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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터파크 파도풀서 짜릿하게

    워터파크 파도풀서 짜릿하게

    대규모 슬라이더와 파도풀 등 최첨단 물놀이 시설이 요즘 인기다. 바로 워터파크다.‘어디를 갈까.’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1) 초대형 테마파크 설악워터피아 천연온천수를 이용한 온천테마파크인 설악워터피아는 파도풀과 야외수영장, 슬라이더 등으로 구성된 1만평의 기존 테마파크에 오는 14일 추가로 1만 240평의 대형 테라피형 워터파크를 개장한다. 올여름에 2만평이 넘는 초대형 워터테마파크가 완성되는 셈이다. 새로 만든 워터파크는 테라피 시설인 ‘아쿠아돔’과 남국의 정취를 강조한 테마풀 ‘로데오마운틴’ 등 놀이시설보다는 편안하게 온천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라피 시설에 초점을 맞추었다. 아쿠아돔에는 침탕과 벤치젯, 넥샤워, 하이드로포켓 등에서 편안하게 마사지를 받으며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 수 있는 기능성 시설들이 가득하다. 또 물에 몸을 담그고 수(水)치료 마사지를 받으면서 음료수 등을 마실 수 있는 ‘수중바’가 눈길을 끈다. 로데오 마운틴은 설악산 울산바위를 형상화한 테마풀로, 정상부근에는 전망형 노천스파, 비탈진 사면에는 마운틴 슬라이더가 휴식과 재미를 더했다. 기존의 파도 풀 샤크블루와 100m 길이의 래프팅 슬라이더, 설악산 울산바위를 바라보며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는 레인스파 등은 여전히 인기만점. (033)635 -7700,www.seorakwaterpia.com (22) 이집트풍의 홍천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강원 홍천군의 비발디파크 오션월드가 지난 5일 개장했다. 캐리비안 베이가 카리브해를 테마로 삼았다면, 이곳은 이집트의 사막과 오아시스를 테마로 스핑크스, 파라미드 등의 상징물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종업원들의 유니폼에서조차 이집트 분위기가 물씬 풍겨 흡사 이집트를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스릴만점 300m 급류타기의 박진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익스트림 리버’를 비롯해 해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실내 파도풀, 짜릿함 속으로 무한 질주하는 ‘패밀리 래프트 슬라이드’와 ‘스피드 슬라이드’ 등 짜릿한 놀이시설이 가장 인기. 또한 가족들만 오붓하게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스파빌리지와 192m의 수중 산책로 등 장년층을 위한 시설도 빼놓지 않았다. 이밖에도 찜질방, 사우나 및 쇼핑 먹거리 등 온가족이 하루를 즐기기에 ‘딱’이다.1588-4888,www.vivaldioceanworld.com (23) 워터파크의 선두주자 용인 캐리비안베이 아무리 신규 워터파크들이 생겨난다 해도 아직은 캐리비안베이에 좀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규모나 각종 놀이 시설은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으뜸이다. 아파트 10층 높이인 135m에서 총알처럼 내리 꽂는 스릴을 느끼게 하는 워터 봅슬레이나 인공 파도타기인 서핑라이더 등 다양한 시설이 최고다. 특히 올해는 13개동의 빌리지를 새로 오픈하고 파도풀 주변에 비치의자 750개를 추가로 도입해 휴식공간을 대폭 늘렸다. 또한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위해 ‘키디풀’지역에는 신규 놀이시설인 레인트리, 워터버킷 등 3개의 시설을 만들었다. 가족끼리 오붓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스파빌리지, 옥돌 지압코너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031)320-5000,www.everland.com/CaribbeanAction.do (24) 바다보다 더 좋은 서귀포 워터월드 서귀포시 월드컵 경기장 지하 제주 워터월드에서 느끼는 재미도 뛰어나다. 경기장 스탠드 아래와 창고 등을 개조해 만든 레저 공간으로 파도풀,200m 길이의 유수풀, 짜릿한 스릴감이 압권인 2개의 롱슬라이더,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아쿠아플레이 등 다양한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영장을 비롯해 사우나, 찜질방, 야외 선탠장도 갖춰 물놀이를 겸한 가족 휴식 공간으로 제격이다. 야외선탠장에서 서귀포 에메랄드빛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그만이다.(064)739-1930,www.jejuwaterworld.co.kr (25) 짜릿함이 가득한 덕산 스파캐슬 약 600년 전부터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된 약알칼리성 온천수로 유명한 덕산온천의 덕산 스파캐슬의 천천향(天泉香)은 실내스파와 노천스파, 그리고 워터파크로 이루어진 편안한 휴양공간. 천장에 별이 흐르는 밤하늘로 꾸민 실내스파 ‘파라원’은 수(水)치료 전문 시스템인 바데풀을 갖춘 유럽형 스파로 다양한 이벤트탕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짜릿한 놀이시설도 기다린다. 계곡 급류타기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토렌트리버,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스릴과 속도감을 최고인 마스터블라드, 튜브슬라이더 등 다양한 놀이시설이 재미를 더해준다.(041)330-8000,www.spacastle.com (26) 아이들의 천국, 이천 테르메덴 13만평의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경기 이천시 모기면의 테르메덴은 세계적 규모의 바데풀을 자랑하는 독일식 온천 겸 워터파크다. 커다란 바데풀이 실내·외에 하나씩 있으며 누운 상태에서 수압으로 마사지를 해주는 드림베스, 발바닥과 종아리 등 경직된 근육을 이완해 주는 하이드로 마사지, 벽면에서 제트수류가 분출되는 하이드로포켓 등 기능성 시설만 10가지가 넘는다. 여기에 레몬탕·녹차탕·루이보스탕·허브탕·자스민탕 등 아이템탕도 다양하다. (031)645-2000,www.termeden.com (27) 물안마 수치료 시스템 광주 스파그린랜드 경기도 광주에서 양평으로 넘어가는 88번 국도변에 있는 스파그린랜드는 총 62개의 테마스파와 특급 호텔식 서비스를 갖춘 초대형 스파리조트다. 대체의학 수치료 개념으로 만든 물안마 수치료 시스템이 돋보인다.120여개의 분사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신경통, 류머티즘, 관절염뿐 아니라 뭉친 근육을 풀기에는 그만이다. 실외에 있는 키즈워터랜드는 작은 미끄럼틀, 정글짐 등이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031)760-5700,www.spagreenland.co.kr (28)(29) 지하철타고 놀러가자 충남 천안에 있는 상록 아쿠아피아는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워터파크. 공무원연금 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어 공무원은 20% 할인을 받는다. 놀이동산, 호텔, 유스호스텔, 골프장까지 갖추고 있는 대규모 테마파크다. 워터슬라이더, 유수풀, 실내외 수영장, 가족탕 등을 포함한 다양한 스파시설로 온 가족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12m 높이에서 터널 속으로 통과하는 튜브 슬라이더와 서핑보드시설인 플로 라이더 등 짜릿하고 재미난 어트렉션이 많다.(041)560-9114,www.sangnokresort.co.kr. (30) 대구 스파밸리 이밖에 대구 스파밸리(033-608-5000,www.spavalley.co.kr)도 8가지 파도를 자유자재로 만들어 내는 ‘파도풀’, 다이빙풀, 수구풀, 키즈풀과 선탠룸인 ‘솔라룸’이 있다. 워터슬라이더와 유수풀은 인기다. 온천과 바데풀, 찜질방도 있으며 거제 해수온천(055-638-3000,www.seaspa.co.kr)도 지하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국내 유일의 염천수(암반해수)를 이용한 가족형 워터파크. 실내·외 수영장에는 아이들을 위한 워터봅슬레이와 유아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 사람이 나무를 만나 쉼을 얻다

