민이 미군에 의해 피해를 받고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등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부당한 조항들은 개정되어야 한다. 미국 지도자들 역시 일방적인 대미 양보 관행에 대해 잠시는 고맙게 여기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정부를 압박하려면 대북정책이나주한미군 재조정 문제를 거론하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즉 우리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의견은 우호적인 태도로 적극 개진하는 것이 미국에도 대우받고 한·미관계도 굳건하게 정립하는 길이다. 특히 착각해서는 안 될 점은 한·미동맹관계 유지가 국가안보나 자주,번영 등 국가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전략 방안 중 하나라는 것이다.즉 아주 좋은 한 수단이지 그것 자체가 국익이나 국가목표는 아니다. 물론 한·미관계가 비우호관계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국익 수호 차원에서 당위적이라 볼 수 있다.그러나 한·미관계가 중요하다고 하여 다른 국익을 희생하면서까지 미국에 잘 보이려 하는 것은 어리석으며,더구나 취지와 달리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한·미관계를 해칠 수도 있다. 한·미협상 및 외교부 파문과 관련,국익 극대화를 위한 역할 분담의 필요성이 대두된다.먼저 정부와 사회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정부가 큰 틀의 한·미 우호관계 유지를 위해 양보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언론,지식인,시민단체들이 논리적으로 반대의견을 개진함으로써 정부의 협상력을 키워 주어야 한다.또한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 한·미 우호 동맹관계를 강조하고 큰 틀의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면,실무 협상가들은 한·미간 국익 차이를 기탄없이 지적하고 적극적으로 우리의 국익을 대변해야 한다.이를 위해 정부는 이번 외교부 파문을 좋은 계기로 삼아 개인의 세계관이나 이익을 접고 국익 극대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협상가들을 존중하는 인사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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