    사람이 나무를 만나 쉼을 얻다

    온몸으로 여름을 느끼며 휴가를 즐기는 곳이 어디 바다, 산, 계곡뿐이랴. 듣고 보고 만지고 익히며 배우는 곳도 좋은 휴가지다. 수목원, 박물관, 문화거리로 떠나보자. 초·중학생 아이들에게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다. 연인과 함께라면 사랑이 몽글몽글 솟아나고, 친구와 같이 가면 우정이 추억으로 물든다. 여행을 가는 길에, 또는 잠시 짬을 내서 들어가보자. 자연과 문화 속으로…. ■ ‘지상의 낙원’ 수목원 아름답고 예쁜 것을 보면 우리의 마음도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후텁지근한 날씨에 짜증날때 가족들과 꽃구경을 하러 가보자. 예쁜 야생화, 갖가지 향기로운 향을 뿜어내는 허브, 물가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연꽃. 이들 모습에 흠뻑 취한다면 마음은 저절로 상쾌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85) 아이들 천국, 포천뷰식물원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유동리의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리잡은 포천뷰식물원은 잘 가꿔진 정원 같아서 좋다. 뷰식물원의 특징은 다양한 꽃을 조금씩 심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에 한 가지 꽃만 심어, 보는 이로 하여금 꽃 세상에 빠진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현재 빨강, 분홍, 흰색의 숙근코스모스, 가우라 등이 방긋 웃음을 짓고 있고 색깔이 다양한 후룩스가 식물원을 오색빛깔로 물들이고 있다. 또한 이곳은 아이들이 편히 뛰놀 수 있는 공간이다. 흔히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은 물론 산책로와 꽃밭을 구분하는 울타리조차 없어 아이들이 꽃과 함께 할 수 있다. (031)534-1136,www.viewgarden.co.kr (86) 거대한 꽃나라, 한택식물원 동양 최대의 종합식물원인 한택식물원은 경기도 용인에 자리잡은 식물원으로 총 20만평에 이른다.8300여종,730여만 본의 식물이 자라는 거대한 꽃나라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아담한 계곡을 따라 펼쳐진 1000여 종의 우리나라 자생 식물이 자라고 있는 자연생태원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자랑거리. 하늘매발톱과 금낭화, 족도리풀 등 처음 보는 꽃들이 즐비하다. 또 자연생태원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위쪽의 전망대에 오르면 월가든, 암석원, 유리온실 등 동화의 나라 같은 식물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또 한택식물원에서 오는 29일부터 8월27일까지 숲생태 곤충탐험전이 열린다. 곤충을 그냥 보는 것이 아니고 숲속으로 들어가서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체험하는 살아 있는 학습장이다.(031)333-3558,www.hantaek.co.kr (87) 꿈 속의 그곳, 아침고요수목원 영화배우 박신양이 죽음을 앞두고 꽃을 가꾸며 살았던 영화 ‘편지’의 배경으로 유명해진 경기도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은 꽃과 나무의 에덴동산이다. 수목원에는 지금 나무의 진초록을 배경으로 온갖 색깔의 꽃들이 피어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계절·주제별로 다양한 꽃과 나무의 모습을 보여주는 정원이 20여곳. 특히 주목, 산수유, 단풍나무, 회양목 등 나무 사이로 꽃창포, 튤립, 무늬옥잠화 등의 꽃의 자태가 너무 곱다.(031)584-6703,www.morningcalm.co.kr (88) 메밀꽃 필 무렵엔 평창 허브나라농원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의 태기산 자락.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로 유명한 평창에 허브나라농원이 자리잡고 있다. 물 맑은 흥정계곡과 1250m의 태기산이 지척이라 단순히 허브만 보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가벼운 산행이나 계곡의 물놀이 또한 허브나라농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다. 어린이정원, 향기정원, 셰익스피어정원, 모네정원 등 13개의 테마로 잘 정돈된 정원을 천천히 걷다보면 향기로운 허브향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팻말에 허브의 학명·원산지·개화기 등이 자세히 적혀 있어 혼자서도 돌아보는 데 무리가 없어 좋다.(033)335-2902,www.herbnara.com (89) 유럽을 갖다 놓은 듯, 팜 카밀레 충남 태안에 위치한 허브농장인 팜 카밀레. 낮은 산의 곡선을 그대로 살려 조성한 야외 허브정원과 멋진 해송 군락, 풍차 등에 마치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유럽 시골마을에 온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다. 라벤더를 비롯한 120종의 허브와 150종의 야생화가 철따라 피고 지는 야외 꽃동산이 만드는 황홀경에 더위도 싹 달아난다. 꽃과 잎에서 은은한 사과향이 나는 국화꽃 모양의 캐모마일 가든과 보라색의 라벤더 가든, 그리고 분홍색의 애플 제라늄과 로즈마리 등을 심어놓은 보테니컬 가든에서 풍기는 은은한 허브향이 온 몸을 감싼다. 또 허브비누, 향초 등의 허브 공예와 허브 스킨, 로션 만들기 강좌 등 다양한 허브 체험 교실도 있다. (041)675-3636,www.kamille.co.kr (90) 오감 대만족, 상수허브랜드 충북 청원에 자리하고 있는 상수허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허브를 대규모로 가꾸기 시작한 곳으로 2만여평 규모의 큰 허브농장이다.16년 된 팔뚝만한 로즈마리가 쑥쑥 자라고 있고,550여종의 갖가지 허브가 숨쉬는 실내정원을 거닐며 허브를 직접 만져보고 향기도 음미하면 어느덧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얻는다. 천년 묵은 소나무 분재와 특이한 모양의 공룡바위도 방문객을 반긴다. 또 허브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허브터널과 맨발로 밟아볼 수 있는 허브잔디, 그리고 향치료 효과(아로마테라피)를 직접 체험 할 수 있다. 보라·흰색을 자랑하는 제비꽃과 강렬한 주황색 한련화(나스터튬), 흰 베고니아 등이 예쁘게 장식된 허브 꽃밥은 먹기 아까울 정도. 허브 강의와 각종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하루를 즐기기에 그만이다.(043)277-6633,www.sangsooherb.com ■ 3가지 테마로 떠나는 박물관 여행스케치 박물관은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다. 풍부한 역사를 한자리에서 느끼고, 세계 문화를 한눈에 볼 수도 있다. 독특한 발명품들을 경험할 기회도 갖는다. 올 여름, 박물관에서 문화적 소양을 한껏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하면 더욱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91) 지도 직접 만들어봐요… 경희대 혜정박물관 대학박물관은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대부분 관람료가 없다. 교육적인 프로그램에는 실비 정도로 참여가 가능하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만큼 교육적인 주제가 뚜렷하고 알차다. 각 대학의 특성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목표를 심어주기에도 그만이다. 경희대 수원캠퍼스의 혜정박물관은 박물관 견학을 하면서 지도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김혜정 관장이 세계 각국에서 모은 15∼20세기 동·서양의 이색적인 옛 지도와 지도첩, 지도 관련 사료, 고문헌 등을 골고루 볼 수 있는 곳. 특히 우리나라를 섬으로 표시한 최초의 지도,1655년 제작된 중국지도,1737년 프랑스 지도제작자 당빌이 만든 우리나라 전도, 동해를 ‘COREAN SEA’로 표기한 지도(1794년) 등이 눈에 띈다. 주요 고지도를 탁본하거나 간단한 지도 제작원리를 체험하고, 종이퍼즐이나 영상게임 형식으로 지도 맞추기를 하는 등 재미도 더한다.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을 위한 문화교실도 운영할 예정(참가비 2만 5000원).(031)201-2012∼4,oldmaps.khu.ac.kr (92) ‘우리나라 최초’ 고려대 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는 고려대 박물관은 10만여점이라는 방대한 양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100년사 전시실, 역사 민속자료실, 고미술전시실, 현대미술전시실 등 3개층에 걸쳐 유물들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눈으로 보는 유물도 가치가 있지만 고려대 박물관의 장점은 교육프로그램. 대부분 무료로 운영하고, 일부 답사일정만 교통비 정도를 참가비로 받고 있다. 아이들이 놀면서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8월27일까지 ‘조선시대의 위대한 유산-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이라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2)3290-1514,museum.korea.ac.kr (93) 동서양 의복 한자리… 숙명여대 자수박물관 숙명여대 정영양 자수박물관은 동서양의 다양한 작품들을 모아놓았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주요 자수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의 해외 자수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단순히 여성들이 취미로 하거나, 옷을 꾸미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복식·생활·감상용으로 다채롭게 활용된 예술적인 작품을 볼 수 있다.(02)710-9133∼4,museum.sookmyung.ac.kr (94·95) 과학의 시대가 온다… 로봇·별난물건박물관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로봇박물관이 있다. 미래 관심사인 로봇에 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았다. 명지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백성현 교수가 10여년 동안 수집한 3500여점의 로봇이 테마별로 전시돼 있다. 전세계 40여개국 초기로봇,‘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양철로봇 틴맨(1900년대),‘메트로폴리스’에 출연한 마리아로봇(1920년대), 아톰(1950년대), 토종로봇 로봇태권V(1970년대) 등 볼거리가 한가득이다.3D입체영상실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로봇을 직접 조종하는 공간도 있다.(02)741-8861,www.robotmuseum.co.kr 상천외한 물건들을 보고 싶다면 별난물건박물관에 가보자. 담배 연기를 마시면 기침을 하는 재떨이, 소리를 듣고 움직이는 스누피 인형,“이봐, 손씻는 거 잊지마!”라고 말하는 변기 모양 비누통, 큰 소리를 치면 부들부들 떠는 강아지, 동물모양 손톱깎이, 눈뭉치를 만들어주는 집게 등 독특한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소리, 빛, 과학, 움직임, 생활 등 다섯 가지 테마. 서울·부산·경기 파주 영어마을 세 곳에 있다. 서울관 (02)792-8500, 부산관 (051)740-4858, 파주관 (031)956-2211,www.funique.com (96 98 97) 세계 문화를 찾아서… 아프리카·중남미·티베트박물관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그대로 제주도에 옮겨놓은 아프리카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 중에 하나인 서아프리카 말리 공화국의 젠네대사원(이슬람 사원)의 모습을 재현한 외관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18∼20세기초의 아프리카 조각과 가면, 생활용품, 장신구, 악기 등 1000여점을 시기별로 전시 하고 있다. 매일 3차례 아프리카 전통 민속 공연이 열린다. 아이들을 위해 아프리카 전통 문양 페이스페인팅, 찰흙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장소가 될 듯. (064)738-6565,www.africamuseum.or.kr 경기 고양시에 있는 중남미문화원박물관은 중남미 지역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30년간 중남미 외교관을 지낸 이복형씨가 지난 1997년 개관했다. 멕시코, 중미, 카리브해역 등에서 수집한 각종 토기, 가구, 석기, 가면, 민속품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안에서 볶음밥인 파에야(2만 5000원), 스낵인 타코(6000∼8000원) 등을 즐길 수 있다.(031)962-7171,www.latina.or.kr 서울 종로에 도심 속의 작은 티베트인 티베트박물관이 있다. 신비로운 베일에 싸인 티베트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 가정 주택을 개조한 듯한 아담한 전시장에 티베트의 불교미술품과 12∼19세기 생활용품,12세기 라마승의 법의(法衣) 복식 등 문화·민속자료 등이 있다. 소장품 1200여점 중 300여점을 상설 전시하고,3개월마다 전시물을 교체한다. 전문해설자 2명과 자원봉사자 3명이 티베트 문화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02)735-8149,www.tibetmuseum.co.kr (99) 예술인의 혼이 가득한 헤이리 경기도 파주 헤이리는 일일나들이 코스로 단연 으뜸이다. 자연친화적이고 나지막한 건물들이 모여 있는 복합문화 공간. 아이들과, 연인과, 또는 친구와, 그 누구와 함께 가도 좋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북하우스’는 음악, 미술, 책, 음식에 대한 갈증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어른, 아이 모두를 위한 책들이 빼곡하고,1층에 햇살 좋은 식당이 있다. 매달 토요일 오후에는 작은 음악회도 연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나라’에서는 동화책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전시회를 마련한다. 오래된 서점의 낡은 책 냄새와 허브향이 어우러진 ‘북카페 반디’도 아늑하다. 가장 큰 전시공간인 ‘93MUSEUM’은 국내 최초의 인물미술관.‘식물감각’에서는 식물을 주제로 한 작품을 보고, 꽃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헤이리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한향림갤러리’는 도자기 전문갤러리로, 우리 항아리의 고전적인 멋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폭 빠져버리는 공간은 쌈지에서 운영하는 ‘딸기가 좋아’다. 딸기, 똥치미 등 캐릭터들과 한 데 어울려 논다. 어른이 향수를 느끼기에 좋은 공간은 맞은편 ‘타임캡슐’이다. 옛 생활 박물관으로, 조선시대부터 어릴 적에 한번쯤 본 물건들이 가득하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는 인도, 서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75개국에서 수집한 600여개의 악기가 전시돼 있다.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이국의 다양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www.heyri.net ■ 가는길:자유로→통일전망대→고가도로 아래로 지나자마자 성동IC→예술마을 헤이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첫번째 성동사거리에서 좌회전→헤이리 1·4번 게이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1·2번 출구에서 200번,2200번 버스가 각 4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 (100) 예술작품 힐끔 차 한잔 홀짝,양평 편안한 차림으로 경기도 양평의 강가로 떠나보자. 예술적·생리적 허기짐을 마음껏 해결할 수 있다. 양평읍 초입에 ‘양평 맑은물사랑 미술관 및 창작스튜디오’는 군청에서 관내 예술인을 위해 마련한 전시·창작공간이다. 작가의 개인전이 다양하게 열린다. 서종면 ‘문화의집’은 지역 아이들을 위해 전시·음악행사를 여는 장소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마니아들이 몰려오는 인기 장소가 됐다. ‘갤러리아지오’는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띄는 곳. 건물 안 갤러리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한 부족인 쇼나(Shona)의 유명한 조각들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 옆 작은 카페에는 커피, 국화차, 산딸기홍차 등 20여가지 차를 맛볼 수 있다. 전시실, 카페, 아트숍을 한 데 모은 ‘몬티첼로’나 작은 창고 모양의 ‘인더갤러리’도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바탕골 예술관’을 꼭 들러보자.8700여평의 대지에 예술극장, 전시관, 도자기·금속공방 체험관 등이 들어서 있다. 두달마다 주제를 바꿔 소장품 위주로 기획 전시를 한다. 도자기 공방에서 흙을 마음껏 만지고, 흙그림을 그리고, 그릇을 구울 수도 있다. 체험료는 1만∼2만 5000원선. 홈페이지(www.batangol.com)에 회원가입을 하고 쿠폰을 받으면 체험료·관람료를 할인해 준다. ■ 가는길:올림픽대교→강일IC→미사리→팔당·양평 방면 이정표를 따라 팔당대교를 건너 6번국도 진입→양수대교→양수리→양평 ■ 여행정보:45번 국도를 따라 연세중학교 앞에 ‘죽여주는 동치미국수’(031-567-4070)에서는 살얼음이 뜬 국물의 동치미국수(4000원)가 무더위를 녹인다.. 서울종합촬영소로 가는 ‘초원’(031-576-8941)은 삼겹살과 김치찌개가 맛있다.88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 만나는 생선구이전문점 ‘해마’(031-771-9202)나 맞은편 프랑스 레스토랑 ‘라리아’(031-774-9717)도 추천하는 식당. (101) 강북의 문화 일번지 삼청동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향기를 뿜어내는 곳이 서울 삼청동이다. 갤러리현대, 금호미술관, 학고재, 국제갤러리 등 미술관이 즐비한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총리공관 주변으로 맛집이 들어섰고, 다양한 패션·액세서리 숍이 생겨 강북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삼청동 하면 떠오르는 ‘삼청동수제비’를 비롯해 ‘서울에서 둘째로 잘 하는 집’(찻집) ‘눈나무집’(국수·떡갈비) ‘라마마’(퓨전일식) 등 소문난 음식점이 많다. 또 ‘청’ ‘공리’ ‘쿠얼라이’ 등 고급스러운 퓨전중식당도 들어섰다.‘까브’ ‘로마네꽁띠’ 등은 삼청동 산책을 우아하게 마무리할 만한 유명한 와인바. 와인이 부담스럽다면 한가롭게 차를 즐겨도 좋다. 별미케이크전문점 ‘아루’나 노천카페 ‘어린왕자’, 북카페 ‘진선북카페´도 추천할 만한 곳. 최근 1∼2년 사이 삼청동은 ‘패션1번지’로도 변신했다. 국제갤러리에서 삼청동 길로 진입하는 초입 ‘전통한복 김영석’ 매장을 시작으로 ‘홍조’ ‘소현갤러리’ ‘수담’ ‘지아갤러리’ ‘더 슈’ ‘드레스업’ ‘보스코’ ‘파르베’ 등 열거하기에도 벅차다. 액세서리, 빈티지 스타일의 고가 수입브랜드, 구두매장, 맞춤옷, 손뜨개 전문점 등 종류도 다양해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 쇼핑을 즐기면 된다. ■ 가는길:서울시청→광화문교차로에서 우회전→경복궁교차로에서 좌회전→삼청터널 방향으로 직진 (102) 정통 중국음식을 찾아 떠나는 인천 차이나타운 시내 곳곳에 퓨전중식당이 성황을 이룬다. 벽에 홍등을 걸어 화려함을 더하고, 빨간색과 중국식 앤티크 식탁으로 치장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끈다. 정통 중국음식을 즐기는 데는 인천 차이나타운만 한 곳을 찾기 힘들다. 세계 어디서나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탑 모양의 ‘패루’. 이것을 지나면 바로 중국으로 빠져든다. 101년전 자장면을 처음 선보인 ‘공화춘’은 간판만 남아 있다가 올해 초 근대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외에 10여개의 음식점이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음식맛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자금성’. 서울 특급호텔 중식당 조리장을 지낸 화교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자장면으로 유명하다. 40년째 한자리를 지킨 ‘풍미’, 세련된 인테리어의 ‘부엔부’, 베이징식 음식을 내놓는 ‘상원’, 새롭게 문 연 ‘공화춘’ 등 청요리집이 즐비하다.‘원보’와 ‘미식세계’에서는 다양한 중국식 만두를,‘복래춘’에서는 속이 텅 빈, 일명 공갈빵을 맛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 곳곳에 토산품점에서는 오량액 마오타이주 칭다오맥주 등 중국산 술과 우롱차 보이차 등 중국차, 그림 도자기 수정조각품 중국의상 등 중국문화가 물씬 풍기는 상품도 만날 수 있다. 제3패루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중국 문화를 소개하는 벽화가 있다. 인천화교중산학교 담장에 있는 삼국지를 소재로 한 150m의 담장벽화는 삼국지를 읽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www.ichinatown.or.kr ■ 가는길:경인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끝(인천항)에서 월미도방향→인하대병원→옹진군청→인천경찰청→자유공원광장. 지하철 1호선 인천행을 타고 인천역 하차.
  • [北미사일 파장] “부시 ‘카우보이 외교’ 끝났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조지 부시 행정부가 미지근하게 대응하는 것은 그의 카우보이식 ‘외교 독트린’이 종언을 고했음을 보여 준다고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이 짚었다. 타임은 17일자 커버스토리에서 부시 대통령의 60회 생일축하 파티에서 확인된 것은 그가 상처투성이의 세계에 내던져진 사실을 숨길 수 없게 된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에게는 국민의 지지를 잃은 이라크 사태, 되살아난 아프가니스탄 저항, 접점이 보이지 않는 이란핵 사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조짐 같은 갖가지 문제들이 놓여 있다.60회 생일상을 이틀 앞당겨 차린 지난 4일, 북한 정권이 발사한 미사일 7발 중 하나가 미 본토를 겨냥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같은 난국은 더욱 분명해졌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보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부시 대통령의 반응이었다. 몇년 전만 해도 튀어나왔을 법한 ‘무(無)관용’,‘악의 축’이나 ‘선제공격’은 자취를 감췄다. 대신 우방·동맹과 협력해 하나의 메시지를 (평양에)계속 보낼 것을 다짐했다. 기자회견에선 30여분 동안 외교적 옵션에 할애했다. 이는 단순한 자구 변경이나 수위 조절을 뛰어넘어 외교정책에 훨씬 크고 심각한 변화가 있음을 의미한다. 프린스턴대학의 정치학자 개리 배스는 ‘독트린의 소멸’이라고 일컬었는데 이를 달리 말하면 ‘카우보이 외교의 종언’이라고 잡지는 덧붙였다. 이슬람 테러집단이나 이른바 ‘불량 국가’들이 전력을 동원하기 전에, 그것도 다른 나라들이 돕는 걸 기다리지도 않고 선제공격을 가하는 전략은 부시 대통령의 개인적 스타일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늠름하게 활보하던 이 최고사령관(부시 대통령)에게 체화된 독트린의 열정은 지금 많이 누그러졌다. 우방은 물론 적까지도 지난 3년 동안 이라크 문제에 집중하느라 미국의 힘이 약해졌다는 점을 알아채고 이를 활용하고 있어 워싱턴의 영향력은 계속 잠식됐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임명한 것도 우방과의 벌어진 틈을 봉합하고 북한·이란과의 다원 협상에 그녀의 실용주의적이고 현실적인 외교 경험을 활용하려는 계산에서였다.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의 도덕적인 접근과 분명한 선을 긋고 있는 것이다. 이 독트린의 가장 큰 착각은 미국이 국제사회의 협력 없이도 중동 재편전략을 수행할 수 있고 비우호적인 정권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은 것이라고 잡지는 덧붙였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7) 택일적 사고와 이중적 사고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7) 택일적 사고와 이중적 사고

    사회생활을 통하지 않고서는 인간되는 길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사회생활에서 인간은 온갖 괴로움을 경험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철학사상은 이 사회생활을 큰 화두로서 취급했다. 예컨대 순자 사상은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군서생활을 하듯이 생존을 위한 사회적 규칙준수의 법을 지능적으로 잘 본받으면, 사회생활의 악인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여겼다. 순자는 사회성원에게 생물학적 생존을 가능케 하는 것이 최우선적 정치의 목적이라 여겼다. 그러나 맹자 사상은 이와 전혀 다르다. 사회생활에서 이기심이 모든 악의 진원지이므로 저 이기심을 도덕심으로 바꾸면, 인간은 양질의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순자의 철학은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홉스의 현실주의 사상과 유사하고, 맹자의 철학은 18세기 프랑스의 루소의 이상주의 사상과 이웃하고 있다. 이기심을 다소 인정하는 현실주의든 이기심을 부정하는 이상주의든 다 행복한 사회생활의 창조방식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좋은 사회생활의 창조를 위한 철학사상은 역사 속에서 구체화된다. 로마사에 정통한 20세기 프랑스의 역사가인 폴 벤은 그의 저술 ‘역사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에서 현실주의적 사회철학의 경향을 ‘백성을 양떼로서’(people as flock) 생각하는 사고와 연계시키고, 이상주의적 사회철학의 경향을 ‘백성을 어린이로서’(people as child) 생각하는 사고와 유관하다고 분류했다.‘백성을 양떼로서’ 생각하는 현실주의적 정치의 유형은 백성을 배불리 먹이며 포식자로부터 양떼를 잘 지켜주는 것을 으뜸의 사명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거기에 반하여 ‘백성을 어린이로서’ 생각하는 이상주의의 정치는 아버지의 심정처럼 자식이 부도덕한 일에 탐닉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건전하게 키우는 것에 일차적 관심을 집중시킨다는 것이다. 로마정치가 원로원 중심일 때에 전자가, 황제 중심일 때에 후자가 각각 유행했다는 것이다. 물론 저 두 정치이념의 성향은 강조점의 상대적 비교우위를 말하는 것이지, 흑백 논리처럼 단순한 유무의 문제가 아니겠다. 나는 로마사에 근거한 저 두 유형의 정치 스타일이 모든 역사에 거의 다 적용될 수 있는 이념형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저 두 유형의 어느 쪽이 실질적 사회생활의 질적 향상에 기여했는가 하는 것을 알아보기 위함이 아니다. 이 글은 저 두 유형이 공통적으로 하나의 큰 한계에 직면해 있음을 말하고, 제삼의 길이 무엇인가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그 공통의 한계가 택일적 사고방식을 사회철학의 기본논리로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주의는 늘 이/해(利/害)의 대립에서 전자를, 이상주의는 늘 선/악(善/惡)의 대결에서 역시 전자를 선택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현실주의는 경제주의고, 이상주의는 도덕주의다. 이기적인 경제와 반이기적 도덕은 서로 궁합이 잘 맞지 않아 상충적이지만, 다 지성(지능의 철학적 표현)의 분별력 위에 공통적으로 서 있다. 경제적 이익은 나에게 좋은 것이고, 도덕적 선은 내가 속한 사회에 좋은 것이다. 칸트가 밝힌 사회생활의 본질로서의 ‘비사교적 사교성’(26회 글)에서 비사교성은 경제적 이익과 연관되고, 사교성은 도덕적 선과 직결된다. 인간의 사회생활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경제와 도덕의 양자간 우선택일의 문제의식으로 일관되어 왔었다. 순자의 철학은 경제우선의 사상이고 벤이 본 ‘양떼로서의 백성’을 생각하는 정치이념과 상통하고, 맹자의 철학은 도덕우선의 사상이고 벤이 본 ‘어린이로서의 백성’의 이념을 연상시킨다. 전자는 나에게 좋은 것이고, 후자는 사회에 좋은 것이다. 다 좋은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맹자의 사상은 좀 애매한 데가 있다. 그는 이기적 이(利)와 도덕적 선(善)을 각각 다른 것처럼 분리시키기도 하였고, 그 둘을 다 좋은 것(好)으로 수렴시키기도 하였다. 이런 맹자의 모호한 입장은 이유가 있다. 분리의 이유는 이기심과 사회성의 차이를 강조하는 뜻이고, 둘 다 좋은 것으로 수렴되는 것은 이익이든 선이든 다 인간에게 ‘좋은 것’이라는 점에서 상통하기 때문이다.‘좋다’(好=good)라는 말은 경제적 실용이나 도덕적 선에 다 적용된다. 경제적이든 도덕적이든 좋은 것은 분별심의 작용에 기인한다. 나의 지성이 분별하고 판단하여 좋은 것을 선택하고 나쁜 것을 배제하는 택일의 논리를 다 공통으로 지닌다. 지성은 분별과 택일의 논리다. 그런데 인류역사가 그동안 몸바쳐 왔던 이 분별과 택일의 논리가 세상을 다 평안하게 하고 구원해 주는 희망의 사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적 이익의 분별이 사회생활에 갈등을 빚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얼음장수와 우산장수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익세계의 본질이다. 도덕적 선은 이와 달리 사회적 일치의 화음을 낳는 것으로 그동안 인류는 착각해 왔다. 늘 이상주의가 그 공상적 경향에도 불구하고 현실주의에 비하여 명분적 우위를 뽐내면서 잘난 체해 왔다. 그러나 도덕적 인(仁)의 가치는 보통 좋으나, 전쟁과 같은 비상상황에서는 어리석음으로 바뀌어 작전의 패배를 낳고, 의(義)의 가치는 원칙으로 좋으나, 깡패집단의 의리로 변하고, 직(直)의 가치도 정직하다는 점에서 옳으나, 너무 예리한 칼날처럼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주위를 숨막히게 하며, 용기의 가치는 위험을 무릅쓰고 선을 집행하는 가치나, 그 이면에 늘 거칠고 난폭한 폭력을 안고 있다. 이차대전시 중죄인의 집단으로 구성된 미 육군특공대의 혁혁한 전공의 실화는 용기의 이중성을 잘 그려준다. 사회를 떠나서 인간의 존재방식은 불가능하고, 사회생활 안에서 늘 무수한 이해관계와 도덕가치관의 갈등으로 인간은 괴롭다. 또 인간은 경제가 망가지고 도덕이 타락하면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도 없다. 어떻게 경제와 도덕이 다 건강하면서 인간이 사회적으로 괴로움을 덜 받고 살 수 있겠는가? 나는 여기서 원효가 사유한 길을 다시 음미한다. 그의 사유는 철학적으로 이중부정과 이중긍정의 길을 현시한다. 이것은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택일의 사유가 지니는 분별적 지성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택일적 경제주의는 이기적 아집을 낳고, 택일적 도덕주의는 위선적 법집을 낳는다. 위선적 법집은 순수선이 사회적으로 불가능한데, 도덕주의가 순수선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 위선적이라는 것이다. 그 주장이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절대적 진리라고 우기는 고집이 결국 법집을 낳고, 그 법집은 아집보다 훨씬 더 고약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의와 진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기심과 다른 대의명분에 살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아집과 법집을 탈출하는 길로서 이중긍정의 사유를 원효가 제시한다. 얼음장수와 우산장수의 손익을 아주 다른 별개의 것처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익과 손해는 좋고 흐린 날씨처럼 교대한다는 것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이익과 손해는 없으므로 이중긍정의 차원에서 내가 웃을 때에 늘 우는 사람이 동시에 이웃에 있다는 것을 배려하는 마음의 여유를 원효는 설파한다. 이익의 이면에 손해가 엎드리고 있고, 손해가 이익에 기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이중긍정의 사고가 세상의 사실임을 자각케 한다. 도덕도 마찬가지다. 노자가 언명한 바와 같이 ‘선은 불선의 스승이고, 불선도 선의 자산’이라는 말을 원효는 동의한다. 선이 불선의 스승이라는 말은 쉽게 알 수 있는데, 불선이 어떻게 선의 자산이 되나? 그것은 불선이 선을 증장(增長)시킨다는 의미겠다. 불선이 선의 바깥에 별개의 독립적 실체로 실존하는 것이 아니고, 선의 이면에 은닉되어 있기에 불선은 선의 배설물과 같은 셈이다. 모든 선이 불선을 머금고 있으므로 선은 오만 방자해지거나 독선의 아만을 띠지 않게 된다. 자기의 선행이 절대적이 아니라 불선의 역기능을 이미 세상에 뿌렸는데, 절대선을 사회에 심어놓은 것처럼 위선자들이 설친다. 그래서 노자는 불선이 선의 자산이라고 언급했겠다. 원효는 노자처럼 선/악으로 명칭을 대립화하는 것이 아니라, 선/불선, 악/불악의 이중성처럼 상관적으로 세상보기를 종용한다. 그 양면성이 곧 상관적 차이(pertinent difference)로서 차연(差延=differance)(26회 글)이다. 차연은 차이(差異)와 연기(延期)의 인조적 합성어인데, 차이가 변증법적 모순의 관계가 아니고 상보적으로 상대방의 것이 자기에게 연기되어서 서로 이중적 잡종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는 현대 해체철학의 용어다. 이런 이중긍정이 사실상 성립되기 위하여 원효는 먼저 이중부정의 사고방식이 선결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한다. 이중긍정은 세상의 사실을 보는 방식이고, 이중부정은 그 이중긍정이 이원성(duality)으로 빠지지 않고 이중성(duplicity)으로 인식되게 한다. 선/불선, 악/불악의 이중성은 각 변이 자기 동일성을 지니는 고정적 실체가 아니라, 서로 상대방이 있기에 자기도 성립하므로 각각은 다 상대방의 흔적에 불과한 셈이다. 도장의 양각과 음각의 양면성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리라.(26회 글) 그러므로 양각과 음각은 다 그 자체 자기 것이 없는 공(空)이다. 모든 색(色=물질)의 이중긍정적 구조(善/不善)는 자기 것이 없는 이중부정(非善/非不善)의 공과 같다.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생활이 괴로움의 연속이므로 그 괴로움의 연속에서 탈피하면서 경제와 도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길은 세상사를 이중긍정적인 포괄법으로 읽는 길이라고 원효가 갈파했다. 포괄법은 세상사를 호/오와 선/악의 택일법으로 보지 말기를 종용한다. 그래야만 인간이 시건방지게 세상을 보면서 자기 것은 절대적으로 옳고 다른 것은 절대적으로 악마적이라고 여기지 않게 된다. 그런 이중성의 긍정이 가능하기 위하여 원효는 이중부정의 초탈법을 또한 익힐 것을 종용한다. 초탈법은 세상사의 일체가 다 인연법에서 생긴 환영(幻影)이므로 이익과 선 앞에서 좋아 흥분하지 말고, 손해와 불선 앞에서 좌절하지 말 것을 제의한다. 초탈법은 허무주의나 염세주의의 사상이 아니다. 사회생활의 기준이 지성이면, 인간은 호/오의 선택에 갇힌다. 철학의 종말은 지성의 종말과 같다. 과학에 지성을 맡기고, 철학은 세상사가 다 환영임을 깨닫게 하면서 영성의 길을 떠나려 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마지막 승부처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마지막 승부처

    제6보(105∼128) 흑이 하중앙 백 대마의 공격에서 큰 착각을 범하면서 형세는 백이 크게 앞서 있다. 백이 흑보다 월등히 집이 많은데 특별히 약한 돌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바둑도 많이 진행돼서 이제 미완으로 남아 있는 곳은 우변뿐이다. 따라서 흑은 우변에서 마지막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흑105는 적절한 응수타진이다. 백에게 107로 받아달라는 것. 이 교환은 흑에게 약간 이득이다. 유리하다면 참아달라는 주문이지만 원성진 7단은 그 주문에 응하지 않았다. 백106으로 곧장 반발하고 나섰다. 흑도 107로 찌르고 들어갔고 이렇게 된 이상 전면전은 피할 수 없다. 물론 백108로 (참고도1) 1에 둬서 흑 한점을 따내면 큰 싸움은 피할 수 있지만 흑2부터 9까지의 바꿔치기를 생각하면 우변에서의 손해가 너무 크다(백5=▲의 곳 이음). 이후 114까지는 외길수순. 흑에게 선택의 시간이 왔다. 다음 (참고도2) 흑1로 빠지면 5까지 귀의 백돌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백6이 선수여서 8까지 벌리고 나면 백의 우세에 변함이 없다.A로 끊기는 단점이 남은 것도 흑의 부담이다. 그래서 흑115로 나가서 127까지 연결한 뒤에 우변의 백 대마를 공격하는 데에 승부를 건다. 아직 귀의 백돌도 못 살았고 우변의 백 대마도 아직 확실하게 연결한 것은 아니다. 이른바 마지막 승부처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열린세상] 간질의 날과 스티그마/ 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리겠으나 ‘간질의 날’이라는 것이 있다. 작년에 이어 올 6월 두번째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월드컵 열기에 묻힐 것이 염려되어 9월로 연기되었다. 행사 목표는 단순하다. 간질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통념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그래서 제1회 행사의 제목도 ‘그늘 밖으로’였다. 그늘 속의 간질이라는 병을 밝은 햇빛이 있는 곳으로 끌어내자는 의도이다. 그렇다면 간질이라는 병은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인데 왜 그늘 속에 있는 것일까? ‘스티그마’라는 말이 있다. 낙인, 오명, 치욕, 병의 특징적 증후 등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곤충의 표면에 있는 호흡구멍의 이름이기도 하다. 또 종교적으로는 성도들의 신체에 나타났다고 하는 성흔을 의미한다. 의학적으로는 이 스티그마를 이용하여 특정 질환을 쉽게 진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표면에 나타난 극히 일부분의 모습으로 전체를 파악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흔히 과거의 행적이나 어떠한 사물 또는 현상의 특징으로 인해서 형성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말하는데 쓰인다. 죄수에 찍힌 낙인이나 ‘주홍 글씨’와 같은 노골적인 스티그마는 말할 것도 없지만 은연중에 형성된 눈에 보이지 않는 스티그마의 영향 또한 무섭다. 특히 스티그마가 잘못된 이해로 생겼다면 편견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예는 많다. 에이즈라는 질환에 대하여 문란한 성생활을 떠올린다면 잘못된 스티그마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간질은 매우 오래 전부터 알려진 병이다. 고대 함무라비 법전이나 성경, 또 히포크라테스의 문서에도 간질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예술 작품에도 흔히 등장하여 라파엘로의 ‘예수의 변형’이라는 작품에서는 간질발작을 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전 인구의 0.5% 내지 1%는 간질환자로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질이 다른 병과 달리 아직도 그늘 속에 머물러 있는 데에는 잘못 형성된 스티그마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가장 영향이 큰 스티그마는 아무래도 환자의 증상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평상시에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서 몸을 떤다든가 정신없이 엉뚱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쉽게 이해되지는 않을 수 있다. 이런 증상이 과거에 간질을 귀신들린 현상으로 오해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간질이라는 병이 뇌의 정상적인 전기현상의 순간적인 교란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안다면 이상할 것이 없다. 일시적인 뇌의 기능 이상이 일시적인 이상 증상을 초래하는 것뿐이다. 두번째 스티그마는 간질은 유전질환이며 자식에게 유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심지어 환자의 보호자도 우리 집안에는 이러한 질병이 없다며 억울해 한다. 그러나 실제로 유전적 경향이 있는 간질은 흔하지 않으며 설사 이러한 경향이 있어도 자식에게서 나타날 확률은 매우 적다. 물론 약물을 복용하면서 임신도 가능하다. 세번째로 간질은 난치병일 것이라는 잘못된 상식이다. 이 또한 틀린 생각으로 대부분의 간질 환자들은 약물 복용 또는 수술 치료 등으로 증상없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다음의 인물들의 공통점이 무엇이겠는가?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도스토옙스키, 나폴레옹, 차이콥스키, 노벨, 고흐…. 모두 간질의 병력이 있었던 역사 속의 위인들이다. 스티그마를 통해 형성된 사회적인 편견은 당연히 환자들의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방해한다. 억울한 ‘사회적 왕따’가 되어 취직과 결혼이 힘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올바른 치료를 받는 데에도 걸림돌이 된다. 환자들이 병을 알리는 것을 꺼려하여 병을 자꾸 숨기고 병원에도 오지 않으려 한다. 미식축구의 슈퍼스타 워드의 방한으로 일어났던 인종 차별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 같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행사가 쌓여서 편견에 희생되고 있는 간질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인 장벽이 낮아지고 환자들이 보다 밝은 곳으로 나올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흑의 착각,백의 호착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흑의 착각,백의 호착

    제5보(82∼104) 흔히 말하는 새끼줄로 대마가 둘러싸여 있지만 언제 새끼줄이 동아줄로 바뀔지 모르는 것이므로 백은 빨리 대마를 살려야 한다. 가장 안전한 수법은 (참고도1)과 같이 사는 것이다. 백1, 흑2를 교환하고 백3으로 흑 한점을 잡으면 백 대마는 완생이다. 백1, 흑2를 교환한 이유는 이 교환이 없으면 흑A로 파호하는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교환은 사실 악수이다. 흑의 외곽이 점점 더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82로 붙여서 응수를 묻는다. 흑의 외곽에 흠집을 내면서 효과적으로 살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순간 곧바로 흑83의 반격이 날라왔다. 백이 우려했던 바로 그곳이다. 흑이 손을 뺐으므로 84,86으로 곧장 흑의 포위망을 뚫어버린다. 흑이 가로 끊으면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는데 그에 앞서 87을 선수하고자 한다. 흑83 한점의 활로를 확실히 하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수는 착각이었다. 백88이 좋은 수로 가의 차단과 하변 백 대마가 끊기는 수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즉 (참고도2) 흑1,5로 끊을 때 백6이면 거꾸로 흑돌이 잡힌다. 실전 흑89(▲), 백90(△)이 놓여도 마찬가지이다. 이곳 전투에서 흑이 심각한 손해를 봤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쌍꺼풀 좋다마는 눈이멀어

    쌍꺼풀 좋다마는 눈이멀어

    『사람몸이 천냥(兩)이라면 눈은 9백냥(兩)』이란말이 있다. 『눈은 활동과 아름다움과 향락의 중심』이란, 좀 복잡하고 발전된 가치설도 있다. 눈은 그만큼 중요하면서도 현대인으로 부터는 실제로 가장 심한 학대를 받고 있는 신체기관. 11월 1일은 「눈의날」이다. 「눈 수난(受難)」의 현장을 먼저 가 보자 곰탕집엘 들어가면 물수건이 나온다. 십중 팔구 그것을 집어 든 손님의 손은 눈으로 먼저 올라간다. 눈꺼풀을 까 뒤집으면서까지 열심히 눈을 청소한다. 그것은 청소가 아니라 차라리 병균도포(塗佈) 작업이다. TV를 본다. 눈이 아파오면 약국에서 사온 미용 안약을 몇방울 집어넣는다. 잠자리에 들어 가서도 또한번 안약을 점안(點眼)한다. 아침에 일어나선 시원한 출근길을 위해 집어 넣고, 회사에 가서는 여유있는 집무를 위해 또 안약을 점안한다. 가위 「안약인생」이다. 어린이들의 무모한 과외공부는 「학교근시」라는 재미있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여성들은 쌍꺼풀 성형이란, 일종의 눈 개축(改築)공사를 「왕년에 한두번 안해본」사람이 없다. 사업자금을 마련하겠다고 종합병원 안과엔 요즘도 하루 몇 명씩 눈을 팔러오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인의 눈 학대는 너무 「몬도가네」적이어서, 3천만 동포의 6천만개 눈은 모조리 실명(失明)직전에 있는 전지도 모른다는 「눈의날」급보(急報). 김정환(金正煥)(대한안과회장), 구본술(具夲術) 홍승호(洪承浩)(적십자병원 안과과장) 세 박사는 눈병·실명주의보를 이렇게 내리고 있다. ■ 위험한 미용 안약의 남용(濫用) 미용 안약의 남용은 이제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미용 안약은 4,5종. 이것들은 대부분 혈관 수축제와 수검(收瞼)제 , 그리고 「비타민」과 「스테로이드·호르몬」으로 되어있다. 혈관 수축제는 눈동자를 하얗게 하는 작용을 하며 수검제는 눈의 조직을 긴장시킨다. 미용 안약을 점안(點眼)했을때 순간적으로 눈이 시원해지고 동자가 맑아지는 것은 이 혈관 수축제와 수검제의 작용 때문이다. 김정환(金正煥)박사는 『미용 안약의 성분 자체는 해로운 것이 아니나 문제는 그것의 남용』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는 것은 눈의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인데 이럴 땐 안약을 넣을게 아니라 혈관 확장의 원인을 찾아 대중 치료를 해야 할 거라는 것. 미용 안약의 계속 사용은 또 눈에 염증을 유발할 염려가 있다. 뿐만이 아니라 흰자위가 서서히 까맣게 착색되어 결과적으로는 눈을 보기싫게 만든다.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안약은 특히 위험하다. 최근 S병원 안과를 찾아온 정명자(鄭眀子)(46·가명)여인은 안약의 남용으로 두 눈을 완전히 잃었다. 鄭여인은 1년전부터 눈이 쓰리고 염증이 생겨 D 안약을 계속 사용해왔다는데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시신경이 완전히 죽어있더라는 것. ■ 경계해야 할 눈 성형 쌍꺼풀 성형은 원래 안과학에서 「짝짝이 눈」, 흉터 있는 눈등의 치료수단으로 일찍부터 개발되어 왔다. 그것이 요즘엔 미용 성형술의 일부처럼 착각되어 비전문가에 의해 마구 시술되고 있다는 얘기 쌍꺼풀 성형의 부작용으로 가장 무서운 것으로는 마비성 안검하수(眼瞼下垂)증이 있다. 소위 「거적눈」이란 것으로 이것은눈꺼풀의 근육이 절단되어 눈이 아래로 처지는 것. 시술자의 기량(技倆)이 미흡할 경우 주사를 잘 못 놓아 시신경이 마비되는 일도 예사로 있다. 이밖에 여성들의 짙은 눈화장, 「마스카라」등의 빌어쓰기도 눈 충혈과 염증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요소가 된다고 홍승호(洪承浩)·구본술(具夲術)박사는 걱정하고 있다. ■ 급증하는 「아동근시(兒童近視)」 우리나라 국민학교 아동들의 30%가 근시임이 최근의 조사로 밝혀졌다. 구미(歐美)의 어린이들이 근시이기보다는 오히려 원시(遠視)인 것을 보면 이러한 아동 근시 경향은 확실히 이변에 속한다. 아동근시의 주범(主犯)은 대략 TV, 만화, 과외수업등으로 혐의가 간다. 지난 해 서울대학교 입학생 가운데 50%가 근시로 나타나 놀라움을 준 적이 있다. 도시의 인구밀도와 대기오염도 근시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늙어서도 밝은 눈을 대한안과학회는 올해 「눈의날」표어로 『늙어서도 밝게보자』를 정했다. 40대는 의학적 으로 향로기(向老期). 눈이 피로하고 쓰린 소위 안정(眼精) 피로의 원인으론 ①난시 ②원시 ③신경쇠약 ④증후성 ⑤부동시(不同視) ⑥전신질환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럴땐 미용안약 혹은 일반 안약을 임의로 쓸 것이 아니라 바로 전문의를 찾아가 눈 피로의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김정환(金正煥)박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수 있는 노인성 안질환으로는 ①「트래코마」 ② 눈물이 나는 검내반(瞼內反)과 비려관(鼻戾管)폐쇄 ③녹내장·백내장 등이 있다. 나이를 먹어 눈에 이상이 오면 『늙어서 그렇겠지-』하고 체념을 하는데 이런 증상은 병원을 찾으면 거의 1백% 치료 가능한 것이라는 것. 병원 안과 외래 환자의 3분의 1은 안정(眼精) 피로인데 『늙어서도 밝게보자』는 올해 「캠페인」이 성공만 하면 문제의 반은 해결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름다움과 활동과 쾌락」을 잃은 실명(失明)환자는 지금 전국적으로 약 5만명. 이들 가운데 시력을 회복할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눈은행」의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선데이서울 69년 11/2 제2권 44호 통권 제 58호]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6)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6)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내가 대학 철학과 학생시절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모든 것은 마음이 지은 바)라는 구절을 강의시간에 들었다. 일체가 다 마음이 지은 바라면, 내가 지금 교실의 창 너머로 보고 있는 교정의 나무도 내 마음이 만든 것이란 말인가? 하교 후에 내 마음이 나무를 보고 있지 않으면, 그 교정의 나무는 없단 말인가? 이런 의문들이 줄곧 생기면서 나는 불교의 화엄사상이 말하고 있는 ‘일체유심조’의 뜻에 동의할 수 없었다. 나이를 먹은 후에 나는 점차로 불교가 말하는 ‘일체유심조’의 법을 나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화엄학에서 마음의 본질을 알아차림(識)으로 읽고 있고, 우주의 일체가 다 마음이라고 말한다. 우주를 통일적으로 이해하여 한마음(一心)으로 읽는다. 무엇이 마음일까? 마음은 우선 알아차리는 능력(識)을 구비하고 있다. 그래서 불교는 마음론을 유식론(唯識論)이라 부른다. 마음에 바깥 경계가 비치면, 즉각 마음은 그 경계를 알아차린다. 그 알아차림의 능력은 마음이 줄곧 바깥을 향하여 자기 자신을 벗어나는 탈자(脫自)운동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 알아차림과 탈자운동은 같은 의미를 약간 다르게 언명한 것과 같다. 마음의 알아차림과 탈자운동을 다시 다른 말로 종합적으로 표명하면, 마음은 곧 욕망에 다름 아니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마음은 욕망이다. 욕망은 자기와 다른 것을 알아차림과 동시에 그것에 대한 부단한 관심에서 타자와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운동을 말한다. 화엄학의 ‘일체유심조’가 유식학에서 만법유식(萬法唯識·모든 것은 다 알아차림으로 이루어져 있음)으로 이행된다. 보통 사람들은 인간만 마음이라고 여기는데, 화엄학과 유식학은 삼라만상의 모든 것이 다 마음이라고 한다. 나도 오랫동안 인간만이 마음이라고 착각했다. 모든 것이 다 마음이라면, 굼벵이나 사자도 마음이며, 심지어 난초와 대나무도 마음인가? 동식물의 생명은 다 스스로 살려고 하는 본능의 욕망을 지니고 있기에 그 본능의 욕망만큼 그들도 알아차린다. 굼벵이와 사자도, 난초와 대나무도 다 알아차린다. 알아차리는 방식이 약간 다를 뿐이다. 인간의 마음도 알아차리는 방식의 탈자운동을 시행하고 있다. 이 우주의 일체가 다 마음의 알아차리는 제 각기의 방식을 띠고 있다. 심지어 무생물인 광물도 마음이 있을까? 어떤 이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무생물도 자연계에서 타자와의 인연으로 그 자리에 놓여 있고, 타자와의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무생물도 깨어 있지 않고 잠자는 마음의 상태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17세기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의 단자론(單子論·monadology)이 이런 생각을 펼쳤다. 자연계의 동식물과 인간이 다 마음이라면, 모두가 다 같을까? 마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 같은데, 그러나 다 제각기 마음의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알아차림과 탈자운동의 차원들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불교의 유식학이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을 가르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불교의 유식학적 마음론은 서양철학이 분류한 유물론과 대립적인 유심론 사상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서양철학의 유심론은 물질에 대한 정신의 우위를 강조하는 사상으로서 정신은 물질보다 더 진리의 차원에서 상위에 속한다는 그런 주장을 담고 있다. 그러나 불교의 유식적 마음론은 물질과 대립적인 의미의 정신이 아니다. 굼벵이의 마음은 이미 굼벵이의 몸을 통하여, 사자의 마음은 사자의 몸을 통하여 이미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초의 마음도 대나무의 곧고 굳센 몸통과 다르게 유연하나 쉽게 꺾이지 않는 그런 몸을 이미 현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도의 고승인 2세기(?)의 아슈바고샤(한자명 馬鳴)는 그의 저서 ‘대승기신론’에서 색심불이(色心不二·물질과 마음은 둘이 아님)의 사상을 개진하였다. 삼라만상의 동식물의 물질적 몸은 이미 그 마음의 질을 현상적으로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불교의 ‘일체유심조’의 사상을 나는 대학생 시절에 서양철학의 유심론의 뜻으로 오해했고, 더구나 그 마음을 나는 인간중심적 사유로 오인했었다. 그래서 내가 보고 있지 않으면, 교정의 나무가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 그런 질문을 내가 품었던 것이다. 교정의 나무들과 새들도 다 그들 마음의 욕망의 표현으로 그렇게 자신들의 존재를 현시한다는 것을 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주자연을 지독한 인간중심주의적 법집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자연적 마음은 존재론적 욕망을 펼치고 있다. 자연은 상생과 상극의 이중주를 모든 생명간에 주고받는다. 상생은 서로의 삶을 증장(增長)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상극은 서로의 삶을 손감(損減)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손감의 극치가 곧 죽음이다. 자연은 서로서로 죽음을 부르기도 한다. 타자의 생명을 취해야만 살 수 밖에 없는 자연의 생명현상은 곧 살생의 폭력이 자연의 연결고리에 필연적으로 얽혀 있음을 알려준다. 자연계에서 상생과 상극은 형식적으로 보면 이율배반적이나, 실질적으로 그 둘은 자연의 존재방식의 상보적인 이중성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즉 죽음의 상극이 있기에 삶의 욕망이 강렬해진다는 것이다. 천적이 있으므로 생명의 욕망은 그만큼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생과 상극의 이중적 존재방식은 자연계의 신진대사(新陳代謝)의 존재방식을 가능케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왜냐하면 생명은 무한히 생존하려는 욕망인데, 죽음이 그 무한대의 욕망을 차단시켜 새 생명의 존재를 가능케 해주는 여백을 마련해주는 셈이다. 자연적 마음의 욕망이 서로서로 주고받으면서 의타기적(依他起的·다른 것에 의지해서 존재하는) 존재방식으로서 삼라만상이 상호 왕래의 오감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신진대사의 법은 불교적 의미에서 만물이 돌고 도는 길상의 상징인 만(卍)자와 같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자연적 삼라만상의 마음의 욕망은 존재론적 욕망이다. 존재론적 욕망이란 어떤 중심과 주변도 없고 서로서로 존재하도록 도와주는 상호의존의 돌고 도는 관계만이 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자연의 삼라만상의 마음과 다른 차원의 특이성을 지닌다. 그것은 인간의 마음이 언어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동물들도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그러나 그 의사소통은 신호의 교환이지 언어활동은 아니다. 인간의 마음의 알아차림(識)은 언어활동을 통하여 나타난다. 인간 마음의 알아차림과 언어활동은 같은 개념이고, 이 언어활동이 탈자운동의 현상화이며, 인간으로 하여금 자연상태를 떠나 사회상태를 유지하게끔 했다. 자연상태를 떠나 사회상태를 유지하게 한 것과 자연상태의 본능이 인간에게 지능으로 자리이동을 했다는 것은 같은 뜻이다.(1회 글) 본능은 자연상태에서 동식물들의 자기생존의 알아차림인데, 이제 지능은 사회상태에서 인간의 자기생존을 위한 알아차림으로 변한 것을 상징한다. 인간의 사회생태는 인간 마음의 이중성을 잘 반영한다. 그 이중성은 인간의 마음이 사회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이기심을 꼭 쥐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이며 동시에 이기적이다. 이것을 18세기 독일 철학자 칸트는 그의 논문 ‘세계 시민적 관점에서 본 보편사의 이념’에서 ‘비사교적 사교성’(unsociable sociability)이라는 절묘한 말로서 표현했다. 인간의 사회상태는 비사교적 이기심인데, 그 이기심은 인간에게 사교성이라는 사회성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생겼다는 것이다. 이말은 인간의 지능은 이기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이라는 것을 말한다. 칸트가 잘 밝혔듯이 그동안 인류의 역사는 이 지능의 ‘비사교적 사교성(이기적 사회성)’에 의거해서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이 이기적 사회성은 자연상태의 욕망처럼 존재론적 방식이 아니고, 소유론적 방식의 욕망을 뜻한다. 서로 비교해서 열등감과 우월감을 느끼는 모든 인간의 마음은 시샘, 질투, 원망, 투지, 결심 등과 같은 모든 종류의 심리현상을 빚는다. 이 심리현상을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가 그의 저서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부글부글 끓는 발효’(fervent fermentation)라고 표상했다. 소유론적 욕망의 언어활동은 양자택일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왜냐하면 소유론은 배타적이고 배척적인 사고방식을 기본적 문법으로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소유론의 언어활동은 호/오(好/惡), 이/해(利/害), 진/위(眞僞), 선/악(善/惡)에서 늘 전자를 취하면서, 후자를 버리는 태도를 옳은 것으로 여겼다. 그러기 위하여 소유론의 철학은 판단론을 중시했다. 판단을 통하여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의 존재론적 욕망은 인간의 사회적 소유의 욕망과 달라서 의타기적이므로 최소한도 잡종적 이중성의 성격을 띤다. 예컨대 상생과 상극도 배타적으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신진대사를 가능케 하기 위한 이중적 사실로서 읽혀진다. 상생과 상극이 서로 다르면서 각각 상대방에게 상보성이 성립하도록 자신의 흔적을 던져 준다. 천적이 자기를 죽이면서 동시에 자기의 생기를 북돋아 준다. 마치 도장에서 양각과 음각이 서로 다르지만, 양각은 음각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고 음각도 양각이 없으면 존립하지 않는 것과 유사하다. 자연의 삼라만상이 서로 다르지만, 그 다름의 차이(difference)가 적대적 배타성을 띠지 않으므로 현대 해체철학에서 그런 차이를 차연(差延·differance)이라 부른다. 지금까지 동서고금의 철학은 차이를 적대관계로 배척하는 언어활동을 중시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철학사상은 차이를 적대적 모순처럼 여기지 않고, 불교의 연기사상처럼 차이를 차연(차이를 띠면서 서로가 상대방에게 자기의 흔적을 연기시킴)의 뜻으로 읽으려는 사유가 등장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알아차림으로서의 말을 지능의 소유론으로 해석해온 지나간 역사를 해체시켜 인간의 알아차림과 그 말을 다시 자연의 존재론처럼 복원시키려 하는 철학사상의 대전기를 맞고 있음을 반영한다. 세상은 변해 가는데, 한국은 아직도 소유론적 대결의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 소유론과 순수론은 늘 이웃한다. 소유적 이기심을 순수성으로 위장한다. 한국에는 위선자가 많이 설친다. 존재론은 잡종론이다. 잡종은 순종보다 통합을 더 잘 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강동윤 4단,4연패에 종지부를 찍다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강동윤 4단,4연패에 종지부를 찍다

    총보(1∼183) 살아 있는 기성(棋聖)으로 불리는 우칭위안(吳淸源) 9단은 일찍이 ‘바둑은 조화’라고 정의 내린 바 있다. 여기에서 ‘조화’라는 단어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실리’와 ‘세력’의 조화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바둑에서 실리와 세력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실리를 취하다 보면 엷어져서 상대에게 세력을 허용하게 되고, 세력을 구축하려면 상대에게 실리를 내줘서 집이 부족하다. 기풍도 그와 연관성이 있다. 근본적으로 실리를 좋아하지 않는 프로기사는 단 한 명도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구분을 짓자면, 실리형과 세력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바둑계를 호령한 대표적인 1인자의 계보를 살펴보면 조남철 9단은 실리파, 김인 9단은 두터움을 중시하는 중후한 기품, 조훈현 9단은 가공할 전투 능력을 지닌 실리파, 이창호 9단은 탁월한 계산 능력을 지닌 두터운 기풍이다. 이처럼 상극의 기풍을 지닌 기사가 교대로 1인자의 계보를 잇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바둑계에서 이창호 9단을 가장 괴롭히고 있는 두 기사는 이세돌 9단과 최철한 9단이다. 그 중 이세돌 9단은 공격형 실리파, 최9단은 전투적 실전파이다. 이 바둑의 두 기사를 기풍으로 굳이 비교하자면 김주호 6단은 이창호 9단과 유사하고, 강동윤 4단은 이세돌 9단과 흡사하다. 그런데 김6단이 강4단의 천적 노릇을 톡톡히 하며 그 동안 4연승을 거두고 있었다. 이 바둑은 두 기사의 기풍이 잘 드러난 한판이다. 초반 흑이 무수히 잽을 날리며 도발했지만, 그때마다 김6단은 잘 참으며 기회를 엿봤다. 그러다가 흑73으로 무리해왔을 때 백74로 반발하여 흑 석 점을 잡아버렸다. 단 한번의 반발이었지만 그것으로 승기를 잡은 것이다. 또 다시 김6단이 강4단의 천적 구실을 톡톡히 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이때부터 김6단은 몸을 사렸고, 강4단은 끊임없이 도발해왔다. 마침내 백138이라는 패착이 등장했고, 이어서 백142의 어처구니없는 착각이 등장하면서 바둑은 순식간에 흑쪽으로 기울었다. 강동윤 4단이 준결승에 진출함으로써 신예연승최강전,SK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 우승에 이어서 신예대회 3대 기전 통합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98=89) 183수 끝, 흑 불계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에로영화 소문난 집 女人

    에로영화 소문난 집 女人

    서울신문이 상을 안주었으면 연극에서 손을 뗐을지도 모르는데 이제는 빼지도 박지도 못하게 되었다는 제2회 한국 문화대상 연극부문 특별상 수상자 이병복(李炳福·43)씨. 극단 자유극장(自由劇場) 대표이자「까페·떼아뜨르」대표인 이(李)씨는 그냥 좋아서 연극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부산하게 벌여놓은 성미 항상 뒷치다꺼리만 해줘 부군 권옥연(權玉淵·46·서양화가)씨의 말로는『「와이프」의 성격때문이에요. 부산스럽게 일을 벌여놓고 뛰어다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한번도 주인공 노릇을 못하고 뒤치다꺼리만 해온게 이씨의 한(恨)이란다. 연극은 이대 영문과 3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그 때는 학생들의 영어 공부를 위해서 영어연극을 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오스카·와일드」의『윈다미아 부인의 부채』라는 작품. 『그때는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주로 뒤치다꺼리를 했어요, 무대의상이니 소도구같은 거 말이죠.』 대학 졸업 후, 그러니까 1947년께 여인소극장 창단「멤버」로 활약하면서 연극운동을 시작했다. 그 때 공연한 작품이『라인강의 감시』와『깊은 뿌리』(아더·밀러)등. 51년 부산에서 권옥연씨와 결혼. 『이이(부군을 가리키며)하고 결혼하면 연극을 계속할 수 있을 거라고 가정하고 한 건데 천만에… 내가 이이를 굉장히 좋아했었나 봐요. 결혼후 멸사봉공(滅私奉公)했으니까요』-멸사봉공이 아니라 멸공봉사(滅公奉私)죠. 하하 웃고 나서 권씨가 반격한다.『나 때문에 죽는다고 해서 동정결혼했읍니다』 ”키운 신인 TV에 뺏겨도 자유극장선 일 많이했죠” 57년 부부가 함께 도불(渡佛). 권씨는 미술, 이씨는 무대의상 등을 공급했다.『「파리」에 있는 양재학교에서 무대의상 공부를 했고「소르보느」대학의 불어교수 양성과를 다녔어요. 조각 공부 좀 했죠.「디자인」요? 저는「디자이너」라는 말 제일 싫어해요, 우리나라에 어디「디자이너」있읍니까?』 62년에 귀국. 『몇 해 자리를 비워 놨으니까 사느라고 1,2년 넘어가고, 여인 소극장「멤버」를 모아 다시 해볼까 하면서 또 1년 넘어가고…』 65년 봄에 극단 자유극장을 창립. 창립「멤버」는 김정옥(金正鈺), 나옥주(羅玉珠), 최불암(崔佛岩), 김혜자(金惠子), 김무생(金茂生), 박정자(朴正子), 최지숙(崔芝淑), 함현진(咸賢鎭), 김관수(金寬洙)등 9명이었다. 창립공연『따라지의 향연』이 동아연극상 대상을 받은뒤『神의 대리인』『해녀 뭍에 오르다』『한꺼번에 두 주인』『살인 환상곡』『피크닉 작전』『마리우스』『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등 해마다 봄, 가을에 두 작품을 공연해왔다. 『자유 극장을 거친 우수한 배우들이 많은데, 키워 놓으면 자꾸 TV로 가니 큰 일이에요. 앞으로는 점점 더 곤라할 거예요. TV때문에…연극은 참, 당하니까 하는 거지… 그림 그리는 사람 참 좋겠어요. 혼자 하는 거니까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말고…이이 처럼…』『내가 대범하다 이말이지』부군 권씨가 말한다.『「보스」기질이 있어』『아 그럼!』「까페·떼아뜨르」는 두달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4월에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마련된「살롱·드라마」의 무대. 차방업(茶房業)으로 허가를 얻어 놓고 연극공연을 한다(업태(業態)위반)고 해서 공연 중지 및 영업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살롱·드라마」시작했더니 아이구 골치야 『다방에서 어떻게 공연을 하냐고 해서 임시공연장으로 허가를 받았어요. 매주 신고를 하고 공연 허가를 맡는다는 조건으로 말이죠. 말도 마세요. 시청, 구청, 보건소, 경찰서로 뛰어다니느라고…「카페…」를 열고 나서 저는 사람 공포증에 결렸어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저이는 구청사람 아닌가… 이제는 상도 받기 싫고 두들겨 맞기도 싫어요』 낮에는 차를 팔고 저녁 8시부터는 연극 공연을 시작한「까페·떼아뜨르」의 객석은 1백석. 처음 무대에 오른 작품은「요네스코」의『대머리 여가수(女歌手)』(자유극장)였는데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없이 관객도 연극에 참가하고 있는 착각을 줄 정도로 배우와 관객의 일체감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뒤를 이어『살인 청부업자들』(신협(新協))『출발(出發)』및(드라마·센터)『우정(友情)』및『햇빛 밝은 아침』(자유(自由))등과 함께『타이피스트』와 우리의 민속극을 공연중. ”손해봐도 밀고 나가야지” 전위·실험적인 무대 제공 『처음에는 근처 동업자들의 모략도 많이 받았아요. 저 집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나온다, 노다지판이다, 저 집에서는「누드·쇼」를 한다,「에로」영화를 한다, 밀실에서 양주를 판다…소문듣고 조사 나온 사람이 준비실을 보더니 저거로구나 하더군요. 그 뒤「스낵·바」를 없애버리고 거길 주방으로 만들고 그전의 주방을 객석으로 늘렸어요. 지금은 그래서 1백30석 이죠』김(金)요 민속극 공연때는 외국인들이 많이 와서 우리 전통극을 본단다. 외국인들한테 우리 것을 알리는데 퍽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 『장사 해본 일 없어서 매달 20만원씩 손해 봅니다. 인건비와 집세는 우리가 들고 나가서 주어요. 저녁때는 차 마시는 손님도 거의 없어요. 공연시간이 되면 나가야 하니까 쫓겨나는 집으로 되어 버렸거든요. 앞으로는 운영이나「스케줄」이 꽉 짜이게 될 거예요』 매주 월요일은 뭐든지 전위적인 것을 시도할 수 있도록 무대를 개방할 계획아래-. 또 한마디. 『땡전 한 푼 안생기는데 그만둬지지 않는 건 웬일인지 모르겠어요. 그 지랄들을 하면서도…』-. [선데이서울 69년 10/26 제2권 43호 통권 제 57호]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백의 어처구니 없는 착각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8강전] 백의 어처구니 없는 착각

    제6보(141∼165) 중앙 백 두점은 사실상 잡혀 있다. 흑149가 선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흑은 하변 대마만 살리면 우세해진다. 살리는 수는 간단하다.142의 곳에 지키면 된다. 그러나 그것은 백이 141에 빠지는 수가 선수가 된다. 그래서 흑141로 먼저 젖힌 것이다. 이때 (참고도1) 백1에 받아줘도 6까지 흑 대마는 무난히 산다. 그러나 와중에 흑2가 놓여서 A의 곳에 약점이 남은 것이 백의 불만이다. 그래서 백142로 치중을 먼저 한 것이다.(참고도2) 흑1로 이어주면 백2로 막아서 흑 대마는 자체로 살 수 없다. 백8까지 패싸움인데 이것은 거의 백의 꽃놀이패이다. 그러나 이것은 김주호 6단의 일방적인 수읽기. 흑143으로 쑥 빠지니까 그만이다.(참고도3) 백1로 잡으러가도 14까지 너무 간단하게 산다. 게다가 백144,146이 어처구니 없는 착각. 중앙 부근의 흑돌에 공배가 있다는 것이 잠시 안 보인 모양이다. 백148로 후수 삶을 살고 흑이 선수를 잡아서는 사실상 승부 끝. 이후 30여수를 더 뒀지만 승부는 여기에서 결정됐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붉은악마, 응원전서는 스위스 압도

    경기는 패했다. 2회 연속 16강 진출의 꿈도 물거품이 되었다.그러나 24일 스위스전에서 붉은악마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정만큼은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것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양팀의 응원 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위스 응원단과 붉은악마는 경기 시작 전 다 함께 파도타기 응원을 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사방이 붉은색으로 뒤덮인 채 파도타기를 하는 모습은 마치 한국에서 홈경기를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경기 시작전에는 온통 붉은 색인 까닭에 한국과 스위스의 구분이 없었지만 경기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양팀 응원단은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한국이 공을 잡을때는 스위스의 응원단이,스위스가 공격을 시작할때는 한국의 붉은악마가 상대 선수들의 기를 꺾기 위해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예상대로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는 붉은악마보다는 스위스 응원단의 수가 월등했다.남측 좌석에 자리한 대규모의 붉은악마 응원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한 스위스 응원단 속에 군데 군데 한국 응원단이 섞여 있는 양상. 이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잡고 결정적인 찬스를 맞을 때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야유와 맞써 싸워야 했다. 수적으로는 열세에 놓였지만 일사분란한 한국의 응원은 분명 스위스를 압도했다.붉은 악마는 단 한번도 자리에 앉지 않은채 끊임없이 한국응원단의 응원을 주도했고 한국의 응원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전반 23분 스위스의 수비수 펠리페 센데로스의 선제골이 들어가자 기쁨에 넘친 스위스 응원단이 내뿜는 열기에 한국 응원단은 잠시 주춤 했다. 그러나 곧 전열을 정비한 붉은 악마는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줬다.붉은악마의 응원에 힘을 얻은 듯 태극전사들을 거센 공세를 펼치며 스위스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프라이의 석연치 않은 골이 들어가자 붉은악마 역시 넋이 나간듯 한동안 응원을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0-2 패배로 끝이 났다. 태극전사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하지만 태극전사들보다 먼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은 붉은 악마들. 붉은 악마들은 무거운 걸음을 떼 관중석으로 향한 태극전사를 향해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그동안의 노력을 격려했다. 또한 경기 후 스위스 응원단의 축제의 장이 된 하노버월드컵경기장에서 일찍 자리를 뜨지 않은채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정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붉은악마’다운 모습을 잃지 않았다. 한편 국내에서도 서울 시청광장 등 길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우리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안타까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민국 붉은 악마의 함성은 스위스의 붉은 물결보다 강했다. 그러나 전반 23분 스위스의 선제골이 터지자 새벽 잠을 포기하고 응원에 나선 시민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미 토고전과 프랑스전에서 극적인 승부를 벌인 바 있는 태극전사들에게 열렬한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경기 후반 토고가 프랑스에 두 골을 허용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희망을 버리진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스위스에 2대 0으로 패해 16강 진출의 꿈이 좌절되자 시민들은 크게 실망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쉽지만 그래도 열심히 싸웠다.”고 선수들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한편 새벽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일대는 스위스전 거리 응원에 나선 사람들로 가득찼다. 전날 오후부터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경기 당시 서울에만 70만명이나 돼 스위스전에 대한 시민들의 부푼 기대를 반영했다. 이밖에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과 대구 두류 야구장 등 전국적으로 138만 명의 시민들이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책꽂이]

    ●삼국지로 배우는 직장 성공학(쉬여우 지음, 황보경 옮김, 비즈포인트 펴냄) “세상에 천리마는 많지만, 백락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당나라 문학가 한유의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천리마가 백락을 만나지 못하면 준마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요즘은 천리마가 되기보다 혜안을 갖고 말을 골라 잘 조련하는 기수가 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제갈량은 ‘말’을 잘 선택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유비의 절대적인 신임에 힘입어 경이로운 업적을 이뤘기 때문이다. 삼국지에 담긴 인간관계의 지혜를 집약.1만원.●최고의 브랜드 네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티브 리브킨 등 지음, 토탈브랜딩코리아 옮김, 김앤김북스 펴냄) 말위에 올라타 담배연기를 내뿜는 ‘말버러 맨’은 1954년 처음 출시됐다.1993년엔 역사상 가장 게재기간이 긴 광고캠페인 기록을 세웠다. 이 브랜드의 슬로건은 ‘말버러의 나라로 오라’. 말버러는 여러 신화에서 에덴이나 파라다이스, 엘리시움, 유토피아 발할라, 카멜롯, 아발론 같은 말을 통해 축복한 땅과 흡사한 곳이다. 흥미로운 사례와 함께 브랜드 네이밍을 위한 아이디어 짜내기(idea­spinning)기술도 살펴본다.1만 8000원. ●군함 이야기(허홍범 지음, 좋은책만들기 펴냄) “기마민족이면서 해양민족이었던 우리나라는 말을 타고 광활한 대륙을 누비면서도 물길을 잘 이용했다. 백제와 신라는 전성기에 서해를 내해처럼 이용하며 동아시아의 해상무역을 장악했다. 하지만 우리의 찬란한 해양문화와 해양경영의 전통은 잊혀졌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 국력의 상징인 군함이야기를 들려준다. 해군 함장 출신인 저자는 “바다를 제패하는 자 세계를 제패한다.”는 미 해군제독 알프레드 마한의 말을 인용, 해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1만원.●한의약식 약식동원(주춘재 지음, 정창현 등 옮김, 청홍 펴냄) 흔히 본초라고도 불리는 한약은 먼 옛날 전설 속의 염제 신농이 백성들이 질병을 앓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온갖 풀을 두루 맛보고 병에 잘 듣는 풀을 구한 데서부터 비롯됐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약식호보(藥食互補), 약식호용(藥食互用)이라고 해 약과 음식 사이에 엄격한 경계가 없다. 약물과 음식의 관계에 관한 한의약식학설을 만화로 알기 쉽게 설명.2만 2000원.●지식생태학(유영만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기존의 지식경영은 엄밀히 말해 지식경영이라기보다는 정보관리 또는 정보경영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저자(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정보와 지식을 구분하지 못한 착각과 혼돈에서 오늘날 지식경영에 대한 오해와 오용이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지식경영에 대한 대안적 지식경영, 즉 포스트 지식경영을 주도할 해결의 실마리를 생태학에서 찾는다. 생태계가 유지·발전되는 근본적인 원리를 도출해 지식의 창조·활용·소멸 사이클에 대입, 지식의 선순환적 흐름을 만들어내자는 것이다.5000원.
  • 태극전사 승부 추억만들기

    태극전사 승부 추억만들기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13일 토고를 꺾어 월드컵 진출 사상 원정 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19일 강호 프랑스와 싸워 무승부를 이뤄냈다. 국민들 마음 속엔 16강 진출에 대한 꿈으로 가득하다.4강 신화의 재현이 기다려진다. 월드컵 축제 분위기는 뜨겁다. 경기가 새벽에 열려도 상관없다. 서울광장 등 응원 장소엔 발 디딜 틈이 없다. 평소 적막이 흐르던 새벽 4시 아파트가 환해진다. 탄성이 터진다. 길거리엔 온통 월드컵 얘기뿐이다.“스위스에 지지 않아. 토고 프랑스전처럼 하면 우리가 이길거야.” 국민 모두가 축구해설가다. 선수들은 골을 넣고, 국민은 춤을 춘다. 갈등의 벽을 넘어 온 나라가 하나 된 이 순간.‘대∼한민국’을 함께 외친 이 날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면 ‘월드컵 거리’에서 추억을 만들어 보자.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① 광화문·청계천 T2광장 “2006년 독일월드컵의 감동을 가슴에 담아 보세요.” 길거리 응원의 명소인 서울 광화문과 청계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는 ‘2006년 월드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명소들이 있다. 이번 월드컵 기간중에만 전시되는 조형물과 흉상들로 2006년 독일월드컵을 사진으로 담아두기에 제격이다. ●광화문 태극전사 동상에서 멋진 기념촬영을 태극전사들이 월드컵에서 선전을 거듭하면서 광화문 태극전사 동상 주변에는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시민들로 북적 거린다. 태극전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2006년 독일월드컵을 간직하기 위해서다. 광화문 세종로 양쪽에는 8m 높이의 웅장한 태극전사 5명의 동상이 서있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수문장 이운재와 이영표(12번)가 축구공을 든 동상을, 맞은 편인 한국통신 빌딩 앞에는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인 박지성(7번), 이천수(14번), 박주영(10번)의 멋진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딸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던 정지선(34·양천구 목동)씨는 “이운재 선수가 공을 잡은 모습과 박지성 선수의 멋진 킥 모습, 이천수 선수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승리를 자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면서 “아이에게 월드컵의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교보빌딩 앞에 있는 9m 높이의 초대형 축구공 조형물인 ‘드림볼’은 승리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밤에는 5만여개의 LED(발광다이오드)가 화려한 빛을 뿜어낸다. 미국 대사관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를 모아 놓은 곳. 직접 응원 글을 적어 붙일 수도 있다. ‘꿈은 다시 이뤄진다. 토고 깨고, 프랑스 이기고, 스위스 밟고,16강→8강→4강, 아자아자!’(광풍이) ‘대한민국이여!2002년을 기억하라!그때의 감동을 다시 울리자!’(최이영) 기다란 간판에는 수만장에 이르는 응원 문구가 적혀 있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청계천 T2광장에는 2002·2006 태극전사들 한자리에 청계천 변에 있는 한국관광공사 T2광장에 가면 36명의 태극전사 흉상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월드컵 멤버 23명을 포함해 2002년 국가대표와 히딩크, 아드보카트 등 전·현직 코칭 스태프들을 만든 흉상이다. 가로 4.5m의 대형 군상 3점에는 각각 12명의 상반신이 새겨져 있다. 작품은 작가 김래환씨가 태극전사들을 직접 만나 정면과 측면 사진을 찍어 4년동안 제작했다. 김씨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조각가로 지난 2002년에도 ‘조각으로 보는 한국의 명사 100인전’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계 인사들을 조각해 조각계를 놀라게 했다. 김씨가 태극전사들의 인물 외형을 재현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둬 동상을 둘러보며 태극전사들의 특징을 직접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회사원 김은지(21)씨는 “히딩크 감독과 안정환, 이천수 선수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면서 “전시회가 끝나기 전에 모두 카메라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 동상은 다음달 9일까지 전시된다. 김래환씨 홈페이지(www.krh007.com)를 방문하면 안정환, 최진철, 홍명보, 이천수, 이운재 등 태극전사들의 조각작품 제작과정 등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볼 수 있다. ② 상암 월드컵 경기장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을 상암에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가면 독일월드컵의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2006 독일월드컵’ 메인 스타디움인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 모형물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장은 10분의 1 규모로 축소한 것으로 모형이지만 크기가 무려 가로 34m, 세로 27m에 이른다. 내부에 인조 잔디가 깔린 경기장이 있어 실제 미니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독일 뮌헨에 있는 아레나 경기장은 누에고치 처럼 부푼 2874개의 에어 쿠션의 집합체로 2002년 10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6월 1일 완공됐다. 경기장 규모는 6만 6000석, 좌석이 7층 규모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전세계에서 가장 특이하고 볼 만한 경기장 중 하나’라고 소개할 만큼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외관은 반투명 재질로 밤이면 10만여개의 조명이 미확인비행물체(UFO)처럼 파란색과 빨간색, 흰색 빛을 뿜어내 ‘UFO 구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유미숙(32·마포구 공덕동)씨는 “모형물은 마치 거대한 우주선이 내려앉은 듯 독특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마치 독일 현지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고 즐거워했다. 아레나 조형물은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만나는 북측 광장에 있다. ●월드컵기념관에서 4강 감동 다시한번 인근에 있는 ‘2002 FIFA 월드컵 기념관’에 가면 붉은 감동이 물결친다.2002년 4강 신화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400평 남짓한 내부에는 4강 신화에 공헌한 거스 히딩크 감독 등 축구인 6명의 흉상과 월드컵 당시 23인의 태극전사들의 사인이 들어간 유니폼과 축구공, 축구화, 기념주화, 기념품 등을 볼 수 있다. 영상관에는 2002년 월드컵 하이라이트와 명장면을 모은 ‘6월의 붉은 함성’을 상영하며,31일간의 대장정’ 코너에는 A∼H조까지 당시 월드컵에 참여했던 국가들의 전적 등 각종 정보와 함께 모형으로 제작된 피파컵과 당시 입장권 등을 볼 수 있다. 태극전사와 기념사진 촬영 코너에서는 4강 신화의 주역들과 즉석에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위탁 운영하며, 관람시간은 40∼50분 정도 걸린다. 월드컵 중계를 보느라 매일 밤을 지새운다는 축구 마니아인 관람객 노기철(27)씨는 “2002년에 태극전사들이 첫게임에서 폴란드를 2대 0으로 이기고, 두번째 게임에서는 미국과 1대 1로 비긴 뒤 마지막 포르투갈 전에서 1대 0으로 승리해 16강에 진출했는데 이번 월드컵과 상황이 매우 흡사하다.”면서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 전에서도 우리가 1대 0으로 이기고 조 1위로 올라간 뒤 4강 신화를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무휴다. 관람요금은 일반 1000원,12세 이하 어린이 500원이다. 자세한 정보는 기념관(3151-0231)이나 홈페이지(www.world cupmuseum.co.kr)에서 얻을 수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③ 풋볼 빌리지 월드컵 경기를 보느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국민들의 관심은 온통 축구에 쏠려 있다.‘월드컵 열풍’을 타고 한 은행이 유명 선수의 사인과 유니폼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중구 을지로 1가 하나은행 본사 1층 ‘풋볼 빌리지’. 예금 인출을 위해 은행을 방문한 김지선(21)씨는 깜짝 놀랐다.“이게 정말 귀엽게 생긴 오언 오빠가 입던 옷이야.” 그녀는 부스 안 영국 대표팀 오언의 유니폼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애교섞인 표정을 지었다. 은행에 오가는 다른 손님들도 한번씩 부스를 둘러 본다. 풋볼 빌리지는 독일 월드컵에서의 승리를 기원하는 뜻에서 지난달 22일 열렸고 다음달 9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장은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을 받아 역대 월드컵 기념주화 부스 등 모두 24개 부스로 꾸며졌다. 그 안엔 독일월드컵 32개 출전국 유니폼과 역대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 유니폼, 축구황제 펠레 소장품 등이 전시돼 있다. 하루에 100여명 정도가 들른다. ●유명선수 사인과 미니어처 하나은행 본사 정문 오른쪽에는 월드컵 관련 기념물이 가득하다. 먼저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포토존이 있다. 개인 홈페이지에 올릴 수 있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또 독일월드컵 32개 참가국 유니폼이 있다. 유명 선수들을 작은 인형으로 꾸민 미니어처들은 각각 선수 본인의 개성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양팔을 벌린 데이비드 베컴과 그라운드에 떨어지기 직전 오른팔을 벌려 공을 쳐내는 올리버 칸 등 모습도 다양하다. 또 호나우지뉴와 에릭손 감독 등 유명 축구인의 사인과 박지성과 웨인 루니 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명 선수들이 그려진 축구공, 한복 옷감 축구공 등 이색 축구공들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발길이 떨어지지 않은 곳은 펠레 소장품 부스.15살 무명시절 축구공과 1981년 찍은 발 사진이 인상적이다. 사진 속 발엔 수십 개의 굳은살이 박여 있다. 자연히 프랑스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박지성 선수의 최근 공개된 발과도 비교해 볼 수 있다. ●한국 축구 발전상과 추억 전시관의 왼쪽에 마련된 우리나라 축구 100년사에선 추억과 향수가 느껴진다. 먼저 1970∼2005년 월드컵 본선과 예선에 참가했던 선수들의 유니폼에서 우리나라 대표팀 유니폼 변천사를 본다. 박지성 등 현 대표는 물론 1970년 멕시코월드컵 예선전에서 허윤정 선수 등 왕년의 선수들이 입었던 유니폼도 있다. 퀵서비스 배달 차 은행을 방문한 이선길(57)씨는 왕년의 스타들을 가리키며 “당시에는 동네에 TV가 둘밖에 없어 10원 내고 흑백 TV가 있는 만화방에 가면 사람들로 꽉 차 있던 기억이 난다.”면서 “지금은 해설가가 오버액션을 하고 매스컴이 분위기를 띄워 관객들이 춤을 추기도 하지만 당시엔 골을 넣어도 ‘골인’하고 박수 한 번 치고 말았다.”고 전했다. 축구화와 축구공의 변천사도 재미있다.1920년엔 지푸라기로 축구공과 축구화를 만들었다.1940년대는 쇠가죽으로 만들었다.1946년 한국 최초 축구공 제작자인 고 김성강씨가 사용한 쇠가죽 커터기와 현존하는 축구공 장인 이덕수씨가 제작한 축구공도 있다. 경비원 김기남(51)씨는 1960년대 쇠스파이크가 달린 축구화를 보고 “지금 플라스틱 스파이크도 위험한데 당시 선수가 공을 차기 위해 높이 발을 들었을 때 저 쇠스파이크에 맞으면 아주 아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흑백 사진 등 후진국 시절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부스도 있다.1954년 스위스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과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북한 대표팀의 유니폼과 사진, 여권, 당시 신문 기사 등이 마련된 부스. 박병창(73)씨는 “그 때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애국심과 헝그리정신으로 열심히 뛰었다.”고 전했다. 약소국이었기 때문이었을까?당시 참가국들의 국기가 그려진 월드컵 팸플릿엔 태극기는 없다. 대한민국은 당시 헝가리와 터키에 각각 9대 0,7대 0으로 패했지만 북한은 1대 0으로 이탈리아를 꺾어 작은 고추장의 힘을 보여줬다. 24일 우리 대표팀이 스위스를 물리쳐 ‘대∼한민국’이 전국방방곡곡에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 풋볼빌리지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④ ‘홍명보’ 응원관 최근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전국의 미혼남녀 6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선수 가운데 가장 다시 보고 싶은 선수로 홍명보 대표팀 코치를 꼽았다. 2002년 월드컵 8강전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마지막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뒤 두팔을 벌리고 지은 환한 미소를 못 잊어서일까. 아직도 홍명보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10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반디앤루니스 서점 앞엔 월드컵 시즌 동안 CF모델로 계약을 맺은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코치와 함께 하는 축구 응원관’을 열었다.14평 정도로 작은 규모이지만 즐길 거리가 많다. 담당 직원인 정우진씨는 “우리나라 최고 인기 축구 스타인 홍명보의 자서전과 CF는 물론 축구를 주제로 한 다양한 비추미들이 있고 많은 서비스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비추미는 세상을 비추는 존재를 뜻하는 삼성생명의 캐릭터이다. ●홍명보 포토존에서 ‘찰칵∼’ 이 공간은 홍명보 코치와 함께 하는 축구 응원관인 만큼 홍 코치의 CF와 코치로서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국민에게 대표팀을 힘껏 응원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영상물이 돌아간다. 방문하면 무엇보다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즐겁다.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담당 직원이 직접 공간 내에 있는 카메라로 찍은 뒤 바로 인쇄해 준다. 양복을 입은 채 공을 차는 홍명보의 포토존이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다. 또 사진의 예쁜 배경이 될 비추미 디오라마존이 있다. 디오라마존에선 비추미들은 타원으로 움직이는 벨트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돌아간다. 여기엔 모두 18개 비추미들이 있다. 오버헤드 킥을 하는 비추미와 골을 쳐내는 골기퍼 비추미, 슛하는 모습, 태클하는 모습, 두 개 막대 풍선을 서로 치는 비추미, 북을 치면서 응원하는 모습, 아나운서와 해설가가 중계하는 모습, 승리한 뒤 태극기나 월드컵을 들고 뛰는 모습 등…. 월드컵에서 가능한 다양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 외에도 농구와 탁구, 레슬링을 하는 비추미들도 있어 축구 선수 외 다양한 비추미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벤트로 재미도 보고 상품도 타고∼ 우리나라 축구 응원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방문자가 응원메시지를 남기면 인상적인 메시지를 뽑아 상품을 준다.1등은 미니볼,2등은 축구화,3등은 홍명보 자서전을 각각 받는다. 여기에 뽑히지 못한 20여명은 대신 비추미를 받는다. 추첨은 15일마다 이뤄진다. 이미 지난달 25일과 지난 5일에 실시됐고 오는 30일과 월드컵이 막을 내리기 직전에 1차례씩 실시될 예정이다. 또 다른 이벤트는 ‘승리팀을 맞혀라.’24일 한국 대 스위스 전의 승자를 맞히는 것. 토고 전과 프랑스 전 때도 실시됐다. 승리팀을 맞힌 사람 가운데 150명은 차량 휴대전화 충전기를,200명은 축구 비치볼을,250명은 여행용 지도를 각각 받는다. 이 외에도 방문한 모든 사람은 축구 비추미 스터커 엽서를 가져가도 된다. ●약속 기다리며 서비스와 게임을 만일 약속 시간보다 일찍 코엑스몰에 도착했다면 이 홍명보 코치와 함께 하는 축구 응원관에서 기다릴 것을 추천한다. 휴식공간이 있어 쉬면서 편하게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친구가 올 때까지 비치돼 있는 잡지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거나 휴대전화 무료 충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응원관 바로 앞과 후드 코트 방향으로 20m 정도 가면 컴퓨터 축구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대형 화면 속의 축구공을 차는 것. 축구 게임은 모두 2가지인데 하나는 편을 나눠 그라운드 양측의 골대 안으로 화면 속에 있는 공을 차 점수를 낸다. 또 다른 게임은 혼자서 페널티킥을 차는 것. 각 게임은 1분 정도 소요된다. 이 축구 게임 외에 두더지 잡는 게임과 비추미 육상 경기, 사다리 타기 게임 등 3종류가 더 있다. 홍명보 코치와 함께 하는 축구 응원관과 여기서 열리는 각종 이벤트는 월드컵이 끝나는 다음달 10일까지 계속된다. 그 뒤엔 또 다른 주제의 비추미관으로 운영된다. 홍명보 코치와 함께 하는 축구 응원관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8시, 주말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이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남침유도 ‘해주 침공설’ 근거 없다”

    “남침유도 ‘해주 침공설’ 근거 없다”

    한국전쟁 56주년을 앞두고 묵직한 연구서 한권이 나왔다.800여쪽 짜리 ‘한국전쟁-38선 충돌과 전쟁의 형성’(돌베게 펴냄)이다. 정병준 목포대 교수가 지었다.10여년간의 연구와 미국국립문서관리청에서 얻은 문건들을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전통주의와 수정주의 해석의 틈바구니에서 사실과 자료만을 추렸다는 정 교수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전쟁의 기원이 6월25일이 아니라 그 이전인 것은 당연한데, 기원이 구체적으로 전쟁발발로 어떻게 이어지는가에 대한 분석은 부족합니다.” 전쟁의 구조적 원인에 주목하면서도 막상 실증보다 추정에 의존한 수정주의를 비판한 셈이다. 그래서 그는 ‘기원’ 보다 ‘형성’이라는 단어를 쓴다. 점차 분위기가 달아올랐다는 얘기다. 물론 ‘결정적’ 순간은 있다. 정 교수는 그 순간을 1949년으로 봤다. 능력은 없으면서 자신감만 넘쳤던 ‘49년의 관성’이 한국전쟁 발발을 낳았다는 것. 소련의 지원을 받아 ‘침략야욕에 불타던’ 북한은 능력이 없었을까.“단적으로 북한군 총참모장이 게릴라전 경험이 전부인 33살 강건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로 구성된 군 지휘부가 현대적 무기와 대규모 인원이 투입된 전면전을 무슨 수로 지휘하겠습니까.” ‘땅크를 앞세운 전격전’이었음에도 스탈린이 분통을 터뜨릴 정도로 북한군의 남하속도가 느려터지고, 낙동강전선에 다다랐을 때 병력의 80%를 남한에서 채워야 할 정도로 극심한 병력손실에 시달린 이유다. 남한도 능력없이 자신감만 내밀기는 마찬가지였다. 상식과 달리, 실제 자료를 검토해보면 49년 중반까지 남한의 군사력이 더 우세했다.48년 여순사건에 충격받은 남한은 군사력을 크게 강화했고, 이를 바탕으로 38선 부근에서 북한군과의 계속 무력충돌을 일으키며 ‘북진통일론’을 내세울 만큼 호전적이었다. 미국이 무기보급량을 줄이고, 북한이 49년 후반부터 군사력을 급속히 끌어올릴 정도의 호전성이었다. 정 교수는 또 북한을 자극하고 재빨리 후방으로 철수하는 게 남한과 미국의 전략이었다는 ‘남침유도설’을 완전히 부정한다. 여기에는 남한이 방어시설을 안 갖춘 것은 후방으로 쉽게 도망가기 위해서였고,25일 새벽 남한이 해주를 침공한데 북한군이 대응한 게 한국전쟁이라는 ‘해주침공설’ 두 대목이 있다. 정 교수는 여러 자료를 통해 이를 “북진통일론에 젖어 있던 남한 지도부의 착각”이라고 결론지었다. 남한군은 오직 북진만 생각했기에 아예 ‘남한방어’는 꿈도 꾸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전차지뢰 매설이나 진지구축 등과 같은 ‘방어선’은 개념자체가 없었고, 보급·군수물자 등도 모두 전방에 배치했다. 북한의 껍데기뿐인 전격전에 남한이 폭삭 주저앉은 이유다. 해주침공설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설명이다. 결정적으로 해주침공은 ‘방어계획’이다. 북한군이 침공하면 옹진에 있던 17연대로 북한의 옆구리를 치겠다는 작전. 당연히 미국도 알고 있었다.“전쟁이 터진 뒤 17연대의 일부가 28일까지 연락두절상태가 됩니다. 전격전에 충격받은 남한의 군수뇌부는 이를 계획대로 17연대가 움직인다고 생각했고, 패전소식을 감추기 위해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합니다. 도쿄 맥아더 사령부도 그렇게 생각한거죠.” 맥아더 사령부가 남긴 38선 전황도의 해주공격 사실이 3일만에 증발하는 까닭이다. 이 같은 작업을 통해 정 교수가 내린 결론은, 한국전쟁은 아무런 능력없이 통일만 떠벌렸던 남북한 모두가 패배한 전쟁이라는 것이다. 물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 사태를 컨트롤했던 소련과 미국 역시 패배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올여름 수영복 ‘도발+대담’이 트렌드

    올여름 수영복 ‘도발+대담’이 트렌드

    뙤약볕이 작열하는 여름 해수욕장의 비키니는 ‘패션의 아름다움’으로 즐거움을 선물한다. 또한 바캉스철 유행의 ‘최첨단’으로 친다. 그런 만큼 비키니는 유행에 아주 민감하다. 유행에 뒤처진 수영복을 입었다면 오랜만의 휴가 기분을 잡칠 수도 있다. 올해 비키니의 유행은 팔등신 몸매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도발’,‘대담’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올 들어 불고 있는 몸매 가꾸기 열풍의 영향으로 본다. 형형색색의 동그라미 무늬, 굵기와 색상이 적절히 배합된 가로 또는 세로의 줄 무늬, 열대지역의 큰 꽃 무늬…. 역동적이면서도 발랄하고 화려한 느낌을 주는 제품들이다. 성큼 다가온 무더위에 유통업체와 의류업체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수영복을 쏟아내고 있다.1만원대부터 십수만원대까지 가격도 다양하다. 백화점으로, 할인점으로, 인터넷으로 수영복을 찾는 멋쟁이 여성들의 발길이 매장에 쏠리고 있다. 올 여름엔 짙은 선글라스에 멋진 비키니 차림으로 백사장에서 일광욕을 하는 멋진 당신을 자랑해 보자.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원피스형→비키니형’ ‘섹시·대담하지만 다양성 과감히 추구’ 바캉스철은 아직 이르다. 하지만 유통가엔 벌써 수영복 매장이 하나 둘씩 자리하고 있다. 최근 수영복은 매우 다양해졌지만 올해는 속살을 더 많이 내놓는 비키니가 유행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졌다. 수영복의 원조격인 ‘원피스’ 스타일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젊은이의 특성만큼 개성도 많이 반영된 것이다. 수영복 브랜드 로코부틱 김은지씨는 “수영복에 스커트와 톱이 더해진 3피스 또는 4피스 스타일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수영복 유행은 의류에서 나타났던 유행 아이템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하양·분홍 바탕에 동그라미·줄·꽃무늬 등의 수영복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 한편 수영복 시장은 연간 12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백화점 550억원, 할인점 450억원, 재래시장 및 총판 등에서 200억원정도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아래 위가 다른 부조화 올해 초 신발·귀고리 등에서 등장했던 ‘짝짝이 패션’이 수영복에도 등장했다. 상의가 흰색의 동그라미 무늬인데 반해 하의는 분홍 색상에 무늬가 없는 디자인 등 상하가 다르지만 같이 입으면 어색하지 않고 개성이 느껴지는 수영복이 출시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섹시하고 대담한 느낌의 수영복이 많이 등장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팬티가 브이(V) 자로 파이고 밑과 위 길이가 짧아졌으며, 팬티 옆 선이 끈으로만 처리된 스타일도 선보였다. 톱도 홀터 스타일이 많아 어깨 노출 또한 많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의류의 로맨틱 열풍으로 수영복에서도 여성스러움을 찾을 수 있다. 끈을 목 뒤에서 묶는 홀터넥 등이 더해지거나 수영복에 잔주름과 리본이 달린 것도 많이 찾을 수 있다. ●올해도 ‘꽃무늬’ 꽃무늬 수영복은 해마다 등장하지만 올해는 낭만적인 분위기와 자연주의의 강세에 따라 자연을 담은 꽃무늬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시즌에는 파스텔톤 색상의 잔꽃 무늬 패턴보다는 원색의 화려한 꽃이 원 포인트로 들어가거나 수채화·유화적인 느낌이 나도록 프린트된 아이템이 눈에 많이 띈다. ●줄무늬는 색상 다양 여름에는 줄무늬가 인기를 끌지만 올해는 더욱 눈여겨 봐야 할 듯하다. 겐조·랄프로렌·소니아 리키엘 등 다양한 브랜드가 해군이나 선원의 복장의 마린 룩을 유머러스하고 세련되게 표현했는데 수영복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줄무늬가 주는 깨끗하고 경쾌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색상의 배합과 선의 굵기와 방향에 다양한 변화를 줘 새로운 감각을 선사하고 있다. 세련된 이미지의 세로 줄무늬, 경쾌한 이미지의 다양한 굵기의 줄무늬뿐아니라 다양한 색상을 혼합한 줄무늬도 여성스러움과 섹시함을 강조하는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동그라미 무늬 50년대의 마릴린 먼로와 오드리 햅번이 유행시켰던 동그라미인 도트 무늬가 이번 시즌 대거 빛을 발한다. 지름이 매우 작은 핀도트에서 크기가 동전만한 폴카도트까지 동그라미 무늬는 어떻게 배열하고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평범한 디자인을 발랄하거나 단아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번에는 강렬한 프린트 무드에 힘입어 핀도트보다는 폴카도트가 대세다. 파스텔 계열의 바탕에 도트 무늬를 반복적으로 프린트해 깔끔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타일을 연출하거나 멀티 컬러의 도트로 경쾌하고 동적이게 표현한 제품도 있다. 이러한 화려한 프린트는 시선을 분산시켜 보다 날씬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여성미·현대적 감각 살리기 경쟁 풍부한 색상… 연령별로 다양하게 미국 브랜드 로코부틱은 올 여름 최고의 여성 수영복 아이템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린 줄무늬와 다양한 동그라미 무늬, 화려한 꽃무늬가 프린트된 수영복을 선보인다. 로코부틱은 마린룩(해군이나 선원의 복장처럼 줄무니가 들어 있는 복장)을 재미있으면서도 현대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파스텔 분위기의 잔꽃무늬가 반복되는 양식보다는 원색의 화려한 큰 꽃 하나가 강조되고 있다. 파스텔 계열의 바탕에 동그라미 무늬를 반복적으로 장식해 깔끔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타일을 연출한다.14만원대. 토종 브랜드 매긴나잇브릿지 수영복은 호사스러운면서 감성적인 이미지가 특징이다. 화려한 꽃무늬 수영복은 열대 지역의 어느 섬에 온 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이며 풍부한 색상은 시원함마저 더해주고 있다. 다른 때보다 섹시함을 강조해 과감한 여름을 뽐내기에 충분하다.10만원대. 이탈리아 브랜드 피오루치 수영복은 소녀 이미지에 건강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랩 스커트(수영복만 입었을 때 과도한 신체 노출이 부담스럽거나 물 밖에서 멋스럽게 하기 위해 팬티 위에 두르는 스커트)로 자연스럽게 몸을 가리거나, 탱기니(상체 길이가 배꼽까지 내려오는 스타일의 수영복)를 입는 등의 부속품이 있으나 비키니가 대세이다. 귀엽고 밝고 유머러스한 소녀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또 빨강·노랑·오렌지 등 다양한 색깔의 사탕을 연상하는 캔디컬러가 한여름 눈부신 몸매를 만든다고 강조했다.10만원대. 아레나는 연령별로 수영복 컨셉트를 달리했다. 10대를 위한 줄무니, 동그라미 등 다양한 무늬를 반복 활용함으로써 여대생 이미지를 풍긴다. 각각의 패턴을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혼합 배치해 발랄하고 활동적인 느낌도 강조했다.20대에게는 꽃무늬 수영복을 추천한다. 꽃무늬는 예전에 비해 사이즈가 커졌으며, 반짝거리는 조각이나 구슬, 자수를 활용해 수제품 느낌이 든다.10만원대. 영국의 닥스는 우아하면서 여성스러운 모습을 지나치지 않게 디자인한 전통 수영복을 감성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닥스 고유의 체크 무늬를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닥스의 체크와 큰 꽃 무늬를 모티브로 사용해 닥스의 호사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특히 감색의 체크 패턴 수영복은 경쾌함과 발랄함까지 더해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강태공, 행복 낚으러 떠나다

    강태공, 행복 낚으러 떠나다

    “앉아서만 하는 낚시는 가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배스낚시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배스의 파괴적인 입질과 당찬 손맛에 너나없이 빠져들고 있는 것. 특히 포인트로의 접근이 수월한 보트낚시 수요는 거의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고급 배스보트의 가격대는 무려 5000만원 선. 낚시가 ‘빈자(貧者)의 레저’라고 일컬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상상이 되지않는 금액이다. 하지만 걱정일랑 접어두시라.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땅콩보트’는 100만∼200만원이면 장만할 수 있다. 가족들끼리 낚시와 물놀이를 겸할 수 있는 알루미늄 보트 등은 300만∼5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단,5마력을 넘는 선외기를 장착하려면 반드시 수상 조종면허를 소지해야 하는 것에 주의할 것. 더 쉽게는 안동호나 청평 등의 낚시점에서 대여를 하는 방법도 있다. 물놀이가 유혹하는 계절. 시원한 물위에서 가족끼리, 연인끼리 즐길 수 있는 보트낚시의 세계를 소개한다. 글 사진 안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안동호 ‘보트낚시’ 대회를 가다 지난 11일 경북 안동시 안동호에서 한국 스포츠피싱협회(이하 KSA) 주최로 열린 ‘펜윅 컵(fenwick cup) 프로암 토너먼트 제3전’. 프로와 아마추어가 한팀을 이뤄 경기를 치르는 보트낚시대회다. 아마추어 배서들에겐 프로와 함께 배스보트를 타고 낚시테크닉을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정해진 시간 동안 잡은 배스 중 다섯마리를 계측해 순위를 매긴다. 05: 30 분주한 손길에 고요한 안동호 잠을 깨다 새벽 5시 30분. 어슴푸레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 구름끼고 다소 서늘했지만 낚시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다. 행사장인 안동호 주진교휴게소 앞에 배서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상기된 프로의 표정과는 달리 아마추어들에게서는 긴장된 표정을 찾아볼 수 없다. 프로와 함께 배스를 낚을 수 있다는 것이 무조건 좋은 모양. 낚싯대와 루어가 든 태클박스 등을 보트에 옮겨 싣느라 바쁜 와중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이다. 한척의 보트에 실린 낚싯대만도 십여대는 족히 넘어 보였다. 프로들은 최소한 6∼8대, 아마추어들은 3∼4대의 낚싯대에 미리 루어를 세팅해 놓는다. 짧은 경기시간 동안 많은 배스를 낚기 위해서는 채비를 바꿀 시간이 없기때문이다. 50팀,100명의 배서들이 추첨을 통해 출발순서를 정했다. 보트낚시 대회에서 출발순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회 전날 프랙티스를 통해 배스의 활성도나 낚시패턴 등을 미리 확인해 둔 상황에서 먼저 출발해야 자신이 봐두었던 포인트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 06: 30 여명을 뚫고 아침안개를 뚫고 출발~ 아침 6시30분. 출발신호에 따라 1번 참가자의 보트부터 계류장을 박차고 나섰다.50척의 보트들이 일제히 뿜어내는 엔진의 굉음. 잔잔했던 안동호의 물살을 헤치며 줄지어 포인트로 향하는 보트들. 이제껏 보지 못했던 대단한 장관이다.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없었다면 이곳이 대∼한민국이 아니라는 착각이 들 정도. 사월리 부근에서 마사토 지역을 공략하던 최실근(35·수원)프로와 정순양(38)씨 팀의 보트에 올라탔다. 중고보트이긴 하지만 최 프로가 무려 1600만원이나 들여 구입했단다. 국내 최대의 전자회사에 재직하고는 있지만, 그의 연봉에 비해 결코 적다고는 볼 수 없는 금액. 보트의 쓰임새가 궁금했다. “낚시대회가 없을 때는 주로 가족들과 함께 낚시를 즐겨요. 제가 배스를 낚는 동안 아내는 옆자리에서 책을 읽죠.” 보트광고 사진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림같은 풍경이 그려졌다. 주 5일제가 도입되면서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레저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은 편에서 반갑게 손을 흔드는 외국인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마추어로 출전한 미국 텍사스 출신의 루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배스낚시를 즐겼던 그는 몇년전 안동호로 캠핑을 왔다가 이곳에 배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단다. 이젠 틈만 나면 대구에서 안동호를 찾을 만큼 ‘안동호 마니아’가 다됐다.“안동호 배스는 파이팅이 대단해요. 한국의 프로배서에게 도움을 받아가며 짜릿한 손맛을 즐기고 있습니다.” 10 : 00 아름다운 풍경에 뜨거운 햇살 쯤이야 어느덧 10시.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는 시간. 하지만 드넓은 안동호를 누비는 배서들에게 초여름 더위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듯했다. 안동호 최고 포인트 중 하나인 절강의 직벽지대를 공략하던 김기철(37·남원)프로와 이주명(35)씨의 보트 물칸을 들여다보았다. 벌써 네다섯마리의 배스를 낚아 놓은 상태.‘살아 있어야하고, 곧추 서 있어야 한다. 뒤집어지면 감점’이란 대회규정를 충족시키는 튼실한 배스들이다. 몇마리나 잡았냐는 질문에 아마추어인 이씨는 “겨우 한마리 잡았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이씨는 오른쪽다리가 불편한 장애우. 배스낚시를 시작한 지는 1년정도 됐다. 도보낚시는 불편한 점이 많아 고향 후배인 김씨와 함께 자주 보트낚시를 즐긴단다.“몸이 다소 부자유스러워도 얼마든지 배스와 파이팅을 벌일 수 있는 것이 보트낚시의 가장 큰 매력이죠.” ‘주말과부’,‘낚시과부’를 ‘양산’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낚시. 하지만 요즘엔 함께 낚시를 즐기는 부부도 많이 늘고 있다. 강시원(44·경북 안동)프로와 이승아(40)씨 부부도 그런 케이스. 작년 겨울 남편과 함께 첫출조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이씨는 “안동시에 살면서도 안동호가 이렇게 넓고 아름다운 줄 몰랐어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자니 전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배스의 폭발적인 손맛에 푹빠져 주말만 되면 남편과 함께 안동호를 찾는다. 오늘 잡은 배스는 48㎝에 달하는 대물. 프로인 남편 ‘뺨치는’조과다. 중학생인 딸과 초등학생인 아들도 배스낚시를 즐긴단다. 13 : 30 우와~ 이렇게 큰 배스가 있다니 어느덧 오후 1시30분. 잡은 배스를 계측하는 시간이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대물 배스로 리미트를 채운 프로나 달랑 한마리에 그친 아마추어나 한결같이 즐거운 표정들이다. 바다낚시를 즐기다 최근 배스낚시에 입문한 개그맨 염경환씨는 “좋은 차를 사려고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배스보트를 먼저 사야겠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늘의 ‘장원급제’는 5마리 총중량 9.7㎏에 달한 박재근 프로와 손영호씨 팀. 상금 100만원과 부상이 주어졌다. 배스와의 짜릿한 승부로 하루를 즐겼다는 생각에서일까. 시상순위에 들지 못했다고 실망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다음 대회를 기약하며 철수를 서두르는 손길에서 출발할 때와 다름없는 활기가 느껴졌다. 배스, 퇴치어종? 관광상품? 배스는 환경부 지정 퇴치어종.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배스를 잡아오는 어민들에게 ㎏당 5000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완전한 퇴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환경부 산하 한강물환경연구소의 변명섭(43)연구사는 “한강 등 전국 4대강은 물론,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수계에 토착화된 배스를 퇴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배스낚시를 즐기는 미국관광객을 끌어들여 관광수입을 올리는 멕시코처럼 이제는 배스퇴치론자들과 배스낚시인들간에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배스를 잡았다 놓아주는 ‘캐치 앤드 릴리즈(Catch And Release)’를 문제삼는 시각에 대해서도 김선규(51·KSA 사무총장)프로는 “민물이건 바다건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토종물고기의 씨가 마를 지경”이라며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나를 먼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화를 나누던 김 프로의 낚시대가 갑자기 활처럼 휘어졌다. 물위로 솟구쳐 오르며 바늘털이를 하다가도, 어느샌가 보트밑으로 파고드는 배스를 끌어내면서 김 프로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퍼져 나갔다.
  • [CEO칼럼] 와인과 중용/안용찬 애경산업 사장

    [CEO칼럼] 와인과 중용/안용찬 애경산업 사장

    독주를 즐겨 마시다 보니 몸에 무리가 있어 5년전부터 와인으로 술 종류를 바꿨다. 독주에서 와인으로 바꾸니 한결 건강에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웬걸!, 와인을 조금씩 알아가자 마시고 싶은 와인이 많아졌다.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얘기도 들었겠다, 독주도 아니겠다, 마시는 횟수가 늘었다. 결국 지난해 몸에 무리가 오기 전까지 일주일에 다섯 번은 와인을 마셨던 것 같다. 횟수뿐 아니다. 저렴한 와인으로 시작했으나 와인을 알아가면서 중가 와인으로, 더 공부를 하다 보니 고가 와인으로 상향 조정됐고, 좋은 와인을 수집하는 취미까지 생겼다. 그러다 보니 와인 비용도 적잖이 들어갔다. 아내와 친구들은 짠돌이처럼 살던 사람이 그나마 돈 쓰는 취미가 하나 생겼다고 반가워했다. 반년 정도 와인을 거의 못하다가 몸을 추슬러 올봄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역시 아팠던 기억은 까맣게 잊고 주 5회에 근접하고 있어 요즈음은 이를 악물고 주 3회만 마시려고 애쓰고 있다. 와인이 건강에 좋다지만 무리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그동안 중용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 무엇이든 화끈하게 하든지 아니면 말든지 하는 것이 멋진 삶이라고 착각하고 살았다. 아직도 젊지만 그래도 이제는 중용의 의미를 조금 깨닫고 있다. 평생 중용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듯하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의 의미를 진작 알았더라면 많은 부분에서 더 나은 삶을 살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늘 만족하지 않다 보니 한번도 현재에 감사한 적이 없었다. 왜 빨리 회사가 성장하지 않는지, 직원들의 생산성이 왜 이 정도인지, 투자에 대한 결과가 왜 더디게 나오는지, 늘 ‘빨리빨리’를 외치며 과정보다 결과에만 가치를 두다 보니 몸과 마음이 늘 피곤했다. 적절한 성장에 만족하며 그 대신 그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마시면 가장 멋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요즈음에 와서야 빠른 성장도 좋지만 적절한 성장률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라는 걸 깨달았다. 또 이를 위해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임·직원들이 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기다려 줄 수 있는 적절한 인내 혹은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와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빠른 시간에 더 좋은 와인을 더 많이 수집하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하루에 많은 종류의 와인을 많이 마셔야 와인을 좀 한다는 착각에 빠지곤 했다. 그럴 때면 후반에 마시는 와인은 맛이고 브랜드이고 전혀 기억이 안 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최근에야 와인을 조금씩 천천히 마시며 맛을 음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용이 의미하는 것 같이 적당한 가격의 와인을 적당한 속도로 적당량 마시는 것이 정답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고가 와인보다는 중저가 와인 중에 맛있는 와인을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느 정도 취했다 싶으면 그만 마시든지 아주 저렴한 와인을 마시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와인에서나 회사 경영에서나 중용의 의미를 늘 되새기고 싶다. 그래서 와인은 좋은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즐기고 싶고, 회사도 오래도록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경영 목표를 두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거리를 빠른 속도로 달리고 끝내버리기보다는 적당한 속도로 한걸음 한걸음 쉬지 않고 발걸음을 내딛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안용찬 애경산업 사장
  • “공중폭발 가능성” 공군 “사실아니다”

    야간훈련 중 동해상에 추락한 F-15K의 사고 원인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공중폭발, 조종사의 착각(버티고), 기체결함 등 세가지 가운데 하나로 추정되고 있으나, 공군은 9일 공중폭발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제작사인 보잉의 총괄 책임자 2명이 진상 조사를 위해 방한하는 등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한·미간 합동작업이 본격화됐다. 탁효수 공군 정훈공보처장(대령)은 공중폭발 가능성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면서 “같이 비행한 조종사도 있고 비행기록도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추락 항공기와 관련해 32㎢의 넓은 면적에서 60여점의 물품을 수거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입국한 F-15K 프로그램의 총괄책임자인 스티븐 윙클러 등 보잉사 관계자 2명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F-15K의 전신 모델인 F-15E는 미 공군 역사상 가장 안전한 전투기”라고 강조했다. 윙클러 등은 10일부터 공군 사고조사위원회에 합류해 수거된 기체잔해 분석 등 사고원인 규명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앞서 보잉의 엔지니어 4∼5명은 8일부터 공군 사고조사위원회에 합류했다. 한편 사고기의 조종사 김성대 중령이 사고 직전 보냈던 마지막 교신은 “임무중지”라는 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무중지’ 교신은 작전 중인 조종사가 한 단계 임무를 정상적으로 완료했거나, 비상상황으로 임무를 더 수행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용어다. 이와 관련, 공군 관계자는 “김 중령의 음성이 다급하지 않고 차분한 편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일단 임무를 정상적으로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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